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증서
    2026-05-03
    검색기록 지우기
  • 천안시장
    2026-05-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48
  • [경제 프리즘] 은행들, 신보·기보 자주 들락거리는 사연

    [경제 프리즘] 은행들, 신보·기보 자주 들락거리는 사연

    요즘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부와 기술신용보증기금 보증운용부는 시중은행과 중소기업 대출 상품을 논의하느라 정신이 없다. 신용보증부와 보증운용부는 시중은행의 ‘상품개발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금융 당국이 ‘창조금융’을 외치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독려하자 시중은행들이 신보나 기보와 협약을 맺고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보는 국민, 경남, 부산, 신한, 우리은행 등과 업무 협약을 맺고 중소기업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기보도 국민, 농협, 우리은행과 중기 대출 보증 협약을 맺었다. 이자나 보증료를 깎아 주고, 일부 은행은 보증 수수료를 대신 납부해 주기도 한다. 시중은행들이 신보나 기보와 업무 협약을 맺는 이유는 ‘보증서’ 때문이다. 보증이 있으면 만에 하나 잘못되더라도 신·기보가 대출금을 물어주기 때문에 떼일 확률이 그만큼 낮다. 실제 신보나 기보 보증 부실률은 5%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요즘 신·기보에는 서로 수백억원을 출연하겠다는 신청이 봇물처럼 밀려든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이 10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하면, 100억원 범위 안에서 신보와 기보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보증서를 발급해 준다. 해당 중소기업은 보증서를 들고 가서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신보 관계자는 “과거에도 은행과 연계를 맺은 상품이 종종 있었지만 최근 들어 (은행 간 대출 경쟁이) 부쩍 치열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은행들로서는 일정 금액을 신보나 기보에 출연하는 게 중소기업 대출 부실을 떠안는 것보다는 낫다.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경우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이득이다. 신보와 기보도 중기 보증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윈윈인 셈이다. 하지만 ‘중기 대출 확대’라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산물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기업인 신보나 기보가 보증을 섰다가 떼이면 결국 그 손해는 국민 세금으로 때워야 한다.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공기업들이 일반 사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윤만 따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새 정부의 ‘코드’를 의식해 보증을 남발하는 것도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보는 경기 불황 등을 감안해 올해 부실률 관리목표를 지난해보다 0.4% 포인트 높은 5.2%로 설정했다. 기보도 지난해(5.1%)보다 높은 5%대 중반으로 잡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세상과 담 쌓고 주저앉은 인생 도움의 손길 덕에 일어섭니다”

    “세상과 담 쌓고 주저앉은 인생 도움의 손길 덕에 일어섭니다”

    “아유, 저야 정말 고맙죠. 사는 것도 어렵지만, 죽는 게 더 어렵다며 세상과 담 쌓고 살았었는데요.” 7일 수술 뒤 보름간의 입원 생활을 끝내고 퇴원을 앞둔 공모(59·여)씨의 목소리는 밝았다. 홀로 어렵게 살고 있던 공씨를 괴롭힌 것은 척추협착증. 30여년 전 서울로 올라온 공씨는 가정부일을 해가며 남동생을 대학 보내고 취직시켰다. 남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정작 자신의 결혼은 포기했다. 그러나 그렇게 뒷바라지했던 남동생은 외환위기 때 사업 실패 끝에 주저앉았다. 이혼까지 한 남동생과 보증금 100만원, 월세 20만원의 월세방으로 들어왔다. 사업 실패에다 이혼까지 겹쳐서인지 남동생은 2009년 췌장암으로 숨졌다. 그 뒤 공씨의 증세는 계속 나빠졌다. 주사치료로 버텼으나 지난 4월 초 병원은 마침내 더 이상 주사치료는 의미없다며 수술을 통보했다. 수술과 입원 날짜를 받아들었지만 공씨는 암울해졌다. 혈혈단신이라 수술동의서와 연대보증서를 써줄 사람이 없었고 수술비도 부담스러웠다. 고민만 하던 중 통증 때문에 거동까지 불편해지자 공씨는 남가좌동주민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때부터 서대문구가 개편한 복지 중심의 행정기구가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해 초 서대문구는 단순반복적인 민원행정업무는 무인민원발급기에 넘기고 여유 인력을 전부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에 투입했다. 공씨와 상담한 이현근 남가좌2동장은 즉시 구청에 긴급의료비 지원을 요청한 뒤 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을 방문, 수술비와 입원비를 제외한 모든 부대 비용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황재하 통장은 흔쾌히 수술동의서와 최대 3000만원에 이르는 입원비 보증각서까지 썼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공씨는 8일 퇴원 예정이다. 이 동장은 “퇴원 이후에 공씨를 노래교실 같은 곳에 가입시켜 또래 노인들과 어울리도록 하는 등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올해 초부터 복지업무가 강화된 만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믿던 동네형님이…” 노량진 뒤흔든 곗돈 46억 사기사건

    “믿던 동네형님이…” 노량진 뒤흔든 곗돈 46억 사기사건

    “계 타면 이제 우리 애들 결혼 좀 시키겠구나 했어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뻔히 아는 계주가 어떻게 그 돈을 들고 사라져….” 계주 이모(63·여)씨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박모(55·여)씨는 눈물부터 쏟았다. ‘그날’ 이후 박씨는 죄책감에 고개 한번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스트레스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 갈라진 박씨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박씨는 1990년대 중반 지인의 소개로 이씨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했다. 이씨는 동네에서 유명한 계주였다. 지인은 박씨에게 “이씨가 계 모임의 큰손이다. 은행보다 낫더라”며 계에 들 것을 권유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인 남편과 공부도 잘한다는 자식을 둔 이씨를 평소 동경해왔던 박씨는 약 20년 가까이 모은 돈을 모조리 계에 쏟아부었다. 남편 없이 자식 셋을 홀로 기르며 가사도우미, 피부 마사지, 식당 설거지 등을 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직장에 들어간 자식들도 월급을 보태, 계에 쏟았다. 그렇게 이씨에게 맡긴 돈이 1억 7000만원. 그러나 박씨가 믿고 따랐던 이씨는 지난해 여름 박씨의 돈을 들고 홀연히 행방을 감췄다. 박씨를 포함한 계원 43명의 46억 2000만원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2009년부터 곗돈 주기를 계속 미뤘어요. 탈 때가 지나서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하면 ‘왜 집으로 전화를 하느냐. 나를 못 믿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죠. 그전까진 누구보다 곗돈 관리에 엄격한 분이시라 불안해도 크게 의심하지 않았어요.” 이씨는 1970년대부터 노량진 일대에서 ‘번호계’ 방식으로 계를 운영했다. 계원들이 3년간 매달 일정 금액을 넣고 순번대로 곗돈을 타가는 식이다. 이씨는 잠적 전까지 매월 86만∼143만원을 내고, 순서대로 3000만∼5000만원을 태우는(곗돈을 탄다는 의미) 이른바 ‘새마을계’ 9개를 운영했다. 5000만원짜리 계는 월 143만원씩, 3000만원짜리 계는 월 86만원씩 넣을 수 있게 했다. 36순위까지 있는 순번표에 1~2번은 이씨가, 그 이후에는 순서대로 계를 타게 했다. 이씨는 야박한 계주로 악명이 높았다. 박씨를 비롯해 이씨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이씨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계원들과 가까이 지내다가도 돈을 내기로 한 약속시간을 어기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독촉전화는 물론 계원 집에 드러눕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한 계원은 곗돈을 못내 이씨에게 집 문서를 가압류당하기도 했다. 계원 관리도 철저했다. 계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재정보증서를 제출하고 연대 보증인을 세워야 했다. 인감도 제출하게 했다. 곗돈을 못 내는 계원이 생기면 추천인이 대신 곗돈을 내주는 규칙도 엄격히 적용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친목모임을 통해 계원 확장도 독려했다. 피해자들은 누구보다 독하게 계를 관리했던 이씨를 보며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의 배경도 한몫했다. 노량진의 한 새마을금고 간부인 남편, 회계사가 된 아들, 명문가에 시집간 딸 등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본받아야 할 큰언니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형님이란 의미의 ‘오야’로 불렸다. 이씨의 계는 35년여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때문에 자녀, 조카 등 기본 3대가 참여하는 집이 많아졌다. 곗돈 규모도 계속해서 커졌다. 하지만 2008년 말부터 이씨의 행동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이었던 남편과 유명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회계사 아들을 앞세우며 기존 계원들에게 “계 하나만 더 하자. 나 좀 믿고 도와달라”고 했다. 1억원짜리 계였다. 약속했던 곗돈도 자꾸 미뤘다. 곗돈을 못 받은 계원이 곗돈 이야기를 꺼내면 소리를 지르거나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계원들은 불안했지만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연락이 닿지 않던 이씨는 지난해 7월 아예 집을 빼고 야반도주했다. 계원들은 그달 말 서울 동작경찰서에 이씨를 고소했다. 이씨의 잠적은 대부분 가정주부였던 피해자들의 삶을 산산조각 냈다. 박씨는 사건 발생 후 대상포진과 손가락 마비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에게 6억원을 뜯긴 김모(69·여)씨도 이씨가 잠적한 10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2억 2000만원가량 곗돈을 떼인 이모(46·여)씨는 “노량진 토박이인 엄마가 결혼자금을 모으라며 이씨를 소개시켜 줬다”면서 “조카도 내 말만 믿고 300만원가량을 부었는데 내가 모두 물어 주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10개월 내내 경찰서로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는 이씨는 “3년전 빚을 청산하려고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다섯 명의 식구들이 10평대 공무원아파트에서 살았다”면서 “빚을 갚고 남은 1억원도 곗돈으로 썼는데 아파트도 이제 비워 줘야 돼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했다. 이씨를 30년간 알고 지냈다는 김모(58·여)씨는 3000만원짜리 계 3개와 5000만원짜리 계 4개에 들었다가 총 4억 400만원을 날리게 됐다. 김씨는 “남편과 딸 3명이 벌어온 월급 3년치가 몽땅 계를 붓는 데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고향인 전라도 순천에 사는 일가친척들 돈으로 계를 부었다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계주 이씨는 남편과 함께 고향인 경남 진주시의 한 연립주택에 월세로 숨어 지내다 지난 25일 경찰에게 붙잡혔다. 살림살이는 밥솥 하나와 이불 두 개가 전부였다. 이들은 경찰의 눈을 피하려고 3개월마다 거주지를 옮겼다. 계약 문서도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10개월 뒤에서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립선암 치료를 받고 귀가하던 남편 양씨를 미행, 집에 숨어 있던 이씨를 배임·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곗돈 중 10억원을 사업 투자용으로 지인에게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하면서 계원들에게 곗돈을 주지 못하게 돼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잡혔지만 피해자들이 곗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씨는 대부분의 돈을 빚을 갚고 병원비를 내는 등 생활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피해자들은 한달음에 경찰서를 찾았다. “평생을 고무 슬리퍼만 신고 다닌 사람들한테 어떻게 이런 사기를 칠 수 있나요? 피 같은 내 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건가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투데이 인사이드] 60대 계주에 46억원 떼인 사람들

    [투데이 인사이드] 60대 계주에 46억원 떼인 사람들

    “계 타면 이제 우리 애들 결혼 좀 시키겠구나 했어요.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뻔히 아는 계주가 어떻게 그 돈을 들고 사라져….” 계주 이모(63·여)씨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박모(55·여)씨는 눈물부터 쏟았다. ‘그날’ 이후 박씨는 죄책감에 고개 한번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스트레스로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 갈라진 박씨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박씨는 1990년대 중반 지인의 소개로 이씨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했다. 이씨는 동네에서 유명한 계주였다. 지인은 박씨에게 “이씨가 계 모임의 큰손이다. 은행보다 낫더라”며 계에 들 것을 권유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인 남편과 공부도 잘한다는 자식을 둔 이씨를 평소 동경해왔던 박씨는 약 20년 가까이 모은 돈을 모조리 계에 쏟아부었다. 남편 없이 자식 셋을 홀로 기르며 가사도우미, 피부 마사지, 식당 설거지 등을 하며 모은 전 재산이었다. 직장에 들어간 자식들도 월급을 보태, 계에 쏟았다. 그렇게 이씨에게 맡긴 돈이 1억 7000만원. 그러나 박씨가 믿고 따랐던 이씨는 지난해 여름 박씨의 돈을 들고 홀연히 행방을 감췄다. 박씨를 포함한 계원 43명의 46억 2000만원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2009년부터 곗돈 주기를 계속 미뤘어요. 탈 때가 지나서 불안한 마음에 전화를 하면 ‘왜 집으로 전화를 하느냐. 나를 못 믿는 거냐’고 소리를 질렀죠. 그전까진 누구보다 곗돈 관리에 엄격한 분이시라 불안해도 크게 의심하지 않았어요.” 이씨는 1970년대부터 노량진 일대에서 ‘번호계’ 방식으로 계를 운영했다. 계원들이 3년간 매달 일정 금액을 넣고 순번대로 곗돈을 타가는 식이다. 이씨는 잠적 전까지 매월 86만∼143만원을 내고, 순서대로 3000만∼5000만원을 태우는(곗돈을 탄다는 의미) 이른바 ‘새마을계’ 9개를 운영했다. 5000만원짜리 계는 월 143만원씩, 3000만원짜리 계는 월 86만원씩 넣을 수 있게 했다. 36순위까지 있는 순번표에 1~2번은 이씨가, 그 이후에는 순서대로 계를 타게 했다. 이씨는 야박한 계주로 악명이 높았다. 박씨를 비롯해 이씨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이씨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계원들과 가까이 지내다가도 돈을 내기로 한 약속시간을 어기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독촉전화는 물론 계원 집에 드러눕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한 계원은 곗돈을 못내 이씨에게 집 문서를 가압류당하기도 했다. 계원 관리도 철저했다. 계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재정보증서를 제출하고 연대 보증인을 세워야 했다. 인감도 제출하게 했다. 곗돈을 못 내는 계원이 생기면 추천인이 대신 곗돈을 내주는 규칙도 엄격히 적용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친목모임을 통해 계원 확장도 독려했다. 피해자들은 누구보다 독하게 계를 관리했던 이씨를 보며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의 배경도 한몫했다. 노량진의 한 새마을금고 간부인 남편, 회계사가 된 아들, 명문가에 시집간 딸 등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본받아야 할 큰언니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씨는 동네 주부들에게 형님이란 의미의 ‘오야’로 불렸다. 이씨의 계는 35년여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때문에 자녀, 조카 등 기본 3대가 참여하는 집이 많아졌다. 곗돈 규모도 계속해서 커졌다. 하지만 2008년 말부터 이씨의 행동이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이었던 남편과 유명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회계사 아들을 앞세우며 기존 계원들에게 “계 하나만 더 하자. 나 좀 믿고 도와달라”고 했다. 1억원짜리 계였다. 약속했던 곗돈도 자꾸 미뤘다. 곗돈을 못 받은 계원이 곗돈 이야기를 꺼내면 소리를 지르거나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계원들은 불안했지만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연락이 닿지 않던 이씨는 지난해 7월 아예 집을 빼고 야반도주했다. 계원들은 그달 말 서울 동작경찰서에 이씨를 고소했다. 이씨의 잠적은 대부분 가정주부였던 피해자들의 삶을 산산조각 냈다. 박씨는 사건 발생 후 대상포진과 손가락 마비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에게 6억원을 뜯긴 김모(69·여)씨도 이씨가 잠적한 10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2억 2000만원가량 곗돈을 떼인 이모(46·여)씨는 “노량진 토박이인 엄마가 결혼자금을 모으라며 이씨를 소개시켜 줬다”면서 “조카도 내 말만 믿고 300만원가량을 부었는데 내가 모두 물어 주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10개월 내내 경찰서로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는 이씨는 “3년전 빚을 청산하려고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다섯 명의 식구들이 10평대 공무원아파트에서 살았다”면서 “빚을 갚고 남은 1억원도 곗돈으로 썼는데 아파트도 이제 비워 줘야 돼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했다. 이씨를 30년간 알고 지냈다는 김모(58·여)씨는 3000만원짜리 계 3개와 5000만원짜리 계 4개에 들었다가 총 4억 400만원을 날리게 됐다. 김씨는 “남편과 딸 3명이 벌어온 월급 3년치가 몽땅 계를 붓는 데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고향인 전라도 순천에 사는 일가친척들 돈으로 계를 부었다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계주 이씨는 남편과 함께 고향인 경남 진주시의 한 연립주택에 월세로 숨어 지내다 지난 25일 경찰에게 붙잡혔다. 살림살이는 밥솥 하나와 이불 두 개가 전부였다. 이들은 경찰의 눈을 피하려고 3개월마다 거주지를 옮겼다. 계약 문서도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10개월 뒤에서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립선암 치료를 받고 귀가하던 남편 양씨를 미행, 집에 숨어 있던 이씨를 배임·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곗돈 중 10억원을 사업 투자용으로 지인에게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하면서 계원들에게 곗돈을 주지 못하게 돼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잡혔지만 피해자들이 곗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씨는 대부분의 돈을 빚을 갚고 병원비를 내는 등 생활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피해자들은 한달음에 경찰서를 찾았다. “평생을 고무 슬리퍼만 신고 다닌 사람들한테 어떻게 이런 사기를 칠 수 있나요? 피 같은 내 돈은 돌려받을 수 있는 건가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KTX 불량 레일패드 근본대책 서둘러라

    KTX의 안전을 둘러싼 논란이 또 불거졌다. 2010년 개통된 동대구∼부산 간 KTX 2단계 구간 콘크리트 선로에서 4만 4000여곳의 균열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 중 1000여곳은 하자보수 기준 0.5㎜를 넘는다. 같은 공법으로 시공된 전라선 일부 구간에서도 8200여곳의 균열이 드러났다. 최근 언론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균열이 점점 커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궤도가 흔들려 성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광범위하게 균열이 생긴 것은 성능시험도 하지 않은 특정업체의 불량 레일패드를 무차별적으로 깔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있다. 레일패드는 17t에 이르는 KTX 기관차에서 침목으로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주는 선로 밑의 고무판이다.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다. 시간이 흐르면 딱딱해져 충격흡수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개통 2년 5개월 만에 감사원 지적을 받고서야 30만개나 교체작업을 하고 있다니 애초부터 하자가 있었다는 방증 아닌가. KTX 1단계 구간 자문에 참여한 외국인 전문가는 설계단계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레일패드를 까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불량패드가 광범위하게 깔렸다. 그동안 관련 부처들의 무사안일과 도덕적 해이 등이 얼마나 자주 도마에 올랐는가를 떠올리면 그 이유를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사태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구조적 문제점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특히 제조사의 품질보증서만 믿고 성능시험을 생략하는 무책임한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특정업체가 불량패드를 장기간 독점 공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가 도사리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감한 규제 혁파와 품질제일 정신에 기초한 경쟁체제 도입이 시급하다. 이달 개통 9주년을 맞은 KTX는 하루 평균 이용객이 15만명에 육박하는 국민적 교통수단이다. 그에 걸맞은 안전성이 담보돼야 한다. 일이 터질 때마다 안전운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뇌어서는 해묵은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다. 더 이상 KTX의 안전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서두르기 바란다.
  • 朴대통령, 건설업계 금융지원 지시… 후속조치 눈길

    朴대통령, 건설업계 금융지원 지시… 후속조치 눈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례적으로 특정업종을 언급하며 건설업계의 금융 지원을 지시해 후속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대형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을 보증해 자금에 숨통을 틔워줄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은 신용보증 및 대출 확대로 중견·중소 건설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등 예금 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은 2010년 말 55조원, 2011년 말 49조 9000억원, 2012년 말 44조 2000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건설사들이 경기 침체에 돈줄마저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의미다. 규모가 작은 건설사는 사정이 더 열악하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은 “대형사 몇 곳만 빼고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회사 신용도가 낮아 단독으로 해외공사 수주에 필요한 보증 발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보다 11.1포인트 하락한 54.3에 머물렀다. 2010년 8월(50.1)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60.3)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 불안 요소가 더 크다. 금융당국은 일단 일시적 자금 경색으로 인한 도산 방지를 위해 대기업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을 보증해 주기로 했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장은 “해외건설 저가 수주 문제는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가 자율조정장치로 해결할 문제”라면서 “해외 건설사들의 유동성이 문제되지 않도록 프라이머리담보부증권(P-CBO) 확대를 추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P-CBO는 여러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묶은 뒤 보증을 붙인 유동화증권으로,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을 돕는 제도다. 그러나 이는 현재 신용보증기금이 지원하는 P-CBO 지원대상을 대기업(재계순위 1~10위 제외)까지 확대하는 것이라 당장 중견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건설공사계약 이행 전 발주자가 요구하는 은행보증서를 발급해주는 일종의 신용보증인 ‘이행성 보증’에 2000억원, 중기가 해외에 나가서 제작물을 만들 때 쓰는 비용을 대출해주는 ‘제작금융’에 5000억원 등 중소·중견 건설사 지원 한도를 총 1조원으로 책정했는데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노후원전 부품조달 어렵고 용역업체가 현장관리

    노후원전 부품조달 어렵고 용역업체가 현장관리

    27년 된 고리원전 4호기가 지난 3일과 14일 잇따라 가동을 멈추면서 노후원전의 ‘안전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원전 23기 중 20년 이상 된 원전이 9기로 40%에 이르기 때문이다. 14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노후 원전의 잦은 고장은 부품 조달의 어려움과 현장 인력의 비전문성 때문이다. 보통 400만~500만개 부품으로 이뤄진 원전에서 부품 한 개의 오작동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국내 노후원전은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제조사가 폐업하거나 생산을 중단해 아예 구하지 못한 부품도 많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 1호기 등 20년 이상 된 노후 원전은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규격과 강도가 비슷한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직접 찾아다니거나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업체를 상대로 제품 생산이 가능한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동일 부품이 없을 때 일정 검증절차를 거쳐 대체 부품을 투입한다. 이러다 보니 보증서 위조 부품과 폐기할 부품이 새 부품으로 포장되는 사건까지 생겼다. 원전 전문가는 “물론 부품이 동일 성능과 규격을 가졌다고 하지만 원전 건설 당시에 사용된 부품과 품질이 같을 순 없다”면서 “아무래도 대체 부품이 많아지면 오작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전 관리 용역업체 난립과 관리 부실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2월 발생한 고리 1호기 정전 사고는 보수 작업자들의 실수가 원인이었고,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미국 스리마일섬 사고와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 등도 모두 직원들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은 원전의 감시만 하고 정작 현장에서 기계를 만지는 것은 대부분 용역업체 직원이 한다”면서 “수백개에 달하는 용역업체의 전문성 등을 실사를 통해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또 노후 원전은 대규모 시설 교체 비용 등 운영비 급등으로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리 원전(6기)은 20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고리 원전의 당기순이익은 2010년 3245억원 흑자를 기록한 뒤 2011년 1849억원으로 흑자 규모가 급감했으며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또 월성 원전(5기)도 지난해 첫 적자를 냈다. 월성 원전의 당기 순이익은 2010년 2139억원 흑자, 2011년 243억 흑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488억원 적자를 냈다. 이는 수명연장을 대비한 대규모 시설교체 등 급격한 운영비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이원형 반핵시민연대 국장은 “원전의 해체 비용과 핵연료 처리를 포함한 사후 처리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결코 경제적이지 않은 노후 원전은 즉시 폐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조선통신사 옛길 따라 1158㎞

    조선통신사 옛길 따라 1158㎞

    우수한 우리 문화를 일본에 전파한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 걷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한국체육진흥회는 31일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1일부터 5월 20일까지 50일간 서울에서 일본 도쿄까지 걷는 ‘제4차 조선통신사 옛길 서울~동경 한·일 우정 걷기’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체육진흥회는 1일 오전 8시 30분 서울 경복궁 광장에서 참가자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조선통신사를 재현하는 퍼레이드를 선보인 뒤 부산과 대마도, 일본 오사카·도쿄로 이어지는 1158㎞의 대장정에 나선다. 부산에 도착하는 20일 동래구청 광장에서 부산 도착 환영식을 갖고, ‘조선통신사의 날’인 5월 14일에는 일본 시즈오카에서 한국 음식과 전통놀이 등을 즐기는 환영행사 한마당을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에 도착하는 5월 20일에는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일본 도착 기념 환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일본 구간에서는 오사카에서 도쿄를 뺀 나머지 구간을 과거 뱃길로 이동했던 것을 기념해 모두 배와 버스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다. 행사는 서울과 부산을 잇는 한국 구간과 대마도와 도쿄를 잇는 일본 구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구간별 참가가 가능하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자에게는 국제시민스포츠연맹과 한국걷기연맹이 인증하는 완보증서가 주어진다. 참가 문의와 신청은 한국체육진흥회 사무국(02-2274-7077)이나 홈페이지(walking.or.kr)에서 할 수 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3%대 금리로 빌려드려요

    IBK기업은행이 전세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에게 최저 연 3%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IBK근로자우대 전세대출’을 25일 내놓았다. 기존 전세자금 대출과 달리 보험증권이나 보증서를 발급받지 않아도 돼 0.3~0.5%의 보증료 부담이 없다. 거래실적에 따라 대출금리도 최고 0.5% 포인트 추가 감면받을 수 있다. 예컨대 5000만원을 1년간 빌릴 경우 최저 대출금리는 연 3.67%(25일 기준)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1월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평균 4.19%)와 국민주택기금 전세대출(보증료 감안 약 4%)보다 낮다. 소득이 있는 근로자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임차금액의 70% 범위에서 최대 7000만원까지 빌려준다. 기한 전 상환수수료도 전액 면제해 언제든 상환이 가능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가계대출 가산금리 최고 8%P

    가계대출 가산금리 최고 8%P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가 최고 8% 포인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가 20일 발표한 ‘대출 가산금리 비교 공시’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개인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는 평균 3.8% 포인트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대출금리를 결정할 때 기본금리에 얹는 금리로, 대출자의 신용도와 담보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1.87% 포인트(산업은행)부터 8.26% 포인트(SC은행)까지 편차가 매우 컸다. 비교적 안정적인 담보가 잡히는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개인 신용등급의 불확실성이나 부도 위험(돈을 갚지 않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개인 신용대출 가산금리가 낮은 곳은 산업(1.89%P), 농협(2.39%P), 신한(2.46%P)은행이었다. 높은 곳은 SC(8.26%P), 씨티(4.76%P), 국민(3.65%P)은행 순이었다. SC은행은 가산금리가 은행권 평균(3.8% 포인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데 대해 “다른 은행에서는 대출해 주지 않는 신용도 5~7등급 대출자의 비중이 큰 탓에 평균 가산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가장 낮은 산업은행은 6~10등급 대출이 없었다. 지난 19일 기업 대출 가산금리를 전산 조작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외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가 1.37% 포인트로 지방은행(수협은행 1.64%P)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 대출(보증서담보대출) 가산금리도 2.68% 포인트로 국민(2.45%P), 신한(2.23%P), 우리(2.44%P), 하나(1.93%P), 기업(2.13%P) 등 다른 은행들보다 높았다. 외환은행 측은 “실제 대출이 일어난 건수가 10여건에 불과해 연합회 공시는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해명했다. 은행연합회 측은 “가산금리 비교 공시로 어느 은행의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비싼지 확인이 쉬워졌다”면서 “이자가 싼 은행으로 갈아타려는 대출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힘내라고는 했지만…/최용규 메트로부장

    [데스크 시각] 힘내라고는 했지만…/최용규 메트로부장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얼굴을 내밀지는 못하지만 30년 넘게 만나는 친구들 모임이 있다. 궁핍했던 시절, 상고에서 만나서 그런지 형제 이상으로 끈끈하다. 다들 나이 쉰이 넘었지만 소주 한두 병은 게 눈 감추듯 하는 주량에다 마음을 오그라들게 하는 거침없는 독설, 진한 풍자가 이골이 난 그들. 가끔 움찔하게 했지만 사실 내겐 청량제였다. 돈이 뭔지를 일찍부터 알아서일까. PC가 낯설던 1980년대 중반, 컴퓨터 사업에 뛰어들어 남보다 먼저 기반을 다진 L, 상대를 나와 지방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J. 자수성가한 그들은 제법 부티가 났고,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라며 월 회비를 반으로 깎아줄 만큼 인정도 많았다. 그런 그들의 입에서 죽을 지경이라는 말이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 사업을 접겠다는 J의 느닷없는 발언에 기자·교사 등 월급쟁이 친구들은 “100% 관급공사만 하는데 무슨 엄살이냐”고 받아친다. 연거푸 들이켠 소주잔에 얼굴이 불콰해진 J는 “모르는 소리 하지 말라”며 역정을 낸다. 좀체 화를 내는 법이 없던 친구다. 건설업을 때려치우겠다는 J의 사정은 이렇다. 이명박 정권 때 인우 보증서를 없애 다 박수쳤는데 요즘 와선 그게 족쇄가 됐단다. 공사이행보증서를 발급받으려고 보증보험사에 갔더니 5000만원을 현금으로 맡겨야 보증서를 끊어주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마련해 보증서를 발급받았다는 것이다. 보증서가 없으면 관급공사를 할 수 없다. 수중에 돈이 없으면 빚을 내 보증보험사에 바쳐야 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인우 보증서를 없앤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건설업계에 불황이 덮치면서 망하는 회사가 속출하자 보증보험사가 해괴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단속하는 관은 없다. J는 “인우 보증서 폐지가 자금력이 달리는 건설업자에겐 독이 됐다”고 한탄했다. 또 무서운 게 물가다. 현재 관급공사는 최저낙찰제다. 공사비를 가장 낮게 써낸 업체에 공사를 준다. 설계가의 75% 선에서 공사를 딴 원청업체는 하도급 업체에 수주한 금액의 86% 정도로 공사를 준다. 하도급 업체에서 보면 설계가의 64% 내지 65%로 받는 셈이다. 2년 전만 해도 이 정도 선에서 공사를 받으면 5% 정도 남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그때보다 유류세와 인건비가 24% 정도 올라 공사를 하면 할수록 밑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저히 버티지 못하겠다는 게 건설업자 J다. 잠자코 J의 말을 듣던 L이 “그나마 너는 나보다 낫다”며 한숨을 푹푹 쉰다. 모임이 재산이라는 L. 동창회 모임 등 회비를 내는 모임만 20개가 넘는 친구다. 그런 그가 사업을 집어치우고 인천에 있는 처남 유리공장 관리인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토록 애지중지했고, 자랑으로 삼았던 ‘재산’(인간관계)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L은 “한계상황에 온 것 같다”는 말을 꺼냈다. J는 “정부가 당장 무슨 수를 쓰지 않으면 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위(대기업)가 무너진 IMF 외환위기 때는 아래까지 내려오는 데 그래도 완충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위를 떠받치는 아래가 완전히 무너졌다. “경기 하방 위험이 크다”면서 “구체적인 대응책을 조기에 마련하겠다”는 경제수장 후보자의 현실인식에 기대를 걸어보는 수밖에. 역까지 배웅하는 그들에게 “좋아지겠지. 힘내라”고 했지만 참 어색했다. ykchoi@seoul.co.kr
  • 금융권 ‘中企 가시빼기’ 아직 멀었다

    금융권 ‘中企 가시빼기’ 아직 멀었다

    경북에서 소규모 농기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사업을 늘리려고 약 1억원을 대출받기 위해 은행에 갔다가 발길을 되돌렸다. 12%의 높은 금리를 요구했을뿐더러 1억원 대출 시 월 100만원 이상 적금을 하라는 일명 ‘꺾기’ 강요가 심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도와준다고 들었는데 정작 은행 대출 문제에서는 나아진 부분이 없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 대통령’을 강조하며 대선 때부터 ‘중소기업 손톱 밑 가시 빼기’에 나섰지만 실제 중소기업인들에게 피부로 와 닿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1일 올해 들어 중소기업인들이 느끼는 여러 문제점을 취합한 결과 이날까지 수집된 390개 ‘손톱 밑 가시’ 가운데 고금리 대출과 꺾기 관행 등 금융 관련 어려움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10년 이상 피혁업을 하고 있지만 사양 산업이라는 이유로 은행 대출은커녕 대출을 위한 보증서 발급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점 ▲사채에 가까운 고금리 ▲대출 상환 연장 시 일부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요구는 물론 1년 대출기간 연장 때마다 매번 필요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어려움 ▲차후 사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현 매출액만 보고 대출 등이 있었다. 새 정부의 중소기업 살리기 코드에 맞춰 금융권에서 앞다퉈 중소기업 관련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14조 4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확대했으나 실제 중소기업이 느끼는 ‘손톱 밑 가시’와는 거리가 먼 대책뿐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12조원이었던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15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고, 외환은행은 최근 ‘2X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 힐링 프로그램’을 강화해 금리 인하 등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워낙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일괄적 자금 지원만으로는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맞춤식으로 지원해야 금융기관이나 중소기업 모두가 이득이 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이유가 중소기업이 대출을 갚지 못할 우려 때문인데 맞춤식으로 차별화해 지원하면 문제 발생 가능성도 작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빼돌린 자재 재구매·보증서 위조·하청업체 투자… 영광원전 ‘비리 백화점’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부품 납품 과정은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드러났다. 납품업체는 품질보증서를 위조하고, 원전 직원들은 자재를 빼돌린 뒤 이를 재구매하거나 담합 입찰을 눈감아 준 대가로 금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직원은 납품회사 주식에 투자해 차익을 남기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석우)는 24일 한수원 영광원전 직원 11명과 납품업자 8명 등 모두 19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가운데 한수원 소속 조모(52) 과장 등 영광원전 직원 2명과 W사 이모(48) 대표 등 납품업자 6명 등 모두 8명을 사기와 사문서위조·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하고, 영광원전 직원 이모(42) 과장과 업자 정모(36)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영광원전 근무 당시 업자로부터 금품 55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월성원전 직원 송모(48)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수배하고, 소액의 금품 등을 받은 영광원전 직원 김모(36)씨 등 7명에 대해서는 비위 사실을 기관통보했다. 영광원전 조 과장은 2008년 9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납품업자 2명으로부터 납품관련 편의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4800만원을 받고 업자와 공모해 5300여만원 상당의 전자회로기판 4개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K(48) 과장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 계약으로 원전 관련 회사 주가가 상승할 것을 예상해 납품업자 명의로 5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입한 뒤 2개월 뒤 되팔아 420만원의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평소 친분이 있는 특정 업체에만 ‘가 견적서’ 제출을 의뢰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이 업체가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금품을 수수했다. 일부 직원은 실제 납품되지 않은 부품을 마치 입고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거나 수의계약 제도를 악용해 특정 업체에 4900만원 상당의 자재를 구입하기도 했다. 또 이번에 적발된 납품업자들은 정상적인 품질보증서 발급 시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업자 이모(36) 대표는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미국 품질보증기관의 품질보증서 75장을 위조해 4억 90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업자들도 미국 품질보증서를 위조하거나 입찰 담합에 가담하는 한편 한수원 직원과 짜고 영광원전 자재를 빼돌리고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미검증 부품 859개를 추가로 밝혀내면서 최종 미검증 부품은 377개 품목, 1만 396개로 늘어났다. 납품업자와 직원들은 특히 원전 내 허술한 자재관리 시스템을 악용해 자재를 빼돌리거나 입찰 때는 서로 짜고 낙찰자를 내정하는 등 담합을 일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수원은 이번 사건을 통해 구조적인 납품 문제가 드러나자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경제 브리핑] 3월부터 대출가산금리 비교공시

    오는 3월 20일부터 은행의 대출 가산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된다. 금리가 낮은 은행을 찾기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함께 준비한 비교공시 시스템이다. 은행별 대출 가산금리 비교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공시 대상은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일시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3개와 운전자금 신용대출, 운전자금 물적담보대출, 보증서 담보대출 등 중소기업대출 3개다.
  • [사설] 원전 안전시스템 원점에서 재정비하라

    원자력의 안전한 이용과 규제를 관리·감독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전원위원회가 사실상 거수기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원위원회의 민간 위원 대부분이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탓에 실무진이 짜놓은 구도대로 중요한 의결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문제점은 위조부품 공급으로 가동이 중단된 영광원전 5, 6호기의 재가동 여부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가뜩이나 원전을 둘러싼 각종 비리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이런 과정을 거쳐 5, 6호기가 재가동됐다니, 국민들이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는 원자력의 연구·개발·생산·이용에 따른 안전관리를 위해 2011년 7월 원자력안전법을 제정하고, 같은 해 10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정부조직법상의 중앙행정기관 지위에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소속위원들의 신분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원자력 진흥업무와 규제업무를 분리하지 않고 한 조직에서 수행하는 데 대한 지적이 있었고 국민들의 원전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였다. 그런데 출범 이후 안전이 강화되기는커녕 고장사고가 빈번하고 뇌물수수, 정전사고 은폐, 품질보증서 위조, 마약투약사건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안전관리 및 운용상의 엄격한 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데다 현재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정부는 현재 31.4%인 원전발전 비중을 2024년에 48.5%까지 증가시킨다는 계획인데 지금과 같은 안전관리 시스템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전문성 및 감독기능의 강화다. 비전문 민간위원보다는 원자력 전문가들을 배치해 한수원에 대한 관리감독부터 현장의 운용실태까지 정밀하게 감독하도록 해야 한다. 원전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국민들에게 원전 운영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안전감시반을 상시운용해야 한다. 형식만 갖추지 말고 제대로 성심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안전이라는 것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강남역 일대 90분 정전… 블랙아웃 공포

    강남역 일대 90분 정전… 블랙아웃 공포

    한파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올겨울 여섯 번째 전력경보가 발령되고 순간 최대전력 수요도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또 서울 강남역 일대 대형빌딩 4곳에 정전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영광 원자력발전 5·6호기 등에 품질보증서를 위조한 부품이 공급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문제 원전의 재가동 여부는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26일 오전 최대전력수요가 7658만㎾까지 오르며 지난달 18일 기록한 올겨울 최대 전력소비량 7517만㎾를 훌쩍 넘어섰다. 전력거래소는 오전 10시 44분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349만㎾로 떨어지자 전력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거래소는 한전 등에 전압조정과 수요관리, 민간 발전기 가동 등 비상조치를 취했지만 비상상황은 한 시간가량 계속됐다. 최근 전력난의 주범은 기록적인 강추위다. 12월 서울의 평균기온은 영하 3.3도로 지난해보다 2.4도나 낮다. 기온이 1도 떨어지면 전력수요는 40만~50만㎾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영광 원전 5·6호기(각 100만㎾)가 미검증 부품 사용 건으로 가동을 멈추는 등 공급 능력이 제한된 상태에서 예상보다 기온이 더 내려가 전력수요는 늘고 있는데, 전력공급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 1월에 닥칠 한파다. 기상청은 1월에 평년보다 기온이 더 떨어지는 날이 많아서 이달보다 강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전력당국은 영광원전 5·6호기 재가동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보증서 위조 부품 공급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연말은커녕 1월 재가동도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영광 5·6호기 보증서 위조 부품 교체는 98% 이상 마쳤지만 계속되는 위조 부품 공급 사실이 밝혀지면서 재가동 시점을 알 수 없다.”면서 “특히 지역 주민들이 안전을 이유로 재가동에 반발하는 것도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26분쯤 서울 신논현역 일대 교보생명빌딩 등 4개 건물에 정전이 발생했다. 전력수급 악화에 따른 순환정전 조치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으나 조사 결과 추위로 인한 전력 설비 고장으로 판명됐다. 이후 복구작업을 통해 오후 3시쯤 전력공급이 완전히 재개됐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영광원전 짝퉁부품 74개 추가 적발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 엉터리 부품을 영광 원자력발전소에 납품한 업체 3곳이 추가로 적발됐다. 원전 부품비리를 조사하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민·관 합동조사단은 국내 3개 업체에서 영광 5, 6호기에 납품한 6개 품목 74개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74개 부품 가운데 실제 원전에 설치된 것은 영광 5, 6호기 냉각수 열교환기의 바닷물 차단밸브 연결부위를 밀봉하는 가스켓 40개다. 안전위는 지난 19일에도 영광 5, 6호기에 납품된 12개 품목 694개 부품의 시험 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지난 5일에는 고리 2호기와 영광 1~4호기에 납품된 180개 품목 1555개 부품의 시험 성적서가 위조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5일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부품 납품업체 8곳이 2003~12년 10년간 해외 품질검증기관의 품질보증서 60건을 위조해 237개 품목, 7682건의 제품을 납품했다고 발표하는 등 원전부품 관련 비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안전위 측은 “민·관 합동조사단이 부품 교체 과정에 입회해 안전성을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광 5, 6호기는 안전성 검증을 위해 현재 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마포구 출판·인쇄업 신용보증

    서울 마포구가 지역 특화산업인 출판·인쇄업 활성화를 위해 업체당 최대 1억원의 특별신용보증을 지원했다. 구는 지난 6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특화산업 신용보증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15개 업체에 총 50억원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했다고 12일 밝혔다. 구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의 협약으로 37억원 규모 신용보증을 유치하고, 구청의 특별신용보증 한도액 13억원을 더 해 총 50억원 규모 신용보증서를 확보했다. 신용보증 지원을 받은 업체들은 별도 담보 없이도 신용보증으로 은행 등에서 해당 금액만큼 대출 받을 수 있다. 김영남 지역경제과장은 “출판·인쇄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물론, 고용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정책금융公, 대성산업 4000억 지원 일파만파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주 목적으로 하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대성산업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특혜 시비가 거세지고 있다. 재계 40위권인 대기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수천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합당하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 대출로 한 중소기업이 “공사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아 대신 채무를 갚을 대성산업에 우리 측 자산 대부분을 강탈당하게 된다.”며 공사에 민원을 제기해 공정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대성산업의 지급보증 담보물이 불완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책금융공사는 11일 대성산업이 PF 대출금 상환에 쓸 4000억원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급보증서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성산업은 이를 바탕으로 13일 만기가 돌아오는 PF 대출금 4300억원을 갚을 예정이다. 앞서 대성산업은 2003년부터 시행사 푸르메주택개발과 경기 용인경전철 구갈역 일대 역세권 개발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사업이 지연되고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면서 대출금 상환 만기가 연장되지 않아 부도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공사의 지급보증에 제공되는 담보는 대성산업이 아닌 푸르메주택개발 소유의 용인 기흥역 일대 역세권 부지다. 이를 두고 푸르메 측은 “공사의 지원을 받은 대성산업이 푸르메주택개발의 채무까지 대신 갚아줄 경우 대성산업엔 구상권(남의 채무를 갚아준 사람이 갖는 반환청구의 권리)이 생긴다.”면서 “대성산업이 구상권을 청구할 경우 현재 담보로 잡힌 부동산뿐만 아니라 그 외 자산까지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겨 사실상 자산을 대성산업에 강탈당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대성산업 측은 “시행사의 토지를 강탈할 생각은 없다.”면서 “대위변제 후 신탁공매 절차를 통해 토지를 매각하고 초과분은 시행사에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에 담보로 제공되는 토지에 대해 대성산업은 4순위 우선수익권자다. 푸르메 측은 “공사가 4순위 우선수익권자에게 질권 설정을 하는 것은 불완전한 담보 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사는 “4순위지만 대성산업이 대출금을 갚으면 선순위가 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이 김성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오빠라는 점 때문에 정치적 시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전력대란’ 선제적 대응책 면밀히 점검하라

    전력대란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르게 찾아 온 한파로 순간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지난 7일 오전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져 전력조치 1단계인 ‘관심’ 경보가 내려졌다. 한전이 배전시설의 전압을 조정하고 수요관리 산업체의 공장에 절전을 요청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기온이 더 떨어져 전력 소비가 늘어나면 다시 경고등이 켜질 것이 뻔하다. 부품 보증서 위조 파문으로 가동이 중단된 영광 5, 6호기를 비롯해 현재 원전 5기(총 468만㎾)가 가동 중단된 상태다. 예년보다 심한 한파로 동절기 전력 수요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데 전력 공급은 차질을 빚게 됐으니 올겨울 최악의 전력난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전력대란 위기를 넘길 선제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지난달 발표한 전력수급 종합계획의 이행 상태를 수요와 공급 모든 측면에서 꼼꼼히 점검할 것을 당부한다. 가동 중단된 원전은 부품 교체와 함께 철저한 안전검증을 거쳐 연내 재가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달 말 준공 예정인 오성화력발전소도 차질 없이 가동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절전(節電) 노력이다. 우리는 범국민적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버젓이 문을 열어둔 채 난방기를 틀고 영업하는 ‘얌체상혼’을 지적한 바 있다. 살얼음판을 걷듯 불안불안한 전력 수급 상황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국민 절전운동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일단 전력 피크타임을 넘기는 일이 급하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가동이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에서도 무난히 전력난을 극복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국민의 전폭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요즘은 절전이 곧 발전(發電)이라는 말보다 더 와 닿는 말이 없을 듯하다.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대책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로 사용하는 에너지 빈곤층이 170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자치단체와 전력 당국 간에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자료 공유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전기요금 15만원을 내지 못해 전기가 끊기자 촛불을 켜고 지내다 참화를 당한 어느 가족의 비극은 더 이상 되풀이돼선 안 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