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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철,촛불구속자 보석해주지 말라고 했다”

     촛불 재판을 맡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재판개입 논란을 빚고 있는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또 다른 의혹들이 제기됐다.신 대법관이 담당 판사들에게 “촛불 구속자를 보석으로 풀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또 지난해 국가보안법 사건을 맡은 형사단독판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선고 연기를 주문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언론매체는 “신 대법관(당시 중앙지방법원장)이 지난해 10월 13일 촛불 재판을 맡은 단독 판사 10여명을 불러 모아 놓고 ‘간통죄에 대해서는 위헌 제청이 됐어도 재판을 계속한다’며 ‘집시법의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위헌 제청이 됐어도 사건을 계속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한 촛불재판 담당 판사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판사는 “신 대법관이 ‘촛불 사건으로 구속까지 된 피고인을 보석으로 풀어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면서 “처음에 신 대법관이 간통죄 위헌 제청 얘기를 꺼내 의아해 했는데, 결국 촛불 사건도 중단하지 말고 계속 하라는 뜻임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동은 형사7단독 박재영 판사가 10월9일 야간집회를 금지한 집시법을 위헌이라 판단하고 재판을 중지한 뒤 다른 단독 판사들의 재판 중단(추정)이 이어지자,직접 불러 “재판을 계속 진행하고 보석을 허가해 주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가 있다.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신 대법관의 재판개입 논란은 한층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 대법관이 지난해 당시 국가보안법 사건을 맡은 형사단독판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선고 연기를 주문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6일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의 말을 빌어 “신 대법관이 지난해 말 전교조 사이트에 북한 관련 게시물을 올려 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교조 교사 사건을 맡은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선고를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당시 법원은 2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어 선고 연기 요청은 사실상 후임자에게 넘기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신 대법관은 집시법 위헌심판제청에 따라 촛불재판을 중단했던 일부 판사에게는 개별 e메일을 보내 재판 진행을 거듭 독촉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촛불사건 판사들에게는 e메일을 보내 조속한 처리를 독촉한 반면 무죄 가능성이 있는 시국사건은 선고를 미루라고 한 것은 상반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법관이 선고연기를 요청했던 해당 판사는 예정된 재판 기일인 지난 1월 말 피고인 2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뒤 사표를 내고 법원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경향신문은 “이 판사와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지금은 할 얘기가 없다’며 인터뷰를 피했다.”고 덧붙였다.  신 대법관을 둘러싼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대법원은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을 팀장으로 하는 6명의 진상조사팀을 구성해 외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본격적인 진상조사 작업에 나선 상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박홍 전 총장 “노 전대통령 김 추기경 시체에 칼 꽂아”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겁하게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시체에 칼을 꽂는 일을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박 전 총장은 6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노 전 대통령이 최근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거론하며 ‘김 추기경이 국가보안법까지 옹호한 발언을 했다는 것을 (보고) 민주주의라는 것이 참 어렵겠구나 생각했다.”며 “전직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철학적으로 무식하거나 좌익사상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라고 본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노 전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전직 대통령을 했다는 사람이 마치 십 몇년전에 운동권 학생들이 민주주의하려면 공산주의할 자유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비슷한 소리를 지금 하고 앉았단 말이에요.그것도 비겁하게 추기경님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마치 시체에 칼을 꽂는 것 비슷하게. 이것은 무식하거나 철학적으로 무식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좌익사상을 그 사람 속에 아마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본다.“고 덧붙였다.  박 전 총장은 또 “김수환 추기경이 살아 생전에도 이 갈등의 시기에 빛의 역할, 소금의 역할을 하시고 임종 후에도 종교를 초월한 정신적 유산을 주셨다.”며 “그런데 노 전대통령이 민주주의와 관용, 상대주의를 이야기하면서 김추기경을 비판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노 전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어 “김 추기경은 ‘우리가 병균은 미워하지만 병자는 사랑해라. 공산주의는 미워하지만 공산주의자는 인간적으로 대하고 그 잘못된 사상을 깨닫도록 인도하라’ 이런 말씀을 해 오신 분”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그 분이 보수니 그 따위 소리를 하나. 이것은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는 보수가 뭔지 진보가 뭔지 혼란상태다. 퇴물이된 좌경사상을 진보라고 생각하고, 참된 올바른 민주가치를 지키는 게 보수라고 생각한다. 보수라는 올바른 가치까지도 민주화 이름으로, 관용이란 이름으로 없애버릴 때 북한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총장은 또한 “국가보안법의 오남용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만 고쳐야지, 다 없애버리고 공산주의를 허용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대통령 했던 사람이 이런 식으로 나오니까 과거 5년 동안 대북관계에서도 위태위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이 완전무결해서 대통령하게 된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지금 경제를 살리고 국가 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데 적재적소에, 적인을 사용해야 한다. 사상적으로 희미한 사람을 채용해선 안된다.”며 사상검증을 중요시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서울광장] 징역12년 구형과 무죄 판결 사이/황성기 편집위원

    [서울광장] 징역12년 구형과 무죄 판결 사이/황성기 편집위원

    검찰이 액셀을 과도하게 밟았다. 간첩이란 증거가 불충분한데도 인신을 구속하고 기소부터 해놓고 증거를 모았다. 그 귀결은 무죄였다. 탈북자 김동순(64)씨. 지난해 9월 기소 때부터 “진짜 간첩이 맞냐?”는 의구심을 낳았던 사건이다. 18일 수원지방법원 310호 법정. 재판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가 떨어지자 김씨는 지난 반년 미결수로 지낸 끔찍한 시간을 털어내듯 울먹인다. 지난해 촛불정국 직후 여간첩 사건이라고 발표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원정화(35)씨의 의붓아버지이다. 김씨 재판은 원씨와는 달리 이목을 끌지 못했다.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방청권까지 나눠줬던 원씨 때와 비교하면 김씨의 재판은 방청석이 썰렁했던 잊혀진 간첩 사건이었다. 남에 있는 가족조차 간첩 친척이라는 눈길이 무서워 재판에 거의 오지 않았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본다면 김씨는 원씨 못지않은 간첩이다. 공작원 원씨에게 간첩 행위의 편의를 제공하고, 황장엽씨 거처를 알아내려 시도했고, 노동당 당원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중국 단둥에 있는 북한대표부 부대표로 위장한 보위부 직원과 만났다는 게 기소 내용이다. 그에게는 국가보안법의 간첩, 잠입·탈출, 찬양·고무, 회합·통신, 편의제공이란 무시무시한 죄명이 적용됐다. 하지만 검찰이 내놓은 증거는 원씨 진술과 중국을 왕래한 행적, 조선노동당 당원증이 고작이었다. 김씨는 원씨가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자신이 공작원이라는 것을 계부가 알고 있었다는 딸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맞섰다. 유일한 직접 증거라 할 수 있는 당원증도 그가 훗날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쓸 때 자료로 활용하려고 가지고 왔다고 했다. 당원증은 김씨 집을 압수수색할 당시부터 김일성 얼굴에 낙서가 돼 있는 상태였다. 진짜 간첩이라면 소지할 리가 없고 훼손하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다는 다른 탈북자의 증언이 공판에서 채택됐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간접증거를 일절 인정하지 않았다. 선고를 한 차례 연기하면서 열렸던 변론재개에서도 재판부는 원씨와 김씨의 전화통화 감청 가운데 검찰에 유리한 발췌 기록이 탐탁지 않은 듯 감청내용 전부를 듣고 피고에게 진위를 물어보는 씁쓸한 광경도 있었다. 간첩 하나 만들고 낙인 찍긴 쉬워도 잘못 찍힌 낙인을 지우기는 어렵다. 지난달 법원은 ‘80년 진도 가족간첩단 사건’ 재심에서 29년이란 세월이 흘러서야 무죄로 돌렸다. 검찰은 민주화 이전 시절의 살벌한 공안 드라이브를 타려는 것일까. 검찰의 “국민의 보안의식이 해이해져”라는 논고처럼 최근 공안을 강화하는 데 2008년판 ‘가족 간첩단’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재판장이 판결에서 지적한 대로 “간첩이라는 대전제 하에”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들을 만하다. 공안당국의 폭주에 손바닥을 맞췄던 과거 사법부 같았다면 분명 유죄 판결이 나왔을 것이라는 섬뜩한 상상도 해본다. 이 사건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이 이렇게 무서운 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전가의 보도처럼 국보법을 빼든 검찰의 징역 12년 구형은 무죄로 매듭지어졌다. 검찰의 역주행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단 하루라도 인간답게 살려고 남에 왔다.”는 김씨. 탈북 2년 사이 지옥과 천당을 오가며 만신창이가 된 그는 도대체 어떻게 위로 받고 보상 받아야 하나. 황성기 편집위원 marry04@seoul.co.kr
  • 강호순 팬카페 개설자 “잘못했다 그러나…”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을 위한 인터넷 팬카페를 만들어 비난을 받은 네티즌이 5일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카페 운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GreatKiller’는 지난 2일 포털 네이버에 “‘연쇄살인범 강호순님의 인권을 위한 팬카페(cafe.naver.com/ilovehosun)’를 만들어 “흉악범도 인권이 있다.”고 주장해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에 운영자는 5일 새벽 공지를 통해 “범죄자에 대한 ‘인권’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인권이란 뜻은 ‘타인의 인권을 유린한 자에게서 박탈되는 것으로 짐승과 같은 범죄자에게는 없어도 되는 것’을 배웠다.”며 “1600건의 쪽지와 50여 통의 메일,수백 개의 게시물과 수천 개의 댓글들은 ‘인권’의 의미를 예습, 복습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또 하나의 ‘인권’을 알고 있다.”는 말로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또 하나의 인권을 천부적인 권리라 말한 뒤 “보편적이며 절대적이고,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영원히 가져야할 진정한 의미의 권리”라고 정의했다. 이어 “강호순씨가 7명의 부녀를 연쇄 살해하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그러한 사실조차 천부된 권리를 박탈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강의 신상정보 유포로 인한 피해로부터 그 누가 강의 범죄와 전혀 관련 없는 가족들과 지인들을 보호,보상해줄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운영자는 다음과 같은 예를 들며 자신의 주장을 강조했다. ”옛 독재정권시절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잡혀갔다 나온 이가 그 소문이 동네에 번져 자신의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빨갱이의 아들이라고 놀림 받고 “빨갱이 잡았다.”며 끌려 다니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슬퍼하였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마찬가지로 시대가 많이 변했다지만, 강의 아들이 단지 아버지가 살인자라는 이유로 형태는 달라도 어떤 부당한 대우나 사회적 차별 받게 될지 모른다면 이것은 분명 현대적인 관점에서 명백히 부조리하고 안타까운 일이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와함께 강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일부 언론의 행태를 비판하며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며 바람직한 여론을 제시해야할 언론이 앞장서서 나서며 얼굴과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등 오히려 대중적 분위기에 영합해 마치 진화(鎭火) 커녕 부채질하고 기름을 붓고 있는 것만 같은 것도 진심으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해당 카페는 존치되어야 한다며 “강을 비롯한 범죄인들의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여지를 두어 편향된 여론이 균형을 이루는 데 미약하게나마 기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댔다. 운영자는 후임 매니저에게 카페 운영권을 이양하고 일선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대법 “한청은 이적단체”

    검찰이 기소한 지 7년 4개월 만에 재야 청년운동 단체 41곳이 모여 결성한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가 이적단체라는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청 의장 전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사무처장 정모씨와 조국통일위원장 이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유 3년 및 자격정지 1년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북한은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며 동시에 반국가단체의 성격을 갖고 있어서 국보법의 규범력이 아직 살아있다.”면서 “북한의 통일노선과 그 궤를 같이하는 한청은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적어도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이적단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어느 단체가 겉으로는 강령·규약 등에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동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그 단체의 실제 활동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면 이적단체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태아 성감별 등 최신판례 집중 공략을

    태아 성감별 등 최신판례 집중 공략을

    뒷심은 강했다. 올해를 끝으로 1000명 선발시대를 접는 사법시험 1차 신규 지원자수가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당초 오는 3월 개원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로 인해 지원자가 예년보다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소폭 늘어난 것. 마지막 레이스의 첫번째 관문은 다음달 18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차 시험을 어떻게 하면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지 ‘사시 고수’들에게 비법을 들어봤다. ●신규 지원자, 4년 만에 최대 13일 법무부는 제51회 사시 원서접수 마감 결과, 올해 원서접수자는 총 2만 3430명으로 전년 대비 226명이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1차부터 시험을 치르는 신규 지원자수는 2만 1156명으로 지난해(2만 1082명)보다 74명이 증가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 법무부 관계자는 “로스쿨 시행으로 인해 일부 지원자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1차 신규 지원자 수는 되레 늘어났다.”면서 “기존 법대생들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도 “2016년까지 사시 병행기간이 남은 데다 비싼 대학원 비용 등을 고려해 많은 법대 재학생과 갓 졸업한 법대생들이 사시를 선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1차 면제자는 2264명이며 1·2차 면제자는 10명으로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장애인은 18명으로 지난해 첫 시각장애인 합격자 최영씨 영향으로 시각장애인 수(4명)가 2배 늘었다. ●평상심 유지하라 이처럼 쟁쟁한 실력자가 늘어나면서 한 달 남은 1차 시험 준비도 한층 빡빡해졌다. 지난해 수석합격자 이승일(30)씨는 “시험과목 훑는 일정을 길게 잡는 것보다 같은 시간에 두번 보는 게 낫다.”며 치밀한 반복 일정 계획과 최대한 흐름을 따라갈 것을 당부했다. 이씨는 민법, 형법, 헌법(이상 필수), 국제학(선택) 순서로 돌려보면서 기본서를 읽되 판례집에 좀더 많은 비중을 둬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과목당 4일, 2일, 1일씩 과목을 돌려가며 읽고 1차에는 헌법재판소 판례가 시험에 많이 나오는 만큼 헷갈리는 부분은 잘 표시해 놓고 집중적으로 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해 나온 최신판례 등 대법원 판례들을 정리해 암기하고 3~4일 전 헌법 법조문을 하루 정도 투자해서 죽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최연소합격자인 정우철(22·고려대 법대)씨는 ‘평상심’을 잃지 말 것을 조언했다. 정씨는 “기본서를 시험 전날까지 평소 읽던 속도로 읽으면서 최신판례가 담긴 시중의 책자들을 사서 빠짐없이 숙지했다.”면서 “진도별 모의고사 문제지로 시험 직전까지 매일 1회씩 풀며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 연휴(25~27일)에도 평소 학습량만큼 공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학교 고시실에서 10~11시간 정도 매일 공부했다. 체력과 컨디션 관리도 빼놓지 않았다. 정씨는 “라면 등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지 않고 제때 밥을 챙겨 먹었다.”면서 “5~6시간 자면서 집중력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종합부동산세·간통죄 등 주목 이번 시험에서는 지난해 헌법재판소 판례인 5급 국가공무원 공채시험 응시연령 상한선(32세) 제한, 2시간 배정의 사시 2차 시험시간의 위헌여부, 방송광고 사전심의제의 검열 해당 여부, 노무현 전대통령 헌법소원, 태아 성감별 금지·‘제한상영가’ 등급제·종합부동산세 제5조 위헌 여부, 간통죄 관련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욱 한림법학원 헌법 강사는 “시각장애인만의 안마사 취득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묻는 문제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시 5억원 기탁금 납부의 공직선거법 위헌 여부도 최대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형법에서는 내기골프의 도박성, 국가보안법상 ‘탈출’개념, 미성년자 약취·유인죄,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 여부 등이 거론된다. 민법은 건축행위 소멸시효 기산점, 제사주재자 결정방법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황보수정 민법 강사는 “기본서에 비중있게 수록되고 학계의 의견이 나와 있는 판례를 더욱 열심히 봐야 한다.”며 언론에 보도된 시의성 있는 판례에 더욱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2009 대한민국 행복을 말하다] 이외수·최윤희·김형성·조광제 4색 좌담

    [2009 대한민국 행복을 말하다] 이외수·최윤희·김형성·조광제 4색 좌담

    한평생 다른 분야에서 살아온 ‘이방인’들이 대한민국의 행복 지수를 진단하려고 만났다. 국회 입법조사처 처장 김형성씨, 행복학 강사 최윤희씨,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 조광제씨가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에 사는 소설가 이외수씨를 찾아갔다.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우리 삶이 나아지려면 정치와 법, 사회지도층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토론하는 자리였다. 첫 만남이었지만, 오래된 친구처럼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불행한 것에 안타까워하며 밤늦도록 찻잔과 술잔을 기울였다. 한국입법학연구소가 최근 마련한 이색 좌담에 서울신문이 동행했다. →2009년 대한민국은 어떤 행복을 꿈꾸고 있습니까. 이외수 우리 사회는 행복을 몰라서 불행하다. 사람끼리 관계에서도 이득을 따지고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좌지우지한다고 착각하고 있다. 물질의 풍요도 도덕성과 조화를 이뤄야 가치를 지닌다. 전 세계 범죄자의 공통점은 딱 하나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물질적 풍요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데…. 배려 없는 성공을 지향하면 대한민국은 불행해진다. 최윤희 달팽이가 나팔꽃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자. 느린 달팽이가 나팔꽃에 도착하면 꽃은 이미 죽어 버린다. 그럼 달팽이는 불행한 것일까. 나팔꽃은 죽었지만, 달팽이는 찾아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았을까. 행복이라는 파랑새는 산이나 무지개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다. 행복은 블록버스터나 스펙터클이 아니다. 행복은 먼지처럼 쌓여가는 것이다. →행복한 삶을 위한 토대인데도 잊혀 가는 것들이 있다면. 조광제 지난 100년간 외세 침략, 전쟁, 독재정권 등을 거치면서 살아남으려면 흔히 말하는 백(후원자)이나 줄을 잡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도덕성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개성과 자유가 희생당하고, ‘돈 돈 돈’ 하는 가치관이 누적됐다. 이걸 이제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참 어려운 과제다. 경제 성장도 하면서 경쟁 구조를 완화하고 정신적 가치와도 조화를 추구하느냐, 우리 모두 고민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외수 다른 이를 배려하면서 돈을 버는 것과 나만 잘 되려고 돈을 버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즐거울까. 응당히 남도 즐겁고 나도 즐거운 것을 선택해야 한다. 나만 즐겁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은 범죄와 다르지 않다. 진정한 성공이 아니다. 인생의 아름다운 목표가 없으니까 좌절만 하면 완전한 무기력에 빠진다. 30,40대에 직장 하나 없어졌다고 지하도로 가는 게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어려워졌다고 자식을 보육원에 맡기고 부부가 쉽게 갈라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직장 하나 잃은 걸로 인간답지 못한 길을 너무 쉽게 선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형성 능력이나 재주가 뛰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인성 본성이다. ‘제국의 미래’라는 책에서도 미국이 선도 국가로 남으려면 관용과 배려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을 잃어버리면 세계의 리더로 자리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비단 미국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본다. →대한민국이 행복해지려면 정치인 등 지도층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 김형성 당연하면서도 쉽지 않은 얘기인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특히 지도층이 명확한 소명의식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해주면 이 사회의 행복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이외수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한번 보자. 흥부는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보고 매우 불쌍하게 여겼다. 제비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보는 측은지심을 지녔다. 놀부는 부자가 될 욕심으로 제비의 다리를 분질러 다시 고쳐주겠다고 생각한다. 제비와 내가 별개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우리 조상은 예부터 밭을 매다가도 돌덩이가 나오면 ‘네가 여기 있으니까 호미에 찍히지 않느냐, 저기 가서 편히 쉬라.’ 하며 돌멩이를 던졌다. 타인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는 흥부 같은 마음이 정치든 법이든, 어느 분야에서든 잊히지 말았으면 좋겠다. 조광제 언제든지 비판받고 책임진다는 의식으로 자리에 서야 하는 게 아닐까. 권력이 커지는 만큼 자기비판, 자기성찰이 더욱 빛나야 하고, 권력이 아닌 권한이 오로지 국민 복리를 향해 애틋하게 쓰이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절실하다. 최윤희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작은 멘토를 많이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칭찬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문근영이나 김장훈이 남몰래 기부를 했는데 여기에 무슨 비딱한 시선과 색깔을 들이댈 것인가. 리더가 꼭 나이가 많고 학식·지위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타인을 위해 일하면서도 티를 내지 않는 분들의 감동적인 모습을 찾아내 알리고 본받아야 한다. →법이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만드나. 이외수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 법은 사실 있으나마나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촛불시위 때 유모차에 아기를 데리고 나갔다고 아동학대로 처벌한다면 우리나라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거짓말이 될 것이다. 헌법이 집회 결사의 자유를 허용하는데도 법을 행사하는 사람(경찰)이 오히려 법을 이해되지 않게 적용하고 있다. 정말 심각한 문제고 현행법이 잘못된 거다. 법은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행복이 사랑과 인간다움, 아름다움과 맞닿아 있기에 법도 처벌에 파묻히지 말고 행복한 것, 아름다운 것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 법이 예술과 창작,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너무나 많이 억압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법 때문에 예술이 위축되는 경우가 숱하게 있었다. 국가보안법이 그렇고 장정일, 마광수씨가 휩싸인 외설 논쟁이 그렇다. 불안해서 글을 못 쓰게 된다. 법이 보호해야 할 활동이 오히려 법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김형성 법이 동양에서 질서·의무로 인식된다면, 서양에서는 개인의 권리 보호로 여겨진다. 사회 질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법이 자기 권리를 보장해준다는 인식보다는 뭔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고, 금지하고 의무를 부과시키는 것으로 이해하기에 법이 멀게 느껴진다. 법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데 중요한 기준이고, 공동체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해주는 요소라는 인식을 하도록 바뀌어 가야 한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준다면. 최윤희 거북이가 토끼와 경주할 때 승리한 것은 목표가 달랐기 때문이다. 토끼의 목표는 거북이를 이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거북이를 앞지르자 중간에 잠들어버렸다. 그러나 거북이 목표는 토끼가 아니라 산꼭대기였다. 그래서 쉬지 않고 묵묵히 걸어갈 수 있었다. 젊은이들도 인생의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올바른 목표를 갖고 초긍정으로 살아라. 나도 시련과 실패를 경험했기에 열심히 다시 뛰어보자고 말하고 싶다. 이외수 젊은 세대들이 무통분만, 불로소득만을 꿈꾸는 것 같다. ‘질풍노도’의 시기부터 ‘질풍 로또’가 되기를 바란다고나 할까. 인생을 길게 보고 과정을 소중히 여기며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끈기와 열정, 노력이 아쉽다. 무조건 일 열심히 해서 돈 많은 나라가 되기보다는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가 되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정리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워싱턴 입성 오바마 출발 전부터 삐걱 ‘신상’ 공중전화 “한달 천원밖에 못 벌어 퇴출 걱정” 역술인 이철용 “흙기운 센 해…무리하면 불벼락” 박근혜 “국민에 고통”에 “그동안 뭘했다고” 미네르바 “난 악마의 도구…IMF때 도움 못 돼 조국에 죄송”
  • [개헌 다시 보자] 인권·경제 민주화·소수자 권리 조항 필요

    [개헌 다시 보자] 인권·경제 민주화·소수자 권리 조항 필요

    ‘87년 민주화’는 권위주의 극복과 직접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과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1948년 정부수립 후 권위주의 정부를 경험해온 국민은 또다시 통치구조에 매몰된 개헌 작업에서 배제됐다.3당합당과 탄핵파동 등이 이어졌고,중대한 정치·사회 문제는 국민적 합의체가 아닌 헌법재판소로 넘겨져 법률적 결정을 통해 해결됐다.국가보안법 개폐,이라크 파병,행정수도 이전,양심적 병역거부,호주제 등 사회 핵심의제들도 마찬가지다.이들은 늘 ‘사법의 정치 대체 현상’으로 귀결됐다.새롭게 등장한 사회양극화,청년 실업,중산층 몰락,이념대결,복지로서의 교육 등 제반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개헌이 논의되고 있는 이유다. ●“국가 성격·영토·국군 의무 조항 등 손질을” 대부분의 전문가는 인권,평화,경제민주화,소수자 권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헌법학자들 사이에서 모순된 조항으로 꼽히는 대목은 전문과 4조,8조의 국가 성격에 대한 언급이다.유신 때 삽입된 ‘자유민주’와 건국 때 삽인된 ‘민주적’이 충돌한다는 것이다.3조의 영토조항도 국제법상 한반도라는 범위가 인정된 게 아니어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5조의 국군 의무조항과 60조의 해외파견 허용 조항도 ‘국토방위의무=외국파견’이라는 맹점을 지닌 것으로 지적된다.이장희 한국외대 교수는 “헌법 조문에 ‘외국인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해’라는 구절이 있는데 조약은 국제법에 속하므로 무식한 표현”이라고 꼬집고 “앞으로 논의는 큰 방향에서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민족적 관점과 국제적 시각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정태호 경희대 교수는 “군인,공무원의 국가배상권을 박탈한 28조와 법관에게 재판받을 권리인 27조도 배심제 활성화를 위해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건국 헌법 이래 지켜져 온 경제민주주의 가치 조항(119조)에 대해선 시장주의자와 진보진영간 의견이 엇갈린다.1항에서 시장경제를 보장한 반면,2항에선 균등경제를 강조해 충돌한다는 해석이다.남기업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는 자유시장주의자들의 논리일 뿐”이라면서 “122조의 토지공개념을 명문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영방송 사장 임명,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찬성으로” 헌법에서 강화해야 할 내용으로는 인권보장 의무(10조),신체의 자유(12조),무죄추정의 원칙(27조) 등이 꼽힌다.새롭게 추가해야 할 내용으로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 대목이 지목된다.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재일동포에게도 속인주의를 적용해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하면서 이미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이주노동자와 국제결혼 여성에 대해선 기본권을 인정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면서 “독일이나 일본처럼 불법체류자라도 노동기본권은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인권개념을 확장해 ‘국민은’이란 조문을 ‘누구나’로 바꿔야 한다.사회권적 기본권도 구속력 있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승수 제주대 교수는 “20년 전 논의조차 되지 않던 성적(性的) 소수자 문제 등을 헌법적 틀로 받아들일지에 대해선 입장 차이가 있지만,감사원의 독립문제 등 명확한 주제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의 황도수 변호사는 “대법관의 헌재 재판관 3분의1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임명시 국회의원 3분의2의 동의를 얻게 하면 편향된 인사를 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정태호 교수는 “검찰총장을 국민 직선제로 뽑아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는 조항이나 공영방송 사장을 국회 재적의원 3분의2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여간첩 원정화 자살 기도…구치소서 딸 면회후 우울증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경기 수원구치소에서 복역 중인 원정화(34)씨가 구치소에서 자살을 기도했다. 25일 수원지검 등에 따르면 원씨는 지난 23일 오후 수원구치소 독방에서 가지고 있던 수건으로 목을 감싸 자살을 시도했으나 독방 앞에서 상시근무 중이던 교도관에게 발견돼 제지됐다. 원씨는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된 계부 김동순(63)씨와 황모(26) 전 대위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면회를 통해 딸(7)을 만나면서 심리적 불안과 우울증 증세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원씨가 북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신변에 대한 염려와 딸에 대한 그리움 등으로 괴로워했다.”며 “자살기도는 미수에 그쳐 원씨의 건강에 이상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전대협 6기 의장 태재준씨 美 시카고大서 박사 학위

    ‘한국 사회는 가부장적인 문화와 경제 위기로 가족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전국 대학생 대표자 협의회’(전대협) 6기 의장인 태재준(39·서울대 국제경제학과 88학번)씨가 최근 미국 시카고대학 사회복지학과 박사 학위 논문에서 우리 사회 미래 모습을 이렇게 그렸다.서울대 35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태씨는 1992년 전대협 의장을 하며 각종 시위를 주도하고 대학 내에 북한 인공기를 게양토록 지시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돼 3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 점거농성·입법전쟁 4년전과 똑같네

    점거농성·입법전쟁 4년전과 똑같네

    2008년 연말 정국이 극한 대치로 얼룩지고 있다. 집권 초반기 입법전쟁,여당의 강행처리,야당의 점거농성,정치불신 확산….꼭 4년 전과 닮은 꼴이다. 지난 2004년 말엔 4대 개혁입법 처리를 놓고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기싸움이 치열했다.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외치며 법사위를 점거하는 등 여야의 대치는 물리적 충돌로 번졌다.결국 열린우리당이 추진한 4대 개혁법안은 연내에 처리되지 못했고,천정배 당시 원내대표는 책임을 지고 이듬해 1월 물러났다.2008년 말 정국도 다르지 않다.여당인 한나라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규제완화법안,미디어관련법안 등 114개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민주당은 상임위 회의실을 점거하는 등 ‘MB법안’에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4년 전 대치정국이 본격화되기 전,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낡은 칼은 칼집에 넣어야 한다.”며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불을 붙였다.마찬가지로 이명박 대통령은 “연내 개혁법안 처리에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을 여당에 지시하며 입법전쟁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4년 전과 지금의 속사정은 달라 보인다.특히 대치정국에 임하는 청와대의 입장과 대통령의 통치구조를 둘러싼 정치환경이 선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당·청 관계부터 꼽을 수 있다.2004년 노 전 대통령은 당·정 분리를 선언하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당한 권한을 내려놓았다.당시 집권 여당이 열린우리당과 옛 민주당으로 분산되면서 리더십 위기에 몰렸고,4대 개혁입법도 여당이 주도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연일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다.여당인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종속변수에 머문 채 의회주도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23일 “이 대통령은 집권 초 강력한 권력을 기반으로 지지층 단속에 집중한 반면,노 전 대통령은 이같은 기본 정치 틀을 부정했다.”고 비교했다. 대야(對野) 관계에서도 대립각이 분명하다.노 전 대통령은 사립학교법에 일정한 유연성을 뒀고,이듬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논란은 많았지만 소통의 정치에 역점을 둔 노 전 대통령의 소신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야당과의 소통에 소홀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여당과도 수직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도서출판 후마니타스의 박상훈 대표는 “청와대가 의회와 정당에 기반을 두지 않는 정치를 하는 것은 행정권력에 의한 권위주의적 통치”라고 비판했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마침내 벗은 간첩누명

    “이제 법정 밖으로 나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도 좋습니다.” 법원이 19일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으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던 피고인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이중간첩’으로 사형된 이수근씨의 처조카 배경옥(70)씨는 39년 만에,‘조작 간첩’ 고(故) 이장형(사망 당시 74세)씨는 23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박형남)는 배경옥씨의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죄에 대해 “이수근씨가 이중간첩이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어 이씨를 도왔다는 배씨의 혐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씨 외조카 김세준(61)씨도 이날 무죄를 받았다.다만 배씨가 이씨의 변장 사진을 다른 사람 명의의 여권에 붙인 것은 공문서 위조라고 판단,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였던 이수근씨는 1967년 3월 판문점으로 귀순했다.그러나 69년 1월 위조 여권으로 캄보디아로 떠나다 중정 수사관에게 체포됐고 ‘이중간첩’으로 몰렸다.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이씨는 항소했지만,항소심 재판이 열리기도 전인 그해 7월 사형이 집행됐다.배씨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89년까지 20년간 복역했다.김세준씨(61)도 이씨 도망을 방조한 혐의로 징역 5년형을 확정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중앙정보부는 영장 없이 피고인을 불법 구금하고 고문했으며 검찰은 피고인이 진술을 번복할 때마다 중정 수사관에게 자리를 내주는 등 인권 유린을 묵인했다.”면서 “법원도 증거재판주의 원칙을 지키지 못해 인권의 마지막 지킴이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광만)도 이날 고 이장형씨의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죄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다.다만 이씨가 기준 환율을 따르지 않고 엔화를 원화로 바꿔 외국환 관리법을 위반했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이씨는 조총련 간부인 숙부에게 간첩 지령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85년 9월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13년간 복역했다. 이씨를 대신해 피고인석에 앉은 부인 임윤근(74)씨는 “돌아가시는 날까지 재판 소식을 물으며 기다렸는데….”라며 눈물을 쏟았다.98년 8·15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씨는 고문 탓에 허위 자백했다며 2005년 8월 서울중앙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그러나 2006년 12월27일 이씨가 암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지난 5월20일 진실화해위가 재심을 권고했고 지난 10월17일에 첫 재판이 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구속 영장도 없이 치안본부 대공수사단에 57일간 불법 구금됐고 온갖 고문과 협박을 당해 허위 진술했다.”면서 “간첩 혐의를 자백한 진술조서는 신빙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라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사설] 인권위 조직축소 신중해야

    행정안전부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지방조직 축소 등을 통한 40%대(110명) 인력감축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보복적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인권위가 경찰의 촛불시위 진압을 과잉진압이라고 못박고,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하는 등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것은 사실이다.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인권위가 균형감각을 상실했던 적도 있다.그렇다 하더라도 인권위의 인력 감축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객관적 기준에서 볼 때 우리는 아직 그늘진 곳이 너무 많은 인권 후진국이다.억눌리고 박해받는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 있다.여성이나 장애인 차별문제,학교와 군대에서의 인권 유린문제는 시정되지 않고 있다.다문화 사회 진행과 함께 이주민 인권보호 문제도 등장했고 양극화 사회에서의 빈곤계층 인권 문제도 심각하다.북한인권 문제도 챙겨야 한다.이렇듯 인권 관련 업무가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조직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은 그나마 인권위 출범 이후 진일보한 인권상황을 과거로 후퇴시키는 처사나 다름없다.인권위는 장기적으로 무보수·명예직 위원들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하지만 아직 그럴 만큼 우리 사회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혈세를 지원하는 것이다.유엔도 권고했듯이 인권위는 필요하고,조직축소 문제는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인권위가 모든 사안을 다룸에 있어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 ‘이념 vs 민생’ 연말국회 또 대치

    ‘이념 vs 민생’ 연말국회 또 대치

    국회가 예산안 숨고르기에 들어갈 새도 없이 이번엔 쟁점법안이라는 준령(峻嶺)을 넘어야 할 판이다.10년 만의 정권교체 이후 과거 정권의 ‘좌편향화’를 되돌리려는 한나라당의 ‘이념 법안’과 감세 주장과 연결되는 민주당의 ‘민생 법안’이 연말 국회의 주요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각 당의 입법 성과가 연말 정국의 성패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이는 각 당의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라 지지층 결집을 통한 전열 정비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한나라당,“좌편향 바로잡겠다” 한나라당은 지난 10년 ‘좌편향화’의 흔적을 국회 입법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각오로 관련 법 개정을 벼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촛불 집회를 계기로 논란이 된 떼법 방지를 위해 도입하기로 한 불법행위 집단소송법과 사이버 모욕죄를 담은 형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인터넷 포털의 언론기능을 규제하는 신문법 개정이나 집회·시위에 대한 포괄적 소송을 강화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도마에 올려놓고 있다.이는 지난 2004년 정기국회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4대개혁 입법으로 국가보안법 폐지,과거사 진상 규명법,사립학교법,언론개혁법을 추진한 것과 그 배경이나 모양새가 닮아 있다.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념 법안’은 이른바 경제회생을 위한 ‘이명박식 개혁 법안’과 연계돼 있다.‘이념 법안’과 ‘MB 개혁 법안’으로 동시에 야당을 압박하며 최대한의 성과를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보수 입법에 정면 대응”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보수 입법’에 정면 대응할 방침이다.정세균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의 탈이 덧씌워진 이념법안을 절대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쐐기를 박았다.구체적으로 집시법 개정안과 사이버 모욕죄를 비롯,개인정보의 정보기관 감시를 강화하는 법안을 ‘디지털 유신법안’으로 규정했다.또 국내 정치사찰 허용,휴대전화 감청 및 위치정보 검색 강화 등을 담은 국정원법을 대표적인 국민감시법안으로 몰아세웠다.“국민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법”이라고 규정했다. 대신 민주당은 ‘서민 속으로’를 주요 입법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교육기본법,국민건강보험법,비정규직법,파견근로자보호법,장애인고용촉진법 등이 대표적이다.농수산물 원산지 표시법 제정과 식품피해 집단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한 식품안전기본법 개정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박영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서민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법안을 우선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민주당도 이번 기회에 대여(對與) 차별화와 투쟁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적 접근법을 깔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입법 과정에서 쟁점 법안이 어떻게 조율될지는 예단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봄이 왔으면 국보법이란 겨울외투 벗어야”

    “봄이 왔으면 국보법이란 겨울외투 벗어야”

     1일로 국가보안법이 생긴 지 60년이 됐다.그동안(1961년~2008년 2월) 1만 40 00여명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됐다.‘반(反)국가활동’이라는 애매모호한 규정에 들어맞는 죄목은 많았다.이들 중에는 체포영장도 없이 끌려나와 죽도록 얻어맞고,불법구금을 당하고,있지도 않은 자백을 강요받은 사람도 있다.‘야생초 편지’의 저자로 유명한 황대권(53)씨도 이들 중 한 명이다. 황씨는 뉴욕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1985년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반국가 및 간첩 활동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미국에서 북한공작원에게 포섭돼 간첩이 된 후 국내에 들어와 극렬 학생에게 공작금을 줬다는 혐의였다. 남산 안기부 지하실에서 60일간의 고문이 이어진 후,30살 청년이 44살 중년이 될 때까지 13년 2개월을 감옥에서 보냈다.스스로 국가보안법의 피해자인 황씨는 “남·북의 집권자들이 정권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는 국보법이 오늘날까지도 계속된다는 게 답답할 따름이다.”고 했다.  황씨는 “세계 어디나 돌아다닐 수 있는 요즘같은 세상에 특정 국가에 대해서만은 접근도 안되고 얘기를 해서도 안 된다는건 구시대적 발상이다. 이미 폐지 시기가 한참 지난 국보법이 아직도 살아있는 것은 이 체제에 기대서 살아왔던 사람들이 사회의 주류이기 때문이다.국가보안법 아래서 60년을 산 것은 마치 겨울에 외투를 입고 있다가 그 속에서 따뜻하고 안전했던 기억 때문에 봄이 와도 벗기 싫어하는 심리와 같다.”고 말하며 국보법 존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황씨는 현재 생태운동을 하고 있다.생사를 넘나드는 독방 생활에서 맞닥뜨린 야생초,사마귀,파리,개미 등을 보며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그가 2001년 생태공동체운동센터 소장이 되고 2002년 ‘야생초 편지’라는 책을 내게 된 계기다.그런 그가 말하는 국보법 폐지의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다.“국보법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같은 이유를 들 거다.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국보법은 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처벌하기 위한 경우가 더 많았다.진짜로 국민의 생명이 걱정된다면 형법 제8조로도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  황씨와 입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도 많다.지난 11월30일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6278명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를 내고 ‘이제 야만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했다. 단체는 ‘반공이란 명분 앞에 국가보안법이 지배하는 야만의 시대에 인간의 양심,자유,민주주의는 유린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유엔으로부터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를 거듭 받아왔음에도 정부와 국회는 국가보안법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도 같은날 성명을 내 ‘반국가행위와 간첩행위가 구체적으로 정의되지도 않고 표현 및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는 사람들에게 임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혹은 근본적 개정을 권고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온라인 공론장 뜨는 한국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온라인 공론장 뜨는 한국

     “20세기와 21세기 사회를 구분짓는 가장 큰 특징이라면 세계가 국가주의 사회에서 시민사회로 바뀌었다는 데 있겠죠.러시아와 동유럽에서 사회주의 국가가 무너졌을 뿐 아니라,서구에서도 복지국가의 위기가 대두되면서 국가가 주도하던 사회질서가 약화됐잖아요.한국도 권위주의 정권이 쇠퇴하면서 시민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바로 공론장의 활성화 덕분이죠.”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만난 한 학생은 세계 진보학계를 이끌어 온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산물인 공론장 이론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다.특히 이러한 공론장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영된다는 사실에 신기해하기도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촉발된 ‘촛불시위’에서부터 한국의 경제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한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까지 최근 사회 변화와 맞물리면서 ‘공론장’(公論場)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196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교수 위르겐 하버마스가 주창했던 공론장은 18세기 서구 부르주아 귀족들이 모여 국가에 대한 담론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던 공간에서 유래했다. 이후 공개된 장소에서 신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개인들이 모여 아무런 성역없이 합리적 토론으로 국가 권력의 방향을 논의하는 공간으로 개념이 확대,정착되면서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이 됐다.이러한 공론장은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우리 시민사회에서도 기반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하지만 국가와 언론이 이를 장악하려는 시도가 나타나면서 한국 공론장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논객 대신 이웃이 여론 주도하는 시대  2008년 우리사회 최대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촛불시위’는 근대적 공론장의 21세기 버전인 ‘온라인 사이트’의 위력을 잘 보여줬다.단순 육아모임이던 ‘82쿡닷컴’이 시작한 보수 언론매체 광고 중단운동은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이태 박사가 “4대강 정비계획은 대운하”라고 밝혔던 곳도, 그를 지지하기 위한 서명운동이 펼쳐진 곳도 현재 대표적 공론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였다.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논객’들이 점유하던 온라인 공론장이 10대 청소년부터 40대 아줌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활동하면서 논객 대신 ‘이웃´이 여론을 주도하는 시대가 됐다.  특히 말하는 사람의 신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인터넷의 특성은 공론장의 기본 원칙과도 일치한다.인터넷으로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을 주도한 ‘안단테’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고등학생이었고,´사이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네르바´ 역시 아직까지 정확한 신분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기존 언론매체의 경우 시민은 철저히 소비자로 분류돼 ´독자의견´이나 기사의 ´댓글´정도로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하지만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공간에서는 누구나 네트워크를 통해 여론 을 생산할 수 있는 ´프로슈머´(prosumer)로 대우받아 ´집단지성´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김성태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서 이름 없는 생물학도가 올린 글이 황우석 교수의 논문 위조를 밝히고 촛불 집회를 이끌어내는 등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역의제설정’이 가능해졌다.”면서 “여론을 환기하고 수렴하는 미디어의 측면에서 볼 때 인터넷이 전례없던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진보와 내용적인 변화를 동시에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정부 언론의 규제 강화 움직임…미래 불투명  하지만 우리 공론장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 있는 것만은 아니다.이명박 정부가 사이버 모욕죄 등을 통해 온라인 공론장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일부 보수 언론매체가 이를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20~30년을 내다본 시민사회의 성숙에 과연 도움이 되는지는 좀 더 숙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현재 정부와 여당인 한나라당은 사이버모욕죄와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법,통신비밀보호법 개정 등을 시도하고 있다.사이버모욕죄는 인터넷 활동에 대한 본인확인제와 비(非)친고죄가 핵심이다.이 법안이 시행되면 네티즌은 인터넷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혀야 하며, 사이버 범죄 피해자의 고소·고발이 없어도 공소가 가능해진다.통신비밀보호법은 휴대전화 감청을 허용하고 있고,국가 사이버 위기관리법은 국정원이 온라인상의 개인정보에 대해 감시할 근거를 마련했다.  한상희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비판하고 토론하는 것은 문명사회를 떠받치는 기본”이라며 “사이버모욕죄는 실제로 인터넷 공간상에서 기존 국가보안법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미래에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미래기획부 손성진부장(팀장),이도운차장,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국제부 박홍환차장,사회부 안동환·이재연기자,문화부 박상숙기자
  • ‘고통스런 과거의 흔적’ 치유하기

    ‘고통스런 과거의 흔적’ 치유하기

     10대가 아닌 어른들도 혼돈의 시기일수록 ‘나’를 찾아 단단히 붙들어매야 한다.  1998년 ‘문학사상’ 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종득의 첫 장편소설 ‘길,그 위에 서서’(화남 펴냄)에는 2명의 남자와 3명의 여자가 등장한다.그리고 자신의 고통스러운 과거와 그 흔적을 만나고 그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작품에는 수없이 많은 ‘길’이 등장한다.이야기는 1980년대 끝자락,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감옥을 전전하던 사이 어머니의 교통사고,보상금을 들고 줄행랑 친 이모,사랑하는 여자의 부모와 겪는 갈등 속에서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세계로부터 철저하게 배제된 ‘인석’의 죽음으로 시작된다.그의 죽음으로 각자 얽힌 기억과 흔적을 더듬어가듯 소설 속의 인물들은 계속 서로 서로를 찾아 길을 떠난다.마치 로드무비 같다.서울,영월,속초,청주,보길도 등을 헤맨다.  하지만 인간 존재의 근원적 소통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듯,그들은 과거의 기억이 아닌 현재에서는 결코 서로 조우하지 못한다.결국 그들이 그토록 찾아 헤맸던 것은 타인이지만 번번이 부닥쳐야하는 대상은,바로 자신이었다. ‘무엇을 보러 가는 것보다,가는 과정을 즐겨야 한다.(113쪽)’,‘물론 아내를 만나지 못했습니다.하지만 만난 것이나 진배없습니다.제 아내가 원하는 저를 만났으니까요.(224쪽)’ 작가는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을 부정한 채 앞만 보고 달려왔던 출세 지향의 ‘진영’에 자신을 이입했다.10대처럼 어른들의 고민 역시 스스로 찾아가야 할 것이다.그래야 20년전 그때처럼 다시 한 번 훌쩍 클 수 있으니까.책을 다 읽어도 곁가지 의문은 남는다.인석은 왜 출소 후에 통일운동과 사회운동으로 활동의 지평을 넓히지 못했을까.후일담 소설류도 안타깝지만 ‘소설의 밑반찬’ 정도로 전락한 옛 운동권의 쇠락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인권위 7돌/황진선 논설위원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고 인간답게 사는 것을 꿈꾼다.그러기 위해서는 인권,즉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인권은 인간다운 삶의 전제 조건이다.인권 없는 행복한 삶은 없다.국가 통치의 목적도 구성원들이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1948년 유엔총회가 채택한 세계인권선언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으로 불린다.인류 역사상 가장 야만적인 범죄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58개 회원국들이 정치 경제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망을 담았다.국가인권위원회가 어제로 7돌을 맞았다.독립된 국가기관인 인권위는 ‘인권대통령’을 자임한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인권위는 그동안 인권개선에 기여했다.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2005년 사형제 폐지 등 국가적 주요 사안뿐 아니라 이주노동자,장애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인권 보장과 국가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표명했다.인권위에 따르면 국가기관 등의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시정 권고 가운데 1200여건이 수용돼 수용률이 90%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인권위원회가 무력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통상 8월에 해오던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도 지금까지 하지 못하고 있다.정부와 여당이 인사권과 예산을 무기로 인권위를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최근 촛불시위에 대해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인권위 결정이 정부를 자극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아울러 시대 상황에 따라 새롭게 조명하고 보호하고 증진해야 할 인권이 있게 마련이다.아동·노인의 인권,다문화사회의 인권 등이 그 예다.과거에는 군사력·경제력이 국력의 징표였다면 이제는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와 함께 인권 보호 수준이 국가의 품격과 위상을 결정하는 시대다.인권위의 역할과 기능은 항구적이어야 한다.여당과 정부의 시각대로 그동안 인권위원들이 지나치게 좌편향이었다면 후속 인사를 통해 공정한 인물을 선정하면 될 일이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우리 민족에 덧칠된 폐쇄·은둔 이미지는 잘못”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교류 연구의 권위자인 정수일(74) 전 단국대 교수가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이라는 새로운 직함을 갖게 됐다.이름부터 그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듯한 문명교류연구소는 26일 서울 중구 필동 ‘한국의 집’에서 창립 기념식을 갖고 사단법인으로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학문적 깊이와 함께 대중적 저변 확대를 동시에 꾀해왔던 그로서는 좀더 안정적으로 연구와 강연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고전 연구하면 우리 문화 세계성 확인” 정 전 교수는 24일 “이 연구소를 밑천으로 삼아 학문적으로 문명교류학을 정립하려고 한다.”면서 ‘문명교류학’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그는 “10개 남짓한 우리 고전을 발췌해서 공부할 목록을 만들었고,이 연구를 바탕으로 ‘세계 인식에 관한 한국 고전 독해본’을 만들 계획”이라면서 또한 “세계 4대 여행기 가운데 아직 국내에 번역이 되지 않은 이탈리아 수도사 오도릭의 ‘동유기’의 번역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 전 교수는 2006년 8월부터 일반인들을 상대로 ‘실크로드 학교’를 운영하면서 한 달에 두 차례씩 대중강좌를 열었고,한해에 4차례 정도 실크로드 답사도 진행했다.실크로드 학교가 열릴 때마다 70~80명이 찾아올 정도로 끊임없는 일반인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학문적 체계를 갖추지 못한 탓인지 ‘문명교류학’하면 여전히 체감도는 멀기만 하다.  그는 “이 연구는 특히 우리 민족에게 축복 그 자체”라고 말했다.그는 또한 “문명교류학적으로 접근해 우리 고전을 연구하면 우리 역사 문화의 세계성을 새삼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우리 민족이 얼마나 개방적이고 수용적이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 인류의 미래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나아가 문명교류사를 공부하다보면 그동안 우리 민족에 덧칠됐던 폐쇄적이고 은둔적 이미지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대국 주도 세계화는 문명교류 아니다” 정 소장은 “힘의 논리를 넘어 겸손하게 남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다른 문명과 함께 간다.’는 원칙을 갖고 문명교류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강대국의 일방적 주도로 이뤄지는 최근의 세계화는 문명교류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함께 피력했다.  한국문명교류연구소는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사회 수석비서관이 이사장을 맡았고,강윤봉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부회장,장석 이우학교 이사장,한동헌 노래를 찾는사람들 대표,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등이 상임이사로 참여했다.  중국 옌볜 출신인 정 전 교수는 베이징대 동방학부를 나와 평양외국어대학,말레이대학 교수를 지내면서 동서교류사에 업적을 쌓았다.1995년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구속된 뒤 2000년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고,2003년 사면복권됐다.이후에도 ‘이븐 바투타 여행기’,‘실크로드학’ 등 10여권의 번역서와 저서를 내는 등 동서 문명교류학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인권위 인권상 추천자 행안부 ‘심사 유보’ 논란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상 후보자로 추천한 인물을 행정안전부가 부적격자로 판단, 심사를 유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행안부는 21일 인권위가 올해 인권상 후보자로 선정·추천한 이정이(67)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및 부산인권센터 대표에 대한 심사를 유보했다고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상훈 수여 대상자는 국민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면서 “이씨는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어 심사과정에서 ‘정부포상 업무지침’ 요건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에 대한 인권상 추천과 관련, 일부 언론과 단체는 “민주화운동의 전력은 있지만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맥아더동상 철거운동 등을 주도한 친북좌파 활동가”라면서 자격 논란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측은 “지금까지 인권위 추천을 받은 사람을 행안부가 탈락시킨 경우는 없었다. 행안부로부터 공식적인 통보가 오면 그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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