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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금융公 임원 8명 중 7명 ‘낙하산’

    주택금융公 임원 8명 중 7명 ‘낙하산’

    주택금융공사 임원(비상임이사 포함) 8명 가운데 7명은 ‘낙하산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7명 중 4명은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원 보좌관(한상열·최희철 상임이사, 윤문상·김기호 비상임이사)이었다. 금융 전문가가 아닌 의원 보좌관 출신이 금융 공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상임이사를 맡는 것은 이례적이다.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지분을 갖고 있는 경남은행도 임원 5명 중 4명(박판도 상임감사위원, 김종부·박원구·권영준 사외이사)이 ‘정피아’(정치권+마피아) 출신으로 조사됐다. 경남은행의 임원 자리가 여당의 ‘보은 인사’에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공기관을 포함해 공기관이 지분을 보유한 금융사 34곳의 임원 10명 가운데 4명이 ‘낙하산 인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금융 공기관과 금융사 34곳으로부터 전체 임원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임원 268명 가운데 112명(42%)이 관료와 정치권, 연구원 출신의 외부 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료 출신이 57명이었고, 정치권 인사 48명, 연구원 출신도 7명이나 됐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출신도 낙하산 인사로 볼 수 있지만 정피아와 ‘관피아’(관료+마피아), ‘연피아’(연구원+마피아)에 해당이 안 돼 이 자료에서는 제외했다”고 밝혔다. 전체 임원 대비 낙하산 인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IBK신용정보로, 임원 100%(2명 중 2명)가 관피아였다. 이어 주택금융공사(88%)와 경남은행(80%), IBK자산운용(75%), IBK중소기업은행(71%), 신용보증기금(70%), 예금보험공사(69%), 우리금융지주(67%), 정책금융공사(67%), 우리종합금융(60%), IBK저축은행(60%),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57%) 순이었다. 낙하산 인원 수로 보면 예보(9명)와 캠코(8명), 주택금융공사(7명), 신용보증기금(7명), 한국거래소(6명), IBK중소기업은행(5명), KDB대우증권(5명)이 많은 편이었다. 특히 예보와 예보가 출자한 금융기관에는 관피아 출신이 모두 19명이었고, 그중 26%(5명)가 감사원 출신으로 집계됐다. 기술신용보증기금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맏을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강석진씨가 상임이사를 하고 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 대국민 담화를 통해 ‘관피아는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년간 쌓이고 지속돼 온 고질적인 병폐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전문성이 없고 업무에 문외한인 정치권 출신과 전직 관료들이 논공행상식으로 투입되고 있다”면서 “공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즉각 중단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경제 블로그] KB회장 또 보은·관피아인가

    KB금융 회장 인선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유일한 순수 KB 출신 후보였던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지난 7일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판을 흔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김 전 부행장은 KB 회장직에 큰 뜻이 없었다고 합니다. 전형적인 덕장 스타일로 내부 신망도 두터워 욕심낼 법도 한데 왜 그랬을까요. 다른 자리가 사실상 손에 들어온 까닭이 컸지만 ‘뛰어 보나 마나’라는 판세 계산도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권은 일찌감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의 독주를 점쳤습니다. 이 전 부회장은 현 정권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출신입니다.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사대부고를 나왔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금융인 선언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크호스’가 등장했습니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입니다. 외국은 어떨지 몰라도 현직에 있으면서 ‘이직’을 꿈꾸는 것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이를 잘 아는 하 행장이 현직의 위태로움을 무릅쓰고 경쟁에 본격 가세한 것으로 보아 ‘보이지 않는’ 지원세력이 있다는 뒷말이 무성합니다. ‘관피아’(관료+모피아)를 뒤에 업은 민간인이라는 쑥덕공론이지요. 국민은행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도 뒷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과 호남 출신이라는 점은 윤 전 부사장의 강점이자 약점입니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도 쟁쟁한 인맥과 내부 호평이 강점이지만 아무래도 금융 당국과의 껄끄러운 앙금이 걸림돌입니다.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은 은행업 경험이 없다는 점이 치명적입니다. 이 때문에 KB 주변에서는 보은 인사냐, 위장 관피아냐, 내부 출신이냐가 이번 인선의 희비를 가를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분류되는 것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입니다. 본선 뚜껑은 오는 16일 열립니다. 시험을 치르는 학생이든, 답안지를 채점하는 감독관이든,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시험인지라 도처에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공공기관장 50여명 연내 교체… 정피아 각축전

    공공기관 수십 곳의 수장 자리가 아직도 비어 있어 연내 큰 폭의 인사가 예상된다. 방만 경영을 해결하지 못한 공공기관장 1~2명은 해임될 것으로 보여 인사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공공기관장 인사에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3월 이후 공공기관에 임명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 실태를 조사한 ‘공공기관 친박 인명사전 2집’을 5일 발간했다. 지난 3월 1차 명단 114명을 발표한 이후 9월까지 66개 기관에 선임된 94명의 명단을 추가로 정리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304개 공공기관 가운데 33곳이 사실상 기관장 공석 상태다. 10곳 중 1곳은 수장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얘기다. 주택금융공사,강원랜드,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선박안전기술공단,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대한법률구조공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13곳은 기관장이 아예 없다. 해양환경관리공단, 영화진흥위원회, 한국가스기술공사, 영상물등급위원회,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20곳은 기관장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어정쩡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18곳은 연내 기관장 임기가 끝난다. 여기에 정부의 중간평가 결과 방만경영 해소 실적이 미흡한 기관장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인사 폭이 51곳을 넘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48개 관리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중간평가 결과를 이달 중순쯤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해임 권고 기준에 따르면 부채 관련 기관장 5명, 방만경영 기관장 6명이 해임 건의 대상이다. 여태껏 노사협약을 타결하지 못한 코레일(철도공사)과 한전기술 사장이 당장 위험권이다. 한편 공공기관 친박 인명사전에 따르면 94명 가운데 새누리당 출신이 45명(47.9%)으로 가장 많았다.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등 대선캠프 출신이 25명(26.6%), 대통령직인수위 출신이 6명(6.4%)이었다. 친박단체 활동이나 지지선언에 나섰던 인사도 18명(19.1%)으로 나타났다. 명단에는 최근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인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사장과 ‘보은 인사’ 비판을 받은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이름이 실렸다. 또 창원시장 출신으로 공항분야 경험이 전무한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오른 ‘쟈니윤’(윤종승)씨가 포함됐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靑 비서관 사칭극 결국 낙하산 토양 탓 아닌가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인사에 관한 한 치유하기 어려울 정도의 중증을 앓고 있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영역을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펼져지는 낙하산 난리통에 하루도 영일이 없을 지경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눈앞에 어떤 인사가 전개되고 있는가. 전문성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인물을 한국관광공사 감사 자리에 앉혀 ‘코미디 인사의 절정’이란 비판을 자초하더니 적십자비도 제대로 안 낸 사람을 전광석화처럼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지명해 ‘보은인사의 끝판왕’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자리를 놓고도 ‘친박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혁신을 그토록 외쳤건만 그 핵심이라 할 인사 문제에 있어서는 오히려 퇴보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마침내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년 전 권위주의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만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사칭해 대기업에 취업한 사기꾼이 그제 구속 기소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권력 실세를 사칭한 전화 한 통에 대우건설은 그를 1년 동안 부장으로 일하게 했고, 해고된 후에는 같은 수법으로 KT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취업을 부탁했다가 덜미를 잡혔다고 한다. 청와대 사칭 범죄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청와대 교육비서관이라고 속여 대학총장 등을 상대로 금품을 요구해 18억원을 가로채려던 지방대 교수가 구속되기도 했다. 도대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런 전근대적인 인사범죄가 일어나는 것인가. ‘대한민국, 이대로는 안 된다’며 국가 대혁신을 다짐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 확고한 인사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야말로 국가혁신의 요체다. 전문성이나 자질보다는 정치적 인연에 따른 낙하산 인사가 여전히 위세를 떨친다면 권력만능, 권력종속 풍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정신적 불구화의 사회로 가서는 안 된다. 잇단 ‘그들만의 인사’로 말미암아 국민의 냉소와 불신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가만히 앉아서 바보가 된 기업은 물론 폐쇄적 인사 체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청와대도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 ‘문고리 권력’이니 뭐니 하는 음습한 말부터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야말로 권력 사칭 범죄를 부추기는 토양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역대 최대 672곳 국감… 3대 핵심 키워드

    정치권이 2일 본격적인 국정감사 모드로 전환됐다.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2014년 국정감사 대상 기관 승인의 건’을 처리했다. 대상 기관 수는 역대 최대인 672곳으로 확정됐다. 여야도 국감 종합상황실을 개설하는 등 국감 체제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번 국감의 3대 핵심 키워드로는 ‘세월호 사고’ ‘증세 논란’ ‘대권 전초전’이 꼽힌다. 여야도 국감에서 치열한 정치 대결이 펼쳐질 것을 예상하고 공방 논리 마련에 돌입했다. 세월호 사고의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야당은 청와대를 상대로 세월호 사고 발생 직후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캐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해양경찰청 폐지, 국민안전처 신설 등 세월호 사고 후속 조치 성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관련 상임위 소속 야당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유가족을 챙기는 모습을 더 보여준 뒤 여기에서 얻어낸 지지를 세월호 후속 입법 처리의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증세 문제도 국감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기획재정위와 보건복지위 소속 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들이 담뱃값 인상을 ‘서민 증세’로 보고 있다는 점이 뇌관이다. “흡연율 감소를 위한 담뱃값 인상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서민 증세’ 이전에 ‘부자 감세’부터 철회하라”는 게 야당 의원들의 기본 입장이다. 또 정부의 지방세, 자동차세 인상 방침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정부와 여당은 “지방정부 재정 확충을 위한 결정이며 22년 동안 물가는 5배 올랐는데 주민세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증세가 아닌 현실화”라며 증세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야당은 “증세는 없다”고 했던 박 대통령의 약속을 깨트리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차기 대권을 둔 여야의 사전 기 싸움도 예상된다. 여당은 여야 통틀어 대선 후보 1위인 박원순 서울시장에, 야당은 박근혜 정부 성공 여부를 결정할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에 공격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차기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핵심 공격 포인트이자 각 진영의 심장부로 여겨진다. 서울시 국감을 담당하는 안전행정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 시장을 향한 대량 포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세의 초점은 박 시장의 최측근 인사 8명이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되면서 불거진 ‘낙하산 보은 인사’ 논란과 박 시장이 2012년부터 진돗개 3마리를 키운 비용 2346만원을 세금에서 전용했다는 의혹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경제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초이노믹스가 서민 경제를 악화시키고 재벌만 배부르게 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밖에 해마다 제기돼 온 재벌 총수의 증인 채택 문제를 비롯해 공무원연금 개혁, 공기업 개혁 등의 현안도 국감장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할 핵심 변수로 언제든지 등장할 채비를 갖췄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성주 대한적십자 총재 후보, 5년간 적십자 회비 한푼도 안내

    김성주 대한적십자 총재 후보, 5년간 적십자 회비 한푼도 안내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후보자가 최근 5년간 적십자 회비를 납부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재 후보자 추천에서 결정까지 걸린 시간은 단 11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일 “대한적십자사에 확인한 결과 총재로 내정된 김성주 후보자는 적십자 회비 납부 조회가 가능한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도 회비를 납부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업을 하면서 적십자 활동에 아무 관심이 없어 회비도 납부하지 않는 총재가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회비 납부 독려를 하고, 사회봉사 및 구호사업과 남북교류 등의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총재 선출을 위한 중앙위원회 회의록’을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김성주 후보자가 결정되는 데 걸린 시간은 11분이었다. 회의록을 보면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24일 중앙위원 28명 중 21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7시 30분에 중앙위원회를 개회한 뒤 총재 선출을 위한 ‘7인의 전형위원회’를 구성했다. 정회 뒤 오전 8시 3분에 열린 전형위원회는 김성주 후보자를 단수로 추천하고 검토한 뒤 오전 8시 14분에 회의를 마쳤다. 김 의원은 “대한적십자사 총재 후보자를 단 11분 만에 어떻게 검증한 것인지 놀라울 따름이다. 대선 공신 낙하산 인사에 대해 적십자사 중앙위원회가 거수기 노릇을 충실하게 한 것”이라며 “김 후보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패션 브랜드 MCM으로 유명한 성주그룹의 오너 김성주 후보자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서민 이자 받는 은행, CEO 연봉 日 3배라니

    박봉에 이자를 내려고 은행 문턱을 드나드는 서민으로선 기가 찰 소식이 있다. 국내 은행의 최고경영자(CEO) 평균 연봉이 일본 은행의 최고 3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순이익이 10%에 그치는 등 일본과 어느 것을 비교해도 나은 게 없기에 허탈감마저 엄습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수익이 급감했는데도 연봉은 줄지 않았다. 외환위기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퍼부은 곳에서 어떻게 연봉잔치가 이어지는지 몽매한 서민들로선 궁금할 따름이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2001년 금융지주 체제가 출범할 때 시중 은행 CEO의 평균연봉은 4억원 정도였으나 지난해 신한금융 회장과 신한은행장의 연봉은 각각 28억원, 29억원이었다. 하나금융 회장은 26억원이다. 다른 업종보다 연봉이 많은 신한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이 3958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오르는 동안 회장의 연봉은 무려 7배 넘게 올랐다. 금융위기 이후 수익은 마이너스였다. 2007년 1조 3000억원이었던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지난해 9300억원으로, 신한금융은 2조 4000억원에서 1조 90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KB금융도 1조 9000억원에서 1조 3000억원에 못 미쳤다. 반면 일본 미쓰비시UFJ 회장의 연봉은 지난해 10조원 가까운 수익을 냈음에도 스톡옵션을 합쳐 1억 2000만엔(12억원)에 불과했다. 수익이 1조원 안팎인 국내 금융기관의 연봉이 2~3배나 많다. 미쓰비시UFJ는 2008년보다 순이익이 4배 가까이 늘었으나 경영진의 연봉을 철저히 통제했다고 한다. 내막을 따져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직후 금융권 구조조정 등으로 선진 금융기법을 접목할 기회를 얻었으나 실기하면서 금융위기를 거치며 수익은 주저앉고 말았다. ‘이자 놀이’에만 기대어 변화를 게을리한 탓이다. 여건이 비슷했던 일본은 해외 대출을 40%로 늘리는 등 수익을 다각화해 경영기반을 단단히 다졌다고 한다. 경영성과에 따른 CEO의 연봉에 시비를 걸 이유는 없다. 하지만 성과와 무관한 CEO 연봉 책정 관행은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지적받는 평가보상위원회의 기능을 하루속히 되찾아 연봉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고, 정권 창출에 따른 낙하산 ‘보은 인사’의 관행도 없애야 한다. 더불어 ‘이자 놀이’ 영업 행태를 벗어던지고 선진 금융투자 기법을 접목해 체질 개선에 나서길 바란다. 경영성과를 도외시하는 CEO의 구시대적인 연봉 잔치를 더는 좌시할 수는 없다.
  • [사설] 적십자사 총재마저 보은인사라니

    차기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에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선출됐다. 한적 중앙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뽑혀 대통령의 인준절차만 남았다고 한다. 사실상 대통령이 낙점하는 자리다. 하지만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적십자 운동의 기본 취지나 정신으로 볼 때 기업인 출신이, 그것도 특정 대선후보의 당선을 위해 뛴 인물이 한적 총재를 맡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대한제국 이래 109년 역사의 한적을 보은인사의 수단쯤으로 여기는 오만하고 황당한 발상이라 할 만하다. 한적은 구호·사회봉사 활동은 물론 이산가족·대북지원 등 남북 간 인도주의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다. 정치와 이념을 초월한 대북교류 활동으로 그나마 경색된 남북 관계의 통로 역할을 해왔다. 과거 한적 총재를 경륜과 덕망, 사회적 신임을 고루 갖춘 원로들이 맡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기본적으로 공공성과는 거리가 먼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 출신인 데다 남북 관계 등 적십자사 관련 경력도 전무하다.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이념적 성격을 띤 논쟁에 개입하지 않고, 자발적 구호운동으로서 어떤 이익도 추구하지 않는다는 국제적십자운동의 기본원칙 또한 김 회장의 이력과 어울리지 않는다.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는 것 말고는 김 회장이 한적 총재에 앉을 만한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그뿐인가. 선대위원장 당시 김 회장은 상식과 통념에 반하는 각종 언행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내가 영계를 좋아한다’, ‘여성들은 질질 짜기나 한다’, ‘나는 애 젖 먹이면서 주방에 앉아 웰빙 진생쿠키를 만들었다’라며 성희롱과 여성·청년 구직자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공인의 자격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얕고 가벼운 인식이다. 현 정권은 틈만 나면 비정상과 적폐의 청산을 외치면서도 최소한의 전문성도 갖추지 않은 인물을 각종 노른자위 자리에 내려 보내는 자가당착의 인사를 자행해 왔다. 한적의 정신이나 원칙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김 회장을 한적 총재에 앉히는 것은 야당의 지적대로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의 끝판왕이자 화룡점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첩과 독선의 인사는 분열과 불신으로 귀결될 뿐이라는 사실은 현 정부의 잇따른 인사참사가 주는 교훈이다. 이제라도 박 대통령이 낙점을 재고하든지, 김 회장 스스로 한적 총재가 자신의 그릇에 맞는 자리인지를 고심하고 거취를 정리하는 게 마땅하다.
  • [문소영의 시시콜콜] 낙관론 사라진 사회에서 고급인력 떠난다

    [문소영의 시시콜콜] 낙관론 사라진 사회에서 고급인력 떠난다

    30대 초반의 김모씨는 캐나다 정부의 창업지원 덕분에 지난해 가을 가족과 캐나다로 떠났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올 4월 공식적으로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그는 지난해 시험 운영 때 지원해 영주권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조건은 첫째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것, 둘째 캐나다에서 창업할 것, 셋째 중급이상의 영어 실력 등이다. 정보통신(IT) 관련 개발자인 김씨는 이 조건을 쉽게 만족시켰다. 누군가는 자녀 영어 사교육비가 들지 않으니 좋겠다고 우스갯소리도 했다. 캐나다는 이 프로그램으로 연간 2750명의 고급 IT 인력을 흡수해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IT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캐나다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입법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게임사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업체가 등장했다. 자본과 노동의 이동에서 경계가 무너진 지구촌에서 노마드 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들은 좋은 조건을 찾아 이리저리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선진국들의 영주권까지 제공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에 ‘IT 강국’으로 소문난 한국의 고급 인력의 마음도 들썩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정부가 창조경제를 지원하는데 왜 외국으로 떠나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현재의 한국은 암담하거나 답답한 미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 1위이자, 저출산율 1위 국가다. ‘대통령 모독’이 거론되자 검찰이 인터넷 등에 대대적 단속에 나서는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나라다. 정부의 검열을 걱정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은 국내기업인 카카오톡을 떠나 미국의 바이버나 독일의 텔레그램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른바 ‘SNS 이민·망명’이다. 창조경제를 주창하면서 정부가 국내 IT 기업의 미래를 고사시키니 우습다. 또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물을 적재적소를 따지지 않고 공기업 기관장 등으로 보내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성주 MCM 대표를 총리급인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보내고, 자니 윤씨를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는 등의 ‘보은인사’는 두고두고 논란이다. 실력보다 스펙을 따지는 것도 젊은 인력의 해외 이탈을 부추긴다. 정부 감사에서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의 창업 지원을 선발한다면 지원서류 작성에 최적화된 ‘세금 도둑’을 양산할 뿐이다. IT고급인력을 유출하며 국가경쟁력 거론은 무의미하다. symun@seoul.co.kr
  • 대한적십자사 새 총재에 김성주씨… 첫 기업인 파격속 보은인사 논란도

    대한적십자사 새 총재에 김성주씨… 첫 기업인 파격속 보은인사 논란도

    새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에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김성주(57) 성주그룹 회장이 선출됐다. 한적은 24일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총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역대 최연소이자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여성으로는 현 유중근 총재에 이어 두 번째로 한적 총재직을 맡는다. 에너지 기업인 대성그룹의 창업주 고(故) 김수근 회장의 막내딸로 태어난 김 회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영국 런던 정경대 대학원에서 사회학·국제정치학·경제학 등을 공부했으며 미국 애머스트대에서 명예 인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위원, 월드비전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적 관계자는 “김 회장은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와 한부모 가족, 북한이탈 여성, 미혼모 등 여성과 아동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해외구호사업을 통한 세계평화 발전에 노력해 왔다”고 선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한적 업무와 연관성이 적은 기업인 출신으로 대표적인 ‘커리어 우먼’인 김 회장이 한적 총재로 적절한지 자질 논란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어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는 당초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합류하지 않겠다며 사업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도운 원로 방송인 자니 윤씨가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되는 등 보은 인사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제주, 산하 기관장 임기 도지사와 맞춘다

    앞으로 제주도 산하 공기업 및 출연·출자 기관장은 도지사와 임기를 함께하게 된다. 이는 지방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전임 단체장이 임명한 기관장 솎아내기와 버티기, 임기 말 단체장 측근 낙하산 보은인사 등의 논란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1일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차우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강기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사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이들은 전임 우근민 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이다. 또 공영민 제주발전연구원장, 박성진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고자명 제주도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부이사장도 교체했다. 도는 최근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지역 8개 공기업 및 출연·출자 기관장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했었다. 임기가 많이 남은 현혜순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2017년 3월 27일)과 김일환 제주테크노파크 원장(2016년 10월 13일)은 재신임을 받았고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도 재신임됐다. 하지만 공영민 제주발전연구원장은 임기(2016년 7월 31일)가 2년 가까이 남았지만 전격 교체됐다. 원 지사는 “앞으로 기관장의 임기를 도지사와 함께하도록 제도화해 책임정치, 책임행정을 구현하겠다”며 “새로운 지방정부가 들어서면 새로운 단체장의 철학에 맞게 책임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기관장 인사 청문회를 도입해 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각종 오해와 분열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도는 조만간 공모를 통해 이들 6개 기관장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비리 도시’ 여수, 공무원 3명 직위해제

    전남 여수시가 민선 6기 들어 공직 비리로 3명이 직위해제되고 공무원노조는 첫 인사가 보은 인사라고 반발하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시민들은 2012년에 8급 직원이 공금 80억원을 횡령해 ‘비리 도시’ 오명을 입은 여수시가 검사장 출신의 새 시장이 취임한 뒤에도 잇따라 비리가 터지고 있다며 자정 능력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2일 시에 따르면 안전행정부는 지난 7월 22일 시 건축과 7급 기모씨의 서랍에서 1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적발해 조사하고 있다. 안행부는 기씨와 같이 근무한 고모 팀장이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박모 과장이 수년 전부터 Y건축설계사무소로부터 자기 부인의 4대 보험료를 대납받아 온 사실을 적발했다. 시는 지난달 29일자로 박 과장과 고 팀장을 직위해제했다. 기씨에 대해서는 안행부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 지난 7월 14일에는 기술직 7급 우모씨가 자녀를 여수산업단지에 취업시켜 주겠다며 주민에게 4000만원을 받아 챙겼다가 경찰에 적발돼 직위해제됐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노동조합 여수시지부는 지난주 마무리된 민선 6기 시의 첫 인사가 일부 직원들의 청탁에 따른 보은 인사로 변질됐다며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인사 청탁에 따른 보은 인사, 소수 직렬을 배제하는 인사, 특정 직원에 대한 하향 전보 인사로 단행됐다”며 “청렴하고 능력 있는 공무원을 발탁, 중용해 공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부정부패 없는 여수시가 되도록 힘써 줄 것”을 요구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수출입銀 감사에 ‘친박’ 공명재 교수

    은행장에 이어 감사까지…. 수출입은행의 ‘관피아’가 떠난 자리에 잇따라 서강대 출신 친박 인사가 임명되면서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5개월간 공석이었던 한국수출입은행 감사에 공명재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그동안 수출입은행의 행장과 감사 자리는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이 거의 독식해 왔다. 직전 김용환 전 행장과 배선영 전 감사도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을 마피아와 합성해 부르는 말) 출신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취임한 이덕훈 행장에 이어 이번에 임명된 공 교수는 공교롭게 같은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의 친박 인사다. 신임 공 감사는 2012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소속 힘찬경제추진위원단의 위원을 지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회장,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역시 힘찬경제추진위원 출신으로 임명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서강금융인회(서금회) 등에서 활동해 온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이 행장이 임명됐을 때도 수은 노조는 ‘보은인사’라고 반대하며 출근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장의 연봉은 1억 8100여만원, 감사의 연봉은 1억 4490여만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은행장을 친박 인사로 임명한 것도 모자라 은행의 업무를 감시해야 하는 감사 자리에 연이어 친박 인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면서 “이러다 수은이 ‘박(朴)피아’의 총본산이 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외정책금융의 경험이 없는 인물이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임명은 철회돼야 하며 이번 인사가 타당한 인사인지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서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입은행 노조 관계자도 “서강대 경제학과 동문인데 은행장을 견제해야 할 감사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관피아’ 안 받는다며 ‘정피아’ 모셔오는 공기업

    세월호 사고가 정치인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는 말이 맞아 들어가고 있다.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의 공직 진출을 차단하자 ‘정피아(정치인+마피아)’의 진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혹 떼려다가 더 큰 혹을 붙인 꼴이다. 최근 한국남부발전 상임감사에 임명된 임정덕 전 부산대 석좌교수는 18대 대선 때 새누리당 부산시 캠프에서 정책개발본부장으로 일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보희 광주진흥발전연구회 사무총장도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여성본부 부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 밖에도 근래에 공기업 감사나 임원으로 진출한 정치인은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정치인 출신도 자격 요건을 갖췄다면 공기업 임원이 되는 길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대선 캠프에서 일하던 사람의 뒤를 봐주는 정치적 관행은 어느 정권이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 최근 사례를 보면 어느 때보다 그 정도가 심하다. 재·보궐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정치인 보은 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더욱이 지금은 빚더미에 올라앉아 방만한 경영을 해 온 공공기관들의 개혁에 매진해야 할 때가 아닌가. 공무원들과 유착해 업무는 대충대충 뒷전으로 미루고 뇌물을 챙긴 관피아들의 비리가 수사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정피아 또한 정해진 임기 동안 개혁에 앞장서기보다는 바람막이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전문성에서 정치인들은 관료보다 못하다. 정가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사람들이 광물, 가스, 전력, 원자력 등에 특별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선거에 힘써줬으니 억대의 연봉을 받으라는 보은의 의미밖에 없다. 대표적인 인물이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 임명된 방송인 출신 자니 윤씨다. 대선 당시 미국 LA에서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전력으로 관광공사 사장 내정설에 휘말리기도 했던 인사다. 자리를 귀띔받았는지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그러고도 미국 국적은 포기하지 않아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관광 분야의 전문성과 경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관피아나 정피아나 낙하산이라는 면에서는 다를 것이 없다. 늘어난 자리를 정피아들의 보은 인사용으로 활용한다면 차라리 전문성 있는 관피아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게 낫다. 현재 공석인 기관장 자리만 16개나 된다. 올해 하반기에 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도 40여곳에 이른다. 지금부터라도 무차별적인 보은인사를 중단해야 한다.
  • 관광公 감사에 자니 윤… ‘보은 인사’ 논란

    관광公 감사에 자니 윤… ‘보은 인사’ 논란

    원로 방송인 자니 윤(본명 윤종승·78)씨가 한국관광공사 신임 감사에 임명됐다. 이에 따라 ‘보은 인사’ 논란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관광공사는 6일 “관광공사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후보자 3명 가운데 자니 윤씨가 감사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관광공사 감사는 기재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관광공사는 지난 4월 신임 감사 공고를 내고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 감사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연봉은 기본급 8311만 2000원이다. 자니 윤씨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6월에는 관광공사 사장 내정설 논란에 휘말렸고, 올 초 신임 사장 공모 때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보은 인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국적은 지난해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공사 노동조합은 이날 ‘보은 인사의 끝판왕 상임 감사 임명’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윤씨의 감사 임명은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는 정부가 아직도 공공기관 사장과 상임감사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의정 포커스] “청렴도 높여 시민에게 인정받는 의회 만들 것”

    [의정 포커스] “청렴도 높여 시민에게 인정받는 의회 만들 것”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시민 눈높이에 맞추겠습니다. 어떠한 어려움과 고통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분명히 1000만 시민에게 인정받는 의회를 만들겠습니다.” 박래학 서울시의회 의장은 30일 “전혀 다른 의회로 꼭 거듭나겠다. 성큼성큼 바뀌지는 않겠지만 알찬 소통과 화합의 시대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첫걸음으로 ‘개혁특별위원회’를 꼽았다. 7~8대 때 크고 작은 사건 탓에 지난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청렴도 부문에서 꼴찌를 한 오명을 말끔히 벗고 시민들에게 인정받으려면 꼭 필요한 게 내부 개혁이다. 이런 개혁을 책임질 조직이 바로 개혁특별위원회다. 그는 “특위에서 지방의원 행동강령과 비리근절을 위한 시스템 등 의원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제도를 만들 것”이라면서 “31일 첫 모임을 갖고 가동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특위 활동기간이 6개월인 만큼 연말쯤에는 특단의 청렴도 향상 대책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시의원 개인과 직접 이해관계를 가진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 각종 심의에는 참여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면서 “부당한 이권 개입의 여지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또 (박원순 시장과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다수여서 집행부 감시엔 느슨하다는 지적에 “박수부대나 거수기로 전락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보수나 진보, 여와 야를 떠나 오로지 서울시의 발전만을 바라보는 의회로 이끌겠다”고 잘라 말했다. 산하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 시 산하기관은 시민단체, 정당 등에서 내려온 ‘낙하산’ 기관장이라는 잡음을 빚었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박 시장의 잘된 정책과 인사는 칭찬하고 밀어주겠지만 낭비성, 선심성 정책과 보은 인사엔 눈감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무실에 앉아 있을 게 아니라 시민들과 호흡하면서 아프고 가려운 곳을 해결할 수 있는 의회상을 만들겠다”고 끝맺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경제 블로그] ‘손보협회장 선출’ 은행聯·생보협이 주시하는 까닭은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손해보험협회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29일 열립니다. 지난해 8월 문재우 전 회장이 퇴임한 이후 11개월 만에 새 회장 선출 작업에 착수하는 셈입니다. 손보협회장이 누가 되느냐는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과 김규복 생보협회장은 오는 11월과 12월 각각 임기가 끝납니다. 두 협회 모두 오는 9~10월부터 차기 협회장 인선 작업에 착수해야 하는데 손보협회장 선출이 차기 회장의 방향을 가늠해 보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나 생·손보협회 등 5개 금융협회는 그동안 주로 기획재정부나 금융당국 출신의 관피아(관료+마피아)가 회장 자리를 꿰찼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세월호 사태 이후 관피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청와대와 금융당국이 ‘손보협회장은 공무원과 교수는 배제한 채 업계 자율로 선발하라’는 방침을 최근 협회 측에 전달했습니다. 당초 손보협회장 하마평이 돌았던 5명의 유력 후보 중 민간 출신이 두 후보로 경쟁 구도가 압축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손보협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업계 자율’을 강조했던 정부와 금융당국의 진정성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가이드 라인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낙점’을 받지 못하는 후보는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협회장을 선출할 때마다 형식은 항상 업계 자율이었다”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간과 관료 출신의 협회장을 두루 경험했던 금융협회들은 대정부 협상력 등을 이유로 오히려 관피아 출신 회장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일부 있습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보은 인사나 회전문 인사가 문제이지 전문성을 가진 관료라면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합니다. 여러 갑론을박을 뒤로하고 당장 손보협회는 눈앞에 닥친 난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금융당국의 진의를 헤아려가며 업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가를 뽑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사설] 선출직도 철저한 검증 필요하다

    인터넷 매체인 ‘뉴스타파’가 7·30 재·보선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권은희(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재산을 축소신고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남편의 회사가 소유한 부동산 지분이 시가로 30억원대에 이르는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5억원대라는 내용이다. 여당은 물론 야권 일각에서도 권 후보 남편의 회사가 이름만 있는 ‘유령회사’라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제기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권 후보는 선관위에 자신과 배우자의 총 재산을 5억 8000만원으로 신고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충북 청주의 한 빌딩 내 상가 3곳을 남편 명의로 신고했지만 남편이 대표(지분 40%)인 부동산 매매업체 ‘스마트에듀’가 이 빌딩 상가 7곳을 갖고 있고, 실거래가는 30여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곳에서 나오는 월세는 1400만원이며, 이 회사는 사무실과 직원도 없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이 회사 주식 8000주를 액면가로 계산해 4000만원을 신고했다. 또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40층짜리 주상복합의 상가 두 곳 지분을 남편 명의로 신고했지만, 남편이 대표로 있는 또 다른 부동산 매매업체 ‘케이이비엔 파트너스’의 명의로 이 빌딩 3~4층에 오피스텔 2개(시가 2억원)를 더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그의 남편이 유일한 등기이사이고, 권 후보의 여동생이 감사로 등재돼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권 후보 측은 “공직선거 재산신고 규정에 따라 남편이 보유한 2개 법인의 비상장주식을 액면가로 신고했고 재산을 축소 신고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 후보가 한때 변호사로 일했고, 상당한 재산을 남편의 부동산 회사 이름으로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재산형성 과정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권 후보가 주장한 국정원 댓글사건 축소압력 폭로 건은 1, 2심에서 ‘혐의없음’으로 결론나 새정연 지도부가 그를 공천하면서 ‘보은 공천’ 논란에 휘말려 있는 상태가 아닌가. 까닭에 권 후보는 세간의 이런저런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보도와 관련한 재산형성 과정에 대해 직접 나서 적극 소명해야 할 것이다. 최근 총리와 장관 후보들이 인사청문회를 전후해 재산 문제 등 각종 의혹으로 줄줄이 낙마했다. 정성근 전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아파트 실거주 관련 거짓말로 결정타를 맞고 자진 사퇴했다. 임명직 인사검증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인사청문회를 이끌 선출직인 의원 후보들에 대한 검증도 철저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소설가 공지영씨가 “국회의원을 뽑는 자리지 성녀를 뽑는 것은 아니다”라는, 권 후보 옹호 글을 올려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은 사례에서 그런 보편적 국민정서가 읽힌다고 본다.
  • [사설] 여야 지도부, 이제 정치개혁에 ‘올인’할 때

    새누리당이 어제 전당대회를 열어 비박(비박근혜)계 김무성 의원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서청원 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김 의원에게 축하의 박수를 건네고자 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고언과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마냥 축하의 인사만 건네기에는 나라 안팎의 상황이 너무도 엄혹하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의 새 대표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기 바란다. 사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은 장기간 표류했고,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 왜곡 등으로 동북아에는 격랑의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경제는 또 어떤가. 서민들의 거덜난 주머니에는 돈 대신 먼지만 수북이 쌓여 가는 중이다. 세수는 부족하고 증세도 못 하는 진퇴유곡 상황에 빠져 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친박계와 비박계로 나뉘어 서로 물어뜯고 흠집 내는 데 혈안이 돼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키지 않았는가. 국민들과 당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서 의원 대신 김 의원을 새 대표로 선택한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청(靑)바라기’ 집권 여당은 안팎에서 존재감을 찾을 길이 없다. 김 의원은 “대표가 되면 수평적인 당·청 관계를 기조로 대통령에게 직언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청와대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려 할 때 과감히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갈등이 우려되지만 제대로 설정한 길이다. 그러자면 먼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당 혁신과 정치 개혁에 매진할 때 집권 여당의 힘인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야당, 특히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변화와 개혁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새 정치를 표방한 안철수 공동대표 측과의 물리적 결합에도 불구하고 ‘도로 민주당’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수권정당은커녕 대안세력으로서의 존재감조차 언제 신기루처럼 사라질지 장담할 수 없다. 안 대표는 엊그제 뒤늦게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00일이 10년 지난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기초연금 논란과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 계파공천 파동 등 취임 이후 숱한 난제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기성 정치의 벽에 가로막힌 새 정치의 한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는 “미래 대안세력으로서 국민들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7·30 재·보선 공천 과정 등에서 보여준 새정치연합의 행태는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서울 동작을 공천은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20년 지기를 갈라놓았고, 광주 광산을에서는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해 ‘보은 공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선 책임 추궁 등 목소리만 높였지 제1야당으로서 해법과 대안을 제시하는 데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자성해 보길 바란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안 대표는 재·보선 이후 변화된 모습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당 혁신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 당 혁신을 넘어 정치 개혁까지 주도해야 한다. 안 대표의 자성과 소회로 그치지 않고 새정치연합이 대안세력의 참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사설] 지자체 지방선거 ‘보은 인사’ 감시 강화해야

    이달 초 출범한 민선 6기 자치단체들이 보복·보은성 인사로 어수선하다는 소식이다. 선거 과정에서의 논공행상에 따른 인사 파열음이다. 수장이 바뀐 지자체에는 ‘물갈이 살생부’가 나돌고, 그 자리엔 어김없이 선거에서 직간접으로 도운 직원들이 채워지고 있다. 한 지자체에서는 ‘오적’(五賊) 살생부가 돌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인사 적체가 심한 기초단체에서 더하다고 한다. 바뀐 단체장이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엄연히 인사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장의 주관적 잣대가 도 넘게 작용해서는 안 될 일이다. 경기 안양시에선 7급 공무원이 대기발령을 받자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상사가 있었다.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한 대상자들은 공교롭게도 전 시장에 가까운 인물이었다고 한다. 인근 안성시에서도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직원을 요직에 앉혀 구설에 올랐다. 비슷한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안전행정부가 어제 밝힌 세종특별자치시와 광주광역시의 ‘제 식구 감싸기’ 감사 결과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광주 서구는 뇌물을 받은 직원을 승진시켰고 세종시는 반복 음주운전으로 중징계를 받아야 하는 직원을 도리어 안행부 장관 표창 대상자로 추천했다. 서구청의 변명이 가관이다. “공직에 대한 외부 시선과 조직에 미칠 파장을 감안했다”고 한다. 단체장과 가까운 직원을 봐준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문제는 지자체 출범 20년간 이 같은 인사가 고착화돼 있다는 점이다. 전문성과 도덕성은 온데간데없고 단체장과 친분이 있거나 선거를 도운 직원을 요직에 앉히고 인사상 혜택을 주는 게 관행화됐다. 능력과 무관하게 단체장에게 한 번 밉보이면 4년간 숨죽여 지내고, 대충 일하며 다음 선거가 오기를 기다리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에서 업무의 연속성을 기대하는 건 가당찮은 일이란 말도 서슴없이 나온다. 불공정 인사가 조직을 좀먹게 한다는 점에서 후유증은 심각해 보인다. 행정 감사와 시민의 감시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 특히 자치단체에 대한 정기감사는 원칙적으로 감사원과 안행부에서 4년간 한 번씩 번갈아 하고 있다. 하지만 인사 분야는 단체장 재량권이 있어 일반감사에서 적발하기 쉽지 않고, 인허가 등의 특정 감사에 주력하는 실정이다. 기초단체에 대한 감사는 겉핥기식으로 흘러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다. 선거와 관련한 불공정 인사가 공공연히 행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체장의 인사 전횡이 도를 넘었다는 점에서 인사 분야를 주요 감사 항목에 넣어야 한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감사 청구와 인사청문회 도입 등의 주민 감시의 눈길도 매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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