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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메릴랜드주 쇠락한 탄광 마을의 누군가 8049억원 ‘돈벼락’ 맞아

    미 메릴랜드주 쇠락한 탄광 마을의 누군가 8049억원 ‘돈벼락’ 맞아

    미국 메릴랜드주의 쇠락한 탄광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이 7억 3110만 달러(약 8049억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메릴랜드 복권위원회는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파워볼 로또 추첨 결과 40-53-60-68-69의 다섯 숫자에 파워볼 숫자 22를 모두 맞힌 로또가 메릴랜드주 로나코닝의 알레가니 카운티 마을에 있는 편의점 코니 마켓에서 발매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다음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아직 누가 엄청난 횡재를 거뒀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메릴랜드주는 당첨자가 끝까지 신원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주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00가구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이고 전체의 20%가 빈곤층으로 분류돼 미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지역이라 대박을 터뜨린 사실을 숨기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 마을은 과거 탄광으로 번성했으나 지금은 쇠락했고 야구 레전드 레프티 그로브의 고향이란 점만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곳이었다. 그로브는 메이저리그 17시즌을 뛰었는데 아홉 시즌은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 여덟 시즌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였다. 1947년 야구 명예의전당에 입회했으며 1975년 세상을 떠났다. 물난리가 주기적으로 덮치고 폐광들에서 나온 독극물이 흘러 내려와 살기 좋지 않은 곳이었다. 2001년 지역 주민들이 모금 운동을 펼쳐 탄광 유적 관광을 위해 박물관을 지어 관심을 끌었다. 당첨 로또를 판매한 편의점에는 미국 역사에 다섯 번째로 높은 당첨금을 따낸 복권을 판매한 공로로 10만 달러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주인 리처드 레이븐스크로프트는 AP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누군가 행운을 거머쥐었다니 정말 기쁘다. 그 사람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어 안달이 난다. 누가 됐든지 당첨금을 현명하게 써서 다른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하고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파워볼 당첨자가 지난해 9월부터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늘어났다. 그런데 22일 메가밀리언 로또 추첨에서 다시 대박이 터질 수도 있다. 전날 추첨 결과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은 9억 7000만 달러(약 1조 860억원)로 불어났다. 두 로또가 동시에 7억 달러를 넘긴 일도 처음이다. 미국에서 역대 최다 복권 당첨금은 15억 8000만 달러였는데 2016년 세 명의 당첨자가 나눠 가졌다. 당첨자는 일시 수령하거나 30년 이상에 걸쳐 연금 형식으로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대다수는 한번에 찾아간다. 메가밀리언 당첨자가 한번에 찾아가면 7억 1630만 달러, 파워볼은 5억 4680만 달러가 된다. 물론 연방세에다 주 정부 세금까지 떼내야 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여배우’ 윤여정/문소영 논설실장

    [씨줄날줄] ‘여배우’ 윤여정/문소영 논설실장

    ‘여배우’ 윤여정이 미국 영화제에서 연기상 13관왕을 달성했다.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비평가협회, LA, 보스턴,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샌디에이고, 뮤직시티, 세인트루이스, 디스커싱필름 비평가협회, 미 여성 영화기자협회,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등등이다. 출연 영화는 ‘미나리’다. 영화 ‘미나리’는 미국으로 이민 간 1980년대 한국 가족의 이야기다. 윤여정은 딸 ‘모니카’와 사위 ‘제이콥’의 부탁으로 어린 손자 ‘데이비드’와 ‘앤’을 돌보는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다. 인간미 넘치는 인물이라고 한다. ‘미나리’의 감독인 정이삭도 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상으로 각본상 4관왕을 달성하고 덴버 비평가협회의 외국어영화상도 받았으며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도 오른다고 하니 영화 ‘로마’처럼 영화 자체가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한국 개봉은 3월이다. 영화 ‘로마’는 멕시코시티 내 로마 지역을 배경으로 남편의 바람으로 남은 아내와 어린아이들을 돌보던 젊은 가정부 클레오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가족의 사랑을 그려 낸 2018년 12월 개봉한 영화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렸다는 이 영화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개봉 이후 전 세계에서 15개의 상을 휩쓸었는데, 그 대미가 2019년 아카데미 감독상이다. 윤여정은 2009년 개봉한 다큐성 영화 ‘여배우들’에서 새롭게 부각됐다. 그가 김수현 각본의 ‘사랑이 뭐길래’ 같은 TV 드라마에 단골로 출연하는 배우쯤으로 알았던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더 새로웠다.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등과 같이 출연했다. 여성을 차별하는 사회에서는 ‘은막의 스타’인 여배우들도 대접받지 못한다는 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영화라서 씁쓸했지만, 여배우들의 내공이 대단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이혼한 여배우가 셋이나 출연한 탓인지 “평범하게 살았다면 수모를 안 당했을 텐데…”라든지, “우리가 여기서 아무리 떠들어 봤자 사람들은 또 쟤네 지랄하네 한다니까”라는 대사도 나와 짠했다. 거기서 윤여정은 예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날리며 “기억이 남아 있는 한, 대사를 외울 수 있는 한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요”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윤여정은 올해 한국 나이로 75세, 1966년 TBC 탤런트 공채 3기로 데뷔했으니 연기생활 55년째다. ‘원로 배우’로 불리는 그가 시상 예측 사이트 ‘어워즈워치’에서 2021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후보 예상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한다면 한국 배우로서는 처음이다. 12년 전 ‘여배우들’에서 “지우는 중국 시장을 나가고 난 재래시장을 지키마”라는 대사를 쳤지만, 그가 한국 여배우들의 새 시대를 열지도 모르겠다. symun@seoul.co.kr
  • “어디에서 빛을 찾아야 하는지요” 취임식 빛낸 스물두 살 시인

    “어디에서 빛을 찾아야 하는지요” 취임식 빛낸 스물두 살 시인

    “날이 밝자 우리는 이 끝모를 그늘 어딘가에서 빛을 찾아야할지 스스로에게 묻게 돼요.” 떨리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이 스물두 살의 젊은 시인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4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이 시종 진지하게 자신의 시 낭송에 귀를 기울이고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 대단한 순간을 마냥 즐기는 것만 같았다. 5분 47초 정도 자작 시를 낭송하며 손가락으로 모든 동작을 만들어냈다. 심지어 ‘블라 블라’ 손동작까지. ‘가지 않은 길’로 유명한 만 86세의 노(老)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1960년 1월 20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취임식에 시를 낭독한 것이 첫 시인의 취임식 등장이었다. 프로스트는 케네디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도 전인 1959년 3월 “다음 대통령은 (케네디의 출신지인) 보스턴에서 나올 것”이라며 지지 선언을 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케네디는 프로스트에게 자신의 취임식에서 시를 낭독해 달라고 초청했다. 그로부터 60년이 흐른 이날 흑인 여성 어맨다 고먼(22)이 프로스트의 뒤를 이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등장한 시인은 다섯 명. 모두 민주당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였다.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첫 취임식 땐 마야 앤젤루(당시 65세), 1997년 두 번째 취임식에선 밀러 윌리엄스(당시 67세)가 시를 낭송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 취임식엔 엘리자베스 알렉산더(당시 46세)가 초청됐고, 2013년 재선된 오바마 취임식 때의 축시 낭독 시인은 리처드 블랭코(당시 45세)였다. 로스앤젤레스의 미혼모 가정 출신인 고먼은 어릴 적 바이든 대통령처럼 언어장애가 있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틴 루서 킹 목사를 모델로 삼아 말하기를 연습했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장애를 이겨냈다. 이날 자신을 “노예의 후손이자 홀어머니 손에서 자란 깡마른 흑인 소녀”라고 했다. 하버드대 재학 중이던 2017년 미국 의회도서관이 임명하는 ‘청년 계관시인’이 됐다. 그 뒤 3년 만에 바이든의 당선 확정 소식에 뛸 듯이 기뻤다고 얘기하는 이 흑인 여성은 여섯 번째 시인이자 가장 젊은 시인으로 등장해 ‘우리가 오를 언덕(The Hill We Climb)’이란 제목의 시를 낭송했다. 그는 사흘 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흉터와 상처를 인정하는 취임식 축시를 썼다”며 “그 시가 우리의 상처들을 치유하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이 좋아하는 시인이라 초청됐다. 고먼이 인종차별, 페미니즘 문제 등에 적극 나서는 흑인 여성 시인이란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낭송을 끝낸 고먼에게 가장 뜨거운 박수를 보낸 이는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이었다. 고먼은 트럼프 취임 첫해인 2017년 발표한 ‘여기에서(In this place)’란 시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벌인 샬러츠빌 폭동을 규탄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제도(DACA) 폐지를 비판했다. 한편 고먼이 이날 끼거나 건 반지와 귀걸이 모두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선물한 것이었다.윈프리는 자신이 선물한 장신구들로 멋을 부린 고먼을 보고 이렇게 또 한 젊은 여성이 쑥쑥 커나가는 것을 보며 자랑스러웠다면서 안젤루가 환호하고 나도 그랬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새장 모양의 반지였는데 안젤루는 클린턴 취임식 때 ‘아침의 맥박’이라는 축시를 낭송했고,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라는 자서전을 남겼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우울·강박증 저주파 치료 시대 열리나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우울·강박증 저주파 치료 시대 열리나

    1998년 영화 ‘이보다 좋을 순 없다’와 2013년 한국영화 ‘플랜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인공들이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강박증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 생각이나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그로 인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입니다. 외출할 때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수십 차례 확인하거나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손을 자주 씻는 행위도 강박장애의 일종입니다. 강박증은 인지 및 행동치료, 약물치료 방법으로 개선을 꾀하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 보스턴대 심리학 및 뇌과학과, 시스템 신경과학연구센터, 인지신경영상센터, 감각커뮤니케이션 및 신경기술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은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 1월 19일자에 강박증 환자 각자의 뇌파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을 하면 기존 행동 및 약물치료보다 치료 효과가 더 낫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형태의 강박증에 시달리는 성인 남녀 128명을 선정했습니다. 이들의 뇌파를 측정한 뒤 개인 맞춤형 저주파 전류로 매일 90분씩 5일 동안 안와전두피질을 자극했습니다. 안와전두피질은 눈 바로 뒤쪽에 위치한 대뇌피질 부위로 의사결정 및 기타 인지과정에 관여하는 부위입니다. 그 결과 강박증상을 최대 3개월 동안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증상이 심각한 사람일수록 치료 효과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기술은 두개골을 절개하거나 주삿바늘을 꽂지 않고 단순한 외부 자극만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 의대 연구팀도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으로 중증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메디슨’ 1월 19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우울증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흔한 정신 장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6400만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연간 수천명이 우울증으로 목숨을 잃는 등 간단히 넘길 수만은 없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우울증 환자의 약 30%가 표준 정신치료나 약물치료로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치료법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한 중증 우울증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두개골 10곳에 작은 전기침을 꽂은 뒤 매일 3~10분씩, 10일 동안 맞춤형 저주파 전기자극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우울 증상이 점차 개선됐고 최대 6주 동안 정상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시험 단계입니다. 강박증, 우울증 등은 20세기 이후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흔히 ‘현대사회병’이라고 불립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우울증이나 강박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은 시급한 실정입니다. 그와 함께 우울증, 강박증 환자가 늘고 있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 개선하려는 사회적, 정책적 노력도 동반돼야 할 것입니다. 타인을 적으로 여기는 무한 경쟁과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노예 상태로 만드는 자기 개발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현대사회가 이런 정신 장애를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edmondy@seoul.co.kr
  • 취임 100일 정의선 올 목표는 ‘내테외도’… 국내 ‘테슬라’·해외 ‘도요타’ 잡기 시동

    취임 100일 정의선 올 목표는 ‘내테외도’… 국내 ‘테슬라’·해외 ‘도요타’ 잡기 시동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정 회장은 그간 명실상부 그룹 총수에 올라 미래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1조원 인수, 중국에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 건설, ‘세대교체’ 연말 인사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앞으로 정 회장이 달성해야 할 새해 목표는 현대차의 최대 숙원인 ‘안에선 테슬라, 밖에선 도요타 잡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 5’를 공개한다. 기아는 전기차 ‘CV’, 제네시스는 ‘JW’를 잇따라 국내에 출시한다.이들 전용 플랫폼 전기차의 1차 목표는 내수 시장에서 ‘테슬라 잡기’다.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에서 전기차 1만 1826대를 팔아 치우며 시장을 장악했다.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전기차는 정 회장 취임 후 선보이는 첫 야심작인 만큼 테슬라를 제치고 시장 1위에 올라서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 ‘모델 3’ 판매 대수가 1만 1003대임을 고려하면 ‘아이오닉 5’는 적어도 2만대를 웃돌아야 ‘대박’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해외에선 일본차 ‘텃밭’인 동남아시아 시장을 ‘현대차 시장’으로 바꿔놓는 게 정 회장의 우선 과제다. 실제 정 회장은 이달 첫 해외 출장지로 베트남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현대차는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8만 1368대(27.4%)를 팔아 7만 692대(23.8%)에 그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현대차의 베트남 시장 점유율이 20%를 돌파한 건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3년 만이다. 현대차는 베트남 합작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 능력을 5만대에서 10만대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인도·미국에 이은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도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말 연 15만대 생산 규모로 가동하고, 앞으로 최대 생산 능력을 연 25만대로 키울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일본차 잡기’가 첫 번째 목표다. 일본차의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은 96%에 달한다. 이 가운데 도요타가 35% 안팎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일본 완성차 기업이 1980년대에 일찌감치 진출하면서 ‘자동차=일본차’라는 등식이 성립한 곳”이라면서 “현대차 ‘인니 공장’은 현대차가 동남아 신흥시장 개척에 나서는 데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정의선의 현대차 새해 목표는 ‘내테외도’

    정의선의 현대차 새해 목표는 ‘내테외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정 회장은 그간 명실상부 그룹 총수에 올라 미래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1조원 인수, 중국에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 건설, ‘세대교체’ 연말 인사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앞으로 정 회장이 달성해야 할 새해 목표는 현대차의 최대 숙원인 ‘안에선 테슬라, 밖에선 도요타 잡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 5’를 공개한다. 기아는 전기차 ‘CV’, 제네시스는 ‘JW’를 잇따라 국내에 출시한다. 이들 전용 플랫폼 전기차의 1차 목표는 내수 시장에서 ‘테슬라 잡기’다.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에서 전기차 1만 1826대를 팔아 치우며 시장을 장악했다.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전기차는 정 회장 취임 후 선보이는 첫 야심작인 만큼 테슬라를 제치고 시장 1위에 올라서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 ‘모델 3’ 판매 대수가 1만 1003대임을 고려하면 ‘아이오닉 5’는 적어도 2만대를 웃돌아야 ‘대박’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해외에선 일본차 ‘텃밭’인 동남아시아 시장을 ‘현대차 시장’으로 바꿔놓는 게 정 회장의 우선 과제다. 실제 정 회장은 이달 첫 해외 출장지로 베트남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베트남 시장에서 8만 1368대(27.4%)를 팔아 7만 692대(23.8%)에 그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현대차의 베트남 시장 점유율이 20%를 돌파한 건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3년 만이다. 현대차는 베트남 합작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 능력을 5만대에서 10만대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인도·미국에 이은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도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말 연 15만대 생산 규모로 가동하고, 앞으로 최대 생산 능력을 연 25만대로 키울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일본차 잡기’가 첫 번째 목표다. 일본차의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은 96%에 달한다. 이 가운데 도요타가 35% 안팎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일본 완성차 기업이 1980년대에 일찌감치 진출하면서 ‘자동차=일본차’라는 등식이 성립한 곳”이라면서 “현대차 ‘인니 공장’은 현대차가 동남아 신흥시장 개척에 나서는 데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회장님 따라 샀어야”… 정의선 800억 주식 3배 뛰어

    “회장님 따라 샀어야”… 정의선 800억 주식 3배 뛰어

    “회장님이 살 때 따라 샀어야 했는데… 투자의 귀재이시네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폭락을 방어하고자 사들인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자사주가 10개월 만에 2400억원 규모로 3배나 뛰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사업에 수천억원의 개인 재산을 투자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의 잇따른 투자와 주가 상승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추진을 앞두고 ‘실탄’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현대차 주식 406억원어치(주당 6만 9793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411억원어치(주당 13만 5294원)를 샀다. 당시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해 최저점을 찍던 시기였다. 코스피도 1500 선 아래로 떨어졌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날 대비 1000원 오른 24만 1000원, 현대모비스 주가는 2000원 오른 32만 3500원에 마감했다. 정 회장이 ‘코로나 폭락장’에서 산 주식의 가치가 817억원에서 2371억원으로 3배 가까이 껑충 뛴 것이다. 수익률로는 현대차 243%, 현대모비스 137%를 기록했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초 20만원 안팎을 유지하다가 최근 현대차가 애플과 전기차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11일 26만 7500원까지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주가가 머지않아 30만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면서 개인 돈 2400억원을 투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앞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도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측은 정 회장이 사재를 털어 투자한 배경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 지속적인 투자, 로봇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회장의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한 포석 두기용 투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승계와 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 내기 위한 지분 교환 등에 필요한 자금을 미리 마련해 두기 위한 투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 15일 기준 3조 8928억원으로 1년 만에 2조 2000억원 불어났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회장님은 투자의 귀재”… 정의선 매입 자사주 10개월 새 3배 껑충

    “회장님은 투자의 귀재”… 정의선 매입 자사주 10개월 새 3배 껑충

    “회장님이 살 때 따라 샀어야 했는데… 투자의 귀재이시네요.”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폭락을 방어하고자 사들인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자사주가 10개월 만에 3배로 뛰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사업에 수천억원의 개인 재산을 투자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의 잇따른 투자와 주가 상승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추진을 앞두고 ‘실탄’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현대차 주식 406억원어치(주당 6만 9793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411억원어치(주당 13만 5294원)를 샀다. 당시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해 최저점을 찍던 시기였다. 코스피도 1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현재 현대차 주가는 24만 1000원, 현대모비스 주가는 32만 3500원 선으로 껑충 뛰었다. 정 회장이 폭락장에서 산 주식 가치도 817억원에서 2371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수익률로는 현대차 243%, 현대모비스 137%를 기록했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20만원 미만에 머물렀지만, 최근 현대차가 애플과 전기차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20만원선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주가가 머잖아 30만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연말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면서 개인 돈 2400억원을 투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앞으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도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측은 정 회장이 사재를 털어 투자한 배경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 지속적인 투자, 로봇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한 포석두기용 투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승계와 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내기 위한 지분 교환 등에 필요한 자금을 미리 마련해 두기 위한 투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 15일 기준 3조 8928억원으로 1년 만에 2조 2000억원이 불어났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In&Out] 전환의 시대/이동기 한국무역협회 혁신성장본부장

    [In&Out] 전환의 시대/이동기 한국무역협회 혁신성장본부장

    1970년대 대학가에서 ‘전환시대의 논리’라는 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책이 현대사와 국제정치에 관한 당시의 시각에 전환을 촉구했다면 최근에는 기술적, 문명적 차원에서 디지털·비즈니스 전환 등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주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는 세미나·전시의 주제뿐만 아니라 개최 방식에서도 디지털 전환의 대표적인 사례다. CES는 한국에서만 1만명, 세계 각국에서 17만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의 기술 전시회인데 코로나19 때문에 디지털로만 열렸다. 중국 기업의 참가가 많이 줄어든 때문인지 올해는 우리 기업들의 모습이 더욱 두드러졌다. 삼성, LG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스타트업들도 라스베이거스 전시장이 아닌 디지털 공간에서 동영상 등을 활용해 기술이나 제품을 홍보하고 네트워킹에 심혈을 기울였다. 우리 기업들이 국제 비즈니스 무대에서 벌이는 전환 노력은 CES에 국한되지 않는다. 얼마 전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로봇 기업을 인수했던 현대자동차는 미래 자동차 개발을 위해 애플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LG전자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산업과 국경을 넘어 협력하면서 비즈니스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BMW, 샤넬, 레고 같은 ‘포천 500’ 글로벌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전담조직을 두고 디지털 전환과 비즈니스모델 혁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과 비즈니스 혁신이 우리 중소기업들에는 ‘그림의 떡’이다. 코로나19로 국경 간 이동이 차단되고 국제 전시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몸으로 뛰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기술과 제품을 홍보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자동차 부품기업들에는 전기·수소차나 자율주행차 개발이 기회가 아니라 큰 위협일 수도 있다. GM은 이번 CES에서 이제 전기차 회사라고 선언했고, 현대차는 디젤엔진 신규 개발 중단을 발표했다. 오랫동안 완성차와 전속적 납품관계에 있던 우리 부품기업들이 독자적으로 미래 기술을 개발하거나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기란 쉽지 않다. 최근 필자가 만난 한 자동차 부품기업 임원은 “유럽 부품업체들이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해 산업을 넘나드는 초협력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런 협력 생태계에서 소외된 것 같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이 디지털과 인공지능(AI) 혁신 대열에 동참하는 것은 이제 생존의 문제다. 중소기업들이 독자적으로 혁신을 꾀하기 어렵다면 이업종(異業種) 기업, 아니면 혁신 스타트업과 협력해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정부도 우리 기업들이 디지털의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정책을 설계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이 ‘전환의 시대’에 동참할 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한국계 지나 리 백악관 근무…질 바이든 여사 담당

    한국계 지나 리 백악관 근무…질 바이든 여사 담당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 참모진에 한국계 여성 지나 리가 합류했다. 1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발표한 영부인 참모진 명단에는 한국계인 지나 리가 일정담당 국장으로 포함됐다. 지나 리는 한국에서 태어나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자랐고 보스턴대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취임준비위원회에서 질 여사를 돕고 있으며 대선 당시 캠프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의 일정담당 국장을 맡았다. 캠프에 합류하기 전에는 바이든재단의 선임정책담당관으로서 질 여사의 군인가족 지원 등을 조력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권에 도전했을 때도 캠프에서 팀 케인 부통령 후보의 일정을 담당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백악관 법무실과 인사실에서 일했다. 지나 리가 미국 백악관에서 일정 업무를 담당하는 첫 한국계 인사는 아니다. 미시간주 태생인 유진 강이 2009~2017년 8년간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통령의 특별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일한 바 있다. 그는 종종 오바마 전 대통령과 골프를 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하든 영입 브루클린, NBA 우승 확률 껑충…휴스턴은 뚝

    하든 영입 브루클린, NBA 우승 확률 껑충…휴스턴은 뚝

    제임스 하든을 영입해 케빈 듀랜트, 카이리 어빙과 함께 ‘슈퍼 팀’을 결성한 미국 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의 우승 확률이 껑충 뛰어올랐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15일 “주요 베팅 사이트의 브루클린 우승 배당률이 트레이드 전 7/1에서 하든 영입 이후 3/1이 됐다”고 보도했다. 7/1의 배당률은 1달러를 걸어 적중하면 8달러를 받는 배당률이다. 3/1은 7/1의 절반인 4달러를 받는다. 그만큼 브루클린의 우승 확률이 커졌다는 의미다. 리그 2연패에 도전하는 LA 레이커스가 2.5/1의 배당률로 우승 확률이 여전히 가장 컸지만 브루클린과의 격차가 좁혀졌다.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 ‘원투 펀치’에 브루클린의 하든-듀랜트-어빙의 삼각 편대가 도전장을 던진 모양새다. 듀랜트와 어빙만으로도 동부 콘퍼런스 상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브루클린은 NBA 최고 슈팅 가드 하든까지 합류하며 우승권으로 급부상했다. 두 팀에 이어서 밀워키가 5/1, LA클리퍼스가 6/1, 보스턴 셀틱스가 15/1의 배당률을 보였다. 그러나 하든을 떠나보낸 휴스턴 로키츠는 트레이드 전 50/1 배당률에서 100/1로 바뀌었다. 우승 확률이 뚝 떨어진 것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美 ‘공화당 큰손·카지노 제왕’ 애덜슨 별세

    美 ‘공화당 큰손·카지노 제왕’ 애덜슨 별세

    샌즈그룹을 설립한 ‘카지노 제왕’이자 ‘미국 공화당의 큰손’으로 알려진 셸던 애덜슨 샌즈그룹 회장이 혈액암 합병증으로 1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87세. 미국 보스턴에서 유대계 이민자 가족의 4남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난 애덜슨은 십대 시절부터 신문팔이, 아이스크림 판매, 속기사 등 50여개 직업을 거쳤다. 1980년대 라스베이거스 컴퓨터 박람회 ‘컴덱스’ 개최로 돈을 모은 고인은 1989년 라스베이거스 샌즈호텔을 인수, 복합리조트 사업을 시작했다.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의 샌즈와 베네시안,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가 샌즈그룹 소유다. 고인의 순자산은 미 포브스 추정 350억 달러(약 39조원)에 달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美 의사당 난입한 건장한 남성, 알고보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美 의사당 난입한 건장한 남성, 알고보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워싱턴D.C. 의사당 난입 사태 주동자들을 찾아 전국을 뒤지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 있었던 트럼프 지지자 8000명의 면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개중에는 판사 아들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눈에 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클레트 켈러(38)가 난입 사태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평소 친트럼프적 성향을 내비친 그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의사당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적어도 12명의 스포츠 관계자가 관련 영상을 통해 그를 확인했다. 다만 직접적으로 폭력에 가담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한 켈러는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영황제’ 마이크 펠프스와 200m 계주에 참가해 금메달을 따냈다. 은퇴 후 현재는 콜로라도주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고 있다. 현직 판사 아들은 불법 행위가 확인돼 연방수사국에 연행됐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는 뉴욕 브루클린 킹스카운티대법원 슐로모 모스토프스키 판사의 아들이 의사당 난입 사태 용의자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석기시대 원시인으로 동굴에서 생활했던 혈거인, ‘동굴맨’을 자청한 그는 모피 조끼를 챙겨 입고 다른 극우 지지자들과 의사당 안을 누볐다. 폭도 진압 경찰의 방탄조끼와 방패를 훔쳐 들고 다니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모스토프스키는 일단 10만 달러 채권 담보, GPS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 형과 함께 거주 조건으로 보석 석방된 상태다. 거주지는 뉴욕시로 제한됐으며 허가 없이는 해당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여권을 압수당했다. 하지만 만약 추후 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10년형에 처할 수 있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평범한 모자도 있었다. 간호사인 50대 어머니와 술집 종업원인 30대 아들은 방탄조끼와 나일론 소재의 잠금밴드(zip tie)를 들고 허가 없이 제한 구역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다. 아들은 테이저건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예비역 공군 중령 한 명은 전처 제보로 붙잡혔다. 의사당 사태 때 상원 본회의장을 점거한 래리 렌달 브록 주니어(53)는 8일 전처의 제보를 받은 연방수사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그녀는 “전 남편이 이미 그곳에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의장석에 앉아 고함을 쳤던 조시아 콜트(34)는 아이다호에서 중소 디지털 마케팅 기업을 운영하는 평범한 기업인으로 드러났다. 콜트가 발코니에 매달린 모습과 하원의장석에 앉아 고함을 치던 모습은 이번 난동을 상징하는 대표적 장면으로 부각됐다. 그러자 콜트는 뒤늦게 선처를 호소했다. “모든 뉴스가 나로 도배됐다. 그때는 옳은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후회했다.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은 의회 난동 가담자 150명에 대해 전국 단위의 추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의사당 난입으로 체포된 사람은 80여 명에 달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집무실에 침입한 리처드 바넷(60), 웃통을 벗고 뿔 달린 털모자를 쓴 채 등장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제이컵 챈슬리(32), 하원의장의 연설대를 들고 나간 애덤 존슨(36) 등도 붙잡혔다. 두 기관은 남은 용의자들을 끝까지 검거하겠다는 입장이다. 연방수사국은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 때와 마찬가지로 휴대전화와 감시카메라에 담긴 동영상을 모두 분석하며 용의자를 색출 중이다. 미국 법무부는 폭도들에게 최고 20년형이 가능한 선동죄와 내란 음모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미국 보수진영의 ‘큰손’ 카지노 재벌 셸던 애덜슨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미국 보수진영의 ‘큰손’ 카지노 재벌 셸던 애덜슨

    세계 최대 카지노 제국을 일구고 미국 공화당의 ‘큰손’으로 정계를 좌지우지하고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를 막후에서 조정한 셸던 애덜슨이 별세했다. 향년 87. 애덜슨이 소유한 카지노 리조트 회사인 라스베이거스 샌즈는 고인이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와 관련된 합병증으로 전날 밤 사망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 추정 330억 달러(약 36조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애덜슨은 역대 공화당 대선 후보들의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으로 유명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후원을 통해 두 나라 우파 정치 어젠다의 실현을 적극 뒷받침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평가했다. 1933년 보스턴에서 우크라이나계 유대인 택시 기사 부친과 영국 이민자 출신 모친 사이의 네 자녀 중 한 명으로 태어난 애덜슨은 대공황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보스턴의 뒷골목에서 어린 나이 때부터 신문을 팔며 스스로 돈을 벌었다. 16세의 나이로 공장과 주유소 여러 곳에 사탕 자판기를 운영하던 그는 1979년 동업자들과 시작한 라스베이거스 컴퓨터 박람회 ‘컴덱스’로 대박을 터뜨렸다. 컴퓨터가 일반 가정에 보급되기 전에 시작한 컴덱스가 1980∼1990년대 미국 최대 컴퓨터 전시회로 성장하면서 애덜슨은 이 사업으로만 5억달러를 벌었다. 카지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89년 라스베이거스 샌즈 호텔 앤드 카지노를 1억 28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부터다. 1991년 이스라엘 출신의 두 번째 부인 미리암과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그는 5년 뒤 15억 달러를 들여 기존 호텔을 부수고 1999년 베네치아 풍으로 완전히 개조한 베네시안 리조트 호텔 카지노를 개장했다. 8000개 객실과 풋볼 경기장 2개 크기의 카지노를 갖춘 새 호텔은 그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줬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07년에는 마카오에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호텔인 베네시안 마카오를 열었다. 풋볼 경기장 10배 크기의 이 호텔 카지노는 중국 등 아시아의 도박 애호가들을 끌어모았다. 마카오, 싱가포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등에 잇따라 새 카지노 호텔을 연 애덜슨은 2014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BBI)에서 408억 달러의 순자산으로 세계 8∼9위 부자가 됐다. 2004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이었던 애덜슨은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공화당 후보들에게 9000만 달러의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후원하며 포브스 인터뷰를 통해 “난 아주 부자인 사람들이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려 하는 데 반대한다. 하지만 난 할 만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3월 당시 공화당의 대선 잠룡 4명이 라스베이거스로 달려와 그를 만나려 할 정도였다. 2016년 5월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트럼프와 만나 1억 달러 이상의 역대 최고액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로 낸 돈은 2500만 달러였다고 NYT는 전했다. 이 금액도 당시 다른 공화당 후원자들에게서 외면당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큰 힘이 됐다. 애덜슨이 다음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낸 500만 달러는 취임식 단일 후원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그는 지난해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후원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왜 더 도와주지 않느냐’며 불만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인 애덜슨은 네타냐후 총리와 절친한 사이로 이스라엘에 자택과 텔아비브 신문 하욤을 소유했다. 일간 라스베이거스 리뷰저널을 2015년 사들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 일,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체결한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는 일에도 막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인이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인정, 이스라엘과 이웃나라들의 평화 추구 등을 계속해 옹호했다”면서 “그야말로 진정한 아메리칸드림을 살았다. 그의 창의력, 천재성, 독창적인 면모는 막대한 부를 가져왔지만 그의 캐릭터와 자선가로서의 너그러움은 그의 이름을 위대하게 만들었다”고 애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미리암에게 자유의메달을 수훈했다.부시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셸던은 너그러운 자선가로 특히 의학 연구와 유대인 문화유산 교육에 공을 들였다”며 “그는 미국의 애국자”라고 애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델슨 부부가 “유대인과 유대국가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기여했다”면서 “고인은 개인적으로도 우리에게 대단한 친구였으며 유대인, 유대국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연대에 믿기지 않는 챔피언”이었다고 돌아봤다. 고인은 언론인, 동업자, 심지어 아들들과도 법정 다툼을 불사하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그의 회사는 부패 관련 법률을 위반한 뒤 돈으로 해결하는 일로 정부 조사를 받았다. 2012년 NYT 사설은 그를 가리켜 “정치자금을 문어발식으로 뿌려 자신의 개인적, 이데올로기적, 금융 어젠다를 나아가게 하려고 역대 어느 정치 기부자보다 많은 돈을 썼지만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들과 많이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미망인 미리암은 성명을 통해 고인이 익명으로도 기부했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카지노 운영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라스베이거스 샌즈 직원들에게 월급을 계속 지급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몸집이나 말투나 거칠었지만 지난 20여년 걷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와병 중에도 다른 이들의 필요에 늘 예민하게 굴었다”고 돌아봤다. “셸던에게 자신의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인정받는 일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외톨이가 된다는 의미가 될지라도 옳은 일을 하는 것만이 그에게 중요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개막 한 달도 안 됐는데 벌써 4경기 연기… 위드 코로나 위기의 NBA

    개막 한 달도 안 됐는데 벌써 4경기 연기… 위드 코로나 위기의 NBA

    미국프로농구(NBA)의 위드(with) 코로나19가 시험대에 올랐다. 코로나19 확진을 감수하고 진행하기로 했지만 중단 위기설이 끊임없이 떠오르고 있다. NBA 사무국은 12일(한국시간) 열릴 예정이던 댈러스 매버릭스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대결을 연기하기로 했다. 13일 열리기로 한 보스턴 셀틱스와 시카고 불스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개막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벌써 네 경기가 코로나19로 미뤄졌다.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최소 8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선수단 내에서 확진자와 격리 대상자가 발생하면서 경기를 치를 최소 인원을 갖추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 현재 진행형인 만큼 추가 타격도 있을 수 있다.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 땐 리그가 중단 또는 취소되거나 지난 시즌처럼 조기종료 후 버블 시즌2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최근 ESPN을 통해 “격리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확인된다면 시즌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NBA의 위드 코로나19 방침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진풍경도 만들어냈다. 세스 커리는 지난 8일 브루클린 네츠와의 경기 도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코트를 떠났다. 필라델피아 선수들도 긴급히 검사를 받아야 했다. 격리된 동료를 원정지에 놔두고 이별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선수들이 부분 격리된 구단들은 선수층이 없으면 없는 대로 치러야 하는 입장이다. 전력 불균형은 눈에 보듯 뻔하다. 실제로 필라델피아는 12일 열린 애틀랜타 호크스에 94-112로 대패를 당했다. 여름과 가을에 야구가 코로나19 시대 스포츠의 표본을 보여줬다면 겨울과 봄은 농구가 그 표본이 될 수 있다. NBA 사무국이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지만 최악의 상황도 감수해야 한다. NBA 사무국은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13일 특별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영화 ‘미나리’가 ‘기생충’ 영광 잇나…윤여정 미국서 연기상 8관왕

    영화 ‘미나리’가 ‘기생충’ 영광 잇나…윤여정 미국서 연기상 8관왕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로 배우 윤여정이 미국에서 연기상 8관왕을 받아 오스카상 수상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윤여정은 전미 비평가협회(NSFC) 여우조연상에서 오스카 유력 후보인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함께 ‘러너스-업’에 선정됐다. 또 콜럼버스 비평가협회에서 2019년도 아카데미 수상 배우인 올리비아 콜맨과 경합해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윤여정은 그동안 LA, 보스턴,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콜럼버스,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그리고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까지 미국 연기상 8관왕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영화 ‘미나리’는 샌디에이고 비평가협회의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 각본상과 노스 다코타 비평가협회의 여우조연상, 남우주연상까지 후보로 올라 아카데미(오스카) 입성의 가능성을 높였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어린 시절 미국 아칸소주에서 농사를 지었던 부모와 함께 지낸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살렸다. 이번 영화의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정이삭 감독은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제작은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을 맡았다. ‘미나리’로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옥자’ ‘버닝’ 등에 출연해 한국인에게도 얼굴이 익숙한 스티븐 연이 올랐다. 스티븐 연 역시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이민을 간 한국계 배우다. 비평계에서는 ‘미나리’를 ‘기생충’을 이을 수작으로 주목하고 있다. 엘에이 타임스는 ‘미나리’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진실하고 따뜻한 이야기’라고 평가했으며, 롤링스톤지는 ‘자전적인 영화에 대한 아름다운 롤 모델로 남을 작품’이라고 전했다. ‘미나리’는 2021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7000쪽 부인과 몰래 복사해 ‘통킹만 조작’ 특종 닐 시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7000쪽 부인과 몰래 복사해 ‘통킹만 조작’ 특종 닐 시핸

    7000쪽에 이르는 국방부 문서를 복사했다. 혼자 하기엔 엄두도 안 나는 일이라 잡지사 기자인 부인과 함께 했다. 취재원이 휴가 간 틈을 타 문서를 빼내 회사의 복사기를 이용했다. 처음에 사용한 교외의 부동산 업체 복사기는 엄청난 분량을 견디지 못하고 작동을 멈췄다. 보스턴 시내의 한 복사업체에선 해군 출신의 업주가 기밀 서류가 복사되고 있다고 지적해 위기를 맞았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 닐 시핸 기자는 지난 1971년 6월에 미국이 베트남전에 개입하려고 통킹만 사건을 조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펜타곤 문서’를 특종 보도해 반전 여론을 들끓게 만들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그가 8일(현지시간) 워싱턴 자택에서 파킨슨씨병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NYT가 보도했다. 향년 84. 신문은 부음 기사를 통해 사후에 공개하는 것을 조건으로 2015년에 고인이 편집국에 맡겨놓은 특종기를 공개해 그 과정이 반세기 만에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그는 이른바 펜타곤 문서 ‘미합중국-베트남 관계, 1945∼1967년’을 입수해 미국이 1945년부터 정치적, 군사적 이득을 노리고 베트남에 개입해왔으며 이권을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베트남 전쟁을 일으켰다고 폭로했다. 랜드연구소에 근무하며 문서 작성에 참여한 국방 전문가 대니얼 엘스버그를 통해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그로부터 직접 받은 것은 아니라고만 말했다. NYT와 그 뒤를 이은 워싱턴 포스트의 펜타곤 페이퍼 보도로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과정이 알려져 반전 여론이 폭발적으로 확산했다. 리처드 닉슨 행정부는 초기에 보도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사전 통제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추가 보도를 허용했다. 시핸은 1962년부터 1966년까지 UPI와 NYT 소속으로 베트남전을 취재했으며 1988년 ‘밝은 거짓말: 베트남의 존 폴 반과 아메리카’를 펴내 이듬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1966년 NYT에 “폭격을 당한 마을, 사이공 거리에서 구걸하는 고아들, 네이팜탄 화상을 입은 여성과 아이들이 병원에 누워 있는 것을 보면 미국이나 그 어떤 나라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에게 이런 고통과 수모를 가할 권리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썼다. 5년 뒤 시대에 남을 특종을 했는데 엘스버그는 1971년 3월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시핸 기자에게 펜타곤 문서의 존재 사실을 밝힌 뒤 문서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가 곧바로 마음을 바꿨다. 극비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문서가 폭로되면 자신이 지목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 것 같다는 것이 시핸 기자의 분석이었다. 그는 집에 보관 중인 펜타곤 문서 7000쪽을 시핸 기자에게 보여주고 메모만 하라고 했다. 문서 자체를 넘겨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시핸 기자에게 기회가 왔다. 엘스버그가 휴가를 떠난 것이다. 그는 부인과 힘을 합쳐 문서를 엘스버그의 집 밖으로 반출해 통째로 복사한 뒤 갖다 놓기로 했다. 보스턴의 복사업체 업주에게는 하버드 대학 교수의 부탁을 받고 문서를 복사한다고 둘러대 위기를 모면했다.시핸 기자는 NYT 보도 6개월 후인 그 해 겨울 뉴욕 맨해튼에서 우연히 엘스버그와 마주쳤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펜타곤 문서를 훔쳤다고 따지는 엘스버그에게 “국민이 낸 세금과 미국의 아들들이 흘린 피로 만들어진 서류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읽을 권리가 있다. 나도, 당신도 서류를 훔치지 않았다”고 대꾸했다고 회상했다. 엘스버그는 1973년 간첩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닉슨 행정부가 그의 사무실을 도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송이 기각돼 풀려났다. 엘스버그는 여전히 인권 평화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2019년 6월 프로그레시브 인터뷰를 통해 위키리크스 창업자 줄리안 어산지를 미국에 송환하려는 영국 정부의 처사에 반대하며 “공익 고발자들 없이는 민주주의를 이룰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가 닉슨 행정부에 탄압을 받은 사연은 2010년 릭 골드스미스 감독에 의해 영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 대니얼 엘스버그와 펜타곤 페이퍼’로 제작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감옥서 황당 소송… “샤워 매일 하고싶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감옥서 황당 소송… “샤워 매일 하고싶다”

    지난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를 일으켜 현재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조하르 차르나에프(26)가 미 연방 정부를 상대로 25만 달러(약 2억 7000만원)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차르나에프가 4일 교도소에서 차별대우를 받고있다는 주장을 담은 내용의 자필 소송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경비가 가장 삼엄한 콜로라도의 슈퍼맥스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그는 이곳에서 불법적이고 비합리적인 차별 대우를 받고있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주장했다. 그가 차별대우라고 주장한 근거는 크게 2가지다. 먼저 유죄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 흰색 야구모자와 반다나(스카프 대용으로 쓰이는 큰 천)를 구매했는데 이를 압수당했다는 것. 그는 "태양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이 물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또 한가지는 교도관들이 수형평가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매일 샤워를 하지 못하고 1주일에 3번만 샤워를 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교도소 측이 야구모자 등을 압수한 이유는 있다. 보스턴 테러 당시 차르나에프는 흰색 야구모자를 쓰고 범행을 벌여 처음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았을 때 '흰 모자'로 불렸다. 때문에 차르나에프가 야구모자를 구매해 쓰는 행동이 테러 피해자와 수사관들을 모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충격을 던진 보스턴 마라톤 테러는 2013년 4월 15일 오후 2시49분 마라톤 결승점에서 압력솥 장비를 이용해 만든 폭탄 2개가 터지면서 일어났다. 이로 인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60명 이상이 다쳤다. 키르기스스탄계 미국 국적인 그는 형 타메를란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는데 사흘 만에 타메를란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숨졌다. 총격전 현장에서 달아나 보스턴 근교 워터타운 집 뒷마당에 감춰둔 보트에 숨어 지내던 그는 하루 뒤 붙잡혔다. 2년이 지난 2015년 5월 15일 1심에서 차르나예프는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015년 종신형으로 감경돼 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차르나에프에 대한 감경을 비판하며 사형 재추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보셨죠… 마스크가 이겼습니다

    보셨죠… 마스크가 이겼습니다

    미국 보스턴대 선수들(빨간 유니폼)이 5일(한국시간)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홀리크로스대 캠퍼스에서 열린 홀리크로스대와의 미국대학농구 경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하고 있다. 보스턴대는 선수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홀리크로스대를 83-76으로 제쳤다. 두 대학은 6일 보스턴대로 장소를 옮겨 다시 경기를 갖는다. 홈팀인 보스턴대 규정에 따라 홀리크로스대 선수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ESPN은 “이 경기는 두 팀 선수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뛰는 첫 번째 남자대학 농구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스턴대 홈페이지 캡처
  • 보셨죠… 마스크가 이겼습니다

    보셨죠… 마스크가 이겼습니다

    미국 보스턴대 선수들(빨간 유니폼)이 5일(한국시간)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홀리크로스대 캠퍼스에서 열린 홀리크로스대와의 미국대학농구 경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하고 있다. 보스턴대는 선수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홀리크로스대를 83-76으로 제쳤다. 두 대학은 6일 보스턴대로 장소를 옮겨 다시 경기를 갖는다. 홈팀인 보스턴대 규정에 따라 홀리크로스대 선수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 ESPN은 “이 경기는 두 팀 선수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뛰는 첫 번째 남자대학 농구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스턴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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