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아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 신문
    2026-06-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152
  • [사설] 비핵화 시동 거는 동시다발 총력외교 필요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으로 우리와 주변국들이 분주해졌다. 청와대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남에 따른 전방위적 후속 조치를 위한 숙고에 들어갔다. 벌써 정상회담 의제 설정과 실무 협의를 위해 평양에 파견하는 고위급 특사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 김여정 일행을 맞았던 남북 관계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꿰뚫고 있는 이들이 적절하겠지만, 쓸데없는 논란을 부를 인사는 처음부터 피하는 게 옳다. 1, 2차가 그랬듯 3차 남북 정상회담까지는 난관이 많다. 대화의 추동력을 확보하려면 국민적 지지를 얻는 일이 급선무다. 청와대만 신난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긴밀한 공조와 이견 조정 등의 절차도 밟아야 한다. 비핵화 실현은 남북 정상회담, 북·미 대화만으로는 모자란다. 6자회담에 참가한 주변 4강의 지원과 협력으로 결실을 보아야 하는 구조다. 통일부 차관이 13일 주한 일본대사, 14일 주한 중국대사에게 김여정 방남 등을 설명한다고 한다. 중국의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이 평창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것도 좋은 신호다. 북·중 관계 회복은 북핵 해결의 원군이 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남북 교섭이 한반도 평화를 이끌 것이라 말하긴 이르다”고 가시 섞인 반응을 보였다. 평창에서 강경 입장을 보이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최대 압박과 (외교적) 관여를 병행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미국이 아직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인상이다. 한·미 정상의 전화 통화를 계획하고 있다지만 전화만으론 모자란다. 워싱턴에 특사를 보내 북·미 중재를 위한 교감을 나눠야 한다. 미국이 ‘역대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대북 제재를 실시한다는데 ‘포괄적 해상 차단’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상 차단은 한반도의 준전시 상황 돌입을 의미한다. 미국의 진의도 파악해야 한다. 동시다발적인 특사 파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 의도가 강도를 높여 오는 미국의 제재를 모면하고 핵·미사일 개발의 시간 벌기를 위한 것인지, 비핵화의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평양 특사는 빠를수록 좋다. 긴박하게 전개될 한반도 상황에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는 주변국들과 상황과 정보를 공유하며 신뢰도 다져 가야 한다. 정부가 주한 대사를 불러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비핵화의 문을 열려면 더 적극적인 총력 외교를 펼쳐야 한다. 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한·미 군사훈련을 실시하면 핵·미사일 도발을 암시하는 주장을 했다. 한 차례 연기된 군사훈련 중단은 불가능하다. 훈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자제하는 게 우선임을 강조한다.
  • 보아 첫 미니앨범 ‘원샷, 투샷’ 20일 발매 ‘압도적 카리스마 예고’

    보아 첫 미니앨범 ‘원샷, 투샷’ 20일 발매 ‘압도적 카리스마 예고’

    가수 보아가 첫 미니앨범 ‘ONE SHOT, TWO SHOT’(원샷, 투샷)으로 또 한 번 새로운 변신을 에고했다. 보아는 오는 20일 오후 6시 멜론, 지니, 네이버뮤직 등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총 7곡이 수록된 첫 미니앨범 ‘ONE SHOT, TWO SHOT’의 전곡 음원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글로벌 음악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8년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보아는 지난 1월 31일 힙합 댄스 곡 ‘내가 돌아 (NEGA DOLA)’를 발표, 특유의 매력적인 보컬과 힙합 스웨그 넘치는 퍼포먼스로 강렬한 걸크러시 매력을 선보여 호평을 얻었다. 이번에는 딥하우스 계열의 댄스 곡 ‘ONE SHOT, TWO SHOT’으로 새롭게 변신, 압도적 카리스마로 가요계를 매료시킬 전망이다. 또한 보아는 매주 월~금요일 오전 11시 V LIVE 및 네이버TV ‘키워드#보아 - mySMTelevision’ 채널에서 공개되는 리얼리티 ‘키워드#보아’를 통해, 컴백 스토리는 물론 자연스러운 일상을 선보여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신곡 녹음, 안무 연습, 자켓 촬영 등 첫 미니앨범 작업기가 순차 방송될 예정이어서 높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방송되는 31~32부에서는 신곡 녹음에 돌입한 보아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공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다시 할게요’를 반복하며 최선을 다하는 열혈 뮤지션 보아의 녹음실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어, 아시아 대표 가수 자리에 오르기까지 보아의 숨은 노력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보아의 첫 미니앨범 ‘ONE SHOT, TWO SHOT’은 오는 21일 음반 발매될 예정이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성폭행 피해자 “가해자 이현주 감독, 사과는커녕 내 탓…섬뜩”

    성폭행 피해자 “가해자 이현주 감독, 사과는커녕 내 탓…섬뜩”

    동성 성폭행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연애담’ 이현주 감독은 6일 자신은 여전히 무죄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동성 성폭행’ 이현주 감독 “여전히 무죄 주장” 이에 피해자 A씨는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당시 사건을 통해 자신이 겪어야 했던 상황과 고통을 공개했다. 피해자 A씨는 “가해자 이현주의 ‘심경고백’ 글을 읽고 쓰는 글”이라면서 “그날 사건에 대해 생각하기도 싫어서 세세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은 또 하게 됐고, 가해자는 변명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내가 원해놓고 뒤통수 친다고 믿고 있는 거로 보인다”고 말문을 열었다.피해자는 “가해자는 사건 이후 ‘밥 먹고 차먹고 대화하고 잘 헤어졌는데 한 달 뒤에 갑자기 신고했다’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저 통화 이후 두 차례 통화가 더 있었고 그 통화는 모두 녹취되어 재판부에 증거로 넘겨졌다. 그 두 번의 통화 내내 가해자는 나에게 화를 내고 다그쳤으며 심지어 마지막 통화 후엔 동기를 통해 문자를 보내 ‘모텔비를 갚아라’고 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달 후에 갑자기 신고한 것이 아니라 사건 이후 신고하기까지 약 한 달 동안, 사과를 받기 위해 두 차례 더 내가 먼저 전화를 했고 사과는커녕 내 잘못이라고 탓하는 얘기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1신 판결문 중 일부도 공개했다. ‘이 사건 유사성행위 당시 피해자는 음주 등으로 인해 의식 내지 판단능력이 거의 없었고, 당시의 상황을 기억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울었던 것은 만취 상태에서 이루어진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피해자는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한 영화 팬들에 대한 사죄의 말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내가 몹쓸 짓을 당했던 그 여관이 당신의 영화에 나왔던 그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 느낀 섬뜩함을, 당신의 입장문을 읽으며 다시금 느꼈다”고 분노했다. 아래는 피해자가 쓴 글의 전문.#가해자 이현주의 ‘심경고백’ 글을 읽고 쓰는 글. 아이고...한숨부터 나온다. 그날 사건에 대해 생각하기도 싫어서 세세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은 또 하게 되는구나. 그런데 이쯤 되니 가해자는 변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정말로’ 내가 원해놓고 뒤통수친다고 믿고 있는 거로 보인다. 그렇다면 가해자 입장에서 “아니, 밥 먹고 차먹고 대화도 해놓고 한 달 뒤에 왜 경찰에 신고해? 나 진짜 억울해”라는 저 입장문의 요지가 이해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한결같이 ‘밥 먹고 차먹고 대화해놓고’를 재판 내내 반복하고 또 입장문에서까지 반복하느냔 말이다. ‘밥 먹고 차먹고 대화해놓고 밥 먹고 차먹고 대화해놓고~’ 외우겠다. 많은 사람들이 성폭행 피해자와 가해자를 떠올릴 때 그리는 전형적인 이미지가 있다. 가해자는 폭력적이고 공격적이며 피해자는 숨고 소극적인 이미지 말이다. 그런데 80% 이상 성범죄의 대부분이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고 그 때문에 성범죄 이후의 상황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전형적이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사건이 있고 난 바로 직후 나는 가해자와 ‘밥 먹고 차먹고 대화했다.’ 맞다. 다시 떠올리기 끔찍하지만, 그날의 일을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가해자가 먼저 그날의 일을 말해버렸으니 말이다. 사건 당일 나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수업을 오후 10시경 마치고 동기 오빠 2명과 가해자 이렇게 넷이서 학교 근처 식당에서 술을 마셨다. 그리고 2차로 다른 식당으로 가면서 동기 오빠 한 명의 친구분이 동석하며 총 다섯 명이 2차에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2차에 갔을 때가 3시경이었는데 갑자기 취기가 올라와 테이블에 엎어졌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기억나는 것은 5시경에 남자친구에게 집에 가겠다고 전화를 한 것이고 그 이후로 다음날 오전 12시, 모텔에서 깼을 때까지의 기억이 없다. 당시 동기들의 진술에 의하면 내가 “집에 가야 한다. 대구 내려가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몸을 가누지 못해 이대로 대구로 내려보내면 위험하다고 판단이 들어 근처에서 잠깐 재우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때 가해자가 아는 모텔이 있었고 그곳으로 동기 오빠 둘은 나를 번갈아 업어 가며 모텔 방안까지 이동했다. 오빠 중 한 명이 나를 침대에 눕혔고 오빠 둘은 여자인 나를 혼자 모텔에 두기가 위험하니 역시 여자인 가해자에게 함께 있어 주라고 하고 나왔다고 한다. 그때가 오전 7시 40분경이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정오가 가까운 시간이었다. 눈을 뜨고 보니 천장이 보였고 나는 상의 브라탑을 제외한 채 하의 속옷까지 모두 벗겨져 있었다. 깜짝 놀라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을 때 가해자는 옷을 다 입은 채 침대 옆에서 기대어 있었다. “기억 안 나? 우리 잤어!”라고 말했고 나는 너무 당황했고 그때는 ‘잤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 내가 질문할 새도 없이 가해자는 “야~너 그런 신음소리 내냐? 내가 널 (~) 할 줄이야”하며 웃으며 얘기했다. 너무도 원색적인 표현에 나는 더 듣고 싶지가 않았다. 그때 내 눈에 재떨이에 가득한 담배꽁초가 보였던 기억이 난다. 가해자가 피던 담배꽁초가 한가득 있던 재떨이가 말이다.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데 데스크에서 전화가 와서 퇴실 시간을 알렸다. 모텔 밖으로 나와 가해자가 “밥이나 먹자”라고 했고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아야 했기에 근처 식당으로 갔다. 만약 내가 모르는 사람이나 처음 보는 사람과 모텔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밥을 먹으러 갔을 리는 없을 것이다. 밥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어찌 된 건지 더 묻고 싶었지만, 점심시간의 시끌벅적한 소음 사이에서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별말 없이 각자 밥을 먹고 나가려는데 “모텔비 내가 냈으니 밥값은 네가 내”라고 가해자가 말했다. 그때까지도 상황파악이 안 된 나는 시킨 대로 계산을 했다. 식당 앞에 나오자 가해자는 “내게 스타벅스 무료 쿠폰이 있으니 가자”고 했고 난 거기서 얘기를 좀 들어보려고 했다. 카페에 앉았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내가 물었다. 가해자는 그제서야 얘길 시작했다. “네가 먼저 키스를 했어”라고. “그리고는?” “잤지 뭐”였다. 머리가 안 돌아가고 멍했다. 믿기지 않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술 먹고 일어난 해프닝이니까 절대로 남자친구한테 얘기하지 마”라고 했고 “너 때문에 안 좋은 기억이 생겼다”라고 짜증을 냈다. 기억이 나지 않는 나로서는 “미안하다”고 대답했다. 바로 앞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준다기에 공항철도역까지 같이 갔고 헤어졌다. 대구로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계속 눈물이 났다. 내게 일어난 일이 무슨 일인지 도통 모르겠어서였다. 집으로 오자마자 남자친구에게 괜히 짜증을 내고는 안방으로 들어가 누워버렸다. 그대로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깼을 때 마음은 진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이 이야기를 남자친구에게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현주랑 잤대”라고 시작된 대화는 남자친구로 하여금 나와는 다르게 이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게 했던 것 같다.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그 시간 이후 남자친구는 이것이 범죄일 수도 있겠다고 의심해서 가해자와의 모든 통화를 녹음해두고 있었다. 그날 저녁 남자친구는 더 자세한 상황을 듣기 위해 가해자에게 전화했다. 그 통화에서 알게 된 모텔 안에서의 상황은 가해자가 “답답해 보여서 팬티스타킹을 벗겨주었고 이후 먼저 가슴을 만지고 키스를 하기에 성관계가 시작됐다”는 것이었다. 남자친구는 일단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아침 나에게 문자 한 통이 왔다. “네 남친한테 전화 왔더라? 너 내 눈앞에 띄면 죽여버린다” 살이 떨렸다. 너무 무서웠고 한참을 망설이다 가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때가 사건 이후 나와 가해자가 나눈 첫 통화였다. 나는 다시 한번 모텔 안에서의 상황이 이해가 안 되어 물었고 그때 가해자가 새로운 사실을 말했다. “네가 울면서 레즈비언이라고 고백을 했어. 내가 달래줬고 그러는 가운데 그렇게 된 거야.” 분명히 말하지만, 이 말은 사건 당일 모텔에서가 아니라 사건 다음날 내가 전화했을 때 새롭게 덧붙여진 말이다. 그 통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내가 남자가 아니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였다. 가해자는 심경 고백 글에서 사건 이후 “밥 먹고 차먹고 대화하고 잘 헤어졌는데 한 달 뒤에 갑자기 신고했다”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저 통화 이후 두 차례 통화가 더 있었고 그 통화는 모두 녹취되어 재판부에 증거로 넘겨졌다. 그 두 번의 통화 내내 가해자는 나에게 화를 내고 다그쳤으며 심지어 마지막 통화 후엔 동기를 통해 문자를 보내 “모텔비를 갚아라”고 까지 했다. 한 달 후에 갑자기 신고한 것이 아니라 사건 이후 신고하기까지 약 한 달 동안, 사과를 받기 위해 두 차례 더 내가 먼저 전화를 했고 사과는커녕 내 잘못이라고 탓하는 얘기만 들었다. 또한 그 한 달 이란 시간은 내가 당시 동석했던 동기 오빠들에게 이 사실을 알린 시간이기도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동석자 오빠들은 “너는 그때 만취해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잠든 너를 침대에 눕혀 놓고 나왔다” 등의 말을 해주었고 조금씩 그제서야 나는 이게 범죄라는 걸 깨달아간 시간이기도 했다. 신고를 결심하고 가해자에게 통보했다. 지금 신고하러 갈 계획이라고. 나는 너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고. 그러자 곧바로 가해자에게 전화가 왔다. 그때는 이미 마음을 정한 후라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 이후 26통의 전화가 왔고 몇 시간 후 “지금 대구로 내려가고 있다. 만나서 얘기하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나는 “지금 무턱대고 대구로 내려온다는 언니가 너무 폭력적으로 느껴진다”고 하며 만나주질 않았고 이후 가해자는 2박 3일을 더 만나달라며 대구에 머물다가 “네가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도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는 문자를 끝으로 지금까지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이 재판을 이어갔다.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싶다는 가해자의 말해 대해 1심 판결문 중 일부를 발췌하여 대신한다. [1심 판결문 내용 중] ‘이 사건 당시 같이 술을 마신 F, G은 이 법정이나 수사기관에서 2차 술자리가 끝날 무렵 피해자가 만취하여 몸도 가누지 못하고 정상적인 대화도 불가능한 상태였고 모텔 방에 눕힐 때 의식이 없는 채로 잠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자신도 이 법정이나 수사기관에서 당시 피해자가 술에 취해 다리가 풀려 제대로 걷지 못하고 웅얼거릴 정도의 말을 하였을 뿐이고, 모텔 방에 들어간 직후 술 취한 사람이 잠든 모습이었다고 진술하였다. 또 피해자는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고 술을 마셨으므로 그 자체로도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다고 보아야 한다. 피해자가 모텔 방에 들어가 때로부터 이 사건 유사성행위가 이루어진 7:50 경까지의 시간 간격은 30~40분에 불과하여 만취했던 피해자가 의식을 차리기에는 짧은 시간이고, 그 사이에 구토를 하는 등 정신이 들 만한 특별한 계기도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유사성행위 당시 피해자는 음주 등으로 인해 의식 내지 판단능력이 거의 없었고, 이에 따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유사성행위 당시의 상황을 기억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울었던 것은 만취 상태에서 이루어진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일반적으로도 술에 만취하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우는 경우가 있다.) 피해자에게는 위와 같이 결혼을 전제로 교제해 온 남자친구가 있었고, 영화아카데미 동기인 G, F이나 교수인 L 모두 피해자가 동성애자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고, 피해자와 동성애적인 성적 접촉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가 만든 영화 시나리오 등에 성적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 있으나, 성적 문제는 영화나 소설 등에 자주 등장하는 보편적 주제 중 하나이므로 이를 들어 피해자에게 동성애적 성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해자가 먼저 자신이 레즈비언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키스를 하고 가슴을 만지거나 성행위를 요구했다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려운 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만취한 나머지 울거나 피고인의 성적 접촉에 대하여 무의식적, 육체적 반응을 나타낸 것을 과장하여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성적 접촉을 요구하였다고 진술하는 데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끝으로.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한 영화 팬들에 대한 사죄의 말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몹쓸 짓을 당했던 그 여관이 당신의 영화에 나왔던 그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 느낀 섬뜩함을, 당신의 입장문을 읽으며 다시금 느꼈다. 추신) 나의 모교인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진상조사위가 꾸려졌고 관계자분들은 이 사태에 대해 매우 분개하고 있으며 엄중하게 사건을 파헤치고 다룰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또한 가해자의 영화를 배급했던 배급사로부터도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 더 이상의 화살이 학교와 배급사로 가지 않기를 바라며 빠른 조치와 대처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베네수엘라인 4만명 엑소더스

    베네수엘라가 지독한 경제난과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 인접국 브라질로 탈출한 베네수엘라인이 4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국경도시는 갑자기 불어난 베네수엘라인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브라질 일간 글로부 등은 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주의 주도 보아비스타시(市)에 체류하는 베네수엘라인이 4만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보아비스타시 전체 인구(33만여명)의 10%를 넘는 규모다. 시 당국이 제공한 31개 수용시설은 가득 찼다. 거처를 구하지 못한 베네수엘라인이 거리와 광장을 점령했다. 시내에 있는 연방경찰 건물에는 일자리를 얻는 데 필요한 서류를 떼려는 베네수엘라인이 매일 400여명씩 몰려든다. 최근 국경을 넘은 베네수엘라 출신 루이스 곤잘레스(36)는 “고국의 내 집에서 굶주리는 것보다, 브라질에서 노숙하는 게 낫다. 최소한 먹을 게 있기 때문이다”고 글로부에 말했다. 레오나르도 코르도바(28)는 “베네수엘라에 있다가는 굶어 죽을 것 같았다. 이틀 동안 1만 2000㎞를 카풀(차량 공유)로, 버스로, 도보로 이동해 브라질에 넘어왔다”고 했다. 베네수엘라인의 필사적인 탈출을 바라보는 브라질 주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현지에서는 베네수엘라인들을 수용하기에 교육·보건 등 인프라가 부족하고 치안 대책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여론이 들끓는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2만 5000명이던 베네수엘라인이 최근까지 4만명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5만 5000명에 달할 것으로 본다”면서 “도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인이 단기간에 급증하는 것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인을 향한 폭력사건이나 외국인 혐오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브라질 정부는 국경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외교·국방·치안 등 관계부처 실무자회의를 열고,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입국 제한 또는 국경 폐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브라질 법무부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인의 난민 신청 건수는 2016년 3356건에서 지난해 1만 7865건으로 5배 늘었다. 이는 쿠바(2373건), 아이티(2362건), 앙골라(2036건), 중국(1462건), 세네갈(1221건) 등 다른 국가 출신의 난민 신청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숫자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정렬 전 판사 “이재용 재판, 역대급 쓰레기”

    이정렬 전 판사 “이재용 재판, 역대급 쓰레기”

    진보적 성향의 이정렬 전 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2심 재판에 대해 “역대급 쓰레기 재판”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이 전 판사는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이 전 판사는 “(정형식 부장판사 등) 재판부의 과거 행적으로 보아 예상 외로 무죄가 선고되지 않았다”며 비꼰 뒤 판결 결과에 대해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용어인데 시쳇말로 ‘홀딱 벗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 판사는 “이 판결에 나타난 논리를 그대로 관철하면 유죄로 인정된 부분도 무죄일 것”이라면서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가는 정말 난리가 날테니 약간 유죄로 인정한 것 아닌가 싶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판사는 이 전 부회장 2심 판결이 국정농단의 다른 사건 판결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두고 한 말이다. 문 전 장관은 2015년 7월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한 죄가 인정돼 1·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받고 복역 중이다.이 전 판사는 “특별검사팀이 상고한다고 하니 이 사건이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받을 지도 관심”이라면서 “여러 개의 강이 바다로 한꺼번에 모이듯 모든 사건은 대법원에 모인다. 문형표 사건과 이재용 사건을 놓고 볼 때 대법원도 상당히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식 판사를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이 전 판사는 “보통은 (판사가) 정치적 성향이 있더라도 (판결은) 조심스럽게 한다.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전제로 공과 사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법원 판결 가운데 ‘역대급’을 2개 꼽는다. 한명숙 전 총리 판결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판결이다. 두 판결을 지금까지 ‘역대급 쓰레기 판결’로 꼽아왔는데 이번 (이재용) 판결은 이를 능가한다”라고 말을 맺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353일 만에 삼성 경영공백 해소…M&Aㆍ미래 청사진 속도전

    353일 만에 삼성 경영공백 해소…M&Aㆍ미래 청사진 속도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석방으로 삼성그룹은 1년 가까이 지속됐던 경영 공백을 해소하고, 글로벌 투자 확대, 해외 네트워크 회복에 속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당분간 자숙하는 가운데서도 그룹 차원의 신뢰 회복 방안과 ‘제3창업’에 버금가는 미래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삼성그룹 관계자는 5일 “석방 자체로 당장 경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리더십 공백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우려를 불식하고, 지난해 전무했던 대형 투자,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이 부회장이 출소 후 맨 먼저 한 일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에게 ‘인사’하러 간 것이었다. 4년 전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이 회장은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아버지께 인사드리러 가야 한다”며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잠깐 미소를 지었다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내 굳은 표정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병원에 들어가기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열심히 하겠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법 위에 돈이라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를 만난 뒤 곧바로 한남동 자택으로 귀가했다.이번 판결에 부정적인 여론도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은 당분간 극도로 행동을 조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대외 행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제3창업’ 선언으로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일은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탄생일이다. 3월은 그룹 전신인 삼성상회 설립 80주년이자 이 회장이 ‘제2창업’ 선언으로 글로벌 삼성을 탄생시킨 지 30주년을 맞는 달이다.경영 스타일 변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다음달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상 첫 주식 액면분할 의결에 이어 이 부회장이 총수에 의존하는 경영 구도를 주주 및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전면 쇄신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 2~3명의 사외이사를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교체하는 등 이사회의 다양성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와 고용 확대 방안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동차 전자장비 업체 ‘하만’ 이후 이렇다 할 M&A가 없었다. 반도체 호황 이후 미래 먹거리 대비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 부회장의 손발이 묶여 있는 동안 보아오포럼 등 해외 네트워크 또한 멈춰 서다시피 했다. 정부 정책에 부응해 대규모 투자와 이에 따른 고용 확대안이 기대된다.사회환원책의 수위도 관심거리다.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헌신’, ‘나누는 참된 기업인’, ‘사회에 대한 보답’을 수차례 언급했다. 이 회장의 ‘차명재산 사회환원’ 약속 후속 조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차명재산을 실명 전환한 뒤 누락된 세금을 완납하고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재계는 “경제 전반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행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중요한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용기와 현명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개장 직후 3.56% 급락하며 230만원까지 밀렸으나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 소식에 전날보다 1만 1000원(0.46%) 오른 239만 6000원에 마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포토] ‘발 뻗고 함박웃음’ 김정은, 리설주와 트롤리 버스 시승

    [포토] ‘발 뻗고 함박웃음’ 김정은, 리설주와 트롤리 버스 시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신형 무궤도전차(트롤리 버스)를 시승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와 리설주 동지를 모시고 새형의 무궤도전차 시운전이 진행되었다”라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새형의 무궤도전차를 자신께서 타보아야 마음을 놓으시겠다고 하시며 늦은 밤 무궤도전차를 타시고 (평양) 시내를 돌아보시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무궤도전차를 타보니 편안하고 믿음이 간다. 완충장치도 좋고 진동과 소음도 없으며 속도도 괜찮다”라면서 “전차의 기술 상태가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우리 노동계급이 만든 것이어서 제 집안에 들어앉은 것처럼 마음이 편하고 긍지스럽고 대단하게 여겨진다”라며 “자력갱생의 힘으로 이루어낸 우리의 결과물들을 마주할 때가 제일 기쁘고 더없이 만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기술자료들을 보내주겠으니 무궤도전차의 기술적 특성을 보다 갱신하고 다량 생산하기 위한 투쟁을 줄기차게 벌여 수도(평양) 여객 운수 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면서 “수도 여객 운수 부문에서 인민에 대한 헌신적 복무 정신을 지니고, 특히 추운 겨울날 인민들의 교통상 편의를 원만하게 보장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시승식에는 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조용원 당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리모델링을 끝내고 생산을 시작한 평양무궤도전차 공장을 시찰해 새로 생산한 무궤도전차를 살펴봤다고 지난 1일 전했다. 무궤도전차는 일반 버스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트롤리선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운행하는 대중교통수단이다. 북한에서 무궤도전차가 운행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로, 북한은 1961년 9월 첫 무궤도전차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 샤이니 종현 유작 ‘빛이 나’ 음악중심 1위

    고 샤이니 종현 유작 ‘빛이 나’ 음악중심 1위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 고(故) 종현의 ‘빛이 나’가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또다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MBC에 따르면 3일 오후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서 나란히 1위 후보에 오른 장덕철의 ‘그날처럼’, 수지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를 제압하고 1위에 올랐다. ‘빛이 나’는 종현이 직접 작곡, 작사한 곡으로 일렉트로닉 팝 장르의 노래다. 종현의 유작 앨범 ‘Poet | Artist’의 타이틀곡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18일 종현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를 자신의 친누나에게 남긴 뒤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이날 ‘쇼 음악중심’에는 ‘아시아의 별’ 보아를 비롯해 수지, 레드벨벳, 구구단, 아이콘, 모모랜드, VAV, 골든차일드, 엔플라잉, 청하, 정세운, 더 이스트라이트, 케이시, TRCNG, 레인즈, 프로미스9이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방관자도 공범이다/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방관자도 공범이다/임창용 논설위원

    흑인 차별 의식이 미국 사회 깊숙이 고착화돼 있던 1960년대 초. 항공우주국(나사)에서 계산 업무를 하던 흑인 여성 캐서린은 어느 날 우주임무센터에 투입된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해지자 캐서린의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활용하기로 한 것. 흑인 여성으로선 첫 센터 입성이었다. 캐서린은 그러나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에 숨 막히는 나날을 보낸다. 출입구부터 화장실과 식당, 커피포트에까지 ‘유색인 전용’이란 표시가 붙어 있었다. 어려운 계산을 하다 말고 800m나 떨어진 화장실에 뛰어갔다가 오기를 반복해야 했다. 어느 날 실험에 문제가 생겨 급박한 상황에서 보스가 캐서린을 찾는다.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늦어 보스로부터 질책을 들은 그녀는 급기야 쌓인 분노를 터뜨린다. 모든 차별적 환경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주목되는 장면은 그녀의 보스인 알 해리슨의 대응. 그는 직접 화장실로 가 ‘유색인 전용’이란 푯말을 깨부순다. 나사엔 유색인 화장실이 아니라 그냥 화장실이 존재할 뿐이라면서. 이후 나사에선 제도적으로 흑인 차별이 사라졌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히든 피겨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주를 향한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 치열할 때 나사 내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 사태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우리 검찰엔 나사의 해리슨 같은 보스가 한 명도 없을까’란 의문이었다. 장관이든 부장검사든 단 한 사람이라도 ‘싸워 보자, 도와줄게’라고 나섰다면 어떻게 됐을까. 장례식장에 동석했던 그 많은 선배 검사들은 왜 한 명도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라고 나서지 못했을까. 서 검사는 치욕적인 성추행을 당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너무 부당하다고 얘기하고 싶었으나 많은 사람이 말렸다”고 했다. 그저 자신의 무능을 탓하며 입 다물고 근무하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고 했다. 성추행 피해자가 외려 마녀사냥감과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분위기 속에서 8년간 눈물만 삼켜 왔다는 것이다. 서 검사는 검사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다. 익명의 진정서나 투서도 아닌 실명으로 본인의 성추행 피해 이야기를 그토록 세세하게 폭로한 용기에 경외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당사자의 용기만으로 진실을 밝히기엔 힘이 부쳐 보인다. 켜켜이 쌓인 한 조직의 치부는 은밀하고 단단하다. 구태의 관성은 웬만해선 멈추지 않는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와중에도 법무부나 검찰의 모습을 보라. 서 검사의 폭로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아침과 저녁 때의 말이 다르다. 검찰도 처음엔 내부 감찰로 끝내려다가 파장이 확산되자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등 마지못해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은밀한 범죄가 저질러지고 은폐되기 쉬운 권위적 조직문화는 검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 성추행이나 차별, 인격 모독적인 갑질 행태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다. 모르는 체, 못 본 체하는 방관자들로 가득한 조직문화는 이런 범죄를 부추긴다. 이젠 서 검사의 주변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용기를 발휘할 때다. 두렵더라도 보고 들은 대로 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 장례식에선 차마 용기가 없어 모른 체했지만 이제라도 돕겠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진실이 덮이지 않고 검찰의 조직문화도 바뀐다. 역사적으로 성추행과 고문 같은 은밀하게 저질러지는 범죄의 진상은 주변인들이 방관을 거부하는 용기를 냈을 때 비로소 밝혀졌다.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도 현장을 본 한 의사의 용기 있는 증언이 있었기에 드러날 수 있었다. 시인 김수영은 이미 1970년대에 ‘무서워서 편리해서 살기 위해서’ ‘그저 그저 쉬쉬하면서’ 살고 있느냐며 불의를 방관하는 우리를 질타했다. 뻔히 알고 뻔히 보이는데도 각종 핑계를 대고 자기를 합리화하며 입 다물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모두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는 김수영의 시 제목을 가슴에 품고 말이다. 아니면 복종을 강요하는 권위가 내리는 명령에 조용히 따르면서 평생을 보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방관자도 공범이다. sdragon@seoul.co.kr
  • 2월 가요계 그녀들이 온다

    2월 가요계 그녀들이 온다

    2월 가요계 여풍이 거세다. 보아, 윤미래, 효린, 홍진영 등 이름 있는 여성 가수들이 잇따라 컴백하고 구구단, 우주소녀 등 걸그룹들도 새 앨범을 발매한다.●구구단·우주소녀도 새 앨범 우선 올해로 데뷔 19년차가 된 보아가 1일 음악방송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신곡 ‘내가 돌아’(NEGA DOLA) 첫 무대를 공개했다. 앞서 전날 오후 6시 ‘내가 돌아’ 음원을 공개했고, 이달 중 미니앨범을 낸다. 이번 퍼포먼스는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힙합 안무가 리에 하타와 협업해 기대를 높였다. 2일에는 윤미래가 싱글 ‘노 그래비티’(No gravity)를 발표하며 2년 만에 컴백한다. 윤미래는 2016년 드라마 ‘태양의 후예’ 삽입곡 녹음 등에 참여하긴 했으나 같은 해 9월 ‘잠깐만 베이비’ 이후엔 자신의 앨범을 내지 않았다. 이번에 퓨처팝 장르에 도전해 윤미래만의 독특한 랩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들려준다.●홍진영 ‘잘가라’로 팬들과 인사 지난해 걸그룹 씨스타 해체 이후 솔로 가수로 나선 효린은 오는 6일 싱글 3연작의 첫 앨범을 선보인다. 효린은 지난해 말 1인 기획사 ‘브리지’를 설립하며 앨범을 준비해왔다. 타이틀곡 ‘내일 할래’는 이별 후 아픈 마음을 절절히 녹여낸 곡이다. 차세대 트로트 가수 홍진영도 오는 7일 싱글 ‘잘가라’로 팬들을 찾는다. 작곡가 조영수·작사가 김이나 콤비와 함께 작업했다. 조영수 작곡가와는 이전에도 협업해 ‘사랑의 배터리’, ‘산다는 건’, ‘내 사랑’ 등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걸그룹 중에서는 구구단이 1일 오후 6시 두 번째 싱글앨범 ‘캐트 시’(Cait Sith)를 발표했으며, 에이프릴은 7일 멤버를 유닛으로 구성해 활동을 재개한다. 우주소녀와 씨엘씨도 이달 중 컴백을 계획하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소녀시대 태연, 보아 ‘내가돌아’ 응원 “언니 무대는 아주 좋은 자극”

    소녀시대 태연, 보아 ‘내가돌아’ 응원 “언니 무대는 아주 좋은 자극”

    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이 선배 가수 보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1일 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30·김태연)이 SNS를 통해 최근 컴백한 가수 보아(33·권보아)를 응원했다. 태연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늘 댄서들과 합이 참 멋져요”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보아의 사진을 올렸다. 태연은 또 “언니 무대는 저에게 아주 좋은 자극이다. 파이팅”이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돌아 #BOA”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한편 태연과 보아는 같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보아는 1월 31일 R&B 힙합 댄스곡 ‘내가 돌아’를 발표, 오랜만에 가수로서 무대에 섰다. 사진=태연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백세출소’

    자신을 아내와 격리시키려는 딸에게 숨겨둔 흉기를 휘두르다 이를 말리는 사위를 찔러 살해하려 한 90대 노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징역형이 확정되면 그는 100세에 출소하게 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심규홍)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양모(96)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양씨는 지난해 8월 28일 서울 금천구에 있는 큰딸의 집에서 막냇사위 유모(42)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씨는 큰딸과 막내딸이 자신의 부양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자 막내딸의 뺨을 때리고 모자 안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막내딸을 찌르려 했다. 이때 유씨가 현관으로 들어와 막내딸을 감싸자 양씨는 유씨의 옆구리와 목을 흉기로 찔렀다. 유씨는 목 부위의 경동맥을 심하게 다쳐 중태에 빠졌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양씨는 평소 막내딸의 집에 머물면서 아내를 수시로 때려 외손녀와 가족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에 막내딸은 아버지를 어머니와 분리해놓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양씨의 변호인은 “양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해왔으나 재판부는 양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살인미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씨는 평소에도 부인을 때리며 죽여서 데려가겠다는 등 폭력적인 언동을 지속했고, 미리 준비한 흉기로 두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옆구리와 목 부위를 찌른 것으로 보아 죄질이 나쁘다”면서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유씨에게는 성대가 마비되는 중대한 장애가 생겼고, 그런데도 피고인은 딸과 피해자를 탓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정대협 대표도 이용주 의원에 ‘미투’…“사과 받아들인다”

    정대협 대표도 이용주 의원에 ‘미투’…“사과 받아들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공동대표는 31일 ‘미투(Me Too)’ 게시글을 올렸다. 미투 캠페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며 심각성을 알리는 것을 말한다.윤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들이 1320차 수요시위에 참석했다. 그런데 이용주 의원에게 황당한 질문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대표는 “처음 만난 내게 던진 첫마디가 ‘1년 새에 팍 늙어버렸네요. 팩을 하나 사드려야겠네요’였다. 과히 폭력적이다. 고등학생들이 옆에서 지켜보고, 듣고 있는데…”라면서 “시위가 끝나면 항의하려고 했는데 시위 중간에 가버렸다. 진지하게 참석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정치인들을 나는 오늘도 보아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용주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추운 날씨에 집회를 하시느라 1년 만에 얼굴이 많이 상하셨다, 다음에 오게 되면 얼굴팩이라도 선물로 사 오겠다’고 말했다. 추위에 너무 고생하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윤 대표에 직접 메세지를 보내 사과의 말을 전했다. 윤 대표는 “사과를 받아들이며 여러분들과 함께 제 마음을 공유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의원도 ‘생각없이 뱉은 말’이 일상 속에 젖어있는 폭력이 다른 사람에게 모멸감을 주고,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다. 나 또한 이러한 상황에 침묵하고 문제제기 하지 않은 것이 지금의 사회를 만든 것은 아닌지 배웠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대표는 “곧바로 이 의원이 사과를 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앞으로 이런 일상에 젖어있는 폭력을 변화시키는 일에 역할을 해주실 것을 당부드리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수요 에세이] 다보스, 평창, 마식령/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다보스, 평창, 마식령/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최근 세계경제포럼(WEF) 전체회의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있었다. 다음주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된다. WEF와 평창올림픽이 공통으로 던지는 과제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WEF는 단순히 각국 정부와 기업의 홍보 플랫폼을 넘어 세계적 공통 과제를 예견하고 전 세계가 공동체로서 당면하고 있는 도전들의 해답을 모색하는 지성 플랫폼을 지향해 왔다. 경제뿐 아니라 평화, 안보, 전 세계가 합의한 지속가능 개발 목표의 달성, 기술혁명, 세계적 통합, 가치와 제도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 이번 WEF 연차 총회의 제목은 ‘균열된 세계에서 공동의 미래 창조’였다. 2018년의 세계경제 전망은 밝다. 오랜만에 3% 후반의 성장이 예상되고,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균형 된 성장이 예측된다. 주식시장은 작년부터 치고 올라왔다. 현재 몇 개의 일부 실패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가들이 오랜만에 밝은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균열된 세계’라니 무슨 뜻일까? 지난 15년간 세계의 절대빈곤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하지만 소득과 기회의 불평등은 나라마다 심화됐다. 이념의 극단화를 초래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지역 갈등은 이민문제라는 새로운 국제적 고민을 야기했다. 민주주의적 가치와 통합을 지향하는 유럽에서 분열과 이기주의적 포퓰리즘이 대두되었다. 미국은 반이민, 사실상 보호무역, 기후변화 부정 등 자신이 지켜온 가치와 국제적 약속을 스스로 부정하거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적 통합을 이끌어야 할 미국과 선진국들이 이기적 정책을 취한다면 세계는 균열이 심해지고 경제성장도 불안해진다. 글로벌 리더십을 중국이 가져간다는 자조적 질문이 공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이런 점을 의식하고 더욱 세계화와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다보스가 지향하는 것은 ‘공유되는 미래’다. 즉 기본적 가치, 경제적 이익과 기술의 공유를 통한 조화이다. 그럼 다보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처지가 우선 떠오른다. 주변 강대국들의 국수주의 경향이 새삼 압박을 가해 온다. 미국의 일방주의적 무역정책은 당장의 난관이고 세계적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중동정세 역시 우리를 어렵게 한다. 소득불평등과 실업 해소 해법도 간단치 않다. 특정기업의 혁신성은 세계 1위로 평가되지만, 인적자원 경쟁력과 생산성은 밑바닥을 헤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승자가 되려면 규제완화를 혁명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 개념이 제각각이다. 에너지믹스 방향이 기후변화대응과 안정된 경제성장을 좌우한다. 이러한 속에서 사람 중심, 포용적 성장의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난폭한 정치의 위협이야말로 난제 중의 난제다. 북한은 그간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국제질서의 변화와 맹점을 이용해 왔다. 이번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용하려 한다. 마식령스키장 초청은 압권이다. 스키 천국인 스위스를 가보지 못했으면, 생각하지 못했을 마식령스키장 건설이다. 평창은 다보스의 연장이다. 평창은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 동계 스포츠가 불가능했던 한국과 그 젊은이들의 놀라운 변신을 상징한다. 또 평화와 조화를 지향한다. 기술혁명의 실제도 구현될 것이다. 그렇다면 마식령의 의미는 무엇일까? 핵무력과 경제건설 병진을 상징하는가. ‘공화국 건군 7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열병식을 하면서, 마식령은 국제적 관광 휴양지가 된다는 것인가. 북한이 지속가능한 경제개발을 하려면 모순된 정책노선을 바꿔야 한다. 다보스와 평창의 겉모습만 볼 게 아니라, 그 내면의 제도와 이를 받치는 가치를 살펴보아야 한다. 미래를 공유하려면 개방이 필수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북한과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또한 마식령스키장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북한 동포들의 저력이 발휘될 수 있다. 대한민국이 할 일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주류가 지향하는 선정, 조화, 창의·혁신, 인권, 지속가능한 개발 등에서 앞서 달리는 것이 한반도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다.
  • 남; 남자, 타인, 남쪽… 멀리 둬야 좋다 욕; 액티브엑스 만날 때 혼자 하는 말

    남; 남자, 타인, 남쪽… 멀리 둬야 좋다 욕; 액티브엑스 만날 때 혼자 하는 말

    “이미 아름다웠던 것은 더이상 아름다움이 될 수 없고, 아름다움이 될 수 없는 것이 기어이 아름다움이 되게 하는 일. 성긴 말로 건져지지 않는 진실과 말로 하면 바스라져 버릴 비밀들을 문장으로 건사하는 일. 언어를 배반하는 언어가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일.”김소연 시인이 ‘시’에 대해 새롭게 내린 정의다.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라는 시의 사전적 정의와는 결이 사뭇 다르다.시인의 신작 산문집 ‘한 글자 사전’(마음산책)에는 이렇듯 ‘한 글자’에 대한 시인만의 특별한 시선이 담겨 있다. 2008년 감정의 다양한 빛깔을 포착한 시인의 첫 산문집 ‘마음사전’을 펴낸 지 10년 만에 선보이는 “열 살 터울 자매” 격의 새 사전이다. “사전은, 말이 언제나 무섭고 말을 다루는 것이 가장 조심스러운, 그것이 삶 자체가 된 나에겐 곁에 두어야만 하는 경전”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감’부터 ‘힝’까지 310개 낱말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풀어 썼다. 인생의 생생한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여러 단어에 대한 위트 넘치는 뜻풀이가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뜻으로 뿌려 두는 것.”(깨) “남자, 타인, 남쪽. 이 세 가지를 모두 이 한 글자로 적는 데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멀리 두고 보아야 좋다.”(남) “좋게 비유된 적이 거의 없는 동물.”(닭) “인터넷 결제 중에 액티브엑스와 맞닥뜨릴 때 우리가 혼자 내뱉는 한마디 말.”(욕) “아버지가 없는 밥상에서 더불어 없어졌던 메뉴”(국), “아버지의 밥그릇 앞에만 놓여 있던 겨울철의 특식”(굴), “한 봉지. 아버지가 퇴근하여 현관문을 열 때 찬 바람과 함께 가져오던 것”(귤)처럼 어린 시절 가족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단어에는 오래 눈이 머문다. 특히 일상어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이끌어 내는 작가의 능력이 곳곳에서 돋보인다. 자본주의의 차가운 민낯과 물질에 사로잡힌 세태와 관련한 단어에 대한 시인의 해석이 그렇다. “이것 없이는 이제 사랑도 하지 않는다.”(돈) “생명이 싹트는 곳에서 돈이 싹트는 곳으로 바뀌었다.”(땅) “만의 만 배. 우리가 상상하던 최고의 숫자. 그 이상은 이 세상의 숫자가 아닌 것만 같을 정도의 최고의 숫자. 그러나 서울의 기본 전셋값. 서울 중심가에서는 원룸 전셋값.”(억) “생각날 틈 없이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연인. 생각할 틈 없이 핸드폰을 열람하는 사람들. 모든 틈은 핸드폰이 점령했다.”(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보아가 보드를 타지 않는 이유 “다치면 힘든 걸 아니까...”

    보아가 보드를 타지 않는 이유 “다치면 힘든 걸 아니까...”

    가수 보아가 겨울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지난 29일 네이버TV ‘키워드 보아’에는 보아와 샤이니 키가 속초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두 사람은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러던 중 보아는 키에게 겨울스포츠를 즐기냐고 물었다. 이에 키는 “나는 스키파다. 여름에도 (수상)스키를 탄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보아는 “예전에 보드를 배운다고 한 적이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보아는 “팬들이 뒤에서 나를 알아보고 쫓아왔다. 그런데 쫓아오다가 내 옆에서 자기들끼리 부딪혔다. 그러던 중 스키날이 내게 날아왔다. 너무 놀라 나는 주저앉았고, 스키날은 내 머리 위로 날아갔다. 그 다음부터는 스키나 보드를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아는 “다치면 너무 힘든 걸 아니까...”라며 댄스가수로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사진=네이버TV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주간아이돌’ 보아, 19년차 아이돌 “시키면 다 한다” 예능 봉인해제

    ‘주간아이돌’ 보아, 19년차 아이돌 “시키면 다 한다” 예능 봉인해제

    오는 31일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는 신곡 ‘내가 돌아’로 컴백을 예고한 보아가 출연한다.최근 엄정화, 비 등 역대급 스타들의 ‘주간아이돌’ 방문에 이어 19년 차 아이돌 아시아의 별 보아가 지하 3층에 첫 방문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주간아이돌’을 찾은 보아를 위해 MC들은 직접 환영 문구가 담긴 인간 화환으로 변신해 시작부터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녹화 내내 MC들의 다양한 요청이 쏟아졌는데 이에 보아는 “나는 시키면 다 한다. 빼지 않는다.”라고 답하며 그동안 숨겨온 예능에 대한 열망을 풀어냈다. 그 외에도 ‘주간아이돌’의 시그니처 코너인 ‘랜덤 플레이 댄스’와 ‘2배속 댄스’는 물론 19년 차 아이돌 인생을 집약한 ‘다시 쓰는 프로필’ 코너를 통해 특별한 개인기부터 애교까지 공개하며 보아만의 매력들을 대방출했다는 후문. 또한, ‘주간아이돌’ 역사상 세 번째로 댄서들을 대동해 파워풀한 안무가 돋보이는 신곡 ‘내가 돌아’를 선보이며 3년 만의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보아의 숨겨온 예능 열망을 풀어낸 지하 3층 첫 방문기는 오는 1월 31일 수요일 오후 6시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겨울나기, 겨우 나기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겨울나기, 겨우 나기

    커피머신에 생수를 붓고 커피를 내렸다. 아주 오래전 유럽에서 몇 개월 머물 때 이후로 처음이다. 그때는 석회질이 많다는 그 나라 수돗물에 대한 미신적 공포 때문에 국도 생수로 끓였었다. 얼마나 더 기온이 내려가려나. 너무 추우니까 화가 버럭 난다. 방에서도 이불 밖에서는 외투를 입고 있다. 발도 시려서 양말을 신었다. 이 집에 이사 온 해에는 한겨울을 반팔로 났었는데, 가스비가 50만원 가까이 나온 달도 있었다. 옥상에 지어진 집이어서 열 손실도 많았을 테다. 가스비도 부담스러웠지만, 낡은 보일러가 자주 고장 나다가 더이상 고칠 수 없게 돼서 교체한 이후로 10만원 남짓씩 절약됐다. 그 대가로 겨울에 반팔은 어림도 없게 됐다. 전만큼 따뜻하지 않은 게 전 보일러보다 용량이 적은 보일러지 싶다. 어쩐지 예상보다 싸더라니.이번 맹추위가 시작된 첫날에는 싱크대 수도가 더운 물만 나오고 찬물이 나오지 않았고, 화장실은 찬물 더운물 다 나왔다. 그 날 샤워라도 할 것을 무슨 대하소설이라도 쓴다고 일에 쫓겨 세수도 하지 못했다. 다음날 약속된 모임에 가려고 칫솔을 물고 수도를 틀었는데 일절 기척이 없는 것이다. 놀라서 싱크대로 달려갔다. 거기 수도 역시 묵묵부답. 일단 삼다수로 양치질을 마쳤다. 거울을 뚫어져라 보고 또 보아도 도저히 그대로 외출할 수 없는 몰골이었다. 공중목욕탕에 들를 시간도 없었다. 할 수 없이 물티슈로 얼굴을 닦아 내고 머리를 빗은 다음 눈만 내놓고 정수리부터 목까지 목도리로 둘둘 싸맸다. 그리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패딩을 걸치고 집을 나섰다. 이불을 폭 뒤집어쓴 듯 든든했다. 가관이겠지만 이 안에 내가 있는 걸 누가 알아보랴. 눈알만 내놓고 빠짐없이 가린 채 얼음장 같은 공기를 뚫고 걸어가는 기분이 마치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을 누비는 듯했다. 그 재미에 추위가 다소 용서됐다. 집에 돌아오면서 편의점에 들러 여섯 개에 3000원인 생수 한 팩을 샀다. 비싼 삼다수로 양치질하기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금 커피를 내리면서 보니 1.5ℓ들이 생수다. 어쩐지 겁먹었던 것보다 가볍더라니. 내가 힘이 세진 줄만 알았다.그나마 변기 물통은 수도관이 건물 안에 있는지 계속 채워져서 다행이었는데, 오늘은 급기야 그마저 얼어붙었다. 오늘 저녁에는 동네 고양이에게 먹일 물을 생수로 데워야 할 테다. 어제는 미안하지만, 변기 물통에서 길은 물을 끓여서 들고 나갔다. 금방 깡깡 얼었을 테지. 악독하게 추운 날씨다. 몇 보이지 않는 고양이들이 새파랗게 얼어 있었다. 깡통에 든 부식은 막 뚜껑을 땄을 때만 촉촉하고, 몇 걸음 걷지 않아 서걱서걱 얼었다. 얼굴을 싸맨 목도리에 서린 입김도 얼어서 서걱거렸다. 뭐 이렇게 추운 날씨가 다 있냐! 길에서 단골 택배기사와 마주쳤는데 얼굴이 얼어붙어 웃어지지 않았다. 그 역시 마찬가지인 듯. 그이는 하루에 두 차례 택배를 돈다. 저녁밥은 드셨는지. 다들 사느라 고생이다. 그래도 그이나 나나 일을 마치고 들어갈 집이 있지만, 길에서 삶을 나는 생명체들에게 겨울은 얼마나 잔인한 계절인가. 하필 이 혹독한 추위에 내 어린 조카가 입대했다. 훈련병으로 입소한 조카 걱정을 했더니 친구가 휴대폰으로 사진 한 장을 보여 줬다. 입소 전날 조카가 제 엄마 아빠와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 어디서 났어?” 내가 놀라서 물었더니 “응, 네 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거야”라고 했다. 내 동생이 자기 ‘페친’이라나. 순하고 해맑게 웃는 조카의 하얀 얼굴. 햇병아리처럼 여리여리하다. 아, 강원도 화천. 얼마나 더 추울까. 가슴이 아리다. 조카의 입소 동기 가족들 심정이 다 이렇겠지. 그곳의 높으신 양반들과 선임자들이 부디 이들을 막내아우나 조카처럼 어여삐 여기기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끔찍한 추위를 겪고 난 뒤엔 어지간한 추위는 견딜 만해지리라. 군대생활 힘든 게 추위가 다가 아니겠지만, 오직 그 생각으로 마음을 다독거린다. 그 애가 군대에 가기 전에 맛있는 걸 한번 먹이고 싶어 내가 모은 식사 자리에서 동생은 낄낄 웃으며 자꾸 “입대를 축하해!”라고 말했다. 그래서 조카가 약올라했다. 동생은 그 말로 자기 자신이나 겁먹은 얼굴의 제 아들에게 평정심을 심어 주고 싶었던 게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

    [나태주의 풀꽃 편지]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의 일이다. 거실에서 TV를 보던 아내가 불렀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이 나오니 와서 보라고. 프로그램 중간부터 보았으므로 흐름을 빨리 알 수 없었는데 병원 이야기 같고 또 그곳이 외국인 것 같았다. 왜소하고 병약한 아이들이 자주 나왔고 깡마른 체구의 부모들도 나왔다. 아이들의 눈이 유난히 크고도 맑았다. ‘아가야 집에 가자. 어서 나아서 집에 가자. 우리 집에 가자.’ 앓고 있는 딸아이를 부여안고 노래 부르듯 울먹이는 젊은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애처로웠다. 병원 이야기의 김우정 의료선교사. 장소는 캄보디아의 헤브론병원. 김우정 선교사는 그곳에서 원장 일을 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단기 의료선교를 왔다 아이들의 커다란 눈망울에 붙들려 아예 캄보디아로 건너와 병원을 짓고 의료선교를 하기 11년째란다. 도대체 무엇이 김우정 선교사를 그 열악한 땅, 불편한 환경으로 불러들였을까. 가장 큰 요인이야 신앙심이겠지만 자기가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누어 주는 기쁨을 그분이 진정 알기에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애당초 인간은 이기적 존재다. 자기 것을 타인에게 주기보다 타인으로부터 받기를 좋아한다. 그것이 일반적인 경향이고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간혹 김우정 선교사같이 자신이 가진 것을 타인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기뻐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 것을 타인에게 주기를 가장 좋아했던 분은 예수님이다. 그분은 인간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시고 또 당신의 육신마저 주셨다. 살아 있는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목숨. 목숨을 담는 그릇은 육신. 그런데 예수님은 당신의 몸을 통째로 인간을 위해 내놓으셨다. 이 얼마나 지극한 사랑인가! 이것을 깨달았기에 김우정 선교사는 결연히 안정된 삶의 터전을 버리고 가시밭길 같은 삶을 자청했으리라. 환자를 만나는 것이 기쁨이라니!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섬김의 지극한 실천이다. 김우정 선교사는 말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130년 전 서양 의료선교사들로부터 복음과 의료를 받은 나라입니다. 앞으로 15년 안에 캄보디아 현지인들을 훈련하고 가르쳐 모든 것을 현지인들에게 맡기고 가방 하나 들고 훌훌 떠날 겁니다.’ 그것이 바로 오래전 외국의 선교사들로부터 우리가 받은 빚을 갚는 길이라 강조한다. 그러면서 서울의 양화진에 새겨진 선교사의 비문을 소개한다. 루비 켄드릭 선교사의 비문. ‘만일 나에게 천 개의 목숨이 있다면 그것을 나는 모두 한국에 주고 싶습니다.’ 이 또한 감동이다. 이러한 마음들이 세상을 밝혔다. 이것이 진정 주는 기쁨이며 거룩한 마음이다. 보통 사람으로 볼 때도 그가 진정 성공한 인생이라면 남에게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리라. 축복받은 사람이라면 남에게 줄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가진 사람이리라. 실상 나는 타인에게 이것저것 나누어 줄만큼 좋은 조건이 되어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조그만 것이라도 남들과 나누기를 좋아하고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주기를 좋아한다. 이것은 어려서 외할머니로부터 배운 하나의 습성. 외할머니는 30대 후반부터 청상과부로 살았지만 무엇이든지 남들과 나누기를 좋아했다. 먹을 것이 있어도 당신부터 챙기지 않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부터 챙긴 분이다. 동네에서 가장 마음씨 좋은 할머니로 통했고 또 그것은 그분을 평생 동안 감싸주는 울타리가 되었다. 받기를 좋아하는 것과 주기를 좋아하는 것은 방향성만 다르지 그 성질은 매우 비슷한 구석이 있다. 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미 받은 것을 잊어버리고 계속 받기만을 원하는 것처럼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 또한 이미 준 것을 잊어버리고 계속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부디 하나님께서 김우정 선교사를 사랑하시고 또 사랑하시어 보다 오래 이 땅에 머물며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돌보아 주시고 사랑해 주실 것을 기도하며 간곡히 청원드리고 싶다.
  • [In&Out] 공공기관 지정분류 개선해야/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In&Out] 공공기관 지정분류 개선해야/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정부 조직은 아니지만 정부가 지분, 예산, 기관장 임명으로 지배하는 기관을 통칭 정부산하기관이라 한다. 600개 정도 된다. 기획재정부는 이 중 현재 330개를 공공기관으로 지정, 통합관리하고 있다. 타 부처의 산하기관을 기재부가 관리하는 이유는 무얼까. 산하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 정책사안은 주무 부처가 맡고 경영관리는 기재부가 수행하게 된다. 주무 부처와 산하기관의 결탁을 견제하고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반면 주무 부처와 산하기관의 자율성은 훼손된다. 주무 부처와 기재부 간 이견 발생은 당연하다. 지정분류 체계를 손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첫째, 공공기관 지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정부지원액이 총수입액의 50%를 초과하면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도록 돼 있지만, 30% 수준이라도 경쟁 없이 3년 연속 정부 지원이 지속된다면 공공기관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이렇게 편입되는 기관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해 최소한의 관리만 해야 한다. 둘째, 공공기관 지정의 예외를 더 명확히 해야 한다. 요건을 갖췄어도 KBS나 EBS처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 안 되는 산하기관이 규정돼 있다. 독립성 유지를 지정 예외조건으로 명시하길 권한다. 한국은행도 이에 해당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도 독립성이 잣대이다.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산하기관인 금감원이 한 몸이라면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여 기재부의 견제를 강화하는 게 낫다. 하지만 금감원이 정부에서 독립적이어야 한다면 공공기관 지정은 옳지 않다. 현 시점에선 금감원이 금융위에서 독립적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한은 수준의 독립성을 얻게 되면 공공기관 범주 밖에 놓는 것이 마땅하다. 셋째, 지정의 예외는 줄여야 한다. 법은 구성원 간 상호부조·영업질서유지를 위해 설립된 기관은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말라고 한다. 농협중앙회나 재향군인회가 그 예이다. 자율운영이 그 취지이나 재정지원 등 공공기관 요건에 해당한다면 그 취지는 인정하기 어렵다. 건설근로자공제회 등은 이미 공공기관으로 편입되어 있다. 관련 예외 규정을 삭제하길 권한다. 넷째, 기타공공기관 분류기준도 명확해야 한다.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엔 기재부의 영향력이 더 큰 반면, 기타공공기관엔 주무 부처가 더 힘을 발휘한다. 문제는 기타공공기관의 분류기준이 모호하여 기재부와 주무 부처의 힘 겨루기에 따라 분류가 결정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직원 수가 50인 이하면 기타공공기관이지만 50인을 초과한 경우엔 기준이 모호하다. 현재 기타공공기관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강원랜드는 공기업으로 재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참에 50인을 초과하는 다른 기타공공기관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여 지정 변경을 검토하길 바란다. 다섯째,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미션을 명확히 구분해 줄 필요가 있다. 공기업은 하나의 ‘기업’이므로 공익성과 효율성의 조화가 중요하다. 적자는 공익성을 훼손한다. 다음 세대의 주머니를 털기 때문이다. 반면 준정부기관은 효율성보다는 사회적 가치 등 설립목적 달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기업군은 상장사와 비상장사로 구분하자. 현재의 시장형-준시장형 분류는 별의미가 없다. 공기업이 증시에 상장되면 투자자 감시를 받게 되어 투명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한전, 가스공사 등 상장 공기업에 대해서는 정원·조직에서 대폭적인 자율성을 부여해도 좋겠다. (기타)공공기관에 대한 지정·분류기준을 더 명확하게 재정비하자. 기타공공기관과 상장공기업에는 자율성을 확대하고 비상장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대해서는 차별관리를 강화하자. 유형분류란 결국 차별적 관리를 위한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