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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읽자(사설)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독서주간의 올해 주제는 「정신적 뿌리,우리 고전을 읽자」이다.이와 함께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개최하는 「92서울도서전」의 주제는 「책과 함께 미래사회를 위하여」이다.9월과 10월에 걸쳐 해마다 해오는 독서장려행사들이지만 올해 주제들은 우리의 책 읽기에 대한 과거로부터 미래까지의 과제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케 하는 계기를 준다. 좋은 책,특히 고전을 읽자라는 말에 누구도 반대할 사람은 없다.그러나 우리의 고전읽기는 실상 외국고전에 편중돼 있다.우리의 고전들은 서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평균적인 국민이 교양으로 읽을수 있을만큼 잘 만들어진 판본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삼국유사」만 해도 전문가가 읽을 텍스트는 있지만 보통사람이 쉽게 볼만한 판본을 찾기는 어렵다.이점에서는 「춘향전」마저도 같은 입장이다.이 때문에 책을 읽자라고 하는 권유는 때로 실제로 어떤 책을 읽자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미래의 삶을 위해서도 책읽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옳은 견해이다.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화사회는 간혹 책의 효용은 이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을 일으키기는 한다.그러나 책은 매체로만 기능해 왔던 물체가 아니다.책이라는 형식 그 자체가 독립된 인간의 창조물이다.내 손에 쥐고 지면위에서 읽기를 한다는 일은,컴퓨터화면에서 읽기를 한다는 일과는 전혀 다른 문화감수성의 행위이다.때문에 기능적 정보자료들로 이루어진 책들은 축소될수 있으나 교양적 사색과 사상적 지주의 내용으로서의 책들은 오히려 고품위제품으로서 그 생명력에 전혀 손상을 입지 않을것 이라는데 모두들 동의하고 있다. 책읽기는 그러므로 여전히 강조되어야 한다.그러나 책읽기를 위한 사회적체제 속에서의 여건조성은 책을 읽자라는 구호적 권장만으로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좋은 책의 전달체계가 있어야 한다.우리는 이 전달구조를 이상하게도 평균 10평미만의 소형서점 단일채널로 운영해 오고 있다.그래서 지금 책은 「정가는 5천원쯤 되고 마진율은 30%가 돼야 하며 점두에서 매기가 계속되는 책」들만이 서점에 비치된다.우선 서점이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수준의 책들보다 더 읽을만 하고 더 많은 책들은 어디엔가 전시할만한 거점조차 얻고 잊지 못하다.책은 제작되지만 창고에서 썩는다. 보다 잘 책읽기를 도와주는 공공도서관 역할 역시 얼마나 취약한 것인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연간 도서자료구입비가 백만원대에 있는 공공도서관마저 수십군데나 된다.그런가하면 도서구입비 예산증액 노력은 해마다 변함이 없이 좌절된다.이제는 책만이 아니라 비디오와 오디오자료도 공공도서관이 보유해야 한다는 변화같은 것은 설명할 겨를마저 없어 진다.누구나 아직은 이 절실함을 전체문화의 구조속에서 시급한 문제로 파악하려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좋은 판본 만들어내기와 읽을 수 읽게 독자의 눈앞에까지 책을 가져다 주는 작업이 없는한,책을 읽자는 모든 행사와 그 의미부여는 실은 무성과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반성해보아야 할것이다.
  • 보약으로 면역길러 감기막자/권용주 한의사(건강한 삶)

    첨단 과학문명의 시대라 해도 이렇다할 감기약 하나를 못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는 감기치료제를 개발했단 말인가.물론 여기에 대한 대답도 한편으론 애매하다.그러나 감기가 반드시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죽여줘야 해결된다는 생각은 오히려 이 병의 치료를 어렵게 만들 뿐이다.즉 감기에 걸리는 이유가 바이러스의 침입이라기 보다는 신체면역기능 즉 정기 또는 원기부족으로 사기가 왕성해진 현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의 치료법 역시 인체가 원래 갖고 있는 저항력을 길러줌으로써 병을 스스로 이겨내게 하면 된다.실제로 전체인구의 약 6∼8%는 평생 감기에 한번도 걸리지 않았다는 통계가 이미 미국에서 나와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방에서는 평소 예방을 목적으로 호흡기계통의 기능을 보해주는 약을 환절기에 사용하는 일이 자주 있다. 한편 상한론(상한론)이라는 전통적인 한방이론에 따라 감기와 같은 전염성질환에 대한 치료법칙을 세우고 있는데 그 과학적 우수성이 입증이 되어 요즘에도 여전히 그 이론에 따라 처방을 하는 한의사들이 많이 있다.예컨대 감기 초기단계는 표증으로 보아 땀을 내는 한법을 사용한다.콩나물국에 고춧가루만 풀어먹고 후끈하게 땀을 흘리기만해도 낫는 단계다.즉 오환이 들고 콧물이 나며 두통과 몸살이 오는 단계의 치료방식이다. 그 다음으로는 반표반이증상으로 감기가 조금은 더 깊게 침투한 단계다.목구멍이 붓고 눈이 따끔따끔하며 열이 났다가 춥다가 하는 증상이 반복된다.이때 치료법을 화해법이라 하는데 이쯤되면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이 단계가 지나면 감기의 사기가 깊이 침투한 단계에 이른다. 각 단계별로 치료법은 다르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전형적인 유형보다는 먼저 걸린 감기가 채 낫기도 전에 재감염이 됨으로써 한 두달씩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그러므로 면역기능을 높여주기 위해 보약위주로 처방을 하는 일이 많다.즉 보약이 치료약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내는 경우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치료방법도 예방만을 못하다.평소 음식을 고루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과 체질에 맞는 섭생을 하는 사람에겐감기가 두렵지 않은 법이다.
  • 간암/미서 냉동요법으로 치료

    ◎오니크박사,환자 40명 수술… 33명 생존/모니터로 관찰하며 탐침으로 진단/영하 375도서 암세포 죽인 뒤 제거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간암을 냉동요법으로 치료하는 연구가 최근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행,앞으로 많은 환자의 귀중한 생명을 살릴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피츠버그시 앨리개니 종합병원 방사선의학자 개리 오니크박사팀이 개발한 이 저온탐침은 흑백 초음파 모니터를 통해 간조직내부를 관찰하면서 가느다란 철선을 간에 꽂아 간종양부위까지 접근시킨다. 오니크박사는 이때 암조직까지의 통로를 넓히기위해 탐침끝에 총알모양의 확장기를 부착,활용성을 높였다.이 확장기가 지난 조직에 둥근 저온 탐침을 꽂아 암조직을 진단한다. 암부위에 대한 치료법은 저온생물학 이론을 이용,섭씨 영하 3백75도에서 간암조직을 완전히 냉동시킨다.이때 냉동된 암조직은 서서히 괴사하기 시작,15분 가량 지나면 완전히 죽게된다.죽은 간암조직은 간단한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지금까지 오니크박사팀은 저온탐침법을 이용,40명의 간암중환자를 치료해왔다. 놀랍게도 저온탐침법을 이용한 첫번째 환자는 이제까지 5년이상 생존하고 있다.또 15명의 간암환자(37.5%)는 완전히 회복중에 있고 17명의 환자는 증세가 조금 악화됐고 나머지 환자들은 사망했다. 이제까지 간암환자를 위한 뚜렷한 치료법이 없었다.어떠한 치료법도 간암 환자를 소생시키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간암으로 진단이 내려진 사람은 기껏해야 3∼6개월 이상을 생존할 수가 없다. 오니크박사는 요즘 간암조직을 이상적으로 냉동할 수 있는 새로운 저온 냉동 의료장비를 개발중에 있다.이 새로운 저온 의료장비는 간조직의 1개부위 뿐아니라 여러조직에 생긴 암조직을 동시에 냉동하고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심지어는 간장내에 12개 이상 퍼진 암조직도 동시에 저온냉동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또한 저온탐침 5개를 한번에 사용,간암조직을 치료할수도 있다. 최근 미국의학계는 저온냉동법을 간암치료뿐 아니라 노종양·전립선암 치료에도 이용할 계획이다.뇌종양과 전립선암은 수술이 까다로우며 합병증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다. 현대 미국에서는 해마다 6만5천여명의 간암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나 치료방법이 별로 없기때문에 거의가 생명을 잃고 있다.일단 간암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예후가 나빠 짧은시간안에 암세포가 온몸으로 번지게 된다. 한편 국내에는 아직 암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 연간 간암환자가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그러나 남자의 간암발생률이 14%이고 여성이 4%정도인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에도 해마다 5천여명 이상의 간암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돈벌어 떳떳하게 살자더니…”/조한종 사회3부기자(현장)

    ◎가족 절규속 석탄산업 현주소 절감 26일 새벽4시30분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2리 정동광업소 죽탄붕괴사고현장.나흘동안 막장에 갇혔다 사체로 나온 남편 박종현씨(42)를 본 부인 이종순씨(43)는 넋을 잃었다. 『돈벌어 남들처럼 도시로 나가 한번 떳떳하게 살아보자더니…』매몰광원의 시신들이 구조작업반의 갱차에 실려 갱구를 나올 때마다 가족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새벽 찬공기를 적셨다. 『자식 둘 모두를 갱속에 묻었다』며 통곡하는 사망 광부 오세웅씨(49)의 노모 최수남할머니(75)의 절규에는 차라리 모든 사람들이 등을 돌렸다. 5명의 사망자 가족들은 전날 기적같이 살아나온 김주철씨(34)처럼 막장 어딘가에 살아있다가 구조되리라는 실낱같은 기대가 무너지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모두를 떠나보내고 광업소 야적장에 서 있던 광부 이규길씨(56)는 『그동안 탄광에서만 30여년을 보내며 숱한 일을 겪어왔지만 오늘처럼 떼죽음을 목격하기는 처음』이라며 먼산을 응시했다. 동료의 싸늘한 시신을 갱차에 싣고 나온 김삼남씨(42)도 『많은광부들이 이곳이 싫어 떠났지만 그래도 끝까지 남아 막장을 지켜주던 동료들마저 이렇게 허무하게 가버리고 말았다』며 눈물을 훔쳤다. 『언제까지 이같은 사고를 곁에서 지켜보아야 할는지… 우리 남편도 언젠가는 저런 끔직한 일을 당할것은 뻔한데…』현장에 있던 한 광부의 아내는 혼자말처럼 되뇌였다. 온통 검고 회색투성이뿐인 작은도시에서 산업의 역군으로 묵묵히 일만해오다 허무하게 유명을 달리한 광부들의 검은 눈물을 뒤로 하면서 기자는 웬지 우리 석탄산업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수 없었다.
  • 불·독,「유럽소통합」 추진설 안팎/비준지연국에 대한 「경고」 의미

    ◎독일 부인 불구 실행가능성 고조 「작은 유럽」 통합 추진설이 독일정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현재 정황 때문에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떠돌고 있다. 이 소통합설은 독일과 영국 신문들이 24일 보도했다.그 보도는 22일 파리에서 만난 프랑스와 독일의 정상이 프랑스·독 두나라와 베네룩스 3국(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등 5개국의 통합을 우선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으로 헬무트 콜 독일 총리의 대변인은 즉각 『근거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으나 이 보도를 계기로 「작은 유럽」통합에 동조하는 발언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독일 연방은행의 전총재가 프랑스 독일 베네룩스의 화폐 통합을 권유하는 발언을 했으며 자크 들로르 유럽공동체 집행위원장 또한 일부 국가들만의 화폐 통합이라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더 늦출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유럽의 분위기가 「작은 유럽」시나리오를 배제할 만큼 돼 있지 않아 상당한 설득력까지도얻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의 덴마크 국민투표의 마스트리히트 조약 반대로 고개를든 유럽통합 회응론은 지난 20일의 프랑스 국민투표 뒤에도 유럽 통화의 대혼란과 함께 더욱 기세를 얻고 있다. 유럽공동체 12개국은 유럽 통합 속도를 두고 빨리 하자는 쪽과 늦추자는 쪽으로 거의 양분되어 있다.프랑스 독일 베네룩스가 앞쪽이며 영국 덴마크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뒤쪽이다.이런 현상은 「두가지 속도」라는 말로 표현되고 있다.특히 가장 소극적인 영국의 태도는 프랑스와 독일을 언짢게 하고 있다. 22일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콜 독일 수상이 만난 뒤 회담 결과에 대한 아무런 공식발표가 없었으며 그 다음날 독일 마르크와 프랑스 프랑의 긴밀한 협조 결정이 취해졌다는 점에서 「작은 유럽」의 통합추진합의설은 그럴싸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작은 유럽」의 주장은 미적지근하는 저속도파 국가들에 대한 불만때문에 경고용으로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작은 유럽」의 우선 추진에 관해서는 어떤 정부의 지도자도 시인하고 있지 않지만 원래 계획대로의 유럽 통합은 이미 어렵게 돼버린 것으로 보는 일반적 견해들을 집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전국 57개 고속도 휴게소/내고장 특산품 판매개시(단신패트롤)

    ◇각지방의 특산농산품등을 전시·판매하는 「내고장으뜸산품판매점」이 25일 전국 57개 고속도로휴게소에 각각 개설됐다. 각지방의 고유농수산물등을 판매하게 되는 으뜸산품판매점은 상품생산지역 관할 군이나 농민단체 등이 직영하게 된다. 이동호내무부장관은 이날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 판매점개소식에 참석,치사를 통해 『이제 우리농업도 기술개발등을 통해 뛰어난 특산품등을 개발해야만 외국농수산품등과 국제경쟁에서 이겨나갈 수 있다』고 말하고 『이날 일제히 개소된 으뜸산품판매점의 운영효과등을 보아가며 전국주요 국도 휴게소 등으로 확대개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공직자의 자기확립의지

    세상이 혼미한 때일수록 우리는 공직사회의 향방에 기대를 하고 바라보게 된다.골무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역할을 다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안도하며 생업에 종사할 수 있고 정국의 흐름을 관망하며 냉철한 판단도 할 수 있다.우리가 겪은 크고 작은 비상한 국면에서마다 사람들이 반상회에 모여들어 당국의 시책에 관심을 기울이던 기억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공무원은 단순한 공무 수행의 일꾼만은 아닌 것이다.국민에게 시금석도 되고 이정표도 된다.그러므로 공무원이 나태하고 무능한 것을 보는 일이 국민은 괴롭다.버릇없고 무례한 것은 용서하기 어렵고 부정한 공무원을 보는 일은 우리를 절망시킨다.그것은 많은 사기꾼을 보는 일보다 훨씬 우리를 실망시키고 선진국의 가능성에 대한 신념을 잃게 한다. 국무총리실에서 민원행정쇄신운동의 일환으로 민원공무원의 대민대응요령을 담은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라는 책이 나왔다.대민창구에 있는 공무원이 지켜야 할 자세와 몸가짐을 섬세하게 모은 조그마한 책이다.이 책에 지적된 몇가지가 매우 공감을느끼게 한다. 그중에는 「음식물을 먹는 행동」이니 「하품을 하는 행동」 또는 동료와 농담하는 행동이나 「사적인 전화로 민원인을 거들떠도 안보는 행동」같은 것이 구체적으로 지적되고 있다.민원창구에 찾아갔다가 누구라도 한번쯤 당해 보았음직한 「행동」들이 절묘할 만큼 꼭꼭 짚어져 있다.민원인이 다가와도 「거들떠도 안보는 행동」은 너무도 예사로 당해본 경험임을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동료와 농담하느라고 그런 경우도 있고 사적인 전화때문에 그러기도 하고 아무리 보아도 고의적으로 그러는 경우조차 적지 않게 있다.이런 일이 시민들로서는 분노를 느끼게 한다.성의없이 응대하고 턱으로 저쪽을 가리키며 대꾸도 않는 경우도 얼마든지 겪는다.이런 일이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런 일을 공무원이 몰라서 못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여러가지 상황들이 우리 공무원을 오랫동안 그렇게 만들어온 것이라고도 짐작하고 있다.이 지침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잘못된 줄 알면서도 못고쳐오던 이런 일을 일소하려는 의지로 보기 때문이다. 장래성이 보이는 나라일수록 대민공무원이 반듯하고 예의바르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우리가 장래성있고 좋은 나라가 되려면 바로 예의 바르고 긍지와 자존심이 외모에까지 배어나오는 반듯한 공무원을 갖는 일이다.그것을 알고서야 어떻게 그런 공무원을 요구하고 기대하지 않겠는가.단지 민원인이 찾아가 편의를 볼때 좀 수월하기 위해 공무원에게 기대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지금 가장 심각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전반적으로 품질이 저하되어 있는 일이다.공무원의 공무 수행능력도 고품질이 아니라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겉으로 표출되는 대민 업무태도조차도 품질높게 수행못하는 정도라면 업무의 깊은 내용인들 제대로 되겠는가 하는 의심이 들어서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이다.모든 공무원이 맡은 일을 고품질의 것으로 완성시키는 일만이 가장 잘 『무엇을 도와드리는 일』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로 이 조그만 책자가 기여하리라고 믿고 기대한다.
  • 외언내언

    행불유경이라는 말이 있다.자유가 무성이란 고을의 장관이 되었을 때 공자가 찾아가서 훌륭한 인재를 얻었느냐고 묻는다.제자가 담대멸명이란 사람을 얻었다면서 그를 평하는 대답 가운데 나오는 말이다.◆길을 감에 있어 지름길을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지름길로 가면 물론 가깝다.하지만 대도가 못되니 문제도 따른다.그러니까 이 말의 참뜻은 무슨 일을 함에 있어 정당한 방법을 쓰지 않고 땜질을 하거나 임시 편법을 쓰는 것은 잘못이라는 데에 있다.그것은 뒤탈을 잉태한다.일의 과정을 중요시하지 않고 결과만을 추구하는 요즈음의 세태속에서 곰곰 곱씹어 보아야 할 말 아닌가 한다.◆지하철 공사장 붕괴사고가 너무 잦다.엊그제 일어난 신정동 5호선 사고는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인명 손상은 없고 승용차와 포클레인이 손괴되었을 정도이니까.하지만 작은 사고라 해서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언제 큰 사고로 이어질지 알수 없기 때문이다.지하철 공사장의 산업재해율이 일반공사장의 3배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와 있는 터.올해 상반기의 지하철공사장 재해자수만 해도 사망 48명을 비롯,모두 1천9백89명이라는 것이니 놀랍잖은가.◆이 같은 사고들에서 행불유경을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지름길로 가고자 해서의 뒤탈들이기 때문이다.차근차근 착실하고 탄탄하게 시공을 해도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하물며 설마를 믿고 지름길을 생각하는 시공이야 더 말할 것이 없다.거쳐야 할 과정을 생략하려 함은 잘못.한두번 무사히 넘길수 있을진 모른다.그러나 한번의 사고로 하여 줄이려 들었던 공기하며 공사비는 몇배 더 결딴나고 만다.◆예정을 앞당겨 준공식 갖는 것이 표창의 대상으로 되어온 우리 사회.그것은 이제 과도기의 미덕쯤으로 치면서 도리어 죄악시해야 할 때가 되었다.잦은 지하철 붕괴사고에서 우리사회의식구조의 병폐를 읽는다.정말 못고치는 걸까.
  • 김영삼 민자당총재 특별회견/대담 강수웅정치부장

    ◎국민 지지받는 정부탄생이 목표/지금같은 과도기 앞으론 없어야/외풍없는 튼튼한 공직사회 꼭 이룩/중립내각은 비정치인사 바람직… 개인적으로 「사색하는 정치인」 추구 노태우대통령이 당적이탈 및 중립선거내각구성을 선언함에 따라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적지않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서울신문은 이에 따라 향후 정국의 주역인 김영삼민자당총재를 비롯,김대중민주,정주영국민당대표와의 회견을 강수웅정치부장을 통해 갖고 앞으로 전개될 정국변화의 내용을 가늠해 본다. 『사색할 시간이 없습니다.사람을 많이 만나고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때는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틈을 내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의외로 들려야 할 총재의 첫 말은 비서실장실에서 40여분을 기다리는 동안 전혀 뜻밖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했다.상오10시40분 당사 집무실에서 약속된 민자당 김영삼총재와의 회견은 11시20분에야 이루어졌다.줄을 잇는 방문객들은 김총재가 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둔 「대통령후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이날 아침나절에 김총재가 만난 외부인사만도 고토 도시오(후등리웅)일본대사,학계인사및 내방객 등 30여명이 넘는다. 이런 일정을 쪼개 서울신문과의 특별회견과 대통령선거홍보물 촬영도 했다. 김총재는 줄곧 이렇게 바쁜 시간을 살아왔다.앞으로는 더욱 바쁠 것이다. 이날도 김총재는 30여년간 몸에 밴 습관대로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상도동자택 인근 야산에 올라 4㎞의 새벽조깅을 끝낸후 어김없이 마산에 계시는 부친 김홍조옹에게 전화로 문안인사를 했다. 김총재는 대통령후보가 된 이후 준비중이던 미국·중국·일본방문계획도 취소했다. 정치적 고비마다 사색의 장소로 즐겨찾던 산행도 「시간이 없어서」못한다고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견에 응하는 김총재는 여전히 화색이 도는 동안이었다. ­강수웅정치부장=앞으로의 대통령도 당적을 갖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까. ▲김영삼총재=대통령이 당적을 갖는 것은 정당정치의 기본입니다.책임있는 정치를 구현하려면 대통령은 강력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의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다만 지금은 과도기입니다.노태우대통령의 임기를 마지막으로 이제는 정통성있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를 탄생시켜야 합니다.그런 면에서 노대통령의 당적이탈은 또하나의 개혁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강부장=정치사적으로 볼때 지금의 한국정치상황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다고 규정지을 수 있겠습니까. ▲김총재=전체적으로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모든 것이 정리가 안된 국면입니다.그러나 연말 대통령선거를 통해 정리가 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입니다.결국 노대통령의 탈당으로 약간 혼미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선거후면 모든 것이 정리될 것입니다.국민들은 희망에 부푼 새시대를 맞는 입장에 서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시작부터 잘못되면 안됩니다.지난번은 4당체제로 출발했기 때문에 잘못된 과도기적 상황이었습니다.이제 민자당은 국가안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반수의석을 갖고 있습니다.이것이 마지막 과도기여야 합니다. ­강부장=국가기간조직인 공직사회는 동요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공직사회가 흔들리지 않게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장장치에 대한 구상은 무엇입니까. ▲김총재=공무원의 신분은 절대보장되어야 합니다.외람되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된다면 공무원들의 기강확립과 동시에 흔들림없는 공무원의 신분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강부장=구체적인 복안이 있습니까. ▲김총재=「인사가 만사」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인사가 잘되면 모든 것이 잘됩니다.공무원의 처우개선과 함께 인사위원회를 설치해 공명정대한 인사를 하겠습니다.지역·계층 등 모든 분야에서 치우치는 인사는 절대 안됩니다. ­강부장=김총재에게는 확실한 지지기반이 있습니다.여론조사 결과도 항상 리드상태에 있지요.따라서 이미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대단히 경계해야할 풍조가 없지 않습니다.이런 시점에서 김총재의 대선전략은 무엇입니까. ▲김총재=제일 금물로 생각하는 부분을 지적해 주셨군요.선거는 마지막 개표까지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우리의 상대는 야당이 아니라 내부에 있습니다.방심과 교만·자만심은 절대 경계해야 합니다.안정되고도 강력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 최우선 목표는 절대안정다수표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강부장=일부에서는 정국을 대선분위기로 몰아가고 있습니다.선거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은 언제라고 보십니까. ▲김총재=대선을 목전에 둔 3개월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미국같은 경우의 선거분위기만 보아도 그렇고….아무튼 내달초에는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켜 정식으로 선거태세에 돌입할 것입니다. ­강부장=중립내각구성에 대한 복안은 무엇입니까. ▲김총재=중립내각의 구성을 위해서는 먼저 정치권의 협의를 거쳐 노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밟을 것입니다.중립내각은 정치권의 인사보다는 정치와 초연하게 대통령의 공명선거 의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사로 구성되는 것이 좋습니다.최고통치자인 노대통령의 임명권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강부장=개각의 폭은 어떠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총재=너무 많은 개각이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선거와 관련되는 필요한 부서만 개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부장=노대통령은 역사의식이 투철한 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김총재께서는 역사에 어떻게 평가받는 인물이 되길 원하시는지요. ▲김총재=단순히 역사에 대통령을 했다고 기록되는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정말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대통령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부장=향후 당정관계의 정립방향과 공무원사회의 동요방지대책은 무엇입니까. ▲김총재=당정협의라는 형식적 협조체제는 없어질 것이지만 민자당은 정부의 정책적 기조를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노대통령의 당적이탈은 정부의 선거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통치권과 정책기조의 변화를 수반하는 것은 아닙니다.개각의 폭을 선거관련부처에 한정지어 가능한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계획이며 중립내각의 구성에 따른 공무원의 인사파동이 재현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강부장=대선에 임하는 민자당과 김총재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김총재=노대통령의 당적이탈은 또하나의 개혁의지를 과시한것입니다.이는 국민이우리당에 지지를 보낼수 있는 하나의 변화라고 할수 있을 것이지요.우리당은 이번조치를 계기로 당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고 앞으로 개혁정당으로 탈바꿈해 나가는데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국민들도 변화의 시대를 주도해갈 우리당의 능력과 경험을 더욱 소중히 여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부장=선거대책기구구성과 당직개편등에 대한 구상을 말씀해주시지요. ▲김총재=선거대책기구의 인선은 당지도부의 협의와 당내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결정하겠습니다.당직개편 역시 편의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필요성이 전제되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당직개편은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이에 덧붙여 당공식기구의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근간으로 당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사조직은 자발적인 모임으로 유도하고 사조직으로부터 파생되는 잡음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강부장=노대통령과의 차별화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진원지가 어디입니까. ▲김총재=노대통령이 비록 당을 떠났지만 이는공명선거를 위한 특단의 조치이지 정치적신뢰와 협력관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노대통령과 저는 민자당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하나인 셈입니다.다른 것이 있다면 시대적소명과 임무가 다르고 개인적인 성격과 정치스타일의 차이일 것입니다. 김총재와의 회견은 짧은 시간만에 끝났다.사색할 시간마저 빼앗겨버린 숨가쁜 대통령후보와의 회견이었다.
  • 위험한 상술/최재필 명지대교수·건축학(굄돌)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맥도널드 등 외국의 유명한 햄버거 체인이 많이 들어와 있다.여기서 파는 햄버거가 맛이 있기도 하고,가게의 디자인도 상당히 예쁘다.그래서인지 이런 가계가 인기가 좋은 것 같다.빨갛고 노란 색깔에 보기좋게 굴곡이 진 플라스틱 식탁과 의자에 앉아 있는 청소년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과 가구 모두 다 멋쟁이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햄버거 가게의 의자가 15분 이상 앉아있노라면 허리와 다리가 아프도록 절묘하게 디자인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다.외국이나 우리나라나 자리를 차지하고 무한정 죽치고 앉아 있는 고객은 쫓아내야 하겠기에 상술의 전체인 미국 햄버거 체인은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여 오래 앉아 있기에는 불편한 의자를 만들어 낸 것이다. 사실 이런 식으로 소지바를 우롱(?)하는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우리나라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미국 큰 슈퍼마켓의 바닥에는 누구도 쉽게 눈치채지 못할 정도만큼 경사가 나 있다.물론 돈 내는 카운터 쪽이 높고,그 반대편,즉 매장의 가장 깊숙한곳은 낮게 되어있다.이것은 소비자들이 상품을 싣고 다니는 손수레를 밀고 다닐때 매장 바깔 방향으로 나가기가 조금 더 힘들게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결국 필요한 물건만 집어서 빨리 카운터로 나가지 말고,매장에 오래 머무르며 그다지 필요없는 것까지도(견물생심이므로)이것저것 집어서 손수레에 넣으라는 이야기가 된다. 삼성동 무역센터·종합전시장·호텔·백화점·공항 터미널을 연결하고 있는 지하상가는 그 배치가 아주 복잡하게 되어 있어 나같은 건축전문가도 그 속에서 가야할 곳을 찾지못해 헤매는 경우가 많다.되도록 오랫동안 지하상가에 붙잡아 두면서 여기저기 상점에 들러보라는 속셈이다.햄버거 가게나 슈퍼마켓의 술수는 재치로 보아 줄 수도 있지만 지하상가의 경우는 문제가 심각하다.그 속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면 생명을 잃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상술도 좋지만 그보다는 안전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 동북아평화와 한반도 위상(사설)

    유엔을 방문중인 노태우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3일새벽 유엔회원국 국가원수자격의 2번째 총회기조연설을 했다.동북아와 한반도및 북한의 핵문제등에 초점이 맞추어지긴 했지만 저개발과 기아 그리고 인권과 난민및 환경문제 등 오늘의 국제사회문제 전반에 걸친 우리의 관심과 입장을 피력했다. 우리는 노대통령의 이번 유엔방문과 총회연설 등의 정상외교에 대해 이미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의 의사를 표시한바 있다.그것은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신참유엔회원국인 한국의 유엔위상제고에 기여하고 국제문제에 대한 우리의 의사를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유엔총회의 토론에 반영시키며 탈냉전의 국제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냉전기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계마지막 분단국 한국의 존재에 대한 세계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연설은 그러한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국제문제 전반에 걸친 언급가운데 우리가 관심을 갖고 주목하는 대목은 역시 동북아와 한반도에 관한 부분이다.동북아평화질서 구축을 위한 지역국간의 대화를 제의했으며 북한에 대해서는 핵개발움직임이 세계와 동북아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유엔회원국인 북한도 이제 빨리 핵의혹을 씻고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촉구했다.분단문제에도 언급,냉전시대의 분단한반도가 동북아긴장과 대립의 중심이었듯이 탈냉전의 통일된 한반도는 동북아평화와 번영의 가교가 될것임을 강조했다. 동북아평화질서구축은 노대통령주도 북방외교의 기본정신이다.이번 대화제의도 4년전 역시 유엔연설을 통해 제의한 구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상황과 여건이 크게 달라져 그 의미가 보다 새로움을 느끼게한다.구소련·동구및 중국과의 수교가 완성되고 남북한유엔동시가입이 이루어진 상태다.북한이 남북핵동시사찰만 수용하면 북한의 대미일 수교도 급진전될 단계에 있다.대통령의 지적대로 하기에 따라선 얼마든지 현실화시킬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동북아평화질서 구축을 위한 대화는 동북아는 물론 그중심에 위치한 한반도의평화와 안보및 통일달성을 위한 기반으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특히 한반도분단은 우리 의사와는 상관없는 냉전강대국들의 세계전략에 따른 결과이며 그 냉전의 종식에 따른 통일에도 그들의 의사를 완전 무시할 수는 없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할수 있을 것이다.강대국의사에 좌우당하지 않고 도움을 받기위한 동북아질서와 대화는 필요불가결의 것인지 모른다.대통령의 연설은 그점까지 염두에 둔것으로 우리는 본다. 노대통령의 외교는 북방외교로 상징된다.최근의 대중수교로 성공의 대미를 장식했다.다음의 표적은 어딘가.물론 북한이요 평양이라 할수있을 것이다.북방외교는 평양으로 가기위한 기초공사였다고 할수있을 것이다.북방성공후의 우리외교가 지향해야할 방향은 그 연장선상의 통일외교라 해야할 것이다. 노대통령은 유엔방문을 통해 이미 그러한 통일외교의 일선에 나서고 있는 셈이라 할수 있을 것이다.곧 이어질 중국방문도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할것이다.이제부터 우리는 적극적인 통일외교의 전개로 분단극복의 국제적 분위기를 조성해 가야할때라 본다.그것이야말로 차기정부가 지향해야할 한국외교의 방향이기도 하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 안보리 상임이사국 일·독 진출 시도/국제 외교무대 핫이슈로

    ◎경제력 걸맞는 정치적 지위 확보 겨냥/「유엔조직 재편론」속 자리싸움 치열/미국은 “찬성”… 영·불·러시아 반대 표명 일본과 독일이 제47차 유엔총회를 통해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도,국제외교무대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일본외상은 23일 총회연설에서 변화된 국제환경속에서의 유엔안보이의 신뢰성과 실효성의 제고를 이유로 유엔조직의 재검토가 필요함을 역설,유엔 상임이사국자리를 원하는 일본의 속셈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고싶다는 의사를 유엔총회에서 최초로 표명한 것이자 앞으로 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한 출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은 독일의 상임이사국 선출을 지지,국제무대에서 일·독 두나라의 각축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70년 당시 외상이던 아이지(애지규일)가 상임이사국이 되기를 희망한 이래 미·영·불·중·구소련등 5개 상임이사국과 주변국의 눈치를 보아가며 이의 실현을 위해 부심해왔다.아이지의 희망은 그러나 동서간 힘의 균형이 중시되고 대결의식이 팽배했던 냉전상황의 지속과 전범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거부분위기 때문에 결국 희망사항 차원에 머물고 말았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들어 냉전이 종식되고 그에따른 국제협조체제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유엔조직의 개편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일본의 상임이사국지위 획득가능성은 갈수록 커졌다.이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주변국들의 우려와 불안을 야기시키는 정치·군사강대국의 추구를 지양하고 다른 방안으로 국제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이른바 「겐셔리즘」을 표방해오던 독일 또한 상임이사국 자리를 희망하고 나서게 됐다. 그동안 유명무실한 기구라는 비판을 받을만큼 나약함을 보였던 유엔의 위상이 걸프전을 계기로 격상되고 그 역할 또한 강화되면서 「유엔속의 유엔」인 안보리 상임이사국자리에 대한 매력이 커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차대전의 공동전범국인 일·독 양국이 각기 세계 제1의 경제력과 국가통일로 팽창된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역량에 맞는 국제역할」을 내세우며 상임이사국 지위를 요구하게 된것이다.양국은 특히 최근들어서는 미국에 이어 유엔분담금 세계 2,3위이면서도 국제사안의 결정과정에서는 「전범국」이라는 과거사 때문에 무조건 소외돼야 하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느껴왔다.따라서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통해 경제강국의 역할에서 한걸음 나아가 정치강국으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를 계기로 「패전국」 내지는 「전범국」의 오명을 씻고자 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목표가 쉽사리 달성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우선 당장 기존 상임이사국들의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는게 유엔관계자들의 전망이다.소련의 붕괴로 적절한 역할분담을 원하는 미국은 찬성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영국·프랑스·러시아는 이미 확보한 특권을 잠식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달가워하지 않고있다.중국 역시 독일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만 일본에까지 호의적일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들 양국의 직접적인 피해국인 유럽과 아시아국들에서 이를 「판도라의 상자」라고 표현하고 있는 현실은 이들의 상임이사국 지위획득이 가시화할 경우 예상되는 주변국들의 반발의 강도를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라 할수 있다.
  • 「유럽통합」 험로 “한고비 넘겼다”/불 국민투표 가결 안팎

    ◎“독일독주 막자” 막판 역전표/「단일권」 작업에 새 활로 제공/51%의 「연약한 합의」… 미테랑엔 큰 관심 프랑스 국민들이 20일 역사적인 국민투표에서 유럽 통합을 위한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비준에 찬성함으로써 유럽공동체는 큰 고비를 넘기게 되었다.그러나 50%를 가까스로 넘은 「연약한 합의」는 유럽통합의 길에 하나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유럽통합 운동의 두 기둥이라 할수있다.마스트리히트 조약은 1957년 로마조약 이래 45년간에 걸친 유럽통합 노력의 결정이며 마지막 기회인 것으로 여겨졌다.프랑스가 거부하면 통합 유럽의 꿈이 사실상 끝장날 것으로 우려되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프랑스가 국민투표로 받아들임으로써 유럽공동체는 1999년까지 단일통화,공동 외교및 방위로 묶여지는 유럽통합계획 수행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우선 1993년부터 역내 사람 물자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부터 실현된다. 만일 부결되었다면 회원국들은 조약 수정을 위한 지루한 재협상을 시작하거나 유럽 통합 자체를 포기해야 했다.지난 6월초 덴마크 국민투표에서 마스트리히트 조약이 거부되면서 유럽 통합에 대한 회의와 주저가 회원국 여러나라에 번져갔었던 것을 상기한다면 이번 프랑스 국민투표 결과의 의미와 영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50%를 겨우 넘는 아슬아슬한 턱걸이 승리는 유럽통합에 대한 유럽인의 합의가 아직도 언제든지 부서질수 있는 연약함을 지니고 있음을 반증한다.유럽 통합은 절반 가까운 사람들의 반대속에 진행되고 있는 힘든 과업이다. 또한 미테랑 대통령은 위험한 정치적 도박에서 가까스로 승리하긴 했으나 한편으로는 벼랑의 일보 직전에서 겨우 추락을 면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50%에 육박한 반대표의 무게는 앞으로 미테랑과 사회당의 정치적 행보에 큰 족쇄가 될 것이다.국민투표에서의 패배는 대통령 사임 요구,국회 해산 결의등의 사태로 이어졌을 것이다.그는 마스트리히트조약을 미끼로 삼았으나 하마트면 낚싯대마저 잃을 뻔했다. 르 코티디앵 드 파리 같은 신문은 투표 하루전 『만일 「찬성」이 이긴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파지지자들이 좌우한 것이므로 미테랑의 승리가 아니다』고 했다.일부 우파 지지자들이 미테랑을 싫어하면서도 유럽을 위해 할수없이 「찬성」표를 던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미테랑이 승리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말이었다. 국민투표 캠페인 기간 공화국연합(RPR) 공화국민주연합(UDF) 등의 당내부가 찬반으로 갈리게 돼 우파 야당들도 적지않은 상처를 입었다.당내부의 분열은 1993년 3월 총선거를 앞둔 야당으로서 거북한 짐이 아닐 수 없다.미테랑과 사회당은,추종자나 지지자들의 의사와 달리 결연히 「찬성」쪽에 선 자크 시락,지스카르 데스탱 같은 우파정당 지도자들에게 큰 빚을 졌다. 「반대」가 40%만 넘어도 사회당에게는 대참패라고 열을 올렸던 르 펜(극우정당 국민전선 당수)이 오히려 의기양양하다.공산당 또한 「반대」의 크기를 강조하고 있다. 미테랑은 굳이 안해도 되는 국민투표를 시행함으로써 얻은 것이 적었으나 프랑스 국민들은 토론하고 고민하면서 국가의 중대사를 직접 결정하는 기회를 통해 성숙된 민주국민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찬성」표의 많은 부분은 유럽통합이 깨질 경우에 올 독일의 독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나온 것으로 분석되었다.통일독일이 고삐가 풀리면 동유럽에 세력을 확대하고 서유럽을 위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프랑스의 국민투표는 국회가 비준한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국민들이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이미 국민투표를 치른 덴마크에서는 「반대」,아일랜드에서는 「찬성」이 승리했다.세 나라의 국민투표 결과,정부고위층과 국회의원및 각계지도층 인사들의 기대에 비해 일반국민의 유럽통합에 대한 관심도는 훨씬 낮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 정치권이 지켜야할 원칙들(사설)

    노태우대통령의 민자당 탈당과 선거관리중립내각 구성 선언을 정치권이 긍정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표류하던 정국이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지난 수개월간 정국경색과 의정불재에 분노했던 국민들로선 쌍수를 들어 환영할 변화다. 집권당에서 원내 제1당으로 위상이 바뀐 민자당이 과거의 여당 프리미엄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한 의식전환과 조직 재정비를 통해 자력으로 재집권하겠다는 결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민주당의 김대중대표가 단체장선거 연내실시주장을 유보한채 즉각적인 국회 정상화를 다짐하고 나선 것은 노대통령의 9·18결단이 가져온 중요한 사태진전이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우리 선거사에 획기적인 새장을 열겠다는 노대통령의 공명선거 의지가 여야 모두에 구각을 벗게하는 촉진제가 되기를 바란다.민자당은 관권의존의 타성을 청산하고 민주당과 국민당은 구시대적 발상과 투쟁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대통령의 중립내각구성 선언에 따라 앞으로의 국정운영과 시국안정은 민자·민주·국민 3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더욱 필요로 하게되었다.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정치권이 지켜야 할 몇가지 원칙과 자세를 피력코자 한다. 첫째,이 나라 국민이 선임한 통치권자는 노대통령 한사람 뿐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간과해서 안된다는 것이다.헌정의 존엄성과 혼란없는 국정운영을 위해 대통령의 권위가 훼손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청와대가 중립선거관리내각의 구성을 위해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협의할 뜻을 밝힌데 대해 야당측은 「협의」가 아니라 「합의」여야 한다거나,어느 어느 자리는 꼭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중립내각의 구성원칙과 형식에 있어선 헌법상 유일한 각료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권한과 권위가 전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3당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건의의 성격을 벗어날수 없다고 본다.각당이 조각원칙과 입각대상자를 일방적으로 정해 놓은후 그것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새로운 정치공세의 빌미로 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김대중씨가 주장한 4자회담에 대해서도 똑같은 당부의 말을 하고 싶다.김씨가 중립내각의 4대 과업으로 정치안정·경제발전·민생안정·공명선거를 제창한 것은 타당했다.그러나 4자회담이 이러한 중립내각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거나 4자회담의 합의가 전제되지 않는한 시국수습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주장을 한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4자회담이 4두체제를 뜻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둘째,각당은 국정의 순조로운 운영에 각별한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한다.당리당략 때문에 국정의 공백이나 표류를 조장하는 사태가 있어선 안된다.국회가 정상화되면 각 당은 국정감사와 민생법안 예산안 심의에 과거 어느때 보다도 진지한 자세를 보여,중립내각의 맹점을 보완해 주어야 한다.특히 새해 예산안을 정부와 공동편성한 민자당은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예산안 심의에 임해야 할 것이다. 셋째,공명선거 정착과 관련하여 관권선거 척결문제는 가닥을 잡은 만큼 또 하나의 남은 과제,즉 정경유착과 김권타락선거 정화문제에 각당이 눈을 돌려야겠다는 것이다.각당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여야한다.김력으로 권력을 만들겠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 김대중대표 기자회견 문답

    ◎“9·18선언의 노 대통령·김영삼총재 합작설은 억측” 민주당의 김대중대표는 21일 상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정상화및 중립내각구성·자치단체장선거실시 등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노태우대통령의 「9·18선언」에 대한 「화답」형식으로 이루어진 이날 회견에서 김대표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정국변화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회견장에는 당직자를 비롯,소속의원 대부분이 참석했다.김대표와의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립내각 구성의 절차와 내용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중립내각은 모든 원내교섭단체의 지지를 받아 대결과 정쟁없이 현정권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구성돼야 한다.3당이 중심이 되어 추천해서 구성되는 것이다.중립내각은 사람의 중립성이 아니라 정권의 중립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선거에 직접 관련있는 부처,즉 국무총리 내무장관 법무장관 공보처장관 안기부장 등은 과거에 정치적으로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한 사람은 참여해서는 안된다. ­노태우대통령의 9·18선언을 김영삼민자당총재와의 합작품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두분의 인격으로 보아 있을 수 없는 일이다.정치지도자로서 생각할 수 없는 일로,믿지 않으며 억측에 불과하다. ­앞으로 민자당이 당정협의·관계기관대책회의등 정부의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미국에서 노대통령과 통화했을 때 노대통령이 『나는 여도 야도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입수된 정보나 김중권정무수석의 우리당 방문때 한 얘기를 들어 볼때도 어느 정당도 여야의 차이가 없이 똑같은 성격을 갖게 될 것이다. ­단체장선거실시가 관철되지 않았는데도 국회정상화를 천명했는데 단체장선거연기에 합의해주겠다는 것인가. ▲대통령의 결심이 획기적인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많이 달라져 국회운영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그러나 노대통령도 단체장선거실시에 반대하지만 3당이 합의하면 실시한다고 했다.사실 입법부에서 3당이 합의해 법개정을 하면 대통령도 안할 수는 없다. ­노대통령의 선언으로 관권선거를 막고 공정선거를 이룬다는 민주당의 자치단체장선거실시주장의 논거가 퇴색됐다.이러한 상황에서 노대통령이 단체장선거 연기를 요청해도 거부할 것인가. ▲단체장선거가 꼭 공명선거의 보장만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아니다.정치발전,각 지역의 경제·사회·문화발전을 위해 필요하다.우리당의 원칙은 대선과 관계없이 연내에 법대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다른 국가의 예를 보더라도 행정절차상 문제가 없고 돈 안쓰는 선거를 하면 경제에도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임기내에 제도적으로 민주주의를 완성했다는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단체장선거가 실시돼야 한다고 노대통령을 설득해 보겠다.
  • 「장선거 촉구」 서울집회 취소/김대중 민주대표 회견

    ◎“4자회담서 조각논의해야” 민주당의 김대중대표는 21일 『민주당은 산적한 국사의 긴급함에 비추어 오늘로써 국회를 정상화하여 국정의 심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표는 이날 상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대통령이 내린 민자당탈당과 선거중립내각구성의 천명은 전례없이 용기있고 진실에 찬 결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표는 『노대통령이 중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 김영삼 민자당총재,정주영 국민당대표와 나를 포함한 4자회담이 열려 거국적 중립내각의 구성에 대해 대통령의 복안을 듣고 하루속히 조각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전제한뒤 『이번 중립내각에는 과거에 정치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위를 한 인물이 참여해서는 안되며 누가 보아도 중립적인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김대표는 『특히 선거에 직접 관련이 있는 총리와 안기부장 내무 법무 공보처장관에 대해서는 이러한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표는 또 『노대통령이 공명선거를 한다면서 단체장선거를실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이해할 수 없으며 이제는 오히려 두개의 단체장선거를 모두 실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언급,기존 당론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 김대표는 이어 『우리는 노대통령이 제안한 거국적인 중립내각을 구성,정치안정 경제발전 민생안정 공명선거라는 4대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민자 민주 국민 3당은 똑같은 입장에서 중립내각이 이뤄야 할 4대목표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지고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표는 이와함께 『상황이 변한 만큼 오는 26일 서울에서 갖기로 예정된 관권선거규탄 장외집회는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변우형특파원 총리회담 취재기(1992·가을·평양:하)

    ◎신앙으로 변해버린 「김부자 숭배」/「김 주석 고령」 거론에 “불경스럽다” 펄쩍/“북,개방 추구만이 고립탈피의 지름길” 남포시내를 지나 서해갑문을 관광하러가는 버스속에서 남쪽의 한 기자가 곳곳에 나붙어 있는 김일성 찬양구호를 보면서 옆자리의 북쪽 안내원에게 가볍게 말을 걸었다. 『김주석도 이제는 고령이 아닌가…』라고 하자 그 안내원은 물론 주변의 몇몇이 일제히 들고 일어난다.『선생,무슨 소리요.하필이면 왜 그런 불경스런 말을…』『아직도 멀었다』는 등 격렬하게 반발한다. 또 다른 자리에서 한 북쪽 안내원은 김주석을 만나게 되면 『위대한 수령 김일성주석님 만수무강하십시요』라고 인사를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미 오래전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망원경을 통해서만 보아온 고지너머 저쪽,언젠가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그곳은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개인숭배의 땅이 돼 있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주석만세」와 같은 시뻘건 글씨의 선전문구가 아무렇지도 않게 곳곳에 걸려있고 말끝마다 「위대한 수령」「지도자동지」라는용어가 따라다니고 있다.우상화의 집단최면이 체질화돼 있다고 밖에 달리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사람들은 김일성부자에 대한 충성과 효성만을 외쳐대고 있음을 짧은 방북기간동안 수없이 보았다. 16일 하오 남측 대표단 일행이 방문한 평양 제1고등중학교(우리의 중·고교)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교실 입구마다 「위대한… 다녀가신 방」이라는 팻말이 초상화와 함께 붙어 있고 훈시가 장황하다.「이 학교를 졸업하면 …이 되어야 한다」「물리공부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등 각 과목에 걸쳐 김부자의 지시내용을 담고 있다. 남쪽 일행이 머문 백화원초대소의 각 방에 있는 탁상일기에는 매일 김일성의 일지가 들어있다.평양방문 첫날인 15일의 것에는 「43년=아프리카의 …를 만나 연설하다.82년=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다」는 식이다. 로동신문의 톱기사는 매일 김일성이 북한방문 외국인사나 국내의 어느 누구를 만나 함께 찍은 사진을 크게 싣고 있다.웃지 못할 일은 이날 우리 일행중 누가 이 신문을 화장실에서 보고 그대로 놔두었다고 해서 북측으로부터 「엄중경고」한다는 항의를 받기까지 했다. 『그렇게 김주석이 훌륭하고 존경스러운가』라고 묻자 이들의 대답은 끝이 없다.『김주석은 언제나 우리 인민들의 가슴 속에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매사가 김주석의 뜻에 의한 것이라고 칭송한다. 대미·대일관계개선에 대해서도 『어느 국가이건 북한에 우호적이면 외교관계를 수립할 용의가 있다』는 김주석의 「말씀」이 있었다고 연관지운다.요즘 평양시내에 한창 건설중인 고층아파트도 김주석이 「온돌방」으로 바꾸라고 해서 방을 개조했다고 하는 식이다. 인민문화궁전의 한 안내원은 『김주석은 살아있는 하느님』이라면서 스스로 감격해 한다. 이런 광신도의 모습은 요즘와서는 김정일에 대해서도 못지 않다. 만찬장에서 만난 북측 인사나 안내원들은 「인민들의 어버이같은 분」「주석님을 그대로 본받은 탁월한 영도자」「위대한 사상이론가」「유일한 후계자로 그를 따르면 된다」고 입에 침이 마르지 않는다. 북한이 김부자에 대한 칭호를 말끝마다 분명히 사용토록 하고 이들에 대해 비난하거나 이런 체제비판에 대해서는 격렬히 대응하도록 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서 분명해 진다.바로 김부자 체제유지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데서 빗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에도 북한은 남쪽 취재진의 북한사람들과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했다.숙소가 일반과는 격리된 백화원초대소였고 몇군데에 불과한 방문지에서도 안내원 이외에는 누구도 만날수조차 없었다.회담장인 인민문화궁전에서는 문밖에로 나가는 것조차 막았다.자동차가 드문 평양시내에서 교통사고가 우려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구실을 내걸었다. 일정에 잡혀있던 만경대 유희장 방문이 일반인들과 만날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된다고해 기대를 걸었으나 회담지연이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오늘의 북한이 붕괴되기 이전의 동구와 비교해 어떨까.몇년전 동구 각국과 구소련을 순회취재하면서 느낀 개방의 현장이 북한과 어떻게 다른가가 무척 궁금했다.그것을 알아내기에는 방북기간이 너무 짧았으나 분명한 것은 어떻든 그 와중에 있다고 하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몇몇 북쪽의젊은 안내원들에게 최근의 격동하는 국제정세를 설명하자 그렇게도 주체사상만을 외쳐대던 그들이 다소곳이 들으며 관심을 나타낸 것에서도 그 한면을 알수 있을 것 같았다. 북한이 현재와 같은 경제란과 국제관계의 고립에서 탈피하고 진정한 남북화해를 위해서는 개방 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 방북결산이라고 말하고 싶다.
  • 노 대통령의 당적포기를 보고/이정희 외대정외과교수(특별기고)

    ◎“공정한 대선”위한 대국민 약속 대통령선거를 3개월 앞두고 정치권에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노태우대통령은 지난 18일 민자당 탈당과 선거중립내각구성을 밝히고 잔여임기동안 정치권으로부터 초연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며 공정한 대선관리에 힘쓸 것을 천명했다. 민자당은 이번 노대통령의 선언을 혁명적 결심,또는 제2의 6·29선언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청와대측은 이 선언으로 명실공히 공정한 대통령선거를 치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보고 잡음 없는 정권이양과 차기정부의 정통성 확보라는 과제를 실현시킬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이 당적을 떠나 공명선거를 관리하는 중립적 위치에 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이 선언으로 임기말의 통치권 누수현상을 차단하고 일관된 정국운영을 펼친 후 떳떳하게 퇴임하겠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또한 노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이 무기력하다는 일반의 비판을 뒤엎고 결정적인 순간에 중요한 의사결정을 소신있게 단행하는 자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사이에는 이번 선언이 연기군관권개입사건 수사발표이후 축소수사의혹이 증폭되면서 이를 무마하기 위한 조치이거나 아니면 고도의 정치적 계산의 결과로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선언으로 정통성과 도덕성을 지닌 차기정권창출이라는 높은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내실있는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노대통령의 선언은 앞으로의 대선정국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것이다.노대통령이 대선이라는 게임의 공정한 심판관 또는 관리자로 자처하고 나선 이상 정부와 민자당과의 당정관계는 새롭게 정립되어야 할 것이며 정부와 야당,정부와 기타 정치세력과의 관계설정도 달라져야 한다.이와 관련하여 노대통령은 민자당의 정권 재창출은 더이상 노대통령과 중립내각의 관심사항이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의사표명이 있어야 한다. 선거중립내각의 성격규정과 역할,구성원칙과 인선내용 그리고 야당의 참여를 협의 또는 합의차원으로 할것인가의 절차적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이번 선언의 정치사적 의미는 더욱 증폭될 수도 있고,반면 새로운 대선정국불안의 불씨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민자당은 제계파가 완전히 동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 어떠한 정치형태를 보일 것이며,암중모색중인 새로운 정치세력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대선정국에 뛰어들 것인지 예견하기 어렵다. 노대통령의 선언은 민주·국민 양당의 대선전략과 정국운영구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중립내각구성과 당적을 떠난 위치에서 대선을 엄정하게 관리하겠다는 최고통치자의 뜻이 야당의 기존 주장과 근접한 이상 국민들은 이제 야당이 보여줄 카드의 내용에 관심을 쏟고 있다.민주·국민 양당은 중립내각구성이 갖는 의미를 대승적으로 평가해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하며 국정현안 즉 단체장선거실시와 국회정상화 등의 산적한 문제를 선진적 타협의 방향으로 이끌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노태우대통령의 선언이 선거과정의 공정성 확보와 선진정치문화창달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국민대중은정치권의 움직임에 수동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된다.언론,관료,법조인,여러 이익집단과 온 국민은 이 선언을 깨끗하고 민주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전환적 환경으로 재구성하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우선 이번 선언을 계기로 모든 중앙·지방공무원들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확립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연기군 관권개입선거 파문으로 공무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음은 참으로 우려할 일이다.종래의 관권개입선거가 정치권의 강압에 의한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면 이제 공무원들은 대선을 맞아 불편부당의 행정능력을 자신있게 보여줘야 한다.언론은 대선을 맞아 공정한 정보전달자,감시자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여 국민의 눈과 귀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끝으로 대선정국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주체인 우리 국민들은 앞으로 3개월동안의 정치가 21세기 한국정치의 앞날을 규정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정치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대선정국이 파행적 소모전으로 끝나지 않고 생산적인 경쟁의 무대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항시 그 무대를 똑바로 바라보아야 한다.
  • 외언내언

    북한주민들이 남쪽사람들을 만나면 입버릇처럼 떠들어 대는 말이 있다.『위대한 수령님의 따뜻한 보호아래 무엇하나 부족한 것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카톨릭의 지학순주교가 평양에서 10년쯤은 더 늙어 보이는 누이동생을 만났을때 그녀는 『여기가 천국인데 오빠는 왜 다른 천국을 찾고 있느냐』면서 울부짖기도 했다.이같은 북한주민들의 외침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행복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삶의 질은 무엇으로 재야 하는가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또 그 사회의 체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지향하는 이상이 무엇인가에 의해 판단될 문제이기 때문.그러나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풍토에서는 이상이야말로 한낱 구두선에 불과하다.◆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의 공산체제가 붕괴된 것은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삶의 질도 보장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중국에서는 정경분리정책을 추진하면서 경제개발에 진력하고 있다.북한도 이를 따라야 하는데 「우리식대로 살자」는 허망한 체제논리에 얽매여 경제는 뒷전에 밀려 있고 주민들의 생활도최악의 상태에 놓여 있다.◆요즈음 북한에서는 「5장6기」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5장은 이불장·찬장·신발장·양복장·책장이고 6기는 TV수상기·냉동기(냉장고)·재봉기·선풍기·녹음기·세탁기.남한에서는 거의 모든 가정이 빠짐없이 갖추고 있는 생필품이지만 북한에서 5장6기를 보유하고 있는 계층은 고급당간부,외교부고위관리,극소수의 재일북송교포등 10%도 안된다.흑백TV수상기·재봉기만 갖추어도 상류층에 들 정도.◆이것만 보아도 「수령님 보호아래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구호(?)가 얼마나 허구이며 특수계층과 일반주민들의 생활격차가 얼마나 큰가를 잘 알수 있다.북한당국도 이제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그러기위해서 그들이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그 이상 어떤 충고가 필요하겠는가.
  • 악덕에 볼모잡힌 장의(사설)

    유명 종합병원 영안실이 허가도 받지 않은채 장례식장으로 운영되고 있고 고시가격같은 것은 무시된채 바가지요금으로 운영되다가 무더기로 적발 구속되었다.우리가 알기로 장의업자들의 이런 횡포는 족히 수십년은 넘은 고질적인 부조리다.시신을 볼모삼는 장의업의 횡포는 우리사회에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게 되었다. 상을 당하는 일은 우리 누구에게나 창황중의 「큰일」이고,일을 수습해야 하는 상주는 예법상으로 「죄인」이므로 속사에 아는체를 하기가 어려워 애당초부터 따져가며 일을 치르게 되어 있지않다.이런 구조적인 약점들이 이 분야의 업종들로하여금 악덕과 불법을 조장한 요인이라고 할수 있다. 이번에도 폭리로 횡포를 부려온 몇몇 불법업체가 구속까지 되었지만 그것으로 장의업의 부조리가 고쳐지지는 못할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더구나 10월1일부터 장례식장 및 장의사 이용요금이 자율화되면 이나마의 단속근거마저 없어져,현상은 더 나빠질 수도 있다.단속하고 풀어주는 소극적인 대응만으로는 한계에 이르렀으므로 이제야말로 근원적인대책이 시급해졌다. 장례는 살아가면서 누구도 피하지 못하는 인륜의 대사다.이런 일이 업자의 손에만 놀아나게 되어 있는 것이 부조리를 낳는 원천적인 요인이다.장의업을 특수한 계층이 맡는 「궂은 일」로만 치부하여 근대적 산업구조에 포함시켜 오지 못한 우리의 관습때문에 웬만한 부조리는 오랫동안 표면화되지도 않았고 당하는 사람들도 체념해 왔다.그런 관행들이 부조리의 질긴 뿌리를 굳혀왔고 폐쇄적인 독점영업으로 성장시켜 오기도 했다.거기에 불합리한 가격 정책의 부조리까지 합쳐져서 고시가격은 명색뿐이게 되었고 수십배의 부당요금에도 급하고 경황이 없는 유족들은 저항도 못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담당행정의 미숙으로 독점의 특혜를 누릴 수 있는 독소적 요인까지 용인해 온 결과가 되었다.신규로 장의업을 허가 받기 위해서는 염사의 자격을 갖추기위한 교육평가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를 평가하는 업무를 전국 장의사협회가 맡게 하고 있으므로 신규 영업을 그들이 얼마든지 차단할 수있게 하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독점을 법으로비호받으며 가격은 얼마든지 임의로 우려낼수 있고,거의 모든 고객이 경황이 없어서 따져보지도 못하고 「효」의 미덕을 핑계삼아 온갖 강요를 다해도 꼼짝없이 들어야 하며 일과성 불행이므로 아프터서비스나 사후관리의 요구도 받지않는 영업이니 횡포와 악덕이 판칠 요인은 넘친다. 이런 구조적이고 필연적인 요인들을 방치한채 대증적이고 일시적인 감독이나 단속쯤 아무리 해보아야 고쳐지기는어렵다.업종이 개방되어 선의의 경쟁이 가능해야하고 주거공간의 변화에 맞는 장의공간이 복지차원에서 개발되어 도시 영세민이나 시민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일도 시급하다.이같은 제도적 장치의 개발은 묘지제도의 정리를 위해서도 시급하다. 악덕을 뿌리뽑는 일은 근본적으로 그것의 온상이 만들어지지 않게 제도부터 정비하는 일과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가 병행하는 일로만 가능하다는 평범한 이치를 다시 한번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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