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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금융파업이 남긴 것

    금융계는 물론 우리 국민 전체를 불안하게 했고 외국 언론까지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금융파업이 일어난 지 하루도 안되어 타결된 데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먼저 큰 충돌이나 금융거래에 큰 불편없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기 종결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국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금융파업은 발생동기 및 진행 과정 등에서 우리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우선 금융파업의 주된 사항은 노사(勞社)문제가 아닌 노정(勞政)문제라고 할 수 있다.이러한 문제는 NGO나 경영자 협의에 의한 정책건의 또는 청원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정책적인 요구사항을 놓고파업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하는 경우는 외국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사례로서 깊이 재고(再考)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난 노조파업의 경우 정부가 직접 협상해야 할 대상은 물론 아니지만 파업에 따른 심각한 금융불안과 경제활동 위축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노조와 직접 대화하게 된 것이다. 특히 노조와의 대화과정에서 노조도 우리 경제와 금융을 함께 우려하고 지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그간의 정책집행 과정을 이해하며 금융개혁의 당위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였다.이러한 인식 위에서 가슴을열고 대화하였기 때문에 파업문제가 조기 타결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의 4대 개혁과제에 대한 강력한 실천의지,특히 지난 노정 대립과정에서도 개혁은 어렵지만 머뭇거릴 수 없다는 일관되고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신 것도 금융파업의 조기수습에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결국 이번 노정합의로 개혁에 대한 국민의 일체감이 형성되고 이를 통해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이 보다 가속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큰 소득이라 할수 있다. 다만 앞으로는 보다 성숙한 노사문화가 형성되어 정부에 대한 정책적 건의는 파업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할 것이 아니라 노사정위원회와 정부부처에 공식적인 정책건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도 이에 대하여 보다 열린 마음을 갖고 건전한 건의는 성실히 수용하여투명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정부정책에 대한 효율성과국민의 공감대를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개혁은 고통이 따르지만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개혁의 원칙과 총론에는 찬성하나 자기에게 불리해지거나 고통을 분담하게 되는 경우 다양한 이유로 개혁을회피 또는 저항하는 사례도 종종 보아왔다.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민주주의나 시장경제를 실현하는 성숙한 국민의 자세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개혁은 한마디로 인체의 수술과 같다.수술의 아픔을 참고 장기적으로 건강하고 보람있는 생활을 할 것인가,아니면 일시적인 아픔 때문에 수술(개혁)을피하여 건강과 목숨마저 잃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이 단기적으로는 부담이고 고통이나 장기적으로는 선진금융 일류경제를 실현할 길임을 노조 등 국민 모두가 이해하고 동참하여 줄것을 기대한다. 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
  • 신간 맛 보기

    ●침대 밑의 인류학자(아서 니호프 지음,남경태 옮김,푸른숲 펴냄) 미국의저명 인류학자인 저자가 SF소설 형식을 빌려 쓴 ‘인류학 대중서’.남녀가사회적·계층적·문화적·시대적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아왔는지를 ‘짝짓기’(성생활)를 주요테마로 설명해보고자 했다. 전생 비디오테이프로 주인공 자신과 주변인들의 개인사를 되짚어보는 1권에서는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성생활을 흥미롭게 조명했다.2권에서는 인간의 섹스에서 학습과 본능이 차지하는 부분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봤다.1권 1만2,000원 2권 9,800원. ●탈형이상학적 사유(위르겐 하버마스 지음,이진우 옮김,문예출판사 펴냄)‘철학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독일 지성을 대표하는 하버마스의철학적 논문들이 연대기순으로 정리돼 있어 하버마스 철학의 골격을 파악해볼 수 있다. 잃어버린 철학의 권위를 되찾으려면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해야 하는 것이아니라,형이상학이 다른 유형의 철학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하지않고서도 삶과 사회 전체에 규범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철학이 가능하다는 논지다.특히 1장에서는 철학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돼 있어 철학적 지평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만2,000원. ●떠남과 만남(구본형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변화경영 전문가로 ‘익숙한것과의 결별’ 등을 낸 구본형씨의 기행산문집으로 20년 동안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한 달 반 동안 떠난 휴가의 과정을 담고 있다.‘변화를 꿈꾸는 영혼의 게으른 남도 여행’이란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말해준다.우선 여행지가 남도인데 지리산 서쪽의 이 남도는 하동 쌍계사나 완도 보길도 등 익히알려진 곳도 있지만 화순,장흥 등 덜 알려진 곳도 많이 담겨 있다.무엇보다여행 코스를 안내하거나 문화재를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다.뭔가 생의 ‘변화’를 원하는 적극성과 속도를 거부하는 차분한 ‘게으름’이 잘 조화되어 있다.9,000원.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김재철 지음,김영사 펴냄)우리가 보아온 지도 속의 한반도는 바다에 빠져 유라시아대륙을 머리에 이고매달려 있는 형상이었다.그러나 지도를 거꾸로 돌려 놓고 보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을 발판으로 태평양을 향해 솟구쳐 있는 위풍당당한 모습이다.지도를 거꾸로 보자는 것은 이렇듯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다.학사출신 선장 1호로 동원그룹을 일궈낸 저자는 여기서 바다를 중심으로한 새로운무역전략을 제시한다.개발시대 이후 고수해온 상품수출중심 전략에서 벗어나서비스중심의 복합무역을 일으키자는 게 그 요지다.9,900원.
  • ‘自然 문화재 지정’ 환경보존 정책 주목

    자연적으로 형성된 특정지역을 ‘천연기념물’이나 ‘명승’ 등 국가문화재로 지정하는 정책이 강력한 환경보존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문화재청이 최근 강화도 및 주변섬의 갯벌과 차귀도 등 제주도 지역 4곳을천연기념물로 잇따라 지정하면서 자연문화재 보존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강화갯벌의 지정면적은 여의도의 52.7배인 1억 3,600만평,차귀도 등 제주도지역의 지정면적도 4곳을 모두 합쳐 8,819만여평에 이른다. 일단 천연기념물이나 명승으로 지정되면 각종 개발은 물론 동·식물 및 광물의 채취나 낚시·관광에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따라서 국가지정문화재가 되면 사실상 개발은 불가능해진다고 보아도 좋다.보호 대상인 자연이나 역사 경관을 훼손시키지 않는 개발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한 ‘천연기념물’이나 ‘명승’은 처음부터 환경보존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연환경보존법의 ‘생태계 보호구역’보다도 오히려 강력한 환경보호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를 인공적으로 만든 ‘인문문화재’와 자연적으로 형성된 ‘자연문화재’로 나눈다.자연문화재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을‘천연기념물’이나 ‘명승’으로,자연 및 인문문화재가 두루 포함된 복합문화재를 ‘사적 및 명승’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과 명승 두 가지 지정제도를 모두 동원하여 강력한 문화재 및 자연환경 보존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천연기념물지정을 위해 현재도 ▲익산 웅포리 차나무자생지와 ▲거제 윤돌섬 상록수림▲천안향교 탱자나무 ▲충주 보안림 ▲완도 대문리 모감나무군락 ▲지리산천연송 등 6건을 대상으로 올려놓고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역사·문화경관 및 자연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올해부터 5년 동안에 걸쳐전국의 명승자원을 일제 조사하여 ‘명승’이나 ‘사적 및 명승’으로 지정하는 작업에 곧 들어가기로 했다.전국을 9개 권역으로 나누어 명승자원을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로 만든 뒤 경관·문화사·민속학 등 관련전문가로 구성되는 ‘명승자원조사위원회’에넘겨 보존대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천연기념물이나 명승 지정은 해당지역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생활에도 다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민도 없지는 않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가지정문화재가 되더라도 지역주민들의 일상적인 생업활동은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연문화재 보호구역 주민들의 피해가 구체적으로 나타난다면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해서라도 강력하게보존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굄돌] 동인문학상 개편 소식을 접하며

    동인문학상 개편을 둘러싸고 우려하는 마음이 생겨 비록 작은 칼럼에 나마그 소감을 적어두려고 원고를 보낸 후,소설가 황석영씨가 그 심사위원 제도를 매우 신랄한 어조로 비판했다는 소식을 접하였다.시의성을 고려하여 부득이 몇 자 수정치 않을 수 없으나 그 뜻은 본래의 내 생각 그대로이다.東仁문학상은 본래 우리의 단편소설 형성과정에서 김동인이 이룩한 훌륭한 업적과그 문학정신을 기리는 뜻에서 제정된 상이다. 그런데,이번에 개편된 동인문학상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하나는,기존에 간행된 단행본 소설집에 상을 주겠다는 것,다른 하나는 종신 심사위원제를 두겠다는 것이다. 전자에 대해서는,특정 단편에 문학상을 주고는 그것을 매개로 후보작까지 아우르는 작품집 간행,상업적 이득을 취하는 관행에서 벗어나려 했음을 평가할 수 있다.문제는 후자이다.그 취지는 좋게 보아 문학상의 운영에 안정성을부여하고 그 위상에 권위를 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그러나,그렇게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무엇보다,종신제는 프랑스에서와는 달리 우리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는제도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정치적인 환경 탓이 크지만 문학에서도 종신제란 거부감 내지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제도이다.하나의 ‘권력’으로 비치기 쉽다.우리의 현실에 대한 고려가 필요했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최근 5,6년 동안 문학상이 몇몇 ‘원로’들에 의해 독점적으로 수여되면서 개개의 문학상이 갖는 특성이나 가치는 중화 내지 무화되는 폐단이 있었음을 생각하게 된다.우리의 경우 이런저런 이유로 문학상은 많고 상을줄 사람도 받을 사람도 많지 않다.만약,특정한 문학상에 종신 심사위원이 생긴다면,여타의 문학상은 어떻게 운영하라는 것인지?마지막으로,생각이 같지 않은 분들이 동인문학상을 함께 주관하게 될 때 賞은 바람직한 문학에 대한 논의를 떠나 일종 ‘타협’의 결과로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지금껏 많은 상이 그래왔듯이 말이다.문학에는 다른 문단인도 있고 독자도 있다. 문학상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마음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나,보다 신중한 고려가 있었더라면 하는생각이다.상을 주관하는 주체나 상을 심사하는분들이나 모두. 방민호 문학평론가
  • [사설] 탈세 과소비 근절해야

    국세청이 탈세 혐의가 짙은 호화사치 생활자 242명에게 특별세무조사라는‘칼’을 빼어든 것은 비록 때늦은 감이 없지는 않으나 반가운 일이다.국세청이 호화사치 생활자 특별조사 방침을 밝히고 부문별 조사대상 기준과 대상자 수를 명확히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동안 음성 탈루소득자 조사에 포함시켰던 호화사치 계층 추적에 별도로 2,000여명의 조사인력을 동원한 것도 이례적이다.그만큼 탈법적인 호화사치를 뿌리뽑겠다는 당국의 의지가어느 때보다 단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회복은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건전한 소비가 있어야 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그러나 작금의 일부 과소비풍조는 정도와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이번에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 대상이 된 A씨의 경우를 보자.지난해 신고한 개인소득은 8,300만원인데도 7차례에 걸쳐 해외여행을 하면서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이 무려 1억2,000만원이나 된다니 말문이 막힐따름이다.B씨는 서울 종로에 10층짜리 건물과 강남에 다가구주택을 갖고 있는 재력가이지만 임대소득을 해외로 빼돌리고 세금으로 낸 돈은봉급생활자 수준을 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나라가 온통 금융권 구조조정이다,기업개혁이다 하며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게다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기반이 무너진 서민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모두 힘을 모으고 있는 시점이 아닌가.이 호화사치 생활자들에게는 아직도 노숙자 수가 4,500명이나 되고,결식아동이 2만2,000명을 웃돌고 있는 우리 현실이 먼 나라 이야기쯤으로 밖에 들리지 않은 것인지 참으로 딱한 일이다. 세금을 포탈하며 호화사치 생활을 하는 사람은 이 땅에서 추방되어야 한다. 사회통합과 경제발전을 제대로 이루기 위해서라도 그렇다.이들은 “내돈 내가 쓰는데 무슨 참견이냐”고 말할 자격조차 없다.탈세는 엄연한 범법행위이기 때문이다.이들의 일그러진 호화사치 행태는 사회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다수 국민의 일할 의욕까지 앗아가는 사회악에 다름아니다. 국세청은 이번 특별세무조사를 일과성으로 끝내지 말고 조사범위를 확대해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이와 더불어 각종 과세자료를 자동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할 수 있는 ‘과세 인프라’를 하루빨리 구축해 탈세를 통한 호화사치 풍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정부요인들의 헤픈 발언

    황원탁(黃源卓)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얼마 전 통일부장관 등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한 일부 인사들이 잇따른 ‘부적절한 발언’을 해서 물의를 빚은 일이 있는 터라 “도대체 왜들 이러나”하는 개탄의 소리가 높다.외교안보수석이 어떤 자리인가.남북문제 전반을 평가하고 지휘·통제하는 핵심 멤버 중 한 사람이다.그의 말 실수는 자칫 남북 신뢰 관계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저 보아넘길 일이 아니다. 황수석은 지난 20일 한 강연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남북정상회담이 진행 중이던 6월14일 김정일(金正日)위원장은 “검찰이 대학구내 인공기 게양사건관련자를 처벌할 것”이라는 TV보도와 관련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항의한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황수석은 또 김위원장이 “열렬한 환영도 받았으니 오늘은 쉬시고 바로 돌아가십시오”라고 요구했다고까지 덧붙였다.굳이 비유하자면 집주인이 초대한 손님에게 느닷없이 돌아가라고 요구하는 것과같은 상황이다.김대통령이 느꼈을 법한 황당함과 곤혹스러움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황수석은 발언내용이 파문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자 “분위기를 재미있게 설명하다 보니 사실보다 더 나갔다”면서 “김위원장이 돌아가라는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선처를 부탁했다”고 정정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수석의 문제발언은 일부 언론을 통해 그대로 보도됐다.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에 당시의 상황이 설사 사실이었다고 하더라도 해프닝 정도로 넘겨버릴 수 있다.청와대는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이공동선언문을 작성할 당시 의견이 엇갈리자 김위원장이 ‘만남에 의미가 있다고 했으니 나머지는 다음에 하자’는 말은 했다”고 공식적으로 해명했다. 청와대가 정상회담의 본질과 상관 없는 일까지 시시콜콜 해명하고 나선다는것 자체가 어찌보면 난센스다.그렇다고 그대로 넘길 일은 아니다.이같은 일이 겹치다 보면 남북대화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회담 과정에서 일어난 사소한 문제까지 공개된다면 누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려 하겠는가.황수석은 경위야 어떻든 직책에 걸맞은 절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파문을 공직사회 전반의 기강 해이와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얼마 전부터 개각과 관련한 여러가지 소문이 나돌면서 하위공무원들까지 제대로 일손을 잡지 않고 있다고 한다.무사안일,눈치보기,냉소주의 등 구태도 심각하게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이를 바로잡으려면 고위공직자들의 심기일전과 솔선수범이 우선이다.특히 자기관리 소홀로 구설수에 오르고 조직의 긴장감을 흐트러뜨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공직사회의 동요를 감안해 개각문제는 가능하면 조속히 마무리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정부요인들의 헤픈언행이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도록 신중을 바란다.
  • 박지원 장관 “北 특정社 거부 실무접촉때 언급안해”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언론사 사장단의 북한방문을 성사시킨 실무접촉 과정과 앞으로의 추진계획 등을 설명했다. 박장관은 특히 이번에 방북하지 못하는 사장들의 추가 방북문제에는 “방북기간에 더 논의해 보아야 하겠지만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방북단에 취재단도 포함되나. 포함되지 않는다.공식적인 기록을 위해 ENG카메라맨 2명과 스틸 카메라맨 2명을 수행원에 포함시킨다. ●50명의 사장단 가운데 신문과 방송쪽은 각각 몇명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신문협회와 방송협회의 결정에 달렸다.내일(20일) 두 협회의 합동 의장단회의가 열리면 정부쪽에서 합의 과정을 브리핑할 것이다. ●특정 언론사의 방북에 북한측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데. 실무접촉에서 북한측은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대표단은 이번에 우리의언론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요구하는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측도 이런 내용을 상층부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우리쪽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김영삼전대통령에 대한 북한측의 발언에는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북한측은 정확한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이회창 총재 문제에는 납득하는 내용의 반응을 보였다. ●방북 언론사 사장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나. 양측이 세부일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다.이번 방북이 김위원장초청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면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언론사 사장단 방북 기간중 문화체육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는데. 기회가 닿는 대로 논의하겠다. 서동철기자 dcsuh@
  • 행정포커스/ 공기업개혁

    *제대로 돼가나. 현 정부는 98년 2월 출범 직후부터 공기업의 경영혁신을 밀고나가고 있다. 공기업은 국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주인의식이 없어 방만하고비효율적인 경영이 이뤄졌다는 분석에서다. ●개혁 방향과 성과 기획예산처는 크게 세갈래로 나눠 공기업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 첫째는 인력감축이다.공기업 구조(인력)조정 대상 19개사(13개 정부투자기관과 6개 정부출자기관)의 직원들은 지난 97년말에는 16만6,000명이었지만올해말에는 12만5,000명으로 줄어든다.4명중 한명꼴로 직장을 떠나는 셈이다. 둘째는 민영화다.민영화를 통해 보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영화 대상 공기업은 모(母)기업 기준으로 11개다.이중 대한송유관공사는이달중 ㈜SK,LG정유 등 정유 4개사에 정식으로 넘어갈 예정이다.이에 앞서지난 98년에는 국정교과서,지난해에는 한국종합금융이 각각 민영화됐다.모기업과 자회사를 포함해 14개 공기업이 민영화됐다.20일 현재 민영화나 지분매각을 통해 9조5,000억원의 매각수입을 올렸다. 셋째는 운영시스템 등 제도개선이다.지난해부터 재무제표,경영실적평가 등경영공시 제도를 도입해 공기업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게 이런 차원에서다.2급 이상 직원 및 계약직까지 연봉제를 확대했다.오는 9월부터는 1급(처·실장)의 20%는 개방형으로 임용한다. 한국통신의 전보배달업무,도로공사의 통행료징수업무 등 사업분야로까지 외부위탁(아웃소싱)도 대폭 확대했다.퇴직금 누진제도도 없어졌다.기획예산처는 내년부터는 자율 및 책임경영체제가 구축된 공기업들에 대해서는 인사,예산,조직에 관한 자율권을 줄 방침이다. ●걸림돌과 향후 전망 하지만 곳곳에 걸림돌이 널려있어 공기업 개혁은 쉬운 게 아니다.정치권,주식시장,개혁피로증,일부 공기업 최고경영인의 의지부족과 노조의 반발,낙하산인사 등 변수가 많은 탓이다. 한국전력은 자회사로 분할해 매각하려고 했지만 관련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도 못해 민영화는 지지부진한 상태다.한국중공업도 정부지분 51%를 지난해에 경쟁입찰을 통해 처분할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도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포항제철,한국통신,담배인삼공사,가스공사 등도 주식시장이 좋지않아 민영화일정은 불가피하게 지연되고 있다.이런저런 이유로 공기업의 민영화 일정은늦어지는 것이다. 경제가 조금 나아진데 따른 기대심리 확산도 개혁에는 악재다.대충 개혁을끝내려는 기류도 만만치않다.경제가 좋아지는데 무슨 구조조정이냐는 반발도 거세다.집권초에는 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을 밀어붙일수 있었지만 지금의여건은 그렇지도 못하다.올 연말까지 9,000명의 인력이 감축될 계획이지만올 상반기에는 감축된 직원이 거의 없다. 박종구(朴鍾九)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은 “공기업을 민영화한다는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주식을 외국에 싸게 팔 수 없어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라며 “올해에 하드웨어적인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일하는방식과 운영 등 소프트웨어적인 개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지표로 본 정부투자기관. 겉으로 드러난 지표로만 보면 13개 정부투자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과 재무구조는 전년보다는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지난해의 순이익은 1조8,394억원으로 전년보다 44.5%(5,666억원) 늘어났다. 순이익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한국전력의 전력판매량이 증가한데다 주택공사가 한강 외인아파트를 처분해 특별이익이 생긴 게 주 요인이다.한전과 주택공사의 순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3,661억원과 1,122억원 늘어났다.이런 특수요인을 빼면 정부투자기관의 순이익은 두드러지게 늘지는 않은 셈이다. 기획예산처가 평가한 13개 정부투자기관의 지난해 경영개선실적은 평균 73점으로 전년보다 2점 높아졌다.전년과 비교한 ‘상대평가’이므로 실적이 소폭이지만 향상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수자원공사,한국전력,농업기반공사(옛 농어촌진흥공사)는 상위권을 유지했다.한전과 농업기반공사는 각각 3,4위로 전년보다는 한단계 떨어졌지만 상위권을 지켰다.경기가 회복되면서 실적이 뚜렷하게 호전된 도로공사가 2위로전년보다 4단계나 껑충 뛴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사장만의 평가에서도 전체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사장부문에서는 농업기반공사가 1위,한전이 2위,수자원공사가 3위다.최고경영자(CEO)의 능력에 따라 기관의 실적도 대체로 일치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생산원가를 크게 밑도는 수돗물 요금이 31% 올라 수익성이 향상된데다 1,080억원의 신규사업 투자규모를 유보하면서 부채비율을 45%에서 41%로 낮춘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로공사는 경기가 살아나면서 고속도로 이용차량도 덩달아 늘어 실적이 좋아졌다.통행료수입 증가 등에 따라 매출액은 전년보다 1,971억원 늘었다. 정부투자기관의 경영실적을 평가한 이우용(李宇鏞) 경영평가단장(서강대 교수)는 “공기업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감축과 비용절감이 이뤄져경영효율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곽태헌기자 *이달말 2단계 개혁 본격 가동. 대통령 소속의 정부혁신 추진위원회가 설치돼 공공부문 개혁이 보다 탄력을 받게됐다.이르면 이달말 위원장과 위원을 선임해 제 1차 회의를 갖고 2단계개혁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민간인 13명과 행정자치부장관,기획예산처장관,중앙인사위원장,국무조정실장,대통령 정책기획수석,시도지사 협의회장은 당연직 정부위원이다. 개혁에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민의견을 반영하는 제도적인 틀을 마련하는데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진념(陳념) 기획예산처 장관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건의해 이뤄졌다고 한다. 기획예산처 박인철(朴寅哲) 재정개혁단장은 “앞으로 공공부문 개혁의 핵심과제인 지식전자정부를 앞당겨 작지만 효율적으로 봉사하는 정부를 구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태헌기자. [기고] 공기업 개혁과 민영화. 공기업은 주인의식이 부족하여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비핵심분야에까지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대하거나,관리계층이 비대화되고 생산성 증가율을 초과하여 임금이 인상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비능률을 치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인정신을 찾아주고 시장기능이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공기업에 있어서도 비능률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이 시도됐으나 민영화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하여 공익성이 강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과감히 민영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전통적인 공기업이라고 알려진 전력·가스·철도 등도 외국에서는 민영화를 하고있다.이에 따라 정부는 민영화에 역점을 두고 공기업 개혁을추진하고 있다.이제까지 국정교과서,KTB 등 14개 공기업의 민영화를 완료하였다.이와같은 민영화는 과거 정부와 비교해 볼때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민영화에 대한 우려나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그 중 하나가 알토란같은 공기업을 외국인에게 매각하는 것이 국부유출이라는 주장이다.그러나 공기업 지분매각을 국부유출이라고 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외국인 투자유치는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국내경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민영화나 외국의 투자유치 후에 구조조정을 우려하여 일부 근로자 등이 반대하는 경우가 있으나,회사가 망하면 전체 근로자가 모두 해고되는 경우도발생할 수 있다.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국내총생산(GDP)중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평균 10.5%인데 비해 우리의 경우는 3.5%로 낮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실제로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정부는 결코 헐값매각을 하지는않았다.예컨대 해외에서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해 공기업 주식을 매각했을때 국내가격보다 평균 14.7%의 프리미엄을 확보한 바 있다. 민영화와 관련된 또 다른 우려는 경제력 집중에 관한 것이다.물론 경제력집중 및 사적독점의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경계하여야 한다.중요한 것은 경제력 집중의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영화 과정에서 적절한 보완책을 강구할 수 있는 한 민영화 자체를 반대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소유지분 한도를 유지하고,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며 경영을투명하게 하는 등 경제력 집중 완화를 노력하고 있다.또한 독점기업인 한국전력의 경우에도 여러회사로 분할하여 민영화를 추진함으로써 독점의 폐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영국은 90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단행한 이후 경쟁 체제 구축에 따른 전력산업의 효율성 증가로 10여년간 전기요금은 18.4% 하락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고 서비스수준이 향상돼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국내에서는 살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비능률적인 공기업을 그대로 가지고있다면,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효율은 결국 납세자의 부담이다.공기업의 비능률을 제거하려면 시장기능에 맡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영화하는 것이필요하다. 崔鍾璨 기획예산처 차관
  • 우리가 가꿔가야할 한반도/ 北 환경오염 실태

    북한의 환경문제는 북한 당국 이외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베일에가려져 있다.그러나 일부 귀순자의 증언과 북한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던 인사들이 작성한 자료,그리고 북한의 산업 및 국토 이용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분석할 때 북한의 환경 오염과 환경 파괴가 의외로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있다.북한의 환경 오염은 한반도 지형 특성상 남한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통일 뒤에는 북한지역의 환경 개선이 커다란 정책과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북한의 환경문제는 최근 남북 정상회담으로 무르익은 화해 및 협력 분위기 속에서 반드시 주요 과제로 다루어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편집자주] *북한의 대기 오염. 북한의 대기 오염은 석탄 위주의 에너지 공급체계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석탄 증산정책을 고집스럽게 추진한 결과,대부분 광산이 깊이 파헤쳐져 산림자원이 황폐화되고,저질탄 양산으로 에너지 효율이 전반적으로 악화됨으로써대기 오염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주요 에너지원인 석탄의 질이 떨어져 아황산가스,분진,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배출돼 공장지대 및 인근 지역의 대기 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즉 북한의 대기 오염은 낮은 에너지 이용 효율,저질탄의 과다한 이용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석탄이 산업부문에만 이용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대기 오염은 주로 공업지역에서심각한 것으로 추정되며,에너지 공급 부족을 신탄(목탄)소비 증대를 통해 해결함으로써 산림 황폐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대기 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는 흥남지구,함흥지구,청진지구,신의주지구,평양지구,신안주지구 등을 꼽을 수 있다.북한의 대표적 공업지역인함흥시 흥남구역의 경우 지난 27년 건설된 흥남비료공장을 비롯해 본궁화학공장,흥남제철소,2·8비날론공장 등 많은 공장들이 있다. 함흥지역에서 의사로 일하다 94년 귀순한 여만철씨는“흥남구역에서는 많은노동자들이 호흡 곤란을 자주 호소하며,맑은 날의 낮에도 1㎞ 앞을 제대로볼 수 없을 정도”라고 증언한 바 있다.또 북한연구소의 95년 2월호 ‘북한’에 실린 ‘북한의 후진형 환경 오염과 주민들의 열악한 환경의식’이란 논문에 따르면 액체화학연료를 생산하는 만포시 훈하공장 등이 위치한 자강도의 별오동 주민들도 대기 오염으로 인한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대기 오염은 남북한 에너지 사용량과 오염물질 배출량을 비교해 보면 더 뚜렷해진다.94년 현재 연간 에너지 사용량은 남한이 1억3,723만5,000t으로 북한의 2,717만1,000t보다 5배 이상 많다.반면 연간 오염물질 배출량은북한이 1,081만6,000t으로 남한의 452만6,000t의 2.4배에 달한다. 문호영기자 alibaba@. *북한의 수질 오염. 북한의 수질 오염은 우려할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오염이 심한 지역은 광산 및 탄광촌,대형 공업시설 인근,화학공업지구,군사시설물과 군 주둔지,농경지 등이다.서해안에서는 신의주·정주·신안주 일대,남포 및 해주 일대,동해안에서는 청진 일대와 김책시 일대,문평 일대와 원산일대의 수질 오염이 심한 것으로 추정된다.내륙에서는 자강도 강계·전천 일대,평북 구성·삭천·대관 일대,평남 순천 일대,황해도 사리원 일대를 지나는 하천이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공업시설 낙후와 공업지대 밀집으로 평양·원산·청진·남포 등 대도시 주변의 강은 수질 오염으로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는 장면이 수시로 목격되고있다고 한다.북한문제연구소가 93년 발간한 ‘체험자들의 증언을 통해 본 북한의 현실’이란 자료에 따르면 평양을 관통하는 대동강도 심한 수질 오염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대동강 지류이며 평양시내를 가로지르는 보통강도 물이 뿌연 상태로,수면 밑 20∼30㎝를 들여다 볼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북한에서 수질 오염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곳은 북한과 중국의 경계를 이루는 두만강이다. 북한쪽에서는 무산철광에서 해마다 1,000여만t의 광산 모래를 강에 흘려보내고,아오지화학공장에서는 날마다 20만㎥의 폐수를 배출한다.중국의 개산툰펄프공장에서는 3,000여만㎥의 폐수를,가야하(河) 하류의 석현종이공장에서는2만800여만㎥의 폐수를 해마다 흘려보낸다.북한의 남양·회령,중국의 연길·도문·훈춘에서 나오는 생활폐수도 두만강으로 흘러든다.이 때문에 505㎞의두만강은 백두산을 흘러내리는 상류 106㎞를 제외하곤 심하게 오염돼 식수로는 물론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5급수 이하라고 한다. 압록강도 중국과 북한의 탄광,만포시멘트공장과 중강진·혜산·만포·신의주 등 북한 대도시,장백현·임강·집안·단동 등 중국 대도시의 산업 및 생활 폐수가 그대로 흘러들어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3급수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한다.청천강 역시 상류의 화학공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폐수 때문에 오염되고 있다. 문호영기자. *북한의 해양 오염. 동해와 서해의 해양오염은 두만강과 압록강 등 주요 강의 심각한 오염과 연관이 깊다.북한 해역 중 오염이 가장 심각한 곳은 원산 앞바다로,매년 5월하순부터 8월 상순에 걸쳐 적조(赤潮)가 빈발해 어패류와 해조류가 멸종된상태로 알려져 있다.지난 91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이 펴낸 ‘남북 대기의 질 및 환경문제에 대한 기초조사’라는 자료에 따르면,원산 앞바다의 적조 현상은 흥남비료공장,본궁화학공장,2·8비날론공장 등과 합성수지,염료및 도료·제약·화학,모직·방직·제사공장들이 입주해 있는 흥남공단에서배출되는 공업폐수가 남하하는 북한해류에 의해 이동해 문천 유색금속제련공단에서 배출된 폐수와 상승작용을 일으킨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해양 오염 가운데 크게 우려되는 것은 서해안의 간척사업이다.이른바 북한의 ‘4개 지역개조사업’ 중 하나인 이 사업은 황해남도 앞바다 8만정보,평안남도 앞바다 11만 정보 등 모두 30만 정보의 농토를 개척하는 것이다.서해안 간척사업이 바다 오염을 가속화시킬 것은 너무도 뻔하다. 또 서해갑문 건설 뒤 남포지역의 공장 및 기업소에서 나온 폐수가 역류돼악취가 심하게 나고,댐 상류에서는 평균온도가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또 다락밭에서 유출된 토사가 강 바닥을 높이고,토사가 강하구에 퇴적됨으로써 해양생태계의 파괴도 가속화되고 있다. 문호영기자. *생태계 파괴. 북한의 자연은 군사적 이유,김일성 부자의 우상화 정책,연료 채취,개간사업등으로 훼손되고 있다. 산림 훼손은 휴전선에서 가깝고 개발이 비교적 많이 된 평양∼원산선(線)이남에서 심하다.강원도와 황해북도의 산은 민둥산으로 남아 있다. 청천강 이북은 산림 보존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으나,인공위성이 촬영한 개마고원의 식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지역의 원시림은 파괴돼 태백산일대보다 훨씬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자연생태계 파괴실태가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곳은 두만강·압록강유역이다.백두산의 밀림,두만강과 압록강을 잇는 국경지대 원시림 등이 남벌또는 개간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백두산 일대는 야생동물 밀렵과 희귀식물채취 등이 성행해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 특히 두만강 유역의 생태계 파괴는 강변 양쪽 주변의 식수난, 농작물 피해,물고기 멸종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학계에 따르면 두만강에는 송어·뱀장어·연어·산천어·붕어·모래무지 등 37종의 물고기가 서식했으나,최근에는 백두산 기슭의 상류 100㎞를 제외한 중·하류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문호영기자
  • 혹시 ‘여름 피로증’ 아니야 ?

    무더위와 장마가 엎치락 덮치락 하면서 ‘여름 피로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있다.특히 올해는 장마 중에도 건조한 열대야가 계속돼 주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름 피로증’을 겪는 이들은 몸이 나른해지고 기력이 떨어지는데다 식욕이 부진하고 심한 경우 설사,현기증,어깨결림증까지 생기게 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흔히 보이는 짧은 기간동안의 피로증세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특별한 원인없이 피로가 한 달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흔한 여름 피로증은 대부분 더위로 인한 체력소모와 과다한 땀 분비,그리고 휴가때 여행이나 레저활동 후의 심리·육체적 피로가 원인이다.더위가 계속되면서 체온 상승으로 뇌의 시상하부(視床下部)에 있는 식욕조절기능을 하는 중추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됨에따라 식욕이 떨어지는데 심하면 자율신경에 이상을 일으키게 된다고 한다. 또 많은 땀을 흘려 체력소모가 심한데 식욕이 없어 영양공급을 제대로 못하면 피로감이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냉면같은 시원한 음식을 자주 즐기다보면 지방·단백질 음식을 빠뜨리게 되는데 여기에서 영양의 불균형이 오기 쉽다.수분을 과다섭취해도 위액이 묽어져 소화능력이 저하되며 지나친 냉방도 자율경계 이상을 가져오는 주범이다.노인이나 허약자일수록 체온을 조절하는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기 쉬워 피로증상에 자주 시달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피로를 방치하면 인체 내의 면역기능에 이상이 생겨 몸의 저항력이 감소되므로 충분히 풀어줘야 하며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예방습관을 기르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피로가 쌓여 저항력이 감소되면 감기나 결핵을 비롯한 각종 감염성 질환에잘 걸리게 되고 잠복해 있던 만성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또 정신집중장애로 작업능률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망각증상이 생기기도 하며 자주 짜증을 내는 등 정신활동과 행동장애를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평소의 리듬을 깨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균형있는 음식과 적절한 운동으로 적극적인 예방에 신경을 쓸 것을 강조한다.▲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와 ▲주 3∼4회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 ▲하루 7∼8시간씩의 충분한 수면과 ▲잦은 목욕 ▲최소 주 1회 정도의 여가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신호철교수는 “여름철 피로는 대부분 육체적 원인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겹쳐 생기므로 여행 등에서 무리하지 않으며 평소친구와 가족간에 대화를 자주 나누는 등 피로를 피할 수 있도록 심신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방3내과 김진성 교수도 “어려운 일은 작업능률이가장 좋을 때 처리하고 일의 내용에 변화를 주어 기분을 전환시키는 게 좋으며 일을 능률적으로 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갖춰 에너지를 소비하지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외언내언] 마늘분쟁의 교훈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알려진 마늘 재배 역사는 실로 유구하다.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노예들이 마늘을 먹으며 공사를 하는 벽화와 상형문자 기록이 나왔다고 하니 기원전 2500년쯤에 벌써 마늘이 있었던 모양이다.상형문자의 내용에 노예들의 스태미나를 강화하기 위해 마늘을 먹였다고 돼 있는 것을 보면 그 시대 사람들도 이미 마늘의 효능을 알았던 듯하다.중국에서는 만리장성을 쌓던 인부들에게 마늘을 먹였다는 얘기가 있는데,그렇다면 불가사의한피라미드와 만리장성이 모두 마늘의 힘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논리비약은 아닐 듯싶다. 우리 민족의 마늘 역사도 이집트나 중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삼국유사’에는 ‘웅녀가 마늘과 쑥을 먹고 삼칠일 만에 사람으로 환생해 환웅과 사이에서 단군을 낳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단군신화에 쑥과 함께 마늘이 등장한 것으로 보아 우리의 마늘 재배 역사도 반만년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아무튼 이 땅에 마늘이 들어온 후 우리 식탁에는 그것이 빠진 날은 하루도 없었으리라.김치·깍두기·불고기·찌개 등 우리 민족이 즐겨 먹는 음식에 마늘이 없어서는 안될 만큼 그것은 민족을 대표하는 양념소채임이분명하다. 그런 마늘이 지난달 초 한·중 통상마찰의 도마에 오른 뒤 줄곧자신의 매운 맛만큼이나 우리 가슴을 아리게 만들고 있다. 40여일 만인 지난 14일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한·중 마늘분쟁은 최근 들어이뤄진 나라간 통상협상 가운데 무척 쓴 뒷맛을 남겼다.우리가 정상적인 관례대로 ‘우리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마늘의 긴급수입을 제한했지만 덧이 났다.중국이 통상분쟁의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튀게 행동,우리측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에 대한 보복조치로 화학제품과 휴대전화의수입을 중단한 것이다.뒤늦게 분쟁해결을 꾀했지만 수출타격이 큰 우리측이아쉬워 열세로 몰린 형세였다.따라서 ‘얼마되지 않는’ 중국산 마늘 때문에 공산품 수출이 타격받게 됐다는 소탐대실(小貪大失)론이 제기됐으며 정부의 통상정책 조정기능의 미흡도 문제로 지적됐다.협상팀의 전문성 부족과 부처 이기주의가 한몫했다는 시각도 있다. 중요한것은 마늘분쟁으로 상징되는 한·중 무역마찰은 언제라도 또다시 살아날 불씨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국제시장에서 비슷한 품목을 두고 경쟁하기때문인 데다 농산품의 경우 우리측이 늘 당하는 산업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앞으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도 ‘마늘분쟁 백서’(白書)라도 펴내면어떨까. 그래서 마늘 분쟁 협상과정의 문제점을 낱낱이 밝혀 양국간에 있을지 모를 다른 무역분쟁에 대한 대처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가아니겠는가. 朴建昇논설위원 ksp@
  • [2000 美대선](6)외교·국방정책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가 외교분야에서 제시한 공약은 한결같이 ‘미국 제일주의’이다.고어는 ‘세계 지도자 역할을 위한 강력한 국방력’을 누누이 강조했으며, 부시 역시 “미국은 자유세계의 지도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미국은 미국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세계화를 추구해 왔고 91년 이후 고립주의에서 탈피,추구한 ‘인도적인 개입주의’는 두 후보로 하여금 세계 지도자역할을 대외정책의 목표로 자연스럽게 내세우게 만들었다. 세계 지도자로 역할하는 미국을 위해서 두 후보가 표방한 전제조건은 모두강력한 국방력.외교와 국방은 한묶음으로 미국제일주의를 추구하는 유용한도구이며,‘한 손에 코란,한 손에 칼’이 아니라 ‘한 손에 총,한 손에 원조’라는 세계 운영 이념을 실현하는 중요한 방편인 것이다. 미국 원조의 혜택은 그러나 친미 사고방식을 낳아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수혜국가 경제의 미국 편향이란 결과를 가져왔으며,미국 의회가 외교·국방의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 역시 그러해 반미감정을부추기기도 한다. 미 국무부가 웹사이트에 제시한 외교의 당면 목표는 ▲국제 안보질서 확보▲경제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 등 3가지이다. 이중 국제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현안에는 중동,인도-파키스탄 분쟁,신패권주의를 추구하는 중국과의 알력,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장으로 다시제역할을 찾아나선 러시아와의 무게중심 싸움, 그리고 북한 문제로 대별되는‘우려국가’ 문제 등이다. 인권·외교 문제가 현안이 아닌 유럽과는 극단적인 실리,즉 무역을 둘러싼논쟁이 한창이다. 이해가 엇갈리는 외교논쟁에 대한 고어의 대응은 국제기구를 통한 접근이다.명분을 살리면서 세계의 중지를 모으는 실질적인 방법이다.이스라엘 문제에유엔의 해결책을 근간으로 중재안을 이끌어내는 것이 대표적 실례이다. 그러나 분쟁지역에 대해서는 단호하다.91년 부시 전대통령의 걸프전 지지,유고 공습 결정,체첸사태와 관련 미 원조 제공 요구,사담 후세인 반대파 지원 등이 그것이다. 국방에 관한 한 고어는 방산업체로부터 다소 자유스러운 민주당 소속이기에여론동향에 따르는 편. 공화당에 밀려 국가미사일 방어망 계획(NMD) 추진에필요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개정에 반대했지만, 국방에 있어서의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해 21세기 첨단군대를 추구했다. 이에 반해 국제경영에 경험이 없는 부시는 외교정책에서 다소 어눌하다.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는가 하면 쿠바에 대한봉쇄를 유지해야 한다고 분위기없는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국방에 관해서는 단호해 공화당의 특징을 대변한다는 말을 듣는다.630억달러의 NMD 계획을 적극 주장했었고 신무기 개발에 200억달러,군인 임금인상을 위해 10억달러를 책정한다는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외교에 어둡다는 지적에 따라 전 국가안보위원이자 스탠퍼드대 교수였던 곤돌레사 라이스,폴 월포위츠 존스 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학장으로부터 외교안보문제 자문을 받아 조심스럽게 이슈별로 접근중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대북 정책-고어 '당근' 부시 '채찍'.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민주당의 대한반도 정책은 우리가 익히 보아온 ‘북한에 대한 적극 개입정책(engagement policy)’이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의 벼랑끝 외교를 인도주의적인 원조와 국제사회로의 복귀로 완화시켜 북한 정권의 조기 붕괴를 막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추구한다는 것을 골간으로 한다. 고어의 한반도 정책은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동일한 선상에서 이해할수 있다.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94년 북한과 맺어진 제네바 핵협정의 준수를 적극 주장한다. 반면 부시의 한반도 정책은 아직 뚜렷히 언급된 바가 없어 지적하기 어려우나 최근 한국을 다녀간 폴 월포위츠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학장의 말을 통해 엿볼 수 있다.월포위츠는 공화당 정권인 부시 행정부 시절인도네시아 대사를 역임하고 국방부 차관까지 지낸 뒤 현재는 부시 후보의국제관계 자문역을 하고 있으며 당선시 곤돌레사 라이스와 함께 백악관 중용이 예상되는 인물이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을 방문, 제네바회담의 재협상을 주장했다.근본적으로 공화당의 한반도 정책은 제네바회담에 대한 자세에서 엿볼 수 있는데 공화당은 국제사회가 핵동결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경수로와 같은 혜택을준 사례가 없기 때문에 제네바회담은 잘못된 것이며,식량 전용을 하는 북한에 대한 식량공급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시는 ‘북한에 대한 보다 확실한 채찍’을 언급,공화당의 입장을 충실히대변하고 있다. *양측 참모진. 대선에 나선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의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벌이는 정책 대결은 막강한 정책 참모진이 밤잠을 설치며 뒷바침을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들 참모진들은 아직은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보의 당선시 백악관 진영과 행정부 장·차관으로 내정되기 때문에 종종 ‘세도우 캐비넷’으로 인식된다. 고어후보 참모진은 부통령 재직 시절 봐왔던 인물들이중심인 반면 부시 참모진에는 대통령이었던 부친 조지 부시의 지인들이 많이 진을 치고 있다. 하버드 출신인 고어의 참모진영은 자연스럽게 하버드 학파가 중심이 돼 케네디 스쿨 학장인 일레인 카마크를 중심으로 참모가 구성돼있다.카마크는 지난 93년 클린턴·고어 행정부 선임정책보좌관을 지내면서 국가정책검토분야에 뛰어난 역할을 했으며 백악관의 신정책위원회를 구성,전체 공무원의 14%인 30만명을 감축하는 개편작업을 이끌기도 했었다.그녀와 함께 정책입안에책임을 지는 사람은 딕 게파트 미주리주 하원의원과 빌 리처드슨 에너지 장관이다. 민주당내 제2인자 자리를 놓고 고어와 은근히 알력을 빚었던 게파트의원은지난해 대통령 출마를 포기,민주당 단합에 모범을 보였으며, 최근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된다. 하원의원 출신인 빌 리처드슨 에너지 장관은 고어에 헌신적인 가신역할을하는 참모이다.인종문제 전문가인 헨리 게이츠 하버드교수와 환경운동전문가인 로버트 케네디 2세,게리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톰 하킨 아이오와주 상원의원도 고어참모로 두드러진 활동을 한다. 부시는 예일을 졸업하고 하버드에서 경영학석사과정(MBA)을 마친 전형적인캠브리지파이나 국가안보위원회에서 부친을 자문했던 곤돌레사 라이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연구원을중심으로 외교자문을 받으면서 어느덧 참모진은스탠퍼드 학파로 이뤄졌다. 따라서 하버드와 스탠퍼드 양대학은 차기 정부 구성을 두고 은근히 자존심대결을 벌이고 있으며,고어와 부시 양측의 핵심 참모진은 공고롭게도 모두여자인 셈이다.15세에 덴버대학에 입학해 19세에 졸업한 영재인 라이스는 89년 부시대통령 정부의 국가안보위원회 일원으로 구소련과 동구전문가로 활동했다.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던 라이스는 외교와 정부정책면에서 어눌한 부시의 개인교습을 시작하면서 참모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대선출마선언 훨씬 이전인 98년 7월,부시는 조지 슐츠 전국무장관을 비롯한라이스, 부시 대통령 정책개발 보좌관 출신 마틴 앤더슨 등 후버연구소 요원들을 텍사스 오스틴 주지사 관저로 불러 자신의 대선 자문을 부탁했다.이렇게 시작된 부시의 참모진은 단시일내에 부시 후보를 전국후보로 등장시키는데 성공했을뿐 아니라 고어진영을 계속 앞도하는데 성공적인 전략을 구사하면서 다음 대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사아 대사,국방부차관,국무부 동아시아 차관보 등을 역임한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연구소장 폴 월포위츠 역시 부시 외교문제 정통자문관으로 활동중이며,한반도 문제와 관련 역할은 주목된다. 워싱턴 최철호 특파원 hay@.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相生相和’의 사회로

    맹자는 전쟁에서 이기는 데는 천시(天時),지리(地理),그리고 인화(人和) 세가지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화라고 하였다. 아무리 하늘로부터 때를 얻고 땅에서 막힘이 없어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 통하는 믿음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뜻으로 무엇보다 사람들간의 화합이 우선되어야함을 강조한 것이다. 사람들끼리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을 일컬어 인화라고 한다.인화에서 인(人)자는 ‘다른 사람’,화(和)는 ‘음악(피리소리)의 조화’라는 뜻이다. 오늘날 민주사회의 특징은 다양성과 전문성에 있다.누구나 뚜렷한 개성이있어야 하고 근거가 분명한 소신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각자의 능력과 창의력은 화합을 통하여 조직의 공동목표를 이루는데 더해져야 한다.고저장단(高低長短)이 조화를 이룰 때 좋은 음악이 되듯이자기 자신에 충실하면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미덕이 우리 사회에 가득해 질때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다. 진정한 인화는 일사불란이나 맹종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의 조화를말하는 것이다. ‘소인배들은 똑같으면서도 싸우고 참된 지성인은 누구와도 화합하되 똑같이 굴지 않는다(和而不同)’는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은 조직생활이 불가피하다.흔히 조직사회라고 하면 기계화된 사회만으로 보려고 하지만 비록 조직의 성질이 기계화되고 있어도 그 조직의 구성원,즉 인간까지 기계화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원활하게 움직이려면 윤활유가 필요하듯이 조직사회의인간관계를 원활케 하는 것은 곧 인화인 것이다. 인화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데 심각함이 있다.곳곳에서 계층간,직종간 갈등이 표출되고 집단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리면서 국가의 기저를 흔들고 있다.여기 저기에서 자기 주장만있을 뿐이다.직장과 사회가 진정한 삶터가 아니라 작은 자리와 이익을 놓고다투는 살벌한 경쟁의 공간으로 변해서는 우리의 미래가 결코 밝아질 수 없는 것이다. 인화는 양보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그리고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부단히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구축될 때 가능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앞에는 새롭게 통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제 상생상화(相生相和)와 화합단결이 21세기를 맞이한 우리 민족의 화두가 되었으며 나라의 장래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달려 있다 해도지나침이 없다. ‘군자는 정의(正義)를 표준으로 이해하고 소인은 이익(利益)을 표준으로이해한다’는 경구를 새기며 지금은 냉정하게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아야할 때이다. 崔 仁 基 행정자치부장관
  • [사설] 權五乙의원의 막말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의원의 지난 13일 ‘청와대 친북세력’ 발언 파문은 한마디로 시대착오적이다.친북이냐고 몰아붙이는 것 자체가,마치 반북을강요라도 하는 듯한 매카시즘의 산물이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이는 이념과 체제의 차이를 극복하고 공존공영을 이뤄나가자는 6·15 남북정상 공동선언의 기본틀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과 다름 없다.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시각에서도 친북과 반북을 따지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보수와 진보를 가릴 것 없이 민족공영으로 수렴됐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기 때문이다.반목과 대결의 구도를 하루빨리 청산하고 화해와 협력의 기운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마당이다.권의원의 발언은 이같은 시대정신과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다. 이번 사태는 북한의 방송들이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총재를 극렬하게 비난한 데서 비롯됐다.이총재가 지난 6일 국회 본회의 연설을 통해 북한핵과미사일 문제를 거론하며 상호주의원칙 적용을 촉구한것을 겨냥했다고 보인다.북한방송들이 욕설까지 곁들여 이총재에게 적대감을 나타낸 것은 분명히잘못됐다.막무가내식 비판은 자칫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했어야 했다.한나라당이 불쾌감을 표시하며 강력히 비난하는 것도 이해된다.여기에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청와대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이 양비론적 시각에서 “이총재도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는 소식에 몹시 흥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세력이었냐” “무엇이 두렵고무슨 약점이 잡혀 눈치를 보는가”라는 권의원의 막말은 지나쳤다.북한 방송이 이총재를 비난한 것이 청와대의 저자세 때문이라는 식의 해석은 억지다. 과거의 ‘색깔론’ 시비를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평양방문)2박3일 동안 만리장성을 쌓았느냐”는 발언은 정치인으로서의 금도(襟度)를 저버린 것이다. 다행히 사태는 남궁 수석이 유감을 표명하고 권의원이 사과함으로써 진정국면을 맞았다.민주당의 서영훈(徐英勳)대표는 14일 북한방송의 보도내용에 대해 별도로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권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국론분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이번 사태가남북의 화해·협력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남북문제와 관련해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정상회담의 성과를 차질 없이 구체화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정치권의 초당적 협조와 치밀하고도 신중한 대처가절실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남북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 휴양림…캠프... 시원한 피서 ‘손짓’

    *휴양림…올 개장 산음휴양림 가볼만. 여름 휴양림은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전달 1일 시작하는 예약이 당일로마감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 그러나 늦었다고 단념할 일은 아니다.올해부터 전화예약한 지 3일안에 예약금을 입금하지 않은 경우 자동 취소된다.따라서 뒤늦게라도 문을 두드려보는 것이 좋다. 휴양림에는 숙박시설과 청소년수련관,산책로,등산로 등이 갖춰져 있고 무엇보다 한적한 자연환경에서 별을 쳐다보며 상큼한 삼림욕과 트레킹 등을 즐길 수 있어 가족쉼터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하루 묵을 경우 15평형이 6만원,9평형 5만원,5평형 4만원 안팎이지만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여러 휴양림 가운데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휴양림 한 곳을 소개한다.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 입구를 지나 30여분을 달린 뒤 홍천 고갯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좌회전,마을앞 농로 등을 가파르게 30분 오르면 ‘도대체 이 외딴 곳에 무엇이 있을까’ 싶은 수풀이 펼쳐진다. 산음 자연휴양림.올 1월 개장한 이 휴양림은 산림청이 직접 관할하는 휴양림으로다른 곳과 차별화된다.600만평의 광활한 원시림지대를 등뒤로 지고 있다. 하루 1,5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휴양림으로 7평,10평,14평짜리 통나무집이 18동,9평짜리 방 16개와 강의실,식당을 갖춘 산림문화휴양관,8평짜리 방 9개와 강의동,운동장을 갖춘 청소년수련관,산림체험코스,등산로,산악자전거 코스 등 갖가지 시설을 갖췄다.(031)774-81333시간 넘게 걸어 봉미산 정상에 오르면 용문산에서부터 유명 중미 통방 고동 화야 곡달 소리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선 나무와 숲의 발달과정과 그 안에서 식생하는 식물과 동물의 다양한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코스도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임병선기자 bsnim@. * 호텔…패키지 상품 9만-30만원대. 유명 호텔들은 이번 여름에도 최고 30만원부터 9만원대의 여름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가족 중심의 피서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야외 수영장과 사우나,헬스,골프,테니스코트 이용료 할인은 기본이고 공연프로그램과 보너스 투어,보험가입 등을 끼워넣은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내세우고 있다.부산 롯데(051-810-1100)는 패키지 손님을 위해 8월말까지 해운대에 전용캠프를 설치한다.12만5,000원∼17만원.(이하 1박2일기준)9월3일까지 여름패키지를 판매하는 스위스 그랜드는 정글짐,미끄럼틀,볼풀등 어린 자녀들이 좋아할만한 설비들을 갖추고 30대 부부를 겨냥한 16만∼17만5,000원짜리 패키지를 내놓았다.어린이놀이방에는 따로 영화방까지 갖췄다.추첨을 통해 스위트룸 이용권과 식사초대권도 나눠준다.(02)3216-5656힐튼은 8월말까지 난타공연을 20% 할인한 값에 즐길 수 있는 패키지를 21만원에 판매한다.일반 패키지는 16만5,000원∼37만원.(02)317-3000워커힐은 드림여행,행복여행,매직여행 등으로 나누어 판매하고 있는데 행복여행은 특선런치를,매직여행은 디너쇼를 즐길 수 있게 배려했다.16만5,000원∼28만5,000원.(02)455-5000웨스틴조선은 18만∼21만5,000원에 18세미만 자녀 2명을 무료로 투숙할 수있는 상품을 내놓았다.식당가를 이용할 때 10∼20% 할인해준다.(02)317-0404하얏트는 조금 색다른 패키지를 내놓았다.홍콩,발리,괌,사이판,오사카,마카오,상하이,오클랜드 등 전세계 49개 체인망을 연결,최고급 호텔을 최고 50%할인된 가격에 투숙할 수 있는 그레이트 딜 패키지.서울은 18만5,000원.해외예약센터 (02)795-8033임병선기자. *캠프…도자기·연예인 체험등 취미캠프 늘어. 여름방학을 맞아 각 사회문화단체들이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캠프를 마련,청소년들에게 손짓을 보내고 있다. 좋은 캠프의 조건은 무엇보다 안전성.자연에서 또래들과 어울려 지내다보면자연히 안전에 위협을 느낄 때가 많다. 초등학생의 경우,10인당 1명꼴로 지도교사가 따라붙는 지를 확인하고 중고등학생은 15명당 1명꼴이 적당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캠프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오후에 끼워넣기 식으로 래프팅이나 산악자전거,열기구 체험을 실시할 경우,자격증을 보유한 강사가 있는 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중고생들이 방학 동안에 많이 활용하는 봉사캠프와 보름동안 400㎞ 가까이를 걷는 국토순례 프로그램은 봉사 실적을 인정받는 장점이 있다.서울 시립청소년회관의 봉사캠프는 32시간 봉사 인증서를 주며 걸스카우트 지역 연맹들의 봉사캠프는 20시간 내외를 인정해준다. 올해는 특히 도자기·연예인 체험·연극캠프 등 다양한 취미캠프가 많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삼성어린이 박물관(02-424-5864)은 소리실험·마임·소리창작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박물관학교도 운영한다. 임병선기자
  • [사설] 공공개혁 서두르라

    정부가 대통령 직속의 ‘정부혁신추진위원회’ 설치안을 10일 의결한 데 이어 공기업 1급 이상 직위의 20%를 개방형으로 충원하겠다는 방침을 잇따라내놓았다.정부혁신추진위원회는 그동안 공공개혁을 지휘해온 기획예산처 산하의 ‘행정개혁위원회’를 대체하는 것으로 최고 통치권자가 직접 나서 공공개혁을 챙긴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공기업 1급 개방형 충원 방침은 정부부처와 마찬가지로 공공기관에도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 경쟁력을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공공개혁은 역대 정권마다 추진해온 국정과제였다.현 정부도 98년 2월출범과 동시에 공공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두차례에 걸친 정부 부문 구조조정으로 그동안 30억달러의 예산이 절감됐으며,내년까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인력이 각각 16%,19%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그런데도 아직 대다수 국민들은 공공부문의 개혁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를 깬 기업 구조조정이나 “은행은 망하지않는다”는 통념을 바꾼 금융개혁과 달리 공공부문은 여전히 성역으로 남아개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많이 토로되고 있다. 영국과 뉴질랜드는 공공개혁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데에 10년 이상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는 지난 20년동안 노동당정부와 보수연립정부 두 정권을 거치면서 공공개혁이 결실을 보았다고 한다.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불과 2년5개월의 개혁으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인 동시에,아울러 우리가 공공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할 시점에 와 있음을 뜻한다. 이제는 공공부문이 모범을 보여야 할 차례다.그래야 기업과 금융,노동 부문의 개혁이 국민의 동의와 협력을 얻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우리는 그간의 공공개혁이 하드웨어적인 구조조정에 치중한 것과 달리 앞으로는 새로운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소프트웨어 개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싶다. 공공개혁은 국민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저변에는 고객중심의 행정과 민주주의적이고도 투명한 행정 구현이라는목표가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미국이 지난 91년이후 지금까지 장기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연방정부의 씀씀이를 줄이고 불필요한 공조직을 과감히 줄이는 방식으로 스스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얻어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힘입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7)잃어버린 먹거리

    최초의 도시락은 아마도 주먹밥이었을 것이다. 집 부근의 논이나 밭에 나가 일하는 동안에 아낙네들이 대광주리나 채반에 밥과 반찬을 얹어 나르던 일은 오래된 행사였을 터이다.조선 시대의 민화에보면 들밥 먹는 그림이 심심찮게 나온다.춘향전에도 걸인 차림의 어사또가들밥을 얻어 먹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나도 예전에 남도를 방랑하던 청소년 시절에 들밥을 종종 얻어먹은 적이 있었다.당시에는 아직도 농촌이 별로넉넉하지 않던 시절이라 여름철에는 대개가 푹 삶아 퍼진 보리밥을 먹었다. 깡보리도 있고 이밥에 보리를 나우 섞은 밥도 있었다.지금 생각해 보아도 호박나물이나 알감자 조림 또는 가지나물 등속의 맛이라든가 상추며 깻잎이며데친 호박 잎에 장을 쳐서 풋고추 툭 부러뜨려서 싸먹던 기억이 새롭다. 들밥은 품앗이나 두레로 이루어진 공동 노동의 산물이기도 하였다.한 마을에서 집집이 돌아가면서 여럿의 농사 일을 협동하여 서로 해주는데 이 때에 새참이나 끼니도 공동으로 해결하였다.비록 햇보리밥에 제철 푸성귀 뿐이었지만 인심은 풍성하여 일하는 남정네는 물론이고 부엌 일을 거드는 노약자나집에서 놀던 어린 것들까지 손목 잡혀 나와서 함께 먹었다.그뿐인가,지나는나그네라도 보이면 서로 손짓하여,들밥 좀 같이 자시고 쉬어서 가시라고 불러대는 것이었다.들밥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막걸리인데 대광주리에는 식반찬과 함께 닷되들이 술병이 들어있다.밥 먹으랴 서로 권커니 잣커니 하는 밥주발의 막걸리 마시랴 하다보면,식곤증으로 축 늘어져서 제각기 땡볕을 피하여 나무 그늘을 찾아가 짧은 낮잠 한 숨을 부치게 된다.담배 한 두어 죽 피울만치 오침을 하고나서 다시 일을 시작하면 아침처럼 새로운 기운이 부쩍난다. 덧붙여 말하자면,이제 이러한 들밥은 사라져 버렸다.요즈음은 농촌에서도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하루 일당 노임이 전국적으로 또박 또박 정해져 있고 서로 나누는 인심 따위는 없어졌다.들에서 일하다가 핸드폰으로 짜장면 시켜 먹고 커피까지 배달해다 먹는다.새참이라고 하여도 대광주리로 이어나르는 일은 없고 빵이나 우유나 코카콜라 음료수가 나온다. 집 근처에서는 식구와 동네 사람들이 들밥을 어울려 먹었지만 혼자서 깊은산에 나무나 약초를 하러 간다든가 먼길을 떠날 적에는 주먹밥이나 떡이나곡물가루 같은 비상식량을 해가지고 다녔다.옛날 전쟁 기록에서도 그렇고 구한말 동학사 같은 데서 보자면 병정들도 마찬가지였다.밥을 주먹만하게 뭉쳐서 가운데에다 장을 찍어 바르거나 소금을 적당히 풀어 놓은 물에 두 손을담궜다가 간간하게 밥을 뭉쳐서 주먹밥을 만들었다.육이오 때에는 나도 그런 주먹밥을 먹은 기억이 있고 전선의 군인들도 고지 위로 보급 되어 올라온돌처럼 얼어붙은 주먹밥을 으깨어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다.동양에서는 봉건시대의 전형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그리고 최근까지도 주먹밥 문화가 생생하게 남아있는 편이다. 주먹밥과 다꾸앙은 사무라이의 야전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김밥이나 각종스시의 원형도 그러할 것이다. 주먹밥에서 시작하여 가랑잎,연잎,파초잎,호박잎 같이 넓적한 나뭇잎에 밥을 싸서 간수하는 데서부터 베보자기나 헝겊에 싸기도 하다가 도시락이 탄생한다. 도시락은 대나무나 왕골이나 덩굴 줄기로 작은 고리 상자를 짜서 만들었다. 이것을 허릿춤 또는 지게 모퉁이에 매달기도 하고 일터에 가서는 바람이 잘통하는 서늘한 나뭇가지에 걸어 놓기도 하고 옹달샘에 담궈 두었다. 하여튼 입맛이란,여럿이 함께 먹는 음식과 노동을 한 뒤의 것이 훨씬 맛있고풍성한 자연 속에서는 더욱 살아나기 마련이다. 우리 기억 속에 ‘도시락’은 우리말 가꾸기로 나중에 바뀐 말일뿐 그 맛과함께 남아있는 말은 일본 말인 ‘벤또’였다.근대를 일제의 식민지로 치뤄낸 우리의 점심 문화는 벤또로 시작했던 것이다.즉 직장이며 학교며 근대적 의미에서의 일터란 모두 일제가 가져온 것들이었다.알미늄으로 만든 그릇들을총칭해서 양은 그릇이라고 했는데 어른들은 아르마이또 라고 불렀다.아낙네들은 일터에 나가는 가장에게 알미늄으로 만든 깊숙하고 네모난 벤또를 작은 손수건만한 보자기에 싸서 주었고 남정네는 제 점심을 자전거 화물칸 위에얹고 출발했다.퇴근 길에는 빈 벤또 속에서 젓가락이 부딪치는 소리가 딸그락거렸다. 나는 소학교 시절부터 장성해서까지 오랫동안 이 벤또를 ‘까먹고’ 하루를보냈다.겨울날 조개탄 난로 위에 이것을 층층이 올려놓고 식은 밥과 김치를데워 먹던 생각이 난다. 도시락 반찬의 변천사도 만만치 않다.반찬 칸이 밥과 함께 있던 터라 뭔가양이 적으면서도 짭짤한 것이 필요했다.김치가 도시락 반찬의 대종을 이루었지만 때로는 멸치볶음이니 콩자반이니 각종 건어조림이나 어포 볶음 등이 많았고 해방 뒤에 무슨 서양요리처럼 등장한 계란 프라이는 밥 위에 그대로 얹어서 부잣집 반찬 행세를 했다.그러나 어디 우리네 전래의 장아찌에 비길만한 도시락 반찬이 있을 건가!철철이 나오는 채소와 해물을 뒷뜰의 장독대에 있는 간장 된장 고추장을 덜어내어 담궈 두기만 하면 되었다.대개는 한 해만 묵히면 깊은 맛에 쫄깃하고 아삭거리는 장과를 만들 수 있었다.채소를 일단 소금에 절여서 풀을 죽이거나 수분을 줄이고 간이 배게 한 다음에 장에 박거나 담근다.가장 기초적인것이 무나 마늘이나 오이를 된장 고추장 그리고 간장에 담그는 것이다.특히된장과 고추장에박은 무는 노랗고 발갛게 색깔이 서로 다르고 맛도 다르다. 소금에 절이기만한 오이와 무도 담백한데 참기름과 고춧가루를 쳐서 무치기도 한다.마늘과 마늘쫑은 각각 간장과 고추장에 담근 것이 맛이 다르다.더덕은 고추장에 담근 것이 맛있고 풋고추와 깻잎은 간장에 담근 것이 맛이 있다.감이나 오이 참외 가지 등속은 된장에 담그면 아삭거리고 깊은 맛이 든다. 무말랭이는 간장에 담았다가 무칠 때에 고춧가루 등속을 쓴다.김이며 미역다시마 등속은 고추장에 담근 것이 맛있다. 작년에 제주도에 갔던 일이 생각난다.망명과 투옥으로 십여년 이상이나 국내여행을 못했다가 오랜만에 찾아가니 친구들이 반겨주었다.하루는 나를 바닷가의 사라봉으로 점심 초대를 하길래 따라 나섰다.몇집에서 그날 먹으려던음식들을 제각기 싸가지고 나왔는데 모두 싱싱한 푸성귀에 짭쪼롬한 밑반찬종류였다.콩잎에 멸치 젓을 넣어 밥을 싸먹기도 하고 잘게 토막쳐서 양념에버무린 자리돔을 상추에 싸먹기도 하였는데 특히 입맛을 돋구었던 것은 된장에 버무려 담은 제주도식의 갓김치였다. 하여튼 돌아온 뒤에도 그런 소박한 반찬을 싸들고 집 부근으로 나가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는 취미가 생겼다.또 달랑 제 식구만 나가는 게 아니라 이웃이나 친구 가족도 불러서 함께 갔다.어떤 날은 옛날식 양은 도시락에 짭짤한 밑반찬과 밥을 싸서 하다못해 동네 공원에 나가서 먹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은 정체도 모를 미국식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때우고 어른들도 야외에만 나가면 그저 고기를 떡 벌어지게 지글지글 구어서 독주에다실컷 마시고 쿵쾅거리는 가라오케 기계 틀어놓고 법석댄다. 장아찌는 장독대가 사라지면서 백화점의 반찬가게로 옮겨갔고,서로 담 넘어로 장을 빌리거나 찬을 나누고 들밥을 함께 먹던 문화는 식구끼리의 외식문화로 바뀌었지만 실천에 따라서는 회복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황석영
  • [발언대] 버스기사·이용객 서로 배려하는 마음 갖길

    시내버스를 가끔 이용하는 40대 초반의 가정주부다.얼마 전 개구쟁이 아이들과 같이 시댁에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운전기사로부터 “어서 오십시오,목적지까지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라는 인삿말을 듣고 하루종일 기분이 신선했던 적이 있다.그는 당시 승객 한분 한분에게 가벼운 목례와 함께 인삿말을 건넸다.모처럼 버스를 탔던 아이들도 “엄마,기사아저씨가 우리에게 인사를 했어”라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전에 일본에서 살다온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일본에서는 시민들이 운전기사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다.기사는 아침일찍부터 시민들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행하려고 노력하며 시민들은 기사들의 이런 마음씀씀이에 항상 고마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시내버스 서비스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그 배경에는 버스기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자리잡고 있다.그러나 언제까지 ‘남의 탓’만할 것인가.2002년 월드컵 공동 개최도 성큼 다가온 이 마당에 일본보다 한국 대중교통이 질 높은 서비스를제공할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인 자세를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특히 버스기사들은 공익에 봉사하는 직업인이라는자부심을 지녀야 한다. 또한 이용객들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버스기사를 한눈 내리깔고 보아도되는 직업인 양 함부로 대하는 태도도 사라져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버스이용객과 기사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그러나 서비스란 하루 아침에 높아지는 게 아닌 만큼 시내버스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너무 짜증내지 말고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할 것이다. 버스기사가 시민을 배려하고 시민이 기사의 고마움을 느낀다면 우리나라의버스 서비스는 조만간 질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김혜정[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 徐英勳대표 국회연설 안팎

    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의 7일 국회 대표연설은 크게 보아 남북 정상회담 성과의 차질없는 뒷받침을 강조하고 집권 후반기의 개혁정책 방향을 제시한 데 무게가 실려 있다. ■남북 정상회담 뒷받침/ 서 대표는 정상회담으로 남과 북이 상생(相生),화해와 협력,평화의 시대를 열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정상회담 후속조치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한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남북이 역지사지(易地思之),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국가보안법 개정이나 폐지까지를포함한 재검토를 집권당 대표가 공식천명한 점은 뜻깊다. 전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제의한 ‘남북관계 특위’ 설치 제의를 수용하고 여야 정책협의회 부활을 제의한 것은 야당과의 파트너십 형성을위한 토대마련이라는 의미가 있다.특위 설치 제의는 이날 아침까지도 수용여부를 놓고 설왕설래했으나 서 대표가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 후반기 개혁/ ‘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는 개혁’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개혁’이라는 집권 후반기 개혁방향을 제시했다. 이중 기업·금융·노사관계·공공부문 등 4대 개혁의 지속적 추진에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강조,중단없는 개혁을 정부에 촉구했다.특히 금융권 파업에대해서는 “특정집단의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삼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단호한 대처를 예고했다. ■한나라당 반응 /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서 대표 연설이 국민의 고통 및 신음과는 아랑곳 없이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찬양으로 일관됐다”면서 “실망하는 국민의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비난했다. 특히 전날 이 총재가 ‘관권개입과 금품살포의 선거’라고 비난했던 4·13총선을 서 대표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공정했다”고 평가하자 “과거 시민단체 지도자로서의 양심조차 찾아볼수 없다”고 맞받아쳤다.다만 “이회창총재가 제의한 남북관계특위 설치 수용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진경호기자 jade@
  • [新 김정일 연구](9)먹는 문제 풀기

    닭공장,돼지공장,열대메기공장….북한에는 우리에겐 생소한 말들이 많다.그러나 열대메기공장 같은 말은 정작 북한사람들조차도 들은 지 얼마 안되는말이다. “닭공장 가봤습니까”지난달 15일 백화원영빈관 환송오찬장에서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시찰소감을 묻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얼굴에는 어딘지 자부심이 역력해 보였다.남한경제 콤플렉스에 걸려 있는 그가 그럴만도 한 것은 이 수석이 가본 만경대닭공장은 부화에서 양계,도계,가공에 이르기까지일괄처리되는 독일의 최신설비를 갖춘 대규모 ‘공장’이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 언론매체에선 감자와 양어장에 관련된 내용들이 눈에 띄게 많이등장하고 있다.이는 북한 농수산업의 틀이 크게 바뀌어가고 있음을 반영한것이다. 김위원장이 실용주의자답게 변모한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농수산부문의 정책전환이다.김위원장이 금과옥조처럼 받들어오던 김일성주석의 교시와는 다소 배치되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챙기기에 나선 김위원장은 농업부문에선 쌀을 주식으로 하되 그동안 큰 비중을 두어오던 옥수수 대신 감자증산에,수산업에선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바꿔 감자와 물고기 증산에 역점을 두고 있다.감자농사 치중은 옥수수농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난 56년도의 김주석 유훈과 배치된다.또 물고기 양식 역시 생전에 ‘이밥(쌀밥)에 고깃국을 먹게해주겠다’고 한 김주석의 약속과도 거리가 있다. 이처럼 김위원장이 김주석 유훈과 배치됨에도 불구하고 농수산업의 틀을 바꾸고 있는 것은 소출이 많은 쪽으로 바꿔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주부식(主副食)을 같이 해결할 현실적인 처방을 찾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다. 북한이 옥수수 중심에서 벗어나 감자농사에 더 큰 비중을 두기 시작한 것은98년 10월 김위원장이 양강도 대홍단군을 현지지도하면서부터이다. 그후 ‘감자는 흰쌀과 같다”고 선전하면서 감자농사에 역점을 두어왔다.김위원장의감자중시 지침에 따라 옥수수 재배면적은 98년 60만ha에서 올해 40만ha이하로 급감한 반면 감자 경작지는 98년 4만ha에서 올핸 25만ha이상으로 증가한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은 감자농사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농업성에 감자생산국을 설치하고 도 농촌경리위에 감자관련부서를 설치했다. 양어사업에 대한 김위원장의 의욕과 기대도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양어장에 대한 잦은 현지지도를 강화하고 전국 각지에 양어장 건설을 지시해 현재북한 전역에선 양어붐이 일고 있다. 특히 열대메기 양어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천수를 이용한 양어사업의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또 북한주민들에게부족한 육류섭취량을 늘려주기 위해 염소키우기에 이어 최근엔 토끼를 많이키우도록 장려하면서 닭공장과 돼지공장을 곳곳에 세우고 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적지않은 성과를 거둬 식량난 해소에 상당한 기여를 한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시종 여유있는 자세를보인 것도 이러한 점이 많이 작용했으라는 게 북한문제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위원장의 이같은 농수산업 구조전환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농어업부문 경제협력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러나 영농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고 이정도의 틀 바꾸기만으로 김위원장이 먹는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유은걸기자 eky7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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