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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폭탄 이어 미사일 도발… 北 태양절 전후로 레드라인 넘을 수도

    말폭탄 이어 미사일 도발… 北 태양절 전후로 레드라인 넘을 수도

    개량형 KN23 야간 열병식 때 처음 공개이동식발사차량 바퀴 늘려 핵 탑재 의도트럼프가 묵인했던 탄도미사일 떠본 듯“전술무기 양산 및 실전배치 시험 가능성”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서 금지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북한이 최근 대미 비난 담화,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 짓고 있는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6분쯤과 7시 25분쯤 북한 함남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했다”고 덧붙였다. 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이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정부도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3월 29일 강원 원산에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후 1년 만이다. 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미사일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거리와 고도를 봤을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이나 에이태큼스(전술지대지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N23,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큼스, 초대형방사포 등 신종 무기를 16차례 시험 발사한 바 있다.KN23 개량형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어 북한이 이번에 이를 시험 발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해 요격을 회피할 수 있어 대응이 어렵다. 아울러 KN23 개량형은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어났다. 이는 KN23 개량형에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KN23은 이미 개발이 마무리돼 양산 및 실전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사체가 KN23이라면 훈련이나 개량을 위한 발사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2019~2020년 신형 무기 시험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은 대부분 현장을 방문해 지도했고, 북한 매체는 다음날 이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 경우 신형 무기를 지속 개발·발전시켜 대남·대미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말’에 이어 ‘행동’으로 미국을 본격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미국에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17~18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김 부부장, 최 제1부상의 담화에 응답하지 않은 채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들어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대북 정책의 구체적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이에 북한은 미국이 자신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판단해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지난 21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묵인해 왔던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바이든 정부도 사실상 용납할지 떠보려 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일정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원인 분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큼스 모두 전술핵무기와 관계 있다”며 “초대형방사포를 건너뛰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바이든 정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다음달쯤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다음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까지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발 수위를 높이며 대내적으로는 김 위원장 중심으로 내부를 결속하고, 대외적으로는 바이든 정부의 인내 한계점을 테스트하며 최대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순항미사일 이후 탄도미사일의 사실상 연속 발사는 북한이 도발 수순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4월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보다 높은 강도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말폭탄 이어 탄도미사일… 北, 바이든 떠보며 도발 수위 높인다

    말폭탄 이어 탄도미사일… 北, 바이든 떠보며 도발 수위 높인다

    합참 “함남 함주 일대서 동해상 2발 발사사거리 450㎞·고도 60㎞… KN23 가능성”안보리 결의 위반… 김정은 참관 확인 안돼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서 금지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북한이 최근 대미 비난 담화,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 짓고 있는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6분쯤과 7시 25분쯤 북한 함남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했다”고 덧붙였다. 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이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정부도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3월 29일 강원 원산에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후 1년 만이다.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미사일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거리와 고도를 봤을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이나 에이태킴스(전술지대지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N23,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킴스, 초대형방사포 등 신종 무기를 16차례 시험 발사한 바 있다. KN23 개량형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어 북한이 이번에 이를 시험 발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해 요격을 회피할 수 있어 대응이 어렵다. 아울러 KN23 개량형은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어났다. 이는 KN23 개량형에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KN23은 이미 개발이 마무리돼 양산 및 실전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사체가 KN23이라면 훈련이나 개량을 위한 발사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2019~2020년 신형 무기 시험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은 대부분 현장을 방문해 지도했고, 북한 매체는 다음날 이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 경우 신형 무기를 지속 개발·발전시켜 대남·대미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말’에 이어 ‘행동’으로 미국을 본격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미국에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17~18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미 연합태세’를 강조하며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들어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대북 정책의 구체적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이에 북한은 미국이 자신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판단해 다시 한번 미국에 전향적인 대북 정책을 낼 것을 압박하고자 지난 21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일정을 고려한 도발로 추정된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킴스 모두 전술핵무기와 관계 있다”며 “초대형방사포를 건너뛰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바이든 정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다음달쯤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다음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까지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발 수위를 높이며 대내적으로는 김 위원장 중심으로 내부를 결속하고, 대외적으로는 바이든 정부의 인내 한계점을 테스트하며 최대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순항미사일 이후 탄도미사일의 사실상 연속 발사는 북한이 도발 수순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4월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보다 높은 강도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바이든 회견 전날 北탄도미사일… 대놓고 美압박

    바이든 회견 전날 北탄도미사일… 대놓고 美압박

    함남 함주 일대서 동해상으로 2발 발사사거리 450㎞·고도 60㎞… KN23 가능성합참 즉각 발표… 김정은 참관 확인 안돼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서 금지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북한이 최근 대미 비난 담화,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 짓고 있는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6분쯤과 7시 25분쯤 북한 함남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했다”고 덧붙였다.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이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정부도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3월 29일 강원 원산에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후 1년 만이다. 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미사일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거리와 고도를 봤을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이나 에이태큼스(전술지대지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N23,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큼스, 초대형방사포 등 신종 무기를 16차례 시험 발사한 바 있다.KN23 개량형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어 북한이 이번에 이를 시험 발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해 요격을 회피할 수 있어 대응이 어렵다. 아울러 KN23 개량형은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어났다. 이는 KN23 개량형에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KN23은 이미 개발이 마무리돼 양산 및 실전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사체가 KN23이라면 훈련이나 개량을 위한 발사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2019~2020년 신형 무기 시험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은 대부분 현장을 방문해 지도했고, 북한 매체는 다음날 이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 경우 신형 무기를 지속 개발·발전시켜 대남·대미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말’에 이어 ‘행동’으로 미국을 본격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미국에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17~18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김 부부장, 최 제1부상의 담화에 응답하지 않은 채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들어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대북 정책의 구체적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이에 북한은 미국이 자신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판단해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지난 21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묵인해 왔던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바이든 정부도 사실상 용납할지 떠보려 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일정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원인 분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큼스 모두 전술핵무기와 관계 있다”며 “초대형방사포를 건너뛰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바이든 정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다음달쯤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다음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까지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발 수위를 높이며 대내적으로는 김 위원장 중심으로 내부를 결속하고, 대외적으로는 바이든 정부의 인내 한계점을 테스트하며 최대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순항미사일 이후 탄도미사일의 사실상 연속 발사는 북한이 도발 수순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4월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보다 높은 강도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바이든 ‘인내 한계점’ 시험하는 北… 내달까지 추가 도발 가능성

    바이든 ‘인내 한계점’ 시험하는 北… 내달까지 추가 도발 가능성

    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에서 금지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북한이 최근 대미 비난 담화,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 짓고 있는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 6분쯤과 7시 25분쯤 북한 함남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했다”고 덧붙였다. 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이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정부도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3월 29일 강원 원산에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후 1년 만이다. 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미사일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사거리와 고도를 봤을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이나 에이태킴스(전술지대지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KN23,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태킴스, 초대형방사포 등 신종무기를 16차례 시험 발사한 바 있다. KN23 개량형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어 북한이 이번에 이를 시험 발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해 요격을 회피할 수 있어 대응이 어렵다. 아울러 KN23 개량형은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어났다. 이는 KN23 개량형에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월 8차 당대회에서 전술핵무기 개발을 지시한 바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KN23은 이미 개발이 마무리돼 양산 및 실전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발사체가 KN23이라면 훈련이나 개량을 위한 발사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2019~2020년 신형무기 시험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은 대부분 현장을 방문해 지도했고, 북한 매체는 다음 날 이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발사에 참관했을 경우 신형무기를 지속 개발·발전해 대남·대미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말’에 이어 ‘행동’으로 미국을 본격 압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미국에 ‘멋없이 잠설칠 일거리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에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17~18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미 연합태세’를 강조하며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들어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북한 비핵화와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 대북 정책의 구체적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북한은 미국이 자신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판단해 다시 한 번 미국에 전향적인 대북 정책을 낼 것을 압박하고자 지난 21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일정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원인 분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스칸데르와 에이태킴스 모두 전술핵무기와 관계있다”며 “초대형방사포를 건너뛰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바이든 정부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다음 달쯤 대북 정책 검토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이 다음 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까지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발 수위를 높이며 대내적으로는 김 위원장 중심으로 내부를 결속하고, 대외적으로는 바이든 정부의 인내 한계점을 테스트하며 최대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순항미사일 이후 탄도미사일의 사실상 연속 발사는 북한이 도발 수순으로 들어선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며 “4월 15일 태양절을 전후해 보다 높은 강도의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전북 90세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증상…“상태 호전”

    전북 90세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증상…“상태 호전”

    전북 전주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A(90)씨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증상을 보였으나 응급 처방 뒤 상태가 호전됐다. 전북도는 24일 정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90세 노인이 오후 5시쯤 맥박이 약해져 응급 처방을 받고 전북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 환자를 최초로 검진한 요양병원 의료진은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항원-항체 반응으로 일어나는 생체의 과민반응) 증상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전북대병원은 이 환자의 상태가 빨리 호전되는 것으로 보아 아나필락시스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폐결핵, 치매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는 “A씨를 최초로 진단한 의료진은 중증 이상반응으로 판단했으나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25일 중으로 퇴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작년에는 ‘대형 산불’ 올해는 ‘대홍수’로 재산잃은 가족의 사연

    [여기는 호주] 작년에는 ‘대형 산불’ 올해는 ‘대홍수’로 재산잃은 가족의 사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지역에 60년 만에 최악의 대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산불 피해를 겨우 극복한 농장 가족이 이번에는 홍수로 가옥을 잃은 사연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야후 뉴스는 이번 폭우의 최대 피해지인 NSW주 북동부 워초브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한 가족의 사연을 보도했다, 로브 코스티건(40)은 지난 2018년 아내와 두 자녀 그리고 장인을 모시고 NSW주 북동부 워초브 지역의 파핀바라 강 유역에 40헥타의 농장을 구입하여 정착했다. 당시 최악의 가뭄을 겪는 시기이기에 강유역의 농장을 구입해 10마리의 소와 5마리의 개, 그리고 ‘스스로 개라고 믿는’ 미니 돼지 한마리를 데리고 농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농장에 정착한 지 2년여 만인 지난해 호주 최악의 산불이라는 최대의 자연재해를 겪게 되었다. 당시 NSW주 북동부에서 시작한 산불은 호주 동부 해안의 산림지역을 타고 번져 한반도 크기를 넘는 지역을 태우며 많은 재산 피해를 냈고, 사람 뿐만 아니라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 목숨을 앗아갔다. 너무나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폭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은 당시 산불의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와 겹치고 있다.지난 18일 아침 잠에서 일어난 로브 코스티건 가족은 최고 200㎜가 내리는 비를 피해 동생 집으로 대피했다. 그리고 19일까지 최고 400㎜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파핀바라 강이 범람했고 코스티건 가족의 집은 물에 잠겨버렸다. 집은 폭탄 맞은 듯 무너져 내렸고, 장인이 머물던 독채는 물에 완전히 휩쓸려서 50m를 떠내려 가다가 전봇대에 걸리면서 멈처섰다. 코스티건은 “지난해 산불 피해를 극복하느라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일을 했는데 다시 홍수로 모든 것을 잃으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당시 집에 가족이 남아 있었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모두 무사한게 너무나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스티건 가족은 비가 그치면 다시 농장으로 돌아와 당분간은 창고에서 임시로 캠핑 생활을 할 예정이다. 코스티건은 “산불을 이겨 내었듯이 이번 홍수피해도 이겨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주부터 시작된 폭우는 NSW주 지역에 최고 900㎜의 비를 쏟아내어 지난 1961년 대홍수 이래 60년만에 최악의 비 피해를 내고 있다. 강이 범람하고 가옥이 침수되면서 최고 1만8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대부분의 학교가 휴교령을 내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NSW 주를 강타한 폭우는 현재 북상하여 퀸즈랜드주의 브리즈번과 골드 코스트에 다시 비를 뿌리고 있는 상태다. 기상청의 보도에 의하면 이번 최악의 비피해 지역인 광역 시드니 및 NSW주의 폭우는 23일을 기점으로 멈출 예정이며 24일 부터는 갑자기 기온이 30도로 상승하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아 호주 특유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이어질 듯하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씨줄날줄] 광화문광장 새 단장과 삼군부/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화문광장 새 단장과 삼군부/서동철 논설위원

    조선의 국방정책은 의정부와 병조의 몫이었지만 초기 여진과 왜의 침범이 잦자 비상기구가 필요했다. 결국 삼포왜란을 계기로 비정규 기구였던 비변사를 정규 조직화하고, 임진왜란 이후 사실상 국정최고기관의 지위를 부여한다. 흥선대원군이 1865년 비변사를 폐지하고 삼군부(三軍府)를 부활시킨 것은 비변사가 세도정치의 본거지가 됐다고 인식한 결과다.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광화문에서 보아 왼쪽 전면과 오른쪽 전면에 각각 의정부와 삼군부를 배치한 것은 국정의 양대축(軸)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한 것이다. 창덕궁 돈화문 앞의 비변사 터 일부에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이 2019년 들어섰다. 서울시가 주유소를 사들여 문화공간을 조성한 것으로 비변사 터 보존을 위해서도 잘한 일이다. 하지만 주유소는 기름저장탱크가 필요했으니 지하유구는 이미 훼손됐을 것이다. 박물관 남쪽도 상당 면적이 비변사 터였다. 최근 지어진 민간 건물 지하에는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흔적이 옹색하나마 일부 보존돼 있다. 광화문 동남쪽의 의정부 터에는 지금 높다란 임시 담장이 쳐져 있다. 이 자리는 일제강점기 붉은 벽돌 건물이 지어져 경기도청으로 쓰였고, 광복 이후에도 내무부 치안국 청사로 활용됐다. 2016년 이후 네 차례의 발굴조사에서 중심 전각인 정본당과 그 좌우 석획당과 협선당의 건물 흔적이 확인됐다. 지붕이 한 단 높은 건물을 중심으로 좌우에 건물이 나란히 배치된 3당병립형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후원의 연지와 정자, 우물 자리도 찾아냈다. 삼군부는 그 건너 정부중앙청사 위치다. 의정부와 같은 권위를 부여한 만큼 삼군부 청사도 3당병립형이었다. 총무당을 중심으로 왼쪽에 청헌당, 오른쪽에 덕의당이 자리잡았다. 그런데 잘 안 알려졌으나 총무당과 청헌당 건물이 멀쩡하게 남아 있다. 삼군부 총무당은 1930년대 삼선동 한성대 곁으로 옮겨졌다. 청헌당은 1968년 당시 중앙청사가 지어질 때 공릉동 육군사관학교 경내로 이건됐다. 덕의당만 사라졌을 뿐이니 삼군부는 비변사나 의정부보다 훨씬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다. 서울시가 새 광화문광장 조성에 앞서 벌이는 발굴조사에서 조선의 여러 중앙행정기관 옛터가 확인됐다. 특히 삼군부 터에서는 담장 석렬과 행랑의 기단, 배수로 등을 찾아냈다. 주변 발굴조사에서 중추부 터와 사헌부 터, 병조 터, 형조 터 유구도 상당 부분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발굴조사 결과를 새달 문화재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다. 왕궁인 경복궁만큼이나 중요한 조선의 육조거리 유적군(群)이다. 어떻게 문화유산의 역사성을 살릴 것인지는 전적으로 서울시의 의지에 달려 있다.
  • ‘을사오적 처형’ 상소로 옥고… 나석주 폭탄투척 의거 도운 ‘참선비’

    ‘을사오적 처형’ 상소로 옥고… 나석주 폭탄투척 의거 도운 ‘참선비’

    “1905년이 저물어 가던 어느 날, 경복궁 앞에서 두 사람이 땅을 치며 통곡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60세쯤 되어 보이는 노인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30세가 채 못 되어 보이는 청년이었다. 이들은 대한제국이 이른바 보호라는 이름 아래 일본 제국과 불평등하게 체결한 을사조약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리고 대궐문 앞까지 왔던 것이다.” 두 사람은 영남의 유학자 이승희와 제자 김창숙이었다. 심산(心山) 김창숙 선생은 일제와 독재에 항거하며 평생 꼿꼿하게 살다 간 대쪽 같은 선비였다. 양반 지주로서 누릴 수 있는 편안한 삶을 버리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인물이다. 선생에게는 벽옹이라는 별호가 있다. 일제의 혹독한 고문으로 앉은뱅이가 되었다고 해서 붙인 것이다.선생은 1879년 7월 10일(음력) 경북 성주 대가면에서 태어났다. 조선 중기의 명현(名賢)인 동강(東岡) 김우옹의 16대손이다. 선생은 27세까지 이진상의 한주학파에 속한 여러 학자에게서 유학과 한학을 배웠다. 특히 함께 상소를 올린, 이진상의 아들 이승희는 선생이 존경하고 따른 큰 스승이었다. 선생은 을사오적 처형을 요구하는 ‘청참오적소’(請斬五賊疏)를 올린 일로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이후 선생은 나라의 패망을 걱정하면서 1908년 대한협회 성주지회를 결성했다. 이듬해에는 한일합방을 주장하던 매국노 송병준과 이용구를 일컬어 “이 역적들을 성토하지 않는 자 또한 역적”이라는 글을 신문에 실어 8개월 동안 구금되는 고초를 겪었다. 1910년 경술국치로 나라를 빼앗기자 몇 년 동안 방황하던 선생에게 노모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아직 젊으니 학술을 쌓고 천천히 광복을 도모하면서 시기를 보아 움직여라.” 노모의 뜻을 받들어 선생은 이후 5년 동안 두문불출하며 학업에 정진, 훗날 독립운동에 투신할 준비를 했다.●파리장서사건·제1차 유림단 의거 참여 1919년 기미독립선언에 유림이 참여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선생을 비롯한 유학자들은 1919년 3월 파리평화회의에 대표를 파견해 조선 독립을 의제에 상정할 계획을 세웠다. 이른바 ‘파리장서사건’(巴里長書事件), ‘제1차 유림단 의거’다. “한민족은 불행히도 일제의 간악한 침략으로 노예적 상태에 있지만, 역사적 전통과 현실적 역량에서 충분히 독립자존의 능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인간 및 만물을 통한 독립생존의 원리에 비추고, 민족자결원칙에 입각하여 우리 한민족에 대해서도 자주독립을 보장하라.” 선생은 자신이 주도해 곽종석과 김복한 등 영남·기호 유림 137명의 연명으로 독립탄원서를 작성했다. 선생은 탄원서를 가지고 중국 상하이로 가서 파리평화회의에 우송했다. 또 영어로 번역해 각국 대사·공사관과 중국 정계 요인들에게도 전송해 독립 염원을 세계에 알렸다. 파리장서 의거에 참여한 주모자들은 일경에 체포돼 곽종석, 하용제, 김복한 등은 감옥에서 순국했고 일부는 망명길에 올랐다. 선생은 파리장서의거 이후 중국에 머물며 독립운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이시영, 신채호, 이동녕 등과 임시정부 수립 문제를 논의하고 임시의정원 구성에 참여해 부의장에 당선됐다. 1919년 7월 초에는 중국 지도자 쑨원을 만나 조선의 독립운동을 설명하고 중국의 지원으로 조선독립후원회를 결성했다.1920년 8월 말 광주에서 상하이로 돌아온 선생은 언론에도 몸담았다. 그해 박은식과 ‘사민일보’(四民日報)를 창간하고 이듬해에는 베이징으로 가서 신채호가 발행하던 ‘천고’(天鼓)라는 잡지 발간에 동참, 독립 정신을 고취했다. 그러나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고심 끝에 얻은 답은 독립기지 건설이었다. 중국 측으로부터 만몽(滿蒙) 접경지의 황무지 3만 정보의 사용 허가를 얻어냈다. 그러나 자금이 있어야 했다. 1925년 8월 선생은 고국 땅에 잠입해 모금을 시작했다. 애초 계획은 20만원(현재 가치로 약 20억원)이었지만 부호들의 비협조로 모금한 돈은 소액에 불과했다. 많지 않은 돈을 들고 비통한 심정으로 다시 압록강을 건넜다. 귀로는 큰 고통을 안겨 주었다. 가는 곳마다 중국 군벌들의 내전으로 교통이 끊겼고 잠잘 곳을 찾기도 어려웠다. 더 큰일이 터졌다. 선생이 갖은 고생 끝에 험로를 뚫고 상하이로 돌아간 뒤 국내에서는 대대적인 유림 검거 열풍이 불었다. 선생의 모금활동이 발각돼 시작된 이른바 ‘제2차 유림단 의거’다. 1926년 4월 송영우를 필두로 일제는 마구잡이 체포에 나서 600여명을 감옥에 잡아넣고 고문했다. 한편 상하이로 돌아온 선생은 이동녕과 김구 등에게 국내 정세를 설명하고 새로운 독립운동의 방향을 제안했다. “가져온 자금으로는 독립기지 건설 사업을 착수하기 어렵겠지만, 청년결사대에 자금을 주어 무기를 가지고 국내로 들어가서 왜정기관을 파괴하고 친일부호를 박멸하자.” ●김구 소개로 나석주 의사에게 폭탄·권총 전달 김구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면서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선생은 김구의 소개 편지를 들고 톈진으로 가서 의열단원이던 나석주 의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민족의 고혈을 빨고 있는 식산은행과 동양척식회사가 그대의 손에 폭파되는 날 일제의 간담이 서늘해질 것이며 잠자고 있는 민족혼이 불길처럼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서 선생은 모금한 돈으로 구입한 폭탄과 권총을 전달했다. 나 의사는 서울로 잠입해 1926년 12월 28일 두 기관에 폭탄을 던지고 일경 7명을 사살하고 자결, 산화했다. 선생은 상하이 조계의 병원에 입원했다가 1927년 5월 1일 일경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선생은 국내로 압송돼 일어설 수도 없는 참혹한 고문을 당했다. 모진 고문에도 선생은 “너희들이 고문을 해서 정보를 얻어 내려느냐. 나는 비록 고문으로 죽는 한이 있더라고 결코 함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굽히지 않았다. 선생의 결기에 일본인 고등과장이 갑자기 경례를 하면서 “나는 비록 일본인이지만 선생의 대의 앞에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선생은 일본인 재판장이 본적(本籍)이 어디냐고 묻자 “나라가 없는데 본적이 어디 있느냐”고 받아쳤다. 변론과 항소도 거부한 선생은 1928년 12월 징역 14년을 선고받았다. 1933년에는 감옥에 새로 부임한 간수장이 절을 하라고 강요하자 “내가 너희를 대하여 절을 하지 않는 것은 곧 나의 독립운동 정신을 고수함이다”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고문 후유증이 위중해진 선생은 1934년 9월 형집행정지로 출옥했다.●‘대의’위해 살다 83세로 한 많은 인생 마감 출옥 후에도 선생은 창씨개명을 거부하는 등 일제에 계속 저항했고 조선건국동맹 남한 책임자로 활동한 사실이 발각돼 1945년 8월 7일 구금됐다가 광복을 맞았다. 선생은 두 아들도 독립운동의 제단에 바쳤다. 큰아들은 항일운동을 하다 체포돼 베이징에서 고문으로 옥사했고 둘째 아들도 학생운동을 하다 투옥됐다가 1945년 중국에서 사망했다. 광복 후 선생은 반탁·민주운동에 앞장섰다. 1946년에는 유도회(儒道會)총본부를 조직하고 성균관대학을 설립해 학장과 총장을 역임했다. 그러면서 이승만의 독재와 맞섰고 그 이유로 모든 직책에서 쫓겨났다. 이승만 정권에 의해 투옥되고 핍박을 받았던 선생은 만년에는 허름한 여관을 전전하고 병원비조차 구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생활했다고 한다. 오직 대의를 위해 ‘참선비’로 살았던 선생은 1962년 5월 10일 서울 중앙의료원에서 83세를 일기로 한 많은 인생을 마감했다. 정부는 그해 선생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했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횡성 빌라 가스폭발로 주민 5명 사상…“사망자 신원불명”

    횡성 빌라 가스폭발로 주민 5명 사상…“사망자 신원불명”

    22일 오전 10시 29분쯤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읍하리 한 4층짜리 빌라에서 가스폭발로 추정되는 불이나 주민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날 소방당국은 빌라 1층에서 가스폭발로 추정되는 폭발하고가 발생해 집 안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주민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고가 나자 긴급 출동한 소방당국은 주민 10명을 구조해 이가운데 다친 4명을 급히 병원으로 후송했다. 부상자 중 1명은 의식을 잃은 채 이송됐으며, 나머지 3명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베란다 창문 등이 날아간 점과 도착 당시 불길이 매우 거셌던 점 등으로 미루어보아 내부에서 강한 가스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은 1층과 2층 일부를 태우고 40여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은 추가 인명피해를 확인하는 한편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분노’ 북한 “단교, 문 닫는다” 말레이 “그래? 48시간 내 떠나라” [이슈픽]

    ‘분노’ 북한 “단교, 문 닫는다” 말레이 “그래? 48시간 내 떠나라” [이슈픽]

    말레이 “북, 단교 결정 깊은 유감” 공식 성명“北결정, 우호관계 무시…부당·확실히 파괴적”북, ‘자금세탁’ 北사업가 美 인도에 단교 결정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외교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19일 북한의 단교(斷交) 선언과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48시간 이내 떠날 것을 명령하는 맞대응 조치를 단행했다. 또 2017년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사실상 폐쇄된 주평양 말레이시아 대사관의 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김정남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 형제로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살해를 당했다. 북한은 불법 자금세탁 혐의를 받고 있는 자국 국민을 말레이시아 정부가 미국에 인도한 데 대해 “미국에 무턱대고 아부한 말레이시아가 특대형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며 “배후조종자와 미국 역시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때 우호적 관계였던 두 나라는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며 험악한 독설을 내뱉는 감정의 밑바닥까지 드러내게 됐다. 주말레이 北대사관 “맞다, 문 닫을 것”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북한의 3월 19일 (단교)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번 결정은 비우호적이고, 건설적이지 못하며 상호존중 정신과 국제사회 구성원간의 우호관계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북한의 일방적 결정은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촉진하는데 있어 부당하고, 확실히 파괴적”이라고 강조했다.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역시 이날 자국의 단교 선언에 따라 대사관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유성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 대리는 이날 “맞다. 우리는 문을 닫을 것”이라면서 “직원들과 계획을 논의하고 있으며, 본국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스트레이츠타임스가 보도했다. 김 대사 대리는 평양의 추가 지시를 기다린다면서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다만, 북한 대사관의 공식 성명이 발표될 것인지 묻자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말레이시아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 대사관은 쿠알라룸푸르 서부 부킷 다만사라(Bukit Damansara) 지역에 있다. 이날 북한 대사관 앞에는 말레이시아 취재진이 몰려든 것으로 전해졌다.北 “특대형 적대행위 말레이와 단절” 이날 북한 외무성은 말레이시아가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56)씨를 불법 자금세탁 등 혐의로 미국에 인도한 사건과 관련해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미국에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문씨가 대북제재를 위반해 술과 시계 등 사치품을 북한에 보냈고, 유령회사를 통해 돈세탁을 했다며 2019년 5월 말레이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문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말레이시아 법원은 같은 해 12월 인도를 승인했고,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이달 초 신병 인도 거부를 요청한 문씨의 상고를 기각해 이를 확정했다. 외무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성명에서 “17일 말레이시아 당국은 무고한 우리 공민을 범죄자로 매도해 끝끝내 미국에 강압적으로 인도하는 용납 못 할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면서 “특대형 적대행위를 감행한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北 “말레이, 미국에 무턱대고 아부…배후조종자·美도 응당 대가 치를 것” 외무성은 “문제의 우리 공민으로 말하면 다년간 싱가포르에서 합법적인 대외무역 활동에 종사해온 일꾼으로서 그 무슨 ‘불법자금세척’에 관여하였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날조이고 완전한 모략”이라면서 “(말레이시아가) 그를 입증할 만한 똑똑한 물질적 증거를 단 한 번도 내놓지 못한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또 송환 사건 직후 말레이시아 법기관의 주요 인물들이 현지 미국 대사의 술좌석에 초청돼 사례금을 약속받고 ‘무장장비 무상제공’ 흥정판까지 벌여놓았다며 말레이시아 당국을 거칠게 비난했다. 이어 “조미(북미) 관계는 70여 년 동안 기술적으로 전쟁 상태”라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우리 국가의 최대 주적인 미국에 무턱대고 아부하여 죄 없는 우리 공민을 피고석에 앉혀놓은 것도 모자라 끝끝내 미국에 인도함으로써 자주권 존중에 기초한 두 나라 관계의 기초를 여지없이 허물어버렸다”고 질타했다. 외무성은 “쌍방 사이에 초래될 모든 후과에 대한 책임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의 배후조종자·주범인 미국도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말레이-北,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냉랭대사 맞추방, 주말레이대사관 폐쇄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1973년 외교 관계를 수립한 후 우호적으로 지냈으나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VX신경작용제로 암살당한 뒤 급격히 멀어졌다. 두 나라는 상대국 대사를 맞추방했고, 주평양 말레이시아 대사관은 폐쇄된 상태다. 쿠말라룸푸르의 북한 대사관에는 대사 없이 외교관 2∼3명과 이들의 가족, 행정직원 등 10여명이 현재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단교 결정에 따라 이들은 일시 폐쇄가 아니라 아예 철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외교 전문가는 “북한 직원들이 일시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는 ‘폐쇄’가 아니라 ‘철수’를 하려면 부동산, 집기류 등 정리 때문에 준비 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북한 말레이시아와 단교 “무고한 공민 미국에 넘겨” 실은 사치품 공급책

    북한 말레이시아와 단교 “무고한 공민 미국에 넘겨” 실은 사치품 공급책

    북한이 자국 공민을 ‘불법 자금세탁’ 관여 혐의로 미국에 넘겼다며 말레이시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미국에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무성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성명을 발표, “말레이시아 당국이 17일 무고한 우리 공민을 ‘범죄자’로 매도하여 끝끝내 미국에 강압적으로 인도하는 용납 못할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특대형 적대행위를 감행한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외무성 성명은 북한이 미국의 접촉 시도를 받아들이지 않은 가운데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방한해 핵위협과 인권 문제를 거론한 직후 단행돼 대화 재개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가 미국에 인도한 인물은 문철명(56)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문씨가 대북제재를 위반해 술과 시계 등 사치품을 북한에 보냈고, 유령회사를 통해 돈세탁을 했다며 2019년 5월 말레이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문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말레이시아 법원은 같은 해 12월 인도를 승인했고,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이달 초 신병 인도 거부를 요청한 문씨의 상고를 기각해 확정했다. 외무성은 “문제의 우리 공민으로 말하면 다년간 싱가포르에서 합법적인 대외무역 활동에 종사해온 일꾼으로서 그 무슨 ‘불법자금 세척’에 관여하였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날조이고 완전한 모략”이라며 “(말레이시아가) 그를 입증할 만한 똑똑한 물질적 증거를 단 한 번도 내놓지 못한 것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송환 재판의 와중에도 말레이시아 법기관의 주요 인물들이 현지 미국 대사의 술좌석에 초청돼 사례금을 약속받고 ‘무장장비 무상제공’ 흥정판까지 벌여놓았다며 말레이시아 당국을 거칠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우리 공화국을 고립 압살하려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적대시 책동과 말레이시아 당국의 친미 굴욕이 빚어낸 반공화국 음모 결탁의 직접적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미(북미) 관계는 70여년 기술적으로 전쟁상태”라며 “말레이시아 당국은 우리 국가의 최대 주적인 미국에 무턱대고 아부하여 죄 없는 우리 공민을 피고석에 앉혀놓은 것도 모자라 끝끝내 미국에 인도함으로써 자주권 존중에 기초한 두 나라 관계의 기초를 여지없이 허물어버렸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쌍방 사이에 초래될 모든 후과에 대한 책임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배후조종자·주범인 미국도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는 1973년 북한과 수교해 가깝게 지냈으나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당한 뒤 서로 대사를 맞추방했고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이 문을 닫았다. 그 뒤 관계 정상화를 위해 2019년 10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18차 비동맹운동(NAM) 회의에 서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만났으나 지난해 말레이시아 총리가 바뀌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답보 상태였는데 문씨 인도 탓에 결정적으로 틀어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2030 세대] ‘아랍의 겨울’로 본 미얀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아랍의 겨울’로 본 미얀마/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11년 3월 15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을 때 이것이 10년을 이어 갈 비극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사드 정권은 그 이전 무너진 다른 독재 정권보다 훨씬 강고했다. 아사드는 권좌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사살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러시아와 이란 같은 우방국들도 있었다. 여기에 해묵은 종파 갈등이 고개를 들면서 시리아는 곧 무질서와 혼란, 비극의 상징과 같은 땅이 되고 말았다. 2014년에 마침내 야만적 테러집단인 IS까지 등장하면서, 아사드는 자신감 있게 구체제가 더 낫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 있었다. 이집트는 시리아 같은 혼란이 펼쳐지진 않았지만 민주주의의 꽃이 피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정치ㆍ경제적 헤게모니를 잃지 않으려는 군부와 이슬람주의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려던 민선 정부의 갈등으로 이집트의 민주주의는 시작부터 표류했다. 2년간 경제난, 중산층의 이반, 종교 갈등 등이 겹치면서 민선 정부에 대한 지지가 떠나는 가운데 군부가 행동을 개시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나 군은 1000명 가까이를 순식간에 학살하면서 반대파를 찍어눌렀다. 이집트에서는 엘시시 장군이 그 후 8년째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 여기서도 급진 이슬람주의의 확산을 우려한 사우디 정부의 지원은 엘시시 정권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얀마 사태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총격으로 벌써 200명 가까이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상황이 나아질 것을 기대하기보다 악화할 것을 우려하게 된다. 지난 10년간 시리아와 이집트에서 벌어진 일들은, 집권 세력이 단결돼 있고 외부 세력의 지지만 받을 수 있다면 독재자들은 기꺼이 자국민을 사살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그런 비극은 독재자의 권력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공고히 하는 효과까지 지닌다. 물론 소수민족 무장세력과 시민사회가 군부를 몰아내려 투쟁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력을 독점한 근대 국가를 반군이 몰아내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투쟁을 필요로 하는 일이고, 많은 경우 다른 강대국의 지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강대국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라면 외부의 직접적 지원 또한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고, 무엇보다 내전 과정에서 빚어질 엄청난 혼란과 비극이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 주었다. 미얀마 군부가 이집트 군부나 시리아 아사드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안타깝게도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최선을 바라되 최악을 대비하라’는 말은 미얀마에서도 적용된다. 우리는 미얀마의 상황이 최선으로 흘러가기를 바라야 한다. 그러나 사태는 무심한 듯 최악으로 미끄러져 버릴 수도 있다. 그때가 되면 우리가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은 더이상 ‘남’이 아니기 때문이다.
  • ‘3기 신도시’ 불법시설 이행강제금 부과 미루라는 국토부

    ‘3기 신도시’ 불법시설 이행강제금 부과 미루라는 국토부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 예정지의 불법 개발 행위에 대해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취하지 말라’는 공문을 경기 하남시와 부천시 등 해당 지자체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신도시 예정지의 수용 보상금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수천 건의 불법행위를 사실상 묵인·방조한 것이다. 18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는 3기 신도시 예정지 6곳 발표 전후인 2019년 10월 ‘공공주택지구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이행강제금 부과 유예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각 지자체에 보냈다. 이는 일선 지자체의 문의에, 관련 부서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공문에서 “개발제한구역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이행강제금 부과 징수 대상자 중 해제 대상 지역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 부과 유예가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공공주택지구에 대한 지구계획 고시가 예정된 지역은 그린벨트 해제 대상 지역으로 보아 불법시설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했다. 공공주택지구는 어차피 그린벨트 해제가 예정된 지역인 만큼 불필요하게 민심을 자극해 공공사업에 지장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해당 지자체들은 신도시 예정지 내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불법 비닐하우스와 주차장 사용 등 불법행위에 대해 이행강제금 부과뿐 아니라 고발 조치도 못 하고 있다. 결국 3기 신도시 예정지 같은 수용 예정지는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이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광명지구 내 978건 불법 훼손 중 342건이, 하남교산지구 내 565건 중 263건이 국토부의 ‘강제이행금 부과 유예’ 혜택으로 면죄부를 받았다. 3기 신도시 내 2631건 불법 훼손 중 절반이 넘는 1350건이 국토부의 혜택을 받았다. 한 감정사는 “신도시 지구지정 이후라도 불법으로 이뤄진 행위에 대해서는 원상복구하도록 강제했더라면 보상감정 업무 부담도 줄고 혈세나 마찬가지인 보상금 지출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3기 신도시’ 불법시설 이행강제금 부과 미루라는 국토부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 예정지의 불법 개발 행위에 대해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취하지 말라’는 공문을 경기 하남시와 부천시 등 해당 지자체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신도시 예정지의 수용 보상금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수천 건의 불법행위를 사실상 묵인·방조한 것이다. 18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는 3기 신도시 예정지 6곳 발표 전후인 2019년 10월 ‘공공주택지구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이행강제금 부과 유예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각 지자체에 보냈다. 이는 일선 지자체의 문의에, 관련 부서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공문에서 “개발제한구역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이행강제금 부과 징수 대상자 중 해제 대상 지역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 부과 유예가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공공주택지구에 대한 지구계획 고시가 예정된 지역은 그린벨트 해제 대상 지역으로 보아 불법시설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했다. 공공주택지구는 어차피 그린벨트 해제가 예정된 지역인 만큼 불필요하게 민심을 자극해 공공사업에 지장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해당 지자체들은 신도시 예정지 내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불법 비닐하우스와 주차장 사용 등 불법행위에 대해 이행강제금 부과뿐 아니라 고발 조치도 못 하고 있다. 결국 3기 신도시 예정지 같은 수용 예정지는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이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광명지구 내 978건 불법 훼손 중 342건이, 하남교산지구 내 565건 중 263건이 국토부의 ‘강제이행금 부과 유예’ 혜택으로 면죄부를 받았다. 3기 신도시 내 2631건 불법 훼손 중 절반이 넘는 1350건이 국토부의 혜택을 받았다. 한 감정사는 “신도시 지구지정 이후라도 불법으로 이뤄진 행위에 대해서는 원상복구하도록 강제했더라면 보상감정 업무 부담도 줄고 혈세나 마찬가지인 보상금 지출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의 징조를 찾아보세요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의 징조를 찾아보세요

    봄이 되어 남도에는 이미 매화와 산수유가 피었다. 봄꽃의 개화는 이제 점점 북쪽으로 퍼져 가고 있다. 어릴 적엔 피어날 봄꽃에 설레며 봄을 기다렸지만, 식물세밀화를 그리기 시작한 후 봄을 맞는 자세는 달라졌다. 계획적이고 철저히 식물을 관찰할 만반의 준비를 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종의 봄꽃이 피어날 것이고, 나는 이 많은 꽃을 관찰하고 기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대개 잎을 틔운 후에 꽃을 피우지만 일부 꽃나무와 로제트 잎의 풀꽃 그리고 늘푸른나무들은 겨울 동안 동면을 취하던 여느 식물보다 빨리 꽃을 피운다. 나는 매년 이 부지런한 식물들의 움직임으로부터 봄의 징조를 느낀다. 봄이 오는 것을 느끼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몸에 닿는 공기의 따뜻한 온도나 햇빛과 하늘색으로부터, 요즘은 미세먼지가 많아지는 것으로 봄이 왔다는 걸 아는 사람도 있다.나는 식물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지난주에 작업실 근처 수목원에 미팅이 있어 다녀왔다. 북쪽에 있어서인지 아직 한겨울과 같은 황량한 풍경이었다. 이곳은 아직 겨울이구나, 하며 전시원을 지나다 문득 쪼그려 앉아 땅 위의 졸참나무 잎을 손으로 걷어내 보았는데 그 아래에서 연두색 작은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식물은 이미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옆을 가만히 보니 지난달 털옷을 입었던 생강나무의 겨울눈은 털을 다 벗어내고 노란 꽃망울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정원을 무심코 지나쳤다면, 쪼그려 앉아 낙엽을 걷어내거나 생강나무에게 가까이 가지 않았다면 나는 이곳이 아직 한겨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럴 때 식물을 관찰하는 직업을 가져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의 여파인지 지난겨울은 유난히 길고 지루했다. 얼른 계절이 바뀌어 봄이 되면 이 기분이 나아질까 싶었고, 지금으로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 풍경만이 내게 기쁨일 것 같았다. 봄이 오는 징조를 하루빨리 찾아내는 것이 내겐 중요한 일이었다. 매일 똑같이 집과 작업실을 오가던 어느 날 주차장 옆 회양목에 노란 무엇이 있는 게 보였다. 자세를 낮춰 들여다보니 아직 봉오리 상태지만 꽃이 피고 있었다. 회양목에서 꽃이 피는 것만큼 확실한 봄의 징조는 없다. 드디어 봄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내 작업실 주차장의 회양목은 수형이 동그랗다. 도시 어디에서도 회양목은 동그랗거나 네모나게 전정 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동선을 유도하거나, 화단과 인도를 구분 짓는 용도로 심겨 왔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회양목의 역할은 확실하다. 그러나 산에서 보는 회양목은 나보다 훨씬 키가 크고 자유로운 모습이다. 5m 이상으로 자라기도 한다. 도시에서만 회양목을 보아 왔던 사람들은 자생하는 회양목을 보면 전혀 자신이 알던 나무라 상상하지 못한다. 이들은 학교, 아파트 단지, 도로 옆 그 어떤 화단에서든 존재한다. 회양목만큼 도시에 흔한 나무가 있을까? 전정 되어 키가 워낙 작은 데다가 꽃에는 꽃잎이 없고 색도 노란색이라 사람들은 꽃이 피어도 잘 알아보지 못한다. 그런데 자세를 조금만 낮추고 고개를 숙이면 수많은 수술 곁에 곤충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회양목 꽃에서는 짙은 풀 향이 난다. 곤충은 이 향을 좋아해 이맘때부터 회양목 곁을 떠나질 않는다. 회양목은 지금 꽃을 막 피우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 여름이 되면 녹색의 동그란 열매를 매달고, 가을이면 잎이 주황색 혹은 노란색으로 물든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이 식물은 도시 사람들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에 가장 적절한 식물이다. 베트남에 살고 있는 친구는 매년 봄이면 한국의 봄 풍경이 그립다는 말을 한다. 더운 그곳에서 늘 아열대식물만 보다 보니 봄의 벚꽃이나 가을의 단풍이 그립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에도 그것이 정확히 언제 일인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과거를 떠올릴 때, 당시 내가 입었던 옷이나 계절의 풍경으로 기억을 꺼내기 시작하는 것 같다. 더구나 기후변화로 사계절의 존재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 이 계절이 더욱 소중해진다. 이 봄이 지나면 숲에선 동자꽃이 피어나 여름이 왔음을 알릴 것이고, 계수나무는 노란 단풍잎으로 가을을 알릴 것이다. 그리고 메타세쿼이아가 주황색 잎을 땅에 떨구면 곧 겨울이 올 것이고, 또다시 회양목에 꽃이 필 것이다. 반복되는 시간 동안 매번 식물이 내게 보내는 계절의 징조에 감탄하며 좋아하는 것. 이것이 내가 계절을 맞는 방법이다.
  • 동성간 불륜도 ‘부정행위’…日법원, 아내의 상대여성에 배상 명령

    동성간 불륜도 ‘부정행위’…日법원, 아내의 상대여성에 배상 명령

    자신의 아내와 동성 간 성행위를 한 여성에 대해 30대 남편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일본 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혼인관계에 있는 남녀의 한쪽이 불륜을 저질러도 상대가 동성이라면 법률상 부정 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지금까지의 견해를 뒤집은 것이다. 17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지법은 지난달 16일 동성간 성행위도 ‘부정 행위’로 보아야 한다며 여성 피고에게 배상 명령 판결을 내렸다. 2019년 남성 A(30대)씨는 아내와 성관계를 맺은 여성 B씨에 대해 부정 행위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B씨는 “부정 행위는 이성과의 행위를 의미하며 동성간 행위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부정 행위는 남녀간 행위뿐만 아니라 ‘결혼생활의 평화를 해치는 성적 행위’도 대상이 된다”며 “동성간 성적 행위의 결과로 인해 기존 부부생활이 이혼의 위기에 노출되거나 무효화되거나 하는 경우도 부정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A씨는 당초 아내가 동성애에 관심이 있는 것을 이해하고 다른 여성과 친하게 지내는 것까지는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그렇다고 해서 성행위까지는 허용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B씨에게 “부정 행위에 따른 위자료를 남편에게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동성이냐 이성이냐가 아니라 당사자들의 실질적인 관계성을 고려한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지만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많이 자주 변하는 건 인간의 마음이다. 바람처럼 흔들리는 건 개인의 마음만 아니라 이념이나 사상에 따라 변하는 집단의 마음도 있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지적인 활동, 글을 쓰고, 말을 하는 행위도 바뀐다. 한국 역사와 유물 중에는 ‘낙랑’도 이렇게 말이 바뀌는 주대상이었다. 평양에 있었다는 낙랑은 한나라가 설치한 한사군 중 가장 오래 남아 있던 군현이었으니 달갑지 않은 존재였다. 평양에 설치된 낙랑군을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 역시 찬밥 대우를 받았다. 1931년 고이즈미 아키오(小泉顯夫)를 포함한 조선고적연구회는 대동강 남안 석암리에서 동남향으로 이어지는 낮은 구릉을 이용한 고분을 발견한다. ‘남정리’에서 발견됐다고 해서 ‘남정리 제116호분’이라고 했는데 훗날 ‘그림이 그려진 대바구니’[채협(彩?)]가 발견됐다고 해서 채협총(彩?塚)이라고 불리게 됐다.고분은 전실과 현실(玄室)로 이뤄진 방 두 개짜리 이실(二室)묘였으며, 안에서는 3기의 목관이 나왔다. 묘실로 들어가는 입구인 연도에서 전돌이 출토돼 3세기경에 조성된 무덤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나온 유물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채화칠협, 즉 그림이 그려진 대바구니였다. 질이 좋은 대나무 겉껍질을 가늘고 곱게 잘라 만든 폭 39㎝에 불과한 뚜껑 있는 바구니다. 사람들이 이 바구니를 주목한 것은 바구니 전체를 검게 칠하고,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으로 무늬를, 뚜껑이 덮이는 윗부분에는 붉은색, 노란색, 녹색, 다갈색 등 다채로운 색으로 사람을 그렸기 때문이다. 가로로 긴 면에는 10명씩, 짧은 면에는 5명씩 모두 30명의 인물이, 뚜껑을 덮으면 밖으로 드러나는 아랫부분 모서리에는 각각 1명, 모두 8명이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물 옆에 일일이 인명을 썼다는 점이다. 인물들은 전한(前漢)의 은일 거사인 정자진(鄭子眞)을 비롯해 고사리를 뜯어 먹으며 살았다는 백이(伯夷), 효자 정란(丁蘭)과 위탕(魏湯) 등이 있다. 이들은 한나라의 화상석이나 벽화에도 종종 나오는 고사나 전설상의 인물들이다. 이전의 중국미술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구체적인 인물 이야기가 한대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주제는 충효를 강조하는 유교적인 이야기나 역사상의 고사, 서왕모와 같은 도교의 신선들이다.한나라는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삼았던 나라답게 미술을 통해 역사의식과 충효사상을 보급하려 했다. 하지만 중국식 옷을 입은 인물들은 옷 색깔과 자세는 달라도 한자로 쓰인 이름이 아니면 누가 누군지 전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비슷하게 생겼다. 인물을 그리기는 했지만, 개인의 개성이나 초상성은 전혀 없는 셈이다. 낙랑의 고분에서 발견된 바구니에 그려진 인물들은 단순히 사람 그림이 아니라 충효의 이념을 전달하는 매개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면 낙랑에서 발견된 바구니를 그저 중국미술이라고만 보면 될까? 낙랑은 한국사와 아무 관계가 없을까? 글로벌시대 한국에는 무수한 외국 물품이 수입됐고 사용되고 있다. 만일 미래의 고고학자들이 현대의 외국 물품들을 발굴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발견되는 물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을 것이다. 흔히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본다지만 때로는 미래를 상상함으로써 오늘을 풍성하게 만들 수도 있다.
  • 이스라엘 청소년 600명 화이자 백신 접종 결과 부작용 없어

    이스라엘 청소년 600명 화이자 백신 접종 결과 부작용 없어

    12~16세 미성년자, 경증 이상반응도 드물어인구 1/4이 16세 미만…집단면역 갈 길 멀어 이스라엘에서 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크지 않다는 보고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12~16세 미성년자 약 600명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결과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 백신 자문위원인 보아즈 레브 박사는 “심각한 이상반응을 발견하지 못했고, 경증 이상반응을 보인 사례도 드물었다”면서 “고무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도 기저질환이 있어 코로나19에 취약한 10대에게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해왔다. 다만 낭포성 섬유종을 앓는 미성년자는 접종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전병인 낭포성 섬유증에 걸리면 몸 안에 점액이 너무 많이 만들어져 백신 접종시 호흡부전과 소화장애 등이 발생하게 된다. 빠른 속도로 백신 접종을 진행해 ‘백신 챔피언’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에서는 이날까지 전체 인구(약 900만명)의 54%에 달하는 503만여명이 1차 접종을, 42% 이상인 394만여명이 2차 접종까지 마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월 초까지 16세 이상 성인이 모두 백신 접종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16세 미만인 이스라엘에서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미성년자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게 관건이라고 가디언은 짚었다. 이스라엘 코로나19 방역 책임자인 나흐만 아쉬 교수는 “16세 미만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없는 점이 집단면역 형성에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성년자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자녀들의 백신 접종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부모들이 상당수인 점도 걸림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현지 방송이 설문조사 업체 루시넥과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6∼15세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시키겠다’고 답한 부모는 41%였다. 29%는 ‘접종에 반대’했으며, 30%는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분데스리가 띠동갑 득점 기계 대결 레반도프스키 승리

    분데스리가 띠동갑 득점 기계 대결 레반도프스키 승리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득점 기계’ 맞대결에서 ‘띠동갑 형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3·바이에른 뮌헨)가 엘링 홀란드(21·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눌렀다. 뮌헨은 7일(한국시간)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20~21시즌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홈 경기에서 홀란드에 먼저 2골을 내줬지만 레반도프스키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4-2로 역전승 했다. 레반도프스키는 시즌 29~31호골을 기록하며 4시즌 연속, 통산 6회 득점왕을 향해 순항했다.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시즌 작성한 자신의 리그 최다 34골에 세 골 밖에 남겨 놓지 않았다. 홀란드는 19골로 득점 공동 2위다. 이날 홀란드가 먼저 기세를 올렸다. 킥오프 70여초 만에 왼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제롬 보아텡의 발 밑에 맞고 굴절되는 행운도 따랐다. 전반 9분에는 토르강 아자르의 크로스를 문전 쇄도하다 왼발로 재차 골망을 흔들었다.전반 26분 레반도프스키의 반격이 시작됐다. 상대 오른쪽 측면을 접고 올라온 르로이 사네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골문 안으로 차 넣더니 전반 44분 킹스리 코망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8분 홀란드가 보아텡의 태클에 쓰러져 교체되며 경기는 뮌헨 쪽으로 더욱 기울었다. 뮌헨은 후반 43분 레온 고레츠카의 세컨드 볼 슈팅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후반 45분 레반도프스키가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골대 왼쪽 하단 구석에 꽂아넣으며 도르트문트를 주저 앉혔다. 뮌헨은 승점 55점을 쌓으며 선두를 유지했다. 도르트문트는 6위(39점)에 자리했다. 뮌헨은 올시즌 ’라이벌‘ 도르트문트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레반도프스키는 2경기 연속골로 4골, 홀란드는 세 경기 연속골로 4골을 기록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인간이 놓은 덫에…사체로 발견된 멸종위기 ‘수마트라 코끼리’

    인간이 놓은 덫에…사체로 발견된 멸종위기 ‘수마트라 코끼리’

    야생에 2000마리도 채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수마트라 코끼리 한마리가 덫에 걸려 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 주에서 덫에 걸려 죽은 10살로 추정되는 수마트라 코끼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죽은 지 약 4주 전으로 추정되는 이 코끼리는 특히 다리에 베인 상처가 그대로 드러났는데 이는 덫으로 인한 것이다. 현지 경찰은 "상아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현지 주민이 코끼리 등 야생동물로부터 농작물 접근을 막기위해 놓은 덫에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사건 경위를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아체 주에서만 지난 2012년~2015년 사이 총 36마리의 코끼리가 중독, 감전, 덫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대부분 야자 농장 근처에서 발견됐다.  수마트라섬에 분포하는 몸집이 작은 수마트라 코끼리는 무분별한 삼림 벌채로 서식지가 줄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서식지 69%가 지난 25년 동안 사라졌을 정도이며 특히 상아는 높은 값에 거래돼 수마트라 코끼리는 밀렵꾼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에 세계자연기금(WWF)은 수마트라 코끼리를 30년 안에 멸종될 위기에 처한 동물로 꼽았다. 또한 국제자연보전연맹(ICUN)도 2012년 수마트라 코끼리의 멸종 위험 등급을 ‘위험'(Endangered)에서 ‘심각한 위기'(Critically Endangered)로 높였다. 한편 수마트라섬은 멸종위기종인 수마트라 코끼리와 호랑이, 코뿔소, 오랑우탄 등이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보고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당국은 야생동물 보호법으로 강력히 단속하고 있으나 종종 밀렵꾼들이 체포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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