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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바리시니코프 공연을 보고

    *음악과 안무의 조화 돋보여. 한 시대를 휘어잡았던 스타답지 않게 그의 얼굴은 조용하고 겸손했다.발레 댄서로는 아마도 전무후무한 테크닉과 표현력을 무용사에 기록하게 될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예상밖의 진지한 표정과 몸짓으로 무대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는 일은 참 독특한 경험이었다. LG아트센터 초청으로 열린 화이트오크 댄스 프로젝트 공연(9∼11일)은 이렇게 왕년의 유명 스타 모습을 보는 것 외에무슨 의미가 있으랴 싶었던 사람들에게도 퍽 신선한 자극을주었을 법하다.정작 흡족스럽지 못한 것은 작품들이었는데,여러 미국 안무가의 소품을 모아놓은 이번 무대는 대체로 우리 관객들이 이미 감상해 온 외국 현대무용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들이었다.또한 우리 무용계에 오랜 세월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미국식 무용의 일반적 특징들을 충실히 답습하고 있기도 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대부분의 작품이 음악성을 중시한다는 것이다.발레 출신인 바리시니코프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점 역시 한국의 안무가들에게 학습이 될 것같다.현대무용은 발레보다 자유롭고 개성을 중시하므로 음악을 ‘적당히’ 사용해도 된다고 믿는나머지,음악적 훈련이 제대로 되지도 못한 상태에서 안무행위를 감행하는 다수의 우리 안무가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라는 말이다. 바리시니코프의 솔로로 선보인 마크 모리스의 ‘과오’는그런 음악-동작 결합의 매우 뚜렷하고 재미난 성과였는데,라이브 연주되는 미니 피아노의 음악과 춤동작이 서로 리드하고 서로 주고받는,한쪽이 파격을 저지르면 다른쪽이 그걸 재치있게 따라가는 방식의 흐름을 타고 이 불세출의 무용가는유감없이 그의 장기를 발휘하고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 많은 이들이 그의 얼굴을 좀더 가까이서 보려고 무대 뒤로 찾아갔다.그리고 얼마 후 공연장 길건너 한고기집에서 단원들과 쓸쓸히 식사를 하는 그의 모습이 목격되었다.주최측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지난 3월 피나 바우시내한공연에 이어 또다시 보게 되는 장면이다. 비싼 개런티 주고 좋은 호텔에서 재웠으면 다 된 걸까.세계적인 예술가들과의 진정한 만남이란 무엇인가,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이 종 호 무용평론가
  • “신공항 입주 내가1호”

    인천공항 개항을 한달 보름 앞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삿짐 먼저 싸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 직원 30여명은 12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 주변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18t짜리 크레인 1대와 7t짜리 지게차 2대 등을 동원,지상조업 장비와 사무집기를 6대의 대형 트럭에 싣고 있었다. 김포공항 내 대한항공 본사 직원들도 같은 시각에 항공기타이어 정비차량 등 11t 분량을 트럭 5대에 서둘러 실었다. 두 항공사가 경쟁적으로 이삿짐을 꾸린 것은 ‘이사’를 이벤트로 보아 홍보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나는 최대 이사 작전의 개시일을 이달 말쯤으로 잡았고 대한항공은 13일로 예정했다. 그러나 아시아나측은 토요일인 지난 10일 오후 갑자기 이사 개시일을 12일 오전 11시로 하겠다고 인천공항공사 등에 통보하고 언론사에 취재를 요청했다.아시아나가 먼저 홍보에시동을 건 것이다. 12일 오전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대한항공측은 예정일을 하루 앞당겨 이날 오후 1시에 부랴부랴 정비장비 등을 건물 밖으로 내놓았다. 다음달 초쯤 김포공항에서 대규모 행사를 갖고 항공사의 이사 이벤트를 홍보하려 했던 인천공항공사측도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통보받고 허둥댈 수밖에 없었다. 새집의 주인격인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아시아나측이 인천공항 직원이 퇴근한 토요일 오후에 이사 예정일이 바뀌었다며 팩스를 보내 공사의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 [사설] 초고속정보통신망 완성 이후

    읍·면 지역까지를 광케이블로 연결한 초고속정보통신망이완성됐다고 9일 정보통신부가 발표했다.정보의 고속도로라할 초고속정보통신망으로 전국이 거미줄처럼 연결된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정보기술 선진국으로서 도약할 발판이 확고하게 마련됐음을 뜻하는 것이다.앞으로 사회 각 부문의 정보화는 크게 촉진되고 개인의 삶은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될것이다. 정부는 1995년부터 초고속보통신망 구축 사업을 벌여 왔다. 그 3단계 계획 중 2단계 사업이 이번에 2년 앞당겨 완결된것이다.구축된 초고속망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3단계 사업은 2005년에 마무리된다.한국은 현재로서도 초고속 인터넷가입자가 430여만명으로서 전체인구에 대한 비율로 보아 세계 상위권이다.한국인의 정보통신 부문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그만큼 높다.이제 기반 구축이 완성되었으므로 한국이 정보통신 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은 멀지 않은 장래의 일이다. 그러나 초고속통신망 완성 이후 해결하고 보완해야 할 일은한두 가지가 아니다. 시급한 것은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위험 등 보안문제의 해결이다.정보 통로가 확장되더라도 불안감을 해소하지 않으면 활발하게 이용될 수 없다.홈뱅킹,온라인쇼핑 등 각종 전자상거래는 신뢰없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법과 제도가 디지털 시대에 맞게 신설되거나 보완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공무원의 디지털 마인드도 중요하다.행정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국민을 불편케 하고 정보화사회의 발전을 더디게 한다. 빈부 격차는 정보 접촉 기회의 많고 적음으로 이어지면서더욱 심해질 수 있다.국민복지 차원에서 해결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교육 부문도 마찬가지로 교육의 질에 격차가심해질 수 있다.보유 컴퓨터로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가 없는학교들이 있다면 초고속정보통신망도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도덕적인 면에서도 새로운 각성이 필요하다.모든 국민이 네티즌이 되는 시대에는 사이버 공간의 예절을 국민 각자가 지킬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만 21세기의 일등 국민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질 낮은 행동들이 초고속망을 타고 난무한다는 것은 상상하기에도 끔찍하다.민간 기업들은정보의 초고속 시대에 적응하여 경영을 혁신하고 생산성을 높임으로써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투명한 경영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초고속통신망은 하드웨어적 기반이다.그 기반위에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제반 기술,콘텐츠의 개발과 함께 정신적인 요소가 가해져야 우리가 기대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
  • 히딩크호 ‘베스트11’ 주인공은

    변신을 모색중인 ‘히딩크호’의 최종 베스트11은 어떻게구성될까-.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오는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때가서야 나올 것으로 여겨진다.이 때 선보일 베스트11은 일단2002 월드컵 본선용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황에서도 해답의 일부는 나와 있다.거스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달 동안 두번째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일부 선수들은 이미 신임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두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선수는 수비라인의 홍명보 이민성,미드필드의 고종수 이영표,최전방의 김도훈 등. 당초 이임생과 자리다툼을 할 것으로 예상된 이민성(28)은칼스버그컵 이후 홍명보(32)와 함께 확고하게 중앙수비로 자리를 굳혔다.A매치 45회 출장이란 관록에서 나오는 침착함과판단력, 공격 가담시 요구되는 패싱력에 골능력까지 겸비해홍명보에 버금가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고종수(23)와 이영표(24)는 포메이션 변화에 따른 변신을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선수들로 꼽힌다.고종수는 특정한게임메이커를 두지 않는 히딩크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중앙미드필더에서 왼쪽 날개로 자리를 옮긴 뒤 제2의 황금기를맞고 있다.신장(176㎝)과 주력(12초5) 등 신체조건은 뛰어나지 않지만 1대1 돌파능력과 순발력,경기를 읽는 능력에서 높은 평점을 얻었다. 이영표 역시 왼쪽 날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바꿔새로운 능력을 검증받은 케이스. 90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전원공격 전원수비의 토털사커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전방 공격수인 김도훈(31)도 일단 체력적인 면에서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그러나 아직 마땅한 투톱 파트너를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평가는 보류된 상태. 이들 외 나머지는 아직 주전을 꿰찼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가장 불확실한 포지션은 처진 스트라이커와 골키퍼.처진 스트라이커에는 박성배 유상철 최용수 고종수가 두루 기용됐지만 누구도 합격점을 얻지 못했다.칼스버그컵 노르웨이전엔이운재,파라과이전 전반엔 김병지,이후 김용대가 번갈아 기용된 골키퍼 자리도 아직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해옥기자 hop@
  • [대한광장] 달을 보고 짖을 것인가

    시경(詩經)에서 말하기를 “처음에는 좋게 시작을 하지 않는 일이 없는데,그 끝맺음을 잘하는 경우는 아주 적다”라고하였다 (詩經 大雅 湯).송(宋)나라 사마광이 지은 역사서 자치통감에서도 전국시대를 서술하면서 “무릇 백성(국민)이란오래 기다리던 개혁이 어렵사리 시작됐을 때,장래를 함께염려하기보다는 정치(개혁)를 주도하는 사람에 대하여 그 과부족을 탓하며 비방하기 일쑤”라고 적고 있다.심지어 만고의 성인이라 일컬어지는 공자가 노(魯)나라 재상이 되어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리고자 대대적으로 국정을 쇄신할 때도백성들은 “사슴가죽 옷과 긴 두루마기를 걸친 저 화상(공자)을 던져버려 죄될 것이 없다”라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해댔다. 우리는 한때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던 국가부도 상태를 겪은 바 있다.오랜 세월 인권이 짓밟히고 언로가 꽉 막혀 민생이 신음하며 산 때도 있었다.그래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국정쇄신과 개혁을 시작한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모두들 언제 그랬느냐는 듯,깡그리 그 원인과 동기를 잊어버리고,개혁에 따르는 각종 불평과 불만들을 마구 쏟아 내고 있다. 자기 이익과 기득권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미칠 것 같으면기를 쓰고 거품을 내며 반대하고 나선다.혈세를 횡령하고 국세를 감추려 하는 일을 두고 속보이는 성명전과 공세적 보도가 난무하는 나라는 아마도 우리뿐일 것이다.그 도가 지나쳐이젠 무엇이나 부정부터 하고 보는 사고와 언행이 판치고있다.이래도 잘못됐다,저래도 잘못됐다,아예 시작부터 잘못됐고 끝도 잘못일 것이라는 부정적 판단 일색이다. “전쟁과 같은 막가파식” 정쟁 역시 심상히 보아 넘길 상황이 아니다.다음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여전히 똑같은 성향의 정쟁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그 과정에서 나라경제는 또다시 파탄이 나고,나라 법도(法度) 역시 무너지는 공동붕괴 현상이 고질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쯤해서 우리 정치 사회구조의 저변에서 큰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크게 불어나는 이른바 ‘개혁반대 세력’의 실체와그 전후 좌우 상하를 냉철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50여년,아니 그 이전부터 누려온 기득권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반개혁 수구세력과 특정지역·특정계층의 조직적인 집단 히스테리 현상이다. 그들은 애당초 이 정권의 탄생을 거부해 왔고 그로 인해 지금 이 순간도 참을 수 없는 상실감과 굴욕감에 사로잡혀 사사건건 반대 입장에서 각을 세운다. 둘째 그룹은 새 정부가 들어 선 후 IMF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밀려난 선의의 피해자들이다.동네개들이 둥근 달을 보고도 마구 짖어 대듯,이들은 지난 정권의 무능과 부패를 탓하기보다는 현정권의 개혁 드라이브에서그 이유를 찾는다. 이들의 숫자가 나날이 늘어난다는 데 심각성이 크다. 셋째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민주·민권·민생 정부의 탄생과지역차별 및 사람 차별의 해소를 갈구해 마지 않던 과거의소외계층과 피해국민 가운데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후 실망하고 돌아선 그룹이 늘어난다는 사실이다.대망의 새 정권이 들어섰으니 단숨에 그들의 숙원이 이루어지고 남북통일이곧 성취되며 지역차별도 말끔히 사라질 것이라고 굳게 믿어온 이들에게 아직 이상은멀고 혁명은 미완이다.이에 대한실망감은 배신감으로 변하고 마침내 증오와 분노로 변한다. 이들 세 갈래의 불평·불만·분노 세력들이 수구 기득권 성향의 매스미디어의 교묘한 언론 플레이를 만날 경우 한데 어울려 큰 ‘저항의 강물’을 이루고 막말과 막무가내의 일대경연장을 연출해낸다.이를 두고 일부 정치권은 주류(mainstream)세력이 마침내 현정권을 심판하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해낼 것이라고 공공연히 기대를 표시한다.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이천수백년 전 춘추전국시대 시경(詩經)의 참 뜻을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처음은 좋은데 왜 끝맺음이 나쁜가! 개혁을 시작하자마자 왜 시비와 비방이 더강도 높게 다가서는가.그러함에도 인류 발달사에서 진보와혁신이 끊임없이 이어져 온 것은,그때마다 대다수 민초들이목전의 이익만 탐하는 수구세력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후세대를 위해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할 외롭고 의로운 개혁의 길에 동참하는 이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김 성 훈 중앙대교수·전 농림부장관
  • [1950년대 지구촌 신익희선생 여행기](2)

    *佛·獨등 서유럽 9개국 순방. UN군 우방국을 찾아 사의를 표하는 제2의 임무를 위해 낙위(諾威·노르웨이)의 오슬로와 서전(瑞典·스웨덴)을 거쳐 6월12일 정말(丁抹·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뻬이콘(베이컨)을 만드는데 가서 보니까 낳은지 8개월쯤 되는 어린 ‘도야지’를 잡아서 만들었다.목장 주인은 비밀을알려주겠다며 “새끼가 태어난지 2∼3일만에 다른 곳으로 데려가 인공으로 젖을 먹여 기르면 1년에 2번밖에 새끼를 낳지못하는 어미 도야지가 새끼를 3번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와서 비행기를 바꿔 타고 화란(和蘭·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헤이그에서는 애국열사 이준(李儁) 선생의 묘소를 찾았다. 묘지 이름이 ‘힐 오브 뉴오크’라고 하니 신상릉(新橡陵)인셈이다. 마침 이역(異域)의 향수를 자아내는 궂은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묘 앞에 서서 눈을 감으니 47년 전 선생이 순국하시던 때가 떠올랐다.일본 제국주의의 흉도(凶濤)는 일거에우리나라를 병탄하려 하였다.1905년 소위 을사보호조약으로우리나라는 이미 망한 것이다. 선생의 비문은 영문으로 ‘이준 선생은 1858년 한국 함경남도 북청에서 출생하여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서거하다’라고 쓰여 있었다.중간에 한자로 ‘李儁’이라고 표기돼있는데 필적으로 보아 선생의 생전 동지이던 이상설(李相卨)선생의 친필인 것이 분명하다.한시가 떠오른다. 壯志未酬一身輕 宇宙長留萬古名 我來今讀墓前碑 後人不禁追慕情 ‘큰 뜻을 품었으나 이루지 못하고 몸을 던졌으니,그 이름이 우주에 오래토록 머물 것이다.내가 지금 와서 묘앞의 비를 읽으니 후세 사람들은 추모의 정을 금하지 못하겠구나.’ 선생의 유골을 파서 본국으로 가져 가자는 의견도 있었으나이준 선생의 묘가 여기 있는 이유가 알려져야 하기에 말렸다. 20일 룩셈부르크를 떠나서 백이의(白耳義·벨기에)를 거쳐불란서(佛蘭西·프랑스)에 왔다.파리공항에서 전규홍(全奎弘)공사가 맞았다. 개스톤 몬너빌 상원의장은 불란서 식민지인 남미 혼혈에 흑인 계통 신사로 언변과 풍채가 상당한 장년 정치가였다.에드워드 해리오 하원의장은 내가 한국의 사정을 말할 때마다 “트레비용”을 연발하니 그것은 우리말로 “옳거니 과연 그렇지요”라는 말이다. 내 나라 일에 바쁜 나로서 남의 나라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고 싶지 않으나 이 나라는 나라 일에 성실한 책임자가 적고정부 인사라는 이들은 무슨 일이 있으면 국외로 도피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니 이 나라의 전도(前途)가 어렵다는 생각이들었다. 파리의 밤은 주록등홍(酒綠燈紅).술은 푸르고 등불은 붉으며 미려한 부인들이 곱게 단장하고 밤을 낮 삼아 삼삼오오떼를 지어 몰려 다니니 파리는 과연 향락의 도시인 동시에불란서를 좀먹는 죄악의 도시다.경계의 거울로 삼지 않을 수없다. 이즈음 본국에서는 이승만 대통령께서 통일없는 휴전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과감한 영단으로 반공포로를 석방했다. 이태리(伊太利·이탈리아) 로마에는 7월2일 도착했다.가톨릭 법황(法皇·교황)의 나라인 바티칸이라는 독립국이 특이하다.인구 1,000여명의 독립국 형태로 있으면서 법황이 황제노릇을 한다. 피우스 법황은 우리나라에 대해 많은관심을갖고 있었고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법황은 “한국에 대하여많은 도움을 못 주어 대단히 미안하다.힘 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난 많이 받은 한국은 응당 원조해야 할 것이다”라면서 친절하고 정다운 말을 하였다.히틀러나 무솔리니가 전쟁 전에 법황의 평화 권고에 좀더 귀를 기울이고 이성적으로처리했다면 수백만 인류를 전화의 불구덩이에 몰아넣지 아니하였을 것이요,좀더 조기강화(早期講和)를 하였어도 그 화를 감소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종교를 믿지 아니하고 독재의폭군이던 무솔리니도 법황에게만은 경의를 표한 흔적이 있다. 그것은 전 세계에 널려있는 가톨릭 교도의 여론을 계산해넣은 정치적 고려가 아닌가 한다. 정리 안동환기자sunstory@
  • 2~3월 남북관계 눈코뜰새 없다

    이번 주부터 남북 관계가 숨가쁘게 돌아간다. 이산가족과 경제협력등의 남북관계 일정이 다음달까지 빼곡히 잡혀 있다. 이달중 남북 양측이 합의한 이산가족 관련 일정은 크게 두 가지다.2차 생사·주소확인(9일)과 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26∼28일)이다.3월에는 분단후 처음으로 남북 양측이 이산가족의 서신교환을 공식 중계한다. 이산가족 일정은 ‘순항’하고 있으나 경제협력 분야는 속도는 더딘편. 3차 적십자회담에서 북측은 “우리는 전력이 시급하다”며 이산가족 문제를 전력지원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암시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속도를 낼지를 가늠할 전력지원과 관련,7일 평양에서 ‘전력협력실무협의회’ 1차 회의가 열린다.남북 양측은 7∼10명 정도의 전력실태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이달중 전력실태 공동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북한이 어느 범위,어떤 방식의 실태조사를 허용할 것인가와 조사내용에 대해 남북 양측이 어떤 해석을 내릴지가관심사다. 이외에도 임진강 수해방지,경의선 연결과 문산·개성간 도로개설,개성공단 건설 등에 관한실무협의회가 각각 2∼3월중 열린다.실무협의회 경과를 보아가며 이달 하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2차회의가 열린다.경협문제에 있어서는 실무협의회→경협추진위의 틀이 정례화됐다. 군사분야에 있어서도 8일 5차 남북군사실무협의회를 열어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사업의 군사적 보장 부분에 대한 이견을 조율한 뒤 3월중 2차 국방장관회담을 열기로 했다.분야별 회담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진행방향을 점검할 5차 장관급회담도 3월에 잡혀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이산가족 1명당 편지 1통 유력

    오는 3월15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당국이 이산가족 300명의편지교환을 공식 중계한다.누가 어떻게 어떤 내용을 보낼 수 있을까. 대상자는 ‘생사·주소가 확인된 사람’에 국한된다.즉 1차 생사·주소확인과 1·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에서 생존이 확인된 사람들,이달 중 이뤄지는 2차 생사·주소확인과 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에서 확인되는 사람들이다. 이산가족 교환방문에서 가족을 만난 사람보다는 생사·주소만 확인된 사람에게 우선권을 줘야 되지 않느냐는 일부 여론에 대해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조만간 인선위원회를 열어 가중치 부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생사·주소만 확인된 사람들로는 300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편지를 보내올 300명은 북한이 결정한다. 서신 형식은 ‘이산가족 1명에 편지 1통’이 가장 유력하다.3차 적십자회담에서 우리측 요구가 받아들여져 가족사진 1∼2매를 동봉할수 있다. 편지 1통 안에 몇 명의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고 분량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는 정해지지 않았다.정부 당국자는 “시간이 남아 있는만큼 일단 안을 만든 뒤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실무적 문제를풀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서신교환인 만큼 진행과정을 보아가면서 기술적 문제들이 보완될가능성이 크다.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양측 적십자가 일괄접수를 받아 판문점 적십자 연락관을 통해 전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한적 관계자는“인도적 지원이므로 당분간은 우표를 붙이지 않고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래에 서신교환이 정례화된다면 남북 모두 만국우편연합(IPU)에 가입돼 있고 편지가 국경선을 넘어가기 때문에 우표를 붙여야 한다.독일도 동서독간 서신교환에 우표를 붙였다. 판문점에서 교환되면 북한 적십자가 편지 300통을 받아 북측 이산가족에게 전달하게 된다.북에서 보내오는 300통은 정부가 대행하거나우표를 일괄적으로 붙여 우체국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대한광장] 마음의 동화

    이 겨울 눈이 참 많이도 왔다.눈덮인 은백의 산야를 보고 있으면 절로 감탄이 새어나온다.눈은 위대한 화가처럼 본래의 모습보다 더 아름답게 세상만물을 채색해 나가고 있다.담담하고 소박한 눈의 채색은은은해 오래 눈길이 머물러 있어도 피로하지가 않다.눈이 오면 무작정 산길을 걷는 것도 눈이 채색해 놓은 산야의 은은한 맛에 한없이이끌리기 때문이다. 눈이 소담하게 쌓인 날,밤하늘은 눈을 자세히 구경하려는 별들의 반짝임으로 장관이다.그토록 투명하게 맑은 밤하늘은 눈이 그친 날 밤이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다.밝은 별빛에 어둠이 점점이 사라진 밤하늘은 마치 동화 속 풍경처럼 가슴 설레게 한다.이런 날 밤은살아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다.어렵고,고달팠던 시간들까지도 그냥따뜻하게만 다가온다.별빛 하나로도 세상 모든 것에 행복해지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이 여태 남아 있다는 것이 내게는 큰 기쁨이다. 이번 설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향과 부모님을 찾아 귀성길에 올랐다. 선물을 가득 들고 웃으면서 고향을 찾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행복해보였다.때가 되면 찾아갈 곳이 있고,때가 되면 만날 사람들이 있다는것은 질화로와 같은 따뜻한 행복이다. 영원한 마음의 고향을 찾는 출가 사문들은 언제나 귀성길에 서 있는사람들이다. 이맘때면 더욱더 고향이 그리운 것은 아직 마음의 고향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마음의 고향을 찾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도가 무르익듯이 넘치는 귀성인파 속에서 사랑이 넘치는 사회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단순하고 소박한 고향이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은그 곳에 가면 삶의 여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때로 부끄러웠고,때로 안타까웠던 날들.언제나 회한으로 남는 시간들 속에서도 추억저편에는 소담한 행복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그 여백을통해서 비로소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유년이 자리한 고향에 대해서 마음 속의 동화 하나씩은 간직하고 있다.어렵고 힘든 세상살이 속에서 마음의 동화는 커다란 위안이 된다.좀더 따뜻하고,좀더 넓은 사랑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마음 속에 별처럼 반짝이는 동화를 자주 들여다 보아야 할 일이다.귀성길이 행복한 것은 어쩌면 각자의 마음에 자리한 동화를 만나러가는 길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거칠고 삭막하게 살던 날들을 접고순하고 아름다운 그 시간을 찾아 가는 것은 우리 일생을 통한 소중한순례다. 만약 우리가 고향을 찾지 않게 된다면 그리하여 우리 마음속의 동화도 사라져 버린다면,마음은 아주 삭막한 불모지로 변해 버리고 말 것이다. 설을 앞두고 스님들과 마주 앉아 만두를 빚었다.때로 속이 삐져 나오고,터지기도 했지만 그 어설픔까지도 정다워 보이는 까닭은 설이지니는 사랑과 화목과 나눔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이 한없이 맑고 순해지는 시간은 그 마음의 파동으로 인해 모두가 즐거워지는 법이다.세간 밖에 살아도 모든 사람들이 즐거울 때는 우리도 즐겁고,세간의 사람들이 슬플 때는 우리도따라 슬퍼만 진다.마음이란 그런 것이다.한 마음이 즐거우면 모든 마음이 즐거워지는 것이 보이지 않는 마음의 모습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소중한 많은 것들을 잃어만 가고 있다.가장 소박한 자리에서 빛나던 마음속의 동화를 잃어 버린다면 행복은 요원한것이 되어 버리고 만다. 시간의 속도가 빠를수록,삶의 모습이 복잡해질수록,사회의 따뜻함이식어갈수록, 우리는 더욱더 애써 소박하고 단순한 것들의 아름다움을향해 눈을 돌려야만 한다 설날 먹는 떡국 한 그릇에도,고향에서 마주치는 눈빛 하나에도 즐거워 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행복이란 마음에 있고마음은 ‘나’를 벗어나지 않는다.단순하고 소박하게 삶의 자리를 정리할수록 행복의 자리는 그만큼 커간다는 것을 늘 기억할 일이다. ■성전스님 조계종 옥천암 주지
  • [사설] 남북 물류체계 정비를

    남북 임가공 교역업체들이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있다.지난해 11월부터 남북 위탁가공 물류의 95%를 감당하는 인천∼남포 항로가 기존 선박회사(한성선박)에 대한 북한의 입항 거부로 단절됐기 때문이다.북측은 일방적으로 신규 선박회사(람세스물류)를 지정해 이용을 요구하고 있으나,정부는 최근 운항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람세스물류측의 인천∼남포 운항을 불허했다.정부는 해당 교역 업체들을 위해서나,남북관계의 장래로 보아서나 조속히 수습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3각분규로 남쪽 참여 중소업체 중 일부가 이미 부도가 난 데다 여타 업체들도 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임가공 사업은북한에 기술과 원부자재 등을 제공해 물품을 위탁 생산한 뒤 국내에반입하거나 제3국에 수출하는 남북교역의 일환이다.그러한 남북교역이든,북한에 직접 투자하는 남북경협 사업이든 기본적으로는 정경분리원칙에 따라 기업의 자율적 판단과 협상에 맡겨두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이번 사태를 방치할 경우 남북간 직·간접교역이 침체되는 것은 물론 다른 대북 투자 활성화를 가로막을 악재가 될 개연성이 높다.정부가 개입해 적극적 중재에 나서야 할까닭이 여기에 있다. 정부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 개최 등 동원가능한 모든 채널을 가동해북한당국과 함께 장·단기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무엇보다 먼저북측의 입항거부는 화주(貨主)가 선박회사를 결정하는 국제관례에어긋난다는 점부터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남북 정기컨테이너선의 운항중단 과정에서 신규 참여 선박회사와 북측간 이면계약설 등 잡음이들리기 때문에 하는 얘기다. 중기적으로는 남측이 북한 남포항 설비의 개·보수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남북 항로의 운송비가 국제시세에 비해 2∼4배나 비싼 편이라고 하지 않은가.장기적으로는 남북 해운협정을 체결해 직교역 체제를 굳히는 등 남북한 물류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 [김삼웅 칼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철학

    “설쇠고 철든다”고 설을 쇠고나서 정치권이 달라질 것인지 기대된다. 내달 5일부터 국회 정상화에 여야총무가 합의했다. 아무려면 민심을 듣고 달라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내외 사정으로 봐도 달라 져야 한다. 사인이나 공인이나, 범부나 지도자나 처지를 바꿔 생각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펴다보면 유클리드기하학의 평행선처럼 영원히 접점을 찾지못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본위적이고 집단과 조직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다. 소박한 본능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인간의 본성에는 이기심과 더불어 이타심도 있고 유학의 인성론(人性論)은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을 주장한다. 즉 사단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은 타인의 불행을 아파하는 마음, ‘수오지심(羞惡之心)’은악한 일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마음,‘사양지심(辭讓之心)’은 상대에게 양보하는 마음,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선악시비를 판별하는마음이다. 맹자에 따르면 사단은 모든 사람이 다 가지고 있는 선천적 도덕률로서, 예를 들면 측은지심의 경우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할 때누구나 아무 조건없이 그 아이를 끌어안아 구하려는 마음이 순수하게발로되는 인간의 착한 본성이라는 것이다. 맹자는 이 사단설을 성선설의 근간으로서 인간의 도덕적 주체 내지 도덕적 규범의 근거로 삼았다. 인디언 속담에 “누군가를 평가하려면 먼저 그 사람의 신발을 신으라”는 말이 있다. 남의 신발을 신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처지에서본다는 말이다. 상대방의 처지에 서 본다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 우리사회는 악성 이기주의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대립과 갈등을 증폭시킨다. 상대와 처지를 바꿔 생각하는역지사지의 정신이 사라지고 오로지 자기본위, 집단·지역주의가 판친다. 여당은 야당시절을 생각하고 야당은 자기들이 여당이었을 때를 돌아보아야 한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망각하듯 여당은 틈만 나면 변칙을 시도하고 탈선을 서슴지 않는다. 야당은 자신들의 개구리적 시절을 잊은듯 사사건건 개혁의 발목을 잡고 범법자를 보호하려 무리수를둔다. 갈등과 대립이 극심한, 그래서 역지사지가 필요한 4개부문을 ‘사단론’에 대입시켜 생각해보자. 첫째, 남북관계다. 적대와 증오관계를씻고 화해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이 절실히 요구된다. 북녘동포들이 굶주림과 추위·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피를 나눈 동포로서 그쪽의 처지를 헤아리고 불행을 아파하는 ‘측은지심’이 필요하다. 둘째, 여야관계다. 지금 여당은 야당을 포용하고 지역주의를 탕평하고 소외계층에 희망을 주는 깨끗한 여당이 되겠다던 약속을 잊었는가. 반대로 야당은 날치기와 정치사찰과 의원 빼내기를 능사로 하던 집권당 시절을 잊었는가.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 IMF환난을 초래한 것을잊지 않았다면 경제살리기에 협력해야 나중에 야당의 도움을 받는다. 여야는 ‘수오지심’이 필요하다. 셋째, 영호남 관계다. 영남은 과거 40여년동안 지역패권을 누리면서인사·예산·개발 등 국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권교체로 불과 3년, 그중 일부가 호남쪽으로 이동했다고 해서 지나치게 박탈감을 가져서는 안된다. 반대로 호남은 과거 소외되고 핍박받던 시절을 돌이키면서 영남을 껴안고양보하여 지역화합을 도모하는 열린자세가 중요하다. 영호남인들은 ‘사양지심’을 실천해야 한다. 넷째, 노사관계다. 민주화의 진척과 더불어 노동운동이 발전한 것은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노조활동이 기업이나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이에 앞서 경영자가 투명하고 합리적이며 도덕적인자세를 보여야 한다. 노사는 공히 어느쪽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살피는 ‘시비지심’이 요구된다. 아울러 군사독재에 비겁하고 민주시대에 교만한 일부 언론에도 ‘시비지심’은 중요하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사람은 자기본위의 욕망과 함께 남을 생각할 줄아는 본성을 갖는 영장이다. 사악하고 탐욕스러운 욕망을 억제할 줄모른다면 금수와 다를 바 없다. 다산 정약용은 “사람들은 가마타는 즐거움만 알지, 가마 메는 괴로움은 알지 못한다(人知坐輿樂 不識肩輿苦)”라고 말했다. 이 시대 모든 주체들이 역지사지의 철학으로 갈등을 해결하자. 국회가 그 중심에 서야한다. 김삼웅 주필
  • [여성 선언] 대법원이 국민을 외면하는가

    지난 26일 대법원은 총선시민연대의 두 활동가에게 벌금 300만원이라는 최종판결을 내렸다.사안 자체가 특별히 지닌 개별적 범법행위-예컨대 활동 중에 주먹질이 오갔다든지 기물을 부수었다든지-가 혹시있었는지는 모르나,이 판결은 그 자체로 총선시민연대의 활동 전체에대해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린 것으로 해석돼 격렬한 비판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부패경찰도,인종차별도,억울한 혐의자도 마지막에 가서 단죄되고 누명을 벗고 구원을 받는 곳은 법정에서였다.숱한 우여곡절을 겪고,심지어 판사 자신이 부패 혐의를 받기도 하지만마지막에는 정의와 진리의 편에 서는 것이 할리우드의 판사 이미지다. 그런 영화를 너무 보아서 그런지 모르겠으나,대법원이라면 보통사람들에게는 단순한 실정법의 수호자가 아니라 법의 정신 그 자체를 지키는 위대함으로 인식되는 것이 상식이다.법관이라면 적어도 자기 지역·계급·이익을 넘어서는 공정한 판단기준을 지녔으리라고 믿는다. 더구나 대법관이라면 일반 판사보다 훨씬 더 판결이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뇌해야 한다.이는 우리가 그들에게 바치는 존경과 신뢰에 대한 마땅한 대가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한 대법원이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활동한 총선시민연대에 유죄판결을 내리다니,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그것도 위헌법률 심판 제청이 제기된 상태인 바로 그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죄목이라는사실은 최소한 세가지 점에서 국민 의혹을 받아 마땅하다. 첫째 대법원은 현행선거법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전제 하에 내려야 하는 판결을,바로 그 법률 자체에 대한 위헌심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내림으로써 위헌 심사에 악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의혹을 받게 되었다.고깃간에 가서 쇠고기 한 근을 살 때도 저울이 고장났다는 의심이 들면 그 저울에 달지 않는 법이다.하물며 그런 이치를 모를 리 없는 대법관들이 왜 그런 판결을 내렸을까? 둘째 대법원과 그 하급법원들이 현행 선거법을 위반한 다른 피의자들,곧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똑같이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는점에서 대법관들은 시민을 외면하고 정계 인물들을 옹호한다는 혐의를 벗기 어렵다.소위 ‘사’자 달린 사윗감 가운데 1순위로 꼽히던호시절은 아니라 해도 여전히 판사는 사회적으로 명망높은 신분이다. 그가 기득권층이 아니라 시민 일반을 보호하는 의무를 지닌 ‘공인된권력’이란 점을 잊는다면,그때부터 거꾸로 ‘위험인물’이 되고 만다는 것은 상식 아닐까? 셋째 대법원은 고정된 법조항을 시대정신에 입각해 해석함으로써 정의가 언제나 올바로 실현되도록 해야 하는 법원 본래의 사명을 저버린 점에서,국가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시켰다. 법을 만드는 것은 입법부라도 그 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곳은 사법부다.따라서 사법부는 잘못된 법률을 집행하는 데 신중함으로써 그법의 개정을 촉구하고 도와야 할 의무를 당연히 갖는다.그런데 국민의 압도적인 항의와 요청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법을 개정하려 하지않는 국회를 사법부가 압박하기는커녕,정반대로 기성 정치권의 이익에 발맞춘 판결을 내리다니 어떻게 우리 대법원이 이럴 수가 있나?준법이 아니라도 합헌이라면,대법원은 그를 도울 의무가 있다.지금은더욱이 목에 총을 들이대는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다.대법관쯤 되면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 앞에서 국가의 올바른 진로를 고민하는 것이당연하거늘, 헌법과 천부인권이 보장하는 권리를 하위법이 제한하는데도 그에 대해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인가?대법관께 말한다. ‘어쨌거나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았느냐’는 주장말고,국민을 설득할 다른 논리를 내놓아라.그 판결이 우리 정치발전에 큰 도움이 되며 법을 지키는 깨끗한 선거풍토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국민을 납득시켜야 한다.이번 판결은 법의 집행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거리를 만든 데 불과하다.과연 그 판결로 누가 기뻐하는가를보고,국민이 던지는 무수한 물음표와 느낌표에 답해주기 바란다. ■노혜경 · 시인
  • 정신성 깃든 인체조각의 세계

    조각가 류인(1956∼99)은 비록 43세로 요절했지만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임에 틀림없다.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조각가로 꼽히는 김복진(1901∼41) 이후 인체를 중심으로 한 구상조각의 맥을 이어오는 데 적잖은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인체를 대상으로 시대상과 사회상을 반영하는 리얼리즘 미학의 기틀을 마련한 류인.그를 기리는 대규모 추모전이 열린다.31일부터 2월25일까지 서울관훈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열리는 ‘그와의 약속’전이그것이다. 작고한 뒤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추모전에는 ‘싹트는 달-황토현 서곡’ 등 2m가 넘는 대작을 포함해 ‘그와의 약속’‘지각의 주(柱)’‘어둠의 공기’ 등 20여점이 전시된다.설치작품 ‘황색음-묻혔던 숲’도 선보인다. 류인의 작품 대상은 초기작 몇 점과 ‘뇌성’‘하나비(碑)’ 정도를제외하곤 거의 남성인 것이 특징. 고대 지모신상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체는 아름다움의 이상으로 간주됐지만 류인에겐 남성이야말로힘과 미의 상징이다. ‘그와의 약속’같은 작품을 보면 그리스신화의영웅상을 연상케 할만큼 솟구치는 힘이 느껴진다. 류인이 조소예술가로 입신한 데는 가정의 배경이 큰 몫을 했다.화가류경채와 희곡작가 강성희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늘 그림을 보면서자랐다.아버지의 작업대 옆에는 으레 조그만 꼬마의 이젤이 자리잡았다.또래 아이들과 노는 것보다 홀로 환을 치는 것을 더 즐거워 했다. 하지만 철이 들면서 그는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에서 회화가 아닌 조소를 선택했다.조각가로 활동중인 형 류훈(47)이 그의조각세계에 미친 영향도 크다. 류인은 이미 20대 때부터 자신의 작품경향을 뚜렷이 했다.그것은 바로 해부학적 기초에 바탕을 둔 인체조각의 세계다.그는 인간 존재에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인체의 형상을 분절하거나 왜곡하는 등의 해체적 방식을 통해 표현했다.미술평론가 최열은 “류인은 조각가 권진규가 추구했던 인간의 소외와 고통을 분노와 탄식,희망으로 역전시키면서 가장 진지한 세계를 구축해낸 작가”라고 말한다.그의 지적대로류인은 단지 대상을 복제하는 사실주의 작가를 넘어선,정신적 세계와통합을 이룬 현대적 의미의 리얼리스트다. 류인이 즐겨 사용한 재료는 브론즈와 철,나무,그리고 흙.그는 재료의 질료적 특성을 살리고 빛의 반사를 이용해 강인한 근육질의 인체상을 만들어냈다.‘로댕적인’ 견고함으로 표출된 내적인 힘의 세계. 그것은 마치 액션 페인팅이나 표현주의 회화와 같은 생동감을 자아낸다. 형상 자체의 표현성을 강조하는 비구상 조각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 류인의 인체 구상조각은 반가운 것이 아닐 수 없다.일단 눈으로보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정신성이 깃든 인체조각이다.그런만큼 내면의 진실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기이하게 뒤틀리거나 흉칙하게 절단된 인체상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대인의 일상적인 불안과 소외,파편화된의식 같은 것이 아닐까.그의 조각은 절망의 언어인 동시에 희망의 언어다. 김종면기자 jmkim@
  • ‘릴레이場’엇갈린 진단

    ‘외국인은 팔고 개미들은 산다?’ 26일 주식시장에서는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왔던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공세를 편 반면 숨을 죽이고 기다리고 있던 개인들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면서 “추가 상승을 위해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외국인 투자가들이 휩쓸고 지나간 뒤 뒤늦게 뛰어들어 손해만 보는 뒷북치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날 외국인들은 올들어 최대 규모인 84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사상 두번째로 많은 5,512 계약을 순매도했다.반면개인은 거래소에서 1,933억원,코스닥시장에서 322억원을 순매수해 대조적이었다. ◆릴레이 장세 위해 ‘개미’가 필요하다 외국인들이 불을 댕긴 현재의 유동성 장세가 계속되려면 ‘투자 주체별 이어달리기’가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매수세 강화를 긍정적으로 보는시각이 많다.단기간에 거래소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3조원 규모를 사들인 외국인들이 이런 추세를 계속 이어가길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기관이나 개인이 바통을 이어받는 것이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SK증권 현정환(玄丁煥)연구원은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인 것은연초 이후 밀려든 외국인 매수금액 중 단기자금의 이익실현에 나섰기때문”이라면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관과 개인이 매수세를 이어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 선호주 상승세 이날 외국인 매도종목과 개인 매수종목은 크게엇갈렸다. 외국인들이 반도체와 증권·은행주를 주로 처분한 반면 개인들은 저가주 위주의 매수 패턴을 보였다.이로 인해 삼성전자 주가가 12.53%나 하락하는 등 반도체 관련주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그러나 저가메리트가 여전하고 추세적으로 상승기대가 큰 건설·보험업종은 개인매수세에 힘입어 오름세를 유지했다. LG투자증권 박준범(朴埈範)연구원은 “개인자금이 시장을 빠져나가지 않고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 장세를 떠받치는 요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면서 “다만 외국인이 내놓는 매물을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시장에 대한 경계감은 높여야 연초 이후 장세의 원동력인 외국인이매도우위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보증권 박석현(朴晳鉉)연구원은 “개인들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낙폭이 줄어들지 않은 것은 그만큼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을 어렵게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vision 2001-우리구 새해살림/ 중랑구

    ‘중랑천변을 한번 달려 보십시오.달라진 중랑의 모습을 확인할 수있습니다’ 정진택(鄭鎭澤) 중랑구청장은 올해 구정의 방향을 “그동안 정력적으로 추진해 왔던 지역경제 활성화,복지기반 조성,도시 기반시설 확충 등 굵직한 현안사업을 완성하는데 두겠다”고 밝혔다. 물론 망우청소년수련센터 건립이나 신내동 공용터미널 조성,노인병원 건립 등 주목받을 사업이 많다.그러나 그동안의 각종 사업을 세세하게 정리·점검해 새로운 도약의 패러다임을 짜는데 에너지를 쏟아붓겠다는 뜻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새로 건설된 지하철이 낙후한 중랑의 발전을 담보하는 혈관이 되고 있다.7호선 사가정역 일대는 이미 로데오거리가 조성돼 강북권의 새로운 쇼핑명소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신내동에는 초고속 인터넷 전용회선을 갖춘 중소기업 창업지원센터가 들어서 애니메이션,만화영화,캐릭터산업 등 고부가산업의 메카 역할을 하게 된다.이를 통해 소점포와 가내형 중심의 산업구조를 첨단구조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또 먹골배 재배단지가 있는 먹골역과 망우로일대 상가밀집지역을 특화거리로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축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복지기반 조성 서울시가 중랑지역에 건립하기로 한 노인병원이 노인복지의 중추가 될 전망이다.현재 적지를 물색중이며 규모와 시설면에서 전국 최고수준이 될 전망이다.여기에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 묵동에 들어서 ‘새로운 중랑 복지축’을 형성하게 된다. 또 지난해부터 실시해온 경로우대 할인제도 정착을 위해 가맹업소를1,000곳으로 확대하고 상봉·면목동 등지에는 경로당이 새로 들어선다.낡은 경로당 6곳도 모두 개·보수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노약자와 장애인,부녀자 등을 대상으로 한 보건소의 진료 및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특화,공공의료복지의 지평을 새로열겠다는 구상이다.‘직접 주민들을 찾아나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새로운 의료복지의 지향점이다. ■지역개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사업은 망우동 자연녹지지역에 들어서게 될 청소년수련센터.서울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수련·수양시설을집적화해 이곳을 청소년문화의산실로 가꾼다는 계획이다.월드컵때연습구장으로 활용이 가능한 축구장을 비롯해 배구·농구장 등 체육시설이 자연체험장,극기훈련장,인공암벽 등 첨단수련장과 함께 들어서게 된다.올 상반기중 설계를 마무리,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면목동 일대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추진되며 신내IC∼구리시 구간,송곡고교∼망우로간 도로 개설 및 확장공사도 시작된다.여기에 500대 주·박차 규모의 신내공영차고지가 들어서면 이 일대가 주목받는새 상권으로 변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사계절 공원가꾸기. 모처럼 중랑천변을 찾는 주민들은 깜짝 놀란다.옛날의 ‘버려진 땅’이 아니라 반듯하고 깔끔하게 꾸며진 하천변 공원의 달라진 모습때문이다. 봄과 가을이면 색색의 꽃이 무리지어 피어나는가 하면 요즘같은 겨울에는 잘 다듬어진 제방로를 따라 운동하고 산책도 할 수 있는 여유가 넘치는 곳이 됐다.‘죽은 하천,오염된 환경’의 흔적은 어디에도없다.중랑구가 하천변 정비사업계획을 마련, 99년부터 체계적으로 가꾼 결과다. 7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한 중랑천둔치 체육공원에는 폭 4m,길이 1,922m의 중랑교∼장평교간 자전거 전용도로가 마련됐으며 육상트랙 1면과 게이트볼장,농구장 각 2면,배드민턴장 4면,배구장,족구장 등 7종 13면의 각종 생활체육시설이 들어서 있다.여기에 봄부터 가을까지천변에 화훼·채소단지가 조성돼 사철 주민들의 마음을 빼앗는 명소가 됐다. 중랑천의 ‘변신’은 제방 보강사업과 함께 추진됐다.이화교∼묵동수림대,이화교 일대,중화 빗물펌프장 일대,중화 빗물펌프장∼중앙선철로,중앙선 철로∼중랑교,면목 2·5동 등 모두 7개 구간의 제방을대대적으로 보강,고질이던 홍수 걱정을 없앴다.또 이곳의 쓰레기집하시설과 폐기물적치장을 단풍터널,감나무동산,개나리정원 등 테마형주민 휴식공간으로 정비했으며 천변 곳곳에 정자와 쉼터를 마련하는등 꼼꼼하게 주민들의 편의를 살폈다. *정진택 구청장 인터뷰. “이제 풀뿌리 자치에서 거품을 빼야할 때가 됐습니다” 정진택 중랑구청장은 “초기의 시행착오라고 생각은 하지만 자치행정에 너무 거품이 많아 주민들은 관청에 능력 이상의 기대를 했다가실망하게 되고 공직자들도 소신껏 실질 행정을 추구하지 못했다”며실질 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구정의 방향은. 중랑구의 과제는 크게 보아 ‘복지’와 ‘지역개발’이다.낙후 이미지를 벗고 지역경제의 자립기반을 강화하기위해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지역개발이 필요하고 이런 가운데 주민,특히 경제·신체적으로 어려운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고 뜻을 펼 수 있도록 복지시책을 더욱 강화하겠다. ■중랑천 공원화사업은 앞으로도 계속되나. 중랑천변 공원조성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는 측면과 버려져 왔던 중랑천을 반드시 회생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중랑천은 중랑구를 상징하는하천이다. 천변 공원화사업은 물론 수질이 되살아 나도록 단계적인시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여건상 대규모 개발사업이 쉽지는 않을텐데. 개발이 중요하지만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필요한 곳을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개발하겠지만 개발지상주의는 후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오히려 주민복리시설과 청소년들이 꿈을 펼 수 있고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자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게 더 급하다.필요와 적정성을 가려 개발에 나설 것이다. ■상봉터미널 이전문제는 어떻게 되나. 신내동 공영터미널 조성계획은 변함이 없다.문제는 소음,교통체증 등 예상되는 부작용이다.학교주변에 방음벽을 설치한다든가,대체 주차장을 건설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중이다.이같은 정황을 주민들이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심재억기자
  • [기고] 흑자가 더 문제인 공공 공연장

    공공극장의 민간위탁은 극장 운영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경영을 하자는 것이다.국립극장의 책임운영제,세종문화회관의 민간위탁으로 어떤 변화가 오고 있는가.지난해 43억원의 흑자를 내었다고 자랑하는 예술의전당은 공기업 개혁이 최대의 과제가 되고 있는 현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보아도 좋은가. 분명한 것은 일단 공공극장의 ‘민간위탁’이 돈을 벌어야 한다는‘강박관념’을 심어주는 데는 성공했다는 점이다.따라서 극장의 재정 자립도가 평가의 중요한 잣대로 떠올랐다.돈 잘 버는 사람이 능력있는 사람이요,극장을 잘 운영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기획력,홍보력,티켓 마케팅 등의 종합적인 운영 능력 없이는돈을 잘 벌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존중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특히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모든 게 열악한 상황에서 가시적 지표가 될 수있다고 본다. 그러나 경제논리가 앞서다 보면 한편에선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있다.관점에 따라서는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가는 우를 범해 되돌이킬 수 없는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간위탁 이후 공공극장이 과거의 잘해도 그만,못해도 그만인 관체제 운영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은 확실하다.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전보다 훨씬 영악한 경영논리가 문화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한다.전반적으로는 자생력을 키우려는 노력과 인식의 변화를 몰고 온 것이 민간위탁 1년의 최고 결실이 아닌가 한다.따라서 이 시점에서 교정할 것은하고 개선할 것이 무엇인지 중간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극장이 재정자립도 때문에 이기주의에 빠져 주변의 희생을 강요하거나,민간위탁이 공공성을 외면한 채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예산절감의노예로 전락한다면 그 부담을 누가 안게 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실제로 전국 여러 곳에서는 ‘민간위탁 증후군’이 생겨나고 있다.바른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서구에 비해 일천한 극장 역사를 가진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돈버는 일인가,기본을 세우는 일인가.우리 공연문화에 예술가·극장·관객의 3요소가 정상적인 관계로 작동하고 있다고 믿는가.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문제의 심각성과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파악하고 있는가.시류에 영합한 재정자립도의 유혹보다는 더 시급한일이 많다. 민간위탁의 앞으로 과제는 무엇인가.우선 극장의 정체성 확보다.극장이 무엇하는 곳인지를 좀더 알아야 하고 알려야 한다.예술철학 없이 창조적 비전과 역동적 생산은 기대할 수 없다.그리해서 극장은 대관업이나 일부 공연물의 흥행장 이상의 공공성의 상징으로 남아야 한다.우리 예술의 이상과 가치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극장 운영의 표준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급하다.열악한 지역공간에 운영 노하우도 전수해야 한다. 전국 공연장이 함께 돌아갈 수있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이럴 때만이 시장 기반이 만들어지고전문 예술가가 탄생할 수 있다.공공극장만이 이를 할 수 있다.정부의보조는 이래서 있다. 그래서 지나친 흑자 논리는 어느 한쪽의 역할을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 된다. 뿐만 아니라 장사되는 공연물의 유치가 전부일 수 없다.극장 전문가를 길러내고 경쟁력 있는 우리 문화상품을 만들기 위한전문 예술가양성도 극장의 몫이다. 그런데도 합리적인 티켓 가격제도,좌석표 하나도 만들어 놓지 않았다.경영 효율을 위해 예술계에 구조조정이란 말이 나돌고 예술단체는노조를 만들어 단원 갈등이 심해진다. 엉뚱하게 무대 전문 인력은 거리로 내몰리는 현상마저 일어나니 문화가 혼돈이란 말이 나오게 된다. 극장의 평가 방식이 달라지면 개선할 수 있다.경영자적 시각 못지않게 극장의 예술성과 공공성이 중요하다는 인식들을 해야 한다.민간위탁이 전시성이나 재정자립도만으로 기울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민간위탁이 나머지 절반의 성공을 채우는 것은 앞으로 경각심을가지고 모두가 참여해야 할 작업이 아닌가 한다. 탁계석 음악평론가
  • 대한매일을 읽고/ ‘진선진미’ 같은 성어 한자 병기 해주길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다.신문이 배달되어 오면 아이가 제일 먼저 사설을 읽고 어려운 낱말은 밑줄을 쳐 내게 묻는데 잘 쓰지않는 단어에대답을 못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대한매일 1월13일자 5면사설‘노근리 유감 이후’에 실린‘진선진미’란 말이 낯설어 사전을 찾아 보아야 했다. 진이 ‘進’자로 생각했는데 ‘盡’이었다.‘盡善盡美=더할 나위없이 착하고 아름다움.곧,완전무결함’이라고 나와 있었다. 한글 위주의 글은 좋으나 뜻이 애매한 한자 성어는 옆에 표기를 해주면 혼란이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박식한 사람만이 신문을 읽는 것이 아닌 만큼 대부분이 알 수 있도록쉽게 해 주어야 거부감도 덜 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매일을 10년 이상 구독하며 아이에게도 첫 신문과의 만남을 대한매일로 정한 애독자로서의 바람이다. 최안재[ouma4@simmani.com]
  • [대한광장] 한국정치의 사망과 도둑공화국

    우리 정치는 평가나 비평의 대상이 못되는 것 같다.문제는 있지만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을 때 평가나 비평이 가능한 법인데 일상으로접하는 정치는 오직 비난의 대상일 뿐이다.그러나 지금은 비난도 힘겹다.나는 육두문자를 제외하고는 우리 정치를 비난할 수 있는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따지고 보면 독재정치에도 일정한 원칙과기준은 있는 법이거늘 이렇게 원칙없고 엉망인 정치,이렇게 국민을능멸하는 전망없는 정치를 동서고금을 통해 듣고본 적이 없다.그래서한국정치는 죽었다. 시야를 조금 넓혀보면 재미있는 대비가 눈에 띈다.사회는 점점 민주화되고 있는데 정치는 뒤로만 가는 현상이 분명하지 않은가.지금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나가는 단계에 있다.성과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재벌개혁과 금융개혁 등 경제개혁이나 여러 분야의 사회개혁이 추진되고 있다.행정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북관계는 더욱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거꾸로 가는것은 유독 정치뿐이다.그러니 정치가 사회 민주화의 흐름에 순응한다면 얼마나 많은 발전이 가능할까 하는 상상을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정치가 독재정치인 것 같지는 않은데 독재정치보다 더 나쁜 점수를 받고 있다.독재정치보다 무능하고 독재정치보다 더 미운 짓만골라서 하기 때문이다.언감생심 우리 정치에 철학이라고 할 것까지는없더라도 이렇다 할 기준이나 원칙이라는 것이 있는가. 우리 정치의앞날에 비전이나 전망이라는 것이 있는가.우리 정치의 방법에 협상이나 토론이나 타협이라는 것이 있는가.아니면 국민들의 불편한 마음을조금이나마 헤아리는 알량한 배려라도 있는가. 이도저도 아니라면 속된 말로 생산성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날이면 날마다 죽어라고 싸움질만 하는 저질 3류영화를 언제까지 계속 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현 정부 출범 후 두 차례의 정치제도개혁이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 자체가 별로 변한 것은 없다.반면 정치행태는 한없이 나빠졌다.정당은 있지만 국회는 없고 정쟁은 있지만 토론은 없다.정치의 대리인들인 정치가들의 목소리는 크되 정작 정치의 주인인 국민들은 없어져 버렸다.두 번째의 제도개혁에서는 그나마도 시민운동단체들의강력한 저항에 걸려 선거법 일부가 개정되고 선거구가 대폭적으로 줄어들었다.정치권 혼자서는 개혁할 의사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것이입증된 셈이다. 그 사이에 권력형 비리니 의혹사건이니 해서 몇차례 조사과정이 있었다.고관대작의 부인들이 연루된 고급옷 로비사건,2,000억원 대의불법대출이 문제가 된 정현준게이트,정권 실세의 개입 여부로 청문회가 진행된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1,000억원이 넘는 안기부의 국고횡령스캔들 등등.그러나 어느것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정권이국민을 두려워하거나,투명하거나,유능한 정권이라는 조건 세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 충족시켰더라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만 살아 있었어도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을 것이다.정권은 무능하고 정치는 죽었음이 재확인된 셈이다. 안기부예산의 횡령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이다.알려진 대로 안기부공개예산 6,000억원중 15%인 1,000억원대의 자금을 여당선거에 전용한 것이라면 이완용에 필적할 사건이다. 이것이야말로 그들 언어로 ‘이적행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이것은 단순한 예산전용이 아니라 국고횡령이라는 범죄행위이며,더 정확하게는 국민혈세를 도둑질한 대역죄에 해당한다.어떻게 이런 도둑놈의 발상이 가능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그런데 이번에도 흐지부지될모양이다.정부와 검찰,여당과 야당이 하는 일들이 도무지 일관성이없고 미덥지가 않다.권력집단의 미필적 공범관계라는 말로밖에는 설명이 어렵다.무능한 정부와 죽은 정치가 다시 국민들 가슴에 못질을하려는 것인지. 국고를 1,000억원 이상 도둑질 당했으면서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나라.오직 ‘도둑공화국’에서만 가능한 일이다.무능한 정부와 죽은정치가 도둑질을 조장하는 셈이다.이런 도둑공화국에서 ‘개혁’은무엇을 하자는 것이고 ‘상생’은 또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인가.죽은정치의 부활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대화 상지대교수·정치학
  • 현대 ‘4대위기’탈출 재도약 길 걷나

    지난해 그룹창설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현대가 올들어 다소 숨통이 트이는 듯하다.지난해 1차 부도까지 갔던 현대건설은 채권단의양해로 급한 불은 껐고,‘제2의 건설사태’가 점쳐지고 있는 현대전자도 1조원 규모의 자산매각 등 강도높은 자구책을 마련,일단 위기는 모면한 상태다.그러나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사업 등 한때 ‘대북사업의 선각자’로 지칭되면서 재계의 부러움을 샀던 대규모 사업도 재정난으로 기로에 섰고,현대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현대투신 사태 역시 운명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등 불확실한 요소들이 상존해 있다.정부가 등을 돌리는 순간 상황은 다시 악화될 소지가 크다.현대가 과연‘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대역전극을 펼쳐 낼 수 있을까.현대를 휘감고 있는 ‘4대 뇌관(雷管)’을 짚어본다. ◆현대건설=지난달 채권단의 만기연장으로 상반기까지 돌아올 제1·2금융권의 차입금 9,508억원은 상환이 연기됐다.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조9,507억원도 산업은행의 신속 인수로 80%(1조5,600억원)는 갚지 않아도 된다. 이럴경우 지난해 말 4조4,000억원이던 차입금을 올해 서산농장·계동사옥 매각 등 자구안이행(7,500억원 예상) 등을 통해 3조5,000억원대로 줄일 수 있다. 문제는 투기등급으로 전락한 현대건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여부다. 상향조정이 안되면 6월 이후 제1·2금융권의 만기연장을 보장받을 수없다. ◆현대전자=산업은행의 회사채 신속인수(강제할당)가 결정적으로 한숨을 돌리게 했다.전자측은 지난 17일 1조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고,지난해 말 7조8,000억원이던 차입금규모를 연말까지 6조4,000억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많다.올해 당장 갚아야 할 회사채 3조4,000억원의 80%가량인 2조7,000억원을 산업은행이 매입해 준다지만,그렇다고 부채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상환연장의 대가로 이자만 불어날 뿐이다.64메가D램 가격이 전자가 예상한 대로 3·4분기부터 4달러대로 오른다는 보장도 없다.이럴 경우 현금확보도 당초 예상한 2조원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칠 전망이다.건설과 마찬가지로 유동성 위기는 상존해있다. ◆대북사업=지난 2년간 금강산사업에만 4,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자본잠식상태다. 재정상태가 열악한 것은 관광객 수가 당초 예상보다 턱없이 적기 때문.그동안 37만명이 승선,회사측이 예상한 손익분기점 100만명의 37%에 불과한 실정이다.이러다 보니 북한측에 관광객 1인당 200달러씩지불하기로 돼 있는 관광대가(매달 1,200만달러) 마련도 여의치 않다. 2005년 2월까지 관광대가로 9억4,0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돼 있다. 지난해 말까지 지불한 금액은 3억4,000만달러로 앞으로 6억달러를 더 내야 한다. 현대측은 재정난 타개를 위해 2005년 2월까지 관광대가를 절반으로줄이고,그 해 4월부터 밀린 관광대가를 정산해 주겠다는 ‘관광대가유예요청’을 북한측에 했다.그러나 북한측이 이를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며,설령 북측이 수용한다고 해도 근본적인 적자보전책이 될 수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정부측에 요청한 해상호텔 카지노사업과 유람선 내 면세점 운영도난제다.이 가운데 면세점 운영은 다소 진전을 보고 있으나 해상호텔카지노사업은 ‘외국인전용’을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현대투신= 지난해 말까지 자기자본금 1조2,000억원을 충당키로 한유동성 해소방안이 일단 물거품이 됐다. 미국 보험회사인 AIG사와 추진중인 1조1,000억원대의 외자유치건이유일한 대안이지만 AIG사측이 정부에 공동출자를 제의한 점으로 볼때 성사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다. 지난해 5월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투신유동성 확보를 위해 담보물건으로 채권단에 위임한 현대정보기술·현대오토넷 등 1조7,000억원대의 계열사 보유 주식을 처분한 뒤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병철기자 bcjoo@. *현대 구조조정위‘헤쳐모여’. 현대그룹의 구조조정위원회가 사실상 막을 내리고 있다. 올 초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이 사장단 신년하례식 이후 구조조정위원회측에 ‘사실상 해체’를 지시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90명을 웃돌았으나 지난해 말 40여명에서 25명으로 줄어든데 이어 최근 15명으로 축소됐다. 인원감축은기능축소에서 비롯됐다.당초에는 계열사의 사업성 검토,경영자협의회 주관,신입사원 채용 총괄,그룹 정기인사,계열분리 등하는 일이 많았으나 지금은 계열분리와 그룹의 결합재무제표 관리로기능이 줄었다. 이에 따라 구조위 소속 임·직원들이 계열사로 흩어지고 있다.지난해 강연재(姜年宰) 상무가 현대투신증권으로 옮긴 데 이어 최근에는손영률 전무가 현대중공업으로,이주혁(李柱爀) 이사가 현대캐피탈로각각 자리를 옮겼다.임원으로는 김재수(金在洙) 위원장과 현기춘(玄基春)·계영시(桂英時) 이사만 남았다.사원들도 10여명밖에 없다. 구조위 관계자는 “중공업·전자·금융의 계열분리가 남아 있어 당분간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워낙 구조조정바람이 거세 어떻게 바뀔 지는 누구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그룹 홍보팀인 PR사업본부도 구조조정계획에 따라 인원감축에들어갔으며,일부 직원을 현대중공업 금강기획 등 계열사 또는 위성그룹으로 보냈다.이와 함께 그룹 사보인 ‘現代’를 1월1일자로 폐간했으며 그룹 사내방송인 HBS도 해체했다. 주병철기자. *삼성車 ‘부채처리’대우車 ‘인력감축’. 삼성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부채처리와 인력감축 등으로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삼성차는 채권단과,대우차는 노조와의 첨예한 대립으로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으나,뚜렷한 해법이 없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차=99년 6월 삼성이 삼성차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사재출연 계획을 발표한 게 시발점이다.당시 이 회장은 삼성차 부채 4조5,000여억원 중 2조8,000억원에 이르는 삼성생명주식 400만주(50만주는 협력업체 보상용)를 내놓았다.그리고 2개월 뒤인 8월 삼성과 한빛은행 등 채권단은 부채해결을 위한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는 이 회장이 400만주를 내놓되 삼성생명주식 값어치가 2조8,000억원이 안될 경우 추가로 50만주를 내고,그래도 모자라면 그 금액만큼(이자포함)은 31개 계열사가 연대보증을 서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연말 삼성생명의 주식상장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꼬이기 시작했다.이 즈음에 참여연대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삼성차 부채분담을 거부하도록 가처분소송을 제기해 사태는 삼성·채권단의 힘겨루기를 넘어 법정공방으로 비화됐다.삼성측은 참여연대 소송의 결과를 보아야 하며,참여연대 논리를 들어 합의내용이 ‘법률적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상장이 지연되면서 연체되는 부채이자도 상장지연의 책임이 삼성측에 있지 않은 만큼 부당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결국 삼성차 부채처리는 내달 있을 법원의 소송결과에 따라 새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참여연대가 이기면 채권단을 상대로 싸우는 삼성이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되고,지면 상황은 반대가 된다. ◆대우차=사측은 극구 꺼리던 ‘정리해고’라는 말을 드디어 입밖에냈다.지난 16일 생산직 2,794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서를 노동부 인천북부지방사무소에 내면서 구조조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이에 질세라 노조는 이날 전격 파업을 결의해 전면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인천지법이 지난해 ‘2001년 1월말 영화회계법인의 실사결과에 따라 대우차 법정관리 개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가시적 성과를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고,노조측은 무리한 인력감축은 ‘독자생존’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제너럴모터스(GM)로의 매각도 사실상 어렵게 돼대우차 사태는 ‘어둡고 긴 터널’속에 갇히게 됐다.법원의 법정관리 개시여부 결정이 국면전환의 단초가 될 전망이다. 주병철기자
  • [사설] 외국금융사와 경쟁하려면

    외국 금융기관들이 선진 금융기법과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에몰려 오고 있는 것은 가볍게 보아 넘길 사안이 아니다. 그동안 외국금융사의 국내 진출은 은행·증권업 등에 국한됐으나 지난해 말 이후사이버보험·종금·투신·신용정보업으로 영역을 가리지 않는 추세다.현재 법인 설립 인가 신청서를 냈거나 지점 설치를 준비중인 외국업체가 20곳이나 된다니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물론 외국 금융사가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반대할 일은 아니다.우선 고객이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건전한경쟁을 통해 수익성 위주의 경영체제를 확립하고,자산운용시스템을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외국 금융기관에 잘 대응만한다면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전망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제는 국내 금융업계의 하부구조가 너무 취약한 상황에서 외국 금융사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국내시장이 고사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다.국내 금융사들은 시장 ‘수성(守城)’을 자신하지만 외국 금융사들이 자금조달력을 내세워 공략하면 시장을 어느정도 내줄수밖에 없다.따라서 외국 금융기관들의 시장 잠식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에 초점을 맞춰 대비책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규모와 금융기법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는 우리 금융기관들은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된다.이를 위해서는 국내 금융기관간의 자발적인 인수·합병(M&A)이나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겸업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외국 금융기관과 적극적으로업무제휴를 하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그래야 국내 금융기관의 최대 약점인 재무구조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있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마케팅 및 위험관리 기법을 조속히 도입하는 것도 빼놓을수 없다.우리 은행들은 과거 위험관리 측면을 도외시한 채 여신을 무분별하게 지원함으로써 부실에 빠진 점을 반성해야 한다.이제는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최우선시하는 경영원칙을세워야 할 것이다.금융기관 퇴출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금융시장이 완전히개방체제에 놓이면 외국 금융사에 밀려 국내 금융기관들이 퇴출당하는 일이 현실화할 것이다.경쟁력 없는 금융기관을 존속시키는 것은결국 금융산업과 국가경제에 짐이 되는 만큼 부실 금융기관 정리는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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