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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대통령 귀국/비자금 정국 해법 나올까

    ◎검찰 수사 마무리때 구상 내놓을듯/“노씨가 대선자금 내용 밝히길 바라” 김영삼 대통령이 3박4일간 오사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20일 귀국했다.노태우 전 대통령 부정축재사건으로 정국이 꼬일대로 꼬인 상황에서 김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볼때 김대통령이 노씨 문제와 관련해 당장은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을 것 같다.노씨를 구속하긴 했지만 기소를 위한 수사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정치인,기업인 등 관련자가 더 소환돼 조사받고 사법처리될 여지도 있다.이럴때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한다거나 수사 이후의 문제를 거론한다면 자칫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또 하나는 대통령선거자금 문제다.국민회의측이 노씨 자금 20억원 수수를 피해가기 위해 대선자금을 정치 이슈화하려 총력전을 펴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이에 대한 검찰수사가 어느정도 매듭된 뒤 다음 수순으로 가는것이 바람직스럽다.그 단계에 가서 대국민 담화라든지 기자회견을 통해이번 사건을 평가하고 정경유착을 떨치는 결의를 다지는게 순서라고 여겨진다. 이런 탓에 김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왔음에도 불구,「오사카구상」이라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청와대 의전비서실은 매주 만들던 주간 일정표를 이번주에는 작성하지 않았다.김대통령은 오사카에서 귀국한 20일 하오 아무 공식일정을 갖지 않았다.21일에는 이홍구총리의 정례보고만 받는다.대통령 일정이 한주일이나 「빈칸」으로 남아 있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외국 순방후 의례적으로 가져온 3부요인 및 국무위원,그리고 여당 당직자들과의 만남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이같은 일정축소는 김대통령의 뜻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12월초까지는 청와대의 정국과 관련된 구체적 언급이 없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그렇다고 그때까지 어떤 움직임도 전혀 없을 것으로는 속단할 수 없다.검찰수사 진전,그리고 야당의 태도에 따라 김대통령의 대처방안이 바뀔 수 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우리는 노전대통령이 검찰수사에서 정치판에 제공한 대통령선거자금 내용을 진술해주길 바랐다』면서 『구속이 됐지만 앞으로 남은 조사과정에서라도 밝혀주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한 고위관계자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당분간 지켜보아야 할 겄』이라고 말했다. 노씨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대선자금 지원부분이 대체적으로 마무리되어야 김대통령의 본격적으로 미래를 향한 구상이 국민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게 이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와대측은 김대통령이 언제 국민을 향해 새출발을 선언하게 될지 유동적임을 감안,다각도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제도개혁,정치풍토 쇄신,그리고 세대교체에 이르기까지 장단기 대책의 검토 폭은 넓은 것 같다.
  • 내 차 겨울나기/이것만은 알아두자

    ◎부동액­물보총 많았으면 농도 측정/배터리­추위에 성능저하… 녹색 확인/타이어­초보·산간운행 겨울용 필수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는 11월 중순이다.겨울옷을 챙기고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는 것처럼 자동차도 월동준비가 필요하다.영하로 떨어지면 차량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따라서 배터리 부동액 등의 상태를 점검하고 겨울용품의 사용법도 알아두면 좋다.라이터 신문지 등 일상품도 좋은 비상용품이 된다. △부동액=부동액과 물을 섞은 엔진 냉각수는 대개 첫 추위에 얼기 쉽다.지금이 부동액을 점검해볼 시기다.지금은 4계절용 부동액을 사용,큰 염려는 없으나 여름동안 물만 보충했다면 부동액 농도를 측정해야한다.엔진냉각수를 완전히 갈아주는 시기는 2년. △배터리=겨울철에는 전조등 열선 유리및 히터 작동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전기사용량은 증가하는 반면 추위로 배터리의 성능은 떨어지므로 자칫 시동곤란을 겪게 된다. 무보수 배터리는 배터리 위에 붙어 있는 점검창을 보아 초록색이 아닐 경우에도 고속주행을 한뒤 초록색으로 돌아오면 별문제가 없다.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교환해야 한다.가격은 공임을 포함해 3만∼5만원선.배터리수명은 3∼4년이다. 보수용은 측면의 화살표시 아래로 물이 내려갔으면 캡을 열고 증류수를 보충한다.팬 벨트를 눌러보아 탄력과 조임상태를 확인,충전이 안되는 경우를 방지해야 한다. △엔진오일과 타이어=엔진오일은 대개 1만㎞마다 갈아 주도록 하고 있으나 시내주행만 한 경우에는 4천∼5천㎞마다 교환하는게 좋다.가격은 공임을 포함 1만∼1만5천원. 타이어는 다 4계절용이므로 크게 신경쓸 것은 없다.초보자나 산간지역을 자주 운행하는 운전자는 스노 타이어를 끼우는게 좋다.2바퀴만 바꿀경우 1천5백㏄급 중형차 70시리즈 발포형 기준으로 11만원 정도 든다. △일상품 이용=라이터 옷걸이 장갑 신문지 모래 삽 등도 필요하다.자주 사용하지 않은 트렁크문이 얼 때 라이터로 키를 데우면 쉽게 열린다.겉옷을 입고 타면 차안에 습기가 쉽게 차기때문에 옷걸이도 있으면 편하다.신문지를 앞유리창에 덮어 놓으면 성에가 끼는 것을 막을 수 있다.또 장갑외에도 눈길 등에 필요한 모래나 삽도 준비해두면 좋다.
  • 한중 정상회담이 남긴 것/김학준 단국대 이사장

    강택민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 4박5일의 일정을 마치고 17일 서울을 떠났다.우리나라의 국가원수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두차례에 걸쳐 있었으나 중국의 국가원수가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러한 점에서만 본다고 해도 강택민 주석의 이번 국빈 방한이 갖는 뜻은 컸다. 강택민주석은 동시에 중국공산당의 총서기이면서 중화인민공화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기도 하다.말하자면 중국의 3대 권력 소재지인 당·정·군 모두에서 정점에 서 있다.이처럼 이름과 실제가 똑같은 중국의 최고 권력자가 국교가 수립된 때로부터 3년3개월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우리나라를 찾아왔다는 것은 한국과 중국 사이의 우호협력 관계가 매우 깊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더구나 그는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북한을 한차례도 방문한 일이 없다.중국이 때때로 「이와 입술의 관계」 또는 「피로 맺어진 맹방」으로 불렀던 북한을 제쳐놓고 한국을 먼저 찾아왔다는 사실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중국의 새로운 시각을 확인하게 된다. 그것은 우선 이데올로기의틀에서 벗어나 현실적 이익을 중시하겠다는 중국의 대외정책노선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지만 세계 정치에서 이념적 대결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국제사회는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공동의 번영과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중국은 비록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공산주의의 깃발을 들고 있으나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는 실용주의에 입각해서 대외관계를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에 한국은 실리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동아시아의 이웃나라이다.수교 3년만에 한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액이 3배로 늘어나고 한국의 중국에 대한 투자액이 10배로 뛰어올랐다는 한가지 자료만 보아도 공업화와 경제발전을 국정의 으뜸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에 한국이 얼마나 중요하게 떠올랐나를 쉽게 알게 된다.실제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두나라의 경제협력이 앞으로 계속해서 두터워질 것임을 다짐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중국이 경제실리의 차원에서만 한국을 중시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의 유지를 위해 중요하게 이바지할 수 있는 나라이다.말하자면 동아시아의 국제외교와 국제안보의 차원에서도 한국은 중시돼야 마땅한 「중급의 지역국가」인 것이다. 여기서 잠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열강의 미묘한 움직임을 살피기로 한다.우선 눈에 두드러진 현상은 러시아의 영향력 감소에 반비례하는 미국의 영향력 증대이다.미국은 여전히 태평양지역에서 최강의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외교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고 중국에 대해 『인권상황을 개선하라』는 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으며 중국으로서는 자신의 영향권 안에 있다고 생각되는 북한과도 관계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한편 일본은 일본대로 경제력과 군사력을 동시에 키우면서 멀지않은 장래에 동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중국과 다툴 듯한 모습을 때때로 보여왔다. 중국으로서는 이러한 추세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 여러 대응 조처들을 취하고 있는데 그것을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국과의 협력관계를 여러 방면에서 두텁게 하려는 것이다.일본의 제국주의적·침략주의적과거를 부정하려는 최근의 일본 국내의 망언들과 망발들에 대해 이번의 한중 정상회담이 일치된 높은 목소리로 경고한 것은 그러한 맥락에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일이다. 강택민 주석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는 1953년에 맺어진 한반도정전협정이 계속해서 유지돼야 하며 그것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려면 남북 사이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강주석의 그러한 발언은 중국을 빼놓은채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한반도 평화유지의 새로운 틀이 마련돼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함으로써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발언권을 다시 다짐하는데 1차적 목표가 있는 것이다.그러나 우리로서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문제에 대해 중국의 확실한 동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강주석의 발언은 큰 소득이라고 하겠다. 「21세기 통일시대」와 「21세기 태평양시대」를 내다볼 때 우리 대한민국에 매우 중요한 이웃나라는 중국이다.앞으로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며 세계정치와 국제외교에서 행사될 중국의 영향력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안목에서 우리가 중국과의 우호선린및 공존협력의 관계를 돈독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몹시 중요하다.동시에 중국을 통한 남북관계의 개선방안도 늘 생각하고 있음이 바람직하다.그러나 중국의 핵실험등 반평화적 행동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반대함이 마땅하다.우리 외교의 뿌리는 역시 평화에 두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 비자금사태 제2건국 계기로/양수길 교통개발 연구원장(서울광장)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노출되면서부터 밝혀지고 있는 내용에는 놀랍기 짝이 없는 면들이 여러가지 있다.무엇보다도 조성된 비자금의 총규모 등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여러가지 항목의 금액규모가 천문학적일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실로 국민의 숫자감각을 마비시키는 규모이다.소년소녀 가장의 월정부보조금 7만원에 비교해 보라. 둘째로 그 성격이 순전하고도 노골적인 권력형비리이며 그 주체가 국가운영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었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금전정치를 위해 비자금을 운영한 것도 잘못된 것이지만 이에 관해서는 여러가지의 선례가 없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금전정치를 위한 자금동원 못지 않게 개인과 친족을 위한 치부의 목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고 이러한 치부의 규모가 보통사람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으며 또 그 과정에서 돈세탁,부동산위장매입 등 여러가지의 범죄적 수법이 본격적으로 동원되었다고 하는 것이 매우 특징적이다.노씨는 대통령으로서 국가운영과 개인재정 그 어느것에 더 정신을 쏟고 어느것을 주로 삼고 어느 것을 객으로 삼았을까. 셋째로 우리는 이와 같은 전대미문의 비리에 접하면서 우리사회의 부패가 만연해 있는 정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우리는 문민정부 출범직후부터 실제로 줄줄이 노출되어온 과거의 각종 각급의 권력형 비리가 바로 이러한 현상의 노출임을 홀연히 깨닫게 되었으며 우리사회가 전반적으로 너무나 부패에 감염되었음을 이제야 비로소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넷째로 정부의 권력이 아직도 이처럼 막강한가 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정경유착의 기반은 정부가 기업활동을 규제하고 인허가함에 있다.이번에 노출된 비자금사태의 규모에 비추어 보아 적어도 수년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광범위하게 민간기업의 활동을 규제하고 있었음이 분명한 것이다.그 이후 정부의 이러한 권력은 얼마나 축소되었을까. 다섯째로 놀라운 것은 이러한 권력형비리에 우리나라 사회를 주도하는 주요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거의 예외없이 모두 연루되어 있음이 나타났다는 것이다.소위 정경유착의 폭이 이처럼 컸던 것이다.권력자와의 이와같은 유착관계를 통해 보호를 보장받은 기업주들의 냉소와 교만이 오죽하였을까.또 이와같이 긴밀한 정경유착과 그에따른 부정부패 풍토 위에서 진지한 테크노크라트들과 순진한 학자들이 주장하고 추진했던 규제완화,자율화와 개방화 등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련의 제도개혁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추진되어 올 수 있었겠는가.그러한 풍토위에서 건설한 다리와 아파트와 백화점 등 대형건물이 얼마나 견고하게 지어졌을까. 여섯째로 놀라운 것은 이와같은 부실정치와 부실경영하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제가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주요경제대국의 하나로 부상을 계속해 왔다는 점이다.그 무엇이 있기에 우리는 이와같은 국제경쟁력을 발휘해온 것인가.그것은 결국 일반시민 일반근로자들 일반봉급자들,즉 서민층들의 내재적인 국제경쟁력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타고난 근면성과 성취의욕,뿌리깊은 인내심과 관용,억제할 수 없는 민족특유의 실질성과 창의성,바로 이러한 것들로 인해 국제경쟁력을 유지해오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성수대교 붕괴,삼풍백화점의 참사 등그간 발생해왔던 각종 악재는 노태우씨의 비자금사건으로 절정에 달했다고 하겠다.그리고 이와 동시에 우리국민은 모두 쉽게 극복할 수 없는 깊은 자괴심과 엄청난 허망감과 허탈감에 빠져들고 말았으며 이제 우리는 이와같은 정서적인 함몰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와야만 한다.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우리가 안고 있는 이와같은 엄청난 규모의 부패구조를 이제나마 발견하고 노출시키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서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난 수십년,아니 지난 수백년에 걸쳐서 자라온 전 사회적 부패구조를 모두 척결함으로써 국민모두가 앓고 있는 정서적인 함몰을 극복할뿐 아니라 부정부패로 얼룩진 후진국 한국을 탈피하고 새로운 선진한국을 창조해야 하는 것이다.이와같은 제2의 건국은 이번의 사태를 우리의 아이들과 후손에게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게끔 법과 제도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풀어 나감으로써 시작되는 것이다.이와 아울러 그동안 노래부르듯 해왔던 규제완화와 경제자율화를 명실공히,그리고 전폭적으로 시행하고 완수하여야 한다.그리하여 우리 국민의 저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의 망설임과 얼버무림은 자칫 50년 이상의 차질을 가져올 수도 있다.이 점을 심각하게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 「한·일 정상회담」 도쿄측 입장

    ◎일,「과거」 사과로 대한관계 회복 모색/대북 접촉 한국과 긴밀협의 약속할듯/무라야마 입지 취약… 결과 지켜봐야 18개국 정상,부통령 등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비공식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중 하나가 한일정상회담이다.클린턴 미대통령의 방일 취소로 한일정상회담은 더욱 비중이 높은 행사로 「격상」됐다.그렇지 않아도 한일정상회담은 주목을 모아오던 터이다. 일본은 양국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관계가 수습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김영삼정권이 들어서면서 긴밀하고 우호적인 분위기로 자리잡던 한일관계가 더 이상 어그러져서는 무라야마정권으로서 커다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과의 사이에 안보관계의 조정과 오키나와기지의 축소,무역마찰 등 묵직한 안건들이 걸려 있고 중국과는 대만과의 관계,핵실험,정부개발원조의 삭감 등으로 부드러운 관계가 아니다.무라야마정권이 들어서서 동북아지역에서 외교적 성공을 거둔 것은 너그럽게 보아도 별게 없다. 특히 한국과의 관계는 과거 식민지배와 이를 미화하는 망언 등 일본에 귀책 사유가 있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적극적 대책을 세울 수 밖에 없다.일본은 과거 침략사와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망언이 끊이지 않는데 대해 이미 한일외무장관 회담에서 정중하게 사과했다.물론 한일합방조약의 유·무효 여부,한일기본조약의 해석 문제 등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하지만 보수화하는 일본사회 분위기와 보수·극우세력을 대표하는 대주주 자민당에 얹혀 있는 약체 무라야마정권으로선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일본은 우선 과거사와 관련,외무장관 회담에서 물꼬를 튼 수습국면을 확대재생산하기 위해 또 다시 정중한 사과와 노력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정부가 강한 불만을 표시한 「머리를 뛰어넘는」북·일 접촉에 대해서도 한국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언명할 것으로 보인다.한·미·일 3국 외무장관은 17일 대북한 정책협의를 위해 고위급 정책협의를 하기로 이미 합의해 놓고 있기도 하다. 한국의 대일무역적자는 올해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일관계의 현안으로는 부상되지 않고 있다.정치논리로 풀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따라서 일본이 기존의 산업협력관계의 강화·발전 이상의 「영양가 있는」약속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과거사와 남북한·일본 삼각관계에 대한 무라야마 총리와 고노외상 등의 발언이 말 그대로의 무게를 지닐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우선 과거의 경험이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에토 다카미(강등륭미)전총무청장관의 예처럼 망언­사죄­반발­사임을 거치면서 한국 외교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일들이 되풀이됐고 보수·극우그룹은 전혀 역사관을 바꾸고 있지 않다.또 무라야마정권은 리더십이 취약하다.의견조정이 어려운 연립정권의 한계도 안고 있다.일본은 구멍뚫린 양국간 담장을 때우려 할 것이지만 그 결과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일본은 이것을 알아야 한다(박화진 칼럼)

    식민지시절의 「일제가 한반도에 좋은 일도 했지 않느냐」는 망언으로 우리를 격분시킨 에토 다카미 일본 총무청장관의 사임으로 한·일관계의 「망언긴장」은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15일의 외무장관회담에 이어 성사가 위협받던 일본 오사카 아태경제협의체(APEC)회의 계기의 한일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게 된것은 다행스런 일이라 해야 할것이다.그러나 문제가 이것으로 완전히 끝났다고 일본정부가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일 것이다. 우리는 이번 망언파동을 계기로 우방국이라는 일본의 변화를 새삼 실감했으며 근본적인 대책강구를 하지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가장 주목되는것은 망언이 빈번해졌을 뿐아니라 좌우파 구분없이 확산되고 있으며 총리와 장관등의 입으로까지 격상되었다는 사실이다.그리고 에토총무청장관에게서 보았듯이 「망언→즉각취소→사임」이라는 그동안의 공식이 「망언→잘못된것 없다→사임못하겠다,사임해선 안된다,내정간섭이다→정치적 이유때문에 사임한다」는 새공식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망언이 아주 당당하고 노골적이며 대담해진 것이다. 일본은 탈냉전이후 미국에 대해 「노」(아니오)라고 말할수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어왔다.패전국으로서 그동안 전승국 미국에 대해 너무 저자세로 할말도 못하며 살아오지 않았느냐는 반발이며 문인출신 우파정치인 아베 신타로의 「노(아니오)라고 말할수있는 일본」이란 저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아닌것을 아니라고 하는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미국에 대해 일본이 「아니오」라고 말하든 말든 우리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그러나 그「아니오」를 정작 말해야할 미국에 대해서는 어려워 못하고 그렇지않은 것으로 얕잡아보는 만만한 아시아와 한국에 대해서나 하자는 변화의 발상이라면 그것은 도저히 묵과할수없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아닌것을 아니라고 하는것이 아니라 진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아니오」라면 더욱 그렇다. 일본은 그들의 계속되는 망언이 일본의 장기적인 국익을 얼마나 손상시키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있는지 궁금하다.한국인의 민족적 자존심을 불필요하게 그것도억지로 왜곡해서 모독함으로써 국가적으로 득될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싶다.백해무익이다.「책임질줄 모르는 부도덕한 국가 일본」을 세계에 선전하는꼴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당장 구미신문들의 하나같은 일본비판이 보이지않는가. 국제여론만의 문제가 아니다.이번 망언이 한국인들을 얼마나 격분시키고 있는지 일본인들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합방조약」이 합법적이고 일제가 식민지 당시 한반도에 「좋은일」도 했다니 그것이 어떻게 말이 되는가.사실이라해도 참을수 없는 민족적 모독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으며 영원히 한국을 앞서간다는 보장이 있는것도아닌 일본이 이웃 한국인들의 민족감정을 이렇게 함부로 모독하고 상처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궁금하다.일본지도자 특히 우파지도자들은 한국을,시대적 추세로 보아 일본이 아무리 방해해도 이루어질수 밖에없는 통일한국의 모체가 될 한국을,이렇게 함부로 대해도 될것인지 자문해보아야 할것이다. 『이번엔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아야 한다』고한 김영삼대통령의 한·중정상공동회견 발언은 한국민의 국민적 정서와 분노를 그대로 대변한 정곡을 찌른 표현이라 생각한다.일본의 우파지도자들이 특히 명심했으면 하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 익산 고도리 고려 석불입상(한국인의 얼굴:52)

    ◎도르르 말린 턱수염 인상적인 노불/움츠러든 목·몸체 굵은 선으로 구분 고려의 석조불상은 후대로 내려올수록 정형의 틀을 크게 벗어났다.이질적 요소를 띠고 변신한 고려불상 하나를 고르라면 보물 46호인 전북 익산군 금마면 고도리 석불입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불교적이기는 하나 어떤 민속신앙이 가미되었다는 느낌을 짙게 풍기고 있다. 고도리 석불입상은 키가 4.24m에 이르는 거구다.얼핏 올려보아 몸뚱이 전체가 사다리꼴을 이루어 더 큰 키로 다가온다.이 불상은 2백여m 떨어진 데 자리한 다른 불상을 마주했다.그 다른 불상도 닮은 꼴이어서 한쌍이 분명하거니와 마을 수호신격의 장승기능이 담겼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의 하나도 여기 있다.그러니까 불교가 토착의 민속과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습합하기 시작한 신앙대상물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 석불입상은 수염난 부처다.윗수염과 아랫수염을 돋을새김으로 도드라지게 표현했다.고려 석조불상에 흔히 붓으로 검은 수염을 그려넣어 분장시킨 다른 돌부처와는 사뭇 다른 존재다.그렇듯 고도리 석불입상은 세상에 드문 희세의 얼굴을 했다.윗수염은 입술을 따라 내려오다 입가에서 휘어붙였다.아래턱수염은 도안화한 전통문양의 고사리무늬라서 도르르 말려 있다. 얼굴 생김새를 굳이 말하면 각이 지지 않았을 뿐 네모꼴이다.가는 실눈을 했고 코는 짧다.작은 입을 약간 벌려 입가에 얇은 미소를 담았다.이마에 백호가 없는 것을 빼고 그런대로 부처의 상호를 갖추었다.코가 짧은 탓인지 인중골이 깊고 눈 아래에 주름이 잡혀 아마도 노불인 듯싶다.눈썹 언저리부터 이마를 좁혀나가면서 네모꼴 기둥모양의 보관을 붙여 깎고 덮개돌을 얹었다. 목은 마냥 움츠러들어 아예 보이지 않는다.턱과 몸뚱이 사이에 뚜렷한 선을 둘러 머리와 몸뚱이가 별개임을 구분한 정도로 마무리했다.좁은 어깨에 걸치옷이 사다리꼴 몸뚱이를 타고 길게 흘러내렸다.옷은 소매가 없는 민자옷 통견인데 가운데가 터졌다.마치 서양의상 망토가 연상되었다.그 터진 옷자락 사이로 두 손을 빼내 가지런히 배에 올려놓았다.팔 없는 손이 부자연스럽기는 하다.그러나 손을 돋을새김으로 처리했다. 이 마을 전설속에 나오는 두 석불입상은 이성(이성)으로 이루어진 한쌍이다.두 불상은 1년에 한 차례씩 만나는데,그 날은 섣달 돼짓날(해일) 쥐시(자시)라는 이야기다.불교설화라기보다는 민속과 어울린 전설의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두 석불이 만난다는 섣달 이후 새해의 익산 금마지방의 민속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정월 열나흘 밤이 오면 마을 당산에서 기세배 전야제격의 기제사를 올렸다.이어 다음날 기세배를 하러가는 길에 다른 마을에 닿으면 당산굿을 놀았다.당산에서 노는 제의신앙의 대상을 장승으로 삼는 풍속이 전북지역에 더러 전해온 터였다.그러고 보면 고도리 석불입상은 장승의 기능을 얼마간 지녔을 것이다.
  • 정치권·공직사회에 「경고 메시지」/노씨 구속­수뢰죄 적용의 뜻

    ◎노씨에 국정운영 관련 포괄적 책임 물어/“뇌물수수 수사엔 「성역」 없다” 전형 남겨 검찰이 16일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해 당초 예상을 깨고 뇌물수수혐의로만 구속한 것은 국정의 최고책임자라도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았다면 사정에 「성역」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말해 「깨끗한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현 정부가 전직 대통령까지도 구속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정치권은 물론 전 공무원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따라서 앞으로의 「사정」은 말을 안해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노씨가 88년 2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다음달부터 퇴임이전인 92년 12월까지 30개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돈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 2천3백58억원.검찰은 이 돈을 모두 「뇌물」로 규정했다.전직 대통령의 구속도 사상 처음이지만 수뢰액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같은 법적용은 당초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검찰주변에서는 정치자금법위반죄는 최소한 뇌물죄와 함께 적용될 것으로 보아온 게사실이다. 검찰은 그러나 국정의 최고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받은 돈은 무슨 변명을 늘어놓더라도 뇌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단정했다.대통령과 기업인이 돈을 주고 받으면서 명시적인 의사표시는 없었더라도 묵시적인 부탁 내지는 수락의사를 공유했을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대통령은 행정각부의 장들에게 위임된 사업자 선정이나 신규사업의 인·허가,금융지원,세무조사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인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건설·철강·기계·자동차·금융·정보통신·석유·화학·조선·전기·전자·섬유·교통·식품·유통·위락·체육시설 등 각종 사업을 하는 기업체들의 활동에 직무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뇌물수수죄를 적용한 배경을 설명했다.국정의 포괄적 권한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은 것이다. 검찰에 소환된 기업인들을 면면이 살펴보면 이러한 업종들이 모두 망라돼 있어 정치자금법을 적용하지 않고 뇌물죄만 적용한 의혹이 쉽게 해소된다. 뇌물죄의 경우 수뢰액이 5천만원을 넘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수뢰액만을 볼때 노씨는 정상참작을 도저히 바라볼 수 없게 됐다.지금 상황에서는 3심까지 가더라도 「무기징역」이하의 형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다만 형이 확정된 뒤 사면절차를 거쳐 감형이나 형집행정지 등을 생각할 수 있을 뿐이다. 기업인들도 노씨에게 준 돈이 「뇌물」로 규정된 만큼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돈을 준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30개 기업인이 모두 처벌대상이나 이 죄목의 공소시효(5년)때문에 90년 11월 이전에 돈을 준 기업인은 「공소권 없음」처분을 받는 대신 90년 11월∼92년 12월 사이 돈을 준 기업인들은 죄질에 따라 ▲구속 ▲불구속 기소 등의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감이후 법적지위 어찌되나/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일반 형사범과 같은 권리·의무만 보유/형 확정땐 일정기간 선거·피선거권 제한 노태우 전대통령이 16일 뇌물수수죄로 구속,수감됨으로써 그의 법률적인 지위도 일반 형사범과 마찬가지로 형사소송법과 행형법에 따른 미결구금수,즉 미결수의 신분이 된다. 미결수에게는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과 같은 일반 법률보다는 형사소송법과 행형법이 우선 적용되기 때문에,구치소에 수감되는 순간부터 일반 형사범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만 갖게 된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따라서 구치소내에서는 노씨는 경호원의 경호를 받을 수 없으며 구치소장의 재량에 따라 일반 형사범과 격리 수용되는 방법으로 신변보호를 받을 수 있을 뿐이다.말하자면 노씨는 다른 형사범과 마찬가지로 변호인 접견권,면접교통권,진료권은 갖지만 서신검열도 받아야 하는 등 어떤 형태의 특권도 박탈된다. 또 건강이 악화돼 진료를 받더라도 구치소장이 지정하는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아야 하며,주치의나 외부 진료를 받으려면 구치소장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게다가 최장 구속만료 기간인 오는 12월 5일까지 담당검사의 소환이 있으면 대검 등 검찰이 지정하는 장소로 나와 계속 조사를 받아야 한다. 노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끝난 뒤 공소장이 법원에 접수(기소)되면 노씨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까지 미결수이면서 동시에 피고인 신분이 된다.피고인은 대법원 확정판결 때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으며 재판기간 중에는 판사가 법정출석을 명할 때마다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지면 노씨의 신분은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바뀌면서 교도소로 이감된다.정상적인 재판과정을 거치면 확정판결 때까지는 최장 14개월이 걸리나 재판의 장기화에 따른 국력소모 등 후유증을 감안하면 집중심리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집중심리될 경우에는 4∼5개월만에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수 있다.형이 확정되면 일정기간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노씨의 경우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일정 기간 경과 후 박태준전포철회장의 경우처럼 특별사면의 한 방법으로 검찰이 공소를 취하하거나,형 확정 직후 특별사면 및 복권의 가능성도 없지않을 것으로 보인다.또 지난 1일 1차 검찰소환 직후 노씨가 보인 건강상태나,문민정부 초기 각종 비리로 구속된 거물급 인사들이 대부분 구치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병동으로 이관된 사실로 미뤄볼 때 「추운」독방보다는 「따뜻한」 병동이나 외부의 진료기관에서 겨울을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형이 확정되든 사면복권되든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회복 문제는 적잖은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한·중 정상회담을 보고/안인해 민족통일연 북한연구실 책임연구원

    ◎한­중 「포괄적 협력관계」로/“「환인해 경제권」의 양축역할 다해야” 중국의 강택민 주석과 한국의 김영삼대통령이 현대화된 통신수단에 의한 교류를 넘어서 직접 대면했다.당·정·군 삼권을 장악하고 있는 신분으로 북한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강주석의 방한은 이미 당대당의 이데올로기 중시정책에서 탈피하여 실리위주의 외교를 추구해 온 중국의 입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이제 한국의 경제발전상을 눈으로 확인하고 상호보완적 경제발전을 다지기 위해 산업시찰을 떠나면서 중국주석은 양국의 진성호혜를 강조한다.이러한 면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이해」를 위한 냉철한 판단을 바탕으로 중국최고지도자의 방한이 갖는 의미를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기조 위에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독립자주외교를 바탕으로 중국은 탈진영 및 탈이데올로기 정책을 표방한다.강주석의 이번 방한으로 중국이 그동안 보여준 안보상 완충지대로서의 북한에 대한 경사정책에서 탈피하여 양국은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정치·안보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협력관계」를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특히 유엔안보리의 이사국으로서 한국과 중국이 세계무대에서도 북한의 핵문제 등에 대해 공조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춘 만큼,이번 정상회담은 양국이 균형된 시각으로 남북문제를 다루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둘째,한국과의 쌍무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새로운 국제경제질서 형성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아·태경제협력체(APEC) 보다는 ASEAN과 같은 아태지역 중소국과의 협력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은 APEC에서 미국과 일본주도의 시장개방 압력에 같은 처지에 있는 한국과 보조를 맞추어 대응하려는 것이다.또한 환황해 경제권의 일원인 중국은 역내에서 일본 다음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관건으로 인식하고 있다.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여 국제경제 기구에서의 협력체제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강주석은 경제계 인사들을 대거 대동하여 방한하였다. 셋째,중국은 장차 동북아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한다.중국은 남북한과의 관계를 단순한 양자적 차원에서보다는 중·미관계를 포함하는 주변국과의 다자적 역학구조 속에서 조망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이러한 의미에서 양국 정상이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일치된 공감대를 바탕으로 일본에게 침략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반성을 촉구했다는 점이 주목된다.오사카로 가기 전에 한국을 방문하고 일본의 과거지사에 대한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은 한국과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고자 한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의 이러한 노력의 다른 예로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의로의 전환에 대한 견해에서도 알 수 있다.작년 12월 정전위대표단을 철수할 때에는 김정일체제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입장을 옹호해 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지난달 전기침 외교부장은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이전에 현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중국의 일관된 입장에서 북­미간의 평화협정체결에 대해 반대한다는 태도를 견지했다.이는 현재 중·미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의 급속한 관계 개선에 제동을 걸고 미국의 주도로 동북아에서신질서가 구축되는 것에 대한 견제로 한국과의 공동보조를 맞추고 싶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한·중정상회담이라는 획기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중국 저자세 외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북한핵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핵실험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안승운목사 납북사건과 관련한 중국의 미온적 입장,북·중동맹조약을 그대로 존속시킴으로써 한국을 아직까지도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중국의 이중성 등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대북정책이 한국의 정책에 동조함으로써 오히려 대북 영향력을 잃었다는 중국의 인식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 대한반도 정책견지가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을 유지시키고 한반도에서의 안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균형된 외교감각에 기대를 걸어 본다.또한 우리는 중국과의 미흡한 외교적 현안에 대해 일괄된 논리를 개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대등한 입장의 미래지향적 관계정립을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 「정치권 사정」 어디까지 갈까/주목되는 검찰 수사행보

    ◎노씨 구속으로 새 국면… 전반적 확대 불가피/불법 드러난 금진호 의원 등 4∼5명 처벌 확실 검찰의 사정은 과연 어디에까지 미칠 것인가. 세간의 이목은 이제 노태우씨 구속 이후에 쏠려있다.그 가운데서도 특히 정치권의 비리에 검찰이 어느 범위까지 칼을 들이댈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정치권 또한 연일 92년 대통령 선거 자금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거듭하는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크게 보아 한편은 이번 기회에 정치인들의 비리를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다른 한편에선 표적 사정 또는 국력 낭비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노씨가 재소환된 15일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받은 여야 정치인 31명이 다음주에 소환될 것이라는 설이 흘러나오면서 정치권은 더더욱 경직되고 있는 분위기다. 검찰은 그러나 이번 사건을 수사해오면서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것은 노씨의 뇌물수수 혐의 등 개인 비리를 규명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는 점이다.검찰이 비자금의 사용처보다 그 규모와 경위를 파악하는데 힘을 기울였던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는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했느냐에 따라 범죄 사실이 성립되는 것이지,비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그 자체만으로는 별도의 범죄사실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안강민 대검중앙수사부장이 지난 14일 「노씨에게 돈을 준 기업인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범죄행위가 되면 수사 대상』이라고 답한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검찰이 밝힌 그대로라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정치권 전반에 칼을 들이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검찰이 차제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한다는 국민적인 여망을 소홀히 할수 없고 정치인들에게준 돈의 액수가 크고 그뒤에 어떤 이해관계가 개재된 것이라면 수사를 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항간의 정치인 거액 금품수수설은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인들이 스스로 소명 자료 등을 통해 노씨와 함께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자백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최근 정치권의 대선자금 공개나 노씨로부터의 비자금수수 여부등을 둘러싸고 공방이 치열하지만 일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아직은 비자금사용처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정치권에로의 비자금 유입내용을 조사한다는 선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16일 노씨가 구속 수감됨으로써 비리수사는 이제 큰 분수령을 이룬 만큼 다음의 수사 칼날은 노씨로부터든 기업인으로부터든 거액의 돈을 받은 여야 정치인들을 향해 번쩍일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노씨 구속이후 검찰이 사법처리할 정치인은 많아야 4∼5명선에 그칠 전망이다. 검찰이 스스로 밝혔듯이 노씨 비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난 정치인만이 사법처리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검찰 주변에서는 그 대표적인 인사로 금진호의원 등을 꼽고 있다. 한편 정치인들과 함께 사법처리될 노씨 친인척과 기업 총수들의 범위도 가급적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노씨 친인척과 주변 인물들로서는 이현우 전경호실장,노재우씨,동방유량의 신명수씨 등이 꼽힌다.또기업인들로는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한보그룹의 정태수 명예회장,지명 수배된 한양그룹의 배종렬회장 등 5∼6명이 거론된다. 이들 가운데 노재우씨,신명수씨,기업인들은 내주 말쯤 일괄 사법처리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뇌물공여죄 적용… 선별 처리 할듯/재벌총수 법적용 어찌되나

    노태우 전대통령의 사법처리가 15일 재소환으로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노씨의 부정축재와 관련된 재벌총수들의 처리문제도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관련,기업인들에 대해서는 『노씨와는 별도로 일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이는 노씨에게 돈을 준 기업인들을 일괄적으로 불구속기소하는 등 사법처리의 수위를 동일하게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노씨를 먼저 사법처리한 뒤 별도로 기업인에 대한 사법처리 기준을 마련해 선별 처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말하자면 노씨 사법처리 이후 해당 기업인들의 범죄사실과 적용법규를 다시 한번 검토하고 여론의 향방도 보아가며 이들의 처리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노씨에 대한 영장에는 뇌물을 건네준 기업을 1∼2곳만 적시하겠다고 검찰이 밝힌 데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검찰이 노씨에게 특가법상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경우 돈을 준 기업인에게는 뇌물공여죄가 적용될 수 밖에 없다.따라서 국내 대표적인 재벌총수 중 상당수가 노씨와 함께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뇌물공여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5년이기 때문에 90년 11월부터 노씨가 퇴임한 93년 2월 사이에 뇌물을 준 기업인만 사법처리의 대상이 된다. 또 뇌물을 공여한 재벌총수를 기소하더라도 대부분 인신구속은 하지 않으리라는 견해가 우세하다.노씨를 먼저 사법처리함으로써 악화된 여론을 어느 정도 가라앉힌 뒤 기업인 등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을 밟기로 한 데서 이를 감지할 수 있다.다만 현재 도피중인 배종렬전한양회장,기업인으로서 도덕성에 결정적인 문제점을 드러냈거나 범죄혐의가 뚜렷한 극히 일부 기업인만 「모양갖추기」 또는 「균형」차원에서 구속기소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재벌총수들을 공개리에 소환 조사한 것은 구속에 버금가는 징벌의 효과를 노린 측면이 있다』며 『따라서 기업인에 대한 인신구속은 최소한에 그친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역사적인 한·중정상 서울회담(사설)

    김영삼 대통령과 강택민 국가주석이 14일 서울에서 가진 한·중정상회담은 예상 이상의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가 이번 정상회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앞서도 지적했듯이 한·중정상의 서울회담이 갖는 정치·외교·역사적 상징성 때문이다.동시에 양국이 산업협력을 보다 가속화하기로 한 것 등 실질적인 성과외에도 일본지도층의 잇따른 「망언」에 대해 양국정상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일본의 소수군국주의 세력』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 것은 뜻밖의 큰 성과다. 그것은 한·중 두나라가 전략적 파트너로서 국제문제에서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다.당초엔 과거사문제로 양국이 공동보조를 취한다는 것이 국제적으로 모양새가 좋지 않을지 모른다는 시각도 없지 않았으나 양정상은 과감히 이문제에서 일본에 공동으로 대처했다. 양국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양국의 이해와 일치하며 아·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그리고 두정상은 한반도문제는 남북당사자간 직접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이는 우리가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온 남북당사자간 대화를 통한 남북문제의 해결원칙을 중국이 지지하고 있음을 보다 확실히 한것이다. 한·중관계는 이제 총체적관계로 한걸음 뛰어올랐다고 보아도 될것이다.우리는 그동안에도 한·중관계가 경제관계에제한돼 있다는 일부의 인식에 동의하지않았다.한중수교 자체가 지극히 전략적인 것이며 경제관계의 발전은 경제분야에 국한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이번정상회담은 두나라관계가 경제에서뿐 아니라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으로 균형있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양국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세계평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것으로 믿는다. 『아무리 현대화된 통신수단도 지도자간의 직접적인 교류와 면담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강택민 주석의 지적대로 양정상의 이번 서울「면담」은 확실히 유익하고 발전적이었으며 양국관계의 새로운 비약적발전을 예고하는 큰성과를 거둔 것으로 기록돼야 할 것이다.
  • 이런일이 두번 다시 없게끔…/문용인 서울대교수·교육심리학(시론)

    엄청난 일이 계속 벌어졌다.성수대교 사건이 그 첫째였고,연이어 터진 서울의 아현동과 대구의 지하철 가스폭발 사건이 두번째였고,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이 세번째였다.그 네번째 사건에 지금 우리가 휘말려 있다.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비리사건이 그것이다. 역사를 보면,희한하고 엄청나며 통탄할 사건이 언제나 줄을 이어 나타난다.그러나 이렇게 연이어 나타나는 놀라운 사건에 대하여 대처하고 예방하는 방식은 시대마다,국가마다 민족마다 다른 것같다.그렇게 다른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 보려면 그나라의 대표적인 박물관이나 유명한 역사적 기념물을 살펴보면 된다.중국과 일본의 박물관을 가보면 그들이 역사의 어느 한장면에 있었던 불의한 일을 어떻게 해석하고 기억하고 있으며 자손들에게 교훈으로서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잘 알수있다.그런점은 미국과 유럽엘가도 마찬가지다.미국의 남북전쟁에 관한 역사 교과서를 보면,승리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남북사이를 오가며 배신과 밀고를 일삼던 불의한 자들의 이야기가 무수하게 그리고 아주 자세하게기록되 었고 그것이 학교에서 어린학생들 사이에 읽혀지고 있다.프랑스의 경우에도 백여년전에 있었던 드레푸스 사건이 교과서마다 다루어져 후세에게 경종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런 노력이 미진해 보인다.한번 일어난 사건이 잘 마무리 되어서 두번 다시 그런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일이 부족해보인다. 성수대교 사건이나 삼풍백화점 사고에 대해서만해도 그렇다.그것에 대한 기록이 그 당시의 신문지상에서만 요란했지 지금 어느 책방,어느 도서관,어느 박물관엘 가 보아도 그것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교훈삼기에 소용이 되는 기록은 어느곳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그런 사건을 에워싸고 수많은 공문서가 관계기관 사이에 오고 갔을 것이다.그런 기록은 아마도 올해가 지나면 그냥 쓰레기 더미속에 묻혀 사라지게 되고야 말 것이다.그런 사건 때문에 수많은 감동적 이야기가,비극적 이야기가 가족들 사이에서 이웃사이에서,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오고갔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런 것들이 그들의 기억속에 아스라이 간직되어 있을뿐이지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어 경계가 될 만큼 활자화 되었거나 기록되어 있지 못하다.올해가 지나면 아마 그것도 망각되어 갈 것이다. 하긴 그 엄청난 비극이었던 6·25전쟁에 관한 것 조차 딱히 찾아볼 이름난 화보집이나 기록집이 없다.책 한권 펴들면 6·25에 관한 모든 것이 드러나는 책이 왜 없는가? 6·25를 교훈삼아 후세들에게 가르치자면 자신의 체험이외에는 전해줄 방도가 별로 없다. 한국전쟁 기념공원이 워싱턴 DC에 세워졌다.우리나라는 한국의 위상 운운하며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미국인들에게 있어서는 한국전쟁을 하나의 교훈으로써 그곳을 찾는 미국인들에게 가르쳐지고 있는 것이다.그곳에는 글로된 메시지가 딱 한가지 있다.미국인들이 이 전쟁에서 몇명이 죽고 몇명이 부상당했다는 것이 그 전부다. 얼마전 미국의 오클라호마시에서 연방정부의 건물이 폭파되는 큰 사건이 일어났다.그 사건 후 불과 3개월이 채 되지 않아서 3백페이지 짜리 화보집겸 기록서적이 출판되어 나왔다.그런 비극이 발생하게 된 전모가 소상히 기록되어있고 그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이 얼마나 비극적으로 그러나 주변 이웃과 정부의 지원으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고 있는지가 감동적으로 기록되어 있다.그 책이 초·중·고등 학교에서,그리고 수많은 도서관에서 국민들 사이에 읽혀지고 있다.그 책이 독자인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는 두가지다.하나는 그런 비극이 두번 다시 없도록 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비극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는 미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소상히 밝히고 기록에 남겨서 후세가 이에 경계하고 대비하도록 교훈이 되게 해야만 한다.성수대교,삼풍사고,가스폭발사고,비자금사건에 관한 백서를 만들어 자라나는 세대에게 살아있는 교훈서가 되게 할 필요가 있다.
  • 노씨 스위스은 계좌 본격 조사/대검

    ◎스위스 정부에 사법공조 요청서 보내/친­인척 21명 명단·사유서 첨부/미엔 노소영씨 수사기록 요청 대검중수부는 11일 노태우 전대통령의 재산 해외은닉 의혹과 관련,미국·스위스등 2개 국가와 본격적인 국제공조수사 협의를 벌이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스위스정부에 노씨의 비밀계좌확인을 위한 사법공조요청서를 법무부를 통해 외무부에 보냈으며 외무부는 주한 스위스대사관에 노씨 부부와 친·인척 21명의 명단,요청사유등 관련자료를 보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지난 93년 노소영씨 부부의 19만달러 외화밀반출사건을 담당했던 미국 샌호제이 연방검찰에 당시 수사기록을 보내줄 것도 주미한국대사관을 통해 미 법무부에 공식요청했다. 안강민 중수부장은 『현재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이와 관련한 협의를 미 법무부와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미국과 스위스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대로 비자금 은닉여부를 확인한뒤,혐의가 드러날 경우 소영씨 부부등 관련자들을 소환,해외로 빼돌린 비자금의 규모및 조성 경위등을 조사키로했다. 노씨는 율곡사업과 경부고속전철사업,원전설비 공사등 외국회사와의 공사수주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리베이트를 스위스 은행에 친·인척등의 명의로 입금시켰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노소영·최태원씨 부부는 지난 93년 19만2천5백 달러를 미국내 11개 은행에 분산예치시켰다가 신고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적발돼 미 검찰에 기소됐었다. 당시 미국 검찰은 『이들 부부의 차에서 발견된 현금 뭉치의 묶음띠에 스위스은행 직인이 찍힌 것으로 보아 스위스 은행이 출처』라고 밝혔으며 19만여달러 전액을 몰수했다. 반면 이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지검은 지난해 9월 「무혐의」결정을 내려 수사중단압력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한국형 「컴」 범죄(외언내언)

    수원지검이 컴퓨터를 이용,주민등록등본과 인감증명서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타인의 부동산을 담보하여 26억원대 대출을 받은 부동산사기단을 구속했다.컬러복사기로 수표를 복사하는 사건보다 더 심각한 가히 한국적인 컴퓨터범죄다. 이 사건에서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은 일선 동사무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민등록등본과 동일한 서식의 컴퓨터프로그램을 제작 위조했다는 부분이다.현재 컴퓨터의 가속성과 대량성에 매료되어 많은 행정서류들이 컴퓨터프로그램화하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그러나 컴퓨터의 복제기능이 원본과 어떤 차이도 없는 상태의 복사물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전산화되는 서류들의 관리체계는 매우 엄중한 보호기능을 필수적으로 가져야 한다. 그동안 컴퓨터범죄는 「침입 차단」측면에서만 문제를 보아 왔다.그러나 인터넷만 해도 이제는 「거래안전」의 측면으로 보안개념을 바꾸고 있다.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기보다 외부와의 통로는 만들되 거래안전을 지키는 내부비밀 유지의 「보안 프로토콜」프로그램 개발에 나서고 있다.운영프로그램과 통신내용을 가능한 한 암호화하고 사용자 신원확인체계를 다중적으로 조직하는 것이 바로 이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경제·상업·군사분야에서 컴퓨터 스파이행위는 지금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이중 고객신상명부와 같은 집단별 개인기록은 거액의 대가를 받는 상품이 된다.컴퓨터범죄는 지능적이며 범행의 포착이 어렵다는 난점까지 갖고 있긴 하나,그렇다고 예방과 보안책이 늘 뒤질 수도 없는 것이다. 행정전산화프로그램은 더욱 행정강제적 방법을 통해 행정정보에 대한 재산권,비밀,프라이버시 보호등에 책임을 져야 한다.이렇게 하려면 모든 범죄가능성에 대응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이번 사건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위반으로 구속했으나 컴퓨터조작범죄에 관한 보다 독립된 법을 체계화함으로써 더 엄격한 통제에 나서야 한다.
  • 「사법처리 총수」 크게 늘어날듯/노씨 비리수사­재벌 처리방안

    ◎“특별한 이유없이 건넨돈은 뇌물” 판단/「91년 무렵 국책사업 수주」 대부분 해당/총·대선무렵 정치자금·명절전후 떡값은 제외 재벌 기업 회장들에 대한 사법처리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0일 현재 21개 재벌총수를 소환조사한 검찰은 노태우씨에게 특별한 이유없이 건네진 돈은 일단 뇌물로 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의 조사에서 재벌 총수들이 노씨에게 건넨 돈의 액수는 순순히 자백하면서도 이권의 대가는 아니었다고 강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검찰은 각종 정책 결정 등과 관련해 포괄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대통령에게 돈을 주었다면 일단 뇌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명절 등을 전후해 떡값 명목으로,또는 인사 치레 등으로 건넨 돈은 뇌물의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88년 총선,92년 대통령 선거와 총선 등을 앞두고 건넨 돈은 일단 정치 자금으로 보아 사법처리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정치권에 미칠 파장과 정치자금법 위반죄의공소 시효가 3년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즉 91년 상반기 이전에 노씨에게 건넨 돈은 일단 뇌물로 보고 이권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또한 91년 상반기 이후에라도 명백하게 이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 뇌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검찰은 재벌 회장들을 상대로 91년 상반기 이전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국책 사업의 사업자 선정 시기,해당 기업이 돈을 전달했는지 여부,전달 시점 등을 추궁,뇌물 공여 및 수수의 「범의」를 확인하고 있다.수서 및 민자당 가락동 정치연수원 부지 매매 사건 등이 그 예이다. 검찰은 또 골프장 및 금융업 인가,원전·화력발전소 등 한국전력 발주 사업,영종도 신공항 건설사업,경부고속전철사업,유선방송인허가 등과 관련된 기업 회장들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골프장은 88년부터 90년까지 무려 1백39곳이 허가를 받았다.금융업은 91년 상반기와 하반기에,원전은 90년부터 92년까지,화력발전소는 89년부터 91년에 허가 및발주 업체가 결정됐다.또 영종도 신공항과 경부고속철도건설사업은 92년부터 토목 공사가 시작됐으나 로비 활동은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사업과 관련해 돈을 건넨 기업의 대표가 사법 처리를 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현재 사법 처리 대상으로 이미 4∼5명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재벌 기업 회장들에 대한 혐의는 뇌물공여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뇌물공여 혐의는 공소 시효가 5년이어서 90년 말 이전의 범죄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90년 말 이전에라도 뇌물을 건넨 기업인들은 어떤 형식으로든지 처벌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노씨의 경우는 대통령으로 재임한 기간 중에는 시효가 정지되는데다,5천만원을 넘는 뇌물수수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사법처리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장군총과 장수왕 후손(압록강 2천리:12)

    ◎장대석 1만개 사용… 거대한 “동양의 피라미드”/밑면 넓이 9백㎡·높이 12m… 꼭대기 돔형/광개토대왕 아들 장수왕의 무덤 추정/하얼빈 거주 고지겸씨 “내가 장수왕 후손이다”/「고씨족보」 제시… 고구려 연구 귀종한 자료 평가 집안시에는 7천8백여기에 이르는 고구려 무덤들이 있다.이들 고분을 한데 뭉뚱그린 호칭이 이른바 연구고구려고분군이다.무덤은 신분에 따라 크기나 형태가 차이를 보였다.규모가 큰 무덤으로 천추총과 태왕릉,장군총이 꼽히는 데 모두가 돌무지무덤(적석총)이다.이 가운데 장군총은 크기를 떠나 짜임새로 보아 고구려 돌무지 무덤의 백비라함이 옳을 것이다. 장군총이 누구의 무덤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대략 광개토대왕과 그 아들인 장수왕으로 압축해왔으나 오늘날 중국에서는 장수왕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장군총 역시 집안의 다른 고구려 유적들 처럼 오랫동안 잊어버린 유적이었다.고구려가 멸망한 이후 중국 동북대륙의 주인들이 자주 바뀌고 전란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집안이 봉금지로 묶인 것도그 이유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고구려 돌무덤의 백미 그런데 장군총이 세상에 다시 알려진 것은 5백여년전이라고 한다.산동성 연대에 살던 유씨 형제가 살길을 찾아 집안땅으로 왔다가 이 무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형제의 본업이 석공인지라 돌을 다듬어 가지런히 쌓은 거대한 석조 조영물에 관심이 쏠렸을 것이다.무덤이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된 형제는 무덤의 주인공을 놓고 서로 욱신각신 쟁론을 벌였다. 형은 무덤이 크고 돌을 쌓은 솜씨로 보아 황제가 묻힌 황릉일 것이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이에 동생은 중국의 변방에 있는 무덤이라는 이유를 들어 변방수비를 담당했던 장군의 무덤이라고 맞섰다.동생의 추리가 더 설득력이 높았다.그래서 형제는 장군의 무덤으로 결론을 내렸다.그 뒤에 장군의 무덤이라는 말이 여러 사람의 입으로 전해 내려와 무덤이름이 장군총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장군총은 통구평야를 서남향으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자리에 축조되었다.무덤을 축조한 재료는 화강암이다.국내성에서 20㎞떨어진 오녀봉에서 채석한 돌이 분명하데,오녀봉은 선경을 방불케해서 고구려시대에 거선봉이라고 했다.전설에 따르면 오녀봉의 돌은 황금색을 띠어 옥황상제의 궁전을 짓는데도 사용했다는 것이다.그만큼 석질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고구려의 불가사의 장군총은 피라미드형이다.쌓아올린 돌은 화강암을 장방형 입방체 규격으로 만든 장대석이다.장대석의 표면은 일일이 갈아 매끄럽게 처리했다.장군총을 쌓는데 1만1천여개의 장대석이 들어갔다니 당대의 대역사임에 틀림이 없다.돌의 크기는 일정치는 않으나 제1층은 가급적 큰돌을 쌓았고 올라가면서 조금씩 작아졌다.제1층에는 4단의 장대석을,2∼7층까지는 각층을 모두 3단씩 쌓았다. 제1층의 평면은 각변의 길이 31.5m나 되는 정사각의 네모꼴로 그 넓이는 9백㎡에 이르고 있다.이 무덤은 특이하게도 네 모서리를 동·서·남·북 방향에 맞도록 배치했다.그리고 제1층에는 쌓아올린 장대석들이 밀려나오지 않게 각 면에 길다란 버팀돌(호분석)을 3개씩 기대어 세웠다.무덤 높이는 12.4m로 맨 꼭대기는 돔형에 가까운 기단석으로 마무리했다. ○매년 태왕릉 찾아 참배 고구려는 장수왕 때인 서기 427년에 평양으로 도읍을 옮겼다.그럼에도 장수왕이 오늘날 장군총으로 불리는 돌무지무덤에 묻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장수왕이 생전 조상들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한 어떤 유언에 의해 집안(국내성)에 묻히는 꿈이 사후에 이루어졌을 것이다.지금 전적으로 믿을만한 사연은 못 되지만 장군총을 발견한 유씨형제가 제5층 동남쪽 장대석을 반년에 걸쳐 징으로 쪼아 묘실에 들어갔다고 한다.그 때에 묘실안 황금등잔의 불이 꺼지지 않고 타더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기적이 분명한 데 근년에 또 다른 기적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장군총에 묻힌 장수왕의 후손이라는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현재 흑룡강성 하얼빈에 살고 있는 고지겸(67)노인이 그 장본인이다.1948년 하얼빈 의학부를 졸업하고 1956년 대련의과대학을 거쳐 흑룡강성 의학정보연구소 부소장을 지냈다.그는 어려서 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부터 고구려 왕족의 후예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1921년에 필사한 족보가 있었으나 문화혁명 때 불태워졌다. 그러나 개혁개방이 현실로 다가오자 뿌리찾기에 나섰다.요령성 해성시 대고려방진에 사는 종친을 찾아가 족보를 다시 보고 자신이 고구려 제20대왕인 장수왕 후손임을 알게되었다.이어 길림성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손옥량 소장에게 족보감정을 의로한 결과 고구려왕손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는 긍정적 평가를 얻어내기도 했다.또 고씨종친들의 못자리판인 요양,대안,해성,철령 등지를 찾아다닌 끝에 「고구려 왕실후손­요양의 고씨족보」와 「명대 요양동녕위세습지휘사와 그 가족의 연구」등 설득력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요즘 「고구려사화」라는 저술의 집필을 끝냈다.생전에 조상의 뿌리를 모두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하얼빈방송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맏아들 고홍(47)을 끌어들였다.그는 1989년부터 청명절이 돌아오면 하얼빈에서 퍽이나 먼 길인데도 집안까지 와서 태왕릉과 장조묘를 배알하고있다.위대한 조상을 찾는 희열속에 살아가는 고지겸.그는 오늘 중국 동북지방에 살고 있는 대고구려인이지도 모른다. 고구려 유적들,특히장조총을 돌아보고 집안시 태왕향에 들어서고 나서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이 고지겸과 같은 사연을 안은 고구려인 후예라는 착각에 빠지곤했다.호태왕(광개토대왕)이나 장수왕의 기상이 넘쳐 흘렀을 옛 고구려 도읍지 집안에서 새삼 느껴야 한 애달픈 심사가 있다면 국내성이 오간데 없다는 현실이다.국내성 성벽의 석축이 사람들 키 만큼 겨우 남아 여느집 담장처럼 되었다. 그 나지막한 성벽 아래로 고구려인을 닮아보이는 집안 사람들이 노점을 차렸다.그리고 궁궐이 서있었을 법한 성벽너머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역사의 흥망성쇠를 실감케했다.
  • 문화의 기술/고인수 포항공대교수·물리학(굄돌)

    강의를 마치고 분필가루 묻은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가면 번번이 옷을 버린다.집에서 사용하는 세면대는 누르면 물이 나오도록 설계된 것인데 학교 화장실의 수도꼭지는 그와 반대로 만들어져 있다.그래서 손을 씻은 후 집에서의 습관대로 수도꼭지를 들게 되고,왈칵 쏟아지는 물에 옷을 적시게 된다.동일한 설비를 사용하면서도 익숙해진 습관에 의지할 수 없는 형편이 억울한 기분을 갖게 한다. 옷이 젖은채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어느 쪽이 우리 생활에 익숙한 것인가를 생각해본다.만약 손에 기름이 잔뜩 묻은 상태라면 누르는 편이 나을 것이고,그렇지 않다하더라도 누르는 일은 팔꿈치로도 대신 할 수 있으니 들어올리는 것은 아무래도 좀 불편하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설치되어 있는 수도꼭지의 사용법이 통일되지 못한데는 이 제품의 원산지가 서로 다름에도 약간의 원인이 있지 있을까 한다. 자동차의 경우 우리나라나 미국에서는 도로의 우측이 차량통행로다.그런데 일본이나 영국에서는 좌측 도로가 차량전용이다.이러한 현상이 문화적인 차이에서생겨난 것이라고 본다면,수도꼭지를 사용하는 방법도 그런 관점에서 보아야 할까? 수도꼭지는 잘못 사용해도 옷을 적시는 정도에서 끝나는 일이지만,형편을 고려하지 않은 기술이나 제도의 도입은 경제적,시간적 낭비를 초래하고 혼란을 야기시킨다.지금 이 글을 쓰는데 이용하는 한글 프로그램이 조합형이냐 완성형이냐를 구별해야 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된다.생활에 사용되는 각종 시설이나 도구등을 가장 편리하고 익숙한 것으로 통일함으로써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불편을 기술로써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자중해야할 언론의 보도 태도(사설)

    언론도 이젠 자중해야 할 국면에 이른 것이 아닌가.언제쯤이면 우리 언론은 사건만 생기면 쩔쩔 끓어가며 지나치게 앞질러가는 경솔함을 벗어날 수 있을지 안타깝다.지난주 초에 어떤 신문은 노씨가 「금명간 구속」된다는 표제를 1면톱에 주먹같은 활자로 달았고 며칠 안되어 또 어떤 신문은 노씨를 「주내에 구속해서 병원으로」 보낸다는 기사를 강한 활자로 1면 머리에 올렸다. 이런일에 관해 최근 한 전직 검찰관계자가 충고한 적이 있다.제발 언론이 그런 이상한 앞서가기를 하지말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TV를 통해 공개적으로 밝힌 그 충고 끝에 그는 『언론이 그렇게 사건을 왜곡하다 보면 여론이 오도되어 피의자를 동정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요지의 말도 했다. 이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지은 죄만큼 심판되어야 할 피의자를,결과적으로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언론의 이런 분별없는 좌충우돌이 본질을 흐려서 물길을 엉뚱하게 돌려놓을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그러나 충고가 있은 바로 그 시점에도 언론의 성급한 추측은이어졌음을 지난주의 언론은 보여주었다. 그런가하면 재벌기업들은 또 다른 문제도 제기했다.재벌이 경영하는 언론사가 상대기업을 확증도 없이 헐뜯어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혐의받는 재벌이야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지 뭘 그러느냐』고 반론할지 모르지만 그건 곤란하다.이것은 준법의 문제다.그리고 정경의 유착문제가 가져온 국가적인 불행을 다루면서 경언의 새로운 유착을 보아야 한다면 국민에게 또 다른 환멸을 사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우리 언론의 자중하지 못하는 보도태도에 많은 비판을 보내왔다.지난 삼풍사건 때만 해도 많은 국민들은 이런 지나친 행태를 준열히 나무랐었다.그래서 포토라인도 설치되고 엄격하게 적용도 되었다.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모자란다.무책임한 「추측」보도나 「앞지르기」보도의 경쟁은 정치권의 사법권침해를 정당화하고 민주화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많다.언론의 자중이 요구된다.
  • 「비자금 처리」 주목하는 미 언론/이건영 뉴욕특파원(오늘의 눈)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불법정치 비자금을 보는 미국언론의 시각은 한마디로 철저한 조사를 통한 엄벌로 요약된다.일본이나 동남아는 물론 유럽의 언론에 비해서도 이상할이만큼 사실보도를 자제해왔으나 논평만은 단호하다. 뉴욕타임스의 경우 최근 사설에서 김영삼대통령은 노씨를 감옥에 보내는 한이 있더라도 부패관련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군사독재의 그늘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한국은 과거의 부정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사설은 특히 군사정권에 반대해온 김대중씨가 노씨의 정치비자금 수혜자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미국언론이 노씨의 비자금사건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은 5천억이라는 「천문학적」비자금의 규모와 도덕성의 파괴문제이다.의원대상 선물상한액이 50달러로 규정될 만큼 「공짜돈」이 없는 미국사회에서 이같은 비자금 규모는 별천지의 얘기로 들릴법도 하다.도덕성문제는 야당의 지도자인 김대중씨의 「자백」을 빗대면서 평생을 군사정권에 투쟁해온 김씨가 군사정권의 자금을 어떻게 받을수 있느냐는 뜻을 비치고 있다.일부에서는 김대통령의 「대선자금」도 거론한다.좋게 보아 지금까지 한국의 정치풍토 관행상 「예스」로 치부될 수 있는 것이라도 미국사회에서는 단연 「노」라는 대답이다.동시에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한국의 재벌」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의지도 미언론의 관심사다.과연 검찰이 한국의 경제적 파장을 의식하지 않고 재벌들을 다룰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미 언론의 태도는 조용하면서도 들출 것은 다 들추고 있지 않느냐는 인상을 준다.그러면서 내심 한국의 정치사상 첫 문민대통령인 김대통령의 처리방식도 겨냥하고 있다.한국검찰의 독립성과 함께 한국의 「민주화」잣대로 삼겠다는 의도이다. 한국은 지금 세계에 너무도 부끄러운 모습으로 노출돼 있다.일종의 국제사회에서의 「정치적 시련」이다.노씨의 사건이 국제사회가 납득을 못하게 매듭지어질 경우 우리나라는 또다른 부담을 안게될 것이다.우리가 가장 듣기 싫은 얘기는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된 나라이다.노씨의 사건이 이를 입증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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