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아
    2026-07-09
    검색기록 지우기
  • 대출
    2026-07-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174
  • 임휘윤 ‘부당 개입’ 흔적 곳곳에

    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가 지난해 5월 긴급체포된후 하루만에 석방돼 결국 무혐의 처리까지 받은 것은 당시 서울지검장이던 임휘윤(任彙潤) 부산고검장 등 검찰 간부들의 ‘부당한 개입’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임 고검장은 22일 오후 2시 특별감찰본부(본부장 韓富煥)에 출두,8시간30분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귀가길에나선 임 고검장의 표정은 붉게 상기돼 있어 조사의 강도를짐작케 했다. 그렇다면 임 고검장은 어느 선까지 개입한 것일까.임 고검장은 이번 사건이 불거진 직후 “지난해 김태정(金泰政)전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이씨 관련 전화를 받은 뒤 3차장인지, 누군지 모르지만 ‘잘 검토해 처리하라’고 말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압력성 전화는 전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임 고검장과 이씨의 관계가 하나둘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 증폭되고 있다.임 고검장이 의심받는 정황이나 단서는 크게 3∼4가지 정도. 우선 임 고검장은 지난해 이미 이씨를 향우회 등에서 여러차례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임 고검장이 이씨와 D대학특수대학원 동문이라는 점도 두 사람의 관계를 짐작할 수있는 대목이다.임 고검장 5촌 조카가 99년부터 1년여간 이씨 계열사에 근무한 것도 밝혀졌다. 임 고검장은 특히 지난해 이씨를 긴급체포했다가 돌려보내고도 관련 내용을 검찰총장 주례 보고에서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별감찰본부는 대검 감찰부가 조사한 임양운 광주고검차장,특수2부 검사들의 진술과 이용호·여운환씨의 주장을비교 분석한 뒤 임 고검장에 대한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임 고검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변 정황으로 보아 임 고검장과 이덕선 당시 특수2부장 라인이 이용호씨석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것으로 알려졌다. 임 고검장의 처리 방향은 대체로 세갈래로 예상해 볼 수있다.▲부당한 사건 처리로 중징계하는 방안 ▲직권남용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 ▲자진 사퇴 등이다.물론 임 고검장이 이씨로부터 별도의 뇌물을 받았을 경우는 또 다르다. 임 고검장이 어떻게 처리될 지는 개입 정도가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하 검사에게 이씨를방면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시 또는 요구했다면 사법처리가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징계하는 수준에서 일단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홍환 박록삼기자 stinger@
  • [사설] 대우차 살 길 이제부터다

    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채권단과 미국 제너럴 모터스의협상이 타결에 가까워졌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앞으로 큰돌발요인 없이 대우차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돼 경제의 큰짐이 덜어지길 우리는 기대한다.정부도 대우차 인수에 필요한 감세조치를 통해 대우차의 조기 매각을 도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합의된 매각 조건은 GM이 10억달러 이상의 대금을 지불하고 부평공장과 대우자판을 제외한 다른 공장들을인수하는 등의 내용이라고 한다.부평공장은 GM이 최장 6년간 위탁경영한 후에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으로 알려졌다.일단 채권단 주변에서는 이런 합의내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소식이다.매각대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커진데다 부평공장의 고용이 유지되고 위탁경영으로 생산량이확보된 점이 고무적이라고 한다. 우리는 최종 타결 전에 흘러나온 잠정 합의사항에 가타부타할 생각은 없다.다만 이제 대우차의 새 주인은 외국회사로 거의 굳어지고 있다.이에 맞춰 무엇보다 대우차 협력업체들과 임직원들이 변해야 한다.대우차 매각은 정상화의 끝이 아니며 시작에 불과하다.모든 면에서 대주주인 외국기업이 이해할 만한 국제기준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8일 213개 대우차 협력업체들이 부품공급을 중단,이날 하룻동안 주요 공장이 일시 가동을 멈춘사태는 앞으로 대우차가 제대로 정상화될지 우려를 갖게 한다.물론 부실화된 대우차에서 받지 못한 납품대금을 인수예정자로 등장한 GM으로부터 받게 해달라는 그들의 사정을 듣고 보면 딱하긴 하다.그러나 원래 법정관리로 들어가면 모든 채권이 묶이는 법이다.그동안 채권단이 협력업체들에게밀린 채권 중 일부를 특별 변제해준 점을 감안할 때 협력업체들이 나머지 대금도 변제해달라고 요구하며 부품 공급을중단한 행동은 지나치다. 앞으로 부평공장 근로자들의 행동도 중요하다.이번 대우차인수 협상에서 생산량의 30%에 달하는 부평공장을 GM이 당장 인수하길 한사코 거부하고 최장 6년간 위탁경영 후 사정을 보아가며 인수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은 무엇보다 강성노조를 우려한 때문으로 알려졌다.심각한 노사분규가 해결되지 않아 GM이 인수를 거부한다면 부평공장의 회생은 어려워진다. 대우차 임직원과 부품 공급 협력업체들은 공이 자신들의손으로 넘어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협력업체와 임직원의 단합과 노력이 있어야 대우차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또채권단은 GM과의 매각 양해각서가 과거 포드자동차 때처럼막판에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마지막 협상에 신경쓰길 바란다.
  • 남궁진 신임 문화부장관 일문일답

    “문화 산업은 순수 예술과 긴밀히 연결돼야 한다.디지털과 연계해 향후 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19일 취임직후 기자들과 만난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은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원칙론을 강조하는 선에서 취임 소감을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21세기를 ‘후기 산업사회’ 혹은 ‘고도 산업사회’라고 한다.그 핵심은 문화 예술이다.대통령이 문화산업을 강조하고,문화부가 문화콘텐츠 산업을 키우는 것도같은 맥락이다.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전통과 현대산업의조화가 필요하다.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당면 과제는:우선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잘 치르는일이다.그리고 문화콘텐츠 산업의 목적과 방향 설정,건전한청소년 문화육성 등 많은 일이 놓여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통령 당부는:“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는 원칙에 걸맞게 문화중흥의 기틀 마련에 혼신의 힘을 다하라”고 격려하셨다. ■장관 임기가 짧지 않나:세속의 잣대로는 짧다고 말할 수있지만 절대가치의 측면에서는 다르게 보아야 한다.그 기간동안 무슨 일을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지사 출마설은:과대평가해줘서 고맙다. 문화와 관광은사랑하지만 총체적 행정(도지사)에는 매력을 못느낀다.무엇보다 민주당에는 훌륭한 인재가 많다.임창렬 현 지사도 개인적 불운이 겹쳤으나 훌륭한 능력을 갖고 있다.나는 그 반열에서 얘기될 사람이 아니다.문화 예술을 좋아하는 진면목을 보여주겠다. ■문화 취미는:자동차 속에서나 여가시간에 과거 학창시절읽었던 문학작품을 다시 읽는 걸 좋아한다.최근에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다.나라를 보는 시각이 꼬여있고 패배주의적 경향이 짙은 요즘에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의 자세는 많은 느낌을 준다.이 나라 문화예술인도 그런 역할을 해야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내년시행 우리사주신탁 방안/ 사원 출연 年240만원 소득공제

    기업이 종업원에게 주는 성과급을 자기 회사의 주식으로나눠주는 ‘우리사주신탁제도(ESOP)’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종업원이 우리사주신탁에 현금출연하면 연간 240만원 범위에서 전액 소득공제를 해주며,기업은 출연금을 전액 손비로 인정해준다. 재정경제부는 1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우리사주신탁제도 도입방안을 내년 1월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신탁제도란=기업과 종업원이 공동으로 출연해펀드를 조성하고 이 펀드로 자사주를 취득한 후 이를 종업원에게 나눠주는 제도다. 미국은 퇴직금제도의 일환으로 운용하고 있지만,우리는 성과급 지급수단으로 도입키로 했다.종업원 이외에 기업도함께 출연한다는 점이 현행 우리사주조합제도와 다르다. ●기대효과=회사로서는 성과급으로 현금 대신 자사주를 주기 때문에 부담을 덜 수 있고 출연금에 대해서는 손비인정을 받는다.기업의 자사주 또는 현금출연이 모두 손비로 인정되며 대주주가 출연하는 경우,개인은 소득금액의 10%한도,법인은 5% 한도 내에서 손비로 인정한다.포철 등 자사주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상=상장·비상장 법인을 망라한 모든 법인이다.채택여부는 노사간 합의로 결정된다.가입 대상자는 일용직을 제외한 종업원이다.증권거래법상 소액주주 이상의 주주와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임원은 제외된다. ●어떻게 운용되나=기업이 자사주를 직접 내놓거나 현금을무상출연하고 종업원도 자기자금을 출연하는 방식이다. 기업출연분은 3년에서 7년 범위 내에서 노사가 합의해 배정하고 종업원 출연분은 취득과 동시에 배정된다.종업원이배정받은 주식을 3년 이내에 인출할 경우 인출시점에 근로소득으로 정상과세하고 배정후 3년 이후에 주식을 인출 할때는 소득세 최저세율인 9%의 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종업원 계정에 배정된 이후 1년 이상 보유한 주식에 대한 배당소득은 액면가 5,000만원(2004년 이후 1,800만원)한도에서비과세된다. ●A씨의 사례=종업원 A씨가 3년간 매년 240만원씩 출연해720주(주당 1만원)를 취득했고,회사도 자사주 780주를 매입,A씨에게 상여금으로 줬다.A씨가 배정받은 주식은 모두1,500주(취득가액 1,500만원).이를 5년간 갖고 있다가 전부 인출한 경우를 가정해보자. 출연 단계에서 A씨는 연말정산때 매년 240만원을 과세대상 소득에서 빼준다.회사도 출연금 780만원에 대해 손비로처리할 수 있다. 인출 단계에서 소득이 생긴 것으로 보아 소득세를 물리는데 보유기간이 3년을 넘기 때문에 소득세 최저세율(9%)이적용된다.A씨는 소득세로 135만원(1,500만원X9%)만 내면된다.보유기간에 생긴 배당소득은 액면가 5,000만원 이내와 1년이상 보유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므로 비과세 된다. 김성수기자 sskim@
  •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귀국독주회

    장영주,장한나에 이어 한국 음악계를 빛낼 또 한명의 천재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16)가 21일오후8시 LG아트센터에서 내한독주회를 갖는다. 이유라는 지난해 12월 금호리사이틀홀에서 한차례 공연을가졌지만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배. 4살때 바이올린을 시작,1년만에 신문사 주최 콩쿠르에서우승했고 10살때는 미도리,장영주 등이 소속된 세계굴지의공연기획사 ICM과 ‘최연소’ 계약을 맺었다. 12살때 독일 ZDF방송국의 ‘천재신드롬’ 다큐멘터리에 벤게로프,키신 등과 함께 천재군단의 대표주자로 소개되기도했다. 병리학과 교수인 아버지와 고교교사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9살때 미국 줄리아드음대 예비학교로 유학을 떠나 세계 바이올린계의 대모 도로시 딜레이와 강효교수 문하에서 수학했다.딜레이로부터 “다른 사람에게서영향받지 않은 독자적인 연주를 한다.여러 신동들을 보아왔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한 개성을 갖고 있다”는 칭찬도 들었다. 지난해 슬래트킨이 지휘하는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와 협연하며 성공적으로 카네기홀 무대에 데뷔했고 올해 음악명문인 인디애나음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내한공연에선 고전시대 작곡가의 곡부터 몇년전에 죽은 슈니트케의 곡 등을 다앙하게 연주할 예정. 로버트 쾨닉의 피아노 반주로 모차르트 ‘소나타 1번’,베토벤 ‘크로이처 소나타’,라벨 ‘소나타’,슈니트케 ‘파가니니’,왁스만 ‘카르멘 환상곡’을 들려준다.R석 30,000원,S석 20,000원,A석 10,000원.(02)2005-0114허윤주기자 rara@
  • 취업 기상도/ 평생직장시대는 지났다

    32세의 미국 근로자들은 직장을 평균 9번 옮긴다고 한다. 그러나 직장을 옮기는 것조차도 능력의 평가 기준이 되고있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이직은 몸값을 올리는데 큰 득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이 원해서 옮기는 경우는 드물기도 하거니와 이직은‘배신'이라는 암묵적인 문화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러나 이미 대세는 미국 노동부 장관의 언급처럼 한 직장에서한 가지 경력이나 기술로 버티던 때는 지났다고 보아야 할것 같다. 재계 1위인 삼성마저 대규모 감원을 계획할 정도로 인력감축의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미국은 말할 것도 없이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의 대명사였던 일본마저도 대규모 감원바람이 불 정도로 전세계적인 불황의 늪은 깊어가고 있다. 이처럼 구조조정이 상시화되는 노동시장에서는 “어떤 직장에 다니느냐 보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시대가 되었다는 ‘고휴먼 엔지니어링’ 고재익 사장의 말처럼 이제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은 바뀌어 가고 있다. 당장의 취업이 어렵다지만 자신의 적성에 가장잘 맞으며평생의 업으로 삼을 만한 직업을 찾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해야할 것 같다. 변화하는 사회에서 위기를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아무리 경기가 안좋다고는 하지만 번성하는 직업은 있게 마련이며,경기는 장기적으로 불황과 호황을 넘나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회사에서 재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적성과 능력 등을 진단하는 퇴직프로그램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IMF체제 일방적인 인력감축이 퇴직자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악영향을미쳤던 후유증을 경험한 탓이기도 하다. 재무관리 전문가가 되기 위해 벤처와 금융권을 두루 거치고 있는 A씨는 “당장의 금전적인 보상이 없더라도 경력에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력을 쌓고 있다”면서 “직업에도관리전략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달라진 인력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취업뿐만 아니라 전직에도 철저한 계획이 필요해진 것이다. 오선희 ㈜휴코어 이사
  • [매체비평] 보험료때문에 불방 ‘열린채널’

    ***KBS서 보호장치 마련해야 그렇지 않아도 중세 성의 거대한 대문처럼 묵직하게 닫혀있던 KBS의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열린 채널’이 이번에는 때아닌 손해보험 문제로 다시 꼭 닫혔다.아마도 대부분의 일반시민들은 방송프로그램이 보험문제 때문에 방송이 되지 못했다고 하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저간의 사정은 이렇다.KBS 1TV는 9월1일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제작한 ‘농가부채특별법 그 후…’라는 프로그램이 손해배상보험을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송을 취소했다.KBS 측은 이 프로그램이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방송이 나간 후 프로그램과관련하여 손해배상 소송 등 다툼의 소지가 있다면서 그 위험에 대비한 보험가입을 요구했다.반면 전국농민회 측은 보험가입 절차가 복잡하고,보험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보험가입을 하지 않았다.결국 해당 프로그램은 불방되었다.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은 한국의 방송법과 제도가 민주적이고 선진적이라는 것을 드러내 주는 규정이다.KBS는 방송법에따라 지난해 11월부터 정규방송시간에 매주 30분씩 시청자참여프로그램 방송시간을 편성했다. 그러나 지난 5월에야 ’호주제 폐지‘를 다룬 첫 프로그램이 나간 이후,‘신문개혁’,‘외국인 노동허가’,‘정신대 국제법정’ 까지 겨우 4개의 프로그램이 방송된 데 그쳤다.열린 채널은 처음부터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프로그램 제작책임을 제작주체(시민단체)가 진다면 그와 관련하여 발생할지 모르는 소송에 대비한 손해보험은 당연히 제작주체가 자신의 예산으로 져야 한다.그것은 민주사회의 대원칙인 자기행위에 대한 자기책임의 원칙을 지키는것이다.방송사의 관점에서는 그렇게 해야 시민단체들이 좀더 책임있고 신중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와 관련된 보험료가 가난한 시민단체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비싸다.수백만원이라는 보험료를감당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면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은 시민단체들에게는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보험가입이 불필요하도록 프로그램이 제작·관리되는 것이바람직하지만,꼭 그렇게할 수는 없다.보호장치나 충격 완화장치가 필요하다.보호장치는 방송위원회나 KBS가 마련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방송법상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지원하고관리할 책임이 있는 방송위원회는 당연한 책임주체이다.방송위원회는 향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에 어떻게 관계하고,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서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이 경우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제작지원비에 액수를 늘려 보험료 부분을 별도로 추가해서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겠다.좀더 근본적인 것은 국민의 방송인 KBS의 문제다.시청자참여프로그램은 방송사의 시각이 아니라 시청자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한다.서툰 솜씨지만 거기에는 진솔한 시민의 목소리가,주류언론매체들에서 미처 알지 못하거나 실천하지 못했던 시민의 관점들이 녹아 있다.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요,담긴 메시지임을 인정해야 한다. KBS는 시청자프로그램을 거부하지 말고 최대한 도와야 한다.예산편성시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운영경비항목을 별도로편성하여 지원하고,보험이 필요하면 그 보험료까지 포괄적으로 감당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KBS의 다른 자체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보험을 든다면 그에덧붙여 시청자참여프로그램 몫까지 들어두는 방안도 고려할만하다.KBS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본질적 의미를 정확하게 바라보고,그에 대하여 겸허한 자세로 다가가야만 한다. ▲류한호 광주대 교수·언론학
  • [대한광장] 40대남자의 눈물

    가을 밤은 모든 것이 너무 선명하다.풀섶에서 들려오는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그렇고,높은 하늘에 떠 있는 별이 또한그렇다.눈을 감지만 어둠은 쉬이 눈가를 덮지 못한다.감은눈 사이로 별의 선명한 빛살과 벌레들의 서럽도록 투명한 울음소리는 끊이지 않고 밀려와 나를 거울처럼 비춘다. 가을 밤에는 자신을 숨길 수가 없다.모든 허세와 위선도 가을 밤 앞에서는 부질없는 짓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살지 못한 사람들은 가을 밤에는 모두가 외롭다.그 외로움이 문득 삶의 의미를 묻게 한다.일상과 허세에 가렸던 삶의 진실이 외로움으로 선명히 드러날 때 누구나 갑자기 자신이 낯설어진다.늘상 보아왔고,언제나 느껴왔던 내가 자신이 아닌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 저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공허한 울림은 존재의 의미를 묻는 화두가 된다. 나는 내 자신에게 묻는다.얼마나 순결한 삶을 살아 왔느냐고.그 물음 앞에서 나는 커다란 외로움을 만난다.나는 명확한 물음 앞에서 대답을 할 수가 없다.부끄럽다.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진리의 길을 걷는종교인으로서 그 물음 앞에서나는 한없이 부끄럽다.내가 걸어온 길과 세월들은 내게 아무런 대답도 건네지 못한다.그것은 무력할 뿐이다.내가 올리는 매일의 기도와 참회 속에서도 나는 진실하지 못했던 것이다.삶의 내용이 되지 못한 기도와 참회는 이 밤 나를 더욱더외롭게 한다. 얼마 전 나는 40대 남자의 눈물을 보았다.늦은 밤에 찾아와 울먹이며 되뇌이는 그의 고백을 들으며 삶은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그 의미를 반드시 묻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실패한 사회인이었다.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은 모험을 강행했다.하지만 세상은 그의모험에 답하지 않았다.그는 번번이 실패했고 주변의 사람들은 하나 둘 그를 떠나기 시작했다.사람들이 떠나고 나서야그는 자신을 바라볼 수 있었다.텅 빈 자리에서 마주보는 자신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하고 유약했다.한때 그렇게 가슴 속에 넘치던 소유욕도 모두 부질없이만 보였다. 그는 외로웠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만 싶었다.그러나 그의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는 돌아가신 아버지가한없이 그리웠다.아버지가 계셨다면 마음의 커다란 위로를 얻을 것만같았다.부재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마침내 그의 눈에 눈물이 되어 흘렀다. 40대 남자의 눈물 앞에서 나는 그 눈물이 정말 참회의 눈물이기를 바랐다.헛된 욕망과 기대를 지우고 가난하지만 투명한 삶의 자리를 닦는 눈물이기를 기대했다.더이상 욕망 속에서 시행착오를 하지 않고,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며 작은 것에 만족하는 소욕지족의 눈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모든 것을 잃고서야 비로소 삶의 질문과 만난 것이다. 그의 대답은 눈물이었다.40여년의 세월이 그에게 남긴 대답은 눈물뿐이었다.그것은 그의 삶이 진실을 잃고 배회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두려움과 유약함의 눈물.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눈물은 삶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었다. 그가 돌아가고 나서 나는 어떠한 대답을 갖고 있는가 돌아보았다.아직은 아무런 대답도 갖고 있지 않다.문득 만나는삶의 질문 앞에서 나도 역시 침묵할 뿐이다.그러나 불안하고 유약한 눈물로 대답을 대신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살아가는 것은 삶의 질문에 답하기 위한 긴 여정이다. 그것은 진실한 삶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지금 비록 답은 없지만 명쾌한 답을 찾으리라는 희망은 있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가야겠다.그리고 인생은 언제나 과정이라는 것을 깨우치며 좀더 느리고 더디게 살아가야겠다. 그러면 어느 날,해답은 맑은 별처럼 내게 오리라. ▲성 전 옥천암 주지
  • 2001 길섶에서/ 종자는 남겨두십시오

    농약이 없던 시절,농민들에게 가장 큰 근심거리는 벼멸구였다.이것이 들면 피땀흘려 가꾼 한 해 농사를 망쳐버리기때문이다. 벼멸구는 세벌 김을 매고 벼 꽃 피기를 기다리는 6∼7월 경에 창궐한다.벼의 밑둥에 달라 붙어 수액을빨아 먹는 바람에 벼멸구의 공격을 받은 벼는 오가리 들어성장을 멈추거나 말라죽어 버린다. 그래서 농민들은 6월이 되면 신농(神農)씨에게 “벼멸구의 해코지를 막아 주십사”고 비는 충제(蟲祭)를 지냈다. 추렴해서 마련한 제물을 차려 놓고,궂은 것은 보지도 듣지도 않은 마을사람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절을 올린 후 제관이 축문을 읽는 순서로 진행되는 충제가 지금도 마을 축제로 남아 있는 곳이 더러 있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몹쓸 벌레를 물리쳐 달라고 빌면서도 “그 종자는 남겨 두십시오(滅後遺種)”라는 말을 잊지않았다. 벼멸구일망정 멸종만은 피했던 것이다.이 공생사상이야말로 인종청소 등 피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지구촌에서 새겨 보아야 할 정신인 듯싶다. 김재성 논설위원
  • 美테러 대참사/ 3대 미스터리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11일 미정부는 배후세력으로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44)을 지목,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 백만장자 출신의 회교 근본주의자로 스스로 ‘현대판 이슬람 십자군’임을 자처해왔다.1998년 224명의 사망자를 낸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폭탄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미 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의 보호 아래 여전히 반미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초기에 나타난 징후들로 보아 빈 라덴과 관련된 개인들이나 그의 자금 지원과 지휘를 받는 과격 테러조직 알-카에다(Al-Qaeda)가 이번공격에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상원 법사위원인 오린 해치 의원도 “이번 사건이 마치 빈 라덴의 서명을 받아 자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탈레반 정권의 부인에도 불구,테러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에서 나타난 예상치 못한 수준의 치밀함과 조정력,그리고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인물은 그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본인 스스로 ‘미국의 적’임을 자처하고 극도의 반미 감정,광신적 종교신념,그리고 수천명의 추종자를 갖고 있기때문이다.이번 공격은 또 미 대사관 폭탄테러의 사주 혐의에 대한 그의 궐석재판 예정일인 12일 하루 전에,그것도 재판을 심리할 법정 인근에서 발생했다.3주 전 그의 추종자들이 전 미국에 대한 “사상 초유의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계획”임을 경고했다는 점 등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있다. 그와 함께 이란 이라크 리비아 등 중동국가,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DFLP)이나 하마스 등 과격 회교단체들도 배후로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FBI는 이들은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테러 집단이 워싱턴과 뉴욕을 공격한 것은 미국과 전쟁을시작한 것과 같다.1995년 세계무역센터 테러 당시 범인들은쌍둥이 빌딩을 도미노식으로 무너뜨려 약 25만명을 사망하게 함으로써 미국인들에게 그들이 전쟁상태에 있음을 알리려고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또 뉴욕주는 주 인구의 11%가유대계 미국인으로 과격회교단체의 ‘미국에 대한 피의 보복’과 연결시킬 수 있는 근거다. 이동미기자 eyes@
  • 레알 마드리드 적지서 첫승

    [로마 AP AFP 연합]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이 유럽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승을 올렸다.그러나 설기현이뛴 안더레흐트(벨기에)는 첫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9번째 우승을 노리는 레알 마드리드는 12일 로마에서 열린 본선 1라운드 A조 1차전에서 루이스 피구의 1골-1도움을업고 AS 로마(이탈리아)를 2-1로 꺾었다.같은 조의 안더레흐트는 모스크바에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러시아)와 1-1로 비겼다.설기현은 종료 3분전 교체투입돼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C조에서는 파나티나이코스(그리스)가 샬케04(독일)를 2-0,마요르카(스페인)는 아스날(잉글랜드)을 1-0으로 꺾었다. D조의 갈라타사라이(터키)는 라치오(이탈리아)를 1-0,낭트(프랑스)는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을 4-1로 눌렀고 B조의 리버풀(잉글랜드)과 보아비스타(포르투갈)는 1-1,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 ‘다섯하늘과… 이별’비운의 임금 단종의 슬픈사랑

    지난 18년간 줄곧 배우로만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만나왔던연극배우협회회장 김금지가 극단 김금지를 창단,첫 작품 ‘다섯 하늘과 네 구름 동안의 이별’을 오는 19일부터 10월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김금지가 쓴 희곡을 송윤석이 각색·연출한 ‘다섯…’은 숙부에 의해 일찍 생을 마감해야 했던 단종의 처연한 사랑을다룬 연극.단종과 단종비,단종비를 사랑했던 무관과 단종을사랑한 궁녀가 여자와 남자,동생과 동생의 소년으로 환생해엇갈리는 사랑을 계속 만들어가는 내용이다. 꿈과 환상에 시달리는 단종비의 환생녀와 그녀의 동생 친구의 몸에 빙의되어 환생녀에게 다가가는 단종,여자의 동생으로 태어난 궁녀 등 현재 인물과 과거 인물의 얽히고 설킨 관계가 마리오네뜨 연기로 표현된다. 전문적인 조종술에 안무가 곁들여진 미마리오네뜨 연기가 볼만하다. 김금지의 첫 희곡작품이란 점 말고도 주연배우 이남희의 연기변신도 주목할만한 대상. ‘미친 키스’와 ‘남자충동’‘오이디푸스,그것은 인간’에서 강한 힘과 카리스마를 과시했던 이남희의 더욱 성숙한 연기를 볼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김금지는 “실력이 있더라도 제한된 여건 탓에 빛을 보지 못하는 젊고 유능한 연출가들을 숱하게 보아왔다”면서 “이같은 알려지지 않은 연극인들에게 무대를 마련해주는데 극단운용의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순항 쉽지 않은 ‘한광옥號’

    ■민주 새체제 출범과 과제. 출범 단계에서부터 일대 홍역을 치른 민주당 ‘한광옥(韓光玉)대표 체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본연의 과제에다 ‘당 화합’이라는 쉽지 않은 숙제를 안고 10일 출범했다. ‘한광옥 호(號)’는 따라서 당분간 대야 관계 복원이란숙제를 미루고 당내 소장 및 개혁 중진의원들과 일부 최고위원들을 껴안고 다독거리는 작업에 주력할 것 같다.실제한 대표 입성에 대한 반발파들은 여전히 쇄신 요구를 접지않은 채 시선이 냉랭하다. 특히 한 대표 체제 출범과 이한동(李漢東)총리 유임과정에서 더욱 싸늘하게 식어버린 민심을 수습하는 것은 한 대표가 풀어야 할 난제 중의 난제다.출범을 전후해 한 대표 체제가 직면한 안팎의 여건이 어느 때보다 험난하다는 얘기다. 한 대표는 당내 불만 수습의 일차적 조치로 11일께로 예상되는 후속 당직인선을 충분히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래도 인재의 적재적소 원칙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그는 또 최근 한화갑(韓和甲)·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측이 극심한 대립을 보였고,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도 계파쇄신 요구를 접지 않고 있어 대선주자 진영 상호간 갈등과 의심의 시선을 잠재우는 게 급선무다.특히 자신이 동교동계구파의 지원을 업고 이인제 위원을 지원할 것이란 의구심도불식시켜야 할 과제다. 길게 보아 한 대표 자신이 ‘대권 꿈’을 조금이라도 비칠경우 여권은 격렬한 권력 투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한 대표는 대권경쟁 가도의 공정성 유지와 경선 등에서의 불편부당을 다짐하는 데 ‘일단’ 주력할 것 같다. 이와 함께 ‘신 여소야대’ 정국의 조성으로 한나라당이제1당이 된 상황에서 대야관계 복원을 위해 한 대표가 특유의 조정력과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향후 정국순항의관건이다. 이춘규기자 taein@. ■대표 인준 당무회의 안팎. 한광옥(韓光玉) 대표 지명자의 인준문제를 논의한 민주당의 10일 당무회의가 진통 끝에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날 토론 과정에서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은 청와대 비서실에 직격탄을 날렸다.그는 시중 여론을 전달하는형식을 빌려 일부 수석비서관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이는 이상주(李相周)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과정에 특정 수석이 개입했음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향후 당·청간갈등이 재연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 의장은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미 힘이 없다고 한다.청와대의 힘이 이미 비공식화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면서“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이번 일을 초래한청와대 수석비서진을 (전면)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이어 “국민적 여망은 당·정·청이 일신되는 것이었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정과 청은 별 말이 안나오는데 당만 곤욕을치르고 있다.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무회의는 위원들간 격론으로 간간이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흘러나오는 등 냉랭한 분위기 속에 2시간30여분동안 진행됐다. 먼저 조순형(趙舜衡) 위원은 “이번 당정개편은 당원과 국민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대통령에게 재고를 요청해야 한다”며 인준처리 연기를 요구했다.신기남(辛基南)·천정배(千正培)위원 등이 이에 가세,최고위원회에서의 재논의를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은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당내 이견이 있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동교동계 ‘핵심’인 김옥두(金玉斗) 위원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차질을 초래한다”며 인준안 통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이를 받아 만장일치로 인준처리를하려고 하자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이 제지에 나섰다.이에 김 대표가 인준연기에 찬성하는 위원의 거수를 요구하자김 위원을 비롯, 정동영(鄭東泳)·정대철(鄭大哲)·조순형·신기남·천정배 위원 등 6명이 손을 들었다.그러나 김경재(金景梓) 위원이 연기의견이 소수임을 지적,철회를 요구하자 김 최고위원은 “당무회의의 결정을 따르겠다”며 퇴장했다. 이종락 홍원상기자 jrlee@
  • [대한광장] 변화를 희망의 기회로

    우리는 지금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기적 변화의 격동기에 살고 있다.국제적으로는 세계화와 정보화,국내적으로는 민주주의와 남북 화해협력의 격랑 속에 있다.이러한변화의 물결은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IMF경제위기의 처참한 아픔을 겪고도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 사로잡혀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아귀다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희망의 기회로 만들지 못하고다시금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세기적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유럽연합만 보더라도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초월해서 하나의 경제국가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고 더나아가 단일 정치공동체로서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선진국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는 정파를 초월해서 국가를 먼저 생각한다.우리는 작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이런 모습을잘 보았다.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힘이 어디에 있는가를똑똑히 알게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을 세계적으로사고하지 않으면 안된다.특히 남한만의 사고에서 남·북한을 아우르는 사고,서구만의 사고에서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3·4세계를 아우르는 사고,자본주의만의 사고에서 사회주의를 아우르는 제3의 길과 같은 사고가 필요하다.우리는 지난 100년을 일제식민지배,분단,전쟁,군사독재 등으로 왜곡된 역사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우리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나 세계를 인식하는것에서 너무 편협한 경우가 많다. 현재 새삼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이념적 갈등도 이런 편협성에서 비롯된다고 본다.우리는 공산주의를 사상적으로 자유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6·25전쟁과 군사독재의 정치적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서만 알고 있기 때문에 공산주의에 대한 흑백 콤플렉스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북한을 비롯해 한두나라를 제외하고 공산주의 국가들은 이미 세계에서 사라졌다.공산주의이론의 이상과 체제의 현실이 달랐기 때문에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북한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이미 중국도 러시아도 변하고 있지 않은가.그것도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있다.그러므로 진보든 보수든 과거의 공산주의 족쇄에서 벗어나야 한다.보수와 진보라는 과거의 이분법도 달라져야 한다.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우리는 세계와 경쟁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이제는 모든 것을 세계와 경쟁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민경제,민족경제의 울타리가 없어졌다.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서민경제는 중소 유통업이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대형 할인 유통산업이 전국 곳곳에생기면서 중소유통업이 경쟁력을 잃고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서민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그러므로 경제에 대한발상을 바꿔야 한다.정보화와 네트워크에 의한 새로운 시장경제적 발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시장의 세계화는 새로운 기회이면서도 더욱 약자를희생시키는 악마적 속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악마적인것을 이기는 새로운 협력체제도 만들어야 한다. 산업사회는제로섬 게임의 사회였지만 정보 네트워크 사회는 나와 네가서로 이기며 사는 윈-윈(win-win) 게임의 사회이기 때문에이점을 잘 살리는 윈-윈의 사고와 사회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민주국가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이기주의를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민주주의란 미명하에 이기주의가 너무 극심하게 만연되고 있다.민주주의의 꽃이라는지방자치제가 지역이기주의로 왜곡되고 있다.법과 원칙을무시한 개인,집단,지역,계층,세대간의 이기적 갈등이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향수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민주주의를 말하면서 권위주의적인 이율배반의 모순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민주적으로 생각하고생활하는 새로운 민주적 삶의 변화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결론적으로 우리는 세계의 변화를 바로 인식하고 한발앞서 능동적으로 변화할 때만이 희망이 있다. 김성재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 [사설] 北·中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3일과 4일 평양에서 두차례 북·중정상회담을 갖고 우호협력 관계를 확인했다.북한은 지난달 북·러정상회담에 이어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전통적인 우방국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지원을 약속받았다.특히 북한과중국은 남북대화 재개와 북·미, 북·일 관계개선에 대해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했으며 장 국가주석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북한이 우방들과의 유대를 확인한 데 이어 한반도의 안정을 위한 남북대화 및 북·미관계개선에 어떤 자세로 나올 것인가 하는 문제다. 북한은 남북 및 북·미 대화에 앞서 우방국들과의 정상외교로 정지작업을 마무리한 것을 바탕으로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마침 북한이 일방적으로 6개월간 중단했던남북당국간 대화재개를 요청했고 남한 정부도 조만간 장관급회담을 재개하자고 화답할 예정이다.하루빨리 만나서 현안들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남북대화에 즈음해 북한은 주변정세에도 눈을 돌려 무엇이 한반도 안정과 민족의 진로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따져보아야 한다.북·러,북·중정상회담이 열린 데 이어 오는10월에는 한·미정상회담과 미·중정상회담 등이 예정되어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정책과 이해가 조율되는 외교가 숨가쁘게 펼쳐지는 것이다.미국은 동북아 주도권을 놓고 중국과 이해관계를 저울질하고 있으며,중국도북한에 대한 영향력 등을 내세우며 협상력을 강화시키려하고 있다.장 국가주석의 북한방문도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대미협상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저울질하며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북한도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인 남북관계 개선에 중심축을 놓고 북·미대화나 우방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실리외교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뉴스는 많아도 핵심은 없다

    우리 신문을 아무리 읽어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또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이 때외국의 유명 저널에 난 한국 관련기사를 읽으면 ‘아 그런것이구나’ 하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얼마전 영국의 유명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의 한국관련 기사도 그 중의 하나이다.대한매일은 ‘멈춘 개혁,휘청거리는 경제’라는 이름으로 재인용 보도했다.필자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한국경제가처한 오늘날의 위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커다란 윤곽을 그릴수 있었다. 필자가 왜 그렇게 느꼈을까? 그것은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사가 자세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기사의 양만 하더라도 우리 신문이 이 문제에 관해 보도한 양이 훨씬 많다.그것은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는 짧지만 한국경제의 문제를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파이낸셜 타임스의 기사를 그대로 인용해 보자.“이 논쟁의 중심은 대우자동차의 절반의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는 부평공장 처리. GM은 유지비용이많이 드는 공장은 매입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수천 명노동자의 실직을 염려한 한국 정부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GM이 한국자동차 산업과 제조업 향상에 기여할 것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과연 우리 언론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반문하고 싶다. 필자가 파악하기로는 대우차 부평공장은 자동차 공장으로서 경쟁력을 이미 잃었다고 본다. 대우차 근로자의 절반이일하고 있지만 장비가 노후해서 생산성이 떨어지고,인접항만도 없어서 물류비용도 많이 든다. 미국의 경우 이런 공장은 예외 없이 문을 닫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우리 언론은 GM이 보다 싼 가격으로 대우자동차를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질질 끌고 있는 식으로 보도하는데익숙해 있다.대한매일의 기자들도 이런 의식에 함몰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아니면 근로자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지.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를 다시 들여다 보자.“대우자동차의 경우 시장조건은 점점 악화되고 있을 뿐이다.국내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7%에서 올 상반기 12%로 급격히 떨어졌다. 은행이 이를 지탱하는 데만 매달 1억 달러(한화 1,280여억원)가소요된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우리의 선택은 더욱 분명해진다.지금까지 대우차에 쏟아 부은 돈이 아깝긴하지만 더 이상 우리 국민이 손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마치놀음판에서 본전 생각이 나서 자꾸만 판돈을 늘리지만 계속잃고 있는 사태와 비유된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기사의결론은 다음과 같다.“힘들게 얻어낸 개혁지향적인 시장경제라는 국제적 명성을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한국 정부가 파산위기에 처한 기업을 시장원리에 따라 파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그 곳에 투자하는 것은 자본파괴 행위다.이를 지켜보는 투자자들이 과연 이런 환경에 투자하겠는가”오늘날 주가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을 명쾌하게 말해 주는 대목이다.왜 우리 언론은 이런 것을 정확히집어내지 못하는가.언론인의 어설픈 사회정의 탓일까. 아니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기자들이 큰 틀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탓일까? [김정탁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장]
  • 답답한 정치/ 해임안 표분석·전망

    한나라당이 1일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 보고하기로 함에 따라 해임안의 표결 가능성이높아지고 있다. 31일 여야 3당 총무회담에서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정기국회 개원일인 1일 해임안을 보고하고 3일 처리하겠다”는 뜻을 민주당에 전달했다.이에 앞서 이재오총무와 사전협의를 마친 자민련 이완구(李完九) 총무도 이에 동의했다.반면 민주당 이상수 총무는 5일 보고 뒤 8일추경안과 함께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해임안 보고 절차= 해임안은 국회법에 따라 발의자가 보고하지 말 것을 요청하지 않는 한 본회의 개회와 함께 자동 보고된다.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도 이날 “본회의가소집되면 한나라당의 보류 요구가 없는 한 해임안을 보고하겠다”고 밝혔다.다만 1일 개회식 이후 1차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때는 원천적으로 보고를 할 수 없게 된다.‘회기 결정의 건’을 결정하는 1차 본회의는 교섭단체간 협의사항으로 여야 합의가 없으면 소집되지 않을 수도 있다. ●표 분석= 일단 표결에 들어가면 가결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전체의석 271석 가운데 136석만 찬성표를 던지면해임안은 통과된다.산술적으로는 한나라당 132석에 자민련이나 군소정당·무소속 등에서 4석만 보태면 된다.비록 한나라당에서 이탈표가 나온다하더라도 자민련의 강경한 태도로 보아 찬성표는 충분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자 동맹= 한나라당 이재오 자민련 이완구 총무는 3당 회담에 앞서 단독 회동을 갖고 양당간 공조를 다졌다.여기서 이 총무는 “1일 해임안을 보고하고 3일 처리하려는한나라당의 계획에 동의하겠다”고 약속했다.일각에서 국회법 문제도 거론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으나 두총무는 이를 부인했다. ●각당 표 단속=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오후 곧바로 이탈표 점검에 들어갔다.한나라당은 급히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이탈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에 대해 1대1 면담에 들어갔다.민주당 이상수 총무는 자민련 이완구 총무에게 협조를거듭 촉구하는 한편 3일 본회의에서의 표결을 무산시키는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 여권이 해임안에 대해정면 돌파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끝까지 밀고나갈지는 미지수다.여야 합의가 안될경우 표 대결은 어려워진다.사회권을 쥔 이 의장이 그간여야 합의가 없을 때는 의사봉을 잡지않는 원칙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이지운 홍원상기자 jj@
  • [데스크칼럼] 맷돌에 붙어있는 비밀

    북한의 붕괴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됐던 7∼8년전 미국의 한 대학에서 북한의 운명을 점쳐보려는 세미나가열렸다.미국에서 내로라 하는 한반도 정세분석가들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도 군장성과 민간 학자들이 멀리 미국까지 왔다. 세미나 끝무렵 희한하게도 미국인들 앞에서 한국인들끼리얼굴을 붉히는 사태가 발생했다.발단은 한국군장성이 민간학자의 발언이 끝나자 “뭘 모르고 하시는 말씀인데…”라고말을 꺼낸 데 있었다.그러자 한국학자는 벌컥 화를 내며 이렇게 쏘아붙였다.“언제 뭘 제대로 알려준 적이 있느냐,그러고 나서 모른다고 해야지.” 지금은 달라졌지만 우리 안보관련 학자들이 한때 외국에서‘무식쟁이’로 전락하는 일이 가끔 있었다.모든 것을 다 비밀에 부치려는 관료적 속성 탓이었다. 최근 8·15평양 민족통일축전 남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북했던 강정구 동국대 교수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구속됐다. 검찰은 구속 이유를 크게 세가지로 꼽은 것으로 전해진다. 평양 만경대의 방문록에 “만경대정신”이란 글을 남겼고,몇달전 대학에서 주체사상 강연회를 열었으며,몇권의 ‘이적표현물’을 갖고 있었다는 점 등이다.검찰이 문제시한 서적은북한 노동당 중앙위의 노동신문 편철,김일성 선집 등 북한출판물과 그의 저서 등이다.한마디로 ‘금서’를 보고 전파하고 거기다 고무,찬양까지 했다는 것이다. 요즘 국내에는 몇년사이 대학(원)의 북한학과가 부쩍 늘었다.분단 50여년만에 비로소 북한을 실증적으로 바라보아야한다는 당위성이 ‘수용’된 덕분이다.북한학과 학생들은 이른바 ‘이적표현물’인 김일성선집이나 김정일이 썼다는 문건들을 항상 들춰본다.이들중 취급인가를 받은 학생도 제법있지만,없는 학생이 대다수다. 이번 강정구 교수의 구속영장에 기재된 ‘이적표현물’ 부분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이들 북한학과 학생은 국가보안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일까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책 몇권을 갖고 있는 게 범죄형성요건의일부가 되는 현실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통독의 기초를 쌓은 빌리 브란트는 30여년전“역사가 과거에서 우리를 풀어놓지 못하는맷돌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외치며 전향적인 동독정책을 제시했다.물론 이 정책은 동독을 연구하는데서부터 출발했다.만일 빌리 브란트가 살아있다면,이번 구속영장에쓰인 ‘이적표현물’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아마 그는 “독일에서 없어진 맷돌이 어떻게 한국에 와있을까”하며 혀를 찰것 같다. 비밀이나 금서는 21세기 지식사회와는 어쩐지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길거리의 뜨거운 운동’수준에 머물고 있는 북한논의를‘이성의 차가운 탁자’로 옮기고,갈등을 통합으로 전환하려 한다면,“북한원전을 보면 자칫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식의 우려를시민들에게 안겨주어서는 안된다.국가보안법의존폐여부는 차치하고,강정구 교수의 구속영장에 적시돼야 할 사항은 ‘전파 및 고무·찬양’이면 족하다.국가의 유일한자산이 ‘사람’이다시피 한 한국에서 사람을 우매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을 벌인다면,그야말로 국가의 안보를해치는 국가보안법 위반행위가 아닐까 싶다. ▲박재범 문화팀장
  • “공연장은 살아있다”한국형 예술경영 제시

    언제부터인가 문화정책이니 예술경영이니 하는 말이 익숙해졌다.이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학생도 늘어났고 관련 학과도 증설되는 추세다.그러나 정작 이에 대한 본격적인 해설서는 드물다.영역 자체가 모호한데다 나온 책들도 대개는 선진국의 시스템을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공연기획자 이승엽씨가 내놓은 ‘극장 경영과 공연제작’(역사넷)은 이런 경향에서 비켜나 있다.이 책은 공연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아우르고 있다.게다가 ‘예술의 전당’에서14년 동안 한국 공연현장을 지켜온 지은이의 경험이 된장국처럼 우러나온다. 극장의 유형과 구성,운영,공연제작,마케팅,홍보,펀드레이징 등 6부로 나눠진 책은 공연장에 관한 백과전서로 보아도 무난하다.각 주제들이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흐름을 갖는다.먼저 공연장의 사회학적 의미를 살핀 뒤 물리적 공간으로서의공연장 속 분장실·놀이방·화장실·출연자 휴게실 등을 ?f는다.이어 한편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과 마케팅·홍보 전략 등을 세세하게 설명한다. 지은이가 보는 공연장은 살아 ?獵?.“지고지순한 예술의 현장이기도 하지만 삶과 비즈니스의 현장”이기에 그 속엔 무대 뒤에서 묵묵히 땀흘리는 스태프와 시종일관 가슴조이는기획자들의 애환 등이 오롯이 들어있다. 비록 예술을 다루지만 ‘경영’과 관련되었기에 좀 딱딱하게 읽힐 수도 있다.그러나 ‘비가 오면 관객이 준다?’등 공연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거나 ‘입장권의 환불’ 등 토막 상식을 담은 ‘팁’코너를 중간 중간에 배치하여 쉬면서 읽을수 있게 했다.소설·무용과 영화 비평 등에서 다져온 지은이의 글솜씨도 두꺼운 책을 읽는데서 오는 지루함을 덜어준다. “독일 일본 불란서 미국 러시아가 아닌 한국형 예술경영해보자고 꼬드깁니다”라는 연출가 오태석의 추천사가 의례적인 덕담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종수기?
  • [씨줄날줄] DMZ 평화축전

    오는 10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산 부근에서 ‘2001 평화촌’ 행사가 마련된다고 한다.남북의 예술인 500여명이 경의선 도라산 역이 들어설 자리에 텐트 50채로 ‘평화촌’을 만들어 4박5일 동안 머물며 갖가지 평화 이벤트를한다는 것이다. 경의선을 주제로 콘서트도 열고 작품도 발표하고 비무장지대의 희귀 동식물 보호방안도 논의한다고한다. 생각만 해도 신명나는 일대 ‘사건’임이 틀림없다.예술인들이 허허벌판에 텐트를 치고 별을 헤며 ‘하나’를 지향한다는 게 야릇한 흥분마저 불러일으킨다.그러나 한편으론 방정맞은 생각도 드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먼저 북측 예술인들이 정말 참여할 것인지가 미심쩍다.긍정적인 답변을 했다지만 도장을 찍은 약속도 지키지 않는 판에 확답도 아니었다니 안 믿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라고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남남갈등’이라는 시련을 지금 겪고있질 않는가.이런 갈등은 양자택일이 강요된일제 강점기와 남북 분단시대를 거치며 똬리를 튼 반목구도에서 비롯됐다.친일 행각이 뿌리라면 동족상잔이 줄기인셈이다.일제의 침략으로 시작된 민족의 수난사가 한 세기를관통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래저래 ‘악업’의 굴레를쓰게 됐다. 문제는 ‘악업’을 청산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정리도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다.‘지도층’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신’의 결백을 조작하면서 이념적 갈등을 조장했다.미국의 LA타임스는 26일자 지면에서 한국의 역사 교과서 기사를 다루며 “일제의 부역자가 반공의 망토로 과거를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누구도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한 바에야 차라리둘다 묻어야 했다. 서로 용서하고 민족적 화합과 단합을 도모했어야 할 일이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태어나 자라고 배웠다면 일단은 건전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민족문제에 대한생각이 다르다 해서 좌익에서 진보까지 등급을 매겨가며 싸잡아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또 하나 지금과 같은 분단상황이 계속되는 한 내부 갈등도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벽을허물지 못한다면 ‘모양’이라도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2001 평화촌’ 행사는 모양 바꾸기 노력의 하나로 이해된다.사회 성숙도의 가늠자가 될 것이고 보면 관심있게지켜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