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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만 회장 “내년 경제 단기 회복해도 후유증 남을 것”

    박용만 회장 “내년 경제 단기 회복해도 후유증 남을 것”

    “내년 한국 경제는 단기적으로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코로나19 비상대책의 후유증은 남을 겁니다. 그 후유증을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내후년이 더 어려워 수 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인터뷰를 갖고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의 크기가 너무 커 걱정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3년 8월 손경식 전 회장으로부터 자리를 이어받아 7년간 상의를 이끌어온 박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 회장은 우려되는 경제 리스크 가운데 첫 번째로 코로나19 백신 보급 시기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 백신이 얼마나 빨리 보급되느냐에 따라서 회복의 속도도 나라마다 달라질 것”이라며 “나라별로 회복의 속도가 다르게 되면 요즘처럼 전 세계적으로 하나로 연결된 공급망의 시대에서 다 회복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높아진 국가부채 비율, 최고 수준의 민간 부채, 자산시장 불균형, 내년 보궐선거 등 정치 일정들을 불확실성의 다른 요인들로 꼽으며 기민한 대책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급격히 개선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업자금 안정 대책이 상당 기간 유지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의 ‘옥석 가리기’ 구조조정들이 활성화될 것이라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이 미리 검토되길 기대한다”며 “우량한 회사보다 비우량한 회사들의 회사채 압박이 커질 듯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회의 ‘경제 3법 통과’에 대한 무력감과 서운함도 내비쳤다. 그는 “회기를 거듭해 계속 말씀드렸는데도 기업에 부담되는 법안들을 처리할 때는 정말 무력감을 느끼고 굉장히 서운했다. 정치법안과 똑같이 그렇게까지 처리해야 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지금도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는 소모적인 논란을 이어가는 것보다 정해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제도적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며 “시행령,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에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반영돼야 하고 기업도 투명하고 경영효율을 높이는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상의 회장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회장직 제안 여부와 내부 논의 상황을 공개할 순 없지만 답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부터 약 한 달 사이 어떤 형태로든 회장단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상의 회장을 지내며 가장 큰 보람으로 대한상의에 민간 샌드박스 창구를 마련해 청년 창업가들의 꿈을 하나씩 영글게 해준 것을 꼽았다. 그는 “기업이 새 기회 찾으려 하는데 낡은 법·제도가 가로막는다면 그것을 바꾸거나 들어내야 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며 “올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한상의 민간 샌드박스로 어려웠던 일이 풀린다고 소문이 나니까 청년 창업가들이 찾아와 세상에 없던 신기술들이 출시됐다. 낡은 법과 제도를 혁신하고 젊은 기업에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일을 욕심껏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법정 최고금리 20%로 인하…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 20%로 인하…내년 하반기부터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된다. 금융위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날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규제개혁위원회·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공포된 뒤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시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중 보완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고금리 인하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상당 부분 경감되지만, 일부 저신용자들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워져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 확대, 불법사금융 근절조치 지속 추진, 고금리 금융업권(저축·여전·대부) 지원을 통한 민간 서민대출 활성화 유도 등을 보완책에 담을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포토]21일부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없는 여권 발급

    [서울포토]21일부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없는 여권 발급

    외교부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21일부터 주민등록번호가 표기되지 않는 여권을 발급한다. 외교부는 여권에 주민등록번호가 표기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여권을 계속 신분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권정보증명서 발급’ 등의 보완책을 동시에 시행한다. 국내에서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여권을 신분증으로 활용하고자할 경우 전국의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여권정보증명서를 발급 받아 본인 여권과 함께 제시하면 된다. 21일 서울 종로구청 민원여권과 창구에 주민등록번호 없는 여권을 신분증으로 활용시 여권정보증명서가 필요하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0.12.21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오늘부터 홀덤펍 10일간 영업 중단…거리두기 3단계 고민중

    오늘부터 홀덤펍 10일간 영업 중단…거리두기 3단계 고민중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에 따라 연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로 발생하면서 19일부터 홀덤펍의 운영이 10일간 금지된다. 홀덤펍은 주점의 한 형태로 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형태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 격상을 놓고 고민 중이지만 전국 50만곳에 이르는 영업장 폐쇄란 경제적 피해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숫자는 3단계 기준인 전국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2배 증가) 등 급격한 증가시란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정부는 일단 지금의 2.5단계에서 방역 사각지대를 메우는 등의 보완책을 통해 코로나19 억제 노력을 하고 있다. 1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62명으로, 사흘 연속 1000명 선을 넘었으며, 19일 오전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도 18일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가 856명임을 감안하면 1000명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16~17일 사흘 연속 신규확진자 1000명이 발생했는데 이는 네 번째 1000명대 기록이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11개월 만인 지난 13일 1030명을 처음으로 1000명 선을 넘어섰으며, 최근 1주일(12.12∼18)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950명→1030명→718명→880명→1078명→1014명→1062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961.7명꼴로 발생했다. 특히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이 기간에 928명→1000명→682명→848명→1054명→993명→1036명을 기록해 일평균 934.4명을 나타냈다.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또한 빠르게 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 숨지거나 사후 확진된 사망자는 총 119명(누적 645명)이다. 지난 16일의 경우 하루 동안 발생한 사망자가 22명까지 치솟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위중증 환자 역시 급증해 전날 기준 246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97명)의 2.5배 수준이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도 계속 늘고 있다. 우선 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을 하는 홀덤펍에 대해서는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열흘간 사실상 영업 금지에 해당하는 ‘집합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무인 카페에서는 매장 내 착석이나 취식 행위가 일절 금지된다. 겨울철의 대표 스포츠인 스키장 관련 방역 조처도 강화된다. 정부는 현재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인 비수도권의 스키장 영업을 오후 9시 이후로는 중단하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할 방침이다. 이는 2.5단계에 해당하는 조치다. 현재 스키장은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 카드로 리프트를 타고자 슬로프에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3단계로 격상하더라고 세부적인 조치를 조정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의 생필품 구매를 허용하고, 음식점에 대해서는 카페와 마찬가지로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방안 등을 놓고 내부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단독]주금공 사장도 관료? 또 ‘금피아’ 내려온다

    [단독]주금공 사장도 관료? 또 ‘금피아’ 내려온다

    ‘금피아’(금융관료+마피아)들이 최근 금융기관장과 협회장 자리를 독식해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사장 후보에 또 금융위원회 고위관료 출신이 거론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1월 임기를 마치는 이정환 주금공 사장 후임으로 최준우 전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까지 후보 공모를 받는 임기 3년의 주금공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후보를 추천하면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오늘까지 후보 공모… “그간 관피아가 독식” 그동안 주금공 사장은 관료들이 독식해 왔다. 이 때문에 최 전 위원이 유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돈다. 현 이 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며 전임 사장들도 대부분 관료 출신이라 ‘관피아(관료+마피아) 싹쓸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최 전 위원은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과 금융소비자국장 등을 지낸 정통 금융관료이며 최근 사임했다. 다만 주금공 전·현직 임원과 금융 전공 학자 등도 차기 사장직을 노리며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금피아 역풍’이 분다면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최 전 위원은 사장 공모 지원 여부를 묻는 기자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김광수 후임 농협지주 회장도 관료 출신 거론 김광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도 금융관료 출신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농협금융지주가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역대 회장들이 모두 관료 출신이었다. 정은보 외교부 한국방위비분담 협상대사,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서태종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한국거래소 이사장에는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내정됐다. 또 손해보험협회장에는 금융위 출신인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임명됐다. 코스콤 사장으로 내정된 홍우선 전 나이스정보통신 대표도 업무 관련 비전문가여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전직 금융 관료의 낙하산 이동은 해당 기관의 독자성과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그 기관을 부처 산하기관으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며 “공공기관 평가 때 불이익을 주고 소관 부처의 눈치를 보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또 금피아 낙하산…주택금융공사 새 사장에 최준우 전 증선위원 거론

    또 금피아 낙하산…주택금융공사 새 사장에 최준우 전 증선위원 거론

    ‘금피아’(금융관료+마피아)들이 최근 금융기관장과 협회장 자리를 독식해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사장 후보에 또 금융위원회 고위관료 출신이 거론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1월 임기를 마치는 이정환 주금공 사장 후임으로 최준우 전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까지 후보 공모를 받는 임기 3년의 주금공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후보를 추천하면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그동안 주금공 사장은 관료들이 독식해왔다. 이 때문에 최 전 위원이 유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돈다. 현 이 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며 전임 사장 등도 대부분 관료 출신이라 ‘관피아(관료+마피아) 싹쓸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최 전 위원은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과 금융소비자국장 등을 지낸 정통 금융관료이며 최근 사임했다. 다만 주금공 전·현직 임원과 금융 전공 학자 등도 차기 사장직을 노리며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금피아 역풍’이 분다면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최 전 위원은 사장 공모 지원 여부를 묻는 기자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김광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임기를 4개월여 앞두고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도 금융관료 출신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농협금융지주가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역대 회장이 모두 관료 출신이었다. 정은보 외교부 한국방위비분담 협상대사,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서태종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한국거래소 이사장에는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내정됐다. 손해보험협회장에는 금융위 출신인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생명보험협회장에는 3선 의원 출신인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내정됐다. 코스콤 사장으로 내정된 홍우선 전 나이스정보통신 대표이사는 업무 관련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이 역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전직 금융 고위관료의 낙하산 이동은 해당 기관의 독자성과 전문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그 기관을 부처 산하기관으로 만드는 것과 다름 없다”며 “공공기관 평가 때 불이익을 주고, 소관 부처의 눈치를 보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군포시, 화재 사망자에 최대 1500만원 보상금 지원할 듯

    군포시, 화재 사망자에 최대 1500만원 보상금 지원할 듯

    경기 군포시가 산본동 백두한양아파트 화재사고 사망, 부상자에 대해 시민안전보험 보상금 지급을 검토하는 등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유족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사망자 장례와 피해주민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시가 지난해 2월부터 시행한 시민안전보험제도는 화재, 자연재해 등으로 장해, 사망의 피해를 보면 최대 150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시민이 별도의 절차나 보험료 부담없이 자동으로 가입된다. 화재 피해 주민 39명은 임시생활시설을 지정해 모두 수용했다. 논란이 일었던 옥상 출입문은 이번 합동감식결과 화재 당시 열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덕 군포경찰서 형사과장은 “감식결과 화재 당시 옥상 출입문은 열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불길을 피해 옥상으로 대피하던 주민들이 엘리베이터 기계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탈출구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시는 앞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긴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 내 아파트와 주요 건물 옥상 출입구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보완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시 옥상 문을 통해 대피할 수 있도록, 옥상시설 악용을 막기 위한 폐쇄회로(CC)TV와 안전장치를 설치해 옥상문은 평소에도 개방할 방침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디지털·그린 뉴딜 전환에 소외되는 계층 없도록 진화해야”

    “디지털·그린 뉴딜 전환에 소외되는 계층 없도록 진화해야”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최근 한국판 뉴딜의 성공 평가 기준을 놓고 “경제적 성장 지표 개선뿐 아니라 한국의 복지 수준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한국판 뉴딜이 발표된 이후 4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휩쓸며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판 뉴딜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한국판 뉴딜,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의 좌담회가 열렸다. 정덕영 기획재정부 한국판 뉴딜 실무지원단 부단장과 디지털 뉴딜 전문가 박원재 정보화진흥원 정책본부장, 그린뉴딜 전문가 오형나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가 한국판 뉴딜의 성과와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성수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다. 전문가들은 디지털과 그린 전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보완책을 강화하고, 기존 산업 영역과의 사회적 합의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4개월간 한국판 뉴딜 추진 상황과 중간 평가를 해달라. 현장이나 국제사회 반응도 궁금하다.정덕영(이하 정) 아직 4개월밖에 안 돼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중간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다만 정부 부처와 각 사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들이 노력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의 90%를 넘는 집행률을 달성했고, 내년도 한국판 뉴딜 사업을 위한 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다. SK그룹이 국내 최초로 한국 ‘RE100’(기업 사용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캠페인) 위원회에 가입을 신청하는 등 뉴딜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뉴딜 펀드 조성방안 발표 이후 ‘K-뉴딜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는 등 금융권 반응도 뜨겁다.박원재(이하 박) 한국판 뉴딜을 놓고 ‘너무 갑작스럽게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미 정부가 그간 디지털 전환을 위해 준비하던 여러 가지 계획과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름대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정보화진흥원에서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1950여개 기업과 기관에 공모 사업이 몰려 4.2대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클라우드 기술과 관련해 네이버나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대기업들도 단단히 준비하는 모습이 엿보인다.오형나(이하 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모든 분야에 있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성격이 강했는데, 그린 뉴딜만큼은 선도적으로 이른 시점에 발표해 아시아 지역에선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린 뉴딜은 코로나19 경제 회복 전략이라기보다 미래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디지털 뉴딜의 3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고성장 산업인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우리나라의 한국판 뉴딜을 알고 싶다며 국제 콘퍼런스를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은 사업 투자뿐 아니라 적극적인 규제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정 대표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선 일정 규모 이상의 주차장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기업들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해 부지 기준을 완화했다. 굉장히 작은 부분일 수 있지만, 실제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압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판 뉴딜 예산이 집행될 텐데,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정 한국판 뉴딜은 계속 발전하고 진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환경보호 이슈가 강조될 가능성이 높아져 자문단과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가고자 한다. 오 한국판 뉴딜이 진화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우선 정부는 최근 ‘탈석탄’을 핵심으로 하는 ‘2050 탄소중립(탄소제로)’을 선언했는데, 석탄이 빠지는 자리에 어떻게 에너지를 수급할지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또 내년도 예산안에 한국판 뉴딜 관련 예산이 반영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상당한 규모의 재정 투자가 늘어난 만큼 장기적으로 재원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에 분담금을 받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세, 플라스틱세, 디지털세 등 추가 재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탄소 국경세 등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박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존 시스템에 주는 영향도 커진다. 앞서 ‘타다’의 사례에서 봤듯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출현하면 기존 시장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신산업을 수용할 것이냐에 대한 꾸준한 사회적 합의를 지금부터 부지런히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국판 뉴딜이 코로나19로 야기된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오 디지털과 그린은 ‘하이테크’를 요구하는 사업이어서 이를 어려워하는 계층이나 지역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EU는 ‘공정한 전환 메커니즘’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고, 미국도 조 바이든 당선자가 “노동조합 근로자를 보호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도 소외 계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다. 박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코로나19 대응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뒤처질 수 있다. 디지털 뉴딜 과제에 포함된 중소기업에 대한 비대면 기술 지원책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과거에도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가 있었지만, 모두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됐다. 뉴딜펀드도 이런 사례를 답습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 디지털 사업은 실물로 보이는 것이 아니므로 투자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이나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정부가 정책 펀드를 운영하는 것이 시장 안정성 부여에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다만 투자 대상을 너무 넓히기보단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상을 선별해 투자한 다음, 효과를 보면서 점차 넓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속 가능성이 증명된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이어질 거라 본다. 오 그린 뉴딜도 마찬가지다. 펀드의 성공과 지속 가능성은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얼마인가에 달렸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가 안정적인 정책 시그널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탄소 비용이나 환경 비용을 에너지 가격으로 전환하는 등 그린 사업에서 수익이 나도록 선순환 구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균형발전도 한국판 뉴딜의 중요한 축인데, 부정적으로 말하면 민원 해소 대결장, 지역 나눠 먹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한 방지책이 있다면. 정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판 뉴딜과의 정합성, 일자리 창출 기여 정도, 사업의 구체성 등이 될 수 있다. 오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다만 중앙정부가 이러이러한 일을 가져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지방정부가 정해진 기준과 카테고리 안에서 사업 계획을 세워오면 철저하게 검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박 한국판 뉴딜에서 일궈내는 결과물을 각 지역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있지 않은 것 같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대담 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sskim@seoul.co.kr정리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전동킥보드 거치대·지정차로제, 서울시민 보행 안전 ‘성큼’

    전동킥보드 거치대·지정차로제, 서울시민 보행 안전 ‘성큼’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공유형 전동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PM)가 보도를 장악하고 있다. 시속 20~30㎞로 달리는 전동킥보드는 ‘고라니’처럼 갑자기 불쑥 튀어나와 위협한다는 의미로 ‘킥라니’라 불린다.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원칙적으로 전동킥보드나 자전거는 인도에서 주행할 수 없지만, 인도에서 달리는 자전거를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전동킥보드 등 새로운 이동수단은 제도가 아직 갖춰져 있지 않아 단속하기 어려워 시민의 보행 안전을 해치고 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도로공간을 재편해 보행공간을 늘리고 있다. 4년간 서울광장의 7.8배 규모인 약 5만㎡의 보도를 확보했다. 통행 속도를 제한하고, 어린이보호구역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시민의 보행안전에 공을 들였다.서울시는 보행자의 날이 있는 11월을 맞아 ‘보행안전개선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민이 어디서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걷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26일 “보도가 없는 곳에는 보도를 만들고, 보도가 있는 곳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게 보행안전 정책의 핵심”이라면서 “보도가 보행자만의 것이 되도록 이륜차와 자전거, 킥보드의 보도 운행 금지가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전동킥보드, 지정차로제, 대각선 횡단보도 등 크게 3개 분야로 나눠 핵심 대책을 내놨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11일 서울시교육청, 서울지방경찰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시는 사람 중심, 보행자 중심의 철학을 선언하고 보행공간 확충, 사고 저감, 안전한 교통문화 확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서울만의 보행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동킥보드 속도 시속 25→20㎞ 추진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공유형 전동킥보드는 2015년 150대에서 지난해 3만 5850대로 급증했다. 전동킥보드 등 공유 PM 관련 업체는 16개에 달한다. PM이 늘어나면서 안전사고도 늘고 있다. 전동킥보드 사고는 50건에서 134건으로 1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전거 사고는 2990건에서 3091건으로 15.3%,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는 4258건에서 4625건으로 17.7% 늘었다. 전동킥보드 관련 민원도 쏟아지고 있다. 운행 단속 요청이 38.8%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는 지방정부가 즉시 추진할 수 있는 대책을 먼저 세웠다. 우선 내년부터 지하철 역사 출입구 근처에 킥보드용 충전거치대와 부대시설을 설치한다. 5개 역에 시범설치한 뒤 규모를 확대한다. 아무렇게나 방치돼 보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차허용구역과 주차제한구역도 마련한다. 주차허용구역은 보도의 가로수, 벤치, 가로등, 전봇대, 환풍구 등 주요 구조물 인근이나 자전거 거치대나 따릉이 대여소 주변이다. 주차제한구역은 횡단보도, 보도, 산책로의 진입을 방해할 수 있는 구역이다. 도로 위에 무단으로 방치된 공유 PM이나 자전거는 견인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한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속도를 제한하고 인명보호장구 착용을 강화한다. 전동킥보드 속도를 현행 시속 25㎞에서 20㎞로 도로교통법 개정을 추진한다. 특히 불가피하게 보도에서 주행할 경우 시속 10㎞ 이하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공유 PM 관련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프리플로팅´ 방식을 개선해 무분별하게 보도 위에 방치되는 문제를 방지하겠다”며 “안전모 착용 등 캠페인을 실시해 안전하게 공유 PM을 이용하는 문화가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지정차로제, 교통체증 줄이고 비용 절약 공유형 전동킥보드뿐만 아니라 따릉이 등 자전거 이용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5600대로 서비스를 시작한 따릉이는 올 11월 기준 3만 8500대에 달한다. 따릉이 이용건수도 2018년 1000만건에서 지난해 1900만건으로 늘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자전거도로를 확충하고 있지만 설치율은 도로 길이의 8%에 불과하다. 서울시 자전거도로는 총 940.7㎞이나, 자전거 전용도로는 207.6㎞뿐이다. 나머지는 자전거 우선도로나 보행자 겸용도로다.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는 데 1㎞ 기준 4억원이 든다. 이 교수는 “킥보드나 자전거를 위한 자전거도로가 충분히 마련될 때까지 지역별로 보행량을 고려해서 킥보드 운행 가능 보도를 마련해 주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같은 강남권이라도 강남대로에는 인파가 많고 테헤란로에는 인적이 드문데, 이런 점을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동킥보드나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 편도 3차로 이상의 도로에서 가장 오른쪽 차로를 전동킥보드나 자전거가 이용할 수 있는 ‘지정차로제’로 정한다. 현재 오른쪽 차로에는 원동기 장치가 달린 자전거와 함께 이륜자동차, 대형 승합자동차, 화물자동차, 특수자동차, 건설기계가 통행할 수 있게 돼 있다. 명묘희 도로교통공단 교통공학연구처장은 “자전거 전용도로를 마냥 늘리기에는 비용도 많이 들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며 “보도나 차도로 나뉘는 2분할 구도가 아닌 ‘제3의 지대’로서 지정차로제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장 오른쪽 차로를 지정차로제로 정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사고 위험 문제 등은 시범운영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유 PM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하면 2022년까지 지정차로제 이용 대수가 약 2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정차로제는 시속 20㎞ 미만의 자동차도 이용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정차로제는 교통 체증이나 비용을 낭비하지 않아도 자전거나 공유 PM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며 “그린 모빌리티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차량 제한속도 낮춘 ‘서울 532 프로젝트’ 보행자에게 편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교차로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확대한다. 횡단거리를 단축하는 장점은 있지만 차량 대기시간이 길어져 차량 정체를 야기한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대각선 횡단보도 120곳을 설치했다. 차로별 통행량이 시간당 800대 이내로 교통량이 적으면서, 보행량이 시간당 500명 이상으로 많은 곳 위주로 선정했다. 서울시는 서울 전역으로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해 2023년까지 240곳으로 늘린다. 종로구청 입구, 이태원역 교차로, 국기원 입구 교차로 등에 우선 설치한다. ‘서울 532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앞서 간선도로 시속 50㎞, 이면도로는 30㎞로 지정하는 ‘안전속도 5030’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어린이, 노인, 장애인 보호구역과 생활권역 이면도로를 시속 20㎞로 제한하는 ‘서울 532 프로젝트’를 추가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등 보행자 안전이 중요한 구역의 제한 속도를 낮춰 사고율을 낮추는 게 목표다. 보도가 별도로 구분되지 않은 스쿨존에 우선 적용해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도심을 중심으로 차로를 줄이고 보도를 늘리는 ‘도로 다이어트’도 진행한다. 지난해까지 퇴계로 1.1㎞, 새문안로 1.2㎞, 종로 2.8㎞ 등 총 5.1㎞ 구간의 차로를 줄이고 보도를 늘렸다. 서울로 7017이나 중앙버스전용차로와 연계해 보행공간을 확충하거나 자전거도로를 조성했다. 앞으로는 퇴계로, 세종대로, 충무로, 창경궁로, 을지로, 소공로, 삼일대로, 사직로, 율곡로, 서소문로 등 도심의 주요 도로 다이어트 적용 지역을 확대한다. 22개 도로 28.53㎞를 정비할 방침이다. 4차로 이상 도로의 1개 차로를 줄인다. 유럽과 같은 보행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명품 노천카페’도 활성화한다. 세종대로 북창동 구간에는 테라스형 카페거리를 만든다. 서울역 광장 주변 여유 공간을 활용해 파라솔을 설치하고, 인근 건물 화장실을 개방해 자유롭게 걸으며 카페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다. 석촌호수 카페거리를 활성화하고, 청계천로에 파라솔을 설치해 시민들이 노천카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퇴근하자마자 출근…역학조사관의 하루 “꿈에서도 일해”

    퇴근하자마자 출근…역학조사관의 하루 “꿈에서도 일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역학조사관들의 80%가 과다한 근무로 정서적인 탈진상태를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에 걸린 사람을 찾고 동선을 파악하며 그 원인을 분석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6일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역학조사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초점집단면접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역학조사관들은 모두 20명으로 평균 근무기간은 6.8개월이었다. 조사에 참가한 20명 중 17명은 간호사나 의사,한의사였으며 남성은 15명, 여성은 5명이다. 한 역학조사관은 초과 근무 시간이 100시간에 달했으며 제대로 쉬는 날도 없었다. 다른 역학조사관은 새벽 4~5시에 퇴근해 아침 7시까지 출근하는 경우도 있었다. 역학조사관들은 근무량 뿐 아니라 퇴근 후 및 출근 전 그리고 평일과 주말에도 끊임없이 업무 연락이 오고는 등 업무 조정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조사관들은 “잘 때마다 역학조사 하는 꿈을 꾼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역학조사 업무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유선 심층 조사에 불편을 겪거나, 역학조사용 핸드폰이 지급되지 않아 개인 휴대전화를 써 번호가 노출된 사례도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과잉근로가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정서적인 고갈의 기준점인 3.2점을 초과한 인원이 대부분으로 나타난 것이다. 참가자들의 정서적 고갈 평균값은 4.31점이었으며 전체 20명 중 80%에 해당하는 16명이 정서적인 고갈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효능감 저하와 냉소 상태를 보인 사람들도 각각 80%와 55% 수준이었다. 역학조사관들의 울분 상태도 일반인들보다 높았다. 조사관들을 대상으로 ‘외상후울분장애(PTED)’를 조사한 결과 25%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45%는 지속적인 울분을 경험하고 있었다.연구팀은 일반인들의 경우 심각한 수준과 지속적인 울분 상태가 각각 10.7%와 32.8%였다고 밝혀 역학조사관들의 울분 상태가 훨씬 심각했다. 조사관들은 “국내 방역 성과가 비교적 훌륭하고 역학조사관으로서 보람을 느끼지만, 보건 인력을 갈아 넣어서 만든 K-방역이 성공적이라는 견해에는 회의감이 든다. 앞으로 이런 난이 있을 때 헌신한 사람들을 이렇게 대우한다면 다음에 누가 또 지원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연구팀은 “현장 방역 인력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타격을 최소화할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광주 일가족 참변의 현장 ‘스쿨존 횡단보도’ 없앤다

    광주 일가족 참변의 현장 ‘스쿨존 횡단보도’ 없앤다

    최근 일가족 교통사고가 난 광주 북구 운암동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횡단보도가 폐지된다.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는 24일 스쿨존 사고 발생 현장에서 사고 지점 시설 개선을 위한 2차 현장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광주시와 북구청,경찰,도로교통공단 등과 주민 대표들이 참여한 간담회에서는 기존 찬반이 팽팽했던 신호기 설치 대신 사고 지점 주변 횡단보도 2개를 모두 없애는 방안이 합의됐다. 아파트 단지 진·출입 교차로 주변 2곳 횡단보도를 모두 없애고,무단횡단을 방지하기 위해 보행자 차로 진입 금지 펜스를 신규 설치한다.주민들은 3개월간 횡단보도를 삭제하는 개선안을 시범 운영한 뒤 보완책을 마련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주민들은 이날 찬반 격론 끝에 신호기 설치 대신 횡단보도 폐지안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지난 17일 세 남매 가족이 화물차에 치이는 사고 직후 해당 장소에서 5월에도 사고가 났음에도 신호기와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이에 따라 광주시 등 지자체,경찰,도로교통공단 등은 ▲ 신호기 설치 ▲과속·불법주정차 단속 카메라 신설 ▲주정차 금지 노면표시 ▲과속 방지턱 추가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17일 오후 8시 45분쯤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세 남매와 보호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정차 후 재출발하던 화물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2살 여아가 숨졌으며,4살 언니와 30대 어머니도 크게 다쳤다.화물차 운전자는 이날 검찰에 구속 송치됐으며,사고 당시 양보 운전하지 않고 불법 주정차한 차량에 대해서도 과태료나 범칙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누구도 더 이상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돼”

    권수정 서울시의원 “누구도 더 이상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권수정 의원(정의당·비례대표)은 18일 제298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을 대상으로, 최근 잇따라 발생한 권력형 성비위 사건의 발생 원인과 미흡한 사후처리 문제에 대해 지적하며, 서울시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을 요구했다. 권 의원은 질의를 통해 “2020년 6월 기준 시장실 인력현황을 보면 정원 23명 중 17명이 별정직이며, 최근 3년간 시장단 인력구성을 살펴보면 △4급 이상 고위별정직 전원 남성, 행정직 8급 이하 전원 여성, △정무부시장실의 경우 7-9급 행정직 전원 여성, 고위직 남성, △행정 1ㆍ2부시장실의 경우 상급 전원 남성, 하위급 전원 여성”이라고 밝히면서, “과도하게 많은 숫자와 높은 직급을 차지하고 있는 별정직과 성별에 따라 명확하게 분리된 직급의 위계구조가 서울시의 가장 핵심인 시장단 인력운영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위직급의 남성연대가 공고하게 들어찬 공간에서 하위 직급의 여성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나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을 때, 용기를 내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비정상적 조직구조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권 의원은 “지방공무원 직군ㆍ직렬ㆍ직류에 비서직이 없는 상황에서도 서울시는 공식적인 선발 기준 및 절차도 없이 비서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선발해 왔으며, 업무 매뉴얼도 갖추지 않은 채 세탁물 맡기기, 명절 음식 장보기, 혈압 체크 등 사적 노무업무를 강요해 왔다. 이는 사적노무 요구를 금지하는 공무원 행동강령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투명하고 명확한 채용절차 및 구체적인 업무 매뉴얼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 조직의 취약했던 부분을 보게 되었다. 특별대책위원회와 함께 조직구조 개선과 비서업무의 명확화 및 매뉴얼화, 채용 절차 및 기준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진 질문에서 권 의원은 지난 4월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서울시가 성범죄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초반에 가해자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만 한 것을 두고, “사건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규정된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상 의무를 방치한 것”이라며, “이 같은 법률 규정과 달리 서울시 조례에는 다른 곳에서 인지하고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중복 조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어 그 한계점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부 행정망에 피해자의 신원과 피해내용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한 정보와 서울시에서 촬영한 영상이 악의적으로 편집되어 떠돌아 다녔는데도 서울시의 안이한 대처로 2차 피해가 더욱 심화되었다”고 지적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서울시의 공식적인 사과와 2차 피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개선 계획도 요구했다.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은 “동료로서 피해자가 겪은 아픔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난 사건을 통해 조직 전체를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고, 성희롱ㆍ성폭력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성희롱ㆍ성폭력 사건 발생 시 처리 절차, 전반적인 조직문화, 교육문제, 예방조치를 비롯해 비서실의 조직 구성 및 역할까지 포함하여 대책을 만들고 있다.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조직에서 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 의원은 “누구도 더 이상 권력형 성비위 사건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각종 지표를 통해 20대 여성의 자살률 증가와 스토킹 및 데이트폭력 증가 등 다각적으로 취약성에 노출되고 있는 여성의 문제를 보여주면서 사회 시스템과 인식 변화,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성평등 사회를 이루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실현하는 일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시정질문을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로 위 무법자 ‘전동 고라니’ 13세에 허용? 규제 입법 나선 정치권

    도로 위 무법자 ‘전동 고라니’ 13세에 허용? 규제 입법 나선 정치권

    내달 10일부터 13세·무면허도 허용 3년간 2227건 사고, 후유장애149·사망6 다음 달 10일부터 전동형 킥보드를 만 13세 이상이면 운전면허 없이도 탈 수 있게 되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국 50만대에 이를 정도로 킥보드 이용이 늘고 있지만, 관련 법규나 안전 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규제만 완화되면서 도로 위 차량이나 보행자 모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정치권은 서둘러 보완 입법에 나섰다.그동안 전동 킥보드는 오토바이(배기량 125㏄ 이하) 면허 이상을 취득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만 16세 미만이나 면허가 없는 사람은 이용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다음달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서는 전동 킥보드를 ‘개인형 이동장치’(PM·Personal Mobility)로 새롭게 분류하면서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가 없이도 이용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최소 오토바이 면허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도 조작 미숙이나 과속 등으로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고, 길 한복판에 제멋대로 세워둔 킥보드 때문에 통행 방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용 연령층이 낮아지면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점자 블록을 따라 걷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느닷없이 보도를 가로지르는 킥보드는 살인무기와도 다름없지만, 이에 대한 규제도 미비한 실정이다. 천준호 “규제 완화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16세 유지” 17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보험개발원과 국토교통부 산하 공제조합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보험처리된 킥보드 관련 사고는 2227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후유 장애를 남긴 중대한 사고는 149건, 사망 사고도 6건에 달했다. 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동킥보드 규제 완화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면허 취득을 의무화하고, 연령 역시 만 16세 이상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고속도도 시속 20㎞로 제한했다. 천 의원은 “국내 자전거 도로의 80%가 보행자 겸용이기 때문에 면허나 별도의 사전 교육 없이 전면 허용할 경우 교통사고 위험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예지 “시각장애인 통행 위험천만...점자 위 주차 금지” 시각장애인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점자 보도블록이 있는 곳에 전동 킥보드의 주정차를 금지하고 위반시 과태료를 매기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같은 당 박성민 의원도 이용자를 16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보호장구나 정원 초과 승차시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과태료를 매기는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 및 편의 제공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 발의한 상태여서 여야가 법 시행 전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공정위 “킥보드 업체 관리책임 강화...경미해도 책임 부담”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업체에 대한 책임 강화도 요구된다. 올룰로·피유엠피·매스아시아·지바이크·라임코리아 등 5개 전동킥보드 공유 업체는 그동안 이용자에게 상해가 발생해도 일체 책임을 지지 않거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책임을 부담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동킥보드 특성상 안전사고 위험이 내재돼있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책임이 요구된다며 경과실의 경우에도 업체가 책임을 부담하도록 약관을 수정하도록 했다. 또한 지바이크를 제외한 4개사는 손해 발생시 회사 보호프로그램상 한도 혹은 10만원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했는데, 이 역시 자의적인 면책 제한이 아닌 민법 등 관계법령에 따르도록 했다.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전승희 경기도의원, 경기꿈의대학 회계 및 프로그램 운영 방식 등 전반적 개선 촉구

    전승희 경기도의원, 경기꿈의대학 회계 및 프로그램 운영 방식 등 전반적 개선 촉구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전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지난 16일 실시된 경기도교육청 교육협력국, 운영지원과, 미래교육국에 대한 2020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운영기관마다 다르게 지급되고 있는 강사비 기준 등 경기꿈의대학 회계 운영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평한 교육 기회 제공을 위한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질의에서 전승희 의원은 “미래교육국에서 경기꿈의대학을 운영하면서 지원 예상 중 60%를 강사비, 40%를 운영비로 사용하도록 지침을 세웠지만, 실제 확인 결과 운영기관마다 강사비 지급액이 차이가 커 일부 기관에서는 강사비가 50%에도 미치지 않는 등 회계관리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승희 의원은 “2019년 기준으로는 운영기관별로 강사비가 최저 85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상당히 차이가 있어, 회계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꿈의학교와는 대비된다”며 “꿈의대학 회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예산 운영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전승희 의원은 “꿈의대학이 만들어진 취지가 학교의 야간자율학습 대신 일선 대학교의 인프라 시설 등을 활용한 진로지도에 있으나, 농촌 지역의 경우 대학교가 지역 내에 위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꿈의대학을 활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농촌지역에서 대부분 이루어지는 거점형 방식은 대학 방문형 방식에 비해 학습 만족도 또한 상당히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승희 의원은 “농촌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정규교육과정에서도 동등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차별받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상관없이 도내 모든 학생들이 공평한 교육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도교육청에서는 보완책을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전승희 의원은 “프로그램 중도 탈락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50%가 넘는 곳도 있으며, 교통문제와 학교 일정 등으로 출석 개근율은 26%에 불과해 프로그램 운영시간 등 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고등학교 3학년들의 수강율은 현저히 떨어지고, 성적 상위권 학생들 또한 대학 진학에 가점을 받고자 수강하는 경우가 많아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 운영이 되고 있어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년범 향한 분노만 있고 사회에 안착시킬 컨트롤타워는 없다

    소년범 향한 분노만 있고 사회에 안착시킬 컨트롤타워는 없다

    ‘민간시설 위탁’ 전담·관리 부처는 없어지정 시설 전국 17개뿐… 보완책 필요 소년범을 향한 여론의 분노가 크지만 정작 소년범을 대하는 우리 제도의 현실은 열악하다. 통일된 청소년 지원책이나 제도조차 없다. 학교 밖 청소년과 가출 청소년, 소년범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쉽지 않은데도 이들을 다루는 주무 부처는 행정안전부(경찰), 법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로 제각각이다. 소년범을 제대로 교육해 재범을 막고 사회에 안착하게 하려면 계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정책적인 결단을 내리는 곳이 없다. 이렇다 보니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도 재판부나 주위 상황에 따라 처벌이 달라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소년법상 1~10호 보호처분 중 ‘중간 처우’에 해당하는 6호 처분(민간시설 위탁)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6호 처분 시설은 소년이 더 큰 범죄로 빠져드는 것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런 시설을 전담하거나 관리하는 부처가 없다. 6호 처분은 비행 정도가 크지 않으나 가정에서 보호를 할 수 없는 상황인 아이들에게 내려지는 조치다. 이런 아이들이 갈 곳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법원에서 6호 처분 감호 위탁시설로 지정한 기관은 전국에 17개뿐이다. 한 현직 판사는 “6호 처분을 내려야 하는 상황인데도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오히려 더 과도한 처분인 소년원 송치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6호 처분 시설은 아동복지법상 아동보호치료시설에 해당해 복지부에서 인가한다. 하지만 2005년 관리 주체가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넘어가면서 설립과 처분, 운영비 지원을 모두 시도지사가 담당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처는 매년 아동 개인별 지원액 기준 제시 등 정책 총괄만 하며, 지자체별 특성 및 여건에 따라 시설을 자율적으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일괄적인 기준이 없다 보니 시설마다 작게는 휴대전화 사용 여부부터 크게는 교육 방식에 이르기까지 들쭉날쭉하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떤 범죄를 저지르냐’보다 ‘어느 시설에 가느냐’가 더 중요한 셈이다. 한 시설 관계자는 “시설마다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자유롭게 운영하는 건 좋지만 비행 청소년의 특성 등을 고려한 공통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기준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컨트롤타워와 함께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택 수원가정법원장은 “사건의 시작이 가장 중요하다. 사소한 잘못을 해도 ‘범죄자’라고 낙인찍으니 더 큰 범죄로 이어진다”며 “종합병원에 가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사하듯이 아이가 처음 비행을 저질렀을 때 사회복지사, 시 관계자, 정신과 의사 등이 ‘한 팀’이 돼 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권정선 의원 “교육지원청이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 다해야”

    권정선 의원 “교육지원청이 컨트롤타워로서 제 기능 다해야”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권정선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부천5)은 지난 9일 수원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한 수원·평택·안성·여주교육지원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교육지원청이 지역 학교의 컨트롤타워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여전히 미온적인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교육지원청이 중심을 가지고 제 기능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날 질의에서 권정선 의원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과학실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후 수원교육청이 별도로 세운 안전사고 대책이 있는가?”고 물었다. 이형우 수원교육장으로부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담당교사 집체 연수를 통해 매뉴얼을 주지시켰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주지 정도의 미온적 대처를 하고 있으니 사고가 되풀이 되는 것”이라며 “매뉴얼이 있는데도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면 별도의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원은 “학교급식 위생 점검도 연 2회 불시에 하게 되어 있는데 점검결과를 보면 A, B 두 등급 중에 모든 학교가 A 등급을 받았다”며 “두 개의 등급이 있다는 것은 적합, 부적합으로 판단하는 것 같은데 모든 학교가 재점검 대상이 없다는 것 자체가 의아하다”며, “학교가 바쁘지 않은 때를 골라 학교급식 점검도 나가야 하겠지만, 제대로 된 평가가 수반될 때만이 급식환경이 유지될 수 있고, 개선될 수 있는데 교육지원청이 봐주기식 평가를 하는 건 아닌가”며 교육지원청의 엄정한 점검을 촉구했다. 또한 권 의원은 “지난 2년간 성비위 징계 교원 현황을 보면 평택지역에서 대도시 지역과 버금가는 수치인 4건이나 발생됐고 모두 초등학교 교원이었는데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초등교원이 이렇게 많이 연관되었다는 것도 문제인데 후속조치를 어떻게 했는가”라고 물었다. 양미자 평택교육장으로부터 “사안이 발생되면 다음날 학교장 회의를 소집해 연수를 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자 “계속 사고가 발생되면 보완책이나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지 단순히 교장 연수로 그칠 일이냐”라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권 의원의 지적은 여주교육청의 성폭력 예방교육과 수원교육청의 흡연예방교육으로 이어졌다. 권 의원은 “여주교육장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했다고 보고했는데 자료를 보면 2018년도에 비해 해마다 성교육 대상 학교 수도 줄었고, 수업시간도 줄었다”며 “이것이 어떻게 강화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명신 여주교육장으로부터 열심히 하겠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강화됐다고 정신승리 할 것이 아니라 예산이 들여 강화하겠다고 했으면 구체적인 교육결과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 의원은 “수원교육청은 흡연예방 실천교육을 하면서 주로 초등학교에서 많이 하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고, 학교에서 신청할 경우 지원하고 있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흡연예방교육이 물론 조기에 하면 좋겠지만 일반교육도 아니고 심화교육을 초등학교 32곳, 중학교 3곳, 고등학교 7곳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심화교육이라면 당장 흡연에 노출 빈도가 높은 중고교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교육의 내실화를 촉구했다. 그 밖에 권 의원은 여주지역의 학업중단학생비율 상승 이유와 몽실학교 추진 현황, 평택지역의 기초학력신장 지원과 고교 평준화 추진 현황 등 지역교육현안 사항에 대해 질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채철 경기도의원, 교육정보기록원 경기e학습터 시스템 고도화 문제점 보완 요청

    임채철 경기도의원, 교육정보기록원 경기e학습터 시스템 고도화 문제점 보완 요청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임채철 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5)은 지난 6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교육정보기록원·학생교육연수원·유아체험교육원·융합과학교육원을 대상으로 한 2020년 행정사무감사에서 교육정보기록원이 운영하고 있는 e학습터에서 시스템 고도화 사업에 대해 학생의 학습능력, 가정환경 등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보완책 마련을 요청했다. 임 의원은 “현재 교육현장에서 주로 이용하는 쌍방향 시스템의 경우 각 학생들 가정에서의 환경이 다 다르고, 접속 환경이 다르다 보니 아이들이 접속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출석여부를 체크하는 데만 10-15분씩 걸리고 그 후 계속 수업을 듣고 있는지도 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의원은 “쌍방향의 경우 다자녀 가정에서 동시에 접속이 어려운 경우도 있으나, 단방향의 경우 컴퓨터 한 대를 놓고도 각자가 필요한 시간에 수업을 듣고 직접 성취도를 체크하고 마무리 하는 등의 방식이 오히려 자기 자신의 자체 진도, 자신이 편한 시간, 자신이 세워놓은 계획에 맞춰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쌍방향의 보완책으로서 장점도 있다”고 했다. 또한 임 의원은 “교사가 실시간수업이 아닌 정해진 기간 내에 학생이 학습한 것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며 실시간 수업 준비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교원들의 고충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각자 편한 시간에 수업을 들으면서 지루해 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도록 흥미를 유발 시킬 수 있는 플랫폼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기e학습터 시스템 고도화를 쌍방향 시스템의 보완책으로 접근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보기록원장은 “임 의원님 말씀에 동의하고, 자체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더 나은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때린 마윈 보복인가… ‘39조원’ 최대 상장 돌연 연기

    中 때린 마윈 보복인가… ‘39조원’ 최대 상장 돌연 연기

    중국 금융 당국이 세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둔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상장을 돌연 연기했다. 중국의 대표적 결제 수단인 ‘알리페이’를 무기로 금융 지배력이 너무 강해질 수 있어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공개 석상에서 중국의 금융 정책을 비판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3일 동시에 공고문을 내 “오는 5일로 예정된 앤트그룹 IPO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두 거래소는 “이번 결정이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4개 규제 당국이 앤트그룹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인사(마윈)를 ‘예약 면담’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약 면담은 정부 기관이 기업 경영진을 불러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권위주의 성격이 강하다. 앞서 인민은행은 2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 등과 예약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시중은행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앤트그룹을 사실상 금융 지주회사로 간주해 규제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무제한 돈풀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 경제 상황이 양호한 데다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앤트그룹이나 텐센트(위챗페이) 같은 ‘초대형 사금융 업체’가 대출을 늘리면 당국이 아무리 은행을 관리·감독해도 소용이 없다. 2일 면담은 마 전 회장에게 개선책을 요구한 자리로 보인다. 중국 경제일보는 “이번 조치(IPO 연기)는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금융 감독 기관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최고지도부가 마윈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아 ‘인류 최대 규모 자금 조달’의 판을 깬 것으로 풀이한다. 지난달 24일 마 전 회장은 상하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운영할 수 없듯 과거의 제도로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없다”고 강변했다. 이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그가 ‘작심하고 당국을 비판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앤트그룹은 5일 홍콩 증시에, 이달 중 상하이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조달 금액은 345억 달러(약 39조원)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1조 4400억 지원 효과 외친 정부… 세수 감소 지자체는 ‘부글부글’

    1조 4400억 지원 효과 외친 정부… 세수 감소 지자체는 ‘부글부글’

    정부는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율을 감면함으로써 3년간 1조 4400억원가량의 세제지원 효과가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세입 감소를 보전하고, 향후 집값 상승에 대비한 보완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번 재산세 감면 조치로 전국적 세제 지원 효과는 연간 4785억원, 3년간 1조 4400억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했다. 한 해 주택분 재산세가 5조 6000억원을 넘는데 약 8%를 감면한다는 것이다. 재산세율 인하를 3년간 적용하는 이유는 통상 세금 감면 등 조세 특례를 3년 단위로 설정하고 이를 연장할지 여부를 검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산세는 국세가 아니라 지방세여서 이번 감세 조치는 고스란히 지방세입 감소로 이어진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이날 공동건의서를 내고 “지방의 행·재정적 부담을 수반하는 법령 제·개정뿐 아니라 지방과 관련된 국가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는 반드시 지방정부의 정책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재산세 세율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에 대한 실질적 보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시가격 6억원 이하로 삼은 게 지금은 중저가 주택의 기준으로 적합할 수 있지만, 추후 물가상승 등의 요인으로 집값이 오르면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되는 등 달라질 수 있다”면서 “최근 몇 년간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기준금액을 조정할 수 있는 탄력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핵심은] 양육보다 핏줄 우선하는 상속제도…‘구하라법’은 안갯속

    [핵심은] 양육보다 핏줄 우선하는 상속제도…‘구하라법’은 안갯속

    갓난아기 때 사라진 어머니가 28년 만에 나타났습니다. 딸은 생모가 살아있다는 것조차 모른 채로 자랐습니다.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위암과 싸우다 세상을 떠났지만, 어머니는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어머니가 죽은 딸을 흔적을 찾아온 겁니다. 바로 딸이 남긴 보험금과 퇴직금, 전세보증금 때문이었죠. 어머니는 1억 5000만원을 챙겼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딸의 병원비와 장례비로 쓴 돈마저 찾아가겠다며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딸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돈이니 자신 것이란 논리입니다. 법이 어머니의 상속받을 권리를 보장하기에 절차상 문제는 없습니다. 지난 26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일으킨 김모씨의 친모 이야기입니다. 이번 주는 핏줄만 이어져 있으면 비정한 부모라도 그 권리를 인정하는 상속제도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 핵심 ① 혈연관계만 따져 상속 순위 배분 ‘이럴 거면 날 왜 낳았고 왜 버렸을까’ 지난해 이맘때 스스로 생을 마감한 가수 구하라씨가 생전 남긴 메모입니다. 어머니는 그녀가 9살이던 때 집을 나갔습니다. 아버지는 돈을 벌기 위해 타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의지할 사람은 두 살 터울의 오빠뿐이었고, 남매는 친척 집을 전전하며 자랐습니다. 모정을 느낄 기회조차 없이 소녀는 어른이 됐습니다. 무대 위에선 항상 환하게 미소 짓던 그녀였기에 대중들은 마음속 그늘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죽고 나서야 비로소 어둠의 정체가 드러났습니다. 20년 만에 구씨의 어머니가 나타났습니다. 딸이 가수 활동으로 벌어들인 유산의 절반을 가져가겠다는 겁니다. 구씨는 성인이 된 후로 딱 한 번 생모를 만난 적 있습니다. 함께 활동하던 그룹이 해체하고, 남자친구의 폭행 사실이 세간에 알려진 직후였습니다. 우울증을 앓던 그녀에게 의료진은 친모를 만나보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구씨는 오빠에게 ‘괜히 만난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평생 느꼈을 부재가 한 번의 만남으로 채워질 리 없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법적 권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속을 요구한 겁니다. 상속을 박탈할 방법은 없습니다. 가족을 살해하거나 유언서를 위조하는 등 극단적 경우가 아니라면 불가능합니다.■ 핵심 ② 상속 권리 얻으려면 양육 의무부터 현행법은 혈연관계로 이루어지면 상속받을 권리가 자동으로 주어집니다. 1순위는 직계비속(자녀, 손자, 증손)과 배우자입니다. 2순위는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증조부모)과 배우자입니다. 자녀가 없는 구하라의 상속은 어머니가 2순위로 우선권을 가집니다. 기계적 배분이죠. 오빠 구호인씨는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한 어머니는 상속 자격이 없다’며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입법 청원을 올렸습니다.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존 결격 사유에 친족이라도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이는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이른바 ‘구하라법’입니다. 청원은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법안 심사 결과는 부정적이었습니다. 개정안대로라면 관련 소송이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대로 시행하긴 들고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결국 본회의에 오르지 못하고 20대 국회를 끝으로 지난 5월 폐기됐습니다. 멈춘 건 아닙니다. 21대 국회 들어서도 관련 민법 개정안이 다시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부작용을 막기 위해 법리적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진단됐습니다.■ 핵심 ③ 구하라법, 효용보다 부작용 더 많아 부양 의무의 정도란 게 추상적이라 기준으로 삼기 곤란하다는 겁니다. 앞서 사례로 든 김씨나 구하라씨 생모의 경우는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는 데 이견이 없을 겁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상속 분쟁에선 부모의 부양 정도가 천차만별이라 딱 떨어지게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아이가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시기마다 부모가 해줄 역할은 너무도 많습니다. 이를 성실히 했냐 게을리했냐 세세히 따지기도 불가능합니다. 기준이 불분명하니 상속 분쟁도 그만큼 많이 발생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비용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 거죠. 또 때에 따라서는 부모가 부양 의무를 게을리했더라도 자녀가 재산을 넘겨주고자 할 수 있습니다. 이땐 오히려 부양 의무 조건이 걸림돌이 됩니다. 부모에게만 부양 의무를 엄격히 따지는 탓에 모순적으로 부양 의무가 없는 친척에게 우선 순위가 부여될 수도 있고요. 오직 핏줄로 따지는 상속제도가 국민 법감정의 시선에선 불합리해 보이더라도 그럴 수밖에 없는 맥락이 있었던 겁니다. 다만 평생 부모의 빈 자리가 만든 그늘 속에 살았을 이들의 떠나간 뒷모습이 더욱더 쓸쓸하게 느껴지는 건 어찌할 수 없습니다. 당위성과 실효성 사이 딜레마에 빠진 구하라법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습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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