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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공화 스펙터의원 민주行… 워싱턴 요동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미국 공화당의 5선 상원의원인 알렌 스펙터(79·펜실베이니아)가 28일(현지시간)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다고 발표하면서 워싱턴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발표된 공화당 스펙터 의원의 민주당 당적 변경은 워싱턴 정가의 지각 변동을 예고한다. 29일 오전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 스펙터 의원과 회동을 갖고 “당신이 와줘서 고맙다.”며 환영했다. 스펙터 의원은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정치는 스펙터의 합류로 한층 힘을 받게 된 반면 지난해 대통령과 의회선거에서 대패한 공화당은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 미 상원의원의 당적 변경은 1890년 이래 이번이 21번째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스펙터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스펙터의 마음을 돌려놓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바이든 부통령은 취임 이후 모두 14차례에 걸쳐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스펙터 의원을 설득했다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스펙터 의원의 당적 변경으로 민주당의 상원 의석수는 59석으로 늘어나 공화당의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저지할 수 있는 이른바 ‘슈퍼 60석’을 눈앞에 두게 됐다. 조만간 재검토 결과가 발표될 미네소타주에서 예상대로 앨 프랑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민주당은 꿈의 60석을 확보하게 된다. 1978년 이후 31년 만이다.스펙터 의원의 합류로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보험제도 개혁과 노동정책, 기후변화협약 등 각종 현안 처리에 힘을 받게 됐다. 반면 공화당은 보수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자칫 남부와 중부를 대변하는 지역당으로 전략할 위기에 처했다는 내부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동부 해안에 위치한 11개 주에서 공화당 상원의원은 10년전 9명에서 현재 3명으로 줄었다.스펙터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당적 변경 결정을 발표하면서 “공화당이 날로 오른쪽(보수화)으로 치우치면서 공화당의 기본 철학에 개인적으로 점점 더 괴리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월 오바마 대통령의 7870억달러(약 1046조원)의 경기부양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뒤로 강경 보수성향의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소외되고 이익단체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아왔다고 토로했다.스펙터 의원은 또 당적 변경 이유로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내 예비선거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도 솔직히 밝혔다. 당초 민주당원이었다가 1966년에 공화당으로 옮긴 뒤 1980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뒤 5선에 성공한 베테랑 정치인이다. kmkim@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복지가 자본의 논리에 휩쓸려선 안돼

     ->한국 의료제도의 문제점과 앞날을 전망한다면.  한국의 의료복지 모델은 유럽 선진국,특히 스웨덴 모델에 많이 못 미친다.그러나 자유주의시장 모델인 미국에 비해선 압도적으로 유리하다.GDP(국내총생산)의 6% 수준인, 적은 의료비로도 캐나다의 컨퍼런스 보드란 유명 기관에서 실시하는 OECD 성과평가에서 5위를 차지했다.미국은 GDP의 16% 정도를 쓰고 유럽도 10%를 쓰는데 6% 쓰는 한국은 효율성이 높은 시스템이다.  그렇지만 의료의 전반적 실상이 북유럽 선진국에 못 미친다.의료비 비용인데 우리 보장성 수준을 20%포인트 더 높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누군가 더 돈을 내야 한다.국가가 나서 보험료를 올리고 보험재정 지출을 늘려야 하는데 안하려고 한다.10조원 정도 더 내면 공적 영역이 85% 정도 올라가고 사적 영역에서 15% 정도만 부담하면 되니까 국민들이 매우 행복한 거다.삼성생명 같은 민간 보험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곤혹스런 상황이다.삼성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그룹의 미래를 바꾸려고 하는데 치명적인 타격이 오는 거다.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자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는 거다.이 사람들은 보장성을 64%로 유지하거나 공적 영역을 줄이고 사적 영역을 키우려 한다.그런데 이렇게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들을 영리법인으로 만드는 거다.건강보험의 의료비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의 90%가 사적 소유이면서도 자본의 운동법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공단의 통제를 받으면서 정부가 통제하는 범위 안에서만 치열하게 경쟁하는 독특한 구조다.  병원 의료비의 대부분은 보험공단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그런데 영리병원은 진료비를 다섯 배 정도 더 받고 주주들에게 배분해야 하고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그렇게 되면 국민들의 의료비가 비싸질 것이고 국민들은 이것을 민간보험시장에서 조달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은 대박이 터질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해 여름 제주에 민영병원을 설립하려 했던 것이 그것이다.이걸 막은 것은 제주대첩이라고 할 수 있다.토종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민주정부 10년 동안에 복지국가 세력이 들어가 따낸 소중한 복지제도가 신자유주의자에게 유린당할 위기에 처해있다.의료를 시장에 넘겨주고 싶어하는,미국처럼 민간의료보험이 주도하고 영리병원이 조응하는,자본이 의료를 지배하고 그렇게 될 것이다.  미국은 GDP의 16%을 의료에 써버리니 민생이 되겠나?기업의 경쟁력이 있겠나?기업이 의료보험 비용을 대야 하는 등 GM이나 크라이슬러 등도 과도한 의료비 부담이 몰락의 이유가 되고 있다.가계 파산하는 이유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의료비 때문이다.오바마가 의료개혁을 제1 과제로 드는 이유다.중산층 파산은 노동시장에서의 탈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오바마가 나선 것이다.그런데 이미 시장이 사적 자본의 주도하에 운동 원리가 이미 그런 것이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의료영역이 사적 자본의 보험회사와 영리병원과 의사,제약회사가 삼각고리로 워낙 단단히 묶여있다.이걸 끌고 있는 게 보험자본인데 못 이긴다.어떤 정권도 이걸 넘을 수 없다.미국은 희망이 없다.  우리도 그렇게 가버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영리병원을 전국에 만들고 고급 의사를 다 옮기고 단가가 다섯 배로 뛰어올라 여기 보내고 싶어 민간보험 들 수 밖에 없다.건강하게 오래 살고 좋은 의료를 받고 싶은 것은 아주 기본적인 욕구인데 다 영리병원 가고 싶어할 것이다.  공공보험과 민간보험,공공병원과 영리병원이 두 개로 존재하는 나라,미국이 꼭 그런 나라다.정확히 쪼개져 있다.크라이슬러 다니면 존스홉킨스 병원 다니고 중소기업 다니면 미국이 아니라 태국으로 간다.미국 진료비의 10%밖에 안 되니까.  저희가 원하는 의료 시스템은 접근성이 완전히 보장되고 양질의 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는,공공 지향성이 강한 의료모델을 하고 싶다.정부가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정부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한다.정부가 5조원 투입할테니 보험료를 20% 올려야 하는데 그러면 동의할 것이다.의료비를 조금만 내도 되는데 왜 안하겠느냐.  암에 대해선 보장성을 대폭 강화,75~80%로 높였다.암환자 가족들은 세상이 어쩌면 이렇게 좋아졌느냐고 한다.암에 대해선 본인 부담금을 낮춘 것처럼 전체적으로 보장성 높이면 스웨덴 못잖은 한국형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제주에서 영리병원 저지에 앞장섰는데 성과나 자신감은.  정말 제주대첩이었다.이명박 정부가 강하게 추진했고 제주지사는 이해관계를 같이했고 총리 주재 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에 영리병원을 내국인도 설립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불과 한달 사이에 바짝 싸움을 했다.촛불집회가 한창인 때라 의료민영화 추진한다면 반정부투쟁이 가열될 것이 뻔하니까 제주도민의 의사를 모아오면 추진하는 것으로 했다.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찬성이 높게 나왔다.한라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반반이 나왔다.제주지사가 강하게 추진했고 시민사회는 반대했다.  신문에다 찌라시도 삽입하고 100분토론에도 나가고 여론전에 맞불을 놓았지만 제주도와 비교하면 10분의 1도 안 됐다.관제 반상회도 조직하고 했는데 제주도민이 현명해 여론조사에서 1,5%포인트 높게 나왔다.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포기했다.  그런데 김태환 지사가 연말과 연초에 다시 추진하겠다고 한다.복지국가 소사이어티가 논평을 냈다.불과 6개월 전에 제주도민의 뜻에 따라 접어놓고는 다시 추진하겠다고 하니 말이 안 된다.지사 혼자가 아니라 대통령 업무보고 때 기획재정부가 보고한 사항이다.  기존의 성과를 지키고 북유럽의 발전된 모델로 끌고 가야하는 과제가 있는데 자본측에서는 이를 해체하고 사적 영역을 넓히려는 음모가 있다.핵심 고리가 영리병원이고 다른 하나가 이를 매개로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시키는 음모다.우리는 이를 저지해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것이 과제다.건강보험공단의 공공성을 높여 하나만 있으면 되겠구나 국민들이 생각하면 민간의료보험이 설 터전이 없는 것이다.  실제로 암에 관한 보장성을 높이니까 민간보험의 암보험 가입자 수가 줄고 있다.  지금까지 암보험 판매하는 건 정액형 보험인데 이건 보장성 보험이다.미국에서 판매하는 암보험은 실제로 들어가는 의료비를 충당하는 보험이다.엄밀히 말하면 보장성 보험의 시장이 포화돼 버렸다.의료와 자본은 적대적 모순관계다  ->의료분야에서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막아야 하는 반면,보편적 복지국가로의 비전을 보여주면서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당연히 둘이 연결되는 거다.경제위기로 고통받고 있는데 더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복지의 토대를 넓혀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경제적 통합을 꾀하는 동시에 체제전환,국가발전의 과제가 있는 것이다.기존의 대한민국 국가발전모델이 수명을 다했다.박정희 대통령 부터 시작된 발전국가 모델이 신자유주의 시기를 지나면서,1994년 김영삼정부의 자본자유화를 시작으로 신자유주의 양극화 성장체제가 파탄난 거다.이를 대체하거나 넘어설 수 있는 모델로서의 체제전환의 과제가 당면한 사회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는 과제와 맞물려 있다.진보세력은 이 둘다를 답해야 한다.이 유일한 답이 복지국가 전략이라고 믿는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삽질과 녹색뉴딜을 말하고 있는데 이걸 통해선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오히려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더욱 격화시키는 쪽으로 체제발전이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삽질에 들어가는 50조원의 재정을 국가복지의 제도화,사회서비스의 제도화에 쓰자.국민들이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두번째 장점은 국민들 손에손에 이전소득이 주어져 구매력이 늘어 내수가 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사회서비스 시스템이 잘 짜여지면,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이 확충되면 연구개발 능력과 창의성,잠재력이 현실화된다.지식기반 경제에 부합하는 핵심역량을 만드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땅 파는 데 50조원을 쏟아붓겠다는데 노무현 정부 때가 원망스럽다.세금 올리는 게 여의치 않으면 일부 적자재정을 편성해서라도 사회서비스 영역,노인요양 보육이라든가 사회적 서비스에 돈을 쏟아붓게 만들었으면 제도가 바뀌고 엄청난 일자리가 창출돼 있었으면 우리 사회의 보수화,시장의 야만성도 없애고 복지국가 지지세력도 늘어나 정권도 내주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  ->노무현 정부는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좌파정부’라고 공격당했는데 왜 그런 부분들에 대한 안목이 없었을까.  진보적 사회세력을 권력의 핵심에서 배제했다.그걸 배제한 이들은 삼성과 손 잡은 세력이었다.집권한 지 얼마 안돼 삼성 보고서 나왔고.노무현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선택한 것이다.  사회서비스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생에 필요한 복지를 총칭하는 것이다.출생과 육아 가족 교육,적극적 노동시장정책,퇴직해선 연금을 받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노인들을 사회적으로 돌보는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이걸 잘하는 나라가 스웨덴이기 때문에 스웨덴을 배우자고 하는 것이다.  스웨덴처럼 복지국가가 안 되는 이유를 드는데 노조 조직률이 한국은 10%도 안 되는데 이런 얘기를 한다.그런 논리라면 토종에겐 설득력이 없다.그렇게 따지면 우리는 건강보험도 만들 수 없었어야 한다.우리는 토종적 이단세력들이다.  복지국가 전략이 중요하다.세력화를 해야 하는데 스웨덴의 범노동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스웨덴이 가능했던 것은 2차대전 직전에는 중간노동계급이 없었던 시대다.정규직보다 훨씬 많은 화이트칼라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이해를 달리하면서 더 절박한 복지 소구세력이고 중산층 신중간계급은 양질의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모든 국민이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서양에서 반세기 동안 해낸 것을 아주 짧은 시기에 압축적으로 해야 한다.독일이 1834년에 비스마르크가 의료보험을 도입해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것을 우리는 30년 만에 따라잡아야 한다.그런데 어떻게 독일이 걸어온 그 길을 그대로 따르는가.스웨덴도 마찬가지였다.한국이 토종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노동세력은 중요하고 기본으로 하되 이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복지국가 정치연합을 형성해야 한다.사회서비스를 통해 복지 수혜자를 넓혀 나가야 한다.양질의 일자라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사회적 일자리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은 우군이 되는 것이다.  케인즈주의 복지국가가 수명을 다하고 신자유주의 광풍이 몰아치고 난 뒤 탈산업화로 노동시장 구조가 바뀌었다.여성의 일하는 권리가 학대됐고 노령화와 저출산이란 인구구조의 변화가 발생해 남성 생계 부양자 모델이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1990년대 전세계에 확산됐다.여성의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복지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유럽 선진국이 아동을 무상교육하고 아동 수당을 지급하고 고용의 불안정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 개입하고 평생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노인들과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엄청난 사회적 일자리를 만든다.이 사회적 일자리는 시장의 원리에 맡겨놓으면 만들어지지 않는 일자리다.사회적 일자리는 기술 혁신이 있을 수 없어 인건비가 높게 책정되기가 힘들어지고 누구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게 된다.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이런 사회적 일자리에 근무할 사람을 직접 교육시켜 공무원이나 준공무원 등 안정된 신중간층으로 만들어 복지제도의 우군이 돼 사회민주주의 세력과 정치적으로 결합하는 안정감을 갖게 된다.  독일 같은 나라는 비영리단체들이 가톨릭의 전통에 따라 서비스 인력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인건비는 중앙정부가 보조해 일자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어떤 형이든 좋겠지만 정부가 능동적으로 개입해 사회적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사회적 서비스 자리로 만들어주는 전략으로 가져가야 한다.
  • 장하준 ③ “진보진영 이념의 틀 벗어나야”

    혹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글을 읽어보신 적이 있는지요. 그 분 주장이 어느 정도까지 맞는지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직접 읽어본 적은 없구요. 자기 의견하고 안 맞는다고 정부에서 절필시키고,그 루머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그게 맞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안 맞다.  남들이 이런 얘기를 했다고 간접적으로 본 적은 있는데 정확한 예측은 능력도 없고 관심도 없지만 누가 단편적으로 블로그에서 올린 글 보면 통찰력 있는 글을 많이 한 거 같기는 한데 모르겠습니다, 직접 읽어보질 않아서...정부 국민 반응이 더 의미가 있는 거겠죠. 제가 정부를 어드바이스 한다면 그렇게 하면 미네르마를 더 올려주는 거예요. 남들이 모르는 얘기를 하니 정부에서 새나갈까 해서 하는게 아닌가? 그러니까 사람들이 미네르바의 말을 안 듣게 하려면 반응을 안 하는게 최고죠. ‘한국 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이란 책에 실린 인터뷰에서 노동자들의 단결 정도와 실현 가능성 등을 언급하면서 좌파 진영 일부의 반박에 대해 상당히 높은 톤으로 재반박 했습니다. 배경을 설명해주신다면?  =인터뷰한게 많아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아마 그런 이야기였을 거예요. 흔히 하는 얘기가 스웨덴 같은 데서 대타협 된 게 노조도 강하고 해서 됐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도 않은데 어떻게 하냐? 우리랑 그렇게 다른데 어떻게 배우냐? 말하자면..저는 스웨덴을 모델로 한 건 아닌데, 알기 쉽게 예를 든 건데...  이런 거죠. 어떤 일정 조건이 돼야 특정 정책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는 개념적으론 맞는 거죠. 그런데 이에 대해 두가지 접근이 있는데 이 목표가 좋지만 조건이 안되니 관두자 할 수도..목표가 좋으니 조건을 만들어가자고 할 수도 있어. 정말 내일 사회주의 혁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아니라면 몰라도 그 정도 사회민주주의 하자면 좌파적 입장에서도 많이 이룬 것인데...그 정도라도 할라면 노조 조직률도 늘리고 진보 정치적 운동에 국민들도 끌어들이고 힘을 키워서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서 스웨덴이 아니라고 하자. 그럼 목표가 뭐냐? 나오는 말이 없거든요. 원론적으로 사회주의 혁명 얘기하는 건데. 스웨덴식 대타협도 못할 노동운동이면 사회주의 혁명 어떻게 합니까? 제 판단이 틀릴 수도 있지만 우리 조건 감안할 때 특히 한창 재벌들이 경영권 불안해서 좌불안석할 때 저는 그때는 조건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지금은 저 자신도 조건이 안 좋다고 생각하는데..재별이 지금은 금산법해서 금융자본 돼볼까 이런 식으로 가는 것 같아서. 재벌들 태도가 이렇게 되면 타협이 힘들어져.그런 조건이 어느 정도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 했던 거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스웨덴도 제일 잘 싸우던 나라인데 타협을 했거든요. 의외로 할 수도 있거든요. 우리 식으로 만들어가야죠. 우리는 노조 조직률 90% 안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회적 대타협을 끌어낼 건가?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활발한 시민운동이라든가? 아니면 특이한 역사적 유산인데, 박정희 때부터 국민동원체제를 통해서 국민이라는 말하자면 일종의 상상의 집단인데 그걸 이용해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금모으기 운동도 했잖아요. 그건 다른 나라에 없거든요. 그런 걸 이용할 수 없는가.노조 점수만 보면 스웨덴은 90점이고 우리는 30점인데 턱도 없는데, 시민운동 30점에 국민이라는 특이한 개념 30점 더하면 나머지 좀 더하면 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유연하게 생각해야 되는데 그냥 직선적으로 비교해보고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거 아닌가? 비현실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항상 현실적으로 가능한 거만 이야기하면 이룰 수 없잖아요? 약간 개인적인 질문입니다. (사촌 형님인) 장하성 교수는 재벌 해체를 주장하고 선생님은 사회적 대타협을 주장했습니다. 두 분의 생각은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서 달라지는지요?  =저는 주주자본주의에 반대하긴 하지만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은 세계사적 의미가 있어요. 원래는 소액주주운동은 펀드매니저들이 하는 건데요.10% 쥐고 있는 놈들이 자꾸 자기를 구박하니 3%있다고 구박하지 말라는 거든요. 참여연대 훌륭한 점은 그걸 사회적 운동으로 승화시킨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 의미를 평가합니다. 장 교수는 사촌 형님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곧은 분이고 굉장히 존경하지만 그 논리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길이 갈리는 거죠  그 자체를 문제 삼은 것 자체가 연좌제 아닌가요.같은 집안이라고 해서 생각이 같은게 아닌데(웃음)..장하성 교수는 미국식 금융자본주의 지지하는 분은 아니지만 저랑은 그림은 다르니까. 그런 면에서는 이견이 있는 거고 각자 자기가 생각하는 거 열심히 하면 결과가 얘기해주겠죠. 재벌 해체 반대하시는 거로 봐도 되나요?  그 전에 두 가지를 구분해야 되는데. 어떤 특정 집안이 재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데는 반대한다. 필요하면 국유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깐. 다만 기업 다각화는 후발국 경제 발전에는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걸 깨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늘 드는 예가 삼성인데 삼성이 다각화 안됐으면 아직 제일모직에서 양복지 만들고 제일제당에서 설탕 만들고 있을 게 아닌가? 현대도 본업이 건설이니 아직도 우즈베키스탄에서 길 닦고 있을 거 아녜요. 다각화됐기에 거기에서 번 돈으로 신사업에 진출한 것이거든요.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녜요. 노키아도 뭐 벌목 전선 피복하던 기업이었거든요.마찬가지로 다각화하는 게 신산업 진출에 도움되니까 그런 구조를 해체해선 안된다고 말한 것이거든요.  서글픈게 재벌은 지금 집안 유지하는게 관심이니까.이씨 집안 어떻게 붙어있을 수 있게 모든 것 다하겠다..제가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반대로 가는 거죠. 이런 의미에서 재벌해체라는 게 뭣을 의미하는건지.그게 만약 다각화 집단 해체라면 저는 반대하는 거고. 그게 아니라 특정 집안 소유라면 뺏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고.  원론적으로 볼 때는 이씨 집안 갖고 한 게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한 거니까 필요하다면 국유화할 수도 있는거죠.  글쎄요.뭐 제가 보기엔 재벌이 특정 집안 것도 아니지만 주주 것도 아니고 결국 국민 것이예요. 옛날에 다 국민들이 키워준거 아녜요.다 보호무역해서 일본에서 더 좋은 차 사올 수 있는데. 미국 텔레비전.그리고 정부에서 직접 준 보조금은 얼마며. 다 희생해서 만들어 놓은 건데. 그런 의미에서 이걸 외국 자본에 뺏기는게 단순히 어느 집안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뺏기는 것이라고 본 거죠.  결국 재벌 보는 시각 3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재벌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거 우리 건데, 우리 할아버지가 만든 것이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고. 제2의 경우는 주주처럼 회사법상 다수 주주 것이라는 입장도 있죠. 제 주장은 둘 다 아니고 우리나라 럼 국민동원체제로 경제발전한 나라에서는 기업이 국민 전체의 소유라는 거죠. 회사가 망하면 채권자 순위가 있듯이 기업도 순위가 있겠죠. 창업자, 주주도 있지만 종업원 하청업체 국민들이 있는 거거든요. 모두 운명을 결정해야하는 것 아니냐. 왜 주주들만 갖고? 전체가 이야기해야 하는 건데 왜 작은 그룹에서 서로 먹겠다고 싸우는 거냐는 거죠? (국민이라는) 더 큰 그룹에다가 물어봐서 결정해야 하는 건데. 재벌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시는 건가요?  그럼요 기업이 진짜 커지면 개인 내지는 어떤 주주들만의 소유가 아니다. 아니, 이번에 보세요. 미국이고 영국이고 일 터지니 다 구제금융 들어가잖아요 그냥 놔둘수 없거든요. 결국 그런 일이 벌어지면 온 국민의 책임이 될 건데, 왜 이익은 자기들만 보느냐는 거죠? 이익 볼 때부터 국민도 보고 일 나면 국민이 세금 내 주는 거고, 그렇게 큰 기업이 되면 반 공기업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거죠.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이 앞으로 10년간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할지요? 또 좌파나 진보 진영은 무엇을 준비하고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할는지요?  =지금 바라는 것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지난 10여년동안 별 생각없이 추종해온 신자유주의 노선을 재고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첫째, 한국 사회가 더 역동성 있는 사회가 되야 하고, 둘째, 더 많은 사람이 잘사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것이라고 요약하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가 10년 동안 역동성이라는 것은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 시장개척 보다는 보수적 경영 기술 개발도 않으려는 관행에 빠져 있고 은행도 기업에 대출안해줄려고 하는데. 90년대 초반 은행대출 90%가 기업.지금은 40% 안팎.그러다 보니 일자리가 안 만들어지고 경제성장도 안되고 국민들은 위축되고 그런 과정에서 불평등이 늘어나고 비정규직 늘어나고 정규직 고용 불안해지고.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행태 자체가 보수화되는데요. 예컨대 우리나라 기현상 가운데 하나가 공부 좀 잘하는 젊은이 의사 변호사가 되려고한다는 겁니다. 물론 의사 변호사가 중요한 직업이지만 2000-3000명 줄세워서 그 사람들의 적성이 다 의사 변호사라는게 말이 안됩니다. 몰리는게 미래가 불안하고 고용안정에 대한 공포감이 심한가 보여주는 것. 이렇게 되면서 젊은이 재능 배분이 잘못되는 거져. 그들 중 많은 수가 과학자 공학도 돼서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데 그런 사람마저 의사 변호사 되려고 한다는 거죠.  우리 경제가 역동성 회복하는 방안은 여러가지가 많이 필요하겠죠. 교육제도 개선도 필요하고 노동시장 개선도 필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금융제도의 개선입니다. 지금 주식시장이 완전 자율화되면서 단기 성과에 대한 압력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고용과정에 기업들이 비정규직 선호하는 거죠. 은행도 보수적으로 기업대출보다는 주택담보 대출 선호한다는거죠.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제도 개선이죠. 이게 어느 면에서는 규제 강화로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서 복지국가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를 보장해줘야 사람들이 실직 공포가 줄어들고 직업 선택도 자유롭게 한다는 거죠. 그게 또 경제 역동성을 살리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금융제도 개선이라든가, 복지국가 강화가 좌파적 입장에서 우파적 입장에서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용을 안정한다고 할 경우 일본은 우파적 입장에서 전체 복지제도 개선보다는 특정 대기업의 종신고용으로 고용을 안정시켰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기업에 안 다니거나 비정규직을 희생시켰죠. 그래서 저는 범 복지국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면에서 저를 좌파적 견해라 볼 수 있지만 이걸 디자인할 때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에 안 묶여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흔히 좌우파 정책이라고 비판하는걸 다른 나라에서 가면 반대일 수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복지국가를 제일 처음 만든 것은 우파로 유명한 비스마르크라는 정치인이었죠. 또 우리가 흔히 좌파 정책인 재벌에 대한 규제 같은 것도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사회민주당이 재벌과 타협해서 사회민주주의를 만들어냈습니다. 특정한 목표가 있다면 수단은 유연하고 현실주의적으로 해야 합니다.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좌파가 뭐냐 규정하는 게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우리 상황에서 좌파라는 걸 규정하자면 적절한 공공 정책을 통해서 다같이, 최대한 대다수가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좌파가 노력해야할 것은 첫째로 복지국가 건설, 둘째 생산적 투자와 일자리 증가, 세번째로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더 큰 변혁을 바라는 분은 그게 무슨 소리냐, 자본주의를 부정해야 하는 거 아니냐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그건 현실적이거나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기에 일단 자본주의 틀을 받아들이는 범위에서 소위 좌파라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 정도 대안이 필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vielee@seoul.co.kr 동영상 편집 손진호기자 nastru@seoul.co.kr
  • 남북경색 한동안 지속될 듯

    남북경색 한동안 지속될 듯

    북한은 1일 올해 정책방향을 담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한 정부에 대해 ‘약속 이행’을 압박하면서 이례적으로 거친 비난을 퍼부었다.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 없이는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을 것임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강경한 대남 정책기조를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美자극 발언은 자제 이는 ‘남측에는 양보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돼 당분간 남북관계가 남북 어느 한쪽의 결단 없이는 경색국면의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만나서 협의하자.”는 남측 당국의 제의에 북측은 줄곧 “먼저 공동선언 이행 의사를 밝히라.”고 주장했다.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서두르지 않고 원칙에 입각해 남북문제를 풀겠다.”고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남북관계의 정체기가 한동안은 더 갈 것임을 예상케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문제를 풀어갈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어설프게 시작해 돌이키기 힘들게 만드는 것보다는 어렵지만 제대로 시작해 튼튼한 남북관계를 쌓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린다.’는 자세로 이해된다. 남측 정부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과 강경입장과는 달리 북측은 신년 사설에서 미국에 대한 적극적인 대화 자세를 나타냈다. 예년과 달리 주한미군기지 철폐,미군철수 등 자극적인 발언을 삼갔고 더 나아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거론했다.앞서 직접 대화를 천명한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달 말 출범을 앞두고 기대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대남관계는 정체·대치 상태로 두고 미국 새 정부와의 관계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집단주의와 자력갱생 등 사상을 강조하고 1950년대 천리마운동식 대중동원을 강조하는 등 과거회귀적이고 더욱 보수화된 모습을 보인 것도 특징이다. 남북관계 경색과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대미 관계 조정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자력갱생과 대중동원을 통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경제난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北내부 단속·경제난 극복 의지 통일연구원 박영호 선임연구위원은 “대미 유화 메시지도 있지만 보다 많은 내용은 이완돼 가는 북한 내부를 단속해 나가겠다는 내부 메시지에 무게가 실려 있다.”면서 “외형적으로 남북관계의 정체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민족적 화해와 단합 실현 등을 강조하는 표현을 쓴 것에 주목한다.”며 “북측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시키거나 큰 폭으로 악화시키기에는 대내외적인 부담이 많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긴장을 높여 남측을 압박하거나 적당한 선에서 경색을 유지해 나가면서 실리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서울독립영화제 위원장 “거침없는 상상력 보여줄 것”

    서울독립영화제 위원장 “거침없는 상상력 보여줄 것”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독립영화제가 찾아온다.11일부터 서울 중구 중앙시네마 인디스페이스에서 9일 동안 흥겨운 독립영화의 향연을 벌인다.‘서울독립영화제 2008’은 경쟁부문 출품작이 623편으로 역대 최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본선에 오른 장·단편 51편과 국내외 초청작 34편 등 모두 85편이 상영된다. 어느덧 34회째를 맞은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슬로건은 ‘상상의 휘모리’다. 지난 3일 오후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조영각(39)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코앞으로 다가온 영화제 때문이다.때로는 스태프와 진행 상황을 상의하며,때로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독립영화계의 젊은 거목’이란 별명답게 영화제에 대한 열정을 쉼없이 쏟아냈다. 조 위원장에 따르면,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자극 주기’이다.그는 “사회가 점점 보수화되고 있는데,도발적이고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야할 영화가 너무 ‘착해졌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면서 “상업영화는 물론이고 독립영화들도 더욱 비판적 자성을 치열히 할 필요가 있으며,이에 ‘세고 거침없는’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많이 선정했다.”고 말했다.관객을 위한 영화제인 동시에 창작자들에게 자극과 에너지를 주기 위한 영화제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18세 관람가’가 많다.해외초청 기획전도 유명감독 특별전 성격이었던 예년과 달리 ‘감각의 독립,섹스-표현의 자유를 누려라’란 주제로 감독 10인(국내 감독 2인 포함)의 작품을 한 편씩 보여준다. 예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성적으로 예민한 고민들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틀 예정이라는 것이다.목록에는 존 카메론 미첼의 ‘숏버스’,브리얀테 멘도사의 ‘서비스’,브루스 라부르스의 ‘산딸기 제국’ 등 문제작이 즐비하다.이송희일 감독,이경미 감독,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김성욱 영화평론가 등 영화계 인사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 무엇보다 단편 초청 부문에서 ‘촛불 영상’ 9편을 상영한다는 점이 획기적이다.조 위원장은 “촛불집회 때 무수히 많은 영상미디어가들을 보면서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을 발표할 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본선 공모 뒤 10월까지 접수받은 작품들을 ‘재밌거나,열받거나’라는 키워드 아래 소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부대 행사로 열리는 세미나도 놓치면 안 될 것 같다.15일 ‘Sex is cinema:영화에서 성적 표현의 문제’에서는 2002년 ‘죽어도 좋아’ 이후 직접적인 성적 표현에 소극적인 국내 영화계 현실을 진단하고,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이해하고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이야기해본다.16일 ‘거리의 촛불,참여 미디어의 가능성’에서는 촛불집회에서 이뤄진 다양한 참여 미디어의 활동을 돌아보고 의미를 되짚어본다. 이처럼 날것의 감각과 감동으로 가득한 잔치마당이건만,‘독립영화’ 하면 왠지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답변이 쏟아진다.“독립영화는 예측하지 못한 쾌감이 있는 세계다.상업적 장치를 거치지 않아,만든 이의 고민과 스타일이 여과없이 담겨 있다.때론 치기 어리고 거칠지만,상업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에너지를 발견하는 의외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영화제는 19일 막을 내린다.하지만 놓치더라도 너무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2003~2004년부터 시작한 지역순회상영회와 수상작 DVD 제작·배급,온라인 상영회 등이 올해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조 위원장은 말한다.“해를 더할수록 작품을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서울독립영화제가 2003년 관객평론가,관객리뷰단 등을 국내 영화제 사상 처음 도입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영화제가 대박났을 때 보람이 가장 크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2008 美 대선 D-6] 제 식구도 못 챙기는 매케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공화당의 존 매케인 대통령 후보가 유세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매케인과 가까웠던 중도 또는 무소속 성향의 공화당 관계자들이 줄줄이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19일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에 이어 23일에는 미네소타 주지사를 두차례나 지낸 칼슨 전 주지사가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24일에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공화당 경선 때 선거운동을 도왔던 윌리엄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이틀 뒤에는 상원 상무위원장을 지낸 레리 스페슬러 전 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이 같은 길을 걸었다. 앞서 지난여름에는 하원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제임스 리치 전 아이오와 하원의원이 오바마를 지지하고 심지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까지 했다.9월에는 공화당 경선에서 패해 이번 11월 선거에 출마가 좌절된 중도 성향의 웨인 길크레스트 메릴랜드 하원의원이 오바마를 지지하고 나섰다. 폴리티코는 이들 대부분이 전직 의원들이거나 주지사 출신이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공화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도 또는 매케인과 같은 ‘이단아’로 분류되는 정치인들이라고 전했다. 15선을 역임한 리치 전 하원의원은 매케인의 공격적인 선거유세 때문에 중도 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레슬러 전 상원의원도 “내가 알고 있던 1970년대의 공화당은 사라지고 없다.”면서 지나치게 보수화한 공화당 분위기를 비판했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도 ‘오른쪽’으로 쏠린 공화당의 정체성을 비판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공화당 경선 때 매케인을 지지했던 윌리엄 밀리켄 전 미시간 주지사는 이달 초 매케인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밀리켄 전 주지사는 “매케인이 유세 과정에서 이슈보다는 오바마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을 하는 데에 실망했다.”며 지지 철회 이유를 밝혔다. 매케인이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면서 전통적인 보수층의 결집은 가져왔지만 동시에 지나친 보수화로 중도 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의 등을 떼밀고 있다. kmkim@seoul.co.kr
  • [2008 美 대선] 파월 변수 지지율 격차 확대? 축소?

    [2008 美 대선] 파월 변수 지지율 격차 확대? 축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지지선언으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 는 대선을 2주가량 남겨놓고 천군만마를 얻었다. 파월과 20년 지기인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미국의 정치분석가들은 파월 전 장관의 오바마 지지 선언으로 중도 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과 무소속 부동층의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인들로부터 존경받는 4성 장군 출신의 파월 전 장관의 오바마 지지는 퇴역 군인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의 선거전략가 사이에는 파월이 지지 선언을 한 시점과 중도 성향의 파월 전 장관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오바마를 지지한 이유가 갖는 상징성이 적지 않다는 데 이견이 별로 없다. 파월은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조지 부시 대통령 아래서 공화당이 지나치게 보수화한 점, 매케인이 경험 부족의 세라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점, 매케인의 네거티브 선거전략과 경제위기 대응책의 일관성 부족 등을 오바마 지지 이유로 꼽았다. 파월이 제시한 이유들은 중도 성향의 공화당 지지자들이 고민하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화당 선거전략가인 알렉스 카스텔라노스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파월은 오바마의 경험 부족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우유 한 잔과 쿠키와도 같다.”면서 파월의 오바마 지지로 최고군통수권자로서의 오바마에 대한 경험부족과 자질시비는 잠잠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빅터 파지오 전 민주당 하원의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파월의 오바마 지지는 무소속 유권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 미키 에드워드는 파월의 오바마 지지선언 그 자체가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부의 매케인 캠프에 대한 비판과 불만을 대변한다는 반응도 다수였다. 노먼 오른스타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이번 선거를 마무리짓는 결정타”라고 평했다. 상당수 선거 전문가들은 영향이 제한적이겠지만 선거를 2주밖에 남겨 놓지 않은 상태에서 파월의 오바마 지지 뉴스가 사흘 동안만 이어져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오바마는 이날 오전 즉시 파월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표시하고, 남은 유세기간은 물론 앞으로도 자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바마측은 파월 전 장관이 유세에 참여하길 희망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매케인측은 파월의 오바마 지지선언은 몇주전부터 예고돼 왔던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매케인은 이날 폭스뉴스선데이와 인터뷰에서 “별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나는 4명의 역대 국무장관과 200명의 군 장성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되받았다. kmkim@seoul.co.kr
  • [한·중 지도자 포럼] “韓·中 경제·안보 협력 제도화 머리 맞댈때”

    [한·중 지도자 포럼] “韓·中 경제·안보 협력 제도화 머리 맞댈때”

    한·중 정상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합의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는 어떻게 구체화되고 있나. 한·중 수교 16년.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 경제관계를 넘어 정치·안보 분야까지 발돋움하려는 양국 관계의 현안 및 동북아 정세를 쉬둔신(徐敦信) 전 주일중국대사와 김한규(전 총무처장관)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장을 통해 짚어봤다.‘한·중 지도자포럼’ 참석을 위해 22일 서울에 온 쉬 전 대사는 23일 서울 프라자호텔 귀빈실에서 김 회장과 대담을 가졌다. 1 한·중관계 김한규 회장 지난 16년 동안 두 나라는 교류확대를 통해 동반상승의 기회를 누렸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통해 이익의 공통기반을 넓혀나가야 할 때다. 쉬둔신 전 대사 한국이나 중국 모두 이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다. 전략적 관계는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양자를 넘어서 동북아 및 국제무대에서 전략적 의의를 지닌 대화상대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또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 신뢰도 목표로 한다. 기회를 나누며, 도전과 어려움을 함께 대처하는 동반자다. 두 나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벗어나려야 벗어날 수 없는 그런 관계가 됐다. 전략적 관계의 많은 발전 여지가 남아 있다. 김 회장 두 나라는 한반도와 양자 관계를 넘어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 현안의 해결책을 함께 찾고 같이 대처하는 사이가 돼야 한다는 데 양측이 의견을 접근하고 있다. 식량난, 석유 고갈 및 에너지 수급, 기후변화, 테러리즘 등에 대한 공동 대처를 위한 각종 협력들이 진행 중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등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한 각종 노력도 그 중 하나다. 쉬 전 대사 동북아 안정을 위한 전략적 대화의 제도화도 빼놓을 수 없다. 북핵 6자회담 등이 제도화의 초보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중국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경제교류 및 안보불안 해소를 위한 ‘협력의 제도화’를 위해 한·중이 머리를 맞댈 때다. 세계화와 함께 지역공동체 진전이란 전 지구적 추세에 동북아가 뒤처져선 안 된다. 2 북핵 문제 김 회장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영변 핵시설 감시카메라와 봉인 제거를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테러지원국을 해제해 주지 않았다며 북한이 미국과 다시 힘겨루기를 벌여 핵 문제는 다시 수렁에 빠진 상황이다. 북핵 문제가 위기상황으로 치닫지 않게 관리하는 데 중국 역할이 컸지만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 소극적이란 지적도 있다. 쉬 전 대사 중국이 북한 핵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대북 식량 및 석유공급을 중단했더라도 북한이 굴복했을지는 의문이다. 북한 국민들이 겪었을 인도적 재난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평화적 방법과 한반도 비핵화란 두 원칙으로 이 문제를 다룬다는 중국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북·미는 북핵문제의 핵심 당사자다. 손해보지 않으려고 밀고 당기는 두 당사자 사이에 믿음은 적고 서로 더 많은 것을 확보하려는 실랑이는 거세다. 그래도 두 당사자 모두 북핵 해결과 관계 정상화로 가는 과정의 중단을 원치 않는다. 위기도 있겠지만 파국은 없을 것이다. 김 회장 보수 우파 정치인 아소 다로 전 일본 외무상이 22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 사실상 차기 총리로 내정됐다. 고개를 드는 민족주의 속에 보수화·우경화가 동북아 정세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쉬 전 대사 아소 다로가 외무상이 됐을 때 같은 우려가 있었지만 그는 냉각된 중·일관계를 녹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미국 추종, 미국 일변도의 정책을 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아시아와 주변국들을 깔보는 듯한 행동도 있었다. 그러다 고이즈미 집권 후기에는 일본 정계와 여론이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변화가 생겼다.‘미국 일변도 정책’과 균형 외교 가운데 어떤 선택이 일본에 도움을 주는지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큰 걱정은 않는다. 경제적으로도 중·일간 무역액은 미·일의 그것을 앞질렀다. 김 회장 동북아지역 협력은 막을 수 없는 대세다. 한국의 제의로 중국, 일본과의 3국 정상회담이 추진돼 왔다. 지난 9월초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사임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첫 동북아 삼국 정상회담은 실현됐을 것이다. 3 중·일 관계 쉬 전 대사 한·중·일 삼국 정상회담에는 중국도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미국을 동북아에서 배척하겠다는 배경이 깔려 있는 것도 아니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중요한 정치·경제적인 역할을 존중한다. 중·일 두 나라는 댜오위다오(釣魚島·센카쿠열도) 등 영토·역사 문제를 안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수십년이 된 지병 같은 난제들이다. 우리는 이런 문제들이 두 나라 관계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우리에겐 평화와 발전이 필요하다. 물론 일본은 역사문제를 더 솔직하고 겸허하게 대해야 한다. 역사문제는 집단적 기억과 민족 감정을 자극한다. 들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 해선 안 된다. 지난 5월 후진타오 주석의 방일 때 두 나라는 전략적 호혜관계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의 성의와 노력, 그 성과에 대해 중국은 높게 평가한다. 4 중·미 관계 김 회장 지난 1∼2년새 미국의 중국 대하기가 크게 달라졌다. 중·미간 고위급 전략대화가 시작됐고 대등한 대화 상대이자 국제사회에서 의무와 책임을 같이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시 정부는 미·중·일 정상회담을 추진해 왔다. 민주당 선거 캠프 관계자들도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미·중·일 3국 정상회담을 실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엔 강대국들만의 지역문제 협의가 편치만은 않다. 쉬 전 대사 한·미는 동맹관계고 한·중 관계 역시 좋다. 한국의 이익에 반하지 않을 것이다. 세 강대국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협의의 장을 갖는 것은 필요하다. 중·미 관계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평온하다. 그렇다고 인권, 종교, 티베트 문제 등과 관련한 미국의 시각은 달라지지 않았고 함정과 굴절도 있다. 중국의 현실과 조건을 고려치 않은 채 지나치게 요구하는 측면도 있다.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jun88@seoul.co.kr ■용어클릭 ●한·중 지도자포럼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인민외교학회와 21세기 한·중 교류협회가 차관급 이상의 지도급 인사들을 모아 두 나라 현안 및 관계발전을 위해 협의·토론하는 자리다. 지난 200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아셈(ASEM·아시아유럽회의) 정상회의에 참석한 주룽지(朱鎔基) 당시 중국 총리 방문을 계기로 2001년 발족, 양국을 오가며 해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는 ‘베이징 올림픽과 후진타오 주석의 방한 이후 관계발전 방안’을 주제로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토론을 벌였다.
  • [김형준 정치비평] 헌법은 문서가 아니라 정신이다

    [김형준 정치비평] 헌법은 문서가 아니라 정신이다

    18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헌절 경축사에서 “민주법치국가에 맞는 헌법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국회내에 개헌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167명으로 구성된 ‘미래한국헌법연구회’도 발족되었다. 헌법 개정론자들은 5년 단임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개정의 핵심 이유로 지적한다.5년 단임 대통령은 “마라톤이 아닌 단거리 달리기처럼 국정운영을 하게 되어, 집권초기 2년에는 개혁 조급증에 시달리고 3년차부터는 급격히 보수화, 무기력화되는 주기적 사이클을 반복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에게 제도적 권력이 집중되는 문제와 여소야대의 분점 정부가 만들어내는 교착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제도적 결함도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통령 중임제, 대선과 총선의 주기 일치 등 권력구조 개편을 제기한다.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개헌 논의가 정략적이고 졸속적으로 전개되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의 사항이 준수되어야 한다. 첫째,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를 최소 1년간 유보해야 한다. 개헌은 폭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일단 논의가 시작되면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된다. 경제는 없고 개헌만이 판을 치며 조기 레임덕으로 국정운영의 불안정을 가져 올 수 있다. 최근 서울신문이 실시한 창간 특집 여론조사에도 국민의 72.4%가 ‘민생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많으므로 헌법 개정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것이 이를 웅변해주고 있다. 둘째, 대의 정치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정치 개혁의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 중임제 등의 권력구조는 민주 정치 운영을 위한 하드웨어에 불과하다. 다수결 원칙의 존중, 소수자에 대한 관용, 대화와 타협 등이 성숙한 대의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소프트웨어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어떠한 권력구조 개편도 그 효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한국 정치에서 국민통합 실패, 여야간 갈등 고착, 대선 경쟁 구도의 조기화 등과 같은 현상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5년 단임 대통령제와 같은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대통령의 미숙한 국정운영, 한국의 전근대적인 정당구조, 배타적 지역주의 등이 핵심 요인이다. 따라서,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셋째, 개헌의 정치적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대선과 총선의 주기를 맞추는 것이 과연 정치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대선·총선 주기가 일치할 경우,‘묻지마식 투표’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의회마저 석권하는 무소불위의 공룡 여당이 언제나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성공적인 대통령제의 핵심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쉽게 무너지게 된다. 이런 내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대선·총선 주기를 맞추면서도 하원 의원 임기를 2년으로 해 정부를 평가하기 위한 중간 선거를 허용하고 있다. 여하튼, 제도만 바뀌면 효율성은 저절로 담보된다는 ‘제도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헌법은 언제든지 수정되고 변경될 수 있는 단순한 종이 문서가 아니라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정신이다. 문서로 보관될 때가 아니라 헌법 정신을 지켜 나갈 때 빛을 발휘한다. 권력구조보다는 헌법에 스며있는 역사를 음미해야 한다는 뜻이다. 1987년 체제의 부산물로서의 ‘5년 단임제’는 실패한 대통령만을 양산했다는 부정적인 평가 이외에 민주와 반독재라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국민의 힘으로 독재와 장기집권의 폐단을 막는 데 기여한 긍정적인 평가도 존재한다. 따라서, 헌법 개정과 같은 국가 중대사는 이분법적 사고와 정치적 편의주의에서 벗어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대를 말하다] 10대 인터넷 댓글 넘어 직접 참여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대를 말하다] 10대 인터넷 댓글 넘어 직접 참여

    ■ 정치 정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토록 지겹게 듣던 ‘정치 무관심’이란 키워드가 유독 2008년에는 무색해졌다. 모두 한목소리로 ‘정치 참여’,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정치 참여에 대한 세대별 특색도 다르다.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그 방식이나 양상에서 차이도 발견된다. ●10대:문화와 정치의 경계를 허물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세대는 단연 10대다. 가장 먼저 거리로 뛰쳐나왔고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쏟아냈다.10대의 이러한 민첩성(?)은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08년 6월 뜨거운 함성’의 도화선이 됐다. 전문가들은 10대 정치참여의 지지세력으로 한결같이 ‘인터넷 문화’를 꼽는다. 하지만 이를 소화하는 방식이 이전 세대와는 달랐다고 말한다. 조대엽 고려대 교수는 “10대는 문화와 정치의 경계를 허물 줄 알았다.”면서 “열려 있는 문화 공간인 인터넷에서 정치적 공론과정을 거치고 그 속에서 토론했으며 그 이슈를 오프라인으로 옮길 줄 아는 보다 활력적인 ‘전자적 대중’이었다.”고 평가한다. 시대적 상황이 달라진 것도 이들 세대의 특성을 규정짓는 큰 요인 가운데 하나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다른 세대들에 비해 덜 편향되고 더 개인주의적이며 불만이 있으면 거침 없이 참여할 줄 아는 세대”라고 말한다. 이들은 또 부모들로부터 ‘뜨거운 피’도 수혈 받았다. 유시춘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은 “정치성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중 하나는 부모”라면서 “하지만 10대는 과격성을 띠지 않는다. 부모세대가 쟁취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20∼30대:평생을 끌고 갈 ‘외환위기 트라우마’ 10대와는 불과 10년 차이. 하지만 20대의 정치참여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다소 염세적이다.‘경제위기로 주눅이 든 세대, 취업의 압박 속에서 결국 가장 우울한 청춘을 보낸 세대, 결국 개인문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세대’라는 게 20대의 꼬리표다. 신광영 교수는 “20대는 학창시절에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폐쇄적 교육을 받고 만성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살아왔다. 결국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고 자기 방어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한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이번 20대는 역대 20대 중 가장 보수성향이 강한 세대”라고 아쉬워했다. 30대는 다소 ‘애매모호’하다는 평가다.‘386’ 선배들의 조금은 과격한 정치 참여를 보고 배웠지만 외환위기로 인해 수백장의 이력서를 써야만 했다. 정치적으로는 주먹을 불끈 쥐며 희망을 키웠지만 구직의 늪 앞에서는 절망을 배웠다. 신광영 교수는 “사회적 적응도도 빠르지만 비판적 생각도 갖게 되는 이중적 속성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40대:민주주의를 완성한 ‘공로자’ 한국의 민주주의에 가장 큰 공로자를 꼽으라면 단연 지금의 40대다.87년 6월의 뜨거운 함성은 바로 이들로부터 시작됐다. 조대엽 교수는 “이들은 이성적으로 정치화된 세대다. 민주화 투쟁은 이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경험으로 자리잡고 있다. 참여의식과 저항의식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유시춘 이사장은 “이들은 권위주의에 저항할 줄 알고 조직의 집단적 문화를 이해한다. 이들 40대가 있는 한 급격한 보수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40대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과 총선은 이들의 ‘변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민전 교수는 “그간 선거에서 386으로 대표되던 40대의 변심이 뚜렷이 보였다. 특히 경제에서 보수적 색채를 지녔던 이들이 생활에 위기를 겪으며 전반적인 보수화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김승훈 이경원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대를 말하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세대간 갈등 원인과 극복 방안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대를 말하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세대간 갈등 원인과 극복 방안

    세대 차이는 당연한 것일까. 동시대에서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왜 세대에 따라 차이를 보일까. 그리고 이런 세대 차이는 모두 갈등으로 표출되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동연(국립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학과 교수)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 소장을 초청해 창간기념 좌담을 갖고 세대의 차이와 갈등에 대해 논하고, 이를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세대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박명호 교수 문화적 차이라는 부분이 정치학적 면에서 보면 정치적 태도나 선택에 있어서 차이로 인식된다. 정치학적으로 보면 10년대로 잘라서 연령효과, 세대효과와 관련해 논의된다. 연령효과라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는 것이다. 정치사회화를 겪은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서 특정 나이대는 특정 경험을 공유할 수밖에 없고, 공유된 인식이 이후에 연령이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된다고 하는 것이 세대효과라는 부분이다.386세대가 이전·이후 세대에 비해 진보적인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 연령대가 올라가도 이것이 지속되는 것이 좋은 예다. 이동연 소장 세대론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정치적·이데올로기적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대를 관통하는 지점을 놓고 보면 전쟁을 기준으로 나누는 큰 구분이 있다. 전후 세대는 다시 냉전세대와 탈냉전 세대로 구분한다. 유럽으로 보면 1968년, 우리나라로 보면 1987년 민주항쟁과 1992년 서태지의 등장 등 몇가지 중요한 분기점이 세대론의 대상이고 함의로 볼 수 있다. 그것이 세대들을 말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 홍성태 교수 실증이 더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세대를 크게 구분해 보면 ▲50대 후반 이상 ▲30대 후반∼50대 초반 ▲10대 후반∼30대 중반이다. 첫번째 세대는 전쟁과 박정희식 경제성장, 조국경제화 등을 겪었다.1960∼70년대에 특히 한국경제가 굉장히 크게 변화하면서 물질적 변화를 바탕으로 한 청년문화도 나타난다. 한국 사회라는 이름은 같아도 사회의 질이 달라진 것이다.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은 1970∼80년대를 지나면서 접한 고성장 경험이 크다.1990년대 이후의 신세대는 지금의 20대와도 상당부분 유사하다. 사회적·정치적 선택 면에서 3개의 세대가 바탕이 있는 것 같다. ●시대는 변해도 세대문화는 변하지 않는가. 박 교수 전체적으로 보면 연령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 사회전체적으로 중도보수화되면서 386을 중심으로도 중도보수화라는 자리바꿈 현상이 일어났다. 지속적인 변화인지 일시적인 시대효과에 따른 변화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현재로서는 시대효과로 봐야 할 것이다. 정치적 선택이 그때그때 바뀌고 주기가 짧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소장 KBS 앞에서 북파공작원들이 난동을 피운 다음날 가봤는데 고등학교 3학년생이 있었다. 처음 왔다고 하는데 전날 난동을 보고 열받아서 나왔다고 하더라. 그런 어르신들, 정치권들이 10대가 보기에는 쿨하지 않은 것이다. 쿨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10대가 착시현상에서 자유롭기 때문인 것 같다. 기대를 하고 있지만 기대를 할 수 없는 부분을 알기 때문에 착시현상으로부터 자유롭고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교육적 위압감 등으로 어린 세대이긴 하지만 기댈 곳이 더 이상 없다는 인식을 한 것 같다. ●20대가 보수화되고 있다는 것인가. 홍 교수 지난 대선에서 20대와 60대가 가장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는 점에서는 가장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세대가 비슷했기 때문에 세대개념이 무의미해졌다. 박 교수 총선과 대선 결과만 보면 양극에 속해 있는 세대가 비슷한 양상을 보인 것인데 지금은 요동을 치는 상황이다. 총선이 끝난 지 3∼4개월밖에 안 됐는데 벌써 총선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홍 교수 똑같이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20대와 60대가 경제부문에서는 유사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차이가 난다.60대는 독재도 좋다는 것이고 20대는 이에 반감이 있다. 경제적인 보수주의를 받아들이는 이유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부분에선 부합하지만 어떤 면에선 상극을 보이는 것이다. 박 교수 연령대가 아닌 경험이 세대 특성을 구분짓는다. 월드컵 등의 계기가 있다. 홍 교수 사회학적으로 보면 연령효과보다 세대효과가 더 크다.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세대는 60대 후반의 반전세대다. 오히려 밑으로 내려갈수록 보수적이다. 우리의 20대가 공유하고 있는 세대적인 경험은 고성장 이후 저성장 시대에서 오는 경제적 압박과 그에 따른 좌절감이다. 그래서 20대를 전반적으로 평가할 때 보수화보다는 합리화, 다원화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 소장 20대가 효율성의 원칙에 의해 정치적 선택을 하는 것 자체가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1980년대 유럽에서 느꼈던 신보수주의화와 유사해 보이는 것인데, 어제 가르치는 학생이 친구들과 이야기하던 중 촛불집회를 옹호했더니 친구들이 미국산 쇠고기 먹기 싫으면 호주산 먹으면 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더 팔아서 경제가 나아지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이는 60대가 갖고 있는 것과는 다른 생각이다. 하지만 그 자체가 합리적인가, 합리적 보수인가 생각해 보면 신보수주의로 볼 수 있다. ●세대 갈등을 또 다른 힘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은. 이 소장 세대 문화에 대한 연구, 평가라고 할 때 상수와 변수가 있다고 본다. 고정변수로서 세대의 특성이 있고, 변수로서는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이 있는데 이것이 세대효과다. 시대가 지나서 평가될 때는 시간적 패러다임 속에서 일반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세대론이라는 것이 정치·경제·사회적인 측면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는 있지만 20∼30년 지나서는 지표로 읽을 수 있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가 20대에 대해 착각하듯이 20대도 이명박 정부를 착각하는 것이다.20대가 착각을 깨닫는 순간 우리 사회의 진보적 발전을 위해 20대가 자기 행동을 할 것이다. 다만 그 깨달음이 이 정권 안에서 이뤄질 것인지는 판단이 필요하다. 박 교수 갈등이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이 세대문제를 보는 기본적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세대가 가져야 할 시대적인 가치나 역할이 있다고 본다. 그 세대는 그것에 충실했던 것이고 그런 측면을 인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 마치 타도의 대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공존의 미학이랄까. 앞선 세대가 같이 이해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어린 세대가 윗세대가 되면 또 아랫세대를 포용하고, 그렇게 우리 사회의 발전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공존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홍 교수 젊은 세대는 문제를 드러내고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 그런데 20대가 합리적인 적응을 추구한다.20대가 개혁을 요구하지 않으면 그 사회는 희망이 없다. 기성세대가 그런 관점에서 조심해야 한다. 젊은이들은 패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똑똑한 것이 아니라 영악하고 자기 밥그릇을 잘 챙긴다는 말을 들으면 안 된다. 그 세대를 열어줄 책임이 있다. 정리 유지혜 김정은기자 wisepen@seoul.co.kr
  • 386세대 중도·보수화 2배 이상 늘어

    386세대 중도·보수화 2배 이상 늘어

    몇몇 연구들은 2002년의 대통령 선거부터 세대 간의 갈등이 새로운 균열의 축(軸)으로 부상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나아가 2004년의 총선에서도 세대변수는 지역주의 투표행태와 함께 선거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세대변수는 정당지지와 관련하여 강한 인과관계를 가진 것으로 입증됐다. ●전 연령대에 걸쳐 중도성향 40%대 유지 2004년 총선과 2008년 총선에서 나타난 정치세대와 이념성향의 관계를 살펴보면, 우선 20대의 중도·진보적 성향이 4년 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진보적 성향이 약간 줄며 보수적 성향이 일부 증가한 모습이다. 30대는 보수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세대의 경우 2004년 총선에서는 전체적으로 중도·진보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2008년 총선 상황은 4년 전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전체적으로는 중도·보수적 이념성향이 지배적 현상이 나타났다. 40대는 30대보다 중도·보수화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2008년 총선의 경우 386세대에서 진보적 이념성향은 4년 전에 비해 절반이하로 줄어들었다. 반면, 보수적 이념성향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따라서 탈냉전 민주노동운동(30대) 세대와 386세대는 2007년 대선에서부터 시작된 우리 사회의 보수화 경향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정치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2004년과는 정반대 상황이다.2004년 총선에서는 2002년 대선에서 시작된 한국사회의 진보화(化) 경향이 2004년 총선에서는 탈냉전 민주노동운동 세대와 386 세대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동시에 386 세대 이하에서 나타난 중도성향의 우위 현상은 2007년 대선에서도 나타났던 것으로 진보성향의 상당수가 중도화(化)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세대별로 비교해보면,2008년 총선에서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보수적 이념성향이 강화되는 추세가 뚜렷했다. 이러한 현상은 2007년 대선에서도 확인됐다. 즉,2007년 대선의 연령대별 이념성향을 보면 연령이 높을수록 보수적 성향이 강화되는 일반적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2007년 대선에서는 연령대별 이념성향 분포에서 중도적 성향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대 이하에서 각 세대별로 최대인 40%대를 유지하고 있었다면,2008 총선에서는 전 연령대에 걸쳐 중도적 이념성향의 유권자가 40%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령대 높아질수록 한나라당 후보 선택 40대 이하의 연령층에서 중도적 이념성향의 유권자 비중이 최소 46%(40대)에서 최대 53.3%(30대)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정치세대 분류에서 386세대에 해당하는 40대와 탈냉전 민주노동 운동 세대의 중도·보수화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중도·보수화 경향은 투표성향에서도 이어진다. 즉,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지역구와 정당투표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이전 연령대보다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는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 등 기타 보수 세력에 대한 선호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2008년 총선에서도 2007 대선에서 나타났던 이념성향의 유동적 성격이 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2007년 대선의 보수회귀 분위기가 2008년 총선까지 이어진 것이다.
  • 인물·정당 선택에 이념성향이 큰 영향

    인물·정당 선택에 이념성향이 큰 영향

    한국선거학회(회장 김형준)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한 ‘2008년 총선과 유권자 투표행태 분석’ 세미나가 27일 선거연수원에서 열렸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와 박명호 동국대 교수의 주제발표를 요약한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 ‘이념과 투표행태’ 유권자의 이념은 한국선거에서 유권자의 투표행태를 결정해온 변수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아 왔다. 특히 2000년 국회의원선거에서 이념정당을 추구하는 민주노동당이 의회에 진출함으로써 선거와 이념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더욱 증가시켰다. 나아가 이번 2008년 총선에는 민주노동당과 더불어 진보신당이 총선에 출마했고 이와 반대편에서는 친박연대와 자유선진당도 유권자의 선택을 이끌었다. ●이념과 투표참여 상관관계 없어 2008년 한국에서 유권자의 이념성향을 결정하는 요인들은 연령, 교육, 고향(전라도 출신)을 꼽을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일관적인 것은 연령 변수로서 유권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보수적이다. 그리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전라도 출신의 유권자일수록 진보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합민주당에 가깝다고 느낄수록 진보적이나 한나라당에 가깝다고 느낄수록 반대였다. 선거이슈 가운데 재벌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볼수록, 복지예산을 축소해야 한다고 볼수록, 대북지원을 줄여야 한다고 볼수록, 미국과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볼수록, 사교육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볼수록, 국가발전을 위해 개인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볼수록 유권자가 보수적이었다. 또한 유권자가 경제발전을 위해 환경파괴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할수록 보수적이었다. 그렇다면 2008년 한국에서 이념적으로 보수적인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컸을까. 유권자의 투표참여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유권자의 이념은 투표참여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이와 동시에 경제선거 변수들도 유권자가 투표참여를 결정하는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사회경제적 지위 또는 인구학적 변수, 정치심리적인 변수, 지역주의 변수들은 유권자의 투표참여에 중요한 결정요인이었다. 하지만 선거 이슈는 상대적으로 일관적이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다른 한편 유권자의 이념성향은 2008년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비례대표를 선택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나타났다. 보수적인 유권자일수록 한나라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그 외에도 유권자가 지지할 정당을 결정하는 데 사회경제적 지위 또는 인구학적 변수, 정치심리적인 변수, 경제선거 변수, 지역주의 변수, 선거 이슈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었다. ●이념에 따른 투표행태 더욱 활발해질 듯 이러한 연구결과는 한국선거의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알려진 지역주의, 세대, 이념이라는 변수가 2008년 총선의 결과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2004년 이후 한국사회가 보수화의 흐름에 있다는 지적이 많아진 환경에서 유권자가 선거의 이슈에 대하여 자신의 이념에 조응하는 입장을 표시하는 것도 확인되었다. 유권자가 주관적인 자신의 이념적 위치에 대한 평가와 각종 선거 이슈에 대하여 일관성있는 평가를 제시하는 것이다. 유권자 수준에서 자유로운 이념적인 활동이 보장되고 정당차원에서 좀 더 이념적인 정당이 등장함으로써 앞으로 유권자의 이념 성향에 기초한 투표행태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견되나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인사실패로 민심 이반…李대통령이 변화해야”

    “인사실패로 민심 이반…李대통령이 변화해야”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기대를 걸었던 보수진영 인사들의 요즘 심정은 어떨까. 김영삼 정부에 몸 담았던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이각범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과 제성호 중앙대 교수로부터 현 시국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들어봤다. 보수주의자이지만 3인 모두 촛불시위로 발현된 민심을 존중하는 ‘전향(前向)성’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인사 실패를 민심이반의 결정적 원인으로 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했다. 윤 전 장관은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촛불시위의 에너지를 사회변혁의 긍정적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이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이 전 수석은 이 대통령이 단편적 인기영합주의를 지양하고 국정에 대한 종합적 고찰을 해야 한다고 고언했다. 제 교수는 땜질식 개각이 아닌 고강도의 인사쇄신을 주문했다. ▶국민의 압도적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출범 100일 만에 난국에 처한 이유는 무엇인가. 윤여준 전 장관 인사 잘못이 결정적이다. 개인적 국정 경험에 비춰 보면 민심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인사다. 이각범 전 수석 편파 인사가 문제다. 그토록 지탄받던 노무현 정부의 ‘코드 인사’를 몇 배나 능가하는 파행 인사가 난국을 낳았다. 제성호 교수 강부자 내각, 기업 프렌들리라는 말에서 보듯 서민 프렌들리 정부라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쇠고기 문제가 터진 것이다. ●촛불시위자 모두 불순세력으론 안 봐 ▶쇠고기 재협상을 주장하는 촛불시위의 이면에 배후조종 세력이 있다고 보나. 윤 전 장관 개중에는 선동하는 세력도 있고 놀아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두를 다 불순세력으로 보는 시각엔 동의하기 어렵다. 촛불시위 현장에 가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건(배후조종설은) 본질이 아니다. 그렇게 보면 답이 안 나온다. 이 전 수석 그런 요소도 있기는 하겠지만 전적으로 배후조종 세력에 휘둘린다고 보지는 않는다. 민심이 돌아서서 그렇게 된 것이고 쇠고기 협상을 계기로 반(反)이명박 정부 성향 세력이 투쟁양상으로 변했다고 본다. 제 교수 쇠고기 문제는 근본적으로 과학적 전문지식과 관련있는 사안으로 전문가의 견해가 중요하다. 협상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합리적인 정책토론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사안이다. 문제가 커진 데는 일반 시민 등 비전문가들의 무책임한 자극적 발언이 급속도로 확산된 측면이 있고, 인터넷 상에서의 교묘한 선동이 있었다는 시각이 유력하다. 문제의 쇠고기가 미국산이 아니라 호주산이라면 이처럼 문제가 커졌을까. ▶촛불집회 민심을 경시하다가 파문을 키웠다는 지적이 있다. 보수가 민심의 변화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윤 전 장관 이게 이념의 문제인가. 보수가 변화에 둔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 재협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다 진보인가. 이 전 수석 당연히 정부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데 대한 반감이다. 제 교수 그런 점이 없지 않다고 본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집권기를 ‘잃어 버린 10년’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이런 전면적 부정이 부메랑이 돼 시대변화에 대한 보수진영의 감각을 무디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10년 동안 어쨌든 사회는 더 민주화됐고 국민의식은 더 성장한 것 아닌가. 윤 전 장관 잃어 버린 10년이라는 주장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과가 있는데 너무 과만 본 것은 문제다. 잘한 건 잘한 대로 균형잡힌 자세를 보여 줬어야 하는데 아쉽다. 이 전 수석 ‘잃어 버린 10년’은 맞는 말이다.10년 동안 세계사의 진운을 사이비 진보세력이 따라가지 못해 국가 경쟁력이 위축되고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상실했다. 이명박 정부가 잃어 버린 10년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 제 교수 10년간 좌파 정부 아래서 국가의 근본이 훼손된 것은 사실이다. 지난 10년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고칠 건 고치고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물론 잘한 것은 계승해 발전시켜야 한다. ●과거정부 잘한 것은 계승 발전시켜야 ▶386세대 이후 젊은 세대들이 보수화로 기운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이번 촛불시위는 10대,20대들이 주도하고 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윤 전 장관 시대변화가 한국사회의 구조변화를 무섭게 몰고 오고 있다. 모든 권위가 무너지고 있다. 교육, 공권력, 삼성 등 한국사회의 ‘파워센터’들이 차례로 와해됐다. 어린 학생들의 행동은 무서운 동력인데, 한국사회를 수평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치인들과 정부가 깊이 뜯어 보고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구조와 권위를 어떻게 만들고 저 분출하는 에너지를 어떻게 한 곳으로 모을까를 고민하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자세다. 최근 영국 보수당이 ‘우애’(友愛)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추세를 본받아야 한다. 과거의 수직적 소통이 아닌 수평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게 세계적 흐름이다. 이 전 수석 젊은층이 전반적으로 보수화된 것은 맞지만 상당히 현실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쇠고기 문제도 생활과 직결된 문제니까 젊은이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다. 제 교수 급식 대상인 학생들이 자신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이기에 목소리를 냈다고 본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10대·20대 촛불시위는 독특한 청년문화 ▶투표율은 낮은데 촛불시위 참여열기는 높은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대의민주정치에 대한 불신과 직접민주정치 욕구의 발현인가. 윤 전 장관 민주주의의 장래가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다. 정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정치권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시각이 부정적이다 보니 대통령과 국민이 맞대결하는 불상사가 나타난 것이다. 이 전 수석 2002년 월드컵이 촛불시위와 관련이 있다. 붉은색 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이 시청 앞으로 모이지 않았으면 미선·효순양 촛불집회도 없었을 것이다. 모여서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는 걸 즐기는 한국의 독특한 청년문화로 이해한다. 제 교수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촛불시위 참여율과 관련 있다는 분석은 일리가 있다. 넓은 의미의 직접민주주의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안에 대해 직접민주주의를 하려는 것은 과욕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총선의 압도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6·4 재보선에서는 참패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책이 정권교체 주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윤 전 장관 한나라당의 승리가 반사적 이득이었듯 이번 민주당의 승리도 반사적 이득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전 수석 그렇다. 이명박 정부는 보수세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금과 같은 국정 혼란을 반복하는 한 지지를 못받을 것이다. 제 교수 100일도 안돼 새 정부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상황을 놓고 5년 단임 대통령제의 문제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4년 중임제나 내각제 개헌이 정치 어젠다로 본격 제기될 것으로 생각된다. ●MB노선은 실용주의 아닌 편의주의 ▶이 대통령이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윤 전 장관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지금 이 대통령의 노선은 실용주의가 아니라 편의주의다. 취임 전 원점으로 돌아가 뭘 잘못했는지 냉철하게 고민해야 한다. 어떤 나라의 지도자도 다수 국민의 의사에 반해 국가를 끌고 갈 수는 없다. 이 전 수석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 국가정책의 종합적인 고찰은 없이 안건 하나 하나에 단편적·단기적 승부를 본다. 너무 포퓰리즘적이다. 제 교수 쇠고기 문제로 촉발된 성난 민심을 달래야 한다. 고유가, 생활고에 허덕이는 서민의 어려운 삶을 보듬어 줄 대책을 내놔야 한다. 사회복지도 말로만 하지 말고 실효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단행해야 할 인적 쇄신의 방향과 폭은. 윤 전 장관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이 대통령을 가장 잘 이해하고 성원하는 신문들이 사설을 통해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비롯한 내각, 청와대 전면개편을 촉구하더라. 이 기준에도 못 미치면 국민이 흡족해 하겠나. 이 전 수석 폭은 문제가 아니다.21세기 시대정신에 맞는 유능한 사람들을 중용해야 한다. 제 교수 땜질식 개각으로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어렵다. 고강도의 인적 쇄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보나. 윤 전 장관 CEO 출신이라 ‘정치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다. 국민 설득 과정을 비효율·비생산으로 보다 보니, 국민교감이나 설득이 없는 것이다. 이 전 수석 여러 세력을 포용하지 못한다. 국가 전체에 대한 견해와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제 교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CEO 리더십의 긍정적 측면은 잘 살리는 한편 소통과 타협의 리더십을 보완하면 좋겠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면 안돼 ▶촛불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진보진영에 할 말이 있다면. 윤 전 장관 충정은 이해하나 대통령과 정부에 어느 정도 시간은 줘야 한다. 이 전 수석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지는 말았으면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밉다고 국가간 협상까지 뒤엎으려고 하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될 것이다. 냉정하게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 제 교수 이제 촛불시위가 의도한 것은 대부분 달성됐다고 본다. 그러니 시위를 중단하는 게 옳다. 시민단체는 본연의 권력감시 역할로 돌아가고, 정부와 정치권은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종락 김상연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 [위기의 한국 벤처산업] (2) 원인 진단

    [위기의 한국 벤처산업] (2) 원인 진단

    “안정된 직장보다는 상상력을 좇는 드리머(꿈꾸는 사람)´가 많아야 하는데 요즘은 그런 사람 만나기 참 힘들어요. 다들 공무원이나 교사로 몰려가는 세상이잖아요. 물론 우리 같은 드리머들에게 관심 갖는 투자자들은 더더욱 없지만요.” 한 벤처기업인은 19일 지금과 같은 인력·자원·제도 등 환경에서 국내 벤처산업이 다시 날개를 펴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가장 먼저 벤처인들 스스로 위기를 초래했고 여기에 정부의 잘못된 정책 등이 맞물려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자금유입 부족 악순환 국내 벤처업계는 2000년 전후의 벤처 열풍이 붕괴된 이후, 이렇다 할 새 기술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인터넷 분야만 해도 전자상거래, 검색, 커뮤니티 등을 빼고는 별다른 서비스가 나온 게 없다. 인터넷 솔루션업체 넷다이버의 김도형 이사는 “엄밀히 말해 새 시장을 창출할 신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이 아니라면 벤처라고 부를 수 없다.”면서 “그런데도 실제로는 기존 기술을 그대로 따라하는 업체들조차 스스로 ‘벤처 창업’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벤처자금의 기근은 기술개발의 부진과 서로 ‘닭과 계란’의 관계를 형성하며 산업전반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창업투자사들의 자금은 2003년 정보기술(IT) 부문에 전체의 49.7%가 배정되고 일반제조업 부문에 18.8%가 투자됐으나 지난해에는 그 비율이 각각 34.1%,30.0%로 좁혀졌다.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닷컴 열풍 때 나타났던 벤처캐피털들의 ‘묻지마’식 투자행태가 벤처거품 붕괴 이후 급속히 보수화되면서 당장의 실적에 기반해 투자하는 경향으로 바뀌었다.”면서 “과거 실패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이기는 해도 벤처캐피털의 원래 목적이 고기술·고위험 산업군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적자생존’의 원리 사라진 벤처 생태계 업계 스스로 벤처 생태계의 생명인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철칙을 깨뜨렸다는 지적도 많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는 무려 8000여개에 이르며 이 중 태반이 겨우겨우 연명해 가는 형편”이라면서 “치열한 시장경쟁을 통해 업계의 구조조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는 정부가 한계기업들을 먹여살리는 데 지나치게 신경을 썼던 것도 원인이 됐다.”면서 “벤처들에 개발자금이 아닌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데 치중함으로써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막은 것은 물론이고 적자생존의 원칙을 가로막았다.”고 했다. ●대기업과 상생의 연결고리 단절 대기업과 벤처기업간 상생(相生)의 구조가 형성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SK C&C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기술은 소비재로 바로 연결되기보다는 기업간 거래를 통한 생산재 구실을 하는 요소기술이 많아 그 자체로는 상용화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기술을 개발해 놓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서비스로 연결할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업체들이 많다.”고 했다. 벤처기업이 신기술을 만들어 내도 정부규제 때문에 사장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주량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무총리실에 등록된 8000여건의 규제 중 16.5%인 1280건은 IT서비스와 IT서비스를 활용하는 금융·물류·유통·방송·통신 서비스에 대한 규제”라면서 “기술개발이 산업과 연결돼 새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규제가 기술개발까지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만성화된 인력난 이런 가운데 안정적인 직업 선호와 이공계 경시 등으로 벤처의 생명인 ‘인재’의 질과 양도 갈수록 빈약해지고 있다. 보안업체 잉카인터넷 관계자는 “유능한 개발자를 구해야만 남보다 앞서 첨단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지만 우리 구미에 맞는 인재를 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우리 회사에서는 경력직을 선호하지만 정작 이들은 ‘벤처업계를 벗어나 안정적인 대기업으로 가겠다.’는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어 좀체 이견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한국의 보수화, 분야별 불균등 진행

    2007년 대선 직후 선거결과를 놓고 다양한 원인분석 작업이 이뤄졌다.2002년 대선에 비해 유권자들이 보수화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민주화세력의 대안창출 실패,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득세, 사회적 양극화와 경제불안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근 출간된 반년간지 ‘시민과세계’는 이 같은 단정적인 결론과는 거리를 둔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보수화 원인을 설명하는 여러 견해와 주장을 검토하기에 앞서 필요한 것은 과연 한국사회가 진정 보수화되고 있는가에 대한 사실적 차원에서의 확인”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한국사회는 보수화되었나?:의식과 이념의 변화’라는 기고문에서 보수화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경험적 분석을 시도한다. 그동안 특정 시기를 기준으로 유권자의 보수·진보 성향을 평가한 조사는 적지 않았으나,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비슷한 질문을 던져 답변의 변화 추이를 살펴본 연구는 흔치 않다. 한 교수는 2002년 이후 실시된 각종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수화 정도를 분석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02년,2004년,2006년,2007년에 각각 실시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중도로 평가하는 사람이 증가한 반면 보수라고 답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동아시아연구원이 2004년과 2007년에 측정한 이념성향 조사결과에서도 자신이 진보에 가깝다고 말한 사람이 2007년 들어 소폭 늘어났다. 성향 조사만으론 한국사회가 보수화됐다고 단정짓기 힘들다는 얘기다. 한 교수는 경제, 정치·외교, 사회, 문화 분야로 나눠 보수화를 분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조사)했다. 그 결과 경제와 정치·외교 분야의 보수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성장보다 복지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2003년 76%에서 2007년 34%로 감소한 반면, 경제성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6%에서 37%로 늘어났다. 경제성장을 위해 노조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은 같은 시기 32.2%에서 48%로 증가했고, 재벌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대답은 62.5%에서 52.4%로 감소했다. 미국에 대한 태도를 묻는 질문은 거부감(41.2→20.6%)과 호감(24.5%→42.9%)의 비율이 역전됐다. 반면 남아선호에 대한 태도와 직업 여성의 가사전담 문제,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정착에 대한 의견은 큰 변화가 없거나 완만하지만 개방적·진보적으로 바뀌었다. 한 교수는 “한국사회의 보수화는 불균등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주도하는 것은 주로 경제 및 외교 분야의 쟁점들”이라고 요약했다. 정작 한 교수가 주목하는 부분은 자신의 처지를 바라보는 국민의 현실인식과 문제해결 방식 간의 괴리다. 한 교수는 “다수 국민이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차별이 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해법으로는 복지 확대가 아닌 성장 드라이브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이율배반적 보수화는 2007년 대선 시기에 유독 확대된 것이라기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적 흐름 속에서 줄곧 강화돼온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日 60년대 학생운동 세력 국가 경제성장 중추 변신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1960년대도 사회 전반에 걸쳐 뜨거웠다. 빈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제 성장의 궤도에 집입하던 시기다. 또 낡은 권위의 틀을 깨려는 학생운동이 불길처럼 일어났던 때다. 사회적 변혁기였다. 흔히 ‘학생운동에서 시작, 학생운동으로 끝난 10년’이라고 일컫는다. 이소자키 노리요 가쿠슈인대학 교수는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47∼49년생)가 당시 학생운동의 주축이었지만 투쟁 현장을 떠난 뒤 모두 산업현장에 뛰어들어 경제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정치·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세월의 흐름 에 녹아든 탓에 딱 짚어 내기도 어렵다는 얘기다.60년대 전반은 ‘전국일본학생자치회총연합(전학련), 후반은 ‘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전공투)’가 주도했다. 전학련은 미군의 일본 주둔을 공식화한 ‘미·일 안보조약’의 반대투쟁을, 전공투는 학내 민주화와 탈권위주의 운동을 이끌었다. 특히 68년 7월2일 도쿄대 전공투의 야스다 강당 점거사건은 학생운동의 한 획을 그었다. 점거 사태는 69년 1월18일 6개월여 만에 경찰의 강제 해산에 의해 막을 내렸다. 도쿄대는 당시 69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야스다 강당 사건 이후 학생운동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과격한 투쟁과 함께 노선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지지를 잃었다. 동시에 시민들의 사회 변혁에 대한 의식도 경제 성장에 따른 생활 환경의 개선에 무뎌졌다.‘불꽃놀이의 폭죽처럼 확 일었다가 사그라졌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고바야시 가즈히로 도쿄신문 논설위원은 “60년 이케다 하야토 총리가 추진한 ‘소득배증계획’의 실질적인 효과는 국민들의 사회의식을 바꾸는 데 결정적이었다.”면서 “폭력적인 학생운동도 시민들을 식상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사회는 한층 보수화 쪽으로 흘렀다. 학생운동은 70년대 들어서 소수 과격으로 치달았다. 대표적인 조직이 적군파다.70년 3월 도쿄 후쿠오카행 일본항공(JAL) 여객기 요도호를 공중납치, 북한 평양으로 들어갔다. 당시 범행을 저지른 적군파 4명은 현재 북한에 생존해 있다. 적군파의 활동은 72년 2월19일 아사마산장의 인질사건을 끝으로 사실상 맥이 끊겼다.10일간 인질사건을 벌인 적군파 5명은 도피 과정에서 동료 14명을 사살, 충격을 줬다. 70년대 크게 활성화된 ‘생활협동조합운동(생협)’의 모태도 60년대 학생운동에 기반을 뒀다. 생협은 생활과 밀접한 활동을 전개,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생활 공동체의 풀뿌리 운동으로 자리잡았다. 시민단체의 대중화 토대도 마련했다. 지난 1월 현재 등록된 시민단체는 3만 3675곳에 달한다. 나일경 주쿄대 교수는 “생협은 정치적 성향에 질린 운동의 대안으로 등장한 생활밀착형인 까닭에 주민들과 호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hkpark@seoul.co.kr
  • 영화도 TV드라마도 ‘男데렐라’ 전성시대

    영화도 TV드라마도 ‘男데렐라’ 전성시대

    ‘우리도 신데렐라의 유리구두가 필요해!’ 드라마와 영화의 흔한 인기 소재로 자리잡은 신데렐라 콤플렉스. 하지만 이젠 여성들의 전유물을 넘어 남성의 욕망을 대변하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1000억원대 자산가의 ‘데릴사위 공개모집’에 수백명이 몰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여성의 능력을 통해 신분상승을 꿈꾸는 남자 신데렐라들은 이제 더 이상 실생활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비스티 보이즈’ ‘프라이스리스´ 개봉 5월 극장가에서 경쟁하게 될 한국영화 ‘비스티 보이즈’와 외화 ‘프라이스리스’도 이같은 ‘남(男)데렐라’들을 소재로 삼고 있다. 여성 고객들을 상대하는 술집 호스트의 세계를 그린 영화 ‘비스티 보이즈’(감독 윤종빈).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는 ‘굉장한 녀석들’이란 뜻이다. 이 영화에는 ‘공사´라는 은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남자 접대부인 호스트들이 여자 손님을 유혹하여 돈을 얻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극중 호스트바의 리더 재현(하정우)과 부유했던 과거를 잊지 못하는 호스트 승우(윤계상)는 여성들의 지갑을 열기위해 갖가지 ‘고객 관리’ 방법을 동원한다. 외모와 몸매를 가꾸는 것은 기본이요, 온갖 화술과 매너로 여성들의 마음을 훔친다. 하지만 명품과 외제차 뒤에 사라져버린 인간미와 진정성은 요즘 세태를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영화를 찍기 위해 실제로 호스트바에서 한 달간 생활했다는 윤 감독은 물질 만능주의에 빠진 이 시대 ‘남자 신데렐라’들의 빗나간 욕망을 현실감있게 표현해냈다. 8일 개봉하는 외화 ‘프라이스리스(Priceless)’는 이같은 ‘남자 신데렐라’를 밝고 경쾌한 시선으로 그린다. 백만장자 꼬시기에 혈안이 된 ‘작업녀’ 이렌(오드리 토투)을 사랑하게 된 남자 장(게드 엘마레). 평범한 호텔 웨이터인 장은 자신의 경제적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값비싼’ 이렌을 포기하고 ‘남자 신데렐라’가 되기로 결심한다. 영화의 백미는 각각 돈 많은 상대를 포착한 이들이 서로의 ‘작업 수완’을 경쟁하는 장면. 남녀 불문하고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진 현대인들의 심리를 통쾌하게 꼬집는다. ●각종 방송프로그램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 한편 이처럼 현대판 ‘공주’를 찾는 남자 신데렐라들은 각종 방송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도 자주 등장한다. 현재 방영 중인 SBS 금요드라마 ‘우리집에 왜왔니’는 빚에 쪼들리던 생계형 백수가 갑부 재산가의 데릴사위로 들어가면서 겪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고, 지난달 19일 종영한 케이블 TV XTM의 ‘新데릴사위’는 각종 테스트를 통해 부잣집의 데릴사위 후보 1명을 뽑는 과정을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형태로 방영했다.SBS 주말 극장 ‘행복합니다’에서는 애인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 사장의 딸임을 뒤늦게 알게 된 준수(이훈)가 “남자 신데렐라면 어때, 까짓거 나도 한번 해보지 뭐.”란 대사가 등장한다. 이 같은 ‘유행’에 대해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사회적 불안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황 교수는 “우리 사회가 개인주의적 성향은 강해지는 데 비해 스스로의 삶에 대한 책임감은 점차 옅어지고 있다.”면서 “사회가 유동성이 없어지고, 보수화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남성들이 과거처럼 자수성가에 대한 희망보다는 누군가에 기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데렐라들이 소재로 등장하는 데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씨는 “최근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변종 신데렐라들의 동조심리를 노린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현실의 부조리보다는 이를 미화하거나 모방심리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려는 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단독]‘지역의 바다’서 실천인문학 닻 올린다

    [단독]‘지역의 바다’서 실천인문학 닻 올린다

    ‘마포실천인문네트워크´(마실네)가 학문의 바다에서 닻을 올린다. 대안적 인문학운동을 해온 단체들이 한 데 모여 오는 24일 출항한다. ‘인문학의 현장성과 실천성’을 기치로 내걸고, 인문학의 성찰적·비판적 기능의 복원을 주창한다. 마실네의 성격과 지향점은 이름 자체에 압축적으로 집약돼 있다. ●인문학의 현장성과 실천성 강조 먼저 ‘마포’. 서울시 마포구엔 대학으로 대표되는 제도교육기관만 밀집해 있는 게 아니다. 자발적 지식활동가 및 연구자들의 대안 학문공간 또한 어느 지역보다 많다. 이들 단체는 대학의 폐쇄성을 비판하며 각자의 색깔과 지향을 토대로 ‘제도’를 뛰어넘는 인문학 운동을 시도해 왔다. 지난 3월부터 이들은 마포란 지역성을 공통분모로 부각시키며 연대·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철학아카데미(원장 이정우),‘다중지성의 정원’(상임강사 조정환),‘풀로 엮은 집’(이사장 홍세화), 지행네트워크(대표 오창은), 다음 달 창간되는 잡지 ‘진보2.0’ 편집위원회(주간 구갑우) 등이 논의를 이끌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원장 손석춘) ‘민중의 집’ 추진위원회, 세교연구소(이사장 최원식), 계간 ‘당대비평’ 복간준비위원회 등엔 현재 참여를 권유 중이다. 이명원 지행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마포가 대학과 문화의 도시라고 일컬어지지만 소비도시로서의 성격이 강한 게 사실”이라면서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던 단체들이 힘을 합쳐 인문적 실험으로 지역을 재구성해 보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실천인문’. 이들 단체의 또 다른 공통점은 연구와 실천의 긴장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현실과 유리된 학문을 배격하고 지역 및 대중과의 소통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자본권력에 복무해 ‘성찰’이란 고유의 기능을 상실한 오늘의 인문학을 우려한다. 각자의 강의공간을 마련해 대중들과 만나온 것도 ‘살아 있는 지식’을 나누려는 노력의 일환이다.‘실천인문학’이란 표현은 구체적 삶에 뿌리를 둔 학문적 지향을 보다 선명히 하겠다는 각자의 선언인 셈이다. 천정환 ‘진보2.0’ 편집위원은 “반복적으로 회자되는 ‘인문학 위기설’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 사유의 대상들과 만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 그간 대안 학문운동은 여러 난관에 봉착해 왔다. 당찬 문제의식에 비해 인적·물적 자원은 빈약했고, 개별 단체의 지향에만 함몰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마실네 출범은 각 단체가 가진 고립성과 규모의 한계를 넘어 학문운동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강의공간 공유와 다채로운 공동기획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다.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은 “사회가 전체적으로 보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판 인문학을 하는 단체들이 네트워크 조직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학문적 가능성을 여는 의미 있는 출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 색깔 유지하며 융합되는 것이 중요” 마실네 준비위원회는 최근 수차례 모임을 갖고 조직의 성격과 방향을 논의해왔다.24일 열리는 발대식(마포구 합정동 ‘풀로 엮은 집’)에서 그 첫 결실이 공개된다. 철학아카데미는 우리 시대 철학적 성찰의 절박성을 역설하고, 지행네트워크는 풀뿌리민주주의의 가능성과 방향을 토론한다.‘풀로 엮은 집’은 서울화력발전소(구 당인리화력발전소) 문화보금자리 만들기 전략을 모색하고,‘진보2.0’은 마실네 공동의 잡지 창간을 설계한다. 장기적으로는 마포 지역에 인문학 전문 도서관을 만들거나 사라져가는 서점을 연결해 관계망을 형성하고, 마포구청의 문화정책을 모니터링해 문제제기하는 실천 방안도 고려 중이다. 올가을엔 학술 심포지엄과 축제의 성격을 함께 띠는 공동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마실네는 이제 출발선상에 서 있다. 치열한 문제의식이 현실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역 단체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사업방향도 더 구체화돼야 한다. 이명원 연구위원은 “개별 단체가 연구, 강의, 운동 등 각자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마실네 안에서 조화롭게 융합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설] ‘지못미’열풍, 진보 재도약 계기 돼야

    정가에는 요즘 ‘지못미’가 화제다.‘지못미’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의 약칭이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심상정, 노회찬 후보에 대한 아쉬움을, 진보신당에 대한 새로운 지지·후원 운동으로 극복하려는 움직임이다. 보도에 따르면 진보신당 입당자가 매일 200명에 이르고, 후원금 지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총선에서 진보 진영이 몰락에 가까운 참패를 당한 상황에서 진보의 반성과 재기를 기약하는 신선한 바람이라고 평가한다. 그러잖아도 이번 총선결과를 두고 우리 정치의 보수화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보수 성향의 당선자 숫자가 200여명에 이르고, 민주당 역시 우향우·보수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되는 분위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작용이 컸다지만, 이같은 쏠림현상은 향후 정치·사회발전에 또 다른 갈등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지못미’ 열풍이 새삼 반갑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지못미’는 물론 진보신당을 향한 바람이다. 하지만 진보계열이 새로운 도약을 하라는 국민들의 기대와 여망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고, 국민의식도 변했다. 민주·반민주, 평등·불평등, 가진자·못가진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들의 삶속으로 파고들어 환경, 생태, 인권, 소수자 문제 등을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는 노력을 기울여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지못미’가 강한 진보로 거듭나는 출발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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