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트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카드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2루수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엄마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성악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999
  • 10살 보트피플 ‘루’, 사라진 생명 대신한 현실의 삶은…

    10살 보트피플 ‘루’, 사라진 생명 대신한 현실의 삶은…

    ‘나는 불꽃이 터지고 빛줄기가 화환처럼 펼쳐지고 로켓과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환한 하늘의 그림자에서 태어났다. 나의 탄생은 사라진 다른 생명들을 대신하는 임무를 지녔고, 나의 삶은 어머니의 삶을 이어 갈 의무를 지녔다.’(11쪽) 소녀는 1968년 베트남 전쟁 중 북베트남 인민군과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이 펼친 대공세 속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이름에 철자 부호만 하나 다른 이름을 하고. 그러나 조국의 역사는 어머니를 이어 가야 한다는 임무에서 소녀를 떼어냈다. 불과 열 살 때였다. 소설 ‘루’는 열 살 때 베트남을 떠나 캐나다 퀘벡에 정착한 보트피플인 작가 킴 투이의 자전적 소설이다. 그의 데뷔작인 ‘루’는 출간 10년 만에 지난해 성추문으로 취소된 노벨문학상을 대신하는 뉴아카데미 문학상 최종심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다른 이주문학에서 흔히 보이는 분위기와 달리 ‘루’는 시종일관 평온하다. 이국의 땅에서 겪는 소외감과 조국에 대한 향수보다는 지금 현실의 삶에 집중한다. 말레이시아 수용소의 2000명 난민 중 한 명으로, 분뇨 구덩이 위에서 파리들의 노래를 듣는 삶을 거쳐 소녀는 퀘벡의 작은 도시 그랜비로 간다. 그랜비는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를 돌보는 어머니 같은 정성’으로 이방인들을 품어 주었다. 베트남어로 ‘루’라는 말이 ‘자장가’라는 걸 상기해 보면 소녀에게 베트남은 이국으로 온 이들에게 삶의 고단함을 달래 주는 자장가이며 그랜비는 지나간 고통을 달래 주는 자장가다. “인생이라는 싸움에서는 슬퍼하면 진다”는 베트남 속담 그대로 소녀는 운명을 조용히 감내하지만, 그 수동성 속에는 강함이 있다. 킴 투이는 모국어인 베트남어 대신 퀘벡의 언어인 프랑스어로 소설을 쓴다. “베트남어는 유년기의 언어이며, 프랑스어는 글을 쓰고 사랑을 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루’와 함께 출간된 ‘만’ 역시 보트피플로 캐나다에 정착한 베트남 남자에게 시집간 베트남 여인 ‘만’이 식당을 운영하며 겪는 이야기다. ‘만’이 여러 사연을 담은 베트남 음식을 만들며 사랑을 베풀 듯 킴 투이도 언어로 그 과정을 지나오고 있는 듯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20분만 지체했더라면 변을 당할 뻔 했던 그, 참혹함을 생중계하다

    20분만 지체했더라면 변을 당할 뻔 했던 그, 참혹함을 생중계하다

    20분만 더 섬에서 지체했더라면 그의 운명도 어떻게 될지 몰랐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뉴질랜드 북섬 앞바다 화이트섬의 활화산 와카아리가 분출을 시작하기 20분 전 관광객 마이클 셰이드는 화산 분화구를 떠나 보트에 몸을 싣고 있었다. 역설적으로 그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참혹한 현장 모습과 긴박한 구조 모습을 지켜보고 이를 카메라에 담은 이가 됐다. 그가 트위터 등에 올린 동영상과 사진들은 주요 통신사와 방송사에게 귀중한 정보가 됐고, 급박한 재난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눈’이 됐다고 피플 닷컴이 11일 전했다. 만 이틀이 지난 11일 현재 6명이 죽고 8명이 실종됐는데 그 중 여섯 구의 시신은 일단 항공 정찰을 통해 위치가 확인됐고, 나머지 두 시신은 화산재 밑에 묻힌 것으로 보인다. 30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셰이드의 투어 관광 그룹이 보트에 올라 출발을 기다리고 있을 때 화산이 분출을 시작했다. 셰이드가 탄 보트는 해변의 선착장 바위에 올라 구조를 기다리던 다른 관광객들에게 다가가 구조에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셰이드는 트위터에 “맙소사, 화이트 섬의 화산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오늘 분출했다. 우리 가족은 바로 20분 전에 빠져나왔다. 보트가 막 출발하려고 할 때 그 장면을 목격했다. 우리 보트가 구조한 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을 뭐라고 묘사할 길이 없다”고 적었다. 이어 보트가 많은 생존자들을 태웠다며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자신의 어머니가 보살핀 한 여성도 위중한 상태이긴 하지만 강한 힘으로 이겨낼 것이라고 응원했다. “믿기 힘든 일”이라고 털어놓은 그는 “우리 투어 그룹은 30분 전에 글자 그대로 주분화구의 가장자리에 서있었다. 현재 실종된 것으로 파악된 이들, 현재 회복 중인 사람들, 특히 구조대원들의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셰이드는 오후 1시 49분에 올린 사진이 섬에서의 마지막 사진이었으며 보트에 올라선 2시 12분에 첫 사진을 올렸는데 1~2분 뒤 분출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2시 24분으로 카메라의 타임스탬프가 찍힌 두 장이었는데 사람들이 섬을 마지막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이 담겼다.분출 당시 47명이 이 섬을 찾았는데 호주인 24명, 미국인 9명, 뉴질랜드인 5명, 독일인 4명, 중국과 영국 둘씩, 말레이시아인 한 명이다. 30명이 7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13~72세의 다양한 연령층이며 이 가운데 27명은 몸의 30% 이상이 화상을 입었다고 미국 CNN은 전했다. 셰이드처럼 지오프 홉킨스도 섬을 방문했다가 보트 위에서 화산이 분출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희생자들을 긴급히 돕는 이들을 도왔다. 그는 뉴질랜드 헤럴드 인터뷰를 통해 많은 생존자들이 선상에서 “끔찍하게 타버린” 중상자들을 돌봤으며 어떤 이들은 차가운 물을 타버린 살갗에 끼얹기도 했다고 끔찍한 순간을 돌아봤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화산 분출로 6명 사망 8명 실종, 뉴질랜드 총리 “묻고 답할 의문 많아”

    화산 분출로 6명 사망 8명 실종, 뉴질랜드 총리 “묻고 답할 의문 많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화이트섬의 화산 폭발 참변에 대해 “묻고 답해야 할” 의문들이 많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10일 의회 연설을 통해 “우리는 이 사건과 관련해 훨씬 커다란 질문들이 나올 것이며 이런 질문들은 반드시 물어봐야 하고, 답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6시 30분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뉴질랜드 남성이 숨져 희생자는 6명으로 늘었다. 8명이 실종됐으며 33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의료진은 몸의 30% 이상 화상을 입은 부상자가 27명이며 이 중 호흡기가 타버린 사람도 있어 사망자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모두 희생됐을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화산재를 머금은 연기가 분화구에서 나오고 있어 섬을 수색하지 못하고 항공 정찰만 하고 있는 경찰은 시신들이 화산재에 덮여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간부들은 이날 오전만 해도 범죄 수사에 들어간다고 공언했다가 나중에 너무 성급한 발언이었다며 바로잡았다. 아던 총리의 발언은 3주 전 와리아카 화산의 위험 수준이 1단계에서 2단계로 높아졌는데도 단체 관광이 허용된 이유를 묻는 것으로 보인다. 이 섬은 활발한 화산활동으로 유명한데 개인 소유이고 소유주가 관광 회사를 운영해 고객의 판단에 따라 화산 투어 관광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이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폭발 이후 전문가들은 이 섬에 투어를 허용한 것이 재앙이 일어나길 기다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는지, 아니면 관광객들을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안전했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지질 위험 경보업체인 지오넷(Geonet) 역시 지난주 “화산활동이 보통 때보다 더 활발해지는 시기로 들어서고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현재 수준으로는 관광객에게 직접 위험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글자 그대로 애매했다. 현재 3단계 경보가 발령돼 있는데 “작은 화산 분출”이 우려된다는 뜻이다. 아던 총리는 그 섬에 생명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으며 당국은 이제 복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가족과 친구를 잃거나 실종된 이들의 슬픔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분출 당시 47명이 이 섬을 찾았는데 호주인 24명, 미국인 9명, 뉴질랜드인 5명, 독일인 4명, 중국과 영국 둘씩, 말레이시아인 한 명이다. 희생자 가운데 첫 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이는 근처 와카타네 마을에 사는 투어 가이드 하이덴 마샬인만이며, 두 번째로 말레이시아인의 신원이 확인됐다. 실종자로는 다른 뉴질랜드 투어 가이드 티페네 마안지(23)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사망자 5명 가운데 셋이 자국민이란 사실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또 플렌티 만에 있는 이 활화산 섬을 찾아 24명의 호주인이 크루즈 유람선을 타고 왔는데 13명이 병원에 입원해 있고, 11명이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화산이 전날 오후 2시 11분 분출했을 때 이 섬을 찾은 단체 관광객들은 두 패로 나뉘어 있었는데 한쪽은 탈출할 수 있었고, 다른 쪽은 분화구에 너무 가까이 있어 그러지 못했다고 아던 총리는 설명했다. 처음에는 보트로 피신시켰고, 나중에는 민간 헬리콥터를 동원해 몇몇을 섬에서 빠져나오게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화산재 뚫고 들어간 구조 헬리콥터…목숨 건 초기 대응 찬사

    화산재 뚫고 들어간 구조 헬리콥터…목숨 건 초기 대응 찬사

    화이트섬 화산 폭발로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된 가운데, 거대한 화산재를 뚫고 들어가 관광객들의 목숨을 구한 최초 대응자들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AP통신 등은 10일(현지시간)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화산 폭발 후 최초 구조에 나섰던 대원들을 방문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아던 총리는 이날 “여러분의 노력 덕분에 더 많은 사람을 구조할 수 있었다”라면서 최초 대응자들의 용기를 치하했다. 또 전신의 90% 이상에 심한 화상을 입은 폭발 피해자들을 보고 정신적 충격을 받은 대원들과 포옹을 나누며 위로했다.뉴질랜드 당국은 화산이 폭발한 후 웨스트팩 구조 헬기 한 대와 화산 항공 헬리콥터 한 대, 그리고 민간 소유의 헬기 두 대 등 총 4대의 헬기가 현장으로 날아가 관광객들을 구조했다고 발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헬리콥터를 타고 폭발 현장에 도착한 최초 대응자들이 휘날리는 화산재에 얼굴을 가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3700m 상공까지 치솟은 화산재와 뜨거운 열기를 헤치고 목숨을 건 구조에 나선 이들은 화이트섬에 있던 47명의 관광객 중 대다수를 살렸다. 아던 총리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결정을 내렸다”라며 헬리콥터 구조대원들을 높이 평가했다.의료진으로 헬리콥터에 탔던 러셀 클라크는 “기억나는 건 날개가 고장 난 헬리콥터가 화산재를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뿐이다. 압도적인 참상을 목격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호주, 영국, 미국, 말레이시아, 중국 등지에서 온 이들 관광객은 지난 9일 오후 2시 11분 화이트섬 투어 중 발생한 화산 폭발로 피해를 입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5명이 사망했으며, 8명이 실종됐다. 사망자 5명 중 3명은 호주 국적자이며, 실종된 8명도 모두 호주인이다. 실종자 명단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온 일가족 4명과, 브리즈번 출신의 20대 신혼부부가 올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언론은 51세 부부와 19세, 17세 자녀 등 일가족, 그리고 지난해 9월 결혼한 23세와 22세의 신혼부부가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구조 당국은 실종자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사실상 시신 수습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한편 구조된 나머지 34명의 관광객은 헬기와 보트 등을 타고 섬을 빠져나왔으며 3명은 귀가했다. 나머지 31명은 병원 치료 중이지만, 일부 환자가 전신 80~90% 이상의 중화상을 입은 상태라 희생자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비극이 되어버린 뉴질랜드 화산 허니문…美 신혼부부 중화상

    비극이 되어버린 뉴질랜드 화산 허니문…美 신혼부부 중화상

    뉴질랜드 화이트섬 화산 폭발로 최소 5명이 사망한 가운데, 신혼여행차 화이트섬을 방문했던 미국인 부부가 중상자 명단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10일(현지시간) 화이트섬으로 신혼여행을 간 30대 미국인 부부가 화산 폭발로 중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내인 로렌 울리(32)는 신체 20%에 화상을 입고 수술 중이며, 전신 80%에 중화상을 입은 남편 매튜 울리(36)는 위독한 상태다. 아내의 어머니는 “처음 아이들이 화산에 간다고 했을 때 남편이 농담으로 터지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이런 사고가 났다”라며 허탈해했다. 이어 “뉴스를 보고도 설마 우리 아이들이 간 곳이 터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폭발 희생자 중 상당수는 로열캐리비언크루즈 소속 ‘오베이션오브더시즈’호 승객이었다. 오베이션오브더시즈 호는 승객 5000명과 승무원 1500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크루즈선으로, 지난 3일 호주 시드니에서 출발해 뉴질랜드 북섬 타우랑가에 정박했다. 울리 부부 역시 이 크루즈를 타고 화산 투어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폭발 직후 크루즈로 복귀하지 않아 실종자 명단에 올라 있던 부부는 수색작업에서 구조돼 각기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사람 모두 중화상을 입었으며, 특히 남편의 상태가 매우 심각해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뉴질랜드 경찰은 폭발 당시 화이트섬에 47명이 머물고 있었으며 이 중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실종자들은 호주, 미국, 영국, 중국, 말레이시아 국적 관광객과 이들을 인솔한 뉴질랜드인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공중 수색에서 그 어떤 생존 신호도 확보되지 않은 만큼, 경찰은 더 이상의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구조보다 시신 수습에 초점을 맞춰 수색을 벌일 예정이다. 현지언론은 실종자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31명 중 신체의 90%까지 화상을 입은 중상자가 여럿이라 앞으로 희생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화이트섬 화산은 9일 오후 2시 11분쯤 폭발했다. 화산이 내뿜은 화산재는 3600m 이상 치솟았다. 화이트섬을 방문했던 미국인 관광객 마이클 셰이드는 “화이트섬을 막 출발해 보트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산이 폭발했다”면서 “승무원들이 탑승자들을 배 안으로 피신시키고 재빨리 부두를 빠져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인근 해역에서 어업 중이었던 댄 하베이도 “핵폭탄이 터졌을 때처럼 버섯구름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화이트섬 화산 폭발 5명 사망 8명 실종, 활화산인데 관광 허용한 이유

    화이트섬 화산 폭발 5명 사망 8명 실종, 활화산인데 관광 허용한 이유

    뉴질랜드 북섬 앞바다에 있는 화이트 아일랜드 활화산이 9일(이하 현지시간) 폭발해 5명이 죽고 8명이 실종됐다. 이 나라의 대표적인 활화산이지만 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화이트 아일랜드의 활화산 와카아리 분화구가 이날 오후 2시 11분쯤 분출을 시작해 이 섬을 찾은 관광객 34명이 구조됐고, 이 가운데 31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실종되거나 부상자 명단에는 호주,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인들이 이름을 올렸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난주 호주 시드니를 떠난 뒤 전날 웰링턴에 도착한 크루즈 유람선에서 하선한 뒤 투어 보트로 옮겨탄 호주 단체 관광객들이 분출 당시 분화구 주변에 있다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생존자들은 보트나 헬리콥터로 섬을 빠져나왔으며 계속 분화구에서 연기와 재, 기타 파편이 터져나와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 생존자 수색 같은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0일 아침 기자회견을 통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의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을 나누고자 한다면서 이제 구조 작업을 “아주 슬프게도 회복 작전”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분출 초기 주민이 상주하지 않는 이 섬 관광을 위해 100여명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조 당국은 분출 당시 47명이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바로잡았다. 분출 몇 분 전에도 분화구 가장자리에서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관광객들이 목격돼 우려를 키웠다.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 속해 화산 자체가 섬인 화이트 아일랜드는 과거 몇년에 걸쳐 여러 차례 분화했지만 주민이 살지는 않아 피해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여러 차례 분화했는데도 관광객들이 찾게 허용한 배경은 뭘까? 개인 소유이기 때문이다. 지질 위험 측정기구인 지오넷(GeoNet)이 화산활동에 관한 정보를 투어 회사와 경찰에 제공한 뒤 관광객들이 방문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이 섬의 소유주는 관광회사를 차려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화산 관광이 아주 위험하다는 것을 경고한 뒤 헬멧과 개스 마스크를 지급하고 맞춤한 옷차림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1952년부터 민간 관광 지구로 등록했고 반드시 가이드를 동반하고 투어를 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2016년에도 짧은 기간 폭발했고, 2012년과 이듬해 사이에도 여러 차례 분화했다. 그 때마다 화산재가 분출하고 산사태가 일어나고 새로운 분화구가 형성되곤 했다. 1975년부터 2000년까지 계속 분출했는데 이 기간이 가장 긴 분출기였다고 지오넷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동영상] 뉴질랜드 화이트섬 활화산 폭발, 한 명 숨지고 늘어날 가능성

    [동영상] 뉴질랜드 화이트섬 활화산 폭발, 한 명 숨지고 늘어날 가능성

     뉴질랜드 북섬 앞바다 화이트 아일랜드 활화산이 9일 폭발해 벌써 한 명이 숨졌는데 그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주변에 적어도 50여명이 머무르고 있었는데 상당수의 안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나라의 대표적인 활화산이지만 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화이트 아일랜드의 활화산 와카아리 분화구가 이날 오후 2시 11분(현지시간)쯤 분출을 시작해 연기와 잔해를 공중에 퍼뜨리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화산 주변에 100명 정도가 머무르고 있었는데 상당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특히나 분출 몇 분 전에도 분화구 가장자리에서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관광객들이 목격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경찰은 “분화 초기에는 섬과 화산 일대에 100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50명이 조금 안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여자 시장은 뉴질랜드 매체에 상당수 부상자가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뉴질랜드 국가비상관리청(NEMA)은 “화이트 아일랜드의 화산이 분출해 화산 주변 주민들은 극히 위험하다”고 경보를 발령했다.  해안으로 상당수의 관광객이 피신했는데 그 중 한 명은 심각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에 투어를 떠나 배 안에 있던 관광객 마이클 셰이드가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산 위에서 두꺼운 연기와 화산재가 쏟아져 내려 온 섬을 집어삼킬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해변 끝 바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30분 전에 분화구 쪽에 있었다며 투어 가이드 등이 분화구 주변의 사람 수를 줄이려고 노력했다며 보트에 몸을 싣자마자 분화구가 분출하기 시작했다고 BBC에 털어놓았다.  화이트 아일랜드는 과거 몇년에 걸쳐 여러 차례 분화했지만 주민이 살지는 않아 피해가 많지 않았다. 2016년에도 짧은 기간 폭발했고, 2012년과 이듬해 사이에도 여러 차례 분화했다. 그 때마다 화산재가 분출하고 산사태가 일어나고 새로운 분화구가 형성되곤 했다. 1975년부터 2000년까지 계속 분출했는데 이 기간이 가장 긴 분출기였다고 뉴질랜드 지질 활동 관측기구 지오넷(GeoNet)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돌아왔다 부산항에… 5년 만에 K리그1

    조 감독 “故 조진호 감독에게 위안됐으면”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낙동강 더비’ 최후의 승자로 우뚝 서며 5년 만에 K리그 1부로 복귀하는 감격을 누렸다. 부산은 8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호물로의 페널티킥 결승골과 노보트니의 헤더 쐐기골에 힘입어 경남FC를 2-0으로 눌렀다. 1차전을 무득점으로 비겼던 부산은 이로써 마지막 남은 K리그1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5년 승강 PO에서 패해 이듬해부터 K리그2에 머무른 부산은 내년부터 다시 K리그1 무대를 누비게 됐다. 반면 3년간 K리그2를 맴돌다 지난해 K리그1으로 승격하자마자 깜짝 준우승을 차지했던 경남은 3년 만에 다시 추락의 아픔을 겪게 됐다. 2차전 흐름은 사흘 전 1차전과 비슷했다. 호물로(14골), 이정협, 이동준(이상 13골), 노보트니(12골) 등 10골 이상 기록한 공격수를 넷이나 거느린 부산이 경남을 몰아쳤다. 골을 넣기만 한다면 비겨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승리할 수 있었던 터라 더욱 투지를 불태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번번이 경남의 밀집 수비에 막혔다. 조덕제 부산 감독은 전반 막판 디에고를 투입, 공격진을 강화하며 한 박자 빠르게 승부수를 던졌다. 2017년과 지난해 승강 PO에 진출하고도 거푸 눈물을 삼켰던 부산의 2전 3기가 결실을 맺은 건 후반 27분쯤. 상대 오른쪽 진영을 파고든 디에고가 때린 땅볼 크로스가 몸을 던져 막던 경남 수비수 이명재의 팔에 맞았다. 호물로는 후반 32분 비디오 판독(VAR)까지 거쳐 확보한 소중한 페널티킥을 정확하게 성공시켰다. 부산이 1차전까지 합쳐 24번째 슈팅에서 결승골을 낚아챈 것이다. 이후에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부산은 경기 종료 직전 디에고가 올린 크로스를 노보트니가 머리로 돌려 경남 골망을 재차 가르며 승격을 자축했다. 2015년 승강 PO에서 수원 삼성을 이끌고 부산을 2부로 밀어냈던 조덕제 감독은 이번에는 부산의 승격을 지휘하는 묘한 인연을 만들었다. 그는 “제가 떨어뜨린 팀을 다시 올려놓은 것은 운명의 장난”이라면서 “표현은 못했지만 매 경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편히 잘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을 이끌다 2017년 10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조진호 전 감독과 관련해서도 “고인에게 조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천년을 품은 돌다리, 그 시간을 건너다

    천년을 품은 돌다리, 그 시간을 건너다

    우리나라 한가운데 자리한 충청북도로 떠난 건, 남쪽 끝으로 가지 않아도 따뜻한 풍경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충주와 청주의 앞글자를 딴 충북엔 크고 작은 도시가 있습니다. 초겨울 여행지로 좋은 진천, 증평, 청주 등 곳곳을 다녔습니다. 한 도시를 깊게 들여다봐도 좋지만 취향에 맞게 다양한 여행지를 찾아다니는 맛, 좋은 사람과 또다시 오고 싶은 여행지를 골라 보는 것도 재미입니다. 진천은 오래된 온기를 품은 곳입니다. 1000년 동안 굳건하게 이어 온 신비로운 돌다리를 건너 봅니다. 가을엔 단풍대로, 겨울엔 눈이 덮이는 풍경대로 포근합니다. 생거진천(生居鎭川), 살아서는 진천에 사는 게 좋다는 말을 알게 된 건, 해 질 녘 끝도 없이 펼쳐진 산자락에서의 일몰 덕분이었습니다. 그저 찬바람을 이기고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증평에서는 종합테마파크가 올여름 문을 열었습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좋은 드넓은 휴식지가 있다는 것으로도 증평에 가볼 만합니다. 맑은 고을의 청주(淸州)엔 몸이 반기는 약수가 있고, 고즈넉하게 산책할 수 있는 운치 좋은 정원이 있습니다. 세 도시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결을 가졌습니다. 위로를 하다 보면 오히려 위로를 받기도 하는 것처럼,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현지인이 된 것처럼 따뜻한 풍경에 자연스레 기대게 됩니다. ●진천 농다리…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 진천의 오래된 풍경을 만나고 싶다면 먼저 농다리로 향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가 있는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이다. 경상도 상주읍지인 ‘상산지’(常山誌)에 “고려 초기 임 장군이 만든 돌다리”라고 전하는데, 그는 고려 고종 때 무신이었던 임연 장군으로 추정된다. 굴티마을은 성산 임씨의 세거지이기도 하다. 그의 생을 따지면 800여년 된 다리다. 세금천에 놓인 농다리는 투박하면서도 강직해 보인다. 돌들이 대바구니(籠)처럼 얽히고설켜 ‘농다리’라 불리는데 멀리서 보면 돌을 툭툭 무심히 놓아둔, 하나의 돌무더기처럼 보인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네가 구불구불 강을 건너는 것 같다. 총 길이 93.6m의 교각에 놓인 28개 돌은 하늘의 기본 별자리인 28수와 같다. 무엇인가 이음새 없이 자연석을 그대로 쌓았는데도 장마에도 굳건하게 지켜온 다리는 볼수록 신비롭다. 농다리를 건너면 초평호를 끼고 걸을 수 있는 초롱길이 이어져 있다. 농다리에서 농암정, 하늘다리를 건너 농다리로 돌아오는 약 3.2㎞의 길은 가뿐하게 걷기 좋다. 충북에서 가장 큰 저수지가 진천에 있다. 초평저수지는 충주호와 함께 낚시터로 유명한 곳이다. 잉어, 붕어, 가물치, 뱀장어 등이 풍성하게 잡히는 호수는 그 풍경도 고즈넉하다. 저수지 근처에 붕어마을이 있는데, 이곳엔 붕어찜 맛집들이 모여 있다.붕어마을 뒤편으로 올라가면 환상적인 일몰 포인트가 자리한다. 두타산 삼형제봉 한반도지형전망공원은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 지형과는 사뭇 다른 망망한 풍경을 자아낸다. 울릉도와 독도, 평양, 제주도까지 우리나라를 꼭 닮은 지형과 겹겹이 이어지는 산세 뒤로 잔잔한 일몰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증평에듀팜관광단지… 자연 속에 오롯이 올여름에 개장한 증평에듀팜관광단지는 뉴질랜드의 평화로운 자연 속에 있는 것 같다. 중부권 최대 관광단지를 자랑하는 곳으로, 약 300만㎡(약 91만평) 규모에 이른다. 현재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마리나 클럽과 루지 코스, 리조트, 골프장, 산책로 등이 자리한다. 루지는 경사와 중력을 이용해 달리는 무동력 카트로 방향 조정과 제동이 어렵지 않아 아이도 쉽게 탈 수 있는 액티비티다. 뉴질랜드에서 처음 만들어진 루지는 경남 통영과 양산, 인천 강화 등에서 즐길 수 있다.증평에듀팜관광단지는 숨겨진 루지 명소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다른 곳보다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루지 출발선으로 올라갈 때 리프트 아래 촘촘한 자작나무숲, 코스를 따라 심겨 있는 울창한 나무들 덕에 자연 속에 온전히 머무는 느낌이다. 2가지 코스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속도감을 느끼며 짜릿하게 내려가는 약 1.4㎞ 코스와 경치를 즐기며 주행하는 약 1.5㎞ 코스가 있다.증평에듀팜관광단지가 품고 있는 원남저수지를 오롯이 느끼는 방법은 마리나클럽에서 레포츠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다. 360도 회전으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제트 보트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면서도 짜릿하게 즐길 수 있다. 여름엔 허리케인, 플라이피시, 바나나 보트 등 조금 더 다채로운 수상 놀이도 가능하다. 목장에선 양에게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은 물론 양몰이 공연도 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개라고 알려진 보더콜리가 조련사의 지시를 따라 다양한 방법의 양몰이를 보여 준다. 그 모습이 기특하고 신기해 절로 환호가 터져 나온다.증평에듀팜관광단지는 2021년까지 영화관, 수변무대, 워터파크, 복합 연수시설, 숲체험장, 식물원 등을 개장할 계획이다. 옥종기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장은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편리한 곳에 자리한 이곳이 중부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청주서 사격하고 초정약수 마시고겨울엔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을 추천한다. 청주에 공기총과 클레이사격을 할 수 있는 종합사격장이 자리한다. 실내에 50m, 25m, 10m 공기총 및 화약총 사격장을 갖추고 있다. 이동표적을 사격하는 10m 러닝보어도 갖추고 있다. 공기총 사격은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총 20발을 사격하는데, 집중력에 따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마음을 가다듬고 몰입하는 순간의 짜릿함과 성취감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다. 긴 산탄총으로 시속 60~120㎞로 날아가는 접시 모양의 표적물을 쏘는 클레이사격은 내년 봄까지 공사 중으로 2020년 5월 이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사격장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 하면 ‘천연탄산수’가 바로 이어진다. 어릴 때 미간을 찡그리며 맛봤던 초정약수의 짜릿함이 떠오른다. ‘초정’(椒井)은 톡 쏘는 물이 나오는 우물이란 뜻으로 세계광천학회가 선정한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히는 약수다. 지하 100m 석회암층에서 솟아오르는 천연탄산수로 효험도 뛰어나다. 생체 생리기능에 필요한 광물성 영양소인 미네랄이 적정량이 있어야 하는데, 이 초정약수는 미네랄이 풍부해 동양의 신비한 물로 주목받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 위장병, 피부병 등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동국여지승람’과 ‘조선왕조실록’에 세종대왕이 눈병을 고쳤고, 세조의 피부병이 나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건강도 좋지만 물을 사 먹는 시대, 약수터가 반갑기만 하다. 약수 근처에는 놀이마당, 세족장 등을 갖춘 초정문화공원과 조형물이 자리한다. ‘운보’ 거닐던 정원, 그 공간에 스며들다●한옥과 정원으로 꾸민 운보 김기창 화백의 집 우리나라에서도 아름다운 100대 정원으로 꼽히는 ‘운보의 집’은 황량한 겨울에도 곳곳에 따스함이 스며 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왼편에 행랑채가 다소곳이 자리한다. 그 앞 작은 뜰엔 장미밭이었던 듯, 한두 송이 장미가 아침에 내린 서리를 맞고도 꼿꼿하게 피어 있다. 한 걸음 더 들어서면 비단잉어연못과 정자, 그리고 풍채 좋게 자리한 안채가 있다. ‘운보의 집’은 운보 김기창 화백이 어머니의 고향인 이곳으로 와 7년에 걸쳐 천천히 지은 한옥이다. 운보는 이 집에 기거하며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 운보의 작품 중엔 우리가 품고 다니는 것이 있다. 1만원권 지폐로, 세종대왕 얼굴을 그린 이가 운보다. 1975년 비단에 수묵으로 그린 세종대왕은 우리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운보의 집은 약 10만㎡(약 3만 평)에 이르는데 한옥과 미술관, 조각공원을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운보는 옛 도자기를 좋아하는 소재로 꼽았는데, 마음이 무심하면서도 자연에 가까운 물성이라 생각했다. 미술관에서 그의 취향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작품 활동에 몰두했던 그.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고, 담담하게 여겼단다. 소음 공해에서 벗어나 조용함 속에서 예술에 정진할 수 있었다는 그의 긍정적인 힘이 느껴지는 곳이다.글 사진 박산하 여행작가 ■ 여행수첩(지역번호 043) →진천 농다리에서 시작하는 초롱길 코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걷기길 코스 소개인 두루누비(www.durunubi.kr) 검색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청주종합사격장은 청주시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www.cjsisul.or.kr)를 통해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공기총 사격은 20발에 4000원. →진천은 초평저수지 근처 붕어마을에 붕어찜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모여 있다. 송애집(532-6228)은 3대 째 붕어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시래기와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붕어찜이 대표 메뉴다.→증평에서는 삼순이(836-8020) 식당의 짜글이를 맛봐야 한다. 돼지고기 사태와 채소를 듬뿍 넣어 매콤하게 끓여 낸 것으로 상추쌈에 갓김치를 얹어 먹으면 감칠맛이 그만이다. →청주에는 2대째 운영 중인 ‘원조’ 고추만두국집(253-4260)에서 속을 따끈하게 하기 좋다. 30여년 된 식당은 충청도 만두 스타일을 고집한다. 김치와 두부, 당면 그리고 직접 삭힌 고추를 넣은 만두는 매우면서도 중독성이 강하다. 여기에 사골국물을 베이스로 양념을 풀어 칼칼하게 끓이면 이 집 고유의 고추만둣국이 완성된다.
  • ‘낙동강 더비’ 승강 혈투… 헛심만 썼다

    ‘낙동강 더비’ 승강 혈투… 헛심만 썼다

    이정협·노보트니 공격 앞세운 부산 경남 GK 이범수 선방에 점수 못 내 8일 2차전에서 1부 티켓 ‘끝장 승부’ 역시 ‘낙동강 더비’는 치열했다. 5년 만에 1부리그로 올라가려는 부산 아이파크와 1부 복귀 3년 만에 다시 2부로 추락하지 않으려 하는 경남FC가 안간힘을 썼다. 몸과 몸이 부딪혔다. 선수들은 쉴 새 없이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양팀 합쳐 반칙이 36개나 쏟아졌다. 옐로카드도 4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격렬함이 골이라는 폭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프로축구 K리그2의 2위 부산 아이파크는 5일 밤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9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K리그1의 11위 경남FC와 불꽃 공방을 벌였으나 0-0으로 비겼다. 2013년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 승강PO 1차전에서 이긴 팀은 100% K리그1 막차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만큼 1차전이 중요했으나 부산과 경남 모두 승기를 잡지 못했다. 2차전은 오는 8일 오후 2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다. 2차전도 비기면 연장전에 들어가고,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가 펼쳐진다. 두 팀은 2017년 10월 K리그2에서의 맞대결 이후 788일 만에 승강 기로에서 조우했다. 부산은 FC안양과의 K리그2 PO에서 승리하며 2016년 강등 이후 3번째(3년 연속) 승격 기회를 품었다. 3년간 K리그2를 맴돌다가 지난해 K리그1에 승격하자마자 준우승이라는 최고 성적을 썼던 경남은 그러나 올해 11위에 그치며 승강PO로 떠밀렸다. 사상 처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게 된 탓이 컸다. 슈팅수 11-4(유효슈팅 4-1)가 말해주듯 이날 경기는 부산이 주도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리그 13골)과 노보트니(12골)를 최전방에 배치한 부산의 공격은 번번이 상대 골키퍼 이범수의 가슴으로 향하거나 그의 선방, 경남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운이 따르지 않았는지 자기 편을 맞히는 경우도 자주 연출됐다. K리그 통산 전적에서 부산에 19승 6무 11패로 앞섰던 경남도 195㎝의 장신 공격수 제리치(13골)의 머리를 겨냥한 고공 플레이로 맞불을 놨으나 전반전에 단 한 차례 슈팅에 그치는 등 좀처럼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후반전도 ‘해결사’ 호물로(14골)와 이정협이 활발하게 움직인 부산이 주도했다. 특히 후반 39분 이정협이 호물로의 프리킥을 부산의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머리로 받아 방향을 바꿨지만 이범수의 가슴으로 향하고 말았다. 이정협은 후반 추가 시간 상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결정적인 오른발 슛을 때렸으나 역시 이범수의 슈퍼세이브에 막혀 땅을 쳤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그레타 툰베리와 대서양 건넌 요트 여성 “이틀 동안 번개 치는데 와우!”

    그레타 툰베리와 대서양 건넌 요트 여성 “이틀 동안 번개 치는데 와우!”

    “겨울에 배 타고 대서양을 건너겠다고 결심한 것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정말로 아주 용감하다.” 스웨덴 환경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열아흐레 항해 끝에 포르투갈 리스본에 도착, 곧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해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 25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순회 강연 등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를 호소했던 툰베리는 칠레로 이동해 COP 25 회의에 참여하려 했으나 반정부 소요 때문에 마드리드로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난감한 상황에 몰렸다. 다시 대서양을 건너야 할 상황이었는데 준비할 시간이 모자랐다. 비행기를 타면 편리하지만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며 항공기 이용을 자제할 것을 앞장서 부르짖은 처지에 그럴 수도 없었다. 해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 손길을 잡은 이가 프로 요트 선수인 니키 헨더슨(26 영국)이었다. 그녀는 4일(이하 현지시간) BBC 라디오1 뉴스비트 인터뷰를 통해 “그레타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를 알아보고 싶었고 그녀가 대변하는 것을 통해 나 스스로를 교육시킬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영국에 있었기 때문에 마침 미국에 머무르고 있던 호주인 유튜버 릴리 휘틀럼과 엘라이나 카라우수의 요트에 툰베리와 자신을 태울 수 있겠느냐고 부탁했다. 이틀 밖에 시간이 없어 미국으로 비행기 타고 날아갔다. 그녀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헨더슨은 “맞아요. 이상적인 세상이라면 난 항해했다가 배로 돌아와야 했어요. 하지만 훨씬 상징적인 여행이었다. 지속가능한 대안이 없을 때 그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좋은 방법으로 항해를 원했다. 툰베리가 누구 보고 어떻게 여행하라고, 어떻게 살아가라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이렇게 해서 니키와 그레타, 그녀의 아버지 스반테, 릴리, 엘라니아, 부부의 딸 레넌이 지난달 13일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항구를 출항해 3주 동안 거친 물살을 헤쳤다. 음식을 함께 나누고 많은 얘기를 나누고 레넌을 함께 돌봐 친해졌다. 이틀 정도 번개가 번뜩이는 밤바다를 응시하며 놀라기도 하고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니키는 “여러 번 번갯불이 바닷물을 치는 것을 봤고 보트 가까이에 스파이크가 퉁기는 것을 봤다. 대부분 창을 통해 바라보며 ‘와우’ 탄성을 내뱉기도 했다”고 말했다. 본인이야 프로 요트 선수니까 적응돼 있었지만 이런 날씨, 40노트의 바람, 5피트 높이의 거친 파도는 “정말 살 떨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레타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했다. “내가 모자를 벗어 그녀와 아버지에게 함께 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들은 이기심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다.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었다.” 바다 위 좁은 공간에서 열아흐레를 지낸 니키는 그레타에 대해 “친절하고 조용하며 친근한” 친구였다며 “무대에서 비치는 모습이나 의회 플로어에서 보이는 모습 뿐만아니라 그녀의 열정은 번져나간다. 그녀는 순수하고도 진지하게 자신의 메시지를 모든 방향으로 퍼뜨리기 때문에 아주 매력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바다에서는 간편식만 먹고 술을 마시지도 않는다. 다른 대안도 없고 샤워조차 못하는 단촐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어제 그렇게도 많은 이들이 항만에 몰려나와 우리를 맞았던 것은 일종의 문화 충격이었다”고 덧붙였다. 대양을 함께 건넜다는 것은 뭍에서도 훨씬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뜻이라며 앞으로도 좋은 네 명의 친구와 긴밀히 연락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기차로 영국에 돌아간다고 했다. 이번 요트 여행의 교훈은 뭘까? “힘을 모으고, 삶의 어떤 영역을 조율해내고, 자연과 더불어 일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준비만 돼 있다면 뭔가 진짜 인상적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3수생 부산 vs 벼랑 끝 경남…1부 막차 전쟁 ‘낙동강 더비’

    3수생 부산 vs 벼랑 끝 경남…1부 막차 전쟁 ‘낙동강 더비’

    내년 프로축구 K리그1에 나설 마지막팀이 ‘낙동강 더비’에서 갈린다. 최근 4년간 2부리그에서 절치부심한 부산 아이파크와 지난해 1부에 복귀하자마자 준우승을 차지했다가 올해 다시 2부 추락 위기에 처한 경남FC가 맞붙는다. 부산과 경남은 5일 오후 7시 부산구덕운동장과 8일 오후 2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K리그 2019 승강 플레이오프(PO) 1, 2차전을 통해 내년 K리그1 티켓의 주인을 가린다. 2015년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에서 11위에 그쳤던 부산은 수원FC와의 승강 PO에서 패해 2016년부터 올해까지 2부리그에서 머물렀다. 2017년과 2018년 승강 PO에 연속 진출했지만 번번이 눈물을 삼켜야 했다. 올해 K리그2에서 2위를 차지하고 PO에서 FC안양을 제치며 3번째 승격 도전에서 나섰다. 부산은 ‘특급 해결사’ 호물로(14골)를 비롯해 이정협과 ‘K리그2 MVP’ 이동준(이상 13골), 노보트니(12골) 등을 앞세운다. 지난해 창단 이후 역대 최고 성적을 썼던 경남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강행군을 버텨내지 못하고 11위로 추락해 승강 PO로 밀렸다. 경남은 제리치(13골)를 제외하면 확실한 골잡이가 없다. 김승준(6골), 배기종(5골), 김효기(4골) 등이 분발해야 한다. 그러나 승강 PO의 가시밭길을 통과한 경험은 큰 자산이다. 경남은 2014년 K리그 클래식에서 11위에 그친 뒤 광주FC와 승강 PO에서 무너지며 2015년부터 3년간 2부리그를 맴돌다가 2017년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 우승으로 4년 만에 1부에 복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美, 222억弗 차세대 핵잠 9척 건조 계약

    美, 222억弗 차세대 핵잠 9척 건조 계약

    토마호크 40기 발사 가능, 공격력 강화 배수량 1.5배로… 수개월간 수중 작전태평양에서 해군력을 나날이 키우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해군이 차세대 핵잠수함 9척을 건조하는 사상 최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3일(현지시간) CNN은 전날 미 해군이 코네티컷 소재 방위산업체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와 222억 달러(약 26조 5300억원) 규모의 핵추진 버지니아급 공격잠수함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25~2029년엔 최신형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9척이 미 해군에 추가된다.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현재 미국이 18척 보유, 10척 인수 예정인 해군 핵심 전력이다. 다른 잠수함과 수면 위 선박, 육상 목표물을 모두 공격할 수 있다. 미 해군은 노후된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을 버지니아급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번에 발주한 9척은 버지니아급 중에서도 성능이 탁월한 차세대 모델이다. 배수량이 1만 2000톤으로, 기존 버지니아급 잠수함(7800톤)의 약 1.5배이며, 길이도 기존 114.8m보다 긴 140.2m다. 특히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40기를 발사할 수 있어, 12기를 발사하는 기존 잠수함보다 공격력이 월등히 높다. 산소와 물을 자체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몇 달이고 잠수할 수 있다. 미 해군의 이번 잠수함 발주는 중국이 태평양에서 해군력을 급속히 키우는 데 비해 미군 잠수함이 부족하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 8월 호주 시드니대 미국 연구센터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 군사력 증강을 따라잡을 전략적 불능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중국 순항미사일, 초음속 기술, 지대공 방어체계 등 수면 위 전력이 갈수록 완벽해지고 있다”면서 “그럴수록 미국이 물속 전력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지난해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4년부터 최근까지 중국이 진수시킨 군함, 잠수함, 지원함, 수륙양용 함정은 현재 영국 해군이 보유한 전체 함대보다도 많았다. 2014~2017년 진수시킨 해군 함정의 배수량은 총 40만톤으로, 해당 기간 생산된 미군 함정 배수량의 두 배에 달했다. 지난 4월 현재 400여척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한 중국 해군은 2030년 군용 선박을 530척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잠수함의 경우 아직은 미국 해군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은 약 60척으로, 대부분 디젤·전기의 힘으로 추진하는 소형이다. 미 해군 잠수함은 전부 핵잠수함이며, 지난 4월 로이터에 따르면 현역만 69척에 이른다. 칼 슈스터 전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은 이번 발주에 대해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공격적 행동에 대한 미국의 가장 최근 대응”이라며 “중국을 적대시할 필요는 없으나 중국의 행동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해리 벨라폰테의 바나나 보트 송 작곡한 어빙 버지 95세로

    해리 벨라폰테의 바나나 보트 송 작곡한 어빙 버지 95세로

    해리 벨라폰테(92)가 부른 ‘Day O’는 일명 바나나 보트 송으로 통한다. 뭔 노래? 싶은 이들도 첫 소절만 듣고도 아, 이 노래! 할 정도로 귀에 익을 것이다. 1990년대 두 대의 우주왕복선에 승선한 우주인들이 잠자리를 깨우는 음악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이 노래를 비롯해 수많은 칼립소 히트 곡들을 작곡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어빙 버지가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여러 매체들이 1일 전했다. 미국 매체들은 고인이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심장 합병증으로 세상을 떴다고 전했다. 고인의 홈페이지는 그의 노래들이 세계적으로 1억장 이상 팔렸다고 소개하고 있다. 미아 아모르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는 다음날 독립기념일 행진 도중 그의 죽음을 알리며 1분 묵념을 하자고 요청했는데 고인이 어머니의 조국인 이 나라 국가를 작곡했기 때문이었다. 버지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1956년 벨라폰테의 앨범 ‘칼립소’에 수록돼 ‘Day O’가 공전의 히트를 하면서였다. 원래 이 노래는 그가 4년 전에 자메이카 전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가 벨라폰테에게 주면서 가사를 조금 바꿨는데 정말 어마무시하게 인기를 끌었다. 이 앨범에 수록된 11곡 가운데 여덟 곡을 버지가 썼으며 벨라폰테의 칼립소 음악을 주류 반열에 올려놓는 계기가 됐다. ‘Day O’는 1988년 팀 버튼 감독이 마이클 키튼, 알렉 볼드윈, 지나 데이비스, 위노나 라이더 등을 기용해 만든 영화 ‘비틀주스’에도 들어갔고, 지금도 래퍼 릴 웨인과 가수 제이슨 데룰로가 샘플링하기도 했다. 버지는 벨라폰테의 1956년 수록된 11곡 가운데 여덟 곡을 작곡했는데 이 앨범은 미국에서 100만장 이상 팔린 최초의 앨범이란 기록을 갖고 있다. 나중에 지미 버핏, 척 베리, 샘 쿡 등에게도 노래를 줬다. 칼리 사이먼도 있고 만토바니, 미리암 마케바,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등도 그의 노래를 불렀다. 고인의 다른 유명한 노래로는 ‘아일랜드 인 더 선’ ‘자메이카 페어웰’ ‘매리스 보이 차일드’ 등이 있다. 뉴욕 브루클린 태생이며 2차 세계대전에 흑인으로만 구성된 육군 연대원으로 버마(지금의 미얀마) 북부에서 근무하다 귀국한 뒤에야 비로소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참전용사가 대학 공부를 한다면 정부가 학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어 유명한 줄리어드 음대에서 공부한 뒤 다른 이들을 위해 곡을 쓰기 전에 가수와 기타 연주자로 활약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제주·군산서 어선 전복 사고 잇따라

    제주 마라도 인근 해역에서 장어잡이 어선이 전복되면서 승선원 14명 중 13명이 구조됐지만 이 중 3명이 숨졌다. 나머지 선원 1명은 실종됐다. 25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5분쯤 제주 마라도 남서쪽 63㎞ 해상에서 경남 통영선적 창진호(24t)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조에 나선 해경 5000t급 경비함정, 공군 헬기 등은 오전 7시 19분 뒤집힌 창진호를 발견, 구조작업을 벌였다. 선원들은 대부분 구명환에 의지해 바다에 떠 있었다. 일부는 자동으로 펼쳐지는 구조용 보트인 구명벌에 오른 상태였다. 구조된 선장 황모(61)씨 등 3명은 제주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해경은 너울성 파도가 갑자기 덮쳐 창진호가 전복된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선박에는 숨진 선장 황씨를 포함해 한국인 8명과 나노(44) 등 인도네시아 국적 6명이 타고 있었다. 조동근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북서풍이 부는 제주 겨울바다는 해상 날씨가 변화무쌍한데 타 지역 어선들은 이런 사정을 잘 몰라 사고로 이어지고 풍랑주의보가 내려도 15t 이상 어선 등은 강제 피항 의무가 없어 무리한 조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전북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 인근 해상에서는 내외국인 선원 5명을 태운 소형 김 양식장 관리선(0.5t)이 전복돼 2명은 구조됐으나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돼 해경이 수색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군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장관의 책상] 청년의 미래, 환경 일자리/조명래 환경부 장관

    [장관의 책상] 청년의 미래, 환경 일자리/조명래 환경부 장관

    스웨덴 출신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각국의 정상들에게 미래를 위해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툰베리는 스웨덴에서 뉴욕까지 비행기 대신 태양광 보트로 이동할 정도로 기후변화에 강한 신념과 실천을 보였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제2, 제3의 툰베리가 나타나 각국 정부에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행동력을 갖춘 청년들을 볼 때 지구의 미래가 결코 암담하지는 않은 것 같다. 청년들의 꿈과 열정이 현실에서 빛을 발하려면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 및 일자리 기반 등을 확대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꿈을 가진 청년들이 전문성을 갖추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환경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 현안 해결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도 마련했다. 물산업, 폐자원 에너지화, 국제 환경협력 분야의 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 등 교육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그 결과 유엔환경계획(UNEP)과 같은 국제기구에 파견돼 전문 역량을 발휘하는 등 다양한 환경 분야에서 활약이 전해진다. 정부는 고급 인재가 도전할 만한 미래형 일자리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래형 일자리는 환경과 정보기술(IT), 생명과학기술(BT)이 융합되는 일자리를 말한다. 드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해 미세먼지 등을 해결하는 일자리가 대표적이다. 자생생물로 고부가가치 건강식품이나 제약을 만드는 생물자원산업도 전도유망한 분야다. 좋은 환경 일자리는 성장하는 환경기업을 만든다. 정부는 환경 분야 창업 아이템 발굴과 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세먼지, 폐기물 등 환경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우수 중소기업의 혁신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해외 환경시장 개척도 뒷받침한다. 지난 5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환경 일자리 박람회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었다. 구직자와 취업자를 연결하는 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환경일자리 연계도 이뤄지고 있다. 21일 찾아가는 환경 일자리박람회가 강원도 원주에서 열렸다. 환경 분야는 국민 모두가 쾌적한 삶을 누리고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하는 보람과 가치가 있는 일이다. 정부는 청년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일자리의 창출과 확산을 뒷받침하는 혁신적 지원 방안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환경은 청년의 미래이고 청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보다 많은 환경 일자리가 청년의 미래를 담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달콤한 그 이름, 참다래와 키위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달콤한 그 이름, 참다래와 키위

    얼마 전 전북 김제에서 열린 국제종자박람회에 다녀왔다. 다양한 작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실외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주요 채소의 다양한 품종을 소개한 정원이 펼쳐졌다. 그중 한 무밭엔 ‘전무후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나만 이 이름이 흥미로웠던 게 아니었는지 박람회 관련 뉴스에서 전무후무 무 육성자의 인터뷰를 볼 수 있었다. 그는 꽃이 안 피는 무에 전무후무하다는 의미로 이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지인은 작년에는 이곳에서 ‘따다죽어’라는 고추를 보았다며, 결실률이 워낙에 좋아 따다 죽을 정도라는 설명에 같이 웃었다. 모든 식물에는 이름이 있다. 산과 들에서 남몰래 살던 어느 식물을 인간이 발견하는 순간 그에겐 이름이 붙고 세상에 알려진다. 모든 것은 이름을 붙이는 것에서 시작한다. 몇 년 전 한 식물학자가 제주 백약이오름에서 참나물속 미기록종을 발견했고 국명을 무엇으로 지을지 고민한 끝에 이름을 백약이참나물이라 했다. 또 다른 식물학자는 울릉도에서 바늘꽃속 신종을 발견하고, 크기가 큰 바늘꽃인데 ‘큰바늘꽃’은 이미 있다며 결국 ‘울릉바늘꽃’이라 이름 붙였다. 산과 들에 사는 자생식물의 이름에는 대체로 원산지 정보나 식물의 특징을 띠는 이름이 많다.그러나 우리가 도시에서 이용하는 원예 식물은 다르다. 식물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대중이 원하는 이름으로 붙여지기 쉽다. 도시의 식물은 원예 ‘산업’ 안에 있고, 산업에서 식물은 우리에게 선택돼야 비로소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가 기관에서 육성한 품종은 상업적인 이유보다는 공공의 목적에서 탄생한 것이기에 식물의 특징이 드러나는 이름이기 쉽지만, 기업에서 육성한 경우엔 좀더 직관적인 이름을 띠게 된다. 기업은 이익 창출을 위한 곳이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이름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우리 곁 식물들은 다들 그만한 사연으로 이름을 얻는다. 그리고 여기 조금은 특별한 사연으로 이름을 가진 과일이 있다. 요즘 한창 마트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키위. 키위의 원래 이름은 키위가 아니었다. 1900년대 초 식물에 관심 많은 프랑스와 영국 출신 선교사들이 중국 서남부에서 다래나무속 한 종의 종자를 뉴질랜드에 가져가 ‘차이니즈 구스베리’라는 이름으로 재배했다. 그렇게 재배와 개량을 거쳐 1950년대 이후 재배 면적이 증가하며 과일로서 산업화됐다. 이후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을 하려고 보니 ‘차이니즈 구스베리’라는 이름이 거슬린 것이다. 새로운 이름을 고민하던 차, 당시 헤이워드라는 우량 품종이 뉴질랜드의 국조인 키위새와 닮았다며 키위라 이름 붙여 수출길에 올렸다. 그렇게 중국의 다래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키위라는 이름을 얻었다. 누군가는 이 사건을 세계 최고의 마케팅이자 ‘희대의 식물 납치 사건’이라고 말하지만, 언제나 인간이 끼어드는 순간 모든 일은 늘 이렇게 흘러가지 않는가. 키위는 뉴질랜드의 대표 과일로서 세계로 퍼져 나갔다. 현재 뉴질랜드와 이탈리아에서 키위 생산의 80%를 차지하며, 중국도 최근 생산이 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을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키위’라는 이름은 결국 브랜드명이기에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것은 ‘다래’에 진짜라는 의미의 ‘참’을 붙여 참다래라 부르고 있다. ‘다래’라는 이름 또한 ‘달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니 키위와 참다래는 결국 같은 말이다.이들은 사과처럼 수백 년 전부터 우리가 이용해 온 과일이 아니다. 불과 50여년밖에 안 된 과일이고, 기억을 돌아보면 나 역시 키위의 그림 기록은 본 적이 없다. 모두 사진 기록이다. 키위가 육성된 후에는 이미 사진 기술이 발달해 품종을 사진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건 지금 우리가 먹는 헤이워드 품종 외에 아보트, 브루노, 몬티 등의 품종이 존재했으나 크기와 맛에서 헤이워드만 못해, 사라진 이 품종의 기록 또한 사진으로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 조급한 마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참다래를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다. 달콤한 골드키위인 스위트골드 참다래, 그리고 골드원과 감록. 모두 이름에서 달콤함을 띠는 우리나라 육성 신품종 참다래들이다. 최근엔 그려야 할 ‘다래’가 더 생겼다. 우리나라 자생의 토종 다래를 개량한 새로운 품종들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어 소비자 입맛과 선택의 폭은 넓어졌고, 결국 품질이 좋다면 이름이 어떻든 알려지고 사랑받을 수 있는 여지는 많아진다. 이름이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는 있지만,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은 결국 품질에 있다. 자연과 식물에 있는 ‘진정성’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안전도 검사 미 이행 유선장, 영업중단 통보 받고도 버젓이 영업

    송명화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3선거구)은 지난 14일(목) 열린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한강사업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안전도 검사 미 이행으로 영업 행위 불가 통보를 받은 유선장이 버젓이 영업행위를 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한강의 수상시설인 유선장은 10년을 주기로 유선사업자 면허를 다시 받아야 하며 1년에 한 번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2018년 12월 31일로 하천점용 허가가 만기된 잠실지구의 한 유선장의 경우 2018년도 하천점용료 6,300만원 체납과 안전도 검사 미 이행 등의 사유로 2019년의 하천점용 허가가 유보된 상태였다. 한강사업본부는 이 업체에 대해 금년 8월 1일자 공문을 발송, 안전도 검사 미 이행 등의 사유로 하천점용 미 허가에 따른 영업행위 불가 통보했으며, 하천점용 미 허가 상태로 영업행위를 할 경우 하천법 제33조 제1항 및 같은 법 제95조 제5호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됨을 안내했다. 9월 3일에는 안전도 검사 관련 유선장 개선명령을 통해 안전도 검사 미 이행 시설로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유선장 출입 및 유선장을 이용하는 모든 수상레저 활동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시민들이 잘 볼 수 있는 장소에 부착하도록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해당 유선장에서는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현재까지 버젓이 영업행위를 하고 있으며 포털 블로그 리뷰에 최근에 수상보트와 음식점을 방문했던 글들이 올라와 있다. 송 의원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유선장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도 검사인데 30년이 넘은 유선장 시설에 대해 안전도 검사 없이 불법 영업행위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한강사업본부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경위와 해당 유선장에 대한 즉각적인 행정조치 후 그 결과를 의회에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800억원 코카인 와르르…美, 태평양서 ‘마약 잠수함’ 적발

    800억원 코카인 와르르…美, 태평양서 ‘마약 잠수함’ 적발

    미국 해안경비대(USCG)가 무려 6900만 달러(약 805억원) 어치의 코카인을 밀반입하던 일명 '마약 잠수함'을 공해상에서 적발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 등 현지언론은 USCG가 코카인 약 2200㎏을 운반하던 소형 나르코 잠수함을 태평양 동쪽에서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달 23일. 당시 태평양 동쪽을 비행 중이던 해상초계기가 마약 밀반입으로 의심되는 나르코 잠수함을 포착했으며 곧바로 USCG가 출동해 나포했다. 당시 잠수함 내에는 총 4명의 마약 밀반입업자가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체포 직전까지 잠수함을 침몰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이번에 마약 밀수에 동원된 잠수함은 반(半)잠수정으로 기존 선박을 개조해 제작된다. 이처럼 중남미의 거대 마약 조직은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등 북미로 마약을 운반하는데 잠수함은 이제 심심치않게 적발될 만큼 대중화됐다. 보도에 따르면 마약밀수 조직들은 멕시코와 콜롬비아 등지에서 육로보다 적발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태평양을 경유해 미국으로 대량의 코카인을 밀매해왔다. 해상 마약밀수에는 낚싯배, 소형보트, 화물선을 비롯해 이번처럼 자체 제작한 잠수함까지 활용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쿠르드족 ‘왓츠앱 작가’ 부차니 6년의 구금에서 풀려나 뉴질랜드에

    쿠르드족 ‘왓츠앱 작가’ 부차니 6년의 구금에서 풀려나 뉴질랜드에

    “방금 뉴질랜드에 도착했다. 6년 이상의 감금에서 풀려나 자유를 찾다니 너무 흥분된다.” 쿠르드 계열 이란인으로 망명을 위해 호주에 도착했으나 파푸아뉴기니의 마누스섬으로 보내져 구금 생활을 하면서 왓츠앱으로 쓴 난민 일기를 책으로 펴낸 베루즈 부차니가 14일(이하 현지시간) 왓츠앱에 감격스러운 소식을 올렸다. 물론 다시는 마누스섬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리는 세계문학축제에 초청 받았고 여기서 진행되는 한 행사에도 참여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하게 만든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 드린다.” 기자로 일하다 언론탄압에 신물이 나 망명을 결심했던 그가 마누스섬에 보내진 것은 2013년 8월이었다. 그는 망명하려는 부푼 꿈을 안고 인도네시아에서 난민보트를 타고 그 한달 전에 호주의 크리스마스섬에 도착했다. 당시 총리는 위험한 일을 조장하면 안된다며 배로 입국하는 이의 난민 신청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었다. 호주 정부는 막무가내였다. 얼마나 딱한 사정을 갖고 있는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가 이란으로 돌아가면 교도소로 보내질 것이라며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자 먼바다 심사센터가 있는 마누스섬으로 보내졌다. 그곳은 실은 난민이나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민 희망자들을 가둔 감옥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는 자신과 동료들의 절절한 사연을 왓츠앱 메시지로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해 지난해 책 ‘친구도 없고 산너머 산-마누스 교도소에서의 저술’을 펴냈다. 이 책이 여러 상을 수상하자 6년 만에 처음으로 마누스섬을 떠날 수 있는 티켓이 됐다. 뉴질랜드 정부는 그에게 1개월 비자를 내줘 축제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뉴질랜드에서 그는 미국 여행을 바라고 있다. 미국은 호주의 두 군데 먼바다 구금센터 출신 난민들을 받아들이기로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만약 뉴질랜드 입국을 빌미로 퇴짜를 맞으면 다른 방도를 찾겠다고 했다. “난 시스템으로나 과정으로나 자유의 몸이 되길 원한다. 그저 머릿수로나 난민이란 딱지를 떼고 인간으로서 어딘가에 존재하고 싶을 따름이다.” 뉴질랜드는 이전에도 호주의 섬 구금센터에 있는 150명의 난민들의 정착을 돕고 싶다고 제안했는데 호주 당국이 거절한 일이 있다. 파푸아뉴기니와 나우루 공화국의 난민들은 두 나라에 머무르거나 미국의 일부 허용된 지역으로의 망명을 신청하거나 조국으로 돌아가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으로 망명하는 절차는 파푸아뉴기니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먼저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난민들은 파푸아뉴기니나 나우루 같은 나라에 머무르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또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