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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1 한돌’ 美전문가 좌담/ “알카에다 美 추가공격 가능성”

    9·11 테러 이후 미국은 크게 변했다.대(對)테러 전쟁이 지상과제가 되면서 인권문제가 뒷전으로 밀렸고 인종간·종교간·지역간 갈등은 심화됐다.국제사회는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도 실리를 쫓아 빠르게 움직였다.9·11 1년을 맞아 조지타운대 크리스토퍼 조이너 국제법 교수,워싱턴 소재 가정문제연구소 로버트 매기니스 부소장,휴스턴대 로버트 부잔코 역사학 교수와 각각 가진 인터뷰 내용을 좌담으로 재구성했다. ◇미국 사회의 충격 ◆조이너 교수- 미국이 외부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게 가장 큰 변화다.지난 200년간 미국은 외침에 안전하다고 여겼다.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은 없으며 태평양과 대서양은 미국을 외부세계와 분리시켰다.그러나 지리적 여건은 더 이상 미 본토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부잔코 교수- 미국의 공격을 받은 제3세계 국가의 사람들이 느꼈던 공포와 두려움을 지금 미국인이 경험하고 있다.그 결과 부시 행정부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군수용 예산을 타기 위해 ‘위기’를 이용하기가 한층 쉬워졌다.9·11 당시 미국민들은 계엄과 같은 상황을 느꼈고 그들에게 부여된 자유를 내세울 틈이 없었다.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법원이 정부의 막강한 권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이라크 전쟁에 반대한다는 정치적 견해도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다. ◆매기니스 부소장- 전장이 유럽이나 중국,한국,베트남 등 미국과 떨어진 지역이라는 인식이 바뀌었다.미국 역사를 통틀어 본토는 안전하다고 느꼈으나 외부 공격에 대한 미국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대테러 연대 및 확전 ◆부잔코 교수- 대테러 연대의 기류는 오래가지 않는다.이미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이같은 질서는 9·11 테러의 여파로 미국 주도하에 급조됐다.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정점에 달했으나 탈레반 정권의 잔학성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지금 미국의 동맹들은 확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이라크 공격과 친(親)이스라엘 정책으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 ◆조이너 교수- 테러 이후 6개월간 국제사회는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쫓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지했다.그러나 이라크로 옮겨진 부시 행정부의 관심에는 동맹국뿐 아니라 미국내에도 반대 여론이 크다.대테러 전쟁을 지원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 때문에 훼손될 수도 있다.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이전에 분명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이라크 공격이 명분을 얻으려면 유엔의 무기사찰이 허용된 뒤여야 한다.이라크가 거절하면 미국은 선제공격에 커다란 힘을 얻을 것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대 테러리즘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질서가 얼마나 유지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대 테러 전쟁의 결과에 달렸다.예컨대 걸프 지역의 불안 요인인 후세인 대통령의 제거는 이슬람 원리에 근간을 둔 아랍 전제국가들의 내부혁명을 촉진시킬 수 있다.동북아 지역에서는 중국에 커다란 힘을 줄 수 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타이완을 병합하려는 중국에게 기회와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 ◆부잔코 교수- 테러리즘을 뿌리뽑는 것과 일방주의적 외교는 다르다.테러 문제에는 국제사회가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본질적으로 정치적 문제일 뿐 군사행동으로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테러리즘은 국제사회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됐다.산업화된 서구의 소수 백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를 지배하고 강압적인 통치와 군사력을 휘두른 결과로 나타났다.자본주의의 모순점이 계속 강조될수록 테러리즘은 번성하게 된다.마찬가지로 미국이 일방주의적 외교를 고집하면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조이너 교수- 부시 행정부는 세계를 혼자 움직일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외교는 국제적인 합의에 이르는 노력이다.강대국이 바라는 것을 누구에게나 아무 때 하는 게 외교가 아니다.미국이 그럴만한 군사력을 갖고 있더라도 합법성을 부여받지 않았으며 그럴 권한도 없다.미국은 지구온난화 문제나 인권유린,대량살상무기 확산,불량국가 처리 등 국제적 이슈에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미국의 ‘나홀로’정책은 오만함만 드러낼 뿐이고 언젠가 도움을 받을지 모를 유럽 및 중남미 국가,중국 등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할 수 있다. ◆매기니스 부소장- 미국은 유일한 초(超) 강대국으로서의책임을 갖고 있다.그러나 인권신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 힘을 사용해야 한다.물론 전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서구 스타일의 민주주의와 인권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뿐만 아니라 미국은 전세계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그같은 실리를 위해 중앙아시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 지역협력을 추구한다.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부잔코 교수- 그들이 자살공격까지 택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다만 정치적·종교적 동기가 작용했을 것이다.그러나 왜 아랍권과 3세계가 9·11 테러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는지 되새겨볼 필요는 있다. ◇미국내에서의 인권유린 ◆조이너 교수- 시민권과 국가안보의 균형을 맞추는 열쇠는 신중함에 있다.인종적 편견은 사악한 기준이다.그럼에도 공항 보안검색에 18∼45세 사이의 중동계 남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물론 법적으로 위반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제한된 정보 때문에 아랍권이 테러 수사의 초점이 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테러와 관련된 정보를 극대화,정말 미국에 위협적인 사람들만 수사해야 한다. ◆매기니스 부소장- 국가안보와 시민권 보호에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믿는다.종종 안보를 위해 자유가 일시적으로 제약되는 때가 있다. 대부분의 평균적인 미국인들은 증강된 국가안보 때문에 다소 불편을 겪었다.이같은 불편은 점차 줄어들 것이며 생활도 정상을 되찾을 것이다. ◆부잔코 교수- 인권과 국가안보가 50대 50으로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인권이나 시민권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예외없이 보호받아야 한다.안보를 앞세워 시민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이는 테러리스트들이 바라는 바요,그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과 다름없다. ◇추가테러의 경고 ◆부잔코 교수- 미 연방정부의 경고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다.정기적으로 추가 테러 경고를 내림으로써 정부는 국민들을 걱정과 공포의 상태로 유지하게 만든다.이로 인해 국민들은 실업이나 저임금,빈곤,기업 스캔들 등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덜 불평한다. ◆조이너 교수-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음모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장소와 시간 및 방법의 문제일 뿐 테러리스트들은 미국을 다시 공격할 것이다.9·11 1주기를 전후한 공격을 상정할 수 있다.알 카에다가 미국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내기 위해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이슬람 급진세력은 미국을 타깃으로 삼는다.그들에게 미국은 서구사회의 악마로 상징된다.퇴폐적 자본 만능주의,부도덕한 사회적·정신적 가치,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군주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 때문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테러 경고는 신뢰할 만한 정보에 근거했다고 믿는다.테러세력들이 기회만 주어지면 미국을 다시 공격할 것이라는 증거는 많다.알 카에다와 같은 급진 이슬람세력은 서구사회,특히 미국에 대해 뿌리깊은 증오심을 갖고 있다.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빌미가 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증오심의 대부분은 테러 캠프에서 이슬람의 가르침을 왜곡한 데서 비롯됐다. ◇대북관계에 미치는 영향 ◆조이너 교수- 미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중요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쌍무적인 협상은남북한 당사자의 몫이다. 부시 행정부의 ‘힘이 통한다.’는 식의 외교정책은 명백히 잘못됐다.적대국뿐 아니라 동맹국과도 마찰을 일으킬 것이다.북한을 테러리스트 국가로 몰아붙이는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의 강경발언은 북·미 관계뿐 아니라 남북간 긴장완화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미국이 북한을 겁주며 채찍을 휘두른다고 긴장이 완화되는 게 아니다.정치적 안정을 위해 남한과 일본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할 필요가 있다. ◆부잔코 교수-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북한은 여전히 세계를 냉전시대의 눈으로 바라본다.북한과 쿠바와 같은 나라는 현 부시 행정부에서 장래 미국이 공격할 국가로 남아있을 것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한반도의 통일은 중국의 점증하는 역할과 무관치 않다.중국은 남북한이 서둘러 통일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민주적인 (통일)한국은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미 양국은 식량을 원조하면서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내야 한다.북한의 군사력 강화를견제하는 게 모두에게 최선이다. 정리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9·11테러 1주년] (상)현장르포: 아물지 않는 상처

    전대미문의 9·11테러가 일어난 뒤 지난 1년 미국사회는 물론 전세계가 다방면에서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겪었다.충격에서 조금씩 회복해 가는 뉴욕시민들의 모습과 증오와 비탄속에서 상처의 치유를 모색하는 미국사회,그리고 대 테러전의 와중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국제사회의 재편 움직임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참사 폐허에 관광객 물결 [뉴욕 백문일특파원] 비행기 자살 공격으로 순식간에 잿더미가 된 세계무역센터(WTC) 자리는 이제 현대판 ‘성지 순례지’가 됐다.하루 평균 방문객은 2만 5000명,연간 900만명 이상이 다녀간 셈이다.공식 확인된 사망자와 실종자는 2819명.그러나 정확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맨해튼 월가 전철역에서 내려 북서쪽으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곳.앞서가는 행렬만 따르면 될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거리 이름이 여운을 남기는 ‘처치(Church)가’와 ‘리버티(Liberty)가’가 만나는 교차로에 이르자 마천루 사이로 횅하게 뚫린 참사 현장이 드러났다.지반을 다지는 듯한 굉음소리가 요란하다. 얼핏 보면 일반 공사장과 다를 게 없다.둘러쳐진 철조망과 어지럽게 널려있는 철골더미.그러나 그 가운데에 우뚝 솟은 녹슨 철 십자가와 철조망에 걸린 꽃다발,군데군데 세워진 성조기 등은 이곳이 ‘그라운드 제로(피폭의 중심지)’임을 말해준다.남쪽의 도이체방크 건물은 붕괴 위험이 있어 아직도 문을 닫고 있다. 방문객들은 남쪽 철조망 너머의 폐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가족 단위로 온 경우가 많다.시카고에서 온 제임스 킹은 “아이들에게 역사적인 현장을 보여주러 왔다.”고 했다. 다른 한 켠에선 희생자 가족들이 1주년 특집을 준비하는 현지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소방대원인 20대 초반의 아들이 구조작업을 벌이던 도중 숨졌다는 남미 출신의 한 부인은 끝내 오열했다.방문객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구조작업에 나섰다 오른쪽 팔을 못쓰게 된 뉴욕소방국(FDNY) 미드맨해튼의 전 부서장 클레언시 싱글턴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잔해에 깔린 동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WTC 맞은편에 있는 트리니티 성당에 딸린 묘지는 순례의 두번째 코스다.그 울타리에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신문기사가 걸려있다. 이들을 기리는 글을 써놓은 깃발과 모자도 있다.자원봉사자들은 펜을 들고 추모의 글을 남길 사람을 기다린다.방문객들은 인근 상점에 들러 WTC가 새겨진 모자나 티셔츠를 산다.뉴욕소방국(FDNY)과 뉴욕경찰국(PDNY) 이니셜은 기념품의 로고가 됐다. WTC 터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원웨이’선물점을 운영하는 한인 교포는 “아침 일찍 피자나 꽃 등을 배달하거나 청소를 하다가 테러를 당한 불법 체류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첼시 진’이라는 옷 가게는 당시 잿더미로 덮인 옷과 WTC에서 날라온 서류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테러 직후 ‘유령의 도시’같던 맨해튼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50∼60%까지 뚝 떨어졌던 주변 사무실의 입주율은 80∼90%대로 올라섰다.건물 뒤쪽에 사무실을 임대한다는 대형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지만 적어도 ‘고층빌딩 기피증’은 사라지고 있다.주변 26개 아파트 7000가구에도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키로 하자 주민들이 되돌아오고 있다. 관객이 급감,위기에 몰렸던 브로드웨이의 극장가 역시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밤 10시40분,뮤지컬과 연극공연이 끝난 46번가 일대에는 갑자기 쏟아진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뮤지컬 ‘미녀와 야수(Beauty and Beast)’가 공연되고 있는 런트 폰테인 극장의 스태프 조제트 소토는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보러 온다.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져 주말 표는 거의 매진된다.”고 말했다. 영화 스파이더 맨의 무대가 된 타임스퀘어 맞은 편 음식점 ‘록시’의 점원은 “9·11을 잊을 수는 없지만 추가 테러 경고에 겁먹지 않는다.”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맨해튼 중심가 호텔에 방을 구하려면 적어도 10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70%까지 요금을 깎아준다던 얘기는 옛말이 됐다. 그러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는 않았다.5월 말 잔해 제거 작업이 끝났음에도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 가족들은 1주기가 되도록 영결식조차 못 치르고 있다.정부가 1인당 평균 150만달러의 보상금을책정했지만 보상을 신청한 가족은 620명,이 가운데 보상금을 받은 경우는 일부다. 유골을 찾기 전까지 보상이나 WTC 재건은 있을 수 없다는 절규의 목소리도 나온다.시 보건당국에는 아직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가 2만점이나 있다. 비행기 여행을 꺼리거나 정신병원을 찾는 환자도 줄지 않고 있다.초등학교에서는 9·11 테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층빌딩마다 보안요원이 배치돼 있고 공공기관과 공항 출입에는 까다로운 보안검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뉴욕뿐 아니라 미국이 겉으로는 충격에서 벗어난 듯 하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충격과 잠재적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mip@ ■WTC 재건축 계획은/ 70층 이상 금융빌딩 세울듯 [뉴욕 백문일특파원] 9·11 테러 1주기가 다가오지만 붕괴된 세계무역센터(WTC)의 재건계획은 아직도 진행형이다.지난 7월 1단계로 6개안이 제시됐으나 밋밋하다는 부정적인 반응만 얻었다.그러나 공청회와 1차 설계공모 등을 거치면서 기본적인 개념은 정해졌다.무엇보다도 남부맨해튼의 포괄적인 개발과 실추된 ‘미국의 자존심’을 되살리려는 취지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건계획을 전담하기 위해 주정부와 뉴욕시가 설립한 남부맨해튼개발공사(LMDC)는 지난달 19일 전세계 건축가와 도시계획가 및 조경설계사 등을 대상으로 공모조건을 밝혔다.16일까지 신청을 받아 이달 말 5개팀을 선정한다.이가운데 연말까지 1팀을 정해 최종적인 마스터 플랜을 만들 예정이다. 논란을 거듭한 WTC의 재건축 여부는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 역할을 할 수 있는 오피스 빌딩을 짓는 것으로 정리됐다. 꼭 같은 층수의 쌍둥이 빌딩을 세울 필요는 없다.역사의 현장을 되새길 기념비를 세우고 쌍둥이 빌딩이 섰던 터를 하나만이라도 보존하는 것으로 대신키로 했다.다만 맨해튼의 스카이 라인을 복원시킨다는 취지 아래 적어도 70층 이상의 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개발공사와 WTC의 소유주인 뉴욕 및 뉴저지 항만청은 민간투자 촉진의 일환으로 통근자와 관광객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도로,지하철,항만시설,도보 등과 종합 연계된 교통센터의 건립을 필수요건으로 꼽았다. 지금까지 5000건에 이르는 재건 계획안이 접수됐으며 개발공사 웹 사이트에는 각종 단체와 시민 등으로부터 하루에도 수백건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9·11테러 이후 주요일지 2001년 ◆9월12일 부시 미 대통령,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유엔 안전보장이사회,테러 비난 결의문 만장일치로 채택 ◆9월13일 오사마 빈 라덴을 테러 배후로 지목 ◆9월21일 탈레반,미의 빈 라덴 인도 요구 거부 ◆10월2일 나토 역사상 처음으로 집단방위권(제5조) 발동 ◆10월7일 미·영 연합군 아프간 공습 개시 ◆11월3일 북부동맹,카불 입성 ◆12월11일 알 카에다 항복 선언 ◆12월22일 카르자이 아프간 과도정부 수반 취임 2002년 ◆1월30일 부시 대통령 이란·이라크·북한 ‘악의 축’으로 규정 ◆1월31일 미군,필리핀서 아부 사야프 공격작전 개시 ◆5월23일 부시 대통령,사담 후세인 축출 천명 ◆5월24일 부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테러 협력’조약 체결 ◆8월1일 미국,아세안과 대테러 협약 체결
  • [씨줄날줄] 러시아 대사관

    서울 정동 옛 배재고 터에 마침내 러시아대사관이 세워졌다.착공 3년만이다.러시아대사관에서 400여m쯤 떨어진 옛 경기여고 자리에 미국대사관이,정동교회 부근에 캐나다대사관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이 곳은 향후 외교 및 첩보전의 최일선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대사관은 이번에 문을 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대표적인 것은 ‘터’.1910년 한·러 수교 이후 러시아측이 고종의 서명이 뚜렷한 서류를 들고와 옛 러시아공사관,즉 아관(俄館) 자리 7500여평을 되돌려줄 것을 요구했다.1896년 고종과 태자가 파천(播遷)했던 아관은 현 대사관 자리에서 100여m쯤 떨어져 있다.그러나 사적지 253호인 현 아관 자리는 우리측이 광복이후 땅을 떼어 판 탓에 4500여평에 불과하다.우리 측은 처분한 땅값으로 300억원을 주려 했으나 러시아측이 시세대로 3000억원을 주장해 6년 가량 양국이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결국 우리측이 같은 3000억원 짜리 땅인 배재고터를 내주고 현금 200억원을 얹어 줌으로써 러시아대사관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공사 자체도 엄청나게 까다로웠다.대사관 건물 답게 KGB가 시시콜콜 참견했다고 한다.심지어 벽돌 파이프 등 모든 자재를 러시아에서 공수해 왔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그러나 시공사인 삼성물산 등에 따르면 자재 등은 모두 국내 것을 썼고 러시아측은 철저히 보안검색을 했다고 한다. 따라서 설계도 처음과 많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일례로 정문에서 지하주차장 입구까지 거리가 다른 건물에 비해 훨씬 긴데 이는 수류탄 투척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대사 집무실도 길이 보통 복잡한 게 아니라고 한다.게다가 러시아 측은 지난 연말 건물이 다 지어졌음에도,대사관 직원마저 통제한 가운데 KGB 자체적으로 8개월동안 일부구역의 내부구조를 바꾸는 공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국내 보안전문가들은 이른바 챈서리(chancery),즉모든 전파를 차단하는 ‘철갑방’을 지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근대사의 질곡을 말없이 품고 있는 정동 일대.80여년만에 러시아대사관이 업무를 개시함으로써 정동 일대의 모습이 100년전과 유사해지고 있다.이번에 열리는 정동 시대에는 비운의역사가 아닌,성장의 역사가 기록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재범 논설위원 jaebum@
  • 美 ‘7·4테러’ 초비상

    미국 행정부가 독립기념일인 4일을 앞두고 경계강화에 들어갔다.미 전역이 축제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테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BS의 ‘국민과의 만남’에 출연,“축제기간에 경계해야 한다는 보고가 많이 있다.”며 “그래도 모든 미국인들이 축제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뉴욕타임스도 “독립기념일이라는 정치적·문화적 중요성 때문에 추가 경계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미국민들도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수가 독립기념일에 추가테러 공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12%는 테러 가능성이 ‘매우 크다.’,45%는 ‘어느 정도 있다.’고 대답했다.테러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응답자의 75%는 테러위협 때문에 워싱턴이나 뉴욕 같은 대도시를 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일단 미 연방 및 주 정부 산하 대테러기관들은 테러취약지역과시설물에 대해 워싱턴에 준하는 보안경계조치를 내렸다.미 전역에 산재한 핵시설물,대형 구조물과 아파트,경기장,대형 선박과 항공기,유조차 등에 대한 보안경비가 강화됐다.해외 미 외교공관들에는 불꽃놀이와 미국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알려진 곳에서의 기념행사는 자제하라는 주의가 내려졌다. 가장 경계가 강화되는 곳은 워싱턴이다.백악관,의사당,연방대법원,국무부,국방부,법무부,연방수사국(FBI),중앙정보부(CIA) 등 국가 주요기관이 운집해 있기 때문이다.또 독립기념일에 수십만명이 모인 가운데 퍼레이드,독립선언서 낭독식,독립기념 민속행사,대규모 야간 불꽃놀이 등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축제 동안 백악관과 인근 공원의 출입은 완전 차단된다.또 국회의사당에서 워싱턴 기념탑,링컨 기념관으로 이어지는 간선도로도 교통이 통제된다.축제가 열리는 국회의사당과 링컨 기념탑에 이르는 워싱턴 국립공원에는 20군데 특별 출입구가 설치되며 보안검색대와 함께 경찰요원만 2000명이 투입된다.워싱턴 외에 사람이 많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도 보안조치가 강화됐다.연방항공당국(FAA)은 뉴욕 자유의 여신상과 사우스 다코타주러슈모어산 국립추모관,세인트루이스의 게이트웨이 아치 등 3개 명소의 상공에 대해 일시적 비행제한조치를 내렸다.자유의 여신상은 오는 9월까지며 러슈모어산과 게이트웨이 아치는 2∼3일간 비행이 금지된다. 전경하기자 lark3@
  • 월드컵/ 혈맹 터키에도 따뜻한 응원을

    잘 싸웠다.한국축구가 사상 처음 월드컵 4강에 올랐다.온 국민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었다.전 국민이 하나된 붉은 축제 속에서 모두가 흐트러짐이 없었다. 선수들과 전 국민은 우리가 승리했음을 믿는다.우리는 경기장에서,거리에서,안방에서 4700만이 하나되어 뛰었고,열광하고 감동했다.이번 월드컵은 무엇보다 우리의 관전문화를 완전히 바꿔 놓았으며,승부를 떠나 경기를 즐길 줄 아는 여유도 가르쳐 주었다. 까다로운 보안검색으로 경기장 출입구마다 수십명씩 길게 늘어서도 짜증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경기장을 질서 정연하게 빠져나가는 것도 예전에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특히 경기장에서 남녀노소 가릴 것없이 수십만명이 하나되어 자발적으로 ‘붉은악마’티셔츠를 입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를 연호하는 모습은 단순한 장관을 넘어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했다. 그러나 옥에 티가 있었다.우리팀과 경기하는 상대팀의 선수가 볼을 몰고 갈 때면 야유의 우렁찬 목소리가 합창이 되어 “우우…”하면서 상대선수들의 사기를 위축시키는 것은 ‘옥에 티’임에 분명하다. 터키와의 3,4위전에서는 이러지 말기를 바란다.월드컵 전초전에서 터키국민들이 한국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가져 터키 주재 교포들을 불안케 했던 외신을 기억한다. 터키 국민들이 “한국은 우리 삼촌이 피를 흘리며 지켜 준 나라다.두나라 중 누가 이겨도 상관없다.”라던 이야기도 들었다.이번 경기에선 터키선수가 공을 몰고 갈 때 야유의 소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두 나라중 누가 이겨도 상관없다.월드컵 주최국 국민답게,또 터키의 형제국 국민답게 신뢰와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자. 이연수 공보담당관 서울지방 경찰청
  • [가자! 교통월드컵] 교통문화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차량2부제 자율참여 2002 한·일 월드컵은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일 두 나라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질서정연한 시민의식을 선보이며 개최국뿐아니라 아시아의 위상을 한단계 올려 놓았다. 특히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최악의 교통지옥’이라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자원봉사자들의 친절과 서비스,질서정연한 관전문화도 개최국으로서 손색이 없다. ●경기마다 수만 관중 대중교통 이용= 터키와 코스타리카의 경기가 열린 지난 9일인천 문학경기장.경기 시작 4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관중들로 인천지하철 1호선 문학경기장역 출구는 북새통을 이뤘다.인파에 묻혀 느릿느릿 걸어야 했지만 누구 하나 짜증내는 이가 없었다. 이와 달리 경기장 주변 주차장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텅 비어 있었다.내국인 차량은 찾아볼 수 없고 외교용과 외국인 차량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이날 경기를 관람한 4만여 관중 가운데 행사차량을 이용한 경우를 제외하고 줄잡아 3만명이 지하철을, 5000명이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막전이 열린 지난달 31일 서울시도 개최국의 수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경기장을 찾은 6만 5000여명의 관중 가운데 5만여명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수색로·강변북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서 경기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행사용 차량 전용도로나 마찬가지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기장 주변 도로의 일반 차량 운행을 통제하긴 했지만 이렇게 협조가 잘 된 적이 없다.”면서 “교통경찰들이 딱히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2부제 참여율 90% 웃돌아= 전 세계적으로 아무리 큰 대회가 열려도 2부제를 도입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시민들의 합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 이번 월드컵 기간에 일부 도시에서 실시 중인 2부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실효를 거두고 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서울·부산·인천 등 강제 2부제를 도입하는 도시뿐 아니라 대구 등 자율 2부제를 실시하는 곳에서도 참여율이 90%를 웃돌았다. 홀수차 운행이금지된 지난 9일 인천시내 대부분의 도로는 보통 때와 딴 판이었다.이날 정오부터 1시간여 동안 부평역 북쪽 광장 앞 대로변을 지나친 차량 중 끝자리가 홀수인 승용차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인천시는 이날 2부제 참여율이 95%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시도 마찬가지였다.지난달 30·31일 이틀간 실시된 2부제는 참여율이 92.7%에 이르렀다.이틀간 서울시내 출근시간대 평균 시속은 평소 24.2㎞에서 31.4㎞로 빨라졌다.대신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객은 크게 늘었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평소 42만명선이던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이용객이 2부제 실시기간에 46만명선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얌체 운전자는 선진 교통의 걸림돌= 지구촌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자는 국민적 합의로 2부제 실시기간에 대다수 운전자들은 핸들을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그런 와중에도 일부 얌체 운전자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차를 끌고 다녔다. 특히 값비싼 승용차를 몰고다니는 운전자일수록 2부제 참여율이 저조했다. 서울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 출근시간대에 실시한 2부제 단속에서 2000㏄급 이상 중·대형 차량이 전체 위반건수의 70%를 웃돌았다.30일 오전 적발된 37대의 차량 가운데 27대가 2000㏄ 이상이었다. 한편 월드컵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은 대부분의 도시가 평상시와 별로 차이가 없는 모습이어서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도로 곳곳은 불법 주정차한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운전자들의 신호위반과 보행자들의 무단횡단이 외국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박미옥(35·서울 목동)씨는 “경찰차가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데도 안전벨트조차 매지 않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운전자도 있었다.”면서 “이런 모습을 외국인들이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 ■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였다 2002 월드컵 개최국인 한·일 양국은 성숙된 시민의식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일본에 뒤질세라 어느 때보다 외국인들에게 친절하려 애썼고,경기장에서도 깔끔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붉은악마’를 포함한 대다수 국민들은 질서정연한 관전행태를 견지해 외국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개막식을 보기 위해 서울 상암경기장으로 몰려든 9만여명의 시민들은 한단계 성숙된 질서의식을 과시했다.경기장 진입에 앞서 경찰이 실시한 보안검색으로 출입구마다 수십명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지만 검색에 짜증을 내거나 불응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부산·서귀포 등 대다수 경기장의 풍경도 상암경기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더욱이 시종일관 질서 정연한 관전태도와 각국 응원단을 미소와 박수로 맞아준 시민들의 친절함은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크게 높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경기가 끝난뒤 관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는 외국인들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놀라게하고 있다.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던 쓰레기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큰 대회가 치러진 역대 어느 경기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지난달 31일 개막전에서 만난 재미교포 찰스 조(32)는 “개막식도 훌륭했지만 시민의식이 더욱 빛났다.”면서 “한국인 2세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교통통제 어떻게 월드컵이 열리는 서울에서는 12∼13일(터키-중국전),24∼25일(준결승전) 차량 강제 2부제가 도입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개막식 당일과 전날에도 2부제를 실시했다. 12·24일에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13·25일에는 홀수 차량의 운행이 각각 금지된다.이를 어기면 과태료 5만원을 물어야 한다. 적발된 뒤 2시간 뒤에 다시 걸리면 또 5만원을 내야 한다. 대상차량은 10인승 이하 승용차와 3.5t 이상의 비사업용 화물차.다만 긴급·장애인·외교용 차량 등은 2부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쌀·야채 취급 차량이나 결혼·장례식용 차량은 구청이나 동사무소의 허가를 받으면 된다. 운행 금지시간은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15시간. 이와 함께 월드컵이 열리는 날에는 경기장 주변 도로와 주차장 이용이 제한된다. 서울의 경우 외곽통제선인 수색로·강변북로·가양로 등에서 경기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주차권을 붙인 차량과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지역주민 전용차량에 한해 개방된다. 또 내부통제선인 중암로터리∼난지도나들목,상암교∼경기장 서쪽 임시주차장은 주차권 부착 차량과 대중교통 차량만 다닐 수 있다. 전광삼기자
  • [사설] 60억이 공감한 ‘원더풀 개막’

    가장 환하고,가장 둥근 월드컵의 ‘해’가 서울상암경기장에 떠올랐다.경기장 위로 솟아난 해는 서울을,한국을,아시아를,오대양 육대주를 비췄고,60억 세계인은 눈부심과 감동 속에 빛의 근원으로부터 눈을 떼지 못했다.세계의 눈은 이처럼 아시아,한국,서울,상암경기장의 한·일 월드컵 개막식에 못박혀 단군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의 눈길이 한반도에 모아졌다.이 눈길의 뜨거움으로 2002 월드컵의 ‘태양’은 최초의 핵융합에 성공,빛을 내뿜을 수 있었다.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개막된 것이다.개막식을 치러낸 우리 스스로의 판단이며,세계의 평가이다.외신들은 개막 직전 이번 월드컵이 “세계에 한국 이미지를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보도했다.우리 마음을 정확히 읽은 것이나 그 ‘기회’의 현실화에 대해서는 완전히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그러나 개막식과 함께 긍정의 정도가급상승하고 있다.전세계에 생중계된 개막식과 개막전은 한국이 6년간 키우고 가꿔온 월드컵이란 꽃의 ‘첫’ 개화라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또 어느 행사나 첫 이벤트에는 수많은 이미지가 알게 모르게 포개져 있는데 이번 개막행사 생중계를 통해 한국의 좋은 이미지가 세계에 전파됐다.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키고 상생의 정신을 표현한 ‘동방으로부터’ 개막공연이 그랬다. 이 공연에 대해 일본 언론은 “세계에 한국의 전통예술과 정보통신 과학기술을 소개한 한국 CF”라고 평했다.또 개막식이 펼쳐진 상암경기장 일대가 수년 전만 해도 악취 나는 쓰레기장이었으나 일급 생태공원으로 환골탈태된 사실에 놀랐다.외국시청자들은 당일 직접 언급되지 않았더라도,그간 흘려들었던 한국이 구제금융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는 사실을 부지불식간에 상기했을 것이다.개막 행사의 축제 분위기는 이같은 시련의 성공적 종결로 자연스러움이 배가됐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텔레비전이 포착하지 못한 많은 모습에 고무되면서 월드컵의 첫걸음을 휼륭하게 뗐다고 평가한다.관전(觀戰)문화도 확 달라졌다.다른 때 같으면 경기 뒤 관중석 주변에 그득했을 쓰레기가 거의 없었으며,경찰의 세세한 보안검색으로 입구에서 장시간 기다려야 했으나 짜증내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웠다.우리나라 팀에만관심을 쏟던 종래의 응원 행태와는 달리 잘 알지 못하는 먼 나라 선수들의 선전에자국민 못지않은 열광과 환호로 답하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개막 첫날 행사는 앞으로 한달간 계속될 월드컵의 극히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시민들은 시간이 지나면 짝홀제 운행을 포함해 칭찬받은 여러 태도를 흐트러뜨리고 얼마 전처럼 무질서하고 이기적인 행태를 노출할지 모른다.그러나 첫걸음이절반이란 말도 있듯 잘된 시작은 좋은 끝을 약속하게 마련이다.
  • 확 달라진 관전문화/ 9만 몰린 상암경기장 쓰레기 하나도 없었다

    31일 열린 월드컵 개막전은 시민들의 성숙해진 관전 문화로 더욱 빛을 발했다. 9만여명의 관중이 구름처럼 몰렸던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과 주변은 그 많은사람이 몰렸던 장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 등에서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던 휴지 조각과 빈 음료수병,담배 꽁초는 찾아 볼 수 없었고,간간이 눈에 띄던 취객의 모습은 어디에도 있지 않았다. 주최측이 “주변을 깨끗이 하고 담배를 경기장 밖에서 피우자.”며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한 탓도 있지만 경기가 끝난 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주변을 청소하고 가져온 쓰레기를 담아가는 등 성숙한 시민 의식이 보여주었다. 밤새 응원이 끊이지 않은 월드컵 공원에서도 쓰레기통에만 쓰레기가 가득차 있을뿐 바닥에 떨어진 것은 찾기 힘들었다. 관전 매너도 눈에 띄게 좋아 졌다.관중들은 우리나라 대표팀이 아닌 이국선수들의 승부였지만 경기의 흐름이 절정에 이르는 순간에는 열광과 환호로 선수들의 멋진플레이를 칭찬했고 거친 반칙을 범한 선수에게는 가차없이야유를 던졌다. 관중들은 질서의식도 크게 달라졌다.경찰의 보안검색으로 출입구마다 수십명이 길게 늘어섰지만 누구하나 짜증내는 사람없이 순서를 기다렸다.또 경기가 끝난 뒤 관객들은 질서 정연하게 경기장을 빠져났다.관중석에서 개막전을 구경한 ‘붉은악마’ 회원 이현석(19)씨는 “모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주변 쓰레기를 치우고,봉투에 담아갔다.”면서 “성숙해진 관전문화가 월드컵 이후에도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현석 이창구기자 hyun68@
  • 9·11테러 6개월 美행보/ 국내는 ‘차분’ 해외선 ‘무리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9·11 테러공격이 있은 지 11일로 6개월이 된다.추가 테러의 경고에도 총 3063명의 희생자를 낸 참사의 충격과 후유증에서는 거의 벗어났으나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특히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힘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은 기존의국제질서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대 테러전= 지난해 10월7일 공습으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알 카에다와 탈레반 전사들이 동부 산악지대에서 마지막 저항을 하고 있으나 미군은 10일 내 전투를 끝내겠다고 호언한다.그러나 전선은 이미 아프가니스탄 이외로 확대되고 있다.미국은 필리핀에 이어 그루지야와 예멘에도 병력을 파견키로 했으며,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확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차갑다.때문에 딕 체니부통령이 10일 중동지역으로 떠났다.아프가니스탄 공격 때와 같은 국제사회의 연대를 얻기 위해서다.미국이 중동분쟁과 관련,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으나 이라크로의 확전을아랍권이 쉽게 동의할 것 같지는 않다. ●경제와 사회상= 9·11 테러는 당시 하락하던 미국 경기에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항공·관광·호텔·요식업 등은 회복 불능으로 점쳐졌고 탄저균 공포는 소비심리마저 위축시켰다.실업률이 급등하고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등 각종 경제지표에 빨간 불이 켜졌다.급기야 지난해 11월27일 경기침체가 공식 선언됐다. 그러나 11차례에 걸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와 부시 행정부가 추진한 세금감면책은 주택경기와 자동차 판매 등에서 효력을 발휘,1,2월 들어서면서 제조업지수와 소비심리가 급속히 개선됐다.뉴욕 증시도 9·11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만선을 넘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2000선을 두드리고 있다.노동시장과서비스 분야,항공·관광업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다만 미 전역의 공항에선 여전히 철저한 보안검색이 이뤄지고 있으며,백악관 등 뉴욕과 워싱턴 일대의 관광명소는부분적으로 제한되고 있다.그러나 맨해튼 일대의 도로 차단이나 워싱턴 일대의 전투기초계비행은 사라졌다.이민법 적용은 강화돼 불법 체류자에 대한 처벌이 엄격해졌으며,그 여파로 중동지역 출신에 대한 편파적 수사는 인권침해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일방주의 외교정책= 테러전의 와중에서 미국은 옛 소련과 맺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파기했다.9·11 이전에도 교토 기후협약을 거부하고 생화학무기협정 이행을 반대했으나 대 테러전 이후 이같은 행태는 더욱 노골적이 됐다.대 테러 전선에 동참하든지 거부하라고 전 세계에 양자택일을 강요했는가 하면,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통해 가상의 적국을 임의대로 선정해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특히 자유무역을 주창하면서도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최고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수입철강 규제안을 발표,전 세계를 무역전쟁으로 몰고 갔다.부시 대통령은 11일 오전 백악관에서 9·11 테러 6개월을 맞아 대국민 연설을 한다.11월 중간선거까지 전시체제를 유지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속셈이 이번 연설에는 어떻게 투영될지 주목된다. mip@
  • 테러 갈등 해소·경기회복 모색

    세계화냐 반(反)세계화냐를 놓고 열띤 논란을 불러온 세계경제포럼(WEF)이 31일부터 5일간 뉴욕에서 열린다.매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려 왔으나 지난해 9·11테러 참사를 겪은 뉴욕에 대한 위로와 지지 표명을 위해 개최 장소를 바꾼 것이다.세계 각국의 주요 정치·경제 지도자 2700여명이 모여세계화와 테러 근절 등 정치·경제 현안들을 두루 논의한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세계경제포럼을 ‘부자들의 고급 국제사교장’이라고 폄하하고 있다.그러나 세계경제포럼이 이들의주장처럼 꼭 ‘칵테일 파티’인 것만은 아니다.회의가 끝난후 당장 가시적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회의에서 오고간 아이디어들 중 많은 것이 4∼5개월 후면 현실로 나타나곤 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어떤 것들이 논의되느냐를 보면 세계 정치·경제의 흐름을 전망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회의에서는 특히 지난해 전세계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은 9·11테러와 같은 전세계적 갈등의 해소와 세계경제를 사로잡고 있는 경기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 모색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갈등 해소 방안 모색을 위해 이번 회의에는 세계 43개 종교 대표들이 특별초청됐다.회의 주제도 ‘불안정한 시대의 리더십:공유하는 미래를 위한 비전’으로 정해졌다.이같은 주제 아래 ▲지속적 경제성장의 회복 ▲안보의 확립 ▲기업의도전 ▲빈곤의 퇴치와 형평성의 확립 ▲가치의 공유 및 이견의 조화 ▲경제지도자의 역할 재정립 등 여섯개의 작은 의제가 설정됐다. 5일간 300여개의 분임토의가 이뤄지며 테러를 근절시키기위한 세계의 대(對)테러전을 지지하고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세계의 추세임을 재확인하는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세계경제포럼이 다국적기업과 일부 선진국들의 이익만 대변한다고 비난하는 반세계화 단체들은 올해에도 뉴욕에수만명의 시위대를 보내 세계화 반대투쟁을 펼 계획이다.뉴욕 경찰은 매년 되풀이돼 온 반세계화 시위가 올해에도 재연될 것에 대비,보안검색 강화 등 시위 억제를 위한 비상경계에 돌입했다.뉴욕 경찰은 지난해 9·11테러에 따른 반테러정서가 과거와 같은 격렬한 시위가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경계의 눈길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회의에는 한국의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이 ‘안정된 세계를 위한 연대 구축:누가 부담을 공유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과 함께 주토론자로 참석한다. 유세진기자 yujin@
  • 골드컵 취재석/ ‘안전 월드컵’ 공감대 형성부터

    [패서디나 박해옥특파원] 한일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의 지구촌 최대 화두중 하나는 안전이다.특히 지난해 9·11테러의 피해 당사국으로서 안전 캠페인의 진원지가 된 미국은 테러 추방에 국운을 건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이러다 보니 요즘 미국 사회에서 귀가 따갑게 듣는 가장 흔한 단어가 ‘시큐리티’다.TV를 켜도 보안,사람이 조금만 모이는 곳에 가도 보안,어디서나 보안 타령이다. 이런 분위기는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장소인 패서디나의 로즈볼구장에도 그대로 이식됐다.수만의 인파가 모이는 곳이라는 이유로 귀찮을 만큼 보안검색이 까다롭고 번잡하다.보통금속 탐지기로 몸수색을 끝내는 국제축구대회와는 달리 골드컵대회는 보안 요원이 일일이 짐가방을 열어 물건을 육안으로 들여다 보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ID카드를 미리 발급받는 과정에서 신원이 밝혀진 기자들도 예외가 아니다.매번 노트북 컴퓨터 가방을 열어 손수 컴퓨터를 켜보게 하고서야 가방을 내주고 있다.그런 다음 금속 탐지기에 의한 몸수색까지 마쳐야 입장이 허용된다. 이같은원칙은 대회 개막과 같은 시점인 지난 18일부터 연방 정부의 지침에 따라 전국 400여개 공항이 시범실시중인보안검색 강화 방안을 원용한 것이다.새로운 항공보안 체계의 4대 원칙중 하나가 바로 사람 손에 의한 짐가방의 손수검색이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이에 대한 거부 반응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오히려 이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다.심지어 까다로운검색절차 때문에 경기장 입장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이에 대해 푸념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우선 순위를 높게 매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는 얘기다.그리고 그같은 공감대는 끊임 없는 안전 캠페인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쯤에서 월드컵 개최국인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어차피 월드컵이 열리면 우리도 골드컵대회 주최측 이상 가는 각종 보안대책을 시행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하루 아침에 저항감을 없애면서 이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결국 테러 없는 월드컵의 선행조건은 안전대책의 필요성에대한 공감대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일일 것이다.
  • FRB “美경제 아직 취약”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올들어 처음 발표한 경기분석보고서 ‘베이지 북’을 통해“미국 경제가 1월에도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회복의 조짐이 곳곳에서 보여 올해 중반이나 빠르면그 이전에는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보고서는 지난 11월말부터 9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들이 분석한 지역경제상황을 토대로 작성됐으며 29∼30일 금리수준을 결정할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자료로 활용된다. [소비지출] 소매판매는 연말·연시 반등세를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가구와 가전제품만 강세를 띄었을 뿐 온화한 날씨 탓에 의류 등 겨울용품들의 판매가 크게감소했다. 공격적인 할인판매로 재고가 줄긴 했지만 소매점의 이윤 폭도 함께 감소했다. 상승세를 유지해 온 자동차 판매는 12월들어 주춤,중고차가격을 떨어뜨렸다.소비자 대출은 12월중 주택대출 이자가상승하면서 증가율이 꺾이기 시작했다. [제조업] 모든 지역에서 취약성을 드러냈다.일부지역에서 12월 들어 신규 주문이 증가하면서 실직된 근로자들을 재고용하기도 했으나 기계공구,금속,섬유,정보통신,비행장비 등의 생산활동 전반에 걸쳐 수요가 부족했다.다만 자동차 생산은 경승용차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2·4분기말과 3·4분기 초에는 투자가 증대,생산활동이 활기를 띌전망이다. [서비스 및 건설] 운송,관광,호텔분야는 12월부터 개선됐으나 지난해 평균 매출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항공업은 2달사이에 고객이 15% 감소했으며 보안검색 강화에 따른 비용증가로 수익구조가 크게 나빠졌다.주택시장은 집값 상승이제약요인으로 작용했음에도 활기를 잃지 않고 있다. [노동시장·물가] 보스톤 등 동부지역에서는 실업률이 더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점차 안정되고 있다. 특히 임금을 삭감하거나 이미 합의된 임금인상을 보류하는방법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유연성을 보여줬다. 9·11 테러 이후 수요가 급증한 보안,의료,건강,보험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산품과 서비스 분야의 가격이 떨어졌다.이상난동으로 석유와 가스의 수요가 줄면서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다.
  • 월드컵 2002/ 응원문화·훌리건 대책

    ■붉은악마 “응원목표는 우승”. “축구 목표는 16강,응원 목표는 우승.”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2002년 새 아침을 맞아 국가대표 축구팀의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회장 韓弘九)가 야무진 각오를 내놓았다. “붉은 악마는 단순한 응원단이 아니라 월드컵의 성공적개최를 주도하는 12번째 국가대표 선수이며 민간 외교관이라는 점을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 주자.” 12번째 선수는 어떤 사람이나 단체가 아니라 붉은 악마를포함한 모든 국민이다.국민 개개인이 대표선수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월드컵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내외도 지난해 5월 12번째 선수 1,2호로 각각등록했다. 월드컵 개막 전까지 붉은악마가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축구대사관(Fan’s Embassy)’의 설치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에펠탑 밑에서 노숙하며 응원했던 붉은악마는 외국인 응원단을 위해 전국의 월드컵 개최도시 10곳의 숙박·민박 네트워크,음식점·공중화장실,기념품 교환,교통제공 등 월드컵 관련 정보 교환의 장인 축구대사관을 인터넷에 개설할 계획이다. 붉은악마는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파동 이후 소원해진일본의 서포터(울트라닛폰)와 교류사업도 추진한다.오는 3월쯤 한일 공동 응원가 음반을 제작하고 기념품 및 조형물제작, 서포터간 왕래,‘안티 훌리건’ 운동을 함께 펼칠계획이다.특히 안티 훌리건 운동은 건전한 응원 문화를 전세계인들에게 선보인다는 점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붉은 악마는 ‘쓰레기 없는 월드컵’을 선언했다.지금까지는 ‘휴지폭탄’(두루마리 화장지를 관중석 아래로 던지는 것)과 신문지 조각을 공중에 뿌리고,1회용 비닐 막대풍선 등을 응원에 이용했으나 배출되는 쓰레기가 많고 미관상 좋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율동으로 바꾸기로 했다. 구호도 단순화했다.20여개의 응원가와 10여개의 구호를‘아리랑’과 ‘대한민국’으로 축소했다. 한 회장은 “온 국민이 응원 대열에 동참할 수 있도록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단순화했다”면서 “일본의 서포터도한국 응원단이 아리랑을 부르며 징과 북을 두드릴 때가 가장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97년 PC통신의 프로축구 서포터즈 동호회 회원 1,000여명으로 출범한 붉은악마는 현재 수도권,중부,영남,호남 등지부 4곳에서 회원 5만명이 활동하는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월드컵 특명 “훌리건 막아라”. 2002년 6월29일 저녁 8시 대구 월드컵 경기장.잉글랜드와 독일의 3,4위전 휘슬이 울렸다.한국에서 열리는 마지막월드컵 경기다. 팽팽하던 경기는 후반 종료 1분을 남기고 잉글랜드의 결승골로 균형이 깨졌다.그 순간 경기장 3층의 치안 상황실에서 감시 카메라를 뚫어져라 지켜보던 대구경찰청 소속기동단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상황발생,남쪽 펜스 A열 훌리(훌리건·경기장 난동꾼)출현!” A열 앞쪽에 앉아 있던 잉글랜드 극성팬 5명이 흥분한 나머지 그라운드로 뛰어내렸다.그러나 이들은 경기장과 펜스사이에 몰래 파놓은 깊이 2.5m의 함정에 빠져 고꾸라졌다. 관중석 곳곳에 숨어 있던 훌리건 전담반 비밀요원들이 잽싸게 몸을 날리더니 이들을 따라 그라운드로 뛰어들려던극성팬들을 한순간에 제압했다.치안당국은 행여 3,4위전에서 맞붙을지 모를 독일과 잉글랜드의 경기에 가장 촉각을곤두세우고 있다. ●훌리건 대책이 안전 월드컵의 관건= 경찰청은 지난해 9월11일 미국 테러참사 직후 훌리건 및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경찰청 외사관리관실-한국 CIA지부-인터폴 등으로 연결된 핫라인을 풀가동,훌리건 대책과 대테러 작전에 돌입했다.훌리건 전담부대만 경찰병력 40개 중대에 이른다.경찰은 잉글랜드와 독일의 경기(3,4위)가 한국에서 치러질경우 최대의 고비로 여기고 있다. 독일의 극성 훌리건은 4,000여명으로 수적으로도 세계에서가장 많다.한국에서 조별 경기를 치르는 스페인 포르투갈프랑스 응원단도 경계의 대상이다. 경찰은 훌리건 대책으로 ▲해당국가별로 위험인물 출국금지 요청 ▲입국 거부 ▲각국 응원단 집결지 대처 ▲경기장응원단 감시 등 4단계의 작전을 세워놓고 있다. ●경기장 보안검색= 입장권 실명제가 적용된다.신분증과 입장권의 이름이 다르면 입장이 불허된다.폭죽,레이저펜,헬멧,호루라기,우산 등도 지참할 수 없다.스캐너와 운형탐지기 등 최신 금속탐지기가 입장객들의 몸을 샅샅이 훑게 된다.경기장 내부에는 1,500명의 경찰관과 기마경찰대를 비롯,경비견 등이 구석구석 누비게 된다. ●테러 대상국 선수단 그림자 경호= 미국 영국 독일 등 테러보복 전쟁에 적극 가담했던 국가의 선수단은 체류중 무장경관의 그림자 경호를 받는다.만약의 사태에 대비,경기장마다 고공 침투장비,야간투시장비,스턴탄(시각과 청각을순간 마비시키는 탄환) 등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원 20∼40명이 대기한다.경기가 열리는 동안 미국 FBI,영국 MI5,국내 정보기관이 협조체제를 구축한다. 김문기자 km@
  • 세계경제 ‘불황 도미노’

    ■미국.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 9·11테러공격의 직접적 피해액은 210억달러에 이르지만 장기적으로는 1,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IMF는 이날 세계경제전망보고서(WEO)를 통해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자살공격으로 재산피해는 160억달러,사상자 등인명피해는 5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이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0.25%에 해당되지만 1995년 고베(神戶) 대지진의 피해액보다는 다소 적은 것이다. 그러나 항공,호텔업,관광,식당,자동차 렌털,보험업 등에미친 피해는 막대해 단기간에 실질 GDP를 2.75% 감소시켰다고 밝혔다.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장기적 피해를 당장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부시 행정부가 경기부양 규모로 추정한 1,000억달러에 버금갈 것이라고 분석했다.피해의 범주는 ▲보안과 보험료 등 관리비용의 증대 ▲보안검색 강화로 인한 유통비 증가 ▲위험이 따르는 거래의 이자비용 추가부담 ▲테러전 지원에 따른 민간분야의 생산 및 연구개발 위축 ▲기업의 글로벌 투자비용 증대 등이다. 특히 장기적 피해액은 추가테러 및 확전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아프가니스탄 이외로 테러전이 확대되면 기업의 거래비용이 급증,경기회복에는 부정적이다. 추가테러가 발생하지 않으면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이후 대통령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일시적인 기우에 그쳤던 것처럼 테러공격의 장기적인 여파도 한정될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테러공격으로 기업들이 비생산적인 부문을 줄이고 새로운 기술분야에 투자해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장기적으로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IMF 체제가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mip@. ■일본. [도쿄 황성기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국의 경제전망 등을 분석한 ‘세계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일본의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해서는 엔저(低)도 감수해야 한다고엔저 용인 견해를 처음으로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보도했다. IMF는 일본 경제에 대해 “불황심화로 금융 시스템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본은행은 엔화가 더 하락하더라도 추가적인 양적 금융 완화로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있다”고 지적했다. IMF가 엔저 용인 자세를 표명함에 따라 엔화는 세계 주요 외환시장에서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일본은행으로서는 디플레 방지를 위한 금융 정책을 제시해야 할 과제를 더욱 무겁게 떠안게 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보고서는 일본은행의 구체적인 금융완화책을 언급하지는않았으나 일본에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일본은행의 외채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은행이 외국의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장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게 이 방안의 발상이지만 ‘엔 팔기,달러 사들이기’가 동반되기 때문에 엔저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풀이했다. IMF는 이와 함께 일본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기업도산증가가 은행 부문의 체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꼽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행 구조조정과 더불어 부실채권 처리를 위한 공적자금투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1년마이너스 0.4%,2002년 1.0%로 전후 처음으로 2년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marry01@. ■중국.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베이징(北京) 관가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7.3%) 달성이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들어 세계 경제의 침체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9월11일 미국의 테러사건 발생이라는 최악의 악재마저겹쳤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新華通訊)은 18일 중국 경제성장률이 1·4분기 8.1%에서 3·4분기 7.6%로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며 올해 초부터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는 바람에 중국 경제도 큰 영향을 받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목표치 7.3%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경제 침체에 미국의 테러사건이 겹치며 세계무역기구(WTO)가입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일쩡페이옌(曾培炎)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은 올해 중국 경제는 7.3%의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베이징에서 열린 연례 국가계획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저(低) 인플레이션에 힘입어 올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9만6,500억위안(약 1조1,66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2001년 경제성장률이기대에 못미치는 6.8%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khkim@.
  • [오늘의 눈] 위신 땅에 떨어진 美연방항공청

    세계의 경찰국가임을 자임해온 미국에서 또 비행기가 떨어졌다.지난 9월11일의 세계무역센터 빌딩 항공기 테러사건 이후 정확하게 2개월 하루 만의 일이다. 미국의 항공 및 보안당국은 이번 항공기 추락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잠정적으로 결론내리고 있다.그 결론의 바탕은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증거가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이번 항공기 추락사고는 아프가니스탄에 은둔중인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이 미국에 대해 추가 테러를 경고한 상태에서 발생했다는점에서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는 중대 사안이다. 항공 전문가들도 사고기가 추락하기 전에 기내 폭발이 먼저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들어 테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어쨌든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종실내 기장 및 부기장 간의 음성녹음장치와 모든 비행기록이 담긴 블랙박스가 해독되면 밝혀질 일이다. 하지만 이번 추락사고가 계획된 테러에 의한 것이든,아니면 기체결함이나 정비불량에 의한 단순 추락사고이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할말이 없게 됐다.지난 9·11 테러이후 자국내 각 공항의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각 항공사에대해 철저한 안전점검을 지시한 상태에서 또 추락사고가발생했기 때문이다. FAA는 어떠한 기구인가? 전세계의 항공경찰이다.툭하면세계 각국의 항공사에 대해 미국내 비행에 제재를 가하곤했다.더욱이 얼마 전 우리나라를 항공안전위험국(2등급)으로 판정,온 나라를 들끓게 만들기도 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들은 이제 미국 항공기의 국내 착륙을 제한해야 한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하고 있다.더 이상 FAA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FAA는 이번 추락사고로 위신이 여지없이 무너졌다.더욱이 이번 추락사고가 테러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 부시 행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땅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국내 항공사를 비롯,전세계 항공사들은 이번 추락사고로또 한번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FAA는 이제 타국 항공사의 안전운항보다는 자국 항공사에 대해 더 철저한 보안점검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김용수 행정팀차장 dragon@
  • [기고] 항공청 신설과 항공안전 강화

    정부는 항공산업 발전과 항공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초에 이 업무를 전담할 항공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이는지난 8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의해 항공안전 2등급 판정을 받은 이후 1등급 조기회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나라의 항공운송 산업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해 2000년 기준으로 여객 수송은 세계 11위,화물수송은 세계 3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 항공시장에서의 지위가크게 향상됐으며,이를 토대로 지난 10월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국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항공안전 확보를 위해 99년 7월에 수립한 ‘항공안전강화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한편,미국연방항공청에 의해 하향 조정된 항공안전등급을 다시 1등급으로 회복시키는 데 최우선을 두고 안전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1등급 회복을 위해서는 항공사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지 심사하여 확인하는 ‘운항증명’ 발급과 항공기술직 공무원에 대한 국제수준에 맞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수립 시행이 완료돼야 한다.이에 대해 항공법 개정에 따른 운항증명 발급을 11월중으로 완료하도록 하고 그밖에 각종 규정·기준의 제정,교육훈련 등의 개선조치도 차질없이 진행하고있으며,개선조치가 완료되는 대로 미국 연방항공청과 협의하여 단기간내 1등급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항공기술 및 안전에 대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항공기술정보센터’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할계획이다.또한 지난 9월11일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사건을계기로 항공 및 주요시설물 보안에 대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정책적인 비중을 두고 있다. 국내공항의 여객·화물 보안검색을 정밀검색체제로 전환했으며 공항시설 등에 대한 경비·순찰을 강화하고 노후된 검색장비를 폭발물탐지기능이 추가된 정밀 검색장비로 교체해나가는 한편 특히 공항에서의 생화학 테러 등 비상사태에대비하여 신속한 신고체제를 구축하고 관계기관과 긴밀한협조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 선진 항공국가들은 항공운송산업을 21세기 디지털 경제시대의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항공 규제완화와 항공자유화(OpenSky Policy)를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지역의 각 국가들도 항공 중심지역으로 성장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대규모 첨단 공항을 건설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세계의 항공수요는 소득수준의 향상과 국제교역량의 증대에 힘입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태지역의 경우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여 북미지역에 이어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시장으로 부상했다. 정부는 이러한 현실에서 항공보안과 항공산업발전을 위한대책들이 제대로 추진돼 명실공히 항공안전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항공안전과 보안을 두 축으로 항공업무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임인택 건교부장관
  • 美 항공안전망 또 구멍

    미국의 항공 안전망이 다시 허점을 드러냈다.테러참사 이후 승객과 화물에 대한 검색이 강화된 상황에서도 칼과 총기류가 아무런 제지없이 공항 X-레이 검색대를 통과, 충격을 주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5일 네팔 출신의 수바시 구룽(27·사진)을 기내 무기반입 혐의로 기소했다.구룽은 3일 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칼과 폭동진압용 총을 가방에 담고 네브래스카 오마하행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비행기를타려다 체포됐다. 공항 보안요원들은 앞서 금속탐지기를 통해 구룽의 주머니에 있는 2자루의 칼만 압수했을 뿐 X-레이 검색에서는 7자루의 접는 칼과 폭동진압용 총,최루가스통 등은 찾아내지 못했다.구룽은 비행기 탑승지역까지 갔으나 비행기 표를 현금으로 샀거나 특정지역을 자주 여행하는 승객들만대상으로 한 ‘무작위 검색’에서 칼과 총 등이 적발돼 탑승직전에 검거됐다. 시카고 경찰은 주법에 따라 불법무기 소지혐의로 구룽을체포한 뒤 간단한 조사 이후 보석으로 석방했다.그러나 FBI는 4일 밤 화물을 찾으러 공항에 나타난 구룽을 다시연방법 위반으로 체포했다.비행기로 부쳤던 가방에선 칼 2자루가 추가로 발견됐다. FBI는 구룽이 테러와는 관계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무기의반입 동기는 계속 조사중이다. 노만 미네타 교통부장관은“항공사들이 보안검색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유나이티드 항공사를 제재하라고 지시했다. 톰 대슐 민주당 상원의원은 ‘믿을 수 없는 사건’이라며우려를 표시했다. 하원의 민주당 의원들은 공항보안을 연방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공화당과 부시 행정부는 보안검색은 지금처럼 항공사 책임아래 민간이 맡는게효율적이라고 맞섰다. 구룽은 이날 열린 예비심리에서 비행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서두르다 실수로 칼과 총을 가방에 남겼다고 말했다.그는 3년전 학생비자를 통해 미국에 입국했으나 비자기간이만료됐으며 가짜 이민자 고용카드를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10년형과 25만달러의 벌금을받는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보안을 담당한 아르젠브라이트의 직원 가운데 4명은 해고됐고 5명은 정직처분을 받았다.만약 구룽이 테러리스트였고 무작위 검색에서 적발되지않았다면 또다른 참사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는 측면에서 미국도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경찰특공대등 500명 증원

    미국테러와 보복공격 등으로 국내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강화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경찰특공대와 공항 보안검색요원이 대폭 증원된다. 경찰청은 9일 경찰특공대 180명과 공항보안검색요원 79명,대테러과 신설에 따른 인력 7명 등을 확충키로 하고 관련 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서울지방경찰청 등 전국 5개 지방청에 있는 경찰특공대 인원을 현재 194명에서 374명으로 늘리며,김포와 김해 등 6개 공항에도 79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항공기 보안요원 동승 부활될듯

    보안 승무원의 국적 항공기 동승이 7년만에 부활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공항경찰대,세관,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서울지방항공청,항공사로 구성된 인천공항 보안대책협의회는8일 항공사운영위원회(AOC)를 열고 가급적 이른 시일안에국제선부터 전기충격기 또는 고무탄환 권총을 휴대한 기내보안유지 요원을 투입키로 했다.보안승무원 동승은 지난 97년 폐지됐었다. 인천공항 당국은 아울러 미주노선 항공편에만 실시하던출발 게이트의 3차 보안검색을 전 노선으로 확대키로 했다.또 테러 참사 직후 배치했다가 철수시켰던 경찰특공대 장갑차를 여객터미널 1층 중앙에 재배치했으며,자동총기를소지한 공항경찰대원을 165명에서 500여명으로 늘려 4명씩조를 편성해 여객터미널 곳곳을 순찰토록 했다. 공항 내·외곽 60여곳의 경비도 강화했다. 한편 이날 공항 항공사 창구에는 항공기 출발과 도착 스케줄을 묻는 예약 승객들의 전화가 빗발쳤다.대한항공 예약부 직원 이모씨(35)는 “평소보다 20∼30% 정도 늘어난3만7,000건의 전화가 폭주했다”고 말했다.그러나 미군이 공군기 발진기지로 사용하는 아프간 인접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등 ‘공격권’ 항로와 겹칠가능성이 큰 지역을 통과하는 노선의 일부 항공기가 긴급회항하거나 우회 또는 지연됐을 뿐 대부분의 노선은 정상운항됐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오후 11시30분 인천을 출발,우즈벡의타슈켄트로 향하던 대한항공 화물기 517편은 중국 영공까지 갔다가 기수를 돌려 인천으로 되돌아왔다.아시아나도 8일 오전 7시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출발,우즈벡 상공을 지나 입국할 예정이던 여객기 594편에 대해 앵커리지로 우회토록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전세계 패닉상태 확산 초기대응에 혼선 초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테러에 대한 우려가 경각심 차원을넘어 전 세계에 걸친 패닉 상태로 번지고 있다.사고만 나면일단 테러에 의심을 둬 진상조사 등 초기대응에 혼선을 빚는다.이로 인해 시민들의 공포감이 증폭될 뿐 아니라 경제활동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4일 러시아 남서부 흑해에서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하자 러시아와 이스라엘 당국은 테러로 추정했다.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테러 의혹은 여전히 가지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오발 가능성을 전면 부인,테러의 가능성을 더욱 고조시켰다.이스라엘은 텔아비브 공항의 외국 항공기 이륙을 다시 허용했으나 보안검색은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미국 테네시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그레이하운드 버스 전복사고도 처음에는 테러로 오인됐다.범인이비행기 납치범들이 사용한 것과 비슷한 흉기로 운전사의 목을 벴다는 점 때문이다.연방수사국(FBI)은 우발 사고와 테러 가능성을 함께 조사하고 있다.그레이하운드는 추가테러를우려,전미 노선 운행을 잠정 중단하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며 승객들도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인도 여객기의 피랍소동은 테러에 대한 패닉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인도 국영 얼라이언스 항공소속 여객기가 뭄바이를 이륙한 직후 납치됐다는 제보에만 근거,항공교통관제소는 조종석에 경고조치를 발동했다.조종사와 승객들은 납치범들이 서로 다른 쪽에 있는 줄 착각,뉴델리 공항에 착륙할 때까지 두려움에 떨었다. 지난달 21일 프랑스 남부 툴루즈 화학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건은 아직도 테러공격에 대한 진위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이브 코셰 환경장관이 4일 프랑스 TV와의 회견에서 “테러를 시사하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히자 프랑스 언론들은 일제히 사망자 가운데 튀니지 출신의 한 근로자를 지목하며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사당국이 폭발원인은 99%가 사고라고 밝혔음에도 언론들은 원인을 테러쪽으로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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