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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전사자 유해발굴 13만여위중 0.8% 불과

    6·25전사자 유해발굴 13만여위중 0.8% 불과

    한국전쟁의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이 2000년 처음 시작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유해발굴 및 신원확인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 부처의 유기적 협조체제가 미흡한 데다 사회적 관심이 낮기 때문이다. 25일 육군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발굴된 전사자 유해는 1090위다. 이는 전국 주요 격전지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13만 5000위의 0.8%에 불과한 것이다. 신원이 확인된 유해 51위 가운데 20위는 유가족까지 확인됐다. ●유해발굴 예산은 3억 5000만원 육군의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예산은 연간 불과 3억 5000만원. 그나마 해당 지역의 군부대에서 30∼40명의 보조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사업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6·25 참전 자국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북한측에 달러를 지불하는 등 엄청난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제보해 줄 것으로 기대할 만한 사람들이 고령화로 기억력이 떨어져 확실한 증언을 받아내기 어려운 것은 물론 신도시 개발 등 급속한 도시화로 격전지의 지형도 변해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신원을 확증해 주는 군번(인식표)이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고 수통이나 옷가지, 군화, 철모, 숟가락 등 개인소지품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목도장과 버드와이저 맥주 캔 등도 유해와 함께 발굴되고 있지만 신원확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04년 경북 안동에서 ‘김학겸.4259.7.12’라는 글자가 새겨진 목도장까지 발견됐지만 군적(병적)을 확인할 길이 없어서 주인을 찾지는 못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땅 속에서 발견된 만년필만 가지고 유가족을 찾는 일은 영화에서나 가능하다는 얘기다. 발굴된 유해 감식에 많은 시일이 소요되고 있는 것도 신원확인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와 대조하는 감식 절차를 밟기 때문에 보통 4∼5개월가량 소요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굴된 유해는 국군 1090위, 미군 8구, 북한군 142구, 중공군 69구 등이며 유류품은 4만 1212점이다. ●보완책은 육군은 발굴사업 자체가 홍보되지 않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사자 신원확인을 위해서는 경찰청, 보훈처, 행정자치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군 자체 사업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과 지자체가 신원확인을 주도하는 등 유관기관별로 역할과 책임을 명시하고 주요 격전지에서 공사 도중 유해가 발견되면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전사자 유해발굴에 관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더욱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비무장지대(DMZ) 지역,2016년 이후부터는 북한지역의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육군측은 강조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연례행사 급식사고 뿌리 뽑아야

    수도권 25개교 1700여명의 학생이 집단 식중독에 걸리는 대형 급식 사고가 발생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일이기는 하나 이번에는 그 규모가 사상 최대라니 가히 충격적이다. 무엇보다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CJ푸드시스템이 급식을 제공하는 전국 89개교가 급식을 전면 중단하고 다른 대형 위탁업체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 학교급식 대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집단 식중독은 대표적인 후진국형 사고이고 자라나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어이가 없다. 우리는 이번 급식사고가 당국의 관리소홀과 늑장 대응, 위탁 업체의 허술한 위생 및 유통관리 등이 어우러진 총체적 인재로 규정한다. 당국이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고 6일이 지나서야 급식 중지조치를 내렸고 위탁업체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심각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관계자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하고, 당국과 정치권은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1년째 국회에 계류중인 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처리가 시급하다 하겠다. 또한 어제 총리 주재의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전국 1만여개 학교의 급식실태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는데 정부는 그 결과를 빠른 시일내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 책임 소재에 따라 해당 업체의 허가 취소는 물론 영업장 폐쇄, 형사고발 조치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사고만 나면 호들갑을 떨다가 결국에는 용두사미가 되고 마는 뒷북 행정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 차제에 급식체계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위탁급식의 식중독 발생률이 직영급식의 3.2배에 달할 정도로 매년 위탁급식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위탁업체들이 인건비와 운영비, 시설비를 빼고 나머지에서 이윤을 남기려다 보니 질 낮은 식자재를 쓰고 위생 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직영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大入 정책따라 춤추는 ‘수월성 교육’

    [외고 ‘지역제한제’ 논란] 大入 정책따라 춤추는 ‘수월성 교육’

    외국어고 신입생 모집을 지역별로 제한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 방침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논란의 배경에는 내신 평가 등 대학입시 정책과 중등교육의 수월성에 대한 뿌리깊은 시각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외고, 시대적 요청의 산물 외국어고가 처음 들어선 것은 80년대 후반이다. 서울 대원외고가 1984년 설립돼 1992년 특수목적고로서 처음으로 인가받았다. 이후 전국적으로 31개교에 이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강영혜 박사는 외고 설립 배경에 대해 “80년대만 하더라도 영어교육 여건이 좋지 않았다. 따라서 영어 등 외국어 인재양성을 위한 저변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이어 “공립인 과학고와 달리 외고는 대부분 사립”이라면서 “평준화 적용도시가 웬만한 중소도시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던 시점에서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던 수요자들의 필요에 의한 평준화 보완책이었다.”고 덧붙였다. ●비교내신제 폐지로 한때 휘청 외고는 90년대 중반에 도입 초기부터 적용받던 비교내신제 폐지방침으로 지원율이 하락하는 등 ‘1차 위기’에 놓인다. 1994년 2월 당시 교육부는 특목고 학생들이 동일계열 진학 때 학교 성적이 아니라 수능시험 성적에 따라 내신점수를 부여하는 ‘비교내신제’를 99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고교성적의 반영방법·비율 등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95년부터 98년까지는 지원율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비교내신제와 대학별고사 전형을 믿고 94,95년에 외고에 자녀를 이미 보낸 학부모들은 강력히 반발했다.96년 7월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에서는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와 전국 22개 비평준화고 학부모 3000여명이 모여 내신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이 각 대학을 방문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97년 2월에는 ‘입시제도 변경에 따른 신뢰이익의 손실’을 두고 교육부를 상대로 헌법소원도 냈다. 결국 교육부는 99학년도부터 비교내신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당시 전국 과학고와 외국어고에서 1000명이 넘게 무더기로 자퇴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99년 부활 외고는 99년부터 내신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서 ‘부활’한다.2000년대 초반에 외고 졸업생들이 이른바 명문대에 많이 들어가면서 다시 지원율이 상승했다. 연·고대 등 이른바 일부 대학들이 절대평어 방식으로 특목고생들을 적극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반고에서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일었고 2004년 가을에는 명문 사학 중심으로 고교 등급제 적용 논란이 제기됐다. 이처럼 절대평가제 문제점이 드러나자 정부는 2008학년도 대입부터 내신을 상대평가한다고 밝힌다. ●2년 전에도 이미 경고 이번에 나온 교육부의 지역별 외고 신입생 모집제한 방침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교육부의 이런 경고는 2년 전에도 있었다. 교육부는 2004년 8월에 외고의 비정상적인 운영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동일계 특별전형을 2008 대입제도와 연계해 도입하고 전공 외국어 수업비중을 이수단위의 50% 이상 편성하라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대입 전문가인 이영덕 대성학원 이사는 “당시 이 발표로 2005년도 외고진학률이 낮아졌다.”면서 “이번 지역제한 발표도 비슷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현갑·유지혜기자 eagleduo@seoul.co.kr
  • 부부 시각 장애인 안마사의 삶

    부부 시각 장애인 안마사의 삶

    “저희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21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빌라. 부부 시각장애인 안마사 고재민(50)·김덕자(48)씨의 신경은 종일 전화통에만 쏠려 있었다. 오늘도 안마사 찾는 전화가 한 통도 안 오는 걸까. 결국 밤까지 연락은 오지 않았다. 남편 고씨만 저녁 무렵 매일 나가는 안마시술소로 출근했다. ●안마 한 건에 2만 7000원 떨어져 집에 있다가 전화가 오면 호텔로 출장안마를 가는 김씨는 한번 일을 하고 나면 2만 7000원을 손에 쥔다. 손님에게서 4만원을 받지만 5000원은 호텔에 떼어줘야 하고 왕복 택시비로 8000원이 든다. 요즘은 그나마도 건너뛰는 날이 많다. 하루 서너건 정도 출장안마를 하던 때도 있었다. 대학생(21)·고등학생(18)·초등학생(12) 세 딸에 시부모까지 봉양해야 하는 김씨로서는 하루하루 힘겨움의 연속이다. 사는 집에서 호텔들이 가깝다고는 하지만 택시밖에는 교통수단이 없다. 딸들의 도움을 받거나 콜택시를 부른다. 대개 기본료 1900원이면 가는 거리지만 ‘맹인’이 가까운 데 가자고 하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호텔 현관까지 쑥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두 배인 4000원을 준다.“안마사 찾는 사람이 없어 하릴없이 집에서 지낼 때가 많아요. 정말 죽을 맛이죠. 일본인 관광객이 많아야 하는데 독도 문제 등으로 일본과 사이가 나빠지면서 많이 줄었고 요즘은 월드컵까지 겹쳐서….” ●힘겨운 안마사 수련 과정 거쳐야 두 사람에게 안마는 직업이라기보다는 절박한 생존수단이었다. 부부는 각각 네살과 세살 때 뇌수막염과 홍역으로 시력을 잃고 맹학교에서 안마를 배웠다. 김씨의 회상.“맹학교에서 얼마나 혹독하게 훈련을 받았는지 몰라요. 선생님들이 일부러 두꺼운 옷을 껴입고 저희들에게 안마를 시키거든요. 어지간히 힘을 주지 않으면 시원함을 느낄 수가 없기 때문에 조금만 손에서 힘이 빠져도 불호령이 떨어졌지요. 너희들이 이 세상에서 먹고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안마뿐인데 이것도 제대로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거였죠.” 해부학까지 배워 안마사 자격증을 따기까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김씨는 1986년 큰 딸을 낳고 나서야 겨우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을 따고 호텔에서 일을 했다. 지하에서 밤새 기다리며 숙식을 해결했다. 손님의 요구에 따라 오래는 1시간 반이나 안마를 하다보면 온몸이 땀에 절고 손이 퉁퉁 부었다. 새벽 서너시쯤 걸려오는 안마주문은 정말로 받고 싶지 않았다. 호텔 시설물에 부딪혀 얻은 온몸의 상처는 지금도 곳곳에 흉으로 남아 있다. ●헌재결정 되돌리기전까지는 물러서지 않아 부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헌재 재판관들이 일주일만 눈을 가리고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결정이 나온 바로 그날 친구 4명이 일하던 업소에서는 해고통지를 받았다.”면서 “헌재의 결정은 어렵게나마 사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우리를 완전히 수렁으로 내모는 꼴”이라고 말했다. 안마사 면허를 ‘시각장애인 면허’와 ‘비시각장애인 면허’로 나누고 업소 개설권은 시각장애인만 갖도록 하는 정부·여당의 보완책으로는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아무리 보완책을 마련한다 해도 비장애인들과 같이 경쟁해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요.” ●희망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궁리 끝에 집에서 안마를 할 수 있도록 집을 개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매트리스도 깔고 집안을 단장해 손님들을 집으로 유치하면 벌이가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에서다.“남들 다가는 학원 한번 못 보냈지만 밝고 명랑하게 커준 아이들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시각장애인 취업실태 “사실 안마사 외에 취업 활동은 힘들죠.”시각 장애인들의 취업실태에 대한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력을 잃은 장애인들의 생계책으로 안마사가 유일하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시각 장애인을 18만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몸이 건강해 취업전선에 나설 수 있는 시각 장애인은 1만 3800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안마사로 활동하고 있는 시각 장애인은 5월 현재 5581명으로 대부분의 시각 장애인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림자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전맹(全盲) 장애인도 3만명이나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각 장애인은 안마사가 거의 유일한 생계책이다. 맹인학교에서 침술교육도 하고 있지만 한의사의 의료활동에 속해 실제로 침술사로는 활동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도 안마사를 제외한 시각 장애인의 생계책은 생각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사무직으로 텔레마케터나 컴퓨터 속기사로 활동하는 시각 장애인도 있지만, 컴퓨터 화면을 볼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컴퓨터 속기도 사무보조를 할 수 없어 취업이 힘들다.”고 전했다. 또 사무직 외에 전문직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고 단순생산직 역시 공장에서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시각 장애인은 기피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안마사 외에 일자리가 없는 시각장애인 대부분이 기초생활대상자로 어렵게 생활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중에서도 특히 시각 장애인의 취업이 힘들다는 것은 노동부의 ‘장애인 근로자 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1인 이상 사업장 295만 8000곳 중 장애인 고용업체는 모두 6만 4000여곳으로 12만 4000여명의 장애인이 고용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 근로자의 대부분이 지체 장애인이고 시각 장애인은 단 7.8%에 불과하다. 또 시각 장애를 안고 취업한 6600여명의 경우에도 50% 이상이 한 쪽 눈으로는 앞을 볼 수 있는 6급 장애인이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관계자는 “시각 장애인이 취업하는 경우는 대부분 교정 시력이 어느 정도 나오는 분들이고, 완전히 시력을 잃은 분들은 취업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탐사보도 한강습지](하)효율적 보호방안은

    [탐사보도 한강습지](하)효율적 보호방안은

    한강하구 습지가 람사협약이 지정하는 국제적인 습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갓 걸음을 내디딘 한강하구 습지가 건너야 할 ‘강’은 넒고도 깊기만 하다. 환경부는 지난 4월 한강하구역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한 데 이어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말 보전·관리 및 이용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 용역에는 습지의 자연·인문환경 현황조사와 주변지역 경관보호, 생태계 모니터링 방안 등이 포함된다. 또한 습지보전 시설설치 및 관리와 습지내 생물다양성 유지방안도 들어 있다. 특히 생태계 복원과 함께 습지이용에 관한 사항도 들어 있어 주목된다. ●철책선 없애야 하나 습지 이용이 포함되는 것은 군 철책으로 최장 50여년간 단절됐던 한강습지를 일부나마 주민을 위한 생태학습장이나 경관시설로 개방하는 것을 뜻한다. 철책선 철거를 요구해왔던 지자체나 주민뿐 아니라 환경부와 환경단체·전문가들마저도 ‘습지보전을 대전제로 제한적 접근은 허용해야 한다.’는 묵시적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보여진다. 고양시 박종일 환경보호과장은 이달 홍콩과 중국 치치하얼의 국제적인 자연습지를 견학하면서 한강습지를 생태학습관찰장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참이다. 습지의 친환경적 개발이 이뤄지면 철책선의 일부라도 제거해야 하는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 파주시와 고양시·김포시는 지난 2003년 국방부에 철책선 철거를 건의했었다. 이근홍 파주시 부시장은 “안보적 측면에서 유지 필요성이 줄어든 반면 관광지의 경관에 위화감을 주는 철책을 제거하고, 자유로변을 따라 자전거도로나 생태탐방로 설치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김문수 한나라당 경기지사 당선자는 지난 2월 초 “한강하구 철책선을 다 걷은 후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에 인천항보다 경제성이 훨씬 높은 항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PGA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 소장은 “그렇게 되면 한강 하구의 환경과 생태계는 완전히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책선 철거를 둘러싼 입장은 환경당국자 사이에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환경부 자연정책과 진득환 사무관은 “철책선 제거문제는 국가안위와 관련된 사항이라 전적으로 국방부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한강유역환경청 박병규 자연환경과장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주민 등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강변 철책은 습지보전의 ‘애물단지’만은 아니어서 주변지역의 점증하는 개발압력을 막아 습지를 이만큼이나마 지켜낸 측면이 있다. 일부 환경전문가들은 철책을 걷어내는 대신 생태계를 교란할 사람과 동물들의 유입을 막을 적당한 규모의 목책을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산곡 수중보 철거 득실은 한강습지 보호와 복원의 또다른 주요 이슈는 신곡수중보다. 수중보는 지난 1986년 한강에 유람선을 띄우고, 김포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설치됐다. 그러나 하류의 퇴적과 상류로의 바닷물 유입을 막아 원래의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켰다. 2004년 환경부의 하구역 정밀생태조사에서 국립환경과학원 채병수·윤희남 연구원은 수중보가 하구역을 단절하고 축소시켜 상류는 중하류 하천, 하류는 기수역 특성을 갖게 됐음을 지적하고 하구역 복원을 위해 수중보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중보가 생긴 이후 고양 장항습지에 형성된 대규모 퇴적층을 잠자리나 먹이터로 이용하는 생명들이 모여 독특한 생태계를 이뤘고, 수중보 상류에 가마우지·비오리·흰쭉지 등 잠수성 조류들도 대규모로 몰려오기 때문에 ‘생태계는 원형보전이 최고선’이란 단순논리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환경과학원 김창회 연구관도 완벽한 대안마련 이전의 철책 철거는 ‘시기상조’이며, 수중보 철거는 ‘원칙적 찬성’이란 입장을 보였다. 역시 철거후 생태계의 모습을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한 후 이뤄질 장기과제라는 설명이다. 조류전문가로서 수중보가 해체된 후의 한강 모습을 상상한다는 것은 난해한 일이어서 수중보 해체의 당위성이나 시급성을 주장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앞으로 관련예산을 계속 증액하고, 철책선을 지키는 군부대 장병들을 습지보전 자원활동 요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하구관리법’ 제정될까 전문가들은 내륙 하천구간과 해수부에 각각 적용되는 하천법과 연안관리법 등 하구습지 관련법의 상위개념으로 특별법적 성격의 ‘하구관리법’ 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환경부 자연정책과 진득환 사무관은 “규제개혁위원회와 국방부 등 관련부처간의 협의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현행 법령과 습지보호지구 지정에 이어질 종합적인 보전·관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혀 새 법률의 제정엔 부정적이다. 한강하구 습지보전에 대해 영농인이나 어부들은 습지보호지역 지정전 공청회 등에서 특별한 반대의견을 내진 않았다. 재산권 행사와 무관하고, 영농과 어로에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 그러나 고양·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 소외감을 갖고 있던 김포·강화의 경우, 하구역 제방 부근을 따라 도로가 개설되고 택지지구가 개발되면서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취했다. 결국 김포 홍도평야 인근 하구역은 강변 뿐아니라 수면까지도 습지보호지구에서 빠졌다. 현재 장항습지 맞은편 김포지역 강안은 도로개설에 이어 블록이 시설되는 등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어류와 조류들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한강 수면의 절반 북안은 습지보호지구이고, 절반 남안은 아니라는 것은 ‘난센스’라고 본다. 한국은 람사조약 가입국으로서 정부와 환경단체는 한강하구의 람사습지 지정을 장기 목표로 협력하고 있다. 한강하구의 습지보호지역지정과 보전·관리계획의 수립은 이같은 여정의 첫 단계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고양·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한강 습지보호지역은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의 전체 면적은 6060만㎡,1835만평에 이른다. 이중 한강 남안인 김포지역이 696만평, 강화가 270만평에 달한다. 한강 북안인 고양지역은 431만평, 파주가 440만평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파주지역은 산남습지와 곡릉천하구습지, 가장 위쪽인 성동습지(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임진강 방향 습지보호지역 끝부분)로 나뉜다. 통칭 습지 명칭을 부르지만 환경부의 ‘습지 편입토지 및 수면현황’엔 시·군별 구분만 있고, 습지명 구분은 없다. 파주 산남습지는 산남리와 신촌·문발리 일원과 송촌리의 대부분을 가리키는 것으로 172만평, 곡릉천하구습지는 법흥리와 송촌리 일부 64만평 규모이다. 나머지 204만평은 발길이 닿지 않은 성동습지이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한강하구 습지에는 모두 262종의 담수와 기수역 식물이 자생하고,448종의 동물이 서식한다. 이 가운데 곤충이 200종으로 가장 많고, 양서·파충류 8종, 어류 53종,, 조류 95종, 포유류 13종, 무척추동물이 79종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물성 플랑크톤 120종과 식물성 플랑크톤 16종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전문가 제언] “현재의 서식지 환경 인위적 변경 신중히” 한강하구의 철책선은 습지 동·식물에겐 ‘우연한 피난처’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철책 제거를 희망한다. 하지만 철책선 제거가 개발의 욕구를 막는 유일한 방편은 아니라고 본다. 걷느냐 마느냐의 결정은 이해당사자간의 합의와 함께 확실한 비전이 선행해야 한다. 철책이 일방적으로 쳐졌다고 해서 제거도 일방적으로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신곡수중보도 자연환경에 거슬리는 인공 구조물임엔 분명하다. 수질오염의 원인이 된 것도 인정된다. 그러나 역시 당장 걷어내야 하느냐에 대해선 철책처럼 숙고해야 할 문제다. 이를 제거하는 것은 희귀동식물의 또다른 서식처를 파괴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농민과 어민들의 영농·어로 행위는 당장 습지보호의 갈등요인이나 큰 이슈로 볼 수 없다. 현재로선 이들과 정부의 습지보호 의지는 일치한다. 다만 습지의 질을 높이기 위한 관리방안이 마련될 때 이해관계자의 한축으로 다양하게 의사를 존중하고 합의하는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다양한 현장의 이해를 조정하고 보호방안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가습지위원회 산하에 지역 차원의 한강하구습지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하다. 하구관리법은 하천관리법이나 습지보전법 등이 습지보전의 수단으로 미흡한 현재, 유용한 법적·제도적 보완책이 될 수 있다. 규제강화가 따르겠지만 정부가 수반되는 보상을 충분히 하고 시행하면 된다. 습지보전법 시행령에 들어있던 주변관리지역 조항이 근년 들어 삭제됐다. 정부가 습지보호지역 지정면적의 2분의1을 주변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이 조항은 습지를 개발의 압력에서 지켜내고, 습지 서식생물들에겐 먹이터를 제공하는 유용한 조항이었다. 이 조항을 없앤 것은 토지이용 등과 관련한 민원이 무서워서였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생물다양성 계약으로 농경지를 철새 등의 채식지로 활용하는 사업은 확대돼야 하며, 불하됐던 강하구 농경지 등 국유지는 정부가 예산을 마련해 다시 사들여 홍수 등 자연재해도 예방하고 자연에 되돌려주는 대책까지도 추진해야 한다. 한동욱 PGA습지생태 연구소장
  • [사설] 4년간 ‘땅투기 고발’ 3명뿐이라니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공언한 지 오래건만 막상 투기 혐의자에 대한 단속 결과는 지극히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환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건설교통부로부터 제출 받아 어제 공개한 ‘토지 투기 혐의자 처리 현황’에 따르면, 건교부·국세청 등은 2002∼2005년 4차례에 걸쳐 21만여명에 대해 대대적으로 투기 혐의자를 조사했지만 막상 고발한 사람은 단 3명뿐이다. 실로 어안이 벙벙해지는 조사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사 기간이 된 그 4년에는 행정수도 이전, 혁신도시 건설 등 온갖 개발계획으로 말미암아 전국의 땅값이 춤추던 시기였다. 그런데도 ‘21만명 조사에 3명 고발’이라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정부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대로 최근의 땅값·집값 폭등이 투기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면, 투기꾼 색출에 그 많은 비용·인력을 투입하고도 3명밖에 고발하지 못한 행정 당국의 무능과 ‘발본색원’ 의지의 결여를 온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21만명이라는 인원을 정밀 조사했는데도 실제로 투기꾼이 거의 없었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근본발상부터 전면 재검토해야 함이 마땅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부동산 투기 단속 실태를 총점검하고 보완책을 세우기 바란다. 일선 행정관서가 정부의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또 투기꾼을 처벌하는 데 법과 제도상 미비점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국민 대부분이 부동산 투기의 폐해를 절감하는데도 이처럼 ‘눈 가리고 아웅’식의 단속만 지속한다면 정부가 신뢰를 되찾는 길은 멀어지기만 할 뿐이다.
  • 왕따 ‘칼로스 쌀’ 정부 골머리

    왕따 ‘칼로스 쌀’ 정부 골머리

    “한 톨도 팔리지 않는데 뾰족한 대책은 없고….” ‘왕따’ 신세로 전락한 미국산 칼로스쌀의 판촉 방안을 놓고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창고에서 잠자는 쌀을 소비자 앞으로 끌어내기 위한 묘안을 짜내지만 이렇다할 ‘해답’이 없기 때문이다. ●호주산 쌀 가공용으로 용도바꿔 수입 이런 가운데 호주산 수입쌀이 당초 밥쌀용에서 가공용으로 바뀌어 들어오게 돼 조금 숨통이 트이게 됐다. 앞서 높은 가격으로 수입쌀을 낙찰받은 도매상에게는 가격 하락분의 일부를 보상해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9일 농림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4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수입쌀 유통관리위원회’를 긴급 개최했다. 이날 위원회 소집은 수입쌀이 국내에 반입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칼로스쌀이 예정가격을 낮춰 실시한 공매에서도 계속 유찰 사태를 빚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농림부 관계자와 유통공사 담당자,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와 소비자시민모임 등 쌀 생산자·소비자단체 대표, 교수 등 1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거론된 주요 내용은 정부측이 제시한 ‘밥맛 홍보’ 전략이다. 정부는 시중에 ‘냄새가 난다.’는 등 입소문이 무성하지만 실제 밥맛을 보면 칼로스쌀을 외면할 소비자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통공사 “선입견 때문에 저평가돼” 유통공사 관계자는 “국산쌀의 맛을 100으로 봤을 때 칼로스쌀은 90, 중국쌀은 80정도인데, 선입견 때문에 칼로스쌀이 형편없이 저평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화장품 견본처럼 공매에서 낙찰받은 도매상에게 1㎏짜리 등 소포장 칼로스쌀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매상이 ‘견본쌀’을 소매상이나 소비자들에게 나눠줘 맛을 보게 한 뒤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구매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무리없는 판촉활동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미국 쌀협회가 아닌 농림부와 유통공사가 직접 나서면 비난 여론이 들끓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의 유통공사 지사가 주축이 돼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식체험 행사와 판매 활동을 벌이는 방안도 논의됐다. 식품연구원 등의 협조를 얻어 각 수입쌀 별로 맛을 가장 잘 내는 조리법을 홍보하는 전략도 소개됐다. 하지만 국산쌀 농가들이 반발하고 있어 이들 방안이 시행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쌀전업농중앙연합회 홍준근 사무총장은 “국내 농가를 지원할 수입부과금이 수입쌀 홍보 비용으로 쓰인다는 얘기”라면서 “그보다는 국산쌀부터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밖에 밥맛을 높이기 위해 칼로스쌀을 현미로 수입한 뒤 국내에서 도정하는 방안, 미국의 양해를 구해 가공용이나 군대 급식용으로 돌리는 방안 등이 정부 안팎에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들이 실행으로 옮겨질 가능성은 낮다. ●최저 낙찰가 국산쌀 절반 수준 검토 정부는 따라서 최저 낙찰가격을 국산쌀의 절반 수준에 가깝게 대폭 낮추는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통공사는 최근 낙찰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아 손해를 본 도매상들에게 가격 하락분 일부를 보상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올해 반입 예정인 993t의 호주산 ‘선라이스’ 쌀이 밥쌀용이 아닌 가공용으로 용도 전환돼 들어오게 됐다. 최근 호주 당국은 농림부에 “남반구 기후 특성상 당초 예정인 6월까지 수출 물량을 맞추기 어려워 대신 현미로 된 가공용 쌀을 보내겠다.”고 통보해왔다. 가공용 수입쌀은 시판용과 달리 공매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암 건보 보장 강화뒤 서비스 후퇴?

    암 건보 보장 강화뒤 서비스 후퇴?

    6월부터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암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늘어난다. 암 등 큰 병에 대한 보장이 취약해 지금까지 반쪽짜리 보험이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지난해부터 추진한 보장성 강화로 암 환자들의 부담이 낮아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건강보험의 한계와 보장성 확대로 인한 부작용이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보장성 강화와 함께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과잉진료와 대형병원 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건강보험의 재정적 부담도 우려된다는 지적이 높다. 반면 혜택이 늘었음에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형병원 환자 몰리자 약 2개월치 처방 최근 대한 암 협회가 ‘암 보장성 강화, 그 후 우리의 과제’라는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는 다각적인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의료계에서는 보장성이 강화된 이후 의료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열홍 고려대 의대 교수는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대형병원 집중현상이 더 심각해졌다.”고 했다. 환자가 지나치게 많이 몰리는 의사들은 한 번 진료할 때 2개월치 약을 한꺼번에 처방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해졌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외래 진료를 받아도 되는 환자들이 입원치료를 선호하고, 장기간 입원하려는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영주 서울대 의대 교수도 “진료비 부담이 적어지면서 말기 암환자들이 퇴원하지 않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환자측에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유방암 환우회의 이준희 회장은 “보험적용을 받던 치료제가 갑자기 비급여로 바뀌는 등 일관성이 없어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는 상황도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한 유방암 환자의 경우,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중 효과가 좋았던 약이 중간에 보험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결국 약값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암 치료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후속 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방암 환자는 특히 항 호르몬제 때문에 골다공증이나 자궁암 등의 후유증을 앓게 되는데, 이들 검사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제도상의 허점으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소아암과 조혈모세포이식 분야가 대표적이다. 구홍회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6세 미만 소아가 입원 치료를 받게 되면 본인 부담금을 면제해 주는데 입원에만 국한되다 보니 보호자들이 입원을 고집하고, 입원기간을 늘리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또 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조혈모세포이식술은 합병증이 있을 경우에만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보니, 오전에 수술을 받고 퇴원해, 오후에 합병증이 생겼다며 재입원하는 편법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보장성 확대로 인한 건강보험의 재정부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암 보장성을 대폭 확대한 지난해 9월 이후 금여비 지출규모가 50%나 늘었다. 보건복지부 박인석 보험급여팀장은 “1분기 건강보험 적자가 3300억원인데, 주된 요인은 보장성 강화 때문”이라며 “약제비 조정 등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보 보장률 새달부터 70%대로 확대 각종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암 환자에 대한 보장성 강화는 병만큼이나 경제적 부담이 걱정거리인 환자들에겐 희소식이다. 당장 6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은 PET(양전자단층활영) 검사와 내시경 수술에 사용되는 재료재, 식대 등이다.PET는 주로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되는 검사로 1회 검사 비용이 100만원 정도의 고가였지만, 앞으로는 PET검사에도 보험이 적용돼 환자부담은 20만원 이내로 줄어든다. 복강경이나 관절경 등 내시경 수술에 사용되는 치료재들도 마찬가지다. 보험이 적용되기 전에는 치료재 비용이 100만원이나 됐지만 10만∼20만원 정도로 대폭 낮아진다. 이와 함께 입원환자의 식대도 건강보험에서 지원돼 기본식의 경우 20%만 환자가 내면 된다. 또 지난해 9월부터는 암 등 중증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이 진료비의 20%에서 10%로 낮아졌다. 때문에 2004년에 47%에 불과했던 암환자 급여율은 올해 70.1%로 급증했다.2년 전까지만 해도 진료비용의 50% 이상을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했지만 이제는 30%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같은 암환자 급여율을 오는 2008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내년엔 상급병실료와 초음파 검사비용도 보험이 적용돼 암환자의 보험 보장률이 75%로 오를 전망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설] 보호관찰제 이렇게 허술해서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테러를 한 지모씨가 보호관찰 대상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행 보호관찰 제도의 허술함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지씨는 지난해 8월 사회보호법이 폐지됨에 따라 청송보호감호소에서 나올 때 3년간 보호관찰 대상자로 지정 받았다. 그러나 지난 연말 한나라당 집회 현장에서 모 국회의원에게 주먹질을 하는 등 이미 한차례 문제를 일으켰고, 지난 2월 말에는 거주하던 갱생보호소에서 이탈했다. 보호관찰 관련 규정에는 대상자가 거주지를 이전할 때 10일 안에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또 해당 보호관찰소는 전화통화나 현장방문을 해 대상자를 정기적으로 지도·감독해야 한다. 그런데도 지씨가 자취를 감춘 지 두달 넘도록 인천보호관찰소는 그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이번에 드러났다. 말이 보호관찰이지, 대상자를 지도·감독해 재범을 방지하고 순조로운 사회 복귀를 돕는 본래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 것이다. 지난달 말 현재 보호관찰 대상자는 5만명이 넘는데 이 가운데 1200여명은 소재불명 등의 이유로 지명수배된 상태라고 한다. 정상적인 사회복귀 절차를 거부한, 잠재적 범죄자라 할 사람들이 제한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보호관찰 업무를 맡은 이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무리라는 사실 또한 우리는 인정한다. 담당 직원 한명이 맡는 대상자가 223명으로, 미국·일본의 4∼5배 수준에 이르는 현실에서 그들만을 탓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보호관찰 제도를 전면 점검해 부족한 관리인원을 확충하고 법규를 정비하는 등 보완책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 (7) 서울시장-국중 임웅균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 (7) 서울시장-국중 임웅균

    “내 영어 이름 이니셜이 UK아냐, 그게 유쾌(UK)한 뜻이야.” 국민중심당 임웅균 서울시장 후보와의 동행취재는 그의 말처럼 ‘유쾌’하게 열렸다.16일 서울 여의도 선거본부 사무실. 늦깎이 출마 때문에 체계가 덜 갖춰진 듯 선거본부는 아침부터 어수선하다.“ㅇㅇ서류 어디 있어? 사진은? 후보등록하러 빨리 가야 되는데….” 화를 냈다가도 바로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시종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끄는 힘은 체구만큼 넉넉하고 낙천적인 성격에서 나오는 듯하다. 오랜 ‘가수(그는 성악가보다 가수로 불리길 원한다)’ 생활에서 밴 자유분방함도 한 몫 할 것이다. 10시께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했다.‘독특한 후보’를 향해 플러시가 터진다. 한곡 불러달라는 요청에 “끝까지 부르면 기부행위인데”라며 익살을 부린 뒤 “1소절만 부르겠다.”고 선관위 직원에게 양해를 구한다.“서울시장 선거는 페스티벌, 하나되는 축제…”. 사무실이 쩌렁쩌렁 울린다. 그의 돌출 행동은 다음 방문지인 광장시장에서도 재연됐다. 시장 내 포목상, 행인들이 “저 사람 성악가 아냐?”라며 수근거린다. 높은 인지도에 고무된듯 넙죽넙죽 절을 하며 명함을 돌린다.“가수 임웅균입니다. 서울시장 나왔습니다.”라며 시장통을 누빈다. 튀김가게 아주머니가 “이거 좀 드세요.”라며 튀김 한점을 건네며 노래를 요청했다. 클래식 전공인 그의 입에서 ‘웨딩드레스’‘허공’ 등 귀에 익은 대중 가요가 들려나온다. 박수가 터져나오며 시장은 순식간에 ‘간이 공연장’으로 둔갑한다. 다음 일정은 방송토론회. 토론장소인 서강대로 가는 차안에서도 그의 ‘에너지’는 멈추지 않는다.“토론회가 너무 정략·정치적이야. 시장 후보라면 정책토론을 해야지. 이젠 EQ(감성지수) 정치가 필요한데 말이야.….” 달리는 차 안에서도 ‘문화 시장’이라는 브랜드에 걸맞은 화두를 던진다. 어지러운 간판, 들쑥날쑥한 건물 양식, 초라한 고궁 등에 대한 보완책을 들려준다. 이어 자신이 ‘문화’에 갇힌 후보가 아님을 웅변하듯 환경문제, 강남북 격차 해소 방안 등을 역설한다. 갑자기 앞쪽을 가리키며 “이 기자, 저기 머플러 봐. 대우·쌍용차를 제외하곤 대부분 오른쪽에 달려 있잖아. 저게 바로 인도로 날아간다구. 다 고쳐야 돼. 표떨어지는 소리가 들려도 할 말은 해야겠어.….” 토론회가 끝난 뒤 영등포 시장으로 향했다. 하루 3∼4시간밖에 못자는 강행군. 피곤하지 않으냐고 물었다.“내 몸이 내가 아니야. 그러나 즐기고 있어. 신명나잖아”라고 답했다. 역시 ‘유쾌(UK)’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물류도 아웃소싱 ‘바람’

    국내 유수의 제조업체들이 물류부문 아웃소싱을 늘리고 있다.사실상 물류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유통물류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기업물류서비스 동향과 물류시장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GM대우와 한국 P&G, 웅진그룹, 넥센타이어, 신도리코 등 굴지의 제조업체들이 자사의 물류업무를 제3자 물류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등 물류 전문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보고서는 “물류 아웃소싱을 늘리는 기업들은 고정비가 큰 물류시설을 외부화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물류서비스의 품질도 개선시킬 수 있다.”면서 “제조업체들은 생산 등 핵심역량에 집중하게 돼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종합 물류기업에 물류를 맡기면 혜택을 주는 ‘종합물류기업인증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됨에 따라 이런 현상을 가속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류 아웃소싱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제3자 물류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보고서는 “연간 2조 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제3자 물류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져 물류업체간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3자 물류시장이 활성화되면 물류산업 합리화·고도화가 촉진돼 물류산업이 제조업 지원산업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보고서는 또 “물류 아웃소싱 증가와 함께 제3자 물류업체들의 전문화로 국내 화주기업들의 원가절감, 소비자 만족도 제고 등 공급사슬 전반의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 면서 “정부가 제3자 물류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보완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수입쌀 공매 참가자격 완화

    밥쌀용 수입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공매 참가자격이 대폭 완화되고, 최저 낙찰 예정가도 현실에 맞게 낮춰진다. 미국산 칼로스 쌀에 이어 3일 실시된 중국쌀 ‘칠하원’마저 공매 낙찰률 0%로 완전 유찰되는 사태가 빚어진 데 따른 보완책이다. 농림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공매 참가업체 자격을 연간 매출액 30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인 농산물 도소매업체 또는 일반음식점으로 완화하기로 했다.”면서 “최저 예정가격도 소비자 평가 및 시장 반응 등에 맞게 현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정양곡도매시장 중도매인은 매출액에 관계없이 입찰 참가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공매에 참가할 수 있는 국내 유통업체가 90여개사에서 수백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통공사는 그동안 1주일에 한 차례만 해오던 공매 횟수도 다음주부터는 화요일, 목요일 등 두 차례로 늘리기로 했다. 중국쌀 ‘칠하원’은 이날 실시된 첫 공매에서 낙찰률 0%로 완전 유찰됐다. 칼로스쌀은 2주 연속 낙찰률 0%를 기록했다. 유통공사는 중국산 칠하원 쌀 1등급 20㎏짜리 1044t과 10㎏짜리 1056t 등 모두 2100t에 대한 공매를 실시한 결과 3개 업체가 30t을 신청했지만, 응찰가가 최저 예정가를 넘지 못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공매에 부쳐진 미국산 1등급 쌀 10㎏짜리 1216t과 20㎏짜리 1081t 등 2297t도 1개 업체가 10t을 신청했지만, 응찰가가 낮아 유찰됐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내신은 올리고 논술은 최소화…2008大入 ‘빅뱅’ 올까

    내신은 올리고 논술은 최소화…2008大入 ‘빅뱅’ 올까

    국·공립 주요 대학들이 2008학년도 입시부터 학생부 반영비율을 50%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학교 교육 정상화에 어느 정도 기여할까? 입시전문가들이나 교사·학부모 등은 이번 발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학생부의 실질 반영비율이 높아지지 않는 한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지나친 내신경쟁으로 또다른 사교육을 우려하고 있다. ●“내신경쟁 심화될 것” 우선 우려되는 것은 ‘내신 점수따기 경쟁’이다. 명목상 반영률보다는 실질반영률이 중요하지만 외형 비중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실질 반영률이 올라간다는 것. 이는 공교육 정상화에 바람직하면서도 학생들이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에 보다 더 의존하도록 만들 우려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학생부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도 중간·기말고사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내신 경쟁은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의 경쟁으로 중간 기말고사 성적이 내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내신 대비 시험에 대한 부담이 3년 동안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목고 등은 불리 학생부가 학교간 학력차를 반영하지 않아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학생부 이외 다른 전형요소를 잘해서 상대적으로 나쁜 학생부 성적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평가연구소장은 “내신비중을 높이면 나름대로 대학별 고사 비중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최상위 대학에서는 내신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지원자 대부분들이 내신은 잘 나오니, 다를 수 있다. 특히 특목고나 비평준화지역에서는 내신강화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원외고 이경만 3학년 부장도 “아무래도 특수목적고 학생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대비는? 내신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수능역시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내신반영비율이 현재보다 5∼10%정도 높아질 것이라는 내다 보고 있다. 김영일 교육컨설팅 김영일 원장은 “주요 대학들이 내신성적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키로 한다고 발표했지만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은 현재보다 약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신 성적은 기본이고 수능도 여전히 중요한 전형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신 신뢰 높일 보완책 마련해야” 일부에서는 이번 발표에 대해 지나치게 무게를 두는 것은 성급하다는 신중론도 있다. 외형반영률은 높이지만 대학들이 다단계 전형 등을 통해 실질 반영률은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교 2년생 딸을 둔 이모(45·여)씨는 “수능과 내신, 논술을 모두 따로 준비해야 하는 현실에서 본고사 비율을 좀 낮춘다고 해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일선 교사들은 대학들이 학생부 성적에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근복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고 박기명 3학년 부장은 “이번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학교간 격차를 인정하고 대학들이 학생부를 신뢰하도록 만드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칼로스 쌀 입찰 예정가 낮출 듯

    미국산 칼로스 쌀에 대한 싸늘한 시장 반응이 곧장 공매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입찰 예정가격을 낮춰 낙찰 물량을 늘리는 보완책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진행된 칼로스 쌀 4차 공매에서 입찰 물량이 전혀 팔리지 않아 낙찰률 0%를 기록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이날 미국산 1등급 칼로스 쌀 918t에 대한 공매를 실시한 결과 응찰업체는 1개에 불과했고, 그나마 가격이 최저 예정가에 못 미쳐 유찰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4차례에 걸친 공매에서 입찰 물량이 완전히 유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낙찰률은 1차 2.9%,2차 22.7%,3차 10.5%를 기록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칼로스 쌀도 국산쌀의 처리 과정을 따를 것”이라면서 “통상 도정을 한 지 한 달 넘도록 팔리지 않아 재고로 쌓이면 입찰 가격을 대폭 낮춰 다시 공매로 넘긴다.”고 밝혔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새 아파트 女 10만명당 23명 발암 위험

    새 아파트 女 10만명당 23명 발암 위험

    한국대기환경학회 학술대회에선 실내공기 오염실태를 다방면에서 살핀 연구논문이 대거 발표됐다. 사무실과 PC방, 사립 보육시설, 극장, 대형 음식점 등 이른 바 ‘사각지대’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2004년 6월부터 지하역사·찜질방 등 16개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 질 법정기준이 설정돼 정부의 감독을 받고 있지만 이들 시설은 여전히 대상 밖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학술대회에 발표된 여러 논문의 내용을 실내 장소별로 나눠 정리했다. ●아파트 발암위험 크다 순천향대학 손부순 교수팀의 ‘아파트 실내 발암물질 건강영향 평가’ 논문을 보면,“집에서 잠자기가 겁난다.”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합판이나 접착제, 단열재 등 실내자재에서 뿜어나오는 포름알데히드와 벤젠은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공인한 발암물질. 손 교수팀은 신축 아파트와, 지은 지 4년 이상 된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이들 물질의 인체 발암영향을 구했다. 먼저 전국 6개 도시(서울·인천·고양·김해·목포·여수시)의 새로 지은 아파트 120가구의 실내에서 포름알데히드 농도를 측정, 평균값을 토대로 발암 위해도를 계산했다. 남성은 10만명당 17명, 여성은 10만명당 23명 꼴로 암에 걸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1)). 120가구의 평균값이 아닌 상위 95%의 측정농도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발암확률은 10만명당 90.4명으로까지 치솟았다. 손 교수는 “여성의 위험도가 남성보다 더 높은 것은 주택에 거주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는 6월쯤 최종 연구결과가 나오는대로 외국 학회지에도 논문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지은 지 4년을 넘은 아파트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손 교수팀이 서울·대구·아산시 등 3개 도시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벤젠의 발암 위해도를 평가한 결과, 남성은 10만명당 2.7명, 여성은 3.8명으로 나타났다. 미국환경청(EPA)이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발암물질의 허용기준치를 ‘100만명당 1명’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하기 이를 데 없는 수치다.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처럼 발암위해도 기준을 설정한 뒤 이를 잣대로 유해물질 관리정책을 펴 나갈 계획인데, 환경부는 국내 산업계의 현실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이보다는 완화된 ‘10만명당 1명’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사무실·극장·학원도 기준치 초과 ㈜젝시엔중앙연구소는 환경부가 발주한 ‘미적용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 질 실태조사’ 용역과제 중 일부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일반 직장인들이 근무하는 부산지역 19개 지점 사무실을 면적별, 건축연도별로 나눠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의 농도를 측정했다.99평 미만이거나 지은 지 1년 이내 사무실에서 ㎥당 520∼80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1g)이 검출됐다(그래프(2)). 지하상가·찜질방 등 법정 규제대상 시설물에 적용되는 기준치(500㎍ 이하)보다 최고 1.6배 높은 수준이다. 이 연구소 김도형 팀장은 “사무실 규모가 작을수록, 최근에 지은 사무실일수록 벤젠과 톨루엔·자일렌 등이 포함된 TVOC 농도가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극장·학원 등 실내공기질 규제대상이 아닌 다른 시설도 사정은 비슷했다. 김 팀장은 “복합상영관 극장은 카펫·장식재 등이 화려하지만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심각할 정도로 높게 나온 곳이 많았다. 대형음식점은 일산화탄소, 학원은 이산화탄소가 법정 기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들 ‘미적용 다중이용시설’의 오염실태 조사결과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PC방·보육시설은 어린이 건강 위협 연세대 김성헌(환경공학부) 교수팀은 서울의 한 PC방을 골라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쟀다. 초미세먼지는 입자 굵기가 2.5㎛(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 이하로,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분의1 정도. 이 때문에 코에서 걸러지지 않은 채 막바로 폐조직에 달라붙어 호흡기·심혈계통 등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국내외 학회에 보고돼 있다. 사흘 동안 시간대별로 7차례 오염도를 잰 결과, 이 중 5차례 측정치가 미국환경청 1일 기준(㎥당 65㎍ 이하)을 초과했다. 오염도가 가장 심한 오후 5시∼자정 사이는 159㎍으로 미국기준의 2.5배였다(그래프(3)). 김 교수는 논문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은)PC방에서의 흡연 등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아들이 지내는 보육시설의 공기질 실태도 심각하긴 마찬가지였다. 젝시엔중앙연구소는 올해 초, 지은 지 1∼31년이 지난 부산지역 9개 사립 보육시설의 오염실태를 조사했다.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가 1016(피피엠·100만분의1분율)으로 국·공립 보육시설에 적용되는 법정 기준치(1000)를 넘어섰다(그래프(4)). 특히 2곳의 보육시설은 발암 및 신경독성 물질로 구성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농도가 법정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였다. 김도형 팀장은 “아동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면 사립보육시설도 국·공립처럼 규제대상에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김희리 사무관(생활공해과)은 이와 관련,“다음달 중 공청회를 열어 법 개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공기오염, 개선대책 시급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은 위험천만이었다. 한양대 환경 및 산업의학연구소(소장 김윤신 교수)는 지하철 오염 문제를 다룬 2개 논문을 발표했다. 그동안 환경부 발주 차세대핵심환경기술개발 연구용역 과제로 수행해 오다 이번에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승객들은 지하철 승강장에 있을 때보다 객차 안에 있을 때 더 높은 위험에 노출됐다. 서울시내 1∼4호선 8개 지하철역 승강장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04㎍이었다.1호선(시청·동대문역)이 168㎍으로 가장 높았고,2호선(신도림·사당역)은 81㎍으로 최저였다.3호선(종로3가·고속터미널역)과 4호선(이수·서울역) 승강장도 국내 기준치 이하였다(그래프(5)). 이 연구소 김종철 연구원은 “2호선의 미세먼지 농도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는데, 사당역에 설치된 스크린도어가 차단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객차 내 오염은 사정이 크게 달랐다. 지난해 10∼12월 서울의 1∼8호선 전체 지하철 노선을 대상으로 시발역∼종착역까지 객차 내 각종 오염물질의 농도를 시간대별로 세 차례씩 측정했다. 일산화탄소와 부유세균은 지하철 승강장·지하상가 등에 적용되는 법정기준 미만이었다. 그러나 전체 노선의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기준치(150㎍)의 1.4배, 지하철 승강장(104㎍)보다는 2.1배 높았다.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더 해로운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 비상벨을 요란하게 울려야 할 판이다. 아침 출근시간대의 평균농도가 94㎍으로 측정됐고, 일부 노선에선 최고 312㎍까지 검출됐다(그래프(6)). 미국환경청이 제시한 기준치(65㎍)보다 1.5∼5배나 높은 수준이다. 이산화탄소 역시 아침과 낮, 저녁 시간대 모두에서 실내공기 국내기준(1000)을 뛰어넘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사설] 출총제 폐지, 보완책부터 제시하라

    정부가 출자총액제한제도(이하 출총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08년에는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계 일부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출총제는 언젠가는 폐지돼야 할 제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시기 선택에는 신중한 검토와 보완장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출총제는 대기업이 순환출자를 통해 문어발식 기업확장으로 계열기업을 늘리는 폐해를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대기업들은 무분별한 기업확장과 기업주를 위한 지배력 집중의 수단으로 순환출자를 악용하고 있음이 최근의 현대·기아차 사건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순환출자는 여러 기업이 자본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실제보다 자본을 부풀리기 때문에 시장을 속이는 것이며, 소수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추방해야 할 악습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출총제의 역기능도 커지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21세기는 글로벌 경쟁의 시대다. 국내 대기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자기보다 몸집이 10배 이상 큰 다국적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를 묶는 것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선수들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개방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출총제의 사회적 비용이 커졌다. 우리는 출총제를 폐지함에 있어 이 제도가 갖는 긍정·부정의 양 측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출총제의 폐지에 앞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무분별한 기업확장과 지배력 집중의 문제를 감시하는 장치를 확고히 다져야 할 것이다.
  • [대정부 질문] 여야 “한·미 FTA 속도조절”

    [대정부 질문] 여야 “한·미 FTA 속도조절”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의 강도 높은 비난으로 촉발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싸고 논란이 여야, 여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1일 열린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신중한 협상 자세를 주문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협상전략의 부재를 질타했다. 특히 협상 속도와 자세를 놓고 재야파의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이 당론 및 청와대 입장과는 다른 주장을 제기해 갈등 기류를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은 “내년 3월 끝나는 것으로 돼 있는 협상 일정이 촉박하다는 우려가 든다.”며 “기업·농민·서비스업·의료업 등 이해 당사자와 정부·국회 등이 참여하는 가칭 ‘한·미 FTA 추진을 위한 범국민협의회’와 같은 협의 채널을 설립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정부가 협상도 하기 전에 스크린쿼터, 의약품 가격, 배기가스, 광우병 쇠고기 문제 등의 카드를 미리 양보했다.”며 전략부재를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한·미 FTA 추진을 위한 의무 절차사항인 공청회가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협상 추진을 의결했는데 이는 행정절차 규정 위반이기에 무효”라고 비판했다. 재야파가 주축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이달 초 모임을 갖고 성급한 FTA 추진이 위험하므로 신중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평련의 김태홍 의원은 “FTA를 잘못 체결하면 국가 경제가 거덜나기에 졸속으로 처리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FTA를 예정대로 추진하되 지원·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당정의 입장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FTA 협상과 관련)일부 언론에 보도된 ‘친노(親盧)계열의 반발’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며 “FTA협상은 참여정부가 지난 2003년 마련한 로드맵에 따른 것이고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주목되는 소음피해 배상기준 공개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처음으로 환경피해 구제기준 및 배상내역을 공개했다. 피해배상 기준과 배상액을 공개함으로써 피해자와 가해자가 보다 쉽게 합의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최근 법원에서 제정 검토 중인 ‘양형기준표’의 공개와 같은 취지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번 기준 공개가 소음 등 일상화된 환경 공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과 더불어 국토 여건에 맞는 보다 합리적인 기준 재정립을 위한 공론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환경 관련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밤시간 대에 법정기준치(주거지역 55㏈이하)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인구는 무려 25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낮시간 대에도 1000만명 가량이 과도한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소음관련 민원과 소송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대다수의 국민은 여전히 불편을 감수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소음은 대화 방해나 수면장애·청력장애 등 개인적 영역을 넘어 소음지역 거주자의 신체·정신적 건강까지 해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파트 층간 소음은 이웃간 불화의 요인이 되기도 하고, 공사장 소음은 주변지역 주민의 집단민원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번에 공개된 기준은 건축법 등 개별 법령에서 규정한 환경기준에 비해 다소 높다. 관련법들이 도시 고밀도 개발시대 이전에 제정된 탓이다. 개발업자들이 법적 소음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배상기준 공개를 계기로 환경단체와 건설업체·소비자단체·정부 등이 한데 모여 ‘지킬 수 있는 소음기준’에 관해 심도있는 토론을 펼칠 것을 제안한다.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심판 ‘존재의 이유’

    만약 심판 없이 축구 경기를 치른다면 어떻게 될까. 종종 축구는 ‘한 판의 바둑’에 비유된다. 하지만 ‘고수’들의 준열한 포석일 리는 없다. 심판은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한 안전핀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높은 수준의 경기를 빚어내는 창조적인 지휘자다. 축구팬에게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은 국내 프로축구 때문이다.K-리그는 현재 난타전이다. 상위권을 확보한 팀이 있고 하위권으로 처진 팀이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초반전. 한두 경기만 이겨도 금세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심판의 존재는 더욱 막중해진다. 선수들은 수시로 심판에게 항의를 하고 감독들도 테크니컬 라인을 벗어나거나 양복 상의를 벗어던진다. 서포터스의 야유 소리도 커진다. 이 정도라면 아직 괜찮다. 축구장에 야유가 없다면 그 또한 심심한 일.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더욱이 올해는 월드컵 때문에 전체 일정이 빡빡하다. 선수들은 쉬 피로해지고 코치진도 여유있게 지략을 펼칠 시간이 없다. 심판의 휘슬에 항의하고 도전하는 일이 벌어질 우려는 더욱 커진다. 프로축구연맹의 김용대 심판위원장이 지난 27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룰에 맞게 엄격하게 휘슬을 불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가 밝힌 ‘8가지 기준’ 가운데 특히 주목할 것은 팔꿈치 가격과 경기 지연, 그리고 거친 항의 행위다. 이것들은 그동안 국내 경기에서 자연스러운 경기의 일부로 간주되었지만 올해부턴 사정이 다르다. 김 위원장은 특히 “경기 종료 후 심판이 그라운드에서 나올 때 지나친 항의나 야유를 하는 건 사양해 달라.”고 당부했다.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경기가 진행될 때는 카드를 쥔 심판을 마지못해 존중하면서 경기가 끝난 뒤엔 심판을 밀치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때에도 경기 감독관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여전히 K-리그 경기장엔 관중이 부족하다. 하위권 팀 경기에는 고작 1000여명 안팎이다. 그 이유를 잦은 항의와 욕설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그러나 과열 양상이 팬을 쫓아낸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텅빈 경기장엔 또다시 자연스레 욕설이 오갈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심판에 대한 동업자 정신, 그 신성불가침의 권위를 존중하는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의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공무원 지방선거 개입 속출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고발되는 등 공무원들의 불법 선거개입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9일 현재 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거법 위반으로 적발된 공무원은 모두 258명이다.공무원들이 선거 후 승진 등 인사상의 혜택이나 이권을 노린 경우도 적지않아 지자체의 부정부패 심화가 우려된다. 지자체 출마 예정자의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공무원이 직접 나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입당 원서 모집이나 당비 대납까지 하면서 선거 개입 유형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전남 목포시 공무원 28명은 무더기로 민주당 전남도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가 16일 선관위에 적발됐다. 교육부 공무원 8명은 열린우리당 정책간담회에 참여해 학부모들의 질문에 답하는 등 공무원 중립 의무를 위반해 최근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경북 모 지역의 면장은 도지사 출마 예정자의 비서로부터 부탁을 받고 70장 이상의 입당 원서를 받아준 뒤 20여만원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지난 9일 고발 조치됐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 범죄는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같은 행위라 하더라도 더욱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선거법 위반으로 적발된 258명 가운데 246명이 경고·주의 조치를 받았지만 검찰에 고발되거나 수사 의뢰된 공무원은 12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선관위가 ‘공무원 중립 의무’가 아닌 일반 조항을 적용,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거법 9조(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위반해도 주의나 경고 등 가벼운 제재 이외에 처벌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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