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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미의 쿠바금수 종식” 결의/총회 압도적 승인

    ◎주권침해관련법 폐지 촉구 【유엔본부 로이터 AP 연합】 유엔총회는 26일 3년째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의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승인했다. 쿠바가 발의한 이 결의안은 지난 92년 미국에서 발효된 소위 「쿠바민주법」을 폐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찬성 1백1,반대 2및 기권 48표로 통과됐다. 유엔은 이 법이 제정된 지난 92년부터 3년째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를 종식시키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해 왔으나 미국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날 표결에서는 1백84개 회원국들 가운데 유일하게 이스라엘만이 미국에 동조,반대표를 던졌을 뿐 예년에 비해 찬성표가 훨씬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이번과 동일한 내용의 표결에서 찬성 88표,반대 4표,기권 57표였으며 지난 92년에는 찬성 59표,반대 3표,기권 71표였다.특히 미국과 군사적,경제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유럽연합(EU) 회원국중 절반 가량이 이날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EU 회원국중 이번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나라는 벨기에와 덴마크 프랑스 룩셈부르크 그리스 스페인 등이며 기권한 나라는 영국과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이다. ◎유엔 대미결의안 채택 안팎/“주권국 간섭 중단” 미에 압력/“쿠바경제제재로 빈곤 가속화만 초래”/국제적 비난에 클린턴 대응여부 관심 유엔총회가 26일 미국의 대쿠바 경제제재조치종식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승인한 것은 미국안팎에서 커다란 논란을 빚었던 소위「쿠바민주법」의 폐지를 다시한번 촉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날 채택된 결의안은 92·93년과 마찬가지로 특정국가를 명시하지 않은 채 모든 국가들에 대해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이나 규정을 일방적으로 제정 또는 공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이같은 조치들을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폐지 또는 무효화할 것을 촉구하고있지만 그 대상이 미국임은 자명하다. 92년 미국에서 발효된 쿠바민주법은 30여년간 지속해온 대쿠바경제봉쇄조치를 더욱 강화,쿠바인들을 극한적인 빈곤속에 몰아넣음으로써 쿠바인 스스로가공산주의체제를 붕괴시키도록 유도하자는 것이었다. 이 법안의 주요내용은 ▲외국에서 활동중인 미국기업이 쿠바와 교역할 경우 형사처벌하고 ▲쿠바에 머문 어떠한 배도 미국항구에 들어오는 것을 6개월간 금지하며 쿠바를 지원하는 나라들에 대한 원조및 무기판매를 중단한다는 것등이다. 클린턴 미국행정부는 최근 이에 덧붙여 쿠바계 미국인들이 친척들에게 보내는 연간 5억달러이상의 대쿠바송금을 금지하고 쿠바로의 전세기운항도 불허하는등 제재강도를 높였다. 이같은 초강경조치에 대해 서방각국들은 미국이 다른나라의 무역에까지 개입한다며 항의성명을 발표하기도했고 미국내에서도 다른 주권국에 대한 월권행위라는 비난이 일고있다. 쿠바민주법이 발효되기에 앞서 총교역의 85%를 차지해온 옛소련·동유럽시장을 잃어버린 쿠바는 미국의 강경조치가 겹침에 따라 지난61년 미국의 경제봉쇄이래 최악의 경제난에 빠져들었다.의료서비스와 교육환경이 악화됐으며 기본적인 생필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특히 식료품의 부족으로 생계가 위협받는지경에 이르렀다. 올들어 쿠바사람들이 뗏목이나 보트를 타고 줄을 이어 미국으로 빠져나간 「쿠바난민소동」은 미국의 대쿠바경제봉쇄조치의 산물이다. 그러나 쿠바인들의 비참한 생활이 계속돼도 마땅한 대체세력이 없어 카스트로의 공산정권은 무너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미국으로의 불법이민자만 늘어나 클린턴정권에 부담만 안겨줬다.그래서 미국은 지난달 쿠바인의 미국이민을 연간 2만명선에서 받아들인다는 내용의 난민 협상을 서둘러 타결했다. 미국은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쿠바에 대한 경제봉쇄조치는 이번 유엔의 반대결의에도 불구,조만간 해제하지 않을 전망이다.경제제재조치를 풀 경우 카스트로공산정권의 안정에 기여할 뿐이라는 분석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의 이같은 조치가 국제적인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1백84개 유엔 회원국중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경제제재를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으로서도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그래서 지난 92년부터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경제제재 해제결의 등 국제적인 비난의 소리를 미국이 언제까지 외면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오리엔티어링」/등산의 묘미에 사고력 키운다

    ◎지도·나침반만 이용… 미지의 목표 도달/이론수업 1시간이면 누구나 즐길수 있어/지형탐지력 배양… 극기의 성취감 “짜릿”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벗삼아 단풍숲속을 달린다」. 산과 계곡을 무대로 간단한 지도와 나침반만을 갖고 미지의 지점을 찾아가며 희열과 성취감을 맛보는 「오리엔티어링」(O.L)이 제철을 맞고 있다. 휴일인 지난 23일 산자락까지 단풍이 붉게 타올라 절정을 맞고 있는 도봉산·북한산등 서울 근교산에는 코니언등 레저단체나 직장단위로 오리엔티어링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크게 몰렸다. 오리엔티어링은 대자연속에서 지도와 나침반만을 사용,보물찾기하듯 지도위에 표시된 몇개의 지점(포스트)을 순서대로 가능한한 빨리 찾아가야 하는 「생각하며 달리는 레포츠」이다. 오리엔티어링의 종류와 경기방법·독도법·나침반사용법등 간단한 이론은 1시간정도면 배울 수 있으며 출발점을 중심으로 보통 반경 2㎞내에서 40분에서 1시간동안 혼자 또는 짝을 지어 치러지나 가족단위등 참가자의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도봉산에서 오리엔티어링에 나선 코니언회원 한명훈씨(36·회사원)는 『주말이면 혼자 산행을 즐겨왔는데 단조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새롭게 독도법등을 익혀야하는 오리엔티어링을 배우게 됐다』면서『숲속에 숨겨진 목표지점을 찾을 때마다 단순 산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극성 오리엔티어링클럽」한남진회장(45)은 『오리엔티어링은 미지의 지형에 대해 방향감각과 탐지능력을 익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목적이 있다』면서『출발이후에는 오직 지도와 나침반에 의지한 채 산야에서 외롭고 힘든 자기와의 싸움을 전개해야 하는 경기』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군사훈련의 한가지로 시작된 오리엔티어링은 제2차 대전이후 급속도로 전세계에 보급됐으며 국내에서는 87년 「한국O.L연맹」이 창설되면서 본격화됐다.특히 기업체들의 신입사원 연수과정과 보이.걸스카우트의 교육프로그램에도 도입되면서 대중화돼 현재 동호인은 10만명에 이르고 있다. 오리엔티어링은 크게 포인트 O.L,스코어 O.L,라인 O.L등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포인트 O.L이다.최근에는 스키·보트·자전거·자동차등을 이용해 오리엔티어링을 즐기는 동호인들도 늘고 있다. 오리엔티어링에 대한 문의는 한국O.L연맹(928­3940)과 북극성O.L클럽(777­6191)코니언(723­7237)등으로 하면된다.
  • 해군 해난구조대 “쉴틈 없다”/잠수 전문 최정예부대

    ◎한강서 사체인양 작업중 32명 긴급투입 한강과 충주호의 잇단 대형사고로 해군 해난구조대(SSU)요원들이 바쁘다. 지난 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23일까지 한강 바닥을 뒤지며 추가 희생자를 수색했던 이들은 25일엔 충주호 유람선 사고현장에 긴급 투입됐다.한강 수색작업의 피로를 풀 사이도 없이 충주호에 투입된 해난구조팀(구조대장 오세영중령)32명은 이날 차가운 호수 바닥을 샅샅이 뒤지며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들 해난구조대 요원들은 특히 지난해 10월 위도 앞바다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당시 찬 바닷물속에서 2백92구의 사체 인양작업을 벌여 국민들의 시선을 모았었다. 이번 참사에는 특전사 707대대,해병특수요원들도 사고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작전영역이 수심 10여m 정도여서 이들보다 깊은바다 잠수를 전문으로 하는 해군 해난구조팀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땅위보다 깊은 물속이 오히려 편하다』는 해난구조대원들은 헬기등으로 현장에 투입돼 초고속 10·12인승 고무보트로 수색작업을 벌인다.1백㎏짜리 공기통·오리발·수경·잠수복등으로 「무장」하고 수중에서 물고기처럼 움직이는 대원들은 수중폭파팀(UDT)과 함께 해군 최고 정예부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전원 지원자로 편성되는 해난구조대는 기초잠수 10주,심해잠수 14주의 훈련을 받은뒤 작전에 투입되는데 적진에 침투,각종 폭파작업을 수행하는 UDT와는 달리 인명 구조및 장비회수 작업을 맡는다.
  • 사체 추가발견 못해/군·경 사흘째 수색

    성수대교 붕괴사고 현장을 수색중인 경찰과 군은 23일 상오 8시부터 하오5시까지 경찰과 군병력등 5백50여명을 동원,사흘째 시체와 유류품 인양을 위한 수색작업을 벌였다. 군경은 사고가 난지 이틀이 지난 점을 감안,사체나 유류품이 멀리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경구조정 5척과 고무보트 7척을 동원해 반포대교 일대까지 수색했다. 군경은 그러나 추가 사망자와 유류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추락한 의경 11명이 15명 살렸다

    ◎경찰의 날 표창 받으러가다 차 떨어져/다친 몸으로 버스승객등 목숨 건 구조 성수대교에 진입한지 30초쯤 지났을 때 마치 천둥이 치는 듯 「와장창 쿵」하는 굉음이 들렸다. 경찰의 날을 맞아 서울경찰청 제3기동대 40중대소속 모범대원표창자 10명을 태우고 개포동 기동대로 승합차를 몰던 김이석수경(22)은 직감적으로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웠다. 순간 뒷바퀴쪽 다리상판이 힘없이 끊어져내리면서 차체도 잠시 뒤로 기우뚱하더니 다시 앞으로 차가 기울면서 지진이 난 듯 앞유리창으로 콘크리트바닥이 덮쳐오면서 차체가 수렁속으로 빨려내려가듯 밑으로 떨어져내렸다. 김수경의 시야에는 뒤따라오던 승용차 1대가 미처 정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다이빙하듯 강물로 떨어지고 반대편 차선에서 달려오던 시내버스가 뒤집힌 채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들어왔다. 천만다행으로 김수경일행의 승합차는 뒷바퀴가 무너져내린 상판 뒷부분에 걸린 채 대롱대롱 매달려 상판과 함께 물위에 떠 있었다. 「이젠 살았구나」라는 안도감도 잠시뿐 앞문을 통해 서둘러 차에서 빠져나온 이들은 눈앞의 처참한 모습에 전율했다. 『아비규환이었습니다.수십명의 버스승객들이 엔진과 의자등 쇠붙이에 깔린 채 여기저기서 「살려달라」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이때 뒤따라오다 물속에 빠진 승용차는 50m쯤 떨어진 곳에서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고 승용차에 탄 4명 가운데 4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 2명은 차체에서 떨어져 물살을 따라 떠내려가면서 『살려달라』고 외쳐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김수경 등 4명의 의경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사이 또 다른 의경들은 버스안에서 승객들을 연이어 바깥으로 날랐다. 곽윤찬상경(23)등은 차체와 뒤엉킨 승객들의 몸을 누르고 있는 쇠붙이들을 전투화로 차서 분리시킨 뒤 이들을 버스바깥으로 옮겨 진압복을 씌워주었다. 사고가 난 지 30여분쯤 뒤 성수대교 상공에 헬기의 요란스런 소리가 울려퍼졌고 구명보트들이 다가오기 시작했을 때 탈진한 의경들은 그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30여분에 버스승객 13명등 15명의 목숨을 구해내고 경찰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이들은 『지옥도 이보단 더하지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량 붕괴 사고일지◁ ▲83년 6월 13일=대구 서구 상리 2동 금호대교 교각 붕괴.인부 2명 사망,4명 중상. ▲85년 10월 27일=서울 개포동 영동 5교 40여m 붕괴. ▲89년 4월 8일=서울 풍납동 올림픽대교 건설중 교량본체와 올림픽대로를 연결하는 접속교량 70여m가 붕괴.1명 사망,2명 중상.사고원인은 콘크리트타설작업중 하중을 이기지 못해 주저앉음. ▲91년 3월 26일=하남시 창우동 팔당대교 건설공사중 상판을 받치고 있던 철제빔이 무너지며 사장교 중간 3백40m중 1백96m가 붕괴.1명 사망. ▲92년 5월 5일=팔당대교 중앙탑 4개중 1개 균열,공사 또 중단. ▲92년 7월 30일=경남 남해군 삼동면 지족리와 상죽리를 잇는 창선대교 중간 4·5번 교각 붕괴.1명 사망. ▲92년 7월 31일=서울 개화동과 경기도 고양시 행주외동을 잇는 신행주대교 공사 현장에서 교각 10개와 상판 8백여m,주탑 1개 붕괴.상판위에 있던 50t 하이드로 크레인 등 각종 중장비 추락. ▲93년 4월 11일=제주도 북제주군 추자교 붕괴.2명 사망.▲93년 11월 4일=경남 함양군 음정교 신축중 붕괴.3명 사망,2명 중상.
  • 버스안 피 얼룩… 책가방·신발 널려/성수대교 붕괴 현장

    ◎경찰 사망집계 하루종일 혼선/“남편 출근 했나” 회사마다 전화 빗발/비상신고 전화에 시큰둥한 반응도 ○…경찰은 이날 늑장 출동·구조작업과 함께 사망자 확인작업 또한 지연,상오 한때 사망자가 48명으로 발표되등 하루종일 오락가락해 눈살. 최종 집계결과 사망자는 32명,부상자는 17명으로 밝혀졌는데 사망자가 이처럼 늘어났던 것은 사망자들을 병원으로 바로 후송하는 과정에서 중복계산되는등 다소 혼선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궁색한 변명. ○…구조작업이 진행중이던 상오 9시30분쯤에는 무너져 내린 5∼6번 사이의 교각상판의 인접부분이 바람에 심하게 흔들려 경찰과 구조반이 황급히 성수대교 북단으로 대피하기도 했으며 경찰은 다리의 또 다른 상판이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붕괴지점에서 1백여m 떨어진 다리 양측에 밧줄을 치고 취재진과 시민을 통제했으나 사고현장 주변인 올림픽대로와 남북단의 강변도로엔 2천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혼잡. ○…이날 출근길에 사고현장에서 추락직전에 멈춰 자신의 승용차 핸드폰으로 경찰서등에사고신고를 한 유해필씨(42·선경증권 법인영업1부장)는 관계당국의 무성의로 사고수습이 늦어졌다며 분통. 유씨는 사고직후 112·119에 전화로 『대형사고가 났으니 빨리 조치를 해달라』고 했으나 상대측에서는 한결같이 장난전화인 것으로 아는 듯 시큰둥했다고 설명. 유씨는 또 114교환에 물어 청와대민원실과 내무부상황실 전화번호를 알아내 이곳에도 전화를 했으나 오히려 『당신 누구야』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해 전화를 끊었다고 흥분. 유씨는 교통방송에 연락,끝내 사고상황등을 알렸지만 신고를 접수한 당국이 좀더 진지했다면 사고수습을 좀더 원활히 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 ○…서울시교육청은 사고에 따른 중·고교 및 국교생들과 교사들의 피해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 시교육청은 동부·북부·중부 및 강남과 강동교육청에 긴급공문을 보내 결석학생과 결근교사 실태와 원인을 확인,보고토록 지시. ○…강북지역에 있는 각 직장에서는 출근후 임직원들의 안전여부를 확인하느라 큰 소동을 빚었고 일부 직장에서는 남편의 무사출근을확인하려는 강남지역거주 주부들의 전화가 빗발.아침출근을 「무사히」한 직장인들은 사무실에 삼삼오오 TV를 보며 『지진같은 천재지변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다리가 중간에 끊어질 수 있느냐』며 흥분. ○…성수대교 붕괴사고현장은 납짝해진 버스의 잔해등 차량들과 처참하게 떨어져내린 교각상판의 잔해등으로 폭파현장을 방불케 하는 참혹한 모습. 붕괴된 교각의 상판은 물위로 내려앉았으며 추락한 한성운수소속 16번 시내버스 1대와 봉고승합차·프라이드·세피아승용차등 3대의 다른 차량들도 어지럽게 널려 사고당시의 아비규환상황을 가늠케 했다. 특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냥갑처럼 납작하게 일그러진 버스와 상판 곳곳에는 희생된 승객들의 피로 얼룩져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 상오10시쯤 구조반들이 기중기를 이용,버스를 바로세우자 바닥에서는 짓이겨진 남녀 시체 6구가 발견됐으며 버스안에는 학생들의 가방과 신발·곰인형·사진등 승객들의 소지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경찰과 군은 22일에는 순찰정 6정과 해경 특수구조대 보트 2정·헬기2대를 동원,한강 하구까지 수색작업을 다시 벌일 예정이나 또다른 피해 차량이나 실종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으로 관측. ◎“8명 참변” 무학여고 울음바다/비보에 학우들 부둥켜 안고 통곡/딸 확인하러온 아버지 충격 실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요.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옆자리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였는데…』 성수대교붕괴사고로 꽃다운 8명의 제자와 친구들을 잃어버린 서울 성동구 행당동 무학여고 교사와 학생들은 아침 등교길에 일어난 참변에 넋을 잃었다. 특히 3명의 친구들을 한꺼번에 빼앗긴 1학년2반 학생들은 대부분 충격과 놀라움으로 말문을 열지 못했고 일부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서로 부둥켜 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학교측에서 사고소식을 안 것은 이날 상오 8시쯤.전교생 모두가 아침 자율학습을 받기 때문에 상오7시30분까지 등교를 해야 하는데 이때까지 오지 않은 학생이 20여명이었다.비가 뿌리는 궂은 날씨에다 평소에도 지각생이 종종 있었던 터라 별다른 생각없이 수업을진행하던 교사와 학생들은 8시쯤 각 교실마다 설치된 TV에서 숨가쁘게 방송되는 뉴스를 듣고서야 이들의 「지각」이 평소와 다른 것임을 직감,순식간에 각 교실은 비명소리와 울음바다로 변했고 교사들은 경황이 없는 와중에서도 학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으나 역부족이었다. 교무실에는 아침 일찍 등교길에 오른 딸의 안부를 확인하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쳤으며 전날 밤샘근무를 하고 귀가하던 길에 「설마」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들렀던 환경미화원 황인오씨(41)는 딸 선정양(16)의 사망소식에 한동안 실신,주위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사망자가운데 유일하게 3학년인 장세미양(18)의 담임 유갑례교사(50)는 『수능시험을 한달 앞두고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던 세미의 얼굴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린다.가정형편이 어려운데도 근면하고 착해 유달리 정이 가던 아이였는데…』라며 말끝을 맺지 못하고 눈시울을 적셨다. 교사와 학생들은 또 『왜 어른들이 잘못한 일로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느냐』며 그동안 문제가 많다고 지적돼온 성수대교의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당국에 분노를 터뜨렸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충격이 너무 커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4교시가 끝난 하오 1시쯤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대책회의를 열었다. 어쩔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예고된 인재」로 졸지에 사랑하는 제자와 친구들을 잃고 비통해하는 이들의 울음소리가 차가운 가을비에 섞여 운동장을 적시고 있었다.
  • 중남미 최대 달러위조단/일망타진/CIA·인터폴 입체작전 성공

    ◎브라질­파라과이 접경서 「소왕국」 건설/두목 벨리니 체포… 8백50만달러 유포 브라질과 파라과이·아르헨티나 접경지역의 밀림속에 소왕국을 건설해 놓고 달러화를 대량으로 위조해 오던 범죄조직이 최근 미국CIA와 국제경찰(인터폴)에 의해 일망타진 됐다. 경찰은 헬기와 고속 모터보트및 첨단무기까지 동원된 대규모 입체작전을 통해 범인 일당을 체포하는데 성공하고 이들의 아지트에서 달러위조에 사용된 인쇄시설을 압수했다. 달러위조단 두목은 다니엘 리카르도 벨리니라는 40대 초반의 아르헨티나인.이들이 사법당국의 수배를 받아온 지난 2년동안 시중에 유통시킨 위조달러 액수는 8백50만달러에 이른다.그중 2백50만달러는 폐기됐으나 나머지 6백만달러는 국내및 국제금융시장에서 나돌고 있어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더욱이 위조 달러는 진짜를 뺨칠 정도로 정교해서 구별이 어렵다. 두목 벨리니가 검거직전까지 은신해 있던 곳은 브라질과 파라과이의 접경지역이면서 파라나와 이과수·아카디강들로 주변이 둘러싸인 밀림속의 외딴 섬이었다.범인들은 이곳에 학교와 병원·극장등 위락시설을 짓는등 소도시를 건설했다. 섬안의 자신들의 은거지엔 각종 무기와 함께 사설 경호원들을 채용,두 세겹의 경비를 서게 했고 집울타리에는 첨단 보안장치를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또 집에는 국제교신이 가능한 통신장비까지 갖춤으로써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범죄자들의 천국을 방불케 했다. 위폐범의 「천국」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86년 가짜달러 1백만달러가 든 가방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한 호텔에서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89년 3월에는 4백만달러의 위조달러를 베네수엘라로 밀반출하려던 범인 3명이 붙잡혔다.
  • 국제적 규모 환경영화제/서울서 「에버그린 영화제」 열린다

    ◎새달 23일∼11월4일,서울국제영화제 조직위·환경관리공단 주최/자구촌 환경문제의 심각성 생생히 전달/작품에 한글자막… 감독·고객 자유토론시간 마련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국제 규모의 환경 영화제가 열린다.그린스카우트,서울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환경관리공단,신명기획 등이 주최하는 「94 서울국제에버그린영화제」가 그것이다. 지구촌 곳곳의 환경 문제의 심각성과 환경 보존에 대한 열정을 보여줌으로써 환경오염이 국민 일반의 실생활과 직결된다는 것을 일깨운다는 취지다.현재 전 세계 1천여개의 국제 영화제 중 환경관련 영화제는 30여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아시아에서는 이번 영화제가 최초다. 상영 작품은 극 영화,다큐멘터리,만화영화 등 장 단편 외화 30편과 우리영화 5편이다.외화는 대부분 환경 관련 국제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는 등 호평을 얻은 작품들이다.또 환경 오염을 직접적으로 고발하기보다는 자연과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으면서도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잔잔하게 보여주는 영화들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91년 런던 영화제와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우수환경부문상을 받은 「아마조니아­원시림의 음성」,92년 몬트리올 영화제와 베를린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이스라엘 영화 「자연의 아이들」,93년 덴버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미국 윌 벌리너감독의 「히어세이」를 꼽을 수 있다.또 92년 니욘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은상과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한 일본의 마고토 사토감독의 「아가노강에 산다」,93년 런던영화제와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역작으로 인정받은 이탈리아 지안프랑코 롯시감독의 「보트맨」도 상영된다.우리영화 5편은 환경 문제와는 상관없이 국제영화제에서 입상한 작품들이다. 행사기간 중에는 윌 벌리너 등 감독 7명과 40여명의 영화관계자가 내한,환경 영화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관객들과 자유토론의 자리도 갖는다. 상영 장소는 영화나라 등 서울시내 3개 극장이며 입장료는 무료다.전 작품에 한글 자막을 넣었다.개폐회식은 한국방송공사 홀에서 진행하고 개회식은 생방송으로 중계된다. 영화제 집행위원에는 신영균예총회장,김동호공연윤리위원장,윤탁영화진흥공사사장 등 10명이,영화 선정위원에는 이장호감독,서경석 경실련사무총장 등 6명이 위촉됐다.외무부와 문화체육부,환경처,서울시,영화진흥공사 등도 후원한다. 소요 경비는 약 1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수익금 중 일부는 환경 사업에 쓰인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이번 행사를 통해 외국과의 문화 교류가 보다 촉진되고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국제영화제 개최는 처음인 만큼 충분한 준비를 갖춰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환경문제와 문학의 대응/문덕수(일요일 아침에)

    러시아가 핵폐기물을 동해에 갖다 버릴때 그린피스(Greenpeace)라는 국제환경운동단체가 소형 보트를 타고 거친 파도를 헤쳐 접근·감시하는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었다.아마도 사생결단의 전투 같은 충격적인 광경이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환경공해의 방지와 자연보호는 이제 환경청이나 몇몇 민간의 환경운동단체에 맡기고 대안의 불구경 하듯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다.늘어나는 공단의 매연과 폐기물,자동차배기 가스의 폭발적 증가,줄어들지 않는 가정의 오물과 음식 찌꺼기,거리와 산야를 덮어가고 있는 각종 쓰레기.이러한 환경오염의 독소들은 따지고 보면 모두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고,따라서 환경파괴의 주범은 산업문명 그 자체라기 보다 다름 아닌 바로 「인간 자신」인 것이다.그러므로 고도산업문명의 풍요 속에 사는 우리 자신은 전대에는 없었던 새로운 도덕적·법적 의무를 떠맡게 되었다. 이제 삶의 현실적 환경으로서의 「자연」은 새로운 의미로 우리에게 바싹 다가왔다.아름다움의 대상,은둔 휴식처,요정이 노래하고 뛰노는 신성의 낙원이라는 낭만적 자연관이 서서히 소멸하고 있다.인간이 자연을 파괴할 때,자연은 그 몇십배로 인간에게 보복하며,사람이 나무와 숲을 학대하고 강물을 죽일 때 그 사람도 자연으로부터 살해당한다는 무자비한 보복의 원리를 일깨워주고 있다.자연은 관용·안식·고향·영원·기쁨의 근원이라는 신의 표정을 버리고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험악한 악마의 표정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서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자연환경과 더불어 인간의 「정신 환경」에 대한 공해 문제이다.인간의 내면과 인간관계의 상황으로 표출되는 정신환경의 공해는 항상 우리가 말하듯 도덕적 니힐리즘과 인간성 상실이라는 양상으로 드러난다.정의·양심·인륜·관용·겸손·사랑·지성·중용등 이러한 인간의 모든 품성이 제대로 성장·보전되지 못하고 훼손·파괴되고 있는,반인간적인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데 그 가장 중요 원인도 따지고 보면 인간 스스로가 주범이다.자연만 악마의 표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도 악마의 모습으로 바뀌고있는 것이다. 오늘날 환경문제의 이러한 심각성은 문학과 예술,그리고 문화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전환과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최근 미국에서 내추어 라이팅(nature writing)이라는 새로운 문학의 흐름이 일어나고,새로운 문학 장르가 형성되고 있음은 바로 이같은 사정에 기인하는 것이다.「자연」이 인간의 외적 환경이면서 인간의 내면성 즉,인간성의 환경이 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인문중심의 문학에서 자연 중심의 문학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문학과 환경의 문제는 이제 중요한 문학예술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최근 미국에서는 「미국의 문학·환경연구회」(The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terature and Environment in U·S)라는 단체가 구성되었고,금년 5월에는 「일본의 문학·환경연구회」가 발족했다.이 두 단체는 최근 새로운 문학 조류로 자리잡고 있는 「자연파 문학」을 중심으로 문학과 환경의 문제연구를 중심 테마로 하고 있다. 한국문학의 경우에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금년 7월 강원도 문막에서 개최된 한국현대시인협회의 세미나의 주제는 「현대시와 녹색시학」이었는데 이 주제 역시 문학과 환경문제를 작품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다룬 것이다.이 세미나의 폐회식 때에는 「녹색시학 선언」을 세미나에 참석한 전체 시인들의 결의 형식으로 발표했다. 한국에는 민간환경운동단체들이 꽤 있다.그 중의 「환경운동연합」은 매스컴을 통해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단체인데 이 단체에서는 9월26일부터 12월12일까지 환경운동연합 환경교육관에서 「환경과 문학」을 주제로 제4기 환경강좌를 실시한다. 이제 환경오염 방지와 자연보호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는 문단에까지 불붙기 시작했다.그것은 정치·교육·경제·문화 등의 모든 분야에서 바로 우리 자신의 생명보존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 일 후쿠오카현/고대·현대 조화… 관광명소 개발

    ◎「오리의 은어사냥」 새 볼거리로 인기/「후쿠오카돔」엔 한해 9백만명 찾아 일본 남부 규슈지방 북동부의 후쿠오카현이 21세기 대륙 및 동남아의 중심도시로 성장하기위해 크게 발돋움하고 있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한반도와 중국대륙을 향하고 있는 규슈의 북쪽 현관인 후쿠오카현은 인구 1백20만명의 도시로 고대부터 대륙문화를 일본에 들여오는 관문 역할을 해 왔다.따라서 이 곳에는 역사의 변천을 말해주는 다수의 귀중한 유산들이 남겨져 있는 유서깊은 도시다. 그러나 후쿠오카현은 급변하는 세계환경속에서 더이상 전통문화를 간직한 도시,해안의 공업도시로만 안주할 수만을 없다는 관·민의 공통된 인식아래 21세기 동아시아의 중심도시를 향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고대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해안선등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유치하고 개발해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을 최대 역점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들은 이를위해 「세계 최고 또는 가장 일본적인 것」등 가능한한 모든 것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후쿠오카시에 위치한 「후쿠오카돔」은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명소.7백60억엔을 들여 해안매립지에 건설한 이 돔은 일본 최초의 지붕개폐식 야구장으로 좌석 이동을 통해 축구장·콘서트장으로도 활용된다. 특히 외야석에는 1백18m의 스탠드바식 테이블이 경기장을 향해 설치돼 있다.또 호프집·스탠드바·오락실·카지노·레스토랑·패스트푸드점등 각종 위락시설이 들어서 있다.스탠드에 앉아 맥주·커피등을 들며 야구를 즐기는 것이다.지난해 3월이후 관람객은 연간 9백만명선.이 가운데 70만명은 야구경기가 없는 시간에 찾은 관광객이다.야구장이 관광명소인 셈이다.공보담당 우에노 사토루씨는 『내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대비,현재 야구장 맞은편에 건설중인 시호크호텔이 완공되면 호크스타운은 숙박과 놀이를 겸해 사람이 모이는 정겨운 장소로 자리잡힐것』이라고 말했다. 하키마치에는 「우카이」라 불리는 볼거리가 유명하다.일본이 지향하는 모든 것의 볼거리화에 걸맞다.우카이는 훈련된 오리들이 야간에 밝은 불빛에 유인된 물속의 은어를 잡아 삼키지 않고 입에 넣은채 오리주인에게 내뱉는 「오리의 은어사냥」이다.주인은 오리의 목에 줄을 매 오리를 조정한다. 우카이는 당초 은어를 잡으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지만 지금은 하라즈루·후쓰카이치등 강주변 온천호텔과 연계된 관광상품으로 정착됐다.호텔 소유의 나무보트를 타고 오리의 은어사냥을 직접 보고 잡은 은어를 그 자리에서 구어 관광객에게 내 놓는다.일본은 이 관광상품을 위해 강에서 은어를 양식하고 있다. 일본은 이밖에도 온천장·음식점등에서 주인과 종업원이 전통의복을 차려입고 나와 예절을 갖추는등 전통 생활양식까지 외국인들에게 볼거리로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볼거리가 많지 않다는 외국인들의 지적도 있지만 개발 여하에 따라 볼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일본인들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주범 김기환,“동생들이 장하다”/지존파 현장검증·수사 이모저모

    ◎구경 주민들 “저놈들 때려 죽여라”/김현양 어머니는 “전부 내탓” 오열 ○…「지존파」일당이 범행연습용으로 납치,성폭행한후 살해한 대전 유성구의 현장검증 모습을 지켜보던 이 지역 4백여 주민들은 사체가 나오는 순간 『으악』소리를 지르며 경악. 그러나 범인들은 이같은 주위의 분노따위는 안중에도 없는듯 사체발굴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귀엣말을 주고받으며 웃음까지 지어보여 주변 사람들을 더욱 격앙케 하기도. 『21살쯤 됐는데요.반항하지도 않고 순순히 따라오길래 차례로 강간하고 목졸라 죽였죠』 보도진들의 상황설명 요구에 마치 영화장면을 얘기하듯 술술 내뱉는 범인들을 보며 이 마을이장 정현희씨(45)는 『이럴수가…』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사건현장을 떠나는 범인들은 현재의 심경을 묻자 『백번 죽어도 좋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돈많은 사람들을 더 죽이고 싶다』고 마구 떠벌려 측은한 생각을 들게 하기도. ○…범인들이 살인연습용으로 삼은 20대 여성의 사체발굴 현장에는 이 지역 주민들은 물론 논산등 다른 지역 사람들까지 몰려들어 발굴작업이 한때 중단. 경찰은 사체발굴을 지켜보려는 주민들이 삽시간에 4백여명 이상으로 불어나자 전경 2개 소대를 사건현장 주변에 추가 배치하는등 곤욕. ○…하오4시30분쯤부터 시작된 사체발굴작업은 암매장 장소를 쉽게 찾지 못하고 허둥대는 범인들로 인해 경찰이 한때 긴장. 특히 사체발굴 지휘를 담당한 서울지검 형사3부 오광수검사는 『범인들이 전북 장수에서 늦게 도착한데다 밤에 살해한뒤 암매장해 발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걱정을 하기도. ○…범인들은 사체가 발굴되기 직전까지만해도 자신들끼리 말을 주고 받는등 여유를 부리다가 사체의 두개골과 갈비뼈등이 속속 나타나자 잠시 긴장하는 표정. ○…범인들이 살인연습을 위해 최초 범행을 한 대전시 유성구 세동 노적산은 이들이 담력과 체력을 키우려고 자주 오르내리던 장소였다고.암매장 현장은 특히 국도에서 7㎞이상 떨어진 곳으로 평소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을만큼 한적한 곳에 위치. 범인들은 사건현장 부근 마을에 셋방을 얻어놓고 이곳을 살인연습 장소로 택할 만큼 치밀함을 보이기도. ○…한편 이날 현장검증을 모두 마친 범인들은 보도진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다음 범행계획에 대해 이들은 『경기도 일대에서 보트를 타야만 접근할 수 있는 별장을 급습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실제로 잠수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번에 범행사실을 경찰에 제보한 이모씨(27·여)가 사라진뒤 은신처에서 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영광경찰서를 살펴보니 경찰에 신고한 것 같지않아 이씨가 돌아올줄 알았다』며 「여자를 믿지말라」는 자신들의 철칙을 준수하지 못한 점을 후회. ○…「지존파」범인들 가운데 행동대장격인 김현양(22)은 존경할만한 사람이 있느냐는 물음에 『탈주행각을 벌이며 권총으로 자살했던 지강헌』이라며 『그렇게 죽고싶어 권총을 구입하려 했었다』고.김은 『부산에 내려가 30대의 무기판매업자를 만났더니 권총 한정당 1백50만원만 주면 6정 정도는 당장이라도 구해줄 수 있다고 장담했다』고 소개. ○…광주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는 주범 김기환은 『송봉은이처럼 배신자는 반드시 죽인다는 규율이 필요했다』,『우리 동생들 장하다.우리는 남들보다 30∼40년 먼저 죽는 것 뿐이다.곧 서울에 가서 동생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진술하는등 다른 조직원들처럼 태연한 모습. 김을 조사한 경찰은 김은 자신들의 살인아지트를 「별장」이라고 부르며 『우리의 범행대상은 잘먹고 잘살고 목에 힘주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고 전언. 한편 김은 국교시절 1등을 했을 정도로 우등생이었으며 중학교 1학년때는 전과목 평균이 86점으로 전교생 1백48명중 5등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학업은 소홀히 하지 않았던 편. 김은 그러나 집안이 어려워 결석을 자주했으며 중1 생활기록부에는 근면성 책임감 준법정신은 「가」, 협동성과 자주성은 「나」로 평가돼 있었다. 김은 또 지난해 4월 「지존파」를 결성하기 전부터 포커실력이 뛰어나 이미 「지존」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다. 홍콩영화 「지존무상」이 국내에 상영되면서 유명해진 이 용어는 「도박의 최고수」 또는 「실력자」등을 지칭한다고. ○…영광 6인조의 엽기적 살인행각 제보자 이여인의 서울 중랑구 면목동 집은 딸이 8일동안 사지에 감금돼 있다 탈출,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자 『하필 그많은 사람중에 우리딸이냐』며 넋잃은 모습. 아버지 이모씨(65)는 『올가을 중매를 통해 시집을 보내려고 아파트 야간경비를 하며 혼수자금으로 5백만원을 마련했다』며 『2남4녀중 마지막 남은 딸인데 이제 시집보내긴 다 틀렸다』며 눈물.
  • 영변원자로 과거기록 요구키로/사찰형식은 IAEA일임

    ◎한 외무·갈루치/연락사무소 설치의 전제조건/북·미2차회담때 「평화협정」 논의않기로 【워싱턴=양승현특파원】 한국과 미국 두나라는 6일(한국시간) 미국과 북한의 연락사무소 설치에 앞서 남북대화와 북한의 핵투명성 보장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구체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두나라는 특히 핵투명성의 보장을 위한 구체적 조치로 영변 5Mw급 원자로의 과거 가동기록의 제공및 영변 미신고 시설 두곳에 대한 환경평가 수용,방사화학실험실의 폐쇄등을 북한에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승주외무부장관은 이날 하오 워싱턴 워터게이트호텔에서 로버트 갈루치 미국 국무부차관보 및 레이니주한미국대사등과 조찬회동을 갖고 미국과 북한의 3단계회담 2차회의 전략을 숙의,이같은 방침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라는 그러나 특별사찰의 명칭이나 형식등에 대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는등 신축적인 자세를 취하기로 해 주목된다. 두나라는 또 최근 중국의 군사정전위철수로 2차회의에서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공세가 높아질 것에 대비,현재의 정전체제가 유효함을 재확인하고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남북당사자의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2차회의에서 평화협정 문제를 들고 나오더라도 논의하지 않는다는 게 한미두나라의 기본방침』이라고 밝히고 『미국은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요구를 해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두나라는 또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에 앞서 최소한 한반도비핵화 실천을 위한 남북협의와 방사화학실험실의 폐쇄,폐연료봉의 영구폐기등을 북한으로부터 얻어내야 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오는 10일부터 베를린과 평양에서 나누어 열리는 미국과 북한의 전문가회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뜻을 미국측에 설명했다. 한편 한장관은 7일 상오 탈보트국무부 부장관,윈스턴 로드국무부차관보등과도 만나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을 포함한 2차회의 전략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 북한 난민발생 대비 이 국방,대응안 마련

    이병대국방부장관은 6일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서는 북한내부의 혼란보다는 김정일체제로의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현재까지의 판단으로는 김정일체제로의 승계가 이상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으로부터의 보트피플등 난민발생에 따르는 대비책도 함께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 아테네/에기나섬의 갈매기(아랍서 지중해까지:15)

    ◎설백의 날개끝 에게해 파도 “넘실”/스크루 휘말린 고기 향해 힘차게 내려꽂는 모습에 탄성 절로 그리스인들의 색채감각은 진솔하고 직재적이다.그들은 자신들의 전통이 어디서 비롯되고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깨닫고 생활감각으로서 뿐만 아니라 상징으로서의 그런 주조색을 서슴없이 선택한듯이 보인다.하양과 파랑. ○흰색·파란색 주조 흰색은 말할 것도 없이 햇빛의 그것에서 따 왔을 것이고 바닷물빛에서 끌어온 듯한 푸른 색은 또 거의 코발트 블루에 가깝다.이 두 색깔과 몇몇 보조색이 어울려 풍토와 기질을 특징적으로 드러내면서 비할데없는 미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벼랑 너머 구릉에 다 붙여 줄지어서서 바람을 견디고 있는 그들 전통가옥의 소쇄한 아름다움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작은 창과 짙은 그늘이 드리운 좁고 긴 출입문의 그 하얀 돌집들이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화면에 나타나기만 하면 아무리 시시한 영상도 일순 밀도가 달라지는 듯하면서 불가사의 한 긴장감을 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이것도 필자의 편애가 일으키는 착각일까.시멘트의 현대식 건물들로 거의 들어차 있다고는 해도 언덕에서 바라보는 아테네시의 전경이 주는 인상 역시 거기서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이것은 도장의 문제가 아니라,거기에 조화되는 주위 경관과 사람들의 전통적인 생활인습이 함께 어우러져 제풀에 만들어 내는 색감인 것이다.똑같은 빛깔이라도 가량 시간이라든가 인고라든가 거기 스며밴 그런 요소들의 농담에 따라 그 느낌이 천양지판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상식이다.흰 벽을 한 집들의 유난한 아름다움은 스페인의 알함브라궁에서 내려다 본 언덕바디의 회교마을이나 그라나다 교외에 있던 민중시인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은 2층 유택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느낌이 어딘가 약간씩 달랐던 것도 같다. 아테네 사람들의 그런 색채감각이 더욱 돋보이면서 집약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곳은 아마 피레우스 외향일것이다.거기 정박한 크고 작은 배들의 모습이 그토록 아름다웠던 것이다.대개 하양,파랑,혹은 어쩌다 검정과 주황색 부분채색으로 도장이 된 그 배들은 의젓한 자세로 물속에 닻을 내리고서끊임없이 무슨 사연들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헤일 수 없을만큼 수효가 많다든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해 보인다든가 하는 인상같은 것은 언외에 속한다.그 모습은 진솔하다는 느낌을 너머 탁 트인 호방함까지 곁들이면서 사람을 들뜨게 만들기에 족했다.아토미카호라는 이름의 중간크기 객선에 올라 우리는 지체않고 에기나 섬으로 향했다.이 섬은 에게해와 지중해 연안에 떠 있는 천여개가 넘는 그리스의 섬들 중에서도 한시간 반 남짓의 거리밖에 안되는,아테네에서는 두번째로 가까운 섬이다.하루 일정만 아니었더라면 그리스 역사상 가장 영욕이 심했던 섬의 하나인 크레타이거나 히피와 쟁이들이 우글거린다는 미코노스를 사실 필자는 보고 싶었다.흰 십자가와 굵직한 청색선 다섯개가 단순하게 가로로 죽죽 내질린 그리스 국기가 이제서야 온전히 생기를 되찾은 듯이 몸을 뒤채며 깃대 끝에서 펄럭이고,눈더미를 그대로 쏟아붓는 듯한 물 이랑이 그물 끝에서 그대로 긴 길을 만들면서 따라왔다. ○날개끝엔 검은 점 그 묘하게 생긴 갈매기들은 배가 그렇게 반시간 남짓이나 물살을 가르던 무렵 쯤에 무슨 계시처럼 우리 머리 위로 한두마리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른 일행들은 어떴는지 몰라도,솔직히 필자는 이번 여행의 시초부터 어딘가 석연찮은 기분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다.「발길 닿는대로」라고는 했지만 무엇이 여행의 동기였는지 그것부터가 아직도 분명한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후세인이 벌인 하트라 축제에 초청을 받았다든가 신문·잡지에 견문기를 쓰기로 한 일들은 외형상의 구실이나 여건에 지나지 않는다.신선한 이국풍물이니 무슨 중뿔난 문화감각의 개안이니 해도,그렇게 거쳐온 나라들의 식당에 이쑤시개 같은 것이 비치 돼 있었든가 없었든가 하는 그 정도의 심도가 고작이었을 것이다. 어찌된 셈인지 아테네에서의 마지막날 밤 예의 이 피레우스항부근에서 커다란 도미찜 하나로 네 사람이 배를 불린 「그레코」라는 식당을 제외하고는,어느 나라에서도 이쑤시개가 비치된 식당은 없었던 것 같아 이런 일도 곤혹스러운 기분에 일조를 한 것 같다.그런 나라 사람들은 그것이 전혀필요치도 않을만큼 이빨들이 모두 짐승처럼 튼튼하다는 말인가,아니면 그들의 그 문화감각이란 것도 아직 외래객의 이빨끝에까지는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인가. 바로 머리 높이에서 날고 있는 새를 바라보면서 필자는 아마 그 비슷한 생각이나 하고 있었을 것이다.가슴이 뽀얗고 설백의 날개 바깥쪽으로는 옅은 회갈색이 스미듯이 번지면서 끄트머리에 검은 점이 악선트처럼 찍혀 있는 놈들인데,우리 연안의 갈매기들보다는 약간 몸통이 작고 좀더 날씬한 것도 같다.활짝 날개를 펴고 움직임을 멈춘 채 바람을 타고 이쪽과 눈을 맞추다 갑자기 사선을 그리며 허공을 가르는 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수효가 불어났다.물이랑이 쉴새없이 소용돌이치는 고물부근에 앉아 있던 일행들이 저도 모르게 몸들을 일으켜세웠다.이놈들이 어디로 사라졌지 하는 순간에도 시야 한쪽으로는 또다른 날개와 부리를 들이밀면서 갈매기들은 정신이 다 멍할 지경으로 십여마리씩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며 따라오고 있었다. 콸콸대는 파도의 뱃전 너머로는 멀리 보이기 시작한 섬의타는 듯한 주황색 해안선이 그네뛰듯이 오르내리고,그러자 갈매기들은 마치 팔매질을 당한 듯이 제가끔 물 위로 힘차게 내려꽂히기 시작했다.스크루에 휘말린 고기들을 건져올리는 것이다.어떤 그럴듯한 풍경 앞에서도 생각이 나지 않던 「장관」이란 소리가 새들의 그 적나라한 생태 앞에서야 저도 모르게 얼핏 떠오르면서,일행 틈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우리를 환영하러 따라오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아유 저놈들 참!』 그 어떤 선명한 정경이나 사태도 지나놓고 보면 마치 몽롱한 꿈결같은 법이다.필자는 도리없이 이번 여행의 동기를 다시 한번 제풀에 떠올렸다.결국은 우물속 같은 그 모든 국내사정이나 짓누르는 개인적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 발을 내디딘 격밖에는 되지 않는다.다른 일행들이야 동기가 어떨 값에,그럼에도 무엇이 정말로 문제인가라고 할 때는 「자유」라는 소리 외에는 떠오르는 단어가 또 있을 수도 없었다.그렇다.사람을 찐드기먹이고 옭아매는 그 모든 사정으로부터 훌훌 벗어나는 자유가 아니라,그런 사정들과 어떻게 긴장을 유지한 채 균형을 잡고 버티어낼 수 있는가 할 때의 그 「자유」였을 것이다.방금 본 갈매기들의 그 생태와 비상은 마치 「자유」라는 막연하기 짝이 없는 그런 개념의 구체적인 실상 아니면 그 현실적인 이행과정의 촉감이거나 이미지처럼 필자의 가슴을 호되게 친 것이다. ○자유의 표상처럼 배가 닿자 선창이 열리고 오토바이에 몸은 얹은 일단의 젊은이들과 선객들이 왁짜하니 섬으로 빠져나갔다.흰색·코발트색·핑크색으로 예쁘게 단장한 타베르나와 카페들은 손님맞을 준비로 부지런히 식탁을 훔치고,인근에서 실습을 왔는지 노란 옷을 입은 유치원 꼬마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병아리처럼 떠들면서 우리 앞을 지나갔다.거대한 잉크병을 그대로 자빠뜨려 엎질러놓은 듯한 모래톱,거기 동화처럼 끌어올려져 몸들을 말리고 있는 갖가지 모양과 크기의 배와 보트와 그런 풍경의 아름다움을 새삼 왈가왁부해서 무엇하겠는가.수블라킨가 뭔가 하는 꼬치요리를 점심으로 먹은 것도 같은데 그 미각을 되씹고 탄상할 여유가 있을 리도 없었다.의문이 풀리기 시작한 여행의 동기는 스스로에게 그만큼이나 사뭇 중대한 사건이었다는 것일까.일행과도 헤어져 종아리를 물에 담근 채 한나절이나 멍하니 필자는 그러고 앉아 있었다.누가 뭐래도 이 맑은 바다가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에게해에 한번이라도 발을 적셔보기 위해 사실은 이번 여행을 떠나온 것같다」고 썼다가 그 과장이 멋적어 찢어버렸다.방파제 그늘에서 서로 껴안고 있는 남녀의 그림자나,이쪽 끄트머리에서 연방 허리를 굽히면서 한쪽 다리로 물장난을 치고 있는 고독해 보이는 한 이국소년의 모습이 이제는 새삼 감동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리도 없었다.기념품가게 앞을 어슬렁거리다 말고 필자는 좀전에 먹은 생선요리의 값을 우리돈으로 환산해보았다.아마 7천∼8천원쯤 되었을 것이다.그런 멍청한 상념 속에도 「자유」라는 말의 뉘앙스는 어김없이 그대로 스며배어 있었다.그 때문이었던가,섬을 떠날 무렵에 일행과 길이 엇갈리면서 일어난 그 어처구니없는 실종소동 같은 것은 더구나 언급할만한 것이 못된다.아테네를 뜨던 전날 밤늦게 영화관에서 대한 베르톨루치의 「리틀 부다」의 선선한 감동이 그나마 그때까지 식을 염을 않고 있던 그 들뜬 감정을 다소나마 가라앉혀주었을 뿐이다.
  • 재불 한인화가들의 패기(박강문 귀국리포트:14)

    ◎병기창 개조… 집단 「예술창」으로 한국인 화가 20여명이 파리근처 병기창을 점령한 것은 91년말이었다.프랑스 심장부에서 한국인들의 무장봉기가 있은 것은 아니고 한국인 화가들이 합심하여 프랑스정부로부터 얻어낸 집단아틀리에가 실내면적 5천㎡(약1천5백평)의 거대한 옛 탱크수리창이었다는 것이 사건의 진상이다.어쨌든 쾌거였다. 이 집단의 이름은 소나무회.회원들은 나이가 30대초반에서 50대초반에 걸치며 화가뿐만 아니라 사진·조각·설치미술 쪽의 사람들도 있다.이 회는 프랑스인들과 이탈리아·미국·일본·중국·캐나다·헝가리·루마니아인 등 외국인들도 회원으로 받아들여 국제성을 확보했다.병기창 접수 때인 초기에는 회원이 한국인 26명,외국인 21명이었다.그동안 부분적 변동은 있었지만 사뭇 비슷한 인원수를 지켜오고 있다. 센강변의 이 집단아틀리에는 파리도심에서 차로 20분쯤 되는 가까운 곳에 있다.이시 레 물리노시의 캐 드 스탈린그라드 247번지가 그 주소다.철골구조에 벽돌벽을 쌓은 이 공장용 건물은 에펠탑으로 유명한 에펠이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탱크수리창으로 쓰던 군이 철수하면서 국방부 소유인 이 건물을 이시 레 물리노시가 관리하게 되었다.어떤 개인이 세를 들어 실내보트장을 겸한 영화관을 잠시 운영했으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영화관이 나가게 되자 파리의 한국인 화가들이 소나무회를 조직한 뒤 당국과 교섭을 벌여 무료에 가까운 상징적인 집세만을 내고 건물을 통째로 빌리는 데 성공했다.그리고는 회원수만큼 칸을 막아서 각자의 아틀리에를 만들었다. 소나무회는 병기창이라는 Arsenal과 예술이라는 Art를 결합한 Artsenal을 이 건물의 이름으로 삼았다.「아르스날」이라는 발음은 그대로면서 병기창이 예술창이 된 것이다.이들은 입주기념 첫 공동전시회를 이곳에서 92년2월에 열었으며 이는 거대한 예술창의 연례적인 전원 참여 행사가 되었다.이때는 시장이 나와 축하한다.94년의 2월의 행사에는 군이 소형탱크 1대를 보내 구경시켜서 어린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소나무회는 파리의 화가집단중 가장 크다.그들의 집단아틀리에 또한 프랑스에서 가장 큰 것이다.회원들은 대부분 활발히 작업하고 있는 인물들이며 그중에는 두 사람의 미술대학교수도 있다.외부와의 연락업무를 담당하는 상임직원 1명이 근무한다. 아르스날은 이제 미술에 관심있는 이가 파리를 방문하면 한번씩 둘러보는 명소가 되었다.소나무회 또한 그 이름이 점차 프랑스의 예술애호가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후원자까지 붙게 되었다.프랑스의 보험관계회사인 앵젝사스의 기 콤회장이 파리시내 15구 마드무아젤가에 「아르스날 파리」라는 소나무회 전용 상설전시장을 마련해주어 94년2월부터 회원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아르스날의 출현과 그 발전은 파리 한국인 미술가들의 패기와 프랑스의 독특한 예술지원분위기가 잘 어울려 이루어진 것이다.한국인 화가들의 시도는 엉뚱하다고 할 만한 것이었으나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프랑스 국방부와 이시 레 물리노시청 관리들의 포용력 또한 프랑스에서나 있음직한 일이었다.「메세나」라는 말로 일컬어지는 프랑스기업들의 예술후원활동도 의욕을 북돋워주었다. 소나무회 회원들의 활발한 작업의 결실은요즘 잦아진 국내 전시로도 확인되고 있다.정재규·김종학씨가 올 여름에 국내 개인전을 각각 열었다.또 윤봉환씨의 개인전이 서울 유나화랑에서 9월1일부터 14일까지,김형기·유봉상·이영배·홍순명씨가 프랑스인회원 장 드 피에파프,프랑수아즈 니에 등과 함께 여는 설치미술 위주의 6인전이 서울 갤러리 아트빔에서 9월3일부터 10월7일까지 있다.대구에서는 권순철씨등 한국인 5명과 외국인 5명이 함께 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소나무회회장은 이 집단을 주도하는 한국인 쪽에서 대대로 맡고 있는데 초대회장은 권순철씨였으며 이영배씨를 거쳐 현재는 홍순명씨가 잇고 있다.소나무회에 현재 회원으로 있거나 한때 있었던 그밖의 한국인 예술가들은 곽수영·김남용·김선태·김성태·김태종·김평준·문순우·박동일·박승순·백진·변창건·변충원·신혜경·이상우·이영춘·유규리·유유리·장승택·조돈영·조용신·최예희·최준걸씨 등이다.
  • 미군함 아이티항진/아이티,전투경계령 발동

    【포르토프랭스·워싱턴 AP 연합】 미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아이티 군부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아이티 침공을 강력히 경고한데 이어 미군함 1척이 1일 아이티 북부 카프 아이시앵항으로 항진하자 아이티군이 전투경계령을 돌입했다고 아이티의 메트로폴 라디오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의 카프 아이시앵시 주재기자는 미국 군함이 항구에서 1㎞ 떨어진 해상에 머물고 있으며 상공에는 미항공기 1대가 비행중이라고 전하면서 주민들이 항구에 모여 침공 반대 구호를 외쳤다고 말했다. 아이티 북부 지역 사령관인 클로델 조세파 중령은 아이티의 전략 거점 해상에 미군함이 출현한 것은 아이티 주권을 침해한 도발행위라고 말하고 이 군함의 수병들은 바닷 가재를 사기위해 항구 정박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그러나 미국 군함의 카프 아이시앵 기항에 관한 정보를 갖고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스트로브 탈보트 미국무부장관과 존 도이치 국방부장관은 31일 다국적군의 상륙시까지 아이티 군부가 퇴진하지 않을 경우 이들을모두 체포해 새로 구성될 「합법정부」에 인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반카스트로 반란준비”/망명 쿠바인단체

    【마이애미 AP 로이터 연합】 쿠바의 한 망명단체는 26일 휘하 행동대원들이 공산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반란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애미에 본부를 둔 망명단체 쿠바독립민주화운동(CID)은 이날 집행위원회 특별회의를 열어 본국 쿠바국민들과 미국에 있는 쿠바망명공동체에 대해 카스트로를 축출하기 위해 단결하자고 촉구하는 내용의 일련의 결의안들을 채택했다. CID는 이날 결의안을 통해 이 단체가 쿠바안에 영토를 확보하는 대로 임시정부를 수립,임시대통령을 선출하고 내각을 출범시키는 동시에 입법기관도 설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베르토 마토스 CID의장은 이 임시정부의 최우선과제가 쿠바국민들에 대한 식량및 보건지원 등의 구호활동을 펴는 것이며 이같은 구호활동을 관장키 위한 「구국위원회」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토스의장은 또 쿠바에 있는 요원들이 늦어도 오는 12월부터 쿠바혁명을 주도할 것이고 벌써 설탕생산을 지연시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쿠바정부는 이날도 협상이 이민문제에 한정되더라도 보트피플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고 미국에 거듭 제의했다.
  • 카스트로의 「인해전술」(특파원 수첩)

    24일 백악관의 정례브리핑에 앞서 쿠바 난민구조 및 향후 대책에 관한 특별브리핑이 있었다. 그동안 플로리다 미해군기지 등을 돌아보며 난민구조작전 상황을 시찰하고 온 윌리엄 페리국방장관을 비롯,제닛 리노법무장관,피터 타노프국무부차관,도리스 미서너이민국장 등 쿠바 난민관련 클린턴 미행정부의 최고책임자들이 나와 특별회견을 한 것이다. 페리장관은 쿠바남단에 있는 관타나모 미해군기지의 수용시설을 현재의 2만3천명 규모에서 내주말까지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이같은 조치를 밝히기에 앞서 자신이 항공시찰을 통해 목격한 쿠바 보트피플에 대해 『상어떼가 우글거리는 바다에 지푸라기 같은 뗏목이나 드럼통에 의지해 이틀이고 사흘이고 표류하듯이 해협을 건너는 쿠바난민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가슴아팠다』고 소회의 일단을 피력했다. 세계최강의 군사력을 통솔하는 미국의 국방장관답지 않게 자못 센티멘털리즘에 젖는 듯한 얘기였다. 페리장관은 수용시설 확충계획,해안경비대 및 미해군의 선박투입계획,구조작전 지침 등을 설명한 뒤 말미에 카스트로의 「신판 인해전술」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밝혔다. 카스트로가 국내문제를 푸는 한 방법으로 자국민들을 해외로 탈출시키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또 쿠바정부가 수백,수천 주민들을 꼬드겨 관타나모기지 앞에 있는 지뢰밭을 통과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관타나모기지에 밀려들어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그러나 미국은 만약 그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이를 미국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로 간주,적절할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등단한 리노장관은 해상으로 탈출한 쿠바인의 어느 누구도 미국으로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타노프차관은 미국의 대쿠바정책은 쿠바에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변화가 촉진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최근 쿠바인들의 해상대탈출은 자유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 체제에 대한 실망과 좌절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난민문제를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의 철회문제 등을 논의할 미·쿠바 고위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쿠바측의 제의를 일축했다며 지난 35년간의 카스트로의 쿠바통치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단정했다. 이날 백악관의 합동특별브리핑은 최근의 난민문제성격을 카스트로가 쿠바에 대한 외부의 경제제재를 끊기 위해 자국민들을 인해전술식으로 바다로 내모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카스트로가 정말로 반세기전에 공산중국이 한국전에서 적용했던 인해전술을 구사하는 것이라면 쿠바의 체제붕괴나 내부폭발은 시간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다.
  • 한강시민공원/다용도 휴식처로 각광/체육·수영레저·자연학습시설 갖춰

    ◎낚시포인트 4천곳… 강태공들 선호 아이들의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직장인들의 휴가도 대부분 마무리되는 요즘,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이 감돌고 있으나 한낮 기온은 30도를 웃돈다. 이번 주말쯤 가족과 함께 마지막 피서 나들이를 한다면 어디가 좋을까. 최근 「실속파」시민들의 휴식처로 가까운 한강시민공원이 각광을 받고 있다. 수도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변 36㎞ 10개지역에 펼쳐진 한강시민공원은 수상레저시설과 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해상거북선·자연학습장등 학습시설등도 있을 뿐 아니라 부분적으로 낚시나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마련돼 있는 등 다양한 가족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가뭄으로 줄었던 물이 얼마전부터 불어나면서 강태공들도 한강변으로 몰리고 있다.한강변에는 여의도 샛강을 비롯,잠실대교밑·당인리발전소인근등 4천여곳의 낚시포인트가 있는데 이 곳에서는 요즘 붕어·잉어·누치등의 어종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낚시받침대 이용료로 5백원만 내면 언제나 이용이 가능하다. 지난7월 일제히 문을 연 잠원 뚝섬 잠실 여의도 이촌 망원 광나루등 7개지구의 야외수영장은 오는 9월 21일까지 계속 운영된다(시간은 상오9시부터 하오7시까지).이용요금은 어린이 5백70원,청소년 9백20원,어른 1천1백50원으로 다른 수영장보다 물이 깨끗하고 값이 싸 특히 인기가 높다. 행주대교에서 광나루까지 한강양편에는 모두 10여개 레포츠업체가 모두 1천여척의 보트·수상스키·윈드서핑·제트스키등을 보유,동호인을 맞고 있다. 용성레저(475­4021)는 수상스키를 운영하는데 1회 10분 이용요금이 1만2천원이며 초보자 강습비는 3일간 10만원이다.또 골드마리나(473­8188)가 운영하는 수상스키의 경우 1회 대여비는 1만2천원,강습비는 3일간 12만원이고 제트스키는 1회 1만7천원,강습비는 없다. 업체들은 이밖에 윈드서핑 대여도 하고 있는데 대여료는 시간당 8천원선이며 강습을 받는 경우 2일에 6만원정도 받고 있다. 또한 방학중 가족유람선으로 각광을 받았던 세모(785­7900)가 운영하는 한강유람선은 모두 8척으로 상오 10시부터 하루 40회 운항된다.2백50명에서 최대 6백명까지 수용가능한 유람선은 여의도∼뚝섬∼잠실(1시간10분)간 어른 1인당 편도 4천원,여의도 회선(1시간) 3천4백원이며 국민학생은 절반요금이다. 이와함께 가족들이 축구·농구등의 운동을 통해 땀을 흠뻑 흘리며 단합을 다질 수 있는 육상체육시설이 잘 꾸며져 있는 것도 한강시민공원의 자랑이다. 이밖에 이촌지구에는 관람용으로 해상거북선이 있어 1회 어른 5백원,청소년 4백원이면 탑승,관람을 할 수 있고 뚝섬 여의도 잠원 이촌지구에는 수목·농작물·화초등 4백여종의 식물이 잘 가꿔져 있어 어린 학생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 쿠바 난민/뗏목·튜브 타고 끝없는 유랑

    ◎미의 탈출자 수용 거부선언 이후/임산부·노파까지 목숨건 도박 나서/5일간 9천명 구조… 80년사태 수준 미국 플로리다해안을 향한 쿠바난민들의 물결이 사그라질줄 모른다. 미국정부가 난민수용 거부의사를 단호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쿠바인들은 아랑곳없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한다.최근 며칠동안 오히려 난민숫자는 더 많아지고 있다. 백악관이 난민억류정책을 발표한 직후인 19일부터 22일까지 경비대에 구조된 난민은 모두 6천1백명이며 어제 하루만해도 2천8백86명이 구조됐다. 이처럼 하루 1천∼2천여명의 난민이 경비대원들에 의해 구조되고 있지만 몇명인지도 모를 난민들은 해상에서 죽음을 겪고 있다. 사람없는 텅빈 뗏목이 종종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미국이 난민억류정책을 발표한 이후 정보교류가 줄어든 쿠바 본토에서는 한 소녀가 상어에 물려 죽었다든가 신생아가 배밖으로 던져졌다든가 하는 등의 흉흉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퍼지고 있다. 아직 사망자의 숫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죽음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난민들의 뗏목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나무조각,철강 파이프,스티로폴,튜브 등 물에 뜨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어떤 사람은 돌이나 지반을 뚫는 드릴을 보트의 모터로 대신해 바다를 건너기도 했다.나무판자 하나에 의지해 1백50㎞가 넘는 바다를 건넌다는 것은 말그대로 목숨을 건 일이다. 미해안경비대소속 앤디 블롬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밑을 만들고 나무판자로 못을 박은 다 쓰러질듯한 뗏목이 전복되는 것을 보고 물속으로 들어가 4명의 난민을 구했다고 전하고 텔레비전포장지 같은 상자로 미국까지 오는 것을 상상이라도 할 수 있겠느냐며 안타까워 했다. 이 와중에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는 통나무,타르,못,나사만 있으면 뗏목을 만들어 파는 장사가 성행하고 있다.한 상인은 일가족에게 고무로 만든 보트를 1천2백달러에 팔았다고 했다. 해안경비대측은 이번 탈출을 지난 80년 12만5천명의 쿠바인이 미국으로 집단망명한 마리엘항탈출사건보다 훨씬 규모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이들은 『마리엘사건 당시 1백명이 탄 새우잡이 배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한사람씩 탄 타이어가 바다에 깔려 있어 도저히 사건의 끝을 짐작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경비대들에 따르면 난민들은 2개월된 유아부터 90대의 여성까지 천차만별이며 지난 20일 구조된 한 여성은 다음주 출산예정인 임신부였다.이들은 3일간 바다에서 떠돈 뒤 구조됐다. 물론 난민들이 미국의 정책변경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그러나 이들은 미국정부가 뭐라하든간에 마이애미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플로리다대 쿠바연구소장인 리산드로 페레즈씨는 『그들은 실제로 당장 관타나모 미군기지,또는 마이애미 근처에 있는 수용소인 크롬에 억류되리라는 사실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히알리(주로 스페인계가 모여사는 마이애미 교외지역)에서 친척들과 살게 될 것을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페레즈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미국이 몇십년간 쿠바인들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들은 미국의 문이 그렇게 쉽게 빨리 닫히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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