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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권 소장파 복합정치공간 실험 “정쟁 아닌 생각 놀이터”

    야권 소장파 복합정치공간 실험 “정쟁 아닌 생각 놀이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소장파 의원들이 여의도에 협동조합 형식의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를 개점하며 새로운 정치 실험에 돌입했다. 외딴 섬처럼 대중과 고립돼 정쟁이 일상화된 국회 정치의 대안으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열린 정치 공간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협동조합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는 21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설립 취지와 향후 일정을 알렸다. 이사장을 맡은 오신환 전 의원은 “국회는 대중과 너무 괴리된 측면이 있고 양 진영이 답을 정해놓고 생각만 주장하는 공간 아니냐”면서 “하우스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소통 공간으로 보수진영뿐 아니라 정당을 달리하는 분들도 관심 갖고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 추진위원으로 참여한 황보승희 의원은 “청년들의 새 아이디어와 선배들의 노하우가 만나 새 시스템을 만드는 공간”이라며 “정치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함께 소통하고 미래를 꾸꾸는 공간으로 나아갔으면 좋겠고 그 중심에 청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 인근에 있는 하우스는 카페·책방·클래스 등으로 운영된다. 모임공간을 비롯해 영상 촬영 스튜디오까지 마련했다. 협동조합 가입자는 150여명으로 현역으로는 국민의힘 김병욱·김웅·유의동·이영·황보승희 의원 등이 참여했다. 쇼케이스에 앞서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가 카페를 방문하기도 했다.정치권 젊은 인사들의 새로운 시도에 야권 대선주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오후 하우스를 찾아 오 이사장과 담소를 나눴다. 앞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도 하우스를 방문했다. 하우스는 26일 공식 영업을 시작하며, 30일 창립 특강으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강연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日언론, 스가 총리에 “야스쿠니 신사 속히 참배하라” 압박

    日언론, 스가 총리에 “야스쿠니 신사 속히 참배하라” 압박

    일본 보수우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산케이신문이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서둘러 참배하라고 촉구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일본 국가 지도자로서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책무라고 했다. 산케이는 21일 ‘스가 총리는 속히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하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스가 정권 출범 후 처음으로 맞은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 대제(17~18일)에 스가 총리를 비롯해 참배하는 각료의 모습은 보이지 않은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며 “스가 총리는 ‘내각총리대신’ 직함으로 야스쿠니에 공물을 봉납했지만, (직접) 참배가 훨씬 바람직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일본을 지키기 위해 아까운 목숨을 바친 전몰자를 야스쿠니에 모시는 것은 당연한 일인 만큼 야스쿠니는 일본 전몰자 위령의 중심 시설”이라며 “국가 지도자가 참배해 그 혼령들을 위로하고 현창하는 것은 국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전몰자와의 약속”이라고 강변했다. 산케이는 “쇼와시대(1926~1989년) 후기가 되면서 한국·중국 양국의 간섭이나 일본 국내의 무분별한 비판으로 인해 야스쿠니 참배는 정치문제화 돼 버렸고, 이 때문에 많은 총리들이 참배를 피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1회씩 총 6차례 참배해 국가 지도자로서 책무를 다한 것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였으며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3년에 한번만 참배했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스가 총리의 공물 봉납과 관련해 한국 외교부가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 외교부가 ‘야스쿠니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고 지칭한 데 대해 “이러한 내정간섭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통문화에 따라 전몰자에 기도를 드리는 것이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며 “일본은 평화와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옹호해 온 나라”라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끝으로 “참배를 삼가고 공물을 봉납하는 정도에 그친 것을 두고도 시비를 붙는 국가들에 대한 외교적 배려보다는 전사자 및 유가족을 우선 생각해 참배를 하는 것이 일본 총리로서 막중한 의무일 것”이라고 강변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남국 “금태섭은 못 먹는 우물 침뱉고 떠난 철새정치인”

    김남국 “금태섭은 못 먹는 우물 침뱉고 떠난 철새정치인”

    21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과 악연이 깊은 김남국 의원이 금 전 의원을 ‘자신의 이익과 자리만 쫓아 다니는 철새 정치인’이라며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그의 탈당이 너무나 뜬금없다”며 “아무런 정치적 이벤트도 없고 관심도 없는데, 너무나 갑작스럽고 명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 전 의원은 당내 소통과 토론 강화를 주장하지만, 당에서는 당원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연대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으며 보수 언론과 인터뷰하고, 페이스북에 글 남기고 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내뱉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의 행동에서는 항상 내 주장만이 옳다는 오만한 태도만 보일 뿐”이라며 “탈당이 아니라 당 외내에서 함께 토론하고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고, 생각을 함께 할 수 있는 동지들을 모아나가는 것이 정치”라고 강조하며 탈당은 ‘유아적 수준의 이기적인 모습’이라고 정의했다. 김 의원은 금 전 의원의 탈당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했다.우선 빨리 탈당해서 국민의힘에 입당해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나 지역구 재보궐을 준비하려는 계획이란 것이다. 두번째로 민주당에서 한 번 더 국회의원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으니 하루라도 빨리 다른 당으로 가서 자리를 잡자는 조급함도 있다고 봤다. 마지막으로 대선판을 보니 민주당 내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는 어려울 것 같고, 탈당해서 중간지대에 있으며 기회를 찾자는 생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금 전 의원에게 “내가 못 먹는 우물 남도 먹지 말라는 못된 마음으로 침을 뱉고 떠난다”며 “최근에 보기 힘든 ‘철새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 4월 총선에서 금 전 의원의 지역구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히며 ‘조국 대 반조국’ 구도를 형성한다는 예측이 제기됐으나 막판에 경기 안산시 단원구 을로 출마했다. 검사 출신인 금 전 의원은 민주당 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는 기류 속에서 소신을 내세웠으며, 김 의원은 이른바 ‘조국 수호대’로 맹활약했다. 한편 김 의원의 철새 정치인 낙인에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도 ‘유유상종의 법칙’이라며 동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주호영 “박근혜 적폐몰이 앞세웠던 윤석열 토사구팽”(종합)

    주호영 “박근혜 적폐몰이 앞세웠던 윤석열 토사구팽”(종합)

    “추미애, 혼자 결정한 일 아니라 판단” 靑 겨냥“文, 월성1호기 퇴임 후 법적 책임 못해갈 것”“대통령 말 한 마디에 월성 3700억 날아가”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라임 자산운용(라임) 의혹 등의 수사 지휘 라인에서 배제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 정권 사람들을 적폐 세력으로 몰아 윤 총장을 앞세워 처벌하고, 그게 끝나니 윤 총장을 쫓아내려는 것 아니냐”면서 “토사구팽의 전형, 박사윤팽”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최재형 영입설에 “그분들 직무수행 폄훼하는 발상” 주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렇게 밝한 뒤 “추 장관 혼자 결정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청와대 의중이 실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촉구하는 여권의 주장에는 “수사를 뭉개자는 말과 다름 없다”고 일축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과 여당의 공격을 받고 있는 윤 총장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저평가됐다’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에 제동을 건 최재형 감사원장 등에 대한 영입 가능성을 묻자 “그분들의 제대로 된 직무수행을 폄훼하는 발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 비상대책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도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 결과와 관련 “아쉬움이 있지만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재형 감사원장의 고군분투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월성 1호기는 언제 멈추느냐는 대통령의 한 마디에 3700억원이 날아가고, 이것이 월성 1호기의 위법하고 부당한 폐쇄의 단초가 됐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에 계시고, 감사원이 제대로 감사를 하지 못한 흔적이 보인다. (문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라도 법적인 책임이 있다면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국민의짐’ 언급 이재명엔“참으로 오만방자…그분 인격” 주 원내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 문제에는 “어떤 형태로 어떤 시기에 힘을 합칠 거냐를 두고 논란이 있지, 합치지 말자든지 끝내 합치지 않겠다는 의견은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당명을 비꼬아 ‘국민의짐’이라고 표현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선 “참으로 오만방자한 발상”이라며 “피감기관장이 제1야당에 대해 비꼬는 것은 그분 인격”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소속 모 국회의원과 보수언론이 ‘이재명이 홍보비를 남경필의 두 배를 썼다’, ‘지역화폐 기본소득 정책 홍보가 43%로 많다’며 홍보비 과다로 비난한다”면서 “음해선동에 몰두하니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짐으로 조롱받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 홍보예산이 남경필 전 지사 시절보다 2배 늘어났다”고 지적하며 국민의짐 표현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요구하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럴 얘기(국민의짐)를 들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이 지사는 “도정을 비판하려면 합리적 근거를 갖고 해야지 ‘남 전 지사가 쓴 예산을 올려놓고 두 배 썼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맞섰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전문] ‘조국 비판’ 금태섭, 민주 탈당… “내로남불·편 가르기·오만에 절망”(종합)

    [전문] ‘조국 비판’ 금태섭, 민주 탈당… “내로남불·편 가르기·오만에 절망”(종합)

    “당론 따르지 않았다며 징계 처분”“건강한 비판에 내부 총질, 악플 좌표찍기”조국에 “언행 불일치” 당내 유일 비판 공수처에 기권표… 친문지지자 맹비난 받아진중권 “잘했다. 어차피 그 당 안 바뀔 듯”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았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금 전 의원은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민주, 편 가르기로 국민 대립시키고생각 다르면 윽박지르는 오만해” 금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금 전 의원은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말했다. 그는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며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났고, 윤리위 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지만, 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적었다. 금 전 의원은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당 지도자마저 잘못 바로잡기는커녕눈치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 계산 절망” 또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악성 댓글)의 좌표가 찍힌다”면서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 한탄했다. 금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언행 불일치”라며 당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쓴소리를 내고 지난해 12월 공수처 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이로 인해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다가 4·15 총선 때 지역구였던 서울 강서갑 공천 경선에서 탈락했다. 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5월 당론 반대 표결을 이유로 금 전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했고, 금 전 의원은 곧바로 재심을 청구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쩔 수 없는 선택. 잘했어요”라면서 “어차피 그 당 바뀔 것 같지도 않고”라며 금 전 의원을 지지했다.다음은 금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 전문 <민주당을 떠나며> 민주당을 떠납니다.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났습니다. 그간 윤리위 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고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토론도 없었습니다.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당의 판단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성실히 분석하고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저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닙니다.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습니다.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거기에서부터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납니다. ‘우리는 항상 옳고, 우리는 항상 이겨야’하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고 일관성을 지키지 않는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깁니다. 이런 모습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힙니다. 여야 대치의 와중에 격해지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저의 책임도 큽니다. 정치적 불리함과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비난을 감수하고 해야 할 말을 하면서 무던히 노력했지만,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냅니다. 독일의 정치학자 칼 슈미트는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이라는 얼핏 보기에 영리한 말을 했지만, 그런 영리한 생각이 결국 약자에 대한 극단적 탄압인 홀로코스트와 다수의 횡포인 파시즘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까지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집권여당이 비판적인 국민들을 ‘토착왜구’로 취급한다면 민주주의와 공동체 의식이 훼손되고 정치에 대한 냉소가 더욱더 판을 칠 것입니다. 탄핵을 거치면서 보수, 진보를 넘어 상식적인 세력들이 협력하고 경쟁하는 정치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음에도 과거에만 집착하고 편을 나누면서 변화의 중대한 계기를 놓친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정치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게임이 아닙니다. 우리 편이 20년 집권하는 것 자체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수도 없습니다. 공공선을 추구하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씩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선의를 인정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한 일이라도 옳은 것은 받아들이고, 스스로 잘못한 것은 반성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나갈 때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게 됩니다. 특히 집권여당은 반대하는 사람도 설득하고 기다려서 함께 간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1987년 대선 때 생애 첫 선거를 맞아 김대중 후보에게 투표한 이래 계속 지지해왔고, 6년 전 당원으로 가입해서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직을 맡으며 나름 기여하려고 노력했던 당을 이렇게 떠나게 되었습니다. 민주당에 있는 동안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고 개인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일한 분들께 마음속 깊이 감사드립니다. 민주당이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활기를 되찾고 상식과 이성이 살아 숨 쉬는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든 분들의 건승을 빕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수입품 분석하고 건축 감독… 대학·관세청·특허청 가는 길 열린다

    수입품 분석하고 건축 감독… 대학·관세청·특허청 가는 길 열린다

    국가공무원 9급 공업직은 다른 직류와 달리 일반기계, 전기, 화공 등의 분야로 세분화돼 있다. 같은 공업직이라도 분야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르다. 관세청에 소속돼 수입물품의 성분검사를 하거나 시설의 설계, 건축 등을 관리·감독하는 등 공업직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20일 인사혁신처의 도움으로 황송희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 주무관과 충남대 시설과 엄자은 주무관에게 공부 팁과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 -공업직은 일반기계, 전기, 화공 등으로 나뉘던데, 어떤 분야에 지원했나.황송희(이하 황) “공업직 화공으로 지원했다. 공업직 중 화공 분야 공무원이 되면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나 특허청,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배치된다. 환경부에선 대기나 수질 검사 등의 업무를 하고, 특허청에선 화공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한 특허 관련 분야에서 일하게 된다. 이 중 갈 수 있는 자리가 가장 많은 곳이 관세청, 그다음이 환경부다. 화공직의 전문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건 관세청 업무다. 나는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식품공학이나 환경 관련 전공자 중에서도 공업직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다.”엄자은(이하 엄) “일반기계 분야에 지원했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실제로 공업직 일반기계 분야 공무원 중에는 기계공학과 출신이 많다. 일반 회사로 가기보단 사회에 공헌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시험을 봤을 땐 일반기계 분야 합격자가 교육부에 많이 배치됐다. 이 밖에 우정사업본부, 경찰청, 특허청으로도 갔다. 특허청에선 기계 관련 특허 업무를 한다고 한다. 다른 곳에선 건물 유지보수,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한다.” -현재 부서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황 “주로 수출입물품 분석, 품목분류 업무를 하고 있다. 수입하려면 해당 물품의 세번을 신고해야 하는데, 이때 세번에 따라 관세율이 달라진다. 세번은 관세율표상 분류된 상품 번호이고, 관세율은 수입물품을 우리나라로 들여올 때 내는 세금의 비율이다. 관세청 화공직은 물품이 신고된 세번에 해당하는지 물리적·화학적으로 분석하고 정확히 품목을 분류하는 업무를 한다. 예를 들어 익힌 쌀로 수입신고를 했는데 분석 결과 관세법상 품목분류 기준을 통과할 만큼 익은 상태가 아니면 일반 쌀로 분류한다. 일반 쌀과 익힌 쌀의 관세율 차이는 커서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 엄 “충남대 시설과에서 일하고 있다. 시설과 업무는 건축, 기계, 전기 등으로 나뉜다. 사업 설계부터 시작해 벽을 세운다든지 칸막이를 새로 해 공간을 분류하는 일을 건축이 맡고 기계 쪽은 냉난방기, 기계장치 설치, 환기구 설치, 배수관 공사 등을 한다. 증축이나 신축 공사는 용역을 줘 공사 감독을 하고 유지보수 공사 등 작은 공사는 자체적으로 설계해 공사 감독을 한다.”-어떤 자격증을 취득했나. 난이도는 어떠한가. 황 “화공기사 자격증을 땄다. 합격자 중에서도 화공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가장 많다. 화공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필기시험에서 5%의 가산점이 붙는데, 비전공자가 따기는 어렵다. 관련 학과 전공자 중에서도 졸업 예정자(3학년 이상), 관련 경력 4년 이상인 자, 유사한 분야의 기술자격을 가진 경력자 등으로 취득 조건이 제한돼 있어 비전공자는 진입이 어렵다.” 엄 “일반기계기사 자격증을 땄다. 화공과 마찬가지로 자격증 시험을 보는 데도 요건이 있어 기계 관련 전공을 한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 또는 졸업자, 경력자 등이 시험을 칠 수 있다. 제한 때문에 비전공자들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따기는 어렵다.” -필기시험에선 국어, 영어, 한국사 등 기본 과목 외에 어떤 과목을 봤나. 황 “화공직은 기본 과목에 더해 공업화학, 화학공학일반 과목 시험을 본다. 관련 내용은 대학 때 전공과목을 통해 배웠다. 화공직은 소수직렬이어서 일반 행정직처럼 자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전공책이나 화공기사를 준비할 때 봤던 책으로 개념을 정리하고 기출문제를 풀면서 공부했다. 기출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오는지 파악할 수 있다. 공업화학, 화학공학일반은 비전공자에게는 쉽지 않은 과목이다. 단어도 생소하고 기본 지식도 있어야 한다. 계산도 해야 한다.” 엄 “기계일반, 기계설비 과목을 본다. 이런 과목은 강의가 많지 않다. 그래서 강의를 듣기보다 기출문제 풀기에 집중했다. 10년치 기출문제를 다섯 번 정도 풀었다. 비전공자들은 일단 강의부터 듣고 기출문제를 푸는 것을 추천한다. 빨리 풀려면 암기를 해야 한다. 다섯 번 정도 보면 웬만한 문제는 풀 수 있다.” -나만의 공부 팁은. 황 “내가 만든 노트가 도움이 됐다. 개념책을 한 번 읽고 기출문제를 풀면서 부족한 개념, 자주 출제되는 문제 유형을 정리해 노트를 만들었다. 필기시험 일주일 전에는 문제를 풀기보다 정리노트를 더 많이 봤는데, 시험에 도움이 됐다.” 엄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것이다. 공무원시험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는 도서관에서 했는데, 귀가하고 나선 다시 공부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 그래서 아예 집에서 공부했다. 체력 관리도 중요하다.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아 새벽 수영을 했다. 시험공부가 끝날 무렵에는 허리가 아파 거의 누워서 공부했다. 심리적 부담이 크니 더 아팠다. 건강이 좋지 않은 수험생은 조금이라도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이 나왔나. 어떻게 준비했나. 황 “면접 스터디 모임을 통해 준비했다. 예상 질문을 뽑아 주고받으며 연습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화공직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알고 있는가, 지원 동기는 무엇인가, 바람직한 공직 가치관은 무엇인가, 전문성을 쌓고자 어떤 노력을 했는가 등의 질문이 나왔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을 줄일 방법을 말해 보라는 질문도 있었다. 온라인 카페의 합격자 수기, 현직 공무원에게 질문하면 대답해 주는 카페 게시판 등을 활용해 면접에 대비했다.” 엄 “실은 면접 준비를 많이 하진 못했다.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을 동시에 준비했기 때문이다. 국가공무원 면접시험에 많이 나오는 질문을 모아 나름대로 답변을 정리했다. 실제 면접에서는 공직관 관련 질문이 절반 정도 나왔다. 직렬과 관련해선 전기차 관련 질문이 나왔다.” -공업직의 경우 지방공무원과 국가공무원 시험이 어떻게 다른가. 엄 “지방공무원 시험이 다소 지엽적이고 구체적이란 것 외에는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같이 준비할 수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없나. 엄 “공사 감독을 하다 보면 여성 주무관이라고 얕보는 경향도 있다. 감독관 또는 주무관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공사하러 오신 분 중 나를 ‘아가씨’라고 부른 이도 있었다. 그때 함께 일하던 감독관이 ‘서로 존중해 달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런 일을 빼면 현장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전입·전출이 거의 없어 원하면 한곳에서 계속 일할 수 있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직원들끼리 서로 잘 통한다. 공사 업무라는 게 처음에는 낯설고 현장 건설 노동자들을 감독하는 일이 어려웠는데 이제 익숙해졌다. 강의실, 연구실 공사를 하고 나면 학생들이 편히 공부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 ”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나. 황 “끊임없이 공부해야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매번 새로운 수출입물품을 분석하고 품목분류를 하다 보니 해당 물품과 분석법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엄 “면접 때 초심을 잃지 않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처음 임용됐을 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오늘의 눈] ‘동성애 혐오’ 단체 후원… 변협, 차별을 변호하나/민나리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동성애 혐오’ 단체 후원… 변협, 차별을 변호하나/민나리 사회부 기자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합법화다. 법안이 통과되면 소아성애나 수간도 용인될 것이다.” 동성애에 ‘반대’하는 이들이 피켓이나 댓글에 자주 사용하는 문구다. 개인의 성적 지향이나 성적 자기결정권의 존중이 어떻게 소아성애와 같은 범죄로 연결되는지 아무런 근거는 없다. 그저 개인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잘못된 주장일 뿐이다. 문제는 이러한 글귀의 발화자가 단순한 개인이 아닐 때다. 20일 복음법률가회가 주최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바로알기 법조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차별금지법이 개인의 종교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위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성소수자를 다른 사람들과 ‘차별’하고 이들에 대한 혐오 발언을 내뱉는 건 ‘종교적 신념’과 ‘자연의 순리’에 따른 것인데,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그렇게 하지 못하니 법안이 통과돼선 안 된다는 게 사실상 이들의 논리다. 지난 7월 출범한 해당 단체의 설립 목적이 ‘차별금지법 저지’란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 행사를 후원한 곳이 ‘대한변호사협회’라면 어떨까. 3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둔 국내 최대 변호사 단체인 변협은 “앞으로도 성소수자를 계속해서 차별하겠다”는 취지의 행사를 후원한 것도 모자라 장소를 대여하고 축사까지 했다.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의 실현을 사명으로 한다’는 변호사 윤리강령을 외면한 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힘을 실은 셈이다. 변협은 다양한 의견 청취를 위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지난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주최한 차별금지법 관련 토론회를 변협이 후원했으니 이번엔 그에 반대되는 의견을 지닌 구성원들을 후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국가인권위원회 주최의 차별금지법 관련 토론회를 열어 지금까지 나온 논의들을 아우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보수 개신교 단체의 반대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10여년 이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협이 성소수자 차별에 ‘객관적인 법률가의 시선’이라는 허울을 씌웠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법조계 내부에서도 이번 행사를 법률적 토론회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발표자 중 상당수는 법률가이기 이전에 보수적인 종교인”이라면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변협이 부적절한 행사를 공식 후원한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변협은 법조삼륜(法曹三輪)의 한 축인 변호사 업계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 경제성만 따졌다… 월성 1호기 ‘반쪽 감사’

    경제성만 따졌다… 월성 1호기 ‘반쪽 감사’

    감사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서 경제성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사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감사 행위를 방해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조기 폐쇄 결정의 종합적인 타당성에 대해선 판단을 내놓지 않으면서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감사원은 20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공개했다. 국회가 지난해 9월 감사를 요구한 지 386일, 법정 감사 시한을 넘긴 지 234일 만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성 평가 용역보고서에 제시된 판매단가가 실제보다 낮게 책정됐는데, 한수원 직원들은 이를 알면서도 수정하지 않고 평가에 사용토록 했다. 이 과정에 산업부 직원들도 관여했다. 감사원은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은 판단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국회 감사 요구 취지 등에 따라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과정과 경제성 평가의 적정성 여부를 위주로 점검했다”며 “이번 감사 결과를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정치적인 부담을 고려해 절충안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감사 대상자들에 대한 직접 고발 등 징계 관련 조치 역시 취하지 않았다. 다만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해선 재취업, 포상 등을 위한 인사자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감사 자료를 당국에 통보하기로 했다.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저평가됐다는 점을 알고도 이를 방치해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하는 등 감사 방해 행위를 한 산업부 직원 2명에 대해서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징계를 요구했다. 1983년 준공된 월성 1호기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원전이다. 2012년 설계수명(30년)이 만료되면서 가동을 중단했다가 개보수 비용 7000억원을 들여 설계수명이 10년 연장됐지만 탈원전 등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 이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8년 조기 폐쇄됐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국민의당 “월성1호기 조기폐쇄 위한 수치 조작…국정농단”

    국민의당 “월성1호기 조기폐쇄 위한 수치 조작…국정농단”

    국민의당은 20일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감사결과에 대해 “객관적 수치를 조작하는 것은 범죄행위이자 국정을 농단한 국민 기망행위”라고 비판했다. 안혜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온갖 정치공세 속에서 결론을 내린 감사원의 고민이 엿보인 보고서”라며 “정부·여당이 탈원전 정책을 무리하게 진행해 국익에 얼마만큼의 손해를 끼쳤는지, 반드시 살펴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월성 1호기 즉시 가동 중단 대비 계속 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 결과 등이 나오기 전에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방침을 결정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부 직원들은 경제성 평가 업무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기까지 했다”며 “원전 조기 폐쇄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객관적 수치까지 조작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죄행위이자 국정을 농단한 국민 기망행위”라고 질타했다. 안 대변인은 “수사기관은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무단 삭제한 공무원에 대해 산업부 상부의 지시가 있었는지, 감사원 감사 방해 등에 대한 한 점의 의혹 없는 수사 결과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감사원은 탈원전 정책 속에 조기 폐쇄한 월성 1호기에 대해 경제성이 불합리적으로 낮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월성 1호기는 노후 설비를 전면 개보수한 뒤 2015년 2월 수명 연장 결정이 이뤄졌다가 시민단체의 수명 연장 무효 소송과 탈원전 정책을 내세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2018년 6월 최종 조기 폐쇄됐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감사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경제성 불합리하게 저평가”(종합)

    감사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경제성 불합리하게 저평가”(종합)

    ‘감사 방해’ 산업부 공무원 2명 징계 요구‘경제성 낮다’ 정부 주장 잘못, 탈원전 타격최재형 “감사저항 굉장히 많은 감사였다”감사대상자 직접 고발 조치는 안 해“월성 1호기 폐쇄 타당성 판단엔 한계”감사원이 탈원전 정책 속에 조기 폐쇄한 월성 1호기에 대해 경제성이 불합리적으로 낮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충분히 경제성이 있는데도 폐쇄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더 낮게 조작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월성 1호기는 노후 설비를 전면 개보수한 뒤 2015년 2월 수명 연장 결정이 이뤄졌다가 시민단체의 수명 연장 무효 소송과 탈원전 정책을 내세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2018년 6월 최종 조기 폐쇄됐다. 감사원 결과에 따라 빠르게 진행되던 탈원전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지 주목된다. 조기 폐쇄 사유 중 하나였던 ‘경제성이 낮다’는 정부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결론이 난 만큼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온 정권에 타격이 예상된다. “한수원, 전기 판매단가 잘못 책정에도보정 않고 산자부 직원들도 관여” 산자부 직원, 월성 1호기 감사자료 삭제 감사원은 이날 오후 이런 내용이 담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총 6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경제성 평가 용역보고서에 담긴 전기 판매단가가 실제보다 낮게 책정됐음을 알면서도 이를 보정하지 않고 평가에 사용하도록 했고, 그 결정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도 관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백운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18년 4월4일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 결과 등이 나오기 전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시기를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중단 하는 것으로 방침을 결정해, 산업부 직원들이 한수원이 즉시 가동중단 방안 외에 다른 방안은 고려하지 못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실제 산업부 국장 A씨와 부하 직원 B씨는 지난해 11월 감사원 감사에 대비해 월성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12월 실제 삭제하는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했다. 또 한수원 이사회가 즉시 가동중단 결정을 하는데 유리한 내용으로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나오도록 평가 과정에 관여해 경제성 평가 업무의 신뢰성을 저해했고, 백 전 장관은 이를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내버려 뒀다며 국가공무원법에 위배되는 비위 행위라고 봤다.“백운규 전 산자, 원전 가동중단 나오게 평가 과정에 관여 묵인, 신뢰성 저해” 한수원 사장, 관리감독 책임 물어 경고 조치 감사원은 이러한 백 전 장관에 대해 엄중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현재 퇴직 상태인 만큼 인사혁신처에 백 전 장관의 비위 내용을 통보해 향후 재취업이나 포상, 공직후보자 관리 등에서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산업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또 ‘감사 방해’ 행위를 한 문책대상자들의 경우 수사기관에 참고자료를 송부하기로 했다. 한수원 사장에 대해서는 월성 1호기 계속 가동에 대한 경제성 평가를 실시하면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지 않거나, 한수원 직원들이 외부기관의 경제성 평가과정에 부적정한 의견을 제시해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것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며 엄중 주의를 촉구하도록 산업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한수원 사장이 폐쇄 시기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지 않았고, 이에 한수원 이사회는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시기와 관련해 즉시 가동중단 외 다른 대안은 검토하지 못하고 심의·의결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감사 과정에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삭제하는 등 감사를 방해한 산업부 공무원 2명에 대해서는 징계처분(경징계 이상)을 하도록 요구했다.“원전 타당성 여부 판단은 안 해” 감사원은 그러나 감사의 이유이자 목적이라 할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감사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며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여당의 반발 등 정치적 공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감사원은 “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안전성이나 지역수용성 등의 문제는 이번 감사 범위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결정의 당부는 이번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감사 결과를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감사 대상자들에 대해서도 직접 고발 등의 징계 관련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감사원, 국회 감사 요구 1년 넘겨 385일 만에 종지부 감사원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를 19일 최종 의결했다. 국회가 지난해 9월 30일 감사를 요구한 지 385일 만이자, 지난 2월 말 법정 감사 시한을 넘긴 지 233일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2018년 6월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월성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국회는 지난해 9월 30일 감사원에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및 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행위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감사에 착수했고 1년여 만에 결과를 내놓았다. 감사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최재형 감사원장과 5명의 감사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6일 차 감사위원회를 열고 감사 결과가 담긴 감사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회의 시간만 도합 약 44시간이 넘는 ‘마라톤 심의’였다. 앞서 감사원은 총선 전인 지난 4월 9일 감사위원회에서 감사 결과를 확정하려 했으나, 같은 달 10일과 13일 추가 회의에서 보완 감사를 결정하고 최근까지 추가 조사를 벌여왔다.최재형 “감사저항이 굉장히 많은 감사”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 결과 발표가 지연된 것에 대해 “죄송하다. 적절하게 감사 지휘를 하지 못한 원장인 제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 “밖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안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여러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는 사안인 점도 하나의 (지연)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사저항이 굉장히 많은 감사였다”며 “국회 감사 요구 이후 산업부 공무원들이 관계 자료를 모두 삭제해 복구에 시간이 걸렸고 진술받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어려웠다”고 감사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동시에 감사를 방해한 일부 세력들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재명 ‘국민의짐’ 비판에 野 “감사 못해”…결국 유감 표명

    이재명 ‘국민의짐’ 비판에 野 “감사 못해”…결국 유감 표명

    국민의힘 “제1야당에 예의 지켜라”이재명 “그런 얘기 듣지 말라는 것”“지금 상태로는 감사 못해” 압박이 지사 “유감스럽게 생각” 한발 물러서야당 국회의원들이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짐’이라는 표현을 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에게 계속 사과를 요구했고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던 이 지사는 결국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신경전이 일단락됐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소속 모 국회의원과 보수언론이 ‘이재명이 홍보비를 남경필의 2배를 썼다’, ‘지역화폐 기본소득 정책 홍보가 43%로 많다’며 홍보비 과다로 비난한다. 음해선동에 몰두하니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짐으로 조롱받는 것”이라고 야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경기도 홍보예산이 남경필 전 지사 시절보다 2배 늘어났다”고 이 지사를 겨냥해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서 표현한 ‘국민의짐’을 언급하며 “국회에 대한 태도에 대해 할 말 없냐”며 “제1야당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지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럴 얘기(국민의짐)를 들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너무 정치적이라고 보지 않냐. 큰일을 하실 분이고 큰 뜻 가진 분이라면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비판했지만, 이 지사는 “평소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도정을 비판하려면 합리적 근거를 갖고 해야지 ‘남 전 지사가 쓴 예산을 올려놓고 2배 썼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 송석준 의원도 “명확한 당 이름이 있는데도 국민의짐이라는 조롱 어린 용어에 대해 ‘뭐 잘못된 게 있느냐’고 말씀하시는 건 국민으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며 박 의원을 거들었다. 박 의원은 “제1야당에 대한 존재가치가 있는데 지금 이런 상태로는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고,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이 지사에게 “사과하라”고 합세했다. 결국 감사반장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까지 나서 “원활한 감사를 위해 유감 표명 등을 해달라”고 하자 이 지사는 “사과는 마음에 있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지 않길 바란다’는 선의에서 한 말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상처받을 수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났다.이 지사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국감 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이 지사는 전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당일 페이스북에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 권한이 없다”며 “내년부터 국감을 사양할 수도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김은혜 의원은 ‘도지사 법인카드 내용과 비서실 크기 변동사항’ 자료 요구에 이 지사가 “자치사무에 관한 것이어서 (자료 제출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하자 “아버지(국가) 없는 아들(지자체)이 있냐”며 “지자체가 국감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이 자리에서 말씀하실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국정감사 관련 법률을 보면 국가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사무에 대해 지자체를 감사하라고 명시됐다”며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협조적 차원에서 (자료제출을) 했지만, 이제 균형을 적정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성 징병제 찬성…생물학적 현상과 국민의무는 별개”[이슈픽]

    “여성 징병제 찬성…생물학적 현상과 국민의무는 별개”[이슈픽]

    KBS 공영미디어 연구소 조사국민 10명 중 6명 모병제 도입 찬성여성 징병제 찬성, 과반수 넘어… 국민 10명 중 6명은 모병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여성도 남성처럼 군대에 가도록 제도적으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시작됐다. 20일 KBS 공영미디어 연구소는 KBS 1TV ‘시사기획 창’과 함께 자사 국민 패널 1012명을 대상으로 병역제도에 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5%는 모병제 도입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28.8%였다. 모병제란 직업군인으로 지원한 사람들을 모집해서 군대를 유지하는 제도다. 모병제에 찬성하는 주된 근거로는 ‘전문성을 높여 국방력을 강화하기 때문’(32.9%), ‘인구 감소를 대비한 병역 구조 개편의 필요성 때문’(21.8%) 등이 제시됐다. 모병제에 반대하는 근거로는 ‘남북 대치 상황’(33.4%)을 꼽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두 번째로는 ‘지원자가 많지 않아 모집이 어려울 것’(28.4%)이었다. 모병제를 도입할 경우 적정 월급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1.6%가 200만원 미만을 들었고 39.3%는 200만~250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30~40대에서, 정치 성향별로는 진보 성향에서 모병제 찬성 비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여성 징병제 도입, 찬성 의견 52.8% 여성 징병제 도입 관련, 찬성하는 의견이 52.8%로 과반을 넘겼고 반대는 35.4%였다. 특히 여성 징병제 도입을 찬성하는 집단은 남성(66.3%), 보수 성향(56.5%), 군필·수행 중(66.7%)이었다. 또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촉발된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 혜택과 관련해서는 반대가 47%로 찬성(44.7%)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KBS 국민 패널을 이용한 인터넷 설문으로 이뤄졌고 주민등록통계(2020년 8월) 기준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에 의해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여성 징병제 실시해야 하는 3가지 이유” 국민청원 등장 이런 가운데 여성도 남성처럼 군대에 가도록 제도적으로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됐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도 국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여성 징병제를 실시해야 합니다’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여성도 엄연히 대한민국 국민인데 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가지는 의무를 오로지 남성만 수행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여성 징병제실시를 해야 하는 3가지 이유를 언급했다. 먼저 청원인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생물학적 현상과 국민의 의무는 별개”라며 여성의 월경을 언급했다. 그는 “월경 시에 발생하는 통증을 여성의 완전한 군 면제의 근거로 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월경이 훈련에 큰 지장을 줄 상황에서는 ‘훈련 열외’라는 방법이 있고, 월경하지 않는 대부분의 기간은 충분히 훈련이 가능하다”며 “단지 여성이 임신이 가능한 신체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의무를 저버리는 건 용인될 수 없고 이는 ‘불합리한 차별’이다. 출산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여성은 입영대상자에서 제외하면 될 것이며 필요에 따라 입영 일자 본인 선택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어 “‘대부분의 여성이 남성보다 신체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여성의 완전한 군 면제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청원인은 “여성 징병이라는 것이 남군을 여군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도 징집하여 병력을 증대시키는 것이므로 이로 인해 전투력이 감소하거나 효율이 떨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첨단 무기가 동원되는 현대전이라도 큰 병력 차이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여성 징병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청원인은 “국가안보문제가 필수인 우리나라에서 모병제(직업군인)를 실시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본다. 따라서 징병제를 실시해야 하고 그 대상은 남성과 여성 모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저도 여성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싶으나 법적으로 여성이 군 복무를 하기 위해선 무려 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부사관장교로 지원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는 국군 장병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해당 청원은 20일 11시 현재 5171여 명이 동의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집 잘 봐 주십쇼” 성공보수에 중개 뒷돈도…임대차‘방임법’인가[아무이슈]

    “집 잘 봐 주십쇼” 성공보수에 중개 뒷돈도…임대차‘방임법’인가[아무이슈]

    최근 경기도 성남에 전세를 안고 아파트를 마련한 A씨는 중개인에게 10만원 상당의 명품 브랜드 향수를 건넸다. A씨는 “요즘 좋은 물건 선점하기가 쉽지 않은데 계약도 잘 끝났고 앞으로 관계를 잘 트려고 선물했다”면서 “(임대)사업자는 아니지만 (부동산 거래에) 워낙 큰돈이 오가기도 하고 세입자도 있다 보니 더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조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임대차법’ 이후 부동산 중개소의 목소리가 커졌다. 집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데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갈등 중재 등 주택 수요자의 중개인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예비 임대인이 잘 봐달라는 의미로 중개인에게 선물 ‘조공’을 하거나 예비 세입자가 울며 겨자 먹기로 ‘성공보수’를 내건 사례도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잘 봐주겠다’며 웃돈을 요구하는 중개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틀리면 면박에 대놓고 웃돈 요구하기도 대전에서 빌라 전·월세를 주고 있는 임대인 B씨는 중개사의 은근한 웃돈 요구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했다. B씨는 “더 챙겨주면 나중에 더 잘하겠다고 하는데 안 챙겨 주면 제대로 (중개를) 안 해주겠다는 얘기 아니냐”면서 “임대 소득세에 (건물 관리 등을 위한) 인건비 증가에, 세입자 관리도 스트레스인데 부동산 눈치도 봐야 해서 힘들다”고 말했다. 목소리도 커졌다. 치솟는 아파트 가격에 빌라라도 구매할 요량으로 서울의 한 부동산에서 상담을 받게 된 회사원 C씨는 상담 당일 계약을 압박하는 중개인 때문에 식은땀을 흘렸다. 중개인은 “오늘 아니면 기회가 없다”며 세부 주소도 알려주지 않은 채 C씨를 몰아갔다. 그러나 해당 매물은 ‘불법용도변경’ 건축물이었다.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C씨에게 중개인은 “중개해봤자 얼마나 번다고 이런 수고를 하는지 모르겠다. 보지도 않고 돈부터 입금하는 사람도 있는데, 좋은 기회를 줘도 판단을 못 하느냐”며 핀잔을 줬다. B씨는 “너무 황당했지만 요즘 워낙 물건이 없다고 하니까 (시간을 내 준 중개인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영세 중개업자의 변…시장 얼어붙어 ‘투잡’까지 영세 중개업자들의 불만도 크다. 고가 아파트를 중개하며 수천만 원을 챙기는 중개업자는 일부 사례일 뿐 현실과 전혀 다르다는 호소다. 서울 서초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저쪽 부동산에서는 0.4%를 받는데, 왜 여기는 0.5%를 받느냐. 낮추지 않으면 여기에서 거래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경쟁을 붙이니 우린 0.3%밖에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개 수수료는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서울을 기준으로 매매 거래가에 따라 0.4~0.9% 사이(임대차 계약은 0.3%~0.8%)다. 중개만으로는 돈벌이가 안 돼 ‘투잡’을 뛰는 일도 있다. 강서구의 한 중개사는 “도배 일을 하거나 배달 일을 같이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며 8월 기준 부동산중개업소는 개업(1302건) 건수만큼 폐업(1028건)하거나 휴업(69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에 일도 늘었다. 9억 이상 주택 매매 시 요구되던 자금조달계획서, 증빙서류 등이 거래가와 상관없이 투기과열지구 전역으로 확대 적용됐기 때문이다. B씨는 “중개사들이 (자금조달) 내역을 잘 알고 있으니 코치해주거나 대리 작성을 해 주는데 거래에 수반이 되는 것이라 따로 비용을 받지는 않지만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차법 개정에 따라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도 중재하는 일도 중개사 몫이 됐다. ●직거래 앱 등장, 시장 포화에 ‘각자도생’ 막막 이들은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직방, 다방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직거래가 늘고, 기업형 중개업소들이 생기면서 중개업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8월 말 기준으로 개업 공인중개사는 10만 9800명에 달한다. 중구의 한 중개사 B씨는 “물건이 없어 하나라도 (물건을) 잡으려면 임대인이 원하는 요구 사항을 다 들어줘야 하고 동시에 임차인의 수긍도 받아야 한다”면서 “기형적인 시장을 만들어 놓은 정부 정책도 문제고 직방, 다방 등에 내야 하는 광고비 까지 (중개인들도)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 중 하나로 제시된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도 중개업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책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20일 오전 기준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아베, 야스쿠니 또 참배…‘보수 결집 가속’ 퇴임후 두번째

    아베, 야스쿠니 또 참배…‘보수 결집 가속’ 퇴임후 두번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퇴임한 지 한 달여 만에 ‘우익의 성지’로 통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두 차례나 방문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지명도와 영향력을 활용해 집권 자민당의 주요 지지층인 보수세력을 더욱 결집시켜 우경화 행보를 가속화하려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19일 오전 9시쯤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곳의 가을 제사에 맞춰 방문한 그는 기자들에게 “영령들에게 존숭(존경과 숭배)의 염을 표하기 위해 참배했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하고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에도 이곳을 찾은 바 있다. 아베 전 총리는 두 번째 집권에 성공하고 1년 후인 2013년 12월 이곳을 전격 참배해 국제적인 물의를 빚었다. 당시 한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까지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직접 참배는 자제하고 공물만 보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개인 차원의 참배로 알고 있다”며 “개인의 신교(종교에 대한 믿음) 자유에 관한 문제로 정부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퇴임 후 행보에 쏠려 있는 국내외 시선을 누구보다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아베 전 총리가 야스쿠니를 연달아 찾은 것은 수정주의 역사관에 기초한 우경화 바람을 일본 사회에 더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자위대 명기’를 핵심으로 하는 헌법 개정 등 총리 재임 때 이루지 못했던 정치적 목표를 위해 한층 노골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A급 전범으로 기소됐다가 석방돼 1957~1960년 총리를 지냈던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씨줄날줄] 탈(脫)도장/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탈(脫)도장/황성기 논설위원

    7년 전 일본 도쿄 근무 때 살던 집은 지진에도 끄떡없는 ‘면진’(免震)식 신축 아파트였다. 모든 게 새것이었으나 딱 하나, 집 문에 달린 시건장치는 구멍에 열쇠를 넣어 잠그고 여는 구식이었다. 열쇠를 갖고 다니면서 가방에 넣어둔 열쇠 간수에 꽤나 신경을 썼던 기억이 생생하다. 가끔씩 일본의 주택 사정을 엿볼 겸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다녀봤는데 한국에선 이미 일상화한 디지털 열쇠를 달아 놓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도쿄 지사의 실내 보수를 도와준 인테리어 업자 왈 “열쇠 업계의 힘이 세기 때문일 것”이란다. 열쇠 업계 힘이 세다 한들 비밀번호나 카드 한 장으로 열리는 편리성을 이길 수는 없을 터라, 지금 새로 짓는 아파트에 디지털 열쇠가 보급되기 시작한 듯하다. 뭐 하나 바꾸려면 따지고 재고, 건너려는 돌다리를 여러 번 두드려야 직성이 풀리는 일본인들이 아날로그 열쇠에 안심하고 그 열쇠의 이권을 지키려는 업계도 이에 편승해 시건장치의 디지털화가 늦어진 게 아닌가 싶다. 그와 비슷한 게 도장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제1호 정책인 ‘탈(脫)도장’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었지만 도장을 찍으러 회사에 출근했다는 웃지 못할 일들이 속출하면서 도장이란 존재가 일본 사회의 키워드가 됐다. 스가 내각의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행정 절차의 90% 이상에서 도장 사용을 없앤다고 발표한 뒤 지방자치단체의 80%가 법령에 의무화한 날인을 제외한 도장 사용을 폐지하거나 폐지를 검토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전국인장업협회 회장이 고노 개혁상을 만나 시대의 흐름인 도장 폐지에는 찬동하면서도 “모든 도장이 나쁜 것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하니 도장문화 150년을 자랑하는 업계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스가 내각이 추진하는 디지털청이 예상대로 내년에 세워져 아날로그 일본의 디지털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가 스가의 단명 여부보다 일본의 변화를 들여다보는 새 관전 포인트다. 아베 전 정권이 양적 완화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를 성장전략으로 삼았다면 스가 정부는 “디지털화 빼고는 일본의 성장전략을 그릴 수 없다”(히라이 다쿠야 디지털개혁상)면서 디지털 혁명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도장만 없앤들 행정 디지털화의 중핵인 마이넘버카드(일본판 주민등록번호)의 보급률이 5년이 지난 지금도 17.5%에 불과한 게 문제다. 전국적인 행정전산망이 없다 보니 ‘아베 마스크’나 재난지원금 지급에 몇 개월씩 걸린 일본이다. 개인정보침해를 우려하는 일본인의 아날로그 고집이 스가 총리의 ‘개혁’에 협조할지 궁금해진다. marry04@seoul.co.kr
  • [기고] 기후위기와 해상풍력발전/송승호 광운대 전기공학과 교수

    [기고] 기후위기와 해상풍력발전/송승호 광운대 전기공학과 교수

    풍력발전은 환경에 해로운 오염물질이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엄청난 양의 물을 필요로 하는 기존 발전기와 달리 물도 소비하지 않는다. 당연히 연료나 기계도 수입할 필요가 없는 순수 국산 에너지다. 개발, 시공부터 운영, 유지 보수까지 다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그야말로 효자 산업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반적인 풍력발전의 장점에 더해서 해상풍력발전의 추가적인 장점이 있다. 통상 육상보다 해상에서 풍속이 더 높기 때문에 풍속이 조금만 증가해도 전력 생산량은 크게 늘어나고 그만큼 효율도 높다. 한편 산업단지, 해안가 등을 따라 발달해 있기 때문에 해상에서 발전된 전력을 해안가 주변 지역에서 사용할 경우 전력 전송에 의한 손실이 적다. 육상에서 가장 문제가 된 소음과 송전선로 건설 관련 민원 문제도 해상에서는 비교적 자유롭다. 그 결과 해상풍력발전은 연평균 성장률이 25% 이상이 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경쟁 또한 치열하다. 터빈 대형화를 통한 효율 증대와 시공 기술 개선 등으로 전력 생산 단가는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육상과 마찬가지로 해상풍력도 실제 사업을 추진해 본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해 보는 사람이 방법을 익히며 비용을 줄여 나갈 수 있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고 산업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는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의 개발이 시급히 필요하다. 해상풍력발전단지가 해양 생물이나 조류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 완전하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이 부분은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이기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가 건설된 덴마크나 영국에서도 건설 허가 당시 깊은 관심을 갖고 생태계 영향을 장기적으로 조사했다. 그중 최근 발표된 한 사례를 보면, 유럽 최대 바닷가재 어장에 위치한 웨스터모스트러프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대상으로 한 6년여의 장기 연구 결과 해상풍력 건설ㆍ운영은 어획량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해상풍력발전을 빠르게 추진하되 객관적인 방법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매년 9500만t의 석탄을 태워서 43%의 전력을 석탄발전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기후악당국가, 그리고 매년 30일 이상을 미세먼지 최악의 뿌연 하늘 아래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밖에 없다. 지금 시작해도 5년에서 7년 정도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시간이 없다.
  • 투표 방해·폭동·소송전 예고… 누가 이겨도 ‘진흙탕 美대선’

    투표 방해·폭동·소송전 예고… 누가 이겨도 ‘진흙탕 美대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소위 ‘사망 시나리오’까지 언급되더니 우편투표를 못 믿겠다며 반농담처럼 던졌던 ‘대선 불복’ 발언은 이제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극우 성향의 민병대와 진보 측 시민단체들은 서로 투표 감시단을 자처하며 분열하고 대립하고 있다. 이에 선거 당일(11월 3일) 폭력 사태까지 우려된다. 총 세 번의 대선 후보 TV토론 중 첫 번째는 ‘수준 이하’ 평가를 받았고 두 번째는 열리지 않았다. 선거제도, 토론문화, 지방자치 등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이 위기다.18일(현지시간) 뉴욕대 로스쿨의 ‘정의를 위한 브레넌 센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비선 참모들을 활용해 5만여명의 여론조사원을 조직했다. 센터 측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유권자 위협’을 부추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이 거세지고 있다”며 투표소에 친트럼프 민병대나 경찰, 주방위군 등이 배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론조사원의 표면적인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투표 사기’를 막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나는 지지자들에게 투표장에 들어가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지 관찰자 역할을 맡기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지는 않았을 거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ABC방송은 1980년대 공화당 자원봉사자들이 투표소 앞에서 유권자들을 조직적으로 위협해 법원이 공화당 당원들의 투표소 배치를 금지했지만, 2018년 이 규제가 풀린 것에 주목했다. 트럼프 캠프는 ‘트럼프를 위한 군대’(Army for Trump)라는 홈페이지에서 여론조사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미 변호사들이 만든 교육용 동영상을 배포했다. 동영상에는 마지막까지 선거 사기를 잡아내고 각종 이의를 제기하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지지자들이 투표 참여를 최대한 못 하도록 하는 전략이 담겨 있다. 브레넌 센터 측은 실제 경찰 및 주방위군, 프라우드 보이스와 같은 극우 무장단체가 섞인 여론조사원이 투표소에 배치될 경우 유색인종 유권자는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의 배치는 불법이지만 법적 공방은 시간이 걸린다. ●‘선거 기술자’ 스톤 경합주 전략 변수 5만명의 여론조사원을 이끄는 건 다름 아닌 ‘정치공작의 달인’ 로저 스톤이다. 그는 2000년 대선 때 승부가 걸린 플로리다에서 재검표가 결정되자 공화당 지지자를 모아 캐주얼 옷을 사준 뒤 재검표 선관위 옆에서 소동을 피우며 갈등을 일으키게 했다. 이를 포함해 너무 큰 혼란을 막기 위해 결국 플로리다 대법원이 재검표를 불허하면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당선됐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선거 기술자인 스톤이 5만명을 데리고 6~7개 경합주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비선 조직으로 2016년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던 트럼프 캠프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트럼프 캠프는 1차 TV토론을 기점으로 68번의 막판 유세를 집중적으로 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우편투표 역시 혼란을 부추기는 뇌관이다.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를 6개 핵심 경합주 중 애리조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3곳은 선거 전에 우편투표 개표를 허용했다. 대선 당일 윤곽이 분명히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은 선거일부터 우편투표를 연다. 일례로 미시간의 경우 주법상 선거 당일 오전 7시가 돼야 부재자 투표를 열 수 있다. 개표 요원은 대부분 60, 70대다. 선거일의 경우 18시간 넘게 일해야 하지만 교대근무 인력은 없다. 자금과 인력을 지원하는 법안은 양당의 갈등으로 무산됐다. 현지에서는 선거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이긴 뒤 우편투표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역전한다면 친트럼프 성향의 민병대 등이 승리를 지키겠다며 우편투표 개표를 방해하거나 심지어 개표소를 점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 8일 미 연방수사국(FBI)은 크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납치를 모의한 혐의로 친트럼프 민병대(울버린 워치맨) 소속 7명이 포함된 13명을 체포했다. 이후 이들은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도 납치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미시간주 유세에서는 청중들이 휘트머 주지사를 겨냥해 “그녀를 감옥에 가둬라”며 연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 모두를 감옥에 가둬라”라고 호응해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는 CNN에 “그는 단지 유세에서 흥겨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도 투표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100여개 진보 시민단체들은 ‘결과를 보호하라’(Protect the Results)는 단체를 결성했다. 선거 당일 각 투표소를 감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 파업 등 대규모 시위를 전개한다. 승자와 관계없이 분열과 혼돈에 빠질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극단주의자들이 각종 음모론을 제기하는 통로로 기능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대선 광고를 금지했고, 트위터 등은 부정확한 정보를 담은 글에 경고 딱지를 붙이거나 아예 삭제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달 들어 2016년 미국에서 조직된 극우단체 큐아논을 지지한다고 밝힌 계정을 차단했고, 유튜브도 큐아논 동영상을 금지하기로 했다.●일각, 트럼프의 군 투입 명령 우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요를 진압하겠다며 반란법을 근거로 군 투입을 명령하는 경우까지 상정하고 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지난 8월 의회에서 “선거 분쟁이 발생하면 법률상 군이 아닌 법원이나 의회에 해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고, 최근 미 공영라디오(NPR)와의 인터뷰에서도 “군의 역할은 제로”라고 재확인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군의 정치 중립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캠프는 유세 광고에 밀리 의장이 군복을 입고 트럼프 대통령 옆에 서 있는 사진을 온라인 광고에 이용했다. 미 연방법상 모든 주의 선거 관련 분쟁을 종료토록 한 12월 8일까지 우편투표를 두고 분쟁이 지속된다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의 대법관 지명을 강행해 ‘보수 6명 대 진보 3명’의 구도를 확정지으려 하고, 민주당이 반발하며 혼란이 벌어지는 이유다. 오는 22일 배럿 대법관이 지명될 경우 민주당에서는 대권을 잡으면 대법관 수를 확대해 진보 성향의 판사를 대폭 늘리자는 주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대법관 수는 법률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9명이던 것을 뒤집으면 정치적 혼란은 불가피하다. 바이든 후보는 이에 대해 찬반 확답 없이 여지를 남겨 둔 상태다. 올해 대선에선 역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선이 끝난 이후에 더 큰 갈등과 분열이 예고된다. 단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이단아가 일으킨 진흙탕 싸움으로 치부하기에는 미국 사회와 민주주의 시스템에 남긴 내상이 깊어 보인다. 뉴요커의 편집장 마이클 루오는 지난 17일 칼럼에서 “트럼프 시대에 당보다 나라를 앞세우는 노력이 실패했다”며 “(대선 이후) 미국은 ‘나’에서 ‘우리’로의 진정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단체행동 나선 지자체 학예연구사

    단체행동 나선 지자체 학예연구사

    지자체마다 1~2명… 많으면 10명 안팎배치 법 규정없어 처우·지위 제각각일반 행정직이 담당 전문성 인식 부족“문화재 비례해 학예인력 배치” 주장조계종·문화재청 “법령 개정위해 노력”대대로 이어져 온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 가치를 높이는 문화재 행정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 정책을 실행하는 전문 학예연구 인력에 대한 인식과 처우는 여전히 낮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재·박물관 업무를 담당하는 학예연구직 공무원 연합단체인 전국학예연구회가 최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나섰다. 연구회는 지자체 학예연구직의 위상 제고와 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연구회에 따르면 현재 지자체 학예연구직은 1000여명이다. 지자체마다 1~2명, 많아야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게다가 계약직 비율이 절반이 넘는 등 다른 연구 직렬보다 높아 만성적인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고 지적한다. 연구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서현 학예연구사(용인시)는 “지자체 학예연구사는 문화재청의 매장문화재 행정, 보수공사, 발굴, 활용사업, 천연기념물 동식물 관리 등 문화재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나 홀로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아예 학예연구사가 한 명도 없이 일반 행정직 등 다른 직렬이 문화재 업무를 담당하는 지자체도 있을 정도로 학예연구직의 전문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지자체 학예연구직 인력이 지역별로 제각각인 이유는 관계법령이 미비한 탓이 크다. 현재 학예연구직 배치에 관한 법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제6조’로, 지자체에 등록된 공립박물관은 학예연구사를 1명 이상 두게 돼 있다. 하지만 지자체 문화재 업무 학예연구사 배치에 관한 법 규정은 따로 없다 보니 지자체장의 관심과 의지에 따라 학예연구사 지위와 처우가 천차만별이라는 게 연구회의 주장이다. 연구회장인 엄원식 학예연구사(문경시)는 “문화재 업무에 학예연구직 전문인력을 법정 배치할 수 있도록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서관법에 규정된 사서직 배치 기준과 도서관 면적, 장서 수량에 따른 추가 인력 확보 조항처럼 지자체의 지정문화재 수량과 매장문화재 면적 등에 비례해 학예 인력을 늘릴 수 있게 문화재보호법에 기준을 마련하고, 공립박물관 관장에 학예연구직을 배치하도록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을 바꿀 것을 주장했다. 1999년부터 학예연구사로 일해온 그는 “지금은 인원이 늘어 사정이 나아졌지만, 한때는 문화예술, 전통행사 등 30여개 업무를 맡아 한 적도 있었다”면서 “지역학 연구와 문화재 보존이라는 학예연구직 고유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연구회는 성명서 발표에 그치지 않고, 조계종 총무원장 예방과 문화재청 담당국장 면담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지난 14일 면담에서 “불교문화재를 비롯해 우리 고유의 문화재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자체 학예연구직의 노고를 알고 있다”며 학예직 처우 개선을 위한 법령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연구회는 전했다. 문화재청도 19일 간담회에서 연구회의 성명서 취지에 이해를 표하면서 개선 방향을 고민하기로 했다. 공형식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은 “조직과 인사문제는 행정안전부와 지자체 소관 사항이라 문화재청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지만,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함께 풀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아직도 개인맞춤형 아닌 옛날식 그룹 서비스… 정부는 실행 의지 있는가

    아직도 개인맞춤형 아닌 옛날식 그룹 서비스… 정부는 실행 의지 있는가

    주간활동·활동지원서비스 엄연히 다른데중복으로 보고 무조건 차감… 현실과 괴리별도의 이동지원 없어 ‘방과후’ 끊김 많아지역센터 개인별지원팀 인력 규모 태부족직원 1명당 담당 발달장애인 1000~3500명“국가에서 처음으로 종합대책을 내세워 기대했지만 2년 동안 변한 건 없습니다.” 2018년 9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던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던 김신애(51)씨는 지난 2년간 정부에 대한 서운함을 이렇게 밝혔다. 23살 중증 복합장애 딸을 돌보는 그는 당시 청와대 행사 때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님 만나는 행복한 자리에 들러리가 된 기분”이라며 중복장애인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집약된 종합대책은 제대로 시행되고 있을까. 한국장애인복지학회 회장인 백은령 총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일 “저마다 증상이 다른 발달장애인들의 개인별 계획을 수립한다고 했지만 아직도 서비스는 옛날식의 그룹 단위”라면서 “그룹 서비스의 맹점은 중증 발달장애인들의 소외”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김씨 모녀가 2년 동안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한 배경이다. 김씨는 “활동지원사가 중증 장애인을 돌보며 동시에 다른 장애인의 주간활동을 챙기는 건 불가능하다”며 “주간 사회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어느 누구도 딸을 맡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의 딸은 지난 2년간 재활 치료 시간을 빼고는 집에만 머물렀다. 종합대책 발표와 함께 새로 도입됐던 성인 대상 ‘주간활동서비스’와 청소년 대상 ‘방과후활동서비스’도 여전히 삶에 녹아들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신설한 두 서비스는 이동과 생활 등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서비스’와는 엄연히 다르다. 윤진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은 “하루 평균 4시간의 주간활동으로 발달장애인의 사회 단절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간활동을 이용하려면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일부를 삭감해야 하는 맹점이 있다”면서 “서로 다른 서비스를 중복 서비스로 무조건 차감하면서 제공 시간을 짧게 부여해 현실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방과후활동서비스도 끊김이 많다는 평가다. 비장애인 학생들과 달리 장애인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복지관 등 외부 서비스 위탁기관에서 받지만 혼자 이동할 수 없는 대부분의 발달장애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이동 지원이 없다. 활동지원사 박모(62)씨는 “내가 맡은 고3 학생은 방과후활동을 하기 위해 활동지원서비스(이동 서비스) 시간을 다 쓰는 현실”이라면서 “학생을 활동에 들여보내고 나는 손자뻘 같은 아이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2시간 동안 무보수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실행 의지가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가진 시선도 짙다. 개인별 지원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인력의 수와 전문성, 주간활동 및 방과후활동 서비스의 질과 지역적 불균형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전국 17개 지역 센터의 개인별지원팀 직원 수는 1개 센터당 평균 11명 내외다. 개인별지원팀 인력 규모는 지역 발달장애인 수에 비례해 산정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17곳 모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직원 1명당 발달장애인 수는 1000명에서부터 3500명까지 널뛴다. 백 교수는 “종합대책을 계기로 법과 제도적 근거들이 마련된 건 고무적이지만 현장에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 감사에서는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과 부산 등 발달장애인센터 근무자들의 비위를 지적했다. 적은 수로 복지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는 센터 직원들의 업무 과중, 전문성 부족에 이어 업무비 부정 사용 등 기강해이 문제까지 제기된 것이다. 정부가 계획했던 개인별 맞춤형 지원이 실현됐다면 코로나 시대의 발달장애인들의 위기도 완화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큰 이유다. 집합 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기존 복지기관 운영과 서비스 등이 일제히 중단된 부담을 견디지 못한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극단적 선택이나 추락사 등 비극이 연이어 발생했다. 김기룡 중부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는 “예산 미비, 경험 부족, 계획 부재 등 복합적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아직도 개인맞춤형 아닌 옛날식 그룹 서비스… 정부는 실행 의지 있는가

    아직도 개인맞춤형 아닌 옛날식 그룹 서비스… 정부는 실행 의지 있는가

    주간활동·활동지원서비스 엄연히 다른데중복으로 보고 무조건 차감… 현실과 괴리별도의 이동지원 없어 ‘방과후’ 끊김 많아지역센터 개인별지원팀 인력 규모 태부족직원 1명당 담당 발달장애인 1000~3500명“국가에서 처음으로 종합대책을 내세워 기대했지만 2년 동안 변한 건 없습니다.” 2018년 9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던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던 김신애(51)씨는 지난 2년간 정부에 대한 서운함을 이렇게 밝혔다. 23살 중증 복합장애 딸을 돌보는 그는 당시 청와대 행사 때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님 만나는 행복한 자리에 들러리가 된 기분”이라며 중복장애인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집약된 종합대책은 제대로 시행되고 있을까. 한국장애인복지학회 회장인 백은령 총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일 “저마다 증상이 다른 발달장애인들의 개인별 계획을 수립한다고 했지만 아직도 서비스는 옛날식의 그룹 단위”라면서 “그룹 서비스의 맹점은 중증 발달장애인들의 소외”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김씨 모녀가 2년 동안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한 배경이다. 김씨는 “활동지원사가 중증 장애인을 돌보며 동시에 다른 장애인의 주간활동을 챙기는 건 불가능하다”며 “주간 사회활동을 하고 싶었도 어느 누구도 딸을 맡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의 딸은 지난 2년간 재활 치료 시간을 빼고는 집에만 머물렀다. 종합대책 발표와 함께 새로 도입됐던 성인 대상 ‘주간활동서비스’와 청소년 대상 ‘방과후활동서비스’도 여전히 삶에 녹아들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신설한 두 서비스는 이동과 생활 등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서비스’와는 엄연히 다르다. 윤진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은 “하루 평균 4시간의 주간활동으로 발달장애인의 사회 단절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간활동을 이용하려면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일부를 삭감해야 하는 맹점이 있다”면서 “서로 다른 서비스를 중복 서비스로 무조건 차감하는 것과 제공 시간을 짧게 부여해 현실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방과후활동서비스도 끊김이 많다는 평가다. 비장애인 학생들과 달리 장애인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복지관 등 외부 서비스 위탁기관에서 받지만 혼자 이동할 수 없는 대부분의 발달장애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이동 지원이 없다. 활동지원사 박모(62)씨는 “내가 맡은 고3 학생은 방과후활동을 하기 위해 활동지원서비스(이동 서비스) 시간을 다 쓰는 현실”이라면서 “학생을 활동에 들여보내고 나는 손자뻘 같은 아이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2시간 동안 무보수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실행 의지가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가진 시선도 짙다. 개인별 지원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인력의 수와 전문성, 주간활동 및 방과후활동 서비스의 질과 지역적 불균형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꿈쩍도 않는다.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전국 17개 지역 센터의 개인별지원팀 직원 수는 1개 센터당 평균 11명 내외다. 개인별지원팀 인력 규모는 지역 발달장애인 수에 비례해 산정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17곳 모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직원 1명당 발달장애인 수는 1000명에서부터 3500명까지 널뛴다. 백 교수는 “종합대책을 계기로 법과 제도적 근거들이 마련된 건 고무적이지만 현장에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 감사에서는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과 부산 등 발달장애인센터 근무자들의 비위를 지적했다. 적은 수로 복지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는 센터 직원들의 업무 과중, 전문성 부족에 이어 업무비 부정 사용 등 기강해이 문제까지 제기된 것이다. 정부가 계획했던 개인별 맞춤형 지원이 실현됐다면 코로나 시대의 발달장애인들의 위기도 완화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큰 이유다. 집합 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기존 복지기관 운영과 서비스 등이 일제히 중단된 부담을 견디지 못한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극단적 선택이나 추락사 등 비극이 연이어 발생했다. 김기룡 중부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는 “예산 미비, 경험 부족, 계획 부재 등 복합적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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