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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기와 언론의 접목」 김학수 서강대 교수 강연

    ◎과학대중화와 과학언론 한국 과학기자 클럽은 19일 현판식과 더불어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포럼(이사장 김시중)과 공동으로 과학기술의 국민적 이해를 넓히고 과학기술에 대한 언론의 사명과 역할 등을 조명하기 위해 『21세기를 지향한 과학기술과 언론의 접목』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했다.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김학수 서강대 교수의 「과학대중화와 과학언론」강연내용을 정리한다. 「포스트 모더니즘」,내가 그런 제목의 글을 접한 것은 2년전 여름이었다.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주간학술지 「사이언스」는 그런 제목의 사설을 싣고 있었다. 사이언스의 발행인이 쓴 사설은 포스트모더니즘이 한마디로 반과학운동을 뜻하는 것임을 지적했다.20세기 문명이 과학기술시대로 특징지어진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그런 시대에 대한 비판 내지 반동에서 출발하고 있었다.그 배후에는 과학기술이 인류사회에 가져다준 긍정적 문명의 혜택 못지 않게 부정적 결과가 컸다는 논리가 깔려있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반과학운동은 거꾸로 우리에게 과학대중화운동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하다.왜냐하면 그런 반동적인 움직임은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20세기 시민이 과학기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나온다고 보아지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일반대중의 이해를 목표로 하는 과학대중화는 사실 한국의 문제이기 앞서서 인류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의 경우는 경제적 도약의 단계에서 과학기술인력이 급격하게 필요한 상태에 있다.오늘날 과학대중화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과학언론인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과학기술을 일반국민에게 가깝게 하는 것에는 과학언론이라는 중개업자가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언론이 특별히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자선단체가 아니라 정보상품을 파는 상업기관이라는 점이다.그 상업적 본질을 간파할 때 과학기술이 어떻게 과학언론에 어필할 수 있는가와 과학언론이 어떻게 언론수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참다운 대안 틀을 찾아낼 길이 없다. 과학대중화가 현대사회의 시급한 과제이고 그것을 위해 과학언론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은 과학기술정보의 공급자 관점에서 주로 바라본 것이다.반대로 과학언론의 수용자,즉 수요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상품가치가 높은 과학기술관련 정보상품을 희망할 뿐이다.이 두가지 관점을 모두 충족시킬 때 과학언론은 저절로 활성화될 것이다. 우선 과학기술정보의 공급자 관점에서 과학언론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 전문홍보활동의 진작이다.과학언론인이 과학기술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줄때 그 언론활동이 조금이나마 활발해질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두번째로 과학기술정보의 공급자관점에서 과학언론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조치는 과학기술관련기관 및 산업들에서 홍보전문가를 두는 일이다.예컨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연구소가 1천개를 넘은 시점에서도 그들의 대부분은 홍보전문가들을 두고 있지 않다.홍보전문가의 등장이야말로 일반국민의 폭넓은 지지속에서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 유학생 10만(외언내언)

    『한국이 더욱 성장하고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유학생을 보내야 합니다.다만 도피성 또는 사치성 유학생의 폐해는 최근 미국 교포사회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지역의 한국인 대모로 알려진 「소니아 석」여사가 이달초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났을 때 털어놓은 말이다. 유학의 목적성이 확실치 않거나 현지적응을 못해 방황하는 유학생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그녀는 한국전 직후 미국으로 이민해 그때만 해도 가물에 콩나듯 희귀했던 한국유학생을 돌보아온 여인이다.당시 유학생이라면 주경야독의 대명사였다.모든 것이 부족하던 시절,유학생 뒷바라지를 한다는 것도 애국의 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80년대말부터 해외여행과 자비유학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양적팽창이 계속돼 유학생수가 드디어 10만을 넘어섰다.지난해말 유학생수는 66개국 10만6천여명으로 「세계화바람」을 타고 앞으로도 크게 늘어나리라는 전망이다.지역별로는 미국이 5만6천여명,일본 1만8천여명,독일 7천3백여명이고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러시아 6백21명,중국 4천5백여명,베트남 12명등 구동구권국가로의 유학생수가 3년전보다 6배가량 늘어났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난해 유학생경비로 지출된 액수는 1조원(12억5천만달러)이나 돼 무역외수지적자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으며 1인당 한달평균 송금액도 3년전보다 배가 늘어 1천달러에 이르고 있다.1인당 월 80만원이면 국내의 웬만한 월급쟁이 한달수입보다도 많은 액수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시점에서 외국의 새로운 질서와 첨단학문을 배워 선진한국을 건설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사치성·도피성 유학이 크게 늘어나고 일부유학생의 사치와 방종이 전체유학생의 이미지를 흐려놓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유학생수에 비례해서 증가하고 심화되는 부정적인 현상은 세계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현대 미술의 교차로” 광주비엔날레/최태만 미술평론가(기고)

    우리는 현재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가장 최신의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지구를 감싸는 시대에 살고 있다.이글을 쓰고 있는 이순간 비엔날레 관람객 수가 90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정보망을 타고 즉각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의 퍼스컴 속에 전자우편으로 전달될 것이다.제1세계와 제3세계란 이념적·정치·경제적 경계나 인종·종교에 의해 형성된 벽이 정보산업에 의해 와해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술을 포함한 문화현상의 흐름에 관한 한 그것을 하나의 전자언어로 통합할 수 없는 다양성과 혼돈이 실재함을 이번 광주비엔날레가 보여준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세계 각 국가와 지역·인종·문화권에 속한 작가들의 관심과 고민,이상과 고통,개인이나 집단의 욕망과 미래에의 예견,현실에의 통찰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더욱이 「국제현대미술전」에 선정된 작가들의 대부분이 60년대 태생이란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크게 7개의 지역권으로 분할하고 각 지역의 커미셔너들이 그것을 다시 국가별로 배분해 작가를 선정하였으나 이들을 과거의 지역적·국가적·이념적·민족적·장르적 틀로 묶을 수 있는 공통점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엔날레가 제1세계 중심으로 구축되었던 현대미술의 각종 담론들에 대한 비판과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대부분 30대인 젊은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현대미술의 향후 지향점을 추론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산업사회에 태어나 후기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사회에 대해 비로소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이 세대의 의식이 자신이 속한 민족이나 국가의 전통과 관습,역사의 유효성이 소멸하고 있는 것처럼 말해지는 시대에 신구세대간에 빚어지는 가치관의 충돌과 혼란을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소속감의 상실을 자기가 되돌아가야 할 지점에 대한 적극적 모색의 현실로 표현하고 있음을 역시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기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검증의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것을 식민지배의 경험을 겪었던 제3세계권 참여작가의 작품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이런 사실은 비엔날레가 표방하고 있는 주제인 「경계를 넘어」가 암시하듯 각 지역·인종·국가·종교권의 전통과 문화의 「다름」을 끌어안으면서 생산과 이식,지배와 피지배란 상대적 경계에 의해 가려졌던 개체의 언어를 존중함으로써 보다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담론을 이끌어내고자 한 광주비엔날레의 목표가 일정하게 성취되었음을 증명한다. 사실 광주비엔날레가 이름 있는 작가들의 거룩한 집회가 되었더라면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문화적 활력과 다양성,그리고 그런 것들이 제공하는 혼란스러운 개별성을 기대하긴 힘들었을 것이다.광주비엔날레는 그런 점에서 현대미술의 교차로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광주비엔날레를 두고 벌어지는 과거지향적,소모적 비난이나 근거없는 낙관론 보다 보다 생산적인 논쟁이 필요하다.그것이 아시아·태평양권의 명실상부한 국제미술제전이란 말이 명분이 아니라 하나의 현실로 만드는 과정이며 조건임을 관람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곳 광주에서 느낀다. 그것을 위해 이곳 광주에서 비엔날레란 전체 뿐만아니라 그곳에 있는 개체까지 낱낱이 보아주기를 여러분께 권고한다.
  • 쌀 보답이 무장공비인가(사설)

    임진강을 건너 침투하려다 사살된 무장공비는 저들의 대남전략에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홍수피해까지 겹친 그들의 불행을 덜어주기 위하여 흔쾌한 쌀지원의 호의를 베풀어온 우리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이런 짓은 소름돋는 배신의 보답이다.언필칭 「평화협정」까지 내세우며 벌이는 그들의 거죽만의 평화몸짓에조차 찬물을 끼얹는 이런 태도는 분명 예삿일이 아니다. 군사전략차원의 전문분석은 따로 있겠지만 50주년을 맞는 유엔행사가 진행중이고,미국과의 대표부설치 문제가 무르익고 있으며 주변국과의 교류를 원하고 있다는 그들이 이토록 변하지 않는 수법을 또다시 노정시켰다는 그 사실이 무엇보다 이해하기 곤란한 부분이다. 필시 속으로 감췄던 어떤 기도가 표면으로만 호도한 평화제스처의 표피를 뚫고 불쑥 드러난 것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저들의 그런 본질을 우리는 너무 문문하게 보고있는 것같아 우려스럽다. 정황으로 보아 침투간첩은 사살된 자 말고도 더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한둘쯤은 이미 침투에 성공했을 지도모른다는 걱정까지 든다.그러고 보면 이런 침투가 그동안에 딴 길로도 더러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여러가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경계가 느슨해진 우리이므로 그들의 모든 기도가 실패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침투기도는 최근 김정일의 군 인사 결과,보수강경파가 전면에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는 분석이다.우리의 대응태도가 어때야 하는 지도 자명해 진다.속은 조금도 변하지 않으면서 겉만 빛깔이 바뀌어 보이는 그들의 변함없는 속성을 우리만이 때때로 망각하는 것은 실수의 근원이 되는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 뜻에서 『남북문제는 환상에 빠져서도 안되고 …북한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신중하게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김영삼대통령의 의지에 공감한다.군은 군대로 민간은 민간대로 의지의 다스림이 필요한 것이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 21세기 아태시대 개막 한·가 협력 역설/밴쿠버/김 대통령 여로

    ◎동행 기업대표들에게 “세일즈 외교” 주문 캐나다 밴쿠버를 방문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17일 낮(이하 한국시간)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는 북한의 대남전략에 변화가 없다는 산 증거』라며 『북한이 남북대화에 응할 수 있도록 인내를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팬 퍼시픽호텔에서 공로명 외무장관 등 공식수행원들과 비공식 만찬을 한 자리에서 김동진 합참의장으로부터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보고받고 『북한이 무장공비를 침투시키는 등 대남 호전적인 자세를 계속 취하고 있는만큼 우리는 국토방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남북문제는 환상에 빠져서도 안되고 인내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과 에너지난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신중하게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대통령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지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주석직 승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이러한 북한이 어디로 갈 것인지 예의주시하면서 멀지않은 장래에 남북통일이 분명히 민주방식에 의해 이뤄질 것에 대비,국방 및 통일정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18일 새벽 팬 퍼시픽호텔에서 마이크 하코트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총리의 예방을 받고 오찬을 함께하며 한­캐나다간 경제교류 증진방안 등에 관해 폭넓게 논의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찬연설을 통해 『한국과 이 지역간에 교역·관광은 물론 첨단산업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17일 상오 밴쿠버의 월센터 가든호텔에서 교민 리셉션을 갖고 『10월중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수출 1천억달러 시대를 돌파하게 된다』면서 『1차대전후 지구상에 1백여개의 나라가 새로 탄생했으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국제적인 기여도로 보아 한국을 앞서는 나라는 없다』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18일 낮 밴쿠버 무역협회및 아·태재단이 공동주최하는 만찬에 참석,아·태지역에 대한 상호협력과 양국간 경제협력 등을 주제로 연설할예정이다.
  • 지하수 오염(외언내언)

    1992년 10월 러시아 의학아카데미원장 포크로브스키는 공식기자회견장에서 『앞으로 25년 동안의 우리 운명은 이미 정해졌다.새로운 세대가 건강하지 못한 신체상태로 성인기에 들어서고 있다.소련경제는 인민건강의 희생위에 발전한 것이다』라고 말해 세계를 놀라게 한 일이 있다. 이때 그는 러시아 유아 11%가 선천적 결손증을 앓고 있고 취학연령 아동의 55%가 건강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식수의 2분의 1,식량의 10분의 1이 오염된채 공급되고 있다는 자료를 밝혔다. 세계 곳곳에서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의 질저하는 이제 가시적인 경제 손실로 나타나고 있다.산성비는 유럽 삼림을 전면적으로 고사시켰고,토지오염은 또 어느 대륙에서나 작물생산만이 아니라 가축의 성장까지 방해하고 있다.미국 환경보호청은 91년초 앞으로 50년간 오존 고갈로만 미국시민 20만명이 피부암으로 사망할 것이라면서 국가적으로는 개개인의 건강위험보다 먼저 건강진료비용으로 더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더 본질적 문제는 자연유지체계들의 고갈과 파괴를 고려한 지구차원의 경제적 모델이 아직 없다는 것이고,자연자본의 회복할 수 없는 피해로 생긴 환경적 부채를 갚을 방법 또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 지하수오염이 지하 1백m까지 이르렀다는 자료가 나왔다.최근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이 성북구 길음동 지하수개발 검사를 한 결과이다.그동안 수질검사를 한 서울 8천4백여곳의 평균은 음용수 부적합 70%,생활용수 부적합 8%,최장깊이 70m였다.이것이 다시 1백m로 더 내려간 것이다.유아에게 청색증을 유발하는 질산성질소는 어디에나 과다하게 포함돼 있고,구로지역등 몇 곳은 중금속 수은,발암물질 트리클로로에틸렌까지 다량 확인되고 있다.지하수 오염의 회복은 1백년을 가지고도 불가능하다. 그러니 서울전역 오염수준이나마 확인하고,더이상의 오염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우리도 환경부채에 대한 국가적 경비를 계산해 보아야 할 것이다.
  • 공기업 민영화계획 수정 불가피/주식매각 차질·유찰

    ◎대상기관 61개중 실적 17개뿐/석탄공사 광진공으로 흡수 백지화/가스공사·한중·국민은 등 계획 연기 공기업 민영화가 주식매각 차질과 잇단 유찰로 당초 계획대로 추진이 어렵게 돼 일부 공기업의 통폐합을 백지화하거나 수의계약으로 전환해야 하는 등 계획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17일 『공기업 민영화 계획이 현실여건과 다소 동떨어져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마련된 부분이 없지 않다』며 『당초 계획에 꿰맞춰 무리하게 민영화하기보다 증시여건 등을 감안,신중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93년 12월 공기업의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민간이 효율적으로 사업수행을 할 수 있거나 설립목적이 달성된 58개 기업은 경영권을 넘기거나 정부지분을 매각하고 ▲기능이 중복되거나 유사한 10개 업체는 통폐합하기로 했었다.지난 해와 올해에만 국민은행 등 52개 기업을 민영화(일부 지분매각 포함)하고 9개 기업을 통폐합할 계획이었으나 대한중석과 한국비료 등 14개 기업의 지분매각과 한국석유시추 등 3개 기업의 통폐합만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누적결손이 2천억원에 이르는 대한석탄공사를 대한광업진흥공사로 흡수시키려던 계획을 백지화,석탄공사의 감량경영과 사업 다각화로 정상화시키기로 내부방침을 정했으며 당초 지난해 지분매각을 끝내기로 했던 국민은행주(2천만주,총 발행주식의 34.3%)도 연내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석탄공사는 석탄공사법과 정관을 개정,석재 및 골재채취 사업을 부대사업으로 하고 중국 등지에서 유연탄광을 개발해 들여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경영권 이양대상으로 분류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중공업에 대해서도 올해 구체적인 민영화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민영화 용역결과발표가 연기된 데다 통상산업부가 경영권 이양에 난색을 표해 경영권 이양을 전제로 한 민영화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이밖에 부국신용금고 한성신용금고 한국기업평가 기은전산개발 건설자원공영 건설진흥공단 등 수차례 유찰된 기업의 경우 입찰조건을 완화하고 동남은행 대동은행 평화은행 등 지분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기업의 정부지분은 증시상황을 보아 탄력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 “북 대남전략 불변… 철통방위를”/김 대통령

    ◎어제 새벽 임진강서 무장침투 북한군 1명 사살 【밴쿠버=이목희 특파원】 캐나다 밴쿠버를 방문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17일 낮(이하 한국시간)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는 북한의 대남전략에 변화가 없다는 산 증거』라며 『북한이 남북대화에 응할 수 있도록 인내를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팬 퍼시픽호텔에서 공로명 외무장관 등 공식수행원들과 비공식 만찬을 한 자리에서 김동진 합참의장으로부터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보고받고 『북한이 무장공비를 침투시키는 등 대남 호전적인 자세를 계속 취하고 있는만큼 우리는 국토방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주자 있는 듯 17일 새벽 2시20분쯤 경기도 파주군 임진강 하류 자유의 다리 남쪽 1.5㎞ 지점에서 남측지역으로 침투하려던 무장 북한군 1명이 아군경계병에 의해 사살됐다. 통합방위본부(본부장 김동진 합참의장)는 이날 『임진강 철책초소(GOP)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모사단 소속 정인제 상병과 이종훈 이병 2명이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잠수복차림의 남자 1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하고 『아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합참 작전참모부 작전차장 정화언 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살 현장에 이들이 신고온(수중 수영용) 오리발 자국이 여러개 나있는 점으로 보아 도주한 북한군이 1∼2명 있을 것으로 보고 대침투 경계태세 「진돗개 하나」를 발령,임진강 주변과 강물속을 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만조 때 임진강 하류에서 물길을 따라 수중침투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전방 아군병력 및 무기체계 배치현황과 유사시 침투로 확보등을 위한 정찰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한유엔사령부는 이날 군사정전위 비서장 옴즈대령을 포함,군정위 소속 요원 5명을 현장에 보내 조사에 나섰으며 사체의 신원이 확인되는대로 북한측의 명백한 휴전협정 위반행위를 공식항의할 방침이다. 정차장에 따르면 경계근무 중이던 정상병등은 상오 1시35분쯤 나무가 흔들리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이를 추적하던중 2시20분께 적의 모습을 발견,수류탄 2발을 투척하고 10여분간 K­2소총 75발을 쏘았다는 것이다.북한군은 전혀 응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단사령부는 즉각 「위기조치반」을 가동,수색 끝에 상오 7시15분쯤 숨진 북한군 사체 1구와 장비등을 발견했다.
  • 교실이라는 공장/손상철 서울 개포중 교장(굄돌)

    미국의 석학 앨빈 토플러는 「미래의 충격」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학교교육의 지배적인 형식이 되고 있는 「교실」에서의 수업방법은 「공장」에서의 생산방법을 모방한 것이라는 흥미있는 견해를 표명한 적이 있다.근대사회는 개방된 교육체제에 의하여 커다란 사회적 에네르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게 되는데,많은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해선 어쨌든 「교실」이란 곳에 모아놓고 수업하는 형식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토플러가 말한 것처럼 지금의 「교실」형식이 전적으로 「공장」형식에서 유래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교실」과 「공장」이 형식상으로는 어느 정도 공통된 사회적 기반에 뒷받침되고 있는 것 같다.즉,교실에서 진행되어온 수업형식이 오늘날까지 유지되어온 배경에는 효율을 우선하고 대량생산이나 표준화를 중시하는 산업사회의 일반적인 경향에 크게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점이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대량교육체제를 이용하여 대량생산에 필요한 기술인력을 양산하는데 주력해왔다.그러나 21세기의 고도 정보사회를 선도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실」의 모습도,그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업방법도 공장과 같은 대량생산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교육하는 사람이라면 사회의 변화를 전망하고 교육과 「교실」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고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해 두어야 할 일은 투자하지 않고는 교실의 변화를 유도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1994년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의 재학생은 1천1백여만명,교원은 40여만명에 이른다.국정운영에 있어서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를 실감케 하는 통계치라고 아니할 수 없다.학교교육은 「교실」을 통하여 구체화된다.지금 추진되고 있는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을 중시하는 「교실」로 변화시키는 일이 급선무임을 강조해 두고 싶다.
  • “유럽­아시아 관계증진 양측에 이롭다”(해외논단)

    ◎조지워싱턴대 학장 해리 하딩­런던대 강사 데이비드 샴보 공동칼럼/아시아,미국 제치고 유럽 최대 무역파트너로 등장/「유럽­아시아 정상회담」 APEC수준 발전시켜야 아시아·유럽 정상회담 개최 등 유럽과 아시아의 관계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해리 하딩 조지 워싱턴대학 국제문제 엘리어트 스쿨 학장과 데이빗 샴보 런던대학 동양·아프리카대학원 중국정치학 강사가 최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주장했다.다음은 그 요지. 유럽은 아시아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이러한 사실은 스위스에 본부가 있는 세계경제포럼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유럽­동아시아 회의에서 명백히 나타난다. 이 회의에는 양 지역에서 7백명이상의 각국 관리들과 회사간부들이 참석,유럽의 관심이 서방에서 동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럽연합(EU)의 아시아 진출은 미국과 많은 아시아국가들과의 무역및 외교관계가 긴장상태에 놓여있는 것과 때를 맞추어 이루어지고있다.미국의 아시아에 대한 대결적 자세 특히 무역협상에 있어서의 그런 자세는 유럽의 보다 유화적인 정책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유럽이 인권문제를 부차적인 것으로 다루면서 상업적인 기회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있는 반면 미국은 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 확대가 일차적인 목표인 것같이 보인다. 유럽의 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유럽위원회에서 발표한 정책문서에 적시된 통합적 장기전략으로부터 나온다.유럽위원회의 94년도 「새 아시아 전략」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유럽의 상업적 외교적 존재를 강화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다.그 결과로서 일본·한국·중국과의 관계에 관한 구상을 다루는 유럽연합의 정책논문들이 올해말 발행될 것이다. 워싱턴은 이러한 유럽의 정책논문에 대응할 만한 것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일관된 정책도 없는 것같이 여겨진다.미국방부의 동아시아 전략보고서만이 유럽의 그것들에 근접할 뿐이다. 클린턴 미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은 통합적인 장기적 전략이 없기 때문에 의회에 의해 마련되고있으며 불충분한 정보와 단기적인 시각에 따라 정책명령이 내려지고 있다. 내년 3월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첫번째 유럽­아시아 정상회담(ASEM)을 열기로 한 것은 두 지역의 지정학적인 간격을 좁히는 주요한 행사가 될 것이다.그 정상회담은 15개국의 유럽정상들과 10개 아시아 지도자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아마 97년에 두번째로 열릴 회담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포함할 것같다. 유럽지도자들은 ASEM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유럽은 동아시아에 대한 무역및 투자에 있어서 오랫동안 미국에 뒤져왔다. 이제 유럽의 은행들과 다국적 기업들은 이윤을 담보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보다 확고한 위치를 얻으려하고 있다.아시아는 10년전 유럽을 제치고 미국의 주요 무역파트너로서 부상했다.또한 최근에는 유럽연합의 전체 교역량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을 능가했다. 유럽은 아시아에 대한 낮은 수준의 지식을 개선하고 싶어한다.과거 유럽은 아시아에서 광범위한 식민지를 갖고있었으나 오늘날 미국과 비교할 때 아시아전문가가 부족하다.런던대학의 동양·아프리카 대학원이 유럽에서 아시아에 관한 광범위한 전문적 지식을 축적하고 있는 유일한 기관일 정도이다.미국은 이같은 기관을 적어도 9개 가지고 있다. 유럽연합과 그것의 15개 회원국들은 아시아와의 교역증진,문화적·학술적 교류의 증진등을 위한 보다 많은 기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유럽은 워싱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의 금융서비스에 관한 합의등 동아시아와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럽은 아시아와 대등한 파트너십을 지향하고 있다.그러나 미국은 미국의 지도력이라는 전제하에서의 「관계」를 고집한다. 유럽의 아시아와의 교역량은 절대적인 측면에서는 증가했다.그러나 아시아의 외국과의 교역에 있어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질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많은 아시아지도자들은 최근의 유럽의 구상을 환영하고 있다.아시아와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때 이러한 구상들은 미국이 남긴 공백을 메울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시아는 유럽카드를 이용하는 「조작적 정책」을 추구하지 말고 유럽과 미국사이의 중심적 위치에서 삼각관계를 지향하는 것이 그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 시점에서 미국이 해야할 일은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만약 워싱턴이 유럽의 접근방식중 좋은 것들을 받아들인다면 워싱턴은 훨씬 더 확고한 경제적·전략적·역사적 토대로부터 아시아를 계속 다루어 나갈 것이고 시장확대와 영향력증대를 위한 유럽의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워싱턴은 발전하고 있는 유럽­아시아 축을 「제로 섬」의 견지에서 보아서는 안된다.그것은 미국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확실히 미국과 유럽의 연결이 아시아 어느 누구와 비교해봐도 더 지속적이고 제도화 돼있다.유럽과 아시아의 관계증진은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 정치권의 「조순 금단현상」/박현갑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아직은 정치적인 구조조정기라고나 할까. 지난달 29일과 지난 10∼11일 세차례에 걸쳐 열린 서울시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는 올해 첫발을 내디딘 「서울지방자치시대」가 앞으로 정치외풍에 어떻게 반응해나갈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번 국감에서 의원들은 과거와 달리 피감기관장에 대한 예우가 깍듯했고 질의도 대부분 점잖은 편이었다.오히려 서울시가 공격적인 답변으로 시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듯했다.「민선시대」라는 새로운 잣대가 이미 먹혀들고 있었다. 상임위별로 현안은 달랐으나 최대관심은 역시 조순 시장의 거취문제였다. 조시장은 거취문제에 대한 질의가 나올 때마다 시정에만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생각에 변화가 없음을 밝혔다. 여당은 조시장의 이런 반응에 고무되는 눈치였고,국민회의측은 조시장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민주당은 희색이었고,자민련은 관망자세였다. 한마디로 중앙정치권이 조순시장을 바라보는 눈길은 「4당4색」이었다. 그러나 조시장과 국민회의가 다수당인 시의회와의 관계는 당분간 껄끄러울 것으로 전망된다.의회가 확실하게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더라도 예산승인이나 조례개정등 각종 안건에 대해 시시콜콜 따질 것이기 때문이다.시정의 손발이 될 구청장도 국민회의 출신이 대부분이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앙정부와의 관계는 비교적 좋을 것 같다.다만 조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어서 조시장의 행정력과 서울시민의 여론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구 민주주의국가가 뚜렷한 정강과 정책으로 정당정치를 생활화하고 있는 것에 비해,아직까지 지역주의와 인물위주의 정치가 주를 이루는 국내여건상 조시장에 대한 정치권의 다양한 시각은 어찌보면 민주주의로 나가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금단현상인지도 모른다.그러나 한편으로 정치권은 지난 6월28일 한 시민이 조시장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조순을 버리고 가족을 버리고 민주당을 버리고 전후좌우 살피지 말고 오직 서울시민을 위해 신명을 다해 일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도 곰곰 되씹어보아야 할 것 같다.
  • 한국 전쟁의 평가(새로 쓰는 한국 현대사:40)

    ◎승자·패자 없는 싸움… 이념 대립속 갈등 심화/“삶의 공동체 파괴시킨 반민족적 사건” 규정 새로쓰는 한국현대사 한국전쟁은 3년하고도 32일을 더 끌었다.단일지역의 국지전 치고는 길고도 지루한 전쟁이었다.제2차세계대전 절반에 해당하는 기간의 전쟁이었지만 전비는 엄청났다.미국은 2차대전 당시 유럽에 투하한 분량보다 더 많은 폭탄을 좁은 한국땅에 쏟아부었다.그래서 한국전쟁은 1·2차세계대전 다음가는 전쟁으로 기록된다.끔찍한 전쟁이 분명했다. ○5백여만명 사상 그러나 전쟁은 휴전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성급하게 미봉되었다.이는 1953년7월27일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체결되었을 때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가 한 말에 잘 나타나 있다.이제 전쟁은 끝나고 내 아들은 돌아오게 되었다는 그의 말은 세상인심을 반영하는 것이었다.휴전은 영원한 평화를 위해 끝난 전쟁과는 거리가 멀었다.어떻든 휴전협정에 따라 한반도의 허리를 다시 가른 비무장지대가 설정되었다.제2분단기를 맞은 것이다. 한국전쟁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그 이상한 전쟁은양극화한 이데올로기 대립속에 골 깊은 갈등만을 표출했을 뿐이다.실리 없는 싸움으로 끝난 이 전쟁에서 2백10만∼2백50만명의 전투요원이 숨지거나 부상했다.이 가운데 공산군의 인적 피해가 1백42만명으로 유엔군에 비해 더 컸다.몰론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유엔군사령부의 유엔보고서,「군사정전위원회편람」 및 「조선전사」 등이 제시한 통계와는 차이가 있다.그러나 공산군 피해가 더 컸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설득력을 갖는다. 한국전쟁의 비극성은 실제 전쟁을 치르는 전선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이념적 갈등이 빚어낸 더 크나 큰 비극은 전투와 직접 연관성이 없는 비전투지역에서 일어났다.그것은 남북 민간인의 희생이다.전쟁중에 3백1만∼3백67만명의 민간인이 피해를 보았다.이는 당시 전체인구의 10%정도에 버금하는 숫자다.전쟁의 장외에서 한국인의 희생이 얼마만큼 처절했는가를 다시 일깨우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민간인의 희생은 남북한이 상대방 지역을 점령 내지 장악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민간인의 희생유형은 사망·학살·부상·행방불명 등으로 되어 있다.이 가운데 학살은 전쟁으로 비롯된 비인도적 만행이었다.북한의 실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남한에서는 12만8천9백여명이 학살되었다.행방불명자로 구분한 민간인 30만3천여명의 일부를 학살로 본다면 숫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그리고 남한에서 8만4천5백여명이 납치되어 북한으로 끌려갔다. 한국전쟁은 직접적인 인명피해 말고도 수많은 이산가족을 만들어냈다.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피난민은 45만∼1백만명으로 어림된다.우리 민족이 혈연공동체를 중심으로 정서적 유대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들의 월남은 삶의 공동체를 무너뜨린 요인으로 작용했다.그러니까 한국전쟁은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면서 삶의 공동체까지 파괴시킨 반민족적 사건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갔다.산업시설도 예외가 아니어서 1950년6월25일 이후 약 10개월간에 걸쳐 42%가 파괴되었다.그 피해액은 1953년7월 기준 4천1백12억환에 달했다.특히 경인지구와 삼척지역의 공업시설은 개전 3개월만에 회복불능상태의 피해를 입었다.여기에 5백72억환에 이르는 교통·전력시설의 파괴가 맞물려 돌아갔다. 전선은 전선대로 오래 버티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요요전쟁」이라 부를 만큼 오락가락을 거듭했다.전선이 이동할 때마다 한국민의 고향을 짓밟아버렸다.이에 따라 농업기반도 황폐화했다.휴전이 성립될 무렵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가 전체인구의 25%를 차지했다.바로 이런 이유로 해서 전쟁기간은 물론 전후에도 꽤나 오랜 기간을 비참한 생활고에 시달렸다.1인당 국민소득이 전쟁직전 90달러에서 60달러로 떨어졌으니 경제는 말이 아니었다. ○북측 소득 30%선 하락 북한의 피해 역시 심각했다.자업자득인 것이었지만 북한의 경제가 입은 피해액은 1949년도 국민소득의 6배에 이르렀다.이로 인해 북한의 경제발전은 5∼6년이 지연되었다.전쟁을 일으킨 북한은 3년의 전쟁을 치르면서 국민소득을 30%까지 떨어뜨려놓았다.이외에 5천개의 학교,1천1백68개의 병원과 휴양소,6백75개의 과학연구기관과 도서관이 파괴되었다.특히 전쟁말기에는 공산측을 휴전협상테이블로적극 끌어들이기 위한 유엔군의 집중폭격을 받았다.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에 의한 내전으로 시작되어 국제전으로 발전했다.그리고 한반도라는 제한된 지역에서 총력전성격으로 전쟁이 수행되어 많은 인적 희생과 물질적 손실을 가져왔다.그 원인은 북한이 선제공격을 통해 무력으로 남한 흡수를 시도한 데 있다.그러나 북한의 의도가 일단 수포로 돌아가면서 두 정치세력은 민족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잔인한 전쟁으로 치달은 까닭도 여기 있다. 그러니까 전쟁은 남북간에 고도의 적대감을 안겨주었을 뿐이다.전쟁을 통해 형성된 적대감은 이념대립을 보다 부추겨 정치·경제·군사·외교분야에서 비타협의 갈등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그 갈등은 타민족 국가간의 대결양상을 뛰어넘는 심각한 것이었다.그래서 평화공존의 틀을 마련하기는커녕 이산가족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최소한의 교류협력마저 실현을 보지 못했다. ○남북간 적대감 고조 남북 정치상황 역시 전쟁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남한에서 지지기반이 취약하던 이승만대통령은자신의 정권을 강화할 수 있었다.그는 적극적인 휴전반대운동을 주도하고 반공포로를 과감히 석방함으로써 이미지를 개선해나갔다.이는 장기집권의 기반이 되었다.특히 북한은 전쟁 중반기에 부수상 겸 외상 박헌영등 남로당계열 숙청에 나서 휴전이후 이를 실현했다.이와 더불어 연안파와 소련한인파를 숙청,일인독재체제를 갖추고 이른바 주체사상에 의한 우상화의 길을 재촉했다.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전쟁을 통해 새롭게 정립한 한·미관계다.물론 전쟁 내내 한·미간의 불협화음이 따라다니긴 했다.휴전회담이 막바지에 접어든 1953년6월17일 이승만대통령이 북한 출신 반공포로 2만6천명을 석방한 사건이 그 대표적 케이스다.이는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어 미국은 이승만을 구금,한국을 미국 군사정부 아래 두고 휴전에 동의토록 한다는 작전까지 추진했다.이승만대통령의 모험은 그해 봄부터 요구해온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전쟁은 한국으로 하여금 미국을 핵으로 한 친서방화와 친국제연합화를 추구하는 길을 열어주었다.따라서 국내 정치와 경제에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해온 미국 역시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제1의 군사대국자리를 굳혔다.또 미국을 정점으로 서방진영의 군사동맹을 강화시켜 냉전시대를 마감하는 데도 공헌했다.그럼에도 전쟁의 무대 한반도는 동서냉전의 유산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아직도 분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승만­로버트슨 회담 문서/이 대통령,한·미 방위조약 체결 강력 요구/미측선 「유엔군이 한국군 관할」 동의얻어 한국과 미국은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한 휴전회담을 미끼로 심각한 줄다리기외교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이 워싱턴 미 국립공문서보존관리국에서 발굴한 국무성문서에 따르면 휴전회담을 놓고 한·미간에 상대방을 서로 윽박지를 만큼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자료는 19 53년7월27일 휴전회담이 성사되기 이전인 6월25일 한국을 방문한 미 대통령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의 개인사절 월터 S 로버트슨과 이승만대통령과의 회담문서.당시 국무장관 덜레스의 서신을 휴대한 미 국무성 차관보 로버트슨은 이를 이승만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회담은 로버트슨 도착 당일부터 시작했으나 아무 진전이 없었다.이때에 일부 미군 고위지휘관이 한국군에 대한 보급지연과 같은 압력수단을 제시했다는 기록이 나온다.그런데 7월1일 로버트슨이 이승만대통령으로부터 메모 한쪽을 받는 것으로 회담은 활로를 찾았다.이승만의 메모는 미국과 어떻게든 합의를 보겠다는 것이었지만 전제조건은 물론 배수진까지 치고 있다. 메모에는 이승만대통령의 요구사항을 담았다.정치회담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한국과 함께 통일이 이루어지기까지 싸울 것을 보장하라는 것이었다.이같은 보장이 없다면 휴전이후 전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미국을 협박하면서 자신은 휴전을 결사반대하는 국민을 설득할 길이 없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미국은 이 회담에서 이승만대통령으로부터 휴전을 거부하지 않고 한국군을 유엔군 산하에 두겠다는 동의를 얻어냈다.한국은 3월4일 로버트슨으로부터 한·미상호방위조약 초안을 받았고 휴전 이후에 이를 성사시켰다.
  • 정지택 재경원 물가정책 과장(폴리시 메이커)

    ◎“올 물가상승률 4%대로 묶겠다”/내년 수입선 다변화품목 줄여 더 안정 재정경제원 정지택 물가정책 과장의 요즘 고민은 내년도 물가를 올해보다 더 안정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다. 당장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물가도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반인들로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법도 하다. 그의 이런 고민은 「금년 물가는 이미 잡았다」는 나름의 확신감에서 출발한다.지난 달까지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년 말 대비 4.7%임에도 올 물가 상승률을 4%대에서 유지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올해의 물가전망에 대해 그는 『10월에는 9월의 집중 호우 및 추석 수요로 급등했던 농축산물 물가가 마이너스 0.2∼0.3%의 상승률을 보이고,컴퓨터와 의류 등 공산품 가격도 떨어져 전체적으로는 4.4%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11월에는 보합세를 유지하고,12월에는 추위로 농산물 가격이 다소 뛰면서 0.2∼0.3%의 상승률을 보여 1∼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4.7%선이 될 것이라고 점친다. 지난 92년의 4.5%에 이어 3년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대에서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그는 『선진국은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이 비슷하다』며 『우리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9%대임에도 물가를 4%대에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수입품의 가격관리와 가전제품 등에 대한 특별소비세의 손질,병행수입 및 가격표시제도의 개선 이외에 연초에 통화 및 환율정책을 잘 편 영향도 크다』고 겸손해 한다. 공공요금 인상의 연중 분산정책에 의해 앞으로 올릴 여지가 있는 서울시 지하철과 철도 및 지방 상수도 요금의 인상시기에 대해서는 10월의 물가동향을 보아가며 탄력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내년의 물가를 올해보다 더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이들 공공요금의 인상을 올해 관리 목표인 5% 이내가 유지되는 선에서 더러는 연내 흡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그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4%대에서 유지하고,내년에는 이보다 더 낮은 3∼4%대에서 안정시킨다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뛰고 있는 중이다.내년 1월 중에는 수입선 다변화 품목을 더 줄여야 한다는제도개선 방안이 이미 그의 머리 속에 입력돼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행시 7회 출신으로,공직생활 20년 만인 지난 5월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경제기획국과 공정거래실,예산실 등에서 잔뼈가 굵은 옛 경제기획원 맨으로,아이디어가 풍부하고 매사에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 한일합방 일본 정부 해석의 양면성

    ◎협약은 유효­정부간 배상문제 사전차단 포석/불평등 인정­비판여론 잠재우기… 일단 “진일보” 한일합방조약이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됐다고 말해 커다란 물의를 일으켰던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총리가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무라야마 총리는 13일 중의원 예산위 답변에서 법적으로 유효하다는 입장은 고수하면서도 당시 상황으로 보아 평등·대등한 입장에서 체결된 것은 아니라고 한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였다.그는 16일 고노 요헤이 외상 및 노사카 고켄 관방장관과 만나 입장을 다시 정리할 예정인데 13일 발언과 비슷한 맥락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카 장관도 이날 『한일합방조약은 남북한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지극히 강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노사카 장관은 무엇이 강제적이었느냐는 물음에 『조약 그 자체.전반적으로』라고 답하면서도 『조약이 체결된 사실은 사라지지 않으며 실효력이 있었다고 풀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사회당 소속.그들의 말을 「유효함을 재강조했다」는 측면에서 볼 수도있고 「불평등성,강제성을 인정했다」는 점을 주요하게 볼 수도 있다. 무라야마 총리의 발언은 일본정부의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그의 답변 뒤 외무성 조약국장이 보충답변에 나서 『국제법상 조약의 체결을 무효로 하는 위협 협박이 있었는 지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일본정부는 합방조약의 강제성이 인정되면 조약 그 자체의 유효성은 물론 정부간 배상 문제로까지 비화될 것을 우려,강제성 인정을 외면해 왔다.한일기본조약이 체결된 뒤 당시 사토 에이사쿠 총리는 합방조약이 평등하고 양측의 자유의지에 따라 조인됐다고 주장했었다.일본 외무성은 『총리는 역사인식을 보인 것일뿐 법적인 견해를 말한 것은 아니다』며 강제성 인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본다면 두 사람의 발언은 진일보한 측면도 있다.일본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불평등성과 강제성을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법상 조약이 무효로 되는 것은 국가에 대한 강제가 아니라 조약 교섭 당사자에 대한 위협과 협박이 있는 경우다.우리 입장은 을사보호조약이 이들당사자에 대한 위협 속에 체결됐으며 그에 근거해 맺어진 정미7조약,합방조약이 모두 무효라는 것이다.물론 전권위임장이 있었느냐 여부,비준 여부 등도 무효와 관련돼 근거로 제시되기도 하지만 이 주장은 국제법적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이제 일본측에 의해 강제성이 인정된 만큼 교섭 당사자에 대한 구체적인 위협 증거 등을 확보하고 일본측이 「원천무효」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는 일이 과제로 남게 됐다.
  • 세계화의 핵/양수길 교통개발 연구원장(서울광장)

    어느 우화속의 일이다.하느님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신부 한사람이 산속의 높은 곳을 산책하던중 낭떠러지 언저리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아래의 허공으로 떨어지려는 찰나에 낭떠러지 끝에 자라나고 있는 풀포기를 잡고 간신히 매달리게 되었다.이처럼 당장의 추락은 모면하였으나 풀포기가 한가닥씩 뜯어짐에 따라 목숨이 아슬아슬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래서 신부는 다급하게 하느님께 살려달라는 기도를 드렸고 이에 응하는 하느님의 말씀이 들렸다. 『너는 나를 믿느냐?』 『예,물론입니다』『나를 믿는다면 그 풀포기를 놓아 보아라』『예?! 주여,저를 죽이려 하시나이까?』『네가 나를 믿지 아니하느냐? 믿는다면 그 증거로 풀포기를 놓아라』『…?!』 우화는 여기에서 중단되기 때문에 우리는 그 결말을 알 수 없다.신부는 결국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풀포기를 놓았고 그래서 구함을 얻었을까,혹은 하느님의 말씀을 끝내 거역하다가 구함을 놓치고 말았을까,신부의 주에 대한 믿음은 얼마나 굳은 것이었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70년대말 정부지시와 보호지원에 의존해오던 산업발전추진이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 이래 우리는 그 대책으로 산업발전추진전략 자체를 바꾸어 경제성장주도권을 시장에게 넘겨주고자 노력해 왔다.자유경쟁과 민간창의에 의해 산업발전이 자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끔 하기 위한 제반정책개혁을 추진해 온 것이다.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방향을 나타내는 일련의 정책지표가 구상되고 제시되어 왔다.자율화,개방화,국제화 그리고 세계화가 그 주요 예들이다. 그 결과 지난 10수년간 괄목할만한 폭의 자율화와 개방화가 이루어져온 것이 사실이다.또 상당한 국제화가 이루어지기도 했고 그리고 지금 세계화란 기치아래 여러가지의 제도개혁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80년대초 이후 산업고도화가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져오고 고속의 경제성장이 지속되어온 것은 이와 같은 끊임없는 제도개혁을 통해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이 계속 창출되어 왔던 때문이라고 하겠다. 그 한 결과로 지금도 우리경제는 그 어느때 못지 않는 호황을 겪고 있으며 동시에 물가동향도 상당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그치지 않고 심지어는 해외기관들도 우리의 국제경쟁력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경제의 앞날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음은 웬일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경제개혁 추진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말과 행동이 다르고 이러한 괴리를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관점에서 되돌이켜 볼때 우리는 개혁의 추진이 어려워지는 단계에 도달하면 새로운 개혁 방향을 제시하곤 했다.자율화·개방화·국제화 및 세계화가 바로 그 사례들이다.그러나 이들은 서로 같기 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개념들이며,어느 하나가 다른 것들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를 추진하는 지금 많은 사람들 특히 국내외의 기업인들이 한결같이 자율화와 개방화와 국제화는 각기 초기의 쉬운 단계 이상으로의 진전을 못보고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지금의 세계화도 그 이전의 지표들을 비켜가고 있다는 느낌들인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향후 경제개혁의 방향과 내용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우리의 처지는 낭떠러지 언저리에 매달려 있는 신부와 비교하여 크게 다르지 않다.자유경쟁과 민간참여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얼마나 굳은 것인가? 우리경제의 선진화 여부는 이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세계화정책의 핵심은 이러한 믿음을 확인하고 과감하게 실천하는데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 「국민회의 안간다」 입장 재확인/조순 서울시장

    ◎신도시 추가건설 반대 서울시는 11일 김포·광주·포천·평택 등 4곳에 신도시를 더 지으려는 정부의 계획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에 대한 국회 건설교통위 국정감사에서 김봉호 의원(국민회의)이 정부의 신도시 추가 건설계획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을 물은데 대해 『신도시 추가 건설계획과 관련해 정부의 사전협의가 없었다』면서 『서울과 가까운 곳에 신도시가 더 건설되면 자족도시로서의 한계가 있고 이들과 가까운 도시에서 인구가 늘어나 지금도 포화상태인 서울시에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신도시건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시장은 이어 신순범 의원(국민회의)이 정당의 지원없이 시장으로서 일을 제대로 해 낼 수 있는 지를 묻자 국민회의에 입당할 수 없는 뜻에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조시장은 『정치에 있어서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의 책임과 임무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회의원은 지역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지방위주의 정치가가 아니라 국정을 돌보는 책임이 있는 반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주민의 일상생활을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어 국회의원에 비해 출신정당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범정부적 통상외교 강화 시급하다(경제평론)

    최근 한·미자동차협상과정에서 통상산업부와 외무부가 빚어낸 불협화음은 일단 수면아래로 들어갔다.한국이 정부부처간에 통상협상문제를 놓고 부처이기주의적인 분쟁을 벌이기 바로 직전에 미국은 통상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첩보활동까지 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독일의 한 주간지가 미·일간 자동차협상에서 미국측 협상단은 CIA의 활약으로 일본측 협상전략을 사전에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 이 주간지는 독일 지멘스사의 ICE가 한국 고속전철 수주경쟁에서 프랑스의 TGV에 고배를 마신 데는 프랑스측의 전자도청장비도 한몫을 했다는 의혹과 함께 프랑스 국적기인 에어프랑스의 1등석에는 도청장치가 설치되어 있다는 풍문도 전했다. 이 보도는 미국이 한국과의 자동차협상에서도 협상내용을 사전에 입수하려 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그런 상황에서 한국은 대표단끼리 협상내용 「사전누설」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였다니 마음이 무겁다.경제대국 미국 정부당국과 민간기업이 힘을 모아 다른 나라에 시장개방압력을넣고도 모자라서 정보전까지 폈다는데 우리는 통상외교의 전열조차 가다듬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산업첩보전까지 동원한 사상 유례없는 경제전쟁속에서 우리가 살아 남으려면 이번 불협화음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통상외교전반에 대해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정부 일각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통상기구의 신설이나 업무조정과 같은 단선적인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싶다.근본대책 수립에 앞서 공직자들은 몇가지 자성과 자문해보아야 할 사항이 있다고 본다.첫째는 각 부처가 부처이기주의나 영토주의사고와 자세를 갖고 있으면서 선진국의 통상압력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자성이다. 둘째는 정부 각 부처가 선진국의 통상압력회피에 급급한 나머지 통상외교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반문이다.셋째로는 통상외교를 통상협상 등 협의의 경제외교에만 국한하고 통상증대와 투자유치 등 본원적인 통상외교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자문이다.넷째는 수출증대는 통상산업부만의 업무,외국첨단기업유치는 재정경제원이나 통상산업부만의 업무로 여기고 있지 않느냐는 점이다. 다섯째는 비경제부처 고위공직자가 과연 통상문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그리고 우리 해외공관이 종합적인 통상외교에 어느정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지 자문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여섯째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위공직자가 통상증대나 투자유치를 위해서 얼마만큼 활동을 하고 있는가다. 지금은 그런 자성과 자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는 일이 절실한 시점이다.통상외교를 관장하는 새로운 기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공직자 모두가 통상외교의 본질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소속부처의 통상현안을 사전에 찾아내어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일본은 대외통상을 담당하는 전담기구가 없어도 미국의 집요한 통상공세에 잘 대응하고 있다. 미국이 대외통상협상문제를 다루는 전문기구를 두고 있는 것은 외국과 공격적인 협상을 통해 해당시장을 개방하기 위해서다.수세적 입장에서 통상압력을 방어해야 하는 개도국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실 직속기구로 통상전문기구를 둘 경우 통상압력을 피하기가 더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정부는 통상기구를 신설하기보다는 관·민이 힘을 모아 선진국의 통상압력에 대처하는 한편 수출을 확대하고 외국의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이른바 총체적인 통상외교에 온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그러자면 고위공직자가 앞장서 수출·투자유치·통상분쟁 등 통상분야전반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경제부처뿐 아니라 모든 부처 공직자가 통상외교에 힘을 쏟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공직자도 통상외교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겠다.우리의 경쟁상대국인 싱가포르·대만·말레이시아의 경우 몇년 전부터 총리와 장관은 물론이고 모든 공직자가 총체적인 통상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우리정부도 이번 분쟁사건을 통상외교의 일대전기로 삼아 총체적 통상대책을 정립하는 한편 범정부적인 통상외교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 「환경경찰」 빨리 만들라(사설)

    서울경찰청이 10일 적발한 인천소재 특수폐수처리업체의 폐수 무단방류사건은 중시해야 한다.이 업체는 서울·경기지역 공장과 병원등 1백10여개 업체로부터 나온 특수폐수처리를 위탁받아 지난 2년간 하루 평균 25t씩 2천여t이나 어떤 정화과정도 거치지 않은채 그대로 서해에 배출해 왔다고 한다. 이 어이없는 사실은 서해를 오염시켰다는 연안해역 오염만의 문제가 아니다.간판만 걸고,그것도 돈을 받고 폐수를 모아 아무데나 버리기만 하는 것이 폐수처리라면 폐수처리업체라는 업종이 존재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며,이런 업체로부터 발행되어 행정적으로 통용돼온 처리확인서라는 제도의 의미는 또 무엇인가를 좀 심각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 2개월간 우리는 황당한 느낌으로 적조현상의 거대한 피해를 보아왔다.삽시간에 2천여억원의 손실을 가져온 이 사태의 주된 원인이 바로 육지폐수였다.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한계선상에 왔음을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준엄하게 경고받는 일이기도 했다. 환경정책은 이제 원칙적 제도 만들기만이아니라 그 제도의 실질적 실행에 있어서도 행동력을 가져야 할것으로 생각한다.일반행정사항에서도 마찬가지겠으나 특히 오염과 연관된 환경규제에 있어서는 정부의 직접적 통제력이 실제로 억제효과가 있는 수준으로 실행이 돼야 한다.그렇지 않고 제도만 만들면 바로 이 폐수업체 경우처럼 처리비용은 비용대로 산업이 부담하면서도 상황의 개선과는 전혀 무관한,허망하고 낭비적인 파행만을 만들게 된다. 이 점에서 환경사법경찰제도가 조속히 현실화되는 것이 좋겠다.이 제도 역시 법적으로는 90년에 도입돼 있다.준비부족으로 시행이 밀리고 있을 뿐이다.오염배출시설,방지시설,시료채취,측정기기,측정방법등 모두에 전문성을 가진 환경관계 단속전문요원이 창출돼야 하고 이들에 의해 환경행정의 질서가 세워져야만 환경정책의 선택과 그 시행은 앞뒤가 맞는 합리성을 갖게 될 것이다.
  • 대만에 추가 군사시위/등소평,행동강령 시달

    【홍콩 연합】 중국 최고지도자 등소평(91)은 최근 건강호전에 따라 대만을 겨냥한 군사훈련은 대만이 양보하는지 여부를 보아가며 실시할 것을 중국지도자들에게 지시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10일 보도했다.
  • 걱정되는 조기 선거운동 열풍

    내년 4월의 15대 국회의원선거를 6개월 앞두고 선거열풍이 불고 있다.통합선거법상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기부행위 제한금지기간의 엄격한 단속을 피해 그전에 최대한 선심공세를 펴자는 출마예상자들이 선물돌리기등의 사전운동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보도다.조기선거과열을 부채질하여 그동안의 선거개혁마저 원점으로 되돌릴 위험이 있는 이런 현상은 지금부터 엄중한 대처와 경계가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은 물론 출마예정자가 지역의 체육대회·동창회등 각종 집회를 돌며 기념품이나 선물·지원금등을 다투어 내놓는가 하면 지역에 따라서는 단체온천관광까지 시킨다는 보도는 모두 금품·향응제공의 타락선거운동사례로 보아야 한다.선거 때뿐이 아니라 평소에도 정치인이 돈쓰는 것을 막자는 것은 새 선거법과 정치개혁의 취지다.그러한 통합선거법을 개정한 국회의원이 스스로 만든 법을 지키지 않으면 정치개혁과 선거혁명을 기대할 수는 없다.법을 어겨놓고 나중에 딴소리를 하는 정치인과 정당이 있는 한 법 따로 현실 따로가 될 것이다. 정치권의 조기선거바람이 지방선거로 나타난 지역할거주의의 바탕 위에 개혁에 대한 건망증이 겹쳐서 일어나는 과거로의 회귀현상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그동안 깨끗한 선거풍토가 상당부분 이루어졌다는 평가와는 달리 촌지를 주고받는 부패관행이 성행할 만큼 분위기가 이완되고 있다면 그것은 일부 유권자의 구태에 책임이 크다.이제 우리의 유권자도 지역구활동 때문에 의정활동을 소홀히 하는 의원을 비판할 정도의 수준을 갖추어야 한다. 국정분위기의 왜곡과 국민생활의 혼선을 가져올 반년이나 앞선 총선분위기를 막고 깨끗한 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한 새로운 다짐과 노력이 있어야겠다. 가뜩이나 무한대결의 전천후 대권정국을 만드는 정당들의 선거일변도 활동은 자제돼야 하며 필요하면 선거법개정도 검토해야 한다.선관위와 당국의 엄중단속도 있어야지만 지금부터 시민단체도 감시에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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