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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철의 플레이볼] 에이전트 꼭 필요한가

    최근 우리나라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에이전트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주목받는 이유가 반드시 좋은 쪽에 있는 것만 아니다. 축구의 경우 에이전트와 구단 관계자가 짜고 구단에 손해를 끼친 경우도 있었고, 야구의 경우엔 선수에게 갈 돈을 에이전트가 횡령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기성이 짙은 에이전트들이다. 본격적인 스포츠 에이전트의 역사는 1960년 마크 매코맥이 골프 선수 아널드 파머와 손잡으면서 시작됐다. 야구의 경우엔 1970년 메이저리그 선수협회가 구단과 계약하는 선수를 돕기 위해 시작됐고, 이후 연봉 조정제도와 FA가 도입되면서 에이전트들이 물밀듯이 시장에 밀려들었다. 그러나 이 제도의 산파 역할을 한 당시 선수협회 대표 마빈 밀러가 에이전트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그는 에이전트들이 별다른 일도 하지 않으면서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는 평생을 묶어두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횡포성 행태에 분통을 터뜨렸다. 에이전트가 사기꾼이 아니라고 문제가 끝날까. 무능한 에이전트는 선수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1976년 제리 캡스타인이라는 에이전트는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던 릭 버렐슨과 칼튼 피스크, 프레드 린 등 자신의 고객 선수 3명을 대신해 5년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캡스타인이 계약 만료 후에도 보스턴 구단이 ‘최초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실질적으로 선수의 FA 자격을 없애는 결과를 낳게 돼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사례를 열거하다 보면 과연 스포츠 선수에게 에이전트가 정말로 도움이 되는지 강한 의문을 갖게 된다. 또 “무능한 에이전트는 있어도 유능한 에이전트는 없다.”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에이전트라면 관련 법규와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지 유능한 것이 아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유능한 국제 변호사를 고용하는 편이 낫다. 아무리 잘 나가는 뉴욕의 로펌 변호사라도 시간당 1000달러면 고용이 가능하다.20시간을 고용한다고 해도 2만달러면 충분하다. 실질적으로 에이전트가 선수를 위해 일하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집을 구할 필요가 있으면 부동산 전문가를 찾으면 되고, 자녀 교육은 유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에게 에이전트의 필요성이 적다면 국내 선수에겐 더 말할 나위가 없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MLB] 찬호, 내친 김에 최다승도

    “전반기 최다승에 도전한다.” 지난 2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8승째를 올려 통산 102승과 선발 100승을 달성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전반기 최다승 기록 경신을 7월의 목표로 삼았다. 7일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벌어질 보스턴 레드삭스전이 그 시금석. 시애틀전 7이닝 2실점의 호투로 팀의 6-2 승리를 이끈 박찬호는 이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전반기 개인 최다승 타이 기록(2000년)을 수립하겠다는 각오다.LA 다저스 마지막 시즌이던 지난 2001년 전반기에만 8승을 거둬 시즌 15승11패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 초특급 다년 계약을 따낸 발판으로 삼았던 만큼 이날 거둔 8승째로 향후 전망도 환하게 밝혔다. 2일 시애틀전에서 보여준 쾌투는 박찬호의 상승세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7회까지 111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 65개를 기록했고, 최고 구속도 94마일(151㎞)을 찍었다. 일부에서는 “홈플레이트 쪽으로 불어오는 바닷바람 때문에 거둔 승리였다.”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뜬공 아웃(5개)에 견줘 땅볼 아웃이 10개로 ‘제대로 잡아낸’ 아웃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벅 쇼월터 감독은 “박찬호가 어떤 상황에서 던졌느냐는 것은 상관 없다. 오늘같은 모습이 진정 바라던 모습”이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죽끓 듯하던 텍사스의 지역언론도 다시 돌아섰다.‘댈러스 모닝뉴스’는 “케니 로저스가 등판하지 못한 상황에서 박찬호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였다.”고 극찬했고,AP통신은 “당분간 에이스 로저스가 결장하더라도 텍사스에는 화끈한 타자들과 자신감을 회복한 박찬호가 있다.”면서 그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한편 7일 박찬호의 레드삭스전 맞상대는 맷 클레멘트(30). 우완에다 박찬호처럼 낮게 가라앉는 투심패스트볼이 주무기다. 3일 현재 시즌 9승2패(방어율 3.82)로 승률 4위(.818)에 올라 승률 7위(.800ㆍ8승2패)에 올라 있는 박찬호와 닮은 꼴이다. 더욱이 박찬호는 다저스 시절이던 2000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소속이던 클레멘트와 두 차례 맞대결,1승씩을 나눠가져 이번 대결에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하프타임] 라미레스, 통산 19호 만루포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점기계’ 매니 라미레스(33)가 개인통산 19번째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라미레스는 27일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인터리그 경기에서 4회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뿜어내 12-8 승리를 이끌었다. 보스턴은 파죽의 7연승 행진을 달렸다. 이로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강타자 에디 머레이와 통산 만루홈런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 라미레스는 ‘철인’ 루 게릭이 보유 중인 최다 기록(23개)에 4개차로 접근했다.
  • [NBA 챔피언결정] ‘클러치 슈터’ 지존 가리자

    ‘미스터 클러치 vs 챔피언 반지가 따라다니는 사나이’ 24일 오전 열릴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미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 최종 7차전은 결정적인 순간 상대 그물을 가를 ‘클러치 슈터’ 천시 빌업스(사진왼쪽·29)와 로버트 호리(오른쪽·35)의 손끝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97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된 빌업스는 첫 시즌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하다 토론토 랩터스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3팀을 전전하던 빌업스는 2002년 디트로이트에 둥지를 틀면서 비로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안정된 경기운영 능력과 높은 3점슛 성공률(통산 38.0%) 외에도 결정적인 순간 그물을 가르는 강심장으로 ‘미스터 클러치’라는 애칭을 얻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뒤진 채 치른 6차전에서도 박빙의 승부로 긴장감이 흐르던 3쿼터 들어 빌업스는 폭발적인 3점슛을 잇달아 꽂으며 샌안토니오 홈팬들의 환호성을 잠재우는 등 클러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92년 드래프트 전체 11순위로 휴스턴 로케츠에 지명된 호리 역시 결정적인 순간 팀 승리에 감초 역할을 하는 선수다. 그는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은 챔프전 우승 경력(5차례)으로 ‘챔피언 반지가 따라다니는 사나이’로 불린다.호리는 LA레이커스 시절이던 01∼02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포틀랜드 블레이저스와의 경기에서 종료 2.1초를 남기고 승리를 확정짓는 3점슛을 작렬하는 등 숱한 박빙의 승부에서 홈팬들의 환호와 원정팬들의 한숨을 자아내는 클러치 슛을 터뜨렸다. 호리는 지난 5차전에서도 연장 종료 5.9초전 승부를 가르는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종료 전 18분 동안 자신의 전득점(21점)을 집중시키며 승부사 기질을 한껏 과시했다.93∼94시즌 이후 11년 만에 긴장감이 극도로 달하는 챔프전 최종전까지 가게 된 이번 경기에서 두 닮은 꼴 승부사의 슈팅에 전세계 농구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이재훈기자nomad@seoul.co.kr
  • [Doctor & Disease] 남성의학 전문 테하다 박사 ·안태영 박사 인터뷰

    [Doctor & Disease] 남성의학 전문 테하다 박사 ·안태영 박사 인터뷰

    최근 서울에서 열린 국제남성과학회(IC A) 연차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스페인 남성학연구조사학회 대표인 이니고 테하다(48) 박사는 “정도의 차이일 뿐 발기부전을 보는 동·서양의 시각에는 아직도 과거의 무지가 담겨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를 만나 ‘은밀한 고통, 발기부전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테하다 박사와 교분을 나눠온 국내 발기부전 치료의 권위자 안태영(52·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박사가 함께 했다. ▶발기부전의 일반론은 논의에서 제외하는 게 낫겠다. 먼저 발기부전이 삶의 질과 어떤 상관성을 갖는지를 설명해 달라. -발기부전이 환자들의 삶에 실질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층은 오랫동안 배우자와 성경험을 공유해 왔고, 노화에 따른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측면이 있으나 젊은 환자의 경우 삶에 총체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상상보다 커서 가정 해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발기부전의 치명적 증상에 묶여 있으면서도 스스로 말하기를 꺼리며, 의사들도 이런 환자들을 찾아내 치료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환자들이 보이는 경향상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나. -한국 사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 유럽이나 미국에서의 경험을 근거로 말하자면 발기부전의 의학적 원인과 치료 효과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들이 ‘발기부전은 누구나 겪는 문제이고, 원인이 뚜렷하며, 치료가 된다.’는 사실만 알아도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대한남성과학회 조사 결과 우리나라 발기부전 환자 중 스스로 환자라고 인정한 것은 13.4%에 불과했으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은 이 중 5%도 되지 않았다. 나머지 중 일부는 민간요법 등 근거없는 치료에 매달리고 있었으며,80%에 이르는 환자들은 이런 노력조차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들어 이런 경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그러면 발기부전을 대하는 서구인들의 태도는 어떤가. -스페인의 경우 시알리스 같은 경구용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는 환자의 2%만이 병원을 찾았을 뿐이며, 치료도 주로 주사제나 보형물에 의존했다. 그러나 지금은 치료받는 환자가 전체의 20∼25%에 이른다. 큰 변화다. 삶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한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안)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들이 자꾸 치료를 중단한다는 점이다. 두가지 측면에서 해석되는데, 첫째는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는 성향 때문에 약물에 의존하는 ‘기획된 섹스’에 거부감을 갖는 것이고, 두번째는 효과보다 부작용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발기부전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이고, 또 부부간의 성관계라는 게 다분히 감정의 지배를 받는 현상이라 이해되는 면이 있으나 일단 질환 진단을 받았다면 이를 극복하려는 당사자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발기부전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한국뿐 아니라 다른 사회도 마찬가지이지만, 성관계는 부부의 동질성과 일체감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 또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 공통의 문제이며, 따라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부 모두가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병증이 노화현상의 일부라 해도 치료책은 틀림없이 있다. ▶의사들에게는 문제가 없나. -많다. 스페인만 하더라도 의사들이 먼저 이런 문제를 들추기를 주저하는 경향이 강하며 더러는 환자들의 상담 요구를 묵살하는 의사들도 있다. 이런 의사들은 대부분 의대에서 발기부전의 문제를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문제라면 다른 의사를 통해서라도 치료받게 해야 옳다. -(안)이런 일도 있었다. 여든살 난 노인이 찾아와 ‘지금까지 매주 3회 정도 부부간 섹스를 즐겼는데 최근들어서는 2회밖에 못한다.’며 치료를 요구하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우습게 여기기도 했으나 이내 내가 틀렸음을 알았다. 발기부전은 주관적 판단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본인이 이상하다면 이상한 것이고, 의사는 이런 환자를 기꺼이 치료해야 한다. ▶성 문화는 사회나 권역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데, 최근 선보인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가 이런 특성을 획일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런 지적에 동의하는가. -그런 면이 있을 것이나 나쁘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 질환에 관한 정보를 각 사회 정서에 맞게 제공하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스웨덴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내용과 방법이 달라야 한다. -(안)발기부전에 대해 환자가 의사를 찾거나 의사가 환자를 상대로 뭐가 문제인지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저 수준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수년 내에 이런 추세가 변해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려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와 서구의 발기부전 유병률에 주목할 차이가 있는가. -조사 방식이 달라 단순비교는 어려우나 스페인의 경우 40∼70대 유병률이 17% 정도이며 유럽 전체적으로는 20% 정도 된다. 안 박사에 따르면 한국은 유병률이 32.4%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드러난 차이는 조사 방법상의 문제일 수도 있다. ▶박사께서는 발기부전 환자를 치료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하는가. -치료의 목적은 환자가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배우자가 치료 정보를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애석하게도 내 경우 배우자가 치료에 동참하는 경우는 5% 정도에 그치고 있다. 성기능 측면에서 보면 남자보다 여자에게 문제가 더 많기도 해 부부의 치료정보 공유가 더욱 중요하다. -(안)발기부전은 배우자가 동반하는 소위 ‘커플 테라피’가 중요하다. 치료 효과도 좋을 뿐더러 이게 남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의 장단점을 임상에서 느낀대로 소개해 달라. -효과나 안전성이 모두 우수하나 차이는 약효 지속시간에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비아그라가 가장 짧고, 다음은 레비트라이며, 시알리스가 가장 길다. 지금 추세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제를 선호한다는 점이며, 그 밖의 차이에 대해서는 환자들이 덜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안)또 다른 문제는 약효 발현시간과 정상적인 약효 발현을 방해하는 제약조건인데, 약효 발현시간은 시알리스와 레비트라가 비아그라보다 약간 빠르다. 또 비아그라는 고지방식과 어울리면 흡수율이 낮아지나 시알리스는 고지방식이나 술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발기부전 치료제와 관련,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이나 연구 과제를 소개해 달라. -약제의 호르몬 정량을 조절하거나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를 다른 약제와 병용해 부작용을 경감하거나 치료 반응의 범위를 넓히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테하다 박사와 안 박사는 “환자는 의사에게 더 적극적으로 묻고 요구해야 하며, 의사들은 이런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며 “노령화, 서구화 등으로 발기부전 환자가 급증하는 만큼 이제는 쉬쉬하며 삶의 중요한 부분을 체념하기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테하다 박사 ▲스페인 마드리드 아우토노마대학 의대▲미국 보스턴의대 비뇨기과·생리학과 교수 및 이 대학 협력교수▲미국·유럽·스페인 남성의학회 회원▲스페인 남성학연구조사학회 대표▲스페인(마드리드) 성의학회 이사▲국제 임포턴스리서치저널 편집위원.  ▶안태영 박사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전공의▲미국 보스턴의대 비뇨기과 연수▲대한남성과학회장▲현,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과장 겸 주임교수.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미국인들의 애완견 키우기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미국인들의 애완견 키우기

    ■ ‘페티켓’ 법으로… ‘개똥녀’는 없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 세상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애완견을 사랑하는 미국인들. 그러나 미국에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된 ‘개똥녀(지하철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처리하지 않고 사라진 여인)’가 없다. 꼭 미국인들의 매너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법률적·사회적 규제가 그같은 ‘얌체족’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워싱턴에 잇닿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콘도(한국의 아파트에 해당)에 살면서 네살짜리 핏불 박서 종인 ‘베일리’를 키우는 데이비드 캡슨. 데이비드는 베일리를 데리고 외출할 때면 꼭 아파트 현관과 뒷문 옆에 설치된 애완동물 배변처리용 비닐 봉지를 챙긴다. 또 베일리의 주둥이를 끈으로 묶는 것도 잊지 않는다. 데이비드는 1년 전 보스턴에서 이곳으로 이사올 때 콘도 사무실로부터 애완견을 키우는 것과 관련한 ‘매뉴얼´을 받았다. 애완견의 배변을 철저하게 처리하고, 반드시 줄에 묶어 다녀야 하며, 털이 날리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독신 전문직들이 주로 사는 이 콘도는 애완동물에 대해 매우 관대한 편이어서 다른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사안이 아니라면 특별히 규제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애완견 2마리가 로비를 어지럽히는 작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콘도 사무실측은 애완견을 키우는 입주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재차 당부하기도 했다. 배변용 비닐 봉지함도 그 과정에서 설치됐다. 데이비드는 “보스턴에서는 지하철에 애완견을 데리고 탈 수 있었는데, 워싱턴에서는 허용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지하철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도견의 탑승만을 허용한다. ●지하철, 레스토랑에는 애완견 출입 금지 같은 콘도에 사는 아들 형제를 방문하러 메릴랜드에서 온 제임스 본(왼쪽 사진)은 며칠간 낮 시간을 애완견 ‘테일라(골든 리트리버 종)’와 함께 보냈다. 본의 아들 형제가 집을 떠나 워싱턴으로 이사하면서 테일라를 데리고 온 것. 본은 “두 아들이 테일라를 보면서 고향 분위기(A touch of home)를 느낀다.”고 전했다. 본은 주마다, 도시마다 그리고 빌딩마다 ‘애완견 금지’ ‘애완견은 허용된 지역에서만’ ‘주인 감시하에 애완견 입장 허용’ 등 애완동물과 관련한 개별 규정이 있다고 전했다. 본은 아들들이 일하러 나간 사이에는 애완동물 서비스 회사에서 방문해 테일라에게 물을 주고, 산책도 시킨다고 전했다. 콘도 열쇠 하나를 애완동물 서비스 회사가 갖고 있다. 본은 테일라를 키우는 데 사료 값으로 한달에 30달러, 전염병 예방 주사 접종 등 의료비가 1년에 150∼500달러 정도 든다면서 애완견을 키우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완견 주인, 법적·사회적 의무 지켜야” 버지니아주 셜링턴에 사는 존과 케이트 워커 부부(가운데 사진)는 단독주택에서 2년된 딕시 딩고 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종인 ‘로스코’를 키운다. 존과 케이트는 날마다 아침 저녁으로 로스코를 데리고 인근 공원을 산책한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케이트는 로스코를 키우는 것이 “아이를 기르기 위한 사전 훈련”이라고 말했다. 로스코가 집에서 신발이나 가구를 물어뜯어 화나게 할 때도 있지만, 앞으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더한 일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인내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트는 “로스코가 늘 즐거워하고 남편이 일하러 나간 뒤에도 곁에 있어주기 때문에 위안이 된다.”면서 “그러나 배설물을 치우고 어지럽힌 주변을 정리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라고 말했다. 케이트는 특히 공공장소에서 로스코의 배설물을 치우는 것은 “법적으로도 의무가 있고 사회적·도덕적으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케이트는 레스토랑에 갈 일이 있으면, 로스코는 밖에 놔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개의 털이 날려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음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애완견의 레스토랑 출입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짖는법부터 다시 가르쳐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애완견도 사회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자리잡은 ‘우프 애완견 훈련 센터’의 조련사 블레인 사거는 애완견에게도 ‘사회적 매너’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블레인은 ‘페티켓’이란 단어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블레인은 “생후 4∼7개월된 개는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에 해당한다.”면서 “이 시기에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으면 애완견들이 다른 동물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지내려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블레인은 또 배변 가리기, 주인 말 잘 듣기 등 ‘착한 행동’도 이 시기에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 개 조련사인 로라 샤키가 4년 전 설립한 우프 센터의 어린 애완견 교육은 2주 프로그램으로 비용은 1050달러(약 100만원)나 된다. 블레인은 ‘T-TOUCH’라고 이름 붙여진 프로그램에 ▲순종 ▲짖기와 씹기 ▲공포와 수줍음 극복 ▲점프와 개줄 적응 ▲노쇠와 관절염 증상 ▲공포로 인한 공격 ▲자동차 적응 ▲스트레스 해소법 ▲부상으로부터의 회복 등 다양한 애완견 훈련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프 센터에서는 어린 애완견 훈련뿐 아니라 낮에 애완견 맡아 돌보기, 애완견 산책 시키기, 주인이 출장이나 휴가갈 때 애완견 임시 맡아주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우프 센터에 애완견을 반나절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은 19달러. 출장 등의 이유로 애완견을 5일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은 140달러 정도다. 블레인은 “평일의 경우 우프 센터에 맡겨지는 애완견이 60마리 정도”라면서 “애완견들은 대부분 말썽 없이 잘 지내다 간다.”고 전했다. 블레인은 미국인들의 애완견 선호 취향에 대해 “요즘은 크고 개성이 강한 개들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우프 센터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운영하는 ‘애완견 사교’ 행사에 18주된 자이언트 슈나우저 종인 ‘프레이어’를 데리고 온 그레고리 해드슨은 “다른 애완견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개공원서도 배설물 안치우면 벌금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버지니아주 알링턴 남부의 더글러스 공원단지 한쪽에 ‘견공들의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철조망 담으로 둘러싸인 애완견 공원은 500평 정도의 넓이로 나무와 풀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개들이 목줄을 풀고 마음껏 달리고 짖으면서 놀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축구공과 테니스공 등 개들이 좋아하는 놀이도구와 물을 마실 수 있는 작은 분수대도 설치돼 있다. 개 공원의 입구에는 이곳에서 지켜야 할 ‘페티켓’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주요 내용은 ▲배설물을 반드시 처리하고 ▲다른 개들과 다툼이 없도록 하고 ▲너무 크게 짖거나 소란스럽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는 것이었다. 또 개 공원 한가운데 설치된 게시판에는 애완견과 관련한 정부의 규정과 각종 애완견 사육 정보가 붙어 있었다. 낮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애완견 배설물 처리 모임’이 인근에서 열린다는 정보도 눈에 들어왔다. 지난 12일 오후 애완견 공원에서 만난 린다 피어링은 6개월된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종인 애완견 ‘날라’가 다른 견공 친구들과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는 예전에 카우보이들이 소몰이하는 데 이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린다는 설명했다. 린다는 날라가 아직 어려서 가급적 자주 밖에 데리고 나와 다른 환경에 노출시키려 하고 있다. 일종의 사회화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린다는 조만간 애완견 교육 센터에 날라를 맡길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린다는 날라가 교육을 마치면 자신이 하는 말을 더 잘 따를 것으로 기대했다. 린다는 날라를 데리고 나올 때는 꼭 허리에 차는 작은 가방에 배설물 처리용 비닐 봉지를 넣어 온다. 배설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경찰이 ‘딱지’를 끊는다고 한다. 린다는 애완견을 기르는 것이 일종의 ‘교우(Companionship)’라고 말했다. 린다는 하루에 일하는 6∼8시간을 제외하면 늘 날라와 함께 지낸다고 했다. dawn@seoul.co.kr
  • [MLB] 찬호 “16일은 7승”

    ‘코리안특급’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16일(오전 9시) 아메리퀘스트필드로 내셔널리그 ‘동부의 맹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불러들여 시즌 7승 재도전에 나선다. 상대타선을 압도했던 4·5월과는 달리 6월 들어 2경기에 등판해 9와3분의2이닝 동안 11실점, 시즌 방어율 5.40을 훨씬 웃도는 10.76을 기록한 박찬호로선 승리는 물론, 실점을 최소화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해야 하는 중요한 경기다. 더군다나 텍사스는 이번달 4승8패로 부진,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LA 에인절스에 2.5경기 차로 뒤져 ‘1승’이 절실하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14일 현재 32승31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 워싱턴에 4.5경기 뒤진 4위지만, 전통적으로 박찬호에게 강점을 보였다. 박찬호는 애틀랜타전에 12번(선발 10경기) 등판해 3승3패 방어율 5.43을 기록했다. 선발 맞대결 상대도 녹록지 않다.‘투수왕국’ 애틀랜타가 의욕적으로 키우고 있는 루키 카일 데이비스는 5차례 선발로 나서 2승1패 방어율 1.86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2일 빅리그 데뷔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주가가 급등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병현 “13개월 만이야”

    김병현( 26·콜로라도 로키스)이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으로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김병현은 13일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6이닝 동안 5안타 3사사구 2실점으로 막았다. 이로써 김병현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이던 지난해 10월3일 볼티모어전에서 구원승을 거둔 이후 8개월여 만에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선발승은 지난해 4월30일 탬파베이전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올시즌 5연패 끝에 첫 승으로 시즌 1승5패, 방어율 5.91. 특히 김병현은 6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낚는 등 삼진 8개를 솎아내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두 번 기록한 7개. 또 1회 11개의 투구 가운데 10개가 스트라이크였고 4회에는 7개 투구수 전부가 스트라이크존에 꽂히는 등 제구력에서도 흠잡을 데 없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3㎞(89마일). 김병현은 7-2로 앞선 7회 제이슨 위타식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콜로라도는 7-3으로 이겼다. 1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김병현은 1-0으로 앞선 2회 몸맞는 공 1개와 2안타를 얻어 맞고 동점을 허용, 흔들렸다.3회에는 눅 로갠의 빗맞은 3루쪽 땅볼이 내야 안타로 처리되며 다시 위기를 맞았다. 플라시도 도밍고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김병현은 브랜던 인지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영을 고의 볼넷으로 출루시키는 만루 작전을 펼쳤으나, 몬로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1-2로 리드를 빼앗겼다. 그러나 4회말 프레스턴 윌슨의 1점포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콜로라도는 2-2로 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김병현의 보내기 번트에 이어 개럿 애킨스의 안타로 경기를 뒤집었고,3-2로 앞서 6회 대거 4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재경부 후속인사 앞두고 ‘시끌’

    재정경제부가 박병원 차관 발탁에 이은 후속인사를 앞두고 시끄럽다. 당초 예상과 달리 소폭이어서 인사적체가 해소되지 않을 전망인 데다 1급 승진자에 대한 ‘다면평가’를 요구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재 1급 승진 후보자는 유재한 정책조정국장(20회)과 국세심판원의 김용민·채수열(이상 17회) 상임심판관 등 3명으로 좁혀졌다. 유 국장은 차관보로 자리를 옮길 김석동 금융정보분석원장(23회)의 후임이 유력하다. 김 심판관은 국세심판원장에 내정된 이종규 세제실장(비고시)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이 심판원장을 고사하고 사퇴할 경우 채 심판관이 원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성태 재경부 공무원직장협의회 지부장은 “1급 승진자에 대한 다면평가는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이번에는 꼭 지켜져야 한다.”며 “일부는 승진을 위한 최저점수인 60점에 미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다음 인사부터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마 지부장은 앞서 단행된 혁신기획관 인사에 최광해 금융협력과장이 내정된 것과 관련,7일간의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고 2일 만에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재경부 내부에선 복수차관 신설이 늦어지고 외청장 자리도 나지 않자 인사적체에 대한 2,3급들의 불만이 높다. 게다가 최근 인사에서 한덕수 부총리가 대표부 이사로 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근무자이거나 보스턴 유학시절 친분을 쌓은 인사들이 중용된다는 ‘악성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한편 1급 승진 물망에 올랐던 이철환 국고국장·임영록 금융정책국장(이상 20회)과 김경호 홍보관리관(21회) 등은 당분간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MLB] 100승 박찬호, 한국야구史 다시썼다

    1996년 4월6일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시카고 컵스의 경기.2회 다저스의 선발 라몬 마르티네스가 부상으로 강판되자 낯선 동양인 투수가 마운드로 성큼성큼 올라갔다. 약관 23세의 투수는 시카고 타선을 4이닝 동안 7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미국땅에 발을 디딘 지 2년여 만에 첫 승을 낚아냈다. 그렇게 ‘코리안 특급’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의 메이저리그 정복은 시작됐다. 이듬해인 97년,‘노장’ 톰 캔디오티를 밀어내고 5선발을 꿰찬 박찬호는 본격적인 승수쌓기에 돌입했다.8월12일 시카고 컵스전서 첫 완투승 등 승승장구를 거듭,14승(8패)을 기록했다. 풀타임 선발 첫해 두자릿 승수와 3.38의 방어율로 단숨에 수준급 선발로 부상한 셈.98년엔 7월 한달간 4승무패, 방어율 1.05의 ‘사이영상 스터프’를 뽐내 내셔널리그 7월 MVP로 뽑혔고, 결국 ‘특급 투수의 잣대’인 15승고지에 도달했다. 99시즌을 앞두고 연봉조정 신청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23억원(230만달러)의 ‘잭팟’을 터뜨렸다. 하지만 ‘호사다마’였을까. 시즌 초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1이닝 만루포 2방을 맞는 수모를 당하는 등 시즌내내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전했다. 결국 빅리거가 된 이후 첫 5점대 방어율과 최다패(11패)를 남기며 주춤했다. 선수생활 내내 발목을 잡은 ‘허리부상의 악몽’도 이때 찾아왔다. ‘밀레니엄’과 함께 박찬호는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다.9월30일 샌디에이고전서 첫 완봉승을 비롯, 무려 18승(10패)에 방어율 3.27,217탈삼진(리그 2위)의 눈부신 피칭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올라 마침내 ‘특급투수’ 반열에 올랐다.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 2001년에도 거침없이 강속구를 꽂아넣어 5년 연속 두자릿 승수를 챙긴 박찬호에게 시즌뒤 큰 변화가 생겼다. 그해 FA 최고대우인 5년간 총액 650억원(6500만달러)의 ‘메가톤급 대박’을 터트리며 텍사스 유니폼을 입게 된 것. 텍사스로 옮긴 첫 해부터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누구도 부진의 터널이 그렇게 길 줄은 몰랐다.2002년 9승,2003년 1승, 지난해엔 4승에 머물러 ‘FA먹튀’의 대명사로 전락했고, 지역언론과 팬, 동료들마저 등을 돌렸다. 지난 5년간 평균 213이닝을 던지며 혹사한 탓에 허리에 무리가 온 것. 하지만 ‘코리안 특급’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올시즌을 앞두고 신무기 투심패스트볼을 가다듬었고 흔들리던 제구력도 비로소 바로잡았다. 시즌 초 두번의 선발 등판에서 호투를 펼쳤지만,‘저러다 또 무너지겠지….’란 시선이 팽배했던 게 사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등 최강의 팀을 연파하며 승리를 지켜내자 현지에서도 ‘돌아온 에이스’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어 3전4기 끝에 휴스턴전에서 4승을 챙긴 뒤, 최강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잡고 통산 99승까지 거침없이 달린 박찬호는 마침내 캔자스시티를 제물로 100승을 일궈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Doctor & Disease] MD앤더슨 병원 암내과 홍완기 박사

    [Doctor & Disease] MD앤더슨 병원 암내과 홍완기 박사

    그냥 ‘홍완기 박사’라고 하면 생소하게 여길 사람들도 폐암 진단을 받았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최근 타계한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을 치료했던 ‘재미 폐암 전문의 홍완기(62) 박사’라고 하면 대부분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유명한 텍사스대학 MD 앤더슨병원 종양내과 과장 겸 이 병원 암내과 14개 부서를 모두 관장하는 부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홍 박사는 “폐암 사망률이 다른 질환을 압도하는 한국에서 국가가 세수 때문에 국민들에게 담배를 파는 일만은 재고해야 합니다. 그러고도 국민건강을 말할 수 있겠어요.”라며 국민건강에 배치되는 국가 정책을 지적했다. 지난 67년 연세대의대 졸업과 함께 유학길에 올라 40년 가까이 미국에서 암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세브란스병원이 추진하는 ‘연세 암센터’의 EAB(국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모처럼 고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그는 진지하게 우리나라의 암 진단 및 치료 시스템을 진단하고, 새로운 대안도 제시했다. 먼저, 우리나라 암 진단 치료시스템을 평가해 달라. -미국의 경우 암 진단을 받으면 다방면 복합치료, 예컨대 암 관련 내·외과, 방사선과 등의 전문의들이 팀을 구성해 가능한 최상의 치료법을 적용하는 시스템이 정착됐으나 한국은 아직 미흡하다. 한국이 세계적인 제약사들의 주목을 못받아선지 환자들에게 임상시험 등을 통해 신약을 투여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아쉬움이다. 이건 상당 부분 의사들의 몫이다. 또 유능한 전문의들이 과별로 두루 배치돼 환자들에게 직·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알다시피 암은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한데, 한국에서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CT(컴퓨터 단층촬영)스캔 등이 보험 때문에 아직 보편화되지 못한 것도 문제라고 여겨진다. 그걸 암 진단 및 치료에 관한 한국과 미국의 차이로 이해해도 되나. -꼭 그렇지는 않다. 위암의 경우 한국이 조기진단도 빠르고, 치료성과도 미국에 뒤지지 않는다. 신약 투여 기회를 말했는데, 현재 MD 앤더슨에서 진행 중인 신약 임상시험은 얼마나 되나. -한국에서는 치료제의 임상, 특히 중요한 1·2상 임상시험 사례가 드물지만,MD 앤더슨에서만 현재 170여 건의 신약 1상 시험이 진행중이고 2상을 세기도 쉽지 않다. 방금 지적한 그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조기진단은 정책적 지원과 함께 국민들을 상대로 한 교육, 계몽이 중요하다. 임상을 통해 환자들에게 신약 투여기회를 늘리는 것은 모든 의료인, 의료기관의 과제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의료인들이 제약사가 신뢰할 수 있는 임상 사례를 많이 생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의료계의 과제도 있을 텐데. -인재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 치료 때문에 연구를 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은 확실히 문제다. 특히 암은 정부와 의료계가 전문가를 키워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미국의 경우 우리 내과에만 현재 40명의 전임의가 훈련 중인데 이들 중 3분의 1의 급료는 정부에서, 나머지 3분의 2는 병원이 제약사 기부금 등으로 충당한다. 이런 제도가 정착돼야 많은 연구 인력과 연구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다방면 복합치료야말로 ‘최선의 치료법’에 접근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홍 박사는 “한국에서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가 자신의 병이 암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며 “의사는 모든 치료 방법과 과정, 부작용에 대해 숨기지 말고 환자에게 얘기해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시간이 걸리고 불편하지만 의사는 설명의무에, 환자도 알권리에 충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다방면 복합치료와 관련한 우리 형편을 짚어달라. -세브란스 등 일부 의료기관은 생각보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을 생각하면 이런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평준화, 보편화돼야 한다.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귀국 때마다 큰 변화를 느낀다. 중요한 것은 모든 의료인들이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의료인력 양성체계도 짚어 달라. -이런 문제가 미국에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특히 두드러진 문제는 개원의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의대 졸업생들이 연구와 교육을 외면하는 건 심각한 문제다. 개원의는 연구 못한다. 이걸 연구의사들이 해줘야 한다. 임상과 교육, 연구가 조화를 이루기를 기대해 본다. 최근들어 질병 치료를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나. -그건 기본적으로 환자의 선택 문제라고 본다.‘내 병을 좀 더 잘 치료할 곳이 어딘가.’하는 고민은 오히려 인간적이다. 이걸 문제라고 본다면 우리 의사들이 환자로부터 더 크고 깊은 신뢰를 얻어야 한다. 홍 박사는 이와 관련, 해외 원정출산에 대한 견해를 묻자 무슨 말이냐고 묻고는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게 사실이냐.”고 반문한 그는 “돌아가면 아내에게 꼭 얘기해 주겠다.”며 “위암 같은 경우 한국이 정말 잘 치료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의 말은 ‘원정출산’처럼 미국 의사들이 비웃을 짓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우리나라 암 정책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폐암처럼 국민 사망률 1∼2위를 다투는 질병은 정부가 나서 연구 지원은 물론 보험제도를 정비해 누구나 제한없이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한다. 나을 수 있는 사람이 돈 때문에 치료받지 못하고, 가진 사람만 치료받는 제도라면 문제가 있다. 또 예방 얘기도 많이 하는데, 국민건강을 말하는 정부가 어떻게 담배를 만들어 파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알다시피 폐암의 90%는 흡연이 원인 아닌가. 이건 국가가 국민에게 병을 주는 짓이다. 폐암 치료에 희망적인 메시지는 없나. -아직은 우리나라의 폐암 5년 생존율이 10%에 못미치지만 머지않아 20%를 넘어설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가장 유효한 암 예방법은 무엇인가. -암은 예방된다는 사실을 전제로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이와 함께 체중조절, 적당하고 꾸준한 운동과 저지방식 및 신선한 야채와 과일 섭취, 철저한 스트레스 관리를 주문하고 싶다.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각국의 암전문가 1만500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 최대 학회인 암연구학회(AACR)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홍 박사는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이 분은 치료 당시에도 정말 모범적인 환자였고, 이번에 귀국해서도 잠깐 만나는데, 치료가 아주 잘된 경우”라며 흡족해 했다. 역시 5년 전 자신이 치료했던 고 정세영 명예회장에 대해서도 “처음 오셨을 때 내심 큰 기대를 안했는데, 의지가 강해 꽤 오래 사신 것 같다.”고 돌이켰다. 한국에도 곳곳에 미국에서 자신이 길러낸 제자 같은 의사들이 많다고 소개한 홍 박사는 “미국에서는 그처럼 유능했던 사람들이 귀국해 제역할을 못하는 게 안타깝다. 원인은 그들이 치료 외에 따로 연구할 시간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그런 문제가 앞으로 개선되리라 믿으며, 그런 기대를 할 수 있을 만큼 한국인은 똑똑하고 근면하다.”는 격려를 빠뜨리지 않았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홍완기 박사 ▲연세대의대▲미국 보스턴의대 교수▲텍사스대 MD 앤더슨병원 종양내과 과장▲리마이스터 석좌교수▲미국암협회 종신 석좌교수▲미국암연구학회장▲‘임상 암연구지’ 편집자,‘암치료지’ 편집위원▲미국암연구학회 로젠탈상·조지프부체넬상·미국 임상종양학회 카노흐스키상·호암상·KBS해외동포상 등 수상▲현,MD 앤더슨병원 두경부·폐암 담당 과장 겸 암내과 총괄부장.
  • [하프타임] 서재응, 7.2이닝 6K 무실점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의 서재응(28·뉴욕 메츠)이 30일 하버파크에서 벌어진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오타와 링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과3분의2이닝 동안 7피안타,2볼넷에 삼진을 6개나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25일 보스턴 산하 포터킷 레드삭스를 7이닝 1실점으로 묶은 데 이은 깔끔한 피칭. 지난 5일 트리플A로 내려간 뒤 3승째이고 방어율은 3.49를 기록했다. 서재응은 1회 1사 1,2루에서 상대를 삼진과 땅볼로 잡아낸 데 이어 3회 무사 1·2루에서도 3타자를 연속 뜬공으로 요리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도 발휘했다. 노포크는 서재응의 무실점 투구에 힘입어 오타와를 3-0으로 완파했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지난해 발표된 국내 100대 부호 명단에는 6명의 허씨가 포함됐다. 허창수(57) GS회장이 3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허정수(55) GS네오텍 사장이 2530억원,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1700억원, 허완구(69) 승산회장이 1510억원,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이 각각 139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가문 가운데 하나인 김해 허씨 문중인 이들은 경남 진주의 만석꾼인 고 허만정씨 자손들이다. 허씨가는 지난 세월 재계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LG에서 분리, 재계 7위 규모의 GS그룹을 출범시키며 재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GS그룹은 삼양통상, 승산, 코스모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친족 회사들을 계열로 편입시키며 무려 5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기준 자산규모는 18조 7200억원으로 한화(16조 2200억원), 두산(9조 7300억원) 등 전통을 자랑하는 그룹들을 압도할 정도였다. ●허씨의 핵, 허준구 일가 수백년간 이어졌던 구씨와 허씨의 관계를 ‘인척’에서 동업관계로 바꾼 사람은 고 허준구 회장이다.1946년 초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 장인(허만식씨)의 재종(6촌)인 고 허만정씨가 3남인 준구(작고)씨의 ‘경영수업’을 부탁하면서 사업자금을 내놓은 것이다. 구 회장은 귀족적인 용모의 일본 간토중학교(5년제) 출신 사돈을 반갑게 맞이했다고 한다. 당시 허만정씨가 내놓은 자금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허씨가는 이후에도 고향마을(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의 땅을 처분한 돈으로 계속 출자를 했다. 이른바 해방정국의 ‘벤처캐피털’인 셈인데 허씨의 투자는 59년 만에 18조원이 넘는 자산으로 돌아왔으니 ‘대박’이 터졌다고 볼 수 있다. 허준구 회장은 당시 가내수공업 수준을 면치 못하던 락희화학의 영업담당 이사로 발을 디뎠는데 당시 공장에서 고생하던 구자경 이사를 부산 시내로 불러내 술을 사 주며 ‘위로’하기도 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내가 ‘비어홀’이라는 곳을 처음 가 본 것은 준구씨 덕분”이라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반도상사(현 LG상사)·금성사 상무를 거쳐 62년 금성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68년 반도상사 사장을 시작으로 71∼82년 금성전선(현 LS전선) 사장,84∼95년 금성전선 회장 등을 지내며 LG그룹의 버팀목이 됐다. 구인회 회장은 68년 그룹체제를 출범시키며 허 회장에게 초대 기획조정실장을 맡길 정도로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69년 락희화학이 민간기업 최초로 기업공개를 실시한 것도 당시 기조실장이었던 허 회장의 ‘숨은 공로’다. 77년 하루 480㎜의 폭우가 쏟아져 금성전선 안양공장이 2m 가까이 침수됐을 때 허 회장은 예비군복에 장화를 신고 물속을 헤치고 다니며 공장 복구를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밤낮없이 꼬박 두달동안 계속된 복구작업끝에 안양공장은 주변 공장 중에서 가장 빨리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2002년 7월29일 허 회장이 세상을 뜨자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 등 구씨들은 ‘5일장’ 내내 자리를 지키며 ‘사돈이자 동지’였던 허 회장의 타계를 안타까워했다. 허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 장녀 위숙(77)씨와의 사이에서 5명(창수·정수·진수·명수·태수)의 아들을 뒀는데 모두 고려대 동문인 데다 대부분 해외유학파 출신이다. 특히 창수·정수·진수씨는 학과(경영학과)까지 똑같다. ●항상 공부하는 허창수 회장 장남인 허창수 회장은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지주회사인 GS홀딩스와 GS건설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경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허 회장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77년 그룹 기조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했다.79년 럭키금성상사 해외기획실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홍콩지사, 도쿄지사 등 해외근무를 오래하며 영어와 일어 실력을 쌓았다.88년 럭키금성상사 전무로 승진한 직후인 89년에는 LG화학 부사장을 지냈고 92년부터는 LG산전(현 LS산전) 부사장을 맡았다. 95년 구본무 회장이 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아버지가 맡고 있던 LG전선 회장을 이어받았고 2002년부터는 LG건설(현 GS건설)을 지휘하며 분가를 준비해왔다. 허 회장은 첨단제품과 해외정보에 관심이 많은데 지금도 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위크 등 해외 경제전문지들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2002년 LG건설 회장을 맡으면서 ‘건설부흥’,‘주간 다이아몬드’ 등 일본의 경제잡지에 나온 일본 건설회사의 현황 기사를 번역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미국 건설산업 왜 강한가?’,‘영국 건설산업의 혁신전략과 성공사례’ 등을 필독서로 권유했다. 허 회장은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전날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헬스장에서 1시간 정도 조깅을 한다. 허 회장은 조깅, 등산 등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운동량이 부족한 임직원들을 위해 ‘만보기’를 직접 사줄 정도로 자상한 면모도 갖고 있다. 골프는 80대 중반 실력이지만 라운딩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주량은 양주 반병 가량으로 약하지는 않지만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늘 구본무 회장 한발 뒤에 섰던 허 회장은 소탈하고 겸손한 면모를 갖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지하철 한 코스 떨어진 강남역 정도는 수행비서도 없이 걸어서 다닌다. 비서팀도 따로 없다. 탁월한 외국어 실력을 지닌 데다 젊은 직원들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첨단기기들에 관심이 많은 허 회장의 향후 행보는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허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대에서는 LG와 겹치는 사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슈퍼루키’ GS그룹의 펄펄 끓는 에너지가 어느 쪽에서 터져나올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허 회장은 고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인 부인 이주영(53)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아버지의 모교인 미국 세인트루이스대를 나온 아들 윤홍(26)씨는 지난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 영업전략팀·경영분석팀 등을 거쳐 올 초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GS건설 경영관리팀 대리로 입사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허씨 역시 ‘장자승계’의 원칙을 따르고 있으므로 먼 훗날에는 윤홍씨가 허씨가의 대표로 그룹 회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홍씨는 조만간 누나(윤영·29)가 공부중인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MBA 코스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경영을 책임지는 동생들 허창수 회장의 첫째 동생 허정수(55)씨는 GS네오텍(전 LG기공) 지분 100%를 보유하며 사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허 사장은 90년대 LG전자에서 상무로 일하다 96년 LG기공으로 자리를 옮겨 독립했다. 당시 LG는 처음으로 계열분리를 시도하면서 구씨와 허씨 한 명씩을 분가시키기로 했는데 구씨 쪽에서는 고 구정회씨 아들인 구형우씨가 부민상호저축은행을 갖고 독립했고 허씨쪽 대표로 허 회장이 LG기공을 맡았다. 교환기 설치 및 부가통신공사, 유무선 통신케이블 및 전송공사, 전기전력 및 산업 플랜트 공사, 정보통신 및 인터넷사업을 영위중인 GS네오텍은 지난해 수주 2700억원에 매출 2250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을 냈다. 최근에는 반도체,LCD 공장에 필수적인 ‘클린룸’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부인 한영숙(51)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장남 철홍(26)씨는 GS홀딩스 지분 1.26%를 갖고 있는데 ‘홍’자 돌림 3세 가운데 가장 많다. 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주로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일했다.2000년에는 LG전자 중국지사 부사장을 거친 뒤 2001년부터 GS칼텍스 경영전략본부장·경영혁신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생산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2003년에는 발전회사인 LG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GS가 LG에서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LG는 LG에너지 지분을 GS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사장은 부인 이영아(47)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허명수(50) GS건설 부사장은 경복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LG전자 청소기공장장, 영국 뉴캐슬 법인장 등을 거쳐 2002년 허창수 회장과 함께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재경본부장으로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여 고려대 ‘역도부’에서 활동했다. 허 부사장은 노재현 전 국방부장관의 딸인 부인 노경선(45)씨와의 사이에 2남을 뒀다. 노 전 국방장관은 ‘12·12사태’때 국방장관으로 말 못할 고초를 겪은 뒤 한국종합화학공업 사장, 한국비료공업협회 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등을 지냈다. 허태수(48) GS홈쇼핑 부사장은 중앙고와 고려대 법대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 코스를 밟았다. 이후 콘티넨탈은행, 어빙은행 등 금융권 경력을 살려 88년 LG증권 국제조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런던법인 상무보 등 2002년까지 LG증권에서 일하다 LG홈쇼핑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2003년 말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사장은 중국 현지 법인인 ‘충칭GS쇼핑’ 설립을 주도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바로 위 형인 허명수 부사장과 함께 골프실력이 재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싱글’ 수준을 넘어 ‘이븐’이나 ‘언더파’를 칠 정도로 프로 못지않다. 부인 이지원(43)씨는 이한동(71) 전 국무총리의 장녀. 한때 대권 후보로까지 나섰던 이 전 총리는 현재 법무법인 남명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데 아들 이용모(41)씨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장남가의 화려한 혼맥 고 허만정씨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와 함께 삼성을 공동 창업했다. 보성전문 법학과 출신의 허 회장은 제일제당(현 CJ) 전무, 삼성물산 사장을 지낼 정도로 삼성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다 57년 삼양통상을 설립, 독립했다. 야구공·글러브와 나이키 신발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삼양통상은 지난해 2121억원의 매출에 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양통상은 또 수입담배, 골프용품, 윤활유 판매 등을 맡고 있는 삼양인터내셔널과 보헌개발, 경원건설 등 건설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허 회장은 권투협회장, 대한체육회장, 프로골프협회장, 골프장협회장, 아시아태평양아마골프회 회장 등 체육계와 남다른 인연을 쌓았는데 생전에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삼양통상은 허 회장이 99년 사망한 뒤 장남인 허남각(67)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의 부인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지낸 구자영(68)씨다. 허 회장은 보성고와 서울대 상대,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을 마친 뒤 63년 삼양통상 시카고 지사장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을 지낼 정도로 스포츠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주요 주주이자 ‘장손’ 자격으로 올 초 허창수 회장의 전남 여수 GS칼텍스 사업장 방문을 동행해 주목을 받았다. 허 회장의 장녀 정윤(34)씨는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 아들 대호(37)씨와 결혼했고 아들 준홍(30)씨는 올해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이로써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씨와 사돈으로 연결된다. 의선씨가 정문원 회장의 조카사위가 되기 때문이다. 장녀 허영자(65)씨는 벽산그룹 김희철(68)회장과 결혼, 김성식(38) 벽산 사장, 김찬식(36) 벽산 상무 등 3형제를 낳았다. 차남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은 보성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대표적인 ‘오너경영인’이다. 허 회장은 미국 셰브론 리서치사의 연구원을 거쳐 73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로 입사,33년째 ‘오일맨’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 최초로 휘발유에 브랜드(테크론)를 도입하는가 하면 전 세계 정유업계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해 혁신을 추구했다. 도시가스, 전력,LNG 등 사업다각화와 대규모 시설투자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3월 국내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를 설립,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아마 6단으로 바둑에 남다른 취미를 갖고 있는데 2001년부터 한국기원(총재 한화갑 민주당 대표) 이사장을 맡고 있다.GS칼텍스배 바둑대회를 신설해 바둑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젊은 시절에는 태권도 선수로도 활동했다. 김선집(86) 전 동양물산 회장의 장녀인 부인 김자경(60)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뒀는데 막내딸 지영(25)씨는 이병무(64) 아세아시멘트 회장의 차남 인범(34)씨와 결혼했다. 3남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경기고와 고려대 상대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마쳤다. 삼양통상과 나이키의 합작사였던 한국나이키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 골프연맹 부회장, 영국 로열앤드에인션트골프클럽 정회원으로 골프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사촌 동생(명수·태수)들에 못지않은 골프실력을 자랑한다. 고려대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남다르다. 부인은 고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딸인 김영자(55)씨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부인 김영명씨의 언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외동딸 유정(31)씨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아들 준오(31)씨와 결혼시켜 또 한번 화제를 뿌렸다. 삼양통상은 지난해 류근일(67) 전 조선일보 주필을 사외이사로 선임, 조선일보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허남각·동수·광수 3형제는 GS타워 인근에 ‘삼정빌딩’을 갖고 있는데 삼양통상 본사가 입주해 있다. 삼정은 3형제가 돈을 모아 세웠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3형제는 또 삼양통상 지분 17%,4.5%,3.1%를 나눠 갖고 있다. 허남각 회장의 아들 준홍(34)씨, 허동수 회장의 아들 세홍(36)·자홍(33)씨, 허광수 회장의 아들 서홍(28)씨도 각각 11%,1.7%,0.8%,1.7%를 갖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널의 경우 준홍·세홍·자홍·서홍씨가 각각 37%,33%,11%,7.5%를 갖고 있어 사실상 2세들이 소유하고 있다. 차녀 허영숙(53)씨의 남편은 유명한 소설가인 윤후명(59·본명 윤상규) 한국문학원 원장이다. 윤씨는 연세대 철학과 재학중이던 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현대문학상(여우사냥), 이상문학상(하얀배), 이수문학상(나비의 전설) 등을 수상했다. 연세대 강사와 추계예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한국소설대학 학장도 역임했다. ●LG의 창업공신 허학구·신구가 고 허만정씨는 8형제 가운데 허준구씨의 경영수업을 사돈에게 부탁했는데 이후 준구씨의 형인 고 허학구씨와 동생 허신구(76) GS리테일 명예회장도 LG경영에 뛰어들었다. 학구씨는 고향마을을 지키다 51년 플라스틱 사업 진출을 준비하던 락희화학에 들어갔다. 부산 범일동에 공장 부지를 마련하고 사업진출을 서두르던 구인회 LG 창업회장은 학구씨를 불러들여 아들 자경씨와 함께 공장업무를 맡겼다. 이후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한 뒤에도 둘은 공장이 완공돼 빗, 칫솔 등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군용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며 현장 노동자처럼 일했다고 한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당시 함께 고생한 학구씨와 그의 자형인 이연두씨 등 ‘지킴이 삼총사’가 일은 물론 술로도 호흡이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학구씨는 6척 장신으로 경기고보 시절부터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부친(허만정)이 공부해야 한다며 진주고보로 전학을 시켰다. 하지만 진주고보에서도 농구를 시키려고 하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야 했다고 한다. 학구씨는 LG전선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1970년 구자경 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하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학구씨는 최필선(89)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낳았는데 장남 전수(61)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새로닉스 회장을 맡고 있다. 새로닉스는 고 허학구 회장이 68년 설립한 ‘정화금속’이 이름을 바꾼 회사로 인쇄회로기판(PCB),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등을 생산하다 최근에는 LCD백라이트 부품인 도광판과 브라운관 전자총 부품 등 디스플레이 부품 사업으로 주력사업을 변경했다. 허 회장은 71년 미국 센트럴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74년 정화금속 총무이사로 입사,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았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은 부산대 상대를 나와 해운회사인 ‘조선통운’에 근무하던 시절 사돈어른인 구인회 창업회장의 부름을 받고 락희화학의 서울사무소 일을 맡았다. 허 명예회장은 처음에는 장사 경험이 없다며 사돈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자네 뒷조사는 다했다. 그만하면 일 하겠더라.”며 서울행 기차표를 쥐어주는 사돈의 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허 명예회장은 이후 동남아 출장에서 ‘합성세제’ 아이디어를 얻어 럭키 ‘하이타이’를 탄생시키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금성사 사장, 럭키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을 지내다 95년 구본무 회장 취임과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다. 허 명예회장은 윤봉식(74)씨와 2남2녀를 뒀다. 장남 경수(48)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코스모화학 등을 주력으로 한 ‘코스모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코스모정밀화학,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앤홀딩스, 코스모양행, 코스모아이넷, 코스모레저, 드림스포츠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코스모산업이 2003년 이산화티타늄 독점공급업체인 ‘한국지탄공업’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허 회장은 LG전자에서 이사로 잠시 일하다 87년 코스모산업 설립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동생인 허연수(44)씨는 GS리테일 상무로 삼촌인 허승조(55) 사장을 보필하고 있다. 보성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87년 LG에 입사한 허 상무는 LG상사 싱가포르법인장을 끝으로 상사를 떠나 2002년부터 LG유통(GS리테일)에서 일해 왔다. ●고향이름을 딴 승산가 허완구(69) 승산 회장은 미국 페이퍼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잠시 LG에서 일했지만 69년 ‘대왕육운’이라는 물류회사를 차려 일찌감치 독립했다. 허 회장은 이미 LG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형님들이 너무 많아 회사를 나왔다고 한다. 대왕육운은 이후 구씨와 허씨의 고향 이름을 따 승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허 회장은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 부위원장과 민속씨름협회장 등을 맡을 정도로 스포츠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아버지 허만정씨가 1925년에 설립한 진주여고(일신여고)에 100억원을 쾌척, 교사를 새로 짓는 등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96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장남 허용수(37) 승산 사장은 보성고와 미국 조지타운대를 마치고 뉴욕 및 홍콩 CS 퍼스트 보스턴 투자증권에서 일했다.98∼99년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도 활동했다. LG그룹의 육상 운송을 담당하는 승산은 허 사장이 58.55%, 여동생인 허인영(33) 승산레저 이사가 18.48%, 허완구 회장이 18.34%, 허 회장 부인 김영자(66)씨가 4.63%를 갖고 있다. 김영자씨는 ‘추일서정’,‘와사등’ 등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사업가였던 고 김광균씨의 딸이다.‘매듭공예가’인 김은영(63) 녹미미술문화협회 이사장이 동생이다. LG는 친인척 소유의 회사에 물류업무를 맡기고 있는데 수출 관련 물류는 고 구정회씨 둘째 아들인 고 구자헌씨가 운영하던 범한종합물류가 담당한다. 범한여행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범한물류는 구자헌씨의 미망인인 조금숙(55)씨가 54%, 아들 구본호씨가 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승산은 물류회사인 에스엘에스·여수화물, 골프장·호텔사업을 하는 승산레저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국내보다 미국내 계열사인 철강회사 파웨스트스틸(Farwest Steel)의 규모가 훨씬 크다. 허 회장이 91년 인수한 파웨스트스틸은 지난해 2593억원의 매출에 1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모회사인 승산(매출 867억원, 순이익 183억원)보다 덩치가 크다. ●‘젊은 삼촌’ 3형제 허승효(61)씨는 조명전문업체인 알토 회장을 맡고 있는데 경남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형님 회사인 정화금속 이사와 승산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85년부터 알토를 이끌었다. 알토는 아셈타워 정상회의실과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역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GS타워 등의 조명시스템을 설계, 제작했다. 숭례문, 보신각, 비원, 동십자각 등 문화재 조명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허 회장은 서울시 야간경관 개선 공로로 월드컵유공자, 모범시민상 등을 받았다. 그는 한국조명디자이너협의회 회장, 한국산업디자인협회 이사, 한국전기설비조명학회 이사 등을 맡을 정도로 조명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매출 311억원, 순이익 20억원을 낸 알토는 허 회장이 36%, 아들 영수(36)·윤수(32)씨가 각각 15%, 동생인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이 각각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기업’이다. 영수씨는 현재 GS리테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은 기업인으로뿐만 아니라 ‘축구인’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 보성고와 연세대 상대, 서울은행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고 74년 한국인 최초로 영국 프로축구 3부 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허 회장은 78∼90년 형님 회사인 승산에서 근무한 뒤 90년 방송 프로그램 제작, 미디어 유통,CF편집 등을 담당하는 미디아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미디아트는 허 회장과 부인 조희숙(56)씨, 딸 서정(29), 아들 준수(28)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허 회장은 2000년에는 이동통신용 전력 증폭기, 유무선 통신용 부품 및 이동통신용 중계기 등을 제조하는 ‘인텍웨이브’를 설립,IT업종으로 발을 넓혔다. 인텍웨이브는 LG전자 등을 주 거래처로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허 회장은 90∼92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냈고 97년에는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회장 선거 출마설이 나돌았지만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는 선에서 정리했다. 축구계의 ‘야당’으로 불리는 연구소는 이용수, 신문선씨 등이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마치고 78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패션본부장, 유통사업부문장, 마트부문장 등을 역임하다 2000년 LG백화점 사장으로 유통경영을 시작했다.2002년 LG백화점,LG상사 할인점 부문,LG유통이 LG유통으로 통합되자 초대 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허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늘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10년 뒤의 장기 비전을 갖고 대비하라.”고 주문하고 ‘페어플레이’를 강조한다고 한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세계적인 헬스·미용 전문기업인 ‘왓슨’과 합작으로 ‘GS왓슨스’를 설립, 지난 3월 홍익대에 1호점을 내고 지난 2월에는 코오롱마트를 인수하는 등 신규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태광그룹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의 장녀인 부인 이경훈(51)씨와 2녀를 두고 있다. 허 사장의 처가는 장상준 전 동국제강 회장, 양택식 전 서울시장, 한광호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명예회장, 신선호(롯데 신격호 회장 셋째 동생)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 등과 혼사를 맺었다. ukelvin@seoul.co.kr ■ 허씨의 남다른 축구사랑 GS그룹은 분리되면서 LG의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 등 스포츠 가운데 축구를 갖고 나왔다.‘안양LG’는 지난해 3월 ‘FC서울’로 이름을 바꿔 서울 입성에 성공한 뒤 거물 신인 박주영을 잡으면서 일약 명문구단으로 떠올랐다. FC서울의 눈부신 성장에는 허창수 회장 등 허씨 일가의 남다른 축구사랑이 밑거름이 됐다. 98년부터 LG축구단 구단주를 맡은 허 회장은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해외출장 중에도 FC서울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인터넷을 통해 경기상황을 직접 확인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경기를 녹화해 나중에라도 꼭 챙겨 본다고 한다. FC서울은 박주영의 고교(청구고)시절인 2002년부터 영입에 공을 들였다. 비록 박주영이 고려대 진학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영입에 실패했지만 이후에도 끈질기게 박주영측과 고대를 설득, 마침내 대어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허 회장이 모교인 고대에 7억원짜리 잔디구장을 기증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GS측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허 회장 5형제가 모두 고대 출신일 정도로 고대와 깊은 인연이 어떤 식으로든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박주영의 유니폼에 광고를 하고 있는 GS건설은 박주영 신드롬으로 광고효과만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GS리테일이 실시한 ‘박주영 경기 보러 가자.’라는 이벤트에는 3만 6000여명이 응모하는 대성황을 이뤘다.GS는 지난 5월10일 열린 ‘GS출범 이벤트’ 추첨자로 박주영을 내세우는 등 박주영을 그룹의 ‘얼굴’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허 회장의 삼촌으로 연세대, 서울은행, 영국 아스날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한 허승표 인텍웨이브 회장은 축구계의 대부로 통한다. 그는 97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에 도전한 데 이어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축구계 개혁에 힘쓰고 있는데 경쟁 상대인 정몽준 회장이 조카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동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사돈간의 ‘정리’도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막지 못한 것이다. 허씨들은 축구 외에도 아이스하키, 골프, 역도, 태권도 등 다양한 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S 관계자는 “허씨들이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데다 집안에 여유가 있어 일찍부터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허씨 3세 남자들 가운데는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축구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고 여자들도 열성 축구팬이 많다. ukelvin@seoul.co.kr ■ 계열사의 핵심인맥 GS그룹은 숫자에 관한 감각이 탁월하다는 오너 허씨 일가에 이어 각 계열사 CEO도 재무통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18조원이 넘는 그룹 자산을 관리, 운용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서경석(58) GS홀딩스 사장은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를 졸업했다. 서울대법대 4학년이던 70년 행정고시 9회에 합격,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재무부 세제국, 국세심판소 조정실장, 간접세과장, 소득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상임심판관, 주 일본 대사관 재무관 등을 역임하고 91년 LG그룹 회장실 재경 상임고문으로 옮겼다. 서 사장은 공직에서 쌓은 재무 경력을 바탕으로 LG에서도 회장실 재무팀장, 전략개발사업단 운영본부장,LG투자신탁운용 사장,LG종금 사장, 극동도시가스 사장,LG투자증권 사장 등을 거쳤다. 허창수 회장이 서 사장을 GS그룹으로 영입한 것도 그의 회계·재무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강말길(62) GS홈쇼핑 부회장 역시 재무통이다. 부산대 상대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강 부회장은 금성통신 재경본부장, 관리담당 이사를 거쳐 회장실의 관리담당 상무를 역임했다.89년 LG유통(GS리테일) 전무로 부임, 유통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고 95년 LG유통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3년만에 만년 적자이던 편의점 사업을 흑자로 돌려 놓은 뒤 지난해 LG홈쇼핑으로 옮겼다. 김갑렬(57)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경남고,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동창으로 74년 LG화학 입사 후 LG상사 등을 거쳐 93년부터 96년까지 LG건설 재경 담당을 역임했다. 이후 LG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과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부상했다.2002년 허 회장과 함께 LG건설로 옮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2010년까지 양과 질에서 국내 1위 건설회사로 만들겠다.”던 약속대로 2002년 3조 6000억원이던 수주액을 2003년 5조원, 지난해 6조원으로 키워냈고 올해 6조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완경(51) GS스포츠 대표이사 부사장도 선린상고와 고대 경영학과를 거쳐 79년 LG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이래 줄곧 재경업무를 담당해 왔다.LG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서경석 사장과 함께 ‘LG증권 전성시대’를 연 주인공으로 GS홀딩스 재무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심재혁(58) 한무개발 사장은 연세대 상대, 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LG그룹 홍보팀장을 거쳤다. 인터컨티넨탈을 국내 최고 수준 호텔로 키워내 재계의 대표적인 ‘홍보맨 CEO’로 꼽힌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벽산 ‘3세 김성식사장’ 체제로

    ㈜벽산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의 장남 김성식전략총괄 전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3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했다. 김 사장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를 나와 하버드대에서 MBA과정을 마쳤으며,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재직하다 2000년부터 ㈜벽산에서 전략총괄 전무를 맡아 왔다. 현 김재우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 유방암 ‘걷기 효과’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는 유방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유방암 환자보다 생존할 가능성이 5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하버드 의대 미셸 홈즈 교수는 25일 미 의학협회저널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1주일에 3∼5시간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한 유방암 환자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운동이 유방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줄인다는 사실이 입증된 첫 사례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홈즈 교수팀은 보스턴 브리검 부인병원에서 지난 1984년부터 1998년 사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환자 2987명의 의료기록 및 운동 습관을 2002년까지 추적,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주일에 3시간도 운동을 하지 않은 유방암 환자 959명 가운데 110명이 유방암으로 숨진 반면 1주일에 3∼5시간 가벼운 운동을 한 335명 중에는 20명만이 유방암으로 숨졌다. 홈즈 교수는 유방암 환자들의 경우 기력이 떨어져 운동량을 줄이는데 “1주일에 5일 이상, 매일 30분 이상 적당한 강도로 걷기운동을 하면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청계천 보상 언질’ 또 있었다

    양윤재(56·구속) 행정2부시장에게 청계천 복원 아이디어 제공 대가로 60억원 또는 부시장직을 제의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명박 서울시장이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이 시장이 연세대 노모(52) 교수에게도 ‘물질적 보상’을 하려 했다는 내용이 최근 발간된 서적에 담겨 있는 사실이 20일 확인됐다. 노 교수는 서울대 교수이던 양 부시장 등과 함께 ‘청계천살리기 연구회’를 이끌면서 이 시장에게 청계천 복원 사업을 건의한 인물로, 이 시장이 당선된 뒤 서울시정인수위원회 위원과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노 교수에 대한 ‘물질적 보상’과 관련된 내용은 서울시 산하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황모(47) 선임연구위원 등이 저술한 ‘프로젝트 청계천:갈등관리 전략’ 185쪽에 나온다. 해당 쪽 하단에 주석 형태로 “취임식을 마치고 국장급 공무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 시장은 노 교수에게 ‘사업이 잘만 되면 뭔가 해주겠다.’며 거듭 도움을 부탁했다. 노 교수는 당시 무슨 뜻인지 잘 몰랐었는데 나중에 그 의중을 생각해보니, 이 시장이 무언가 ‘물질적 보상’을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고 돼 있다. 황씨는 지난해 가을쯤 노 교수에 대한 다면인터뷰를 통해 해당 내용을 파악해 기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노 교수가 인터뷰 당시 ‘물질적으로 전혀 아쉬울 게 없었고, 뭔가 보상을 받게 되면 정치적 역학구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1원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는 내용을 밝혔다.”고 전했다.2003년 7월까지의 청계천 복원사업 과정을 담은 이 책은 양 부시장이 구속되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발간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노 교수에 대한 보상은 청계천 복원 관련 공로를 인정해 주겠다는 것으로, 노 교수가 ‘2003서울정책 대상’(상금 500만원)을 수상함으로써 끝난 셈”이라고 해명했다. 이 시장은 전날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시정질의에서 “복원 아이디어는 미국 보스턴 유학 시절 스스로 생각한 것으로 양 부시장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검찰조서는 코미디”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한편 청계천변 재개발 특혜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유재만)는 이날 양 부시장이 설립한 도시설계용역 벤처업체인 U사와 거래한 업체 한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여성 과학인재 양성 하버드, 5000만弗 투입

    |보스턴 블룸버그 연합|과학 분야에 대한 여성의 능력이 떨어져 최고위직에 여성이 적다는 총장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하버드대가 여성의 과학기술 분야 성취를 돕기 위해 5000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학내에 구성된 2개 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여성 과학인재 양성을 위해 10년간 5000만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성 과학기술 관련 태스크포스와 여성 교직원 관련 태스크포스 등 2개 위원회의 권고 내용에는 다양성을 관장할 교무부처장 신설, 탁아시설 확대 등 모성 권리 증진, 여성 교직원 채용확대, 실험실 야간경비 강화 등이 포함돼 있다. 서머스 총장은 “특정한 조치들을 취하는 것뿐 아니라 문화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며 “이 문제들을 충분히 해결하려면 문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머스 총장은 지난 1월14일 MIT 강연을 통해 과학과 수학분야의 최고위직에 여성이 없는 것은 여성들이 필요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발언, 인문자연과학 교수단이 지난 3월 상징적인 불신임안을 가결하는 등 파장을 일으켰다. 서머스 총장은 문제의 발언 일주일 후 여성과 소수자를 채용하기 위해 25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야구에 빠진 ‘정치1번지’ 워싱턴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야구에 빠진 ‘정치1번지’ 워싱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4일(현지시간) 밤 9시40분. 미국 워싱턴 시내 남쪽의 RFK(로버트 케네디)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4만 2829명의 야구팬들은 서로 경이에 찬 눈빛을 교환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워싱턴 시내에는 세상이 뒤집어질 듯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와 우박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천둥과 비는 오후 6시가 넘도록 그치지 않아 7시로 예정됐던 워싱턴 내셔널스와 시카고 컵스의 경기는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워싱턴의 야구팬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자리를 지켰고, 새벽까지 이어진 게임이 끝날 때까지 양팀 선수들에게 뜨거운 환호와 응원을 보내며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내셔널스 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날 밤의 감격을 기록한 팬들의 글이 15일까지 계속 이어졌다. 론이란 이름의 내셔널스 팬은 “2시간30분을 넘게 기다리며 온몸이 젖어버렸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매 분마다 기다린 보람을 느꼈다.”고 적었다. ●“야구는 가족 사랑이다” 15일 낮 가족과 함께 RFK스타디움을 찾은 톰 타이는 “야구는 가족 행사”라면서 “온 가족이 함께 나와 내셔널스를 응원하는 것은 정말 흥겨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첨단기술 업체인 마인드시프트에서 근무하는 톰은 해외 근무를 마치고 최근 워싱턴으로 복귀했다. 올해 메이저리그 야구팀이 35년 만에 워싱턴으로 돌아온 것은 그에게는 너무 큰 ‘귀향 선물’이었다고 한다. 톰은 친구들과 돈을 모아 내셔널스 팀의 시즌 티켓(1년 동안 모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을 구입했다.6가족이 10∼12경기 정도씩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톰은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야구팬이어서 나도 자연스럽게 야구장을 다니며 컸다.”라면서 “큰 아들 에단(5)이 축구와 야구를 배우고 있지만 나를 닮아 야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둘째 아들 리암(3)은 너무 어려 야구장에 오면 먹는 즐거움에 더 빠진다고 했다. 톰이 에단과 리암을 돌보는 사이 부인은 계속 매점을 오가며 팝콘과 핫도그, 아이스크림 등 가족이 먹을 음식을 날랐다. ●“야구는 데이트다” RFK스타디움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만난 조시 크레폰과 페이지 매컬리는 이날 야구를 보며 데이트를 즐기기로 했다. 웹 콘텐츠 매니저인 크레폰은 지난해까지 보스턴 레드삭스 팬이었지만 올해 몬트리올 엑스포스팀이 워싱턴으로 옮겨오면서 응원팀을 바꿨다. 스스로를 ‘야구광’이라고 지칭한 크레폰은 김병현과 박찬호, 최희섭의 근황까지 낱낱이 파악하고 있었다. 크레폰은 역시 야구를 좋아하지만 룰에는 익숙지 않은 매컬리에게 ‘지명타자’(투수 대신 공격하는 타자)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해준 뒤 “내년 3월에 미국·한국·일본·도미니카공화국·푸에르토리코 등이 참가하는 야구 월드컵이 열리게 되면 지명타자를 쓰는 아메리칸 리그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까지 했다. ●“야구는 형제간의 우애다” RFK스타디움은 내셔널스의 홈 구장이지만 15일 맞붙은 시카고 컵스의 팬들도 적지 않게 몰려들었다. 내셔널스를 상징하는 빨간 모자 사이로 컵스의 파란 모자가 3분의1은 돼 보였다. 동생 크리스와 함께 3루측 상단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댄 포스나트는 “워싱턴에서 일하고 있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컵스 팬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컵스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크리스는 “컵스와 레드삭스 팬들은 팀에 대한 충성심이 워낙 커서 절대 응원하는 팀을 바꾸지 않는다.”면서 “아마 두 도시의 야구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밤에도 야구장에서 비를 맞으며 끝까지 경기를 봤다는 댄은 “멋진 시간이었으며, 내셔널스의 팬들도 컵스 팬 못지않게 충성심이 대단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야구는 동료애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에도 1층 응원석 상단에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남성 1명과 여성 3명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평화군의 충원 및 배치 담당 부서에 근무하는 직장동료들. 청일점인 로버트 스컬스는 “휴일을 맞아 야구를 보며 동료간의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소개했다. 야구장을 찾는 이유에 대해 미첼 기셀리는 “TV에서는 느낄 수 없는 팬들간의 상호교감이 느껴지지 않느냐.”면서 “그런 기를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디 스트레브는 “TV로는 야구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릴랜드대학에서 일하는 페이지 존슨은 “사람들 속에 묻혀 흥분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야구장 분위기를 예찬했다. ●“야구는 직업이다” 버지니아주 헌든중학교 야구 선수인 매튜 라인은 어머니 파멜라, 친구 드루 심슨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이 날은 헌든 지역의 리틀 리그 선수 1000명이 단체로 관람을 왔다고 한다. 포수인 매튜는 “앞으로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좋아하는 선수는 신시내티 레즈의 켄 그리피 주니어. 유격수를 맡고 있는 드루도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일주일에 6∼7일을 연습한다고 말했다. ●내셔널스, 어린이 홈베이스 돌기 서비스 오후 1시에 시작한 야구 경기는 4시쯤 끝났지만 관람객들은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선수들의 경기가 끝나면 팬을 위한 서비스가 이어진다. 내셔널스는 낮 경기가 끝나면 야구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1루,2루,3루를 거쳐 홈베이스까지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걷기 어려운 어린이들은 부모가 안고 돌아도 된다. 왼손으로는 큰딸 에마(4)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작은딸 올리비아를 안은 채 내야를 한 바퀴 뛴 매트 호트는 “에마의 생일을 기념해 함께 달렸다.”면서 대견스러워했다. 미국의 프로야구가 어린이들에게 서비스를 집중하는 것은 부모들이 원하기도 하지만, 어차피 어린이들이 장래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경기 중 파울이 난 공을 볼보이가 잡으면 꼭 관중석의 어린이에게 주는 것도 같은 이유다. dawn@seoul.co.kr ● 부시, 리틀리그 출신 첫 대통령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정치와 외교가 주력산업인 워싱턴에서는 야구도 정치의 도구가 되곤 한다. 워싱턴에서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대표적인 야구 마니아다. 부시 대통령은 리틀 리그 출신의 첫 대통령이며, 지금까지 250개의 ‘사인 볼’을 수집했다고 한다. 부시가 1989년부터 1994년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영에 참여했던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에도 야구 경기를 TV로 관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이 “야구를 보느냐.”고 묻자 “텍사스 경기를 봤다.”면서 “박찬호가 잘 던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치 상황을 야구에 빗대 표현하곤 한다.“도널드 럼즈펠드(국방장관)식 야구가 있다. 좀 성마르지만, 뭘 하고 있는가는 정확히 안다.”라고 럼즈펠드 장관을 편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시 대통령의 ‘야구 어록’을 소개하는 웹 사이트도 생겼다. 부시 대통령의 비유 대상이 됐던 럼즈펠드 장관 본인도 야구를 화두로 사용하곤 한다. 일리노이 출신인 럼즈펠드 장관은 시카고 컵스 팬이다. 그는 이라크전과 관련한 기자들의 날카로운 추궁이 쏟아지면 “그런 질문은 컵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느냐 여부보다도 덜 중요한 것들”이라고 받아넘기곤 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야구가 아니라 미식축구 팬이다. 한때 미식축구리그(NFL) 위원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또 최근까지 미식축구 선수 출신과 데이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로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보스턴 레드삭스 팬. 보스턴 출신인 힐 차관보는 최근 재기에 성공한 박찬호가 레드삭스 전에 등판하는 날 “살살 던져 달라.”고 애교있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힐 차관보는 지난 주말 LG트윈스 잠실 홈경기에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 힐 차관보의 바로 다음 자리인 에번스 리비어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레드삭스와 앙숙인 뉴욕 양키스 팬이다. 이 때문에 힐 차관보와 리비어 부차관보의 사이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온다. 워싱턴에서 야구를 둘러싸고 진짜 ‘정치적 세대결’이 벌어진 것은 지난 4월15일의 내셔널스 개막전 입장권 확보전이었다. 당시 공식적인 입장권의 가격은 자리에 따라 750달러(75만원)까지 책정됐고, 암표는 1000달러가 넘게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요인들과 상·하원 의원 등 워싱턴의 실세들이 개막전 입장권을 확보하기 위해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dawn@seoul.co.kr
  • 소비의 새물결, 트레이딩 업/마이클 실버스타인·닐 피스크 지음

    ‘벤츠타고 할인점으로.’ 중산층 소비자들이 사라졌다. 럭셔리 제품을 사거나 아니면 가격이 저렴한 실용적인 물건을 살 뿐이다.‘소비의 새물결, 트레이딩 업’(마이클 실버스타인·닐 피스크 지음, 보스턴 컨설팅 그룹 옮김, 세종서적 펴냄)은 요즘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소비의 ‘코드’를 보여주는 책이다. 중가 제품을 주로 구입하던 전 세계 중산층 소비자들은 품질·감성의 만족을 위해 비싼 제품을 사는 트레이딩 업(trading up)을 한다. 반면 생활용품등 굳이 비싸지 않아도 되는 제품을 구입할 때는 보다 저렴한 제품을 사는 트레이딩 다운(trading down)을 시도한다. 이런 소비 물결을 제대로 읽어야 기업은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1만 5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한국사랑 스트라이크 던질까

    한국사랑 스트라이크 던질까

    지난달 말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가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폭소가 터졌다.“방한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표정이 무겁던데, 북핵 문제가 심각한 것이냐.”는 질문을 당국자가 “그 사람 표정이 원래 무겁다.”고 받아쳤기 때문이다. 살이 없는 얼굴에 늘상 진지한 표정, 그리고 주로 아래를 향하는 시선 때문에 ‘미스터 진지’란 별명으로 불리는 힐 차관보의 한국과의 스킨십을 중시하는 행보가 화제다. 무엇보다 힐 차관보가 14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지는 프로야구 LG-기아전에서 시구를 하기로 한 것이 얘깃거리다. 이는 ‘야구광’인 힐 차관보가 평소 친분이 있던 손명현 전 싱가포르 대사에게 요청해서 이뤄졌다고 한다. 앞서 힐 차관보는 그가 응원하는 미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기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레인저스팀의 박찬호 선수에게 “내 팀이니까 너무 잘 던지지 마라.”고 익살스러운 전화메시지를 남겼고, 경기에서 이긴 박 선수는 “이겨서 죄송하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야구 시구 행사 하루 전인 13일 오후 그는 ‘또’ 한국에 왔다. 이로써 한달새 3차례나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과하는 진기록을 남긴 미 정부 고위 당국자가 됐다. 그는 지난달 12일 주한 미 대사에서 국무부 차관보로 임명돼 미국으로 떠난 지 불과 11일 만인 23일 한·중·일 3국을 순방한다며 방한했다. 그리고 3일을 머문 뒤 중국·일본을 하루씩 돌아보고 28일 다시 한국에 들어와 30일 미국으로 떠났다. 그랬는데 다시 2주 만에 한국을 찾은 것이다. 그의 잦은 방한은 물론 북핵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한국에 남아 있는 아내와 두 딸을 보고 싶어서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각각 이화여대와 용산기지내 서울 아메리칸 스쿨에 재학중인 두 딸은 학기문제로 같이 떠나지 못했다. 13일 힐 차관보가 미국을 방문했던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나란히 입국한 점도 눈길을 잡는다. 당초 각각이었던 두 사람의 도착 스케줄이 합쳐진 것을 놓고도 ‘힐의 작품’이란 얘기가 나온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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