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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안 듣는다며 폭행”...양부, 뇌출혈 아이 7시간 방치했다

    “말 안 듣는다며 폭행”...양부, 뇌출혈 아이 7시간 방치했다

    2살 아이 뇌출혈 사실 알면서도 7시간 방치양부, “말 안 듣는다”며 등긁이·구둣주걱으로 때려양모, 학대 사실 알면서도 별다른 조처 안 해 두 살짜리 입양아동을 학대해 혼수상태에 빠뜨린 양부가 사건 당일 뇌출혈을 입은 피해자를 7시간이나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병원에 도착한 아이는 응급수술 후 현재까지 혼수상태로 연명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김원호 부장검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중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양부 A(36·회사원)씨를 구속기소 했다. 또한 A씨의 학대행위를 알면서도 방치한 아내 B(35·주부)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A씨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지난달 초까지 경기 화성시 주거지에서 2018년 8월생인 두 살 입양아 C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무로 된 등긁이와 구둣주걱으로 4차례에 걸쳐 손바닥과 발바닥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지난달 6일 오후 10시쯤 잠투정을 하는 C양의 뺨을 강하게 때려 넘어뜨리고, 이틀 뒤인 8일 오전 11시에는 말을 안 듣는다며 또다시 뺨을 세게 때려 쓰러뜨리는 행위를 4회 반복해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반혼수상태에 빠뜨린 혐의도 받는다. 아내 B씨는 A씨가 딸 C양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C양이 반혼수상태에 빠진 8일 오전 11시 얼굴에 멍이 들고 몸이 축 처져 있어 응급 치료가 필요한데도 학대 사실 발각을 우려해 즉시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이 지난 오후 5시까지 방치한 혐의도 있다. 이날 오후 6시 50분쯤 안산단원 병원 응급실에 온 C양의 상태를 본 의사는 아동학대를 의심해 112에 신고했고, 경찰은 이튿날 새벽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사건을 송치받아 피의자 조사, 응급의학과 및 신경외과 전문의 서면조사, 법의학 전문의 자문 등을 통해 보름 이상 보완 수사를 거쳐 A씨와 B씨를 재판에 넘겼다. 자녀 4명을 둔 A씨, B씨 부부는 2019년 5월 봉사활동을 하던 보육원에서 당시 생후 10개월이던 C양을 알게 돼 지난해 8월 입양했다. A씨는 C양의 언어습득이 늦고 고집을 피운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던 중 C양이 친자녀의 장난감을 망가뜨리고 사과하지 않았다거나 식사 후 빈 그릇을 싱크대에 가져다 놓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손찌검을 시작했다. 이후 C양을 상대로 한 폭행 수위를 점차 높이다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뺨을 세게 때려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의식을 잃게 만들었다. C양의 멍 자국과 CT, MRI 결과를 본 전문가들은 “A씨가 수차례에 걸쳐 C양의 뺨을 세게 때려 갑작스러운 머리 회전과 흔들림으로 인해 뇌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냈다. A씨는 C양이 사건 당일 거실에 있는 높이 30㎝의 의자에서 혼자 넘어져 다쳤다고 주장했으나, 다른 자녀들 진술에 의하면 이런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도착 당시 이미 우측 뇌 상당 부분이 손상된 반혼수상태였던 C양은 가천대길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혼수상태로 연명치료를 받고 있다. ‘반혼수상태’란 외부 자극에 반응이 있으나, 혼수상태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로, 앞으로의 소생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피해자를 위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피해자를 대리하고, 관련기관을 통한 경제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C양의 치료 및 회복 정도를 고려해 파양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A씨 등은 폭행 후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오랜 시간 방치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착한 가게’에 쏟아진 주문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착한 가게’에 쏟아진 주문

    “암 투병 중이라 도움이 될까 해서 구매했어요. 나무 향이 진하고 좋네요.” 고객이 남긴 리뷰에 사장님은 길고, 따뜻한 답글을 달았다. “내일 낯선 택배가 도착하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폐업의 기로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투병 중이시라는 고객님의 글에 큰 울림을 받고 다시 힘을 냅니다. 쾌유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선물이라고는 하나 저희 역시 어려운 사정이라 공짜로 보내드릴 순 없고 비싼 값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보내드린 선물의 가격은 ‘완쾌’입니다. 꼭 건강해진 모습으로 완쾌하셨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길 바랍니다. 그때까지 어떻게든 폐업하지 않고 버텨보겠습니다.” 감동을 받은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를 캡처해 알렸고, 네이버스토어 ‘고마운사람들’에 방문했다. 알고 보니 이 업체는 매출의 일부를 소아암 환자와 순직 소방관, 나눔의 집, 독립유공자 후손, 보육원 아이들, 미혼모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었다. 포장 인력으로 장애인을 고용해 임금을 줬다. 사장님은 폐업을 고민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659만원을 기부했다. 누적 기부액은 2800여만원을 넘었다. 이러한 미담이 알려지자 사람들의 주문이 쏟아졌고, 현재 긴급공지문을 띄워 편백방향제를 잠시 품절상태로 해놓았다. 자사몰 없이 네이버스토어에서만 판매를 하다보니 배송 연장기한인 90일을 넘길 경우 패널티를 받기 때문이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주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장님은 “어려운 시국에 주문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올해 1월쯤부터 시작된 매출 하락이 5월까지 이어지며 개인적으로 정말 힘들고 고민 많은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편백나무 포장을 도와주고 있는 장애인 친구들을 볼 면목도 없고, 무엇보다 집사람에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매월 주는 생활비도 2월부터 제날짜에 주지 못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기도 하면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유행처럼 구입하시는 것보다 편백나무에 관심이 많으셨고 필요하신 분들이 구입하시는 것이 힘들게 번 돈을 더욱 가치있게 소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복에 겨운 소리를 남겨 본다. 갑작스러운 주문 증가가 참 고맙다가도 빠른 출고를 해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 송구스럽다. 과분한 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되묻고 그에 걸맞은 사람, 기대에 부응하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는 거울로 삼겠다”고 밝혔다. “기대에 비해 실망하실 수 있으니 구매하기 전에 고민을 부탁드린다”는 당부에도 네티즌들은 “아무리 늦어도 기다릴 수 있으니 폐업만 하지 말라”며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두 살 아이 구둣주걱으로 때려”...30대 양부 검찰 송치

    “두 살 아이 구둣주걱으로 때려”...30대 양부 검찰 송치

    두 살 짜리 입양아동 구둣주걱으로 때려지난달 중순부터 학대 강도 점점 거세져피해 아동, 뇌수술 받고 회복 중양부 “말 안 들어서 폭행했다” 진술 두 살짜리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양부가 지난달 첫 학대를 시작으로 점점 폭행 강도를 높이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양모는 이를 알면서도 외부에 알리거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 등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등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또한 학대 사실을 인지하고도 병원 치료 등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A씨 아내를 방임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11시쯤 B(2)양의 얼굴과 머리 등을 손과 나무 재질 구둣주걱 등으로 마구 때려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같은날 오후 5시쯤 A씨 자택인 경기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갔다가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뇌출혈과 함께 얼굴을 비롯한 B양의 신체 곳곳에서 발생 시기가 다른 것으로 추정되는 멍이 발견되자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현재 B양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의식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학대는 지난달 중순을 시작으로 지난 8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에는 나무 재질의 등긁개로 손바닥과 발바닥을 때리는 정도였으나, 지난 4일과 6일, 8일 이어진 학대에선 허벅지, 엉덩이 등을 거쳐 얼굴에 직접 손찌검을 하는 것으로 강도가 점차 거세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의자에 올라가지 말라고 했는데 자꾸 올라가거나 울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 우는 등 말을 듣지 않아서 폭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A씨 부부는 B양 외에도 미성년 친자녀 4명을 양육 중인데, B양에 대한 폭행이 집 안방에서만 이뤄진 탓에 친자녀들은 A씨의 학대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아내 C씨는 B양을 씻기는 과정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뒤 재차 B양을 때리는 A씨를 말리기까지 했으나, 이를 외부에 알리거나 B양을 병원에 데려가는 등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아 함께 입건됐다. 이들은 B양이 쓰러진 당일에도 상태를 뒤늦게 인지하고 폭행 후 6시간이 지나서야 B양을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폭행 이후 아이가 잠이 든 줄 알고 의식 없는 아이를 안고 인근 처가댁에도 1시간가량 다녀왔다”며 “이후 잠든 줄 알았던 아이가 앓는 소리를 내는 등 이상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겼다”고 진술했다. 친자녀 4명 중 3명도 A씨로부터 폭행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3월 초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초등학생 자녀 3명의 발바닥을 등긁개로 한 차례씩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양을 입양한 이유에 대해 “2019년에 아내와 함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그곳에 있던 아이(B양)를 처음 만났는데 이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입양기관을 거쳐 아이를 키우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정신병력을 앓았거나 사건 당시 음주 상태인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B양의 치료 경과를 지켜보며 아동보호기관과 협력해 의료비를 지원하고 친자녀 등에 대한 면담과 구호 조치 등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5월 항쟁’ 이끈 ‘투사회보’ 손글씨 재탄생한다

    1980년 ‘5월 항쟁’을 이끌었던 ‘투사회보’를 직접 쓴 고(故) 박용준 열사의 ‘손글씨’가 ‘디지털 글씨체’로 재탄생한다. 국가보훈처는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들불 열사’ 7인 중 1명인 박용준 열사를 조명한다고 16일 밝혔다. 보훈처는 이번 기념식에서 그의 필체를 디지털 글꼴인 ‘투사회보체’로 제작해 기념식 대표 글꼴로 사용한다. 당시 박 열사는 침묵하거나 왜곡하는 기존 언론을 대신해 ‘투사회보’라는 민중 신문을 만들었다. 투사회보는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시민궐기대회를 안내하고, 중고등학생들에게 무기를 소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계엄군이 탱크를 몰고 돌고개까지 진격했다며 항쟁 참여를 독려하며 단합을 강조하며 항쟁을 이끌었다. 박 열사는 프린터나 복사기도 없던 시절 한 자 한 자 손 글씨를 써가며 광주의 참상을 알렸다. 들불야학 교사였던 박 열사는 윤상원 열사가 초안을 쓰면 등사지에 옮겨 적었다. 고아였던 그는 보육원을 나와 인쇄소에서 일을 배워 누구보다 글씨를 잘 써 필경을 맡았다. 박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광주 YWCA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지기 전까지 투사회보를 9차례 발행했다. 그는 들불야학에서 하루에 많게는 5000장의 투사 회보를 만들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신군부에 의해 모든 언론이 철저히 통제됐던 당시 광주시민들에게 유일한 소식지였던 ‘투사회보’라는 민중신문을 직접 손글씨로 작성한 박 열사의 글씨체를 되살리기 위해 시민 모금을 시작한다. 투사회보를 직접 작성한 박 열사의 글씨를 보전해 5·18을 겪지 않은 세대와 함께 오월 정신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박용준체’는 투사 회보 첫 발간일인 5월 21일에 맞춰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광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안쓰러워 입양했다면서… 툭하면 때렸다

    안쓰러워 입양했다면서… 툭하면 때렸다

    구둣주걱 폭행 등 추가 학대 확인경찰, 양모 가담 여부 등 추가 수사 경찰이 입양한 두 살 딸을 주먹 등으로 수차례 폭행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인면수심의 양아버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0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양아버지 30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입양한 B(2)양을 마구 때려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양이 학대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해 지난 9일 양아버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달에만 세 차례 폭행하는 등 학대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8일) 오전에 자꾸 말을 듣지 않고 칭얼대서 손으로 몇 대 때렸다.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8일 전에는 지난 4일과 6일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한 번 때릴 때 주먹으로 4∼5대 정도 때렸다”고 진술했다. 또 A씨는 두 살 된 딸을 손·주먹뿐만 아니라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지난해 8월 B양을 입양한 만큼 5월 이전에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아버지의 추가 학대 혐의와 양어머니의 가담 여부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입양 후 첫 1년은 입양기관이 사후 관리를 맡도록 한 입양특례법에 따라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4월에 A씨 집을 방문했던 입양기관은 B양에 대한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A씨 부부는 친자녀 4명이 있는데 B양을 입양해 양육했다. A씨는 2019년 아내와 함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B양을 처음 만났고, 이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입양기관을 거쳐 B양을 키우게 됐다고 주장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2살 여아 학대’ 양부, 친자녀 4명 있는데도 왜 입양했나

    ‘2살 여아 학대’ 양부, 친자녀 4명 있는데도 왜 입양했나

    두 살배기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양부에게 4명의 친자녀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화성시는 이들 부모가 입양아 외에 친자녀도 학대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화성시와 경찰은 입양한 딸 B양을 학대한(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를 받는 A씨(37) 가정에 대한 아동학대사례 조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친차녀 4명 있는데도 입양…축하금·양육수당 수령 A씨 부부는 유치원·초등학생 자녀 4명을 양육하던 중 지난해 8월 한 입양기관을 통해 B양까지 입양했다. 화성시는 A씨 가정에 입양 축하금 100만원을 지원했으며 이후 매달 15만원씩 입양아동 양육수당을 지급했다. A씨는 지난 8일 B양이 “자꾸 칭얼거린다”는 이유로 마구 때려 의식불명에 빠트린 혐의로 9일 긴급체포됐으며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10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양이 뇌출혈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당시 의료진은 B양의 몸 곳곳에서 충격이 가해진 시기가 각각 다른 멍자국을 발견하고, 또래에 비해 발육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미루어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양은 인천의 한 대형병원으로 옮겨져 뇌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A씨는 경찰에서 학대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8일)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고 진술했다. 이어 “4일과 6일에도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한번 때릴 때 4∼5대 정도 때렸다”고 덧붙였다. A씨는 손과 함께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부부의 학대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입양기관 3차례 가정 방문에도 학대 정황 발견 못해 이 가정의 학대 정황은 입양기관이나 이웃들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A씨 부부가 B양을 입양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B 양과 관련한 학대 신고는 한 차례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입양특례법에 따라 입양 후 첫 1년 동안 입양기관이 사후관리를 맡아 가정 방문 등을 통해 양육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B양의 입양 절차를 담당한 입양기관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4월에 A씨 집을 세 차례 방문했지만, B 양에 대한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입양기관 관계자는 “가정방문을 하면 양부모와 입양아를 상대로 한 면담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가정에 잘 적응하는지 상태가 어떤지 파악한다”며 “이런 상황이 일어나서 참담한 심경이고 피해 아동이 하루빨리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씨는 B양을 입양한 이유에 대해 “2019년에 아내와 함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그곳에 있던 아이(B양)를 처음 만났는데 이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입양기관을 거쳐 아이를 키우게 됐다”고 했다. 경찰은 B양 외에 친자녀 4명에게도 학대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진행한 1차 조사에서 학대 정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양부의 추가 학대 혐의와 양모의 학대 가담 여부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뇌출혈 입양아 양부 “이달만 세차례 폭행”…경찰, 구속영장 신청

    뇌출혈 입양아 양부 “이달만 세차례 폭행”…경찰, 구속영장 신청

    두 살짜리 입양한 딸을 학대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양아버지가 수차례에 걸쳐 주먹 등으로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양아버지 3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30대 양어머니를 불구속 입건했다. 양아버지 A씨는 지난 8일 오전 입양한 B(2·여) 양을 마구 때려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같은 날 오후 6시쯤 A씨 자택인 경기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 갔다가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뇌출혈과 함께 얼굴을 비롯한 B양의 신체 곳곳에서 멍 등 타박상이 발견되자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B양이 학대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해 양아버지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학대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8일) 오전에 자꾸 말을 듣지않고 칭얼대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고 진술했다. 이어 “8일 전에는 지난 4일과 6일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한번 때릴 때 4∼5대 정도 때렸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손·주먹과 함께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지난해 8월 B양을 입양한 만큼 5월 이전에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길병원 의료진도 B양의 엉덩이, 가슴, 허벅지 안쪽 등에서 다친 시기가 다른 멍 자국을 발견했다. 그러나 입양 후 첫 1년은 입양기관이 사후관리를 맡도록 한 입양특례법에 따라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4월에 A씨 집을 방문했던 입양기관은 B 양에 대한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A씨 부부는 입양한 B양 외에도 미성년 친자녀 4명을 양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양을 입양한 이유에 대해 “2019년에 아내와 함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그곳에 있던 B양을 처음 만났는데 이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입양기관을 거쳐 아이를 키우게 됐다”고 진술했다. 입양기관 관계자는 “가정방문을 하면 양부모와 입양아를 상대로 한 면담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가정에 잘 적응하는지 상태가 어떤지 파악한다”며 “이런 상황이 일어나서 참담한 심경이고 피해 아동이 하루빨리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씨 부부가 B양을 입양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B양과 관련한 학대 신고는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B양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아버지의 추가 학대 혐의와 양어머니의 학대 가담 여부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마지막까지 무연고자…열여덟 어른 보호종료아동의 아픔

    마지막까지 무연고자…열여덟 어른 보호종료아동의 아픔

    “아무도 없다는 건 흰 도화지에 점 하나가 된 기분이에요.”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 강한은 부모도, 부모 역할을 하는 보호자도 없이 보육원에서 나오게 된 보호종료아동의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매년 2600여명의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보육원을 떠나야한다. 자립금은 단 돈 500만원. 3년 동안 자립수당으로 월 30만원이 나오지만 살 곳을 구하고 취직을 할 때까지 버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보호종료아동이 되는 만 18세는 법정대리인 없이 휴대폰 개통도 할 수 없는 나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기에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보증금 사기를 당해 가진 돈을 전부 잃는 경우도 많다. 보호종료아동이 된 지 4년이 되어가는 강한 역시 보육원을 나왔을 당시 방 하나짜리 집에 2년 계약을 했지만 몇 달 만에 공사를 한다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고, 살 곳을 잃었다. 일주일간 노숙생활을 하고, 훈련을 위해 들어간 숙소에서도 몰래 택배 상하차와 배달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고 고백했다. 열여덟 어른은 홀로 살아가는 것이 외롭고 버겁다. 곁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삶을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다. 지난해 12월 광주광역시 한 보육원에서도 보호종료를 앞둔 18세 소년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017년 한 해에만 보호종료아동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무연고자로 떠나는 가슴 아픈 현실이 반복된다.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정부의 자립지원정책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부모의 빈곤, 실직, 학대, 사망 등 다양한 사유로 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가정에서 보호를 받는 아동은 현재 3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2019년 기준 2587명의 보호조치가 종료됐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보호종료아동 10명 중 4명은 기초생활수급자 생활을 경험했고, 월평균 수입은 평균 123만원, 대학진학률도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인권위는 “현행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정책이 보호종료 이전 단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금전적 지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보호종료아동의 개인별 필요에 맞는 지원 기반을 마련하고, 자립에 필요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호종료아동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강한은 명절과 어버이날이 ‘가장 힘든 때’라고 했다. 보기 싫은 가족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외롭지 않은 적이 없어서, 혼자 있어야만 하는 때가 참 괴롭다고 했다.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제도적으로 보호가 끝나는 시점이 아니라 해당 아동의 완전한 자립이 이뤄지는 시점까지 계속돼야 한다. 주위의 따뜻한 관심도 절실하다. 강한은 “‘잘 지내’, ‘괜찮아’ 안부를 물어주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 특별한 날이면 유독 힘들 친구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멀린다, ‘여성인권’에 자선활동 역량 올인할 듯…이혼 후 행보 주목

    멀린다, ‘여성인권’에 자선활동 역량 올인할 듯…이혼 후 행보 주목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66)와 결혼 27년 만에 헤어지는 멀린다 게이츠(57)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글로벌 자선사업에서 앞으로 어떠한 존재감을 선보이게 될지 주목받고 있다. 남편의 그늘에서 벗어나 높아진 독립성과 풍부한 재력을 바탕으로 필생의 관심사인 여성 인권과 복지 등 과제에 ‘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멀린다는 2000년 남편과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운영을 지속하면서도 자기 고유의 행보를 대폭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305억 달러(약 147조원)에 이르는 빌 게이츠 재산 분할을 통해 막대한 기부의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그동안 멀린다는 게이츠 재단 운영에 있어 자신이 과소평가되는 데 대해 불만을 피력하기도 했다.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는 “대중들이 게이츠 재단을 남편과 동일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 멀린다가 그동안 게이츠 재단에서 여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점과 2019년 출간한 저서 ‘누구도 멈출 수 없다’(The moment of lift)에서 밝힌 내용 등을 바탕으로 여성 문제에 자신의 능력과 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멀린다는 최근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여성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보육과 돌봄 비용의 부담을 줄여달라고 압력을 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보육원이 문을 닫고 학교가 원격으로 운영됨에 따라 싱글맘이나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통이 극대화되고 있다”며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게이츠 재단과 같이 규모가 크고 구조화된 자선단체가 사업의 우선순위를 쉽게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멀린다가 2015년 여성의 사회 진출 지원을 위해 스스로 설립했던 투자회사 피보털 벤처를 통해 자기 이상을 실현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피보털 벤처는 여성들의 유급휴가 확대, 간병시스템 혁신 등 실생활 문제의 개선은 물론이고 인종차별 문제를 여성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보다 많은 여성을 공직에 진출시키는 것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김유민의 돋보기] 어느 봅슬레이 선수의 고백

    [김유민의 돋보기] 어느 봅슬레이 선수의 고백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니 흰 도화지에 점 하나가 된 기분이에요.”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 강한은 부모도, 부모 역할을 하는 보호자도 없이 보육원에서 나오게 된 보호종료 아동의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매년 2600여명의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보육원을 떠나야 한다. 자립금은 단돈 500만원. 3년 동안 자립수당으로 월 30만원이 나오지만 살 곳을 구하고 취직을 할 때까지 버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보호종료 아동이 되는 만 18세는 법정대리인 없이 휴대폰 개통도 할 수 없는 나이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기에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보증금 사기를 당해 가진 돈을 전부 잃는 경우도 많다. 보호종료 아동이 된 지 4년이 돼 가는 강한 역시 보육원을 나왔을 당시 방 하나짜리 집에 2년 계약을 했지만 몇 달 만에 공사를 한다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고, 살 곳을 잃었다. 일주일간 노숙생활을 하고, 훈련을 위해 들어간 숙소에서도 몰래 택배 상하차와 배달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고 고백했다. 열여덟 어른은 홀로 살아가는 것이 외롭고 버겁다. 곁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삶을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다. 지난해 12월 광주광역시 한 보육원에서도 보호종료를 앞둔 18세 소년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017년 한 해에만 보호종료 아동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무연고자로 떠나는 가슴 아픈 현실이 반복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보호종료 아동에 대한 정부의 자립지원 정책 개선을 권고했다. 부모의 빈곤, 실직, 학대, 사망 등 다양한 사유로 양육시설이나 공동생활 가정에서 보호를 받는 아동은 3만명이다. 이들 중 2019년 기준 2587명의 보호 조치가 종료됐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보호종료 아동 10명 중 4명은 기초생활수급자 생활을 경험했고, 월평균 수입은 평균 123만원, 대학진학률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인권위는 “현행 보호종료 아동 자립지원 정책이 보호종료 이전 단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금전적 지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보호종료 아동의 개인별 필요에 맞는 지원 기반을 마련하고, 자립에 필요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강한은 명절과 어버이날이 ‘가장 힘든 때’라고 말했다. 보기 싫은 가족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외롭지 않은 적이 없어 혼자 있어야만 하는 때가 참 괴롭다고 했다. 보호종료 아동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해당 아동의 완전한 자립이 이뤄지는 시점까지 계속돼야 한다. 주위의 따뜻한 관심도 절실하다. 강한은 “‘잘 지내’, ‘괜찮아’ 안부를 물어 주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 특별한 날이면 유독 힘들 친구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lanet@seoul.co.kr
  • “쉼터 언니한테 자해 배워… 결국 그 때문에 강제 퇴소당해”

    “쉼터 언니한테 자해 배워… 결국 그 때문에 강제 퇴소당해”

    “힘들다” 아빠는 락스 들이켜복지사 도전… 홀로서기 시도 난폭 엄마 학대 못 이겨 가출자립 문턱서 미래 설계 막막 성희롱 아빠 싫어 보육원行“피해·가해자 즉각 분리해야”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6살부터 매질당한 최지은씨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 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새엄마한테서 도망친 김승일씨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 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 폭력 아빠 피해 시설로 간 강솔씨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 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욕조 가두고 매질한 엄마… ‘기억 감옥’에 갇혀 산 16년

    욕조 가두고 매질한 엄마… ‘기억 감옥’에 갇혀 산 16년

    “힘들다” 아빠는 락스 들이켜복지사 도전… 홀로서기 시도 난폭 엄마 학대 못 이겨 가출자립 문턱서 미래 설계 막막 성희롱 아빠 싫어 보육원行“피해·가해자 즉각 분리해야”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 학대의 경험은 몸에 각인돼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반복적 폭력은 아이의 마음에 좌절과 우울·슬픔을 남긴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 지인들과의 관계는 엉망이 되고 가해자로부터 도망치는 게 급선무라 교육은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학대에서 살아남은 아동이 성인이 됐어도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서울신문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성인이 된 아동학대 피해자 3명을 인터뷰했다. 어른이 됐지만, 학대의 기억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려 했고, 다른 누군가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다. 학대를 자기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기에 그들을 용서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기회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학대 생존자들이 아픔을 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을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3회에 걸쳐 피해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6살부터 매질당한 최지은씨최지은(22·가명)씨는 인터뷰 내내 손톱을 물어뜯었다. 학대받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간다고 했다. 처음 손톱을 물어뜯었던 건 여섯 살 때였다. 새엄마를 처음 만났던 때도, 학대가 시작된 것도 그 나이였다. 최씨가 손톱 주변을 물어뜯자 새엄마는 보기 싫다며 발코니로 쫓아냈고, 최씨의 손에 장갑과 양말을 씌웠다. 여섯 살 소녀는 영문도 모른 채 매일 매질을 당했다. 씻는 게 싫어 도망갔더니 새엄마는 비닐봉지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욕조에 빠뜨렸다. 물을 뺀 욕조에 두세 시간씩 가뒀다. 새엄마는 할머니가 보고 싶어 울면 음식물 쓰레기를 주고 “먹으면 할머니 집에 보내주겠다”고 했다. 최씨의 몸은 늘 멍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가 도저히 참지 못해 최씨를 데려가 6년은 학대를 피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암에 걸리자 최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아빠 집으로 돌아왔다. 새엄마는 다시 최씨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새 학교로 전학을 간 최씨가 친구를 사귀고 싶어 담배에 손을 댄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새엄마는 최씨를 집에서 쫓아냈다. 할머니가 최씨를 감싸자 새엄마는 더 화를 냈다. “새엄마가 우는 저에게 과도를 준 적도 있어요. 손가락 하나를 자르면 용서해 주겠다면서요.” 최씨가 거부하자 새엄마는 소독용 락스를 가져와 컵에 따르면서 최씨에게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를 지켜본 아빠는 “나도 너무 힘들다”며 락스를 들이켰다. 그 이후 최씨는 락스만 보면 아빠가 떠오르고, 욕조를 보면 새엄마가 떠오른다. 최씨의 잦은 결석을 이상하게 여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에게 최씨는 모든 일을 털어놨다. 이후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쉼터에 보내졌다.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어렸고, 새엄마를 신고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최씨는 쉼터에서 자해를 배웠다. 낯선 곳이 무섭고, 언니들이 무서워 침대에서 울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한 언니가 자해하고 주변의 관심을 받자 최씨도 따라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는 게 좋았다. 지속된 자해 때문에 최씨는 쉼터에서 강제 퇴소당했다. 아빠의 관심에 목말랐던 최씨는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다. 3개월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최씨는 다시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성인이 된 최씨는 지난해 7월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금은 한 대학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운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최씨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있지만 상담과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스스로 칭찬해 주는 연습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최씨는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떠올릴 때면 야속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학대당할 땐 아무도 관심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아동학대에는 ‘과잉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 신고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학대받는 아이가 있다면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복해 얘기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가해자들이 학대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새엄마는 결국 재판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는 재판장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빠가 새엄마를 벌주면 다시는 저를 보지 않겠다고 압박했거든요. 적어도 학대 가해자를 처벌할 땐 아동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새엄마한테서 도망친 김승일씨김승일(21·가명)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새엄마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새엄마는 술을 마시면 난폭해졌다. 주로 청소를 안 했다는 이유로 혼났다. 새엄마와의 말싸움이 극에 달했던 날 새엄마는 손에 잡히는 모든 걸 김씨에게 던졌다. 그리고 칼을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112에 신고했다. 무섭고 두려웠다. 경찰이 찾아와 상황은 종료됐지만,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경찰이 돌아가자 아빠는 신고를 한 김씨를 나무랐다. 그날부터 김씨의 가출이 시작됐다.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단기쉼터에 들어갔다. 쉼터에 온 뒤 새엄마와 마주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다. 처벌을 받았는지도 알지 못한다.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녔다. 쉼터에서 학교는 한 시간 거리였지만 전학을 가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깊었던 건 아니다.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이도 없었다. 두세 명 정도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학대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다. 돌이켜 보면 의지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쉼터에서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쉼터 선생님들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 학교 밖 청소년이 오는 쉼터라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다. 도박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300만원을 빌려줬다가 떼인 적도 있었다. 현재 김씨는 혼자 산다.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서 아빠와의 관계는 조금 회복됐다. “쌓였던 감정을 토해냈더니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학대 기억이 떠오르면 두통이 심하고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아빠랑 대화한 이후로는 많이 나아졌어요.”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월 30만원씩 나왔던 자립지원금이 최근 끊겼다. 막노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생활하는데, 방 임대료(월 12만원 정도)와 고정비 30만원을 쓰면 생활이 빠듯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호텔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김씨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했다.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데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김씨는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자신처럼 학대를 당했던 피해 아동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대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아이와 가해자를 즉시 갈라 놓는 건 좋지만,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래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해요. 만약 자립을 원한다면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해 주면 좋겠어요.” 폭력 아빠 피해 시설로 간 강솔씨강솔(19·가명)씨는 그게 학대신고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술을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고 이곳저곳 몸을 더듬는 아빠가 싫어서 상담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어져 온 학대는 강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강씨는 아빠와 분리됐고, 아빠는 수사를 받았다. 강씨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아빠가 처벌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대신 아동보호전문기관 교육 의무를 명령했다. 강씨는 언니와 함께 아빠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의 빈자리를 의식해서인지 아빠는 딸들에게 엄했다. 충전기를 고장 냈다고 맞은 적도 있고, 하루는 아빠가 힘들었는지 다 같이 죽자고 칼을 꺼내기도 했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이었지만, 특히 술을 마시면 이성의 끈을 놓았다. 욕하고 소리를 질렀고, 뺨도 때 렸다. 강씨가 조금 크고 나서는 강제로 뽀뽀하는 등 성적으로 불쾌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강씨는 싫다고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지만, 아빠는 애교나 앙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강씨는 아동보육시설에 들어갔다. 성인이 된 언니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그럴 여건이 안 됐다. 아빠의 보복이 두려워 한 달 가까이 외출도 못 했다. 처음엔 시설 생활이 힘들었다. 그래도 강씨는 친화력을 내세워 두루 잘 지냈다. 때론 괜히 신고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시설 안에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강씨는 댄서를 꿈꾼다.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엄했던 아빠와 떨어져 살면서 자유를 찾으니 춤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졌다. 시설에 꾸준히 요청했고, 운이 좋아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다. 댄스 학원비가 비싸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 덕에 한 대학의 실용무용과에 입학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강씨는 기대한다. 강씨는 아동학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즉각분리제에 찬성한다. 아동이 원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사회가 잘만 보살펴 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대 초기엔 상처받은 아동의 정신적 보살핌에 힘쓰고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자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학대 가해자에겐 교육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악마 같은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회생이 안 돼요. 나긋나긋한 교육이 제대로 들리겠어요? 시설에서 봤는데 아빠가 아이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거나, 목 조르는 경우도 봤어요. 확실한 처벌이 필요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피해아동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부모니까 신고 못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요.”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모텔살이 중 친부 학대로 중태 빠진 2개월 여아 “최근 자가호흡”

    모텔살이 중 친부 학대로 중태 빠진 2개월 여아 “최근 자가호흡”

    가족과 모텔을 전전하다가 친부의 학대로 중태에 빠진 2개월 여아의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인천 남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13일 친부의 학대로 중태에 빠져 기계호흡을 통해 치료를 이어가던 생후 2개월 여아 A양이 자력으로 호흡이 가능할만큼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으며 기계호흡에 의존해 왔으나 최근 자가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한다. A양은 친부에 의한 학대 피해 당시 생후 2개월이었으나, 현재는 생후 3개월째다. 사기 혐의로 수배 중 구속돼 최근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A양의 친모는 출소 후 미추홀구 소재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에 입소해 있다. A양의 친모는 2~3개월 뒤 LH에서 제공하는 임대주택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A양의 오빠(2)는 보육원에서 생활 중이다. 현재 시설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의 친부 B씨(27)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B씨의 구속기간은 4월 30일 만료 예정이었으나 검찰이 구속기간을 1차례 연장하면서 5월 10일까지로 늘어났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벌여 연장한 구속 기간 만료 전 B씨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B씨는 지난 13일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A양을 탁자에 던지듯 내려놓아 머리를 다치게 하는 등 학대해 중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B씨는 지난해 10월 인천시 남동구 일대 한 빌라에서 아내와 첫째 아들, 둘째 A양과 함께 생활해 오던 중 집주인과의 마찰로 빌라를 나와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사건 당시 친구에게 1000여만원의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돼 수배 중이었던 B씨의 아내는 일주일 전인 6일 구속돼 현장에 없었다. B씨는 동 행정복지센터의 권유로 자녀들을 시설에 맡기기 전 일주일간 홀로 자녀를 돌보던 중 A양을 다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인 13일은 자녀들이 시설 입소를 앞두고 병원 건강검진을 하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B씨는 긴급체포된 뒤 “실수로 어딘가에 아이 머리를 부딪혔다”고 진술하며 학대 혐의를 부인하다가 “아이가 울어 달래던 중 계속 우는 바람에 화가 나 탁자에 툭 놓았다”고 시인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엄빠랑 딱지칠까 범선 타고 콜럼버스 돼 볼까

    엄빠랑 딱지칠까 범선 타고 콜럼버스 돼 볼까

    올해 어린이날도 마음 편히 집 밖으로 나갈 상황은 아니지만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며 조심스럽게 자녀와 나들이할 만한 박물관과 미술관 행사들을 소개한다.●국립민속박물관 ‘신나는 골목놀이’ 딱지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과거 속으로 사라진 골목놀이가 돌아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5일 어린이박물관 놀이마당과 추억의 거리에서 ‘신나는 골목놀이’ 행사를 연다. 1960~1970년대 거리를 재현한 야외 전시 공간 추억의 거리에서 옛날 문구점 앞에 놓여 있던 오락기를 만져 보고 사방치기와 고무줄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어린이박물관 놀이마당에선 ‘효성 깊은 호랑이’ 어린이극이 열린다. 체험 행사는 사전 신청과 현장 접수를 병행한다. 직접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온라인 이벤트도 풍성하다. 민속박물관 관람기를 보내면 선물을 주는 ‘박물관 시간여행! 나도 탐험가’, 보육원 등 기관을 대상으로 어린이들의 추억놀이 사진을 모아 액자로 제작해 주는 ‘신나는 놀이, 우리들의 추억 이야기’를 진행한다.●국립중앙박물관 온오프라인 ‘박물관 탐험’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린이날! 신나는 박물관 탐험’ 행사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연다. 어린이날 당일에 상설전시관과 열린마당에서 사전 예약 관람객을 대상으로 ‘박물관 보물찾기’ ,‘두더지를 찾아라’ 등을 방역 수칙을 준수해 진행한다. ‘온라인 박물관 보물찾기’는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5일부터 9일까지 마련된다. 5일 오후 3시에 ‘크리에이터 양띵과 함께하는 언택트 어린이박물관 이벤트’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거나 이후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온라인 행사에 참여해 미션을 완료한 어린이에게는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한다.●국립현대미술관 ‘너랑 나랑’ 체험전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 어린이미술관을 확장 개편해 4일부터 가족 관람객을 맞는다. 기존에 비해 330㎡(약 100평) 공간을 넓혀 수유실, 도시락쉼터 등을 새롭게 마련했다. 체험전 ‘너랑 나랑_’(12월 11일까지)은 코로나 시대에 더욱 소중해진 사람들과의 관계, 공동체의 의미 등을 다룬 미술 작품들로 꾸몄다. 앤디 워홀, 김유선, 김지수, 리사박, 서세옥, 이미주, 최호철, 홍승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후 방문하면 된다.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민속놀이 ‘놀자! 놀자!’ 전북 전주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은 5일 어린이날 세시풍속 ‘놀자! 놀자!’를 연다. 전통놀이 강사들의 지도 아래 고리 던지기, 고무줄놀이, 굴렁쇠 굴리기, 비석치기, 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단청 문양 바람개비와 공책 만들기 체험도 진행한다. 8일, 22일, 29일에는 얼쑤마루 공연장에서 ‘어린이와 함께하는 가족공연’이 마련된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범선과 증기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충남 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테마전 ‘범선과 증기선’을 5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다. 콜럼버스가 1492년 미 대륙을 발견할 당시 타고 갔던 범선 산타마리아호 모형과 세계 최초의 증기선으로 1807년 미국 허드슨강을 항해했던 클러먼트호 모형 등 8척을 선보인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자식들도 문둥이 낙인 찍힐까봐… 지금도 선뜻 나서기가 두려워요”

    “자식들도 문둥이 낙인 찍힐까봐… 지금도 선뜻 나서기가 두려워요”

    “내 자식들만큼은 ‘문둥이’ 낙인이 안 찍혔으면 해서… 지금도 선뜻 나서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을 상대로 지난달 19일 보상 청구에 나선 한센병력자(한센인)의 자녀인 김덕한(79·가명)씨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평생의 회한을 떠올렸다. “한센병 환자의 자식이라는 얘기를 지금껏 아무에게도 털어놓은 적이 없다”는 김씨는 미감아(未感兒)다. 미감아는 한센인 부부에게서 태어나 건강한 아이를 말한다. 정부가 김씨 같은 한센병 환자의 자녀를 별도로 분류·관리하기 위해 만들어 낸 용어다. 일본은 1930년대 제정한 ‘나병예방법’에 근거해 자국뿐 아니라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에서도 한센병 환자를 강제 격리했다. 전염을 막겠다는 명목이었다. 한센병은 유전 질환이 아닌데도 당시 유전병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이러한 정책의 밑바탕이 됐다. 당시 한센병 환자들이 모였던 전남 고흥군 소록도 자혜의원(현 국립소록도병원)과 여수 애양원 두 곳에서는 단종(강제불임) 수술, 낙태, 강제노역 등의 인권유린이 자행됐다. 해방 전 소록도에 강제 수용됐던 인원은 약 6000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방 이후 우리 정부는 일제강점기 때 시작된 한센병 환자 강제 격리 조치를 1990년대까지 그대로 이어 갔다. 그로 인해 생긴 뿌리 깊은 차별과 편견 때문에 한센병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완치 후에도 정착촌에서 계속 격리된 삶을 택하거나, 평범한 사회 생활을 하더라도 자신의 정체를 꽁꽁 숨겨야 했다. 정착촌은 한센병이 완치된 뒤에도 후유증 등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한센병 환자 또는 그 가족이 모여 사는 곳이다. 김씨는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를 상대로 보상 청구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지만 우리가 겪어 온 온갖 고초에 비하면 미약하다”며 80년에 가까운 한 서린 삶을 털어놨다. ●마취 없이 강제 불임수술한 건 고문 -일본을 상대로 보상 청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정부가 취약 노동자(일용직) 등에게 2주 자가격리하는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더라. 그걸 보면서 ‘한센병 환자는 물론 그 가족들은 정부 정책으로 평생 격리 아닌 격리 상태로 살아왔는데, 그에 대한 일본과 우리 정부의 사죄와 보상은 제대로 이뤄졌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한센병 환자들은 강제 격리 조치 당시 다른 국민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제로 수용됐다. 환자들 한 명, 한 명이 이 사회로부터 격리당해 평생을 설움 속에 살았다. 환자들은 애양원 밖의 외출이 아예 불가능했다. ‘문둥병’이라는 이름을 붙여 환자들을 경원시한 사회로부터 보상을 받고 싶었다. ●부모님과 함께 산 애양원이 그나마 행복 -한센인 가족으로 살아온 삶은 어땠는지. “내가 누구인지, 고향이 어디인지, 부모는 어디에 있는지 등 모든 걸 숨기며 살아왔다. 그렇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센병은 천형(天刑·하늘이 내리는 큰 벌)이라고 여겨져 왔다. 실제 내 호적은 만주 길림성으로 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때 부모님이 만주로 강제 징용됐다가 두 살 터울의 여동생이 태어난 뒤 병에 걸리자 즉시 전남 여수 애양원으로 강제 이송됐다. 외부와의 출입은 차단됐지만, 내게는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어 그나마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애양원은 국립인 소록도 자혜의원과 달리 미국인 선교사가 지은 수용시설이다. 소록도만큼은 아니겠지만 이곳 역시 인권침해가 있었다. 한센병 환자에 대한 단종수술이 처음 시작된 곳도 애양원이다. 마취제 하나 없이 그런 수술을 했다는 것 자체가 고문 아닌가. 애양원 교회에서의 세력다툼에 휘말린 아버지가 어머니와 함께 소록도 형무소로 끌려가면서 두살 터울의 여동생과 나는 보육원으로 보내졌다. 아버지는 다른 섬으로 도망쳤다가 죽도록 맞았다고 하더라. 열 살 때쯤의 일이다. 보육원을 나오며 여동생과도 헤어지고 또 다른 보육원과 친척집을 전전하며 살았다.” -헤어진 부모님의 생사는. “부모님은 내가 40대가 되어서야 다시 만났다. 한센병 완치 후 대부분 환자들이 그렇듯 정착촌으로 옮겨 사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녹내장으로 실명하신 데다 한센병 후유증으로 병세가 악화돼 돌아가셨다. 한센병은 피부가 곪고 신경이 마비되는 병이라 완치가 되더라도 사지의 감각을 잃는 등의 신경 손상 후유증이 남는다. 어머니는 후유증이 거의 없으셔서 꽤 모시고 살았다.” ●평생 받은 괄시와 배척 보상받고 싶어 -차별과 편견으로 가장 상처가 된 기억은. “한센병 환자의 가족이라고 얘기하는 순간 받게 되는 괄시와 배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당시에는 한센병에 대한 인식이 그랬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그래서 부모님이 왜 안 계신지를 학교 다니면서 단 한번도 입밖에 낸 적이 없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학교를 갔다. 면담을 위해 부모님을 모셔 오라는 선생님 말을 듣지 않아 엄청나게 맞았던 것 같다. 6학년 때도 마찬가지로 끝까지 부모님이 왜 못 오시는지 입을 다무니까 부모가 사상범이냐고 의심하더라. 어린 마음에 큰 상처가 됐다. 결혼할 때도 배우자에게 부모에 대한 얘기를 아무것도 못했다. 어머니를 모시게 되면서 아내가 사실을 알게 됐다. 달라진 아내의 눈빛에 내심 서럽고 상처받았다. 지금도 자식들에게 내 얘기를 숨기는 건 한센병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 때문이다. 내 자식들마저 ‘문둥이 자식’이라는 소리를 차마 듣게 할 수는 없다. 한센병력자의 가족이란 걸 내 자식들 배우자와 그들의 집안이 알게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기 때문이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전후 세대는 전부 어렵게 살았지만 그중에서도 나 같은 사람들은 최악의 밑바닥 생활을 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책을 가까이 해 지금도 글을 쓴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며,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면서 저 하늘의 별을 따라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으려면 불가능한 것을 시도해야 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십시오. 진실은 휘어질 수 있을지언정 결코 부러지지 않습니다.’ 스페인 극작가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데 라만차’에 나오는 구절인데 이걸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다. 안 그랬으면 진즉에 고꾸라졌을 것 같다. 보육원도 여러 곳을 옮겨 다녔고, 친척 집을 전전해 눈칫밥을 먹으며 살았다. 주변의 수군거림은 늘 나를 따라다녔다. 그래도 꿈을 포기하지 않으니, 운 좋게 미국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신학교에 진학했다. 학비 전액을 대줬다. 신학교 재학 중에 중매로 결혼도 하고, 번듯한 직장에 입사하는 기적도 찾아왔다. 이후 목회자로 살면서 다양한 활동을 해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남았지만 내 성장 과정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애양원에서 부모님 사진 보고도 말 못해 -시간이 흐른 뒤 애양원·소록도를 찾은 적이 있는지. “여러 차례 갔다. 애양원에서 선교 활동을 한 손양원 목사의 순교지라 다른 목사들과 함께 갔었다. 그곳에 아버지와 어머니 사진이 걸려 있었지만 우리 부모님이란 말은 못했다. 한센병력자 가족이란 사실을 알면 ‘문둥이 자식’ 소리를 들을 게 뻔하니까 모른 척했다. 아버지와 내 이름만 대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이들도 남아 있었지만 꾹 참았다. 어릴 때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기도 했다. 애양원 시절 이웃집에 살았던 이들과는 다행히 아직 연락이 닿는다. -한국한센가족보상청구변호단이 2, 3차 피해자 추가 발굴을 한다는데. “전국 100여곳에 한센병 환자와 가족들이 정착촌을 형성해 고립돼 살아간다. 한 곳에 1000명 이상이 모여 있는 곳도 있지만 일본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으려면 1945년 해방 전 출생자여야 한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얘기다. 그동안 한센병 환자와 가족들은 차별과 편견의 고통 속에 정체를 숨기고 살아왔기 때문에 이들 안에서 구심점이 생기기가 어려웠다. 나 역시 공론화를 시키고 싶었지만 내가 겪은 고통이 자식들에게 전가될까 두려웠다. 국내에서는 2011년 첫 손해배상 소송이 시작된 지 5년여 만인 2017년에 정부로부터 강제로 단종·낙태 수술을 받은 한센병 환자 19명에 대한 정부의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뒤늦게나마 한센병 환자의 가족에 대한 피해 보상도 정부 차원에서 책임 있게 이뤄지기를 바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골목놀이 제대로 즐겨볼까”…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날 행사 마련

    “골목놀이 제대로 즐겨볼까”…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날 행사 마련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 어린이박물관은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놀다 보면 하루가 너무나 짧아~’라는 골목놀이를 주제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29일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에는 옛날 어린이들이 즐겁게 뛰어놀았을 법한 추억의 거리가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음껏 뛰어놀지 못해 답답해하는 어린이들에게 옛 골목놀이를 상상하며 즐거움을 찾아보는 취지로 마련됐다. 철저한 방역 속에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어린이박물관 ‘놀이마당’과 ‘추억의 거리’에서 진행되며, 딱지치기, 추억의 오락실 등 체험(5종), 공연(2회), 현장 이벤트(2회) 등을 즐길 수 있다. ●‘추억의 거리’에서 즐기는 골목놀이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어린이들은 마을 골목과 공터에서 지칠 때까지 놀다가 어머니가 아이를 부르면서 찾으러 다니면 그제야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놀다 보면 하루는 너무도 짧았다. 이번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날 행사는 ‘추억의 거리’에서 이런 어릴 적 ‘골목놀이’를 소환한다. 딱지, 제기, 팽이 등 ‘놀잇감’을 직접 만들어서 골목놀이 경연도 벌이고, 놀이를 하면서 ‘골목대장’도 뽑는다. ‘추억의 거리’ 골목길에서는 그 옛날 문구점 앞에서 웅크리고 앉아 즐기던 오락기들이 마련되어 있고, 사방치기나 고무줄놀이 등도 길 위에서 자유롭게 해볼 수 있다. 또 좋은 선물 뽑기를 소망하며 용돈을 모아 찾아갔던 여러 가지 ‘뽑기놀이’ 체험방도 준비돼 있다. 한편 놀이마당에서는 구수한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효성 깊은 호랑이’ 어린이극도 2회 운영될 예정이다. ●다양한 가정의 어린이들이 모두 함께 즐기는 어린이날 1920년대 방정환 선생님은 당시 암울한 삶 속에서 노동에 짓눌리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자 어린이날을 만들었다. 어린이날의 중요한 이념은 모든 어린이가 평등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어린이날의 의미를 살려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가정의 어린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초청 행사도 준비하였다. 경제활동과 육아를 홀로 부담하는 엄마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후암동 소재 해오름빌 모자(母子) 가정 열다섯 가족을 특별히 초청하여 행사를 함께한다. 평소 바쁜 일상에 쫓겨 박물관을 찾기 어려웠던 어머니와 아이들이 어린이박물관의 전시도 관람하고, 어린이날 체험 행사도 함께 누리면서 소소한 행복의 시간을 갖도록 제공한다. ●박물관에 못 오는 어린이들도 참여하는 온라인 이벤트 어린이날 박물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풍성한 온라인 이벤트가 마련된다. 먼저 어린이박물관의 ‘골골이와 친구들’ 전시와 연계하여 ‘인형 친구 만들기’ 키트를 나누어 준다. 또한 어린이박물관 전시를 관람하고 작성한 그림일기를 모아 책자를 발간하고 선물도 주는 ‘박물관 시간여행! 나도 탐험가’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외에 보육원을 비롯한 기관 단체를 대상으로 어린이들의 추억놀이 사진을 모아 액자로 제작해주고 푸짐한 상품을 나눠주는 ‘신나는 놀이, 우리들의 추억 이야기’도 마련되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날 행사의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을 통해 공지된다. 특히 박물관 현장 체험은 오전에는 모자 가정 대상 특별 초청으로 진행되며, 오후 2시부터는 어린이 가족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15가족을 추첨을 통해 선정할 예정이며, 온라인 접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현장 참여도 가능하며, 모든 체험은 무료로 진행된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인천 모텔서 중태 빠진 생후 2개월 여아 엄마 풀려났다

    인천 모텔서 중태 빠진 생후 2개월 여아 엄마 풀려났다

    엄마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지 일주일만에 친부의 학대로 중상해를 입은 2개월 여아의 친모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관할 인천시 남동구청은 친모를 우선 쉼터에 입소시킨 후 절차를 거쳐 임대아파트에 입주시켜 남매를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김은엽 판사는 26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22·여)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재판부는 “지적장애 친구를 상대로 여러차례 돈을 가로채고,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지만 초범인데다 범행을 자백 후 피해 변제 노력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A씨에게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안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었다. A씨는 지난 2018년 11월 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지인에게 “생활비·수술비·진료비를 빌려주면 갚겠다”고 속여 총 47차례에 걸쳐 1153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7월24일 불구속 기소됐으나 재판에 잇따라 참석하지 않아 수배됐다. 1~2살 난 어린 남매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인천시내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하다가 구청의 신고로 수색에 나선 경찰에 지난 6일 검거돼 구속됐다. 남편 B(27)씨는 지난 13일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난 딸 C양(1)을 탁자에 던지듯 내동댕이 쳐 뇌출혈로 중태에 빠뜨린 혐의(아동학대 중상해)로 구속됐다. 아내 A씨가 구속된 지 일주일 됐을 때 벌어진 일이다. 남동구 관계자는 “A씨가 우선 쉼터에 입주하도록 안내한 후 생활도구가 갖춰지는 대로 임대아파트에 입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가정 복귀 심의를 거쳐 현재 보육원에 위탁돼 있는 C양의 오빠(2)를 엄마 품으로 돌려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의식을 잃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C양의 상태는 이날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남동구는 병원 측에 “C양 상태을 알려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해 놓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어린이 책] 가난한 남매 꿈 비벼낸 짜장면 한 그릇

    [어린이 책] 가난한 남매 꿈 비벼낸 짜장면 한 그릇

    초등학교 5학년 동수는 동생인 동배와 방울이를 거느린 ‘소년 가장’이다. 부모가 모두 돌아가셨지만 삼 남매는 보육원에 가지 않았고, 동수가 신문 배달을 하며 동생들을 돌본다. 동수는 세차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해서 당장 소원이던 자전거를 사고, 동배는 모형비행기 날리기 대회에서 1등을 한다. 경사가 겹친 날, 이들 남매는 먹고 싶었던 짜장면을 맛있게 먹는다. ‘책 있는 도깨비’로 유명한 이상배 동화작가의 신작 ‘눈물의 짜장면’은 가난에 시달리는 소년 가장의 애환을 뭉클하게 그렸다. 남들이 쉬는 토요일 새벽부터 신문 배달을 하러 일찍 일어나는 동수의 모습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단순하지만 읽을수록 가슴이 따뜻해지는 매력이 있다.동수 삼 남매 각각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과 이들의 소망을 한데 묶었다. 가난하게 산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는 법이다. 동수는 성실한 장사꾼, 동배는 기술자, 방울이는 시인이 되고 싶다. 동수 삼 남매는 부모님 없는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졌지만 절망하거나 비굴해지지 않는다. 독자들은 동수를 도와주는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의 모습에선 아직 ‘사람 냄새 나는 세상’에 대한 희망이 살아있음도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과 우애가 무엇인지를 되묻게 된다. 작가는 “우리 어린이들이 비록 가난하지 않더라도 이 동화를 읽으며 희망을 향한 용기와 새로운 의지가 무엇인지 체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풍요로운 세상이지만, 부모의 과잉보호가 일상화된 요즘 가정의 부모와 아이들에게도 일독을 권할 만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피부색 달라도 땀방울 색은 같아… ‘꿈의 슬램덩크’ 어시스트 해야죠

    피부색 달라도 땀방울 색은 같아… ‘꿈의 슬램덩크’ 어시스트 해야죠

    장애인·보육원 이어 다문화 인재 양성모델 한현민도 ‘글로벌 프렌즈’ 초기멤버농구단 넘어 ‘어글리 더클링’ 펀딩 시작지자체 추가 창단 논의 등 큰 그림 그려“오바마 같은 다문화 출신 리더 나올 것”“다문화 친구들의 슬램덩크를 어시스트 해야죠. 한국에서도 언젠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같은 다문화 출신 글로벌 리더가 나올 겁니다.” 다문화 유소년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를 10년 가까이 꾸린 천수길(61) 한국농구발전연구소장을 최근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농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보자고 시작한 게 벌써 강산이 한 번 바뀔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며 웃는다. 배재고와 단국대에서 농구공을 잡았지만 빼어나지는 못했던 천 소장은 대학 졸업 뒤 농구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컴퓨터 부품 관련 일을 하다가 1990년대 후반 농구협회 홈페이지 운영·관리를 자청한 게 다시 농구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협회 홍보이사 등을 역임했던 그는 2005년 최희암 감독 등과 설립한 연구소를 통해 농구와 사회의 유대 관계를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장애 청소년 농구단으로 시작한 게 2006년 보육원 어린이 농구단 드림팀과 2012년 글로벌 프렌즈 공식 창단으로 이어졌지요. 드림팀은 아이들이 다니던 알로이시오 초등학교가 문을 닫으며 해체돼 현재는 글로벌 프렌즈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프렌즈는 피부색은 다르지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이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나투어와 함께한 전국 다문화&유소년 농구대회에서 다문화 부문 우승 5회, 유소년 클럽 전국 대항전 준우승 1회를 차지할 정도로 반짝반짝 빛났다. 그동안 100여 명이 거쳐 갔다. 패션모델 한현민이 초창기 멤버이기도 하다. 그저 다문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에 만족해오다가 2019년 말 글로벌 프렌즈가 제대로 가는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다문화 인식 개선과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더 큰 목표의 ‘어글리 더클링’(미운 오리 새끼) 프로젝트를 떠올리고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는 코로나19가 엄습했다. 후원이 여의치 않게 되며 운영이 빠듯해졌다. 7차례 열었던 농구 대회도 멈춰야 했다. 집합 금지 등 방역 지침에 때문에 각종 체육 시설이 문 닫으며 연습 공간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글로벌 프렌즈는 올 들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달 연습을 재개했다. 중학생까지 60명에 달하던 규모는 초등학생 20명 안팎으로 조촐해졌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이다. 어글리 더클링 프로젝트도 최근 포털 사이트를 통해 펀딩을 진행하며 시동을 걸었다.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제안해 제2, 제3의 다문화 팀 창단을 논의 중이다. 일반 클럽과 함께하는 대회 재개도 저울질하고 있다. 내년쯤에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농구를 통해 꿈을 키운 것으로 유명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을 찾아갈 요량이다. “다문화 인구가 100만 명, 전체 인구의 2%에 달하는 시대에요. 다문화 친구들이 한국은 물론 세계를 이끌 인재, 아름다운 백조로 성장하는 데 앞으로도 열심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인천 ‘모텔 영아 가정’ 돕는 온정 이어져

    인천 ‘모텔 영아 가정’ 돕는 온정 이어져

    아내가 구속된 후 모텔에서 혼자 어린 남매를 돌보다 홧김에 생후 두달 된 딸을 다치게 한 20대 아빠 가정에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남동구는 16일 인천 부평성모병원 중환자실에 뇌출혈로 입원중인 A(생후 2개월)양 가정에 대한 지원을 결정했다. 우선 A양 치료비 명목으로 긴급의료비 300만원을 편성했다. 차상위계층 자녀인 A양이 맞춤형 급여(교육·주거·의료·생계) 중 주거 지원 대상에만 포함돼 있어 살 집이 없는 점을 감안, 생계급여대상자로 전환하고 매달 52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사기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친모(22)가 1심 선고 후 석방될 경우에 대비해 긴급주거 대책도 검토했다. 친모가 자녀들과 함께 살 의사가 있다면 모자가정 입소시설과 연계해 살 곳을 마련해 줄 방침이다. A양은 지난 13일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한살 터울 오빠(2)와 함께 생활하다가, 친부인 B(27)씨가 홧김에 저지른 폭력으로 의식이 없는 중태에 빠졌다. B씨는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하다가 아내인 C씨(22)가 앞서 살던 빌라 주인과 갈등을 빚다, 사기 혐의로 피소돼 지난 6일 구속되자 일주일여간 홀로 자녀를 돌보다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을 부인하다, 최근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구속된 이후 혼자 모텔에서 두 아이를 돌보는데) 자꾸 울어 화가 나서 딸 아이를 탁자에 던졌다”고 자백했다. 다만 그는 내동댕이치는 정도로 아주 강하게 던지지는 않았지만 아이 머리가 나무 탁자에 부딪혔다고 진술했다. 홀로 남겨진 A양의 오빠는 지난 13일 미추홀구 한 보육시설에 입소해 생활 중이다. 보육원 측은 최근까지 분유를 먹었던 점을 고려해 음식을 최대한 갈아 만든 이유식 형태의 밥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남동구는 이날 현재 A양과 관련해 3건의 후원 문의를 접수했으며 이 중 서울 거주자 1명이 10만원의 후원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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