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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다시 태어나세요” ‘재벌집 막내아들’이 성공을 거둔 요인들

    “그럼 다시 태어나세요” ‘재벌집 막내아들’이 성공을 거둔 요인들

    “많이 억울하신가 보다. 그렇게 꼭 주인 대접을 받아야 되겠어요? 그럼 다시 태어나세요.” 25일 16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중을 강력하게 빨아들일 수 있었던 힘을 압축한 대사였다. 14회에 방영된 내용인데 순양그룹의 3세 진성준(김남희)이 꼬투리를 잡아 축출하려는 이항재(정희태)가 “이 순양은 니 할아버지와 내가 키운 거야. 그런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는 거야”라고 항의하자 비꼬듯 답한 것이었다. 튀르키예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해 재벌 집안의 막내 손자로 거듭 난 진도준(송중기)이 순양그룹의 진짜 주인에 오른 순간, 다시 교통사고를 당해 ‘흙수저’ 비서 윤현우(송중기)로 돌아왔다. 윤현우는 진도준을 살해하는 데 자신이 미끼로 이용된 사실을 참회해 진영기(윤제문)와 진성준 부자의 범행을 폭로하고 진씨 일가가 경영에 손을 떼게 하고 전문경영인에게 그룹을 맡기면서 막을 내렸다. 최종회 시청률은 26.948%(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다. 2020년 ‘부부의 세계’가 기록한 JTBC 역대 최고 시청률을 넘지 못했다. 이 드라마는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드라마 가운데 처음으로 20%대 시청률을 넘어선 것에 만족하게 됐다. 2017년에 연재된 산경 작가의 웹소설 원작이 5년 뒤 최고의 드라마로 ‘환생’한 것은 주말 드라마의 주 타깃이 아니었던 남성과 청년층을 끌어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남성 시청자들이 적대적인 세계에서 살아남거나 최대한 빠르게 성취를 달성하는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욕구를 충족시켰다. 특히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란 말을 내뱉는 청년들의 좌절감, 무력감을 웹소설이란 장르가 해소하고 달래줬는데 훨씬 넓은 시청자들을 수용해야 하는 드라마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혼자만 아는 진도준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닷컴버블, 미국 9·11 테러, 신용카드 대란 등 굵직굵직한 국내외 사건을 통해 ‘돈줄’의 흐름을 짚어 재빠른 부를 쌓아 복수의 밑천으로 삼는 전개는 예전 같으면 터무니없는 얘기로 받아들이겠지만 갑갑한 현실은 기성세대마저 공감할 수 있게 됐다. 영화 ‘타이타닉’ 흥행이나 서태지의 컴백, 금 모으기 운동,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등 누구나 알고 있는 과거 사건들이 소소한 즐거움을 안겼다. 금·토·일요일 주 3회 파격 편성한 것도 속도감을 높이고 드라마를 화제로 삼는 요인이 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는 8회 분량이 한꺼번에 공개되기도 하는데 일일 드라마도 조금씩 보여주다 후반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전통적 문법을 탈피하고 한두 편 보고 더 볼지를 결정하는 시청자들의 속도감에 맞출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 선명한 캐릭터와 이를 소화해낸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진양철 회장과 진도준으로 팽팽하게 맞선 이성민과 송중기의 열연은 물론 순양가 삼남매를 연기한 윤제문·조한철·김신록 등의 탄탄한 연기력도 힘을 더했다. 진도준이 아진자동차에 불어닥친 정리해고에 고용승계로 진양철 회장과 맞서고, 순양생활과학의 기업 청산으로 피해를 보게 된 투자자들의 빚을 떠안는 만화같은 설정 역시 우리가 참된 기업가 정신에 얼마나 목말라 하는지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또 지난 9월부터 웹툰이 연재돼 인기를 끌고 있다. 웹소설-웹툰-드라마·영화 흥행 공식이 완성됐다. 드라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다시 웹소설, 웹툰의 인기로 이어질 수 있다. OTT도 넷플릭스 뿐아니라 디즈니플러스, 티빙까지 두루 볼 수 있다. 송중기는 소속사 하이지음스튜디오를 통해 “드라마를 주제로 가족들, 친구들 사이에서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게 했다는 반응들에 참 감사했다”며 “이렇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생한 배우, 스태프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성민도 소속사를 통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작품”이라며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면서 “진양철이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리며 살아온 보편적인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그 지점을 신경 쓰며 연기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 빌라왕·건축왕 시대… ‘꿈의 집’ 가질 수 있다면?

    빌라왕·건축왕 시대… ‘꿈의 집’ 가질 수 있다면?

    ‘빌라왕’과 ‘건축왕’이 수많은 이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시대. 우리 사회에서 주택은 삶의 필수재이면서도 때로 욕망과 뒤얽혀 인간을 절망시키고 타락시키는 상품이기도 하다. 자연을 벗 삼는 수행자가 아니라면 집에 대한 욕망은 보편적이다.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 중인 연극 ‘빛나는 버러지’는 평범한 신혼부부가 더 좋은 집에 대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통렬하게 풍자한 작품이다. 영국의 극작가 필립 리들리가 썼지만 많은 사람이 ‘내 집 마련의 꿈’ 하나 이루기에 벅찬 인생을 사는 한국 사회에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 날 시청에서 나왔다는 미스 디가 공짜로 집을 주겠다며 계약서를 들이민다. 평범한 소시민이던 질과 올리 부부는 모든 게 의심스럽지만 좋은 집에 대한 열망과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여기까지만 보면 선한 이를 세상이 돕는 전형적인 착한 이야기다. 침입자가 집에 들이닥친 날 남편 올리는 본의 아니게 침입자를 죽이게 된다. 양심의 가책을 받는 이들의 눈앞에 리노베이션이 이뤄진 주방이 보인다. 마치 게임에서 아이템을 쓰듯 사람을 하나 죽이면 그 방이 좋아진다는 걸 알게 된 부부는 필요할 때마다 노숙자들을 유인해 죽인다. 살인의 대가로 받게 되는 선물 앞에 이들은 점차 인간성을 잃는다. 무거운 주제지만 화려한 언어의 향연이 유쾌하게 펼쳐져 관객들의 웃음은 끊이지 않는다. 이인수 연출은 “집은 생활의 기본 조건이고 생활 터전이지만 내가 얼마나 부자이고 얼마나 지위가 높은지를 가시적으로 보여 주는 물질이기도 하다”면서 “필요로 했던 것이 가져야 하는 욕망의 대상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 주는 이야기가 짜릿할 정도로 매력 있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작품 속 집은 화려하지만 연극 무대는 조명만 때때로 변할 뿐 별다른 장치가 없다. 이 여백을 채우는 것은 적극적인 소통에서 발생하는 언어의 힘이다. 배우들은 어떤 상황인지 관객들에게 직접 설명하면서 자신들이 상상하고 품어 내는 이미지가 관객의 마음에도 선명하게 그려지게 한다. 각자의 경험이 다르기에 관객들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자신만의 색다른 공간을 창조하게 된다. 집에 대한 욕망을 이루게 되면 인간은 만족할 수 있을까. 저마다 답은 다르겠지만 ‘빌라왕’과 ‘건축왕’의 폭주는 멈출 줄 몰랐다. 극의 마지막에 새로 집을 제안받는 부부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내년 1월 8일까지 볼 수 있다.
  • “혼인 상대 선택할 자유는 기본 인권… ‘근친혼’ 제한 신중해야”[우리 삶을 바꾼 변론]

    “혼인 상대 선택할 자유는 기본 인권… ‘근친혼’ 제한 신중해야”[우리 삶을 바꾼 변론]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개정 입법이 이뤄지면 ‘보호받을 수 있는 혼인의 범위’가 기존보다 넓어질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 민법이 헌법에서 규정한 기본권 보장에 더 충실할 수 있게 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월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을 무효로 하는 민법 제815조 2항에 대해 재판관 만장일치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결혼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 1항에 대해서는 가족질서의 보호가 중요하다고 보고 합헌 결정을 했지만 다양한 사정을 따지지 않고 8촌 이내 결혼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하는 조항은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동성동본 혼인 금지’가 1999년 헌재의 결정으로 효력을 잃은 이후에도 ‘8촌 이내 혼인 금지’는 오랫동안 굳건하게 효력을 유지해 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커다란 균열이 생긴 셈이다.법률사무소 명전 소속 장샛별(38·사법연수원 44기), 박정훈(36·연수원 44기) 변호사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해당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난 장 변호사는 “혼인하고 싶은 상대를 선택할 자유는 기본 인권으로 최대한 보장하되 합리적인 이유로 제한하는 접근 방식이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혼인 금지 범위를 ‘8촌’으로 광범위하게 설정했다”고 말했다. 민법 제809조는 ‘8촌 이내 혈족(친양자의 입양 전 혈족 포함)’ 사이의 혼인을 ‘근친혼’으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혼인신고 당시에는 8촌 이내 혈족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부부 사이가 됐어도 민법 제815조 2항에 규정된 혼인 무효 조항에 따라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다르게 언제든 혼인이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조항이 부부 중 한쪽 혹은 제3자의 주장으로 결혼을 깨는 이른바 ‘축출 이혼’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혼인 무효는 중혼(혼인 중 또 다른 혼인) 등으로 인한 ‘혼인 취소’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 혼인 취소의 효력은 법원 결정이 내려진 때부터 발생하지만 혼인 무효는 애초 혼인 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본다. 장 변호사는 “혼인이 무효가 되면 부부 사이에 있던 자녀는 바로 혼외자가 되고 가족 구성원 사이 이뤄진 상속 권한도 다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변호사가 헌법소원심판 제기를 결심하게 된 것은 급작스레 혼인 무효 위기에 처한 의뢰인을 만나면서다. A씨는 해외에서 배우자 B씨를 만나 혼인신고를 한 뒤 2016년 한국에서 다시 혼인신고를 했다. 그런데 B씨는 A씨와 6촌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모두 민법 제809조 1항과 제815조 2항에 따라 무효 판결을 선고했다. A씨는 2심 재판 중 두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했으나 이마저 기각됐다. 이에 A씨와 두 변호사는 2018년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박 변호사는 “해외에서는 합법적 부부지만 한국에서만 부부로 인정받을 수 없는 괴리로 당사자들이 오랜 시간 불완전한 지위를 유지하며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8촌 이내 혼인을 무효로 하는 민법 제815조 2항에 대해 “근친혼의 구체적 양상을 살피지 않은 채 8촌 이내 혼인을 일률·획일적으로 혼인 무효 사유로 규정하고 혼인 관계의 형성과 유지를 신뢰한 당사자나 그 자녀의 법적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예외 조항을 두고 있지 않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8촌 이내 혼인 무효의 합헌성 여부를 다퉜던 법정에서 주요 쟁점이 된 건 근친에 대한 인식 변화와 결혼을 통한 사회질서 유지 기능이다. 장 변호사는 “족벌 중심의 가부장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바뀌며 시민들의 의식 구조도 바뀐 만큼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도 달라졌다”면서 “이전에 결혼을 집안 대 집안 문제로 봤다면 요즘은 개인 대 개인의 결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고, 분할된 핵가족 형태가 많아지면서 친족에 대한 개념도 점점 옅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8촌은 같은 고조할아버지를 둔 친족 관계를 말한다. 과거 친족이 한 지역에 집단 거주하거나 교류가 잦았을 때와 달리 요즘은 8촌 친척과 자주 왕래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또 민법은 8촌 이내를 친족으로 규정하나 실제 가족관계증명서를 통해서도 8촌의 인적 사항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도 소송 중에 8촌 이내 사이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행정 기록부를 교차 확인해야 했다”며 “행정 기록에서 8촌을 확인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혼인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잉”이라고 짚었다. 헌재는 8촌 이내 근친혼을 금지하는 근거 중 하나로 유전질환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변호인들은 이번 변론에서 이것이 정확한 의학적 근거가 없는 편견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8촌을 초과한 혼인 사이에서의 유전질환 발생 확률은 6촌 사이에서의 확률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게 학계의 보편적 상식”이라고 말했다. 장 변호사도 “근친혼에 대한 여론을 보면 유전 영향을 들며 비난하는 댓글이 많다”면서 “법을 바꾸면 우리 사회의 인식도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8촌 이내 혼인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 1항은 이번 재판에서 5대4로 합헌 결정이 나며 효력을 유지하게 됐다. 다수 재판관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산업화·도시화 등 친족 관념이나 가족 기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회문화적 변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친족 관념이나 가족 기능에 관해 세대 간 견해 변화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민법에서 정한 친족의 범위를 고려한 근친혼 금지 조항은 과도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봤다. 다만 4명의 재판관은 “8촌 이내 혈족을 ‘근친’으로 여기는 관념이 오늘날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통념이라 보기 어렵다”면서 “근친혼 금지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점을 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나아가 “금혼 조항은 혼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항이므로 민법으로 정한 친족의 범위와 상관없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금혼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앞으로 사회적 변화가 계속되면 민법 제809조 1항에 대한 헌재의 판단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 변호사는 “외국 입법례를 보면 프랑스·영국·미국·일본 등은 3촌 이내 방계 혈족 간 혼인을 금하는 등 국제적으로 근친혼 금지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혼인신고를 전제한 형태 말고도 다양한 혼인 방식이 많아지는 만큼 사회가 전반적으로 유연하게 ‘가족’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도 헌재 결정에 발맞춰 개정 논의의 시계추를 당겼다. 지난달 10일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필두로 민법 제815조 2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민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해당 조항은 2024년 12월 31일까지 별도로 개정되지 않으면 그대로 효력을 상실한다. 박 변호사는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개정 입법이 이뤄져 기본권인 혼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신중히 제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 새해 문체부 예산 6조 7408억원, 정부안보다 늘렸는데 작년보다 줄어

    새해 문체부 예산 6조 7408억원, 정부안보다 늘렸는데 작년보다 줄어

    문화체육관광부의 내년 지출 예산이 올해보다 8.9%가 줄었다. 문체부는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3년 예산안 가운데 8월 제출한 정부안 6조 7076억원보다 국회 심의 과정에 332억원 증액된 6조 7408억원으로 확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예산이 7조 3968억원이었으니 내년 예산은 8.9%가 졸아들었다. 국회 심의 과정에 증액된 예산은 공연장 안전 선진화 시스템 구축(14억원),영상물 자체등급분류제도 도입(30억원), 스포츠클럽 종합정보시스템(68억원),남부권 광역관광개발(55억원) 등이다. 분야별로는 문화예술 부문 2조 3140억원(2022년 대비 -7.3%), 콘텐츠 부문 1조 1738억원(+2.5%), 관광 부문 1조 2339억원(-14.9%), 체육 부문 1조 6398억원(-15.1%)이 할당됐다. 문체부는 우선 한국(K) 콘텐츠가 경제산업 지도를 바꾸는 승부수로 발돋움하도록 지원한다. ‘케이 콘텐츠 펀드’를 올해보다 512억원 늘린 1900억원으로 확정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지원 예산도 723억원 늘려 991억원으로 책정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신기술과 콘텐츠의 융합을 위한 인력 양성에 57억원, 신기술 융합콘텐츠를 활용한 공연 콘텐츠 개발에 55억원을 지원한다. 예술인 창작 안전망 구축 예산을 89억원 증액한 869억원으로 확정했고, 예비예술인 현장 역량 강화와 예술·기술 융합 지원 사업에 각각 58억원과 21억원을 신규 반영했다. 관광 분야에서는 여행업 경쟁력 강화 예산을 90억원에서 103억원으로 늘리고, 관광서비스 혁신성장 연구개발에 67억원을 지원한다. 체육 분야에서도 스포츠테크 프로젝트 예산을 2.5배인 125억원으로 늘렸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포츠케어 서비스 기술개발에 37억원을 책정했다. 문화접근 기회의 공정한 보장과 보편적 문화 복지 실현을 위한 예산도 마련했다. ‘장애예술인 활동 전문공간 조성,신기술 기반 활동 지원’ 등 신규사업이 포함된 ‘함께누리 지원’ 사업에 36억원을 늘린 262억원을 반영했다. 특수언어 진흥기반 조성에 30억원, 장애인 생활체육에 281억원을 지원한다. 통합문화이용권 지원대상을 267만명으로 올해보다 4만명 늘리고, 지원금액도 11만원으로 1만원 증액했다. 스포츠강좌이용권 지원대상도 10만 5000명으로 2만명 늘리고, 지원금액을 1만원 올려 월 9만 5000원으로 했다. 폐산업시설 등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 등 지역 활성화 관련 예산도 증액했다. 또한 한국문화 매력이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해외비즈니스센터’ 등 수출거점 5곳 확대 예산은 올해보다 45억원 증가해 102억원, 콘텐츠 해외개척 지원 예산은 40억원 늘어 80억원이 됐다. ‘한국방문의 해’ 행사 개최 등을 위해 100억원을 신규 확보하고 방한 관광 회복 특별 마케팅에 62억원, 관광거점도시 조성에 423억원을 각각 책정했다. 체육 분야에서는 국가대표선수 훈련수당을 하루 7만원에서 8만원으로 인상하고, 트레이너 고용 기간을 11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했다. 2024 강원 동계청소년 올림픽 관련 예산은 151억원 증액한 226억원이 됐다. 아울러 청와대를 문화예술·역사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대통령 역사연구에 4억원, 소장 미술품을 비롯한 각종 전시에 36억원, 청와대 활용 공연에 64억원을 각각 책정하고 사랑채 개보수 및 안내센터 운영에 60억원을 반영하는 등 164억원을 확보했다.
  • 최기찬 의원 발의, ‘서울시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근거 담은 조례 개정안’ 통과

    최기찬 의원 발의, ‘서울시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근거 담은 조례 개정안’ 통과

    출산을 장려하고 출산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조례 개정안이 최종 의결됐다.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기찬 의원(더불어민주당·금천2)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지난 22일 제315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보건복지부 2021년 산후조리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산후조리원 이용률이 81.2%로 조리원 이용은 산모 대부분이 이용하는 보편적 서비스로 정착하고 있지만, 민간 산후조리원의 경우 높은 비용과 감염 등 안전문제로 인해 공공산후조리원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은 실정이다. 이에 최기찬 의원은 “최근 출산률 저하로 산후조리원들은 문 닫고 그 자리가 노인요양보호시설로 대체되는 등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 산후조리원은 15곳을 비롯, 강동 11곳, 송파·강서 9곳인데 반해, 산후조리원이 2개 이하인 곳은 금천구, 용산구 등 7구로 자치구별 출산 및 양육 기반시설의 격차도 심각하다. 서울시가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해, 출산에 있어 공적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조례 발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다문화 가정이나 취약계층, 청소년 부모 등 의료 취약계층이 경제적 여건이나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출생만큼은 차별 없이 산후조리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공공산후조리원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최 의원의 요구에 따라 지난 16일 제6차 본회의에서는 ‘서울시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조사 용역’ 예산 1억원을 포함한 2023년도 예산안이 통과됐다. 한편, 서울시는 내년도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이후, 이번에 통과된 조례안을 근거로 공공산후조리원 설립도 가능하게 됨에 따라 서울시 관내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전의찬의 탄소중립 특강(26·끝)] 탄소중립의 완성은 ‘기후정의’/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교수

    [전의찬의 탄소중립 특강(26·끝)] 탄소중립의 완성은 ‘기후정의’/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교수

    1990년 창립된 정부 간 기후변화협의체(IPCC)는 기후변화에 관한 한 가장 권위 있는 기구이다. 1900년 첫 평가보고서가 나오고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됐으며, 1995년 발표된 제2차 평가보고서에 근거해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또 2013년과 2014년 제5차 평가보고서가 발표된 후 파리협정이 채택됐다. 이처럼 전 지구의 기후변화 대응은 전적으로 IPCC의 평가보고서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과 2022년 IPCC 제6차 평가보고서가 발표됐다. WGⅠ 보고서는 전 지구 지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최근 10년간(2011~2020년) 1.09℃ 상승했다고 밝히면서 인간의 영향으로 대기, 해양, 육지가 온난화된 것이 명백하다고 했다. WGⅡ 보고서는 21세기 중반까지 해수면 상승으로 10억명이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상승할 경우 분쟁 위험이 13% 증가하며 육상과 담수 생물 종의 최대 18%가 멸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WGⅢ 보고서는 파리협정 목표인 1.5도 상승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9년보다 43% 감소해야 하며 2050년까지 2019년보다 84%를 감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1750년 이후 2조 4750억t의 온실가스가 배출됐다. 지구온난화를 1.5도에서 멈추기 위해 남아 있는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은 4200억t이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2033년이면 배출허용 총량이 소진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제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1750년 이후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은 미국(3970억t), 중국(2140억t), 소련(1800억t), 독일(900억t), 영국(770억t) 순서다. 2021년 배출량은 중국(114억t), 미국(59억t), 인도(27억t), 러시아(17억t), 일본(10억t) 순서로 많다. 이처럼 온실가스는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에 의해 대부분 배출되고 있다. 반면 그 피해는 사라지고 있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과 기상 재해로 고통받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정당화될 수 없는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정의’라고 한다면, 원인 제공자와 피해자가 다른 기후변화에는 분명한 ‘부정의’가 존재한다. 기후위기에서 ‘공동의 집’ 지구를 구하기 위한 ‘보편적 정의’, 기후변화 정책의 수립 및 시행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절차적 정의’,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구조의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공정전환적 정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생태적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세계 10위인 우리나라도 ‘기후정의’에서 자유롭지 않다. 정의구현을 위해서라도 ‘탄소중립’은 꺾여서는 안 될 우리 모두의 꿈이다.
  • 천안·아산 외국인 아동 40만원 보육료 지원받는다

    천안·아산 외국인 아동 40만원 보육료 지원받는다

    천안시와 아산시가 충남도의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며 지원을 미룬 ‘외국인 아동 보육료 지원’을 내년부터 자체 예산을 들여 지원한다. 천안시는 내년도 1회 추경 예산 확보로 외국인 아동의 어린이집 보육료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앞서 천안시는 도비 30%를 지원받아 보육료를 지원할 예정이었지만, 충남도가 도비 지원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전액 시비로 충당하기로 결정했다. 천안지역 지원 대상 아동은 200여 명으로, 이들의 보육료 지원에는 연간 11~12억여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천안시 관계자는 “1회 추경이 내년 3월에도 가능해 사업비가 확보되면 1월부터 소급해 외국인 아동 어린이집 보육료를 100%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아산시도 내년부터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만 3~5세 외국인 아동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아산시에 따르면 외국 국적 아동의 경우 내국인 아동과 달리 표준교육비용(만 3세 43만 1900원, 만 4∼5세 39만 6500원)을 내야 했다. 아산지역에서 지원 대상 아동은 300여 명으로, 15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아산시 관계자는 “최근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에 따라 외국인 근로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들의 안정적 정착을 유도하고 기업의 외국인 인력 확보를 위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충남도는 외국인 아동 보육료 지원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한 사안이라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선태 충남도의원(천안10)은 “충남 안에서 기초지자체마다 지원이 다를 경우 지역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천안과 아산으로 집중되고 다른 지역은 인구감소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인류보편적 가치도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출생이나 출신, 신분에 관계없이 차별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만 3~5세 외국인 아동은 683명이며, 천안 221명, 아산 295명, 당진 58명, 논산 42명, 서산 31명 등이다. 계룡과·서천·청양에는 없다.
  • [2030 세대] 올해가 우리에게 던진 교훈/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올해가 우리에게 던진 교훈/김영준 작가

    2년 반 넘게 선택과 의사결정에 관한 주제로 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책을 통해 우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토론을 했다. 이러한 의사결정 이론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이 바로 편향성과 인지적 오류다. 이 요소들이 복잡한 인간 사회에 맞지 않으면서 의사결정의 실패를 부른다. 이 때문에 편향성을 ‘극복해야 할 요소’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는 인간이란 동물적 본능이란 한계 때문에 발생하기에 극복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인간의 편향은 그 사람이 많이 배웠건 못 배웠건, 부자이건 빈자이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발생한다. 오히려 이를 부정하고 한 부분의 편향을 극복하려고 시도할수록 다른 분야의 편향에 깊이 빠지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이러한 편향의 놀라운 사실은 자신이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라 자부하고 자신은 편향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 믿을수록 더욱 더 큰 편향에 빠진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편향성은 우리가 인간이란 동물의 굴레 안에서 살아가므로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편향성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사실상 완전무결하고 전지전능한 신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모두가 보편적으로 편향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우치게 된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세상은 다르게 보인다. 남들보다 시험을 좀더 잘 본 사람들이나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사람들의 경우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뛰어난 소수가 다수를 이끌어야 한다는 엘리트주의에 빠진 사람들도 많다. 그러한 생각들과는 달리 편향과 인지적 오류는 이들이 내려다보는 대중과 이들도 다를 것 없는 동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런 부류일수록 편향과 인지적 오류의 함정에 빠지기는 오히려 더 쉽다. 그런 함정에 깊게 빠지면 자신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판단하기조차도 매우 어렵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이런 함정에서 벗어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좋은 집안에서 자란다 하더라도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며 신적인 존재가 될 수는 없다. 견제받지 않는 엘리트주의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도 그래서다. 2022년은 돌이켜 보면 전 세계적으로 엘리트주의의 실패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던 해였다. 아무리 교육을 잘 받고 뛰어난 지성을 갖추더라도 그들 또한 우리 모두와 같은 인간이다. 그 엄연한 사실을 망각하고서는 결과의 괴리를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정말 현명해지고자 한다면 자신이 남들보다 특별하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할 듯하다. 이것이 올해가 곧 새해를 맞는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 윤영희 의원 “박원순표 찾동은 실패한 포퓰리즘, 전면 개편 더 늦지 말아야”

    윤영희 의원 “박원순표 찾동은 실패한 포퓰리즘, 전면 개편 더 늦지 말아야”

    서울특별시의회 윤영희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지난 16일 서울특별시의회 제315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 사업의 막대한 인력 및 비용 투입 대비 저조한 방문실적과 높은 방문 거부율을 지적하며 찾동 사업의 전면적 개편을 촉구했다. 지난 2015년에 시작된 찾동 사업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동주민센터를 기반으로 공무원들이 시민들을 방문하여 복지 사각지대를 찾고,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행되었다. 현재 65세, 70세 도래 어르신 전부를 보편 방문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날 윤영희 의원은 5분 발언에서 “찾동 8년간 서울시는 3,698명의 찾동 공무원을 충원했고, 1년 인건비만 약 1,000억 원에 달하는데도 여전히 복지사각지대가 존재하고, 방문목표인원의 2~3퍼센트 밖에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며 “찾동은 완전히 실패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윤 의원은 찾동 방문건수 대비 방문거부건수가 상당히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코로나 이후 대면 접촉을 기피하고 있는 시대에 시민들도 원하지 않는 무의미한 보편 가정방문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윤 의원은 “찾동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진정 기여할 수 있기 위해서는 ‘도움이 꼭 필요한 시민’이 누구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선별적, 재정 효율적으로’ 찾아가는 정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번에는? 이번에도?… 말 많은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19일 재개

    이번에는? 이번에도?… 말 많은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19일 재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인근에서 진행 중인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19일부터 재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에 하루에 처리 가능한 하수량의 98.9%가 유입되고 있어 하수처리용량 증설이 시급하다고 16일 밝혔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은 동부지역(조천읍, 구좌읍)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1일 하수처리용량을 현재의 2배로 늘리기 위해 1만 2000톤을 증설(1만 2000톤→2만 4000톤)하는 사업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동부하수처리장의 일 평균 하수량은 1만 1864톤으로 현재 시설용량 1만 2000톤의 98.9%에 이르러 하수용량 초과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동부처리장에서 처리하는 동부권역(조천~구좌읍) 생활하수는 도내 하수발생량의 4.6% 차지한다. 동부하수처리장은 적정가동율을 이미 초과했고, 최대 하수처리 용량에 육박하고 있어 안정적인 하수처리장 운영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건강과 깨끗한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증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과 관련해 월정리마을과의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고, 주민숙원사업 및 지원사업 추진에도 주민 입장에서 적극 협의하며 지원·협력해나갈 방침이다.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개시를 앞두고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도 지난 15일 문화재청을 방문해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협의는 문화재청이 공사개시 전 사전검토가 필요하다는 긴급 요청에 따라 세계유산문화재부장이 문화재청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회의에는 문화재청 세계유산정책과장, 천연기념물과 사무관, 유네스코협력관 등이 참석했다. 사전협의 결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진행 여부와 별개로 내년에 국비 포함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용천동굴 호수구간(800m)에 대한 유산지구 확대 추진을 위한 학술조사를 실시하고, 월정하수처리장 증설에 따른 용천동굴 및 당처물동굴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 분석 등을 포함하는 용역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해당 용역의 영향검토 결과 용천동굴 등 해당 유산에 영향이 있다는 용역 결과가 나올 경우 문화재청과 협의해 공사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도 협의했다. 한편 월정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주도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의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청장의 권한을 불법적으로 행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도가 2017년 동부하수처리장의 증설공사 허가를 문화재청장에게 신청하면서 공사로 영향을 받는 대상 문화재에 용천동굴을 기재하지 않았다”면서 “용천동굴의 인근에 있는 천연기념물인 당처물동굴만을 공사에 영향을 받는 문화재로 기재해 허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공사 강행할 때 제주도 관계자를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월정리 비대위의 기자회견 이후 도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놨다. 도는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 시 용천동굴 누락 주장에 대해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관련 현상변경 시 신청서 상에는 대상문화재가 당처물동굴로 기재돼 있지만,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 및 문화재전문위원의 의견을 수렴해 용천동굴에 보다 비중을 두고 영향을 검토한 뒤 허가했다”고 해명했다. 세계유산본부도 이날 공사기간 연장허가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사업위치와 내용이 동일하고 단순히 사업의 기간만 연장하는 부분인 경미한 사항에 해당되며, 따라서 문화재청장의 허가사항이 아닌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위임사무임을 다시 한번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증설에 따른 문화재 심의 대상 추가와 변경은 도지사의 권한이 아니며 새롭게 문화재청장 허가받아야 하는 사항”이라고 다시 반박문을 냈다.
  • [정형준의 희망 의학] 보장성 확대는 포퓰리즘 아닌 사회적 책무/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정형준의 희망 의학] 보장성 확대는 포퓰리즘 아닌 사회적 책무/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지난 화요일 오전 진료 중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대통령이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밝히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겠다며 사실상 보험 범위 축소를 언명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보장성을 유지하면 재정 파탄이 온다는 것이다. 사실 낭비 없고 효율적인 건강보험 재정 운영은 당연한 국가의 책무다. 그래서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행위를 평가하고 재정 관리를 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재정 누수 원인은 다양하다. 주요 선진국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시행 중이다. 우선 과잉 진료 문제는 심사평가뿐 아니라 의료전달체계 확립, 일차의료 강화, 주치의제와 같은 환자등록제 등으로 해결하거나 지불제도를 개편해 대응한다. 정의로운 재정 확보 방안은 소득이 높고 여력이 되는 계층이 보험료를 더 내도록 하고, 국고 지원을 늘려 해결하는 것이다. 환자들의 과잉 의료행위를 부추기고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민영보험도 규제해야 한다. 낭비와 무임승차가 있다면 이런 정책들을 조속히 시행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정책 대안 없이 대통령이 나서 다짜고짜 재정 파탄이 올 테니 보장성을 낮추겠다고 주장하는 건 처음 봤다. 역대 대통령들은 누구나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해 왔다. 무엇보다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저 수준이다. 한국이 OECD 평균에 도달하려면 보장률을 지금보다 15% 이상 올려야 한다. 특히 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첨단 의료기술과 고가의 신약들이 도입되는 상황에서는 보장성을 높이지 않는 한 건강보험 혜택 범위가 축소될 가능성이 더 크다. 보장성 확대로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예상처럼 보장성은 쉽게 오르지 않는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에서 선별적인 보장성 강화안을 추진했지만 되레 보장성이 떨어진 경험도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나서 건강보험 재정 파탄과 같은 공포를 조장하고, 정치적 이유 혹은 재정 문제로 공적보험의 가치를 포기하는 방향성을 제시한 건 책임 위반이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보장 범위를 줄이면 건강보험 재정이 건실해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절약한 금액만큼 국민들은 의료비를 더 내야 한다. 의료비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어쩔 수 없이 집행되는 것이다. 과거 의료보험이 없던 시절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중병에 걸리면 집을 팔아야 했기 때문에 만든 게 건강보험이다. 얼마 전 무릎 관절염이 심해 관절 수술을 권유한 어르신이 다시 돌아왔다. 수술을 하지 못한 이유를 물어보니 수술비가 너무 부담이 된다고 했다. 자녀들에게 수술비를 달라는 얘기를 차마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는 인공관절 치환 수술의 본인부담금도 부담이 되는 퇴행관절염 환자가 한국에는 아직 너무 많다. 특히 노인들은 소득보장제도가 미비해 꼭 해야 하는 수술 부담액도 크게 다가온다. 한국의 건강보험제도가 미국보다 낫다는 게 유일한 위안인 수준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대만보다도 못하다. 취약계층, 노인, 장애인의 의료비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도 건강보험의 보편적 보장 범위 확대다. 민영보험이 있고 일정 소득이 있는 국민이 아니라 바로 지금도 돈 때문에 받아야 하는 수술을 못 받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대통령은 알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보장성 강화가 포퓰리즘이라면 주요 선진국은 공적보험제도로 다 망했을 것이다. 보험 확대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다. 국민 건강 보장을 정치화해선 안 된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크리스마스선인장의 정체/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크리스마스선인장의 정체/식물세밀화가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매년 이 계절이 되면 도시 곳곳에 진열된 크리스마스 장식물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장식 중 내 눈에 띄는 건 아무래도 식물이다. 며칠 전 방문한 화훼 상점에도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식물들이 매대 맨 앞에 진열돼 있었다. 상점에서는 거대한 트리 대신 작은 율마와 아라우카리아를 제안하고, 식탁과 테이블을 장식하는 분화로 크리스마스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포인세티아를 진열해 놓았다.포인세티아 옆에는 선인장이 진열돼 있었다. 추운 겨울과 선인장은 매치가 안 되는 듯하지만, 이래 봬도 이들은 ‘크리스마스선인장’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선인장의 꽃피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데, 이들은 한창 모종마다 줄기 끝에 꽃송이를 매달고 있었다. ‘크리스마스선인장’으로 판매되고 있는 식물의 원래 이름은 가재발선인장이다. 이름처럼 녹색 줄기 마디 형태가 꼭 가재발을 닮았다. 비슷한 종으로는 게발선인장이 있는데, 게발선인장과 가재발선인장은 다른 종이다. 게발선인장은 가재발선인장보다 줄기 가장자리가 뭉뚝한 형태이며, 가재발선인장은 가장자리가 훨씬 뾰족한 줄기를 가졌다. 줄기의 형태만 다른 것이 아니라 꽃의 형태와 꽃이 피는 시기까지 전혀 다르다. 그날 내가 본 것은 가재발선인장이었지만, 우리나라 화훼시장에서는 게발선인장과 가재발선인장을 모두 크리스마스선인장이라는 이름으로 유통하고 있다. 이들이 크리스마스선인장이 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꽃을 피우며, 꽃의 붉은색과 녹색 줄기가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본래의 크리스마스선인장은 게발선인장도, 가재발선인장도 아닌 다른 종이라는 것이다. 유럽과 북미에서 부르는 ‘명절 선인장’ 그룹이 있다. 게발선인장과 가재발선인장, 크리스마스선인장이 이에 포함된다. 명절 선인장의 가족명이라고 할 수 있는 슐룸베르게라속은 1816년쯤 영국의 식물학자이자 탐험가였던 앨런 커닝엄에 의해 발견돼 유럽에 소개되고 재배되기 시작했다. 명절 선인장은 크게 추수감사절선인장과 크리스마스선인장, 부활절선인장 이렇게 세 종류로 나뉜다. 우리가 가재발선인장이라고 불러 온 뾰족한 줄기의 식물, 슐룸베르게라 트룬카타종은 추수감사절선인장이다. 이들은 9월부터 2월 사이에 꽃을 피운다.그리고 진짜 크리스마스선인장이라고 할 수 있는 종은 게발선인장과 가재발선인장도 아닌 슐룸베르게라 브리게시종이 원종이다. 식물학자들 중에는 슐룸베르게라 부클레이종이 진정한 크리스마스선인장이라 주장하는 이도 있는데, 이 내력에 관해서는 앞으로 더 연구해 볼 일이다.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대로 브리게시종이 원종이라면, 가재발선인장의 줄기보다 가장자리가 뭉툭하고, 게발선인장 줄기보다는 더 뾰족한, 중간 거치의 줄기를 가진 것이 크리스마스선인장이다. 이들도 9월에서 2월 사이에 꽃을 피운다. 부활절선인장은 우리나라에서 게발선인장이라 불리는 립살리돕시스 가이르트네리종이다. 이들은 부활절 전후 4월부터 7월 사이에 꽃을 피운다.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12월에 게발선인장을 구입해 놓고는 꽃이 피지 않는다고 식물 탓을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실수를 회피하는 일이다. 원래 이 세 종의 명절 선인장은 서로 다른 종으로 각자의 명절을 대표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서로 교잡, 개량돼 알 수 없는 내력을 가진 식물로서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크리스마스선인장이라는 이름 하나로 통칭돼 이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에서마저 식별되지 않은 채 유통되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식물일수록, 재배 역사가 오래된 식물일수록 정체를 알 수 없는 모습으로 변형돼 원종에서 멀어지기 십상이다. 이것은 크리스마스선인장뿐만 아니라 화훼산업 안의 모든 식물이 겪는 일이다. 식물을 재배한다는 것은 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는 의미다. 여기에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두 가지는 식물의 정확한 이름과 원산지(고향)다. 앞선 세 종류의 식물도 이름이 ‘선인장’이라 건조하고 더운 사막 원산일 것 같지만 실상 이들은 브라질의 열대우림 원산이다. 나무와 바위에 착생해 자란 이 식물들은 뿌리를 노출한 채 공기 중의 습기를 통해 수분을 흡수해 왔다. 그러니 우리는 집에서 이 원산지 환경을 조성해 주면 된다. 선인장이라고 해서 잎이 건조해질 때까지 물을 주지 않아서는 안 되고, 배수에 신경 써줘야 한다.
  • ‘벌거벗은 尹대통령 포스터’ 이하 작가 검찰 송치

    ‘벌거벗은 尹대통령 포스터’ 이하 작가 검찰 송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포스터를 붙인 작가 이하(54·본명 이병하)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13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옥외광고물법·경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이씨를 지난달 21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9월 중순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주변 버스정류장 등지에 윤 대통령을 조롱하는 포스터 10장을 붙인 혐의를 받는다.포스터에는 곤룡포 앞섶을 풀어 헤치고 알몸을 드러낸 윤 대통령의 모습이 담겼다. 신체 중요부위는 김건희 여사의 얼굴로 가렸다. 이씨는 10월 24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보편적 정서가 담긴 작품을 벽에 설치했을 뿐”이다. 이를 지나친 법의 잣대로 처벌하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내가 공공의 질서를 대단히 해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 동안 벽에 붙여 놓는다고 공공의 질서에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2014∼2015년에도 서울·부산 등 전국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하거나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뿌렸다가 기소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 “탈춤 기원은 중국” 中언론에…서경덕 “선 제대로 넘었다” 분노

    “탈춤 기원은 중국” 中언론에…서경덕 “선 제대로 넘었다” 분노

    최근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운데 중국의 일부 언론이 “탈춤의 유래가 중국”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선을 넘었다”고 일갈했다. 탈춤은 지난달 30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제17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에서는 22번째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측은 누리집에 새로 등재된 유산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탈춤 사진을 대표 사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탈춤에 대해 “보편적 평등의 가치와 사회적 신분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데 오늘날에도 유효한 것”이라며 “각 지역의 문화 정체성 측면에서도 상징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 中언론 “탈춤은 중국에서 유래” 주장 중국 매체들은 한국 탈춤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소식을 보도하면서 ‘조작’, ‘표절’ 등의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왕이(網易)망은 ‘한국 또 등재 성공’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문화 모방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세계 3위 급상승”, “한국은 문화 표절국”이라고 보도했고, 텅신신원(騰迅新聞)은 “조작의 신, 한국의 탈춤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사실 탈춤은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매체 ‘선강(沈港·선전과 홍콩)온라인’은 “우리 모두는 중국의 문화 유산이 매우 풍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세계 수많은 국가들 역시 자신들만의 문화 유산을 축적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유일하게 문화 유산 등재 시 중국과 항상 충돌하는 국가는 바로 한국”이라고 했다. ● “김치 이어 탈춤까지…선 넘었다” 중국 언론의 주장에 서 교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지난 2013년 한국의 ‘김장문화’가 이미 유네스코에 등재됐는데도 김치가 중국의 파오차이에서 기원했다고 억지 주장을 계속 펼치는 와중인데, 이번엔 탈춤까지 그야말로 선을 제대로 넘었다”고 일갈했다. 이어 “주변국의 경사를 축하는 못해줄 망정 어찌 매번 이럴 수가 있나”라면서 “이젠 정말 안쓰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한국의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주목받다 보니 이젠 중국이 위기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중국 매체들의 억지 주장은) 이런 위기감에서 오는 삐뚤어진 중화사상의 발로”라면서 “우리는 이런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해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슬기롭게 잘 역이용하여 전 세계에 우리 문화를 더 널리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한국의 탈춤에 관한 다국어 영상을 제작해 전 세계인들에게 ‘탈춤은 한국의 문화’라는 점을 알릴 계획이다.
  • [2030 세대] 한국식 나이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임명묵 작가

    [2030 세대] 한국식 나이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임명묵 작가

    얼마 전에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만 나이만을 인정하는 민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언론에서는 한국식 나이 체계인 ‘세는 나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사들이 속속 나왔다. 아마 세는 나이와 만 나이, 절충안인 ‘연 나이’까지 중복되며 어지러워지는 행정 체계를 간소화하는 목적이 컸을 것이다. 1994년생인 나는 세는 나이로는 29세인데, 친구들 사이에서는 20대가 더 연장돼 좋다고 농담하는 일이 심심찮게 있었다. 제도적 문제 말고도 문화적 차원에서도 세는 나이는 비판을 받곤 했다. 한국의 독특한 서열 문화인 ‘나이주의’의 원흉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인이라면 이런 상투적인 말들이 곧바로 생각날 것이다. “당신 몇 살이야?”부터 “아, 97이구나. 나 94니까 말 놓는다?”까지. 일반적으로 세는 나이는 존댓말과 반말이라는 한국어의 중요한 어법과 상호작용하면서 연차에 따라 철저히 나뉘는 특유의 위계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인식된다. 나이에 따라서 위치를 정하고, 존댓말과 반말이라는 언어가 정해지면, 나이가 다른 사람끼리 수평적 관계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근래에는 이런 문제가 크게 개선돼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호존대를 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하지만 상대방을 ‘너’라고 부르며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는 단계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비판자들의 말을 부정할 수는 없는 듯하다. 대중문화로 한국을 학습하는 외국의 한류 팬덤은 다른 반응을 내놓기도 한다. 입문자들에게 한국식 나이는 익숙해질 수 없는 장벽이다. 하지만 한 번 익숙해지고 나면 한국의 ‘나이주의’나 연차에 따른 서열을 한국 고유의 인상적인 문화로 받아들인다. 아예 한국식 관계어나 서열을 로마자로 차용해서 쓸 정도다. 오빠를 나타내는 ‘oppa’는 이제 너무나 유명해졌고 maknae(막내), unnie(언니), 심지어 sunbaenim(선배님)이라는 말도 한류, 특히 케이팝 팬덤 사이에서는 일상어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 ‘전통의 적폐’로까지 비난받던 수직적 호칭 문화가 왜 이들에게서는 각광을 받게 됐을까. 아마 가족주의적 색채가 짙은 수직적 언어가, 호칭에서부터 관계를 규정하면서 일종의 유사 가족애와 안정감을 제공하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이 점이 케이팝이 주는 정서적 ‘셀링 포인트’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수평적 관계는 자유와 평등의 상징이었지만 그들에게는 개인의 고독일 수 있고, 우리에게 수직적 관계는 답답한 전통이었지만 그들에게는 끈끈한 관계로 다가올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는 대중문화로 한국의 이미지를 낭만적으로 형성한 그들이 나이주의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표준’과 다른 한국의 모든 문화는 적폐로 규정하는 과거의 인식을 달리할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 최대 주 69시간 근로 가능… 선택적 시간제 全업종 1→3개월 확대

    최대 주 69시간 근로 가능… 선택적 시간제 全업종 1→3개월 확대

    주52시간제 개편, 전업종에서의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전환….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 개편을 위해 구성된 전문가 기구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근로시간 유연화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에 초점을 맞춰 12일 발표한 최종 권고안은 고용노동부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계획과 닮은꼴이다. 산업계 입장을 대거 반영한 노동개혁 정책을 정부가 직접 발표하기보다 연구회라는 완충지대를 둔 것이라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연구회가 현직 노동계 참여 없이 대학교수 일색으로 꾸려지던 초기부터 제기된 의심이다. 근로자의 삶과 직결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등은 근로기준법 개정 사안이고, 임금은 기업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권고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를 두고 실효성 논란마저 나오고 있다. 연구회는 근로시간 개편에 권고안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주’에서 최대 ‘연’ 단위로 개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권고안대로면 ‘주52시간제’(기본 40시간·최대 연장 12시간)를 ‘월·분기·반기·연’으로 확대해 관리할 수 있게 된다. 1일 8시간, 1주 40시간, 연장근로 산정 주기도 1주 단위로 정하는 현재의 획일적·보편적인 규율방식으로는 시장변화와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1주 12시간인 연장근로시간은 한 달이면 52시간이다. 분기는 월 단위 대비 90%인 140시간, 반기는 80%인 250시간, 연 단위는 70%인 440시간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다만 근로시간 유연화에 따른 장시간 근로를 막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휴식을 부여하도록 할 것도 제안했다. 이 같은 권고안은 ‘주 69시간 근로’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하루 24시간 중 11시간 의무휴식을 제외하면 13시간을 일할 수 있다. 4시간 근무 시 30분 휴식시간을 반영하면 1시간 30분이 빠져 최대 11시간 30분, 일주일에 6일 근무 시 69시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구회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모든 업종에서 3개월 이내로 확대할 것과 근로시간 사전 확정 요건을 현실화하고 사후 변경절차 보완 등 제도 개선 등을 권고했다. ‘공짜 노동·장시간 근로’를 유발하는 포괄임금·고정 OT(Overtime)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실효성 있는 근로감독 등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토록 했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서는 호봉제로 대표되는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바꾸라는 게 권고안의 골자다. 설계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업종별 임금체계도 마련토록 했다. 60세 이상 계속 고용을 위한 임금체계 등 관련 제도 모색 및 임금의 공정성 확보와 격차 해소를 위해 사회적 대화기구로 ‘상생임금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권고안이 산업계 요구를 뒷받침하는 명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7월 발족한 연구회는 교수 12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출범 당시부터 노동계 및 노동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제단체들은 권고안이 노동시장 개혁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호평하면서도 11시간 연속휴식제 도입 및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노동시장 유연화 논의가 빠진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근로시간 11시간 연속휴식시간 도입 대신 특별건강검진, 연속휴가 보장, 의무휴일 등 다양한 방안 중 노사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에 있어 현재보다 가산수당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은 입법 추진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경북도의회 박선하 의원, 보행약자들 위한 무장애시설 설치 간담회 가져

    경북도의회 박선하 의원, 보행약자들 위한 무장애시설 설치 간담회 가져

    박선하 경북도의원(행정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김천에 소재한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조용진 도의원(김천)과 남부지방산림청 산림경영과장, 경북도 산림산업관광과장, 김천시 산림녹지과장,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녹색자금관리실장 등 관계관 15명이 모여 보행약자들을 위한 무장애 편의시설 정비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에 두 번째로 개최되는 간담회의 주요목적은 보행약자들이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일반인들과 똑같이 불편함 없이 보편적 산림복지서비스 제공을 받을 수 있도록 장애물 없는 환경 정비에 대한 방안에 대해 연구하는 토론이였다.특히 박선하 부위원장은 지난 8월 25일 도정질문을 통해 ‘국립김천치유의숲’에서 보행약자들이 이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완만한 경사의 데크로드 정비 등 무장애 시설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집행부에서 적극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관계기관들은 이후 한 차례의 간담회를 개최해기관별 역할 분담을 하고 단계적 실행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이장과 마을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가졌다. 또한 오늘 두 번째 간담회인 이 자리에서는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항들인 생태자연도 등급 재조정을 통한 무장애 인증 화장실 설치, 데크로드 정비, 진입로 정비 및 확포장 방안들에 대한 각 기관의 역할에 대하여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고, 추진의 어려움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박 부위원장은 “본인도 장애인으로써 이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 불편함을 많이 느꼈으며 노약자와 장애인들도 숲이라는 환경 속에서 건강증진과 치유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국민이고 도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가져 장애인들도 일반인들과 같이 불편함 없이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도망친 병사들, 평화에만 익숙해”…푸틴도 인정한 러 병사 탈영 왜?

    “도망친 병사들, 평화에만 익숙해”…푸틴도 인정한 러 병사 탈영 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중 탈영하는 러시아 병사들의 잇따른 행태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해 이목이 집중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화상 회의로 개최된 러시아인권이사회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 중 일부 군인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남아 있는 병사들은)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현실에 적응해 훌륭한 전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광명망 등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탈한 군인들을 겨냥해 “그들은 평화롭게 사는 것에만 익숙하기 때문”이라면서 “남아있는 군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곳곳에 폭설이 내리면서 전선에 배치된 군인들의 이탈 현상이 대거 목격되고 있다는 외부의 지적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등 대규모 포격이 잇따랐던 격전지에서도 최근 병사들의 탈영 현상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군인들 중 이탈 현상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보편적인 상황은 아니다”면서 “대부분의 러시아 병사들은 이탈 뒤에도 이를 후회하고 전장으로 다시 복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 상황에서 새로운 병력을 추가로 동원할지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사실상 러시아는 당분간 추가 징병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직후 현지 네티즌들은 “사람 목숨은 하나 뿐인데 정치인을 대신해 총알받이가 될 이유가 없다”면서 “러시아가 이기든 지든,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없다. 전쟁으로 얻은 이익도 사실상 병사들에게 돌아갈리 만무하다”면서 전쟁 중 탈영하는 군인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월 중순 첫 군사 동원령을 발표하면서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 하지만 동원령이 발표된 직후 상당수 징집 대상자인 러시아 남성들은 인접국인 카자흐스탄과 조지아, 튀르키예 등으로 탈출을 감행, 전쟁 동원령 발표 직후 무려 18만 명의 러시아 남성들이 인접국으로 망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주호영, 北인권재단 출범 지연에 민주당 책임론 거론

    주호영, 北인권재단 출범 지연에 민주당 책임론 거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을 하루 앞둔 9일 북한인권재단 이사회 구성에 응하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입만 열면 인권을 외치지만, 북한 앞에만 서면 반(反)인권 정당”이라며 책임론을 부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10일) 세계인권선언일을 앞두고 민주당의 반성과 태도 전환을 강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인권유린이 자행되지만 그중에서도 최악은 북한의 인권 유린”이라며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무려 7년 전에 북한인권법이 시행되고 그에 따라 북한인권재단이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아 재단 출범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여야가 각각 5명, 통일부 장관이 2명을 추천하는 이사회 구성이 우선인데, 민주당은 7년째 이사 추천을 미루고 거부했다”며 “통일부가 공문을 10회 이상 보내고, 우리 당이 방문해서 협조를 구했지만 민주당은 요지부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심지어 2021년 3월에는 우리 당이 추천한 재단이사 5명이 통일부 장관, 민주당을 상대로 재단 출범 지연 소송을 제기했지만, 원고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기까지 했다”며 “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사무실 임대료로 낭비된 혈세만 25억원에 이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에게 북한 인권 보호에 앞장서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법에 있는 대로만 의무를 다해달라는 것”이라며 “북한 주민 인권과 대한민국 인권이 다를 수 없다. 인권은 세계 보편적인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역사가 흐르면 민주당은 북한 인권을 외면한 죗값,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외면한 죗값을 어떻게 갚으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 MRI·초음파 꼭 필요할 때만… 年365회 넘는 의료쇼핑, 90% 본인부담

    MRI·초음파 꼭 필요할 때만… 年365회 넘는 의료쇼핑, 90% 본인부담

    외국인 입국 6개월 지나야 적용자격 도용 땐 최대 5배까지 환수응급·소아 등 의료진 보상 강화  “취약층 소외” 보장성 축소 우려건보 재정 악화 떠넘기기 지적도건강보험 재정 지출 허리띠 조이기가 본격화됐다. 보편화한 검사 수단인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받기가 까다로워지고 외래 진료 이용 건수가 연간 365회를 초과하면 진료비의 90%를 환자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8일 공청회를 열고 전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를 손보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기본 방향은 과잉 의료이용 줄이기다. 보건복지부는 의료현장에서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데도 MRI·초음파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고 보고 남용이 의심되는 항목의 급여 기준을 명확히 개선하기로 했다. 내년에 급여기준개선위원회를 꾸려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지금은 두통·어지럼증으로 뇌·뇌혈관 MRI를 찍어도 신경학적 검사 시 건강보험을 적용(급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에만 급여를 인정하는 식으로 기준을 개선할 방침이다. 검사를 했는데 이상이 없다면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급여화할 예정이던 근골격계 MRI·초음파는 의료상 필요도가 입증되는 항목에만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의료상 필요도’의 기준은 의료인 등 전문가 협의를 거쳐 확정한다.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의료쇼핑’을 막고자 연간 365일(하루 1회씩)을 초과해 외래 진료를 이용한 사람에게는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90%로 높인다. 가령 10만원어치 의료 이용을 했다면 지금은 2만원(본인부담률 평균 20%)만 내면 되지만 앞으로는 9만원을 내야 한다. 외래진료 과다 이용자는 대개 한의원,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을 번갈아 다니며 습관적으로 물리치료를 받는 고령층이다. 외국인 피부양자나 장기 해외 체류 중인 국외 영주권자가 입국 직후 고액 진료를 받지 못하도록 입국 6개월 후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 해외유학생, 주재원은 지금처럼 입국 즉시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을 도용해 진료를 받는 행위도 엄격히 제재한다. 적발 시 부정수급액 환수 규모를 현재 1배에서 5배로 증액한다. 산정특례 대상 질환과 관련성이 낮은 경증질환은 특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산정특례는 암 등 중증·희귀질환 및 합병증 진료 시 5~10%의 낮은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적용하는 제도다. 소득 상위 30%에 해당하는 이들의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기준 금액도 상향 조정한다. 필수의료 지원 대책도 발표했다. 중증·응급, 분만, 소아 등 필수 의료와 관련해 의료기관과 의료진 보상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야간·휴일에 뇌동맥류, 중증외상 등의 응급 수술·시술을 하면 수가 가산율을 1.5~2배 높여 준다. 또한 심뇌혈관질환 분야 등 고난도·고위험 수술에는 추가 보상을 한다. 하지만 의사인력 부족 문제의 구체적인 해법은 담지 않았다.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엄격히 제한한 것을 두고선 건강보험 보장성 후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보장성 후퇴가 아닌 합리화”라고 주장했지만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은 “실제로 필요한 사람이 검사를 못 받게 될 수 있고 이를 비급여로 돌리면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만 받게 된다”며 “보편적 건강 보장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비급여 진료 항목이 계속 늘고 있어 건강보험 보장성은 지금 그대로 둬도 결국 후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대책에 비급여 개혁 방안도, 정부 재정 지원 방안도, 의료 남용을 부추기는 병원 등 공급자 개혁 방안도 담지 않았다. 건강보험 재정이 거덜 난 이유로 의료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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