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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강대국시대 종언” 확인의 대좌(워싱턴 미소정상회담:4ㆍ끝)

    ◎소 문제전문가 후쿠야마의 진단/미 랜드연구소 고문/소,동구통제 약화로 다극화시대 본격 돌입/군축협상등도 동서모두의 문제로 떠올라 지난해 「역사의 종언」이란 논문으로 전세계에 파문을 일으켰던 프란시스 후쿠야마 미랜드연구소고문은 30일자 일본산케이(산경)신문과의 회견에서 미소 두 초강대국의 시대는 끝났고 따라서 미소정상회담이 갖는 중요성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서관계에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격동의 시점에서 31일 시작된 미소정상회담을 보는 후쿠야마의 견해를 요약한다. 이번 미소정상회담은 이전의 정상회담만큼 중요하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동구에 대한 소련의 통제력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은 보다 작은 나라,보다 내향적인 나라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의 통일이라든가 동구주둔 소련군의 철수,유럽의 재래전력(CFE)감축같은 문제들은 미소양국간에 협상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섰다. 미소외에도 다른 강력한 관계국이 많이 존재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CFE에서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CFE는 23개국이 참여하는 다국간 교섭으로 독자적인 교섭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소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는 것은 미소양국의 전력이 관계되는 START(전략무기감축협상)정도이다. 나는 원래부터 정상회담을 중시하지 않았지만 최근엔 그 중요성이 더욱 줄어들었다. 실제로 통독이라든가 동구주둔 소련군에 대한 철수압력 등은 미소정상회담에 관계없이 진전될 것이다. 이제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미소정상회담은 세계의 안전보장이나 국제평화에 사활적인 중요성을 갖는다고 생각해 왔으나 이제 그런 상황 역시 끝나게 된 것이다. 동구주둔 소련군의 철수문제는 소련자신의 일이고 서방측의 대변인으로서 미국과의 사이에 대화를 갖는 것도 유용하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미소정상회담 자체가 소련군의 철수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설령 CFE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소련군 철수에 대한 압력은 여전할 것이다. 독일의 통일은 올해말까지는 확실히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통일독일은 독일내의 소련군 기지에 전력공급을 중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소련군이 계속 주둔할 수 있을 것인가. 따라서 동구주둔 소련군의 철수에 한해 얘기한다면 미소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CFE협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도 역시 그리 중요하지 않다. CFE조약이 체결되지 않는다 해도 소련은 부득이 동구주둔군을 철수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 군축협상의 일단락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종결상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전이 이뤄질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의 성패가 갈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나는 아직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START의 기본합의를 이뤄내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 가을 START의 기본합의가 올 여름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된 것은 그당시까지 소련국내에서의 변화에 비춰보면 자연스러운 기대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이후 소련에서의 개혁이 개대보다 둬처져 START조약의 체결도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소양국정상은 금년말까지 CFE조약에 조인하는 것도 주요목표의 하나라고 말했지만 현상황으로선 이는 무리일 것같다. 금년안에 조약이 체결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올가을까지는 기본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난해 가을 부시미대통령이 이번 미소정상회담이 군축을 위한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바 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START문제를 지칭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이번 정상회담의 초점이 군축문제에서 리투아니아등 소련내 발트 3공화국의 독립요구문제와 독일의 통일문제로 옮겨진 것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이와관련,정상회담 개최기간중 리투아니아에서 소요가 발생,정상회담 자체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을 전혀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정상회담과 다른 여러 문제들은 별개로 나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미소회담서 체결될 협정◁ ▲화학무기금지협정=미소양국이 독가스와 신경가스 등 모든 화학무기의 생산을 종결하며 전세계적 생산금지가 이루어질 때까지 쌍방이 각각 5천t의 화학무기만을 유지하고 나머지는 모두 폐기한다. ▲핵실험제한 의정서=핵실험의 제한에 관한 기존 협정들을 속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정서. 1974년의 핵실험금지 협정과 76년의 평화적핵실험협정은 미소의 지하 핵실험의 성능을 1백50㏏으로 제한하고 있다. ▲항공협정=미소의 현 민항항로에 미국의 4개 도시와 소련의 6개 도시를 추가하여 민항을 확대하며 양국간의 정기 화물기 운항을 개시한다. ▲핵에너지협정=원자로의 안전과 핵융합 에너지 및 기본 원자과학에 있어서의 보다 긴밀한 협조를 위한 5년간의 새로운 쌍무 핵에너지 협정. ▲해상운송협정=미소의 상용 선박이 서로 상대방의 항구에 물품을 운송하는 것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해상수송협정. 양국은 또한 분규중의 북극 4개 도시에 대한 소련의 관할권을 인정하는 해상경계협정에도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센터개설협정=워싱턴과 모스크바에 서로 하나씩의 문화ㆍ공보 센터를 개설한다. ▲학생교류협정=양국간의 학생 교류를 증가하기 위한 최초의 정부간 협정. 이는 오는 95년까지의 교류 목표를 각각 1천명으로 잡고 있다.
  • 재벌 3자명의 비업무용 부동산 양도ㆍ증여세 중과

    ◎정부,「5ㆍ8투기억제대책」 세부 시행안 확정/명의 위장땐 증여로 간주/6개월내 매각 유도 정부는 재벌기업들이 제3자 명의로 사들인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실거래가격으로 무거운 양도소득세를 매기고 세금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명의를 위장한 경우에는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이들 부동산은 재벌기업소유부동산과 똑같이 6개월이내에 매각 처분하도록 했다. 정부는 30일 5ㆍ8부동산투기억제대책에 따른 세부시행방안을 확정,재벌기업의 임직원 및 제3자명의 부동산처분계획을 이같이 결정했다. 정부는 또 재벌기업들이 매각처분하는 부동산의 매수자를 엄격히 제한,해당 계열기업군소속기업체 및 사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검찰 및 국세청이 발표한 투기행위자,국세청이 투기와 관련,일정액이상의 세금을 추징한 사람에 대해서는 매수를 불허하기로 했다. 부동산처분에 있어서는 재벌기업이 성업공사를 경유하지 않고 바로 토지개발공사에 매수요청하는 경우 토지개발공사는 택지 및 공업용지로 개발할 수 있는 부동산을 우선적으로 매수토록 하고 그밖의 땅에 대해서는 성업공사의 매각 과정을 거친 후 팔리지 않은 경우에 한해 토지개발공사가 매수토록 했다. 이와 함께 토지개발공사가 매각대금으로 발행하는 토지채권은 기업이 인수토록 하되 담보가 설정된 비업무용토지에 한해서만 토지채권을 담보교환용으로 사용하거나 시중에서 팔아 그 자금을 부채상환에 쓰도록 했다. 정부는 이밖에 지난 4월 법인세법시행규칙개정으로 종전에 업무용이던 것이 비업무용으로 판정되는 부동산은 법인세 부과만 연말까지 유예해줄 뿐 매각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앞으로 기업들의 비업무용 토지 취득을 철저히 막고 기관에 따라 다소 상이한 판정기준을 통일하기 위해 재무부가 7월말까지 대폭 강화된 판정기준을 마련,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 대학 자연계정원 대폭증원/해마다 2%씩 95년까지 3만7천명 늘려

    ◎인문대비 60(자연)대 40(인문)으로/전자등 첨단분야 우선… 「제2과기대」추진/문교부,9월 세부계획 발표 문교부는 30일 대졸이상 고급인력의 산업수요를 충당하기위해 자연계와 인문계의 대학정원을 조정,현재 대학졸업생의 52%에 머물고 있는 자연계 정원을 95년까지 60%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자연계 가운데에서도 특히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자 전산 정보처리 기계 등 첨단 이공계열분야의 대학정원을 집중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정원식문교부장관은 28일 관계실ㆍ국장들에게 92년부터 실시할 수 있도록 세부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세부적인 연구결과는 9월쯤 발표될 예정이다. 문교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대학 총정원 19만9천여명중 예­체능계를 제외하면 자연계가 9만6천명,인문계가 8만9천명으로 52대48의 비율이며 한국교육개발원에 연구전담팀을 구성,이같은 자연계 정원 확충방안을 92학년도부터 자연계 정원을 매년 2%씩 늘려 이를 60대40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자연계의 정원은 95년까지 현재보다 3만7천여명이 늘어난 13만3천여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교부는 그러나 자연계라고 무작정 증원할 경우 질적저하의 우려가 있다고 보아 증원에 따른 교수확보 및 실험실습여건 등을 감안해 인원증원을 해줄 방침이며 그동안 수도권 정비계획에 따라 무조건 정원이 동결됐던 수도권의 상당수 학교에 우선적으로 증원을 허용해줄 계획이다. 전자대학 등 특성화대학을 설립할 경우 설립규제를 완화해 이를 통해 늘어나는 자연계정원을 수용하는 한편 과학기술처와 협의,빠른 시일안에 제2과학기술대학을 설립키로 했다. 지방대학 가운데 증원대상이 되는 대학은 반도체ㆍ전자ㆍ전산 등 전공별 특성화 대학들이다. 문교부에 따르면 지난 71년부터 88년까지 자연계중 산업인력과 직접 연관이 되는 이공계열의 경우 71년 총대학정원 1만3천5백80명에 그치던 것이 88년 3만8천9백명으로 크게 늘어났으나 다른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증원돼 구성비율은 23.23%에서 20.86%로 오히려 떨어졌었다. 이 학계의 경우도 71년 11.43%에서 88년 12.45%로 다소 늘어났으나 7.3%에서 12.3%로 늘어난 어문계와 18.71%에서 26.23%로 구성비가 상승한 사회과학계 등 인문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 「비업무용」판정기준 9월까지 단일화/5ㆍ8투기대책 어떻게 시행되나

    ◎재심은 판정뒤 15일이내에 청구해야/부동산 감정 공시지가 기준으로 산정 ◇비업무용 부동산 판정=▲현재 비업무용 부동산 판정은 국세청ㆍ내무부ㆍ은행감독원 등 각기관별로 하고 있으나 업무중복을 피하고 조사편의를 위해 국세청이 6월말까지 판정하고 그 결과를 은행감독원 및 내무부에 통보. ▲국세청의 판정결과에 대한 재심은 판정후 15일 내에 청구하고 15일이내 재심결정토록 함. ▲현행 판정기준상 공장진입사설도로등 예외적으로 생산할동에 관련되고 사실상 처분이 어려운 부동산이 비업무용으로 판정되는 경우는 이를 구제하고,매각처분등 불이익처분을 받지 않도록 함. ▲법인세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업무용이던 것이 비업무용으로 판정되는 경우 법인세 부과만 유예하고 매각대상에 포함시킴. ◇토지개발공사의 부동산매입=▲기업이 직접 토지개발공사에 매수요청하는 경우 택지 및 공업용지로 개발할 수 있는 부동산에 한해 매수토록 하고,그밖의 땅은 성업공사에서 매수하되 경락되지 않을 경우 토지개발공사에서 매수 ▲부동산감정은 토지개발공사,해당기업,감정원이 추천하는 3명의 감정평가사가 하도록 하고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함 ▲토지채권 원리금은 상환만료일에 일시 지급 ▲토지채권은 종전엔 은행부채와 상계했으나 기업이 인수토록 함 ▲담보가 설정된 비업무용 경우에는 토지채권을 담보교체용으로 사용하거나 시중에 할인,매각하여 그 자금을 부채상환에 쓰도록 함 ◇임직원 및 제3자명의 부동산 처분=▲신고 또는 조사된 부동산은 9월말까지 법인명의로 이전토록 함 ▲제3자명의 부동산중 비업무용에 대해서는 재벌기업 소유부동산 처분절차에 따라 매각처분 ▲제3자명의 부동산은 실거래가격에 의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거나 세금기피를 목적으로 명의를 위장한 경우에는 증여로 보고 과세 ▲임직원이 대기업의 개발예정지 주변지역의 토지를 취득했을 때는 투기로 보아 중과세 ◇비업무용부동산 판정기준 강화=▲지방세법 법인세법 토지초과이득세법상 상이한 판정기준을 9월말까지 단일화 하고 불합리한 판정기준을 보완 ▲관계법령을 연내 개정하여 내년 1월1일부터 시행 ◇기타=▲매각처분되는 부동산 매수자의 자격을 제한,계열기업체 및 사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검찰 및 국세청이 발표한 투기행위자,투기행위로 일정액 이상의 세금을 추징당한 사람에게는 매수를 금지 ▲재외교포의 경우 외환을 반입할 수 없으므로 매수 불허 ▲대기업부동산의 자체처분기간 6개월의 기산점을 자진신고 및 조사결과 비업무용으로 판정된 부동산의 경우 90년 7월1일로 하고,재조사를 통해 비업무용으로 판정된 것은 판정이 확정된 시점으로 함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은행감독원은 국세청으로부터 통보받은 비업무용 부동산을 처분절차에 따라 매각처분토록 하고 월별 처분상황을 부동산대책실무위원회와 청와대 부동산특별대책반에 보고토록 함
  • 「한일 신시대」 전개의 전제조건 특별기고/이기탁 연세대교수ㆍ정치학

    ◎일본은 아시아의 의구심 떨쳐라/「통석」의 기교론 새질서 개편의 주역 될 수 없어 한일관계는 아시아의 상징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패전 후 처음으로 일본은 일본의 국제적인 지위를 점하려는 전환점에 이르고 있다. 일본은 장기적인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아시아정책과 일본의 역할을 가늠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빼앗겼던」 아시아에서 미국이 다시 후퇴를 하게되는 「힘의 공백」을 일본이 메우기 시작하려는 힘의 논리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은 어떤 의미와 윤곽 속에서는 「도쿄외교」이지 「서울외교」의 성격은 없는 것이다. 유럽이 독일을 중심하여 돌기 시작한다면 아시아가 일본을 중심하여 돌아가게 할 수도 있다는 일본의 새로운 야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연합헌장에는 아직도 엄연히 「적국조항」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중부유럽,즉 「독일의 재등장」은 일본에 깊은 영향과 격려를 주고 있는 것이다. 독일이 고르바초프와 대결하고 타협하여 승부에 이겼다면 이제 일본이 고르바초프를 극동에서 맞이할 준비를 하면 된다. 여기에 일본외교의 전후 대전환점을 넘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일본외교는 전후 「소련의 위협」을 전제하여 미국과의 동맹을 통하여 「안보무임」을 실천할 수 있었고 오늘날 또 하나의 명치 이래의 일본의 이상인 「부국강병」을 이룩할 수 있었다. 이제 고르바초프를 극동으로 끌어내 「소련의 위협」과 타협할 수 있다면 일본의 전후는 끝나는 것이다. 이는 퇴조하는 미국의 공백을 메우기만 하면 된다는 것과 상쇄되는 일본외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본외교의 대아시아정책의 시발점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대통령의 연설에 「우뢰와 같은 박수」라는 일본의 특징과 성격에서 보듯이 우리는 처음부터 일본외교의 「들러리」를 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가 있다. 이번 방문은 확실히 한일간 외교문제의 의미는 있다. 또한 한일간의 우호관계는 우리에게 있어서 한미동맹과 함께 앞으로도 필수적인 우리외교의 기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번 일본의 노대통령 초청 외교는 단순한 한일간의 외교만의 차원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일본의 대아시아외교의 시발의 일환이라고 깊이 관측해야 한다고 본다. 유럽에서의 대변화 즉 「독일의 통일」과 유럽이 다시 독일을 중심하여 움직이기 시작할 수 있다는 세계적인 차원의 「새로운 질서」에 일본이 참여하고 아시아의 질서를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독일문제」와 아시아에서의 「일본문제」간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특히 우리입장에서는 명심해야 한다. 일본문제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대외정책의 하나이다. 다른 아시아국가와 달리 일본에 직접 「식민지」의 노예가 되었었고 또한 앞으로 복잡한 통일을 지향하면서 민족의 진로를 잡아야할 우리의 입장에서는 일본과의 관계는 깊은 영향을 받게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럽속의 전후 독일에는 철저한 「비 나치화」정책(Entnazifizierung)으로부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지금도 나치의 범죄가 나타날 때에는 형법의 시효는 없다. 과거에 죄가 없는 독일학생들이 유럽학생들과 모였을 때에독일제국군대의 구호인 「아인 츠바이」(하나 둘) 구호가 농담으로라도 나오면 불쌍하게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 이에 반하여 오늘의 일본은 전후 동경재판소의 전범(Class A)으로 구분되어 스가보형무소에 수감됐던 하토야마,기시,이케다,사토가 차례로 출감하여 총리에 올라서서 만든 일본인 것이다. 이점에서 오늘의 아시아에서는 독일문제와는 판이하게 「일본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보아야 한다. 아시아에서는 대륙의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일본문제」가 가려져 있었으나 이제 「일본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또 일본이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문제」는 경제는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아시아에서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하여 아시아국가들은 이제 아시아의 이데올로기문제가 걷히면서 등장하려 하는 일본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정면으로 직면하게 된 것이다. 한국외교는 냉전 하에서는 도리어 「한미동맹」으로 한국전쟁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균형」시킬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남북한 모두가 일본이라는 파워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진실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동시에 일본에 있어서는 일본외교의 대아시아외교의 첫 시발이며 관문인 「조선반도문제」를 어떻게 시발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집착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의 외교가 아니라 일본의 대내정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통석」이라는 일본의 「오도리」춤에서 보는 섬세하면서도 기만적으로 보이는 언어의 기교에서 보듯이 기교로만 끝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이다. 오늘날 일본이 아시아의 장에 떳떳한 역할을 갖고 나서려 할때에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국민의 「가치체계」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험없이 전후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을 메워 이를 경영하느라 많은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서 그나마 미국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가치체계」였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아시아를 부분적으로나마 지배하였고 또 우리는 이를 위해서 헌신하여 온 것이다. 반면 일본이 과연 미국과 같은 가치체계를 갖고서 이제 아시아에 접근하려 하고 있는지 한국과 아시아 모두가 깊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나 아시아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국민이 역사를 반추하고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한가지 다시 독일문제와 비교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은 행여 제1차세계대전 이후의 게르만의 멘탤러티를 일본국민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이며 아시아의 관찰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 우려스런 「광신의 화」(사설)

    「목사」가 아들을 1년4개월동안이나 감금해 두었다가 친구들에 의해 「구출」당하게 한 사건은 충격을 느끼게 한다. 그 이유가 『자신의 신앙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때문이었다는 것에 더욱 아연함을 느낀다.아예 가출신고를 하여 주민등록까지 말소시킨 것을 보면 「목사」인 아버지는 자기를 따르지 않는 아들을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리려 했지 않았나 의심하게 된다. 대저 목사란 어린 양떼 같은 인간을 하느님의 길로 인도하고,하느님의 말씀을 인간에게 전하는 사명을 띠고 자신을 신께 맡긴 사람이다. 신의 「말씀」은 인류구원의 사명을 띠고 세상에 온 구세주가 가르치는 계명이다. 계명이란 인간이 옳고 바르고 착하게 살기를 가르치는 정신적인 지침이다. 그러므로 「말씀」의 도리를 지키는 일은 목사가 솔선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말씀」중의 핵심은 용서와 사랑이다. 자기와 뜻을 같이하고,사랑받을 일을 하는 이웃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은 물론,자기와 뜻을 달리하고 반대하는 「원수」에게까지도 맞은 뺨을 돌리고 또한쪽 뺨까지도 내놓기를 가르친다. 사람은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자신을 송두리째 바칠 자유도 있고 권리도 있다. 우리 귀에 설기는 하지만 자신이 받드는 신앙의 세계를 위해 목숨과 재산을 바치고,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아들여 신앙에 정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그럴 수 있듯이 남도 그럴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이 잔혹한 느낌이 드는 목사아버지의 행적을 보며,현세적 기복에만 매달려 광신적인 이상신앙에만 몰두하는 듯한 우리의 종교실상이 새삼스럽게 우렬르 자아내게 한다. 우리가 종교에 기대하는 것은 삶이 풍요롭고 기품있으며 정의롭고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경영되기 위해 종교가 이바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 사회에서는 그 기대가 별로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충족되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 갈등과 분열이 더욱 조장되는 쪽으로 이바지하고 있다는 인상까지도 강하게 든다. 교회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신도가 생명을 걸고 대결하는 일이 주택가에서 예사롭게 일어나고 기도원을 지으려는 일을 사이에 놓고 극한 대립의난투극이 최근에도 벌어졌다. 교회나 기도원이 마을에 들어오면 성스런 분위기가 되고 삶에 이익이 된다고 환영받을 만한 인식을 심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종교의 불찰인 듯 환경을 오염시키고 소음과 배타적 광신으로 주민에게 곤혹을 주어 목숨을 걸고라도 거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 것은 종교의 존재의식에 반성을 부르는 일이다. 거대하게 성을 쌓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동서남북 끝끝에서 신도를 실어나르기 위해 교통혼잡을 부채질하는 교회때문에 믿지 않는 이의 적대감이 날로 확대되어 가는 현실도 불신을 조장한다. 걸핏하면 타종교를 비방하고 종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마귀들린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신도를 만드는 목사도 있다. 종교가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순화시키지는 못하고 분열과 반목과 증오를 제조하는 본거지가 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오늘같은 현실은 잘못된 일이다. 다같이 깊이 반성해 보아야 할 만큼 심각한 이 현실이 걱정스럽다.
  • 조총련까지 등돌려 간다(사설)

    얼마전 일본의 한 유수한 일간지에 장명수란 사람의 회견 기사가 실렸다. 「공화국(북조선) 귀국자 문제 대책 협의회사무국 대표」라는 기다란 직함의 인물이었다. 『대단히 곤란한 일을 시작해 버렸습니다』로 그 회견 기사는 시작된다. 직함 그대로 그는 북한으로 간 「재일 조선인」의 실태조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 자신 재일동포의 북송을 적극 추진했고 그의 부모형제도 이른바 「귀국선」을 탔던 처지이다. 80년에는 「조국 방문단」의 부단장으로서 방북한 바도 있다. 그런 처지의 사람이 어째서 「귀국자 실태 조사」에 나선 것인가. 북송에 관여할 때까지 「지상천국」으로 생각했던 북한이건만 그 후의 사정은 그렇지 못한 곳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돈을 보내 달라,병고에 시달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는가 하면 행방불명자 또한 속출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했던가 반성하면서 행방불명자 친척들의 호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악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10만명 가까운 북송 동포의 처지와 그 일의 선봉에 나섰던 자신의 과오를 아프게깨달은 것이다. 두말 할 것도 없이,북한이 지구상에서 타국땅에 존재하는 가장 강대한 우익으로 쳐오는 것이 일본에 있는 조총련이다. 그들은 조총련을 많이 이용해 왔다. 김부자의 생일이면 강제로 성금을 거둬들이는 대상이 그것이었으며 해외공작을 함에 있어서도 그것이 무대가 되었음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 더구나 그 세력은 막강했다. 양두구육의 감언이설이 먹혀들었을 때까지 그러했다. 하지만 진실이란 언제까지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벌이는 재일동포 모국방문 사업에 조총련계 동포들이 끼어들면서부터 북의 일방적 메시지가 얼마나 허위에 찬 것인가는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들 가운데는 이미 북녘땅에 다녀온 사람들도 있었다.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셈이다. 그 위에 북이 자랑스럽게 벌인 북송사업은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되어 버렸다. 「낙원」아닌 「지옥」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엊그제 도쿄에서 조총련에 의해 「김일성 타도 재일 조선인 궐기대회」가 열린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니다.그동안의 흐름으로 보아 당연히 있어야 할 움직임이 현실화하였다는 것 뿐이다. 그들은 김일성을 조국통일의 「암적 존재」로 규정했다. 성숙한 정치사회에서 사는 그들은 남과 북의 실체를 공정한 눈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들은 KAL기 폭파사건과 김현희의 증언을 들었고 그에 대한 북의 엉뚱한 반응도 보았으며 한필성­필화 남매 관계의 시말도 엄정한 시선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러므로 한번 불 댕겨진 그 움직임이 일본전역으로 확산되는 일 또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나갈 것이다. 노태우대통령의 방일도 그런 움직임의 현실화에 촉매 구실을 했다고 볼 수 있었다. 더구나 노대통령은 교민 리셉션 석상에서 『조총련을 적대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한 형제로 받아들이면서 도와 달라』고 하여 동족으로서의 끈끈한 정의를 환기시킨 바도 있다. 중요한 것은 역시 북한의 자세전환 그것이다. 지구촌의 조류를 직시해야겠건만 그렇지 못하는 그들이 참으로 답답하다. 며칠 전에 열린 최고인민회의도 「체제고수」를 재천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 「노대통령 방일결산」3개일지 사설

    ◎실질성과 기다리는 한ㆍ일 신시대 요미우리/“마음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마이니치/의의 깊었던 노대통령의 방일 산케이 일본신문들은 노태우대통령의 첫 방일을 전례없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같은 일본언론의 보도자세는 놀랄만한 변화라 할 수 있는데 기사의 양도 양이지만 그 내용도 무척 호의적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다음은 일본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요미우리ㆍ산케이ㆍ마이니치 등 3개 신문의 지난 27일자 사설을 요약한 것이다. ▷요미우리◁ 과거의 응어리에 매듭을 짓고 21세기를 앞둔 한일 협력관계 구축의 발판이 만들어졌다는 의미에서 3일간의 한국대통령의 방일은 성과를 올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은 주일 한국특파원들과의 환담에서 『역사인식의 갭을 메우는데 역점을 두고 방일했다』고 언급함으로써 그 핵심문제는 해결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최소한 정부레벨에서는 이 문제가 일단락 지어졌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금후 이 문제가 양국관계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바이다. 금후의 과제는 미래지향의 한일신시대를 어떻게 내실있는 것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일 양국이 협조ㆍ협력하여 어떻게 세계의 평화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인 것이다. 나카야마 외상은 한국의 최호중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아시아에서의 긴장완화를 위해 9월의 유엔총회에서 아시아 각국 외무장관회의 개최를 제안했으며 최외무장관은 동의했다. 한국은 87년에 대외경제협력 기금을 설립하는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데 개발도상국 원조에 있어서도 한일간에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아시아ㆍ태평양협력,환경문제,자유무역체결의 강화등에 있어서도 협조하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합치되며 밀접한 정책대화가 바람직하다. 물론 양국이 국제무대에서의 협조를 확고히 해나가기 위해서는 중요한 양국간의 관계를 더욱 증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마이니치◁ 노태우대통령의 3일간의 공식방문이 끝났다. 이번의 대통령 방문은 한일 양국에 있어서 결실이 많았었다고 총괄할 수 있을 것이다. 노대통령의 최대의 목적이었던 「역사인식의 갭을 메우는 것」이 정말로 달성되었는가의 여부는 금후의 행동에 의한 결실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핵심문제는 해결되었다. 만족할 만한 결과』라고 말함으로써 일본에 의한 식민지배의 청산문제가 종결되었다는 인식을 시사했다. 일왕의 방한을 요청했던 것과 함께,금후 양국이 친근한 우방으로서 실무관계를 충실히 해갈 수 있는 기초가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구미 각국에서는 수뇌부의 빈번한 상호방문과 가벼운 전화통화로 의사를 확인하는 일이 흔하다. 한일 양국의 수뇌도 노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형식적인 의례를 생략한 상호방문과 전화를 걸 수 있는 관계로 발전되기를 바란다. ▷산케이◁ 노태우대통령은 일본 방문을 통해 「과거청산」에 성과를 올렸을 뿐 아니라 외교ㆍ경제ㆍ문화의 각 분야에서 일본의 적극적인 협력 약속을 받아내는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들 약속이 제대로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양국 당사자간의 앞으로의 자세가 중요하다. 노대통령은 온화하면서도 의연한 태도로 지금까지 그를 잘 모르던 일본인들에게 많은 「팬」을 만들었으며 특히 국회연설을 통해 가해자 앞에서 『우리는 국가를 지키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할 뿐 누구를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고 밝혔을 때는 그 어른스런 태도 앞에 그져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그러나 혹시 일본이 이번으로 끝났어야 할 「사과외교」를 앞으로도 무원칙하게 계속하면 국내로부터 국수주의적인 맹렬한 반발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반면 반대로 한국이 「일본은 만만하다」는 여론에 말려 대일요구를 점증시키면 양국 관계는 또다시 험악해질지도 모른다. 다행히 노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민주주의가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는 제도라고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사회에 동화시켜 창의와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밖에 없다』고 역설하는 등 군인 출신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만큼 민주주의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일본도 민주주의의 내실화를 게을리해서는 안되지만 한국도 민주주의가 전국에 뿌리내려 군사정권의 등장을 두번 다시 필요로 하지 않도록정치가 성숙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 무역적자와 수입자제 운동(사설)

    경제계가 7월부터 추진키로 한 수입자제운동은 운동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국제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선진국들로부터 집요한 개방압력을 받아 왔고 무역과 관세에 관한 일반협정(GATT) 11조의 의무규정에 따라 수입문호를 개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몇년동안 대폭적인 수입개방화조치가 이루어지면서 국민생활에 과소비등 역작용이 나타났고 마침내는 애써 쌓아올린 무역수지 흑자가 적자로 반전되었을 뿐아니라 국제수지 적자국으로 또다시 전락할 가능성마저 있다. 수출이 0.2%밖에 늘어나지 않으면서 수입은 12.5%나 증가하는 최근의 무역구조로 보아서 앞으로 상당한 수출증대가 이루어진다해도 경상수지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게 오늘의 무역환경이다. 비록 첨단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라 하더라도 수입증가율이 그 정도이면 무역에서 적자가 나게 마련인데 첨단기술도 갖지 않고 있으면서 구조 조정기에 있는 우리가 수입을 그만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바꿔말해서 수입을 줄이는 길만이 무역적자의 심화를 막는 유일한 처방임은 익히알려진 일이다. 그러나 정부가 과거와 같이 수입억제조치를 취할 수 없게 되어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처방은 민간의 자율적인 수입자제운동밖에는 없다. 따라서 비록 뒤늦은 감이 없는 것은 아니나 경제계가 그 운동을 펼치기로 한 것은 무척이나 고무적이고 시의에 부합되는 일이다. 우리는 출발선에 있는 이 운동이 당초 목표로 했던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몇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먼저 이 운동에 참여하는 경제단체와 민간업계는 이번 운동이 단순한 수입억제캠페인이 아니고 한국의 국제수지의 판도를 가름할 중차대한 운동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이 운동이 성공한다면 우리의 국제수지가 흑자의 반석에 올라설 수 있고 반대로 끝나면 적자국으로 되돌아 간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수입자제운동을 기필코 성공시키기 위해 또 한가지 주요한 것은 과거의 캠페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일과성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지난날 경제계는 기업윤리 실천운동 등 많은 운동을 펴 왔으나 실질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둔사례가 드물다. 이 점이 바로 우리가 염려하는 것이다. 무릇 모든 운동이 성공하려면 상의하달식의 운동이 되어서는 안된다. 각 경제단체에 속하는 회원사들이 자발적이고 솔선하여 수입자제운동을 실천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지금까지 고가ㆍ사치품목을 수입하거나 자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마저 수입하여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던 대기업들의 강도 높은 자성과 절제가 요구된다. 또 실수요자로부터 요청을 받아 수입대행 업무를 해주고 있는 무역대리점들이 과소비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품목이나 상품은 자율적으로 수입을 억제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들 단체인 무역대리점협회의 감시기능 강화못지 않게 회원사들의 자제가 더 없이 절실한 때이다. 경제단체의 이번 운동에 소비자단체도 적극 참여하여 범국민적 운동으로 승화되기를 촉구한다.
  • 선 총리ㆍ후 국왕 방한/일 정부 방침

    【도쿄=강수웅특파원】 사카모토 미소지(판본삼십차) 일본 관방장관은 28일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방한문제와 관련,『시기를 보아 고려한다는 점에서는 가이후(해부) 총리가 먼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왕의 방한시기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정부로서도 내외정세를 살펴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하고 『노태우대통령의 말도 오는 11월12일 즉위식이 끝난 뒤라는 얘기였던 모양인만큼 앞으로의 정세를 고려,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한ㆍ일 정상외교… 이렇게 생각한다

    ◎동북아 평화에 도움… 경협실천이 숙제로/한반도문제 새로운 변화 관심/윤정석 노태우대통령의 방일 성과중 가장 주목할 부분은 남북한관계를 포함한 동북아 안정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됐다는 점이다. 우리측은 그동안 추진해온 북방정책에 대한 설명을 했을 것이며 일본측은 북한과의 관계설정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계기로 남북한 또는 일본·북한간 관계를 포함해 한반도문제에 대한 새로운 변화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기존의 한일관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일이 양국간 첨단기술이전이나 무역역조개선 등을 촉진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주었을 수는 있으나 이러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사기업간에 이루어지는 것들이므로 정부차원에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일본의 경우 군사과학기술개발을 정부가 하지 못하고 사기업에서 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정부는 한일 양국 공동기술연구소 설치나 기술이전을 위한 자금지원을 할 수 있을 뿐이며 실질적인 기술이전이 가능키 위해서는 일본의 첨단기술업체가 우리의 재일교포나 유학생들을 취업시키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신기술 이전을/이수빈 한일 관계는 진실한 동반자관계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볼때 이번 노태우대통령의 일본방문은 만족스러운 결실을 맺지 않았나 본다.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볼때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정의 체결과 원자력협력협정을 통한 정부간 원자력협력협의회 구성은 물론 복수비자발급등은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증진에 진일보한 것이다. 현재 양국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돼있는 무역불균형문제도 일본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규모 구매사절단을 파한키로 한 데 따라 우리의 대일 무역적자의 완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구매사절단의 성과에 기대를 걸어 보면서도 이같은 일본의 약속이 과거 여러차례 있어 왔으나 결과는 언제나 별무 성과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불균형 시정노력이 더욱 요청되고 있다. 무역역조문제와 더불어 일본기업의 첨단기술이전문제도 조속히 해결돼야 할 과제이나 일본은 이번에 앞으로 5년간 1천명 수준의 우리 기술자를 초청,연수시키고 일본 기술자가 우리나라에 와 기술향상을 지원키로 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왕 일본이 기술이전을 하려면 지나간 기술이 아닌 우리가 원하는 신기술의 이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양국의 교역증대추세에서 보아왔듯이 한국의 발전은 일본에 나쁜 결과를 주기보다는 무역의 확대등 긍정적 효과가 컸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 교류방법등 제시해야/김문환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노력해 태평양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선언한 데 의의가 있으나 상호주의원칙이란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우리측의 교류방법이나 원칙을 제시하지 못해 미흡했던 것으로 본다. 노대통령이 일본 국회에서 연설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얘기를 완곡하게 표현하기는 했으나 일본 국회의원들은 일반적인 말을 할 때는 박수소리가 컸지만 재일교포지위문제나 일본의 과오에 대해 발언할 때는 의외로 박수소리가 적었다는 점에서 일본인들이 진심으로 대한관계를 청산하려는 것이 아니라 소극적으로 국제적인 추세에 따라가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앞으로 우리 각료들은 이번 노대통령의 방일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상호교류의 원칙이나 공동투자 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위성통신에 의한 대중문화의 압력,문화교류에 대한 원칙등 현안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속은 역사 허다… 행동이 문제/박성수 한국이 일본에 속은 역사로 말하자면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사기는 임진왜란때였다. 그때 일본이 패전하고 나서 국교재개를 요구해 왔다. 번번이 퇴짜를 맞고서 8년만에야 성공했는데 그때 수교문서의 중요한 한 구절이 거간꾼인 대마도주에 의해 개서되어 있었다. 순진한 한국정부는 그것도 모르고 국교정상화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한국측은 중대한 단서를 붙였다. 앞으로 통신사가 왕래하게 되겠지만 조선통신사는 일본 동경(강호)까지 가고 일본 통신사는 부산 동래까지로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일본은 그때 무조건 이 단서조항을 받아들이고친선우호를 굳게 약속했다. 우리는 진정한 한일문린을 희망했고 더 이상의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바랐다면 그들이 강제 납치해 갔던 도공들의 송환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가엾은 조선도공들을 돌려보내지 않았다. 그뿐인가. 그 뒤 다시 그들은 일제 침략전쟁을 감행함으로써 임란때 보다 몇십 몇백갑절이나 모진 고통을 이 착하디 착한 이웃에 「맛보게」했다. 오늘의 가이후총리가 그때 그 시절의 일본인의 후손인 이상 그가 언약한 소위 「언필신 행필과」란 말을 믿어도 될까. 노대통령의 방일성과는 오로지 일본측의 이 「행필과」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 미,소와 「군축」체결유보/정상회담때/최혜국대우도 보류 방침/부시

    【워싱턴 AP 로이터 연합】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24일 다음주에 있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의 미소정상회담에서 군축 등 양국간 협상 현안들에 대한 최종 협정체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소련에 대한 최혜국대우부여 무역협정 체결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미소정상회담에서 공식 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서 이 회담이 실패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리투아니아 및 발트해 공화국의 분리독립문제,독일통일,화학무기 및 핵무기,유럽주둔 재래식 전력감축문제 등을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중점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특히 소련이 유대인 및 기타 소수민족들에 대한 해외이민자유화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에 대한 제재조치로 의회내에서 소련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소련에 무역상의 최혜국대우 지위를 부여하기 힘든 정치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하고 그동안 양국이 협상해온 소련에 대한 최혜국대우부여 무역협정 체결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 「통석」과 「괜찮아」/임춘웅 국제부장(서울칼럼)

    『우리나라에 의해 초래된 이 불행했던 시기에 귀국 국민들이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고 본인은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 한마디를 듣는 일이 왜 그렇게도 어려웠는지 실로 통석의 염을 금할 길이 없다. 아키히토(명인) 일본왕이 24일밤 궁성에서 베푼 노태우대통령을 위한 공식만찬에서 한 이 만찬사는 전후 일본이 한국에 한 첫 사과다운 사과라는 점에서 사뭇 감개가 크다. 실로 45년만의 일이다. 이 한마디를 얻어내기 위해 현해탄에는 천둥번개가 그토록 요란했는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하찮기도 한 이같은 명분싸움을 양국은 반세기에 걸쳐 해온 것이다. 24일 일왕의 공식사과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그들이 상대로 싸웠던 세계 어느 나라에도 한 일이 없던 수준의 것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하긴 1945년 9월 맥아더사령부를 방문한 당시의 히로히토(유인)일왕이 맥아더 사령관에게 한 말이 없었던건 아니다. 『나는 전쟁중에 내린 모든 결정과 일본군이 자행한 행위에 대해서 일체의 책임을 지겠다』는 표현은 자못 자책적이고 회한마저서려있다. 그러나 이때는 항복직후이고 패전 일본의 천황이 점령군사령관을 스스로 찾아가 사죄하는 그런 상황이었다. 일본정부가 재구성되고 새 일본의 국왕으로서는 사과다운 사과는 한 일이 없다. 74년 미국의 포드대통령이 방일했을 때는 『일시 진실로 불행한 시대를 가졌던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었고 우리와 함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었던 중국의 등소평이 78년 방일했을 때는 『양국사이에는 매우 오랜 역사가 있으며 그 사이에는 한때 불행한 일도 있었지만 그러한 일은 과거로 돌리고 지금부터는 오랜 양국 친선의 역사가 진행될 것을 기대함』이었다. 그러니까 지난 84년 히로히토 일왕의 전두환 당시 대통령에게 한 『근세기의 한 시기에 있어서 양국간에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진실로 유감이며 또다시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함』은 그나마 정중한 언급이었던 셈이다. 우리 정부는 이날 이같은 일본의 사과에 대해 『일본이 지난날의 잘못된 과거가 일본의 행위에 의해 초래되었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우리 국민이 겪은 고통과 슬픔에 대해서도 분명히 사죄하고 반성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로써 한일간의 지루하고 힘들었던 명분싸움은 이제 겨우 역사의 한장을 넘긴 셈이다. 이번 일본의 태도는 상당히 진전된 것이고 우리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왜 일본의 태도가 이토록 변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우선은 우리의 요구가 워낙 강력했었다. 일본으로서는 침략 일본의 망령을 벗고 새 일본의 이미지를 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웃 한국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다른 하나는 함께 2차대전을 일으켰던 독일 이탈리아와는 달리 일본의 전후처리방식이 잘못됐다는 자성의 소리가 일본내에서도 없었던게 아니다. 사과문안 내용을 놓고 한일간 특사외교가 한참이던 지난 21일 유럽에서는 「역사와 지리교육용 지침서」라는게 발표됐다. 프랑스와 서독학자 60여명이 7년여동안 공동노력끝에 내놓은 이 지침서는 양국이 그들의 후세대에 역사를 바로 가르치려는 것. 이 지침서에서 프랑스측은 서독교과서가 나치 치하의 프랑스 비시정권에 대해 너무 소홀히 취급하고 있는데 비시정권이 나치에 철저히 협력한 사실을 상세히 기록하고 이와 함께 당시의 레지스탕스운동도 비중있게 다루어 주길 권고하고 있다. 반면 서독측은 나치의 잔인한 유대인 학살과 나치하에서 독일국민이 겪은 고통과 나치즘에 대한 독일국민 스스로의 투쟁내용도 담아 나치즘의 폐해를 후세대에 정확히 인식시켜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은 잘못된 역사를 철저히 반성하고 그것을 교훈으로 삼으려한 반면 일본은 침략사를 은폐하고 철저히 호도하려 해왔다. 23일자 일본의 매일신문은 사설에서 일본은 한국에 반드시 사과를 해야하며 일본이 불성실하다는 인식을 한국인에 심어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네번째로는 자신감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할만큼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게 끝난것은 아니다. 사과 한마디로 켜켜이 쌓인 응어리들이 다 쓸려나간다면 세상은 얼마나 편리하겠는가. 지금 50대 이상의 한국인들은 일본의 잔학상을 몸소 겪고 보아온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어찌 하겠는가. 지난 일에 영원히 매달려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제는 우리가 용서할 차례다. 얼마전 일본을 방문했던 한 한국기자가 일본의 저명한 저술가이자 경제이론가인 하세가와 게이타로(장곡천경태랑)씨를 만나 물었다고 한다. 한국이 꽤 발전을 하다 주춤해졌는데 충고를 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한국을 잘 알고 있는 하세가와씨는 대뜸 한국이 계속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괜찮아 사고」부터 고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나무라더란 것이다. 괜찮지 않은 것도 대충대충 넘어가는 한국인의 「괜찮아 사고」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일본인이면 못 지나갈 일이지만 우리는 이번일도 『그만하면 괜찮아』하고 넘어갈 참이다.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 위해서다. 이만하면 한국인의 「괜찮아」도 괜찮은 편이다.
  • 정치ㆍ경제안정이 통일의 지름길/슈미트 전서독수상「전경련특강」내용

    ◎「동ㆍ서독통합」은 한반도에 교훈/동구변화 북한에도 파급 기대 전직수반회의참석차 내한한 헬무트 슈미트 전서독수상이 25일 상오 신라호텔에서 전경련 주최로 국제정치전망에 대해 특별 강연을 했다. 30년전에 한국에 와 보고 이번이 두번째이다. 나는 그사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았다. 여자들이 이런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도 산업발전과 함께 커다란 변화라 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최근 2∼3년 사이에 중요하면서도 흥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특히 소련이 대내외적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동구뿐만 아니라 한국ㆍ일본 등 전 아시아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구에서는 평화로운 혁명이 발생했고 이제 다원사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소련은 동구의 변화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고르바초프는 분명 전임자들과는 다르다. 동독의 가장 큰 변화는 오는 7월초면 서독정부와 기술ㆍ경제 및 화폐의 통합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실상 서독으로의 흡수라고 볼 수 있다. 냉전은 이제 끝이 났다고 할 수 있다. 군비축소가 압력때문이 아니라 자발적 의사에 의해 계속될 전망이다. 재래식무기에 관해서는 다소 지연될 전망이지만 전략무기제한은 지속될 것이다. 다른 큰 어려움은 소련의 국내문제와 고르바초프의 입지에 있다. 지난 25년의 어느 시절보다도 소련내 물자의 공급이 부족하고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언론자유덕택에 불만이 자유롭게 토로되고 있다는 측면도 있으나 사실상 북경보다 더 어려운 실정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중의 지지가 떨어진 상태에서 3개월후 3년후의 고르바초프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프간침공 같은 사태는 다시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남북한관계에서 중요한 점은 북한에도 변화의 바람이 있는 듯 하다는 것이다. 또 남한의 능력이 북한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동ㆍ서독관계에서도 동독의 경제적 어려움을 도와줄 능력이 서독에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와 함께 한번도 대화의 노력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는 면도 중요하다. 수십억마르크의예산을 들여 고속도로를 만들어주었고 양심적 인사를 석방하는 대가로 수백만 마르크를 지불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아직 정치적ㆍ경제적ㆍ심리적으로 통일에 대한 준비가 덜 돼 있는 듯하다. 풍선속에 선전물을 넣어 날리는식의 비생산적ㆍ비효율적 방법은 지양돼야 한다. 유럽의 변화는 여타지역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92년까지 「유럽요새」가 완결된다는 우려도 있지만 실제로 57년이래 계속돼 온 통합노력은 92년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12년전 지스카르 데스텡(당시 프랑스대통령)과 함께 EMS(유럽통화제도)를 만들때 고정환율제도가 채택되어 있어 어려웠던 점에 비하면 큰 진전이라 하겠으나 유럽의 11개 중앙은행이 하나로 통합되지 않는한 실질적인 유럽통합이라고 볼 수 없다. 새 유럽이 보호주의를 추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지만 유럽은 무역에 관한한 일본보다 자유로웠고 앞으로도 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농산물이 예외이기는 하지만 한국이 이탈리아에 쌀을 수출하려고 기도하지 않는한 이는 큰 영향을 주지못할 것이다.권력은 총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미래세계에서는 권력이 경제력에서부터 나오고 다른 나라를 도우려는 의지에서 나온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 「통석의 염」의 해석/이경형 정치부차장(오늘의 눈)

    아키히토(명인) 일왕이 「과거사 사과」 발언을 하면서 구사한 「통석의 염」이란 말을 놓고 해석이 구구하다. 24일 저녁 아키히토 일왕은 노태우대통령을 위해 베푼 만찬석상에서 그동안 한일 양국의 최대현안이 되어왔던 「과거」문제에 대해 『우리나라(일본)에 의해 초래된 이 불행했던 시기에 귀국의 국민들이 겪으셨던 고통을 생각하며 본인은 통석의 염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은 이 통석의 염이 우리말에 잘 사용되지 않는 용어임을 감안,「뼈저리게 뉘우치는 마음」으로 풀어 한국기자들에게 공식 발표했다. 이에앞서 일본측으로부터 사전에 사과문안을 수교한 한 당국자는 이 대목이 「아픈 마음으로 뉘우침」을 의미한다면서 이같은 한국측의 번역에 대해 한일 정부간에 이미 양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외무성이 한국말로 번역,배포한 만찬사에는 「통석한 마음」으로만 되어 있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더욱이 노대통령의 방일활동을 경쟁적으로 취재보도하고 있던 일본기자들은 한국측의 번역이 「과잉번역」이며 통석의 사전적 의미가 「대단히 슬프게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한결같이 매우 의아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통석이라는 단어는 일본인들이 통상적으로는 잘 쓰지 않는 용어이며 「뼈저리게 뉘우치는 것」으로 번역되는 것은 다분히 자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기자들은 한국보도진들에게 『한국신문에는 「통석」이라는 표현이 어떻게 보도되느냐』고 몇번이고 캐물었다. 그러나 문제는 통석의 사전적 의미가 과연 어떤 것인가보다 통석의 단어를 구사하기까지의 양국 정부당국자들의 속마음이 과연 무엇이었던가가 더 중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측은 통석이란 잘 사용치 않는 용어를 씀으로써 일본국민들에게 일왕이 한국측에 「머리를 조아리는」 반성을 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한국정부는 일왕의 사과와 관련,증폭된 국민욕구를 무마하기 위해 아전인수격으로 확대번역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일단 갖게 해주고 있다. 외교적 사령가운데는 이따금 상대방이 서로 편리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교가 용인된다고 하더라도 「불행했던 과거」 매듭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지 않는 겉치레 말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다.
  • 올 노사분규 「5월고비」넘겼다/노동부 분석

    ◎예년에 진통겪던 대기업 거의 타결/쟁의신고도 작년의 절반/실력행사 80% 격감… 임금 8%선 올려 현대중공업에 이어 현대자동차ㆍ전국택시노조 서울지부등의 노사분규가 잇따라 타결됨에 따라 올봄 노사문제는 중대한 고비를 넘겼다. 대우자동차 기아산업등 자동차업계와 서울지하철공사등이 아직도 분규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선두주자인 다른 대기업의 교섭방식을 거의 뒤따랐던 예년의 경험으로 보아 큰 문제없이 임금교섭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4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 현재까지 파업 태업등 실력행사에 들어간 노사분규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백56건에 비해 5분의1 수준이며 현재 진행중인 분규는 45건으로 지난해 1백68건의 4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노사분규의 선행지표인 노동쟁의 발생신고건수도 8백21건으로 지난해 1천6백79건의 절반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금교섭도 전국 1백인이상 사업장 6천7백80곳 가운데 2천3백80곳이 타결돼 지난해 수준을 웃도는 35.1%의 타결률을 보이고 있으며 평균임금인상률도 지난해 17.3%의 절반수준인 8.3%에 머물렀다. 노동부의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던 산업계가 한국방송공사및 현대중공업사태ㆍ노동절을 계기로 한때 크게 동요됐으나 현대자동차의 분규가 노사합의에 의해 타결됨으로써 고비를 넘어섰다』고 분석하고 『앞으로 돌발사태가 없는한 안정적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노동부는 현대자동차의 일부 강성근로자들이 단체협약내용을 대의원 또는 조합원총회에 부치도록 하고 있는 노조규약을 들어 노사간에 이미 타결된 단체협약의 유효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노동조합법 제33조1항과 제34조1항에 따라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단체교섭및 단체협약체결권을 가지므로 노사협상대표가 서명날인한 단체협약안은 조합원및 대의원투표와는 관계없이 법적으로 유효하다고 밝혔다. 또 법적으로 유효한 단체협약안이 체결됐는데도 이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조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정당성이 없는 불법행위로서 처벌대상이라고 말했다.이와함께 노사대표가 합의한 내용을 조합원총회등에 부치도록 하고 있는 노조규약은 법상 보장된 노조대표의 대표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개정되어야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 과거청산과 새로운 한일관계/노태우대통령의 방일에 부쳐(사설)

    일본을 일컬어 흔히 「가깝고도 먼나라」라고 한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우나 감정적인 측면에서나 이해조정이라는 측면에서 괴리가 크다는 표현이리라. 우리는 24일부터 2박3일간 있을 노태우대통령의 일본방문이 이같은 괴리를 줄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 바란다. 노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양국정부간에는 그동안 재일동포 3세의 법적지위문제와 일본국왕의 사죄문제 등으로 지루한 교섭이 오간 것을 국민들은 지켜보아 왔다. 특히 사과문안을 놓고 밀사가 오가는 막후교섭까지 계속되고 있으나 결과가 신통찮은 점에 대해 분노를 느끼며 대통령 방일을 반대하는 의견마저 있어온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의 방일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노대통령은 왜 그곳에 가는가. 현재 한일양국간에 특별한 현안은 없다는 것이 외교당사자들의 말이다. 그런데도 방문정상외교를 펴려는 것은 장차 동북아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두나라의 관계개선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또 안보와 경제분야에서의 협력과 보완이 두나라의 국익과도 일치한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사과문제에 대한 상식적 결론이 나올수 있다. 양국간에는 강점과 탄압이라는 역사가 있고 이에따른 국민감정문제가 엄연히 존재하는 까닭에 장래의 진정한 협력과 발전을 이루려면 이같은 과거의 청산이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가해자인 일본이 이같은 기본인식을 외면하고 진심이 담긴 사과 한마디에 인색하다면 우리 국민들의 대일감정은 풀릴 수 없다. 노대통령이 꼭 일왕의 사과를 받으러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으로서는 과거를 사과하고 장차 선린관계를 발전시킬 좋은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또 우리가 입은 피해가 엄청난 것인 만큼 얼버무리는 정도의 사과는 반드시 다른 기회에 또다시 이 문제를 재론케 만들 것이다. 우리는 과거역사에 대한 일본의 사과가 수사뿐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두나라간의 현안중에는 일본의 과거 잘못으로 파생된 현실적 문제들이 적지 않다. 특히 재일교포의 법적지위문제는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당면현안이다. 일제의 희생자로서 당초 본인의 뜻과는 다르게 일본사회에 살게 된 재일교포들이 여러가지 제약과 차별대우를 받고 있음은 인과관계로 보아서도 부당하다. 지난 4월말 열린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지문날인,외국인 등록증 상시휴대,강제추방제도,재입국허가 등 이른바 4대악 제도의 일부적용 완화와 교포3세의 법적지위문제에 대체적 합의를 보았으나 4대악제도 폐지와 취업차별철폐 등 차별대우의 시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계속되어야 마땅하다. 노대통령의 방일이 교포지위를 개선해 나가는데 있어 새로운 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밖에 노대통령의 방일에서 국민들이 주시하고 있는 바는 경제분야의 가시적 협력이 이루어질 것이냐이다. 양국간에는 무역역조와 첨단기술 이전문제가 경제현안으로 대두되어 있다. 첨단기술문제는 국제시장에서 경쟁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우리 업계에 일본의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하려는 발상이지만 첨단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의 민간기업이 잠재적 경쟁자인 우리에게 얼마나 기술을 전수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연간 4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역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정상외교를 전후하여 전개된다면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비관세장벽을 낮추고 대한수입을 정책적으로 확대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현안들이 대통령의 방일기간중 꼭 가시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원칙이 결정될 수 있으며 앞으로의 외교교섭에 앞서 돌파구를 열 수도 있다. 이같은 현실적 기대와 아울러 우리의 통일까지를 내다본 먼 장래를 내다보며 한일간의 구조적 문제점을 풀어나가고 우호협력관계를 증진하는데 이번 정상외교의 목표가 두어져야 함을 강조해 둔다.
  • 획기적인 근소세 경감조치(사설)

    재무부가 21일 근로소득에 대한 세액공제범위를 대폭 확대키로 한 것은 획기적이라 하겠다. 이같은 획기적인 조치는 노태우대통령이 지난 19일 과천종합청사를 방문,『성실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근로소득세 경감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정부안으로 확정된 세액공제율은 현행 20%에서 월소득 1백만원미만은 40%,월소득 1백만원이상은 30%이고 연간 최고 공제액한도는 80만원이다. 이 조치에 따라 근로소득자의 소득세 경감총액은 5천1백억원정도이다. 근로소득세의 실질적인 경감조치인 이번 조치는 오는 6월 임시국회의 통과를 거쳐 7월부터 시행하게 되어 있다. 우리가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이유는 한달 후부터 근로자에게 경감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이다. 또한 현재 우리기업들이 노사간에 임금협상을 진행중에 있기 때문이다. 협상과정에서 근로자들은 임금이 10∼30%정도 올라보아야 근소세의 증가와 물가상승으로 실질소득은 별로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사실상 근로소득세는 원천징수되는 바람에 세금을 꼬박꼬박 내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또 매년 임금협상에 의하여 봉급이 오른다 해도 다단계 누진세율의 적용에 의하여 인상된 만큼 봉급이 늘어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노사협상 과정에서의 근로자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데 적지않은 윤활유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으로는 근로소득세의 경우 해마다 과다하게 초과징수되어 왔으나 지금까지 정책당국은 이를 개선하는 데 매우 미흡했다. 지난해만 해도 근소세 징수액이 당초 계획에 비하여 70%나 초과되었다. 그런데도 지난해는 근소세 경감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올해부터 연 30만원 한도내에서 20%의 세액공제조치를 취하는 형식적인 조치로 끝내버렸었다. 이에따라 근소세를 경감하라는 여론이 비등해온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비록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이번 조치가 대다수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욱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물론 근로소득세 경감조치로 7월이후 연말까지 2천5백억원의 세금이 덜 걷히는 재정운용상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정부가 국민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는 동시에 그것을 빠른 시일안에 정책에 반영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근소세 경감조치는 최근에 볼 수 없는 신속한 정책결정이라는 점에서 근로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치내용도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경감혜택이 돌아가도록 공제율을 차등화한 것은 진일보한 정책결정이라 하겠다. 무엇보다도 이번 조치를 통하여 우리경제의 현안인 임금의 안정에 정부가 분담의지를 보인 점이 높이 살 만하다. 바꿔 말해서 임금안정은 물가안정이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하여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직접적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세제개혁에서 근로소득세의 각종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세율도 인하하는 한편 면세점도 손질하여 본격적인 세부담 경감효과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아파트건설 촉진” 현실적 처방/건축비인상 허용과 파급 효과

    ◎기존아파트 10∼15%선 오를 듯/오른 건자재값ㆍ인건비반영 최소화/「50평형짜리」 1천만원 부담 늘어나 건설부가 아파트분양가격 연동제를 도입한지 7개월만에 건축비를 무려 평균 15%나 올린 것은 그동안 주택건설업체들이 건축자재값과 인건비 폭등으로 손해를 본다며 아파트건설을 기피하자 이를 현실화,아파트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분양가격상한선을 8년만에 철폐한 지난해와 똑같은 상황으로 방식만 바꿨을 뿐 아파트분양가격규제에 따른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정으로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및 지방도시의 아파트건설이 당분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아파트값과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권영각건설부장관은 이번 건축비상한선 인상에 대해 그동안 시멘트ㆍ위생도기 등 건축자재값이 최고 90%까지 폭등한데다 인건비도 50%나 올라 주택건설업체들이 아파트건설을 기피하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권장관은 시중 건축자재값과 인건비가 이처럼 크게 올라 주택건설업체들이 건축비를 평균 1백49만9천원까지 올려주도록 요구했으나 건축자재값은 조달청 단가기준으로 10%,노임은 재무부고시 노임단가 인상분의 23%만 인정,기존 아파트값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이때 실질적인 분양가를 두자리수나 인상함으로써 정부의 잇단 부동산투기억제대책으로 주춤하던 아파트값이 다시 들먹이고 물가오름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주택건설업체들이 금융비용이 연리 11.5%까지 인정되는 신도시건설지역 등에서는 아파트건설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겠지만 시가에못미치는 감정가격으로 땅값산정이 되는 서울지역에서는 아파트 건설에 계속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아파트가 크게 부족한 서울지역의 아파트건설 촉진은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에 건축비상한선이 올랐다는데 실제 분양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현재 아파트분양가격은 원가연동제도입에 따라 택지값과 건축비의 원가가 반영되게돼있다. 그래서 건축비상한선은 인상된 만큼 직접 분양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건축비는 내장재사양선택비용의 기준이 되기때문에 그만큼 옵션비용도 늘어나 1만원가량의 추가인상효과를 주게된다』 ­택지비에서도 금융비용을 인정한다는 데. 『주택건설업체들이 지방자치단체나 토지개발공사 등으로부터 대금을 미리주고 산 땅에 대해 택지인도일까지 연11.5%의 금융비용을 인정해 주므로 신도시아파트분양가격의 경우 택지비에서 2만원 가량 오르게 된다. 그러나 일반토지에 대해서는 금융비용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번에 조정된 건축비상한선의 적용지역은. 『서울ㆍ부산ㆍ인천ㆍ광주ㆍ대전 및 신도시건설지역을 원칙으로 하되 대구시와 그밖의 시ㆍ도는 지방자치단체장이 판단하여 원가연동방식 적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돼있다』 ­건축비가 크게 올랐는데도 내장재사양선택제가 계속 존속되나. 『그렇다. 종전보다 아파트 질이 높아져야 하나 오른 건축자재값과 인건비만큼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장제 사양선택제가 존속된다는것이 건설부관계자의 설명이다』 ­건축비가 오르면 입주자들이 부담하는 지하주차장 건설비도 오르는 것이 아닌가. 『건설부는 지하주차장 건설비를 종전의 평당 8만∼10만원 수준으로 억제할 방침이지만 더 오를 것으로 보는게 좋을 것 같다』 ­기존 아파트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가. 『분양가격이 평당 20만원가량 오르기 때문에 부동산투기억제대책으로 주춤하던 아파트값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격이 평당 20만원 오르면 분양면적 35평형은 7백만원,50평형은 1천만원가량 오르므로 심리적으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관계자들은 아파트 공급이 늘면 아파트값이 잠시 오르더라도 곧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여러가지 상황으로 보아 쉽게 안정될 것으로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다음달에 분양될 평촌 및 산본신도시아파트 분양가격은 어느 수준이 되나. 『평촌 및 산본지역은 분당지역보다 택지비가 평당 2만원가량 비싼데다 이번에 건축비가 인상됐기 때문에 국민주택 분양가격은 분당보다19만원가량 높은 1백80만원,국민주택규모 초과는 1백98만원선이 될 것으로 시산됐다』 ­6월달에 분양되는 분당 아파트값은 종전보다 얼마나 오르나. 『33평짜리의 경우 종전의 1백66만원보다 18만원이 오른 1백84만원,48평형은 19만원 많은 1백99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남북한「선공존후통일」이 현실적”/소 학자「워싱턴회의」주제발표요지

    ◎평화공존 효과적 방법은 상호주권 인정/소의 대한접근,이념­외교 분리원칙 반영 다음은 소련 IMEMO(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의 한국 및 일본문제 전문가 게오르기 쿠나제가 지난주 미조지 워싱턴대 주최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태평양에서의 소련의 신사고」라는 주제 논문 가운데 한반도대목을 발췌,요약한 것이다. 쿠나제는 이 발표에서 한소수교의 정당성을 강조한뒤 선남북한공존 후통일이 현실적이라며 한국측의 점진적통일방안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고려연방제 아래의 즉각 통일을 주장한 북한측 참석자들과 논쟁을 벌였었다. 소련은 아직도 정치적 신사고의 개념을 정립 중이지만 그 기본원칙은 이미 확립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데올로기가 외교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원칙과 이해균형의 원칙이다. 태평양에서 신사고가 긍정적으로 전개된 대표적 예가 한소관계정상화 문제다. 소련의 대한접근은 이데올로기와 외교의 분리원칙이 정확히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련이 과거의 관행과 결별하기시작한 것은 최근인 1988년 가을부터다. 그 속도는 매우 빨랐고,이에 따라 소련과 한국은 40년이 걸릴 거리를 1년반만에 다달았다. 이같은 급진전의 토대는 무엇인가. 경제적 정치적 전략적 고려에서 볼 때 한국과의 의미있는 다목적 교류가 소련의 국가 이익에 합치된다는 것은 아주 분명하다. 국제법 상의 모든 기준에 비춰 볼 때 한국은 주권 국가로 인정되어야 한다. 한국은 독립성과 더불어 고도로 효율적인 경제 정치체제와 중앙 정부에 의해 전면 통제되는 국가영토를 갖고 있다. 주권 국가로서의 한국의 존재는 다른 국가가 승인하고 안하고 할 대상이 아니라 실존하는 현실 그 자체다. 또한 소련은 냉전을 주도했던 국가이기 때문에 최소한 냉전의 유산으로부터 세계를 해방시켜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갖고 있다. 소련은 이념적 편견으로 가득 찬 정책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동맹국의 개념에 대해서도 평가를 다시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소­북한관계의 범주를 넘어서는 중요한 보편성의 문제다. 무엇이 동맹국에 대한 의무일까. 분명한 것은 어느 한쪽이 자신의 이익과 우선 순위를 무시하면서까지 다른 쪽의 정책 방향을 따라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관계는 동맹관계가 아니라 일방적 의존 관계라고 밖에 부를 수 없다. 오늘날의 동맹관계에서 동맹국에 대한 유일한 의무는 동맹국이 외부로부터 정당한 이유없이 침공을 받았을때 서로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밖의 다른 의무는 소련의 국가이익과 상충되지 않는 것만 이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소련은 한국이 북한에 대해 무력분쟁을 도발하지 않는 한 전적으로 자유롭게 한국과 폭넓은 접촉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소련은 남북한 모두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통일에 기여하리라고 확신한다. 통일이 된다고 남북한의 차이가 곧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한반도 통일은 즉각적인 행동보다는 참을성 있는 상호조정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장기적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재조정 과정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은 남북한이 상대방을 주권 국가로서 상호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한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대화가 있을 수 없다. 남북한은 어떻게 통일을 이룩할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것인가를 배우는 것이 순서다. 공존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각기 주권독립 국가로서 공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가 옳다면 제3국들은 남북한 양국을 주권국가로서 확인하는 제도적 장치에 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소 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광범한 국내 개혁과 근본적인 혁명은 상호 개방의 중요한 전제조건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두나라 사회는 민주주의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억압적인 정권간의 관계는 안정될 수도,신뢰할 수도 없다. 억압적인 정권 아래서는 인민의 의지가 쉽게 무시돼 결과적으로 대외정책의 노선 변화와 국제 의무의 배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소관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한국의 북방정책이다. 소련의 대한 개방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신사고에 의해 재사정 된 소련의 국가이익 때문에 추구된 것이지만 노태우대통령의 북방정책 추진과 맞아떨어져큰 실효를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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