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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정상회담] ‘동맹 균열론’ 불식… 정치쟁점화 차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 한국 내 보수진영으로부터 난타를 당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손을 확실히 들어줬다. 작통권 환수 반대 논리인 ▲한·미동맹 균열론 ▲주한미군 철수론 ▲미국의 감정적 대응론 등을 공개적으로 일축한 것이다. 이는 부시 대통령 자신이 지난달 14일 미 국방부 회의에서 ‘한국 정부의 작통권 환수작업 전폭 지지’와 ‘주한미군 계속 주둔 및 주한미군사령관을 4성(星)장군으로 유지’ 등의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 환수 반대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을 의식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의 감정적 대응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시 대통령이 내놓은 답변이 눈길을 끈다. 그는 먼저 “제가 한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이라는 강조 어법으로 자신의 발언을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는 뉘앙스를 풍긴 뒤 “미국 정부는 한반도 안보에 여전히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 나라의 정상으로서 ‘책임’이라는 부담스러운 표현을 동원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발언을 거칠게 풀어보면 ‘미국이 한국을 지켜줄테니 걱정 그만해라.’는 얘기가 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면서 “제가 한국의 대통령과 동의하는 것은, 이 문제가 정치적 문제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는 말로 쐐기를 박았다.‘전직(前職)’들의 잇따른 성명 발표로 작통권 문제가 정치쟁점으로 비화한 한국 내 상황에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주한미군 병력의 규모와 이동 시기와 같은 문제는 한국정부와 협의해서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말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과거 미 행정부에서처럼 주한미군 조정 문제에서 일방통행식으로 나가지 않을 것임을 언명한 것으로 해석할 만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1970년대초 및 1990년대초 일방적으로 주한미군 병력 감축을 추진해 우리 정부의 뒤통수를 때린 ‘역사’가 있다.부시 대통령의 ‘지원사격’이 만족스러운 듯 노무현 대통령도 그동안 사용해 오던 ‘환수’ 대신에 ‘전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미국측을 배려하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도 브리핑에서 ‘전환’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미국 대통령이 환수를 둘러싼 한국내 우려사항에 대해 공개적으로 ‘안심’을 시키고 나섬에 따라, 작통권 환수와 관련한 한·미 양국간 실무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제 관심은 다음달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작통권 이양 시기가 언제로 매듭지어지는냐에 모아진다. 미국측의 2009년-우리측의 2012년을 놓고 한바탕 뜨거운 협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내 안보 불안 심리가 간단치 않다는 점에서 2009년이 그대로 채택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절충안으로 2010∼2012년 사이에서 결론이 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여야 ‘전작권 공방’ 대선쟁점 조기 부상 조짐] 與 “한나라 집권전략 활용”

    열린우리당은 13일 한나라당과 일부 보수세력이 전시 작전통제권 논의를 대선을 겨냥한 정치 쟁점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강력 성토했다. 차기 정권획득을 노린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이 전작권 논의를 ‘때이른’ 대선 국면의 호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당은 전작권 단독행사 추진을 반대하는 보수 진영의 500만명 서명운동도 사안의 본질을 벗어나 정치적 의도를 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여권을 비롯한 진보개혁 진영에서는 전작권 문제의 본질을 한반도 평화 논의의 ‘주도권’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한국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전작권 논의의 출발점이라는 시각이다. 전작권 논의를 이분법적 이념의 잣대로 몰아가는 한나라당과 일부 수구보수 세력의 의도가 다분히 정쟁지향적이라는 판단은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 김근태 당의장이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냉전 수구세력의 욕심이 하나씩 껍질을 벗고 있다. 정권획득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수구세력의 멱살잡이에 더 이상 끌려다녀선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은 전작권 논의가 이미 이성과 본질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김 의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제,“(한나라당이)안 되겠다고 생각하면 내년 대선에서 전작권을 미국에 반납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국민 심판을 받으면 된다.”고 한나라당을 옥죄었다. 문희상 상임위원도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의 태도가 “낡은 이념 대립을 대선전략에 역이용하려는 얄팍한 속셈”이라며 경계했다.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5년마다 (대선을 앞두고)한나라당에 번지는 신드롬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보수세력이 주변에 결집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상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보수대연합의 서명운동은 한나라당의 대선 운동이며, 비극적인 과거 회귀”라고 논평했다. 서명운동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법적으로 정치활동이 금지된 단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염주영 칼럼] 실용의 눈으로 본 작통권 논란

    [염주영 칼럼] 실용의 눈으로 본 작통권 논란

    또 하나의 이념 전쟁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보수진영이 총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주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다. 지난 두주 사이에만 전시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집단성명이 8건이나 나왔다. 보수진영의 연쇄 집단성명은 안보불안심리를 가중시킴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일 새벽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도 염두에 둔 것 같다. 그런 가운데 보수진영은 그제 500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일부 단체들은 대규모 집회도 계획중이라고 한다. 이 문제를 둘러싼 국론분열은 점차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국가안보문제를 이처럼 집단적인 서명운동과 집회를 통한 세 과시나 여론몰이 식으로 접근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어디서부터 일이 이처럼 꼬이게 된 것일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격한 이념전쟁의 포로가 됐다. 이념적으로 조금이라도 민감한 주제가 던져지기만 하면 어김 없이 한바탕 난리가 난다. 국민적 중지를 모아 차분하게 대응해야 할 국가적 중대사안들이 너무 쉽게 극단화된 이념과 정치와 감정에 오염되곤 한다. 세계는 오래 전에 이념대결의 시대를 마감하고 실리추구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구시대의 유물인 낡은 이념틀 안에 갇혀 있다. 그래서 보수가 자주를 말하면 사기꾼이 되고, 진보가 자주를 말하면 빨갱이가 된다. 자주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지금 우리 사회를 심각한 국론분열로 몰아가고 있는 전시작통권 논란도 그 뿌리를 파보면 이념 문제와 연결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자주노선’을 주장한다. 보수진영은 그의 ‘자주노선’을 의혹과 불신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를 ‘친북세력’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자주는 반미이고 친북이라는 등식의 이념틀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의 친북은 북한과의 평화공존을 의미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북의 앞잡이로 남의 체제전복을 기도하는 세력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진보진영의 이념틀도 문제다. 노 대통령이 ‘자주노선’을 너무 성급하게, 그리고 지나치게 강조한 것이 화근이다. 자주의 이념틀을 제거하면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는 노 대통령 스스로 언급했듯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려놓는 것’에 불과하다. 보수나 진보가 모두 그 이념틀을 벗어 버린다면 논란의 매듭이 쉽게 풀릴 수도 있지 않을까. 온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작통권 환수 문제도 이념을 걷어내고 실용의 눈으로 본다면 논란의 쟁점은 명료해진다. 첫째, 전시작통권을 환수하면 미군은 철수하는가. 둘째,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한·미동맹도 해체되는가. 셋째, 안보공백이 생기는가. 넷째, 안보공백이 생긴다면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이 가운데 앞의 두 쟁점은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작통권을 환수해도 미군은 철수하지 않는다. 한·미동맹도 해체되지 않는다.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공세가 아니라면 기우일 것이다. 마지막 두 쟁점이 문제다. 여기에 국민적 중지를 모아야 한다. 안보환경은 변화한다. 국가의 안보전략도 그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미국의 전략이 바뀌면 한국의 전략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한·미간에는 이같은 인식의 공감대 아래 미래 한·미동맹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작통권 환수문제도 그 일환이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벨 “작통권 환수 군사적 판단을”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7일 한국내 보수진영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논리에 대해 작심한 듯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면서 환수 희망시기를 ‘2009년’으로 거듭 제시했다.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현대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다. 벨 사령관의 반박 논리는 크게 세 가지인데,(1)지휘체계 변화가 군사능력 저하로 연결되지 않는다 (2)북한은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 (3)한국군의 능력이 탁월하다 등이다. 벨 사령관은 먼저 “군의 지휘체제가 변화한다고 해서 군사능력이 저하된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미국측 인사가 국내 보수진영을 겨냥한 발언치고는 상당히 강한 표현이다. 그는 이어 “지휘관계 변화에 상관없이 미국이 한국에서 환영받는 한 미국은 헌신적이고 진실한 우방으로 남을 것”이라며 ‘한·미동맹 균열론’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한국군의 작통권 행사는 2009년에 가능할 것이다. 이는 대단히 신중하게 고려한 뒤 나온 판단이다.”고 언급, 일각에서 제기하는 ‘미국의 감정적 대응론’을 반박했다. 미국측이 굳이 2009년을 주장하는 것은,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는 2008년을 전후해 주한미군 조직을 일체 정비하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한미연합사를 2012년까지 존속시킬 경우 평택에 새로운 시설투자와 조직을 만들었다가 이를 다시 없애야 하는 번거로움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상의 밑바닥에는 2009년에 이양하더라도 대북 억지력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란 자신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벨 사령관은 이날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한·미동맹을 합치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경제순위로는 세계 87위인 데다 우방이 없는 고립된 국가”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거론하며 북한 위험론을 일축했다. 그러나 야당과 보수세력의 우려를 의식하고 있는 한국 정부로서는 2009년은 이르다는 입장이어서 의견조율에 난항이 예상된다. 벨 사령관은 이같은 정황을 간파한 듯 “(환수 시기는)정치적 판단이 아닌 군사적 판단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억지력과 전투정비태세가 보장된 가운데 지금부터 3년간 활발하고 조직적인 군사연습을 한다면 작통권 환수는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방위비 ‘균등 분담’ 새 불씨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한미동맹 조정 현안이 ‘하느냐, 마느냐.’의 총론을 돌파해 ‘한다면 어떻게 하느냐.’의 각론으로 급속히 접어드는 분위기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굳이 편지를 보내 기존의 미국측 입장을 조목조목 재확인한 것은, 향후 한·미간 협상이 뜨거운 일전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작통권 이양과 관련해 한국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지원해줘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과 일선 협상팀의 전략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작통권 환수 시기는? 미측이 2009년을 주장하는 데는,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는 2008년에 즈음해 동맹 현안을 매듭지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반면 한국으로서는 ‘2009년’을 수용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준비 부족도 부족이지만, 가뜩이나 불안감이 팽배한 국내 보수진영으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양국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2009년∼2012년 사이에서 절충안이 타결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방위비 분담금 비율은? 럼즈펠드 장관은 편지에서 ‘돈’ 얘기를 마다하지 않음으로써 이 부분과 관련한 미측의 의지가 간단치 않음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 미측은 한국이 방위비 분담비율을 현행 ‘40% 이하’에서 5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의 제안을 수용하기에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국내 보수진영으로부터 ‘자주국방한다고 결국 국민부담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돈 문제의 경우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민감하다는 점에서 협상시한인 올해를 넘겨 내년 초에나 타결될 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부시 작통권 발언, 미군 효율적 재배치에 유리 판단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 보수진영으로부터 난타를 당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다음날(14일) 펜타곤(국방부) 회의에 특별히 참석해 작통권 이양 지지 발언을 했다. 발언 내용은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을 통해 우리 정부에 전달됐는데, 여기서 미 정부의 진의(眞意)가 드러난다. 한마디로 전시 작통권 환수는 미국도 원하는 것이며, 따라서 이 문제로 한국 내 국론분열이 심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만하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 내 보수진영에서 반대의 메뉴로 삼고 있는 ‘작통권 행사 능력 미비’와 ‘주한미군 철수 우려’,‘주한미군사령관의 3성장군 전락 우려’ 등 구체적 사안을 일일이 거론하며 그 가능성을 일축함으써, 한국 정부에 노골적으로 힘을 실어주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은 왜 갑자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을까. 작통권 이양이 지지부진해지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25일 “부시 행정부로서는 작통권을 비롯한 한·미간 동맹조정 현안을 조속히 정리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GPR) 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하길 바라는데, 최근 한국 내 논란 심화가 이런 계획에 차질을 줄까 우려하는 눈치”라고 설명했다. GPR는 병력규모를 줄이는 대신 군의 첨단화·기동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이다. 지상군을 감축하고 해·공군 위주의 기동군화를 꾀하려는 주한미군으로서는 작통권을 한국에 넘겨주고 지원역할로 변신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법하다. 결국 부시 대통령의 언급으로, 미국의 작통권 조기 이양 의사가 ‘가져갈테면 가져가보라는 식의 감정적 내지르기’라기보다는,‘자국의 이익을 위한 계산된 행보’라는 해석이 정설이 된 셈이다.“한국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지원해줘라.”는 부시 대통령의 화끈한 언급은 미국 입장에서도 작통권 이양이 절박하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미국측 희망 이양시기인 ‘2009년’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한국이 희망하는 ‘2012년’으로 합의가 이뤄질 공산이 커졌다. 보수진영에서 ‘한·미동맹 약화 우려’를 근거로 정부를 한창 몰아세우는 와중에 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부에 힘을 실어줌에 따라,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정부는 미국의 지원사격을 업고 여론의 지지를 확장하면서 환수절차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한·미 정상, 작통권 환수 불안 해소하길

    정부는 전시 작전통제권이 우리에게 넘어와도 한·미동맹은 굳건하고, 주한미군의 추가 철군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는 어제 작통권 환수 로드맵의 골자를 공개했다. 그럼에도 일부 보수진영과 야당은 안보가 불안해진다며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새달 14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중요하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직접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작통권 환수 로드맵을 차질없이 추진할 뜻을 밝히도록 외교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작통권 논란이 가열되는 것은 서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작통권 조기 환수에 반대하는 측은 한·미동맹 붕괴 및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진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이 아무리 부인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신뢰의 간극을 미국이 메울 필요가 있다. 작통권 이양 후에도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은 변함 없다고 약속해야 한다. 특히 작통권 환수가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이해에 의해서 추진되고 있음을 부시 대통령이 피력해야 한다. 동맹은 말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조약, 협약과 새 기구를 통해 제도화해야 한다. 정교한 작통권 환수 로드맵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국방부가 공개한 로드맵은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하는 대신 ‘전·평시 군사협조본부’를 만들도록 했다. 한국군과 미군이 독자사령부를 구성하더라도 연합사에 버금가는 협조기구를 구성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금 내놓은 골자만 보면 훈련·전시작전의 공동수행과 정보제공을 이전처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더욱 일사불란한 체제로 보완하기 바란다. 한·미 사이에 작통권 환수시기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오는 10월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그에 앞서 양국 정상간 의견이 조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미 정상회담은 작통권 환수가 우리 계획표대로 진행된다는 점을 천명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 [클릭 이슈] 직도사격장 ‘자동채점장비’ 설치 논란

    [클릭 이슈] 직도사격장 ‘자동채점장비’ 설치 논란

    서해의 외딴섬 ‘직도’가 뉴스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전북 군산에서 서쪽으로 59㎞ 떨어진 곳에 위치한 3만 1376평의 이 작은 무인도는 1971년부터 한·미 공군기를 위한 사격장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여기에 ‘자동채점장비’(WISS)란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측은 하루속히 WISS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인근 주민과 반미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매향리 사격장의 대체지로 직도를 확대·활용하려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논란의 부피는 이 사안이 한·미동맹 저해요인으로까지 확대해석되면서 급격히 커지고 있다. 미군측에서 “직도 사격장 문제가 계속 지지부진하면 다른 나라에 나가서 훈련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을 강화하자,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정부가 한·미동맹 훼손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1년 넘게 엉거주춤하던 정부가 뒤늦게 강경책을 천명하고 나선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직도 사격장 훈련시간 비율은 원래 8대2였는데, 양국은 매향리 폐쇄에 맞춰 이를 7대3으로 조정했다. 문제는 미군이 이곳에 WISS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미군은 WISS가 설치된 사격장에서의 훈련 성적만 인정해 인사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WISS는 카메라 설치용 철탑(40m 높이) 2개와 마이크로 웨이브 송신용 철탑(25m) 1개를 이용해 자동적으로 폭격의 정확도를 점수로 매기는 장치로, 이것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군산시)로부터 산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군산시는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직도 인근 주민들은 미군이 본격적으로 훈련장을 이용하기 시작하면 폭격에 따른 소음과 진동이 더 심해지고, 어로활동에도 더 큰 피해를 입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측은 “WISS를 설치하면 폭발 없이 연기만 나는 소형 연습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민들에 대한 피해가 오히려 줄어들게 되며, 미군의 훈련량을 늘리는 대신 우리 공군의 훈련량을 줄이기 때문에 훈련시간의 총량에는 변함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방부는 “보상을 해주면 다른 사격장 인근 주민에게도 선례가 되기 때문에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대∼한민국 대한민국/진경호 논설위원

    수백만명이 쏟아져 나온 월드컵 거리응원에 놀란 집단이 둘이다. 세계가 그 하나고, 하나는 우리 자신이다.‘이게 우리였나?’하며 놀라고,‘이게 우리다.’라며 어깨를 폈다. 수백만명이 일제히 외친 ‘대∼한민국’에 담긴 자화상, 즉 시대의 코드를 찾아내려는 사회학자와 문화평론가들의 담론도 쏟아졌다. 대략 ▲신(新)애국주의 ▲열린민족주의 ▲광기적 파시즘 ▲단순한 재미 추구 등 넷으로 정리된다.‘카니발 민족주의’‘오렌지 민족주의’라는 융합적 개념도 있기는 하다. ‘신애국주의’로 해석하는 쪽에선 거리응원을 ‘젊은이들의 잠재된 애국심의 폭발’로 본다. 한국민의 잠재력, 공동체 의식, 국가발전, 자랑스러운 조국 등의 키워드가 논거를 형성하는 데 주로 동원된다. 대개 보수진영의 시각이다. 반면 ‘열린민족주의’는 거리응원을 저항의 산물로 본다. 분단과 독재 등 불행한 역사를 털어내는 ‘씻김굿’이고, 자연히 반독재 민주화 운동과 접목된다는 시각이다.‘광기적 파시즘’으로 보는 쪽은 두 해석을 비웃는다. 그저 권력과 자본이 만들어낸 집단 히스테리(박노자)라는 것이다. 한 인권단체는 “붉은악마 현상은 파시즘을 가능케 하는 병적 현상”이라고까지 비난했다. 마지막 담론은 민족주의나 전체주의의 틀로 해석하려는 시도 자체를 거부한다. 그저 한바탕 신나게 놀자는 축제일 뿐, 애당초 애국심이나 민족주의와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엊그제 나온 한·중·일 세 나라 청소년 의식조사 결과가 화제다. 일본 청소년의 41%가 ‘전쟁이 나면 앞장서 싸우겠다.’고 한 반면 우리는 10%에 그쳤다고 한다. 태극기로 치마를 만들어 입고, 애국가를 록 버전으로 불러제친 청소년의 상당수가 전쟁이 나면 피하고 보겠다고 답한 것이다. 거리응원을 애국심의 발로라고 미화하고 찬양한 사람들의 뒤통수를 후려친 격이다.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거리를 다시금 꼼꼼히 살펴야 한다. 서울시청 앞을 메운 ‘거리의 애국심’에 감격하거나 ‘아이들 애국심이 없어서 큰 일’이라고 개탄하는 자세로는 답을 찾기 어렵다.‘국가가 뭘 해 줄 건가’부터 찾는 아이들이 국가를 위한 일을 찾도록 하자면 기성세대의 코드가 더 복잡해져야 할 듯하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작통권 논란 일파만파]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시각

    [작통권 논란 일파만파]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시각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한 논란이 지난 9일 노무현 대통령의 회견을 계기로 다시 증폭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회견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전시 작전 통제권 환수의 당위성 여부와 시기, 논란 자체 문제점은 뭔지를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이들은 전시 작통권 문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논의가 치밀한 국익에 기반한 안보적 관점보단 ‘정치이슈화’돼 있다는 점, 그리고 노 대통령의 ‘갈등유발식’회견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에 는 대체로 입을 모았다. ●류길재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전시 작통권 논의 바탕부터 잘못됐다. 노 대통령도 여러 차례 북한의 위협 감소를 예로 들며 전시 작통권 환수의 당위성을 강조했는데, 최근 이 논란은 21세기 한·미동맹을 어떻게 꾸려가고 우리의 외교안보적 전략차원에서 작통권 환수가 필요하냐 마냐를 먼저 치밀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20세기 한·미동맹은 분명 북한의 위협에서 출발했고 대북 군사력·경제력 측면에서 우리가 앞선다. 하지만 21세기 탈냉전 시기는 다르다. 우리는 일본 중국이라는 초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환경을 고민해야 한다. 그 후에 작통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 북한에 대한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느냐 아니냐를 변수, 즉 기술적인 차원으로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미·일 동맹 강화를 우리는 봐야 한다. 우리가 고민 끝에 대체 가능한 것이 있으면 작통권을 환수하고 약화된 동맹의 형태로 갈 수도 있다. 거기에 ‘주권’이라든가,‘북한의 위협’이런 것을 강조하다 보니 국론이 엉뚱한 쪽으로 불붙는 것이다. 남북 대화의 발언권 강화를 위해 작통권을 가져야 한다고 노 대통령이 강조했다. 역설적으로 북한의 입장에선 한국이 미국의 이른바 ‘괴뢰정부’로 남아 있는 게 좋을 것이다. 북한의 요구는 미군 철수이지 군사주권이 아니다. 그 정도로 남북 대화와 작전권은 상관 없다는 얘기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소장 기본적으로 대통령 말씀은 공자님 말씀이다. 아쉬운 것은 이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각을 세우기보다는 차분히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것이 좋지 않았나 한다. 보수진영과 언론에 대해 ‘맞짱 떠보자.’하는 식의 모습이 재연되면서 이번에도 본질은 멀어지고 지엽적인 것 갖고 싸우는 식이 돼간다. 보수진영에서 안보 문제를 침소봉대하는 측면이 있으나 대통령이 의연하게 논란을 최소화하고 정책적으로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대통령 얘기에 틀린 얘기가 없다. 단지 스타일과 방식이 갈등을 유발하고 유도하는 것이어서 문제다. 우리의 국방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북한보다 우리가 지난 수십년 동안 국방비를 7∼8배 쏟아 부었는데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전직 국방장관들이 오히려 곱씹어 봐야 할 문제다. 어느 나라든 군대가 가장 자주적이어야 하는데 우리군은 미군에 오랫동안 의존해와서인지 아주 비자주적이다. 오히려 걱정은 전시 작통권 환수를 추진하는 과정에 추진될 남한의 대규모 군사력 증강이다. 전쟁 억지력을 이야기 하는데, 미국이 작통권을 갖고 있다고 전쟁이 안난 것도 아니고 다른 지역의 예도 봐라. 우리가 작통권을 갖고 있다고 남북대화에서 발언권이 높아진다는 주장에 일리는 있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북·미간 갈등구조다. 북·미간 관계 개선 없는 한 작통권은 지엽적인 문제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북한문제실장 전시작전 통제권 환수 요구는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것이다. 단 시기 논란은 있을 수 있다. 아직 우리가 분단국가이고,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C4I등 핵심 정보 정찰 부분을 충분히 갖추었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기조절론이 대두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어느 독립된 나라, 어느 정파도 전시 작통권 자체를 반대하거나 할 사안은 아니다. 남북대화를 할 때의 주도권을 쥐거나 남북 관계가 큰 포인트는 아니다. 고려할 필요도 없다. 작통권은 그 논의 자체로 포인트를 맞춰야 한다. 문제는 현재 남북문제나 안보이슈 모든 게 국내 정치이슈화돼 있어서 차분한 논의와 그에 따른 결론을 찾아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정옥임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미동맹과 국가안보의 문제다. 단독행사니 환수니 하는 논란이 나오고 국내정치 논란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치의 한계로 보인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언론과 야당을 상대로 공격하고 또 다시 논란이 양극화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 이슈는 국가 존망의 주제다.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 방위역량이 갖추어졌을 때 확보해야 하는 당위의 사안으로 추진돼 왔고, 역사적으로 맞다. 그러나 현재 흐름은 국내정치적인 복선이 깔려 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진 것도 아니다. 정보와 정찰 등 핵심 사안을 미국에 의존하고 능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시기 상조다. 미국이 첨단기술 정보를 모두 우리와 공유해온 게 아니지 않은가. 대통령 1인의 세계관 가치체계가 반영돼서 졸속 추진되는 상황, 소위 진보 보수로 나눠서 싸우는 상황이다. 작전통제권 문제는 이념적 요소에 상관없는 문제다. 현실적으로 전쟁이 난다면 우리가 이긴다. 진정한 승리는 싸우지 않고, 상대방이 도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북한의 위협이 우리에게 치명적 손상을 미칠 수 없느냐. 아니다. 작통권을 가져야 남북 대화를 주도한다고 하는데, 언제 우리가 작통권을 못가지고 있어서 북한이 우리를 대화상대로 인정 안한 것으로 보고 있는가.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노대통령 대국민 설명] 우리당 “적절하다” 野 “안보 무지”

    9일 노무현 대통령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관련 언급을 놓고 야당은 “안보 무지를 드러낸 위험한 발상”이라고 혹평했고, 열린우리당은 대체적으로 “적절하다.”는 평가 속에 “환수 논의는 이르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미국과 구체적 합의는 된 것인지, 비용부담에 대한 구체적 대안은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방위원회 정책청문회를 통한 철저한 검증을 강조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안보 불안 및 한·미동맹의 균열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황진하 당 국제위원장은 “언제 전작권을 환수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그런 준비를 갖췄느냐가 핵심”이라며 “구호만으로 환수를 말하는 것은 안보에 대한 무지와 무책임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국가원수로서 안보관이 의심스러운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국민 불안이 증폭될까 걱정된다.”며 “안보문제를 자존심 회복차원에서 다뤄서는 안 되며 충분한 대북 억지력을 확보한 이후에 차기정부에서 작통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국가안보관 자체가 심히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민노당이 말하는 원론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한·미간에 인식이 공유될 수 있는 매우 합리적인 안”이라고 평가했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간사인 같은 당 임종석 의원도 “보수진영에서 이 문제를 ‘안보공백론’과 연계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장관을 지낸 조성태 의원은 “지금은 작통권 환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반대 의견을 폈다. FTA 언급과 관련해서는 열린우리당은 찬반으로 엇갈린 반면 한나라당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한·미 FTA 특위 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정확한 설명”이라고 호평한 반면 문학진 의원은 “당연히 국회 차원의 문제 제기가 있어야 한다.”며 반대 입장에 섰다. 한나라당은 원칙적인 협상 찬성론 속에 “무리하게 서두르거나 졸속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며 신중론을 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13) 개혁 드라이브

    [인디아 리포트] (13) 개혁 드라이브

    |뉴델리·첸나이 이석우특파원|공기업 민영화, 보다 손쉬운 해고가 가능한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부에 대한 정보요구권 확대, 국가농촌고용보장법(NREGB) 실시, 빈곤 가정에 대한 연간 100일 이상의 일자리 제공 의무화…. 인도가 연일 개혁 프로그램으로 들썩이고 있다. 집권 국민회의당이 시동을 건 ‘개혁 드라이브’ 때문이다. 집권당의 일상업무를 총괄하는 V 나라야나사미 사무총장은 이를 “21세기에 맞게 나라의 틀을 바꿔나가는 개혁작업”이라고 표현했다. 경제적으로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사회적으로 불평등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관료 권한을 줄이는 반면 일반 대중들의 권리와 역할을 강화해 이를 기반으로 개혁정치를 밀어붙이겠다는 태도다. ●인도식 발전모델 실험 올 안에 4개 가량의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흑자 국영기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재무장관의 공언 등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나라야나사미 총장은 “인도 실정에 맞는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위한 정책과 개혁 프로그램이 하나씩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특구 등에서 보다 손쉬운 노동자 해고”를 추진하는 그도 전국적인 노조조직인 INTUC 사무총장 출신이다. 노조에 정치기반을 둔 3선 의원인 그조차 외자유치 확대와 수출 증대 등 성장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회의당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 온 알케이 아난드 상원의원은 이것이 요사이 집권당의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탄력붙은 개방, 사회 전 영역으로 집권당의 개혁실험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점을 받고 있다. 델리대 K 순드람 교수는 “인도국민당(BJP)로부터 5년만에 정권을 되찾아온 국민회의당이 각종 개혁을 통해 탄력붙은 성장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권후 3년 연속 7.5∼8%대의 경제성장률, 미국과의 관계강화를 중심으로 한 전방위 외교정책 강화, 개방정책 및 외국자본 유치 확대, 고질적인 관료 비능률에 대한 수술 등 실용정책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이다. ●만만치 않은 저항도 이와함께 국민회의당은 여성에 대한 재산분할권 강화, 하층 카스트에 대한 대학입학 및 공직 할당비율 확대 정책 등을 통해 사회 균형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외계층과 여성 표를 의식한 조치라는 보수진영의 반발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하층민에 대한 입학 할당제 확대를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이 뉴델리, 뭄바이 등에서 들불처럼 번진 것처럼 저항도 만만치 않다.S.K 아로라 공보부 차관은 집권당의 실험은 덜컥거리면서도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고 평했다.“인도에서 하루 1달러 미만을 버는 절대 빈곤층이 2억 7000만명은 된다. 성장정책만으론 부족하다. 빈곤계층을 줄이는 시도도 함께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창출에 중점 연정파트너와 일부 유권자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집권 국민회의당이 일련의 개혁정책을 밀고 나가는 것은 5∼7%대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앞으로 6∼7년 동안 5∼7%대 성장은 문제없다. 그러나 해마다 700만명씩을 더 취업시켜야 하는 일자리 창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 집권당의 고충이다. 경제성장률을 조금이라도 높여 일자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집권당은 복지부동의 비효율적인 관료들을 흔들어 깨우고, 성장과 함께 빈곤 계층을 줄이면서 성장속에서 저소득층의 불만과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만만치 않은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첸나이 SRM대학의 T. P 간센 총장은 평가했다. jun88@seoul.co.kr ■ “규제 공화국 오명씻고 꾸준한 개혁 성과” |뉴델리 이석우특파원|미국상공회의소 부소장인 라시미 티와리 박사는 “미흡하지만 외국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5년 전에 비해 생각지 못할 정도로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관료들의 느린 결정과 업무 정체로 ‘인디아 코스트’란 말이 나올 정도의 ‘규제공화국’의 오명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1991년 옛 소련식 경제에서의 탈피를 선언한 이후 정권은 여러차례 바뀌었지만 전체적으로 개혁방향과 정책은 일관성을 갖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외국 투자가 늘고 있는 것도 정권은 변해도 정치적 격변은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오랜 소련식 경제체제가 가져다 준 폐해를 몸소 겪은 인도인들은 이를 역사적 교훈으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티와리 박사는 개혁실험 뒤에는 젊은 세대의 급성장과 카스트 제도의 점진적인 붕괴가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대도시에선 카스트의 위력이 급감하고 있다.”면서 배우자를 찾을 때도 카스트보다 재력과 직업 등을 앞세우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흔들리는 카스트 제도 뒤에는 정보기술(IT) 등 산업화의 진전으로 인한 부의 이동이 있다.“IT산업에 종사하는 젊은 세대와 지식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벌어들인 부와 부의 이동이 인도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 중 하나다.”란 설명이다. jun88@seoul.co.kr ■ 군소정당 입지 강화 연립정권 한계 넘을까 |뉴델리 이석우특파원|프라데시 자바데카 인도국민당(BJP) 대변인은 다음 선거에선 정권을 되찾아 올 것으로 자신했다. 뉴델리 중심부 아소카 거리의 BJP 당사에서 만난 자바데카 대변인이 주장하는 정책들은 집권 국민회의당과 별 차이가 없이 느껴진다. 개혁개방과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빈곤계층을 대변하고, 최대 지지층은 젊은 세대이고…. 제1야당으로 집권 국민회의당의 라이벌인 BJP는 인도 정치에서 폭풍의 핵이다.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 BJP는 힌두교 정당이다. 철저하게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는 네루의 정치이념을 국민회의당이 이어받아온 데 반해 BJP는 힌두교 우위를 강조하며 종교간 불협화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BJP는 힌두 우월주의 과격단체 RSS의 지원을 받고 있다.3000여명이 사망한 1992년 아요디아의 이슬람사원 공격사건 배후에 RSS가 연루돼 있다. 국민회의당의 알케이 아난드 상원의원은 “80년대 이후 BJP가 종교감정과 카스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했고 종교와 카스트, 지역주의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BJP는 1984년 국회의원 2명을 배출한 뒤 급성장,1991년에는 117명으로 세를 넓혔다. 1885년 성립, 인도독립의 주체 세력으로 인도를 이끌어왔던 국민회의당은 쇠퇴했고 힌두 근본주의 운동 힌두트바(Hindutva)는 확산됐다. 아난드 의원은 “1990년대 이후 종교, 지역, 계층간 골이 더 깊어졌고 단일정당에 의한 연방정부 구성이 어렵게 되고 지역군소정당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지적했다.BJP 등 정치세력이 종교와 카스트를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난이다. 90년대 이후 국민회의당이나 BJP나 할 것 없이 절대과반수 득표에 실패, 지역군소정당들의 협조를 얻어 연합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정치불안정을 가져오고 있으며 인도 도약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고 있다.2004년 5월 정권을 탈환한 국민회의당 역시 20여개 정당과의 연합을 통해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 등 만모한 싱 정부의 개혁조치가 최근 보류된 것도 원내 협력파트너인 좌파정당들의 제동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싱 정부의 개혁드라이브 성패는 향후 이들 좌파정부의 협력관계에 달려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jun88@seoul.co.kr
  • 몇년만의 권력이동, 가능한 걸까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단기필마로 이회창의 대세론을 돌파한 뒤 한동안 ‘권력이동(Power Shift)’이 화제에 올랐다. 청와대 참모와 정부 각료의 성품·경력·인맥 등을 분석하는 기사들이 줄이었고, 이들 기사에서는 ‘진군’,‘장악’,‘점령’ 같은 용어들이 울려퍼졌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참여정부의 실책에다 보수진영의 비판에 ‘새로운 주류’는 코너에 몰린 형국이다.권력이동이 ‘코드정치’로 퇴색해버린지 오래다. 그러고보면 한시절 무성했던 ‘권력이동’은 결국 권력을 빼앗긴 사람들의 ‘호들갑’이거나 권력을 빼앗은 사람들의 ‘희망사항’에 불과했나. 7명의 학자들이 참가한 ‘한국사회 권력이동’(굿인포메이션 펴냄)은 바로 이 주제를 다룬 책이다. 이 가운데 박길성(고려대)·한준(연세대)·김선혁(고려대)의 글이 눈길을 끈다. 박 교수는 청와대와 정부 인사를 중심으로 한 언론의 권력이동 분석이 지나치게 과잉됐고 당파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진정한 권력이동은 지역균형발전·자주외교·관료만능주의 타파 등과 같은 사례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실질적인 권력이동 노력은 실패하는 형국인데, 그것은 “주변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중심을 없애는 방향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중심없는 권력이동이란 결국 표류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기에 아직도 한국의 권력이동은 불안하고 미완성인 상태다. 한국과 미국·중국의 사례를 각각 분석한 한 교수와 김 교수는 박 교수처럼 권력이동을 장기적인 과정으로 본다. 미국·중국 역시 신보수주의자들과 개혁·개방주의자들이 정권을 차지하는데 수십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렇기에 2002년 청와대의 권력이동이 진정한 권력이동이 되기 위해서는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이들의 결론이다. 아니면 되레 한순간 반짝하는 수준에서 끝날 수도 있다. 책에서는 이외에도 상징권력의 이동을 논의한 이남호(고려대)의 논의도 눈에 띈다.1만 4800원.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 미사일 관련 기업 제재법 곧 통과…北압박 가시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에 미사일과 핵 등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물자나 기술을 거래하는 기업과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북한 비확산법안’이 금명간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지난 14일 제출된 북한 비확산법안을 두차례 회독한 뒤 외교위원회로 보냈다. 법안은 A4용지 두쪽 분량이다. 이미 제출된 대 시리아 및 이란 비확산법안 속의 시리아와 이란이라는 문구에 북한이란 단어만 추가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법안 심의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북한 비확산법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와 관련한 미국측의 첫번째 입법 조치다. 이에 따라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미 정부의 대북 제재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의 공동제출자인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다른 국가들이 북한을 돕는 것도 좌절시켜야 한다.”며 이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브라운백 의원은 “피폐해진 북한 주민들에게 탈출할 기회와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내부로부터 북 체제에 압력을 넣도록 해야 한다.”면서 과거 동유럽에 적용됐던 헬싱키 협약과 같은 포괄적이고, 다면적인 새로운 안보 틀을 제안했다. 그는 조만간 백악관이 새로운 동북아 안보틀을 마련토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인권 관련 단체 및 종교계는 20일 워싱턴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헬싱키 협약 방식에 따른 대북 접근 방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dawn@seoul.co.kr ●헬싱키 협약이란 지난 1975년 미국과 옛 소련, 유럽 등 35개국이 헬싱키에서 체결한 협약이다. 서방은 주권존중, 전쟁방지, 인권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이 협약을 근거로 소련과 동유럽의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 공산권 붕괴를 촉진시켰다고 미국의 보수진영은 주장하고 있다.
  • [’서울신문 102년-갈등넘어 소통으로/대담] “韓美동맹 北문제 해결 도움… 用美정신 필요”

    [’서울신문 102년-갈등넘어 소통으로/대담] “韓美동맹 北문제 해결 도움… 用美정신 필요”

    뉴라이트에 이어 뉴레프트의 등장은 또다른 시대 흐름을 반영하는 추세로 받아들여진다. 뉴레프트와 뉴라이트의 비전경쟁과 정책경쟁은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고 선진화를 주도하는 대안으로 등장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하지만 이념대결에 머무를 경우 또 다른 사회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도 안고 있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서울신문은 뉴라이트의 대표적인 논객 박효종 서울대 교수와 뉴레프트의 임혁백 고려대 교수로부터 접점 가능성, 내년 대선에서 활동방향 등을 들어본다. -뉴라이트와 뉴레프트의 등장 의미는. ▶임혁백 교수 뉴레프트(신좌파)라고 명명하는 데 이의를 제기한다. 한국이 분단 상황에 있고 신좌파라는 이름은 색깔론적인 측면이 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진보’라는 이름을 붙였다. 과거의 진보는 계급지향적이고 분배중심적이었다. 진보도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새로운 흐름은 탈냉전, 민주화, 세계화, 지식정보화, 탈물질주의다. 시민지향적이고 분배중심적이 아닌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잡고 성장촉진형 분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공정한 시장경제와 개방과 보호의 균형을 잡는 것이 지속가능한 진보를 추구하는 것이다. ▶박효종 교수 뉴라이트는 시간적으로 2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사회에서 보수주의 운동 가운데서 새로운 보수를 해야겠다는 의미에서 태동하게 됐다.1997년부터 거의 10년 정도 보수세력이 국민 신임을 받는 데 실패했다. 철저한 반성이 필요했다. 권력을 갖고 국정을 운영해오면서 나름대로 우리의 낡은 정치문화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받아들이는 데 게을렀다. 진보 세력이 국정 전면에 나서게 됐는데 기대하던 개혁이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대안 세력으로서 자리매김해야겠다는 인식이 있었다. 뉴라이트의 지향점은 올드 라이트와의 차별성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다. -뉴레프트와 뉴라이트의 등장은 자본과 노동, 성장과 분배, 강남과 강북 같은 소통 부재란 사회 갈등의 연장선상이고 이념논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임 교수 지속가능한 진보와 뉴라이트는 극단적인 좌우에서 보면 중간으로 수렴하는 중도 좌우라는 이데올로기 스펙트럼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양 극단을 대표하는 양극화 세력은 아니다. 중간에서 왼쪽에, 중간에서 오른쪽에 세력분포하고 있는 중도세력이다. 대화가 가능한 진보와 보수인 것이다. 말하자면 뉴라이트나 지속가능한 진보도 이념의 도그마에서 탈 이념으로 가는 것이다. 양극단적인 이분적 사고에서 실사구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대화가 가능하다.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 교수 비슷한 생각이다. 이념 논쟁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한 공동체에서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 얼마든 대립할 수 있는데, 문제는 논쟁의 질이다. 보혁 갈등·논쟁이 있지만 한 단계 높은 양질의 논쟁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호 보완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갖고 있다. -지난 3월에 두 세력이 처음으로 만나 대화와 토론을 했는데, 소통의 가능성은 찾았나. ▶박 교수 만남에서 접점도 꽤 있었다. 특히 한반도에서 미국과의 동맹관계 같은 데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북한 인권 문제 제기의 필요성에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상당히 의미있는 접점의 영역이었다. 서로 뉘앙스가 다른 용어도 사용하지만 이해를 높이고, 갈등과 방향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득이다. ▶임 교수 소통을 통해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다원주의적인 통합이자 공존의 시발점이다. 우선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서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고 접점을 찾는 것이다. 첫번째 만남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없다. 차이가 뭔가를 알게 됐다는 것이 향후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 -두 세력의 등장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특정후보나 정당을 지지할 것인가. ▶임 교수 좋은정책포럼은 정치운동 단체는 분명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단체도 아니다. 지속가능한 진보를 지향하는 세력이 있다면 정책적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싱크탱크’의 성격을 갖고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후보가 있다면 지지할 수는 있다. 하지만 후보의 정치적인 운동조직으로서 기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박 교수 뉴라이트 일부에서는 정치운동화하자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개는 사상 운동의 차원으로 남자는 의견이 많다. 정치세력보다는 어젠다가 중요하다. 어젠다를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는 후보나 정당이 있다면 지지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보다 어젠다가 먼저다. 어젠다에 공감하는 그런 후보가 있다면 우리는 공개적으로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는 충정에서 기여하겠다는 성격이 강하다. -참여정부의 국정운영과 386에 대한 평가는. ▶박 교수 참여정부의 개혁정책이라는 것이 지금 낭떠러지에 서 있는데 자꾸 구름을 찾으려 한다는 느낌이 있다. 낭떠러지에서 밑을 내려다보면서 걱정해야 하는데, 과거사 같은 사안, 즉 보수든 진보든 실감할 수 없는 개혁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부동산시장 개혁을 위해 세금을 이용하다보니 상층과 중산층이 200∼300%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이것을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 이것은 가렴주구다. 세금 걷는 것은 쉽다. ▶임 교수 참여정부는 역사적 측면에서 탈 권위주의와 부정부패 청산, 깨끗한 정치 조성에 대해선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탈 권위주의 과정에서 정부 권위의 상실이 있었다. 국민의 삶을 보장하는 적극적인 차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지방선거는 참여정부에 실망한 국민 심판의 결과다. 구체적으로 민생경제를 챙기는 데 실패했다. 참여정부 출범에 공로가 있는 젊은 세대·서민·노동자 등은 실업, 비정규직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지지세력의 이반을 가져온 것은 민생경제 문제였다. 국정 3대 목표의 하나로 내세웠던 균형발전보다는 양극화가 심화됐다. 그 실망이 선거에서 표출된 것이다. -남북문제를 둘러싼 이념대립 양상도 첨예해지고 있는데. ▶임 교수 북한의 인권문제에 침묵할 이유는 없다. 북한 인권문제 접근 방법론에서 뉴라이트와 차이가 있다. 북한 인권의 실질적인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압박을 가한다면 현실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이 더 어려워진다. 간접적인 지원, 조용한 외교 등을 통해 북한 주민의 실제적인 생존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한국의 보수세력에 대해 묻고 싶다. 지금은 북한 인권문제에 적극적이지만,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우리 인권문제는 왜 침묵했나. ▶박 교수 임 교수의 지적대로 과거 보수주의자들의 인권 감수성이 높지 않았다. 그래서 민주화 세력으로부터 비난받는다. 평화도, 주민 삶의 질도, 대북 협력도 중요하고 체제가 전체적으로 소프트하게 되는 것도 중요하다. 양면성 때문에 획일적으로 잣대를 대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 인권은 최악의 상황이다. 탈북자들이 리얼한 스토리를 써내는데 이것을 읽어보면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개선이 중요하다. 접근방식에 당근도 있고 채찍도 있다. 참여 정부나 국민의 정부에서 당근 정책을 썼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없었다. 우리는 유엔에서 북한인권을 다루는 데는 기권하면서, 미얀마에 대해서는 인권 가치를 내세우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도 북한을 도와야 하는 데 공감대가 많다. 요즘도 북한은 마지막에 와서 약속한 것 깨고 있다. 북한에서 호의적 응답이 없기 때문에 이게 보혁간에 갈등의 원천이 되고 있다. -광복전후사의 인식 차이에 이어 중·고교 교과서 갈등도 빚어지는데. ▶임 교수 과거사에 부정적이고 자학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과거사를 자랑스럽게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투쟁이 있었기에 발전도 있었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간 화해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역사적인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단순히 과거를 덮어둔다고 화해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박 교수 우리 중·고교 교과서는 너무 자학적이다. 정부수립부터 민주화 때까지 대통령은 무조건 독재자라고 한다. 게다가 북한에 대해서는 너무 우호적이다. 새마을 운동도 관변단체 운동으로 폄하하고 있다. 북한에 퍼주기 지원문제에서 우리는 너무 저자세다. 이산가족끼리 만나는 것도 모두 북한이 정한 대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과거사의 진실규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권이나 정부가 나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권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날 수 없기 때문에 중립성·공정성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뉴라이트는 한나라당을, 뉴레프트는 열린우리당을 어떻게 평가하나. ▶임 교수 열린우리당은 2004년 총선에서 다수세력이 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 가장 큰 이유는 개혁의 우선순위를 잘못 정했다. 장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생 속으로 가야 하는데 과거 청산 등 4대 개혁 입법으로 갔다. 민생을 챙겨야 할 때 이념에 치우쳤다. 지지계층인 중산층·서민·젊은세대 등의 이익을 실현하는 개혁을 하지 못했다. 집토끼, 산토끼 다 놓친 것이다. 개혁의 전략에서 실패한 것 같다. ▶박 교수 한나라당에 기대하지만 믿지 않는다. 한나라당에 주문한다면 단순히 집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위해 집권하느냐는 어젠다가 중요하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했지만 반사이익이다. 한나라당이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 한나라당은 다음 대선을 단순히 집권 세력의 교체 정도가 아니고 무엇을 위해, 왜 집권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적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그런 점이 미흡하다. -참여정부 한·미동맹·공조 이상설이 끊이지 않는데. ▶임 교수 한·미 동맹은 50년 넘게 지속된, 성공한 동맹이지만, 동맹의 ‘피로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문제에 대한 인식과 대처 방식에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한·미 동맹의 미래, 주한미군의 규모 역할 재배치 등에도 문제가 있었다. 한·미동맹은 미래를 향해 발전적으로 가야 한다. 우선 우리가 동북아 세력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주 국방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힘을 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해야 한다. 한·미동맹과 자주국방은 배척적인 개념이 아닌 보완적인 개념이다. 남북화해협력 대북포용정책 등을 추진하려면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미국이 모든 키를 쥐고 있다. 개성공단 상품의 국내산 인정 문제가 그렇다. 우리가 동북아 균형자가 되기 위해선 미국이 필요하다. 맹목적으로 추종할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용미(用美)로 나가야 한다. 미국과의 신뢰 형성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미간 신뢰가 구축됐을 때 북한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박 교수 전적으로 동감한다. 국민들 사이에 여러가지 스펙트럼이 나오는 것은 정상적이다. 그러나 정부에는 국익이 중요하다. 한·미동맹에 대한 확고한 의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자주국방, 동북아 균형자를 얘기할 수 있지만, 전부 말이 앞서가고 있고 실천이 동반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친미, 반미가 아니라 지미(知美), 용미 입장에서 한·미 동맹을 활용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중국과 관계개선하는 것도 좋은데, 하나뿐인 한·미동맹이 실패될까 걱정된다. -나이가 많으면 보수, 나이가 젊으면 진보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현상도 시대변화인가. ▶박 교수 가치관은 원래 주변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변적이다. 우리 사회가 2000년을 전후해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과거 운동권 전력자들이 보수 쪽으로 오기도 한다. 요새 젊은이들이 옛날엔 보수를 꼴통보수라고 했는데 지금은 진지하게 ‘보수가 왜 나쁘냐.’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시대의 징조라고 생각한다. ▶임 교수 1991년에 사회주의 몰락과 함께 20세기는 끝났다. 사회주의의 붕괴, 북한 체제의 실패 등이 한국의 젊은 주사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고, 이는 많은 주사파들을 우파로 전향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뉴라이트와 자유주의 연대 운동 등은 20세기 말 냉전붕괴와 연관이 크다. 반면 21세기로 넘어오면서 탈냉전, 세계화, 민주화가 기존의 보수를 진보적인 방향으로 가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사회 박정현 기자·정리 오일만 김상연기자 oilman@seoul.co.kr ■ 뉴라이트는 2004년 11월23일 수구좌파와 수구우파가 주도하는 정치의 종말을 선언하는 자유주의연대 창립에서 뉴라이트 운동이 시작됐다.2005년 1월에는 중·고 교과서가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고치기 위한 교과서포럼이 만들어졌다. 박효종(서울대 국민윤리교육학)·김영호(성신여대 정치외교학)·김일영(성균관대 정치학)·신지호(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등이 주도하고 있다. 자유주의연대는 구체적 대안이 결여된 섣부른 자주외교로 한·미동맹이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과거청산보다는 미래건설에 초점을 둔 개혁을 표방한다. 경제시스템에서는 국가주도형에서 시장주도형 방식으로 전환을 내세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맞서는 자유주의교육노동조합이 지난해 5월 발족했다. 자유주의연대·뉴라이트싱크넷 등의 관련 단체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더욱 튼튼히 한다는 기치 아래 뉴라이트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알뜰정부를 구현하고, 북한인권을 개선하며, 교육자율화를 실현하는 것 등 을 목표로 한다. ■ 뉴레프트는 2006년 1월16일 ‘지속가능한 진보’를 표방하는 ‘좋은정책포럼’의 창립대회를 계기로 뉴라이트에 맞서는 뉴레프트가 등장했다. 임혁백(고려대 정치외교학과)·김형기(경북대 경제학)·임현진(서울대 사회학)·김균(고려대 경제학)·고유환(동국대 북한학)·정해구(성공회대 정치학)·임경순(포항공대 과학사)·김성국(부산대 사회학). 조명래(단국대 도시지역계획)·박광서(전남대 경제학) 교수 등 중진 사회과학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창립 선언문에서 밝힌 지향점은 사회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를 모두 넘어서는 대안적 발전 모델이다. 효율성을 높이는 시장경제의 역동성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면서도 사적 독점과 양극화를 초래하는 역기능을 시정하기 위해 ‘공정한 시장경제’를 내세운다. 20세기 역사에서 실험된 기존의 진보 노선이 경제·사회·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지 못해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반성을 기초로 하고 있다. 기존의 좌파가 실패했다고 지적하면서도 기본적인 좌파 철학을 버리지 않고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뉴레프트로 불린다. 뉴라이트와 뉴레프트는 이념적 유연성을 갖고 있다.
  • ‘전교조 비판’ 논쟁 확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이 현재 전교조를 두고 “교육발전 걸림돌”,“대안없이 비판만 하는 집단”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전교조 투쟁을 둘러싼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논쟁의 가운데에 교원평가제와 교원성과급제 등 참여정부의 핵심적인 교육현안이 있어 대안마련 등 건설적인 토론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전교조 성향의 교육단체인 ‘학벌없는 사회’는 김 전 비서관의 전교조 비판을 정부의 시장주의 개혁과 연계해 비판했다. 이 단체는 “초중등 교육부문이 지옥으로 바뀌게 된 원인은 사회양극화와 대학서열체제에 있다.”면서 “그런데도 정부의 교육개혁은 대학서열체제와 사회양극화를 더 심화하는 내용 일색”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오직 전교조만이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입시전쟁’을 단호하게 거부해 ‘명예로운 고립’이라는 훈장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2001∼2002년 전교조 위원장,2004∼2005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한 이수호(선린인터넷고 교사)씨는 “기본적으로 김진경씨를 전교조와 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면서 “마치 현재 한나라당 김문수, 이재오 의원을 ‘민중당’이라고 보는 것과 똑같다.”고 주장했다.그는 “지금은 교욱 민주화를 추구했던 과거와 달리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 저지가 전교조의 가장 큰 목표”라면서 “과거의 잣대로 현재 전교조를 재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교조 조합원인 서울 U고등학교 김모 교사는 “어느 조직이든 소수의 목소리는 있기 마련”이라면서 “김 전 비서관과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현재 전교조에 있긴 하겠지만 다수의견은 분명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교조 초창기 핵심 멤버였던 이인규 서울 미술고교 교감은 김 전 비서관의 주장에 동조했다. 이 교감은 전교조 참교육실천위원회 2대 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교육혁신위 전문위원과 국가인권위 학교교육 전문위원, 민주평통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교감은 “김 전 비서관의 비판은 개인만의 생각이 아닌 전교조 초창기 멤버 대부분의 생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전교조는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장혜옥 전교조 위원장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교육인적자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토론을 제의했다. 장 위원장은 “김씨의 비판은 보수진영의 ‘노조 죽이기’행태와 다를 바 없으며, 전교조의 개혁성과 진보성을 매도하려는 시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세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 (2)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1990년 통독(統獨) 이후 독일의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요즘처럼 미래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낸 적은 없었다. 실업자 수도 점차 줄고 있으며 올해 1.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등 독일은 ‘유럽경제의 기관차’ 명성을 되찾고 있다. 독일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의 바람을 가져 온 주인공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메르켈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지난해 11월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른 메르켈은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과 사민당(SPD)의 대연정 정부를 이끌며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총선에서 226석을 차지한 기민-기사 연합은 사민당(224석)과 대연정을 하면서 200여쪽이나 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양측의 노선이 기본적으로 다른 탓에 합의문에 포함된 정책들이 제대로 실현될지 의문을 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성장과 복지 두 마리 토끼 잡나 메르켈 총리는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 그동안 보수진영의 반대로 사민당 정권이 손대지 못했던 정책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퇴직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높였다. 내년 1월부터 예정대로 부유세가 부활된다. 부가가치세(VAT)율은 현행 16%에서 19%로 인상된다. 메르켈은 선거전이 한창일 때 사민당으로부터 ‘아이도 낳아보지 않은 사람이 자녀양육과 관련한 정책을 제대로 펴 나가겠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메르켈은 맞벌이 부부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고, 출산율을 높이려고 ‘부모 수당’을 대폭 확충하는 것으로 답했다. 말은 아끼되,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메르켈의 스타일이다. 개신교 목사의 딸로 태어나 동독에서 교육받고, 물리학 박사학위를 가진 과학자인 그의 출신배경과 무관치 않다. 안에서는 성장과 복지를 함께 추구하는 정책을 펴고 밖으로는 실리와 명분을 적절히 챙기는 외교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도 키워 나가고 있다. 독일이 동유럽까지 포함된 유럽연합(EU)의 중심 국가로 활동할 것임을 천명한 메르켈은 첫 과제로 유럽헌법의 부활을 채택했다. 메르켈 총리는 6일(현지시간) 라인스베르크 고성에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독일이 EU 순번제 의장국이 되는 2007년 상반기에 EU헌법 제정 논의를 다시 시작, 프랑스가 의장국을 맡는 2008년 하반기에는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우호관계 회복…실리외교 중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 때의 편향된 외교를 바로잡겠다는 공약도 지켜나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헬로, 안젤라”라고 인사를 건넬 정도로 미국과 우호관계를 회복했지만 인권문제 등에 대해서는 미국의 태도에 반대한다. 러시아와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되 천연가스 등 에너지 문제에서는 실리를 챙기는 쪽이다. 이란 핵문제에는 전임자보다 훨씬 강경하다. 이런 외교행보는 조용한 기성 외교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메르켈은 역대 총리에 대한 업무수행 만족도 조사 중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취임 6개월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다소 바뀌고 있다. 기업과 보수진영은 개혁 속도가 부진하다고 비판한다. 세금 인상을 통한 재정적자 축소 정책은 야당뿐 아니라 대연정 내에서도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메르켈은 흔들리지 않는다. 급격한 개혁보다는 국민 전체의 합의가 바탕이 된 개혁이어야 가능하며, 이는 또 다른 ‘라인강의 기적’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lotus@seoul.co.kr ■ 약력 ▲1954년 7월17일 함부르크 출생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물리학 전공 ▲1978∼89년 동베를린 물리화학연구소에서 근무 ▲1991년 헬무트 콜 총리에 의해 여성청소년부 장관으로 발탁 ▲1994년 환경부 장관 ▲2005년 독일 총리에 취임
  • [5·31 이후] “압승 부메랑 돌아올라” 몸낮춘 한나라

    [5·31 이후] “압승 부메랑 돌아올라” 몸낮춘 한나라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의 기류에는 두 가지 ‘표정’이 공존한다. 현상적으로 목도되는 것은 선거에 크게 이겼다는 기쁨이다. 그러나 동시에 지방선거에 이긴 뒤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지난 2002년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묻어난다. 허태열 사무총장도 1일 기자들에게 ‘압승’ 뒤에 다가올 ‘덫’을 우려했다. 그는 서울시의 경우를 들며 “시장을 비롯, 구청장·시의원 모두 한나라당이 독식하다시피 했으니 견제 세력도 없고 핑계를 댈 요인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작은 잘못 하나하나가 모두 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안주 말고 ‘낮은 자세’ 강조 한나라당 승리의 ‘견인차’인 박근혜 대표가 1일 ‘낮은 자세’를 주문하며 미리 일침을 가한 것도 ‘악몽’을 다시 꾸지 말자는 경고음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당직자들에게 “선거 기간 중 국민과 한 약속은 목숨같이 생각해 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지킬 것과 여기서 안주하거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자칫 들떠 있을지 모를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의지로 보인다. 이어 박 대표는 “선진 한국을 이룰 때까지 낮은 자세로 모든 것을 던져 일하고 국민 속에 들어가달라.”고 강조했다. 주요당직자를 비롯, 많은 의원들도 ‘낮은 자세’를 ‘합창’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국민의 말을 안 들으면 어떻게 심판받는지 목격한 만큼 각별하게 유의하자.”며 “당선자들은 선거운동 코스를 그대로 돌면서 인사하고 모든 당원은 외부적으로 겸허하고 내부적으로 단합과 화합을 이루자.”고 당부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조심스러운 다그침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시선은 더 많은 변화를 주문한다.‘2002 악몽’을 막으려면 당 쇄신을 위해 자신에게 더 가혹한 채찍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라정책연구원 김광동 원장은 “상대도 안 되는 파트너와의 선거에서 이긴 것에 만족해서는 절대 안 되고 국민이 놀랄 정도로 쇄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는 국회활동에서 조세·복지·교육 등의 분야에서 나라 살림과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법안을 제기하면서 국민의 마음 속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준비하는 구체적 플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치컨설턴트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예상보다 더 크게 이긴 게 독이 될 수 있다.”며 “겸허, 낮은 자세 등 추상적 수준의 주장만으로는 모자라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잇단 대선 패배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보수진영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며 ‘날개’를 단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대권 레이스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권 출마를 선언하기 위해 당장 당헌·당규에 따라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달 말 광역단체장 임기를 끝내고 당으로 돌아오는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와 이른바 ‘계급장을 뗀’ 상태에서의 경쟁이 시작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교과서 이념논쟁 본격화

    교과서 이념논쟁 본격화

    ‘교과서포럼’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 진영의 교과서 공세에 진보진영이 대응을 선언(서울신문 2월18일자 1면 보도)한 뒤, 진보진영에서 처음으로 교과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포럼을 연다. 다음달 13일 오후 2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한국사회경제학회(회장 박진도 충남대 교수) 주최로 열리는 포럼이다. 발표자로는 장상환·정성진(경상대), 홍훈(연세대), 최종민(전북대), 안현효(대구대) 교수 등이 나선다. 교과서포럼의 활동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판단 때문에 대응을 자제해왔던 진보진영이 본격적으로 포문을 여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이들의 반론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있다.19일 대구대 경상대학관에서 열리는 ‘지식기반경제의 성과와 문제점’ 국제학술대회다. 여기서 안현효 교수는 ‘중등과정 경제교과서의 분석’이라는 글을 발표한다. 이 글에서 안 교수는 이미 친시장 노선을 사실상 밝히고 있는데다, 주류경제학과 국가주의로 흐르고 있는 교과서포럼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반박한다. 특히 ‘교과과정론’의 관점에서,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학자들이 연구하는 경제학’과 ‘아이들이 배우는 경제과목’을 한 데 합치자는 주장은 결국 경제 교육의 붕괴를 뜻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나치게 ‘경제원론’ 같아서 실용성이 없다는 대기업들의 비판을 수용한 게 바로 지금 시행되고 있는 7차 교육과정인데, 이제 와서 다시 경제원론으로 되돌아가자는 대기업들의 주장은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안 교수는 “내부적인 논의를 통해 좀 더 내용을 다듬은 뒤, 다음달 포럼 때 정식으로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사경은 또 교육부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함께 경제교과서 개편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과 관련, 항의의 뜻을 담은 성명서도 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제학·산업사회학 전공 교수들 100여명의 서명도 받아놓은 상태다. 유동민 충남대 교수는 “교과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좋지만 이해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전경련과 함께, 그것도 50% 전경련 자금을 받아 교과서 개편을 추진한다는 발상 자체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교과서포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진보진영 학술단체들의 집합체인 한국학술단체협의회가 나서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다. 그러나 보수진영의 공세가 사실상 경제와 역사 교과서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경제는 한국사회경제학회, 역사는 한국역사연구회와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등이 중심이 되어 대응키로 했다. 학단협 관계자는 “올 하반기쯤 역사·경제 관련 학회를 아우르는 연합심포지엄 구성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가안보 제2보루 역할 해내겠다”

    “국가안보 제2보루 역할 해내겠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제31대 회장에 박세직(73·육사 12기) 전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이 21일 선출됐다. 보수 성향의 박 신임 회장이 보수진영의 선봉장격인 향군을 3년 임기로 이끌어가게 됨에 따라 향군은 일단 보수노선을 유지하게 될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 등록 전부터 현 정권의 특정후보 지원설이 나돌면서 이념적 노선 변화 가능성을 놓고 주목을 끌기도 했었다. 향군은 국가보안법 폐지반대 운동 등 반정부 집회도 몇 차례 가진 데다가 감사원의 감사도 받는 등 안보관련 예산의 삭감까지 거론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의 추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신임 회장은 이날 서울 잠실 향군회관에서 전국 향군 대의원 365명 가운데 359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204표를 얻어 여유있게 당선됐다. 천용택(68·육사 16기) 전 국가정보원장은 현재 곤경에 처한 향군을 구할 적임자를 자처하며 도전했지만 113표를 얻어 2위에 머물렀다. 노무식(73·갑종 20기) 전 향군 부회장은 42표에 그쳤다.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향군은 정치적으로 엄정한 중립을 지키면서 할 말은 하는 조직으로 위상을 정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행위나 이를 자행하는 집단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향군이 국가안보의 ‘제2보루’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주한미군 철수 반대, 한미동맹 강화, 국가보안법 유지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박 회장은 “정부 보조금에 기대지 않고 ‘장례 토털서비스’ 등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투명한 경영을 통해 재정자립 기반을 조속히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대통령 안보담당 특별보좌관, 수도경비사령관 등을 거쳐 총무처 및 체육부 장관 등을 지냈다. 또 국가안전기획부장에 이어 서울시장,14·15대 국회의원도 역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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