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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달러 패권’… 위안화는 기세등등 [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흔들리는 ‘달러 패권’… 위안화는 기세등등 [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러시아 꼴 날라”… 각국 유로화 등 결제 늘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면 아래에서 격렬한 ‘기축통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80년간 지배력을 유지했던 미국의 ‘달러화 패권’이 미국 주도의 대러 경제 제재 이후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경고음이 요란하다.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당해, 달러 금융거래가 중단되면서 104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상태다. 또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6300억 달러(약 765조원)를 동결시켜 루블화를 폭락시켰다. 라구람 라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적 대량살상무기(WMD)”라고 빗댈 정도로 달러화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녔다.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달러화의 지나친 무기화, 정치화가 오히려 러시아와 같은 운명을 피하면서 자국의 경제 이익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외환 보유액 가운데 달러의 비중을 줄이거나 국제 무역거래에서 달러화 이외 유로화·위안화 등의 결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달러를 지나치게 무기화한 역풍으로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도 덩달아 흔들리는 형국이다.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가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석유는 달러 결제’ 불문율 깨져 국제무역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3월 사우디는 원유 수입의 큰손인 중국의 요청을 받고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미국과 굳건한 경제·안보 동맹 관계에서 달러 순환 펌프 역할을 해 온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변심(?)이 달러 패권에 균열을 가져올지 모른다. 1974년 석유 파동 이후 지금까지 석유 대금의 달러 결제는 세계 경제의 불문율이었다. 이른바 ‘페트로 달러’(Petro Dollar) 체제로 미국이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해 주는 대가였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사우디가 자체 탄도미사일을 만드는 것을 도왔고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협의했다”며 “(사우디와 미중 간) 역학 관계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SWIFT망에서 퇴출된 이후 자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받기 시작했고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을 통해 달러를 배제한 단일 통화 도입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안보협의체) 가입국인 인도마저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기 위해 루피(인도 화폐)와 루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은 2001년 ‘9·11 테러’ 이후라고 한다. 미국이 제재 수단으로 달러 관련국들의 돈줄을 죄면서 ‘달러의 다변화’가 시작됐고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탈(脫)달러화(De-dollarization) 바람이 거세졌다는 지적이다. IMF가 발표한 전 세계 외환보유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12조 505억 달러) 중 달러 비중은 58.8%(7조 871억 달러)였다. 1999년 71%에서 12% 포인트나 낮아져 반세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부총재는 “달러는 앞으로도 주요 통화로 남겠지만 더 작은 차원의 분열은 확실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중국, 틈 이용 위안화 국제화 행보 중국은 달러 패권이 흔들리는 틈을 이용해 위안화 국제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현재 2.79%(3361억 달러)로 아직 5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2~4위 통화인 유로화나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비중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중국 위안화 비중은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SWIFT의 통화별 국제 결제 비중도 지난해 위안화가 처음으로 엔화를 앞질렀다. 중국 인민은행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위안화의 국가 간 결제 거래액은 79조 6000억 위안(약 12조 5300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75.8%나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위안화가 파운드화를 제치고 달러와 유로에 이어 세계 3위 결제통화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위안화가 1위 기축통화로 올라서는 것은 당분간 요원하다. 짧은 시간에 위안화가 달러를 밀어내고 기축통화가 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유동성과 신뢰성 모두를 확보해야 하는 기축통화는 보편적인 자산 보유·결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필수조건이 있다.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기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김보라미의 인권에 동그라미] 문 대통령의 선택적 정의/디케 변호사

    [김보라미의 인권에 동그라미] 문 대통령의 선택적 정의/디케 변호사

    지난해 1월쯤 ‘검수완박’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일종의 구호 정도로만 느꼈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목표로 한 지지자들 간의 서약 캠페인에도 최강욱, 김용민, 황운하, 이수진, 장경태, 김승원, 김남국 의원 등 몇몇 국회의원이 동참했을 뿐이다. 검수완박은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 법률로서 통과되면서 드러난 문제들 때문에 실무에서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 대세였다. 현장에서 수사권 조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사건 처리 지연, 사건 적체, 고소장 접수 거부, 다른 경찰관서로 사건 넘기기 등 충분히 여물지 못한 검찰개혁의 폐해는 범죄 피해자의 몫이 됐다. 대한변협이 변호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73.5%나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과 비교해 조정 이후의 경찰 수사 지연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해외 중요 국가들 중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 나라도 없고,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의 혼란도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검수완박까지 하겠다니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정책 방향이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더불어 검찰개혁 방향 중 하나였던 ‘권력형 범죄에 대한 독립적인 수사’ 목적으로 설치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실패도 목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검수완박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정파적 이유로 마치 당장 해치워야 할 의무였던 것처럼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 4월 12일 대선 패배에 대한 대책으로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그로부터 이틀 뒤 전체 의원 172명 명의로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현장에서 제기된 수사 과정에서의 심각한 문제는 법률안에 고려되지 못했다. 대선 패배가 트리거가 돼 채택된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 경찰에게 몰아주기’라는 극단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그 무절제한 입법 내용과 과정이 코로나19로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을 힘들게 산 시민들에게 다시 고통을 안겨 줄 수밖에 없는 입법이 돼 버렸다. 검찰개혁은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과 억제가 사회 전반에 제대로 역할할 수 있도록 하고, 적거나 가혹하게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성과 필연성을 갖추어 보다 정확하게 처벌하는 것’ 등의 근원적인 목표를 위해 이뤄졌어야만 했다. 더 가관인 것은 검수완박법의 내용보다 통과 과정에서 위헌적·탈법적 국회법 선례들을 다수 만든 것이다. 민주당은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민형배 의원을 위장탈당하게 하거나,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필리버스터도 극단적인 ‘회기 쪼개기’로 무력화시켰다. 거대정당이 정치를 포기하며 탈법적인 날치기와 졸속처리의 선례를 남긴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의 선택적 정의”를 문제 삼으며 이 법률안들을 공포했다. 하지만 검찰의 선택적 정의를 언급하기에는, 공포된 법률안이 일반 시민들보다 힘 있는 자들의 범죄행위 비호에 이바지할 가능성이 너무 커졌다. 문 대통령이야말로 여당의 선택적 정의를 거부하고 이 법률안을 거부했어야 했다.
  • 美 달러 무기화의 거센 역풍... 흔들리는 달러패권

    美 달러 무기화의 거센 역풍... 흔들리는 달러패권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면 아래서는 격렬한 ‘기축통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80년간 지배력을 유지했던 미국의 ‘달러화 패권’이 미국 주도의 대러 경제 제재를 계기로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경고음이 요란하다.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돼 달러화를 통한 국제 금융거래가 중단되면서 104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부도위 위기에 처한 상태다. 또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6300억달러(약 765조원)를 동결시켜 루블화를 폭락시켰다. 라구람 라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적 대량살상무기(WMD)”라고 부를 정도로 달러화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나치면 화를 부르는 법. 달러화의 지나친 무기화, 정치화가 오히려 러시아와 같은 운명을 피하면서 자국의 경제 이익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외환 보유액 가운데 달러의 비중을 줄이거나 국제 무역거래에서 달러화 이외 유로화·위안화 등의 결제 비중도 늘리고 있다. 달러를 지나치게 무기화한 역풍으로 세계의 기축 통화인 달러의 위상도 덩달아 흔들리는 형국이다.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가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국제무역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3월 사우디는 원유 수입의 큰손인 중국의 요청을 받고 위안화로 대금을 결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미국과 굳건한 경제·안보 동맹 관계에서 달러 순환 펌프 역할을 해온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변심(?)이 달러 패권에 균열을 가져올지 모른다. 1974년 석유 파동 이후 지금까지 석유 대금의 달러 결제는 세계 경제의 불문율이었다. 미국이 사우디의 안보를 보장해주는 대가로, 이른바 ‘페트로 달러(Petro Dollar)’ 체제였다. 금본위제를 탈피한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준 핵심 축이다. 원유의 위안화 결제는 달러 패권이라는 견고한 댐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는 걸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사우디가 자체 탄도 미사일을 만드는 것을 도왔고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협의했다”며 “(사우디와 미·중 간) 역학 관계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SWIFT망에서 퇴출된 이후 자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받기 시작했고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을 통해 달러를 배제한 단일 통화 도입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안보협의체) 가입국인 인도마저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기 위해 루피(인도 화폐)와 루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IMF(세계통화기금) 분석에 따르면,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은 2001년 ‘9·11 테러 전쟁’ 이후라고 한다. 미국이 관련국들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달러의 돈줄을 죄면서 이른바 달러의 다변화가 시작됐다. 더욱이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의 탈(脫)달러화(De-dollarization) 바람이 거세졌다. 스위프트 시스템 정보를 언제든 수집할 수 있게 한 미국의 ‘국제긴급 경제권법’ 통과도 주변국들의 우려를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하트넷은 “달러의 무기화가 달러 가치를 떨어뜨린고 있다. 세계 금융시스템이 발칸 반도처럼 분열되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IMF가 발표한 전 세계 외환보유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각국 중앙은행의 총 외환보유액(12조505억달러)에서 달러 비중은 58.8%(7조871억달러)였다. 1999년 71%에서 12%포인트나 낮아져 반세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부총재는 “달러는 앞으로도 주요 통화로 남겠지만 더 작은 차원의 분열은 확실히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달러의 지배력이 점차 약화되고 국제 통화시스템 역시 더욱 파편화될 것이란 경고다. 달러 패권 전쟁의 최전방에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도 지난 3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두 개 이상의 기축 통화를 보유할 수도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엔화의 추락세도 가파르다. 달러, 금과 함께 세계경제 위기 때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과거의 엔화가 아니다. 4일 현재 엔/달러 환율(엔화가치와 반대)은 130.9엔으로 지난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150엔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 1·4분기에는 42년 만에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막을 내렸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통념도 깨진 것이다.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실질적인 가계소득 감소와 경제위축의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중국은 달러패권이 흔들리는 틈을 이용해 위안화 국제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2010년 일본을 처음으로 추월한 중국의 GDP는 이미 일본의 3배 이상으로 커졌다. 주요 20개국(G20)에서 차지하는 교역비중도 중국(21.6%)이 일본(5.9%)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위안화가 주요 기축통화로서 위상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 CNN 방송도 “80년간 달러로 (세계를) 지배한 미국이 기축통화 지위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해 4분기 현재 2.79%(3361억달러)로 아직 5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2~4위 통화인 유로화나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비중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중국 위안화는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SWIFT의 통화별 국제결재 비중을 보면 지난해 위안화가 처음으로 엔화를 앞질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위안화의 수요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보고서를 보면 지난 해 위안화의 국가 간 결제 거래액은 79조 6000억위안(약 12조 5300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75.8%나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위안화가 파운드화를 제치고 달러와 유로에 이어 세계 3위 결제통화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위안화가 1위 기축통화로 올라서는 것은 요원하다. 짧은 시간에 위안화가 달러를 밀어내고 기축통화가 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유동성과 신뢰성 모두를 확보해야 하는 기축통화는 보편적인 자산 보유·결제 가치가 인정받아야 하는 필수조건이 있다.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기는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 [나와, 현장] 아직 ‘한 방’ 없는 1인 가구 정책/최선을 사회2부 기자

    [나와, 현장] 아직 ‘한 방’ 없는 1인 가구 정책/최선을 사회2부 기자

    얼마 전 친한 친구에게 우연히 도움을 준 일이 있었다. 혼자 사는 친구의 어머니가 건강 문제로 갑작스럽게 병원에 가야 했고, 친구는 회사에 연차를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어머니를 혼자 보내야 해 마음이 무겁다는 친구에게 ‘1인 가구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를 추천했다. 집에서 나와 병원에 갈 때부터 귀가할 때까지 접수와 수납, 약국 이동 등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런 걸 어떻게 알았냐”며 고마워하는 친구에게 “서울시를 출입하지 않았다면 나도 몰랐을 거다”라고 답했다. 서울시 1인 가구 특별대책추진단은 지난해 4월 처음 생겼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1호 공약’이었다. 139만 가구로 서울시 전체 가구의 34.9%인 1인 가구를 핵심 정책 대상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올해 초 서울시는 건강, 안전, 고립, 주거 등 4대 분야에 걸쳐 5년간 총 5조 5789억원을 투입하겠다는 1인 가구 종합대책도 발표했다. 부모와 자녀로 이뤄져야만 ‘정상 가정’으로 여겨지던 시대가 지났으니, 꼭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추진단 출범 1년이 지난 지금, 뚜렷한 성과를 꼽기는 어렵다. 가장 먼저 시작한 병원 안심동행 서비스의 경우 만족도가 높은 데 비해 이용 건수는 저조하다.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약 1800건에 그치고 있다. 안심마을보안관, 스마트보안등, AI 생활관리 서비스 등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아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1인 가구를 위한 세대통합형 주택모델 개발, 전월세 안심 계약 도움 서비스 등은 아직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홍보 부족이 아쉽다. 1인 가구는 세대별, 소득별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맞춤형 정책과 홍보가 필수다. 입소문을 타더라도 ‘티핑 포인트’(어떤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폭발적으로 변화하는 순간)가 필요한데, 아직은 이에 다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서울시가 전담 조직까지 만들며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서울시 안에 1인 가구를 돕는 부서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인 가구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대상이라고 환기시켰다는 의미 외에는 ‘한 방’을 찾기 힘든 모습이다. 혼자 사는 게 특이하지 않은 시대. 1인 가구는 이미 보편적인 가구 형태가 됐고, 이들을 위한 지원은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특히 1인 가구 중에서도 청년층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도움을 받아 본 경험이 적다. 이들을 겨냥해 혼자 사는 것만으로도 정책 서비스를 누릴 수 있고, 그것이 자신에게 유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이상 몰라서 혜택을 못 보는 사람이 없도록 말이다.
  • 물가 폭등·러 보복 공포·전략적 야심에… ‘러 제재’ 美에 반감 커졌다

    물가 폭등·러 보복 공포·전략적 야심에… ‘러 제재’ 美에 반감 커졌다

    지난달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영상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부차에서만 300명 넘는 주민이 살해됐다”며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사건의 정확한 원인부터 검증하자.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하라”고 반박했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같은 달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부차 학살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강조하며 러시아를 감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천인공노할 만행에도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의 상당수 국가들이 중립적인 태도를 지키고 있다. 왜 이들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공조’ 요구를 뿌리치고 사실상 모스크바를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것일까. 경제적 동기나 이념, 전략적 야심, 러시아에 대한 두려움 등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 가장 크게 힘을 실어 주는 나라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다. 이들은 과거부터 ‘미국에 휘둘리지 않는 경제·외교 블록’ 구축을 목표로 삼아 왔고, ‘미국 이후의 시대’는 자신들이 이끌겠다는 야심도 있다. 중국 관세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러 교역량은 381억 8000만 달러(약 47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 가까이 늘었다. 서구세계의 대러 제재가 본격화한 3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3% 성장했다. 인도의 ‘러시아 구하기’ 노력도 상당하다. CNBC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원유를 싸게 구매해 재미를 본 인도가 이제 석탄 수입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브라질과 남아공 역시 러시아에 대한 제재나 비난을 거부해 푸틴 대통령에게 숨통을 틔워 줬다. 3월 초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 표결 때만 해도 193개 회원국 가운데 140개국 넘는 국가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 달 뒤인 지난달 7일 러시아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퇴출시키는 투표에선 찬성국이 93개국으로 줄었다. 회원국 절반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불참했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의 ‘집단 이탈’이 눈에 띄었다. 푸틴 대통령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두려움과 대러 제재 본격화로 인한 식량 및 에너지 가격 폭등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러시아 인권위 퇴출에 찬성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미얀마, 이스라엘 정도에 불과했다. 유럽연합(EU)의 한 외교관은 이코노미스트에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두 마리의 코끼리가 싸우면 다치는 건 (코끼리가 아닌) 주변의 작은 동물들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도 나쁘지만 개발도상국의 어려움을 무시하고 러시아 제재를 단행한 서구국가들도 문제라는 비난이 나온다”고 전했다. 제3세계의 구조적 빈곤이 미국의 착취에서 비롯됐다는 ‘종속이론’의 태동지 남미에서도 워싱턴에 대한 항의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유럽 내부 문제’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인류 공동의 과제’인 양 과대 포장한다는 시각이다. 다른 나라 주권 침해를 일삼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고 제재하는 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인식도 있다. 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고완은 “코로나19 백신을 독식한 선진국의 이기적 행동을 지켜본 저개발국들 사이에서 ‘더이상 서구세계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20세기 비동맹운동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뜻밖에도 러시아에 대한 동정론이 대두된다. 과거부터 ‘정의의 편’은 미국이 아닌 러시아라는 생각이다. 냉전 시절 아프리카에는 워싱턴의 지원을 받아 정권을 유지하던 독재자들이 많았는데, 이들에게 맞서 싸우던 게릴라에게 무기와 자금을 제공한 나라가 소련이었다. 서구 제국주의의 최대 피해자인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금도 미국이나 유럽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인권이나 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의 이면에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는 속셈이 있다고 여긴다. 이번 전쟁의 근본 원인도 수십년간 이어진 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동진(東進)을 감행한 나토와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본다. 이런 이유로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절반가량인 25개국이 3월 초 유엔 결의안에 기권하거나 불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러 가지 이유로) 대러 제재 부담을 나토 국가와 한국, 일본, 호주 등 미국의 동맹들만 나눠 지게 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서방세계는 전 세계 대다수 ‘방관자’를 어떻게 끌어들여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물가 폭등·러 보복 공포·전략적 야심에… ‘러 제재’ 美에 반감 커졌다

    물가 폭등·러 보복 공포·전략적 야심에… ‘러 제재’ 美에 반감 커졌다

    지난달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영상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부차에서만 300명 넘는 주민이 살해됐다”며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사건의 정확한 원인부터 검증하자.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하라”고 반박했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같은 달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부차 학살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강조하며 러시아를 감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천인공노할 만행에도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의 상당수 국가들이 중립적인 태도를 지키고 있다. 왜 이들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공조’ 요구를 뿌리치고 사실상 모스크바를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것일까. 경제적 동기나 이념, 전략적 야심, 러시아에 대한 두려움 등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 가장 크게 힘을 실어 주는 나라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다. 이들은 과거부터 ‘미국에 휘둘리지 않는 경제·외교 블록’ 구축을 목표로 삼아 왔고, ‘미국 이후의 시대’는 자신들이 이끌겠다는 야심도 있다. 중국 관세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러 교역량은 381억 8000만 달러(약 47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 가까이 늘었다. 서구세계의 대러 제재가 본격화한 3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3% 성장했다. 인도의 ‘러시아 구하기’ 노력도 상당하다. CNBC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원유를 싸게 구매해 재미를 본 인도가 이제 석탄 수입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브라질과 남아공 역시 러시아에 대한 제재나 비난을 거부해 푸틴 대통령에게 숨통을 틔워 줬다.3월 초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 표결 때만 해도 193개 회원국 가운데 140개국 넘는 국가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 달 뒤인 지난달 7일 러시아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퇴출시키는 투표에선 찬성국이 93개국으로 줄었다. 회원국 절반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불참했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의 ‘집단 이탈’이 눈에 띄었다. 푸틴 대통령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두려움과 대러 제재 본격화로 인한 식량 및 에너지 가격 폭등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러시아 인권위 퇴출에 찬성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미얀마, 이스라엘 정도에 불과했다. 유럽연합(EU)의 한 외교관은 이코노미스트에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두 마리의 코끼리가 싸우면 다치는 건 (코끼리가 아닌) 주변의 작은 동물들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도 나쁘지만 개발도상국의 어려움을 무시하고 러시아 제재를 단행한 서구국가들도 문제라는 비난이 나온다”고 전했다. 제3세계의 구조적 빈곤이 미국의 착취에서 비롯됐다는 ‘종속이론’의 태동지 남미에서도 워싱턴에 대한 항의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유럽 내부 문제’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인류 공동의 과제’인 양 과대 포장한다는 인식이다. 미국은 2003년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숨겨 놨다”는 거짓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역시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하겠다며 리비아를 공습했다. 다른 나라 주권 침해를 일삼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고 제재하는 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고완은 “코로나19 백신을 독식한 선진국의 이기적 행동을 지켜본 저개발국들 사이에서 ‘더이상 서구세계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20세기 비동맹운동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아프리카에서는 뜻밖에도 러시아에 대한 동정론이 대두된다. 과거부터 ‘정의의 편’은 미국이 아닌 러시아라는 인식이다. 냉전 시절 아프리카에는 워싱턴의 지원을 받아 정권을 유지하던 독재자들이 많았는데, 이들에게 맞서 싸우던 게릴라에게 무기와 자금을 제공한 나라가 소련이었다. 서구 제국주의의 최대 피해자인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금도 미국이나 유럽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인권이나 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의 이면에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는 속셈이 숨겨져 있다고 여긴다. 이번 전쟁의 근본 원인도 수십년간 이어진 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동진(東進)을 감행한 나토와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본다. 이런 이유로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절반가량인 25개국이 3월 초 유엔 결의안에 기권하거나 불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러 가지 이유로) 대러 제재 부담을 나토 국가와 한국, 일본, 호주 등 미국의 동맹들만 나눠 지게 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서방세계는 전 세계 대다수 ‘방관자’를 어떻게 끌어들여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이제는 정책으로 말할 때/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이제는 정책으로 말할 때/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치열했던 선거가 끝났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을 냉정히 바라보고, 우리가 살아갈 보다 나은 사회를 꿈꾸고 구상할 때다. 역대 대통령 선거 중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많은 득표수의 당선과 낙선을 기록한 이번 결과는 우리 사회에서 무엇보다 사회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보여지고 있는 보수ㆍ진보라는 정치적·이념적 분열뿐만 아니라 소득양극화, 자산양극화, 일자리양극화 등 우리 사회에서 사회통합이 절실한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특히 날로 심각해져 가는 소득양극화, 자산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주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우리 사회는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소득분배는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94년 1만 달러, 2006년 2만 달러, 2017년 3만 달러를 돌파했고, 작년에는 코로나 와중에도 3만 5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반면 2010년 이후 개선 중이던 근로소득 불평등 추세는 최근 크게 악화됐다. 2020년 상위 10%의 근로소득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하위 10%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0.8%에 그쳐 격차가 더욱 커졌다. 자산양극화의 모습은 더 처절하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자산양극화의 정도는 더욱 심화됐다. 한 조사에 따르면 총자산 기준으로 하위 20%의 부동산 자산은 2018년부터 3년간 약 30%가 감소해 490만원을 기록한 반면 상위 20%의 부동산 자산은 같은 기간 8억 8138만원에서 12억 2767만원으로 약 39.2% 증가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두 계층의 부동산 자산 격차가 125배에서 251배로 두 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소위 MZ세대라 통칭되는 2030세대 내에서도 상위 20%의 자산은 하위 20%의 자산에 비해 35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젊은 세대라고 하더라고 경제적 계층은 천차만별인 것이다. 그간 많은 정부에서 경제성장을 강조해 왔다. 경제가 성장하면 나눌 수 있는 떡의 크기도 커진다는 논리에서였다. 그러나 각종 통계는 경제는 성장했지만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동일 세대 내의 불평등도 더욱 심화되고 있어 이는 세대 간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나타나는 보편적인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들은 어떤 모습의 사회를 원하고, 그에 따라 정부는 어떤 정책 방향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고 싶다. 이전과 같이 높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정부 정책을 원하는지, 아니면 경제성장보다는 소득이나 자산 불평등의 개선을 희망하는지, 또는 어느 정도 경제도 성장하면서 불평등도 개선되기를 희망하는지 묻고 싶다. 만약 소득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어느 정도까지 경제성장을 희생할 용의가 있을까? 진짜 국민투표를 하고 싶은 대목이다. 정해진 답은 없다. 바람직한 미래 모습에 대한 국민의 가치 판단 문제고, 정치적 합의의 문제다. 대통령도 정부도 이제는 이 문제에 대해 정책으로 말할 때다. 화려한 수사는 필요 없다. 경제성장이 중요한지, 경제성장만큼 소득재분배가 중요한지 정책으로 말할 때다.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면 그 과실은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소득재분배가 중요하다면 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은 어떤지 정확히 따져 봐야 할 때다. 경제성장과 소득불평등 해소를 동시에 추구한다면 경제성장의 방향과 소득재분배의 방법을 명확하게 정책으로 설계해야 한다. 5년 후 우리나라의 사회통합이 어떤 방향을 향해 있을지 궁금하다. 화려한 정치적 수사와 약속의 시간은 갔다. 이제는 정책으로 보여 줄 시간이다.
  • ‘파친코’ 끝나자마자 이례적 ‘시즌2’ 제작 공개

    ‘파친코’ 끝나자마자 이례적 ‘시즌2’ 제작 공개

    4대에 걸친 한국 이민자 가족의 절절한 삶을 그린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가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며 막을 내렸다. 일제강점기 재일한국인(조선인)부터 그 후세대의 삶을 다룬 이 작품은 한국인의 역사지만 ‘디아스포라’(고국을 떠난 사람)의 이야기로 전 세계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화제를 모았다.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한국, 일본, 미국을 오가는 대서사시였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후발 주자로 비교적 구독자가 적은 애플TV+에서 1~3화를 제외하고 일주일에 1화씩 순차 공개됐지만 반향은 적지 않았다. 미국 제작사에서 약 100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파친코’는 한국인의 역사와 애환을 그린 대하 드라마라는 점에서 흥행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탄탄한 원작에 기존 OTT에서 볼 수 없던 큰 스케일, 배우들의 호연, 흡인력 있는 전개 등이 어우러져 마지막 8화까지 몰입도를 높였다. 주인공 선자(윤여정)를 중심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압축한 한국적인 이야기를 다뤘음에도 가족과 이민, 금지된 사랑 등 인류 보편적인 주제를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4화부터는 ‘자이니치’라고 불린 재일한국인의 모습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일본으로 건너가 모진 삶을 버텨 내는 선자와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까지 마쳤지만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못한 선자의 손자 솔로몬(진하)을 통해 이민자들의 아픔을 그렸다. 한편 애플TV+는 시즌1을 마치자마자 이례적으로 시즌2 제작을 알렸다. ‘파친코’의 총괄 프로듀서 수 휴는 “놀라운 배우들·제작진과 계속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 군인보다 외교 전문가 포진한 ‘포괄 안보팀’

    군인보다 외교 전문가 포진한 ‘포괄 안보팀’

    윤석열 정부 첫 국가안보실 구성이 갖춰지며 새 정부 외교안보팀 주요 인선이 마무리됐다. 1일 윤 정부의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은 “1차장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맡아서 포괄안보적 관점에서 안보 문제를 다뤄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안보실 1차장은 국제정치 전문가인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맡아 외교안보 정책 조율에 핵심적 역할에 나선다. 2차장에는 육군 소장 출신인 신인호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이 내정돼 균형을 맞출 전망이다. 앞서 윤 당선인은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4선 출신인 권영세 의원을, 역시 4선인 박진 의원을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엔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지명했다. 윤석열 정부 대외정책의 우선순위가 북한 비핵화에 맞춰진 만큼, 기존의 유화적인 남북관계에서 벗어나 상호주의적 원칙론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 대화를 추진하면서도 북한 인권 문제와 같은 보편적 인권 역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핵심 당사국인 남북미 3자가 판문점 혹은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상시 대화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신정부는 북한 인권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안보실은 ‘6비서관·1센터장’ 체제로 운영되며 1차장 산하에는 안보전략비서관·외교비서관·통일비서관·경제안보비서관이, 신인호 2차장 산하에는 국방비서관·사이버안보비서관·위기관리센터장이 배치된다. 김 안보실장 내정자는 1960년생으로 윤 당선인과 초등학교(서울 대광초) 동창이다. 고려대에서 영문학 학사, 정치외교학 석사를 했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얻었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부 부교수를 지냈고 2007년부터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2월부터 1년간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다.
  • 김용태 “‘조국사태’에 분노…정호영 사퇴, 尹 상식적 결정할 것 믿는다”

    김용태 “‘조국사태’에 분노…정호영 사퇴, 尹 상식적 결정할 것 믿는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정 후보자는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병역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29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는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을 향해서 ‘586 앵무새’라고 비판했듯이 정호영 후보자 문제에 있어서도 누군가는 당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 “이해 충돌 의혹 있어” 그는 “정 후보자 문제에 있어서도 저는 국민의 의혹, 그러니까 이해 충돌 의혹이 많은 국민들께서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대해서 자정작용으로서 누군가는 당 내에서 목소리를 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당의 쓴 소리를 내는 것이 그렇게 썩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은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다르다는 것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 “억울한 사람 많아” 김 최고위원은 “정 후보자는 억울하다고 본인께서 말씀하시고 억울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면서도 “장관이라는 자리가 본인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입증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억울한 사람 얼마나 많은가”라고 했다. 그는 “물론 정호영 장관 후보자도 억울할 수 있겠지만 정말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 억울하신 국민들 진짜 많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정 후보자께서 본인을 향한 잣대가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것을 빨리 받아들이시고, 더 이상 계속 버티신다면 저는 윤석열 정부에 부담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또 많은 국민들께서 윤석열 정부에 바라는 것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다운 대통령, 또 상식과 공정의 잣대가 기준을 높이 세워주는 대통령’이라는 기대가 있기에 정 후보자 본인께서 빨리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尹 상식적 결정 믿어”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에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가능할 것이냐, 윤석열 정부에게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가정적인 상황이라 딱히 정확하게 답변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당선인께서 상식적인 결정을 해주실 거라 믿고 있다”고 답했다. ‘상식적인 결정은 어떤 근거를 갖고 해야 되는가’ 질문에는 “지난 5년간 많은 국민들께서 세웠던 기준이라든지, 인사에 대한 기준 등 많은 잣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서도 그런 잣대에 동일하게 판단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 국힘 내부서 나온 사퇴 요구 김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가진 보편적 상식과 거리가 있는 일들이 정 후보자와 가족들에게 일어났다”며 “거취를 직접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조국 사태에 분노했다”면서 “평생 남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누구보다 고매한 척 살아왔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실체를 알아보니, 부정과 비리로 뒤덮여 있던 위선덩어리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누군가가 어느 편에 서 있느냐’에 따라 잣대를 달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책꽂이]

    [책꽂이]

    세계질서와 문명등급(리디아 류 외 10인 지음, 차태근 옮김, 교유서가 펴냄) 중국과 미국의 인문학자 11명이 지난 500년간 세계 질서에서 서양 문명 중심의 서열화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아시아를 미개하다고 여겨 패권적 영토 확장을 정당화하는 서구 중심의 문명등급론이 여전히 우리의 의식과 일상을 지배한다고 지적한다. 776쪽. 3만 9000원.더 밴드(정일서 지음, 어바웃어북 펴냄) 방송국 PD인 저자가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세계 대중음악계를 빛낸 밴드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크리케츠부터 비틀스 등 400여 개 밴드를 통해 블루스, 포크록, 뉴웨이브와 헤비메탈 등 대중음악의 다양한 진화를 맛볼 수 있다. 책 속엔 공연 영상과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는 QR코드도 들어 있다. 1104쪽. 4만 3000원.컬러의 시간(제임스 폭스 지음, 강경이 옮김, 윌북 펴냄) 미술사학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구성하는 일곱 가지 색의 정체를 역사와 과학의 렌즈로 들여다본다. 흰색은 서구에서 빛과 생명, 순수와 동일시됐지만, 아시아 몇몇 지역에서는 죽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색깔의 보편성과 자의성에 주목하며 인류의 예술과 삶, 세계관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468쪽. 1만 8800원.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브루스 D 페리·오프라 윈프리 지음, 정지인 옮김, 부키 펴냄)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정신의학자 브루스 D 페리 박사가 30년간 트라우마와 회복에 대해 나눈 대화를 정리했다. 미혼모에게서 나고 자라 사랑받지 못한 트라우마를 지녔던 윈프리가 치열하게 고민한 기록과 상처를 지혜로 바꾸는 일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424쪽. 1만 8000원.고기에 대한 명상(벤저민 A 워개프트 지음, 방진이 옮김, 돌베개 펴냄) 공장식 축산업이 기후위기와 전염병을 초래한다는 위기 의식에 따라 인공적 배양고기가 음식의 미래를 바꾸는 양상을 해부한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지구의 지속 가능성이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줄기세포 기술에서 나온 배양고기 개발을 육식 문화의 대안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443쪽. 2만원.첫눈이 내게 왔을 때(김흥기 지음, 개미 펴냄) 1987년 문예지 ‘심상’과 ‘우리문학’으로 등단한 김흥기 시인이 유년 시절부터 최근까지 현대사의 기억을 펼쳐낸 시들을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다. 서울의 여러 면모와 가족사, 민주화 시기 등을 살핀 시들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68쪽. 1만원.
  • [속보] 러 보란 듯…“한국, 유럽으로 LNG 물량 일부 돌린다”

    [속보] 러 보란 듯…“한국, 유럽으로 LNG 물량 일부 돌린다”

    “미·유럽 요청에 따라 일부 물량 유럽으로”러, 폴란드·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 중단EU “러, 에너지 무기화…이미 비상계획 마련”러시아, 유엔세계관광기구 탈퇴“러 탈퇴했어도 자격정지 투표 진행”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부족 위기에 처한 유럽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일부를 돌린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자국을 경제 제재하는 비우호적인 국가들에 대해 에너지 공급 중단이라는 보복 카드를 쓰고 있다. 로이터는 한국이 미국 혹은 유럽의 요청에 따라 이번 여름까지 LNG 물량 일부를 유럽에서 사용하도록 전용한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는 이날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등 서방 제재에 맞서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두 나라가 가스 대금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았다면서 루블화 결제에 동의할 때까지 공급 중단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EU “러 에너지 의존도 3분의 1로 줄인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3분의 1로 줄이고, 2027년 말까지는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은 러시아가 이날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 대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비판하면서 이에 잘 대비돼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유럽 내 고객들에 가스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다는 가스프롬의 발표는 가스를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러시아의 또 하나의 시도”라고 비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것은 부당하고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는 다시 한번 가스 공급자로서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그는 “우리는 이러한 시나리오에 준비돼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회원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우리는 대체 가능한 공급 물량과 EU 전역에서 되도록 최고의 저장량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원국들은 이와 같은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마련해왔으며 우리는 회원국과 조율하며 함께 일해왔다”면서 “가스 조율 그룹 회의가 지금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조율된 EU의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대체 가능한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들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롤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조치를 “에너지 공급의 무기화”라고 지칭하며 “러시아의 이 같은 결정은 유럽이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신속히 줄이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폴란드·불가리아 “러 협박 안 통해” 당사국인 폴란드와 불가리아도 러시아의 이러한 조치를 비난하면서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의회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를 채택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가스 수입을 다른 나라로 돌리려고 여러 해 동안 노력해온 덕분에 폴란드는 에너지 위기로부터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폴란드에 대한 러시아의 ‘협박’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의원들은 기립해 환호했다. 알렉산데르 니콜로프 불가리아 에너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불가리아는 압력 아래 고개 숙이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체 공급처가 있으며 EU 차원에서도 대체 경로와 공급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러 침공에 세계 관광업계 17조 손실” 한편 러시아는 27일(현지시간) 유엔 산하 세계관광기구(UNWTO)를 탈퇴했다고 주라브 폴롤리카슈빌리 사무총장이 밝혔다. 그러나 UNWTO는 러시아가 탈퇴의사를 밝혔어도 그대로 자격 정지를 위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폴롤리카슈빌리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러시아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임시 총회에서 탈퇴 의사를 밝혔다며 이렇게 전했다. 폴롤리카슈빌리 사무총장은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평화와 인권의 보편적인 존중을 준수해야만 UNWTO 회원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멈추라고 촉구한 UNWTO는 러시아의 회원국 자격 정지 여부를 결정한 투표를 위해 임시 총회를 마련했다.러시아가 탈퇴 의사를 밝혔어도 UNWTO는 투표를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전체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러시아의 회원국 자격은 정지된다. 관광과 국가 간 거래를 촉진할 목적으로 1975년 설립돼 159개 회원국을 보유한 UNWTO가 한 회원국의 지위를 논의하기 위해 총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UNWTO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일으킨 전쟁으로 올해 관광 업계에서 올해 최대 140억 달러(17조 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 전국 지자체 문화재단, 지역 문화재정 확충 등 정책과제 건의

    전국 지자체 문화재단, 지역 문화재정 확충 등 정책과제 건의

    전국 지방자치단체 문화재단이 새 정부에 문화 분권·자치를 실현할 정책과제를 건의했다. 한국 광역문화재단 연합회와 전국 지역문화재단 연합회는 27일 광주 문화재단에서 열린 지역문화 정책 포럼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할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강헌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장은 “지역문화 정책과제 제안서는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지역 문화정책에 관한 담론을 전국 단위로 확장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라며 “이번 포럼에서 제안하는 정책과제는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와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가 전국 문화재단의 대표성을 갖고 제안하는 만큼, 새 정부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 문화재단들은 지역 문화재정 확충, 문화자치 기반 구축, 지역 문화재단 위상 강화, 지역과 사람 중심의 예술지원 정책 전환, 문화시민의 보편적 권리 확대 등 5개 정책 목표, 15개 세부 과제를 제안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에 제안하는 정책과제는 ▲지역 문화재정 확충 ▲문화자치 기반 구축 ▲지역문화재단 위상 강화 ▲지역과 사람 중심의 예술지원 정책 전환 ▲문화시민의 보편적 권리 확대 등 총 다섯 가지의 정책 목표와 이에 따른 15개 세부과제로 나뉘어 있다. 이 중 문화재정 확충은 지역문화진흥기금 설치 의무화와 지방소비세율의 조정, 지방문화세 신설 등을 통해 재정 마련을 요구했다. 또 문화자치 기반 구축을 위해 지역 참여 비율을 상향하고 정부 공모사업, 기관 간 중복사업 축소·조정 등 문체부 산하기관 역할 재조정, 문화예술 관련 기관 지역 이전을 통해 문화자치와 분권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을 요청했다. 이어 지역문화재단 역할과 위상 강화를 위해 지역문화진흥법 신설과 지역문화재단이 상호 협력하는 문화권역 공동사업 등 지역문화 정체성 확립을 위한 브랜드 사업 지원과 모든 창작영역에서 표준계약서 의무화로 예술인 권리를 보장하고 통합문화이용권 수혜대상을 기초생활 수급자·차상위 계층에서 청년까지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
  • [애니멀S]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식용개’가 돼야 했던 순둥이 ‘이이’

    [애니멀S]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식용개’가 돼야 했던 순둥이 ‘이이’

    이이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여름, 경기도 고양시 용두동에 소재한 개 도살장이었습니다. 이른 새벽, 카라의 활동가들이 용두동 도살장을 급습했을 때, 도살자는 뜬 장에서 도사견 한 마리를 끌어내어 개의 입에 전기 쇠꼬챙이를 물린 직후였고, 활동가들은 전기에 감전되어 쓰러진 도사견을 들쳐 안고 병원으로 달렸습니다. CPR 등 할 수 있는 모든 응급처치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개는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카라는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로, 그 개에게 ‘천상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이는 그날 세상을 떠난 천상이 옆 뜬 장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용두동 도살장에는 흡사 개 농장처럼 뜬 장들이 두 줄로 늘어서 있었고, 도사견, 그레이트데인과 같은 대형견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흔히 도사견에 대한 인식은 “투견”, “사납고 큰 누런 개” 정도입니다.주위에서 직접 만날 볼 기회가 매우 드물기에 이러한 인식이 보편화 된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개농장, 도살장 현장을 직접 발로 뛰는 카라의 활동가들에게는 도사견은 낯선 개가 아닙니다. 도사견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개농장”, “도살장”, “개경매장”이고, 가장 비참하고 처참한 곳에 늘 도사견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도사견을 접할 기회가 없던 것처럼, 이 개들도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을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대부분 개농장의 뜬 장에서 태어나 썩은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어디론가 팔려 가거나 다른 개들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삶을 산 이들에게 사람이란 우리가 도사견에 대해 가진 인식과 마찬가지로 “사납고 무서운 존재” 일 것입니다. 개농장에서 용두동 도살장으로 팔려왔을 뜬 장 속 개들도 낯선 활동가들이 도살장 안에 들어서자 두려움에 떨며 뜬 장 안 구석으로 더욱 웅크려 숨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이는 마치 모든 것을 체념했다는 듯이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았지만 그저 커다란 눈만 끔벅일 뿐이었습니다. 이이의 옆 뜬 장들은 모두 비어있었습니다. 그날 새벽, 옆 뜬 장에서 지내던 천상이가 도살자의 손에 끌려나가 잔인하게 도살되는 것을 보았을 이이. 아마 다음 차례는 자신일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구조 후 이이는 건강검진에서 지알디아 감염, 뜬 장 생활로 인한 피부감염 등이 발견되었고 눈 주위 근육이 안구 쪽으로 밀려있어 안검 내반 교정 수술이 시급한 상태였습니다. 길고 힘든 치료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이이는 짜증 한번 내지 않는 순박한 성품을 지닌 개였습니다. 치료가 끝나고 고양시 용두동 도살장에서 다른 칸 뜬 장에 갇혀 지내던 ‘데인’이 와도 만났습니다. 데인 또한 무척 순하고 사람을 따르는 개이지만,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식용견’ 취급을 받아야 했던 개입니다. 살아서 다시 만나게 된 데인과 이이는 마치 서로의 안부를 묻듯 냄새를 확인하며 감동을 주는 상봉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이는 요즘 많이 행복합니다. 안검 교정 수술 이후 달라진 세상을 더 많이, 더 잘 보게 되었고, 새로운 친구들도 생겼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양주 번식장에서 구조된 ‘빅토리’는 요즘 이이의 둘도 없는 단짝입니다. 빅토리뿐만이 아닙니다. 이이보다 몸집이 작은 개들은 외모나 체구 크기에 대한 편견 없이 순박한 이이와 함께 뛰어놀기 좋아하고 잘 어울립니다. 산책하며 새로운 바람과 공기를 느끼고, 친구들과 달리며 즐거운 시간도 보내지만, 가장 큰 행복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평생 사랑받는 삶을 사는 것일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이같은 도사견들에게 국내 입양의 문턱이 너무나 높다는 것입니다. 이이 또한 가족을 만나려면 먼 해외로 떠나야 할 것입니다. 도사견 한 마리가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해외로 출국하는 데만도 어마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해외입양 또한 쉬운 일은 아닌것이지요. 개농장에서 무한 번식되며 학대받다가 도살장으로 팔려 가는 도사견들은 ‘개식용’이라는 폐단의 가장 큰 희생양입니다. 지난해, 카라에 의해 구조된 300여 마리의 개 중 도사견은 21마리입니다. 카라는 이 도사견들 또한 모두 반려견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돌봄과 치료, 사회화 교육에 매진하였고, 올 초에는 도사견 ‘일도’가 해외에서 좋은 가족을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가족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을지라도 죽음을 직감하고 모든 것을 체념해야 했던 순간 이이에게 새 삶이 찾아왔던 것처럼, 어느 날 ‘가족’이라는 더 큰 희망이 찾아오리라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죽음의 차례를 기다리던 이이였지만 이제는 행복할 차례를 기다려봅니다.  식용개는 없습니다, 모든개는 반려동물입니다.
  • 지스트 ‘트랜지스터 콤팩트 모델’ 개발

    지스트 ‘트랜지스터 콤팩트 모델’ 개발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총장 김기선) 연구진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미래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회로 설계에 필수적인 트랜지스터 콤팩트모델의 최대 오차를 6% 이하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로 콤팩트모델의 한계에 따른 오차를 줄여 시스템 반도체 설계의 정확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스트 연구팀은 트랜지스터의 단면 모양이 다르더라도 게이트 전압에 따른 전하량은 경험적 관계식을 근사적으로 따른다는 사실에 착안해 어떤 트랜지스터 단면에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관계식을 유도해 계산 결과의 최대 오차를 6% 이하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홍성민 지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콤팩트모델의 유도 과정을 명확하게 밝히고 정확도를 향상시켰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라며 “향후 반도체 소자 시뮬레이션과 콤팩트모델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한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제어 등의 정보처리 기능을 가진 반도체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1만 5000명을 채용한다고 2019년 발표했다.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에 따라 반도체 주문에서 최종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설계의 정확성을 위해 정확한 트랜지스터콤팩트모델이 필수적이다.
  • “아름다움 나눠요” 메츠 오케스트라·양인모 협연으로 채우는 프랑스 선율

    “아름다움 나눠요” 메츠 오케스트라·양인모 협연으로 채우는 프랑스 선율

    코로나19로 좀처럼 만날 수 없었던 해외 교향악단의 연주가 다시 물꼬를 튼다. 프랑스의 12개 국립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인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함께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닷새간 5개 도시에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오랜 팬데믹 이후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고 마침내 다시 연주하게 돼 감동을 느껴요. 관객들도 우리와 함께 이 감동을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다비트 라일란트 메츠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은 22일(한국시간) 화상 인터뷰를 통해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당초 지난해 생상스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열릴 예정이었던 무대였지만 코로나19로 미뤄지면서 국내 관객들은 물론 연주자들도 기다림이 이어졌다. 메츠 오케스트라는 이번 투어를 통해 아름답고 투명한 음색이 돋보이는 프랑스 음악의 정수를 국내에 선보인다. 베를리오즈의 오페라 ‘베아트리스와 베네딕트’ 서곡에 이어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과 교향곡 3번 ‘오르간’을 차례로 연주한다. 라일란트 감독은 “생상스 작품 자체가 지극히 프랑스스럽고 고전적이라 음악의 보편적인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특히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은 ‘인모니니(양인모+파가니니)’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섬세하고 뛰어난 연주를 자랑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함께한다. 라일란트 감독은 “프랑스와 한국이 동등한 입장에서 음악적 교감을 할 수 있는 무대인 만큼 탁월한 연주는 물론 프랑스 음악이 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연주자인 양인모를 협연자로 적극 추천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팬데믹 때문에 서로 분리돼 교류가 어려웠는데 젊은 악단인 메츠 오케스트라와 한국의 젊고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클래식 연주자가 교류하며 음악적으로 소통하고 형제애를 느끼고자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들은 국내 투어에 앞서 프랑스 무대에서 먼저 호흡을 맞춘다. 이날 화상 인터뷰는 메츠 오케스트라와 양인모가 첫 리허설을 가진 다음날 오전 이뤄졌다. 양인모는 2시간 반 정도의 첫 리허설에 대해 “처음부터 굉장히 순조로웠고 라일란트 감독이 제가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면서도 소리에 대한 장악력을 잃지 않았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양인모는 이어 “예전부터 프랑스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제가 추구하는 소리가 이 나라 음악과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은 저를 프랑스 청중에게 처음 다가가게 해준 매우 의미있는 곡이고 파가니니를 연주할 때 느끼는 화려함과 프랑스적인 우아함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 싶은 만족감을 주는 곡”이라고 말했다. “이번 무대를 기회로 이 곡이 제 레퍼토리에서 더 중요한 곡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도 했다.프랑스에서의 연주를 비롯해 29일 대구콘서트하우스, 30일 익산예술의전당, 다음달 1일 통영국제음악당, 2일 대전예술의전당을 거쳐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까지 국내에서 닷새간 매일 무대를 갖는 강행군이지만 양인모는 “체력적으로는 힘들 수 있어도 정신적으로는 강한 지속성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두가 집중력을 발휘해서 전국에 있는 청중들에게 아름다운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일란트 감독은 올해부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옛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국내에서도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말러 교향곡 8번을 비롯해 대편성 교향곡을 두 악단이 함꼐 연주할 수도 있고, 단순히 무대에서 같이 연주하는 것 이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게 많다”면서 “상주 작곡가 제도 등 양국의 음악가 교류 프로그램과 프랑스와 한국이 합작할 수 있는 신곡을 동시대 작곡가에게 위촉해서 연주하는 것에도 많은 관심이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아름다운 프랑스 음악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양인모는 “프랑스 음악이 제2의 모국어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언제나 프랑스 음악과 더 가까워지려고 노력할 것이고, 독일에 거주하는 동안은 브람스와 슈만, 슈베르트, 멘델스존, 베토벤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곡가들이 보고 들었던 것들을 따라다니며 제 소리를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 “사적 공간 동성 성행위, 무조건 처벌은 부당”… 대법 판례 바꿨다

    “사적 공간 동성 성행위, 무조건 처벌은 부당”… 대법 판례 바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가 21일 동성 군인 간 사적 공간에서의 합의 성관계를 군형법상 추행죄(92조의6)로 처벌할 수 없다는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은 이제 군에서도 동성애 자체를 범죄로 보는 시대는 끝났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 동성애로 처벌하려면 성적 자기결정권과 군기 침해 여부 등을 따져 보라는 것이다. 이날 판결의 쟁점은 군형법이 금지한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이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느냐다. 기존 판례는 남성 군인 간 성행위 자체가 여기 해당된다고 보고 처벌해 왔다.하지만 이날 나온 대법원 다수의견(8명)은 이 규정의 보호법익인 ‘군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나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사적공간에서의 합의에 따른 동성 간 성행위는 군기 침해도,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도 아니기에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현복 대법원 공보재판연구관은 “동성 간 성행위는 무조건 군기 침해에 해당해 처벌대상이 된다고 봤던 종래 판결 취지를 변경한 것”이라면서 “단 영내에서 근무기간 중 동성 간 성행위가 있었다면 판례 법리처럼 군기 침해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현행 규정상 ‘항문성교’는 이성 간에도 가능한 만큼 동성 군인 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추행’에 대한 일반적 관념이나 동성애에 대한 평가도 시대와 사회에 따라 바뀐다고 봤다. 동성애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거나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추행이란 평가는 더이상 보편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별개의견을 낸 대법관 3명도 동성애만으로 처벌을 하는 규정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다만 안철상·이홍구 대법관은 상호 합의 여부로 법을 적용할지 말지 따지는 것은 법률 해석을 넘어서는 행위라고 지적했고 김선수 대법관은 합의한 성관계도 군기 침해를 이유로 처벌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는 해석은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조재연·이동원 대법관은 “대법원의 종전 해석은 타당하므로 별도의 입법 조치가 없는 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육군본부 중앙수사단이 2017년 특정 사건을 계기로 동성애자 군인에 대한 정보를 부적절한 방법으로 취득하고 수사 대상을 확대한 점도 지적했다. 당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채 자백을 받고 휴대전화를 임의로 제출받는 등 위법한 수사가 이뤄져 이 사건에서도 일부 증거의 증거능력은 부정된 바 있다.
  • 굽이마다 절경이구나… 흑산도야, 잘 있었구나

    굽이마다 절경이구나… 흑산도야, 잘 있었구나

    전남의 보물 같은 섬… 얼마 만이냐 지난 두 해 남짓, 섬에 들어가는 걸 꺼렸다. 물론 코로나19 때문이다. 옮는 것보다 옮길 것이 걱정됐다. 거리두기가 마침내 끝났다. 섬을 찾는 것에 대한 거리낌도 해소됐다. 이제 멀고 먼 섬으로 떠날 차례다. 너무 멀어 검게 보인다는 전남 신안의 흑산도, 붉은빛 감도는 기암들의 절창이 일품인 홍도를 묶어 돌아봤다. 흑산도는 육로 관광이 보편적이다. 이웃 섬 홍도가 해상 관광 위주인 것과 다소 다르다. 흑산도엔 25㎞ 남짓한 일주도로가 잘 닦여 있다. 1984년 착공해 우여곡절을 겪다 26년 만인 2010년에 완공됐다. 관광택시를 탈 경우 외부 세계와의 연결 고리인 예리항에서 진리, 사리 등 순으로 돌아보는 게 보편적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돌 수도 있다. 다만 어느 방향으로 돌더라도 해넘이는 흑산도 최고 전망대인 상라봉에서 맞는 게 좋다.●청잣빛 바다·그림 같은 풍경 먼저 사리(沙里) 마을 쪽으로 간다. 주민들 표현으로는 모래미란 곳이다. 갯마을 풍광이 수려해 호사가들은 ‘흑산도의 소렌토’라고 부른다. 이탈리아 소렌토를 가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그곳이 모래미를 닮았다면 청잣빛 바다와 기암절벽, 노송 그리고 예쁜 집들이 산수화처럼 펼쳐져 있을 게 분명하다. 사리엔 흑산도를 대표하는 명소 ‘복성재’가 있다.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조선 최고의 자연과학자 중 한 명인 손암 정약전(1758~1816)이 신유박해(1801) 때 유배 생활을 하며 ‘현산어보’(玆山魚譜, 자산어보)를 집필했던 곳이다. 꽤 오래전 생면부지의 흑산도를 가슴 깊이 각인시킨 책을 만난 적이 있다. ‘현산어보를 찾아서’라는 책이었다. 고등학교 생물 교사였던 이태원이 ‘현산어보’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2002년부터 이듬해까지 내리 다섯 권이 간행됐다. 생물도감 같은 책이지만 어패류에 대한 해박한 설명과 정교한 생물들의 그림, 흑산도에 머물며 촬영한 사진 덕에 지루한 줄 모르고 읽었던 것으로 기억된다.●유배지서 ‘현산어보’ 지어낸 정약전 무엇보다 인상적인 장면은 정약전의 위대한 유산을 ‘자산어보’라 부르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대목이다. 그 이전에도 ‘현산어보’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왔지만 당시 이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玆山魚譜’의 독음이 재조명받는 계기가 됐다. 저자의 논리는 이렇다. “나는 흑산으로 유배되었는데 ‘흑산’이라는 이름이 컴컴하여 두려우니 가족들이 편지에서 번번이 ‘玆山’이라 하였다. ‘玆’ 역시 검다는 말이다.” 정약전이 ‘玆山魚譜’ 서문에 밝힌 내용이다. 여기서 ‘玆’은 ‘자’로도, ‘현’으로도 읽힌다. 한데 ‘지금’, ‘여기’ 등의 뜻일 때는 ‘자’로 읽지만 ‘검다’의 뜻일 때는 玄(검을 현)이 두 개 겹친 ‘현’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 한문학자들의 주장이다. 이태원은 여기에 하나를 덧붙인다. ‘유암총서’란 책에 “금년 겨울 현주(玄州)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라는 대목이 나온다. 글 말미에는 “현주서실(玄州書室)에서 글을 쓴다”며 글 쓴 장소도 밝혔다. 여기서 ‘현주’는 흑산도를 뜻한다. 책 제목에 나오는 ‘유암’은 저자 이강회의 호다. 이태원은 유암을 “다산의 제자인 이청의 친구이며, 다산과도 친밀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흑산도를 ‘玆山’이라 처음 표현한 이도 다산이고, 그의 제자 이청과도 친하게 지냈으니 유암이 흑산을 ‘현주’로 표현한 것은 다산이 흑산을 玆山이라 부른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누리집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간다. 전남 강진 사람인 유암이 강진으로 유배 온 다산의 제자였다는 것이다. 이로 미뤄 본다면 유암이 스승의 발음에 따라 ‘玆山’을 ‘현산’이라 불렀을 개연성은 더 높아진다. 현재로선 ‘자산’인지, ‘현산’인지 특정하기 어렵다. 장삼이사는 그저 흑산도가 얼마나 먼 절해고도였으면 ‘검고 검다’는 표현을 썼을까 헤아려 보는 정도로 충분하지 싶다. 다만 코로나 시국에도 지난해 개봉을 감행했던 영화 ‘자산어보’는 독음을 ‘자산’으로 분명히 했다. 전문가에게 자문했다고는 하지만 영화라는 매체의 속성상 많은 이에게 익숙한 이름을 제목으로 쓸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으리라 짐작된다.●유배자들 흔적 남겨놓은 문화공원 사실 영화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건 ‘장창대’(변요한)란 인물이다. 정약전과 더불어 ‘현산어보’의 공동 저자나 다름없는 이다. 영화 ‘자산어보’가 보여 주려 했던 수평사회, 그러니까 양반과 평민이 공존하는 평등사회는 장창대가 있어야 완성된다. 한데 그의 흔적은 흑산도 어디서도 찾을 길이 없다. 정약전(설경구)의 이름만 남았을 뿐이다. 그게 못내 아쉽다. 이제라도 정약전 동상 옆에 장창대의 동상을 함께 세워 그를 기려 보면 어떨까 싶다. 복성재 아래는 유배문화공원이다. 1148년 고려 의종 때의 정수개부터 1898년의 뇌물수수 죄인 김홍륙에 이르기까지 흑산도로 유배된 수많은 이를 기억하는 조형물들이 조성돼 있다. 사리는 돌담(등록문화재)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앞 해변에는 봄철 산란을 앞두고 숭어들이 파리떼처럼 몰려든다. 수백년 전 정약전도 이 장면을 보며 신기해했겠지. 멀고 먼 한양의 임금에게도 진상했다는 숭어 어란은 이런 천혜의 여건에서 탄생했을 것이다. 상라봉 전망대는 흑산도 최고의 조망처다. 차로 쉽게 오를 수 있다. 특히 저물녘 풍경이 빼어나다. 멀리 홍도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이 장쾌하면서도 서정적이다. 열두 굽이 ‘용고개’를 휘돌아 오르는 맛도 일품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잎이라 했던가. 상라봉 일대를 뒤덮은 늙은 동백나무 잎들이 역광 아래 보석처럼 반짝이는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상라봉 정상의 봉수대까지 오르는 것도 좋겠다. 파란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한 배낭기미 해수욕장, 죄인을 감금했던 옥섬 등 사방이 툭 터진 흑산도 일대 전경과 마주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이미자, 46년 만에 흑산도 찾아 노래 전망대 한편엔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있다. ‘흑산도 아가씨’는 1966년 발표된 이미자의 노래다. 흑산도 예리항에 여객선이 닿을 때면 항구 전체에 이 노래가 울려 퍼질 정도로 흑산도를 대변하는 노래로 인식되고 있다. 한데 정작 섬 주민들의 가슴을 적셨던 이미자는 흑산도를 방문하지 않았다. 그러다 가까스로 2012년 그의 공연이 흑산도에서 열렸다. 노래가 발표된 지 무려 46년 만의 일이었다. 노래비 옆에 세운 이미자 핸드 프린팅은 공연 당시 조성한 것이다. 흑산도는 세계적인 ‘철새 휴게소’다. 동아시아와 대양주에 놓여진 ‘철새 고속도로’ 경로 중 한반도를 통과하는 철새들이 쉬어 가는 중간 기착지다. 국내에 기록된 560여종 가운데 400여종이 이 일대에서 관찰될 정도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정약전이 물고기가 아니라 새에 관심이 많았다면 어쩌면 우리는 ‘현산조보’를 유산으로 받았을지도 모른다. 철새 관련 시설도 들어섰다. 신안철새전시관은 진리에서 열두 굽이 도로 가기 전에 있다. 흑산도는 물론 전 세계 다양한 새의 표본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 초입에선 법정스님 사진과 동박새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난데없는 법정의 출현에 얼떨떨하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법정의 출가 이야기 듣는 철새전시관 법정은 대학생이던 1952년에 친구들과 흑산도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전시된 사진은 출가 전 ‘대학생 박재철’이 흑산도 진리의 모래톱에서 친구들과 찍은 것이다. 사진 속 ‘박재철’의 손엔 동박새가 든 새장이 들려 있다. 당시 흑산도 옆 다물도에 살던 친구가 법정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그런데 사진보다 후일담이 더 의미심장하다. 당시 동행했던 친구의 말을 빌리면 법정은 목포로 돌아가자마자 새장 속의 새를 풀어 줬다고 한다. 그리고 세 해 뒤 ‘청년 박재철’도 세속을 박차고 보다 넓은 정신세계를 향해 날아올랐다. 새장을 벗어난 새처럼 말이다. 그가 바로 ‘무소유’로 법명을 날린 법정스님이다. 철새전시관에서 모퉁이 하나 돌면 새공예박물관이다. 야외 전시장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쇼나 새 조각이 전시됐다. 생경한 나라의 작품들이 이채롭긴 하지만 실제 흑산도 권역에서 발견되는 우리 철새들을 모티브로 삼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전시관 위에 있는 진리당은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공간이다. 당각시 전설이 깃든 각시당(처녀당), 해변 쪽의 용왕당 등으로 이뤄졌다. 각시당에서 용왕당까지 약 150m 구간에 성황림이 우거졌다. 귀신을 부른다는 초령목, 늙은 소나무, 신우대 등이 제법 깊은 숲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흑산도에는 볼만한 팽나무가 세 그루 있다. 흑산성당 옆의 팽나무 두 그루는 연리지다. 회색빛 둥치가 매우 독특하다. 무심사지 삼층석탑을 품고 선 팽나무도 있다. 이 나무는 수형도 좋지만 뿌리 부분을 봐야 한다. 뿌리가 옛 비석들을 휘감고 자라고 있다. 비석의 위치에 따라 둥치가 기묘하게 휘었는데 그 모습이 더 특이하다. 흑산성당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1958년 세워진 등록문화재다. 외형도 독특하고, 다양한 빛깔로 실내 곳곳을 비추는 스테인드글라스도 아름답다. 아울러 우리나라 형태의 지도바위, 유배 온 면암 최익현이 남긴 지장암 글귀 등의 볼거리들도 잊지 말고 찾아보는 게 좋겠다.●흑산도 찾았으면 홍도 함께 2박 3일 홍도는 흑산도의 연관 검색어 같은 곳이다. 관광객 대부분이 흑산도와 홍도를 묶어 2박 3일에 걸쳐 돌아본다. 이웃 섬이라고는 해도 흑산도에서 홍도까지는 쾌속선으로 30분을 더 달려야 한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다. 흑산도의 여러 섬과 함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이루고 있다. ‘천사(1004)섬’으로 알려진 신안의 섬 중에서도 늘 수위에 오를 만큼 빼어난 경치로 소문났다. 섬은 코로나가 엄습한 2년 동안 텅 비었었다. 관광객이 찾지 않아서다. 흑산도도 그랬지만 관광객 비중이 압도적인 홍도는 특히 충격이 컸다. 그와 관련한 애처로운 이야기 한 자락. 2020년 4월 초에 대구의 관광객이 홍도를 찾았다. 당시 대구는 코로나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로 정부가 선포한 ‘특별재난지역’이었다. 외지에서 대구로 가는 것도, 대구 사람들이 외지를 방문하는 것도 극도로 꺼릴 때였다. 소식을 접한 최성진(52) 홍도 1구 이장이 서둘러 여객선에 올랐다. 이들의 입도를 만류하기 위해서였다. 멀리 대구에서 온 관광객은 결국 홍도에 내리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비록 공포에 짓눌려 벌인 일이었다 해도, 자기 마을을 찾은 외지인을 돌려보낸 것에 대해 주민들의 심사가 편할 리 없었다. 사과 전화는 물론이고 미역, 멸치 등 홍도에서 나는 갯것들을 선별해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대구 관광객은 아직 홍도를 찾지 않았다고 한다. 홍도 관광 하면 대개 유람선 관광을 백미로 꼽는다. 홍도 바다는 기암괴석들의 전시장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홍도 볼거리의 으뜸이라는 1경 남문바위부터 무려 33경에 이르는 기암들과 마주할 수 있다. 안내원의 해학적인 설명을 들으며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다 보면 2시간 남짓한 시간이 훌쩍 지난다. 유람선은 남문바위와 슬픈여바위에서 잠깐 정박한다.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취지다. 슬픈여바위엔 생선회를 파는 어선이 늘 대기하고 있다. 한 접시 3만원인데 경험 삼아 맛볼 만하다.●‘1년 탈 없이’ 염원 담은 깃대봉 365m 주민들의 삶을 엿보려면 역시 땅을 밟고 다녀야 한다. 덜 알려졌을 뿐 홍도 육로 관광도 해상 관광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홍도는 남북으로 7㎞ 정도 길쭉하게 뻗은 섬이다. 섬에 도로도, 차도 없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3륜차가 전부다. 섬 가운데에 깃대봉(365m)이 높이 솟아 걷기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짧은 코스로는 1구 바로 옆 죽항당산을 다녀올 만하다.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당산이다. 전체 코스는 1㎞ 정도다. 죽항당산엔 동백나무가 많다. 300년은 족히 살았다는 노거수들이다. 산자락 좁은 길이 늙은 동백에서 떨어진 붉은 꽃들로 낭자하다. 당산 위엔 일출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지중해의 항구 마을을 보는 듯한 이국적인 풍경과 기암절벽들이 절경을 펼쳐 낸다. 좀더 걷고 싶다면 섬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홍도 1구에서 깃대봉을 넘어 홍도 2구 마을까지 이어지는 4㎞ 남짓한 산길이다. 깃대봉 능선 아래로 목재 데크 산책로도 있다. 해안 절벽 사이로 난 길은 완만하게 능선을 타고 오르다 깃대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만난다. 여기서 문제 하나. 홍도 깃대봉의 높이는 얼마일까. 정상 표지석엔 365m, 네이버 지도엔 360.5m, 다음 지도엔 367.8m로 표기돼 있다. 제각각이다. 최 이장의 말에 힌트가 있다. 그는 주민들이 1년에 한 번은 꼭 깃대봉을 오른다고 했다. 일 년 365일 동안 탈 없이 지나게 해 달라는 바람을 담아 산행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주민들의 믿음을 기준으로 삼으면 365m가 정답인 셈이다. 홍도 2구는 1구보다 먼저 사람이 정착했다는 마을이다. 하지만 1구가 관광 중심지로 개발되면서 뒤처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세상 적막한 마을이 됐다. 마을 옆엔 수형이 빼어난 소나무들이 있다. 바람에 시달리며 자라느라 이리저리 굽고 휘었다. 이 모습이 독특해 소나무 작품으로 유명한 사진작가가 촬영을 위해 2구 마을에 머물기도 했단다. 조붓한 솔숲 길을 오르면 곧 홍도등대다. 1931년 처음 불을 밝힌 등대다. 섬 끝자락에 선 말간 등대의 모습이 아름답다. 등대가 굽어보고 있는 풍경도 빼어나다.●이장, 돌려보낸 관광객 찾아 대구행 홍도는 이름처럼 붉은빛 감도는 해안 절벽이 일품인 섬이다. 특히 저물녘 햇살을 받아 절벽이 붉게 물들 때가 진수다. 할 수만 있다면, 저물녘에 유람선을 타길 권한다. 홍도를 나오던 날 쾌속선에 홍도 1구 최 이장이 함께 탔다. 그가 가는 곳은 대구였다. 코로나 때 입도하지 못했던 관광객 집에 일이 생겨 위로차 찾아가는 길이란다. 그 미안해하는 마음과 애틋한 정이 보통이 아니다. 언젠가 대구 사람들이 홍도를 방문하는 날도 오겠지. 홍도 사람들은 아마 구석구석 극진하게 안내해 줄 것이다. 그때 그들이 함께 보고 나누는 풍경들은 얼마나 새롭고 아름다울까. ■ 여행수첩 -흑산도까지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 홍도는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도초도를 경유해 가는데, 도초도 이후부터 파도가 높아지며 멀미를 하는 경우가 많다. -홍도 1구에서 2구까지는 여객선 시간에 맞춰 도선이 무료로 오간다. 하지만 2구 마을 주민이 없을 경우 운항하지 않는다. 마을 주민의 배를 이용할 경우 최소 4만원이다. 1구에서 깃대봉을 넘어 2구까지 걸어서 다녀오려면 3시간 이상은 족히 걸린다. -흑산도 SUV 관광택시는 4인 기준 6만원이다. 2시간 정도 섬 곳곳을 돈다. 일반적인 택시 기능도 한다. -두 섬 모두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이 있다. 비수기인 요즘은 여유가 있지만 성수기 때는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흑산도와 홍도는 5월이 지나야 겨울이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일교차가 심하다. 다소 두툼한 옷을 챙겨 가는 게 좋다. -말린 홍어를 각종 양념과 버무려 내놓는 홍어무침이 별미다. 다만 양이 적어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생선회는 전부 자연산이다. 계절에 따라 종류도 바뀌는데, 수온이 찬 요즘은 우럭과 노래미를 맛볼 수 있다.
  • [씨줄날줄] BTS시티/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BTS시티/서동철 논설위원

    독일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음악 인생은 바이마르의 교회 오르가니스트 시대, 쾨텐의 궁정 악장 시대,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의 합창 책임자 시대로 나뉜다고 한다. 각각의 환경에 따라 바이마르에서는 ‘전주곡과 푸가’ 같은 오르간곡, 쾨텐에서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같은 관현악곡, 라이프치히에서는 ‘마태수난곡’ 같은 성악이 수반된 종교음악이 쏟아졌다. 연주 공간도 개신교 예배당, 궁정 살롱, 가톨릭 성당으로 변화했다. 우리 연주 공간은 양상이 조금 달랐다. 영산회상 같은 양반과 전문가 집단 중인의 풍류 음악은 대청이나 사랑에서 즐겼다는 점에서 서양의 살롱 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서민부터 대원군까지 두루 즐기던 판소리는 마당이 일반적 공연 공간이었다. 잔칫집 안마당이나 시장 공터처럼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넓은 공간이면 어디나 공연장이 될 수 있었다. 매우 한정적이던 연주 공간은 20세기 라디오와 TV, 음반이 보편화하면서 획기적으로 넓어졌다. 특정 장소에 가야 보고 들을 수 있었던 연주자의 공연을 누구나 공간적 제약 없이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음악 문화가 함께 발전한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정보기술(IT) 혁명은 그 지평을 무한대로 넓혀 놓았다. BTS와 열렬한 팬덤 ‘아미’는 그 부산물이다. BTS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가진 네 차례 콘서트를 직접 찾은 관객은 20만명에 이른다.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중계된 마지막 공연은 전 세계에서 40만명이 넘게 봤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새롭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시 전체를 ‘BTS시티’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선을 보였다. 공연에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를 BTS 축제장으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BTS 사진전과 BTS가 좋아하는 한식 메뉴를 파는 레스토랑, BTS 클럽에 한국을 알리는 각종 이벤트도 도시 곳곳에서 열렸다고 한다. BTS시티 프로젝트는 온라인으로 모은 팬을 오프라인으로 다시 불러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바흐나 판소리의 공연 공간처럼 음악사에 반드시 담겨야 할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BTS+아미 현상’의 확대재생산이 이렇게 가속화하면 진짜 BTS시(市)가 생기는 것도 시간문제다.
  • “국민들이 기대 저버릴까 무서워” 김용태, 연일 정호영 사퇴 촉구

    “국민들이 기대 저버릴까 무서워” 김용태, 연일 정호영 사퇴 촉구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19일에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전날에도 김 최고위원은 “국민께서 정 후보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며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조국 전 장관과 정호영 후보자는 경우가 다르겠지만 조국 사태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며 “국민의힘은 지난 5년 간 민주당을 보며 반면교사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에 공정과 상식에 대한 바람이 크기에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물론 정호영 장관 후보자가 적극적인 위법 행위가 없었다는 점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사회지도층, 장관후보 지명자다”라며 “국민들이 지적하는 건 위법 행위가 있었냐 없었냐가 아니라 이해충돌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만으로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보편적 상식과 관습적인 것과는 다른 것을 가지고 밀어 붙여 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에 분노를 느꼈다는 것을 국민의힘은 기억해야 한다”며 “장관 역할을 하는데 있어 이해충돌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만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많은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에 상식과 공정을 기대하고 있고 아직도 이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면 윤석열 정부에 국민들이 기대를 저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무섭다”며 “그렇기에 정호영 후보자는 빨리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지난 주말에 많은 당원들이 정호영 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우려의 문자를 보냈다”며 “ 특히 수도권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많은 전화와 문자를 보내면서 ‘지도부에서 결단해 달라’고 했다”라며 이번 일이 지방선거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정 후보자 자녀들은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시험 당시 ‘아빠찬스’로 상징되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에서는 특히 딸이 2017년도 편입에 지원할 당시 나란히 구술평가 ‘만점’을 준 특정 고사실 평가위원 3명이 모두 정 후보자 지인이라는 점 등을 들어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정 후보자측에서는 평가위원 임의배정 방침, 딸의 ‘예비후보 5번’ 합격 등을 내세워 특혜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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