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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광고] 국민銀 KB카드 비·보아 이색 춤사위

    국민은행 KB카드가 세계적인 스타덤으로 발돋움한 비와 보아를 더블 캐스팅,‘둥둥둥’ 하는 강렬한 비트 음악에 맞춰 현란한 춤동작의 2차 광고를 선보였다.‘꺼내라’가 메시지. 보아편에서는 보아의 화려하고 섹시한 엉덩이 춤과 함께 화려한 KB카드의 포인트를 상징하는 꽃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가 쏟아진다.KB카드의 혜택을 시각적으로 전해준다. 하얀 양복의 비는 역동적인 권투 같은 춤동작을 선보인다. 춤사위에 맞춰 KB카드의 다양한 혜택을 상징하는 별이 쏟아진다. “꺼내라. 가둬 두기엔 포인트의 매력이 너무 크다.”는 자막이 나온다.이들의 화려한 춤동작과 KB카드의 간략하면서 강력한 메시지 때문에 광고에서 눈길을 떼기 어렵다.
  • 儒林(718)-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4)

    儒林(718)-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4)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4) 편지에 나오는 임율(林栗)과 왕회(王淮)의 고사는 주역에 대한 의견이 자신들의 견해와 다르다 하면서 주자를 기롱하고 주자의 도학을 공격하여 주자의 학문을 위학(僞學)이라고 공격하였던 사람들로 퇴계의 그러한 내용은 고봉이 올린 상소문에서 그 당시 최고의 권신이었던 이준경 일파를 유학에서 최고의 기회주의자로 백안시하는 임율과 왕회 일파로 맹비난하였던 고봉의 태도를 옹호하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 무렵 고봉은 이준경과 일일이 대립하여 대사성의 벼슬을 버릴 만큼 불화가 심하였는데 특히 을사위훈(乙巳僞勳)을 논할 때 ‘을사의 녹은 위헌이 아닐 뿐더러 또한 선왕이 이미 정한 것이니, 함부로 삭탈할 수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당시의 선비들뿐 아니라 선조에게까지 미움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고봉은 크게 상심하고 있었는데, 퇴계는 고봉의 상소문이 ‘너무 거리낌 없었다고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란 말로 위로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봉은 이미 11월1일에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상심을 퇴계에게 다음과 같이 하소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속에 품은 뜻을 다 숨길 수 없기에 그저 몇 마디의 말로 임금께서 굽어살피시기를 바랐던 것인데, 바깥의 의논이 시끄럽고 온갖 헐뜯음과 나무람이 사방에서 일어나니, 두려워 떨면서 엎드려서 돌이켜 스스로를 책망할 뿐입니다. 초가을에 글을 닦아 올리려 꾀했으나 이처럼 난처한 일을 갑자기 만나게 되니 다른 것을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고봉은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도저히 진정할 수 없는 듯 편지를 끝내고 나서도 다음과 같은 추신을 적어 보내고 있다. “…서울 소식을 한동안 듣지 못했습니다. 책을 두루 살펴보아도 어찌 이와 같은 시절이 있겠습니까. 대중의 여론이 몹시 소란한 것이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습니다. 성현들께서 이런 때를 맞으셨다면 어떻게 일을 처리하셨을까요. 한탄스러움을 호소할 데가 없습니다.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퇴계도 일찍이 조정의 이러한 파당싸움과 분별없는 다툼에 대해서 걱정한 적이 있었다. 삼사(三司)에서 을사 기유년에 억울하게 죄를 지은 이를 복직시켜 문묘에 종사케 하고 자격이 없는 전국공신의 훈장을 삭탈하기를 여러 차례 아뢴 일을 통해 국론이 분열되고 고봉 역시 난처한 입장에 빠져 탄핵에 이르게 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퇴계의 고민은 1570년 1월24일자 고봉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드러나고 있다. “…파당의 구분이 이미 생겨, 옳고 그른 것이 뒤섞여 버렸습니다. 만약 임금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이셨다면 산이 옮겨가고 물길이 바뀌는 기세를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복직·삭훈 같은 일을 일년 내내 멈추지 않고 반드시 윤허를 받아내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성현들께서 이런 일을 처리하셨다면 반드시 이런 지경에 이르게 하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참으로 근심스럽고 두렵습니다. 어쩌면 좋겠습니까.”
  • 옻칠은 예술이다…외길 55년

    옻칠은 예술이다…외길 55년

    글 · 사진 김부기시인 통영옻칠미술관 무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던 8월 중순 어느 날 오전, 칠예가 김성수 선생님을 뵈러 <통영옻칠미술관>을 찾았다. 시내를 조금 벗어난 화삼리 언덕에 자리잡은 미술관은 정갈하고 평화로와 보인다. 미술관을 들어서니 선생님은 기다리신 듯 반갑게 맞아 주신다. 칠순을 벌써 넘기신 분 같지 않게 건강하고 활기 넘쳐 보인다. 온화한 얼굴에 좀 수줍게 웃는 모습이 다정하고 마음씨가 고울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휴게실로 안내하여 바다가 바라보이는 쪽으로 자리를 권하시더니 앞 바다 풍광을 자랑하신다. 전혁림 원로 화백께서 풍경화를 그릴 때, 맨 먼저 이 바다를 그렸다며 구도가 아주 완벽하지 않느냐고 하신다. 특히 달밤에 보는 이 앞 바다의 은파와 섬 그림자는 가히 환상적이라며 당신의 정원이라도 되는 양 으쓱해 하신다. 그래 그런지 선생님이 풍기는 인상과 체취가 앞 바다의 정취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선생님의 안내로 전시실을 돌며 작품들을 보기로 한다. 회화성과 장식성이 돋보이는 제1전시실은 주제가 ‘칠예’로, 여기에는 선생님의 작품만이 아니라 제자들과 다른 칠공예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작품의 제작기법과 과정 등 설명을 들으면서 천천히 둘러본다. 탈태기법으로 조형된 작품 앞에 섰다. 부드러운 곡선과 매끈한 피부가 머금은 농염한 광택, 그것은 은근히 내비치는 절제된 관능이었다. 작품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서울올림픽을 주제로 제작하신 두 폭 가리개 양식의 <비상>에 이르러서는 한쌍의 봉황이 연출하는 역동감과 자개와 옻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찬란한 색채미의 앙상블에 나는 압도되고 만다. 이 방에는 선생님이 처음으로 국전(제12회, 1963)에 출품하여 공예부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문갑>도 전시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이 작품으로 연 3회 특상을 수상했다 한다. 음양을 좌우대칭으로 대비시킨,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을 이 옻칠 목가구도 40년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는 듯, 요즘 작품들과 견주어 보면 좀 고졸한 느낌도 든다. 제2전시실은 ‘장신구와 테이블 웨어’를 주제로 하고 있다. 주로 여성들을 위한 액세서리와 수수한 탁상용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 서민들도 옻칠 제품에 손쉽게 다가갈 수 있게 통로 구실을 하는 것 같다. 특히 여기에는 숙명여대 출신 제자들의 재기발랄한 깜찍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옻칠화(Ott Painting)’의 제3전시실은 나전칠기의 전통기법을 현대미술에 접목시킨 ’옻칠로 표현한 회화’로 회화성과 장식성이 돋보이는 새로운 영역이다. 옻칠은 옻칠만이 갖고 있는 3가지 독특한 미학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광채와 장식성과 조각미로 다른 도료와는 스스로 차별성을 갖는다. <칠예의 문> 앞에서 격자문 저 안쪽의 옻칠화 <달을 향하여>를 이윽히 바라보다가 오늘 관람한 작품들의 느낌을 나름대로 간추려 본다. 화려해도 사치스럽지 않고(칠예), 투박한 듯 세련되며(장신구), 밝고 흥겹다(옻칠화). 새로 개척하는 장르인지라 낯설어야 할텐데 늘 보아온 듯 친숙하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칠예가 김성수 선생님은 1935년 통영에서 태어났다.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한 친척 아저씨의 권유’로 1951년 통영에 설립된 ’도립 경상남도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 제1기생으로 들어갔다. 6·25 전쟁 중이라 피란 온 이 방면의 고명한 분들로 강사진이 짜였다. 줄음질은 김봉룡, 끊음질은 심부길, 칠예지도에 안용호, 데생은 장윤성, 디자인 설계제도는 유강렬 선생에게서 배웠다. 이밖에 피란 와 통영에 머물던 칠예의 거장 강창원, 화가 이중섭 씨의 특강에 통영출신 화가 김용주 전혁림 김상옥 김종식 제씨도 자주 들러 지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봉룡 선생의 부름을 받아 1953년 2년 과정을 수료하고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부산으로 가서 고등학교에 편입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익힌 기능을 중도에서 손 놓아서는 안 되겠다 싶어 야간부로 옮기고 통영칠기사에 입사하여 낮에는 나전칠기 기술을 익히며 장인정신을 키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통영의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의 부소장(소장은 도지사였다)을 맡고 계시던 김봉룡 선생의 부름을 받았다. 다시 통영으로 와서(1956) 모교인 양성소의 강사로서 나전기법·옻칠기법·디자인(도안) 제도·정밀묘사·공예사 등 거의 전 과목을 후배들에게 가르치는 한편 스스로 이론 정립과 실기 연마에 여념이 없었다. 이러기를 6년, 통영은 바닥이 좁아 스스로 한계를 느꼈다.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연구해야겠다는 열정과 포부를 지니고 1962년 3월에 상경하여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1963년 제12회 국전에 <문갑>을 출품하여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하고, 내처 연 4회 특선하여 국전추천작가가 되었다. 1969년에는 홍익대학교 공예학부 전임교수가 되어 후학교육과 작품활동을 병행하였다. 그 사이 두 차례에 걸쳐(1973~1975) 정부파견으로 아프리카 북단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튀니지에 가서 칠공예를 지도하기도 했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유럽 여러 나라의 작가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파리에 가서는 그곳 작가들과 함께 창작활동도 하였다. 옻칠화에 전념… LA에서 전시회 이러는 과정에서 우리 전통예술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전통나전칠기와 채화칠기에 바탕을 둔 새 장르의 형상화 작업을 시도하였으니 이것이 칠예조형물과 한국옻칠화이다. 그러나 바쁜 일정에 매여 정작 자신이 개척한 새로운 미술 장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창작과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가 없었다. 이런 형편과 선생님의 속내를 알아차린 미국에 사는 큰 따님의 배려로 미국에 건너가 1998년 7월부터 그곳에 머물면서 한국옻칠화 연구에 전념하게 된다. 2002년 미주 중앙일보 창간 28주년과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여 미주 중앙일보가 초청하고 LA와 뉴욕 한국문화원이 후원하여 LA한국문화원에서 〈한국현대옻칠화전〉을 개최했다. 이때 새로운 이 미술 장르에 〈한국옻칠화(Ott Painting)〉라는 이름을 지어 붙이고 이를 전 세계에 선포하였다. 그 이듬해인 2003년 뉴욕 한국문화원 갤러리 코리아에서 다시 개최하여 뉴욕 화단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았다. 이어 2004년 5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옻칠로 표현한 회화’라는 주제의 개인전을 가지면서 세계미술계에 새로운 장을 연 옻칠미술가로 우뚝 서게 된다. 고희의 나이로 고국에 돌아와 전통문화의 현대화라는 어려운 작업의 큰 마디를 넘기고, 많은 제자와 친지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선생님의 감회는 어떠하였을까? 맨 먼저 무슨 생각이 났을까? 고향과 어머니, 옛 은사들과 제자들, 나전칠기와 옻칠미술, 예향과 옻칠 르네상스를 위한 마지막 봉사…. 이런 것 아니었을까? 그럴 때 진의장 통영시장의 은근한 귀향 권유가 때를 맞춘 것 아닐까? 사재를 몽땅 털어 고향 언덕에 결국 선생님은 2004년 8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귀국하여 고향으로 돌아오셨다. 용남면 화삼리 고향 ‘미늘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언덕에 1천 2백여 평의 땅을 사서 150평의 아담한 집을 짓고 2006년 6월 15일 ’통영옻칠미술관’을 개관하였다. 이는 국가가 인정하는 유일한 옻칠미술관으로 현대옻칠 중견작가들의 작품 8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옻칠이라는 화두 하나를 붙들고 55년 외길을 걸어오신 선생님에게 이 정감어린 미술관은 꿈의 완성일까, 새로운 꿈의 시작일까? 400년 나전칠기의 고장 통영을 21세기 세계옻칠문화의 요람으로 새롭게 꽃 피우려면 옻칠전문기능공의 양성이 선결문제라며 이에 대한 복안과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지만, 힘든 일 싫어하는 세태인지라 걱정부터 앞선다. 이 미술관에 선생님의 사재를 몽땅 쏟아 붓고도 모자라 연금까지 일시불로 받아 보태었다는데, 미술관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데 지극히 인색한 풍토에서 운영이 어려울 것은 뻔한 일이다. 세계미술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한국옻칠미술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이 절실하다. 고향에 돌아와서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으시는 선생님의 얼굴을 오래오래 보고싶다.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닛산 ‘게릴라 티저 마케팅’ 화제

    닛산 ‘게릴라 티저 마케팅’ 화제

    이달초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마당에는 독특한 조형물이 등장했다. 사람들이 빈번하게 오가는 광장 한복판에) 시커먼 대형 상자가 가로놓인 것. 겉면에는 ‘10월17일, 상상을 넘어서다.’라고만 적혀 있다. 사람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힐끔힐끔 쳐다보았지만 상자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다만, 구불구불한 도로가 옆에 펼쳐진 것으로 보아 자동차와의 연관성만 막연히 짐작할 따름이다. 상상을 넘어선다는 ‘D-데이’ 전날밤, 마침내 상자가 벗겨졌다. 드러난 것은 ‘신형 인피니티 G35’ 승용차. 일본의 자동차회사 닛산이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 새 모델이다. 엔진과 차체를 완전히 바꾼 풀 체인지 모델로, 출시 전부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신차다. 공식 수입·판매원인 닛산코리아의 손창규 전무는 “신비감을 증폭시켜 신차에 대한 기대감을 극대화하자는 전략이 주효했다.”며 만족해했다. 이른바 ‘게릴라 티저 마케팅’이다. 더욱이 고급 수입차의 ‘안방’인 강남을 뛰쳐나와 강북에서 게릴라전을 벌인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다. 설치 장소가 청계천과 연결되는 길목이어서 청계천 구경 인파의 덕도 톡톡히 봤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닛산의 약 5000만원짜리 새 차는 길 위에 ‘태연히’ 전시돼 있다.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와 아예 전시 차량 옆에 노상(路上) 상담 창구도 마련했다.G35는 V6엔진에 배기량 3500㏄다.‘움직이는 음악 감상실’이라고 자부할 만큼 오디오 시스템이 동급 최고다. 힘(315마력)도 좋다. 그런데 궁금증 하나. 일주일간 상자 속에 정말 차가 들어 있었을까. 물론 대답은 ‘아니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설] 불씨 남긴 작통권 환수시기 합의

    한국과 미국 국방당국이 연례 안보협의회(SCM)를 통해 합의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이양 시기는 그 범위가 너무 넓다.2009년 10월15일에서 2012년 3월15일 사이로 무려 2년5개월의 융통성을 두었다. 각각 2012년과 2009년을 주장했던 한·미의 입장을 병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불씨를 남긴 미봉은 앞으로 추가 협상을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이 원하는 시점에 작통권을 환수받을 수 있도록 미국측을 집요하게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방부는 2012년 환수 가능성을 높였으므로 긍정적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공동발표문에 2009년 역시 명기되어 있다. 미국측이 빨리 넘겨주겠다고 나서면 한·미간 갈등 양상이 빚어진다. 작통권 환수는 한·미간 균열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국군의 전투·정보수집 능력 향상과 함께 한·미 안보동맹이 흔들리지 않아야 작통권 환수의 후유증이 없을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정세가 극히 불투명해졌다. 북핵 사태의 진전을 보아가며 작통권 환수일정을 우리 주도로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SCM에서는 미국의 핵우산 제공과 관련해 ‘확장된 억지’라는 진전된 표현을 채택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후 핵위협 대처 강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또한 개념이 모호해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방어를 넘어서 사전에 핵위협을 예방하는 공격적 정책 여부를 놓고 한·미 국방당국의 설명에 차이가 있다. 핵우산 부분도 양국간 추가협의가 요구되는 사안이다. SCM 공동성명이 나온 과정도 불안하다. 핵우산 보완에 대한 국방부의 사전 브리핑 내용을 미국은 부인했다. 회담 뒤 한·미 국방장관의 공동회견 자리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사전준비가 부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으며, 같은 잘못의 반복을 막기 위해 한·미 협의채널을 재정비해야 한다.
  • [사설] 교원 평가 제대로 하라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시한 ‘교원평가’시안은 ‘반쪽’에도 못 미친다.2008년부터 3년마다 모든 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되, 결과는 인사와 성과급에 연계하지 않는다고 한다. 명칭도 ‘교원능력개발평가’이다. 학부모들은 ‘하나마나한 평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교조 교원들은 관련 공청회를 무산시키려다 경찰에 연행됐다. 수능 이후엔 다시 연가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교육이 추구하는 가치의 중심에는 학생이 있어야 한다. 학부모뿐 아니라 학생들도 훌륭하고 능력있는 교사 밑에서 공부하기를 원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인성과 학업 성취도를 최대한 높여야 할 책무가 있다. 그것이 지식기반경제 시대를 살아갈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청이다. 학부모들은 전교조가 학생들의 지적 성장, 한국 교육의 국제 경쟁력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철밥통’에 조금이라도 해가 갈 것 같은 일에는 무조건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방과후 학교, 차등성과급제, 교장 공모제 등에 반대하는 것이 그 예이다. 전교조가 교육의 한 주체로서 신뢰를 회복하려면 열린 마음으로 교원평가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평가제 도입이 무산되면 우선은 편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정부도 교사들의 눈치를 보아 1년은 평가기간으로,2년은 능력개발기간으로 활용한다는 ‘허울만의 평가’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 학부모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교사들의 자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평가제 시안을 더 가다듬고 강화해야 한다.
  • [토요일 아침에] 권력과 정치인의 ‘도둑과 뱀’ 속성/현고 스님 조계종 전총무원장대행

    요즈음 정치 지도자는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한 변신에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 하마평에 오른 대선 주자들이 더욱 고심하는 것 같다. 방송 인터뷰에 잡힌 목소리에서도 고심에 찬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최근 우리 사회가 국내외에서 펼쳐진 종래와 유사한 사안에 대해서 전과는 분명히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FTA협상,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남북관계, 북 미사일과 핵실험, 비전 2030에 대한 사회적 반응과 대미·대일·대중 관계에 대한 이해와 정서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종전처럼 선이면 선, 악이면 악이거나, 호·불호 중 하나로 여론이 획일화되지 않는 것이 다르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중간자적 입장에 선 계층이 상당히 넓어져 가는 것도 볼 수 있다. 이는 언론과 정치가들이 자기 이해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국민 여론을 몰고 가려는 집요한 노력과는 상반된 반응이다. 이런 국민적 변화에 대한 영합인지, 분열과 갈등 조장에 대한 반성과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인지 정치지도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념의 중심에 중도(中道)를 설정한다. 그런 가운데 정치집단과 지도자간 서로 다른 차이를 드러내려고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토를 달아 자기대로의 색깔을 낸다. 이는 바람직한 변화다. 중도의 수용은 포용과 운신의 폭을 넓게 하기 때문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도는 회색분자나 기회주의자로 치부되어 동료 정치집단으로부터 왕따당하고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험난한 자학의 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선을 꿈꾸는 정치지도자들마저 드러내놓고 우리 사회에 ‘사쿠라 꽃’을 피운다. 이제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지도자는 시류에 따른 감각적 변신으로써 중도의 수용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본질적 고민, 즉 정치와 권력이 갖는 태생적 속성과 한계를 시인하고 이를 부끄러워하며 부정적 속성의 사회적 만연을 최소화하려는 진솔한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왕자위(位)를 버리고 출가한 부처님께서 출가 수행자가 정치상황을 논하고 평가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이런 논란에 의해서는 멸진열반(滅盡涅槃·궁극적 행복)에 이르지 못한다고 말씀하신 심사를 이해하여 할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국왕은 도둑과 본질적으로 다름이 없는 존재’이며 ‘뱀과 같은 존재’이므로 그를 성나게 하지 말고,(각자)자신의 생명을 지키라고 하신 말씀을 곱씹어 속성을 돌아보아야 한다. 왕권시대도 아닌 요즈음 나라 안팎에서 펼쳐진 일들 즉, 대통령 탄핵과 수도이전, 북한의 미사일과 핵개발,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일본의 신사참배 등을 보아도 권력과 정치인의 ‘뱀과 도둑’의 속성이 드러난다. 일찍이 초기불교는 이런 국가권력에 대해 전쟁을 멈추게 하려고 노력했고, 국왕은 정법(正法)과 이(理)로써 백성을 다스리되 비법(非法)과 비리(非理)로 백성을 다스리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나라 안과 마을을 주의하여 순찰하고 거기서 보고 듣는 대로 행하라.’고 하였다. 이는 벌써 2600년 전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아직도 실현하지 못한 과제다. 철학이 부재한 정치인이 속성을 감추고 덕목을 외면한 채 이미지 선거와 바람의 정치를 즐겨 쓰고 이것이 통하는 얄팍한 세태가 참된 가치를 상실시키고 인문학의 위기까지 불러온다.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이런 얄팍하고 천박한 선택에 국민이 내몰리지 않게 지성과 양심이 살아 꿈틀거리고 합리적 대안의 숲속에서 행복한 선택이 이루어지는 선거가 되도록 힘써 보자. 그 첫걸음은 정치인으로부터이고 자신을 성인군자나 전지전능한 것처럼 중도와 허황된 이미지로 각색하지 말고 권력과 정치인 내면에 흐르는 ‘도둑과 뱀의 속성’을 스스로 드러내 시인하고 사회적 만연을 최소화하려는 진솔한 노력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현고 스님 조계종 전총무원장대행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빚 많은 주식회사 폐업하고 싶은데

    Q강원도 동해안에서 수산물 관련 주식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제가 대표이사로 경영을 맡고 가족과 친척 명의로 주식을 분산했습니다. 과거 업황이 좋지 않을 때 결손을 많이 봐 빚을 많이 졌습니다. 지금은 영업이익이 나도 이자를 갚는 데 쓰면 그만이어서 빚이 줄지 않습니다. 차라리 폐업하고 다른 방법으로 재기하고 싶은데, 법인채무에 대표이사 자격에서 개인적으로 보증을 한 게 마음에 걸립니다. 개인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가능할까요. - 이정수(48세) - A이런 질문을 받을 때 저는 “우선 에비타(EBIDTA)를 평가해 보라.”고 제안합니다. 회계용어로 에비타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을 공제하기 이전의 수입을 뜻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업의 운영, 그 자체로 남는 장사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에비타입니다. 에비타가 어느 정도 된다면, 즉 어느 정도 영업이익만 난다면 회생절차를 통해 과거의 잘못된 또는 불운한 투자를 상환하는 부담만 완화해 주거나 그 부담을 아예 제거해 줌으로써 기업을 존속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회생절차를 취하게 되면 기업 재산에 대한 청구권을 민사상 우선순위 및 공평의 원칙에 따라 재조정하고, 여기에서 인정받지 않은 채무는 면책을 하게 됩니다. 기업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는 얘깁니다. 과거 회사정리, 속칭 법정관리절차에서는 기존 경영진을 회사 경영에서 배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원래 기업 내용을 잘 아는 게 경영진이고 외부적인 여건으로 불운하게 파탄에 이른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보다 새롭게 기업을 일으켜 세울 유인을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1일부터 시행되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기존 대표이사가 관리인이 돼 기업을 계속 경영할 수 있게 했습니다. 법원도 실무적인 원칙을 기존 경영진이 유임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이렇듯 원칙적으로 기존 경영진을 유임시킨다면, 기업인으로서 재기하는 데에는 회생절차를 이용하는 게 빠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기업인 개인에 대한 채무는 면제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회생절차에 들어가서 기업이 면책을 얻는 것과 별개로 기업인 개인은 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후에 회생절차에서 살아남은 기업에서 얻는 급여와 기타 소득으로 기업인은 새롭게 재산을 취득해 재기할 수 있습니다. 만일 에비타가 충분하지 못하다면 당연히 기업을 청산하는 게 순리입니다. 기업의 존재가 사회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더 이상 사람들이 기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때는 조세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평소 국세청은 사업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기에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 확보를 할 기회가 적습니다. 그렇기에 이같은 기회에서 배제되는 상황을 고려해 조세채무에는 일반 민사채무보다 강한 효력이 인정됩니다. 그래서 법인기업을 사실상 지배한다고 보이는 사람에게는 법인 자체의 조세채무에 대해 제2차 납세의무라고 해 개인적 책임을 부과합니다. 또 폐업시 적절하게 처분되지 않은 재고자산과 고정자산을 법인 지배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조세채무는 파산절차에 의해 면제되지 않습니다. 친족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해 51% 이상이면 제2차 납세의무를 부과할 수 있으니, 이정수씨의 경우 외부적으로 지분을 분산해 놓았다고 해도 이를 면할 수 없습니다. 법인의 조세채무는 정리해야겠습니다. 그런데 대차대조표에 남아 있는 재고자산과 고정자산의 처분경과가 보고되지 않으면 세무서에는 이것을 대표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 법인에 부가가치세, 대표자 개인에게 갑종근로소득세를 부과합니다. 이런 재고자산과 고정자산 처분 시에 부가가치세를 적절히 거래징수하고 양도소득세 해당 금액을 유보하였다가 세무서에 신고납부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문제는 개별적인 거래에서 해당 기업이 이를 이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파산절차는 질서 있게 조세채권자를 포함하여 모든 채권자를 청산기회에 참여시킴으로써 이 문제를 극복합니다. 파산절차에 의해 처분되는 소득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고, 경매의 방식으로 진행되면 부가가치세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영업장소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관할 고등법원 소재지의 지방법원 본원에 회생 또는 파산 신청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이정수씨의 회사에 관한 사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할 수 있습니다. 주채무자의 회생, 파산 사건이 있는 법원에 보증인도 사건을 제기할 수 있으므로 이정수씨 개인의 파산신청 사건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하면 됩니다.
  • [책꽂이]

    ●최무선(강학태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고려 우왕이 즉위한 후에는 왜구가 충청도 내륙의 부여와 공주까지 쳐들어와 마구잡이로 노략질을 해댔다. 이에 조정에선 대대적인 왜구토벌작전에 나섰다. 최무선의 화약이 위력을 발휘한 것은 바로 그 무렵. 최무선이 직접 나서 지휘한 진포해전은 최영의 홍산대첩, 이성계의 황산대첩, 정지의 남해도전투와 함께 고려 말 왜구를 무찌른 4대승전의 하나로 꼽힌다. 고려를 제2의 화약보유국으로 만든 최무선의 위업을 그린 역사소설.1만 2700원. ●박인환 깊이 읽기(맹문재 엮음, 서정시학 펴냄) “박인환은 1950년대의 그 어느 시인보다도 사회참여 의식이 강했다. 따라서 그의 시는 모더니즘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리얼리즘 시로 보아야 할 것이다.” 편저자인 맹문재 안양대 교수는 박인환의 시가 모더니즘 시인 만큼 사회참여 의식이 없는 순수시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한다.‘폐허의 시대를 품은 지식인 시인’으로서의 박인환의 면모를 살핀 평론집.1만 7000원. ●요절 시선(우대식 엮음, 새움 펴냄) 가곡 ‘기다리는 마음’으로 널리 알려진 부산 출신의 천재시인 김민부는 화마에 휩쓸려갔고, 서울 변두리 기찻길 옆 판자집에서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야했던 김용직은 술로서 시를 쓰다 간경화로 죽었다. 농약을 마시고 자살에 이른 김만옥, 한창 나이에 폐결핵을 얻어 사망한 진이정, 심야극장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기형도…. 이 책엔 날로 강퍅해져 가는 우리 마음을 훈훈하게 녹여 주는 요절 시인 10명의 대표작들이 실렸다.9800원. ●글로벌 시대의 문학(김성곤 지음, 민음사 펴냄) 무라카미 하루키가 미국에서 크게 인정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가 훌륭한 번역가인 동시에 영어로 미국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자로 꼽히는 저자는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작가들이 동시대 외국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고 국제감각과 외국어 능력을 갖춰 한국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메두사적 현실과 미로 속의 문학’‘자기중심의식에서 생태의식으로’ 등 20여편의 평론이 실렸다.1만 8000원.
  • 올 가장 아름다운 숲 포항 덕동마을 숲

    올해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경북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의 ‘덕동마을 숲’이 선정됐다. 덕(德)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산다고 이름 지어진 덕동마을의 숲은 300년 전 마을의 모자라는 풍수지리적 성격을 채워주는 비보(裨補)숲으로 조성됐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은행나무로 이뤄진 덕동마을 숲은 옛날부터 숲에 귀속된 논에서 나온 수입으로 마을 노인들을 돌보아왔다.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마을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숲으로 유지되고 있다. 산림청 주최로 19일 열린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는 또 전남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의 대한다원 삼나무 숲길이 ‘온라인시민선정위원회가 뽑은 아름다운 숲’으로 뽑혔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가을, 억새에 눕다

    가을, 억새에 눕다

    석양이 걸린 억새밭에 스쳐간 날들이 일어서서 하늘 향해 손사래 치며 웅웅거린다. 더러는 아쉬움으로 더러는 애잔함으로 눈우물 가득 고이는 하늘을 품고 미련 한 자락 감아 안는다. 먼길 걸어 다리 풀고 앉는 억새꽃 숲에 흰머리 너풀대는 세월들이 서걱서걱 소리 내며 허리를 푼다. 세월의 징검다리 함께 건너던 당신은 석양빛에 눈시울 물들고 억새꽃 핀 머리카락만 바람에 날린다. 발끝에 떨어지는 석양빛 밟으며 걷는 길 등 두드리며 위로하는 바람 타고 지난날들이 절름거리며 다가선다. -시인 이시은의 ‘억새꽃’. 가을 산행에는 두 가지 특별한 맛이 있다. 하나는 이탈리아 음식처럼 화려한 단풍이요, 또 다른 하나는 우리 음식처럼 담백하고 정갈한 억새다. 지금 전국의 산에는 억새꽃이 한창 피어 우리를 기다린다. 도심을 떠나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가을의 바다로 떠나자. 준비물도 필요없다. 조그만 배낭에 일상의 시름을 꾸겨 넣고 맘 맞는 사람들과 함께 나서면 그만이다. 쉬엄쉬엄 콧노래를 불러가며 억새에 나부끼는 가을냄새를 맡아보자. 미처 느껴보지 못한 가을의 싱그러움이 있다. 오붓하게 가족끼리, 연인끼리 근처 멀지 않은 곳에서 손짓한다. 요즘 억새가 절정이라는 경기도 포천 명성산을 다녀왔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포천 명성산 억새밭 단풍과 함께 가을 산을 수채화처럼 물들이고 있는 억새꽃이 지천에 가득하다. 단풍이 마지막 생명을 뜨거운 불꽃으로 피운다면 억새꽃은 봄부터 숨죽여 키워왔던 정열을 화려한 빛으로 뿜어낸다. 또 단풍이 울긋불긋한 색깔로 화려함을 상징한다면 억새꽃은 은빛으로 가을의 쓸쓸함을 나타낸다. 억새꽃에도 은억새·금억새란 것이 있다.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부터 정오까지 햇살을 정면이나 역광으로 받는 억새꽃은 눈처럼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그래서 이맘때 억새를 마치 ‘은’같다 해서 은억새라 부른다. 또 해질녘 숨죽인 햇볕이 억새꽃 목덜미와 몸에 닿으면 어느새 누런 황금빛 가을 춤꾼으로 변한다. 그래서 금억새라 불린다. 억새로 유명한 산은 많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경기도 포천 명성산의 억새는 산행과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적지이다. # 파란 하늘과 은빛 물결 서울에서 동북쪽으로 84㎞에 위치한 명성산(鳴聲山·해발 922.6m)은 산자락에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등산과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또 명성산은 애잔한 아픔이 간직하고 있어 특이하게 ‘울보산’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전설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 마의 태자가 망국의 한을 가슴에 품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도중에 들른 곳이 이 산. 왕자가 목을 놓아 울자 산도 함께 울었다. 그래서 울보산이 됐다. 궁예의 이야기도 있다. 왕건에게 왕의 자리를 내주고 패주가 되어 도망치던 궁예도 이 곳에서 산과 함께 울었다고 한다. 패주골, 왕건의 군사가 쫓아오는지 망을 보던 망무봉 등 인근의 지명이 아픔을 대신하고 있다. 명성산 산행은 그런 아픔이 고여 호수를 이룬 산정호수에서 시작한다. 명성산은 정면에서 보면 기가 탁 질린다. 몇 개의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있는 형상이다. 암벽 등반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오르지 못하겠다 싶을 정도의 기세로 우리를 압도하지만 길은 있다.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가지. 자인사 코스와 등룡폭포 코스이다. 자인사 코스는 바위산 사이로 난 거친 너덜지대(바위지대)를 거의 직선으로 올라 가깝지만 길이 험해 피하는 편이 좋다. 또 다른 길은 등룡폭포 코스로 돌봉우리를 우회하는 평탄한 계곡길이 이어져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어 좋다. 등룡폭포 주변의 계곡은 긴 가을 가뭄에 물은 완전히 마르지 않았지만 수량이 적어 물이 탁해 보인다. 계곡을 따라 난 등산로는 단풍이 터널처럼 이어진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두 빨간색이다. 약 2시간 정도 산보하듯 걸으면 숲이 엷어지면서 평탄한 분지가 눈에 들어온다. 봄과 여름에는 온갖 야생화가 만개하는 이 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완전히 억새의 차지이다. 눈앞이 환해지며 출렁이는 은빛 물결에 모두가 ‘와’하는 탄성을 지른다. 바로 여기가 명성산의 8부 능선에 있는 억새밭이다. 벌써 억새가 80%정도 만개해 눈이 부실 지경이다. # 발아래 억새밭 모든 잡념 날아가 바람 부는 대로 춤추는 억새 사이로 난 길을 걸었다. 어른 키보다 큰 억새 춤에 저절로 따라 흔들린다.‘벌써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가을이 몸과 마음 속으로 다가온다. 억새밭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위쪽 팔각정에 올라섰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억새의 장관이 머릿속의 모든 잡념을 날려 보낸다. 정말 아름답다. 명성산 정상에 오르려면 억새밭에서 삼각봉을 거쳐 왕복 4시간 정도 더 올라야한다. 가벼운 트레킹을 원했다면 억새밭에서 삼각봉으로 향하는 길목의 암릉까지 약 20분 정도 더 올랐다가 내려가는 것이 좋다. 암릉을 고집하는 것은 발아래 펼쳐지는 산정호수를 보기 위해서다. 단풍이 붉게 물든 봉우리 사이로 거울 같은 호수가 한 폭의 동양화다. 하산길은 자인사 코스를 택해 봄직하다. 길은 거대한 두 개의 바위봉우리 사이로 나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 부서진 돌이 쏟아져 내리는 돌길이다. 네 발로 기어야 할 만큼 가파르다. 게다가 놓여진 돌들을 잘못 밟으면 미끄러지기 일쑤이다. 그래도 하산 시간도 짧고 오르는 것보단 편하다.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시간이 있으면 해질녘 황금빛의 억새를 감상하고 오는 것이 좋다. ■ 억새산행 여기도 좋아요 # 충남 홍성 오서산 ‘서해 바다의 등대’로 불리는 오서산(烏棲山·790.7m)은 주능선 일대에 형성된 억새밭의 풍광이 뛰어난 산행지다. 장항선 철도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척에 있어 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오서산 억새밭은 정상에서 북쪽의 740m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곳곳에 산재해 있다. # 강원도 정선 민둥산 민둥산(1117.8m)은 억새 산행으로 강원도에서 가장 알려진 산이다. 또한 산 정상부에 형성된 억새밭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훌륭한 풍광을 자랑한다. 산행시간도 짧고 광활한 억새밭이 이어져 가을 한철 이색적인 여행지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망대, 조망 데크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 전남 장흥 천관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억새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천관산은 기기묘묘한 모양의 수석 같은 바위들과 은빛 억새의 춤사위뿐 아니라 쪽빛 바다위에 크고 작은 섬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산이다. 전체적인 모양이 팔각의 정자와 비슷한 산세를 갖춘 천관산의 억새밭은 동쪽 연대봉과 서쪽 환희대 간 약 1㎞ 주능선에 펼쳐져 있다 장천재∼장안사∼등잔암∼연대봉∼환희대∼대세봉∼장천재의 원점회귀 산행이 억새 탐승에는 최적격이다. # 경남 창녕 화왕산 거대한 장벽처럼 창녕을 감싸고 있는 화왕산은 진달래와 더불어 가을 억새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산이다. 특히 정상부의 십리 억새밭은 다른 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과 광활한 억새평원으로 전국적으로 으뜸이다. 또 억새밭 주변 산릉에는 긴 산성이 만들어져 있어 성벽을 따라 걷는 맛이 재미나다. # 여행정보 포천에는 유명한 먹을거리가 많다. 하지만 그중 ‘두부요리’가 소문나 있다. 26년 역사를 자랑하는 파주골 손두부(031-532-6590)에서 두부를 먹어보지 않고서 어찌 ‘두부’를 논하랴. 직접 수확한 우리 콩으로 만든 순두부를 만들며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재래간장과 파·마늘로 만든 양념장으로 간을 맞춰 전통 두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보리밥과 콩나물·상추·고추장·김치·양념장에 부드러운 순두부가 어우러지는 상차림은 정말 어머님의 손맛을 느끼게 한다.4000원. 또한 커다란 모두부, 직접 담근 동동주 맛도 일품이다.5000원. 산행을 마치고 산정호수가에 자리 잡고 있는 한화리조트의 온천 또한 별미다. 알카리성 중탄산 나트륨천으로 지하 700m에서 솟아오르는 천연 온천수를 이용해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대인 7000원, 소인 5000원. 경락요법을 이용한 아로마 테라피를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오는 30일까지 객실을 30% 할인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031)534-5500. 이밖에 허브향이 가득한 허브아일랜드(031-535-6497), 국내 최대의 아프리카 박물관(031-543-3600) 등도 아이들과 들러볼 만하다. 우린 보통 억새와 갈대를 많이 혼동한다. 가장 편하게 구별을 할 수 있는 것은 서식지이다. 억새는 대부분 산이나 들에 피지만 갈대는 습지나 냇가에 자란다. 또 억새꽃(씨)은 흰색을 띠며 매끈한데 반해, 갈대는 짙은 갈색을 띠며 부풀부풀 지저분한 느낌을 준다. 잎은 억새가 더 억세며 날카롭고 갈대는 좀 넓으며 억새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언어논리 영역 실전연습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언어논리 영역 실전연습

    예제1) 다음 논증의 전제들이 참인 경우, 결론의 타당성은? ㄱ. 민수는 음악을 감상했거나, 민수는 공부를 했다. 민수는 음악을 감상했다. 그러므로 민수는 공부하지 않았다. ㄴ. 모든 급진주의자들은 현 사회제도에 대한 거부 세력이다. 급진주의자들은 모두 비판의식이 철저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비판의식이 철저한 사람들은 모두 현 사회제도에 대한 거부세력이다. ㄷ. 위대한 철학가는 모두 순수한 영혼을 지니고 있다. 어떤 도덕적 윤리학자는 순수한 영혼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도덕적 윤리학자는 위대한 철학자이다. 해설 및 정답) ㄱ. 선언 삼단논법에서는 선언지 중 최소한 1개는 참이어야 하며,2개까지도 상황에 따라 참일 가능성이 있다. ㄴ. 비판의식이 철저한 사람들의 집합이 현 사회제도에 대한 거부세력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ㄷ.A→C,B→C ∴ A→B(B→A)⇒이와 같은 논리 형식은 연역에서 오류이다. 예제2) 다음의 논증에서 (형식적)오류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은? ㄱ. 만일 혜영이의 밤눈이 아주 좋아졌다면, 그때는 그녀의 사춘기이다. 만일 혜영이의 밤눈이 아주 좋아졌다면, 그녀는 어둠 속에서 보통 때 분간할 수 없는 희미한 물체까지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만일 혜영이가 사춘기라면, 그녀는 어둠 속에서 보통 때 분간할 수 없는 희미한 물체까지도 볼 수 있을 것이다. ㄴ. 만일 인간이 선하다면, 법이 있을 필요가 없다. 만일 인간이 악하다면, 법은 아무 소용도 없다. 그러나 인간은 선하지도 않고 악하지도 않다. 성자도 존재하지 않고 완전한 죄인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법이 있을 필요가 없거나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ㄷ. 만일 네가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에게 선물을 준다면, 그녀는 너를 사랑할 것이다. 따라서 만일 네가 그녀를 사랑한다면, 네가 그녀에게 선물을 주는 경우 그리고 그 경우에만 그녀는 너를 사랑할 것이다. ㄹ. 우리는 중국에 맞서거나 맞서지 못할 것이다. 만일 우리가 자유세계를 구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중국에 맞설 것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한 문명국으로서 사라져 간다면, 우리는 중국에 맞서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유세계를 구하거나 아니면 한 문명국으로서 사라져 갈 것이다. ㅁ. 만일 네가 기말시험을 친다면, 너는 박 교수의 과목을 통과할 것이다. 만일 네가 그 교수의 과목을 통과하고자 한다면, 너는 그녀의 기말시험을 보아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기말시험을 보는 일은 그 과목을 통과하는데 필요충분한 조건이다. (1)ㄱ (2)ㄴ (3)ㄷ (4)ㄹ (5)ㅁ 해설) ㄱ. 후건 긍정의 오류가 있다. ㄴ. 전건 부정의 오류가 2회 발생했다. ㄷ. 충분조건을 필요조건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ㄹ. 후건 긍정의 오류가 있다. 정답)(5)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 방재훈 강사
  • 벤츠, 사고車를 새車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사고차량을 새 차로 둔갑시켜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17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부산에 사는 30대 남성 정모씨는 올 6월 6000만원을 주고 벤츠 200K를 구입했다. 차를 넘겨받은 정씨는 운전석 문짝의 색깔이 본체와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 딜러점에 거세게 항의했다. 딜러점은 문짝을 다시 칠한 사실을 인정한 뒤 위로금 54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정씨는 “단순히 도장(塗裝)만 다시 한 게 아니라 한번 사고가 났던 차량을 신차로 둔갑시킨 것 아니냐.”며 “불안해서 못타겠으니 새 차로 교환해 달라.”고 요구했다. 분한 마음에 잠을 설친 정씨는 지난 11일 소보원에 이같은 내용을 신고했다. 소보원은 정씨의 주장이 상당부분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돼 건설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검사소에 차량 점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자동차 앞문 좌우를 조정한 흔적이 있고 차체의 기본틀인 A필라와 C필라 우측, 쿼터 패널 우측을 도장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고차량으로 추정된다.’는 판정이 나왔다. 소보원측은 “그래도 설마 했는데 자동차검사소의 회신을 받고 우리도 적잖이 놀랐다.”면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벤츠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의아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측에 공식 해명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라고 밝혔다. 회신 기한은 18일까지다. 벤츠측은 “독일에서 차를 배로 싣고와 내리는 과정에서 긁힘 등 일부 손상이 발견돼 도장을 새로 한 것”이라며 “그러나 사고차량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운송 과정에서의 손상으로 어떻게 차문 좌우를 조정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운송기간이 길어 미세한 조정을 한 것”이라고만 할 뿐, 명확한 반박을 내놓지 못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세계는 좁다… 문화코드 읽는 CEO - 최정호 박사

    세계는 좁다… 문화코드 읽는 CEO - 최정호 박사

    글 최준 시인 · 사진 한찬호 야전사령관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낯설지 않다. 몰랐을 때는 낯설었는데, 만나고 나니 아니다. 모든 만남이 다 그런 거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아니다. 드물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첫 만남이 분명한데도 많이 만나서 잘 알고 있는 듯한 느낌. 그렇다. 진정한 고수는 마주섰을 때 상대의 경계심이나 경쟁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상대가 갖고 있을지 모르는 적의마저도 오히려 누그러뜨린다. 상대에게 패배감을 안겨주지 않고 이긴다. 세계를 무대로 경쟁했던 승부사 최정호 박사는 고급한 사람이지만, 고급한 티가 나지 않는다. 그 드러내지 않음이 진정한 고수다. 오랜 전문경영인(CEO)의 참모습이다. 그 분야의 박사이니 말하면 무엇하랴 싶으나 최정호 박사는 좀 다르다. 제갈공명과 관우를 합체해 놓았다고 말하면 될까. 퍽 드물게 이론과 실전을 겸비했다. 군사적(학문적)으로 비유하자면 국방연구원(대학)에서의 연구(학위)뿐만 아니라 전장(대기업)에서 야전을 지휘한 사령관(CEO)이었다. ‘무역’이라는 이름의 전쟁터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개선장군이었다. 이 장군이 누비고 다닌 전쟁터는 50여 개 나라에 이른다. 백전노장이지만 늙지 않았다. 이 늙지 않은 백전노장을 만났다. 그리고 소설가 최인호 만남의 자리엔 이 시대 최고의 말꾼이 함께 앉아 있다. 소설가 최인호 씨다. 이 당대의 소설가가 최정호 박사를 ‘형’이라 부른다. 형, 아우, 하는 사이는 세상에 많다. 사내들은 마음만 맞으면 그리 부르곤 하니까. 그러나 소설가 최인호 씨는 태어남과 동시에 최정호라는 형을 두었다. 아니, 최정호 박사는 최인호 씨가 태어나면서 형이 되었다. 좀 어려운가? 그러면 쉽게 말하자. 최인호 씨와 최정호 씨는, 친형제다. 형 최정호 박사와 아우인 소설가 최인호 씨는 ‘사회’라는, 너무 커서 불가시하고 불가해하고 칸막이 무수히 많은 수조에서 노는 물이 달랐다. 고전적으로 보아 입신양명(立身揚名)이 남자로 태어난 한 사람의 일생의 명제라면 그 면에서는 아우인 최인호 씨가 한결 더 유리하다. 최인호 씨는 소위 국민 소설가니까 전방위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반면에 형 최정호 박사는 아는 사람만 안다. 소설가 최인호 씨를 알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이나 이름으로만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최정호 박사를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체로서의 최정호 박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예외에 속한다. 최정호 박사를 만나기 전에 필자는 그의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만남도 책 때문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 무한 경쟁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의 국가 리더들이나 기업의 CEO는 총체적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최정호 박사의 지론이다. 국제무역 분야의 전문경영인 경험이 준 소중한 교훈이다. 당면 문제 해결이든 거래든 모든 협상 테이블은 결국은 인간과 인간의 만남의 자리가 아닌가. 언어와 문화가 다를지라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 있다. 협상 상대와의 문화적 공감대가 이루어지면 그 협상은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문화는 시공을 초월한 주술적인 효과가 있다. 관념의 문화가 아닌 현장 문화는 세계로 향하는 통로다. 따라서 기업인의 문화화는 방법적 관점이 아닌 본질적 문제로 매우 중요하다. 최정호 박사는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을 경험을 통해 느꼈다. 그리고 그 성과를 현장에서 무수히 확인했다.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나라의 예술을 이야기하고 문학을 이야기하고 그 나라 유명 시인의 시 한 편을 암송하는 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멋진 일인가. 현대 기업은 문화적 코드 속에서 기업 트랜드를 발견해야 한다. 문화는 넓은 의미에서 기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것이 기업의 CEO들이 문화인이 되어야 하는 진정한 이유다. 현실적인 필요성보다 문화, 그 자체를 즐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능동적인 자세야말로 CEO가 갖추어야 할 필수 조건이다. 무얼 안다고, 지금까지 한 말은 필자의 말이 아니다. 이 모두가 최정호 박사의 주장이며 지론이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 여러 가지 기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좋은 책은 읽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읽고 나면 남는 게 있어야 한다. 최정호 박사의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는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덮고 나면 남는 게 한 광주리는 족히 되는 책이다. 영화광 최정호 박사는 영화광이다. 일생 동안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 자신의 삶에 내린 축복이란다. 최정호 박사의 영화 편력은 어린 시절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 때 극장에 몰래 들어갔다가 들켜서 정학을 맞은 일이 있었다. 가장 여러 번 본 영화가 어떤 영화냐고 물으니 <제3의 사나이>라 한다. 스무 번을 보았단다. 최정호 박사에게 영화는 세계로의 창구 역할을 해왔다. 영화 또한 문화의 한 부분으로 각 나라마다 고유한 색채를 띠고 있다. CEO는 영화도 많이 보아야 할 것 같다. 시간을 억지로 쪼개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즐겨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 또한 최정호 박사의 말이다. CEO로 오랜 경영 일선에서 무대를 옮겨 한양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최정호 박사가 아우인 소설가 최인호 씨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바라본다. 최정호 박사의 문화코드는 삶의 경로에서 형성된 게 아니라 형제의 DNA 속에 처음부터 내재되어 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稅테크,알고보면 부자들만의 전유물 아니다

    稅테크,알고보면 부자들만의 전유물 아니다

    최근 메릴린치증권은 ‘아시아태평양 부자보고서’를 내면서 한국의 고액순자산보유자(HNWI·주거지 및 소비재 제외한 100만달러 이상 보유한 금융자산가)는 지난해 말 현재 8만 6700여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2만 3000여명에 불과하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이 연 4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을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과 합산해 누진과세하는 것이다. 연 4∼5%대의 정기예금 금리를 감안할 때 100만달러(약 9억 5000만원)이면 4000만원 이상 소득을 충분히 올릴 수 있지만 대부분의 금융자산가들이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부자들이 이처럼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세(稅)테크’ 때문이다. 분리과세를 신청해 낮은 세율을 적용받거나 이자귀속 시점(만기)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연금보험 및 주식형 펀드에 분산 투자해 절세 효과를 누리고 있다.10년 이상 장기보험에 일시납으로 투자하면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거두면서도 보험차익은 비과세되며, 주식형 펀드의 매매차익도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세테크 지식 없으면 손해 시중은행의 한 PB(프라이빗뱅커)는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이 있는 것과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면서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이들은 금융자산이 지나치게 많아 어쩔 수 없는 경우이거나 세테크 지식이 없는 경우”라고 말했다. 이 PB는 또 “세테크는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면서 “누구든 절세형 금융상품을 활용하면 세금으로 새는 돈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테크’의 기본은 세금으로 나간 돈을 되돌려 받거나, 처음부터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결국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거나 이자에 붙는 세금을 줄인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데 정부는 세수 부족을 이유로 절세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려고 한다. 따라서 월급쟁이들은 이런 상품을 올해 안에 놓치지 않고 빨리 가입해야 한다. ●중도해지 하면 소득세 과세 연말까지의 세테크 전략 중 첫 번째로 꼽는 것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이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한꺼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 올해까지만 판매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7월 재경부가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2009년까지 판매가 연장됐다.18세 이상 가구주로 무주택자이거나 25.7평 이하 주택을 한 채만 소유하고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7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직장인은 300만원 한도에서 연간 불입액의 40%를 소득공제받는다. 예컨대 한 해 750만원을 저축했다면 300만원을 소득공제받는데 본인의 과세표준에 따라 26만∼115만원 정도를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다. 분기당 가입한도가 300만원이므로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금리가 낮은 은행 예금에 7년 이상 묵히기 싫다면 증권사의 장기주택마련펀드도 고려할 만하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사항은 장기주택마련저축과 같지만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일종의 주식형 적립식펀드이다. 실적배당 상품이기 때문에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개인연금보험도 연 300만원 내에서 소득공제가 되며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다. 중도해지했을 때는 중도해지액 및 일시금을 기타소득으로 보아 소득세를 과세하며,5년 안에 해지하면 가산세가 부과된다. ●세금우대종합저축 관심을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국내 적립식펀드 등 세금우대종합저축으로 통칭되는 금융상품은 연말까지 가입해야 좋다. 세금우대종합저축은 1인당 4000만원 한도 내에서 이자·배당 소득에 대해 9.5%의 낮은 세율(정상 세율은 15.4%)로 분리과세한다. 그런데 이 세금우대가 내년부터는 1인당 2000만원으로 축소된다. 이 상품들은 개인별로 가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족 수대로 나눠서 최대한 가입하고 만기가 없거나 최대한 긴 상품을 선택하면 유리하다. 농·수협,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의 예탁금도 올해 안에 가입해야만 1인당 2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내년부터 3년간은 비과세 금액이 1000만원으로 줄어들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5%의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직불카드의 소득공제 비율이 12월부터 15%에서 20%로 늘어나는 반면 신용카드·현금영수증 공제율은 종전과 같이 15%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들 카드사업 확장 ‘올인’

    은행들 카드사업 확장 ‘올인’

    우리은행 카드사업본부는 지난 9월 4개 영업실적 부문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1조 3720억원이던 월평균 매출액이 1조 5122억원으로 급증했고, 한 달간 유치한 신규회원 수도 7만 9510명으로 1∼8월 평균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체크카드 신규회원도 9월에만 13만 3851명이나 됐다.9월에 카드를 실제로 쓴 회원수는 181만 8830명으로 1∼8월 평균치(164만 7916명)보다 10% 이상 늘었다. 그 결과 지난 8월 사용액 기준 5.74%였던 시장점유율이 한 달만에 5.97%로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10월 월례조회에서 “시장점유율이 최소한 두 자릿수는 돼야 시장에서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며 직원들을 더욱 독려했다. ●은행, 카드에 ‘올인’하다. 2009년까지 시장점유율 10% 달성이 목표인 우리은행은 곧 우수인력들을 카드사업본부에 배치하고, 예산을 10배 이상 늘리는 등 카드영업 활성화 방안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카드 광고 모델로 유명가수 비와 보아를 한꺼번에 영입, 연일 광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카드 디자인을 앙드레 김에게 맡기고,26일에는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성대한 패션쇼까지 치른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시장점유율 2위인 KB카드가 움직이면 판도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며 두려워하고 있다. 하나, 기업, 씨티,SC제일은행도 최근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할부 및 리볼빙 수수료를 세분화하는 한편 우량고객의 수수료를 크게 낮췄다. 직장인 여성을 위한 ‘커피 카드’ 등 이전에 보지 못했던 특화카드도 대부분 은행 쪽에서 나오고 있다. ●은행, 카드시장 야금야금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의 최강자인 LG카드의 월별 시장점유율은 1월 17.82%에서 9월 16.72%로 떨어졌다. 라이벌 삼성카드 역시 1월 12.87%에서 9월 11.78%로 낮아졌다. 반면 우리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카드(은행계 전업사)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카드 사업은 그동안 은행에서 ‘서자(庶子)’ 취급을 받았다. 은행들은 2003년 카드 대란 이전에 카드 사업을 분사시켰다가 저마다 1조∼2조원의 손실을 본 뒤 다시 은행으로 흡수했다. 이후 카드 부문은 인사나 예산에서 괄시를 받았다. 그러나 시장 정상화 이후 전업계 카드사가 은행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총자산순이익률(ROA)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자 은행들도 카드 사업을 달리 보게 됐다. 전업계 최대인 LG카드가 은행계인 신한카드로 팔려가게 된 것은 경쟁의 촉매제가 됐다. 시중은행의 카드 담당 부행장은 “LG카드 회원을 고스란히 승계하려는 신한은행과 이를 빼앗으려는 다른 은행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내년이 카드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하나 LG, 삼성, 현대, 롯데 등 대기업 계열 전업카드사들이 주도하던 카드 시장에 은행들이 가세하면서 카드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은행들은 “대출 리스크(위험) 관리가 전업계 카드사보다 뛰어나고, 모집인이 아닌 창구의 은행 직원들이 주로 신규회원을 모으기 때문에 과거의 출혈 경쟁과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계 카드사들은 최근 역마진이 우려되는 추석 마케팅을 벌이려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은행계의 공격은 전업계를 자극할 게 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카드사가 무리수를 두면 경쟁사들이 모두 따라가는 카드 시장의 특성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에콰도르 대선 새달 26일 결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좌·우파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에콰도르 대선이 2라운드로 가게 됐다. 영국 인디펜던트와 현지 언론 등은 16일 ‘바나나 재벌’인 우파 후보와 교수 출신의 좌파 후보간의 대선 1막이 무승부를 기록, 결선투표가 이뤄진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에콰도르 대선은 중남미 좌·우파 세력 모두에 세확산을 위한 ‘분수령’이 되는 선거이다. 좌파 후보가 페루·멕시코 대선에서 연이어 패배, 에콰도르 대선이 주춤하고 있는 ‘좌파 도미노’를 재점화할지가 최대 관심사였다.●좌·우 대선 득표율 ‘박빙’ 현지 여론조사 기관인 세다토스 갤럽의 출구조사에서 억만장자 알바로 노보아(사진 왼쪽·55) 후보는 27.2%, 재무장관 출신의 라파엘 코레아(오른쪽·43) 후보는 25.4%의 예상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또 다른 기관인 인포르메 콘피덴시알의 출구조사에도 노보아 후보 28.5%, 코레아 후보 25.6%로 예상됐다. 두 후보의 예상 득표율이 오차범위 내로 전망됨에 따라 내달 26일 결선투표가 확실시된다. 에콰도르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거나 1위 후보가 40% 넘게 득표하고 2위와 10%포인트 이상 표차를 벌리지 않으면 결선투표가 실시된다.●‘부시와 바나나 재벌’대 ‘차베스와 좌파 희망’ 에콰도르 대선은 ‘부시 VS 차베스’의 대리전 성격이 짙다. 노보아 후보는 바나나 농장을 기반으로 해운업에 진출,110개 기업을 거느린 재벌총수. 그는 2002년에도 출마했지만 군 출신인 중도좌파 루시오 구티에레스와 맞붙어 패배했다. 노보아 후보는 친미적 외교노선을 밟고 있다. 그는 중남미 좌파 세력의 좌장격인 차베스 대통령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드러낸다. 친미·보수 성향인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긴밀한 협력을 외치고 있다. 반면 코레아 후보는 정치 행보 자체가 ‘반미·자주의 길’이었다. 그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며 재무장관직을 미련없이 던졌다. 그는 차베스와 정치적 동지이자 막역한 친구로 ‘차베스 노선’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코레아 후보는 미 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디펜던트는 “부시를 악(惡)으로 부르는 게 (우리를) 지키는 것이며 그 악은 영리하다.”는 코레아 후보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대중의 결속을 통한 ‘시민혁명’과 함께 에콰도르 개혁을 의미하는 ‘채찍을 주자’는 슬로건으로 지지세를 넓혀왔다.●에콰도르 ‘표심’은 어디로… 지난 10년동안 대통령이 3명이나 축출된 ‘그들만의 정쟁’으로 피폐해진 에콰도르 민심은 ‘변화’를 열망하고 있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1999년에는 경제 위기로 국가 부도인 ‘모라토리엄’까지 갔다. 지난해 정치 불안이 커지면서 부패 의혹에 휩싸인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축출됐다. 두 후보 모두 ‘빈곤층 표심’을 잡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노보아 후보는 빈민 지역을 방문하고, 일자리 100만개 창출, 주택공급과 의료혜택 확대 등의 공약으로 빈곤층에 적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코레아 후보도 ‘시민혁명’과 에콰도르 개혁을 의미하는 ‘채찍을 하자’는 슬로건으로 빈곤층에서 지지세를 넓혀왔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코레아 후보가 전 계층에서 지지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그러나 좌·우 ‘정치적 스펙트럼’에 상관없이 안정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붉은지옥’ 다녀왔어요

    ‘붉은지옥’ 다녀왔어요

    납북되었던 KAL기 승객중 39명이 붉은 지옥 65일만에 다시 자유를 되찾았다. 악몽처럼 지긋지긋하던 공포의 65일을 지낸 귀환승객들은 입을 모아 북괴의 만행을 규탄했다. 낯선 연포비행장에 내린 KAL기 탑승객들은 곧 함흥시 교외 함곡역 대합실에 끌려 갔다. 저녁 7시까지 영하 20도의 강추위속에서 승객들은 불안·공포에 떨어야 했다. 7시가 조금 지나 처음으로 승객앞에서 공식으로 입을 연 것은 별 3개를 단 북괴군 장교. 그는 능글맞게 웃으며 『25년간 떨어져 있다 만나니 반갑수다. 그렇게 시무룩하게만 있지말고 웃읍시다』하며 『귀한 손님이니 좋은「호텔」로 모시겠다』고 했다. 그 괴뢰군의 인솔 아래 승객들이 끌려간 곳은 함흥 역전의 어느 여관. 북괴군들은 승객을 한 사람에 한 방씩 따로 떼어놓더니 일절 서로의 접촉을 막았다. 승객들은 북한서의 첫날밤을 뜬 눈으로 새우고 다음날인 12일 하루도 꼬박 공포에 떨며 보냈다. 13일밤 12시쯤 북괴군들은 평양으로 간다면서 한 사람씩 방에서 끌어 내었다. 평양에 도착한 것은 14일 낮 12시쯤. 승객들은 대동강 여관과 평양 여관에 나누어 수용되었다. 식사가 끝나자 북괴군들은 최초의 신문을 시작, 『함흥에 처음 와서 어떻게 느꼈느냐?』『평양 경치가 어떠냐?』『남쪽 실정은 어떠냐?』는 등 15일까지 이틀동안 계속 승객들의 집, 가족 상황과 먼 친척까지 캐어묻고 교우관계, 재산, 출신성분, 현재의 성분 등을 철저히 조사했다. 계속 승객들은 격리 수용된 채 소위 교양강좌라는 것을 받았는데 교양강좌의 내용이라는게 판에 박은 듯 상투적인 거짓말투성이. 일례로 국군파월을 강제적인 것이라고 허위조작하는가 하면 김일성의 증조부가 옛날 대동강에 온 「셔먼」 호를 격퇴시켰다는 등의 허무맹랑한 거짓말 일색. 이런 교양강좌 때 승객중에서 소신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반발하고 나서면 그 사람은 그 다음날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다. 이번에 돌아오지 못한 승객의 대부분이 젊은 지식층인 것도 바로 이 때문. 귀환승객 가운데도 박명원(朴明源)여인 같은 이는 국군파월이 지원제라고 말하자 『당신은 정부의 앞잡이냐? 남편을 잡아와야 정신을 차리겠느냐』고 협박. 또 손호길(孫鎬吉)씨는 평양에 간 뒤 며칠 안되어 갑자기 일행중에서 없어졌다. 약 20일뒤 다시 돌아온 손씨는 『날 살려달라』면서 말도 제대로 못했다. 얼굴이 상한 것은 물론 말할 수 없는 병자가 되어 있었다. 손씨의 말을 따르면 북괴쪽은 『당신에겐 이상한 점이 있으니 고쳐주겠다』면서 끌고 가더니 약을 먹이고 전깃불이 번쩍 하더니 그만 정신을 잃었다는 것. 깨어보니 자신도 모르게 주사를 맞았는데 말도 제대로 못할 정신이상자가 되어 버렸다. 또 돌아오지 못한 황원(黃元) 기자는 정월 초하룻날 『가고파』를 선창했는데 며칠뒤 어디론지 사라졌다. 붉은 지옥 65일은 이래서 살아있다기보단 오히려 죽어 지내는 편이었다. 승객들은 거의가 매를 맞고 고문을 당했는데 승객들은 한 자리에 모이는 교양강좌 시간을 이용, 서로 쪽지를 교환하며 서로가 당한 사정 얘기를 나누었다. 괴뢰군들은 항상 승객들을 감시했기때문에 한시도 마음놓고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평양에 끌려온지 며칠뒤 TV를 보여주었는데 이 때 조종사 유병하(柳炳夏)씨와 부조종사 최석만(崔石滿)씨가 TV에 끌려나와 소위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사전조작에 의한 것임이 분명했다. 이 TV 기자회견 시청은 그 뒤 또 한 번 있었다. 65일 동안 마음대로 밖에 나가 볼 시간은 물론 한 번도 없었다. 기껏 보는 것이라야 북괴가 전시효과를 노려 만들어 놓은 평양시내의 이른바 혁명박물관, 예술관, 만경대, 농장등. 이런 곳들은 평양을 찾는 외국인들을 위해 전시효과를 노려 마련된 것. 이번 귀환승객 중 유일한 부부 송환자인 권오집(權五執) 씨의 부인 최돈숙(崔燉淑) 여인은 부모없이 서울에 남겨져 있는 4남매 생각에 신음도 전폐, 울기만 했다. 그러자 북괴 안내원들은 『왜 울고 불고 행패를 부리느냐?』면서 위협, 그러자 최여인은 지지않고 『난 여기서 안죽겠다. 자식이 있는 대한민국에 가서 죽겠다』고 강경히 버티어 욕을 먹으며 고초를 겪기도. 연금되어 있는 여관에서 담당 안내원들과 이론으로 따지고 들면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는 것이 공식. 이들이 돌아오게 되었다는 것을 안 것은 귀환 하루 전인 13일 저녁. 북괴안내원들이 『내일이면 돌아간다』고 말했다. 14일 하오 개성을 거쳐 4시 44분 판문점에 도착, 자칫하면 못 건널 뻔했던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거쳐 다시 자유대한의 품으로 돌아왔다. [선데이서울 70년 2월 22일호 제3권 8호 통권 제 73호]
  • [씨줄날줄] 발해의 금화/이용원 수석논설위원

    발해를 세운 대조영이 건국 기념으로 만들었다는 금화 다섯 점이 공개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화폐에는 ‘발해통보’‘천통8년’이라는 글자를 각각 새겼다고 한다. 금화를 공개한 모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천통(天統)’은 대조영이 정한 연호이므로, 화폐를 주조한 해인 천통8년은 서기 705년이 된다. 과연 705년에 대조영은 발해라는 국호를 썼을까?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한 해는 698년이다. 고구려가 당나라에 망한 뒤 30년만에 그 유민들을 이끌고 옛 고구려 중심지에 나라를 세운 것이다. 대조영은 나라이름을 처음 진(震 또는 振)으로 지었다고 중국 사서에 기록돼 있다. 그러다 당이 713년 사신을 진의 조정에 보내 대조영을 발해군왕으로 임명한 뒤로, 발해라는 국명이 자연스레 자리잡았다는 것이 중국측 기록이다(발해의 임금은 일본에 보낸 국서에서 스스로를 고려왕이라고 일컬었다). 따라서 705년에 대조영이 발해라는 국호를 사용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아울러 대조영의 건국 당시 영토를 보아도 발해라는 이름과는 상관이 없어 보인다.‘발해’는 본디 중국 랴오둥반도와 산둥반도에 둘러싸인 바다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반면 대조영이 당나라 추격군을 뿌리치고 멀찌감치 이동해 나라를 세운 동모산 일대는 발해와는 수천리 떨어진 지역이다. 그런데도 대조영이 지리적·역사적 연관성이 없는 발해를 취해 나라이름을 삼았다는 것은, 기록상에 없거니와 논리적으로도 믿기 힘든 주장이다. ‘천통’에 관해서도 정말 대조영이 사용한 연호인지를 두고 사학계에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공식 사서에서는 대조영을 이은 2대 무왕에 이르러서야 독자적 연호인 ‘인안(仁安)’을 사용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천통’이라는 연호는 다만 발해 왕가의 후손이라는 태씨의 족보에 기록돼 있을 뿐이다. 또 무왕이후 발해왕들은 대대로 연호를 사용했지만 ‘천통’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천통이 발해의 연호라는 주장도 근거는 미약하다. 이번 공개된 금화가 발해의 화폐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이런저런 이유로 그 사실이 선뜻 믿기지 않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작사(作詞)·작곡(作曲)·노래하는 가요3부자(父子)

    작사(作詞)·작곡(作曲)·노래하는 가요3부자(父子)

    부자(父子)작곡가 집에 신인가수가 탄생하여 흔치않게 가요3부자(父子)의 이색가정을 이루게 됐다. 『차라리 꿈이라면』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한정호(韓政浩·21)군. 아버지는 작사 겸 작곡가 한복남씨(韓福男·52)고 젊은 작곡가 하기송씨(河基松·본명 한정일(韓政一)·32)가 바로 맏형. 「레코드」사「도레미」가 바로 韓씨집의 것이고 보면 『작사에 아버지, 작곡에 큰 아들, 노래에 막내아들』, 취입까지 겸해서 완전한 자급자족이다. 「데뷔」곡부터가 그렇다. 한정호가 불러 요즘 상승의 인기를 보이고 있는 『차라리 꿈이라면』은 아버지 한복남씨의 작사·작곡이고 두번째 노래 『마음의 꽃』은 형 하기송씨의 곡이다. 아버지 작곡가는 작사·작곡 이외 가수로도 소문난 사람. 『엽전 열닷냥』『나그네 밤거리』『빈대떡 신사』등 왕년의 「히트·송」이 모두 한복남씨의 詞·曲·노래다. 지금도 술집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오는 『오동동 타령』『한많은 대동강』『페르샤 왕자』『처녀 뱃사공』등이 이를 테면 아버지의 대표작곡. 노래 재질은 하기송씨 역시 빠지지 않는다. 「히트」는 안됐지만 『푸른 수평선』이란 노래가 바로 하기송씨의 詞·曲·노래다. 대표곡은 『회전의자』(김용만(金用萬) 노래) 『둘이서 트위스트를』(박재란(朴載蘭) 노래) 『나룻배 처녀』(최숙자(崔淑子) 노래)등. 이렇게 보면 한정호의 노래 재질은 타고 난 혈통으로 볼 수 있다. 아버지가 작곡에 손을 댄 것이 5남매의 막내아들인 정호군이 출생한 해이고 그래서 그는 악기를 장난감 삼아 자라났다. 「피아노」, 「기타」 솜씨가 보통 이상. 혈통의 혜택이 아니라도 음악가가 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그래도 아버지 작곡가의 말인즉 『가수 시킬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가난과 싸워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아들들만은 다른 분야로 진출해주길』바랐단다. 그래서 정호군의 가수「데뷔」는 전혀 돌발적이다. 『작년 12월이었죠. 할머니에게 담배 20갑을 사다 드리기에 돈이 어디서 났느냐고 추궁했더니 방송 출연료를 받았다는 겁니다』 TBC의 『다이어먼드·쇼』에 「아마추어·싱어」로 출연한 것이 가수로서의 출발. 중앙대(中央大) 연극영화과 2년생으로 전공이 연예분야이기도하지만 내친 김에 가수로 「데뷔」를 시켰단다. 이런 경위는 큰 아들 하기송씨에게서도 볼 수 있다. 작곡가 생활을 시작한 것은 20세 때부터지만 처녀작 『제주 비바리』(황금심(黃琴心) 노래)를 내놓은건 17세때, 당시 서울高 1학년때다. 『어느 날 「기타」를 튕기고 있기에 야단을 쳤죠. 연예인 생활은 나로써 족하다고. 그런데 5선지 위에 끼적거려 내놓은 곡이 나보다 낫단 말예요. 할 수 없다, 하고 싶으면 해라. 그래서 예명도 하기 송(Song), 노래 하기 좋아한다는 뜻으로 지어줬죠』 언뜻 보아서는 3부자(父子)라기보다 3형제(兄弟)다. 부자간에 오갈 수 있는 성질 이상의 농담이 거침없이 튀어 나오고 서로 어깨를 치면서 박장대소를 한다. 취미도 똑같이 낚시와 당구. 당구실력은 아버지와 큰 아들이 2백이고 막내둥이 정호군이 3백. 시간이 나면 3부자는 나란히 당구장에 들어가 「게임」을 벌인단다. 일요일이면 온가족이 「닐」낚시를 떠나고. 『한때 사업이 부진해서 고민 많이 했죠. 그래도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해봤습니다. 가정적으로 나만큼 복많은 사내도 없을테니까요』 - 이름도 복남(福男)인 아버지의 얘기. 그는 사업운영은 큰 아들에게 맡기고 좋은 곡을 만들어 정호군의 가수 진출을 힘껏 밀어 볼 생각이란다.[선데이서울 70년 2월 22일호 제3권 8호 통권 제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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