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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흥동 여 국교생 살해사건/검찰,오빠 범행 결론

    서울지검 서부지청 하종철검사는 6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권미경양(당시8살·국민교2년)살인사건의 범인이 권양의 오빠 권모군(10)이라는 수사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권군이 범행당시 10살로 형사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죄안됨」으로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그동안 대한변호사협회가 이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의 의문점을 들어 재수사를 요구한뒤 정밀수사를 벌였으나 ▲권군이 동생을 찌른 칼이 안방에서 발견돼 권군의 자백과 일치하고▲권군의 바지에 피가 묻어 있는점 등의 증거로 보아 권군의 범행임이 명백해 그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 중국/「개방미풍」 타고 부동산투기 상륙(움직이는 세계)

    ◎낡고 좁은 「인민주택」 인기 “시들”/새 국영아파트 웃돈밀매 성행/북경서만 1백여건… 심수등선 땅값도 껑충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도 최근들어 개혁·개방바람을 타고 부동산투기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아직은 초보단계에서 한국처럼 엄청난 규모의 투기바람이 일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전형적인 투기는 국가소유 아파트의 관리자들로부터 빈 아파트의 사용권을 얻어낸 다음 이를 최근에 부자가 된 개인사업자들에게 엄청난 프리미엄을 받고 넘겨주는 것이다.이같은 국가주택의 불법거래건수는 북경에서만 1백여건에 거래액수는 3억9천5백만원(한화 약56억원)에 달했다. 북경시당국은 이같은 투기조짐에 바짝 긴장,11명의 투기꾼을 체포하는 한편 부동산투기 전담반까지 편성,본격적인 투기꾼 색출작업에 나섰다.그런가 하면 국가주택 전매행위금지에 관한 새로운 법규를 만들어 공포하면서 투기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에 대한 자수기간까지 설정,『자수한 사람에게는관용을,그렇지 않은 범인에게는 중벌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개인이나 기업체가 지어서 파는 주택에도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중국관영 차이나 데일리지는 헌집의 전국 평균거래가격이 10평기준 한화 약1백20만원,새 집의 분양가격은 3백50만원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거래가격은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다. 물론 대부분의 중국인은 정부가 직장별로 배정해준 주택에 살고 있다.이럴 경우 월임대료는 공짜나 다름 없지만 시설이 형편없다.10평 안팎의 낡고 비좁을뿐 아니라 공동화장실을 쓰고 난방이나 배관시설이 엉망이다. 지역에 따라 물론 많은 차이가 있긴 하지만 개인사업으로 돈께나 만진 사람들이 살기에는 너무 비좁다.돈을 벌면 우선 집부터 산뜻한 것으로 바꾸어 살고 싶지만 늘어나는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투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86년부터 부분적이지만 개인의 주택소유와 매매를 허용해오고 있다.그래서 매년 주택투자액수가 39%씩이나 늘어났으며 현재 전국에 3천5백개의 부동산개발회사가 설립돼 10년전의 12개에서 놀랄만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차이나 데일리지는 지적했다. 90년도에 거래된 전국의 헌 집숫자는 27만8천가구로 89년보다 39%나 늘어났으며 새 집의 경우 2백억원(약2조8천6백억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중국당국은 밝히고 있다. 최근 헌 집의 거래가격이 연간 10%가량 오른데 반해 새 집은 22%씩이나 오른 것으로 보아 새 집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특히 경제가 번창하고 있는 심수등 경제특구에서는 최근 3년간 70%가 넘게 뛰기도 했다. 일부 기업인이나 당고유관리들은 미국의 플로리다주나 뉴욕·로스앤젤레스시 등지에서 주택을 구입하기도 하고 중남미휴양지에서 부동산을 물색하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주택매입자금은 지난해 여름 파산한 BCCI은행등 국제은행을 통해 송금하기도 하지만 주로 미국등지에 수출한 상품의 수출대금중 일부를 빼돌리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한 국제기구의 조사보고서는 이같은 방식으로 빼돌린 돈이 연간 1백40억달러에 달하며 그중 일부가 해외부동산투기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의 스탠더드지가 최근 보도했다.현재 미국에는 약4만명의 중국유학생들이 학업중이며 이들 대부분은 당간부나 기업인들의 자제들이다.
  • “동양의 유대인”… 중국인의 상가(대만경제기행:상)

    ◎“출혈경쟁 막자”… 「기업공조」 활발/“모험보다 실리”… 신기술 공동개발/품질다양화로 선진국시장 공략 10년만에 다시 찾아온 대만은 겉으로 보아 크게 달라진게 없었다.기껏해야 대북시내에 자가용과 공기오염이 다소 늘었고 허름한 공장들이 좀더 많이 눈에 들어올뿐 기자가 기대했던 시내의 으리으리한 빌딩군이나 교외의 말끔한 공장들은 찾기 어려웠다. 대만인들은 1인당국민소득 1만달러를 눈앞에 두고도 역시 실속위주의 검소한 생활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대만중앙은행은 지난 12월말로 외환보유고 8백억달러 돌파를 발표했다.91년 무역수지는 한국과는 정반대로 1백3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불과 2∼3년전 한국신문에서도 관심있게 보도됐던 이곳의 아파트값 폭등과 증권파동,범죄율 급증 등의 사회불안요인은 90년에 완전히 잡혔다고 대한무역진흥공사 대북주재원들이 전했다. 한국이 아직도 민주화의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한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적자와 투기열풍,각종 사회혼란에 휩싸여 있는동안 대만은 어느새 안정궤도에 접어든 것이다. 그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우리기준으로 보아 「지독하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중국인들의 돈에 대한 강한 집착 때문일 것 같다. 한국기업의 최대 약점중의 하나는 담합이 잘 안된다는 점이다.현대나 삼성 대우등 재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공동기술개발에 나섰다는 얘기는 있을 수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다. 이 점에서 대만기업인들은 우리와는 판이했다.신기술의 주요 핵심부품은 공동으로 개발하는게 보통이다.업자들끼리 돈을 모아 이곳 공업연구소 등 믿을만한 곳에 부품개발을 의뢰한다.그런 다음 여기서 개발된 핵심부품을 기초로 각 기업들은 서로 다른 모양과 다양한 기능을 자체기술로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다.예를 들어 VCR(녹화기)를 처음 개발한다면 가장 어렵고도 핵심부품이 되는 레코딩 헤드만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나머지 기능의 부품은 자체개발하거나 시장에서 사서 각자 서로 다른 모양의 VCR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대만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엄청난 신기술 제품개발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인 특유의 실리주의와 담합력 때문에 가능할 것 같다. 이들은 물건을 파는 데도 철저히 담합하는 경향이 있다.어떤 외국인 바이어가 한국에 들러 한 업체를 방문한후 다른 업체로 가면 가격이 낮아진다.그 다음 업체는 더욱 낮아져 결국에는 원가이하로도 살 수 있게 된다. 한국인들의 제살깎기 출혈경쟁은 최근의 바나나수입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너무 유명하다.하지만 중국인들은 다르다. 최근에는 레이저 디스크 분야에서 일본이 앞서가지만 대만인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외국의 특수 첨단기술도 합동으로 수입해 들여온후 이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각계각층에 따라 서로 다른 기호에 맞추어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며,이 방면에서는 대만의 중소기업인들이 남다른 기동성을 갖고 있다고 이곳 중화경제연구원의 단기박사는 지적했다. 대만기업들은 실패할지도 모르는 첨단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기보다는 안전과 실리위주로,비록 선발주자가 시장을 석권한 가운데서도 품질다양화라는 무기로 시장 한 귀퉁이를 비집고 들어간다는얘기이다.
  • 선거개혁이 필요하다(사설)

    올해 네차례의 각종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국회의원총선거,기초자치단체장선거,광역자치단체장선거,대통령선거가 그것이다.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이같이 골고루 몰려있어 국민들은 축제에 휩싸인 듯한 즐거운 마음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심정을 갖게된다면 이는 우리모두가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그리고 개선하고 개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아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진운과 관련,일련의 선거들을 놓고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정치 선진화를 위한 어떠한 개혁이나 의식전환이 보이지 않는데다가 선거가 닥칠수록 과열과 혼미가 판을 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후보들은 국가와 국민이야 어떻든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아래 온갖 구태와 악폐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고 일부 유권자는 그들대로 의식없이 과열분위기에 휩쓸릴 것이기에 문제가 크다.이렇게 될때 김력이 난무하는 선거가 될 것임은 최근에 있었던 시·도의원 선거를 보아서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더욱이 재벌총수마저 정당을 만들고 총선에 참여한다고 나서는 판이니 김권선거의 우려가 크지않을 수 없다.재벌의 직접참여는 국민을 생각지 않는것이며 역사의식없이 정치를 표피적으로 본데서 나온 망발로 생각된다. 우리가 일련의 선거를 놓고 우려하는 이유중 가장 큰 것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우리경제에 더 큰 주름살을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유력한 국회의원후보마다 10억원이상 몇10억원까지 써야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이니 한정된 자금이 생산활동에 투입되지 않고 소비적인 행태로 쓰인다면 모든 경제활동에 커다란 부담요인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는 물가를 올리고 임금상승은 물론 노동력의 이탈현상을 가져오는 등 수많은 부작용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이런 결과들이 예상된다면 이를 예방하고 후유증을 줄일 노력도 보다 강력하게 나와야 할 것이다.우선 국민모두가 주권의식을 갖고 「나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앞장설 각오를 다져야 될 일이다. 「돈을 많이 쓰는 후보는 떨어뜨려야 한다」는 데서 더 나아가 「재벌은 정치보다경제난국의 극복에 전력하라」든가 「땅부자보다 참신·유능한 인물을 공천하라」든가 보다 구체적인 요구를 국민의 입장에서 해야될 때가 왔다.또 보다 조직적으로 정당과 후보들의 김권타락선거나 사술을 감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오늘의 정당과 정치지도자들은 불신과 폐해로 얼룩진 과거의 정치행태에서 벗어날 새로운 각오를 보여줄 때이다.21세기를 준비하는 새로운 정치구도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개혁적 방안이 마련되고 제시되어야 한다.그 첫걸음으로 김력을 배격하는등 선거개혁의 의지를 밝히도록 권고한다.사회의 안정,경제의 발전,그리고 통일의 준비가 우리의 당면과제라면 공명선거야 말로 이같은 과제를 풀어나가는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 오늘의 혼돈상황 극복의 길/정옥자교수 인터뷰(서울신문 새해특집Ⅲ)

    ◎선비정신 되살려야 한다/옛날의 「철저성」과 「검약」 다시 배워야/아집보다 대의·미래지향의 통찰 필요/시속 영합않고 시비 분명히 가리는 자세 긴요 물질문명의 발달이 극도에 이르고 사람의 지혜가 하늘꼭대기를 향해 끝간데를 모르고 달려가고 있는 오늘날,전통사회의 덕목이었던 「선비정신」을 들먹인다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지 않는 일로 보일 수도 있다. 아니 그보다도 더 나아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과연 선비정신은 이미 오늘날에는 쓸모없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말았으며 이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일까. 이에 대해 뜻있는 많은 사람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뿐만아니라 오늘날 우리사회의 많은 문제,특히 지식인계층에 팽배해 있는 혼란·방황·무정견·몰가치 등 여러 현상을 극복하는 방도를 선비정신에서 찾아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정옥자교수(50·서울대 국사학과)도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조선후기지성사」(일지사 간)란 저서를 펴내기도 했던 그는 가치판단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오늘날 우리 사회(특히 지식인 계층)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오로지 선비정신의 회복밖에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를 만나 선비정신에 대해 들어본다. 『선비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오늘날 우리 지식인들의 실상을 살펴보아야 할 것 같은데 저도 물론 그 속에 포함됩니다만 한마디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썩은 냄새를 풍기는 이 시대에 지식인이라 해서 예외는 없다는 듯이 함께 부패하고 타락하는 군상들이야 이미 지식인이기를 포기했으니 언급할 가치조차 없겠지요. 그러나 그래도 일말의 기대와 관심을 모을만한 지식인들의 행태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니 바로 이것이 큰 문제입니다. 그는 그러한 지식인의 예를 끝도 없이 나열한다. 지식전달자 이상의 역할은 아예 사양해버리고 단지 지식의 기능공으로 전락한 대학교수를 비롯해 이전투구의 정치상황속에서 스스로 도구화를 자처하는 지식인,비판의식조차 위험시하고 무사안일의 타성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지식인,방향성을 상실한 채 현실도피의 무기력을 냉소로 위장하는 지식인 등…. ○지식인의 사명 상실 『오죽하면 이러다가는 지식인 전체가 이대로 안락사하는 것이 아니가 하는 위기의식까지 느끼겠습니까. 이들은 이미 이상과 도리를 펼쳐 사회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지식인으로서의 기본자세까지도 망각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개인과 가족,집단과 영역의 이기주의에 함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당장의 이득을 위해서는 신념도 수시로 변해버리니 국민에게 심한 상실감만 안겨주게 되는 것입니다』 그는 이러한 지식인의 보편적 양태가 양심과 진보를 표방하는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예외없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 또한 스스로의 이득이나 기득권확보를 위해서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이중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상황이 불리할 때는 눈 딱감고 모른체 하다가도 상황이 호전되는 기미만 보이면 누구보다 앞에 나서서 목청을 높이는 불철저성이나 시류에 편승해서 한몫 보려는 사이비성 등이 다 이에 속한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좌절감과 신념의 결핍,그로 인한 방황과 표류,그리고 도피와 단절 등이 저 자신을 포함한 이 시대 지식인들이 어쩔 수 없이 공통적으로 몸에 붙이고 다니는 병균과 같은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행태들이 지식인의 본래 모습인가 하는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통사회 지주역할 이러한 회의 끝에 결국 그는 그 대안을 전통시대의 지식인­선비속에서 찾아냈다. 선비정신이 비록 단절되어 버린 과거의 가치관이었지만 그것을 현대적 입장에서 승화시켜 수용한다면 이 시대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지식인 사회가 이렇게 된 것도 어찌 보면 오랜 세월을 두고 우리의 전통사회를 지탱시켜온 선비정신이 갑자기 단절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서릿발같은 기개와 대쪽같은 지조,그리고 청빈으로 대표되는 선비정신이 조금이라도 살아있었던들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월등히 깨끗하고 활기찬 사회가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선비정신이 단절된데는 세가지 원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첫째는 19세기 후반부터 밀어닥친 서양제국주의의 힘의 논리이며,둘째는 이를 토대로 한 일제의 식민사관,그리고 셋째는 망국으로 인한 주체의식의 상실과 자기비하라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정신문화는 서양의 실용주의에 의한 물질문명과는 그 기본성격이 달라 일괄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것인데도 결과적으로 그 힘의 논리가 물리적 우세를 차지하게 되자 마침내 힘의 유무를 우선순위에 두게된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의 정신문화 역량을 일찍이 감지한 일제 식민사학자들이 이를 깎아내리고자 힘의 논리만 가지고 우리의 역사를 해석했던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하루아침에 식민지 백성으로 전락하자 극도의 좌절감과 자기비하에 빠져 모든 책임을 전통의 선비문화에 돌린 나머지 그 정신까지도 철저하게 평가절하했던 것이지요』 ○왕조 멸망으로 단절 결국 이렇게 하여 불과 1세기도 채 안되는 근대까지 우리사회의 버팀목이었던 선비정신은 여지없이 말살되고 오늘날에는 마치 아득한 옛날의 일인 것처럼 여겨지게 된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미국의 프런티어정신이나 일본의 사무라이정신이 오늘날까지 그들의 가슴속에서 살아 숨쉬어 그들을 지켜주고 그들의 힘의 원천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거기에 대응할 정신적 지주가 없음을 안타까워 한다. 그래서 더 늦기전에 우리도 우리의 선비정신을 오늘에 맞게 되살려 우리 스스로를 다잡아야 한다는 당위성이 강조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오늘날과 같은 혼돈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옹골차고도 청렴한 선비정신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선비의 역할과 모습은 조금씩 달랐지만 「철저성」과 「검약」으로 대표되는 그 근본정신은 언제나 한결같았다고 말한다. 『서릿발같은 기개와 대쪽같은 지조는 바로 이 「철저성」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나아갈 때와 물러갈 때를 분명히 알았고 결코 시류에 영합하거나 돈과 권력의 도구가 되지 않았습니다. 정치가 도리를 벗어나든지 권력자가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언제든지 자리를박차고 나옵니다. 사필을 들었을 때는 선과 악을 직필함으로써 어떠한 권력의 부정과 불의도 은폐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또 검약은 청빈을 자랑으로 여기게 했고 이것이 그들로 하여금 부귀의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는 지조를 지키게 하여 늘 확고한 비판정신을 가질 수 있게 했습니다』 ○보다높은 가치 추구 그리하여 선비정신은 각 시대마다에서 그 사회의 양심이요 지성이며 인격의 기준으로 인식되었고 심지어 생명의 원동력인 원기로까지 여겨졌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선비정신은 지식인으로 하여금 현실적·감각적 욕구에 매몰되지 않고 보다 높은 가치를 향하여 상승하기를 추구하는 가치의식을 갖게 해주며 그 신념을 실천하는데 꺾이지 않는 용기를 주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전통사회에서 선비정신이 빛을 발하면 사회 전체가 원기왕성해지고 반대로 선비정신이 퇴색하면 사회전체가 침체해지고 타락하는 현상을 보여왔습니다. 이 때문에 지식인들은 사회의 침체기에 이를 때마다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려고 노력했지요.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조선후기의 실학입니다』 그는 조선후기의 듯있는 지식인들이 침체된 지식인 사회를 실학으로 극복했듯이 오늘날 우리 지식인 사회의 분위기를 바꿔놓기 위해서는 개혁의 의미로서의 또다른 실학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한다. 그것을 바로 외래의 것이 아닌 우리 고유의 선비정신을 되살리는데서 찾자는 것이다. 『우리는 참 나쁜 버릇이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모든 문제를 일본이나 서구 등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나은 외국의 경우에 비교해서 해결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저들과 우리는 문화적 배경이나 처해 있는 상황이 근본적으로 다른데도 저들의 경우와 맞으면 합리적인 것으로 보고 그렇지 않으면 애써 그들의 경우에 맞추어 억지로 합리화 시키려는 경항이 바로 그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것이야말로 또 하나의 문화적인 미신이라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합리주의는 그들의 실용주의에서 온 것이며 실용주의는 궁극적으로 물가가치기준에 다름 아니지요. 만약 이 방향으로만 치닫다 보면 결국 우리 사회는 정신이피폐해져 돌이킬 수 없는 윤리적·도덕적 타락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한 징후는 이미 우리 주위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늘 도리보다 실리가 앞서기 때문에 염치없는 일을 버젓이 해놓고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이같은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지식인들이 앞장서서 우리의 것인 선비사상으로 자기혁신을 꾀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뼈깎는 자기반성을 그는 선비정신의 발현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식인들이 부단히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아집보다는 대의를 앞세우는 인격수양을 통해 찾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선비정신을 되찾은 지식인 사회는 우선 대의를 앞세우기 때문에 눈앞의 작은 실리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개 되며 사소한 일로 서로 질시·반목하여 대세를 그르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또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는 불요불굴의 정신과 예리한 통찰력이 생겨 혼돈의 시대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민적 화합과 협력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항상 이득이 있고 없음보다 도리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때문에 사회의 도덕성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며 사람들마다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함으로써 방황은 그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신념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철저성 때문에 시시비비,즉 옳은 것은 어떤 경우라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언제라도 그르다고 함으로써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밝힐 수 있는 건전한 비판환경이 정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지만 지식인들의 각성여부에 따라 멀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실현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 한반도통일 국민의식조사

    ◎남북 정상회담은 빠를수록 좋다/북한의 개방과 변화 선행돼야/58%가 “독일식 흡수통일이 바람직”/“본격 교류이전 국내정치 안정부터” 45%/“10년내 통일온다” 국민 73% 확신/이산가족 상봉이 최우선 과제/4명중 3명이 “북한 핵개발 두렵다”/통일 장애 “김일성 유일사상·군사대결·북의 폐쇄성 순” ▷합의 실현기대◁ 지난번 남북총리회담에서 양측이 기본적인 문제에 극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이번 조사에서 이러한 남북합의내용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느냐고 질문한 결과,전체 대상자의 21.4%가 「크게 기대」한다는 반응이고,53.8%가 「비교적 기대」한다고 응답하였다.따라서 우리 국민 네명중 세명정도(75.2%)가 이번 남북합의 실현을 기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1.4%이고 「잘 모르겠다」는 대답도 3.4%였다.남북합의내용의 실현에 대한 기대감은 남녀별로나 지역별로는 차이가 거의 없으나,연령별로는 큰 차이를 보여 연령이 높을수록 기대감이 큰 반면,연령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줄어드는것으로 나타났다. ▷정상회담 찬성◁ 지난 번에 남북이 총리회담에서 기본적인 문제들에 합의함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의 실현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그러면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남북정상회담을 얼마나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까.이번 조사결과 응답자의 54.6%가 남북정상회담이 「아주 필요」하다는 인식이고 38.8%가 「필요한 편」이라고 응답해 대다수(93.4%)의 국민들이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4.8%에 불과했고 「잘 모르겠다」는 반응도 1.8%였다.여자보다는 남자가 「아주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한 반면,연령이 적을수록 「아주 필요하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약간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남녀별이나 연령별,지역별로 응답 차이가 별로 발견되지 않아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거의 절대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급한 의제◁ 이처럼 우리 국민의 9할 이상이 남북정상회담이 절실하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으며,또한 일각에서는 그 가능성이 점쳐지기까지 하고 있다.그러면 남북정상이 만나 실제로 어떤 문제들을 토의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이번 조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가장 시급히 다뤄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이산가족의 재회및 상호방문」이 44.7%로 가장 많이 지적되었고,그 다음으로 「북한 핵개발 문제」(20.5%),「경제교류및 협력」(18.8%),「군사력 감축」(9.5%),「통신·우편·방송의 교류」(6.2%)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역시 이산가족 문제가 가장 커다란 겨레의 상처임에 틀림없으며 최근의 국내외적인 조류에 비추어 북한의 핵개발,남북의 경제교류 등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특히 연령별로 의견 차가 분명히 나타나,연령이 많을수록 「이산가족문제」나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연령이 적을수록 「경제교류」나 「군사력 감축」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치안정 도움◁ 한편 우리 국민들은 남북정상회담이 국내정치를 안정시키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할까.이번 조사결과 남북정상회담이 국내 정치안정에 「아주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22.7%,「비교적 도움」이 된다는 반응은 40.8%로 나타나 전체 국민의 63.5%가 국내 정치안정이라는 측면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 응답은 26.3%에 달했으며 「오히려 해롭다」는 반응도 4.7%였다.(「잘 모르겠다」 5.5%)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 국민의 대다수가 남북정상회담이 절실한 것으로 인식하며 회담의제로는 「이산가족 문제」「북한의 핵 개발 문제」「경제교류및 협력문제」등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울러 남북정상회담이 국내 정치를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는 예상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 국민들이 지난번 남북총리회담의 합의를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커다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통일은 언제쯤◁ 이번 조사에서 남북이 언제쯤 통일될 것인가를 질문한 결과,조사 대상자의 20.4%가 「5년내」,14.6%가 「7∼8년내」,37.6%가 「10년 내」라고 응답하고 있다.이를 합쳐 보면 우리 국민의 72.6%가 「앞으로 10년안에 통일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이러한 수치는 최근 남북합의를 배경으로 국민들의 통일 기대감이 크게 고무된 결과로 생각된다. 특히 「5년 내에 통일이 된다」는 전망은 남자(16%)보다는 여자(24.6%)에게 많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많다(20대 10.6%,30대 15%,40대 20.2%,50대 이상 39.9%).이러한 결과를 보면 최근의 남북화해 분위기에 대해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다소 냉정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수 있다. 한편 「15년 내에 통일이된다」는 응답은 11.5%였고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응답도 6.5%였다.그러나 「통일 자체가 어렵다」는 비관적 의견도 8.8%로 우리 국민 열명중 거의 한명 정도는 통일 자체를 불투명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수통일 될까◁ 그러면 남북통일의 방법으로 독일처럼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물어본 결과,조사 대상자의 58.2%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이고 31.8%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다(「잘 모르겠다」 10%).이처럼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연령이 낮은 층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다소 늘어나고 있다.지역별로는 도시보다는 읍면지역에서 「바람직하다」는 반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그러한 흡수통합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를 질문한 결과,응답 대상자의 38.9%가 「가능하다」는 응답이고 49.7%가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여 전체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역시 연령이 많을수록 그리고 읍면지역에서 흡수통합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인식하는 반면,연령이 적을수록 그리고 도시지역에서 흡수통합 가능성을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우리 국민들은 남북통일이 독일과 같은 흡수통합이 바람직하지만 그 실현은 만만치 않다는 현실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어떻게 대할까◁ 우리 국민의 통일관은 결국 우리 국민이 북한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하는 문제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이번 조사에서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물어본 결과,조사 대상자의 43.5%가 「북한은 도와주어야 할 상대」로 인식한 반면,42.8%가 「대등하게 주고 받아야 할 상대」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결과는 우리 국민들 가운데 대화와 교류의 상대로서 북한에 대한 인식이 현재 크게 양분되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북한은 아직까지 우리가 싸워이겨야 할 상대」라는 냉전적 인식은 11.3%에 불과했다.이러한 결과는 바꾸어 우리 국민의 절대다수(86.3%)가 일단 북한을 대화와 교류의 상대로 인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다만 그러한 인식의 토대 위에서,「북한은 도와 주어야 할 상대」라는 인식과 「대등하게 주고 받아야 할 상대」라는 인식이 팽팽하게 공존하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별로 응답의 차이가 커서 연령이 많을수록 「북한은 도와주어야 할 상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젊을수록 「대등한 상대」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핵문제◁ 최근 국내외적으로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른 북한의 핵 개발에대해 조사 대상자의 34.3%가 「아주 두렵다」는 응답이고 40.1%가 「두려운 편」이라는 반응이다.결국 우리 국민 4명 중 3명(74.4%)이 다소간 차이는 있지만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별 두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23.1%였다.성별로 보면 남자보다는 여자가 두려움을 더 느끼며 연령이 많을수록 두려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우리 국민이 커다란 두려움을 느끼한 한,이 문제의 해결이야말로 남북관계 개선의 주요한 선행조건이며,따라서 이번 조사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의 주요한 의제로 지적되고 있다. ▷통일의 장애는◁ 현재 남북통일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불어본 결과,「유일사상및 세습체제」라는 응답이 30.3%로 가장 많았고,그 다음으로 「군사적 대결상황 및 상호불신」(24.4%),「북한의 폐쇄성」(18.8%),「우리 내부의 혼란」(13%),「남북간 경제력의 차이」(12.5%)등의 순이다.이처럼 우리 국민들은 유일사상·폐쇄성등 북한 사회의 문제점을 남북통일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편 남북 상호간의 대결과 불신도 만만치 않은 장애요소이며 아울러 우리사회의 내부혼란도 부분적으로 통일에 장애를 준다는 인식이다. ▷통일주요과제◁ 그리고 우리가 통일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45%가 「정치안정」을 으뜸으로 꼽았으며,그 다음으로 「지역감정 해소등 사회적 화합」이라는 응답이 22.1%,「경제발전」이 18.7%,「각 분야의 민주화」가 1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아직까지는 우리 국민들이 남북통일을 위해서도 우리 정치의 후진성 극복을 가장 커다란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한편 남녀별로 약간의 인식 차이를 보여 여자는 통일을 위한 과제로 경제발전보다는 정치안정을 상대적으로 많이 꼽았고,남자는 상대적으로 경제발전을 많이 지적했다.그리고 남녀나 연령,지역에 상관없이 지역감정해소등 사회적 화합을 주요한 과제로 제기한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이러한 결과는 내부적 안정이나 화합이 없는 통일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국민적 합의가존재함을 분명히 보여 준다고 할수 있다. ▷설문조사 내용◁ 1·지난번 남북총리회담에서 양측은 남북관계의 기본적인 문제들에 합의하였습니다.이번의 남북합의 내용이 실현되리라고 기대하십니까? ①크게 기대를 한다 21.4% ②비교적 기대하는 편이다 53.8% ③별 기대하지 않는다 21.4% ④잘 모르겠다 3.4% 2·우리 현실에 비추어 남북정상회담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①아주 필요하다 54.6% ②필요한 편이다 38.8% ③필요하지 않은 편이다 3.8% ④전혀 필요하지 않다 1.0% ⑤잘 모르겠다 1.8% 3·만약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어떤 문제를 가장 시급히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경제교류 및 협력 18.8% ②이산가족의 재회 및 상호방문 44.7% ③군사력 감축 9.5% ④통신·우편·방송의 교류 6.2% ⑤북한의 핵개발문제 20.5% ⑥무 응 답 0.3% 4·만약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그것이 우리나라 정치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①아주 도움이 될 것이다 22.7% ②비교적 도움이 될 것이다 40.8% ③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다 26.3% ④오히려 해로울 것이다 4.7% ⑤잘 모르겠다 5.5% 5·남북통일이 언제쯤 실현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①앞으로 5년이내 20.4% ②7∼8년 14.6% ③10년이내 37.6% ④15년이내 11.5% ⑤그 이후 6.5% ⑥통일 자체가 어렵다 8.8% ⑦무 응 답 0.6% 6·우리도 독일처럼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①바람직하다 58.2% ②바람직하지 않다 31.8% ③잘 모르겠다 10.0% 7·그러면 현실적으로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①가능하다 38.9% ②불가능하다 49.7% ③잘 모르겠다 11.4% 8·전체적으로 보아 북한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우리가 도와 주어야 할 상대이다 43.5% ②대등한 수준에서 주고 받아야 할 상대이다 42.8% ③아직까진 대결해서 이겨야 할 상대이다 11.3% ④잘 모르겠다 2.4% 9·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평소 어떤 느낌을 가지고 계십니까? ①아주 두려운 느낌이다 34.3% ②조금 두려운 느낌이다 40.1% ③별 느낌이 없다 23.1% ④잘 모르겠다 2.5% 10·현재 남북통일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북한의 폐쇄성 18.8% ②유일사상 및 세습체제 30.3% ③군사적 대결상황 및 상호불신 24.4% ④남북간 경제력의 차이 12.5% ⑤우리 내부의 정치경제적 혼란 13.0% ⑥무 응 답 1.0% 11·그러면 통일을 위해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정치안정 45.0% ②경제발전 18.7% ③지역감정해소등 사회적 화합 22.1% ④각 분야의 민주화 14.1% ⑤무 응 답 0.1% ◎지역인구비례 할당 무작위 추출/20세 이상 남녀 1천명 전화조사/조사방법 서울신문은 92년 신년특집으로 현대리서치연구소와 공동으로 전국의 20세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월18일부터 사흘동안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 정치의식」이란 주제로 전화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조사는 우선 전국을 대도시·중소도시·읍면지역으로 층화한 다음,해당지역의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수를 할당하고 표본수에 비례해 해당지역의 전화국번을 무작위로 뽑았다. 그리고 난수표의 네 자리수로 전화번호를 부여하여 조사원이 조사대상자와 통화하도록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조사된 대상자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성별로는 남자 49.1%,여자 50.9% ▲연령별로는 20대 34.7%,30대 24.1%,40대 17.2%,50대 이상 24.0%,▲시도별로는 서울 24.8%,경기 인천 17.1%,충청 대전 9.9%,전라 광주 14.5%,경상 부산 대구 29.0%,강원 제주 4.7%,▲지역 특성별로는 대도시 46.9%,중소도시 30.8%,읍면지역 22.3%이다. 이번 표본이 무작위 추출이 되었다고 볼때,이런 방식으로 표본을 100개 구성한다면 그중에 95경우(신뢰수준 95%)에서,전국민의 실제의견과 이번 조사결과의 차이가 플러스 마이너스 3.1%를 넘지않는다. 그밖의 실제조사 과정에서 오차가 개입될 가능성도 있으나 현대리서치연구소와 표준적인 전화실시규칙을 엄격히 적용하여 오차를 극소화하였다.
  • 원동러시아를 가다:1

    ◎본사 이기동특파원 현장르포/두만강하구/「한민족의 한」 서린 동토… 남북합작 꿈 “일렁”/개방바람 타고 「3각특구」로 각광/“한국서 왔다”에 군차량까지 선뜻 내주며 취재 안내/개발결실땐 한인정착촌이 중심권으로 부상 시베리아의 동쪽끝 러시아 원동지방이 1월1일 블라디보스토크 개방과 함께 긴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겨울이면 영하 40도를 오르내리고 바다가 얼어붙는 이곳은 우리민족의 근대사 한토막이 버려져있는 한맺힌 땅이기도 하다.구한말 굶주림을 견디다못해,그후에는 일제의 핍박에 고향땅을 두고 두만강을 건넌 우리 선조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았던 곳이다.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끌려가기까지 20여만명의 선조들이 그땅에서 살았고 지금도 10여만명의 우리 동포가 살고 있는 곳이다.서울신문은 이기동모스크바특파원을 이곳으로 보내 「금단의 굴레」를 벗어던진 원동러시아의 변모하는 모습과 거기서 살아온,그리고 살고있는 한인들의 실상을 취재,신년특집기획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두만강­.일제통치하 나라 없는 우리 민족이 앓아야 했던 이산과 망향의 상흔을 가장 가슴아프게 전해주는 민족의 강. 나라 잃은 백성들,조국땅에서 굶주리고 버림받은 숱한 우리 혈육들이 이 강을 건너 만주로 시베리아로 흩어져간 한맺힌 강이다.일제로부터 해방된지 반세기.서울에서 기차로 5∼6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이 강을 가기 위해 기자는 남의 땅 러시아의 하바로프스크로,블라디보스토크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다시 기차로 10여 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분단의 고통」을 맛보아야 했다. ○영하40도 오르내려 두만강을 끼고 있는 북한·러시아의 국경도시 하산은 4백여 가구에 주민 1천명이 사는 작은 강변마을이다.불과 한달여 전까지만 해도 외국기자라면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금단의 군사지역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측의 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포시예트,하산지대를 잇는 경제특구개발에 포함된 탓에 외국인들에게도 개방,개발 분위기에 조금씩 들떠가고 있다.하산마을 초입으로 들어가는 도로에 설치된 국경경비대 검문소의 차단기는 말끔이 치워져 이방인의 출입에 아무런 장애도 없었다. 하산지구 국경경비를 관장하는 슬라비앙카주둔 국경경비대에 취재허가를 신청하기 위해 포시예트 최고회의의장을 찾아갔더니 젊고 활기찬 고르부노프 알렉산드르 니콜라예비치(32)의장은 공식적으로 하산에 취재온 「최초의 한국기자」라며 협력해 줄 것을 흔쾌히 약속했다. 2시간만에 군당국으로부터 『취재해도 좋다』는 정식허가가 나왔고 놀랍게도 국경경비대 포시예트지구에서 군용 지프까지 취재차량용으로 제공해 주면서 서툴지만 한국어를 곧잘하는 장교 한사람까지 따라붙여 주었다. ○외국인에 최근 개방 잿빛 날씨속에 기자앞에 모습을 드러낸 두만강은 수량이 많지 않아 얼어붙은 강물이 강폭의 절반 정도를 채우고 있었다.한반도와 러시아땅을 잇는 유일한 다리인 두만강 철교위로 때마침 목재와 소련제 카마즈 트럭을 가득 실은 열차 한대가 북한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산읍 최고회의의 스테파노프 이반 블라디미로비치(31)의장은 길이를 제외하고는 두만강철교에 대한 소상한 소개를 해주었다.북한에서는 조소친선교라 부르고 러시아측에서도 같은 뜻의 러시아어로 「모스트 드루즈바」라고 부르는 이 철교가 개통된 것은 1959년 8월.그 이전에는 해방직후인 46년 자동차 목교가 이 자리에 건설됐었고 51년 철도목교가 대신 들어섰는데 57년에 있은 연해주(프리모리 크라이)대홍수 때 이 철도목교가 파괴돼 잠시 임시철교가 가설돼 있었다. 스테파노프의장은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두만강 일대 개발계획에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북한은 향후 20여년에 걸쳐 총3백억 달러를 투자해 이 일대에 세계최고수준의 공업지대를 조성한다는 개발안을 91년 10월 밝힌바 있다.일차적으로는 북한의 선봉,러시아의 포시예트,중국 훈춘으로 연결되는 소3각권으로 국제적인 경제특구를 이 지역에 만든다는 의욕적인 개발계획이다. UNDP(유엔개발계획기구)가 적극 나서고 남북한과 중·소·일등 주변국 모두가 적극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는 두만강하구개발계획이 결실을 맺을 경우 하산지구 일대는 그 중심권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북한·중국 3국 국경이 연결되는 교통요충지로서 하산을 통하면 기차 자동차로 그리고 두만강하구 준설작업이 완성되면 뱃길로도 어느 방향으로든 갈수 있다』면서 『남북한이 빨리 통일돼 한국의 질좋은 기계 제품들이 북한을 통해 철도로 이곳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만강 개발계획이 결실을 맺을 경우 하산일대는 우리 민족의 「한맺힌 땅」에서 남북한이 경제협력을 통해 통일의 날을 앞당겨 줄 희망의 땅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하산지역은 현재 소련극동지역에 거주하는 10여만명의 한인들에게는 바로 고향같은 곳이다.한인들이 두만강을 건너와 첫발을 디딘 곳이 바로 하산마을을 중심으로 한 이 지역 일대이기 때문이다.1863년 13가구의 한인들이 두만강을 건너와 최초로 자리를 잡았던 곳이 인근의 자바이칼스키 카자키 마을이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립도서관의 한 문서보관소에는 당시 하산지역 러시아군수가 이들 한인 13가구의 이주를 정식으로 허가한 증명서가 보관돼 있는데 기자는 블라디보스토크역사연구소의 알렉산더 페트로프(40)박사가 갖고 있는 이증명서 사본을 통해 한인들의 이주 연도와 가구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곳곳에 한글식 지명 한인들이 이주해와 살면서 이 지역 일대에는 앞산·하산·백산·수풍·남강 같은 한글식 지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하산마을 어귀에는 북한으로 연결되는 철도가 가로지르는 작은 둔덕같은 산이 있는 데 이 산밑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마을이름이 하산.러시아 이름 하산(XACAH)은 당시 한인들이 붙인 조선 이름 하산을 음차한 것이다. 연해주(프리모리 크라이)일대에는 지금도 그 당시 이런 식으로 한인들이 붙인 우리식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 한인들은 지금도 이 이름들을 사용한다.예를들면 블라디보스토크는 해삼위.당시 해삼이 많이 잡히던 지역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소왕령(우수리스크),수청(파르티잔스크·이 마을 옆을 흐르는 파르티잔스키강물이 맑다 하여 붙여진 이름),동개터(동쪽이 열리는 곳·나홋카),목구(포시예트),흥개호(항카호수),하마탕(라즈들느이),연추(그라스키노),신안천(페르바야 레츠카)등 현재 이곳에 사는 한인사이에 통용되는 이런 식의이름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 남아있는 건 지명 뿐이 아니다.
  • 1991년을 보내며/지난해 실패만 한것은 아니다(사설)

    1991년은 끝난다. 우울하고 답답한 1년이었다.활력넘치고 빛나던 70년대나 착실하게 안정적이었던 80년대의 체험이 다소 들뜬 체질을 만들어온 우리에게 이 긴 불황과,단서를 찾을 길없는 혼미는 견디기에 부담스런 한해였다. 정치적으로 지난 한해는 우리에게 기쁨을 주지 못했다.의정은 의정대로 기대를 밑도는 실망만 보여주었고 행정 또한 표나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무엇보다도 사회적인 불안요인은 심각한 지경을 만들었다.민생치안이 허망하게 구멍뚫려 있어서 국민학교주변도 주택가도 안전하지 못했고 여전히 인신을 볼모로 하거나 해치며 범죄를 저지르는 집단이 별로 줄지 못했고 갖가지 범죄가 창궐했다.특히 범죄의 질이 지능화되고 신종범죄수단이 개발되기도 했다.그 중에도 지난해에는 범죄적 연고가 없는 불특정의 대상을 상대로 「분풀이식」 폭행이나 잔혹한 범행을 하는 범죄가 늘어났었다. 사회가 타락해가고 도덕적으로 무너지는 속도도 91년에는 좀더 심했던 해였다고 할 수 있다.뇌물로 인한 함정에 빠진 계층이 사회전반을 휘몰고가는 현상을 보였다.국회의원의 뇌물외유를 비롯하여 직위가 상당한 고위공직자가 줄줄이 연루된 증수회 비이가 천지를 진동시켰다. 마침내 그 이전의 어떤 비이보다도 우리를 강타한 것은 예술교육기관에 종사하는 대학교수들의 입시불정사건이다.국회의원이나 관이에 대한 뇌물 파동은 어느 시대 어떤 사회에서도 예가 있을수 있지만 명문대학의 권위있는 대학교수가 자기대학 학생을 거액으로 거래하며 입시부정을 해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일이다. 우리를 가장 암울하게 만드는 현실은 어둡고 긴 터널을 헤어나지 못하는 경제현실이다.물가는 물가대로 불안하고 제조업에서 수출에 이르기까지 생산은 가라앉고 증권시장은 주저앉았다.개방압력은 굶주린 맹수처럼 대문앞에서 으르렁거리는데 수출마인드는 살아나지 않고 근로의욕은 상실되어간다.과잉으로 불어닥친 민주화욕구와 분수없는 자신감이 남긴 후유증으로 집단이기주의와 사려없는 과소비기질이 사회를 조금씩 더 혼란시킨 결과,이제는 좌절과 실의가 팽배하게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일일이 열거하노라면 이렇게 어둡고 대책이 없는 한해였지만,그렇다고 1991년이 그렇게 한심하고 대책없는 한해였지만은 않다.곰곰이 돌이켜보면 이해처럼 우리에게 중요하고 성과가 많았던 해도 드물다. 국내정치가 불신의 계절병을 면치못했다고는 하지만 민주화라고 하는 거대한 개혁의 물결을 헤치고 탄생한 정부가 그런대로 합의의 정치를 도출해가며 위태한 고비들을 넘기는 슬기도 발휘했고 무엇보다도 지자제의 첫걸음을 힘있게 내디뎠다. 특히 유엔회원국이라는 건국이래의 소망과업을 이루어 북방외교와 함께 우리의 위상을 세계질서안에 전향적이고 확고하게 편입시킨 공은 한민족 유사이래 획기적인 일이었다. 끝이 안보이는 터널속같은 경제사정의 암울한 현실도 「자각」이라고 하는 전기를 마련하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아직은 다 탕진되지 않은 자신감과 의욕이 국민적 공감대를 가지고 재점화될 분위기를 무르익히고 있다. 지난 한두해에 걸친 우리의 침체와 혼미는 따지고 보면 충분히 예측되어온 위기이고 불안이다.단순히 사회발전론에 입각한 이론을 근거로 그렇다는 것만이 아니다.성장의 빛이 남긴 그림자이고 민주화 열병이후에 오는 예후증상이다. 사회라는 유기체는 생략이나 설명안되는 지름길을 가지 못한다. 1991년은 건너뛰거나 회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도정을 적나라하게 우리 앞에 펼쳐보인 영광과 시련의 「실체」를 한눈으로 부감해보게 하는 해였다. 발전의 신화를 창출하는 시대에는 앙분되고 고조된 열기를 추진력의 원동으로 삼기도 한다.그 꿈꾸듯 열에 떠서 보내는 시대로부터 차디찬 현실의 세계로 들어서는 현실의 시대가 우리의 90년대라고 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응석으로 프리미엄을 요구할 시기가 아니고 내부적으로도 의타심이나 요행을 쫓을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뿌린 만큼 거두고 온당하게 노력하는 사람만이 온당하게 거둬들일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이미 진입된 것이다. 그러기 위한 도정으로서 1991년은 소임을 하지 못한 것은 별로 없는 해이기도 하다.정신없이 터져나온 온갖 비이도 어제 오늘 새로 심어진 악덕의 결과이기 보다는 해묵혀가며 자라온 전시대 해악의 타성적인 확대인 경우가 더 많다.이제 더는 지하나 그늘에 숨어서 계속해갈 수가 없기 때문에 추하고 흉한 「진상」을 들키게 된 것들이 더욱 많다. 예술교수들의 불정이 노정될때의 모습은 특히 시사한 것이 많다.더는 부정을 덮어두지 않기 위해서 어떤 초월적인 의지가 연출해놓은 드라마 같은 절묘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묵은해가 물러가는 저녁 땅거미질녘같은 지금 우리가 해보아야할 반성과 성찰은 다가오는 해를 맞기 위한 맑고 곧은 정신의 회복이다.92년은 우리민족의 결정적인 운명을 개척해야 할 절박하고 중대한 시기이다.통일의 기틀을 위해 직접 초석을 놓아야 하고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나는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을 보조를 가다듬어야 할 해다.그와 함께 인류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기여해야 할 사명과 직분을 공유해야 할 해이다.자학과 좌절로 낭비할 시간도 없고 유예할 수 있는 여분도 없는 시기다. 남에게 핑계대고,정치에 떠넘기고 계층간에 서로서로 떠넘기며 책임을 모면하려다가는 공멸할 수밖에 없는 매우 절박한 시기이다.1991년을떠나보내며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그것을 확실히 인식하는 일이다.그것만이 1991년을 의미있게 살리는 길이다.
  • 고득점 양산… “대입지도 불학실시대”/올전기대 입시의 특징과 파장

    ◎후기대.내년「합격작전」수정 불가피 괴외 추방.고교교육 정상화엔 도움/일부선 “문제 쉬워 변별력 측정에 한계”주장 29일 서울대의 합격자 발표를 끝으로 92학년도 전기대 입시가 막을 내렸다. 이번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예년보다 문제가 쉽게 출제돼 고득점자 사태가 빚어졌고 이에따라 3백점이상을 얻고도 떨어지는 수험생이 무더기로 나왔다. 지금까지는 학력고사에서 3백점을 맞으면 합격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나 올해는 「3백점=합격」이라는 종전의 「대입등식」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 학력고사의 평이한 출제는 입시위주로 돼가는 현재의 고교교육을 정상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또 고액과외를 추방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난이도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올 학력고사로 인해 그간 일관돼왔던 학력고사의 흐름이 무너졌다는 점을 들어 「불확실 시대를 알리는 서곡」이 울렸다고도 평가하는 측도 없지않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학력고사가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교육당국의 방침에 따라 이제까지의 진학지도기준 등에 대폭적인 궤도수정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나아가 94학년도부터는 대입제도가 학력고사·내신성적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내신성적·대학별고사로 다양화됨에 따라 과도기적 진통이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입시는 또 전례없는 변별력시비를 불러일으켰는데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은 교육관계전문가들의 정밀한 진단을 통해 검증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득점자양산 이번 입시에서는 서울대에 3백점이상 고득점자가 3천9백24명 합격한 것을 비롯,연세대 2천5백65명,고려대 2천81명 등 3백점이상 고득점 합격자가 1만2천여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서울대에서 3백점이상 얻은 불합격자가 2천5백95명 나온 것을 비롯,3백점이상 고득점 탈락자가 3천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결국 이번 입시에서는 전기대 응시자 62만6천여명의 2·4% 가량인 1만5천여명이 3백점이상을 받은 셈이 됐다. 이처럼 고득점자가 많이 나옴에 따라 3백점이상 합격자의 분포는 경희대·중앙대 등 중상위권 대학에도 광범위하게포진하게 됐으며 학과별 최저·최고학과 합격선 격차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상향평준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고득점자대거탈락사태 3백점 탈락자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일부 상위권 대학에서 많이 나왔다. 문제가 쉬워 각 대학의 합격선도 평균 20∼30점가량 상승시키는 결과를 빚었다. 이와 관련,중앙교육평가원 오덕렬원장은 국어·영어·수학의 평균정답률을 50∼60점 선으로 유지하는데 이번 입시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지난해 입시에서 수험생들의 평균점수는 수학이 37점(1백점기준),영어 46점(〃)이었다. 따라서 이번 입시에서 수험생들의 영어·수학성적을 평균 50점이라고 가정한다면 수험생들의 성적은 평균 17점이상 높아지게 되는데 아직까지 정확히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결과는 지금까지 나타난 상황으로 볼때 거의 들어맞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평균점수가 껑충뛰게됨에 따라 종래의 3백점이상이면 합격보장이라는 신화는 무너지게 됐으며 1백점 기준으로 할때 94점선인 3백20점대가 대신하게 됐다. 변별력시비 우수학생을 가려내는 변별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주로 상위권대학과 입시학원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입시의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3백점이상 고득점자가 예년처럼 인기대학·인기학과에 몰려 기존의 질서가 계속 이어졌다. 결국 이번 입시는 고득점자를 많이 배출하긴 했지만 크게 보아 수험생 개개인의 능력을 측정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할수 있다. 평이한 출제의 가치판단은 교육이 다수를 위한 것이어야 하느냐,소수를 위한 것이어야 하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문계·실업계고를 포함,고3생은 올해 74만여명에 이르지만 서울대등 인기대학의 정원이 1만2천여명에 지나지 않고 전·후기대학 모두 합해야 21만여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교교육은 입시위주로 이루어져 다수의 비진학자들은 뒷전에 물러앉을수 밖에 없었다. 또 대입학력고사성적이 좋다고 해서 반드시 대학성적이 뛰어나지는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둘때 상위권 대학에서 제기하는 변별력논쟁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즉 일정한 자질이상을 갖춘 학생이면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그 결과는 사뭇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이번 입시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연세대의 경우 재학생과 재수생의 합격비·서울출신학생과 지방출신학생의 구성비가 크게 차이가 나지않은 점도 음미해볼만 하다. 전망 평가원은 다가올 후기대입시는 물론 내년도 학력고사도 이번 전기대 출제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학교 교사들은 이번 입시에서 나타난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더구나 94학년도부터는 내신성적의 비중이 30%에서 40% 이상으로 높아지고 대학 수학능력시험과 대학별고사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수험생과 일선학교에서는 다소의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 선을 뵈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직 고교교육현장에서는 제대로 가늠하지 못해 시행착오를 거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내신성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돼 고교교육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지금까지 고2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결과 수험생과 일선교사들은 수학능력시험문제가 종합적인 사고력을 묻고 있어 암기식·주입식 위주의 교육이 사고력과 추리력에 바탕을 둔 토론식 수업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평이한 출제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입학력교사에서 내신 1등급 격차에 따른 2점간격을 따라잡기도 더욱 어렵게 됐다.
  • 남북교류 「걸림돌」 제거의 실천적 조치

    ◎남북관련 법령 재정비 추진의 배경/「북한괴뢰」·「미수복지구」등 용어 우선 정비/무역 GATT규제 않게 「내부교류」 규정 정부가 30일 남북합의서 채택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제반법률문제를 종합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법무부 주도의 「범정부적 특별기구」를 설치·운영키로 한 것은 남북합의정신을 살리면서 본격적인 교류·협력이 실현될 경우에 대비한다는 두가지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즉 합의서채택에 따라 합의정신에 어긋나는 법령상 용어를 삭제,수정하는 것이 불기피하며 앞으로 남북간 교류·협력이 실질적으로 진전되면 상호주의원칙 아래 새로운 법령의 제정과 정비가 예견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평화공존의 질서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적극 조성·유도하기 위해 우리측이 일방적으로 신속하게 정비해야 하는 법령이 있고,교류·협력관계의 진전에 따라 새로운 제정이 필요한 법령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또 쌍방의 합의과정과 정세변화를 보아가며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점진적으로 개정·정비해 나가야 할 법령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그러나 엄격히 얘기할 때 남북합의서는 남북한간 정치적 약정에 불과할 뿐 국가간의 기속력있는 조약은 아니기 때문에 법리상으로는 한국휴전협정이나 한미상호방위조약등 국제조약이나 현행법과의 상충문제는 원칙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합의서 전문에 명시된대로 남북쌍방의 관계는 나라와 나라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이기 때문이다.다시말해 현단계에서 우리측이 법률적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률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앞으로 남북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군축문제가 논의되는 것과 함께 이산가족의 상봉문제등 합의내용이 구체화될 경우 그에 따른 법률적 후속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 우선 남북합의서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신속한 정비가 필요한 법령으로는 월남귀순용사특별보상법,국호및 일부지방명과 지도색사용에 관한 건(1950년 국무원고시 제7호),부재선고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북5도에 관한 특별조치법등이 거론되고 있다.앞의 2개 법령은 「북한괴뢰집단」 또는 「북한괴뢰정부」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뒤의 2개법률은 북한지역이 물리적 수복대상이라는 전제아래 「미수복지구」라는 용어를 사용,합의서 제1조 「남북쌍방의 상호체제인정」이라는 정신에 어긋난다는 것이다.정부관계자는 이같은 조치가 용어정비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령 자체의 운영에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 가능한한 신속히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둘째,앞으로 남북교류가 활성화될 경우에 대비,현행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도 다방면의 적극적인 교류·협력을 약속한 합의서정신에 따라 제한을 보다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을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현행법은 남북간 상호왕래및 교역의 경우 정치적 목적의 악용사례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다는 이유로 통일원장관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돼있다. 또 이법의 제26조에 「남북간 교역에 관하여 국가간의 관계에 적용되는 대외무역법등을 준용」토록한 규정은 남북관계를 국가간의 관계로 보지않는다는 합의서정신에 위반될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는 이 규정을 빌미로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될만한 소지가 있어 신속히 정비해야 할 대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셋째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새로 제정되거나 정비해야 할 법령으로는 「남북주민의 자유왕래및 이산가족 결합에 따른 주민등록·호적등 신분관계의 변동」 「민사분쟁조정」 「남북합작투자」 「남북당국간의 사법및 수사공조」등 예상되는 분쟁의 방지및 이해관계의 조정을 위하여 필요한 부문에 관한 것들이다.또 북한주민의 무체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저작권법 」 「특허법」등의 개정문제도 충분히 검토·대비해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현행 국가보안법이다.정부는 국가보안법의 내용이 북한만을 대상으로 하지않고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반국가단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합의서 제4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파괴·전복하려는 행위」를 하지 않는한 「우리나라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교류협력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오히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교류·협력이 적극 보장되고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국가보안법의 개정 필요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다만 북한이 전체주의적 일당독재와 계급혁명사상에 반대·항거하거나 대남적화전략수행에 장해가 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하여 가혹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는 북한 형법상의 소위 「반혁명 범죄」를 폐지할 경우에는 상호주의원칙에 따라 국가보안법의 개폐문제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역설적으로 북한 형법의 독소조항을 삭제시키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을 현행대로 존치시켜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우리헌법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한 「영토조항」등과 관련한 헌법개정문제도 남북관계의 진전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히 상호주의원칙에 입각한 법률개폐및 제정문제를 해결·조정하기 위하여 남북한간 공동협의기구로서 「남북법률공동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북한측에 제의키로 했다.이에 우선해 남북연락사무소 등에 법률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문제가 현재 관계부처간에 협의되고 있다.
  • 국제감각이 필요한 세상(서울칼럼)

    한반도의 주변상황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고있다.그변혁의 물결은 더욱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듯해 결과가 무척 기다려진다.변화의 불확실성이 문제를 제기한다. 소련의 경우에서도 분명하다.우리로서는 소련사태가 북한에 어떤 충격을 주고 나아가 한반도정세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게될 때 관심의 대상이 되고도 남는다. 소련사태에서 주목되는 것은 크게 몇가지다.당장 발등에 떨어진 식양란을 새로운 체제가 어떻게 극복할것인지,러시아공화국 패권주의의 향방과 옐친의 장래,독립국공동체는 잘 굴러갈 것인지가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어느것하나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소련을 바라보는 서방의 시각이 그래서 계속 우려의 소리를 나타내고 있다.우리도 물론 내일을 예측할수 없는 여전한 불투명성이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것이다. 이것말고도 지난 한해를 돌이키면 유난히도 엄청난 변화의 모습을 곳곳에서 보아왔다.극단적이라고까지 표현되는 민족주의경향의 대두도 대표적인 하나이다.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지역화추세는 세계의 경제판도의재편성까지를 암시하고 있는 것같다.세계경제의 불록화현상이 보호주의 철폐에 따른 경제의 세계화에 기여하게 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으나 반면에 지역내 국가들간의 이익만을 지나치게 추구하게될 경우 역외국가들은 대외무역에서 상당한 곤란을 겪을수 밖에 없다는 문제를 수반하게 된다.각국이 대응책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이추세가 가져올 충격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당연히 우리도 예외일 수가 없다. 얼마전 유럽공동체(EC)12개국이 체결한 「유럽연합」조약이 좋은 예이다.이들은 단일 통화와 단일중앙은행의 가동을 확정지음으로써 단일유럽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 독일통일에서 보듯 경제통일은 정치·사회통합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것에서 시사하는바가 크고 또다른 측면에서 우리에게도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는 미국·캐나다·멕시코에 의한 북미3개국 경제공동체구성도 우리에게 변화를 전하는 상황의 하나이다.그런가하면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을 갖고 있는 동남아각국의 괄목할만한 경제성장하며 일본의 동남아진출확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같이 세계는 바뀌고 있고 이런 상황들이 새해들어 한반도의 정세 변화를 더욱 촉진할 것이라는 사실이다.이런데서 우리의 대응은 그어느때보다 필요성을 갖게 된다.바로 모두의 국제인식이 보다 요청되는 시점에 서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대변혁의 소용돌이속에서 내일을 예측하고 방향을 설정하는데에 시행착오가 없지 않았다.그런 여러 반성의 자료를 갖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기술개발 및 축적,생산성제고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자주 거론됐으나 쉽게 개선될 전망은 없다는 것에서 좋은 실례를 찾게된다.또 그동안 많은 내외의 관계전문가들이 지적해온 「대소인식은 냉철해야 한다」「소련은 한국기업의 이상향이 아니다」라는 주장들도 모두 우리의 대외관계에서 문제를 야기한,참고가 되어야 할 것들이다. 우리는 국제관계에서 시야가 좁고 너무 서두르고 판단은 안역하다는 지적을 잘 음미해야 될 것이다. 그만큼 모두가 국제적인 흐름을 잘 파악하고 신축성있는 대응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남북관계에서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세계적인 학자 기 소르망(프랑스)의 얘기가 재미 있다.어느날 느닷없이 38선을 넘어 북한거주자들이 대거 넘어올 때 「우리는 준비가 덜 돼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그도 한반도의 통일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의 전개에 평소 대비해야한다는 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국제화는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동시대적인 국제감각을 갖는 것이다.그것은 국제문제에 폭넓은 관심을 갖고 각기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가능해진다.모방에 치우치게될 때 그것은 진정한 국제화가 아닌 것이다.남의 것을 흉내나 내거나 인식이 편향적일 때 그런 감각은 갖춰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국제적인 감각을 갖추고 자신의 시각을 갖게될 때 내일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대비는 실효성을 갖게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것이 필요한 새해를 우리는 맞고 있다.
  • JP,왜 “중부권 역할” 목소리 높이나

    ◎경기·강원일대 「겨울나들이」 안팎/야의 「충청권공략」 맞서 수성전열 정비/“「후보가친화」땐 총선불리” YS에 제동 충청·경기등 중부지역을 누비며 「중부권 역할론」을 주창해 온 민자당 김종필최고위원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11월을 전후해 충·남북을 오가며 14대국회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강조해온 김최고위원(JP)은 12월들어 광명(23일) 파주(24일)등 경기권으로 행동반경을 옮겼고 26일 경북의 달성·고령과 경산·청도지구당 등 공화계의원의 지역구를 거쳐 연말에는 강원지역으로까지 겨울나들이가 이어질 전망이다. JP는 지난 10월부터 오랜 지론이었던 「내각제」선호 발언을 중지하고 그대신 『중부권이 힘을 발휘,동서양쪽간의 감정적 골을 메우고 나라가 건전한 궤도를 달리도록 해야한다』는 내용의 중부권 역할론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중부권역할론은 레토릭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 분석이다.우선 넓게는 중부권에 대한 범여권 지지기반 확보,좁게는 충청권을 주지지기반으로 하는 공화계의세력유지에 제1차적 목표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야권통합 이후 민주당이 호남권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주공략대상지역으로 충청권 등 중부지역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지난 정기국회기간중 김대중대표등 민주당측은 국회일정까지 일부 포기하며 추곡수매문제를 쟁점화시켜 「농민과의 대화」를 빌미로 충청지역에서 집중적인 대여공세를 벌인 사실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JP가 중부권 방문때 가는 곳마다 야당측의 국회에서의 실력저지 등 「비민주적」행태나 국민경제 전반을 고려치 않고 각계층과 집단의 이해에만 비위를 맞추는 인기영합적 태도에 대한 비난공세를 늦추지 않는 것도 일단 중부권에 대한 수성차원으로 이해할수 있다.또 전국구진출설을 일축하고 일찌감치 부여지역구 재출마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부권역할론을 민자당내로 국한해 본다면 민주당측이 요구하는 총선전 후계구도 결정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왜냐하면 중부권의 민정·공화계의원,특히 충청권의 공화계의원들은 총선전에 김영삼대표(YS)가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가시화될 경우 총선에서 자신들의 입지가 오히려 약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물론 현시점에서 JP의 행보자체를 전적으로 반YS움직임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그러나 JP는 민주계측의 「선후보선출 전당대회」주장에는 단호히 반대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JP측은 14대총선 이후 정치권에 상당한 변화의 물결이 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그는 14대이후 자신의 역할을 「무용지용」(쓸모가 없는 듯하면서도 꼭 필요한 역할),「궤도를 벗어나려는 세력을 견제하는 역할」등 특유의 선문답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총선이후 변화된 정치상황,이를테면 동서대결로 귀착될지도 모르는 양금(김영삼·김대중)대결정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대안」으로 나설 뜻은 아직 없는 듯하다.그렇다고 해서 그가 정치권 재편과정에서 조정역이나 「킹메이커」역할까지 포기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당안팎의 분석이다. JP의 입가에서 내각제라는단어가 사라지게 된것은 핵심참모인 김용환의원등이 『공화계에서 자꾸 내각제 얘기를 꺼내면 공화계는 마치 내각제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며 가급적 내각제문제를 거론하지 말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그러나 통일시대에 대비해 내각제가 가장 적합한 민주제도라는 그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계측은 현재로선 남북관계의 급진전,총선이후 변화될 정치상황에 의해 YS나 DJ측이 세불리를 느껴 스스로 내각제에 대해 우호적 자세,또는 소극적 반대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지않다고 보는듯하다. 이같은 제반 가능성이 현실화되든 안되든 JP로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의 창」을 스스로 닫아버리고 싶지 않은 것만은 틀림없다.JP측이 당내 민주계측의 1월 대권담판설등을 일축하고 여권의 단합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정치판도의 불가측성과 변환가능성을 함께 고려하여 가장 「정치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것이다.
  • 민자당의 단합과 안정(사설)

    앞으로의 정치일정과 관련하여 민자당의 걸음걸이는 국민들의 관심대상이 되어있다.여러가지 당내의 움직임과 그 보도내용이 복잡한 가운데 나온 노태우대통령의 26일 발언은 당과 국가의 안정을 바라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노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내년초에 가서 정치일정들을 여야의 의견을 들어 자연스럽게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대권후보 가시화문제에 대해서 「당내에서 논의중이며 총선전후 모두 장단점을 검토해서 합리적인 건의를 하면 받아들이겠다」고 언명했다.이 말이 똑부러지게 무엇을 밝힌것은 아니지만 원칙과 합리성을 강조한 것이라 할수 있다. 또 당의 단합과 안정에 역점을 둘 것이라는 시사로도 받아들여진다.긴장이 고조되던 당내기류가 대통령의 의사표명으로 누그러진 것만 보아도 이를 알수 있다.이같은 대통령의 말과 의지는 새해들어 보다 구체적으로 표출되고 행동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스스로 국민적 관심사라고 표현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온힘을 기울이겠다는 뜻에서 나온 것에 틀림없다.정치문제와 관련한 대통령의 언급은 결국 경제난 극복과 맞물려 있다는 얘기이다.집권당이 안정되면 정치가 안정되고 이것이 경제·사회적 어려움을 돌파하는 힘이 된다는것을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한데서 이번 발언은 나왔으리라고 믿는다. 이제는 당의 지도급인사들이나 대권에 뜻이 있는 인사들 모두가 대통령이 말한 내용뿐 아니라 그속에 숨어있는 뜻까지 한번 겸허하게 살펴볼것을 권유하고 싶다.특히 무엇이 원칙이고 어떻게 하는것이 합리적인지 그동안의 행적과 아울러 살펴볼 일이다.집권당의 안정과 활력이 국가발전에 결정적 도움이 된다면 먼저 당의 단합과 안정에 힘써야 될 것이며 그 방법도 상식과 순리에 맞게 이루어지도록 솔선해야 할 것이다. 또 스스로 국가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고 중론에 부쳐보기도 하고 자기희생정신도 보여주면서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하리라고 본다.그같은 노력없이 「나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에 빠진다면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것이다.「내가하겠다」면 그 이유를 확실히 밝혀 국민적 공감을 얻어야 할 것이다. 노대통령은 후보 가시화문제와 관련,당의 합리적인 건의를 바라는 듯 언급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대통령이 「누가 좋다」고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밝혔다.이는 서로 배치되는 얘기가 아니라 당의 지도자들이 충분히 논의하자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대통령과 최고위원들간에,또 김영삼대표와 다른 최고위원들간에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현행 헌법아래 당내에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든 6공을 이어나가게 된다.그렇다면 장래를 위해서도 노대통령에게 당력을 모아주어 훌륭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경제난과 남북관계의 변화는 더욱 당력의 결집을 요구하고 있다.
  • 소 소멸과 러시아공 부상/특별기고

    ◎유라시아에 「거대개발국」 출현/「공동체」는 이름 뿐인 국가연합될것 지구상에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연방』이 없어졌다. 소련은 1917년10월 볼셰비키혁명 다음해인 1918년에 형성된 『러시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에 그 뿌리를 두고 있었다.즉 볼셰비키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을 붕괴시킨 신흥혁명세력은 레닌과 스탈린을 주축으로 하는 「소비에트시대」를 개막했다.소비에트시대란 소련식 사회주의의 대명사였다.레닌은 무너진 차르러시아 제국의 자리에 새로운 제국을 건설하고자 했다.그리하여 민족적으로 유사한 러시아,우크라이나,백러시아 3개국을 통합하는 러시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의 형성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소련이라고 하는 연방정부가 없어지고 「독립국가 공동체」라는 동맹에 가까운 연계체만을 유지하는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다.국가연합이라고 하는 개념으로 소련을 대신할 새로운 제국의 재건이 가능할 것인가는 2000년대의 과제일 수 있다. 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에서도 73년전처럼 러시아공화국이 중심이 되어 이른바 동슬라브민족의 대결합이 있었다.이른바 러시아·우크라이나·벨로루시로 하는 3개의 공화국의 결탁으로 고르바초프가 관장하는 소비에트 중앙정부를 해산시키고 여타 소수민족공화국을 끌어 들여 독립국가공동체구성에 합의를 얻어 낸 것이다.다시말해서 소비에트 연방정부를 탄생시킨 힘이 러시아민족을 중심으로 하는 슬라브민족의 결합이었듯이,이번 독립국가공동체를 탄생시킨 핵심 세력도 러시아를 구심점으로 하는 슬라브계의 대동단결이었다. 새로 등장할 「러시아제국」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아직도 많은 미지의 변수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세가지 유형을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첫째,러시아공화국이 서서히 독자적으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소련을 계승한 유일한 제국으로 성장하는 길이다.이 길은 러시아 민족주의가 독주하는 상황을 의미한다.둘째,러시아공화국이 같은 슬라브계인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그리고 러시아인이 다수를 유지하는 중앙아시아의 카자흐공화국 등을 포함함으로써 이른바 「슬라브연방」을 새롭게 구성하는 길이다.이 길은 러시아가 보다 많은 양보와 관용으로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셋째,러시아공화국이 여타 독립공화국과 명목상의 국가연합 또는 독립국가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협력관계를 지속하는 것이다.이 길은 앞으로 있을 영토분쟁과 소수민족분규,그리고 경제 및 재산관할권문제 등에서 러시아의 상당한 양보없이는 유지하기 힘든 협력관계 유형으로 보인다. 이러한 3가지 선택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것을 택한다면 그것은 물론 첫째번의 경우일 것이다.두번째의 선택은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가 러시아에 대해 느끼고 있는 불신이 가시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그렇다면 서방이 흔히 말하는 「슬라브민족연방」은 당분간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또한 세번째의 선택은 러시아가 수용하기 어려운 형편에 있다고 하겠다.말하자면 러시아는 자국의 영토를 보존하고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양보도 할 수 없을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그렇다면 러시아의 선택은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현실적으로 스스로의 살 길을 택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즉 러시아공화국은 제국의 계승을 위해 독주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그렇게 되는 논리는 매우 간단하다.즉 러시아가 우선 정치·경제·군사·외교적으로 안정되어야 여타 슬라브계와 한때 동지였던 여타 소수민족공화국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공화국이 주동이 되는 독립국가공동체는 날이 갈수록 무의미한 국가연합으로 나타나게 되는 반면,러시아공화국의 부상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국내외적으로 그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이는 옐친시대의 개막을 의미하여 미국은 옐친의 독주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탈냉전시대라고 하나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은 것은 국방의 자위권이며 경제적 민족주의다.이러한 상황하에서 러시아공화국은 구소련의 방위력과 경제적·잠재력을 모두 독점적으로 물려 받은 것이다.과거의 소련은 국가관리가 매우 어려운 15개 공화국으로 분산되어 있었으나 이제 대략 같은 규모의 경제적 잠재력과 방위력을 러시아공화국 하나에 집중시키고 집약시킴으로써빠른 시일내에 옐친은 제국의 구조를 내실있게 재정비할 수 있어 보인다. 러시아공화국은 그 정체적 성격면에서 물론 강력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추구하면서도 국가주도적 발전모델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측된다.그렇게 되는 경우,한국의 경제성장 경험이 러시아에게 암시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본다.따라서 러시아의 정치발전 모델도 국가주도형이 되는 경우,비교적 성공적인 제3세계 모델이 러시아에 매우 유용하게 적용될 것이다.결과적으로 러시아의 등장은 유라시아에 방대하고도 강력한 개발국가의 부상을 의미하며 이는 유럽과 아시아에 새로운 지역변수로 주목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상호견제와 대립,그리고 경쟁 또는 협력관계는 계속되리라 믿어진다.1840년 프랑스 정치사학자 토크빌은 그의 저서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미국과 러시아간의 라이벌관계를 예견하고 있었다.그는 영토의 규모,인구의 크기·민족성·경제적 잠재력,그리고 지정학적 위치 등으로 보아 미국과 러시아는 향후 수세기동안 세계의 중심세력으로 서로가 경쟁하고 협력하는 「제국」으로 보았다.러시아 홀로만으로도 미국에 버금가는 잠재적 국력을 가지고 있다.러시아가 새로 태어나는 자본주의 국가로 급격히 발전하면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에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 “열면 끝장”/반대속 이해론 대두(기로에선 「쌀개방」:4)

    ◎대응논리/대체작목 없어 농촌 황폐 우려/산업구조상 “불가고수”엔 한계/“경쟁력 갖추게 쌀시장도 경제논리로” 주장도 막바지 고빗길에 다다르고 있는 우루과이라운드(UR)농산물협상에서 「우리의 농민·농업관계전문가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은 모두가 쌀만은 수입개방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논리에서 뿐만 아니라 UR협상의 추이와 우리와 같은 입장의 이웃 일본의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이제는 쌀 시장의 개방여부에 따른 이해득실을 면밀히 검토해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정부관계자와 학자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외없는 관세화」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이같은 의견은 아직 수면 밑에서 개진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농민들 입장에선 정부에서 수매해주는 벼농사만이 농산물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소득원이며 벼농사 이외에는 마땅한 대체작목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쌀수입의 개방에 절대 반대하고 있다. 정부와 농업관계전문가들의 입장에서도 벼농사가 농민들에게 농업소득이나 농가소득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데다 식량안보나 환경보전 차원에서 보아 농민들과 같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은 내년에 있을 총선등에서 농촌의 표밭을 의식,쌀시장 개방의 반대에 적극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쌀에 관한한 우리나라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일본도 우리처럼 땅과 기상조건에서 제약을 받는 농업의 특수성과 식량의 안전공급,국토환경의 보전등을 내세우면서 UR협상의 막바지까지 쌀수입개방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반대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무역흑자국인데다 미국과의 감정적 마찰을 피하려는 일본은 쌀의 부분개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비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수출주도에 힘입은 경제성장을 해왔고 그만큼 국제사회에 기여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도 쌀이 우리 농업이나 농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쌀만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수입개방에서 예외로 인정받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전체농가의 85%가 경지면적의 60%에 벼를 심고 있어 쌀소득이 농가소득의 28%,농업소득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총인구의 18%에 달하는 농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면적은 농가당 평균 3천평이 안되어 기계화 영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영농여건에서 볼때 당장 쌀시장을 개방한다는 것은 농민들에겐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으며 이농현상 등을 가속화시켜 농촌의 폐허를 가져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정부관계부처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뿐만 아니라 이로인한 피해를 농촌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고 도시민들도 함께 보게 된다는 점이 당장 쌀개방을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이유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쌀농사가 환경과 생태계의 균형유지,홍수피해 경감,지하수의 저장·공급 등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쌀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벼농사로 저장할 수 있는 물은 논 1㏊당 연간 9천t에 이르므로 전체 논 1백25만㏊에서는 1백12억5천만t의 물을 담수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이는 만수위때 34억t을 담수하는 소양강댐 3개이상의 저수능력을 갖춘 셈이어서 그만큼 수해방지와 각종 용수공급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벼농사는 또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탄소동화작용 등을 해 환경오염에 대한 정화기능도 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때문에 UR협상분위기나 세계무역여건상 쌀 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대세론과 개방돼도 앞으로 10년간은 수입쌀과 국산쌀의 가격차를 관세로 매겨 수입하고 그동안에 농촌의 구조개선 등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일부의 의견에 대해 수입개방 절대불가를 내세우는 측에선 단견적이고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내 수출주무부서나 전체경제를 챙겨야 하는 부서를 비롯,일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수출중심의 대외지향적인 발전전략으로 성장한 점을 들어 「쌀시장 개방의 절대불가」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먼 장래를 생각해서는 오히려 그것이 단견적일 뿐 아니라 언젠가 쌀시장이 개방된다고 보면 훗날 우리에게 닥쳐올 부작용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또 쌀의 자급자족과 농업보호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얼마만큼의 투자가 필요하고 그러한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그리고 다른 부문에 대한 투자 등과 비교,득과 실을 먼저 따져봐야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곽상경고려대교수는 『쌀을 포함한 농업에 한해서는 취약·영세성 등으로 인해 경제논리의 대상에서 예외로만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선택적 투자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보다 계속 보조·보호만을 고집하다가는 경쟁력을 기르는데 그만큼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쌀시장의 개방여부에서도 경제논리에 기초를 두고 보다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도별 쌀 생산량(단위 천섬) 85:39,071 86:38,936 87:38,145 88:42,038 89:40,958 90:38,932 91:37,390 ◇연도별 벼 재배면적(단위 천㏊) 85:1,237 86:1,236 87:1,262 88:1,260 89:1,257 90:1,244 91:1,208 ◇연도별 쌀 자급률(단위 %) 81:66.2 82:93.7 83:97.6 84:97.5 85:103.3 86:96.9 87:99.8 88:97.9 89:108.1 90:103.3 91:101.1
  • 러시아/소연방 이은 「초강국」 부상/막오른 옐친 시대

    ◎핵·중앙은등 장악… 전분야서 주도권/「공동체」는 경제조정역에 머물 공산/식략난등 해결 못할땐 타공화국의 반발 필연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지난 70여년간 세계사의 무대를 휘저었던 「시베리아의 붉은 곰」 소련방은 이제 15개의 독립공화국으로 쪼개져 공중분해됐다.그러나 그 빈자리를 지배할 새 제왕이 등장하고 있다.25일 고르바초프로부터 핵무기발사단추의 통제권을 이양받은 보리스 옐친의 러시아가 새 패자로 등장한 것이다. 외견상으론 11개 공화국으로 이뤄진 독립국가공동체(CIS)가 과거 소련의 법통을 이어받는 것으로 돼있다.그러나 CIS는 각공화국들간의 경제협력조정이란 필요에 따른 이름만의 기구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또 실제로 CIS가 가진 권한은 아무 것도 없다고 할 수 있다.따라서 CIS는 경제문제를 위주로 한 EC 형태의 기구가 될것으로 보인다.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CIS는 통합군을 관할할 것이라는 점에서 EC와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이렇게 볼때 소연방 중앙은행의 인수를 시작으로 소련의 전해외공관과 유엔안보리의 상임이사국 지위,핵무기발사단추의 통제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차지한 러시아가 정치·경제·군사·외교등의 모든 분야에서 다른 공화국들을 이끄는 주도역할을 맡을게 틀림없다.이는 미국이 23일 러시아공화국을 구소련연방의 승계국으로 승인하기로 결정,이를 26일 공식발표하기로 한데서도 확연히 알 수 있다. 이같은 미국의 결정은 러시아가 국제정치무대에서 과거의 소련이 갖고 있던 권리와 의무의 승계를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CIS의 각공화국들이 독자군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군사부문에서의 앞날이 조금 불투명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핵무기의 통제권을 러시아가 장악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결국 군사부문에서도 러시아의 주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외교분야에서도 서방의 지원이 절박하다는 점에 비춰볼때 러시아는 물론 모든 공화국들이 과거의 소련이 맺었던 국제조약을 성실히 준숌할 것으로 보이며 외교정책에서 큰 변화를 보일 것같지는 않다.러시아의 초강국 부상은 과거 소연방내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러시아가 CIS내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러시아가 지게될 책임 또한 가장 크며 러시아의 앞날 또한 과거의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험난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맞을 최대의 당면과제는 역시 경제파국으로부터의 탈출이다.옐친은 이를 위해 내년 1월2일부터의 가격자유화 실시등 매우 급속한 경제개혁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대다수의 공화국들은 이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24일 각공화국 총리들간의 첫회담이 아무 합의도 얻지 못한채 실패로 끝난 것도 가격자유화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다.그만큼 이 문제는 옐친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옐친의 페이스대로 경제개혁 정책이 추진될 것이다.이는 경제부문에서의 상호의존성에서 완전히 벗어날수 없고 경제적 협동이 불가피하다는 각공화국들의 판단에 따라 CIS가 창설된 것이란 점을 감안할때 각공화국들이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싫더라도 옐친주도의경제개혁에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옐친주도의 경제개혁 추진이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그 결실을 얻을수 있느냐는 점이다.카리스마적인 옐친의 통치방식은 강한 추진력을 갖는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한 국민들과 여타 공화국들의 불만폭발의 불씨는 상존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경제문제해결 못지 않게 러시아의 목줄을 죄는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민족갈등의 해결 문제이다.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간의 분규를 비롯,슬라브민족의 주도에 대한 중앙아시아 공화국들의 반발,그루지야공화국내의 남오세티아 문제등 이미 표면화한 것만도 처리하기에 벅찬 형편이다.여기에 다양한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는 러시아공화국자체내에서만 이미 첸첸­인구셰티아와 타타르등 2개 자치공화국이 독립을 내걸어 중앙정부에의 반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광대한 영토로 구성된 러시아공화국 중앙정부의 권한은 이들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자치공화국들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게 볼때 이들 소수민족의 독립움직임에 대한 옐친의 대처는 이제까지 효율적이었다고는 할 수 없는 것같다.물론 옐친이 이제까지는 자신의 권력강화와 중앙정부의 해체에만 집착했기 때문이란 면도 있을 것이다.이제 과거 소련연방을 대신할 러시아의 1인자로서 옐친이 이문제를 소홀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파탄에 빠진 경제문제와 복잡한 민족갈등을 함께 해결할 묘안을 옐친이 찾을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 정주영씨 신당창당설 부인

    ◎“일정상 불가능… 정치지망생은 지원/자금 1천3백억 조성,신당관 무관”/마산서 밝혀 【마산=이정령기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24일 최근 언론에 보도된 자신의 신당창당설을 부인하고 항간의 추측만으로 신당창당이 기정사실화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명예회장은 이날 상오11시 마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유도회 경남본부(위원장 노병덕·65)주최의 도의선양 대강연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내년에 신당을 창당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8개지구당을 창당해야 하는데 현재의 정치일정으로 보아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명예회장은 또 『신당창당은 불가능하지만 소유주식매각으로 조성된 1천3백41억원 가운데 일부를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진 올바른 정치지망생들에게 지원할 수 있으며 나머지 금액은 불우한 이웃을 돕는등 뜻깊은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현대건설회장의 정치입문에 대해서 『개인적인 일인 만큼 현명한 이회장이 잘 알아서 처신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명예회장은 이날 강연회에서 『우리의 정치가 도덕을 벗어났기 때문에 사회가 흔들리고 경제까지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도덕재정립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해 사회 각 분야에 파급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록 우리경제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온국민이 한데 힘을 모으면 오는 93년에는 다시 흑자국가로 전환되고 94년부터는 경제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명예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민들의 관심이 정회장의 신당창당설에 쏠려 있는데 창당여부에 대해 말씀해달라. ▲누가 신당창당한다고 했느냐,그런일 없다. ­24일 상오 이명박 현대건설 회장이 정계진출을 위해 사의를 표명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회장은 똑똑한 사람이니 자기일은 자기가 알아서 잘 할 것이다. ­현대그룹 종업원들에게 개인소유 주식을 양도해 조성한 1천3백41억원을 정치자금으로 쓴다는 설이 있는데. ▲이 돈은 신당창당때문에 조성한 것은 아니다.신선하고 올바른 정치인이 있으면 지원할 수도있으나 어렵게 모은 자금이기 때문에 불우이웃돕기등 보람있게 쓸 계획이다. ­시일이 촉박한데 신당의 지구당 창당이 가능하겠는가. ▲바쁘다는 것을 기자들도 아는 모양인데 일정상으로 창당이 불가능한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신당창당이 기정사실화 된 것 같은데. ▲추측기사는 쓰지 말아 달라,제발 부탁이다.
  • 6년 난항 타개 위한 「고육책」「/기로에선 「쌀개방」:2

    ◎UR협상 추이와 우리의 대응/최종협상안의 언저리/“교착상태 돌파”… 둔켈 가트총장 발안/미국 주장 많이 반영… 일·EC도 반발/「예외없는 관세화」 조항 한국등에 치명적 80년대 신보호무역주의의 출현으로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중심의 기존다자간무역체제가 약화됨에 따라 지난86년 9월 우루과이의 「푼타 델 에스테」에서 제8차 GATT다자간무역협상으로 공식출범한 것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다. UR협상은 79년부터 발효됐던 도쿄라운드가 주로 관세장벽을 허무는데 주안점을 두었던데 비해 보다 자유로운 시장개방을 통해 세계교역을 늘리고 GATT체제의 규율강화와 서비스등 신분야에 대한 다자간교역규범을 마련,90년대와 2000년대의 새로운 국제교역질서를 구축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그동안 협상당사국들간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 지난해12월 7일 브뤼셀 무역협상위원회(TNC)에서 종결키로 했던 타결시한을 넘겨 6년째 끌어오고 있다. UR협상이 당초 시한을 넘겨가며 진전을 보지 못하자 지난9월 둔켈 GATT사무총장은 UR의 조기타결을 위해 10월말이나 11월초 최종협상안을 마련한뒤 시장접근·서비스·농산물분야에 대한 국별양허협상을 진전시켜 내년초까지 협상을 마무리짓겠다고 공언했었다.그러나 둔켈의 이같은 의욕도 농업보조금감축을 둘러싼 미국과 EC(유럽공동체)간의 이견으로 차질을 빚게 됐고 지난21일에야 7개협상그룹의장이 그동안 논의돼온 내용을 토대로 분야별 최종협상안을 작성 내년1월13일까지 각국이 수용여부를 밝히도록 최후통첩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협상참여국이 UR테이블에서 협상안을 도출해내지 못하고 협상그룹의장의 직권아래 최종협상문안이 작성된 것만 보아도 UR협상을 둘러싼 각국의 이해가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의견접근이 쉽지 않은가를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둔켈이 최종협상안제출과 함께 각국에 가부간 결단을 촉구한 것도 더이상의 토론이 지루한 논쟁만 가져올 뿐 실질적인 합의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며 UR협상을 조기에 타결하려는 미국등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7개협상분야 가운데 가장 첨예하게 의견이 맞서 있는 부분이 바로 쌀을 비롯한 농산물분야다. EC만 해도 둔켈이 제시한 농산물최종협상안에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EC의 무역및 농업장관들은 23일 공동성명을 내고 『농업보조금의 대폭적인 삭감을 규정한 둔켈의 타협안은 EC의 광범위한 농업계획을 해치고 EC국민들에게 불공정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둔켈안은 수용할 수 없으며 수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둔켈안에 반발하고 있는 국가는 EC만이 아니다.쌀시장개방불가를 줄곧 외쳐온 한국은 물론 일본등 농산물수입국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은 쌀시장의 「예외없는 관세화」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둔켈안대로라면 국내쌀시장은 93년부터 생산량의 3%를 현행관세대로 개방하고 나머지는 국내외가격차를 고려한 관세를 부과해 시장을 열어야 한다. 또 국내외가격차를 86∼88년기준으로 계산,관세로 전환하고 이를 93년부터 7년간 36%를 감축하도록 돼있다.예를 들어 쌀의 경우 국내가격이 6만원,국제가격이 1만원이라고 한다면가격차인 5만원(5백%)을 개방첫해에 관세로 부과하고 이를 99년까지 36%(1만8천원)감축,3만2천원(3백20%)으로 축소해야 한다. 아울러 농업분야에 지원하는 각종지원금(영농자금등)도 86∼88년기준으로 93년부터 7년간 20%를 줄이도록 하고 있다. 물론 우리정부가 UR테이블에서 개도국의 인정을 받아낸다면 국내보조금 감축부분에서 일반회원국의 3분의 2수준으로,관세감축률도 36%에서 24%로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문제는 관세수준과 관세감축폭을 얼마로 설정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다.1%든,1백%든 쌀시장개방이 가져올 농촌경제의 붕괴와 문화적 충격때문에 현재로선 개방을 전제로 한 「예외없는 관세화」자체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데 고민이 있다. ◎UR 협상일지 ▲86년 9월=우루과이의 「푼타 델 에스테」 각료선언으로 UR협상출범(15개 협상의제선택) ▲89년6월∼90년6월=각국이 자국의 관심사항에 대해 서면제안제출,15개협상그룹 본격논의 ▲90년7월=제네바 무역협상위원회(TNC)에서 각협상그룹별 의장초안제출 ▲90년10월15일=각국 개방안제출시작 ▲90년12월3∼7일=브뤼셀 각료급TNC에서 UR타결실패 ▲91년2월26일=UR협상의 연장 및 재개를 공식 합의 ▲91년4월25일=15개협상분야를 7개협상그룹으로 조정 ▲91년11월21일=둔켈 GATT사무총장이 「예외없는 관세화」를 골자로 한 농산물협상초안제시 ▲91년12월21일=7개협상그룹의장직권아래 분야별 최종협상안을 마련,내년 1월13일까지 각국이 수용여부를 밝히도록 촉구
  • 관광여행업,새 단계 찾아야(사설)

    관광요정과 함께 외국관광객에게 윤락행위를 알선해온 6개 여행업체가 서울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음이 알려지고 있다.그런가하면 또다른 6개업체는 지난 중순부터 국세청 세무조사도 받고 있다.여행업계는 아연 긴장하고 여행업자체가 위축되거나 침체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까지 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닿고 있다.관광요정의 경우 어떤 행태가 문제인가에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알고도 모르는척 지내왔기 때문에 언듯 의외같은 느낌도 없지 않으나,결국 이 부분도 정리를 한번 해둘 필요가 있음을 또한 모두가 느껴왔던 것이므로 이번 수사의 귀추를 주목해 보려한다. 지난 10일로 올해 외국인 관광객 3백만명 돌파의 기록이 세워졌다.한국관광공사는 이 기록을 기념하여 3백만명째 입국자의 앞뒤 여행객까지 합쳐 3인에게 화환과 기념품을 주는 행사까지 가졌다.그리고 연말까지 20만명은 더 입국할것으로 보아 지난해에 비해 8%가 늘어난것에 대해 관광산업의 새로운 기대까지 부풀고 있다. 그러나 이 이면에는 악덕상혼들에 의한 관광비리들이 관광객증가에 비례하여 같이 커지기만 하고 있다는 난제가 있다.호객꾼을 동원하여 술집에 유인하고 엄청난 바가지를 씌우기 일쑤이며 부르는게 값인 택시의 횡포들은 굳이 관광공사 불편신고센터에 기명으로 제출된 외국인들 호소를 보아서만 알수 있는 일도 아니다.이에 더하여 한국관광은 요정관광·퇴폐관광이라는 사실은 실상 거의 고착된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인 것이다. 이 이미지는 근자에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인들에 의해 더 크게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여행사가 여행비를 터무니없이 싸게 한뒤 이 손실금을 현지 윤락계에서 관광객을 넣어주는 조건으로 받아내는 방법까지 등장해 있다.이사실은 또 지난주 TV다큐멘터리 프로에서 보았듯이 현장의 증인들이 직접 육성으로 고백하는 현실이기도 하다.결국 국내외 여행업의 구조가 윤락알선을 주된 채산항목으로 삼고 있다는것을 우리는 수사를 통하지 않고서도 알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저질관광단계를 이제는 과감히 벗어나야할 때가 되었다.지금은 관광객 자신들마저 변화하고 있는 시점이다.이는 지난해 제주도 관광분석자료에서도 확인됐다.일본인들의 건전관광하기 풍조가 나날이 커져서 89년대비 90년에 요정이용이 30% 줄었고 따라서 관광요정 외화환전실적이 6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었음이 계수로 나타났다. 후기산업사회 전망에 앞으로 더 융성할 산업중의 하나로 여행산업이 꼽히고 있는것은 이제 특별한 지식도 아니다.사람들은 기능적인 일들은 컴퓨터등에 맡기고 보다 많아지는 여가의 시간을 삶의 충실화에 쓰게 되는데,이 충실화 프로그램의 첫번째가 여행이라고 보는것이다.이런 여행이므로 또 자연스럽게 문화적 내용의 질적 관심이 커지게 된다.술이나 마시러 다니는게 아니고 기생이나 만나러 나가는것이 아니라는 뜻이다.우리가 지금 깨달아야 할것은 윤락관광의 시대는 이제 끝나가고 있다는것이다.그러므로 여행업계 수사가 여행업의 침체로 반응되는것은 세상의 흐름조차 모른다는 것이 될뿐이다.이 계기를 여행업의 대전환계기로 삼아야 할것이다.
  • 겨울방학(사설)

    초중고교가 방학에 들어갔다.이미 종강을 하고 시험도 끝낸 대학에 이어 각급학교가 다 방학에 들어간 셈이다.그런대로 낮시간을 학교에 의존해 있던 때와 달라 고삐풀린 젊은이와 어린이들이 방황하기 쉬운 계절이다. 특히 겨울방학은 시작하자마자 크리스마스와 접근해 있고 연말년시의 흥청거림과 맞물려 있다.사춘기의 청소년에게 유흥과 환락의 유혹같은 것이 도처에 함정을 파놓고 대기중이고 어린이는 그 희생의 표적이 되는 위험앞에 노출된다. 요즘의 우리 사회는 학교조차도 안심할수 없도록 위험하고 오염되어 있다.10살미만의 국민학교 여자어린이가 수업도중 화장실에 드나드는 일조차 마음놓고 다닐수 없게 된 것이 현실이다.여학교에서는 방과후에 교실에 남아있는 일도 위험해서 학교측에서는 집으로 쫓아야 하고 부모들은 자식들을 등하교에 「호송」해야 할 지경이다.학교주변 폭력배의 극성은 하도 흔해서 안당해본채 초중고교 과정을 끝내기 어려울 지경이다. 더욱 가슴아픈 것은 이들 피해자가 다 우리의 자식들이듯이 그 가해자 또한 같은 또래의 우리 자식들이라는 사실이다.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비행에 의해 피해를 당하는 일도 방지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아이들이 가해자가 됨으로써 피해자가 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는 점이다. 방학은,특히 거리에 캐럴송이 넘치고 현란한 장식등이 명멸하는 이런 계절의 방학은 젊은이의 크고 작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로운 것에의 동경을 충동하기에 절호의 기회가 된다.더구나 말귀를 알아들을수 있는 유년기부터 시작되다시피 하는 「대학입시」의 강박관념에서 일시적으로 놓여난 10대들이 억압에서의 반작용으로 겉잡을수 없이 분방해져 버린다. 그들의 그 겉잡을 수 없는 봇물을,해악으로 증폭시키기를 호시탐탐 노리는 악덕한 상업주의 또한 오늘날처럼 극성스러운 시대도 없었다.이른바 「영계술집」같은 「인면수심」이 어른들중에 너무 많고 만화가게,오락실,비디오,디스코텍에 이르는 공해오염지역이 여염집 담과 맞붙어 있어서 격리가 불가능한 형편에 놓여있다. 그렇다고 「공부」로만 얽맨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어른들이 먼저 사회악을 줄이는데 적극적이어야 하고 좁게는 자식들로부터 부도덕하거나 나태하거나 부정직하다는 혐의를 받지 않아야 할 것이다.그리고 독서,대화,이해심같은 어른다운 정성을 기울여 예방과 선도를 해야한다.내아이가 「피해를 당하지 않는」수준에서가 아니라 「가해자가 되는」피해를 예방하는 정도의 적극성을 가지고 노력해야만 한다.가장 확실한 방법은 건강하고 건전한 관심과 지식,흥미를 유도하여 자생력을 길러주는 길이다.자식을 빗나가지 않게 잘 기르는 일은 인생의 최고의 가치이고 의미임을 거듭 생각해보아야 할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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