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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업무땅 처분 “강행”·“불복”신경전/은감원·전경련 줄다리기 안팎

    ◎법개정이전 취득한 땅,업무용인정을 전경련/「기준」완화땐 정책 후퇴·재벌비호 인상 은감원 비업무용부동산 처분과 관련,그동안 목소리를 죽여오던 재계가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은행감독원과 주거래은행이 매각유예여부를 가리기 위한 막바지 심사에 착수한 시점에서 돌출된 7일의 「전경련반발」은 5·8부동산대책이후 공식적으로는 처음 제기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전경련성명은 은행감독원과 주거래은행의 매각유예여부심사가 마지막 구제 기회라는 대기업들 스스로의 절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일치된 목소리여서 통상의 주장이나 요구의 차원을 넘어 경우에 따라서는 정책집행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경련이 진정서라는 이름으로 요구한 사항은 ▲지난 4월4일 법인세법 시행규칙의 비업무용판정기준이 강화되기 이전에 취득한 부동산 가운데 업무용으로 활용돼온 부동산에 대해서는 업무용으로 인정해 주고 ▲매각유예심사와 관련,해당기업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의 제출을없애도록 해 달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개정된 규정의 유예기간을 두지 않고 개정이전에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 강화된 판정기준을 적용하다보니 비업무용 부동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해당기업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관련기관으로부터 받기도 어렵다는 것이 재계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연차적으로 사업을 추진중인 토지가 취득후 1년이내에 착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업무용판정을 받았다고 했을때 인허가를 담당하는 정부기관이 과연 해당기업에 귀책사유가 없다는 증빙서류를 해줄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은행감독원의 입장은 분명하다. 전경련의 주장대로 4월4일 이전에 취득한 땅 가운데 업무용으로 활용돼온 땅에 대해 업무용인정을 하라는 것은 5·8부동산 특별대책의 무효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감독원은 밝히고 있다. 더욱이 5·8대책은 지난 4월30일 이후에 기업이 비업무용부동산을 업무용 기준에 맞추었더라도 팔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전경련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은 정책적 후퇴도 이만저만한 후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귀책사유가 없다는 사실증명의 제출이 어렵다는 것 역시 설득력이 약하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무허가입주자 때문에 공장을 짓지 못해 비업무용판정을 받은 땅이 있다고 치자. 이 경우 법원의 판결로 입주자가 퇴거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 법원판결이 증빙서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감독원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매각유예신청을 하면서 왜 유예돼야 하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억울하다는 얘기만 늘어놓아 관련증빙 자료를 첨부토록 했다』며 『만일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재벌비호라는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공단 가운데 조성된 녹지라든가 드문드문 공장을 지어 잘라서 팔기 어려운 땅 등 누가보아도 매각처분이 어렵다고 「객관적으로」판단되는 부동산에 대해서만 유예혜택이 주어질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매각유예대상의 기준이 되는 여신관리시행 세칙에는 설계기간이 장기간 소요되는 부동산 등 애매한 조항들이 들어있는데다 지난번 국세청재심에서 쌍용그룹의 용평스키장이 경과규정의 혜택을 입어 업무용으로 구제됐듯이 가변적인 요소는 여전히 많다. 그중에서도 잠실의 금싸라기땅 제2롯데월드부지 2만6천평의 매각여부는 가장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 인상률 싸고 노·사 다툼 “연례행사”/「최저임금법」 허점보완 시급

    ◎내년안도 사측서 재심 요구… 타결 난망/“객관적 인상기준 마련 절실” 저임금을 해소하고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제정한 최저임금법이 매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간의 다툼으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어 개정해야 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6년 12월에 제정돼 8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최저임금법은 시행 이후 4차례의 최저임금결정 과정에서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88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법정기일을 넘기거나 노사 한쪽이 퇴장한 가운데 결정되는 파행을 겪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 6월30일 노동부장관의 심의요청을 받은 최저임금 심의위원회가 법정기간(90일 이내)인 9월28일 넘겨 10월12일에 가서야 의결했으며 그나마 사용자측의 심한 반발로 의결을 해놓고도 40여일 동안이나 노동부에 통보를 못하고 있다가 지난 11월22일에야 겨우 통보했다. 그러나 사용자측 대표가 전원 퇴장한 가운데 의결한 지난해 대비 18.8% 인상안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가 7일 『내년도 임금조정에 심각한 부작용을 끼칠 정도로 높게 책정됐다』며 이의를 신청,재심이 불가피하게 돼 연내결정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근로자대표·사용자대표·공익대표 각각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심의위의 심의를 거쳐 노동부장관이 매년 11월30일까지 결정,다음해 1월부터 적용하도록 돼 있다. 재심의에서 당초안을 그대로 의결하려면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되며 수정안은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할 수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8.8% 인상(시간당 8백20원,1일 6천5백60원,월 19만6천5백원)하는 결정에 반대하고 있는 경총 등 사용자측은 올해보다 12.3% 인상(시간당 7백75원,1일 6천2백원,월 18만6천원)을 주장하고 있어 재조정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최저임금법이 처음 시행된 87년의 경우 대통령선거와 맞물려 88년 최저임금이 12월24일에야 겨우 결정됐으며 그것도 월 11만1천원으로 정해진 최저임금액에 근로자 대표들이 반발,모두 퇴장한 가운데 결정된 바 있다. 90년 최저임금을 결정한 지난해 심의위원회에서도 인상률이 높다며 사용자측 대표들이 퇴장했다. 지난 88년 월 11만1천원(시간당 4백62.5원)으로 결정된 최저임금은 전년에 비해 89년 23.1∼29.7%,90년 15%가 각각 인상됐다. 최저임금의 결정이 이처럼 해마다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은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한다는 법제정 정신과는 달리 최저임금 인상수준이 그해의 일반 임금협상의 기준처럼 돼버려 노·사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다 이를 객관적으로 조정할 수단이나 규정이 없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매년 최저임금심의위가 마치 다음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노·사간에 미리 힘을 겨루어보는 전초전이 돼 경제현실은 도외시한채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노·사 어느 한쪽이 퇴장한 속에 우세한 쪽의 주장이 결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의 경제여건으로 보아 최저임금 인상률을 일반임금인상 수준과 결부시킬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노·사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경제성장률과 물가인상률 노동생산성 등을 고려,자동적으로 인상률을 결정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마련,법에 규정해야 한다고주장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경제여건과 관계없이 조금이라도 더많이 올리려는 근로자측과 한푼이라도 적게 주려는 사용자측이 해마다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진통이 거듭될 수밖에 없고 자칫 노사분쟁의 불씨가 되는 등 마치 추곡수매가 결정과 같은 형편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새 대법원장 누가 될까/법조계주변의 하마평을 들어보면

    ◎김덕주·최재호 대법관,사법부수장 “1순위”/고시 8회 이회창 대법관도 만만찮은 후보 오는 15일 정년퇴임하는 이일규 대법원장의 후임자가 2∼3명선으로 압축되고 있다. 소련 방문을 앞두고 있는 노태우 대통령이 방문전에 후임자를 선정,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이번주안에 국회에 동의요청,다음주 초에 국회동의를 얻어 임명해야 하는 매우 촉박한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이에 따라 후임후보는 7일 청와대에서 있을 노대통령과 이대법원장과의 고별오찬자리에서 구체적인 협의가 이루어져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 국회는 오는 12일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후임자를 선정해야 하는 노대통령이나 법조계의 의견을 모아 대통령에게 전할 이대법원장이 다같이 이 문제에 관해 일체 언급한 적이 없어 발표때까지도 과연 누가 선정될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물망에 오른 많은 인사중에서 일단 재조에서 차기 대법원장이 나와야 된다는 것이 재조는 물론 재야에서도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여론이다. 재조인사라면 인품이나 법지식·경력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고시 7회의 김덕주(57)·최재호(56),고시 8회의 이회창 대법관(55) 등 3명이 처음부터 거명되어 왔으며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이 중에서 차기 대법원장이 나올 것은 거의 틀림이 없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3명의 후보중 현재까지 대법관 서열 1위인 김대법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 대법원장 취임 이후 법원행정처장으로 발탁돼 탁월한 행정능력을 발휘하며 이 대법원장을 도와 법원행정을 이끌어 온 최대법관도 만만찮은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대법관은 충남 부여출신으로 청주고와 서울법대를 나와 지난 56년 제7회 고등고시에 합격했다. 그는 이에 앞서 별도로 판·검사 특별임용시험에 합격,곧바로 판사생활을 시작한데다 출중한 능력을 인정받아 동기생중 언제나 선두주자로 달려와 일찍부터 「장래 대법원장감」으로 지목되어 왔었다. 다만 서울 민사지법원장때인 지난 79년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에 대한 총재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직무정지를 결정했던 일과 지난 80년 현직 법관으로 사회정화위 부위원장과 입법회의 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국회동의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할지가 변수다. 최대법관은 풍부한 법지식과 탁월한 행정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언제나 진솔하고 겸손한 자세의 특출한 인격으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어 대법원장 재목으로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경북고­서울법대의 이른바 TK 출신이라는 점이 노대통령으로 하여금 선뜻 후임으로 결정하기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법대 3년 때인 지난 56년 고시 7회에 최연소자로 합격,군법무관을 거쳐 동기생들보다 늦은 60년부터 대구 지법판사로 법조생활을 시작했다. 대법관 「0순위」라는 법원행정처 차장(82년 3월∼83년 9월)직을 자청해 그만두고 부산 지법원장으로 내려가 86년에야 대법관이 됐을 만큼 욕심이 없다. 이대법관 역시 논리정연한 법이론과 꼿꼿한 자세,그리고 높은 기백으로 명망이 높지만 김·최대법관 보다 고시(8회)나 나이가 아래여서 아직 기회가 많다는 점이 고려될 것 같다. 임기 6년의대법원장은 대통령이 지명,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토록 돼 있으며 6공출범 후인 88년 정기승 당시 대법관을 추천했다가 국회에서 동의안이 부결돼 이대법원장이 재지명 됐었다.
  • 온정나누며 검소하게(사설)

    망년회니 동창회 등 정담의 모임들이 러시를 이루는 계절이다. 이맘때 쯤이 되면 이 혼미의 터널속같은 시기가 끔찍해진다. 시간에 쫓기고 술에 곯고 정신없이 보내게 되는 생활,덩달아 들떠서 어른흉내를 내며 방황하는 자녀들이 까딱하면 이 시기에 잘못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가족 걱정과 뒷바라지에 살림은 구멍이 뚫리고 주부는 지쳐서 짜증이 난다. 아직은 12월 초순인 지금쯤 송년행사를 어떻게 보낼지를 가족이나 주변과 더불어 정리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난장판놀이를 몇번쯤 치러야 한해를 보내는 의식이 끝나는 것처럼 길들여진 우리의 송년 풍속이 온당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 수 있게 되고 진정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깨닫게 될 것이다. 「세밑」은 한해중에서 가장 비장하고 쓸쓸하고 그리고 추운 계절이다. 그래서 슬픈 사람은 더 슬프고 외로운 사람은 더욱 외로워진다. 없는 이에게는 더더욱 한기가 드는 철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계절을 덜 슬프고,덜 쓸쓸하고 조금이라도 따스하게 보낼 도리를 생각해 보는 것이 송년행사에 대응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그를 위해 제일 도움이 되는 것은 우리가 더불어 살고 있는 이웃의 불행과 불우를 함께 나누는 일이다. 이웃을 돕는 일로 위로를 받는 쪽은 도움을 받은 사람만이 아니다. 도움을 준 쪽에서 누리는 위안과,마음의 흡족함,그리고 평화는 더욱 크고 더욱 효과적이다. 그에 따라 사회악이 예방되고 청소년 비행도 조금이나마 막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을 실천하자면 실속없이 호화롭고 떠들썩한 행사를 삼가지 않으면 안된다. 비용도 줄여야 하고 규모도 줄여야 하고 시간도 단축해야 한다. 자동적으로 검소해질 수밖에 없다. 음주운전이 불가피해지는 위험도 줄어들고,부모의 무너진 자세를 보고 흉내내는 자녀들의 일탈행위도 막을 수가 있다. 향락성 망년회에 대한 유혹을 가장 강하게 받는 것은 사실은 청소년이다. 그들을 잘 다스리려면 부모부터 수범을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 불행한 이웃에게 관심을 보이는 일은 자녀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는 기능을 한다. 덕을 쌓는 생활을 하는 부모를 자녀들은 존경심으로 바라본다. 특히 검소하고 절제된 생활을 하고 그 여력으로 선행과 덕행을 실천하는 어른을 보면 조금 빗나간 청소년이라도 그런 어른의 모습이 뇌리에 새겨져서 자신을 함부로 굴리지 않는다. 그것은 막대한 유산으로도 대신할 수 없고 막강한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 또는 명성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기능이다. 「진실로 훌륭한 인격」을 지닌 부모를 자녀들은 존경하기 때문이다. 송년행사의 뜻은 반성하고 새로 설계하는데 있다. 흩어졌던 것을 모으고 깨어진 것은 합쳐야 하며 기울어진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흥청거리며 들떠서는 그런 목적을 다할 수가 없다. 올해처럼 정치적으로,경제적으로,사회적으로 거칠고 혼란되고 불안한 해의 세모에는 더욱더 송년의 본래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 가능한 최선의 대안을 생각하지 못하면 다가올 새해의 시련을 감당할 수가 없게 된다. 너나 할 것 없이 사려깊은 송년을 맞도록 노력할 때 라고 생각한다.
  • 고르비에 “난국수습 비상선포”촉구/소 일부의원들,구국위원회 구성

    ◎각 공화국에 정당·의회활동 중지도 요구 【모스크바 AP 연합】 일단의 소련 입법의원들은 5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현재 소련이 당면하고 있는 정치·경제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정당과 의회의 활동을 중지시킬 것을 요구했다. 우익계 인민대표대회 대의원단체인 소유즈(연맹) 그룹과 개혁주의적인 자유민주당 소속원들이 포함된 이들 집단은 소련이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사쿠데타를 요구하고 있는거나 다름이 없다. 이 그룹의 지도자들은 이들 의원들이 구국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만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구국위원회에 권한을 넘기도록 요구했다고 밝힌 것으로 소련 관영 타스통신과 모스크바방송 간행물인 인테르팍스가 보도했다. 구국위원회는 군부를 『아직도 국가의 붕괴에 저항하고 있는 유일한 세력』이라고 표현하면서 군부에 이 계획의 이행을 돕도록 요구했다고 인테르팍스는 전했다. 자유민주당의 지도자이며 이 위원회의 대변인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는 한 전화회견에서 구국위원회가 2천2백50명의 인민대표대회 대의원 가운데 4백명의 대의원을 대표하고 있다면서 『소련의 많은 부분에서 파쇼주의적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너무 늦기 전에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국위원회가 중앙정부에 도전하고 있는 리투아니아·몬로비아·그루지야·러시아 등 4개 공화국의회의 활동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다른 구국위 위원들은 모든 입법기구의 활동 중단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련의 전국 또는 지방급 입법기구의 대부분에서 다수세력을 차지하고 있는 공산당 내에서도 엄중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체적 위기」맞은 고르비/식량난·연방분열 등 공멸의식 팽배/군부등 강경보수파 득세 조짐… 개혁후퇴 우려(해설) 소련의회 일각에서 제기된 비상사태 선포요구는 현재 소련이 처한 총체적 위기를 보는 지도부의 입장이 어떤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붕괴위기에 처한 국가를 구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부여하고 필요하다면 계엄령을 동원,군대와 KGB의 힘이라도 빌려야 한다는 논리이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소련내 많은 도시들이 식료품 등 생필품 구입난에 시달리고 있고 연방공화국들은 계속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가 공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사회 여러분야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게 사실이다. 통치권 차원에서 무슨 강력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소리들이 나왔고 장기적인 불안정,불확실성에 싫증난 국민들도 그런 조치를 지지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이미 여러차례 강경대응책이 지도부로부터 제시됐다. 지난 4일에도 연방최고회의는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정부 조직개편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승인해 주었다. 현재 준비중인 새 연방조약이 발효될 때까지 정치·경제안정화를 위해 대통령의 권한강화가 필요하다는 근거에서 였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대통령의 권한강화는 지난 3월 헌법을 개정해 고르바초프가 당 서기장과 대통령직을 겸직할 때부터 계속 시도돼왔다. 의회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대통령의 비상조치권을 승인해주었고 경제개혁과 관련한 비상조치들이 여러차례 대통령령으로 발표됐었다. 그러다 이제 계엄선포 요구까지 나오게 된 지경에 이르렀다. 문제는 도대체 무엇을 상대로 한 계엄령 발동인지 분명치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소련은 적과 아군의 개념이 혼돈된 정체성의 위기에 빠져 있다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처방의 단위만 게속 높여왔다. 실제로 소련사회에서 지금껏 개혁을 가로막아온 것은 지금 지도부가 기대려고 하는 군과 KGB를 포함한 관료조직,사회각층에 깊게 뿌리박고 있는 공산당세력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조직의 대오각성 없이 개혁의 성공은 무망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그런데도 현재 소 지도부내 분위기는 이들 수구 조직의 저항에 굴복하는 듯한 인상이다. 강경조치로 지도부가 겨냥하는 1차적인 대상은 발트해 3국을 포함한 연방 이탈세력인 것으로 보인다. 발트해 3국이 지난 1일 합동회의를 갖고 새 연방조약 서명반대를 공식 천명한 뒤로 지도부내 분위기가 한층 더 강경해졌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크렘린의 최우선과제는 이들의 독립을 저지하는 것에 모아지고 있다. 따라서 만약 계엄령이 실시된다면 첫째 목표가 독자적인 입법활동과 탈소의사를 천명한 각 연방공화국의회의 활동을 중지시키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연방공화국의 독립 움직임을 저지키 위해 군대를 동원할 「시기」는 이미 지난 것 같다. 만약 발트해 3국에 군대가 들어간다면 소련은 엄청난 유혈저항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해서 진압이 된다 해도 페레스트로이카는 끝장이다. 물론 경제는 더 큰 어려움으로 빠져들 것이다.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계엄령 등 극한조치에 의존할지 지금으로서는 속단키 힘들다. 물론 큰 흐름은 그런 쪽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련은 정책결정과정에서 아직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그것은 바로 민주적인 의사수렴에 필수적인 다당제의 부재와 군조직이 너무 비대하다는 점이다. 소수의 강경파가 득세할 가능성이 아직 소련에는 남아 있다고 보아야한다. 파국을 피하기 위한 1차적인 과제는 연방체제에 있어서 각 공화국들이 수긍할 대안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게해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그 바탕위에 지금까지의 개혁정책을 계속해야 한다. 물론 서방도 긴급 식량원조 등 지원을 보다 늘리면서 장기적인 정치발전을 도와야 할 것이다. 소련의 개혁에는 역시 인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계엄이 그것을 대신하는 것은 아무래도 좋지 않을 것 같다.
  • 피살 여중생 삼촌에 괴편지/화성 살인사건

    ◎“범인은 가까운 공장 사람”/부산서 보내… 경찰,필적조사 【인천=이영희기자】 화성 연쇄살인사건 9번째 피해자인 김모양(13)의 삼촌인 김명기씨(33·인천시 서구 석남1동 457) 앞으로 사건개요 등이 비교적 상세히 적힌,3장으로 된 괴편지가 배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김씨에 따르면 4일 하오3시쯤 부산우체국 소인이 찍힌 편지 1통이 집으로 배달돼 뜯어보니 범행개요와 범인의 나이 등이 적혀 있어 5일 상오 집부근 인천 서부경찰서 석남파출소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이 편지에는 「범인은 김양 동네와 가까운 공장사람」 「나이는 10대 아니면 30대」이며 「사정상 이름을 밝히지 못함,수사에 참고하기 바람」이라는 등의 내용이 빽빽이 써 있었다. 한편 김씨는 부산에 산 적도 없고 친인척도 없으며 필적도 생소하다고 말했다. 인천시 경찰국은 편지를 띄운 사람이 ▲김씨의 주소를 정확히 알고 있는 점 ▲사건개요가 비교적 자세히 쓰여 있다는 점 ▲범행장소를 훤히 알고 있는 점 ▲범인이 어떠한 부류의 사람일 것이라는 등의 내용으로 보아 범인또는 범인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화성수사본부에 이 편지를 넘기는 한편 부산 경찰과 공조수사에 나섰다.
  • 정상대좌가 닦을 시베리아에의 길(한·소 새 지평:3)

    ◎「투자안전판」 마련,경협여건 정지/이중과세방지협정등 공식체결 기대/「결제불안」 씻어 합작사업 추진 뒷받침 노태우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는 경제분야에서 한소 양국간의 협력여건을 크게 개선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9월말 한소 수교 이후 양측은 경협 확대에 큰 관심을 보여왔으나 투자보장협정 등 경협관련협정이 공식체결되지 않음에 따라 이 문제가 한소간 경협 확대의 장애요인이 되어왔다. 그러나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와 이어 내년초에 한국에서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제2차 한소경제회담 개최 등을 계기로 경협관련협정의 체결이 목전에 다가왔다. 현재 우리가 소련측과 체결을 추진중인 경제관련협정은 투자보장협정과 2중과세방지협정을 비롯,무역·항공·과학기술·어업협정 등 6개이다. 이들은 모두 정부간 협정으로 이 가운데 2중과세방지협정과 무역·항공·과학기술협정은 가서명 또는 잠정합의된 상태이며 투자보장협정과 어업협정은 실무협의 단계에 있다. 이들 6개 협정 가운데 우리 기업의 대소 투자진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는 투자보장협정 등 2∼3개의 협정은 노 대통령의 이번 방소 기간중에 공식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소간의 경제협력은 크게 보아 ▲교역 ▲투자 및 자원개발 ▲과학기술협력 등 3개 분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교역분야에서 소련은 3억의 인구를 보유,우리나라 상품의 수출시장으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미국·일본·EC 국가 등 서방 선진국의 시장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소련시장은 「뉴 프론티어」로서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소련의 대외 지불능력이 악화돼 있기 때문에 소련의 수입대금결제 지연에 대비,신용장거래와 구상무역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무신용장거래는 신용도가 확실한 경우로 제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소련이 직면하고 있는 소비재 부족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1차 방소경제회담에서 우리측에 요청해온 40개 품목 가운데 우리의 공급능력이 충분한 생필품과 TV 등 가전제품 등을중심으로 수출부진 타개차원에서 소련시장을 적극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투자 및 자원개발은 한소경협의 확대와 관련해 우리가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다. 현재까지 국내기업의 대소 투자실적은 이미 조업중인 것이 (주)진도와 모스크바 모피가공공장 1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대·삼성·롯데·럭키금성·대우·삼환기업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는 20여 건에 이르고 있어 내년부터는 합작투자와 자원의 공동개발 분야에서의 양국간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업체 가운데 대소 투자진출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곳은 현대이다. 현대그룹은 주로 한소 합작투자에 의한 시베리아지역 자원 공동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연해주 스베틀라야지역 산림개발사업이 착수단계에 있고 연해주의 파르티잔스크와 시베리아의 옐긴스크 등 2곳의 석탄개발사업,사할린과 야쿠츠크의 가스개발사업 등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삼성과 롯데가 호텔·백화점 분야의 합작진출을 협의하고 있고 럭키금성·대우는 가전제품 공장설립을,삼환기업은 사할린 원목개발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소련의 국내 정치불안 경제제도 미비 등에 따르는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규모 투자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대규모 투자는 서방기업과의 공동진출을 권장하고 있다. 또 외환부족으로 과실송금이 어려운 점을 감안,내수산업 투자 때에는 완제품으로 구상받거나 자원개발투자와 연계,자원으로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소간의 과학기술협력사업도 장래가 유망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 소련은 우수한 기초기술과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산업화하지 못하고 있다. 서방 선진국들의 기술보호주의 강화로 선진·고급기술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소련은 좋은 협력상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6월 소련측이 제시한 8백여 종의 신기술과 14개 기초과학연구프로젝트에 대해 산하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세부 내용을 검토중이며 이 가운데 협력유망 분야에 대해서는 기술이전 또는 도입을 추진하고 기술별 특성에 따라공동연구나 합작투자의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업계에서는 「소련특수」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소련이 우리와의 장기적인 경제협력의 대상으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련은 아직도 국내정치와 경제분야에서 많은 불확실 요인을 안고 있는 「미완성의 시장」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소련에서는 연방과 각 공화국간의 위상,각종 법령,정부조직 등 우리와의 경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련제도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을 우리의 신뢰할 수 있는 경협파트너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현재 소련에서 진행중인 페레스트로이카의 결과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우리 기업의 과당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정장치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 자치단체장 입후보자격 강화하라/지역행정의 전문성을 살리는 길

    우리의 지방자치제는 그 시행을 준비하는데 참으로 긴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과연 소기한대로 옥동자를 낳으려는지 결과를 두고 보아야 알 일이지만 지방자치 관련법안들의 일괄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민주성의 신장에만 치중하는 나머지 지방행정 수행과정상에서 야기될 전문성의 확보는 제쳐놓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앞선다. ○지역실정에 정통해야 지나치게 중앙에 의존해 오던 지역살림살이의 의사결정에 민주성을 최대한 확충하여 지역주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을 직접 관장할 집행기관의 선출에 있어서만은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방자치제에서 파생될 역기능을 우려하는 입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현대 행정의 복잡·다양성에서 비롯될 뿐만 아니라 내 지역의 살림살이를 아무런 경험도 갖지 못한 사람의 손에 맡길 수 없다는 현실감각에서 나온 것이다. 지방자치제를 시행함에 있어서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안은 두가지 측면에서 고려될 수 있다.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단체장을 국가공무원으로 임용하여 장의 소인성을 보완하는 방법이고,또 하나는 지방자치단체 장의 입후보 자격요건을 강화,최소한의 행정경력이 있는 자를 선출하는 방법이다. 현재 정부는 전자의 방법을 선호하여 입법과정에서 일정시한을 전제로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부단체장을 국가공무원으로 대통령이 임면할 경우에는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왜곡시켜 그 제도의 취지를 공허화 한다는 반대론의 저항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지방자치제의 시행상 민주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적정한 방안으로 후자의 방법을 발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행정경력 있어야 적임 지방자치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가에서는 현대행정의 변화추세와 주민욕구를 가능한 선까지 충족시키기 위하여,경험과 지식을 구비한 전문행정가를 장으로 선출하는 경향이 현저해지고 있다. 또 국가행정과 지방행정의 조화를 통해 지방에서의 국가시책 또는 대규모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도모하기 위하여 국가공무원의 부분적인 배치를 허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경향의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시장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지난 40여년동안 약 2백회의 선거가 실시되었었는데 초창기에는 행정경력자의 당선율이 40% 미만이었으나,주민복지수요 욕구증대 등 행정환경변화에 따라 최근에 와서는 9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실무관료형 수장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행정경력이 중시되는 실무·관료형의 경우 경력과정을 보면,시직원→조역→시장,중앙부처근무→조역→시장,중앙부처국장→시장의 경력을 쌓는 것이 대종을 이루고 있고,이러한 경향은 정촌장의 수준에서도 유사하다. 이렇게 하고도 중앙행정과의 통일성,지방행정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별로 정원 5% 정도의 공무원을 직급별로 중앙부처와 교류근무를 시키고 있다. 일본보다도 지방자치행정의 전문성 확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대만의 경우를 보자. 이곳에서는 각급 지방자치단체장의 후보자 자격요건으로서국적·연령·거주기간을 규정하는 외에 학력·시험·행정경력을 법정화하고 있다. 현(성할시)의 장은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이거나 고등고시에 합격했어야 하고,행정경력이 2년 이상이거나 현의원으로서 2년 이상을 봉직하여야만 입후보할 수 있으며,향(현할시)의 장은 고교 이상 졸업자이거나 보통고시를 합격했어야 하고,행정경력이 2년 이상이어야 입후보할 수 있다. 비자치단체인 촌·이장의 경우에도 중학교 이상의 학력과 특정고시합격 등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지자제 역기능 최소화 우리보다 지방자치제를 먼저 실시하면서 그 역기능을 최소화 해 가고 있는 이웃 나라들의 입법례와 경향에 비추어 볼 때 그리고 지난날 지방자치의 시행(1952∼1961)에서 도출되었던 비능률과 파쟁을 어떻게 해서든지 불식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입후보 자격요건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법개정에서 고려하고 있는 연령·거주요건 외에 학력·행정·경력·재산세납입정도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행정경력의 산정은 국가·지방공무원경력 등을 합산,5∼10년 정도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행정능력은 하루아침에 습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최근 한 연구기관이 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앞으로 선출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공무원,국회의원,대학교수 등 직·간접 행정경험을 가진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38.4%로 나타나고 있으며,그 자질은 지역사정에 정통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63.6%로 표출되고 있는 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방자치제하에서 공선된 수장은 지역의 얼굴이다. 그리고 장이 갖는 대표성,상징기능이 사회적으로 매우 중시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현실에서 필요한 장은 지역경영에 대한 탁월한 식견·능력·정치력을 가져야 하며 주민요구를 정책화하고 실현하는 능력은 물론 행정관리능력을 갖춘 자라야 한다. 장의 역할에 대한 사회인식,장의 선택,평가기준 등은 사회정치상황과 지역사정에 따라 좌우되겠지만,우리의 경우 지방자치의 민주성은 지방의회기능의 확충으로,전문성은 장의 입후보자격요건 강화로 실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한약재 교포」 문제의 반성(사설)

    덕수궁 돌담길에 갑자기 돋아난 「고민」이던 중국교포 한약상문제가 어찌어찌 해결을 볼 것 같다. 시한을 정해 일정량의 한약을 사들이고 그 이후부터는 엄격히 단속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날씨가 더 춥기 전에 중국동포들의 딱한 모양을 보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여간 다행하게 느껴지는 게 아니다. 이 만큼의 해결을 보기 위해서는 연변 적십자병원측 동포의 노력도 있었고,한국측 각계각층의 협조가 함께했다. 개인들의 딱한 사정에다 흡족할 만한 것은 못 되더라도 이런 해결책이나마 강구되었을 때 불행한 사단이 끝났을 수 있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고국을 찾아온 동포들이 이런 곤혹에 빠지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그 동안 우리에게는 참으로 민망하고 가슴 아팠다. 그래서 여론들이 들끓어 가며 대책을 강구하도록 당국에 건의하고 촉구하기도 하였었다. 종교단체·자원봉사단체들이 따뜻한 점심을 마련해주기도 하고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3일만 해도 예술인 선교회와 대학생 선교회 소속회원들이 1백여 명의 교포들을 정동의 교회에초청하여 음식도 대접하고 여흥시간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인정을 지닌 것이 우리 동포의 품성이므로 「곤혹스런 사건」만 없었다면 따뜻하고 정겹게 만나 수십 년 쌓인 회포를 풀 수 있었을 터인데 그러지 못한 일이 새삼 애석하다. 이 「불행의 경험」이 남긴 교훈을 이제 우리가 잘 되새겨보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우리에게는 모든 재외동포가 「스폰서」거나 「부자친척」의 대명사인 시대가 있었다. 아리송한 「교포사업가」 행세만 해도 한다 하는 여배우들이 청혼을 받아들이고 허겁지겁 빠져드는 사례가 빈번했다. 그런 한편으론 「교포사업가」라는 말은 정체불명의 사기꾼 같은 분위기를 띠는 말로 바뀌어져 갔다. 공산권 국가의 동포들의 귀국나들이가 빈번해지면서 사정은 뒤바뀌었다. 내국인 쪽이 시혜를 하는 기능으로,찾아오는 동포가 수혜의 대상으로 역의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그 부작용이 「교포한약상」으로 폭발해버렸다. 생각해보면 두 가지 경우가 똑같은 의식구조의 소산이다. 같은 민족이 지닌 품성의 문제로 귀결시키면 그만일지 모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가 자각하고 성찰해보아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해외동포가 우리와 같은 핏줄에서 연원한 후손이라는 점에서는 정을 나누고 섞여야 할 사이지만 각각 「자기 앞의 삶」을 달리 하는 사이인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현재 속한 사회의 법과 질서와 이치에 맞는 행동으로 자기를 갈무리하는 엄격함이 있어야 한다. 환상에 찬 기대를 해서도 안 되고 주어서도 안 된다. 그것이 서로를 보호하는 길이다. 귀국나들이란 것이 여행사라든가 여행을 허가하는 당국 등을 통해서 이뤄지는 교류이므로 정보를 주고 주의와 충고 감독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일들을 소홀히하여 심각한 희생자를 배출하고서야 시행착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일도 크게 반성할 일이다. 매우 미련한 민족이나 저지를 짓을 빈번이 거듭한 것에는 무책임한 감상주의가 저지른 과오가 컸었다는 심증도 든다. 냉철하고 과학적인 사고로 세련된 시민의식을 기르는 일에 아직도 우리는 많이 미흡하다는 자각이 든다. 이런 점들이 두고두고 교훈이 되어야하리라고 생각한다.
  • 유럽통합·실업해소가 “발등의 불”/기민당의 압승 배경과 앞날

    ◎소극적 통일정책 편 사민당등 참패 2일 실시된 전독총선의 결과는 통일을 주도해온 헬무트 콜 총리와 그의 기민당정부에 대한 보상과 기대가 집약적으로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총선은 동서독 통일작업의 끝손질이자 분단이후 최초의 통일연방 하원구성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나 유권자들로부터는 그에 상응한 관심을 끌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뚜렷한 쟁점이 없었던 데다 이미 기민당의 승리를 확실하게 점칠 수 있었기 때문이며 이에 곁들여 과거 동독지역의 유권자들에게는 올들어 네번째 실시되는 선거였기 때문에 선거식상증까지 나타나는 상황이었다. 당초 콜정부는 오래전부터 예정된 이번 총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통일일정을 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기울여 온게 사실이며 중요성으로 보아 앞뒤가 뒤바뀐 상황이 되긴 했으나 그의 이같은 정치적 계산은 꼭 맞아 떨어진 셈이다. 통일추진 과정에서 그가 보인 외교적 수완이라든가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국내정치적 역량은 그가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들로 꼽히고 있다. 거대 독일의 탄생에 두려움과 거부감을 공공연히 표시하는 유럽의 주변국들을 다독거려가며 강대국 미·소를 설득해낸 그의 외교적 노력은 국민들에게 그를 전후 최고의 총리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으며 소련·동구국들에 목돈을 서슴없이 내놓는 그의 큰손 역할도 「통일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유럽통합문제와 관련한 주도적 역할,유럽안보협력회의(CSCE) 등에서 보여준 콜총리의 국제 정치지도자로서의 면모등도 이번 선거에서 모두 기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정권고지 탈환에 다시 고배를 마신 사민당의 경우는 통일을 향해 마구잡이로 달려가는 기민당의 기세에 눌려 총선까지도 질질 끌려다닌 느낌이다. 조기통독을 반대했던 사민당에 통일관련표가 몰릴 수 없었음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으며 통일비용문제를 들고나와 기민당쪽을 공격하려 했지만 유권자들로부터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게다가 헬무트 슈미트 같은당내 원로들이 이번 선거의 대표주자인 오스카 라퐁텐의 패배를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적전분열상을 보였으며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노조측과도 최근에 거리가 생겨 패배에 부채질을 했다. 이번 총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또한가지 사실은 공산당의 몰락현상이다. 불과 1년전만 해도 기세가 등등하던 공산당은 베를린장벽 붕괴를 계기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 시작,지난 3월의 동독총선에서는 민사당으로 이름을 바꿔 재기를 노렸으나 16% 정도의 득표에 그쳤고 이번에는 더욱 형편없는 2.4% 득표로 만족해야 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반공산당 독재운동을 주도했던 젊은이들의 그룹인 「동맹90」등도 특례규정에 의해 원내의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40개의 정당·단체가 난립했던 이번 선거는 특례규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군소정당·단체가 규정득표율을 얻지 못해 거의 탈락,정리됐다. 독일의 헌정사에는 단독정부의 구성예가 없다. 따라서 정권교체는 연정구성멤버의 교체를 의미해왔다. 이번에도 콜총리의 기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지만 과반수투표에 이르지 못해 예외없이 연정이 탄생하게 됐다. 이번에 구성되는 연립정부는 통독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대량실업의 문제,구동독지역의 경제재건,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등의 국내적 과제를 안게됐으며 대외적으로는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새로이 부각되고 있는 독일의 기여문제,유럽통합문제,주변 동구국들에 대한 지원문제 등이 처리해야 할 우선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 외언내언

    일본에서 야쿠자라고 하는 폭력단체로 인한 피해는 크게 2가지. 조직폭력의 속성대로 이들이 유흥가를 지배하면서 마약밀매나 밀수·인신매내 등의 불법행위와 이권개입으로 사회를 멍들게 하거나 조직폭력간의 세력다툼을 위한 피의 전쟁으로 선량한 시민들이 해를 입는 것. ◆피의 전쟁은 지난 몇년 동안 일본내에서 치열하게 벌어져 왔다. 최대 조직인 야마구치(산구)파의 조장 다오카(전강일웅)가 지난 78년 피격당하면서 전쟁은 시작됐고 그 뒤를 잇는 조장자리를 둘러싸고 숱한 파벌 싸움이 있어 왔다. 지난 3년여 동안만을 보아도 3백17건의 「전투」에서 모두 95명이 죽었다. 주로 시내 한복판의 총격전이어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한창 때 언론은 총선거 뉴스보다 이 전투소식을 더 크게 보도할 정도로 관심의 대상. 동남아에서 젊은 여자들을 데려다 팔아넘기거나 마약·총기류를 밀반입,거래하고 자릿세로 일반시민을 괴롭히는 것은 이미 오래된 사회문제다. ◆그러나 이런 폭력조직에 대한 일본내의 대응도 만만치가 않다. 경찰은 폭력단 사무실에 드나드는 인물은 누구나 컴퓨터에 입력시켜 동향을 체크한다. 이들이 방뇨라도 한번 눈감아 줄 것도 연행해서는 조직상황을 캐묻고 벌을 준다. 행동을 철저히 제한하겠다는 의도. 또 범법자에 대해서는 끈질기게 추적하고 그 중에서도 두목이나 간부급의 범법행위는 사소한 것이라 해도 용납되지 않는다. 조직과 격리시키기 위해서다. 이에 못지않게 일반시민들의 폭력배 추방운동도 만만치가 않다. 시민단체들이 폭력배 사무실을 마을에서 몰아내고 있는 것. 은퇴한 노인·부녀자들이 앞장서고 있다. 지난 한해만 2백17개 사무실이 문을 닫았다. ◆그 야마구치파 소속 폭력배들이 대거 우리나라에 오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입국조차 못 하도록 원천봉쇄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것이 어려울 땐 국내에서의 활동이 제한되어야 한다. 조그만 범법행위라고 용서돼서는 안된다. 이들에 대한 대책을 서두를 때다.
  • 노대통령 방소의 정치·문화사적 의미

    ◎우랄산맥 넘어 동서화해의 새 이정표로/한반도안정·남북통일 앞당길 중요변수/시베리아 자원 발굴·인문과학 교류 기대 오는 12월 중순 있을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 방문은 우리나라 국가원수로서는 처음 이루어지는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한소 정상회담이 10월1일의 양국 국교정상화로 이어졌다면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 및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의 회담은 양국간의 실질관계를 여는 또 하나의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소 양국간 정치·경제·과학분야 등의 협력문제와 재소 한인문제 및 앞으로의 양국관계에 대한 전망 등을 김열규 서강대 교수와 최평길 연세대 교수에게 들어본다. 【대담=김열규 서강대 교수·최평길 연세대 교수】 ▲최평길 교수=노태우 대통령의 이번 소련방문은 지난 6월4일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10월1일 역사적인 양국 국교정상화 등으로 비롯된 양국간 공식적인 관계개선을 대통령이 직접 최종 마무리 짓는다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구 한말 당시 러시아와의 관계 이후 80여 년 동안 단절된 양국간 역사를 다시 정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80년 단절의 재봉합 ▲김열규 교수=한소 관계는 1884년 당시 제정 러시아와 조로통상조약을 맺음으로써 시작된 이후 선린우호관계를 유지했습니다. 6·25 등을 겪으면서 양국관계는 단절됐지만 한소 수교와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는 역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양국관계의 재봉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소련의 국가원수가 한국의 국가원수를 초청했다는 것은 앞으로 양국관계의 순탄한 정상적 관계를 의미한다고 봅니다. ▲최 교수=남북한 분단은 냉전시대의 희생물로 탄생한 것입니다. 노 대통령의 소련 방문은 남북통일의 외부적 변수로 작용,통일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남북 분단의 원인제공자의 하나인 소련이 통일을 위해서도 근본적인 영향을 미쳐야 할 것입니다. 이번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는 노­고르바초프 대통령간 남북통일을 위한 공동 코뮈니케가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같은 모스크바 공동선언이 내년초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시 서울선언으로 발전,남북통일에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 교수=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북한을 위축시킬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동구국가 등이 사회주의국가 완성에 실패한 이유가 전략의 실패라고 보고 있는 듯 합니다. 따라서 그들은 사회주의 체제의 마지막 보루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학자들을 만나면 소련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북 영향 고려해야” ▲최 교수=노 대통령의 방소 결과를 낳은 6공 북방정책은 탈 냉전이라는 국제정세변화와 함께 이념체제 측면에서 동구와 극동이 근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앞으로 북한도 이러한 한반도 정세변화에 따라 합리적인 방향으로 기존정책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군사안보적 차원에서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해 왔지만 경제적인 면에서도 동북아에서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에 비해 대소 경제관계 선취권을 획득했다고 분석됩니다. 따라서 내년 3월 고르바초프­가이후(해부) 일 총리회담에 앞선 노­고르바초프 정상회담은 일·소 정상회담의 의미를 희석시켰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김 교수=한반도를 포함한 시베리아 문화권의 주도권을 우리가 쥐어야 합니다. 이번 한소 정상회담은 아시아를 포함한 우랄 알타이 산맥의 동서를 잇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3국시대 신라문화는 범시베리아 문화의 완성체였습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시베리아내의 우리 문화를 발굴하는 커다란 전기가 될 수 있다고 관측됩니다. 즉 문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최 교수=소련의 자연과학 및 기초수학분야의 권위는 세계적입니다. 장기적으로 소련의 신소재개발을 비롯한 첨단기술을 우리 산업과 접목,응용하면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김 교수=오늘날 세계인문과학의 어떤 부분은 그 근원지가 소련인 것이 있습니다. 소련문학에서의 구조주의 ·기호주의도 서구문학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소련이 경제적 으로 부유하지는 못하지만 문학·음악 등에 있어서는 세계 문학·음악 등에서 한몫을 해내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문화학술의 교류야말로 적극 추진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최 교수=노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옐친 등과 같은 이른바 「지방분권론자」들도 포용해야 합니다. 소련연방내 15개 공화국의 자치정부를 주장하는 옐친 러시아공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소련 전국민의 90% 이상입니다. ▲김 교수=노 대통령의 방소는 한소관계 정립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지만 6·25 및 한반도의 분단에 소련이 관련되어 있고 교민들의 강제 이주 및 KAL기격추사건 등의 앙금도 남아 있어,이 문제들의 처리도 중요합니다. ○「KAL격추」 짚어야 한반도는 동서대결의 최첨병기지로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르게 된 것이기 때문에 소련은 이에 대한 응분의 정신적 배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반도의 안정에 일조를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한국정부로서도 노 대통령의 방소를 맞아 이 점을 소련정부에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교수=소련은 현재 심각한 경제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따라서 소련은 노 대통령의 방소기간 동안 경제원조 및 경제문제에 대한 협력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사실 소련은 21세기의 아시아·태평양시대를 맞아 아·태 경협에 참여하려고 하고 있으며 한국에 경협을 기대할 정도로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좌초된 경제를 희생시키려는 소련에 대해 진지한 자세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소,경협 촉구할 듯 소련은 한국정부에 대해 생필품수출 및 공동투자,합작 현금차관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소련이 획기적으로 국방비를 감축할 때 대소 원조를 한다고 밝히고 있고 일본도 북방 4개 도서 문제로 정부차원에서 대소 경협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정부는 전통적인 우방국가들인 미일과 보조를 유지해야 할 입장에 놓여있는 한편 대소 경제외교도 풀어야 할 형편이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한국정부의 현명한 경제외교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습니다. 양국의 경제관계는 우리가 소련에 생필품을수출하고 소련으로부터 이에 대한 것을 물품으로 받는 구상무역의 형태를 띨것 같습니다. 소련은 한국으로부터 물품을 받은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뒤 다른 물품을 제공하는 연불수출을 원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이 경우 즉각 현금으로 될 수 있는 금을 비롯한 원유·비철금속 등을 소련으로부터 받을 수 있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한소경협이 진전되면 중기적으로 양국이 신소재개발 등을 통해 빠른 시일안에 상품화가 가능한 것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대형 프로젝트에 컨소시엄 형태로 한국이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따라서 한국이 빠른 시일 안에 대응할 수 있는 행정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또한 대외협력기금을 엄격히 관리하여 북방진출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이 부당이익을 볼 수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김 교수=소련내에는 40만∼50만명의 교민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 교민의 시각은 사실 친북한 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그 동안 한소관계가 단절된 상태였기에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재소 한인들은 우리 문화와 소련의 문화를 조화롭게 접목시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봅니다. 교포들은 또한 그들이 속한 공화국내에서 경제·문화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한반도 주위의 다른 4강인 중국·미국·일본내 교포들의 위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들은 이들을 동정어린 눈으로만 보아서는 안됩니다. 정부는 이들이 콜 호스에서 생산하는 사탕수수와 콩 등을 모국에 수출하기를 원하고 있는 등 경제유대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교포교육문제에도 세심한 노력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재소 한인들은 우리들로부터 멀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앙아에 영사관을” ▲최 교수=중앙아시아지역에 총 영사관을 설치하는 것도 검토되어야 하며 한국의 기업이 진출할 경우 재소 한인들을 고용,그들의 수입을 높여 주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김 교수=노 대통령의 방소 기간중 교민대책이 제기되었으면 합니다. 재소 한인들이 현재 있는 공화국내에서 소수민족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전에 교포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문제를 결정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지난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지역으로 강제 이주된 교민들이 원래의 위치로 돌아오는 것도 방법일 수 있으며 교포들이 많이 사는 곳이 자치공화국이 되도록 소련정부에 요청하는 등 교민의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정치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랍직합니다.
  • 동구 출신 유권자 기민당 적극 지지/통독 첫 총선 이모저모

    ◎새 인물 대거 등장… 의회 물갈이 예고 ○국민 무관심 속 진행 ○…지난 1년 동안 세계를 온통 떠들썩하게 했던 「통독극」은 2일 실시된 전독 총선으로 대단원을 마감. 진눈깨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된 이번 선거는 일부 가벼운 소요사태는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평온한 가운데 하오 6시(한국시간 3일 상오 2시)에 끝났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의 붕괴→경제·사회통합→통독선언으로 이어졌던 흥분과 감격의 시리즈와는 달리 이번 총선은 유권자들로부터 무관심과 외면 속에 진행돼온 느낌. 이같은 상황은 어느 때보다 저조한 투표율이 잘 나타내주고 있는데 이 때문에 후보자들은 득표운동에 더욱 애를 먹었다고 호소. ○선거 뒤 겨냥 신경전 ○…이미 현 연정팀의 선거승리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기민 기사 자민당 등 연정 3당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선거 후를 겨냥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콜 총리는 자민당측이 선거전 막바지에 기민 기사당 연합에 과반수 득표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으로 새로 만들어낸 선거광고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연정 파트너로서 신중치 못한 처사였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번 선거는 연방의회 자체로 보아서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대량 세대교체와 물갈이가 이루어졌기 때문. 과거 동독 쪽에서 당선되어온 1백44명은 민주 의정에의 경험이 전무한 그야말로 신인들이며 이 밖에도 헬무트 슈미트,한스쥐벨 비스니에브스키,리처드 스틸클렌 등 구 제국의회 때부터 의석을 차지하고 있던 노병들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새 인물들이 대거 등장. ○…동구에서 이주해온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콜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을 적극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소련에서 이주해온 빅토르 니텔은 콜 총리의 개방정책으로 독일로 이주해 올 수 있었기 때문에 기민당에 투표했다고 밝히고 다른 많은 이주자들도 독일 통일을 주도한 콜 총리의 기민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마니아에서 지난 3월 이주해온 마티아스 모스베르거는 『나는 루마니아에서 공산주의의 실상을 체험했기 때문에 우익인 기민당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 섬유공장에 불/9천만원 피해

    2일 상오2시40분쯤 서울 도봉구 도봉2동 96의1 동남섬유공장(사장 박용건·35)에서 불이나 섬유원사 8백20상자와 편직기 11대 등 9천여만원어치의 재산피해를 내고 30여분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공장숙직실에 전기장판이 깔려있고 날씨가 추워 석유난로를 사용해 온 점으로 보아 전기장판 과열이나 석유난로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아 불이 난 것이 아닌가 보고 공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외언내언

    미래의 차는 자전거일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가설이 있다. 에너지절약 측면에서도 그렇고 환경오염방제에서도 그렇고 도로의 균형유지에서도 그렇다. 그래서 1984년 미국의 국책연구에는 1인을 1㎞ 운송하는 데 드는 에너지소모량을 칼로리 기준으로 분석한 것도 있다. 사람이 도보로 1㎞ 걸어갈 때 62㎈를 소모한다. 이에 비해 자동차는 1인 승차시 1천1백53,버스는 1인당 4백70,기차는 5백49㎈로 계산됐다. 그러나 자전거는 단 22㎈. 도보보다 에너지 소비가 적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다음 연구관심은 자연 자동차에 익숙해진 사람들을 어떻게 자전거를 애용토록 만들 수 있을까로 옮겨졌다. 하지만 사실은 자전거를 스스로 쓰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6월,1880년에 창설된 「미국자전거이용자연맹」은 1백10년 만에 새삼 전국회의를 개최했다. 그리고 교통정책 수립시에 자전거 교통문제를 확실히 설정하고 자전거를 위한 교통법의 개선 및 강화를 정식으로 요구했다. ◆오늘날 세계 자전거의 대부분은 아시아에 있다. 일찍이 자전거정책을 선택한 중국의자전거 수는 88년 자료로 3억대이다. 미국도 1억대는 되고 일본도 6천만대,서독과 인도는 4천5백만대이다. 월드워치연구소가 내는 가장 권위있는 지구환경연감에는 그래서 이제 자전거의 추세를 추적하는 한 장을 마련해놓고 있다. 최근 통계에는 한국도 기록되기 시작했는데 6백만대의 보유로 세계 10위권에 들고 있다. ◆공무원 승용차 10부제 운행이 시작됐다. 우선은 중앙부처와 각 시도 공무원 차. 이것만으로도 연간 5백11만ℓ의 휘발유에 24억원이 절약된다고 하는 것이다. 다음단계 목표인 전 공공기관으로 확대되면 이런 노력이 별것 아닌 것이 아니고 실제로 대단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철저히 지속하느냐의 문제는 우리의 관행상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너무 하는 척하다 만 것이 많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좀 자전거연구에 근접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저 흥미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 외무부 본부대사/지방관서에 파견

    정부는 1일 국제화시대에 대비,지방행정기관의 국제적 감각을 높이기 위해 풍부한 국제경험과 지식을 가진 외무부 본부대사를 지방기관에 파견,각종 국제교류 및 국제협력업무 등에 대한 지방행정기관장의 자문에 응하도록 할 방침이다. 외무부는 이를 위해 우선 권병현 전 버마 대사와 소병용 주쿠웨이트 대사를 각각 부산직할시와 경기도의 국제관계 자문대사로 임명,1일자로 파견했다. 외무부는 이와 함께 나머지 시 도의 자문대사는 부산직할시 등의 성과를 보아가며 추후 임명,파견할 예정이다. 이들 파견대사는 ▲지방차원의 경제협력 및 문화교류 등 각종 국제교류·협력업무 ▲외국 고위 방한인사의 영접 및 의전 ▲지방단위로 주최되는 국제행사운영 ▲국제정세 및 외교정책의 대국민 홍보 등에 관해 기관장의 자문에 응하게 된다.
  • “폭력·외설 투성이” 청소년 잡지/선교단체 조사 결과

    ◎흥미위주 제작에 「비행 학습지」로/낯뜨거운 내용 많아 성범죄 충동 유발/호화광고는 검약정신 좀먹어 청소년을 독자로 삼고 있는 잡지들이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치고 비행을 유발하기 쉬운 흥미위주의 내용에 치우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특히 교양오락지의 경우 성인들이 보아도 낯뜨거운 내용이 많고 국내의 유명연예인은 물론 외국배우들의 불건전한 생활까지 여과없이 옮겨싣고 있어 청소년범죄를 불러 일으킬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청소년 선교단체인 그레이트 비전선교회(대표 남용우목사)가 최근 국내 7개 청소년 잡지의 7·8·9월호를 분석한 「청소년 잡지가 지니는 특성과 한계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연예인 관련기사와 광고가 전체지면의 50∼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문지식·학습·사회문제진단 등은 2∼3개 잡지가 1.2∼6.6% 정도의 지면을 할애했을 뿐이었다. 음악·영화 등의 전문지를 자처한 잡지까지도 관련분야의 전문지식 및 정보는 4∼5쪽만 끼워넣어 「겉치레」를 할뿐 나머지는 대체로 흥미거리위주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잡지는 겨우 1개에 지나지 않았고 그나마 전체지면의 2.5%에 불과한 8쪽이었다. 이번 조사에는 입시와 과학분야의 전문 잡지는 제외됐으며 여러사람이 돌려읽는 회독률이 높고 대중적인 특성을 띤 종합지 및 영화·음악전문지 등이 대상으로 선택됐다. 이들 잡지에는 감각적이고 물질만능주의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광고가 많고 연예인들의 출세담을 통해 일확천금의 그릇된 「스타의식」을 갖게하는 것이 태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월호 H잡지의 경우 대마초를 피우다 검찰에 구속된 가수의 스타고백,함께 공연한 여배우와 염문을 뿌리고 있는 미국의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근황,올해 최대관객을 끌어모은 영화의 주연배우 박모군의 하루생활 등 인기연예인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다루고 있다. 영화전문 잡지인 S지의 경우 동성연애,창녀들의 정사장면 등 퇴폐적인 내용을 담아 외국 현지에서 조차 「외설시비」를 일으키고 있는 영화를 여배우들의 대형 나신화보와 함께 4면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R지·M지·J지 등도 마찬가지였는데 한결같이 수준낮은 기사에다 아슬아슬한 속옷차림의 모델을 내세운 내의·생리용품 광고,청소년들이 구입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싼 의류나 고급액세서리 광고 등 자극적이고 사치성 소비를 조장하는 광고로 가득차 있다. 이들 잡지는 대부분 표지에 얼굴화장을 짙게 한 여고생이나 외국연예인들을 모델로 쓰고 있으며 특히 곳곳에 야릇한 포즈를 한 연예인들의 천연색 사진이 전면 또는 절반이상을 차지,청소년범죄를 유발할 소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 근로자들의 「무력증」(사설)

    우리 사회는 근로자들이 일할 맛이 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려는 모양이다. 근로자의 31%나 되는 사람들이 무력감에 빠져 있고 기회만 있으면 직장을 옮길 생각(81%)을 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것도 직장으로 보아 비교우위에 속하는 집단의 근로자가 더 심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의 근로자보다 대기업의 근로자가 더욱 심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업종도 전기·전자·기계금속 등 전문숙련도가 높은 수출주력 업종에서 근로의욕의 감퇴현상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우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일할 의욕이 떨어지면 능률이 오르지 않고 불량률이 높아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 상품이 해외 수출시장에서 불량률이 높아 나날이 신용을 잃어가는 원인이 되고 있는 현상을 이 조사결과는 입증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의욕이 이렇게 감퇴되는 데는 물가불안과 사회전반의 투기심리가 주는 무력감이 원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압도적(62%)으로 많다. 말하자면 『뼈가 빠지게 일해보았자 좋은 장래를 설계할 만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관적인 생각이 근로자들 세계에 팽배해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사회의 정신적 불건강이 경제발전을 지체시키는 직접원인이라는 것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투기심리를 진정시킬 정책이나 물가안정정책을 맡은 당국의 관리능력에 많은 책임이 있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 조사에서 또 한 가지 상당히 의미있는 조사결과를 발견하게 된다. 응답 대상의 3명 중 1명 꼴이 『근로자세가 태만해졌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의 가치보다는 일확천금의 투기에 가담하고 싶은 욕구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이 더욱 많은 것이다. 한푼 두푼을 땀흘려 버는 일이 시답잖아 보이기 시작하면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리게 된다. 많은 근로자가 이런 증세에 감염되어 있다는 사실이 우울하다. 마치 모든 병인이 사회에 있으므로 책임도 사회가 져주어야 한다는 듯한 논리이지만 사실은 이 병리에서 낫는 것은 본인의 의지에 더 많이 달려 있다. 「투기」만 해도 그것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는 사람은 지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숱한 사람들이 「그랬다더라」는 허망한 소문에 들떠 우왕좌왕하다가 실패를 하고 허송세월을 하게 마련이다. 또한 마음이 황폐해지고 가족이 파괴되는 부작용도 비일비재하게 겪는다. 특히 크고 작은 기업으로 성공한 창업주들을 보면 예외없이 근면하고 성실한 근로자생활을 근본으로 하여 사업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래에 대한 희망」이 투기에 의해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의욕상실」 증세에 걸리면 걸린 당사자가 1차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일 뿐이다. 또한 근로자의 무력증적인 자기포기가 임금보수의 개선이나 근로내용의 변화보다는 기업내의 복지,인격적 대우,원활한 대화소통에 더 많이 있다는 응답에 대해서는 기업측도,그 감독기관도 많은 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일할 의욕이 떨어진 근로자의 문제는 기업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요컨대 마음만 먹으면 고칠 수 있는 병리현상임을 다같이 자각하는 일이 시급하다.
  • 국민화합 차원서 “파격적 배려”/「광주」 보상액 확정의 의미

    ◎보훈대상자들과의 형평문제로 고심/성금 목표 7백억 달성여부는 미지수 정부가 29일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에 대한 생활지원금을 포함,총 보상액 규모를 확정함으로써 정부차원에서의 광주보상문제는 일단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강영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이날 광주보상지원 위원회에서는 그동안 부처간 이견을 보였던 국민성금 모금형식의 생활지원금 규모의 경우 사망자 및 행방불명자에게는 7천만원씩,상이자에게는 3천만∼5천만원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고로 지급되는 보상금(호프만식 소득손실분+의료지원금)과 생활지원금을 합친 총 보상액 규모는 사망자 및 행불자의 경우는 7천1백만∼1억2천3백만원,상이자의 경우는 3천만∼1억9천2백만원으로 책정됐다. 정부는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 보상법이 통과된 직후 보상금 지급에 필요한 절차에 들어가 지난 8월17일부터 9월15일까지 모두 2천6백90명으로부터 피해자 신청을 받았다. 이 가운데 1차로 2천2백40명을 보상대상자로 판정하고 나머지 4백50명에 대해서는 재심토록 했다. 이들 보상대상자를 유형별로 보면 ▲사망자가 1백65명 ▲행불자가 37명 ▲상이자 1천9백74명 ▲연행·구속자 등 기타 생활지원금 대상자가 64명이다. 정부가 보상금 결정과정에서 특히 고심을 한 부분은 생활지원금 이란 것이 전례가 없던 것이어서 국가보훈대상자들이 형평의 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이를 어떻게 무마하면서 적정수준의 보상규모를 산정하느냐 였다. 총 보상수준이 1억원을 넘을 경우 국가보훈 대상자들이 보훈연금과 비교해 과다하다고 불만을 나타낼 것이고 광주 피해자들은 나름대로 적은 액수라고 주장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입장에서 정부는 광주문제의 해결이라는 정치적 차원에서 국가보훈대상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총 보상액의 규모를 상이자의 경우 최고 1억9천2백만원으로 「파격적」으로 지급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광주문제 해결은 결코 금전이나 보상규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이번 보상금 규모는 정치적 차원의 결단과 보훈대상자에 대한 배려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병행해 보훈대상자들에 대해서는 연금을 대폭 인상키로 했으나 차별의식에서 오는 반발이 무마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정부 주변에서는 그동안 대략 1억∼1억2천만원선에서 총 보상규모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번에 결정된 보상규모는 그같은 관측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보아 정부의 광주문제 조속해결 의지를 반영시킨 것으로 이해된다. 6공 정부의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는 「국민화합」 차원에서 정부가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주 현지의 여론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해 내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첫째가 국민성금으로 충당키로 한 7백억원에 달하는 생활지원금을 어떻게 모금할 것이냐의 문제다. 정부에서는 일단 광주시가 기채를 통해 선지급한 뒤 모금이 완료된 뒤 정산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긴 하지만 모금목표가 예상대로 달성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재벌들의 참여 없이는 힘들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기적으로 불우이웃돕기운동 등이 겹쳐 목표액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정부로서도 「국민화합차원」에서 전 국민적 모금 운동 동참을 언론에 호소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는 있으나 재해발생시에도 통상적으로 국민성금 모금액이 2백억∼3백억원에 불과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둘째 광주 현지에선 일부 피해자들이 보상에 앞서 선광주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을 요구하면서 수령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정부로서는 짐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야당 및 재야에서는 국가의 잘못된 행위를 전제로 한 배상을 주장하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의 보상금 수령을 더욱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그러나 최종적으로 수십명 정도만이 보상수령을 거부할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서는 법원에 보상금을 공탁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셋째 상무대 공원화와 기념관 건립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보상금 지급을 시작하면 광주 현지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여론이 돌아설 소지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이럼에도 불구하고 보상금 지급 추진일정에는 큰 탈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총 보상금 규모가 확정됨에 따라 12월 초부터 보상금 지급을 시작,가급적 연내에 마무리 짓는 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는 것이 한 예이다. 한편 국민성금 모금기간을 내년 2월까지로 잡은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 기간을 국민여론을 바탕으로 광주문제 치유기간으로 삼아 광주민주화운동을 재조명코자 하는 정부의 「의지」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광주 민주화운동이 발발 10년 만에 그 관련 피해자들에게 형식상으로는 「금전상」의 보상으로 위무를 한 것이지만 정부로서는 광주 문제를 확실히 한 단계 높은 「민주화운동」으로 규명하는 절차일 수밖에 없어 그 만큼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 UR협상,「농산물보호」에 주력/정부,최종전략 마련

    ◎섬유부문등 양보로 탄력대응/농업보조금 존속 반드시 관철/박상공/“미측 반대품목 새 대안제시 불가피” 정부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국내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산물 분야에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키는데 협상력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농산물분야 협상의 진행이 여의치 않을 경우 섬유·서비스·지적소유권 등 여타분야에서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농산물협상은 가급적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농산물분야에서도 시장개방 불가품목으로 선정한 쌀등 15개 비교역적(NTC)품목중 옥수수·콩 등 국내자급률이 낮은 일부 품목은 협상여하에 따라 양보할 수 있다는 신축적인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8일 상오 서울 상의클럽에서 이승윤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 주재로 대외협력위원회를 열고 UR협상타결의 관건이 될 내달 3일의 브뤼셀 각료회의에 대비한 정부의 분야별 UR협상 대응방안과 최종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UR대책회의에는 외무·재무·농림수산·상공 등 관계부처장관과 청와대 및 총리실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이날 회의에서 마련한 UR협상대책은 오는 12월1일 노태우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최종 확정된다. 정부는 농산물협상과 관련,NTC품목의 인정이 어려워질 경우 수입개방 및 농업보조금 감축 이행기간을 15년이상 최대한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UR협상이 브뤼셀각료회의에서 완결되지 않고 내년 2월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미국과 EC간의 농업보조금감축 수준등에 관한 협상추이를 보아가며 식량안보 등 비교역적 요소와 관련된 농업보조금 존속의 관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정부는 또 이번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UR의 15개 협상분야중 농산물분야와 함께 국내 파급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서비스·섬유·지적소유권·긴급수입제한분야의 협상에도 주력,분야별로 이해가 일치하는 나라들과 적극 연대해 협상에 임하는 방안도 강구키로 했다. 한편 박필수 상공부장관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정부가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협상과 관련,쌀을 비롯한 15개 농산물을NTC품목에 포함,협상안을 제출해 놓고 있으나 미국이 이를 전면 거부,완전히 새로운 대안을 내놓도록 비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장관은 농산물협상에서 우리나라가 제출해 놓은 NTC품목을 관철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불가피하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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