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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대통령제와 총리/최평길(시론)

    국민의 직접 투표로 뽑힌 대통령이 국민에게 책임을 지고 국정을 운영하는 정치제도가 대통령중심제이다.그러므로 대통령중심제에서는 국무총리 대신에 부통령이 있고,이 부통령은 대통령과 함께 동반자로 선거에서 당선되어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일정한 권력지분이 있는 것이다.그리하여 차기 대권주자로서 또는 대통령 유고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위상을 출발부터 정정당당히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방되면서 정치인들이 내각책임제를 선호했으나,이승만 대통령이 반대하고 그 이후 장기집권을 위한 헌법개정시 야당이 약방의 감초처럼 내놓은 내각책임제를 헌법타협으로 받아들여 오늘까지 대통령중심제에서 껄끄러운 존재로 남아 있는 것이 국무총리다.따라서 선거에서 동반자로 나서지 않고 단독으로 당선된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제1급 국정보좌관(Prime Assistant)이다.이런 정치철학을 가지고 대통령의 명령을 받들어 각부 장관 임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국정을 총괄하는 직위가 국무총리인 것이다.그러므로 헌법에 규정된법대로 따져 보아도 그는 대통령 보좌역이며 조직관리면에서 참모장이며,사장 밑에 있는 관리부사장일 뿐이다.그의 임무를 간단히 말하자면,비정치적 국정일반의 관리자로서 겉으로 내놓고 다니기보다는 잠행하면서 대통령의 큰 정치에 틈이 생기면 소리 없이 이를 메우고,정책집행에 오류가 생기고 위험이 발생했을 때 직접 몸을 던져 처리하고 스스로 책임지며,공적을 쌓아 영광이 있을 때는 이를 대통령에게 돌리는 총리가 되어야 한다. 야당에서 최초로 대통령이 되어 문민정부의 개혁을 도맡고,안으로 온갖 기득권 세력의 도전을 물리치고,국제문제로까지 확대된 북한핵이나,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북한체제 와해조짐에 따른 통일을 피부로 느끼면서 대응해야 되는 정면 돌파형인 김영삼대통령에게 필요한 국무총리는 잔가지를 쳐주고,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고 온갖 고통과 악역을 감내해내야 한다.앉아서 장관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나서서 도와주고 챙기며,하위 관료들에게도 따뜻한 손길을 펴는 지원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또한 2개 이상의 부처에 관련되어 사장되거나 증발되기 쉬운 중요 정책을 관리하고 갈등의 늪속에 빠져있는 부처간의 정책들을 조정하는 해결사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김영삼대통령의 국무총리는 어차피 대통령중심제에서 힘을 발휘하는 청와대 참모들의 존재를 인정해 주고,대통령의 통치비전을 각 부처에 전달하고 정책기반을 만들어 주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을 직접 찾아가고,정책을 집행하는 각 부처 장관을 다독거려주고 청와대와 행정부처를 매끄럽게 연결시켜 주는 조정자,해결사의 역할을 스스로 맡아 나가야 될 것이다. 프랑스 사회당 당수로 대통령이 된 미테랑은 초창기 연립내각시절에 우파지도자를 총리로 임명하여 국제회담에 나란히 나가거나,정책집행에 다소 마찰이 있었지만 권력기반이 강화된 후부터는 프랑스총리는 미테랑대통령의 고위 정치보좌관이나 행정관리의 일급 참모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 이 시점의 한국정치에서 국무총리가 명심해야 될 일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한 없는 충성심을 바치면서 산적한 개혁정치를 정책화시키는 고도의 관리자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그리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은밀히 행동하는 물밑 총리가 되어야 한다.그래야만 한국형 대통령제는 살아남고 이 나라 국정이 온전할 것이다. 베트남전쟁으로 온 미국이 시끄러울 때,존슨 대통령은 같은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파 기수인 험프리 부통령과 정책조정에서 잦은 마찰이 있었다고 한다.그들이 쓴 자서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험프리 부통령,아무리 우리들 사이에 다른 정책견해가 생기고 감정이 격해도 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끝내고,바깥에서는 의견의 일치가 있었다는 것을 보이자,최소한 그런 것처럼 보이자』고 존슨 대통령이 강조했다고 한다.이를 받아들인 험프리 부통령은 베트남전쟁을 종식시키고 흐트러진 국민 여론을 하나로 모으기 위하여 재선을 포기한 존슨 대통령을 이어 닉슨 대통령 후보와 대선에서 겨루었는데,존슨 대통령과 다른 면모를 보이기 위해 대통령 차별화정책을 쓰기 위한 참모 조언에 고심하다가 대통령선거 투표일 한달을 앞두고 본격적인 차별화정책을 썼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으며,2주일만 일찍 존슨 대통령과 다른 차별정책을 점증적으로 개진했어도 인기상승도에 의하면 당선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한국의 총리는 눈먼 복종자는 아니다.그는 대통령을 위한 최종적 조언자,무게실린 정책 충고자임은 틀림없다.그러나 무엇보다 타협·단결·충성심으로 문제를 찾아 나서고,집행하는 관리자 총리가 한국형 대통령제에서 요청되는 제일 덕목이 아닌가 한다.
  • 우리 가락·우리 춤 “신명의 한마당”

    ◎6월25일까지 서울놀이마당서 중요무형문화재 발표회/농악·가면극·굿·탈춤·산대놀이 등 공연/27개 종목·34개 보유단체 1천명 출연 우리 민족의 흥과 멋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농악과 굿,가면극등이 5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잠실 석촌호수 옆 서울놀이마당에서 잇따라 펼쳐진다.문화재관리국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주관하는 제25회 중요무형문화재 마당종목 발표공연이 그것. 우리 조상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농경사회를 통해 형성된 귀한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배우는 시간이 될 이번 공연엔 모두 27개 종목에 34개 보유단체가 출연한다. 마당에 나서 흥겨운 가락과 장단,춤사위 등으로 신명나는 한판을 벌일 연희자는 예능보유자와 전승자를 합해 1천여명. 특히 「북청사자놀음」의 전광석,「밀양백중놀이」의 하보경,「동해안별신굿」의 김석출,「진도다시래기」의 강준섭 등 67명의 예능보유자는 전통예술의 참맛을 만끽하게 해준다. 또 국악의 해와 한국방문의 해를 기념하여 전국 곳곳에서 이어져온 농악과 가면극,굿등을 같은 종목끼리묶어 하루 2종목씩 선보이고 외국인 관람객들을 위해 공연 프로그램을 영어와 일어로 만들었다. 그리고 선조들의 생활문화와 그 시대의 풍속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전통예술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도록 공연날자를 매주 토,일요일(5월 오후 3시,6월 4시)로 잡았다. 문화재관리국은 지난 60년부터 예능보유자의 원형보존 상태를 점검하고 이수자의 전수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봄에는 마당종목을,가을에는 무대종목을 각각 무대에 올려왔다. 이를 위해 문화재위원과 전문위원들은 지정된 문화재의 원형이 제대로 보존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 문제가 있을 경우,이를 해당 보유단체에 통보하여 시정토록 하고 있다. 다음은 마당종목 발표 공연 내용이다. 5월 공연 ▲7일=양주별산대놀이,강령탈춤 ▲8일=봉산탈춤,은율탈춤 ▲14일=하회별신굿 탈놀이,가산오광대▲15일= 통영오광대,고성오광대 ▲21일=수영야유,동래야유 ▲22일=강릉농악,남사당놀이 ▲28일=평택농악,진주·삼천포농악 ▲29일=이리농악,임실필봉농악 6월 공연 ▲4일=좌수영어방놀이,밀양백중놀이 ▲5일=고성농요,예천통영농요 ▲11일=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황해도평산소놀음굿 ▲12일=남해안별신굿,동해안별신굿 ▲18일=남도들노래,진도씻김굿 ▲19일=진도다시래기,강강술래 ▲25일=줄타기,택견,대취타,양주소놀이굿
  • 헌법대로만 하자/「법의 날」을 반추하며…/박인제(기고)

    보다 선진된 법과 제도가 정립되는 것은 언제나 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멀쩡한 법과 제도에 가해졌던 굴절과 왜곡을 바로잡는 일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기존의 법과 제도의 본래의 취지를 복원하는 것이 바로 그 일이다.수십년 동안 누적된 적폐의 한가운데를 부수고 헤쳐나가야 할 그러한 복원작업이야 말로 어쩌면 새로운 창조작업보다 더욱 힘든 일인지도 모른다.그것은 명옥이야 어떠하든 유치장과 다를바 없는 보호실은 결코 보호의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선언하는데에서부터 7·4공동성명,남북합의서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남북관계를 총체적으로 규정하는 엄정한 규범이어야 한다는데에 이르기까지 걸쳐져 있는 광범위하고 지난한 과제이다.결국 법과 제도의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그 실질이 더 문제인 것이다. 법과 제도의 실질은 무엇으로 채워지는가.굉장한 새로운 무엇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국민적 합의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헌법을 두고 달리 이를 찾을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우리는 헌법을 십여차례나 뜯어고치면서도 언제나 대통령제냐 내각책임제냐,직선제냐 간선제냐 하면서 권력구조 부분에만 손때를 묻혔을뿐 정작 헌법의 근본가치가 응축되어 있는 국민의 기본권 부분은 그저 한두번 쓰다듬는 시늉만 하였을 따름이지 시종 법전 속에 고히 모셔두기만 하였다.이제 그 손때 묻지않은 부분을 꺼내어 손때를 묻히고 또 묻힐 차례이다.헌법이 지향하는 근본가치는 자못 간명하다.우리 모두가 사람다운 삶을 누리면서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최대한으로 실현하는 일이다.이것 위에서 또 이것 밖에서 달리 찾을 최고가치나 공동선은 없다.이제 모든 일을 그러한 헌법적 가치에 비추어 보는 일을 일상화하여야 한다.법과 제도의 정당성의 근거를 항상 헌법에 비추어 보는 일을 일상화하는 사회,모든 법적 논쟁이 항상 헌법논쟁으로 환원되는 사회,이런 사회야말로 끊임없이 개혁의 제도화가 검증되는 사회가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근의 대법원의 태도는 고무적이다.대법원은 생수시판 금지 관련 보사부고시나 경찰서 보호실에 관하여 헌법상의 국민의 행복추구권,직업선택의자유나 신체의 자유,영장주의 등을 들어 그것들이 부당함을 선언하였다.사법소극주의로 일관해 온 지금까지의 법원의 태도에 비추어 최하급법령이라할 고시까지도 헌법에 비추어 본 것은 다소 의외였으나 결과적으로 헌법이 구체적인 실천규범으로 적용되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이에 이르면 지난해 벌어졌던 인치,법치 논쟁도 한갖 부질없는 일이 아니었던가하는 생각이 든다.공직자의 재산형성과정과 국민일반의 금융거래를 투명하게 하자는 것이 어찌 법의 지배가 아니고 단지 사람이나 힘의 지배에 그칠 수 있겠는가.헌법대로만 하면 없는 정법도 없고 있는 불법도 무력하다. 개혁의 열기가 언제였던가 싶은데 이제 국가경쟁력의 냉기가 덮쳐오고 있다.개혁에 대한 열화같은 요구는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냉엄한 명제 앞에 움츠려들어설 자리마저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개혁과 경쟁은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할 수 있는가.그것은 진정 같은 것의 양면인가.개혁의 햇볕 한줌이라도 나누어가질 수 있었던 이 사회의 약자들은 강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그 무한경쟁이 드리우는 짙은 그늘에 가리워지며 저 외진 소외의 늪으로 다시 내몰릴 수 밖에 없는가. 개혁과 경쟁을 둘러싼 이러한 혼선과 부조는 대체 어디에서 오는가.분명 개혁과 국가경쟁력 강화의 실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아무런 국민적 합의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그들의 목표가 궁극에 있어서는 공히 저 헌법적 가치의 실현에 모두어져 있다는 것을 함께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우리는 과장된 흥분속에서 그동안 잊고 있는 것이 있었다.문민과 개혁으로 상징되는 바로 그 시기는 동시에 그러한 자기도취적 언어의 마력으로부터 끊임없는 각성을 요구받는 시기이기도 하다는 것을.이제 우리는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배제된 개혁은 공허할 따름이고 인간다운 삶의 모습이 거세된 경쟁 또한 맹목일 뿐임을.그리고 새삼 차분히 따져보아야 한다.우리는 지금 과연 개혁을 경쟁하고 있는가.도대체 우리 개혁의 국가경쟁력은 어느 수준에 와 있는가.
  • 월하스님(조계종 개혁회의장)의 종풍혁신 설법

    ◎“청규실천의 불교로 환골탈태해야”/종단분규 오랜 권력독점이 빚은 결과/불타의 이상은 무애… 첨예대립 피해야/절에선 중아닌 부처님 찾도록… 사부대중도 개혁 동참을 경남 양산군 하북면 신평리 영취산.석존이 법화경을 설했다는 산 이름이다.만법을 통달하여 일제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의 통도사가 그 산자락에 있고,절 안쪽 깊숙한 정편전에는 월하스님(81)이 주석한다.불교 조계종 소용돌이 속에서 개혁회의를 이끌고 나온 노장이다.평상시 대로 대중들과 더불어 아침공양(식사)을 마친 참이니까,노장을 만난 시간은 상오6시반을 좀 비켜섰다. 『어디 세상일에 관심을 가질 나이인가요.개혁을 하겠다고 앞장선 새 사람들이 명분을 앞세워 내 이름을 써 넣고 불러낸 것이지요.그래서 이 늙은이 얼굴 한번 내 비추고 오자,하는 생각에서 서울을 다녀왔습니다.산중에만 산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틀을 묵는데도 퍽이나 혼이 났어요』 노장이 털어놓는 개혁회의 의장식 수락 동기속에는 스스럼이 없다.표정이나 말솜씨가 여느시골 할아버지다.원로종교인에게 카리스마적 권위는 물론 베일에 가린 신비가 어느정도는 배어있어야 할텐데,그런 구석이 도무지 찾아지지 않는다. ○평범한 촌로의 모습 『괜찮습니다.사시사철 문을 열어 놓고 사는걸요.별 사람들이 다 찾아옵니다.문을 열어놓고 살다보니 거북한 일도 있지요.젊은 여신도들이 내왕할 때 남보기가 안 좋더라구요.그렇다고 오지말라는 말은 못하겠고….절집에서는 연세가 높은 모친도 같이 못 사는걸 법도로 여기니까요』 본래 시자도 없이 사는 노장앞에 불쑥 나타난 점을 사과드렸더니 농담 반에 진담 반을 곁들여 정편전만큼은 대문에 빗장을 걸지 않는 거처임을 애써 강조했다.노장을 가리켜 「열려진 고승」이라고 하는 까닭이 이제사 들여다 보였다. 『이번 시비는 한 사람이 오래 종단의 권력을 거머쥔데서 나온 당연한 소리로 들어야 합니다.지금까지 종단풍토는 총무원장한테 손을 번쩍 안들어주면 다 적이 되었지요.그 장본인은 하지말라고 말려도 들어줄 사람도 아니었습니다.이제 그 사람이 종단을 자진 탈퇴했다니까 파행의 세월이 끝난 것으로보아주시오.새 사람들이 더 이상 지탄받지 않게 노력할 겁니다.그런 일을 생전에 보는 것이 기실 소원이기도 했어요』 이번 개혁이 종단의 종풍을 바로잡는 파사현정의 기회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서의현 전총무원장을 「그 사람」으로 지칭하는 가운데 개혁세력인 「새 사람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그리고 대화내용을 곱씹으면 노장은 「새 사람들」이 불러서 업힌 것이 아니고,스스로 앞장을 섰다는 결론이 나온다. ○파야현정의 기회삼아 『정치적 독재자들은 국가 존립과 통치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조차 떡 주무르듯 하지않습니까? 총무원을 장기적으로 차고앉았던 그 사람도 예외로 볼 수는 없어요.종헌·종법을 맘대로 고쳤지만 종당에는 치욕적 말로를 자초하는 꼴이 되고 말았지요.권불십년이라고나 할까요.탐욕이 승했던 탓이 아닌가 합니다.운거선사가 남긴 선문답의 참뜻을 일찍 새겨들어두었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테지만….그 사람 종단을 떠났더라도 마음 고쳐먹길 바라요』 ○종단떠나 거듭나길 노장은 중국 운거선사(?∼902년)의 선답구절을상기시켰다.평소 솥하나에 떡을 쪄서 세 사람이 먹어도 모자라는데 천 사람이 먹으면 남는 까닭,그것은 「다투면 부족하고 사양하면 남는다」는 해답으로 귀결된다.탐욕과 다툼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노장은 「사람은 열번 된다」는 우리 속담을 빌려 전서원장이 거듭 태어나는 것도 희망사항이라고 했다. 『누가 중 보러 절에 오랬나요.부처님 뵈러 오시오.그러다 보면 중도 그럴싸하게 보이고 절도 절로 좋아질 겁니다.이번 사태로 불심이 시들해졌다면 신도님들 다시 힘내셔야 합니다.불교는 이타종교이고 또 스스로 깨우침을 가르치는 자아의 종교여서 바로 여러분의 종교입니다』 조계종사태로 불자들의 불심이 떨어지고 특히 초발심자들이 불교를 외면하고 있다는 말에 대해 비관론 보다는 낙관론 쪽에 비중을 실었다.「승려가 아니라 부처님 뵈러 절에 오라」는 노장의 표현이 오히려 해학적일 뿐이다. ○자기정진 진력 촉구 『승풍의 진작은 정진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정진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아야 된다는 것이지요.이번 사태를 몰고온 종단 파행운영도 정진보다는 잿밥에 눈이 먼 탐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헛된 망념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농사도 자경을 하고 있습니다.돈이 되는 것은 아니나,일일불작일일불식의 청규를 실천해보고자 농사일을 시작했습니다.이번에 우리 불교가 생산종교로 환골탈태하는 모습도 보여주어야겠다는 욕심도 부려봅니다.그것이 다 개혁이 아니겠습니까…』 통도사 스님들이 직접 짓는 농사는 논만도 2만평에 이른다.스님 모두가 트랙터나 경운기를 몰고 나서면,노장은 감농이다.그러는 동안 통도사의 영취총림 학인 60여명은 학풍을 일으키는데 전념한다.그 총림의 방장이기도 한 노장은 아직도 행자시절 처럼 웬만한 옷가지는 손수 빨아입는 지극히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둥글둥글하게 한데 어울리는 것이 좋아요.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첨예한 대립은 아무쪼록 피해야 됩니다.그래야 막히는데가 없는 법(무애)입니다.우리 불교가 바라보는 이상의 한가지도 거기 있고…』 불교를 평화의 종교로 해석한 노장은 더불어사는 사회상 정립도 원융무애정신에 기초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말씀을 더 드리자면 이번 개혁을 제2정화 불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따라서 사부대중이 개혁작업에 함께 참여할 때 개혁이 실현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앞으로 불교가 할 일은 참으로 많아요』 노장은 비구와 대처승을 가리는 지난 54년 시작된 불교정화 당시 대표 다섯비구 가운데 마지막 남은 인물이다.동산,김오,청담,소봉은 이미 입적했다.지난 70년대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었다는 이후락씨가 권력형 전국신도회장으로 있을무렵 노장과 얽힌 일화 하나.그가 종단 일에 사사건건 뛰어들자 『그러려면 머리를 깎고 오라』는 유명한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어떻든 노장은 덕과 지혜,용기를 겸비한 이 시대의 큰 스님임에는 틀림이 없다. 법랍 61세.충남 부여에서 보낸 소년시절 청정비구가 우러러 보여 18세에 출가,금강산 유점사에서 사미계를 받았다.그이후 통도사 주지,조계종 감찰원장,동국학원이사장,총무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 경색정국 장기화/여야/국정조사 불투명

    여야는 다음주부터 상무대 국정조사계획서작성을 위한 논의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민주당이 이를 위한 임시국회의 즉각소집등을 요구하고 나선 데 반해 민자당은 국회 법사위의 협상추이를 보아가며 결정하자고 맞서 전망이 불투명하다. 특히 국무총리임명동의안의 민자당 단독처리에 따른 후유증으로 여야의 대립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국정조사등을 위한 임시국회도 빠른 시일안에 소집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자당은 30일 김종필대표 주재로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법사위차원에서 절충을 계속해나가기로 하고 민주당이 요구하는 임시국회소집에는 일단 응하지 않기로 했다. 민자당은 이와 함께 전·현직대통령은 물론 확실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한 현직의원등 여권인사에 대해서는 증인채택을 반대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이날 국정조사활동및 국정현안을 다루기 위한 임시국회소집을 요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법사위의 조사계획서작성소위에서 마지막쟁점인 증인및 참고인채택문제에 대한 논의를 재개하도록 당 소속의원들에게 지시했다.
  • 노동계 재편조짐/대기업노조 노총탈퇴 잇따라/대우·현대이어

    ◎한진중·한라중도 결별선언 재야노조단체들의 잇따른 노총탈퇴로 제2노총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48년동안 한국노총이 중심이 되었던 노동계가 재편될 조짐이다. 「전국노조대표자회의」소속의 「대우그룹노조협의회」 「현대그룹노조총연합」에 이어 한진중공업·한라중공업노조가 28일과 29일 노총탈퇴를 결의하는등 대기업노조의 노총탈퇴가 본격화되고 있다. 또 기아자동차·아세아자동차등 기아그룹 주력사업장노조들을 비롯한 대규모제조업체 사업장노조들이 금명간 규약을 개정,노총에서 탈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대규모사업장노조의 노총탈퇴는 이른바 「민주노총」(제2노총)을 만들기 위한 재야노동계의 정지작업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노대」는 제2노총을 만들기 위해 복수노조인정등을 포함한 노동관계법개정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조선업종노조협의회」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 「과학기술노조」등 산별노조를 구성한데 이어 자동차업체노조협의회,기계·금속노조협의회 구성도 추진하고 있다. 노총은 이들 「전노대」소속 사업장들의 노총탈퇴가 정부의 복수노조허용에 대비해 세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다른 노조의 이탈방지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46년 대한노총으로 출범한 노총은 90년에는 소속근로자가 1백90만명에 달했으나 같은해 「전노협」이 출범하면서 단위노조의 노총이탈이 가속화돼 현재 7천8백여개 노조에 소속근로자숫자는 1백4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정부는 5월들어 본격화될 임금교섭의 결과를 보아 복수노조허용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알려져 법개정을 둘러싸고 한국노총과 재야노동계의 한판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새 사령탑 맞은 통일안보팀

    ◎“핵해결 우선·원칙있는 남북대화”/대북정책 골격 큰 흔들림 없을듯 이영덕통일부총리의 총리승진으로 1주일 이상 비어있던 통일부총리에 이홍구 평통수석부의장이 기용됨에 따라 통일안보팀이 새로운 진용을 갖추었다. 그러나 이번에 통일안보팀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해도 문민정부의 대북정책 추진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즉 핵문제 최우선 해결 원칙이나 원칙있는 남북대화를 추진한다는 대북 전략의 큰 가닥은 불변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전망은 김영삼대통령이 통일안보팀을 전면 개편하지 않고 이전부총리의 총리 승진으로 생긴 통일부총리의 자리만 메운 데서도 분명해진다.다시 말해 부총리 재임시절 북한의 인권문제를 앞장서 거론했던 이신임총리를 발탁한 배경이나 6공때 통일원장관을 역임했던 이홍구씨를 다시 기용한 것에서 통일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물론 통일안보팀의 좌장인 이신임통일부총리의 성향도 대북정책 추진기조의 골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그는과거 6공의 첫 통일원 장관으로서 2년여 재임하면서 「7·7선언」,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남북교류협력법 제정 등 당시로선 전향적인 「작품」을 남긴 바 있다.특히 「7·7선언」은 남북관계를 「동반자관계」로 규정,탈냉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내다본 상당히 진보적 정책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기본적으로는 중도 우익적 성향의 인물이라는 게 그를 잘 아는 인사들의 한결같은 평가이다.말하자면 「보수 속의 진보」를 표방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따라서 굳이 현 통일외교안보 4인체제를 진보와 보수의 스펙트럼으로 분류하자면 한승주외무­이홍구통일­정종욱외교안보수석­김덕안기부장의 순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듯하다. 때문에 이같은 그의 성향으로 보아 모양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추구하고 북한핵문제에 당근과 채찍을 함께 구사해온 지금까지의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동안 강온이 맞서 이따금 마찰을 빚어온 통일안보팀 가운데 이신임부총리는 연령이나 학문적인 입장에서 명실상부한 좌장격이다.이는 소리가 나지 않는 가운데 추진력을 발휘하는 그의 업무 추진 스타일과 함께 대북정책에 대한 통일원의 총괄조정 기능 강화에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다만 그 역시 현정부의 실세그룹이 아니다.그래서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 신설과 함께 분명해진 청와대의 대북정책 직접 관장 의지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갈 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 산악용 자전거/초보자엔 50만∼60만원대 적당

    ◎본격 레포츠철 맞아 선택요령을 알아본다/앞바퀴 완충장치·「퀵레버」 갖춘게 좋아/몸에 잘 맞아야… 키 170㎝ 이상땐 사이즈 18 무난 수많은 산악용 자전거 중에서 어떤것을 골라야 할까.본격적인 레저·스포츠시즌을 맞아 시중에 10만원대의 국산품부터 승용차 값과 맞먹는 8백만원대의 수입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악용 자전거(MTB)가 선보이고 있으나 마땅한 안내나 지침이 없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산악용 자전거를 집 근처에서 타겠다면 별문제지만 본래의 의미에 맞게 운동삼아 등산로 등 비포장길에서 탄다면 선택이 쉽지 않다.다행히 최근에는 환경·건강붐에 힘입어 삼천리자전거·코렉스 등 국내업체에서도 고급MTB를 개발,시판하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국내에 선보이고 있는 변속기어 21단이상의 고급MTB로는 코렉스의 「콤포」「터보」시리즈,삼천리자전거의 「헬릭스」「프로임팩트」시리즈 등을 들수 있다.이들 제품은 가볍고 견고한 카본파이버 두랄루민 등 신소재와 고급부품을 사용한 MTB로 같은 가격대의 수입자전거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가격은 45만∼2백80만원선. 수입품으로는 대만산의 「자이언트」,일본산의 「아라야」,미국산의 「클레인」「캐논데일」「마운틴사이클」등이 나와있는데 「자이언트」만 빼곤 가격대가 다양하지 못하고 선수용급의 고급품 일색이어서 과소비를 부추기는 일면도 없지 않다.액세서리인 헬멧(2만∼17만원)을 비롯해 실내에서 훈련할수 있는 연습용 롤러(25만원선),지난해말부터 자동차지붕에 자전거용 캐리어 부착이 허용됨에 따라 운반용 캐리어(4만∼25만원)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MTB대회 챔피언인 권령학씨(퍼포먼스코리아 MTB상담역)의 도움말로 초보자가 MTB 고르는 요령을 살펴보면 우선 가격대로는 50만∼60만원대의 제품이 무난하다.초보단계를 지나면 통상 더 좋은 자전거를 원하게 되므로 자전거를 어느정도 아는 사람이면 처음부터 1백만원대의 제품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또한 운동을 목적으로 하는만큼 몸에도 잘 맞아야 한다.키가 1백70㎝이상인 사람이면 사이즈18(인치·프레임의 높이),그보다 작으면 사이즈16,더 크면 사이즈 20,22가 적당하다.또 비포장길을 자주 다니게 되므로 가급적 앞바퀴에 서스펜션 포크(완충장치)가 장착되고,퀵레버가 달려있어 공구가 없이도 앞뒷바퀴를 쉽게 분리,수리할 수 있는 제품이 좋다.페달을 돌려보아 변속기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반드시 확인해보아야 한다.
  • 철 결핍성 빈혈(최선록 건강칼럼:17)

    ◎위암·치질등으로 출혈 많을때 나타나/우유·계란·간 등 철분많은 음식 먹도록 빈혈은 각종 질병의 적신호이자 허약한 체질과 수명 단축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가 된다.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장수촌에서는 빈혈증 환자를 거의 찾아 볼수 없는 것만 보아도 깨끗하고 신선한 피가 장수의 필수조건임을 알수 있다. 빈혈이란 흔히 피가 부족한 상태를 의미하지만 엄격한 뜻으로는 피를 구성하고 있는 적혈구의 수가 모자라거나 적혈구속의 혈색소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적혈구는 산소를 온몸에 운반하는 보급선 역할을 하기때문에 빈혈이 생기면 모든 조직에 산소부족 현상이 생겨 여러가지 자각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철결핍성 빈혈이 대부분(약90%)을 차지하고 있다.성별로는 성인 여성이 45%로 남성(4.7%)보다 약10배정도 높으며 10대 여성도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체내에 필요한 철분은 건강한 어른보다 발육기의 어린이나 임산부및 월경중인 여성들에게 더욱 필요하다.성인은 1일 0.5∼1㎎의 철분만으로충분하지만 월경중인 여성은 하루 1∼2㎎,임산부는 2배가 넘는 2∼2.5㎎,한창 자라는 어린이도 1.1∼1.5㎎의 철분이 필요하다. 빈혈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상당히 많다.철결핍성 빈혈은 철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지 않거나 소화성궤양·자궁근종·치질·위암등으로 출혈이 많을때 일어난다.또 십이지장충이 있는 사람도 심한 빈혈증세를 나타낸다. 빈혈증세가 가벼운 사람은 증상이 거의 없거나 약간의 피로감을 느낄수 있다.빈혈이 심하면 어지러움증이 나타나고 사지가 쑤시며 혈색이 좋지않아 피부가 창백해진다.아주 심한 사람은 숨이 차고 몸이 부으며 계단이나 언덕을 올라갈때 귀가 울리고 현기증이 일어난다. 빈혈증 치료에는 값비싼 영양제보다 철분이 듬뿍 들어있는 음식물이나 값싼 철제 빈혈치료약을 의사의 지시에 따라 계속 복용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치료후에도 몸안에 철분을 저장하기 위해 최소한 3개월동안 계속 복용해야 한다. 빈혈증 치료와 예방에 좋은 식품으로는 쇠고기·우유·계란·동물의 간·닭의 똥집·콩팥·미꾸라지·새우·멸치·꽁치·조개·해삼·전복·김·파래·다시마·모자반·참깨·콩·해바라기씨·팥·된장·고추장·시금치·당근·상치·풋고추·양배추·미나리·무잎·딸기·포도·토마토·셀러리·파슬리·컴프리 등을 들수있다.
  • 대화형 TV 개발/시청자가 화면 조작/각종자료 동시 시청

    ◎미 애플사 일 골프대회 중계서 첫선/입력된 화면중 보고싶은 메뉴 자유 선택 최근 멀티미디어 기술이 보편화 되면서 가정에서도 쉽게 대화형 TV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컴퓨터의 대명사인 매킨토시 컴퓨터로 잘 알려진 애플사는 최근 일본의 한 TV 네트워크회사와 공동으로 도쿄의 한 스튜디오에서 최첨단 대화형 TV를 이용,근교의 골프링크에서 열린 여자골프선수권대회를 생중계 했다. 이날 시연회에서 첫선을 보인 대화형 TV는 화면의 옆쪽에 그래픽메뉴가 표시되어 있어 다람쥐(마우스)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방송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송출되는 화면만을 보아야 했으나 이 대화형 TV는 시청자가 직접 프로그램 제작자가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운동경기를 관전할 때 한명의 선수에 대해서 최대 네가지 다른 앵글을 잡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다.그리고 보는 사람이 원하는 특정한 한명의 선수를 골라 그에 관한 지금까지의 순위,연간벌이,중요경기에서의 성적 등 모든 기록을 화면에 나타나도록 할 수도 있다.이런 수치가 화면에 나타나는 동안에도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이 화면 한쪽에 창으로 생중계가 계속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기술은 32개의 카메라가 경기장에 설치되고 이 카메라가 보내온 영상을 매킨토시 쿼드러라는 신호처리장치에서 디지털신호로 압축·저장됨으로써 가능하다.이렇게 전환된 신호는 위성을 통해 다시 개개의 TV수신기에서 풀어져 화려한 영상으로 재현된다.시청시 제공되는 각종 자료는 데이터베이스에서 뽑는다. 이 신기술의 문제점이라면 아직까지 영상이 그렇게 선명하지 못하고 오래된 영화처럼 약간 일그러진 화상을 보인다는 점이다.디지털 신호가 너무 많이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애플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곧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이 TV의 상품화는 앞으로 몇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닉슨의 역사적 평가(뉴욕에서 임춘웅칼럼)

    지난 22일 세상을 떠난 리처드 닉슨 전미국대통령의 진면목은 과연 어떤것일까.그는 역사에 어떤 인물로 기록될 것인가.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 닉슨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기 이를데 없다.「위대한 세계의 지도자」로부터 「권모술수꾼」에 이르기 까지 극단적인 평가들이 함께 쏟아져나오고 있다.그것도 어느편이 됐든 아주 「열정적」이란 점도 특이하다.그를 훌륭한 인물로 보는 사람은 극히 「열정적」으로 그를 옹호하며 그 반대인 사람은 또 아주 「열정적」으로 그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닉슨만큼 존경과 증오를 동시에 받았던 인물도 흔치는 않을 것이다. 공화당 우파의 지도자로 한때는 닉슨과 경쟁적인 관계에 있었던 배리 골드워터 전상원의원 같은 이는 『닉슨은 의심의 여지없이 미국이 가졌던 역대 대통령중 외교정책에서 가장 탁월한 식견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평가한다.27일 있었던 고인의 장례식을 집전했던 빌리 그레이엄목사도 『나는 그가 금세기들어 가장 위대한 인물중 한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고 있다. 닉슨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있는 사람들은 전후 공산주의 팽창에 대한 위협이 심각했을때 그는 반공주의자로 그 위협의 성격을 바로 이해했으며 그가 대통령이 돼서는 또 시대의 흐름을 바로보아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의 문을 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소련과는 군축협상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던 점을 들고있다. 그러나 그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매우 판이한 시각에서 그를 평가하고있다.정책보다는 그의 인간됨,그의 도덕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있다. 74년 연방하원이 닉슨대통령에 대한탄핵안을 채택하려할 당시 탄핵안 문안작성에 참가했던 일이 있는 레이 손턴 의원은 『닉슨은 국익과 개인의 이익을 구별하지 못했다.그는 국익이든 자기의 이익이든 그것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제거해야 한다고 믿었다』고 비판하고 있다.닉슨정부에서 법무장관을 하다 워터개이트사건담당 콕스검사를 해임하라는 압력을 받고 자신이 사퇴하고만 엘리어트 리처드슨은 닉슨을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으로 묘사하고있다.리처드슨은 무엇보다 닉슨은 그의 정치적 반대자들을 모두 적으로 보았으며 그는 정적들을 항상 의심하고 공격했으며 또 보복했다고 회고한다. 이러한 상반된 평가는 일반국민들에게 적지않은 혼란을 안겨주고있다.많은 사람들은 워터게이트사건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있다.닉슨은 정치적으로 지극히 비열했던 워터게이트사건을 끝까지 은폐하려다 탄핵직전 대통령자리를 물러나야했던 미국역사상 유일한 대통령이다.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임기를 채우지 못한 사람은 모두 9명이다.케네디등 4명이 암살당했고 루스벨트등 4명이 임기중 자연사했다.닉슨만이 죽지않고 현직에서 물러난 대통령이다. 닉슨은 그의 옹호자들의 주장대로 훌륭한 외교적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인가,아니면 그의 반대자들의 주장대로 비판될 부도덕했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인가.역사는 후자쪽일 것이다.예술이나 학문과는 달리 정치권력은 업적보다 권력의 정당성,그 도덕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평가돼왔다.그것이 정당성 내지 도덕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있는 것은 정치권력의 기초가 국민의 지지라는 극히 도덕적인 기반위에 있기 때문인 것이다.
  • 정치공세도 원칙따라야(사설)

    여야가 대통령이 요청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이 정쟁의 대상이 되고 국회가 동의여부의 결정을 지연시킴으로써 엄밀한 의미에서 국무총리 궐위가 며칠째 계속되는 비정상적인 상태가 조성되고 있다. 국회의 절차가 늦어짐에따라 대통령은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을 수 없게 되어 후속 개각을 하지못하는 사실상의 인사권 제한을 받고 있는 형편에 놓였다.국정의 공백상태가 초래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사태는 국회가 대 행정부관계에 있어 헌법에 따른 원칙적인 책무를 다하지않음으로써 조성된 것으로 행정부와의 관계에 대단히 바람직하지않은 선례를 남기는 결과가 된다고 본다. 국무총리임명동의와 관련한 헌법과 국회법,관례등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의 임명동의요청이 있으면 토론없이 무기명으로 표결해 지체없이 통고하는 것이 원칙이다.국무총리경질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그러므로 다른 사안과 연계하거나 찬반토론을 벌이려하거나 처리를 지연시키는 것은법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야당이 찬반토론의 기회를 갖기위해 내각총사퇴결의안을 내려는것은 법을 경시하는 자세이며 정치논리로 법을 운영하려는 사고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야당이 대통령하는 일에 반대하는 것은 사안에 따라 자연스러운 일이며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그러므로 국무총리 임명에 반대할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그러나 민주적 반대와 비민주적 파괴주의는 구별되어야 한다. 민주당이 표결에서 총리임명을 반대하고 그이유를 국민에게 밝힘으로써 그주장에 대한 지지와 공감을 넓히는 것과 여당의 동의안처리를 실력으로 저지하겠다는 것은 다르다.정치공세를 취하더라도 원칙과 논리가 있어야하며 국회를 무원칙한 정치공세장으로 만들면 안된다. 국회의장의 자세에도 생각해볼 점이 있다. 여야간 물리적충돌을 방지하고 원만한 의사처리를 위해 회기의 연장을 통한 절충을 시도한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소수당의 정당한 의견은 존중되어야하겠지만 다수당의 합법적인 의사처리마저 야당의 반대때문에 원칙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변질되어서는 안된다.더구나 대통령중심제헌법아래서 국회가 해야할 일 지켜야할 원칙은 확고히 지키는데 국회의장이 수범을 보여야한다. 민자당도 다수당으로서 떳떳해야한다.대통령책임제의 원칙을 흔드는 주장들이 나와 혼선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를 책임진 다수당으로서 국무총리임명동의안의 처리에 원칙을 지키지못한다면 무능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사조직 결성땐 군서 추방/공정인사에 「삼면시」 도입

    ◎이 국방 지휘서신 이병대국방부장관은 22일 이번 4월 정기인사를 계기로 군내의 사조직문제는 매듭지었으며 향후 이의 재현을 결코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장관은 이날 일선 여단장급이상 지휘관및 참모들에게 시달한 「군의 안정을 위한 화합과 단결」이라는 제목의 장관지휘서신 제3호에서 이같이 밝히고 『앞으로 사조직을 결성하거나 시도하는 것이 발견될 경우 즉시 복무부적격자로 군내에서 도태,추방할 것이며 어떤 형태의 사조직이든 이같은 원칙을 적용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사조직의 발호를 막는 첩경은 인사를 공정하게 하는 것으로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삼면시」 즉,상관의 입장에서,동료의 입장에서,부하의 입장에서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호치민경제 80년대… 하노이는 60년대(생동하는 베트남:하)

    ◎해외투자 80% 몰려… 네온사인 “휘황”/호치민/자전거 주교통수단… 군사문화 “출렁”/하노이/농촌생활은 남·북 비슷… 안전한 식수 공급이 가장 큰 난제 전혀 다른 두개의 나라 같다.베트남의 두 도시 하노이와 호치민(베트남 공산당은 통일직후 사이공을 베트남 민족의 지도자 이름을 따 호치민으로 바꾸었다)은 그토록 이질적이다.하노이가 금욕적인 혁명가의 모습이라면 호치민은 아오자이를 입은 간드러진 여인의 모습이다. 우선 하노이는 겨울 코트를 입은 사람이 있을 정도로 추웠지만 호치민은 온도계의 수은주가 30도를 넘을만큼 무덥다.3층 이상의 건물이 드문 하노이 거리에는 자전거가 많고 월맹군의 모자였다는 녹색의 「무캇」이 흔히 보이지만 호치민에는 자전거보다는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훨씬 많다.따라서 거리의 속도감이 전혀 다르다.호치민에서는 눈을 씻고 보아도 무캇은 찾을수 없고 꼿꼿이 허리를 편채 오토바이를 모는 매력적인 젊은 여인들이 눈길을 잡는다.불빛이 적은 밤의 하노이는 조용한 정적속에 놓여 있었지만 카페와 나이트클럽의 네온사인이 휘황한 호치민의 밤거리는 「디쪼이」(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를 돌며 바람을 쐬는것)하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하노이가 60년대라면 호치민은 이미 70∼80년대에 접어 들었다.자본주의 사회의 여행객들도 호치민에서는 거의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하노이 호텔의 비누는 쓸 수 없을만큼 조악했지만 리모트 컨트롤로 냉방시스템을 조종하도록 한 호치민의 호텔방 침대에는 투숙객을 환영하는 장미꽃까지 놓여 있다. ○남·북부간 갈등 심각 지난날 남과 북의 수도였던 호치민과 하노이의 너무나 다른 모습은 남북간의 보이지 않는 단절을 드러내는 것이다.모든 정부조직과 기업의 상층부는 북부 출신이 장악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남부 사람들이 훨씬 잘 살아,하노이의 연평균 소득이 2백달러인데 비해 호치민은 3백달러가 넘는다.호치민이 자리 잡은 남부 메콩 삼각주의 넓이가 하노이가 있는 북부 송카이(홍하)강의 삼각주보다 4배나 넓은 지리적 이점 탓이기도 하겠지만 남부지역엔 자본주의 시절의 항만 도로등 사회기간시설이 그런대로 남아있어 해외투자의 80%이상이 이곳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 기업들도 이곳에 집중돼 있다.하노이에는 삼성 현대등 대기업 20여개사(주재원 3백여명)가 진출해 있는데 비해 호치민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90여개(주재원 1천여명)가 몰려 있는 것이다. 통일후 정치와 경제의 이같은 분리,그리고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은 북부와 남방문화의 영향을 받은 남부의 서로 다른 체제경험에서 비롯된 이질감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어려워서 우리의 영호남 갈등보다 심각하다고 한다. 이처럼 남부의 경제발전 속도가 북부보다 빠르다고는 하지만 농촌지역의 생활환경은 양쪽에 큰 차이가 없는듯 싶었다.베트남 유니세프는 우리 일행에게 남부 붕타우성 한 마을의 수동펌프 준공식에 참석할 기회를 마련해 주었는데 안전한 급수문제는 영양실조문제와 함께 베트남 농촌의 가장 큰 문제다. 베트남 인구의 40%,약 3천만명이 14세 이하 어린이.그중 약 절반이 영양실조(중부 산간지역은 60%를 넘기도 한다)로 고통받고 있으며 농촌지역의 80%가 더러운 식수 때문에 콜레라와 피부병에 시달리고 급성 설사병과 기생충 감염으로 해마다 수만명의 어린이가 희생되고 있다.식수문제는 오랜 건기에 비위생적인 방법으로 모은 빗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연못을 화장실로 사용하는 습관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펌프중공식 축제로 베트남의 영양실조율은 파푸아 뉴기니나 인도네시아보다 높은 것으로 아시아에서 최악의 상황을 보여준다.베트남 아동보호위원회 트란 티 탄 탄 위원장(장관)은 『어린이 영양실조는 가난 탓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부잣집 어린이들에게서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아이가 크면 출산이 어렵다고 임신때 충분한 식사를 하지 않는등 부적절한 영양·보건 지식이 베트남 어린이의 영양실조율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쌀밥에만 의존하는 식습관때문에 비타민A 부족으로 해마다 약 5천명의 어린이가 시력을 잃고 심할 경우 사망하기까지 하며 특히 산간지방에서는 요드결핍으로 어린이 지능발달이 지체되고 약 2백80만명의 인구가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다 한다. 수동펌프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붕타우로 가는 길에 우리 일행은 교통사고를 당했다. 베트남에서의 교통사고는 전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물소가 끄는 짐수레와 자전거와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뒤섞여 달리는 도로에서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될 것이다.자동차가 등장한지 얼마 안된 하노이에는 교통규칙 자체가 없다.도로의 중앙선 표시도 물론 없다.그래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기보다는 차의 크기에 따라 책임이 돌아간다고 한다.예를 들면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부딪치면 오토바이가,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부딪치면 자동차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유명한 해변휴양도시 붕타우시가 있는 바리아 붕타우성은 최근 유전개발이 활발하고 베트남의 53개성 가운데서 중앙정부예산에 돈을 보태는 7개성에 포함돼 있을만큼 부유한 지역이다.그럼에도 1백50가구당 1개씩 유니세프 지원으로 설치되는 수동펌프 준공식이 그 지역의 성대한 축제로 치러지고 있었다.인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지역 유력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준공 테이프를 끊고 국민학교 고적대가 축하연주도 했다. 2백달러(16만원)로 설치할 수 있는 수동펌프 한개가 베트남 농촌주민 수백명에게 그토록 큰 기쁨을 안겨주는것에 우리는 미소지었는데 붕타우시 보건소에서 우리의 미소는 얼어붙고 말았다.걸을수가 없어 침대에만 누워있는 어린이,심한 언청이로 거의 괴물처럼 보이는 어린이,뇌성마비,청각장애,언어장애등 장애어린이들의 비참한 실상을 그곳에서 목격한 것이다. 붕타우 보건소장은 『최근의 불충분한 조사결과만으로도 붕타우성의 인구당 장애아 비율이 0·57%에 이른다.보다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면 그 비율이 훨씬 더 높아질것』이라면서 『장애원인은 의료수준과 시설의 제한으로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가난과 무지와 전쟁탓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치열한 전투장이었던 곳,전쟁이 끝난 1975년 당시엔 사람이 살지 않던 지역에 장애어린이가 더 많은데 이 지역에서는 한가정 5명의 어린이가 모두 장애자인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전쟁후유증 시달려베트남전쟁에서는 고엽제를 비롯,전쟁사상 유례없이 많은 화학무기가 사용됐고 화학무기가 사용된 전장은 남부와 중부지역에 집중돼 있었다.붕타우등 남부는 물론 중부지역의 장애어린이들은 호치민으로 가야만 치료를 받을수 있는데 호치민도 그들을 수용할 능력이 턱없이 모자란다. 호치민의 언청이 전문병원인 오돈토 막실로 페이셜 센터의 병상은 총 40개.입원환자는 1백50명에 달한다.침대 하나에 3∼4명의 환자가 입원한 셈이다.그럼에도 1천2백명의 환자가 입원대기중에 있다. 『환자 1명을 수술하는데 50달러가 듭니다.수술만 하면 그들의 인생은 달라집니다.신문팔이였던 한 어린이는 수술후 신문을 더 많이 팔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습니다.그러나 정부의 지원부족으로 많은 환자들을 수술할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자신의 월급이 15달러라고 밝힌 이 병원 여의사 누엔 티 둑씨는 『돈도 필요하지만 선진 의료기술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노이와 북부 농촌지역이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밝고 활기 넘쳐 보였던 것은 그곳이 직접적인 전쟁의 피해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호치민과 남부 농촌지역은 그 상대적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20년이 되도록 아물지 않은 전쟁의 상흔때문에 우리를 착잡하게 만들었다. 베트남에 한국군이 첫발을 내디딘지 올해로 30주년이 된다.지난 64년 태권도 교관단과 이동병원이 붕타우에 상륙함으로써 한국군의 베트남전쟁 개입이 시작됐다.남쪽을 우방으로,북쪽을 적으로 싸운 그 전쟁에서 우리의 70년대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일부 마련된 것으로 얘기되기도 한다.통일된 그 나라와 새로운 우정을 맺은 우리가 이제 할 일은 베트남 어린이들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 “핵탄 4∼5개 제조분량/북,플루토늄 수주내 추출”

    ◎페리 이한 회견 북한은 과거 1∼2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시간적인 여유를 가졌으며 앞으로 수주일이내에 핵사찰을 받지 않을 경우 4∼5개의 핵무기 생산이 가능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이 21일 밝혔다. 페리장관은 이날 상오 2일간의 방한을 마치고 이한하기에 앞서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내외신기자회견에서 『여러 정황으로 보아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페리장관은 『북한은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과거 소량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면서 『북한은 수주일안에 이 원자로의 연료봉을 교체할 예정이므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아래 교체작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페리장관은 한반도의 위기평가와 관련,『한반도에는 정치적긴장은 있으나 군사적인 긴장은 없다는데 한미양국 국방장관이 의견일치를 보았다』며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원치도 않으며 도발이나 유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장관은 이어『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안보공약은 확고하며 이번에 양국은 완전한 결속과 전투준비 태세를 과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북핵문제에 따른 위기상황등에 대한 긴밀한 협의 ▲한미연합군의 전투준비태세,방어능력의 평가및 위기대처 전략논의등이 이번 방한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앞으로 한반도의 위협사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이병대국방장관과 핫라인을 설치,상호 긴밀히 연락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조만간 이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해 주도록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 국민은 8월 2천억원 증자/민영화방식 결정/11월엔 정부지분 매각

    국민은행이 「선증자 후정부지분 매각」 방식으로 민영화된다.이에 따라 오는 8월에 2천억원(납입기준)의 증자를 실시하며 이어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정부지분(액면가 1천3백86억원)을 판다. 재무부는 21일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3.5%에 불과한 국민은행의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2천억원의 증자를 8월 중 실시한다고 밝혔다.재무부 관계자는 8월 증자 이후 증시 상황을 보아 적절한 시기에 4천억원의 추가 증자를 실시,BIS의 자기자본 비율인 8%까지 높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자기자본 비율이 8%에 미달하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등 해외 영업이 제약을 받는다 국민은행은 납입자본금이 1천9백10억원으로 주주 구성은 정부가 72.6%,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신탁은행이 20.9%(4백억원),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6.4%(1백23억원),기타 0.1%(1억원원)이다.8월에 증자되는 2천억원 중 80%는 주식관련 청약저축에 가입한 사람들에게,20%는 우리사주에게 각각 배정된다. 재무부는 외환은행의 경우 오는 5월 1백억원의 정부보유주식을 매각하고 한국은행 보유지분(65.3%)은 늦어도 내년말까지 모두 매각,민영화시키기로 했다. 중소기업은행은 95∼97년 사이 민영화되며,중소기업은행은 연내 3백10억원 규모의 정부출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린 뒤 96∼97년 민영화된다.
  • 하노이거리 노점상들로 장사진(생동하는 베트남:상)

    올해부터 한국은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유니세프(유엔아동구호기금)한국위원회가 올해 1월1일을 기해 출범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치가 변한 것이다.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첫 지원대상국으로 베트남 선정하고 베트남방문단을 최근 파견했다.방문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을 다녀온 임영숙서울신문논설위원의 방문기를 싣는다. ◎농촌개발사업 한창… 양어장 겸용의 화장실 분리/흙바닥 교실·「베니어판 공책」에도 교육열기 후끈 베트남에서 우리는 대책없는 가난과 남누를 보게 될것으로 생각했다.19세기말부터 시작된 프랑스로부터의 기나긴 독립투쟁에 이어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10년 전쟁을 치르고 다시 캄보디아와 전쟁을 벌였다가 지난 89년에야 전쟁없는 평화를 맛보게 된 나라,개방과 개혁을 표방하는 「도이 모이」(쇄신)정책에 따라 시장경제가 도입되고 최근 외국자본이 물밀듯 들어가고 있다지만 아직도 연평균 국민소득 2백달러 수준의 세계 최빈국 10개국중 하나가 베트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트남은 우리의 50∼60년대를 연상시킬 만큼 가난하긴 해도 남루하지는 않았으며 5모작까지 벼를 재배할수 있는 축복받은 자연(베트남은 세계 제3위의 쌀 수출국이다)과 강인하고 부지런한 국민성으로 인해 오히려 풍요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세계 최빈국중 하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베트남방문단의 첫 방문지였던 하노이 교외의 농촌마을은 우루과이 라운드 파동을 겪고 있는 한국의 농촌보다 훨씬 여유있게 보일 정도였다.이 마을은 하노이에서 12㎞정도 떨어진곳에 위치한 두륭군 순흥리.지난 80년대부터 시작된 농촌개발사업의 시범마을로 베트남의 연평균 국민소득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베트남의 농촌개발사업은 우리의 새마을운동과 같은 것으로 현재 14개리에서 실시되고 있는데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것이 베트남정부의 계획이다. 집집마다 과수원이 있어 태국 원산의 과일 홍시엔나무가 무성하고 그레이프프루트 장미꽃등 이른바 경제수목의 묘목이 심겨 있다.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홍시엔 나무 밑에는 사람의 머리털과돼지털등이 뿌려져 있는데 열매맛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또한 대부분의 집에서 닭 돼지 개등의 가축을 기르고 양어장이 있는 집도 보인다. 베트남의 농촌에 있는 연못은 물고기를 기르는 양어장이자 화장실로서 물고기들이 사람의 배설물을 먹으며 자란다.그러나 이 마을에는 농촌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듯한 콘크리트 구조물의 화장실이 골목길에 따로 있었다. 전쟁영웅 출신이라는 이 마을 이장집에서는 마침 마을회의가 열리고 있었다.참석한 10여명의 마을 원로들은 대체로 준수한 외모와 품위를 지니고 있다.한반도 전체의 약 1.5배가 되는 면적에 남북간의 길이가 우리나라의 함경북도 나진에서 제주도를 잇는 정도인 1천5백㎞에 이르는 국토를 지닌 베트남에서는 사람들의 외모도 남북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듯싶다. 베트남에는 『임금님의 권세도 마을 입구에서 멈춘다』는 속담이 있을만큼 지방자치의 전통이 강하고 유교적 가족주의가 뿌리 깊어 공산주의 사회인데도 마을 원로들이 공동체 현안을 자치적으로 해결해 왔다고 한다. 마을에서 가장 큰 규모인 이장집의 중앙에는 조상을 모시는 제단이 있고 제단 양옆으로 평상이 놓여 있다.왼쪽 평상옆에 손님을 위한 응접세트가 있어 그곳에서 마을회의가 열리고 있었다.평상이 바로 침실역할을 하여 방이 되는 셈인데 제단으로 공간의 구분이 이루어질뿐 벽이 없는 점이 특이하다.베트남 농촌의 가옥구조는 기본적으로 이런 형식이라고 한다. 중국의 북동쪽에 자리잡아 「동이」,서남쪽에 위치해서 「남만」으로 불리며 오만한 중국인들로부터 똑같이 오랑캐 취급을 받아온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 문화 풍습등 여러면에서 유사점이 많다.우연하게도 두나라 다 삼국시대와 이씨왕조를 거쳤고 한자로 과거시험을 보았다.베트남 말 역시 한자를 뿌리로 하고 있어 「동서남북」을 「동 떠이 남 박」으로 읽는등 한자에서 파생된 비슷한 발음의 말들을 두나라 말에서 쉽게 찾을수 있다.근대에 들어서는 일본의 잔혹한 지배를 받는 경험을 공유하며 똑같이 냉전의 희생양으로서 남북분단과 동족상쟁의 비극을 겪는다.그러면서도 끈질긴 노력으로 한쪽은 통일을이루어내고 또 한쪽은 경제발전을 이루어 낸다. ○대로에 이발소 차려 통일은 됐으나 가난한 베트남은 지금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그 노력은 거의 폭발적인 힘으로 하노이 거리에서 분출되고 있었다.지난 90년 사유재산이 인정된 후 나타난 현상이라는데 『저렇게 모두 장사에 나서면 물건은 누가 살까』싶을 만큼 거리에 장사꾼들이 많다.길가에 좌판을 벌여놓고 돼지고기도 팔고 옷감도 팔고 주로 플라스틱과 양은 제품인 그릇도 판다.어엿한 가게도 안쪽은 텅 비워 놓고 집밖에 물건을 진열해 놓았다.물건이 많지 않은 탓이기도 하겠지만 가능한한 눈길을 많이 끌기 위해서다.심지어 빵 두개를 달랑 조그만 진열대 위에 올려 놓고 파는 사람도 있으며 자동차가 달리는 큰길가에 의자를 놓고 이발소를 차린 경우도 보인다. 하노이 시외로 나가 보아도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경제활동을 위해 이동중이다.시내버스가 없는 하노이의 주요교통수단은 자전거와 오토바이와 시클러(자전거로 미는 인력거)다.그러나 시골길에선 시클러가 보이지 않고 대신 물소 두 마리가 이끄는 짐수레가 보인다.그런데 물소가 끄는 짐수레는 물론이고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뒷바퀴 양쪽에 짐을 가득 담은 광주리를 매단채 달린다.이런 활력이 가난한 베트남을 남루하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베트남은 53개의 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가난한 성 가운데 하나라는 화빈성에서도 베트남의 여유를 볼수 있었다.하노이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화빈성은 산간지역으로 소수민족이 많이 산다.성인민위원회는 유니세프 방문단 일행을 위해 소수민족공연을 마련해 주었고 그 공연이 바로 베트남의 문화적 다양성과 풍부함을 보여주었다.베트남의 소수민족은 53개 종족으로 중국의 소수민족보다 2개종족이 적을 뿐이다.전체인구의 12%에 이르는 이 소수민족들의 춤이나 음악·의상의 다양함은 베트남문화를 살찌우기에 충분했다. 또한 화빈성에는 베트남 최대의 수력발전소가 지금 건설중에 있다.베트남 전국에 필요한 전력의 60%를 공급하게 될 이 발전소 건설의 자재는 한국의 현대건설이 공급하고 있다.수력발전소 건설은 거대한 댐을 만들어 냈고 2만여명의 주민이 이주해야 했다.그 결과 고립된 산간마을에는 다학급학교를 세우는 지혜로움도 베트남은 지니고 있었는데 화빈성 다박군 솜머리학교는 불과 16명의 학생을 위한 것이었다. ○“자전거위의 호랑이” 우리의 남다른 교육열이 오늘의 경제발전을 이룬 원동력이라고 하지만 베트남은 한국보다 더욱 어린이와 교육을 위한 투자에 열성인 듯싶다.전국단위의 어린이보호위원회를 구성하고 장관급을 위원장으로 앉혀 정부 주요부처와 같은 기능을 하도록 하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베트남밖에 없다.또한 베트남은 「어린이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비준한 나라다.경제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도 정부예산의 40%를 교육 보건등 사회복지에 사용하고 있다.베트남은 미래를 위해 투자할 줄 아는 나라인 것이다. 우리가 지난 30년 사이에 이루어낸 경제발전을 베트남은 10∼15년 사이에 달성해 낼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래서 베트남은 「자전거 위의 호랑이」로 불린다.그 가능성에 우리는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지금 일어서는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그래야만 한국은 진정한 국제화를 이룰수 있으며 내일의 우리 살길도 거기서 배울수 있게 된다.그런점에서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첫번째 지원국으로 베트남을 선정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솜머리의 수몰지역 주민들은 우리일행을 신기한듯 구경하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미소를 지었다.흑치의 한 할머니(베트남 여성들은 치아건강을 위해 이빨을 검게 물들였는데 지금은 사라져가는 풍습이라고 한다)는 우리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차를 대접하고 그들의 주식인 카사바(감자와 비슷함)를 듬뿍 싸주었다.또한 솜머리학교 어린이들은 우리 일행을 배 타는곳까지 배웅하고 파파야 열매를 한개씩 선물했다.비록 그들이 연평균소득 30달러의 가난속에 있고 대나무로 얼기설기 지은 초가지붕 흙바닥의 간이학교에서 공책도 없이 합판에 분필로 글씨를 써가며 공부하고 있을지라도 마음은 그렇게 풍요로웠다.
  • 평화공세에 현혹되지 말라(사설)

    북한주석 김일성이 갑자기 듣기 좋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82회생일을 계기로 미일등의 기자·학자들을 불러들여 어울리지 않는 온건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미일은 물론 우리신문도 요란하게 보도하고 있다.그가 대단히 인간적이고 합리적이며 온건한 사람이란 착각이 들게끔 하는 내용들이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방문하고 싶고 언제 어디서든 김영삼대통령과 만날 용의가 있으며 미국에 가서는 낚시와 사냥을 하고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했다.핵은 없고 만들 생각도 필요도 없으며 다른 「조선인」들에게 사용하지도 않을 것 이라고 했다.북이 핵을 가졌다는 주장에 지쳤으며 미국이 경수로원자로를 제공하면 핵재처리시설을 폐기할수 있음을 시사했다.「불바다」발언은 잘못 전달된 것이며 전쟁을 원하는 자는 제정신이 아니라고도 했다. 전쟁불사 위협을 되풀이해온 그동안의 북한과는 너무도 달라진 발언들이 아닐수 없다.사실이라면 그이상 더 환영할 일이 없을 것이다.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그를 믿는단 말인가.지금 필요한 것은 모든 핵사찰을 무조건 받겠다는 한마디이며 그에 따른 실천이다.그러나 그많은 미사려구 가운데 그말만은 없다. 상대가 강하면 교활하게 후퇴하고 약한 기색을 보이면 무자비하게 밀어 붙이는 것은 전형적인 공산당식 인민전선전술이다.월남전의 파리평화협상에서 잘보고 경험한 수법이다.일련의 김일성회견공세는 유엔안보리 의장성명과 불바다위협 이후의 국제여론 악화와 한미양국의 강경선회에 대한 김빼기 평화공세요 후퇴전술이라 할수 있다.상대 후방교란 목적의 심리전이기도 한 것이다. 월남전패배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전술의 변화를 목표의 변화로 착각해서는 절대 안되며 여론심리전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북한이 평화공세로 나온다는 것은 조금이나마 채찍의 아픔을 느끼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징조다.여기서 채찍을 포기하거나 다시 늦추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평화공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실질적인 태도변화가 없는 이상 패트리어트 배치는 계속돼야 하며 팀스피리트도 강행해야 한다.국제원자력기구의 추가사찰을 받지 않는 이상 안보리결의도 채택하고 제재에도 착수해야 한다.북한의 인권에도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한다.그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사찰을 받고 남북대화도 해야할 필요성을 자각하게 하기 위한 비상수단인 것이다. 국민과 여론도 북한의 평화공세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될 것이다.우리는 지금 4∼5월의 고질적 학생데모철을 맞고 있다.북은 이점까지 계산에 넣고 있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남총련등 일부 왜곡된 학생들의 패트리어트 반대시위등은 고의든 아니든 북한의 그러한 심리전술에 놀아나는 것이란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우리 영화/소재·장르 개발… 잠재 팬 잡아야

    ◎10∼20대 관객동원만으론 흥행 한계/「쉰드러 리스트」·「투캅스」 등 성공사례 분석/30대 주부층 고정팬 확보전략 필요 우리 영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재와 장르의 다양화등을 통해 잠재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는 최근 관객들이 다원화되는 등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영화 관객은 10대후반과 20대 초반이 대부분이었다.때문에 제작자와 감독들은 어떻게 하면 그들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제작할 수 있을까로 고민했다.92년부터 지난해까지 「결혼이야기」류의 신세대를 겨냥한 로맨틱 코미디가 붐을 이룬 것이 단적인 예다. 그러나 최근 그같은 고정관념을 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표절 시비를 일으키기는 했지만 서울에서만 80만명이상을 모은 강우석감독의 「투캅스」와 개봉 한달여만에 40여만명을 동원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가 그것이다.이들 영화의 관객은 특별한 계층이 없다고 할만큼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사실 지난해 「서편제」가 흥행에 성공을 거둘때까지만 해도 관객의 저변 확대와 연관시키는 분석은 거의 없었다.그저 일과성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했다.그러나 코미디물 「투캅스」와 무겁고 진지한 주제의 역사물 「쉰들러 리스트」가 동시에 흥행에 성공을 거두자 영화인들의 시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과거처럼 관객층을 20대로만 보지않고 어떤 영화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관객층이 확대될 수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제작사와 극장이 힘을 합해 잠재 관객들을 고정 관객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있다. 제작자,감독,배우들이 극장등에서 지속적으로 관객 또는 각종 단체의 회원들과 자신들이 만든 영화에 관해 대화와 토론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우리 영화에 대해 친밀감을 갖게하고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도 그 방안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또 극장안에 주부들을 위한 문화공간,특히 어린아이를 돌보아 줄 수 있는 탁아소의 설치도 긴요하다는 의견들이다.이는 잠재 관객 가운데 30대 초반까지의 주부들층이 가장두텁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최근 주부관객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핵가족화 추세에 따라 여유시간을 많이 갖게 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획시대의 유인택대표는 『투캅스와 쉰들러 리스트의 성공 사례는 잠재관객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영화제작자등은 물론 극장쪽에서도 이같은 점을 충분히 인식,장르및 소재의 다양화,극장시설의 확충등의 방법을 통해 관객을 개발하고 유입하는 운동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MBC·SBS 봄프로그램 개편을 보고(TV주평)

    ◎“시청률만 의식… 모방·대응 편성” 여전 좋은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시청률을 의식한 경쟁 차원에서의 대응편성과 모방은 피할수록 좋다. 지난 주에 단행된 MBC와 SBS의 봄철 프로그램 개편은 교양과 보도물을 늘렸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번 개편에서도 대응편성과 모방이라는 구태를 벗어나지는 못한 것같다. MBC가 신설한 「TV 탐사」는 KBS­2TV의 「체험! 삶의 현장」을 본뜬 대응 프로그램의 성격이 짙다. 「TV…」는 지난 15일 첫회부터 농구선수 서장훈이 출연한 KBS 「체험…」의 18일 방영편에 앞서 서 선수등 연세대 농구팀을 출연시켜 KBS와 비슷한 바닷가에서의 체험을 보여줌으로써 스스로 대응 프로그램임을 드러냈다.또 SBS가 이례적으로 황금시간대에 배정한 신설드라마 「병원 24시」의 경우 MBC의 신설 드라마 「종합병원」에 맞선 대응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직감케한다. MBC가 미국의 TV드라마 「General Hospital」을 본떴다면 SBS는 외주를 내세워 MBC의 기획의도를 모방한 꼴이다. 반면에 똑같은 이유에서 MBC가 신설한 「오변호사 배변호사」는 내용으로 보아 SBS의 신설드라마 「박봉숙 변호사」에 대한 대응 프로그램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또한 SBS가 시청률이 높은 MBC의 「베버리힐스 아이들」에 대한 대응 프로그램으로 신설한 「베이사이드 얄개들」은 이름마저도 비슷하다. 더구나 「베버리…」는 미국 부유층 고교생들의 이야기로 사치성과 문란한 이성관계등이 우리의 정서와 맞지않는다고 비판을 받아온 외화라는데서 대응편성의 부적절함을 지적 받고있다. SBS가 월·화요일 하오 6시에 편성한 「오즈 탐험대」역시 같은 요일 하오 6시25분에 신설된 MBC의 「아프리카 탐험대」에 맞선 전형적인 대응 프로그램이다.MBC의 「세계는 넓다」와 SBS의 「세계로! 싱싱싱」도 시청대상은 다르지만 비슷한 대응 프로그램이라 볼수있다. 품격높은 방송을 위해서는 손쉬운 대응편성보다는 힘들더라도 창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한다. 그렇지않을 경우 교양물을 대폭 늘리는 것마저도 소신없는 대응편성이라는 비판을 피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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