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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 농산물 절반까지 유통 맡는다

    전체 농산물의 절반가량을 농협(생산자 단체)이 계약재배 형식으로 확보해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말·연초에 폭등세를 보이는 채소 등 농산물의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8일 배추·무 등 채소류에 대해 농협이 현재 8% 수준에 불과한 취급 물량을 2011년 15%, 2015년 5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배추의 경우 산지유통인이 전체 물량의 80% 이상을 점유해 농협의 직거래보다 유통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 소비자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실제 농가에서 포기당 1000원에 출하된 배추는 산지유통인을 거치면서 소매가가 2950원으로 치솟은 반면 농협이 출하한 배추는 소매가가 1300원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현재 5∼7단계로 형성된 유통단계를 3∼4단계로 줄여 직거래를 늘리고, 농협과 농가 간 계약도 1년 단위에서 다년계약제(3년 이상)로 전환하는 등 보완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정부의 수입산에 한해 수요량의 3%만을 정부가 비축해 오던 것을 올해부터는 국내산을 포함해 수요량의 5%를 비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외 농협이 운영하는 ‘전국단위 도매물류센터’를 수도권·영남·호남·강원권 등 전국 4대 권역에 설립해 소비지 대량구매처에 농산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유가폭등 물가대책 13일 발표

    정부가 유가 급등으로 연초부터 물가불안이 심각해지자 오는 13일 특별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서민을 위해 ‘물가와의 전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물가억제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한 부처별 관리방안을 조속히 수립하라. 불가피한 것은 속도를 늦추고 억제할 수 있는 것은 억제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5일 민생안정차관회의를 열고 각 부처의 물가 세부 대책을 확정해 13일 동절기 물가 대책을 발표한다. 우선 정부 물가대책은 공공요금과 지방요금을 억제하기 위한 보완책과 식료품 가격의 동시 인상 방지, 농수산물 비축량 방출, 담합에 대한 철저한 감시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기요금, 열차료, 도로통행료 등 중앙 정부가 담당하는 공공요금은 유가가 폭등하지 않는 한 1분기까지는 인상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또 대학등록금은 인상 폭을 최소화하거나 동결을 위해 재정 및 행정적 지원, 징계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 김성수·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5부요인 신년사… “서로 배려·화합해야”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로”

    ●박희태 국회의장 박희태 국회의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시련과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를 배려하고 화합하는 정신”이라며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크게 화합하는 것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는 ‘태화위정(太和爲政)’의 정신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훈 대법원장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법부는 국민의 고통과 아픔을 치료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재판다운 재판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새해에도 더 낮은 자세로 소통하면서 국민의 시각에 맞춰 변화와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루어 나가겠다.”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국민이 감동하는 사법부를 만들어 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신년사에서 “헌재는 모든 분야에서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한층 더 존중되고 구체적으로 실현되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헌재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권력분립과 법치주의 확립,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 등에 힘써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세계적인 선진 헌법재판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 김황식 국무총리는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를 이루는 데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법과 원칙, 공정과 신뢰, 나눔과 배려가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특히 일자리와 복지, 교육 문제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삶과 직결된 현안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풀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양승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양승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더욱 건실한 민주주의를 위해 선거의 실질적 내용 면에서 향상을 가져올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투표 참여의 당위성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통합명부의 도입 등 투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책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새 영화진흥위원장의 조건/김병재 동국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새 영화진흥위원장의 조건/김병재 동국대 겸임교수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직무대행 김의석)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진보·보수 간의 이념대립과 신·구세대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되고 있는 영화계의 대립과 갈등은 분명 도를 넘었다. 일부 세력은 여전히 현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에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정부 정책에 길들여진 관행 때문이다. 영진위가 다시 위원장 공모에 나섰다. 임기 3년의 새 수장(首長)을 뽑는다. 위원장은 한국 영화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영화 산업의 진흥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영화발전기금을 관리 운영하는 것이 주요 임무이다. 한해 500억여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자리다.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이다. 영화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벌써부터 차기 위원장 자리를 놓고 수면 아래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조희문 낙마 이후 지난 10년 이상 영화제의 실력자로 자리를 굳힌 진보 인사나, 당시 산업 현장에서 맹주 노릇을 했던 인물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는 말이 들린다. 지난 문화 권력의 탈환이 목적인 듯하다. 여기에 “이젠 교수는 안돼.”라는 교수 불가론에서 “생선가게를 고양이한테 맡길 수 없다.”는 CEO 불가론까지 자신들의 희망을 섞은 바람이 보태지면서 충무로가 술렁인다. 교수 불가론은 조희문의 도중하차가 배경인 것 같다. CEO 불가론은 지난 정권시절 한국 영화사상 최고 르네상스라며 호기를 부리며 거품시장을 주도했던 장본인들이라는 것이 이유다. 실패한 CEO라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 열악한 영화산업의 상당 부분은 그들 책임이다. 당시 충무로엔 돈이 넘쳐났다. 그래서 영화는 쏟아졌고, 연기자 출연료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투자 받으면 강남에서 술판부터 벌였다. 그들 일부는 거품이 꺼지면서 대학과 지자체의 영화제로 자리를 옮겼다. 필자는 굳이 직업군으로 분류한다면 관료 출신이 바람직해 보인다. 실패한 CEO나 교수보다는 능률적인 행정 처리와 진보·보수의 이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위원장의 조건으로 직업이 기준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현 정부의 문화정책을 구체적인 비전으로 제시하고 그에 따른 진흥정책을 제대로 집행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국내 영화산업이 선순환 구조로 작동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대에 맞는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고 수행할 것인지, 갈수록 더해가는 대기업의 투자·배급 독과점에 따른 개선책은 무엇인지, 불법 복제를 막아 윈도 시장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방안을 마련하고, 거기에다 영화계의 오랜 반목과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 새 위원회는 지원 방식 변경에 따른 새 정책을 내야 한다.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도록 사전에 유도하는 정책에서 일정 수준의 콘텐츠를 골라 밀어주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을 기조로 사후, 간접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그래서 콘텐츠 제작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보완책을 세워야 한다. 새 영진위는 대행체제로 불가피하게 발생했던 행정의 느슨함을 속히 만회해야 한다. 영진위가 최근 공공기관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2년 연속 꼴찌 단계인 ‘미흡’ 평가를 받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위원회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사업을 파행으로 몰고 간 사무국장, 부장급 간부들의 책임을 물어 일신해야 한다. 최근에 접한 40대 간부급의 장기 해외 연수 역시 여전히 영진위가 신이 내린 공기업임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영진위의 새 수장은 다양한 소통방식을 가동해야 한다. 하지만 일전처럼 보여주기 위한 좌·우 간의 화합 제스처는 곤란하다. 영화인협회로 대표되는 보수 진영과 제작가협회 및 독립영화협회 등 진보 측 외에도, 프로듀서 조합(PGK), 영화산업노조, 영상기술학회, 비상업영화기구, 영화평론가협회 등과도 다양한 의견을 소통해야 한다. 특히 지난 정부 때의 프로듀서 1세대와는 달리 현재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제작현장 중심에 있는 프로듀서조합과 영화산업노조와의 소통은 절실해 보인다.
  • “인턴 폐지 환영… 실습 강화해야”

    “인턴 폐지 환영… 실습 강화해야”

    전공의 수련제도에 수술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료계에서도 이견이 없다. 임상의학의 세분화·전문화로 수련의 교육을 다양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연 3000만원도 안 되는 ‘헐값’ 연봉으로 인턴제를 운영해 병원 수익을 챙기고, 전문의들의 수발에 인턴들을 동원하는 의료계의 도제식 관행도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영 위주의 현행 인턴제도로는 의료서비스의 최종 소비자인 환자의 안전마저 보장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의료인들은 물론 의료 소비자인 국민들까지 인턴제도 폐지를 환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 모 병원의 3년차 레지던트 강지수(28·여·가명)씨는 “내과·외과 등 메이저과의 레지던트 1년차들은 처음부터 모든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할 정도로 인턴과정이 부실해 초반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행 인턴제도를 없애는 대신 현장실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비해 병원 잡일이 많이 줄어서 인턴도 과거처럼 많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인턴제도 폐지를 환영했다. 그러나 대한의학회에서 제시한 인턴제 폐지안이 완벽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는 지적이 많다. 대형병원의 인턴을 모두 레지던트 1년차(NR1)로 전환하고, 중소병원에서는 인턴제를 유지하게 하는 부분폐지안은 인턴제와 NR1 간의 혼선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또 중소병원 인턴은 대형병원의 NR1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능한 의료인’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게다가 수도권·대형병원들의 NR1 쏠림 현상으로 인한 지방·중소병원의 인력난·경영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전문의는 “모두가 대형병원에서 레지던트를 하려고 하지 중소병원에서 인턴을 하려고 하겠느냐.”며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혼선을 막기 위해 인턴 완전폐지안도 제시됐지만 이 역시 의대·의전원 졸업 후 더 많은 순환근무와 임상경험을 한 뒤 전공을 선택하려는 의사들의 수련 요구에 부응할 방법이 없다. 한번 전공을 선택하면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현재 레지던트 마지막 해에 진행되는 전문의 자격시험을 연차별 시험으로 변경하고, 전공의 근무시간 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원활한 인력수급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병원 간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왕규창 서울대의대 교수는 “학생이 원할 경우 NR1으로 들어가기 전 인턴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하게 하고, 의대·의전원의 임상 실습을 강화해 학생 때 전공 탐색의 기회를 충분히 갖게 하면 좋은 보완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학기간을 이용해 다른 대학이나 병원에서 실습할 기회를 넓히고, 대학 간 교류를 촉진하는 것도 중요한 개선책”이라고 덧붙였다. 안석·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포스코 4조2교대 근무제 내년 도입

    포스코 4조2교대 근무제 내년 도입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생산현장에 파격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내년부터 포스코 포항과 광양 공장의 생산직 직원 1300여명은 나흘간 근무하고 나흘간 쉬도록 한 것이다. ‘포스코의 실험’이 여러 대기업의 현장 근로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공장 7곳, 광양제철소 공장 6곳과 두 지역의 일부 부서를 포함한 사업장 16곳에 ‘4조2교대 근무제’를 공식 도입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렇게 되면 12시간씩 나흘간 일하고 나흘간 휴무하게 된다. 기존 4조3교대 8시간 근무제와 비교해 근무 시간에는 차이가 없지만 휴무일이 연간 103일에서 191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휴무일을 활용해 자기 계발이나 체력관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됐다. 4조2교대 근무제로 전환하자는 이야기는 올해 초 노경협의회에서 처음으로 본격 논의됐다. 정 회장이 지난해 12월 “2010년에는 4조2교대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뒤 추진에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평소 직원들이 일과 삶에서 균형을 찾도록 하라는 평소 지론이 밑바탕이 됐다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줄이고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자주 강조하는데 4조2교대 근무제 역시 일하는 방식의 일대 혁신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우선 지난해 12월 계열사인 포스렉과 포스코 파워가 시범운영에 들어갔고, 노사 공동으로 4조2교대를 시행 중인 국내외 기업을 벤치마킹했다. 이번에 4조2교대로 전환한 사업장들은 올 7월부터 6개월간 시범운영 후 최근 찬반 투표에서 75.2%의 찬성률을 얻은 곳이다. 이들은 전체 교대근무자 7000여명 가운데 19%에 달한다. 포스코는 지난 10월 2차 시험운영에 들어간 29개 사업장에서도 6개월 후인 내년 4월쯤 공장별 투표를 거쳐 4조2교대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이런 근무제도는 포스코 안에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4조2교대를 시범실시해 본 직원들은 ▲연속 근무일수 감소 ▲휴게여건 개선 ▲업무부하 경감 ▲휴무일 증가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포스포 관계자는 “낮 근무와 밤 근무를 교대하는 사이에 휴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어 부담이 줄고 이에 따라 생산성이 좋아지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7년 3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바꾼 포스코 계열사 삼정피앤에이의 경우 철강원료 생산량이 25%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직원들은 제도 전반에 대해 찬성하면서도 신체리듬 적응이 어렵다는 점과 휴무일에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적다는 점 등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했다. 포스코는 노경협의체를 중심으로 휴무일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보완책을 준비할 계획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대법 “강제연행된 음주측정 거부자 무죄”

    대법 “강제연행된 음주측정 거부자 무죄”

    최모(37·여)씨는 지난해 6월 경기 부천시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안전유도등을 들이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최씨에게서 술냄새가 나자 “음주운전을 했느냐.”고 물었지만, 최씨는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음주측정을 하자며 최씨를 지구대로 강제연행했고, 최씨는 끝내 측정에 응하지 않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유죄일까. 무죄일까.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한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이 같은 상태에서 이뤄진 음주측정 요구 역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경찰이 변호인 선임권 등 미란다 원칙을 알리지 않는 등 형소법 절차에 어긋나게 최씨를 강제연행한 만큼,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형소법은 이런 경우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가 잦아지고 경찰도 대대적인 음주 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법원은 음주측정 거부자를 강제연행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대법원은 1994년 이미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운전자를 지구대로 끌고 가는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를 세웠다. 2006년에는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볼 만한 이유가 있더라도 형소법 절차를 무시한 채 이뤄진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경찰 일각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서울시내 한 경찰서의 교통과장은 “술에 취해 경찰관하고 시비가 붙어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변호사 선임권 등을 얘기해줘도 못 들었다고 행패를 부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찰관도 “기계적으로 불법체포다 불법연행이다라고 한다면 임의동행으로 경찰서에 오고도 자신이 불리하면 불법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면서 “형사소송법으로 체포 절차를 정한 취지는 이해하더라도 경찰 자체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경찰이 강제연행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서울의 한 판사는 “음주운전 의심자가 지구대로 굳이 가지 않으려 한다면 측정기를 현장으로 가져오는 방법이 있다.”면서 “이마저 여의치 않을 때는 현행범체포나 긴급체포 같은 합법적 절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16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시내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음주단속을 벌인다. 경찰은 기동대와 순찰대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서울 도심 번화가와 자동차전용도로 진입로 등 93곳에서 음주운전자를 적발할 계획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올 들어 11월 말까지 서울에서 3494건의 음주 교통사고가 발생해 48명이 숨지고 6300여명이 다쳤다. 음주운전은 명백한 범죄인 만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섭·정현용·임주형기자 newworld@seoul.co.kr
  • 철도공단, 공기업 최초로 직급 폐지

    철도공단, 공기업 최초로 직급 폐지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의 인사 실험이 계속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철도공단은 합리적인 인력 운용과 공기업 연봉제 도입 등에 대비해 직급을 폐지하고, 고위직 임기제를 시행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와 관련, 철도공단은 오는 21일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후 대규모 후속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직급 폐지에 따라 현재 9단계인 계급운영체계가 6단계로 축소된다. 1~6급으로 나뉜 직급이 사라지고 ‘사원-과장-차장-부장-처장-실·단·지역본부장’ 형태로 전환된다. 국내에서는 민간 기업 일부가 이를 채택하고 있다. 사원과 대리는 사원으로 합쳐지고 3급 및 2급을 임명했던 팀장과 2급 또는 1급이 맡던 처장은 평가를 통해 부장과 처장으로 각각 재편된다. 이 과정에서 실적과 역량이 떨어지는 처장이 부장으로 떨어지는 극약처방도 예상된다. 철도공단은 직위 체제 전환에 따라 ‘직급 인플레’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또 같은 직무를 수행하는 처장이라도 직급에 따라 연봉 차이가 발생하는 ‘불합리’ 개선도 가능해졌다. 최고위직인 실·단·원장·지역본부장 등 10개 자리에 대해서는 임기제가 도입된다. 2년 임기에 1년을 연임할 수 있는 상임이사와 동일한 형태다. 직급상한제와 임금피크제도 그대로 적용받는다. 대신 상임이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 10개 자리 중 하나는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보직경로’도 구축했다. 철도공단은 10개 자리를 내부 공모로 선발할 방침이다. 단 정년이 3년 남아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전문직은 지원할 수 없다. 계급상한제에 들어간 간부가 공모를 거쳐 임명되면 매년 10%의 임금 삭감을 적용받으면서 최대 3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시행된 직급상한제와 임금피크제 보완책으로 해석된다. 철도공단은 당시 전문직으로 전환된 간부들의 대거 퇴직을 예상했지만 대부분 그대로 잔류하면서 ‘인력 선순환’ 효과가 미미했다. 이에 따라 부장급 이상 간부들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가혹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철도공단은 직급상한제 취지를 유지하겠다는 원칙이 확고하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기형적인 조직으로 출발하면서 간부가 많고 하위직이 적은 항아리형 구조가 심화됐다.”면서 “최근 3년간 차장 승진인사가 사라지는 등 하위직의 사기 저하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쟁체제 도입 및 능력에 따른 보상(승진) 등의 활력소가 마련됐다.”면서 “최소 2년 후면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도공단은 지난 7월 공기업 최초로 직급상한제 및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간부 30명을 보직해제하고 전문직으로 전환했다. 직급상한제는 한 직급 장기 근무자로 1급은 10년, 2급은 12년 이상이 대상이다. 직급상한제에 걸리면 매년 10%씩 임금이 깎여 최대 50%까지 감액된다. 임금피크제는 정년이 3년 남은 3급 이상 간부가 대상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시론] 체벌논란을 교육발전의 전기로/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시론] 체벌논란을 교육발전의 전기로/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체벌 금지 정책과 그 대안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 주로 학생 인권, 타인의 권리, 대체 교육 수단 미흡 등등의 논리를 토대로 한 찬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체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밝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차원에서 몇 가지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체벌과 관련하여 크게 바뀌어야 할 것은 교사 역할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지금까지 중등교사는 교과전문가로 양성되었고 교사들도 자신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사는 학급이라는 학습조직이 수업을 시작하여 끝날 때까지 수업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가도록 이끌어가는 학급경영자 또는 수업경영자라는 인식을 하기 어려웠고, 그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도 갖출 기회를 갖지 못했다. 클린턴 대통령 때 최고의 교사로 미국 백악관에 초청 받아 강연을 했던 해리 왕이라는 중학교 과학 교사가 있다. 이 사람이 써놓은 학급경영 책에 보면 자기 수업을 듣는 여러 반 아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학기 초 경영기법을 포함하여 수업 시작에서 끝날 때까지 적용하는 구체적인 행동 수칙과 상벌 수칙, 성공적인 적용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주로 교사가 재미있는 학급경영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제 초등과 마찬가지로 중등교원 양성과정에서도 교사가 학급경영자라는 인식과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시켜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기존 교사들의 학급경영 역량 제고를 위한 연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유념할 것은 준법정신을 갖춘 민주시민을 길러내고자 하는 교육목표와 무작위 체벌에 의한 학급경영과의 관계이다. 체벌로 학생을 다스리는 교사는 직접 문제 학생을 적발하고 체벌 수위를 결정한 후에 곧바로 집행까지 하므로 거의 절대군주와 비슷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교사의 기분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법 규정 준수 교육이 아니라 교사의 눈치를 살피는 교육을 받게 된다. 체벌 논쟁은 학생 인권 차원과 함께 준법정신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길러내기 위한 바람직한 교육법에 대한 논의로 발전해 가야 할 것이다. 학급이 과거 형태의 체벌이 아니라 학생들이 참여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만들어진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규칙과 행동 수칙, 그리고 상벌 기준에 의해 경영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규칙과 수칙은 담당 교사와 교과목의 특성, 환경적 특성, 성, 연령, 학급 규모 등 학생들의 특성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다. 해리 왕에 따르면 미국의 유능한 교사들은 400여개의 수칙이 담긴 자신만의 수칙집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학기마다 40여개를 골라 학생들과 합의한 후 활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교과부나 교육청, 학교 차원에서는 교사와 단위 학급의 특성, 그리고 학생들의 참여가 보장되도록 큰 원칙만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 셋째, 학교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상담교사가 배치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를 보면 학생생활지도를 일차적으로 책임져야 할 교사들이 조그마한 문제만 생겨도 학생을 상담교사에게 보내고, 상담교사는 밀려드는 문제 아이들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려워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교사가 상담전문가나 특수교육전문가 등의 특별한 지도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선별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기본 연수를 시키고, 그러한 경우에만 학생지도를 위탁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사회 차원의 지원이다. 체벌이 금지된 상황에서의 학생 지도 문제를 학교나 교육계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로 보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부모 소환제 등을 보완책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만일 학부모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소환에 응하지 않는 부모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제재 조항 신설, 문제 가정에 대한 지원책 마련 등 부모의 교육 의무 관련 법 규정과 필요한 지원책을 국가가 만들어 주어야 한다.
  • 옥천 포도·청원 쌀·보은 대추·영동 와인… 특산물 홍보관 건립 붐

    충북 지역 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특산물 홍보관 건립에 나서고 있다. 지역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특산물을 알려 판매량을 늘리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지자체 너도나도 계획·추진 1일 충북도에 따르면 옥천군 청성면 산계리 포도연구소 내에 지상 2층(연면적 413㎡) 규모로 마련된 포도홍보관이 2일 개관할 예정이다. 도가 10억원을 들여 건립한 홍보관 1층에는 세계 185종의 포도를 비교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포도의 생리·생태·육종법 등을 관찰하는 포도나무 모형,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포도탐구시설, 포도가공식품 전시관 등이 들어섰다. 2층에는 교육관과 와인 시음장이 설치돼 관람객의 교육·휴식공간으로 활용된다. 포도연구소 김현주씨는 “옥천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포도재배단지가 형성된 곳이라 포도연구소와 홍보관을 잇따라 개관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원군은 지난 9월 농업기술센터 내에 청원생명쌀 홍보관을 마련했다. 청원생명쌀은 러브미 5회 수상과 로하스 4년 연속 인증 등 명품 쌀로 인정받고 있으나 외지인들에게 이를 홍보할 마땅한 공간이 없었다. 농업기술센터 내 90여㎡ 규모로 마련된 홍보관은 청원생명쌀의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모든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보은군은 지난 7월 장안면 개안리에 대추홍보관을 건립했다. 대추홍보관에 들어서면 터치스크린 등을 통해 보은 대추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아보고, 대추로 만든 가공품도 만나볼 수 있다. 밤과 낮의 기온차가 큰 속리산 자락에서 생산되는 보은 대추는 당도가 높아 2008년에는 청와대에 납품되기도 했다. 보은군은 관광객들이 다녀갈 수 있도록 대추홍보관과 관광상품을 연계시킬 계획이다. 영동군은 와인을 알릴 수 있는 홍보관과 조형물을 지을 예정이다. 최근 군의회가 건립 예정 부지가 적절치 않다며 이 사업을 위해 편성한 7억여원의 예산을 전액 삭감해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군은 보완책을 마련해 군의회에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옥천과 함께 포도 생산지로 유명한 영동군은 토종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코리아㈜에 군비를 출자하는 등 와인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음성군은 감곡에 복숭아 홍보관을 지을 예정이다. ●판매 기대만큼 늘지 않아 하지만 홍보관이 제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증평군은 2005년에 증평읍 송산리 도로변에 인삼관광휴게소를 건립해 인삼 홍보와 판매를 병행하고 있는데 사람은 많이 찾지만 기대만큼 판매가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신정수 충북도 유통관리팀장은 “임대료가 비싸 어려움이 있겠지만 관내보다는 대도시에 특산물 홍보관을 짓는 게 효과 면에서 클 것 같다.”며 “관내에 짓는다면 관광객들이 들를 수 있도록 관광지 인근에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부자감세’ 오락가락 한나라 국민신 뢰 받겠나

    한나라당이 그제 ‘부자 감세 철회방안’을 놓고 하루종일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오전에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브리핑에서 대변인은 “정두언 최고위원이 제안한 부자 감세 철회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2012년부터 시행이 예고된 소득·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방침을 철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몇 시간 만에 ‘원론적 검토 돌입’으로 바뀌었고 대변인도 “부자 감세를 사실상 철회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을 바꿨다. 내부 조율을 거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국회가 결정한 사안에 대한 철회 방침을 발표하자 당 지도부에서 강한 반대론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하루 동안 오락가락하고 입장을 번복하는 것이 과연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취해야 할 태도인지 묻고 싶다. 이런 식의 정치를 하면서 국민들이 국가와 정부, 정치권을 신뢰하기를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어떤 방식이 됐든 고소득층 감세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 선회가 예상된다. 부자정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것은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여당으로서는 시급한 과제이며, 당 노선을 개혁적 중도보수로 바꾸겠다는 안상수 대표의 선언과도 일맥상통한다.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중산층 붕괴로 복지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세수를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자 감세 철회안을 주도한 정 최고위원에 따르면 감세 철회로 5년간 7조 4000억원의 세수증대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통해 확보한 세수를 복지예산으로 돌려 양극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기업들의 투자 의욕 고취와 고소득층 소비 유도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 한다는 감세정책의 기대효과도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세정책 철회의 논거를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대선 공약이자 국가 주요정책을 여당 스스로 이렇게 간단히 ‘없었던 일’로 할 수 있는 것인가에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변화된 상황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여론수렴과 토론을 거쳐 철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또한 부자 감세를 철회하더라도 대선 공약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책임있는 집권 여당의 자세는 좀 더 신중하고 정교해야 한다.
  • ‘미술품 양도세’ 내년 시행 집단반발 술렁이는 미술계

    ‘미술품 양도세’ 내년 시행 집단반발 술렁이는 미술계

    20년을 끌어온 미술품 양도세부과가 이번엔 시행될 수 있을까. 미술품 양도세 시행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였던 미술계가 집단 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미술품 양도세는 작고한 작가의 6000만원 이상 미술품 거래에 대해 매매차익의 20%를 과세하게 된다. 미술계는 국내 미술시장이 아직 취약한 현실에서 양도세가 부과되면 시장이 위축되고, 음성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미술품 양도세는 1990년 처음 입안된 뒤 5차례 유보를 거쳐 2003년 폐지됐다가 2008년에 재도입, ‘2011년 시행’을 조건으로 그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화랑협회, 미술협회, 평론가협회 등 20여개 미술 관련 단체는 새달 4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한국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방안-미술품 양도세 부과와 관련하여’를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양도세 반대 서명 운동에도 조만간 돌입할 계획이다. 국민 정서와 여론 동향을 살피며 뭍밑 작업을 해오던 미술계가 11월 중순에 열리는 국회 재경위원회 조세소위를 앞두고 전방위 행동을 통해 양도세 시행 저지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2003년에는 불과 시행 13일을 앞두고 백지화된 전례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강승규(한나라당) 의원도 지난 21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미술품 양도세 부과를 신중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미술계가 똘똘 뭉쳐 양도세 백지화를 이끌어냈던 2003년이나 양도세 부과 재입안에 반대해 140여개 화랑이 집단 휴업했던 2008년과 비교하면 ‘투쟁’ 동력은 떨어져 보인다. 양도세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화랑협회조차도 법안 폐지는 사실상 무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표미선 화랑협회장은 25일 “무조건 안 된다가 아니라 시장이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품 수사로 불똥이 튄 ‘삼성 특검’, ‘국세청 그림 로비 사건’ 등 잇단 악재로 미술시장이 거의 개점휴업 상태라는 항변이다. 서울옥션이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양도세 부과가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낙찰된 작품 646점 가운데 양도세 대상작은 29점으로 4%에 불과했지만 낙찰가로는 56%에 이르렀다. 여기에 개인 컬렉터 비중이 88%를 차지하는 현 미술시장 구조에서 양도세 부과는 치명적이라는 게 양도세 반대를 주장하는 미술인들의 하소연이다. 서울 청담동의 한 화랑 대표는 “개인 컬렉터들은 세금 자체보다 신원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고가품 거래를 기피하는 등 양도세 우려에 대한 여파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계는 현재 연간 3500억~4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2조원 정도는 돼야 하고, 기업과 기관 등 법인 컬렉터의 비중이 50%를 넘어야 양도세가 도입돼도 미술시장이 타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는 단호하다. 시기상조라는 미술계 주장을 받아들여 지금껏 양도세 부과를 미뤄 왔지만 조세 형평 원칙상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측은 선진국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미술품 양도세를 시행 중이라며 예고된 대로 내년 시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외국의 경우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은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스위스·뉴질랜드·홍콩 등은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법안을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데다 여론 등을 감안할 때 미술계 내부에서도 올 것이 왔다며 양도세 부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화가인 장유호 미술협회 정책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흔들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거래의 투명성과 작품 가격의 추정 가능성 등 바람직한 측면이 크다.”면서 “거래 이력이 증명되면 박수근, 이중섭 위작 같은 문제들도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사립미술관 학예실장도 “소득이 있으면 과세하는 게 당연하다. 다만 투기 목적인지 아닌지를 구분해 과세하는 등 세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술계는 국회에서 양도세 시행을 막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시행령을 최대한 완화하는 방향의 대안도 모색 중이다. 가령 양도세 부과 기준을 1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기업 구매 시 손비(損費) 처리 기준을 현행 300만원에서 대폭 올리는 방안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조세 형평이냐, 미술시장 활성화냐, 두 가지 갈림길에서 국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대물’ 내홍… 작가 이어 PD도 하차

    ‘대물’ 내홍… 작가 이어 PD도 하차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수목극 정상을 달리고 있는 SBS 드라마 ‘대물’이 작가 교체에 이어 연출자까지 하차하는 등 심각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정치권마저 연일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한마디로 내우외환이다. ‘대물’ 연출을 맡은 오종록 PD는 20일 “6회까지 연출을 했고 8회까지 대본 작업에 참여했으나 제작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면서 “여기에는 어떤 외압도 없었으며 자의적인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를 두고 총연출을 맡는다느니 대본에만 전념한다느니 말들이 많은데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 PD는 중도하차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수개월간 연출과 대본 수정작업을 겸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왔고 나 스스로 견디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SBS에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더니 지난 주말 회의를 통해 연출자를 김철규 PD로 교체했다. 나더러 연출에서 빠지고 대본에 전념해 달라고 19일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솔직히 이런 결론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오 PD는 “내가 작가도 아니고 연출자도 바뀐 마당에 대본 수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완전히 빠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분명한 것은 난 피해자도 아니고 이 과정에서 어떤 외압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물’은 지난 8월 촬영에 앞서 작가를 교체했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 외압설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은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극 중 인물(고현정 분) 설정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띄우기’라며 내심 불편해하고 있고, 민주당은 민우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의 극 중 정당 이름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합성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SBS 측은 “작가와 오 PD 간의 견해 차이가 커 (드라마 방영 전에) 작가 교체가 결정된 것”이라며 정치권 외압설을 일축했다. 제작사(이김프로덕션)와의 심각한 갈등설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 PD는 “제작사와 오랜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갈등이 뭔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 빠지는 입장에서 드라마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입을 다물었다. 이렇듯 제작사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데다 작가와 연출자가 모두 바뀌면서 드라마 제작은 차질이 예상된다. 구본근 책임프로듀서(CP)는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드라마가 방영되는 도중이어서 모든 것이 민감하다.”며 말을 아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기를 그린 ‘대물’은 총 24부작으로 현재 10부까지 대본이 나왔고, 7~8부를 촬영하고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비경찰대 출신 ‘특진 확대’ 반발 왜?

    ‘경찰대 출신 등의 독주를 막고 승진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한 조치라는데 ‘비(非) 경찰대 출신’ 일부가 반발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20일 행정안전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특별승진(특진) 비율을 최대 30%까지 늘리겠다는 경찰위원회의 승진제도 개선안에 대해 행안부와 일선 경찰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경찰 하위직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행안부는 순경→경장, 경장→경사 특진 비율(20% 이내), 경사→경위 특진 비율(15%) 모두를 30% 이내로 상향 조정한다는 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직과 기능직 승진자 중 특진 비율은 8.7%에 불과하다. 하위 직급이 많은 기능직의 경우는 4.2%로 더욱 적다. 일선 경찰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서울 성동경찰서 A 순경은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일을 많이 하면 승진할 수 있으니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강서권 경찰서의 C 경사는 “특진이 늘면 진급을 할 때 계장이나 과장의 심사평가가 중요해진다. 계장, 과장들한테 잘 보이려고 애쓰게 될 텐데 줄서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찰위원회의 특진 방침이 발표된 19일에는 경찰 내부 제언방에 순경 출신이라는 한 경찰이 “승진시험을 줄이고 특진을 늘리는 것은 경찰대 출신의 독식체계 유지방안”이라는 비판성 글을 올렸다. 시험은 비경찰대 출신인 하위직 경찰에게 기회가 많이 돌아가는데 특진이 확대되면 이런 기회가 줄어들고, 간부진에 포진한 경찰대 출신의 눈치를 더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 글에는 수천명의 접속자가 몰렸다. 이에 대해 마포경찰서 C 경위는 “특진 기준이 구체화돼야 한다.”며 보완책을 주문했다. 행안부도 이 같은 의견을 반영, 경찰청과 협의 과정에서 특진 대상자 선발 기준의 엄격성과 공정성에 초점을 둘 예정이다. 전경하·김양진기자 lark3@seoul.co.kr
  • 교사정원 사전예고제 시·도교육청 난색표명

    정부가 초·중등교원 임용시험 6개월 전에 미리 이를 공지하는 ‘교원임용 사전예고제’를 내년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일선 교육청이 난색을 표해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정종철 교직발전기획과장은 19일 “교사 임용정원을 시험 직전에 공지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민원이 제기돼 사전예고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면서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과장은 “매년 명예퇴직 교원 수가 8월쯤 집계돼 충원인원을 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연초에 예비조사를 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정부 방침에 대해 시·도교육청은 총 정원 산정이 어려워 교사정원 사전예고제 시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가 시험 6개월 전에 공고를 내겠다고 하지만 이 경우 정년퇴임이나 의원면직자 숫자만 정원에 반영돼 실제 숫자와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이 경우 정원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퇴직교원 수가 반영되지 못해 수험생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재개발·재건축 불편한 진실] (중) 공유지 가치평가 사실상 ‘무법’

    [재개발·재건축 불편한 진실] (중) 공유지 가치평가 사실상 ‘무법’

    재개발·재건축 관계 법령에 ‘구멍’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도로와 공원 등 공유지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 사실상 무법(無法) 상태이다. 이에 따라 공유지 땅값을 부담하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를 주도하고 있다. 수천억원 이상의 이른바 ‘제로섬(한쪽이 이익을 얻으면 다른 쪽이 손해를 보는 것) 이익’이 조합 측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허술한 법 체계 탓에 조합의 배만 불려 주고 있는 형국이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자체가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는 조합에 공유지를 매각하려면 반드시 직접 감정평가를 의뢰해야 한다. 2003년 6월 ‘주거정비촉진법’ 적용 당시만 해도 도로·공원은 매각 대상이었기 때문에 지자체가 평가를 맡겼다. 하지만 2003년 7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시행 이후 도로·공원은 양도 대상이 됐으나, 이에 대한 처리 기준은 없다. 이에 따라 조합이 제시한 평가 결과를 지자체가 인정해 주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 ●지자체 나설 근거없어 법령에 ‘구멍’ 이 과정에서 땅값을 평가하는 기준 시점까지 바뀌었다. 도정법은 매각 대상 공유지에 대해 지자체가 조합에 사업 허가를 내줬다는 사실을 공표한 사업시행인가고시일을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공유지 중 도로·공원은 평가 시점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는 양도 대상이다. 때문에 대다수 조합들은 자신들이 사업 허가를 요청한 사업시행인가신청일 등을 기준으로 공유지의 가치를 평가한 뒤 이를 근거로 해당 지자체와 땅값을 정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인가신청일로부터 인가고시일까지는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차가 발생한다. 개발 추진 지역에서는 사업 단계별로 땅값이 급등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가 기준일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매각이든 양도든 소유권이 바뀐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용어가 달라지면서 기준이 사라진 꼴이 됐다.”면서 “현 평가 관행은 조합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기준이며, 이는 위법이 아니라 무법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적잖은 재개발·재건축 이익을 보장해 주는 상황에서 조합에 지자체 주민의 재산까지 헐값으로 넘겨 추가 이익을 안겨 주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적정 가격으로 공유지가 거래될 수 있도록 입법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허점을 지닌 도정법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사업시행인가가 난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서울에서만 216곳 1410만 4373㎡이다. 전국적으로는 훨씬 더 많다. 그러나 공유지 가치를 조합이 아니라 지자체가 평가 시점을 인가신청일 대신 인가고시일로 삼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 3곳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나 재평가차액은 이들 3곳에서만 182억원에 이른다. ●서울 200여곳 평가기준 인가신청일로 A아파트는 전체 사업부지 19만 9653㎡ 가운데 2만 2868㎡가 도로와 공원 등 공유지였다. B아파트는 13만 3060㎡ 중 3만 5150㎡의 공유지가 포함돼 있었다. C아파트는 전체 2만 686㎡ 중 공유지가 6144㎡였다. A아파트는 2004년 10월, B아파트는 2004년 12월, C아파트는 2005년 4월 각각 시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이는 인가를 신청한 날로부터 5~6개월 이상 뒤였다. 조합 측이 인가신청일을 기준으로 평가한 공유지의 가치는 A아파트 1120억원, B아파트 1582억원, C아파트 263억원 등이었다. 하지만 서초구는 2007년 9월 공사가 한창이던 이들 3개 단지의 공유지에 대해 인가고시일을 기준으로 다시 평가했다. 같은 해 12월 재평가 결과 조합 측이 제시한 평가액에서 A아파트 224억원, B아파트 240억원, C아파트 50억원이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조합이 서초구에 지불해야 하는 공유지 평가차액(기존 공유지 땅값-새 공유지 설치비용)도 A단지 78억원, B단지 68억원, C단지 36억원 등 모두 182억원이 늘어났다. 조합 이익은 182억원 감소하고 서초구의 재정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자체 몫이 돼야 할 공유지 처분에 따른 개발이익을 조합이 챙기고 있으며, 지금까지 적어도 수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면서 “공유지 평가 주체와 시점 등을 명확히 해야 논란을 차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현장서 말하는 대안

    그렇다면 타임레이스의 대안은 뭘까. 어떻게 국가대표를 뽑아야 잡음이 없을까. 역시나 가장 좋은 방법은 쇼트트랙계 전체가 자정능력을 길러 기존 오픈레이스 방식으로 선발전을 치르는 것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도 “순위싸움인 쇼트트랙을 기록으로 뽑는 것 자체가 종목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담합을 뿌리 뽑기 위해 타임레이스를 도입했지만 정도(正道)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소속팀과 링크별로 ‘내 선수’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오픈레이스를 치르면 짬짜미 논란은 계속될지 모른다. 같은 색의 완장을 채우고 외국인 심판을 앉혀 놔도 불신은 있다. 종목 특성상 작전과 담합의 경계가 모호한 까닭이다. 현장 지도자들은 타임레이스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실력 있는 선수가 뽑힐 수 있는 보완책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그 방법으로 ‘선수권 점수제 도입’을 꼽았다. 현재 타임레이스에 이 채점방식만 도입해도 ‘복불복’에 가까운 선발은 사라질 거라는 얘기. 선수권 방식은 이렇다. 각 종목에서 1위를 한 선수에게 34점을 준다. 2위부터 21점-13점-8점-5점-4점-3점-2점-1점을 부여한다. 그렇게 네 종목의 점수를 합산, 점수가 높은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대표를 뽑았던 방식이자 이번 국가대표 1차 선발전(오픈레이스)도 이 방식이었다. 순위권에 배당된 점수가 높은 만큼 선수들은 모든 종목을 악착같이 탄다. 예상했던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뽑힐 가능성도 훨씬 커진다. 그러나 순위를 그대로 점수로 환산하는 현재 방식에선 한 종목 1위를 해도 별 혜택이 없다. 실제 경우를 보자. 전지수(강릉시청)는 500m 여자부 1위에 올랐다. 3000m에선 22위에 머물렀다. 순위를 그대로 합산하기 때문에 현재 점수는 23점. 중간순위 10위로 탈락권이다. 그러나 선수권 방식이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500m 1위 점수인 34점을 챙길 수 있다. 역시나 선수권방식으로 따졌을 경우 34점인 김담민(부림중·2위/3위), 진선유(단국대·1위/10위)와 동률로 태극마크도 꿈꿀 수 있다. 극단적인 예가 아니다. 쇼트트랙 지도자들은 7월29일 있었던 선발전 공청회에서 ‘선수권 방식으로 점수를 매기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공허한 외침. 빙상연맹은 정해진 틀을 고수했다. 한 코치는 “국제대회에서 망신 한번 당해 봐야 정신 차리지.”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세종시만? 혁신도시도?… 형평성 딜레마

    정부가 마련 중인 세종시 이주지원대책은 오는 2012년부터 이전이 시작되지만 공무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진작부터 정부 안팎에서는 ‘나홀로’가 아닌 가족 단위 이주를 늘리려면 각종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 문제는 이를 두고 제기될 수 있는 일반 국민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부처 간 입장차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이다. 설령 각종 세제감면안 등이 이뤄진다고 해도 공무원들이 대거 집을 팔고 세종시로 이주할지는 미지수다. 4일 관련 정부 부처에 따르면 세종시 이전 지원책과 관련,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부처 간 조율이다. 양도소득세 감면의 경우, 공무원은 면제를 요구하지만 정부는 형평성 등의 문제가 있어 고민 중이다. 감면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택을 분양 받은 공무원에 대한 금융지원이나 이주비 지급 등은 그리 큰 비용이 들지 않아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취득·등록세 감면은 면제가 유력하다. 오는 11~12월 세종시 첫 마을 분양에 앞서 이를 결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분양가 인하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첫 마을 분양가를 3.3㎥당 650만원으로 잠정 책정한 상태다. 반면 공무원들은 인근 민영 아파트가 3.3㎥당 500만원이라며 너무 높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LH는 “정부로부터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외상공사를 한 데다가 재정형편상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향후 혁신도시 이전 공기업 직원들에게도 같은 지원을 해줄 것인지도 해결 과제다. ‘공무원들은 세제지원 등을 해주면서 우리에게는 왜 지원을 해주지 않느냐.’고 항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반 국민도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들에게만 세제혜택을 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잖을 전망이다. 따라서 세제 감면 대상 주택의 규모를 한정하는 등의 보완책이 요구된다. 정부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는 물론 자율형사립고 등 특수목적고등학교의 이전을 고민 중이다. 2011년 말부터 입주가 시작, 2012년 세종시에서 중학교 3학년을 보낸 우수 인재가 2013년 특목고에 입학하는 그림이 최선책이지만 이 역시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구의회 의장을 만나다] 강서구 이명호 의장

    [구의회 의장을 만나다] 강서구 이명호 의장

    “현장 중심의 구의회를 만들겠습니다.” 이명호 서울 강서구의회 의장은 13일 인터뷰에서 ‘주민과 소통’을 강조했다. 이 의장은 “20명의 강서구의원들이 소통을 위해 주민을 직접 만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주민들이 의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의정자문단’을 꾸리겠다.”고 했다. 자문단은 각 동에 1명씩 20여명의 주민으로 구성, 의정 활동 모니터와 주민불편사항, 지역 현안 등을 의회에 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자문단의 쓴소리가 구의회를 살찌우는 자양분임을 누구보다도 이 의장은 잘 알고 있다. 그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가는 자문단의 날카로운 비판을 꼭 구정에 접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장은 또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재검토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도대체 어린아이 장난도 아니고 강서 주민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집행부에서 마곡 워터프론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책을 요구한 것이지 건설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곡 워터프론트를 강서의 랜드마크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강서구’하면 떠오르는 것은 김포공항밖에 없다. 변변한 건물도, 지역을 대표할 공원도, 번듯한 기업도 없는 강서구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마곡 워터프론트는 강서구의 백년대계를 위해 꼭 필요하다.”면서 “원안대로 건설이 될 수 있도록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구의회가 앞장서서 서울시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무상급식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의장은 “무상급식을 정치적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바라고 원하는 대로 처리하겠다.”면서 “구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중요한 일은 반드시 주민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 11명, 한나당 의원 9명인 강서구의회는 서울25개 자치구 중 가장 늦게 ‘원구성’을 마무리했다. 여야가 좀처럼 입장을 좁히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몇 달 동안의 갈등을 대화와 타협으로 푼 열쇠는 바로 이 의장이다. 그는 “그동안 갈등은 잊고 오직 주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여야가 손을 맞잡았다.”면서 “강서구가 보다 발전하고 서울의 중심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20명의 의원이 똘똘 뭉칠 수 있도록 리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강서구의회는 강서구의회는 20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의장에는 이명호(한나라당)의원이, 부의장에는 송영섭(민주당)의원이 선출됐다. ▲운영위원회 위원장에는 강석주(한나라당)의원, 부위원장 박성호(민주당) 의원이 ▲행정재무위원회 위원장에는 신창욱(민주당) 의원이, 부위원장에는 황동현(한나라당) 의원 ▲ 복지건설위원회 위원장에는 김병진(민주당) 의원, 부위원장에는 정장훈(한나라당) 의원이 맡았다. 강 운영위원장은 “조화와 균형, 소통과 화합을 통한 생산적 의회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 [이란 제재] 강력제재 동참-경제실리 사이 불가피한 고육책

    [이란 제재] 강력제재 동참-경제실리 사이 불가피한 고육책

    “이거 만드느라고 머리가 다 빠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8일 이란 제재안을 발표한 직후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미국과 이란 중 어느 한쪽이 너무 큰 서운함을 갖지 않도록 할 묘안을 짜내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는 얘기다. 강력한 제재안을 원한 우방 미국과 제재시 경제적 보복을 운운한 이란 사이에 낀 한국은 ‘솔로몬의 지혜’를 찾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발표한 이란 제재안은 다른 나라의 그것에 비해 세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은, 절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당국자는 유럽연합(EU)-캐나다-호주-한국-일본 등의 순서로 제재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국의 제재안은 미국 다음으로 강력한 제재안을 발표한 EU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일부 항목에서 EU보다 약한 표현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제재 항목은 EU와 같다. 사실상 EU의 제재안을 모범답안으로 베끼면서 거기에 약간의 변형을 가한 느낌이다. 금융거래 사전허가 대상을 ‘4만유로 이상’이라고 표현하는 등 달러화가 아닌 EU의 화폐를 기준으로 제시했을 정도다. 특히 대(對) 이란 금융거래 사전허가제,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중징계, 금융제재 대상자인 이란 은행과 국내 은행 간 코레스 관계 단계적 종료, 이란의 석유·가스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 금지 등은 매우 강력한 제재안에 해당한다는 평가다. 당국자는 “은행 간 환거래를 의미하는 코레스를 못 하게 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제일 강하게 요구했던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핵확산 관련 거래 의혹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외국환거래법을 엄격히 적용, 중징계 방침을 내린 것도 미국의 요청에 부응한 대목이다. EU 제재안보다 약한 대목은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EU는 ‘모든’ 이란 화물기의 EU 내 착륙을 불허하지만 한국은 ‘핵무기 관련성이 의심되는’ 이란 화물기의 한국 내 접근을 불허하는 정도다. 그래도 한국 정부는 이런 차이를 근거로, EU보다는 ‘채찍’이 약하다는 주장을 이란에 할 수 있게 됐다. 이란이 보복에 나선다면, 한국의 수출 상품에 무거운 관세를 매기는 수단 등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원유 수출을 끊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란 수입의 80%가 원유 수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해 어느정도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인상이다. 당국자는 “우리의 입장을 이란에 설명할 계획은 있지만, 양국이 제재 문제를 놓고 협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타협의 여지가 적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추진한다는 계획 아래 제재안 발표문에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의 역할을 대신해 이란 중앙은행의 원화 결제 계좌를 우리 국내 은행에 설치하는 방안 등을 포함시켰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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