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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중독 근로자 사망의 교훈(사설)

    납중독 근로자로서 첫 사망을 기록한 한국전기통신공사 직원의 사례는 직업병에 대한 우리의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장치에 아직도 들여다 보아야 할 구석이 너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산업사회 속에서 각종 직업병이 생길 수밖에 없고 또 이에 의한 인명피해도 피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놀라거나 펄펄 뛸 필요는 없다. 직업병이란 근로자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인에게까지 나타나는 것이고 근자에는 유해물감으로 많은 화가들까지 만성 두통이나 현저한 호흡기 질환에 당면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있다. 그러나 이번 통신공사 직원의 경우는 직업병을 얻고 투병을 하는 과정에 직업병에 대한 제도나 규칙의 대응이 적합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보도된 바로는 환자는 노동부에 의한 공식적 직업병 판정을 받기까지 했으나 「1년간의 병가기간이 지난 뒤 계속 출근하지 않으면 휴직처리」되고 그 뒤에는 또 「해직될 수도 있다」는 사규의 통보 때문에 무리하게 출근을 하다가 다시 쓰러졌다는 사연을 갖고 있다. 결국 이 사안은 직업병이 보편적 현실이 되고 있지 않았던 때의 사규가 보다 본격적인 산업사회의 구조에서 이에 적절한 변화를 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오늘의 문제는 그동안 왜 사규가 그대로 있었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사안별로 대응하는 경직되지 않은 관리태도의 문제이고 또 이로부터 명백한 직업병들에 대해 사회와 제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이제부터라도 생각해 보아야 하는 교훈을 얻는 일이다. 직업병문제만을 따로 본다면 기실 사규쯤의 논의로 넘어갈 일도 아니다. 우선 직업병을 인정하는 기준에서부터 아직은 너무 인색하다는 쟁점을 갖고 있다. 진폐증ㆍ난청 등은 이제 직업병 인정이 수월해 졌으나 수은ㆍ납ㆍ망간ㆍ크롬ㆍ벤젠 등의 중금속 연관 질환들은 그 판정받기마저 대단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사선 피폭의 경우에도 직업병 인정은 아직도 요원하고 최근 공장자동화,사무자동화 확산으로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VDT(비디오 디스플레이 터미널)증후군 같은 경우엔 아직 관심 대상에 조차 떠올라 있지 않다. 이 비좁은 직업병범위에서도 또 매년 인정되고 있는 환자는 노동부 통계로도 8천명을 넘는다. 83년 6천3백명에서 88년에는 8천9백명으로 증가돼 있다. 그러니 직업병 인정기준이 더 명확해질 때 그 수치가 어떻게 증대될 것인가를 추정하기는 쉽다. 뿐만 아니라 보상의 측면에서는 더욱 정리가 돼있지 않다. 현행 근로기준법 78조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릴 경우 사용자가 필요한 요양을 시켜주거나 그 경비를 물도록 규정은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이 각 산업체 현장에서 과연 꼭 지켜져야 할 규정으로 인지되거나 인식되고 있는지를 묻는다는 일은 오히려 쑥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러니 보다 본질적으로 직업병 그 자체가 예방되도록 하는 환경개선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주문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나 깨닫고 개선하는 일에 늦었다 이르다는 지적은 불필요하다. 이번 경우에서도 우리가 할 일은 남의 일이 아니듯이 다같이 느끼고 꼭 해야 할 일을 새로 각성하는 것일 뿐이다.
  • “사자”봇물… 주가 「730」선도 돌파

    ◎조정예상 뒤엎고 22P 뛰어/2천5백만주 거래… 상한가 5백57개/「7백33」기록… 5일째 상승행진 주가 급반등이 5일째 연속됐다. 22일의 주초 시장에서는 지난주의 「더 오르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사자」열풍이 한층 강해졌다. 지수 급등이나 거래량 폭증에서 최근 반등국면의 피크였던 지난 19일 규모와 어깨를 겨뤘다. 종가는 전일장보다 22.93포인트 상승이었고 거래대금이 4천억원에 육박하면서 2천5백74만주가 매매됐다. 종합지수가 지난 7월4일 이후 최고인 7백33.37까지 뛰었고 5일간의 상승폭이 95포인트에 이르렀다. 이날은 개장지수가 플러스 1.9에 그친 데다 1시간동안 상승폭이 3포인트 내에 머물러 조정국면 진입 예상이 들어맞는듯 했다. 이라크군이 점령지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보도와 유가하락 소식이 이미 알려진 상황이라 플러스 8.6의 전장 상승세는 충분히 조정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후장들어서 이렇다 할 루머나 뉴스가 추가되지 않았는데도 또다시 예의 급등세로 바뀌었다. 후장은 한번의 반락도 없이 14.2포인트를 솟구쳤다. 완만한 상승세였던 전장에서 1천5백만주가 거래된 데 비해 지수가 날렵하게 뛴 후장에서는 그 3분의 2정도만 매매됐다. 즉 상한가에 가깝게 「사자」주문을 내도 많은 종목에 걸쳐 매물이 부족해 지수만 성큼성큼 내뛰었다. 고객예탁금의 급속한 증가추세 보도를 보고 그간 반등국면에 얼마간 회의적인 태도를 고수했던 사람들이 매수층에 속속 가담하는 양상이다. 관계자들은 현재의 매기와 매수세력으로 보아 최소한 거래대금이 5천억원 수준에 이르러야 일반투자자의 「사자」바람이 다소 수그러들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급반등세가 이렇게 지속될 내ㆍ외부적 요인이 없다며 최근 국면에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수상한 원인이 있는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반등지속보다는 조정기 진입이 고대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8백35개종목이 상승했고 중 5백57개가 상한가까지 올랐다. 하락종목은 40개였다.
  • “「교원공채」 과도적 조치 필요하다”(세평)

    지난 8일 헌법재판소는 1953년 이래 근 40년에 걸쳐 제도화되고 시행되어 오던 국공립 교원양성기관의 졸업자에 대한 우선 임용원칙이 위헌임을 판시함으로써 교육계와 학계에서 상당기간 격렬한 논쟁거리가 되었던 중대한 현안의 하나에 대하여 단안을 내렸다. 국공립의 교원양성기관 졸업자들에 대한 우선임용을 명문화했던 것은 1953년의 교육공무원 임용령에서 비롯되었으며 그것은 다시 1963년에 개정된 교육공무원법에서 격상규정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헌재의 위헌결정이 지난 37년간 제도화되어 시행되어온 인사행정의 주요기준에대하여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지시한 것이며 중대한 정책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헌재의 이번 결정이 교육법에 규정된 국 공 사립학교 졸업자의 동등자격의 원칙(제7조),나아가서는 민주사회의 기본윤리와 헌법에 제시된 기회균등의 원리에 비추어 우리 사회 각계와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일부 기득권의 상실에 아쉬움을 가지는 사람들이나 오랜 관습에 연연하는 분들은 물론 교사공급에 있어서의 안정성 보장 등 몇가지 이점을 근거로 반론을 제기했던 논자들도 이제는 이 결정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국 사립 교원양성기관의 졸업자에 대하여 동등한 자격을 인정하여야 하며 임용상 차별을 할 수 없다는 논리는 이제 거역하기 어려운 원리요 원칙으로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 원리 원칙 자체를 거부한다거나 부정한다는 것은 혼돈과 방황을 의미할 뿐이며 이 시점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40년 가까이 시행에 옮겨져 왔던 제도의 논리를 번복하고 실천면에서의 관행을 번복한다는 것은 제도와 정책의 기본적 전환을 의미하며 거의 혁명적인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도와 정책의 변화를 큰 마찰과 갈등없이 순조롭게 유도할 필요가 절실한 것이다. 국사립대학의 졸업자에 대한 임용에 있어서 차별을 없애려면 동등의 자격을 가진 자들을 대상으로 공채를 하는 것이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그것만이 기회균등과 공정성을 보장할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채방식이 불가피하다 할지라도 그 시기와 구체적 방안에 대하여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하며 운영의 묘를 얻어야 함은 또한 당연한 논리이다. 이 문제에 대한 현실적 대응을 시도하는 데 있어서 몇가지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보인다. 헌재의 현행제도에 대한 위헌결정이 원칙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보고 그것을 당연히 받아들인다는 전제 하에서 당장에 서둘러야 할 일이 몇가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맨 먼저 서둘러야 할 일은 교육공무원법의 규정을 개정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신규채용 등에 있어서 국공립의 교육대학ㆍ사범대학 기타 교원양성기관의 졸업자 또는 수료자를 우선하여 채용하여야 된다는 규정(제11조)이 시급히 고쳐져야 함은 물론이다. 두번째로 국공립 양성과정 졸업자ㆍ수료자에 대한 우선 임용의 적용을 폐지하는 데 있어서 그 대상과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 시행계획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제도와 인사의 기준을 적용한다 할지라도 그 시기와 대상을 구제도와 기준에 의해서 대학에 들어왔고 이미 재적하고 있는 학생들에게까지 소급 적용한 것이냐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인 여러 요인을 검토하여 신중히 결정할 문제이다. 구제도가 제아무리 위헌적이며 정당성을 잃은 것이라 할지라도 지난 날 그것이 정당화되고 합법화되었던 시기에 있어서 이미 대학에 들어 와 있는 기득권자들에게까지 소급 적용되어야 하느냐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법개정시에 경과조치로 명문 규정하거나 유권적 해석의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며 정책적으로 신중히 고려하여야 할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채의 방법에 의하여 국공사립의 졸업자ㆍ수료자들을 대상으로 공정하게 선발한다고 할 때 그 구체적 절차와 방법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것은 물론이다. 그것 역시 연구와 검토를 요하는 과제이다. 이상 세 가지 사항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결정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공채의 결정과 시행으로 막바로 연결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다. 사실 교원공채의 논리와 그것에 대한 현실적 대응,즉 그 논리에입각한 정책과 행정의 시행 사이에는 몇가지 빼놓을 수 없는 절차와 과정이 남아 있다. 그것을 큰 무리없이 연결시키는 가교의 역할을 하는 것이야말로 행정의 기능이며 운영의 묘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상에서 논의하고 제시한 바에 비추어 보건대 오늘날 일부 교육대학과 국립사범대학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부의 교원임용정책에 대한 반대투쟁이나 교원공채 문제를 둘러싸고 다소의 혼선을 빚고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당국의 대응방식은 다같이 약간 성급한 아쉬움이 있어 보인다. 합리성ㆍ합법성을 토대로 차분하게 생각하고 대처하여야 할 것이며 성급한 판단이나 행동은 금물이 아닐 수 없다. 원칙과 기본방향이 명료할지라도 시행과정에 있어서 보다 신중하고도 면밀한 대응이 있어야 할 것임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저마다 자기주장과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시대의 풍조를 이루고 있는 상황 아래에서는 신중한 대응이 더욱 절실한 것 같다.
  • 한·중 국교정상화 첫 관문 열다/무역대표부 설치 합의와 전망

    ◎차별관세 철폐… 교역 크게 늘 듯/영사기능 부여로 수교교섭 가속 예상 만리장성의 「닫힌 문」이 마침내 열렸다. 중국을 방문중인 이선기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사장이 20일 북경에서 중국국제상회(CCOIC)의 정홍업 회장과 양국 무역대표부의 교환개설을 포함한 통상업무협력약정서에 서명함으로써 한중 양국은 이제 직교역을 비롯한 공식적인 통상경로를 확보한 것은 물론 국교수립으로 이어지는 빗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한중간 무역대표부 개설합의는 대외적으로 양국이 서로를 공식적인 무역파트너로 인정했고 대내적으로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 받아왔던 교역·투자상의 불이익을 벗어나게 됐다는 데 1차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무역대표부 개설합의는 양국간 외교채널의 확보에서보다 적극적인 의미를 찾을 수가 있다. 양국의 무역대표부가 비자발급업무를 포함하는 영사기능을 수행키로 한 점은 이번 합의가 단순히 경제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고 한중 양국이 사실상 외교관계의 첫 발을 내디딘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간차원의 무역대표부에서 영사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국제외교관례상 전례가 드문 일이다. 그 만큼 이번 한중 무역대표부 개설합의는 국제정치와 외교적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양국이 대표사무소의 명칭을 각각 「대한무역진흥공사 주북경 대표부」 「중국국제상회 주서울 대표처」로 결정한 것은 앞으로 설치될 대표부가 단순민간기구가 아니라 준정부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비자발급 업무를 포함한 영사기능을 수행하게 된 것은 비록 제한적인 범위내이지만 앞으로 실질적으로는 보다 광범위하고 활발한 정부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비자발급 등 영사기능은 정부의 고유기능이다. 원칙적으로 무공의 해외사무소가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무역대표부에서 비자발급업무를 취급하고 기타 정부의 기능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외교관 등 관계공무원의 파견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경우에 따라 무역대표부의 장을 외교관이 맡는 문제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역대표부의 파견직원들에 대해 신변안전은 물론 생활필수품의 면세 등 사실상 외교관에 준하는 특권을 부여한 것은 실질적으로 외교관계를 개설한 것으로 봐도 무방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한중 간의 정식 국교수립이 빠르면 내년 상반기중 이뤄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무역대표부가 개설되면 한중 양국은 이제까지 주춤해왔던 경협에 불을 활짝 댕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교역면에서 이익을 당해왔다. 홍콩을 경유한 대중국 수출이 직교역형태로 바뀌면서 우리 기업들은 유독 한국제품에만 적용되는 차등관세의 적용을 받아왔다. 즉 한국은 중국정부가 분류해놓은 비우호국에 해당돼 35%의 엄청난 관세를 물어야 했다. 북경 현지 상주가 불가능함에 따라 입은 피해 또한 컸다. 우리 기업의 상주직원들은 비자발급 등 출입국 절차가 복잡해 대부분 3개월 단수비자만을 발급받아 장기출장 형식으로 북경에 체류한 뒤 나중에는 홍콩까지 나와서 다시 처음부터 비자를 받아야 했고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미국여권소지자를 사장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한중간 무역대표부 개설로 이같은 교역·투자상의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교에 앞서 무역협정·투자보장협정·금융협정 등 경제교류에 필수적인 정부차원의 공식협정이 체결된다면 양국간 경협은 확실하게 본 궤도에 들어설 전망이다. 현재 매년 30억달러 수준의 양국 교역량이 이번 무역사무소 교환설치합의를 계기로 50억달러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14억4천만달러인 반면 수입은 17억달러로 중국은 한국의 세계 6대 교역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세계 7대 교역국 범위내에 들고 있다. 그러나 무역대표부가 설치된다고 해서 곧바로 양국간 경협이 가시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중국의 경제환경은 자본주의국가와는 달리 상이한 법체계·거래방식·경제개념을 갖고 있으며 의사결정과정도 대단히 느리고 복잡하다. 또 현재 추진중인 개혁·개방정책이 국내외적인 정치·경제여건에 따라 빈번히 조정되는 등 정책기조의 일관성을 결여하고있다. 북경에 진출한 국내 상사들간에도 중국측과 우호적인 관계가 지속되고 있으나 교역증가에 따른 과당경쟁은 각별히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한중간 무역대표부 개설이 양국 경협의 활성화는 물론 우리측이 추진하는 양국간 공식 수교를 앞당기는 지렛대로 활용될 것임은 분명하다. 다만 이제까지 한국이 다소 조급한 나머지 중국측의 페이스에 말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외교적 행태에서 탈피해 내년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아태각료회의(APEC)에 중국이 정식회원국으로 참가하는 문제 등 「시혜」할 수 있는 대안들을 십분 활용,무역대표부 개설의 의미를 착실하게 키워 나갈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대외무역촉진기구… 반관반민 운영 ▷중국국제상회◁ 국책무역진흥기관과 민간상공회의소의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중국의 반관반민형 대외무역촉진기구. 영문으로는 The China Chamber Of Interna-tional Commerce(CCOIC)로 표기하며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라는 명칭을 공동사용한다. 지난 52년 5월 설립된 이 기구는 산하에 약 5천회원을 두고 있으며 대외 무역관계촉진업무 외에 외국인 투자,기술도입 유치,대외 경제협력업무를 수행한다. 뉴욕·프랑크푸르트·도쿄·홍콩 등지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있다.
  • 평양총리회담을 보고/정용석 단국대교수ㆍ국제정치

    ◎“남북 한 발짝 물러서야 실마리 풀린다”/북은 구속자 석방 등 내정간섭 중지/남은 「실체인정」에 매달리지 말아야/평양 변화의 징후 없어 지나치게 낙관해선 안돼 평양에서 10월16∼19일 사이 열린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은 냉랭한 분위기와 억지 웃음 속에 열렸다. 초가을 드높은 북녘하늘 아래 3박4일간 개최된 남북고위급회담 특성은 다음 다섯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로는 남북한 양측이 각기 자기측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되풀이 주장하였다는 점이다. 서울측은 지난 9월의 1차회담에 이어 이번 2차회담에서도 상대방 실체인정을 되풀이 강조하였으며 선교류ㆍ협력­후군사ㆍ정치 조정의 공식을 역설하였다. 이에 반해 평양측은 선군사ㆍ정치해결­후교류ㆍ협력 순서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평양측은 2차회담에서도 정치ㆍ군사문제 우선처리 원칙을 고수함은 물론이려니와 계속해서 내정간섭의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구속자 석방,팀스피리트 중지,유엔가입 반대 등이 그것이다. 저와 같은 남북한의 좁혀지지 않는 입장을 지켜보면서 양측의 통일접근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새삼 통감했다. 발상의 대전환이 없이는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인상을 씻을 수 없다. 북한의 통일노선은 명백하다. 북한은 자신의 체제를 폐쇄시킨 채 남한사회만을 개방시켜 「온사회의 주체사상화」 기반을 조성하자는 데 있다. 그같은 북한의 책략은 남북대화에 임하면서 남한의 보안법 철폐,팀스피리트 중지,미군철수,구속자 석방 등을 의제의 우선순위로 올려 놓자고 우기는 데서 알 수 있다. 북한이 자신의 체제는 폐쇄시킨 채 남한만을 혁명전략전술에 따라 개방하라고 요구하는 한 남북대화의 진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국가와 사회안전을 불안케 하는 요구에 남한쪽은 응할 턱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남한은 북한의 사회적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1차에 이어 2차회담에서도 서울측은 통신 통상 통행의 3통 협정체결을 비롯,물자 및 인적 교류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남북한 사회를 동시에 개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남한의 요구대로 그들의 사회를 개방할 수 없다. 북한은 보통인간처럼 걸어다니는 김일성을 신으로 받들 정도로 우상화시켜 놓고 있다. 북한은 북경아시안게임에서도 남한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주민들을 왜곡시킬 정도로 폐쇄시켜 놓고 있다. 서울측이 저같은 북한체제를 개방하라는 것은 김일성 권력구조의 붕괴를 간접으로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펄쩍 뛸 것은 그쪽 논리로 보아 당연하다. 여기에 남북한고위급회담은 합리적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북한은 남한 내정에 간섭하는 요구를 중단해야 하고 남한은 북한체제 개방을 촉구하는 것을 유보하며 상호 쉬운 데서부터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 예컨대 60세 이상 이산가족의 고향방문 우선실시,남북정상회담,남북 총리 및 군사당국간의 직통전화 가설,상호비방 중지,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단계적 군비감축 등을 차분하게 실현시켜 가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측으로서는 북한체제의 개방과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의 경제지원 방법도 모색해가야 한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북한 사회의 민주화와 개방화만이 통일의 기본요체라는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동서독의 통일에서도 확인된 바와 같이 공산체제의 민주화와 개방화 없이 평화통일은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체제의 개방화와 민주화도 북한동포들의 자유로운 삶과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조성이 선결요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에 의한 북한사회의 민주화와 개방화 요구는 동족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요 의무이며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위한 인도적인 조치다. 또 북한도 언젠가는 대부분의 공산국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바와 같이 민주화되고 개방화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믿는다. 따라서 한국은 남북고위급회담의 최종목표는 북한사회의 개방과 민주화에 두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측이 교류ㆍ협력을 계속 주장하고 나서는 것은 옳다고 믿는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형편이 당장 그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할 때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서로 체제적 안정을 건드리지 않는 부분부터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두번째로 2차회담에서 드러난 특색은 서로 상대편 주장을 정면으로공격하고 나섰다는 데 있다. 1차회담의 경우만 해도 강영훈 총리는 처음 남북 총리간의 회동인만큼 되도록 상대편을 불편하게 몰아붙이는 언행을 삼갔었다. 그러나 연형묵 북한 총리를 비롯한 북한측 대표단은 처음부터 보안법 철폐니 구속자 석방이니 하는 따위의 내정간섭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나섰다. 그런데 이번 2차회담에 임하는 강 총리의 자세는 달랐다. 그는 북한이 『남조선 혁명』 노선을 포기치 않는다면 남북고위급회담의 『원만한 진전』을 기대할 수 없고 『화해협력도 결코 이룩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밖에도 강 총리는 북한이 통일을 명분으로 『범법자 석방 운운하는 내정간섭적인 요구를 한다면 우리측도 귀측의 내부문제에 대해서 할말이 많다』고 맞섰다. 한편 북한의 연 총리도 남측 제안의 모순성을 장황하게 열거하고 나섰다. 특히 그는 『체육선수들과 음악가들이 판문점을 넘나들게 된 오늘날에 와서까지 방북인사들을 감옥에 가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또한 2차회담에서는 남북한이 서로 상대편 제안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섬으로써 양측의 기본입장을 명백하게 노출시켰다. 서울측은 평양측의 「남조선 혁명」노선 포기를 직선적으로 요구하면서 상호 「실체인정」을 촉구하였다. 여기에 반해 연 총리는 『서구라파식의 통일과정이나 동서독식의 통일과정을 모방하려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강변하였다. 이어 그는 서울측의 실체인정 요구는 『분열을 지속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세번째로 평양회담에 관해 특기할 사항은 북한의 국가주석 겸 노동당 총비서인 김일성과의 만남이다. 강 총리를 비롯한 한국측 대표단과 김이 10월18일 대좌,악수를 교환한 것이다. 강 총리는 김 주석에게 정상회담을 조속히 실현하자고 제안하였고 김 주석은 총리회담 진전의 성과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다고 답변하는 데 그쳤다. 18일 저녁 TV를 통해 김일성과 강 총리 일행과의 대화장면을 지켜보는 한국인들의 마음은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바로 김일성 그 사람이 6ㆍ25를 저지른 장본인이라는 데서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금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국 총리와 북한의 국가주석이 만나 통일문제를 얘기했다는 것은 진일보의 새로운 국면으로 보아 무방하다. 네번째로 빼놓을 수 없는 2차회담의 특성으로서는 남한쪽의 「현실인정」 「실체인정」 「체제인정」 등의 되풀이 요구이다. 남북고위급회담에서의 문제점은 북한이 남한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데 있지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은 고위급회담에 임하고 있으며 북한 총리가 남한 대통령과 면담했고 남한 총리 또한 북한 국가주석과 회담하였다. 이같은 공식회담 진행과 상대편에 대한 공식 명칭ㆍ호칭은 국제법상 「사실상의 인정」 행위이다. 그런데도 한국측은 회담도중 연거푸 「실체인정」을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북한의 재가를 받아내려 애쓰는 인상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사실 실체인정을 받아야 할 쪽은 남한이 아니라 북한이다. 북한은 6ㆍ25 남침을 자행한 침략자요,남한은 국력에 있어서나 수교국수에 있어서나 북한에 훨씬 앞서 있는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북한측에 실체를 인정하라고 졸라댄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남북고위급회담의 본질적 문제점은 실체 불인정이 아니라 북한의 남한 내정간섭에 있다. 보안법 철폐로부터 미군철수 등에 이르는 요구가 그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은 실체인정을 북한에 요구할 것이 아니라 내정불간섭을 강력히 촉구했어야 옳다. 다음 3차회담에 이점 유의하기 바란다. 다섯번째로 2차 고위급회담과 관련,지적되지 않을 수 없는 항목으로서는 회담성과에 대한 지나친 낙관적 해석이다. 평양에서 17일 1차회담이 끝난 뒤 한국측 대표단은 북측의 자세가 전진적 변화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그같은 변화징후는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측이 회담결과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든다는 것은 국민적 기대감에 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회담결과에 대한 평가는 문자 그대로 실체평가로 그쳐야 한다. 실체 이상 장미빛으로 분석할 때 그것은 진실에 관한 왜곡이요,결과는 국민적 좌절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 7순할머니 3명 의문의 소사/안동군 외딴농가 안방서

    ◎밸브열린 LP가스통 발견/도난품ㆍ반항흔적 없어 동건자살 가능성/모두 양손 묶여… 경찰,타살여부도 수사 【안동=김동진기자】 19일 상오9시쯤 경북 안동군 와룡면 이하리 박분기씨(71ㆍ여) 집 안방에서 박씨와 이웃에 사는 백재수(70) 김수일씨(70) 등 70대 여자노인 3명이 모두 손발을 저고리끈으로 묶인채 불에 타 숨져 있는 것을 주민 김인숙씨(57ㆍ여)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할머니들 가운데 2명은 앞으로 손이 묶여 있었고 나머지 1명은 뒤로 묶여 있었으며 반항한 흔적은 없었다. ▷현장◁ 현장조사에 나선 안동경찰서와 군청직원들은 이날하오 박씨집 안방에서 박씨 등 3명이 여자저고리고름으로 양손이 묶인채 불에 타 숨져 있는 것을 찾아냈다. 안방 아랫목에는 불에 탄 박씨와 김씨의 시체가 반듯이 누운자세로 이불로 덮여있었고 방문 가까이에는 역시 불에 탄 백씨의 시체가 발목까지 끈으로 묶여 이불로 덮인채 놓여 있었다. 백씨는 금반지와 신경통치료용 목걸이를,김씨는 시계를 각각 차고 있었다. 시체 옆에는 마개가 없어진 LG가스통이 넘어져 있었으며 부서진 TV와 핸드백ㆍ소주병 조각 등이 널려 있었다. 박씨 등 숨진 3명이 사는 곳은 가장 가까운 마을로부터 1㎞이상 떨어진 외진 장소로 집은 모두 6채가 있는데 이중 3채는 비어 있고 나머지 3채는 박씨 등 3명이 각각 혼자서 살아왔다. ▷피해자주변◁ 박씨와 김씨는 동서이고 백씨는 친구사이로 남편들과 사별하고 자식들마저 서울과 안동 등 도회지로 떠나버린 뒤 5∼10년씩 혼자서 살아와 가까웠다. 이들 3명은 인근에 논과 밭을 각각 6백∼1천평씩 갖고 있었으나 논은 소작을 주고 밭만 소일거리로 고추ㆍ깨ㆍ콩 등의 작물을 재배했다. 박씨는 3남2녀 김씨는 2남5녀,백씨는 3남3녀 등의 자녀를 두었으나 모두 서울과 안동ㆍ대구 등지로 출가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박씨 등의 시체를 안동 성수병원으로 옮겨 부검키로 하는 한편 현장주변에 대한 유류품 등의 수색을 강화하고 있으며 피해자주변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경찰은 이들 3명이 평소 형제이상 가까웠으며 도난품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서로 손과 발을 묶은뒤 가스통을 들여놓고 불을 붙여 동반자살 하지 않았나 보고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이불로 덮여진 채 불에 완전히 탄 점으로 보아 원한에 의한 살인사건 혹은 강도살인 등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 시라크 파리시장 특별강연

    ◎“한국은 불의 훌륭한 경협파트너”/과학ㆍ기술 등 상호교류 확대 강력히 희망/대소 관계개선은 한국의 경제력이 바탕 지난 86년 프랑스 총리에 취임,사회당 미테랑 대통령과 함께 이른바 「좌우동거정부」를 구성한바 있는 자크 시라크 파리시장 겸 공화국 연합당 총재가 시사저널 초청으로 내한,19일 하오 신라호텔에서 「유럽과 아시아」란 제하의 특별강연을 했다. 다음은 시라크의 강연요지다. 본인은 여러분이 한반도를 통일하기 위해 펼치는 노력을 항상 주의깊게 지켜보아 왔습니다. 본인은 다른 기회에 강조했던 것처럼 베를린장벽과 마찬가지로 판문점도 역사의 운명으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지난 30여년동안 지극히 혐오스러운 북한의 동향에 엄숙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왔습니다. 여러분은 1988년 가장 세계적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여러 사회주의국가가 그 후 한국과 외교관계를 갖게 됐으며 소련조차 얼마전에 한국을 승인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현 한국의 위치를 증명해 주는 성공사례들입니다. 동시에 한국은 가장 최근의 커먼 웰스를 비롯한 여러가지 평화적 통일안을 제안했습니다. 드디어 북한의 총리가 지난 9월에 이곳 방문을 수락함으로써 사실상 한국을 승인했습니다. 그후 총리들의 만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성공은 프랑스 기업체들에 생산성과 상업적 박력을 강화시켜주는 촉진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균형을 찾고 도전을 해야 합니다. 상업적 경쟁이 아무리 치열하다 하더라도 신의만 있다면 정치적 적대감으로 악화될 수 없습니다. 양측에서 게임의 룰은 존중돼야 하며 몇가지 오해를 없애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봅니다. 유럽공동체(EC)는 「요새」가 아니며 그렇게 될 의사도 없습니다. 반대로 유럽공동체의 소명은 늘 더 개방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대규모 단일시장의 논리를 갖기 때문입니다. 전통적 동맹국인 미국에 등을 돌린다는 것은 프랑스에도 한국에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 동맹관계는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프랑스와 한국의 안보를 강화시켜주는 전략적 관계를 맺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점에서 한국과 프랑스는 지난 7월에 군사협력협정을 체결했는데 본인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원한다면 프랑스와 유럽의 극동지역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보기에 한국은 신생산업국 가운데 맨앞에 서서 아시아의 축 속에서 균형요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에 기술을 이전하고 제3국들과의 공동행동에 의거하여 신뢰의 파트너 관계를 구축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본인은 오늘날 프랑스 기업인들이 한국의 두가지 계획에 제출한 내용의 질을 그 증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프랑스,더 넓게는 유럽과 아시아는 인류에 많은 기여를 한 오래된 문명지역입니다. 그러나 서로를 알지 못하면 어떤일도 지속적으로 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본인은 한국에서 프랑스문화와 과학에 대한 관심이 어떤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좀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프랑스에서 우리들은 극동의 문화를,특히 한국의 문화를 더 잘 소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김일성,집무실 문앞서 강총리 마중/우리대표단,평양 주석궁 찾던 날

    ◎우리측에 깍듯이 경어… 줄곧 밝은 표정/총리회담 호칭… 통일노력의 성과 바라/이례적 서구적 춤 공연… “남측 대표에 대한 성의” 북한방문 3일째인 18일 강영훈 국무총리 등 우리측 대표단은 상오에는 비공개회의를 가진 데 이어 하오에는 평양의 김일성 주석궁(금수산 의사당)에서 김 주석과 면담하는 등 3박4일의 일정 가운데 가장 극적인 하루를 보냈다.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저녁에는 양형섭 최고회의 의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으며 우리 기자단은 비공개회의가 열리고 있는 동안 평야시내 노동신문을 방문,신문제작 과정을 둘러보았다. ▷김일성 주석 면담◁ ○…18일 하오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의 강영훈 국무총리가 북한의 김일성 주석을 예방,20분간 요담했다. 강 총리는 이날 하오 3시 정각 평양시내 금수산 의사당 현관에 도착,주석궁측의 안내를 받아 김 주석 집무실로 향했다. 강 총리가 주석집무실 입구에서 20여m 떨어진 지점에 이르자 집무실 문이 열리면서 김 주석이 강 총리를 맞았다. 김 주석과 강 총리는 반갑게 악수를교환하면서 『반갑습니다』 『잘 오셨습니다』라고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집무실 안으로 나란히 걸어 들어갔다. 집무실 복판에 장방형 탁자가 마련 돼 있었고 동서로 마주보는 자리에는 강 총리와 북한 연형묵 총리가 앉았으며 김 주석은 남북 양총리의 한 가운데 좌정. 이 자리에서 강 총리가 먼저 『주석 각하,제가 서울을 떠날 때 노태우 대통령께서 김 주석에게 정중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씀했습니다』라고 말하자 김 주석은 『감사합니다. 노 대통령께서 건강하시는지요. 서울에 가시면 「사랑하시는」 나의 인사를 전해주시오』라고 응답. 이어 강 총리가 『제가 서울을 떠날 때 노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말씀이 계셨습니다만 김 주석께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해 총리회담을 개최하게 한 데 대해 인사를 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라고 말하자 김 주석은 『피차 마찬가지지요. 귀측의 호응으로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데 대해 나는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김 주석과 강 총리와의 단독면담은 사진촬영을 위해 약 3분간 공개됐는데 김 주석이 『강 총리 고향이 북쪽이라면서요』라고 말하자 강 총리는 『네 그렇습니다. 45년 전에 평양을 거쳐 서울로 갔습니다. 연 총리를 두번째 만나니까 친근하게 여겨집니다』라고 답변. 이어 김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귀측이 우리측 제의에 호응해 나섰기 때문에 나는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평양에서 양측이 여러 가지 진지한 얘기를 서로 나누어 결실을 맺을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니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희망합니다』라며 밝은 표정을 짓기도. ○…강 총리를 제외한 우리측 회담대표 6명과 수행원 3명 등 9명은 이날 하오 3시10분쯤 주석궁 현관에 도착,10분간 집무실 옆 대기실에 머문 다음 3시21분쯤 집무실에서 김 주석과 면담. 김 주석은 강 총리가 우리측 대표단을 소개하자 홍성철 통일원장관,정호근 합참본부장 순으로 일일이 악수를 하며 반갑게 맞았다. 김 주석은 우리측 회담대표 및 수행원과 인사를 끝낸 다음 『자 모두를 앉읍시다』라며 직사각형 긴탁자 북쪽 중앙에 좌정했으며 같은 쪽 좌우에는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과 안병수 조평통서기국장 등 북한측 회담 대표 및 수행원이 착석. 김 주석은 양측 대표단이 모두 참석하자 『저는 이번에 총리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에 온 여러분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조국통일을 위해 많이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이에 대해 강 총리는 『우리 회담대표를 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만나게 해주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번에 평양에 와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만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응답. 김 주석은 이어 『고위급회담이 열린 자체가 우리민족의 전망을 밝게 내다보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0년대부터 10년 만에 열리게 된 이번 고위급회담은 우리 민족의 앞날에 밝은 전망을 갖게 해줘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문건 채택은 못했지만 다음 기회에 서울에서 열리는 총리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주석과 우리 대표단과의 면담은 하오 3시21분부터 30분까지 10분간 진행됐는데 김 주석은 우리 대표단에게 최고의경어를 사용하면서 시종 밝은 표정으로 환대해 주목. 김 주석은 우리 대표단과의 면담을 끝낸 다음 3시30분부터 35분까지 5분간 주석궁 중앙홀에서 남북 양측 대표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으며 촬영이 끝난 다음 우리 대표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작별 인사. 우리측 대표단과의 면담에 앞서 강 총리는 이날 하오 3시부터 김종휘 대표와 연형묵 총리가 배석한 가운데 20분간 김 주석과 개별면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는 공개면담 때보다 더 깊숙한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주석은 면담중 「고위급회담」이라는 표현 대신 「총리회담」이라는 용어를 계속해서 사용. ○…주석궁 현관벽은 대리석으로 장식됐고 중앙통로에는 붉은 카펫이 두껍게 깔려 있었다. 현관에서 중앙홀에 이르는 천장에는 대형 샹들리에가 중앙 4개 양쪽 5개씩 모두 14개가 달려있는 등 은은하면서도 호화스런 분위기를 자아냈다. 중앙홀 정면벽에는 (기념촬영 한 곳) 백두산 삼지연의 봄 풍경을 그린 대형 그림이 걸려 있었고 중앙홀 양 옆에는 오엽송 분재가 놓여있었다. ▷18일 비공개회담◁ ○…18일 상오 10시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2차 비공개회담에 앞서 강영훈 총리와 북측 연형묵 총리는 전날 있었던 평양시 인민위원장 주최옥류관 만찬에서 맛본 평양냉면ㆍ날씨ㆍ첫날회담 등을 화제로 15분 동안 환담. 양측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총리는 전날보다 다소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눴으나 각 분야에서 통일문제를 놓고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자는 우리측 입장과 「속도」를 강조하는 북측 입장이 엇갈려 가벼운 신경전. ▲연=어젯밤에 편안히 주무셨습니까. ▲강=아주 참 조용하고 방온도도 꼭맞게 조절해줘서 잘 잤습니다. 평양가면 평양냉면 한번 꼭 먹어봐야지 했는데 역시 평양냉면 맛은 다릅니다. 잘 먹었습니다. ▲연=어제 학생소년궁전에서 어린애가 그림그리는 것 보셨지죠. ▲강=천재적이더군요. 4살짜리가 그리는 데 두살 때부터 그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젖먹을 때부터 그리기 시작했다는 말이지요. 옆의 여덟살난 여자아이도 명필이더군요. ▲연=옛날부터 한민족이 본래똑똑하지요. 어제 1차회담을 했는데 서울쪽에서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강=잘 진행돼 간다고 보도합니다. 한술에 배부르겠느냐는 얘기가 있듯이 갑자기 다 해결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상대방의 입장과 시각을 확실히 알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가 뚜렷하다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부터 잘 해갑시다. ▲연=잘 합시다. 평양시에선 어떤 평이 있느냐 하면 말입니다. 북남 고위급회담이라는 것이 「고위급」이 달려서 회담수준도 높을줄 알았는데 수준이 대단히 낮다고 합니다. ▲강=교육을 어떻게 그렇게 시켰어요(웃음). 숙소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대단히 실망했다고 얘기하더군요. ▷양형섭 의장 주최 만찬◁ 남북고위급회담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이날 하오 8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천리마거리 목란장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 양 의장은 만찬사에서 『구두쟁이 셋이면 제갈량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며 『민족 앞에 책임진 정치인으로 남조선의 국회의원들과 손잡고 민족재생의 길을 함께 걸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피력. 강 총리는 답사에서 『통일을 이룩한 동ㆍ서독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지속적인 대화와 교류 축적이야말로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이 가야 할 길』이라고 지적하고 『서로 존중하고 서로 양보하는 대화의 숨결 속에 증오와 대결의식은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 강 총리 등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만찬이 끝난 뒤 경음악과 남성독창ㆍ3중창 등 공연을 관람했는데 「4계절의 춤」이라는 제목의 무용은 얇고 짧은 의상에 서구적인 춤이어서 이채. 북측의 한 참석자는 『우리는 본래 민족적인 무용을 좋아하는데 이같은 무용을 공연한 것은 남측 대표에 대한 북측의 성의』라고. 강 총리가 공연히 끝난 뒤 무대에 올라가 악단과 가수ㆍ무용수 등 출연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자 참석자 전원이 기립박수. 강 총리 일행은 만찬에 앞서 이날 하오 평양 중구역에 위치한 인민대학습당을 약 45분간 관람했으며 기자단은 비공개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노동신문을 방문한 데 이어 하오에는 김일성경기장에서 1시간10분 동안 학생 5만명이 연출하는 「일심단결」이란 집단체조를 관람. ◎“합의 없어도 크게 진전” 남/“「불가침」 타결 못봐 유감” 북 ▷대변인 회견◁ ○…18일 남북고위급 이틀째 비공개회담에 대한 남북간의 시각은 긍정과 부정이 다소 엇갈리는 듯한 분위기로 양측 대변인의 별도 회견을 통해 표출. 똑같은 장소(인민문화궁전 1층 회의실)에서 먼저 회견을 가진 북측의 안병수 대변인은 『우리는 불가침선언을 제기하면서 오늘 회담에서 매우 쉽게 합의될 것으로 확신했다』며 기본적으로 남북간에 큰 이견이 없는 점 등 그 근거를 예시. 안 대변인은 『남측에서는 밟아야 할 절차가 많아 국무총리라 해서 당장 합의를 해줄 수는 없다고 하길래 그러면 가조인이라도 하자고 했으나 불가피하게 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피력. 이어 우리측의 임동원 대변인은 서두에 『과거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이 진행됐다』고 강조한 뒤 『합의선언문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한 회담이 아니라 내용면에서 많은 접근을 보아 대단한 진전을 이룬 회담』이라고 평가. 임 대변인은 회담내용을 조목 조목 설명한 뒤 양측 안의 내용이 유사한 데도 불가침선언이라는 명칭상의 문제로 합의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헌법에 불가침문제는 국회의 비준을 거치도록 돼 있는 제도상 절차 때문』이라고 설명. 임 대변인은 『강 총리가 회담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총리라 해도 권한 밖의 일을 하는 등 법을 안 지키면 감옥에 들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북측 제도와는 다르니 속도전도 좋으나 절차를 밟도록 하자」고 농담을 곁들여 우리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고 소개.
  • 40대주부 안방서 피살/석촌동

    ◎목졸리고 온몸 흉기에 찔린채 17일 하오7시12분쯤 서울 송파구 석촌동 223의13 황재식씨(41ㆍ조명가게 경영) 집 안방에서 혼자 집을 보고 있던 황씨의 부인 송애자씨(40)가 넥타이 끈으로 목이 졸리고 칼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황씨의 큰아들 승보군(13ㆍ대명중1년)이 발견했다. 황군은 『학교갔다 온뒤 방문이 잠겨있어 열쇠기사를 데리고가 문을 따고 들어가보니 어머니가 엎드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송씨는 왼쪽 손목에 5㎝가량 칼에 찔린 흔적이 나있었으며 방안에는 장롱 등이 열려 있고 옷가지 등이 방에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경찰은 현금 13만원이 없어졌으며 방을 뒤진 흔적이 있는 점으로 보아 범인이 돈을 빼앗은뒤 송씨가 반항하자 살해한뒤 달아난 것으로 보고 범인을 쫓고 있다.
  • 「통일위한 남북 기본합의」 모색/정부 방침

    ◎평양총리회담서 10개항 제시/평화공존ㆍ비방금지ㆍ군축 포함/북 태도 보아 팀스피리트 격년 실시/3차회담 연내 서울개최 다각 노력 정부는 지난 1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시했던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 8개항과 북측의 3대원칙을 포괄적으로 담은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 기본합의안」을 마련,오는 16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2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한측에 제의할 방침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 기본합의안은 남북한이 민족대단결을 위한 평화적 통일을 조속히 이뤄내도록 공동 노력을 경주한다는 대원칙 아래 ▲통일될 때까지 상호체제 인정을 통한 평화공존 유지 ▲상호 비방ㆍ중상 금지 ▲민족 공동이익을 우선 추구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감축 ▲휴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등 10개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또 2차 평양회담에서 91년도 팀스피리트훈련 규모의 단계적 축소방침을 밝히고 북한이 대남적화통일노선의 논리적 근거인 「하나의 조선」 정책을 고수하지 않는다면 92년부터는 격년제로 실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영훈 국무총리는 오는 17일 제1차 공개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이 평화적 통일을 위해 공동노력을 경주한다는 등 10개항으로 된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 기본합의안을 북측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 기본합의안은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의했던 남북 관계개선 기본합의서 8개항과 북측의 3개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명칭은 북한측과 협의를 거쳐 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특히 2차 평양회담에서 상호실체인정을 통한 평화공존을 강조할 방침이며 이는 이미 작성되어 있는 강 총리의 만찬사 및 4번의 성명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지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기본합의를 담은 기조연설문안은 평양 현지에서 부분적인 문구 손질을 거쳐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또 『우리측은 이번에 91년 팀스피리트 한미 연례합동 군사훈련의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임을 밝힐 계획』이라며 『북한이 「하나의 조선」 정책고수 대신에 남북간 교류협력과 상호 실체인정 등에 성의를 보인다면 팀스피리트훈련을 92년부터는 격년제로 실시할 수도 있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2차 평양회담의 비공개회담을 가능한 부문별회담 형식으로 유도,남북 경제협력공동위 및 군사공동위원회와 같은 분과위 구성합의를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1차회담에서 남북간에 의견이 접근된 불가침선언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과 통행ㆍ통상ㆍ통신의 3통협정 체결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부는 또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적십자회담 재개를 촉구,빠른 시일내 2차고향방문단 교환과 60세 이상 이산가족들의 방문을 실현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이밖에 고위급회담의 지속적인 개최와 이에 따른 실질적인 성과를 유도하기 위해 연내에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서울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 사회악과의 전쟁/승리하지 못하면 함께 멸한다(사설)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실의 병리가 공동체의 존폐를 위협할 만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인식아래 통치권을 걸고 사회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각오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전쟁」을 공식 선포했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현실은 아주 절박하다 대통령의 선언은 그래야 할 절박함이 우리 앞에 닥쳐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통치권의 후반기를 보내고 있는 정치지도자가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통치구조의 공동화의 부담을 감내하기도 쉽지 않은 터에 과감하게 「칼을 빼는」 모험을 해야 할 만큼 우리 사회는 범죄와 폭력과 무질서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는 뜻이다. 정부의 이같은 현실인식이 과장도 아니고 허구도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 원인에 대한 대통령의 분석 또한 타당하다. 민주화 코스트로 통칭되는 지난 2,3년의 전환기적 상황을 이제는 매듭지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호소도 소구력이 있는 말이다. 사회 안에서는 이미 냉철한 성찰의 움직임이 태동되었고 국민적 합의아래 공감대도 확산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사회라는 생체는 어느 정도의 자생력이 있어서 위기가 극단에 이르면 생이지지한 현명함으로 자구노력을 보이게 된다. 우리에게서도 그런 능력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시점에 공권력을 주도하는 통치의 중심부가 각성의 「칼을 빼어들고」 생사를 건 전쟁을 선언했다는 것은 우선 반갑고 다행스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타당한 진단과 적절한 처방을 전술전략삼아 이 전쟁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신뢰부터 회복해야 이 「전쟁」이 소기한 전과를 어느 정도라도 거두지 못한다면 대통령의 통치권에 부질없는 흠을 남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모두의 발밑이 무너져 나가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이 찾아올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 이미 그런 현상은 상당히 가시화하고 있다. 우선 급선무는 불법과 무질서의 최대의 피해자인 국민을 구출해야 한다. 법대로 사는 사람이 탈법으로 잘 사는 사람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무질서하게 날뛰는 사람들이 저지른 과태료를 질서를 지키는 시민이 갚아주는 오늘과 같은 현실에서는 온당하고 순리적인 삶은 어리석은 짓이 되어 버린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고 근검하게 사는 것은 못난짓으로 보인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를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미래가 지금보다 더욱 암담하다는 것을 예측시키는 일이다. 불행하게도 관계 법령이나 제도적 장치들을 추적하기 쉬운 봉급생활자나 근검한 소시민을 감시하는데만 단호하고 굵고 힘센 계층은 법의 그물코를 능히 찢고 빠져나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른바 선진사회를 구축한 나라에서는 관공서를 상대로 뇌물이 통하고 대학입학이 「부정」으로 가능하거나 교직을 돈으로 사고 파는 일이 항다반사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선진한 사회이므로 그런 일이 없어진 것인지 그런 일이 없으므로 선진한 것인지는 닭과 달걀의 관계처럼 선후를 가리기가 어렵다. 분명한 것은 그런 병리를 상존시킨 채 좋은 사회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업화나 산업화사회가 경제적으로 다소 잘살게 해준다 하더라도 공해로 오염되고 환경이 파괴되면 질식해 버리듯이 우리의 삶이 물질적으로 다소 기름지고 호화스러워진다 하더라도 악이 선보다 승하고 도덕이 타락해서 품위없이 산다면 행복한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후손이 살아갈 우리의 미래가 그렇게 되어간다면 물질적 유산이 별 소용이 없다. 타락한 자녀가 마약이나 도박으로 선대의 유산을 파탄시키듯 그런 후손은 유산을 지탱하지도 못한다. 참답게 잘 사는 국민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에 국가적 목표를 두고 총력을 기울이는 길 밖에 없다. 그 길은 쉽게 성과를 이루기도 어렵고 노력은 한없이 들여야 한다. 그것을 포기해서는 아무런 효과도 거둘 수 없다. 무엇보다도 신뢰를 쌓는 일이 중요하다. 눈가림으로 구호나 내걸고 시민단체가 이룬 공을 차용하여 위기나 모면하려는 속셈이라면 누구도 속지 않는다. 공직자ㆍ정치지도자들의 피나는 자정 노력을 보지 않으면 국민은 절대로 신뢰감을 갖지 않을 것이다. ○승리를 위한 동참을 사회 내부의 부조리로부터의 도전에 과감히 대결하기를 선포하는 정부의 의지에 시민도 동참해야 한다. 모든 성과는 「국민의 변화」로 만들어낼 수 있다. 민주화의 격렬한 시련을 통해 우리에게는 조금 잘못된 체질이 배어버렸다.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하는 일을 마치 「게임」을 관전하듯 사시적 시각으로 즐기는 태도이다. 『어디 한번 잘해 보렴!』하고 비딱하게 냉소하는 것을 멋부리기 삼아서 흉내내는 듯한 부정적 시각이 만연해 있다. 근년에 이르러 우리에게 베어진 가장 좋지 않은 속성이 이것이다. 정부가 이번 「사회악과의 전쟁」에서 진다면 그 불행은 바로 우리 국민에게 돌아온다. 시한부로 고용된 공복일 뿐인 대통령이나 그밖의 공직자ㆍ정치지도자는 실패와 더불어 물러나면 그뿐이다. 그러나 패전으로 인한 채무는 우리가 갚아가야 한다. 이기적인 방법에서 다소 재화를 모은다고 해보았자 자식들이 빗나가고 가족끼리 불화하거나 황폐하게 타락한다면 그 집안은 결코 행복한 게 아니다. 우리는 흥청망청 쓸 만큼 부자나라가 된 것도 아니지만 설사 부자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일하지 않고 적절하게 아끼며 참을성이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우리 몇배로 합리적이고 근검하며 무섭게 일하고 산다. 능력을 발휘하여 일하고 낭비하지 않고 아끼며 어려움을 참는 기능만 있다면 어떤 세상에서도 온당한 삶을 살 수 있다. 법을 안지키고 질서를 파괴하고 책임질줄 모르는 사람은 악인에 속한다. 그런 사람이 옳게 인정받는 사회란 없다. 팔짱을 끼고 관망만 하면서 유리한 성과만을 차지하려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이기행위는 노력의 성과에 동참할 자격을 얻지 못한다. 대통령의 「새질서 새생활실천」의 호소에 충실히 귀기울여 옳은 것에는 동참하고 잘못가는 것은 제동하여 이 전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는 있다. 그래야 우리는 이 짙은 안개속같은 어두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 강 총리,평양회담 앞두고 기자간담

    ◎“상호체제 인정,남북 「공영의 길」 찾겠다”/“이산가족등 구체교류 성사 추진/평양측의 전향적인 새 제의를 기대” 『우리 정부가 평양에서 열리는 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임하는 기본입장은 어떻게 하면 양분된 현실체제 자체를 서로가 인정하면서 분열상태를 통합ㆍ통일방향으로 이끌고 가느냐 하는데 모아질 것입니다』 남북고위급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영훈 국무총리는 13일 낮 기자간담회를 갖고 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임하는 정부의 기본입장을 이같이 밝히면서 『온 겨레가 함께 더 잘살 수 있는 방안마련에 대표단 전체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총리는 평양회담에 대한 전망에 대해 『가서 봐야겠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우리로서도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인 교류제안을 할 것』이라며 성과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평양에 가시는 감회는. ▲남북관계를 평화공존관계로 발전시켜 평화통일의 기초를 만드는 역사적 과업인 총리회담에 1차에 이어 2차에도 가게 돼 책임이 막중함을 느낍니다. 45년전 월남할때 거쳐온 평양을 다시 직접 가보게 돼 개인적으로 감회가 깊습니다. ­2차회담에 임하는 정부의 입장은 무엇이며 변화는 없는지요. ▲기본적인 방침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정부의 입장은 크게 보아 분열된 실정을 인정하고 실체를 존중하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과 45년동안 고향에 못간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어떻게든 해소해야 한다는 것,그리고 통일이 되기 전까지라도 남북이 상부상조,공존번영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북측은 지난번과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 하겠지만 합의점을 도출할 것이 있으면 해볼 생각입니다. ­합의 도출을 위한 복안은. ▲지난번 기조연설때 제시된 양측의 공통사항을 모아 합의해 나가고 정리하는 것이지요. 합의가 안되는 것은 간격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면 회담이 계속될 경우 진전이 있을 것입니다. 가봐야겠지만 지난번 회담에서 공통된 점은 코뮈니케 형식으로 발표할 수 있으면 하겠습니다. ­이산가족문제협의는 지난번 회담에서 합의가 됐는데도 아직 진전이 없는데 적십자회담 재개를 위한양보카드는 없는지요. ▲양보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아마 북측에서 이산가족문제에 대응할 입장이 안되는 모양인데 가서 따져 볼 수 밖에 없겠죠. 무엇이 안된다고 해서 최후통첩식의 방안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방북구속자문제도 그것은 우리의 내정문제이므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북측에서 그런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결과적으로 회담분위기를 해치는 것입니다. ­그래도 대화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입장료」를 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시원하게 구경할 만한 것이 있어야 입장료를 낼게 아닙니까(웃음). ­북한이 대화진전자세를 보이면 팀스피리트훈련 중지같은 것은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그 문제는 대남위협을 주지 않으면 융통성을 갖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기본방침입니다. 우리가 군사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북이 아직도 우리에 비해 군사력 우위에 있어 항상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18일 김일성주석을 만날때 깊은 얘기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요. ▲만나면 지엽말단적인 것을 얘기할 게제는 아니겠지요. 원칙적인 문제가 거론되겠지만 꼭 집어내 말할 수 없으니 이해해 주십시오. 정상회담 연결문제만해도 그것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원칙적인 입장에서 추진할 것입니다.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지침을 받은 것은 없으나 있다해도 말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북측이 최근 일본과의 경협에 관심을 갖고 있어 자칫 남북경협을 등한시 할 가능성이 있는데 어떻게 북측을 설득해 나갈 것입니까. ▲북한은 북한대로 입장이 있겠지만 우리와의 경협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과는 관세문제도 있으나 남북한이 할 경우 그런 문제는 해소되므로 경제적ㆍ민족감정적 관점에서 바람직할 것입니다. 강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유독 대화의 계속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는데 『남북문제는 민족과 겨레의 장래를 위한다는 차원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플랑크톤 억제장치/대청댐서 시험가동

    수자원공사(사장 이태교)는 맑은 물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댐의 윗물과 아랫물을 인공적으로 순화시켜 플랑크톤의 급증에 의한 부영양화를 막는 수중목기장치(사진)를 대청댐 취수원부근에 설치,13일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이 장치는 위아랫물을 순환시켜 수온차이가 나는 것을 막고 산소공급을 늘림으로써 플랑크톤의 증식을 억제하는 정화장치로 수자원공사는 그 효과를 보아 다른 댐에도 설치해나갈 계획이다.
  • 범죄수법같은 부정입학(사설)

    신입생을 부정입학시킨 한 대학이 수사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올해인 90학년도 신입생중 94명이 1인당 3천만∼4천만원씩을 내고 입학권을 샀고 그렇게 받은 32억원을 학교측에서는 예금도 하고 과학관 신축 등 학교운영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는 과정에서 「관련 교직원의 위로금」도 1억원이 쓰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의 13%나 되는 신입생을 부정으로 입학시키기 위해서 학교와 재단측이 행한 비리가 실로 대담하다. 교수나 교직원들이 사전에 「부정입학 지원자」를 모집하고 그 명단을 받은 사무처장 교무과장 등은 전산기에 미리 입력하고 답안지의 수정작업을 한 뒤 명단을 소각해 버렸다. 정밀하게 완전범죄를 기도한 그 수법이 여간 숙련된 게 아니다. 솜씨나 규모로 보아 한해 두해 해온 짓이 아닌 듯한 비리가 바로 금년에도 저질러졌다는 것이 더욱 충격스럽다. 지난해에는 한 대학의 입학부정으로 현직의 성직자 총장이 구속까지 되는 사태가 일어나 진통을 겪었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여타의 대학에서는 「부정지원자」를 물색하고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수면 밑에서는 유사한 비리가 또 다른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쉽게 해보게 한다. 대학의 교수와 핵심 운영멤버들이 마치 범죄집단처럼 부정을 합작하는 일이 의연히 중단되지 못한다는 것은 서글프고 정떨어지는 일이다. 한성대학의 경우에도 그랬듯이 부정입학은 어떤 개인의 착복을 위해 저질러지는 일은 아니다. 그렇게 모아들인 돈은 거의 그대로 「학교를 위해」 쓰여지고 있다. 이미 개인규모로는 학생을 부정입학시킬 수 있는 능력이나 재량권이 거의 없어졌다. 다만 사립대학들의 재무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피치 못하다는 빌미로 대학들이 구조적으로 부패해가는 것이다. 그 점이 심각하다. 오랜 세월동안 불법과 비리 운영을 거듭해온 사학이 종당에 가서 겪게되는 시련의 비극적인 상황을 우리는 최근까지 한 대학에서 보아왔다. 수법이 놀랍도록 세련되고 발달한 사학들이 조만간 같은 시련을 겪게되는 것이나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에 진작부터 암담한기분이 든다. 항간에서는 이런 소문이 꾸준히 나돌았고 지망자를 물색하는 「선」이 가까이까지 접근해 오는 것을 겪었다는 경험담이 심심찮게 들리기도 해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소문이 고약한 것은 전체 사학이 빠짐없이 오염된 듯한 인상을 심는다는 점이다. 『국공립 빼놓고는 어디든지 가능하다. 돈만 가져와라』고 흰소리를 치는 아마추어 사기꾼까지 합세하여 대학의 신뢰성을 마구 추락시켜 왔다. 막상 이런 대규모의 비리 현장이 들춰지고 보면 그런 소문들이 강력하게 뒷받침되어 버린다. 감독기관이 그처럼 속수무책이었다는 일도 실망을 가중시킨다. 분명한 것은 이런 병든 사학은 그것으로 인한 생사의 고비를 치르게 되고 마침내 불치의 선언도 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대학이란 그렇게 운영될 수는 없는 곳이다. 이른바 「기여입학제도」를 적극 검토해 보는 일도 서둘러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암거래가 끊일 수 없는 일이라면 햇볕에 내놓고 그나름의 질서에 의해 행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온당한 일이기 때문이다.
  • 북한산등 11개 국립공원 “취사 금지”/새달 15일부터

    ◎「휴식년제」 윤번제로 실시/27개 등산로 3년간 출입통제/대청봉ㆍ천왕봉등 4곳 영구폐쇄 검토 국립공원의 훼손을 막고 환경오염을 막기위해 다음달 15일부터 당일 등하산이 가능한 북한산ㆍ속리산ㆍ소백산 등 11개공원에서도 취사와 야영이 금지된다. 이와함께 자연환경 및 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일정기간 사람들의 출입을 일체 금지하는 자연휴식년제가 설악산ㆍ지리산 등 13개공원에서 윤번제로 시행돼 우선 내년부터 설악산의 한계령ㆍ대청봉구간 등 27개 등산로가 3년간 폐쇄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2일 이같은 내용의 국립공원보호관리대책을 마련,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 등으로 오염이 심각한 북한산에 대해서는 취사 및 야영을 다음달 15일부터 전면 금지시키고 계룡산 치악산 주왕산 속리산 가야산 월출산 월악산 내장산 소백산 변산반도 등 10개지역에 대해선 취사를 금지하되 야영장 등이나 허가를 받은 지역에 한해서만 취사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설악산 오대산 지리산 덕유산 등에 대해서는 11개지역의 취사금지성과를 보아 추후 취사금지조치를 확대하되 지정야영장이나 취사허용지역에서만 취사하도록 계도해나가기로 했다. 자연휴식년제는 자연환경 및 생태계의 보호를 위해 3년터울로 돌아가며 실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우선 1차로 지리산 등 13개지역 1백61개 등산로 가운데 17%에 해당하는 지리산의 피아골산장∼노고단산장 등 27개구간의 등산로를 내년부터 앞으로 3년간 폐쇄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등산로를 대상으로 돌아가며 휴식년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훼손이 심한 설악산의 대청봉,중청봉 및 지리산의 노고단ㆍ천왕봉 등에 대해서는 각계의 의견을 들어 영구휴식년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폐쇄예정 27개 등산로 공원명 구 간 지리산 피아골산장∼노고단산장 심 원∼노고단산장 심 원∼반야봉 백무동∼촛대봉 노고단산장∼노고단정상 계룡산 연애골∼연천봉 하 대∼연천봉 고왕암∼연천봉 좌암교∼도덕봉 설악산 한계령∼대청봉 권금성∼대청봉 남교리∼장수대 백담산장∼장수대 미시령∼마등령 속리산 상오리∼비로봉 소백산 국망봉∼구인사 내장산 원적암∼불출봉 덕유산 칠연계곡입구∼동엽령삼거리 오대산 두로봉∼동대산 비로봉∼호령봉 치악산 세렴폭포∼사다리병창∼비리봉 월악산 월광폭포입구∼월광폭포3거리 북한산 정 릉∼칼바위능선 중성문∼대성암 구기터널∼삼지봉(비봉) 월출산 무위사∼갈대밭 변산반도 거석∼개암사
  • 북한은 왜 요란한“개방몸짓”보이나/잇단 평화공세ㆍ대일수교 추진안팎

    ◎통일열기 조성으로 주민불만 무마/경제난 타개ㆍ세습체제 굳히기 겨냥 북한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조선노동당 창건 45주년 기념일 이튿날인 11일 평양 능라도의 5ㆍ1경기장에서 역사적인 남북통일 축구대회의 첫 경기가 치러졌는가 하면 김일성 주석은 10일 상오 평양의 금수산 의사당에서 일본 자민당의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을 비롯한 자민당 대표단과 회담을 갖고 일본과의 수교에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 김주석은 이에 앞서 9일에도 일본 사회당의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위원장과 만나 남북 통일문제 등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북한은 또 분단 이후 처음 열린 제1회 남북영화제(뉴욕)에도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오는 18일에는 남쪽의 음악인들을 불러들여 평양에서 「범민족통일 음악회」를 펼친다. 또 오는 16일부터는 평양에서 제2차 남북 총리회담이 열리게 돼 있어 노동당 창건 45돌을 맞은 평양은 요즈음 전에 볼 수 없던 적극적인 개방무드와 함께 통일열기로 달아 오르고 있다. 스포츠ㆍ문화 등 비정치분야의 남북 민간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총리회담이라는 남북 공식대화를 진행시킬 뿐 아니라 후지산호 선원을 석방하는 등 일본과의 수교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북한의 진의는 과연 무엇일까. 김일성의 이같은 발빠른 행보가 과연 북한의 한반도정책 및 대외 정책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대부분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겉으로는 적극적인 유화제스처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그들의 기존 입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일괄된 논지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김일성은 도이 다카코 및 오자와 이치로와의 회담에서 앞으로 5년내에 남북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면서도 그 통일은 그들이 지금까지 주장해왔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김일성은 이어 총리회담과 관련,▲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문익환목사ㆍ임수경양의 석방 ▲유엔 단독가입중지 등 3개사항이 대화추진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밝혀 그들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을 뿐이다. 북한의 박성철 부주석도지난 8일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 제시 10돌기념 평양시 보고회」의 「기념보고」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교체 ▲남북한간 불가침선언 채택 및 무력감축 등을 주장하면서 「고려연방제」 통일방안만이 「공명정대하고 현실적인 통일방안」이라고 천명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남북한이 단일의석으로 유엔에 가입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같은 접근 방법을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박길연 주 유엔대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지난 5일 판문점에서 열린 「유엔가입문제」에 관한 제2차 남북 실무접촉에서 『유엔 동시가입은 분단을 고착화할 뿐』이라는 주장을 되풀이 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그렇다면 북한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다각적인 대남 평화공세와 대일 수교 추진의 참뜻은 어디에 있는가. 이에 대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두개의 문제를 분리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경제적 위기와 함께 주요 동맹국인 소련을 잃게됨에 따라 이를 보상할 수 있는 제3의 대안을 찾게 됐고 그 대상으로 한국의북방외교추진에 대응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던 일본이 선택됐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서방의 자본과 기술도입이 절실하다는 점,또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된 주요요인의 하나가 경제력의 열세에 있었다는 점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의 경제적 배상을 얻어낼 수 있는 일본과의 수교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소련의 유력 정치주간지 「노보에 브레미아」가 최신호에서 지적했듯 김일성은 극동지역에서의 「자기자리」를 상실하지 않는 동시에 김정일 후계체제의 공고화를 위해서도 대일 수교를 가속화할 필요를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김일성은 또 최근의 활동이 보여주듯 대남ㆍ대외정책에 있어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기반이 약한 김정일로 하여금 자신의 사후에도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이번 기회에 외교적인 돌파구를 스스로 마련하고자 했을 것이다. 아울러 김일성은 동서독의 통일 이후 고조되고 있는 남북한 국민들의 통일열기를 외면하기 보다는 이에 부응하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북한정권의 통일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강하게 심어주자는 계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는 김정일이 최근 이례적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논문을 게재,『당을 변질시키는 이색적 사상조류와 브르주아사상,수정주의 사상에 대한 비타협적투쟁』(근로자지 10월호)을 강력히 촉구한데서 알 수 있듯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싹트고 있는 체제불만의 요인들을 통일열기의 조성으로 잠재우려는 속셈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 「단식조건」의 냉철한 검증/한승조 고려대교수(세평)

    ○점입가경 정치상황 요즈음 이 나라의 민주정치는 점입가경(갈수록 희안한 경지로 들어간다)이라는 말이 적합할 만큼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국회 이후 의원직 사퇴서를 낸 야당은 여지껏 국회에 등원하지 않고 있다. 이것도 선거구민에게 물어보고 한 것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는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문제를 계기로 김대중 총재는 다음 네가지 조건을 내걸고 무기한 단식으로 들어갔다. 그 내용인즉 의원내각제 포기,지방자치제의 전면실시,민생문제 해결,보안사 해체 등이다. 그동안 국민 대중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쟁점을 갖지 못해서 잠잠했던 재야운동권 세력도 이번 사건으로 다시 활성화되어 평민ㆍ민주 양당과 연합하여 보안사 대민사찰 조사위원회를 결성했다. 그리고 일단계로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을 하고 있다. 그러니 그동안에도 헝크러져왔던 정당정치ㆍ의회정치는 앞으로도 한참동안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의회정치 존재이유 여기서 우리는 정당과 국회가 왜 존재하며 무엇을 하는 곳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정당과 국회는 민의를 수렴하고 국민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그들이 당리당략 때문에 극한대립과 정치파국을 조성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등 부담만 계속 안겨준다면 그런 제도가 존속할 가치도,명분도 없어진다. 그들이 가치와 명분을 높이지 못했으면서도 그것도 모자란지 정국을 불안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권력싸움이 아닐 것이다. 국민생활의 안전,풍요,편익,자유 그리고 보다 많은 자아실현을 보장하는 문화,윤리생활의 확립 등 정치는 이를 위해서 있는 것이고 또 이것이 바로 국가의 존재이유이다. 그러나 이 나라의 여야당과 국회는 국민의 이익을 빙자하여 당익을 도모하며 권력싸움을 위해 국민의 희생을 불사하는 행태만 보여왔다. 이런 말이 지나친 말인가는 그들이 국민의 안전,풍요,편익,자유,문화와 윤리성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반성해 보면 알 수 있다. ○야 요구는 정당한가 그런대도 반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고 파국의 우려를 무릅쓰고 내걸은 요구조건이 과연 얼마나 정당성을 갖는 것인지 냉철하게 검토ㆍ평가해 보아야겠다. 첫째는 의원내각제 문제이다. 야권이 내세우는 의원내각제=반민주라는 등식이 어떻게 성립하는지 선진국가의 식자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논리이다. 또 의원내각제 개헌이 여당의 영구집권을 보장한다는 공식도 국민의식 수준을 너무나 우습게 보는 소리이다. 순수한 의원내각제가 현재 이 나라에 적합하지 않음은 본인도 동감한다. 그보다는 의원내각제를 가미한 혼합정부가 한국의 정당발전ㆍ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이원집정부제라 하여 야당은 반대하고 여당도 회피하는 오늘의 정치풍토는 기묘하다고 보지 않을수 없다. 학문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도저히 정당화될 수가 없는 허위가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이 나라 풍토에서 무엇이 제대로 되겠는지 의심스럽다. 이 시점에서 개헌을 꼭 해야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의원내각제 포기의 약속이 국회정상화의 전제조건이 되고 김 총재의 단식중단을 유발한다는 것도 이성적으로 납득이 가기 어렵다. 둘째,지방자치제의 전면실시를 이론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 시점과 정당개입 여부,그리고 실시절차에 대한 합의이다. 야당의 요구하는 바는 지방자치제의 최종형태인데 처음부터 최대한으로하느냐 또는 여당의 주장대로 단계적으로 할 것이냐 이론이 있을 수 있다. 필자는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급하게 먹는 음식이 체한다는 말과 같이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다가 지방자치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부각된다면 나라를 더욱 혼란케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국민의 마음을 압박하는 것이 물가앙등의 추세이다. 내년에는 적어도 20%의 인플레가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와 국민이 총력으로 물가를 잡아야 하는 시기에 인플레를 가중시킬 수 있는 지방의회와 단체장의 선거실시를 요구함은 국민을 사랑하는 정치인의 입장이 아닐 것이다. 셋째,민생문제의 해결은 요구사항중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항목이다. 그러나 야당측이 극한투쟁이나 최후 통첩을 하지 않는 것이 민생문제 해결에 더 큰 도움이 될것이다. 넷째,보안사의 해체는 여야가 국회에서 협의할 문제이지 김 총재의 단식으로 투쟁할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이 야권의 요구가 불합리함을 지적하면서도 정부ㆍ여당이 요즈음 하는 일중에 잘하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우리의 마음을 더 답답하게 해주고 있다. ○감정적 대처는 곤란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문제가 정국경색의 새 발단이 되어 있다. 이 문제도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자면 다음 세가지 문제가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보안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둘째,보안사의 중요기밀이 어떻게 세상에 공표되었나. 셋째,이것이 정치적 파국의 원인이 될 수 있는가. 첫째,보안사는 군부만 대상으로 정보활동을 하는 곳인가 또는 국가안보 전반을 다루는 곳인가. 전자의 경우라면 민간인 사찰은 분명한 월권행위 이다. 법적근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알지 못하나 보안사가 그동안 안보 전반을 다루어 온 것 같고 심지어 정권유지와 창출의 역할까지 해오다 보니 민간인 사찰까지 해온 것이다. 그 때문에 큰 물의가 생겨 났으니 앞으로 보안사의 성격과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앞으로 국회에서 심의하고 결정할 일이다. 둘째,보안사의 기밀문서가 세상에 공표되었다는 것은 군부와 행정공무원의 기강이 이만큼 해이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라의 전반적 위기상황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우리에게 실감케 한다. 셋째,이번 보안사 사건이 정치파국의 이유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보안사문제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대처할 문제이지 감정폭발에 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런대도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는 것은 평소 체제전복내지 정치파국을 추진해온 쪽이 그 사실을 빌미로 그들의 정치목적을 실현하려는 것 뿐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 남북 문화교류의 신호등(사설)

    평양에서 「통일축구」의 열기가 달아오르는 가운데 11일에는 미국 뉴욕에서 남북한 영화제가 시작된다. 그리고 오는 18일에는 평양에서 또 「범민족통일음악회」도 열리게 된다. 통일을 위해 「문화」가 정식 교류되기 시작하는 신호들이다. 정치적 남북대화가 경직된 속성 때문에도 난제의 장애물들을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것에 비하면 비정치적 분야의 교류로 왕래의 물꼬를 트는 노력은 당연하고 현명한 방법이다. 스포츠의 교환경기나 순수문화예술의 교류,학술의 교환은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에 마땅한 분야들이다. 그중에서도 문화예술의 교류는 특별히 효용성이 높은 분야다. 우선 남북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핏줄의 동족이므로 아무런 중간장치 없이 문화예술의 내용을 서로 받아들이고 소화시킬 수 있다. 같은 신화와 같은 정의를 지니고 있으므로 똑같은 정서적 반응을 일으키고 몇십년쯤의 인위적 분단쯤은 얼마든지 뛰어넘어 동질성을 확인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잃어버렸던 정감,퇴화했던 감수성을 서로 자극하고 회복하여 진한 우애의 기반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음악회」나 「남북 영화교류」가 모두 「남한 밖」에서 출발되고 있는 현상은 겉보기에 주도권이 남쪽으로부터 소외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체제적 한계성 때문에 이쪽의 제의를 무조건 수렴할 수 없는 북측의 형편을 감안하여 오히려 수동적 입지를 선택하고 있는 쪽에 아량이 있는 셈이다. 그런 경위 때문이겠으나 모처럼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 문화예술의 남북 교류는 몇가지 짚어보아야 할 일들이 없지 않다. 이른바 통일음악회의 경우 교류내용을 「순수전통음악」으로 구성한다는 것은 매우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취재진을 한정하는 문제 같은 것에서는 편견이나 협량한 결정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갈등을 푼다는 것은 가장 갈등적인 소인이 풀려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자기편에 친화적인 구성원만을 불러 끼리끼리 어우러질 궁리를 한다는 것은 갈등을 좀더 견고하게 하는 데 기여하게 할 수도 있다. 특히 형제애를 회복해야 하는 육친관계외 사람들은 잘못 편애를 만들면 관계를 악화시킬수도 있다. 「민간」이라는 말이 지닌 순수한 뜻의 민간을 구성하기 위해서도 체제적 이해에 집착하는 방식의 상투성을 빨리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남북 영화제」의 경우에도 몇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정치색 없는 순수 극영화만을 참가시켜 종당에는 그중 몇작품이 교환 상영까지 되게 한다는 것이 취지였었다. 그러나 도중에 정치색 짙은 영화를 고집하고 거부하는 과정을 양측은 겪어야 했고 그 사단 끝에 영화제의 방향이 다소 수정되는 불행을 겪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 결과 모처럼 상호교환의 기회는 천연되고 말았다. 문화교류가 지닌 기능은 「순수한 민족적 동질성의 회복」이라는 데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정치적으로 오염시키면 그 본래의 기능을 피폐하게 만든다. 북쪽에는 아직도 그 점의 의심을 촉발시키는 요소가 많이 있어 유감스럽다. 우리측은 우리측대로 좀 덤비며 준비성이 약해서 「계략」에 말려들 우려도 없지 않고 성과도 반감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차분히 들뜨지 말고 통일을 위해 실리 있게 추진하기를 바란다.
  • 말도 잊은 40년만의 부자포옹/축구인 이회택씨 평양서 아버지 상봉

    ◎같은 호털방서 밤새워 “지난얘기” 두손을 만지작거리며 계속 문쪽에 눈길을 주고 있던 리용진씨(63)가 벌떡 일어났다. 『회택이 아니냐,회택이구나』 리용복씨(58)도 달려가 이회택감독(44)을 얼싸 안았다. 10일 하오9시 고려호텔2층 회의실. 아버지 용진씨,삼촌 용복씨보다 늦게 홀에 들어온 이감독은 한꺼번에 다가온 아버지와 삼촌에 안겨져 이쩔줄을 몰라했다. 기억조차 희마한 아버지얼굴이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 40년만의 부자상봉은 아들을 한눈에 알아본 아버지의 오열과 아슴푸레한 기억속에서 방황하던 아들의 생경함으로 더욱 아픈 장면이 계속되었다. 감정이 복받치듯 아버지는 울음을 터뜨리며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띠엄띠엄 한마디씩 말을 이었다. 『회택아,이게 40년만이구나』 『예,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야,회택아,다시한번 보자』 고려호텔2층 회의실은 이산과 상봉의 아픔이 진하게 퍼져있었다. 6.25전쟁때 의용군으로 나섰다가 북쪽으로 간 아버지와 4살때 생이별. 얼굴한번 못보고 말한번 듣지못하고 40년을 살아온 아들의 만남은 당초 하오9시께로 예정되었다. 그러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황해북도 신계군 정봉리 집단농장에서 일찌감치 달려온 아버지와 남북통일축구경기 한국선수단을 따라와 고려호텔에 묵고있던 이감독이 예정시간보다 3분먼저와 이들의 만남은 하오8시57분에 이루어졌다. 부자는 한순간 엉겨붙어 3분간의 억센 포옹으로 40년의 한을 풀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아버지를 알아보겠느냐』 『할아버지와 꼭 닮았습니다. 알아보겠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우리야 행복하게 산다. 못만날줄 알았다. 그러나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할아버지는 6.25다음 다음해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실때까지 즐거울때나 슬플때나 아버지 이야기만 했습니다』 『자식걱정으로 편히 가시지도 못했겠구나』 말문을 튼 부자는 그제서야 일가친척의 안부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는 하루면 오갈 수 있는 갈이 40년만에 이어진 것을 원망하기도 했다. 이야기하면서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꼭 쥐고 어루만졌고 또 어루만졌다. 이날 40년만의 부자상봉은 전 국가대표축구팀 감독이었던 아들 이씨가 지난해 이탈리아 월드컵최종예선전때 북한의 박두익감독에게 아버지의 생사확인을 부탁,생존을 확인하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이들 부자는 이날 밤10시35분까지 1시간40분동안 대화를 나눈후 일단 이감독이 묵고 있는 고려호텔22층 21호에 들어가 문을 닫고 밤새워 이야기를 계속했다. ○“형 조속상봉 기대”/이회택씨 삼촌 한편 경기도 김포읍 사우리에 살고 있는 이감독의 둘째 삼촌 이용섭씨(56)는 『TV화면을 통해 형님을 보니 기쁘기 짝이었다. 아직 63세밖에 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70세나 75세 노인으로 보여 안타깝다. 하루라도 빨리 형님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회택이가 평양에 갈때 부친께 드린다고 한복한벌과 사슴뿔을 가지고 갔다』고 전하고 『나는 20년전 어머니 환갑때 찍은 가족사진을 보냈다』고 밝혔다. ◎상봉부자 일문일답/“1천만이산가족 우리처럼 만나야”/이회택/“분단된후 처음 아들 보니 꿈만같아”/아버지 ­(이감독에게) 아버지를분단이후 처음 만난 소감은. ▲이감독=아버지ㆍ삼촌과 만난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 현재 남한에 있는 이산가족이 남북한 합쳐 1천만명이나 되는데 이를 계기로 나혼자만이 아닌 천만이산가족이 이렇게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감독에게) 아버지와는 어떻게 헤어졌는가. ▲이감독=당시 4살인 나로서는 기억이 분명치 않다. 6.25동란이 우리를 갈라놓게 된 것이다. 서로 이념이 다르고 사상이 달라 아버지와 나는 남과 북으로 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아버지에게) 우선 40년만에 아들을 만난 소감은. ▲아버지=위대한 지도자 김일성수령님과 경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께서 분단이후 처음으로 아들을 만나게 해주셔서 기쁘기 그지없다. 고마운 은공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격을 느끼고 있으며 40년만에 내아들 회택이를 만나고 보니 꿈만 같다. ­(아버지에게) 아들을 첫 눈에 알아볼 수 있었나. ▲아버지=어릴때 모습이 기억에 가물하다. 그러나 아버님(이감독의 할아버지)으로부터 회택이가 나를 닮았다고 하는 말씀을 들었다. ­(아버지에게) 아들의 생존소식을 언제 알았나. ▲아버지=지난해 8월 지도원이 찾아와 살아있다고 해서 알았다. 또 그자리에서 서로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감독에게) 만나는 첫 순간 아버지임을 알아보았는가. ▲이감독=어렸을때 사진으로 보아왔고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월드컵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서 북한의 박두익감독이 건네준 사진을 받아본 순간 아버지와 삼촌을 분명히 확인 할 수 있었다. ­(이감독에게) 이감독은 부자상봉의 큰 기쁨을 나눴는데 앞으로 이산가족간의 자유왕래에 대한 견해는. ▲이감독=이산가족의 만남은 남북 국민간의 염원이다. 북남통일ㆍ남북통일이니 하는 말이 안들리도록 좋은 여건이 마련되기를 소망한다. 북조선 사람들이나 남한사람들이 언젠가 단합되고 한나라가 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감독에게 집요하게) 현재 이산가족이 남북 합쳐 1천만명이 되는데 빨리 통일해야 한다는게 남북주민들간에 일치된 바람일줄 안다. 이감독의 입장에서 통일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몫이 있다면 이에 대한 계획은. ▲이감독=통일은 정치하는 분들이 하루빨리 좋은 안을 내놓아 해결책을 찾고 이산가족도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어느 방범대원의 죽음(사설)

    한 방범대원이 연휴 비상근무 끝에 과로로 숨졌다. 이런 딱한 죽음을 또한번 주변에서 보게 돼 정말로 우울하다. 그의 순직을 지켜보면서 이런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이해와 따뜻한 눈길이 더없이 필요하다는 것을 문제로 제기하고 싶다. 사회의 그늘 속에서 많은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또 안전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 너무나 많다. 그들은 박봉과 격무ㆍ푸대접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다. 생활이 어려워도 또 고달파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번에 숨진 방범대원도 평소 과로를 괴로워하다 추석 특별방범 근무기간 동안 거의 쉬지 못한 것이 사인이 됐고 그래서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운 것이다. 그만큼 방범대원들의 노고는 상당하다. 이들은 민생치안의 최일선에서 애쓰고 있다. 하루 10시간 이상 관내 순찰활동을 벌이거나 초소근무를 통해 경찰관의 업무를 보조하면서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를 잡는 일에 나서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이들의 업무량은 더욱 늘어났다. 그것은 당국의 민생치안 확립방침이 종전의 경찰국·서 중심에서 일선 지ㆍ파출소로 옮겨짐에 따라 단속ㆍ순찰이 배 이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6대도시의 지ㆍ파출소에 배치돼 있는 6∼7명만으로는 교대근무가 제대로 이뤄질 수가 없어 이들의 과로를 가중시킨 것이 사실이다. 그것뿐인가. 지난번의 추석을 전후한 긴 연휴도 이들에게는 고달픈 나날이 되게 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처우는 알려진 대로 너무나 형편이 없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한 예를 들어 14년 경력자의 경우 한달봉급은 본봉ㆍ야간수당ㆍ급식비ㆍ가족수당을 모두 합해도 실수령액은 30만원이 채 못되고 있다. 도시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다. 이들의 노고가 위로를 받아야 될 이유는 너무나 많다. 그것이 이웃의 책임이고 정부의 지원이 그래서 더 요구되는 것이다. 방범대원 말고도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이 또 있다. 청소원들이 그렇고 소방서원들ㆍ교통경찰관ㆍ강력범담당 형사들이 남이 쉴 때 바쁘고 고달파하는 사람들이다. 청소원들의경우를 보아도 다를 것이 없다. 높은 이직률과 새벽 청소길의 잦은 윤화사고가 말해주듯 이들은 어려운 생활형편과 열악한 직업환경 속에서 매일을 힘들게 살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은 어떤가. 지난 추석연휴 때만 해도 교통경찰관들의 눈에 띄지 않는 노고가 있어 고속도로 형편은 전에없이 나아졌다. 강ㆍ절도를 잡아들이고 조직폭력배들을 쫓은 경찰관들의 노고도 무시되어서는 안된다고 여긴다.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처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노고에 보답하는 길임을 강조한다. 이들에 대한 격려는 일시적인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한 방범대원의 죽음에 대한 동정이나 온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런 비극을 가져오게 한 원인에 대응하고 근본적으로 제도적인 개선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들은 자기희생을 감내하면서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적어도 과로로 또는 환경이 나빠 목숨을 잃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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