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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부 국제협력관에 전문외교관 발탁

    대미 국방정책을 담당하는 국제협력관에 미국 사정에 정통한 전문 외교관이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5일 “현재 민간인이 맡고 있는 국방부 국제협력관 자리에 외교부의 국장급 관료를 임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 부처간 국장급 인사교류와 함께 대미 군사협상에서 전문 외교관을 활용하자는 취지로, 김규현 외교통상부 북미국 심의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협력관은 용산기지 이전,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한·미 미래안보정책구상(SPI) 등 각종 한·미 국방안보현안을 책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예비역 장성 출신 대사 자리를 늘려달라는 요구를 외교부가 수용하면서 반대급부로 이같은 인사를 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국제협력관은 그동안 현역 소장이 맡아왔으나 지난 5월 문민화 직위로 전환된 뒤 일반직 공무원인 전제국 씨가 맡고 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국군주도 전환 검토

    정부는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사령부 예하에 한국군과 주한미군 공동으로 편성되는 지상구성군사령부(GCC)의 지휘체제를 주한미군에 의존하지 않고 국군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미측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1일 “제5차 한·미 미래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뿐 아니라 지상구성군사령부의 지휘체계 재편문제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5차 SPI 회의는 오는 6∼7일 서울에서 개최되며, 안광찬 국방부 정책홍보실장과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이 한·미 수석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2008년까지 한국군으로 넘어오는 주한미군의 10대 임무 외에 이양될 추가 임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한미지상군사령부(GCC)의 사령관은 한국군 장성이지만 참모들은 대부분 미군이기 때문에 한국군이 더 많이 맡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군 대장인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GCC 사령관이지만 참모들은 한국군과 미군이 절반씩 맡고 있다. 그는 “한국군의 역할 확대 추세에 있어 10대 임무 외에 추가할 분야가 있는지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 연구할 것”이라며 “한국군에 이양할 추가임무가 있는지 이번 회의를 통해 미측의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월드이슈-창당 50돌 日자민당] 질주하는 네오콘 브레이크가 없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 15일 창당 5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또 일본의 패전 60주년이다. 일본국민들은 이를 계기로 패전의 멍에를 털고 ‘보통국가’가 되는 걸 은연중 희망하고 있다. 그 선두에 자민당이 서 있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 건설을 이끌어 온 자민당은 이제 군사 재무장을 통한 보통국가 실현을 꿈꾸고 있다. 민족주의 열기 속에 재무장과 ‘보통국가’를 가능케 하는 개헌이 다음 과제라고 공언하고 있다. 세계가 불안한 시선으로 자민당의 변신을 주시하고 있다. ■ 자민당 장기집권 계속될까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자민당은 창당후 한편으로는 경제 재건을, 다른 편으로는 ‘강력한 국가 재건’을 기치로 내걸었다. 경제 재건은 비둘기파(온건파)가, 국가 재건은 매파(강경파)가 각각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비둘기파와 매파가 균형을 이뤄 자민당이 장기간 집권할 수 있었다.”(마쓰노 라이조 전 자민당총무회장)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네오콘(신보수)으로 일컬어지는 강경 매파가 독주하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제어할 비둘기파는 숨죽이고 있다. ●고이즈미는 네오콘의 선두 자민당의 변신을 이끌 네오콘의 선두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서 있다. 임기 내내 주변국과 충돌하는 ‘힘의 외교’를 펼치며, 일본국민들을 시원하게 해줘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는 평이다. 전후 숨죽여 있던 민족주의를 자극,4년 8개월째 장기집권 중인 고이즈미는 내년 9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자신의 유력한 후임자 가운데 네오콘들을 내각과 당의 전면에 배치했다. 반면 온건파인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등은 당·정 인사에서 배제시켰다. 이에 따라 총리가 될 경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군대위안부에는 강제성이 없었다.”는 등 망언을 서슴지 않는 아소 다로 외무상 등이 민족주의를 자극하면서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고이즈미의 복심’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도 다크호스다. 여론 동향도 네오콘의 입지를 점점 넓혀주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여론도 찬성이 반대를 속속 앞서기 시작했다. ●개혁 이미지로 포장 자민당은 지난 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대통합, 보수세력의 안정적인 집권체제 구축을 노렸다. 좌·우파 사회당의 전격 통합에 따른 보수세력과 재계의 위기감이 자민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을 이뤘지만 자민당은 금권에 기초한 파벌정치로 정·관·재계가 이권을 나눠먹는 ‘부패 커넥션’을 형성했다. 절정은 1972년의 다나카 가쿠에이 내각. 록히드·리크루트 사건 등 정치뇌물사건이 터지면서 환골탈태를 강요받았다. 이후 자민당 정치에 대한 염증이 확산되면서 ‘자민당은 부패집단’이라는 인식이 각인됐다. 결국 1993년부터 10개월 정도 정권을 내주었다가 겨우 정권을 되찾은 자민당은 이후 치밀한 전략에 따라 당 자체를 ‘개혁 이미지’로 재포장했다. 우정 민영화로 대표되는 민영화, 공직사회·연금 개혁 등 ‘이미지 정치’를 통해 총선거에서 압승, 화려하게 부활했다. ●장기집권 전망 우세 자민당의 변화 시도에 여론은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농촌·기성세대에 기반했던 자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도 최근 선거에서 도시·젊은층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혁을 앞세운 새로운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면서다.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계속될까. 답은 현재의 일본 정치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공산·사민당 등 진보정당은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오카다 가쓰야 전 대표가 “자민당과 이념적인 차이는 없다.”고 할 정도로 색깔이 불분명, 위기가 계속 중이다. 반면 자민당은 개혁이미지를 선점한 데다 변화를 꺼리는 일본 국민들의 성향으로 인해,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새롭게 시작됐다는 평도 있다. 다만 고이즈미 퇴임 후 ‘강력한 리더십’의 공백이 생기거나 개헌론의 본격화 등으로 이합집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도다. taein@seoul.co.kr ■ 위태로운 日 평화헌법 |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22일 열렸던 창당 50주년 기념식 때 자민당은 자위대의 군대화를 골자로 한 헌법 개정 초안을 발표했다. 평화헌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개정 공론화에 주력 일본 ‘평화헌법’은 전문에 평화주의를,9조에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영구히 무력행사를 포기’(1항),‘육·해·공군 및 기타 전력은 보유하지 않고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2항)고 규정, 전쟁 포기와 군사력 불보유를 다짐했다. 자민당 매파들은 헌법 9조 1항의 전쟁의 영구 포기나,2항의 군대 불보유 두 개항 모두를 바꾸려 한다. 하지만 연립여당의 한 축인 공명당이 당론으로 9조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9조 1항 개정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네오콘(신보수)으로 불리는 마에하라 세이지 대표가 2항 개정에 적극적이다. 이런 배경에서 자민당은 2항만 개정한다는 절충안으로 공명·민주당을 유인하고 있다. 현행 헌법 개정에는 중·참의원 모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자민당은 양원 모두 자체적으로는 개헌 정족수에 모자란다. 따라서 일단 개헌론을 공론화시킨 뒤 상황을 보면서 ‘전쟁 포기, 군사력 불보유’란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작전이다. ●군대보유·보통국가화 자민당 개헌안 초안은 ‘자위군 보유’는 물론 천황제 유지, 개헌요건 완화 등을 담았다. 지난 47년 제정된 현 헌법은 2차대전 패전의 반성에서 출발했다. 자민당 개정안은 ‘자위군 보유’를 명시, 지난 60년간의 평화주의 기본틀을 부정했다. 전쟁을 할 수 있었던 ‘보통국가’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자위대는 이미 국제공헌이란 이름 아래 전세계에 파병하면서 ‘군대보유 금기’사항을 희석시키고 있다. ●평화세력의 입장이 관건 일본의 평화헌법을 유지해온 ‘평화세력’이 약화되면서 개헌의 방어선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사회당·공산당 등이 크게 약화된 것은 물론 제1야당인 민주당도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지도부가 들어서며 헌법 9조2항 개헌에 전향적이다. 여론도 민족주의 성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의 개헌안이 곧바로 개헌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고이즈미도 임기 내 개헌을 정치일정에 올리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사회·공산당과 ‘평화시민세력’도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도 섣불리 개헌논의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처지다. “정치권 내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본격 개헌논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개헌론의 윤곽이 5년, 혹은 10년이 지나야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다.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민주노동당 버림받고 있나/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민주노동당은 정치적 고향에서 버림받은 정당이 됐다. 지역을 고향으로 삼지 않고, 계급과 계층을 거점으로 하겠다는 진보정당이 스스로 말하는 ‘계급투표’의 첫 개가를 올렸던 울산 북구의 노동자들이 민주노동당에 등을 돌렸다. 민주노동당은 그들에게 미움에서 무관심의 영역으로 넘어가기 전에 자신들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아직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민주노동당이 지난 총선 이후 ‘거대한 소수’를 내세웠을 때 ‘거대함’은 공간적 토대이자 시간적으로는 현재와 미래의 연결 고리였다. 지난 10월의 재선거 결과는 그 고리가 얼마나 취약한지, 당이 토대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노총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은 과거처럼 ‘외부 탄압’이 아니라 ‘내부 문제’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래서 더 심각하다. 역량 부족과 전략기획의 부재, 정파 사이의 분열, 심지어 부패 문제까지 진보 쪽에 관심과 기대를 가진 사람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것들이다. 울산 패배의 충격 못지않게 경기도 광주, 대구, 부천 등 다른 지역의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얻은 바닥 지지율 또한 매우 심각한 징후다. 이들 후보는 당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는 2∼3%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1인 2표라는 제도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정치적 여유’를 보여줄 수 있게 했다. 이런 여유가 만들어낸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이 유권자들에게 감동과 인상의 정치로 피드백되지 못하면 민주노동당의 미래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한계를 돌파하는 몫은 오로지 민주노동당에 달려 있다. 지난 재선거 결과는 민주노동당이 이 일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해 주는 지표다. 현재 민주노동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다.‘돌아온 권영길’은 승리하는 구원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내년 1월에 있을 당내 지도부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같다. 비대위는 지금까지 당의 문제가 무엇이며, 그 대안은 어디서 찾을 것인지에 대한 백서 같은 것이라도 만들어 이것이 차기 지도부의 나침반 구실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진보정치연구소’에서 ‘위기의 민주노동당,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당 안팎의 인사들을 초청해 공개토론회를 가진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자리에서는 아주 여러 가지 신랄한 비판과 대안에 대한 얘기들이 오갔는데 “민주노동당의 의정활동이 지금까지의 ‘절충과 타협’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가야 할 것이다.”(노회찬 의원)는 의견이 눈길을 끈다. 민주노동당은 여야 사이의 줄타기식 정책 공조도 필요하지만 독자적인 색깔, 특히 열린우리당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하고 자신들의 지지층을 견고하게 하면서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의원 개인은 잘 하는데, 당이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의원의 성공이 당의 성공으로 전화되지 못하는 문제는 민주노동당이 성찰해야 할 핵심 지점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실패한 당의 성공한 의원이 계속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은 사실상 별로 없다. 말을 갈아타기 전에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원들의 활동을 당의 성과로 집중시킬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개별 의원의 인기가 아니라, 그런 것들도 포함된 것을 밑천으로 한 당의 깃발을 들고 대중과 만나야 한다. 이 말은 물론 뛰어난 대중 정치인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스타 정치인은 민주노동당에 꼭 필요한 존재이고 더 늘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당을 널리 알리는 가장 강력한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민주노동당은 부자와 재벌 편인 한나라당 지지율이 40%를 넘어선 ‘불행한 현실’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자각해야 할 것이다. 이광호 전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 [시사 키워드] 뉴라이트

    [시사 키워드] 뉴라이트

    이해찬 국무총리가 최근 “참여정부는 기본적으로 중도우파 정부”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총리는 국회에서 ‘레프트는 개혁이고 라이트는 지키는 것이라는 총리의 기준으로 보면 현 정부의 정체성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그에 앞서 서울대 강연에서 자유주의·중도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가 사회 전반에 나서는 것을 ‘문화 지체’라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반된 발언을 했다. ■ 포인트 뉴라이트가 출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뉴라이트의 바람직한 활동방향과 한계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원래 좌익, 우익은 프랑스혁명(1789∼1799) 당시 국민공회에서 온건파인 지롱드당이 의장석을 기준으로 오른쪽 자리에, 급진파인 자코뱅당이 왼쪽에 앉은 것에서 유래됐다. 좌익은 사회주의·급진주의적인 사상을 일컫는다. 우익은 민족적·국수적인 성향을 말한다. 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도 우익이다. 요즘에는 자유방임주의, 자유민주주의, 신자유주의 등을 우파로 본다. 좌파는 평등을, 우파는 자유를 중시한다. 좌파는 사회주의, 분배를, 우파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성장을 추구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을 칼로 무를 자르듯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주의이지만 정책적으로 분배에 역점을 둘 수도 있다. 국가가 시장경제를 제어하는 수정자본주의도 있다. 일반적으로 좌파=진보, 우파=보수라고 보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진보정당은 있어도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진정한 좌파정당은 존재하기 어렵다. 좌파=진보라면 진보를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을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원래 의미의 좌파로 볼 수 있을까. 본래 의미의 좌파나 우파가 요즘에는 많이 퇴색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좌파에서도 진보적 좌파나 보수적 좌파가 있을 수 있다. 이 총리의 발언도 이런 혼용과 혼돈 탓이다. ●뉴라이트란 1980년대에 등장해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이룬 사상이다. 케인스의 복지국가론을 비판하면서 공공정책을 위한 시장기구의 부활과 시민권의 제한이라는 두 가지의 뚜렷한 주장을 담고 있다. 국가 개입의 축소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시장기구를 옹호하고 지나치게 인위적인 평등지향을 배제하고 재산권을 다른 시민권보다 우위에 둔다. 신보수주의라 불리지만 미국의 신보수주의 ‘네오콘’과는 차이가 있다. 네오콘은 강경 보수이고 뉴라이트는 중도적이면서도 개혁적인 성향도 띤다. ●한국의 뉴라이트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은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좌익, 진보 성향의 인물들의 정계 진출에 회의를 느낀 보수성향의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다. 단체가 여럿 있다. 김진홍(두레마을 대표) 목사를 중심으로 기독교 및 학계 인사들이 이끄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11월7일 출범했다. 이들은 비정치·비영리를 기본으로 하여 가치관 운동, 정신 운동, 도덕성 운동을 지향하며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순수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뉴라이트 네트워크’와 같은 다른 뉴라이트 단체는 정치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자유주의연대’의 신지호 대표는 이 단체를 ‘짝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10월18일에는 뉴라이트싱크넷, 교과서포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의료와 사회포럼, 자유주의연대 등 8개 단체가 ‘뉴라이트 네트워크’를 창립했다. 네트워크는 “정치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빠져 국정 혼란을 자초하고, 경제는 반기업 정서 확대와 성장 동력 저하로 자신감을 잃고 있다. 정부가 평준화에 대한 집착으로 창의적 인재 양성을 가로막고 있으며 과거와의 대결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진보를 가장한 포퓰리스트들과 자기 혁신에 게으른 낡은 보수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떻게 볼 것인가 뉴라이트 운동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이 좌편향돼 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누구나 사상의 자유가 있듯이 새로운 조류로 인정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장점을 따서 운동을 하겠다는 새로운 경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허한 이념논쟁이나 정치투쟁에서 벗어나서 진정하게 국민들을 위한 운동을 펴겠다는 대목도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다시 보면 우파의 한 분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성향이 모호하다는 말을 할 수도 있겠다. 좌파의 재집권 저지라는 목표는 정치 성향을 갖고 있음을 드러내 준다. 중도의 입장에서 사회의 통합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단체가 아니라 결국 회귀점은 보수,‘올드 라이트’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비판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갯벌 이렇게 살리자

    [우리땅을 살리자] 갯벌 이렇게 살리자

    갯벌이 사라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간척과 매립 등 개발행위로 인해 우리나라 갯벌이 2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 있는 갯벌도 잘못된 관리 등으로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갯벌의 생태 및 경제적 가치는 막대하지만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종착역 없이 내달리는 기차처럼 마구 매립되고 있다. 최근에야 갯벌의 가치가 알려지면서 갯벌을 살리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중장비 소음속에 사라지는 갯벌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송도국제도시 5·7공구 건설현장. 매립을 위한 호안을 만들기 위해 덤프트럭들이 뿌연 먼지를 내뿜으며 부지런히 사석재를 실어 나른다. 굴착기와 불도저 등 수십대의 중장비들이 석재를 고르고 배열한다. 이미 3곳의 호안 가운데 2곳이 완성돼 한곳이 끝나면 물막이 공사가 모두 마무리된다. 호안공사장 인근에서는 준설토를 매립하고 배면토사를 정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 1994년 첫삽을 뜬 송도국제도시의 1∼4공구는 매립이 끝났다. 매립 중인 5·7공구에 이어 설계 중인 6·8공구 매립이 끝나면 1단계는 마무리된다. 이 사업은 2020년까지 1조 5526억원이 투입돼 서울 여의도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1611만평의 갯벌을 매립한다. 이 가운데 581만평이 이미 육지로 바뀌었거나 매립중이다. 썰물 때가 되면 해안선에서 5∼8㎞까지 드러나는 송도 갯벌은 맛조개·바지락 등 어패류와 100여종의 저서동물이 서식하며 검은머리물떼새 등 많은 철새들이 찾아 보전가치가 높았다. ●칠게가 내달리고 감태는 낭창낭창 썰물로 펄밭이 드러나자 그 위로 수많은 생명체가 꿈틀거린다. 발이 푹푹 빠지는 펄에는 젓가락 굵기로 송송 뚫린 물구멍마다 ‘뽈그락 뽈그락’ 쉴새없이 거품이 뿜어져 나온다. 칠게가 넓은 갯벌 곳곳에서 쏜살같이 내달린다. 질퍽거리는 갯벌을 삽으로 파내자 갯지렁이와 바지락이 딸려 나왔다. 전남 무안군 해제면 만풍리부터 현경면 해월리까지 품에 안은 함해만.2001년 전국 처음 갯벌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깨끗한 갯벌 탓인지 매립되는 송도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함해만에는 아직도 감태가 자라고 있다. 기름 한방울만 있어도 죽는다는 감태는 펄에 뿌리를 내리고 미역처럼 1m이상 자란다. 물이 들어오면 손으로 따내 전량 일본으로 수출한다. 이 펄밭은 마을 주민들에게는 ‘돈밭’이다. 낙지를 미끼로 쓰이는 칠게가 곳곳에 널려 있다. 마을 아주머니들은 낮에 칠게잡이를 한다. 밤이면 부부가 배를 타고 나가 주낙을 던져 야행성인 낙지를 잡아 올린다. 한철 낙지잡이로만 가구당 2000만원 벌이는 거뜬하다. 현경면 용정리 월두마을 김해중(42)씨는 “요즘 주민들이 낙지배 20여척으로 오후 6시에 나가 새벽 1시에 들어오면 보통 5∼6접(1접 20마리)을 잡는다.”며 “무안 낙지는 접당 7만∼8만원이지만 물량이 달려 주문량을 못댄다.”고 말했다. 낙지벌이가 쏠쏠하다 보니 지난해 7∼8척이던 마을의 낙지배가 올해 20여척으로 불었다. 요즘 함해만에는 무안·영광·함평 등에서 몰려온 낙지배 100여척이 불야성을 이룬다. 갯벌이 살아나고 먹이생물이 풍부해지면서 먹이사슬도 균형을 잡았다. 부화 1년 만에 죽는 낙지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바지락이나 석화 등도 자연산 천지다. 월두마을 66가구는 이들을 잡아 가구당 연평균 4000만∼50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고 김씨는 귀띔했다. 함해만에 갯지렁이 등 먹잇감이 풍부해지면서 해가 갈수록 민어·전어·숭어 등 물고기도 많이 잡히고 있다. ●갯벌 살리기 운동 함해만 주변 마을에서는 이처럼 한없는 혜택을 주는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심혈을 쏟는다. 가정에서 화학세제 덜쓰기, 생활하수 줄이기, 폐어구와 폐그물 안버리기 등 다양한 보전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해안은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해안, 북해 연안,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과 함께 세계 5대 갯벌로 꼽힌다. 전남 순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순천만 갈대밭에 탐사로 등을 만들어 갯벌체험을 하자 되레 갯벌을 훼손시켰다면서 순천시를 습지보전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시는 순천만에 관리인을 두는 등 갯벌보전에도 힘쓰고 있다. 순천만에 인접한 순천시 대대동 노인회원들은 새벽마다 운동을 겸해서 순천만에서 쓰레기 줍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충남 당진환경연합은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이 용광로를 짓기 위해 송산면 가곡리앞 갯벌 13만평의 매립승인을 최근 충남도에 신청하자 주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1999년 도로공사가 휴양시설을 건설한다면서 서해대교가 지나는 행담도 주변 갯벌 10만 4000평을 매립하겠다고 하자 4년간 반대운동을 벌여 매립면적을 7만평으로 줄이는 성과를 올렸다. 당진환경연합 김병빈 사무국장은 “‘이미 버렸다.’는 개발론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가장 큰 벽”이라면서 “갯벌을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중앙정부가 오히려 밀어붙이기로 개발행정을 일삼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도 김학준·무안 남기창·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경제가치 갯벌>간척농지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갯벌을 메워 만든 간척농지보다 3배쯤 높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6년간 우리나라 갯벌 생태계를 분석,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당 연간 3919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수산물 생산가치 1199만원, 보존가치 1026만원, 어류서식지 제공가치 904만원, 수질정화 가치 444만원, 여가가치 173만원, 재해예방 가치 173만원을 합친 것이다. 이 기준으로 국내 전체 갯벌의 경제가치를 따지면 총 9조 3782억원에 이른다. 미국도 올해 전체 갯벌의 경제가치가 ㏊당 연평균 6448만원에 달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갯벌을 농지로 바꿨을 때의 경제가치를 분석한 사례는 2001년 부경대 해양산업경영학과 표희동 교수가 한 조사가 눈에 띈다. 그는 당시 영산강 하구 갯벌의 ㏊당 경제적 가치가 640만원이라고 발표했다.1998년 한국산업경제연구원도 592만원이라고 분석,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표 교수는 당시 간척농지의 경제적 가치를 갯벌에 비해 3배쯤 적은 연간 216만원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갯벌은 지역이나 환경중시 분위기에 따라 가치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표 교수의 경제적 가치분석에는 바지락·낙지 등 수산물을 채취해 얻는 것이 45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갯벌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20%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질정화로 인한 경제적 가치는 106만원, 자연경관이 주는 경제적 가치는 81만원이라고 표 교수는 보았다. 표 교수는 “갯벌을 매립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단지를 조성하더라도 이에 따른 환경오염 부담비 등을 따지면 갯벌존치보다 공단조성이 경제적인 가치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선진국의 보존실태 독일은 갯벌 보존정책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다. 독일은 덴마크에서 네덜란드까지 450㎞에 이르는 ‘바덴해’에 펼쳐진 갯벌을 가장 잘 관리하는 국가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이 갯벌을 끼고 있는 독일 니더작센주는 1986년 지역내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3단계로 구분해 1구역은 어업구역과 산책로 등을 제외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2구역은 새들의 번식과 양육기인 4∼7월에 허가지역만 출입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전체 면적의 1%에 불과한 3구역은 4계절 휴양지로 각종 휴양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 건축할 때에는 관리사무소 허가가 필요하다. 지난 1985년 세계 최초로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슐레스비히 홀스타인주나 함부르크주도 비슷한 형태로 관내 갯벌을 엄격히 관리, 보호하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는 갯벌보호사무소와 갯벌학습원도 설치했다. 갯벌안내인제도 만들어 갯벌훼손 행위를 막고 이곳을 찾아오는 연간 200여만명의 관광객에게 갯벌의 가치를 이해시키고 있다. 독일과 덴마크, 네덜란드 등 3개 국은 1982년 ‘바덴해 보호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87년 공동사무국을 설치했다. 한 나라의 갯벌이 훼손되면 주변 국가들의 갯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해를 끼고 있는 남북한과 중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사진 외에 아무 것도 가져오지 않고 발자국 말고는 남기지 말라.”는 이들의 호보정책으로 독일쪽 갯벌은 1990년대 초 유네스코에 의해 ‘생물권 보존지구’로 지정됐다. 갯벌이 발달한 캐나다, 미국, 브라질, 호주 등에서도 보호지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육지에서 얼마간 떨어진 바다를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하다 흙으로 덮고 인공섬을 조성, 그곳에 다리를 놓아 공단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협찬 POSCO 대우건설
  • “모의고사보다 20~30점 떨어졌다”

    24일 수험생들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전문가들도 어려웠다고 했지만 체감 난이도는 더 높은 듯했다. 일부 학생들은 “시험을 너무 못 봐 가채점도 못하겠다.”며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원점수가 떨어졌다고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수리 어렵고 언어는 만점자 속출” 수험생들은 난이도에 불만을 표출했다. 수리영역과 탐구영역은 너무 어려워 모의고사보다 20∼30점씩 떨어졌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반면 언어영역은 너무 쉬워 표준점수가 낮아질까봐 걱정했다. 수리 ‘가’형을 택한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들이 너무 많아 오히려 변별력이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건대부고 나명주(17)양은 “수리에서만 30점이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점수가 너무 안 나와 지원대학 수준을 낮춰야 할 판”이라면서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라더니 새로운 유형을 대거 출제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반면 언어영역은 ‘만점사태’가 예상된다. 서울 강북 J고는 한반 35명 중 8명이 90점 이상이었고,P여고에서도 만점자가 한반에 많게는 3∼4명씩 됐다.94점을 받았다는 중앙고 김종철(18)군은 “평소 80점대를 받던 학생들도 죄다 95점대 전후에 몰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고 평했다. ●변별력 확보로 수능 영향력 커져 이런 현상은 강남학군이나 특수목적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수학에 집중한 일부 재수생이나 과학고생에게 다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일외고 교사는 “수리와 사회탐구가 상당히 어려워 상위권 학생들도 대부분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 그나마 영어가 조금 어렵게 나와 외고 학생들에겐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경기고 김태규 3학년부장은 “상위권 중에도 수리를 제대로 푼 학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리·탐구영역을 중심으로 변별력이 높아져 입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점수로 섣부른 판단 금물 대원외고 이경만 진학부장은 “올해에는 상위권 내에서도 점수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면서 “하지만 논술로도 뒤집을 수 없을 정도의 큰 격차는 아니라고 본다.”고 평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원점수 가채점 결과에 너무 실망하지 말고, 수시·정시에서 유리한 전형을 찾으라.”고 입을 모았다. 종로학원 김용근 이사는 “언어는 너무 쉽다고, 수리는 너무 어렵다고 걱정하는 수험생이 많지만 표준점수는 이런 문제를 보정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원점수만큼 격차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사건팀 utility@seoul.co.kr
  • [2006학년도 대입수능] 수능 용어풀이

    수능시험 결과는 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으로 다양하게 산출된다. 대학이 이 가운데 어떤 지표를 전형에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험생 개개인의 총점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원점수와 표준점수 원점수는 말 그대로 정답을 맞힌 문항의 배점을 합한 점수다. 그러나 영역·선택과목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고 응시 집단의 규모·성격도 달라 원점수를 단순비교해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이 때문에 수능에서는 원점수를 제공하지 않고 원점수를 변환한 표준점수를 제공한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집단에서 해당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나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점수로, 난이도나 수험생 집단의 성격·규모에 관계없이 같은 척도로 변환한 표준화된 점수다. 수험생들의 원점수 분포를 정규분포에 가깝게 가공해 수험생 개개인의 점수가 평균점으로부터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계산해 매겨진다. 어렵게 출제돼 평균 점수가 낮은 과목일수록 표준점수가 높게 산출된다. ●백분위 백분위는 영역별로 전체 수험생을 최고점부터 최하점까지 순서대로 석차를 매겨, 전체 응시자 가운데 상대적 위치를 1∼100점의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백분위가 85라면 전체의 85%가 이 수험생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선택과목별 원점수 만점자라 하더라도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는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백분위 점수는 100으로 같게 된다. 중위권 변별력은 높은 척도지만 동점자가 많아지는 단점이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은 표준점수를 백분위를 활용해 보정하는 자체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기도 한다. ●등급 영역별로 1∼9등급으로 표시한다. 표준점수의 상위 4%가 1등급,4∼11%는 2등급,11∼23%가 3등급이며, 하위 4%가 9등급이다. 등급 간 경계점에 있는 동점자는 상위 등급으로 기재된다. 어떤 선택과목에서 만점자가 전체의 11%를 넘는다면 이들이 모두 1등급을 받고 2등급은 한명도 받지 못하게 된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국정원 간부 임기제로”

    “의회의 통제를 강화해야”, “국내사찰 중단해야”. 국회 정보위원회 국가정보원개혁소위(위원장 임종인)가 22일 국회에서 개최한 ‘국정원 개혁을 위한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은 국정원의 환골탈태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쏟아냈다.●“의회 통제강화·퇴직후 정치활동 금지”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장, 차장, 기획조정실장 등 국정원 고위간부는 정보전문가로 임명해야 하며 정치적 인사는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고위간부진의 임기제를 도입하고 ▲해외와 국내, 북한 등 지역별로 구분된 차장제도를 업무 성격에 따라 정보, 공작 또는 업무, 과학기술 등으로 개편하고 남북관계 등을 고려, 특보제를 운영할 것도 제안했다. 의회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병설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조직 특성상 언론과 시민단체 등 외부 통제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의회의 통제를 강화해야 하며 국정원 자체의 감사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간부의 경우 퇴직 후 일정 기간 정치활동이나 공사 취업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국내보안정보 범위 분명히 해야”일부 참석자들은 국내 사찰의 중단을 강조했다. 신명식 내일신문 편집위원은 “국정원법에 국정원이 국외정보와 국내보안정보를 다룰 수 있다고 돼 있는데, 국내보안정보의 범위가 애매해 국내사찰 활동의 근거가 되고 있다.”며 순수하게 해외 안보정보를 다루는 기관으로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장주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국내와 해외 부문 기능을 분리, 대통령의 필요에 따른 불법적 정보 수집을 막기 위해 국내보안기관은 총리 직속으로, 해외정보기관은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국회 정보위는 앞으로 2∼3차례 공청회를 더 열고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구체적인 국정원 개혁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서울신문 광복4개월 생생히 전달

    서울신문 광복4개월 생생히 전달

    해방공간의 언론계는 격변과 혼돈의 연속이었다. 좌우익 이념이 극심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미 군정청이 ‘절대적 언론자유’ 보장을 선언하면서 정론지를 내세우는 신문들이 난립하였다. 하지만 이 정책은 극심한 혼란의 와중에 여러 부작용을 드러냈고, 결국 당국의 언론 통제와 억제, 언론인 구속이라는 반작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같은 어려움속에서도 광복 이후 오늘날까지 이어 내려오는 신문이 바로 서울신문과 조선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 4개 신문이다. 특히 1945년 광복 당시엔 서울신문(당시 매일신보)이 유일한 한국어 신문으로 발행되었다. 따라서 서울신문은 그해 11월11일 군정청에 의해 강제 정간될 때까지, 광복 직후 흥분과 혼란의 도가니였던 4개월여의 극적인 순간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일한 신문이다. 이번에 나온 서울신문 영인본을 통해 당시의 생생한 사회모습을 들여다본다. ●8월15일자 혼란 경계 광복 당일인 8월15일자 신문을 보면 그 제목만 보아도 긴박감이 절로 느껴진다. ‘소서(昭書)’란 성명을 통해 미영중소의 공동선언인 포츠담 선언을 수락한다고 밝히고, 그 아래엔 ‘와신상담 국란극복(臥薪嘗膽 國難克服)’,‘경거(輕擧)를 엄계(嚴戒)하야’란 제목으로 일제의 항복과 함께, 그에 따른 참담함, 한국인들의 ‘경거망동’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8월15일자 매일신보는 1면만 발행하고 2면은 백지였으며,1면 아래 부분도 백지로 편집했다. 일본측 시각에서 작성된 이같은 지면 분위기는 다음날부터 급격히 바뀐다.8월16일자 매일신보 지면을 보면 ‘카이로 선언 정문’‘포츠담 선언 정문’ 등을 싣고 그 의미를 알리는 동시에,‘일본군 전쟁 정지에 관한 통고’,‘사상관계자 석방’ 등 일본 항복에 따른 기사가 쏟아진다. ●9월2일자 남북분단 기사 게재 17일자 신문에선 ‘안재홍씨, 우리 광명의 날 맛자 방송’‘여운형씨 민족 해방의 사자후’‘우리 이천리 강산에 여명이 온다’ 등 광복의 기쁨을 토하는 기사가 넘쳐난다. 이런 가운데,‘일본군 조선군 관구, 치안방해자 단호조치’란 기사가 조그맣게 지면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맥아더가 조선 분할 점령책을 발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남북이 갈리는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기사는 9월2일자에 실렸다.1면 머리기사로 ‘연합군 점령지역 분담결정’이란 큰 제목하에 ‘조선은 미·소 양군 분담, 만주는 소, 불인은 영중 양군’이란 중간제목을 달았다. 9월7일자엔 ‘국호는 조선인민공화국’이란 기사가 1면 머리기사로 실렸다. 여운형이 위원장인 조선건국준비위원회가 국호를 정하고 조각까지 한 내용을 담고 있어 그야말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감을 보여준다.10월17일자는 이승만 박사 기사로 넘쳐난다. ‘이승만 박사 33년만에 돌연귀국’이란 1면 머리기사와 함께 ‘평생을 민족해방에’‘이승만 귀국과 금후 정국’‘다망한 귀국후의 첫날’ 등 그의 귀국 첫날 일거수일투족을 담고 있다. ●11월11일자 강제정간 사실 알려 11월11일 매일신보는 군정청으로부터 강제 정간조치를 당한다.11일자에 실린 ‘본보정간에 대하야 독자에게 고함’이란 사고를 보면 ‘∼돌연 군정청광고국인쇄과 헤렌 대위로부터 아놀드 장관이 명령하야 ‘내일로부터 신문발행을 정지하라’는 명령을 받았나이다.∼언론의 자유가 해방된 지 불과 몇 삭∼건국대업에 마음껏 이바지하지 못함을 독자아페 사과하나이다’란 사고를 내고 있다. 매일신보는 정간된 지 12일 뒤 ‘서울신문’으로 재탄생,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교원평가 “저지” vs “강행” 충돌

    교원평가 “저지” vs “강행” 충돌

    교원평가를 연내에 강행하겠다는 정부와 보완한 뒤 시행해도 늦지 않다는 교원노조가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7일 연가투쟁 찬반투표에 돌입한 전교조는 기세를 몰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퇴진 운동까지 펼 태세다. 교육부는 전교조 교원들이 집단연가나 조퇴원을 내더라도 이를 허용하지 말 것을 시·도 교육청에 지시하는 한편 전교조 지도부에 대한 형사고발도 불사한다며 으름짱을 놓고 있다. 정부와 교원단체 사이에 낀 일선 학교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차라리 교육부에서 해줬으면…” 교원평가제 시범학교로 선정해 줄 것을 신청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 학교 반응은 두갈래다. 우선, 전교조 교사들이 많은 일선 학교에서는 시범학교 신청을 할 엄두도 못낸다는 분위기다. 서울 강북의 한 중학교 교장은 “우리는 전교조 교사가 절반 가량 돼 시범학교 신청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며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의 한 관계자도 “어차피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시범운영 아니냐, 정책연구 차원에서 교육부가 아예 시범학교를 지정해 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실토했다. 자체적으로 교원을 평가 중인 학교들은 시범사업 실시를 반기고 있다.1995년부터 교원평가제를 실시 중인 부산 가야고 한오작 교장은 “교원평가제 도입을 찬성하며, 시범실시 신청공문을 받는대로 신청하겠다.”면서 “우리 학교에서 실시 중인 교장·교감도 평가에 참여하는 1안으로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중동고 김춘광 교감도 “현재 교원평가제를 실시중인데 교사들 거부감도 없어 시범실시에 참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시범학교 선정 끝낸다.” 교육부는 교원평가 성사를 위한 ‘여론몰이’에 나섰다. 김진표 장관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교원평가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을 재차 독려했다. 유영국 학교정책국장은 “단계별 홍보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홍보전은 이날 시·도 교육청 담당국장들과의 시범학교 선정대책 회의로 시작됐다.11일에는 교원 근무여건 개선안을 발표한다. 유 국장은 “이번주 내로 48개 시범학교 선정작업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1만 2000여개 전체 초·중·고교 가운데 전교조 분회가 없는 학교만 3000여개∼4000여개나 있어 별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다. ●“교원평가 반대, 장관은 퇴진하라.” 반면 교원단체는 교원평가 총력저지에 돌입했다. 전교조 한만중 대변인은 “시·도 교육청에 일방추진을 반대한다는 우리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면서 “이와 별도로 분회에서는 개별 학교장에게 교원평가가 적절치 않다는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10일까지 교원평가 찬반투표를 해 노조원 절반 이상이 찬성하면 토요일인 12일 연가투쟁에 나선다. 정부의 고발 가능성에 대비,12일 수업을 주중에 대체하는 방안도 세웠다. 이어 13일 전국 노동자대회 참여,14일 김진표 장관 퇴진 대국민 선전전으로 투쟁열기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연가투쟁으로 수업권을 침해하거나 시범사업을 저지하면 형사고발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초 교원평가 공청회장에서 교원평가 반대를 주장한 전교조 조합원 3명을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현갑 김재천 이효용기자 eagleduo@seoul.co.kr
  • [디카 리뷰] 니콘 쿨픽스 S4

    니콘의 쿨픽스 마니아라면 얼마전에 출시한 니콘 쿨픽스 S4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유명한 쿨픽스 4500의 장점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렌즈 회전식 카메라로 270도 회전,10배의 광학줌 탑재 등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보이고 있다. 가격은 옵션에 따라 32만원에서 62만원까지이다. S4의 가장 큰 특징은 본체와는 상관없이 렌즈가 270도 회전이 되어 셀프나 로·하이 앵글 등 다양한 각도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 이너 줌 방식으로 렌즈가 튀어나오지 않으며, 무려 10배의 광학줌이 가능하고 손떨림방지 기능도 있다. 스펙상으로는 한결 진화한 쿨픽스 4500이란 느낌이 든다. 니콘 쿨픽스 S4에는 S시리즈와 같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어주는 얼굴인식 AF, 고급형 적목(赤目)감소 기능, 사진에 밝은 부분은 그대로 남기고 어두운 부분만 밝게 보정해 자연스러운 사진을 만들어 주는 D-라이팅 등 인물 촬영에 편리한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첫번째가 화소수를 600만으로 높였지만 CCD크기가 1/1.8에서 1/2.5로 작아져 엄밀히 말하면 화질의 성능은 그다지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다. 또 수동(매뉴얼)기능이 없다. 물론 편하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상관없지만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값이 표시가 안돼 답답함을 안겨준다. LCD가 2.5인치로 커졌지만 어두운 곳에 지글거림과 낮은 화소수 등이 눈에 거슬리며 조그다이얼이 너무 작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불편하다. 초보자들에게 적합한 카메라로 쿨픽스 4500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좀 더 기다려보는 편이 나을 듯 싶다. ■ Q&A 디카의 배터리를 오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요즘 노트북부터 휴대전화, 디카에 이르기까지 휴대성이 강조된 제품들은 대부분 리튬이온(Li-ion) 방식의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의 밀도가 높으나 전압이 3.6V나 3.7V로 건전지 등과 전압이 다르고 호환성이 없으며 가격이 니켈수소 전지에 비해 비싼 단점이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마이크로 칩이 내장되어 있어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방전할 때 항상 사용 가능한 최대의 용량을 찾아서 기억한다. 그렇기 때문에 방전과 충전을 자유롭게 해도 제품의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500회 정도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 충전할 때도 리튬이온 전지는 배터리의 상태를 관리해주는 마이크로 칩이 내장되어 있어 메모리의 효과가 생기지 않지만 사용자의 습관에 따라서 마이크로 칩이 계산을 하는 포인트에 오차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오차가 쌓이게 되면 최초로 사용할 수 있었던 배터리의 용량보다 적어지게 되는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칩에 배터리의 정확한 용량을 알려주어야 한다. 완전 방전 후 충전을 2∼3회 정도 반복하면 마이크로 칩이 배터리의 원래 용량을 알게 되고 다시 배터리 초기 용량을 찾을 수 있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온도가 높은 곳에서 사용하면 평균 수명보다도 더욱 빨리 성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과충전시 마이크로 칩에 의해 컨트롤되기는 하지만 칩이 손상되면 배터리에 불이 나거나 폭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기간 보관할 때는 배터리 용량의 50% 정도가 남은 상태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방전된 배터리를 냉장고에 보관하면 수명이 늘어난다는 속설이 있으나 배터리는 온도에 민감하고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는 더 심하기 때문에 되도록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도움말 한국코닥 디지털영상사업부
  • 충주 첨단산업단지 연말 착공

    충주시는 1일 첨단산업단지 분할측량에 따른 면적변경 및 영향평가 협의사항 등을 골자로 하는 개발계획변경 및 실시계획을 도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은 올해 말 공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완공은 2007년 예정이다. 이류면 본리와 완오리 일대 200여만㎡에 조성되는 이 산업단지는 1945억원을 들여 주거·상업·공원시설 등을 갖춘 전기전자 및 정보정밀기계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로 조성된다.
  • [안귀옥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가출한 남편… 이혼청구 어떻게?

    [안귀옥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가출한 남편… 이혼청구 어떻게?

    Q남편이 3년 전에 가출한 뒤부터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습니다. 서류상 남편으로 되어 있으니 정부에서 생계보조를 받을 수도 없다고 합니다. 가출했다는 이유로도 이혼 소송을 할 수 있나요. 남편에게 가끔 전화가 오기는 하는데, 어디에 사는지 연고를 알 수 없습니다. 이혼 소장을 어디로 보내야 하나요. 살고 있는 집의 전세계약자가 남편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이사를 갈 때 제가 전세금을 빼서 받아갈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인 막막하기만 합니다. -유진희(37·가명) A부모가 자녀를 돌봐야 하듯이 부부 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부양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부양 의무자인 배우자가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부양을 할 수 없을 때 이를 강제할 수는 없겠지요. 유진희씨의 남편이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 이런 특단의 사정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남편의 행동은 재판상 이혼사유의 하나인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나 유기행위 및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 가사 재판은 상대방에게 소장이 송달돼야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유진희씨처럼 남편이 사는 곳을 모른다면 일단 남편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소장을 보내십시오. 유진희씨와 같은 주소지에 남편의 주민등록이 설정되어 있다면 그곳으로 송달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남편에게 온 우편물을 유진희씨가 받으면 안됩니다. 법원에서 남편이 우편물을 송달받지 못하니까 주소보정을 하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선 “주민등록상 남편의 주소지에 남편이 살고 있지 않다.”는 불거주확인서를 관할 통장에게 받거나 동사무소에 신고해서 주민등록을 말소시켜야 합니다. 다음에 말소자 등본을 첨부해 법원에 공시송달 신청을 하면 재판을 진행시킬 수 있습니다. 남편의 이름으로 된 임대보증금은 임차인의 아내인 유진희씨에게 반환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혼소장을 내면서 “위자료와 재산분할로 전세금 반환채권에 해당하는 금액을 유진희씨에게 주라.”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하고 입증자료를 첨부하십시오. 법원이 남편의 귀책사유나 재산형성 경위 등을 참작해 전세보증금 정도의 금액을 아내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면, 판결을 토대로 남편 이름으로 된 임대보증금을 유진희씨가 받을 수 있습니다. 남편이 자기 명의로 된 임대보증금이라며 다른 사람에게 임대보증금 채권을 양도할 수도 있으니, 재판을 하기 전에 임대보증금 채권에 대해 가압류를 설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진희씨의 경우처럼 생계보호 대상인지를 실질적으로 따지지 않고 법적인 배우자의 유무에 따라 달리 정하게 되면서, 생계보조를 받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혼소송을 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힘든 상황을 견디기는 쉽지 않겠지만, 건강하게 극복하시기 바랍니다. 가족간의 갈등해소방법을 몰라서 고민하시는 분은 사단법인 한국행복가족상담소에서 상담을 통해서도 해결하실 수가 있습니다(032-8677-114/e-happyhome.or.kr).
  • 용인 처인·기흥·수지구 3개 구청 31일 개청식

    경기도 용인시의 처인구(處仁區)와 기흥구(器興 區), 수지구(水枝區) 등 3개 구청이 31일 문을 열고 업무에 들어간다. 용인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수지구를 시작으로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개 구청의 개청식을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청하는 처인구는 앞으로 포곡읍, 남사·백암·모현·양지·원삼·이동면과 중앙·역삼·유림·동부동 등 동부권 1개읍 6개면 4개동(인구 19만9500명)을 관할하게 된다. 기흥구는 신갈·구갈·상갈·기흥·서농·구성·마북·어정·보정동 등 9개동(인구 22만 7800명)을, 수지구는 풍덕천 1·2, 신봉, 죽전1·2, 동천, 상현1·2, 성복동 등 9개동(인구 26만 5100명)을 담당한다. 구청사는 처인구의 경우 김량장동 286 옛 시청사 건물, 기흥구는 구갈동 355 옛 기흥읍사무소 건물, 수지구는 풍덕천동 720 옛 수지출장소 건물을 각각 이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세무, 건축, 청소, 환경, 위생 및 지적업무 등 일부 업무가 이날부터 시청에서 구청으로 이관된다. 이정문 용인시장은 “앞으로 처인구는 전원형 휴양도시와 체류형 관광중심지로, 기흥구는 첨단 연구복합단지로, 수지구는 살기좋은 정주형 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용인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여연 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5)한국의 다법

    [여연 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5)한국의 다법

    “스님네가 찾아와서 조주 문을 두드리니/차 이름(茶松)이 부끄러워하며 뒤뜰로 모시네/해남 초의선사 동다송을 진작 읽고/당나라 육우의 다경도 보았네/정성을 다하여 경뢰소를 우려내/손님께 따르니 피어나는 차의 향기/질화로 위 동병 속에 찻물이 익고 나면/한 잔의 금설은 제호보다 낫다네” 다송자 보정 스님의 차시다. 다송자 보정 스님은 전남 순천 송광사로 출가해 80여 수의 차시를 남긴, 근대를 대표하는 차인이다. 한 잔의 차를 마시며 평상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선이다. 차 역시 마찬가지다. 한 잔의 차에는 우주를 그대로 담은 평상심이 깃들어 있고 그 차는 곧 선일 수 있는 것이다. 초의 스님은 자신이 주석하던 큰절 대흥사를 떠나 두륜산 중턱에 작은 암자를 지었다. 그것이 바로 오늘의 일지암이다. 그런 소중한 일지암이 쇠락해지자 초의 스님 상좌와 더불어 그 초암을 복원한후 시 한 수를 읊었다. “연하가 난몰하는 옛 인연의 터에/스님 살림할 만큼 몇 칸집 지었네/못을 파서 달이 비치게 하고/간짓대 이어 백운천을 얻었네/다시 좋은 향과 약을 캤고/때로 원기로 묘련을 펴며/눈앞을 가린 꽃가지를 잘라버리니/좋은 산이 석양 노을에 저리도 많은 것을” 다도는 차를 마시는 정신적, 문화적 행위로 규정된다.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여러 대중들 앞에서 무대예술로 육법공양 등 의식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다법이란 차를 행하는 모든 행위의 총체적인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초의 스님의 다법은 검박한 살림살이 속에서 풍요롭고 맑은 마음자리를 품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초의 스님의 다법이 일상에 있어서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충만하게 하는 것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깨달음을 얻기 위한 도(道)요, 선(禪)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차를 끓이는 사람은 삿됨이 없어야 하고 중정을 지켜야 한다. 중정이란 곧 삶의 철학이다. 차를 끓일 때 물의 온도, 차의 양, 시간 등 그 어느것 하나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전통적인 다법은 바로 중정의 묘리에 있다. 초의스님은 영혼을 일깨우는 도인의 찻자리에 대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밝은 달 촛불이 되고 또 벗이 되니/흰 구름 자리되고 또 병풍이 되어주네/솔 솔 솔 찻물 끓는 소리 시원하고 고요하니/맑고 찬 기운 뼈에 스며 영혼을 일깨우네/오직 흰 구름 밝은 달 두벗을 삼으니/도인의 찻자리 이보다 빼어날 소냐” 참으로 아름답고 정겨운 풍경이다. 솔 솔 솔 찻물 끓는 소리를 밝은 달과 흰 구름을 벗 삼아 들으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삶의 여유가 바로 도인의 찻자리인 것이다. 인간의 영혼을 일깨우는 찻자리만큼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없다. 그렇다면 찻자리의 미덕은 어디에 있는가. 초의스님은 “손님이 많으면 소란스러우니 고상함을 찾을 수 없다. 홀로 마시면 그윽하고, 둘이 마시면 빼어난 것이요, 셋은 멋이라 하고, 대여섯은 덤덤할 뿐이요, 일곱여덟은 그저 나누어 마시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찻자리는 가능하면 사람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차가 갖고 있는 근본성질이 맑고 조용한 성품과 잘 조화가 됨을 의미한다. 명나라 도륭은 고반여사(考槃餘事)에서 “차를 마실 때는 손님이 적은 것이 좋다. 손님이 많으면 시끄럽다. 또한 소란스러우면 아취가 모자란다. 홀로 마시면 그윽하고, 둘이 마시면 빼어난 것이요, 서넛을 멋이라 하고, 대여섯은 덤덤할 뿐이요, 일곱여덟은 그저 나누어 마시는 것이다.”며 차를 마실 때에는 가능한 한 담백한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고반여사에서는 또 차를 마시는 행위를 덕을 쌓는 것과 비교하고 있다.“차는 행실이 바르고 덕을 닦은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음료다. 백석의 맑은 샘물을 길어 끓이는 절차를 법도에 맞게 하여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없이 한결같이 계속하여 그 법식을 완전히 익히고 깊이 음미하여 정신이 융회하고 심취해서 제호나 감로에 비교할 만한 참다운 맛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다도를 훌륭하게 감상할 줄 아는 사람이라 하겠다. 모처럼 좋은 차를 마시면서 그 사람 됨됨이가 미흡하다면 마치 좋은 샘물을 퍼서 잡초에 주는 것과 다를 것이 없으니 이보다 큰 죄가 없을 것이다. 차의 멋을 모르고 꿀꺽 단숨에 마셔 맛의 분간도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 이상 속될 수가 없다.”고 했다. 차는 무척이나 신령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하늘 위에서 노니는 신비스러운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신령이라 함은 인간의 영혼을 맑고 담백하게 일깨운다는 것이다. 차는 인간을 위한 것이고 우리 모두를 위한 현재적 존재인 것이다. 차는 또한 적요(寂寥)한 것이다. 적요라는 것은 고요하고 그윽한 경지에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문화는 자유분방한 가치를 선호하며 율동과 리듬, 그리고 비트로 이어지는 동적인 문화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현대인들은 참을 줄도, 기다릴 줄도 모른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것이 우리의 일상사가 돼버린 지경이다. 그런 점에서 차는 우리들의 들뜬 문화를 가라앉힐 또 하나의 정적인 작용인 것이다. 그렇다면 다도(茶道)의 정의는 명확한 것이 된다.‘다도’란 차나무를 재배하고 찻잎을 따고 차를 만들고 차를 마시고 찻자리를 정리하는 일체의 행위가 되는 것이다. 다도를 좀더 압축적이고 철학적으로 표현한다면 차를 통해 몸과 마음을 닦는 행위로 요약해 볼 수가 있다. 장원은 ‘다록’에서 다도에 대해 “차를 정성들여 만들고 건조하게 저장하며 깨끗하게 우리면 다도를 다한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도를 더욱 더 명쾌하게 정의해놓은 것이 바로 불가(佛家)의 다선일미(茶禪一味)다. 풀이해보자면 차와 수행은 하나라는 것이다. 차는 곧 진리요, 진리는 곧 차라는 뜻이기도 하다. 차를 통해 오묘한 진리 길에 다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다도와 다법은 구별되어진다. 다도란 특별한 격식이 없이 차를 통해 심신을 수련, 진리의 길에 이르는 것이고 다법(茶法)은 특별한 격식을 지킴으로써 찻자리의 예절을 전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조주스님의 수행법인 “차나 한잔 마시게,”와 초의스님의 ‘중정의 묘’는 다도의 진수가 어디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다도는 있는가?´라는 물음을 여기저기에서 들을 수 있다. 대답은 ‘당연히 있다.’이다. 삼국의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도는 심신을 수양하는 한 방편으로 작용해온 것이다. 산과 들을 달리면서 활과 검을 쓰며 심신을 단련했던 화랑들도 차를 통해 그 정신세계를 고양시켰으며, 고려시대 스님들과 문인들은 “한잔의 차는 곧 참선의 시작”“차의 맛은 선의 맛”이라며 차를 진리를 고양시키는 도(道)의 동반자로 본 것이다. 조선시대도 마찬가지다. 중정의 묘리를 강조했던 초의스님뿐만 아니라 추사 김정희도 “차를 끓여 마시는 것이 바로 도의 본체를 체득하는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차는 진리의 문을 여는 것과 같이 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전통의 다도는 ‘차와 진리는 하나’라고 정의해 볼 수 있다. 참으로 고아하고 높은 차의 품격과 일치하는 우리의 전통 다도인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차를 높은 품격의 길로 이끄는 고아한 정신세계를 지녔다. 그런 점에서 차인들의 마음가짐은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다. 차의 도가 진리의 길에 있다면 모든 사람을 융섭하는 화합과 자비의 마음이 깊어져야 한다. 차인들은 일상에서 차인으로서 도리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그 차인의 찻자리는 시간이 갈수록 높은 품격의 향기를 품어낼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시대에는 우아하고 품격있는 행다법만이 존재한다. 자신의 인격을 고양시키고 수행하지 않는 차인들의 찻자리는 이제 반성되어야 할 부분인 것이다. 차는 오감(五感)으로 마신다고 했다. 귀로는 찻물 끓는 소리를, 코로는 향기를, 눈으로는 다구와 차를, 입으로는 차맛을, 손으로는 찻잔의 감촉을 느끼라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차는 인간이 가진 모든 감각을 통해 그 맛과 향취를 즐겨야 한다. 그렇다면 행다법은 어디에 있는가. 행다법은 차를 잘 우려내고 차의 도리에 맞게 찻자리를 격식있고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과도한 기교나 격식을 차리는 경향이 오늘의 행다에 있는 것은 어쩌면 차의 근본과 배치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행다의 기본은 어디에 있는가. 첫째, 차의 품성에 맞춰 차의 맛을 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둘째,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되어야 하며 셋째, 차와 다구, 물과 불, 손님과 주인이 모두 하나가 되어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만남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를 하는 모든 행위를 통칭하는 행다는 차를 끓이는 전다법과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공다법(供茶法)이 있다. 공다법은 곧 다례(茶禮)로 볼 수 있다. 다례는 말 그대로 예절을 갖추어 차를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이다. 다례는 그 목적에 따라 생활다례(生活茶禮), 접빈다례(接賓茶禮), 의식다례(儀式茶禮)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생활다례는 여러사람이 함께 둘러앉아 마시는 두리차, 혼자 마시는 명상차가 있다. 접빈다례에는 차우들이 함께하는 예다법(禮茶法)인 가회다례(嘉會茶禮), 또 존경하는 사람이나 윗사람에게 차를 올리는 공경다례(恭敬茶禮)가 있다. 의식다례에는 차례(茶禮), 추모헌다례(追慕獻茶禮), 잔치다례, 개천다례, 궁중다례(宮中茶禮)가 있다. 그리고 차의 종류와 행다하는 사람에 따라 잎차행다(葉茶行茶), 말차행다(末茶行茶), 선비차 행다 등이 있다. 다도와 행다의 근원에 대해 초의스님은 우리에게 명쾌한 해답을 준다. “차를 딸 때는 그 현묘함을 다해야 하고, 만들 때는 그 정성을 다해야 하며, 물은 그 참물을 얻어야 하고, 달일 때는 그 중정(中正)을 얻어야 하며, 체(體)와 신(身)이 서로 어우러지면, 건(健)과 영(靈)을 함께 얻는 것이 다도(茶道)의 경지다.” 일지암 암주 ■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다도시연 모든 것은 근원으로 회귀한다. 생멸의 아름다운 공존은 우주만물의 삶을 각성하게 한다. 그래서 생멸은 우리에게 근원적인 물음을 던져주는 또 하나의 화두 같은 것이다. 가을이 되면, 그리고 겨울이 되면 우리는 정신적인 공허에 시달린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허한 영혼을 채우기 위해 이 세상 수많은 선지식들이 기록한 책을 찾는다. 책은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선지식(善知識)이다. 그 선지식의 바다를 헤매는 것만큼 즐거운 일상은 없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도서전에 초청을 받아 참여했다.57회째를 맞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도서전이다. 세계 110개국 30여만명이 참가할 정도로 이번 도서전은 성황리에 열렸다. 우리나라는 그 도서전에서 주빈국이었다. 주빈국 오프닝 행사로 사단법인 초의차문화연구원의 선다도 시연이 열렸다. 주최측의 초청공연이었다. 세계 선종의 본산답게 주빈국 주요 책목록에는 ‘직지´, 서산선사의 ‘선가귀감´ 등 불교의 선에 관한 책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오프닝 행사 시연자로 선 다도를 선택한 주최측의 초청에 따라 초의스님의 선다(禪茶)를 시연하게 된 것이다. 주제는 ‘차 한잔에 담긴 느림의 미학’이었다. 선다의 기본은 정(靜)과 적(寂)을 통한 동(動)으로 나아감이다. 그뿐만 아니다. 동은 곧 정과 적으로 부드럽고 원만한 순환을 통한 자연스러운 가라앉힘이다. 선다의 시연은 그런 점에서 정을 근본으로 한다. 그러나 30여만명이 참가한 북새통 같은 곳에서 더구나 작은 공간에서 선다를 시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먼저 대금소리로 자리를 잡았다. 느리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을 뿜어내는 대금은 혼란스러운 장내를 순간 가라앉혔다. 선다는 원래 특별한 무대장치가 필요없다. 선다의 묘미를 살릴 수 있는 10폭 병풍을 두르고 하얀 백자 찻잔을 준비했다. 하얀 다포, 그리고 담백한 한복을 입은 시연자들의 모습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순식간에 100명이 넘는 관객으로 불어났다. 티(tea)와 커피 그리고 포도주나 맥주를 선호하는 그들에게 조금은 번거로울 수 있는 다도 시연에 생경하기만 한 표정들이었다. 필자의 멘트가 이어졌다. 필자는 관람객들에게 “차 마시는 행위는 젠(禪)을 추구하는 것이다. 젠은 인류의 위대한 스승 붓다가 깨달음을 추구했던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선다도는 자신의 내적 깨달음을 추구하기 위한 방편이요 화두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선 다도는 1300여년간 이어진 불교문화의 진수다. 차, 물 그리고 마음이 하나가 되어 삶의 근원을 찾는 찻자리는 그런 점에서 번뇌에 빠져 자신을 놓쳐버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정신적인 양식이다. 좋은 찻잔에 좋은 마음으로 차를 담아 손님을 접대하는 행위를 통해 한국의 정서와 문화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선다 시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초의스님의 정신이 깃든 차인 ‘설아’차의 향기가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푸른 옥색 같기도 하고 연한 연두색 같기도 한 영롱한 찻물이 작고 하얀 찻잔에 담겨 돌아가자 관람객들은 탄성을 그치지 못했다. 그들의 문화적 수준은 매우 높았다. 생활다도를 무대예술로 끌어올린 선다의 독특한 시연을 금방 배우고 익힌 것이다. 총 3차례 열린 이번 선다 시연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곳은 바로 독일 내 언론들이었다. 동양의 변방나라에 수천년에 걸친 문화의 향기가 깃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 그들의 눈에 선다 시연은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다. 방송과 신문의 인터뷰와 카메라 세례는 한국불교의 문화, 한발짝 나아가 우리민족의 문화가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주는 것이었다.
  • 국제청소년 영화축제 ‘감동 한아름’

    국제청소년 영화축제 ‘감동 한아름’

    이번 주말 서울 광진구 자양동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청소년들의 영화축제가 펼쳐진다. 제2회 대한민국국제청소년영화제가 28일(금)∼31일(월)까지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된다.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와 SBS가 주최하며 광진구, 문화관광부 등이 후원한다. 올해 청소년 영화제에서는 ‘남과 여’를 주제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 23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작으로는 국민대 이승근씨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등 두편이 상연된다. 부대행사로는 한·중·일 청소년 영화감독들이 영화와 남녀관계를 주제로 자유토론을 벌이는 ‘동아시아 청소년 영상 문화 포럼’과 일본 오사카 예술대학의 나카지마 사다오 감독의 강연회가 마련됐다. 이밖에 한국의 독립영화 ‘생리해서 좋은 날’(김보정),‘운명’(백승훈),‘레드 시’(Red Sea, 김경수) 등도 특별 상영된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kiyff.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02)2238-0704.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10·26재선거 3題] ‘진보정치 1번지’서 고배… 충격의 민노

    민주노동당은 ‘진보정치 1번지’ 울산을 되찾는데 실패하자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 중앙당사와 울산 호계동 현지 상황실에서 개표를 지켜보던 의원당과 당직자 150여명은 정갑득 후보가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에게 2000여표 차로 졌다는 결과가 나오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 후보는 개표가 완료되자마자 상황실을 빠져나갔고 조승수 전 의원은 패배가 굳어진 밤 10시를 지나면서부터 줄담배를 피우는 등 ‘최악의 날’임을 실감케했다. 당 관계자는 “지난 8년 동안 주력해온 ‘진보정치’에 대한 냉정한 평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역 내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중요한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위 당직자는 “울산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임에도 서둘러 후보를 내는 데만 급급했고 지역정책을 개발하는데도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조승수 전 의원의 ‘억울한’ 의원직 상실에 따른 유권자들의 ‘동정’조차 표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혜경 대표는 “뼈를 깎는 아픔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서민정치와 정치개혁의 중단없는 전진을 위한 주문으로 받아들이며 반성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洞바꿔 아파트값 올리자” 민원 몸살

    ‘주소가 집값을 올린다?’ 24일 경기도 성남 분당과 용인시에 따르면 신시가지의 일부 주민들이 거주지 아파트의 행정구역 변경을 요구하며 자치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지만 대부분 인기지역으로의 편입을 요구, 집값을 올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먼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이 주거·업무단지로 인기를 끌면서 인근 동 주민들이 정자동으로의 행정구역 편입을 요구하고 있다. 분당구 금곡1동에 1∼2년전에 입주한 D·K·A 3개 주상복합아파트(1079가구) 입주자대표는 지난 9월 행정구역을 정자1동으로 변경시켜 줄 것을 시에 요청했다. 이에 시는 “3개 아파트만 편입시켜줄 경우 행정구역이 기형화된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그러자 최근에는 이들보다 앞서 입주한 6개 아파트 및 오피스텔 입주자 대표까지 나서서 편입을 요구하는 등 모두 9개 단지(4600여 가구)가 정자동 편입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이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촌으로 부상해 부동산 가치가 높아진 정자동 지역으로 들어가려는 속뜻이 있다고 보고 있다.2개 동과 읍에 걸쳐있는 경기도 용인시 죽전택지개발지구의 행정구역 단일화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108만평 규모로 개발돼 지난해 6월부터 5만여명의 주민이 입주를 시작한 죽전지구는 전체면적 가운데 66만평이 수지읍 죽전1동(주민 3만 5000명), 나머지 42만평이 구성읍 보정리(주민 1만 5000명)에 걸쳐있다. 오는 31일 구청이 신설될 경우 죽전1동은 수지구 관할, 보정리는 기흥구 관할로 조정돼 죽전지구 주민들은 같은 지구내에 있으면서도 다른 행정기관을 이용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보정리 주민들은 “지구내 행정구역을 죽전동으로 일원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한·미 SCM “전시작전권 협의 적절히 가속”

    한·미 SCM “전시작전권 협의 적절히 가속”

    한·미 양국은 21일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을 위한 협의를 ‘적절히 가속화(appropriately accelerate)’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날 윤광웅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대표로 한 제37차 한미연례안보회의(SCM)를 열어 13개항의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또 11월 18∼19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조체제를 유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SCM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문제와 관련,“한·미가 (전시 작전통제권을) 이양할 적절한 시기가 됐다고 결정할 때 이양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측의 이같은 자세에 따라 양측은 실무차원에서 전시 작전권 이양문제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인 환수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한미 관계는) 지난 5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라며 “양국 지휘관계 조정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이런 것들을 양국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미 동맹이 양국 이익에 긴요하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위해 확고한 연합방위태세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아울러 미군의 지속적인 한국 주둔 필요성에 동의하는 한편 정전 유지에 있어서 유엔사 역할의 중요성도 인정했다. 이와 함께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과 핵우산의 지속적 제공 공약을 재확인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특히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개혁 2020안’과 관련,“한국 국방개혁안의 기본방향에 대해 이해한다.”며 “미국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공동 성명에 명기했다. 양국은 내년에도 안보정책구상(SPI)회의를 지속하기로 하고 제38차 SCM은 워싱턴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은 특히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주장 등 한국 내 일각의 반미 정서와 관련,“한국이 자유를 얻도록 많은 미국인들이 목숨을 바쳤고, 한반도가 평화롭고 안정되도록 많은 자금도 투자했다.”며 불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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