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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측근의 반란/한종태 논설위원

    로마제국의 최고 실력자 카이사르가 BC 44년 원로원 회의장에서 측근인 브루투스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브루투스, 너마저…”라고 한 말은 유명하다. 브루투스는 카이사르가 일생동안 사랑한 연인의 아들이라고 하니 브루투스의 칼에 찔려 죽어가는 카이사르의 심정은 어땠을까. 미국에서는 ‘리크게이트’로 기소된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 이라크 관련 비밀정보를 언론에 누출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라고 폭로해 정치권이 굉장히 시끄럽다. 리비는 ‘체니의 체니’라고 불릴 정도로 딕 체니 부통령의 핵심측근이고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의 끈끈한 관계는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리비는 1기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을 실질적으로 이끈 대통령의 주요 측근인사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 그가 주군 격인 부시를 물고 늘어졌다? 자기만 혐의를 뒤집어쓴 게 억울해서일까, 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충정에서일까. 측근의 반란은 우리에게도 적지 않다.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격에 사망했고, 지금까지도 언론에 오르내리는 김형욱 사건 역시 이 범주에 들어간다. 한창 진행중인 현대차 그룹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도 제보에 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밀금고와 비밀장부가 어디에 있으며, 비밀번호가 몇번인지 검찰이 ‘정확히’ 꿰고 있으니 현대차 측에선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었으리라. 최근 잇단 독설로 자신이 ‘모셨던’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한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의 행태도 측근의 반란에 속한다. 어느 조직이건 1인자 주변에는 상당수 측근이 포진한다.‘내가 핵심이오.’라며 벌이는 불꽃튀는 경쟁과 암투는 조직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때도 있지만 그 조직을 병들게 하는 경우가 오히려 많다. 측근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요즘 대기업마다 ‘내식구’ 챙기기에 열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게다. 하지만 이보다는 1인자의 높은 도덕성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부정이나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고 항상 조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조직과 나라가 편안해지리라.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訪美 李시장 ‘흐뭇한 아침’

    訪美 李시장 ‘흐뭇한 아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미국 조야의 관심이 예사롭지가 않다. 미 연방의회가 오는 16일을 ‘이명박의 날’로 선포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미 정부 핵심인사들도 줄줄이 이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중인 이 시장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측에서 면담을 요청해 13일 조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을 떠나기 직전 리처드 롤리스 아·태담당 부차관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성사된 것이란 설명이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실세 가운데 한 사람인 럼즈펠드가 외국 시장이나 정치인을 면담하기는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용산기지 이전도 있고 해서 서울시장으로서 예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말고도 롭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 등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이 시장은 워싱턴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과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강연 및 토론회를 갖는 데 이어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산실인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도 방문 요청을 받았다. 관례적으로 강연 내용을 공개해온 헤리티지와 브루킹스는 이 시장의 행사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외국에 나와 정부를 비판하거나 비난하지는 않겠다. 정부 홍보요원 비슷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선거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이 있다면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6자회담이나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좋지만 연방제처럼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을 논의하게 되면 혼란이 온다.”는 지적이다. dawn@seoul.co.kr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 저널] 한국 코드 안맞는 싱크탱크 지원 중단

    한국 정부는 매년 미국의 싱크탱크와 대학 등에 수십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대부분의 지원금이 국제교류재단을 통해 나가지만 정부가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데 적극 참여한다. 올해도 450만달러(약 45억원)가 미국 내의 한국 관련 연구에 배정됐다. 올해의 지원금 규모는 예년과 비슷하지만 분배 방식은 여러가지 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 같다. 첫째, 올해부터는 한국의 현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 싱크탱크에는 지원이 끊어졌다. 그동안 현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쏟아내온 신보수주의자(네오콘)의 산실 미국기업연구소(AEI)와 보수적인 헤리티지 재단, 북한인권문제를 줄기차게 거론해온 허드슨연구소에는 지원금이 한푼도 배정되지 않았다. 연구비가 지원되는 싱크탱크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브루킹스, 미외교정책 전국위원회(NCAFP), 몬테레이 국제연구소, 노틸러스, 시카고대외관계위원회, 헨리스팀슨센터, 코리아 소사이어티, 한미경제연구소(KEI) 등 진보·중도적 또는 친한적 성향의 연구소들이다. 둘째, 지원의 목적이 분명해지고 다소 ‘공격적인’ 성향도 보인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에는 ‘미국의 대북 관계 뒤집기:미래 관계를 위한 로드맵과 미국의 대북 정책, 법, 규정의 개요’란 주제의 연구가 의뢰됐다. 이 연구에는 현재 미국의 대북 정책을 뒷받침하는 법과 규정을 분석한 뒤 북·미 관계가 개선될 경우 어떤 식으로 개정돼야 하는가라는 부분까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우드로 윌슨 센터에는 ‘북한 관련 국제 자료의 문서화’라는 연구과제가 떨어졌다. 미국 정부와 국제기구 등에서 공개되거나 비밀 해제된 자료 등을 수집해 체계적으로 분류, 분석하는 작업이다. 이 연구는 북한 정책 담당자들과 연구자들에게 객관적이고 정확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연구 주제들은 현재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 분위기에 비춰볼 때 매우 ‘야심찬’ 것으로 보인다. 한국측이 이같은 연구과제들을 의뢰한 데 대해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그럴리가 없을 것 같은(Highly Unlikely) 일”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미 연구소에 대한 지원금은 대부분이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지원 목적을 명확히 하고, 그 목적대로 쓰여졌는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반면 순수한 학술 지원에까지 너무 정치적인 고려가 들어가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와 반발을 가져올 수 있다는 한반도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dawn@seoul.co.kr
  • [중계석] 더이상 지지할 수 없는 네오콘/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

    이라크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시아파와 수니파의 유혈충돌로 내전위기를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의 종언’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이라크 전쟁과 이를 주도한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을 비판한 책을 다음달 낸다. 그는 “미국 대외정책의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면서 “인권의 보편성에 대한 네오콘의 신념은 유지하면서도 무력 만능주의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지가 22일자에서 ‘신보수주의는 더 이상 내가 지지할 수 없는 어떤 것이 돼 버렸다’는 제목으로 그의 책(네오콘 이후:갈림길에 선 미국)을 간추린 것을 정리한다. 역사는 이라크 전쟁을 우호적으로 판단할 것 같지 않다. 부시 정부를 둘러싼 네오콘들은 이라크의 정권교체와 중동의 민주화를 주장했지만, 이라크 전쟁 3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이들의 ‘이상적 의제’는 위협받고 있다. 그들의 문제는 목적을 이루려고 과도하게 군사적 수단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자유롭고 개방된 세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의 힘과 영향력은 필요하다. 미국이 고립주의로 돌아가는 것은 더 큰 불행이 될 것이다. 네오콘들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면 곧바로 민주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럽과 다른 나라 사람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충분한 명분을 갖지 못했으며, 이라크의 민주화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미국을 비판했다. 이들의 우려는 불행하게도 맞았다.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대처하려면 전투가 아닌 평범한 이슬람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정치적 경쟁이 필요하다. 최근 프랑스와 덴마크의 사건들이 시사하듯이 유럽이 중심 전쟁터가 될 것이다. 극단적 이슬람주의는 현대화, 다원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체성 상실에 뿌리를 둔다. 아마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대외정책의 합법성을 얻기 위해 유엔 같은 국제기구들과 때로는 중복되고, 경쟁하는 ‘초다자적인 세계’를 증진해야 한다. 이란과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신중한 다자간 접근방식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부시 정부는 1기 시절의 신보수주의 정책으로부터 점점 거리를 두고 있다. 수단과 목적이 합치되는 ‘현실적 윌슨주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롭게 세계와 접촉해 나가야 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
  • [씨줄날줄] 네오리얼/한종태 논설위원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외교정책이 변하는가.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최근 이와 관련해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을 보도했다.내용인즉,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가 일방주의와 군사력 사용을 선호하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네오리얼리스트(신현실주의자)’의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그러면서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대표적인 케이스로 들었다.네오리얼들이 안보리 회부에 부정적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외교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에서 네오리얼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단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다.로버트 졸릭 부장관과 니컬라스 번스 차관,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 등 국무부 고위인사가 여기에 속한다.이들은 부시 1기 행정부의 코드였던 네오콘식 ‘독불장관 외교’는 지양하는 것 같다.대신 대화와 회유를 통해 적대국이나 국제기구를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부시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로 호칭한 것이나 올해 국정연설에서 북한문제를 간단하게 언급한 것도 이들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민간 차원의 핵 기술을 허용하겠다는 미국의 입장변화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반면 네오콘들은 2기 행정부에서 영향력이 줄어든 모양새다.특히 행정부내 네오콘 조정자로 통했던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 리크게이트로 기소돼 백악관을 떠난 것은 네오콘 퇴조의 상징적 사건이다.네오콘이 득세하는 동안 한·미관계를 말할라치면 갈등이나 마찰과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었다.네오콘의 대표적 이론가인 니컬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기회만 되면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주장한다.그는 2004년 11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청와대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더라.누가 부시 대통령의 낙선을 기원했는지 이름까지 댈 수 있다.”고 말해 평지풍파를 일으켰던 인물이다. 우방과의 협력과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네오리얼의 외교정책은 우리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북핵 해법에서도 한·미간 간극을 최소화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이들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는 정책으로 말해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는 정책으로 말해야/이목희 논설위원

    부끄러운 고백부터 하겠다. 동료·선배들은 나를 ‘생활진보’라고 놀린다. 경력이나 품성은 보수로 비치는데 논설 발제나 토론에서 진보인 척한다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어서 별 반박을 않고 있다. 기자생활을 20년 이상 하면서 가슴에 담은 게 있기 때문이다.“어느 편이 옳은지 장담할 수 없을 때, 그래도 세상이 변하는 쪽을 택하는 게 낫더라.” 진보주의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량주의자의 이미지는 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독설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앰브로스 비어스는 진보와 보수를 멋지게 구별했다.“존재하는 악한 것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보수주의자이고, 구악을 새로운 악으로 대체하려는 이가 진보주의자다.” 진보와 보수를 선악의 개념으로 따질 수 없을 것이다.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다만 긴 역사의 호흡으로 판단하면 변화를 좇는 것이 평균 이상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본다. 수년전 일부 동료, 선후배들이 이념성향 분석에 응한 적이 있었다. 학계에서 통용되는 설문 문항을 준용했다. 사회복지 확대, 사형제, 국가보안법, 낙태, 양심적 병역거부, 간통제 등 사회 이슈에 대한 견해를 묻는 것이었다. 가장 진보적인 쪽을 0, 반대 쪽을 10으로 상정했다. 설문 답변을 통해 나타난 응답자들의 이념성향은 6안팎이었다고 기억한다. 중도보수였던 셈이다. 이 결과를 보여주기전 스스로 생각하는 이념지수를 물었더니 중도진보를 나타내는 4가 많았다. 어떤 이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2라고 주장했는데 개별 이슈 설문결과는 8로 나타나기도 했다. 생활진보도 문제가 있고, 의식과 실제에서 이념편차가 나타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러나 가장 역겨운 것은 ‘콘텐츠 없는 진보’다. 미국 학자 토머스 쿤이 제창한 패러다임의 변화까지는 못가더라도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려면 공부하고, 실천해야 한다. 참여정부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반면 얼치기 진보주의자를 양산하고, 실제 정책으로 연결되지 않는 ‘무늬만 진보’로 국민들을 실망시킨 측면이 있다. 1970,80년대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한 교수는 “정부 정책을 지지하면서 토론회에 연일 얼굴을 내미는 일부 소장 학자들의 실제 연구성과가 엉망이어서 학교가 골치를 앓는다.”고 꼬집었다. 그들의 행태에 대한 반감으로 과거 민주·개혁을 이끌던 중진·원로 학자들이 오히려 보수진영으로 돌고 있다고 걱정했다. 올해초 몇몇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보수를 자처하는 국민이 진보쪽보다 많아졌다. 참여정부 초기와는 반대 현상이다. 참여정부 핵심으로 등장한 386정치인들, 나아가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가 함께 책임을 느껴야 할 대목이다. ‘행태적 진보’의 대표격으로 여겨지는 유시민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됐다. 유 의원은 보수파뿐 아니라 진보파도 반대하고 나선 뜻을 헤아려야 한다. 유 의원은 정치인 가운데 국민연금 등 복지분야에서 아는 것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도 개혁성과 전문성,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뭐든지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양 강조하는 그의 어법이 문제다. 지식이 깊은 전문가는 절대 단정해서 말하지 못한다. 그가 복지부 장관으로서 다시 ‘싸가지 논란’을 일으킨다면 참여정부 개혁은 더욱 곤궁에 빠지고,‘진보는 그런 것’이라는 비아냥을 듣는다. 정동영·김근태에 이어 유시민을 내각에 불러 차세대로 키우면 뭘 하겠는가. 진보·개혁 정부에서 양극화가 깊어지고, 남북관계가 어려워진다면 만사 끝이다. 진보·개혁은 톡톡 튀는 말재주로 성공하지 못한다.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으로 나와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서울신문이 선정한 2005년 국내외 10대 뉴스

    ■ 국내 ●황우석교수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 ‘국보급 과학자’에서 ‘허풍 과학자’로 전락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파문은 온 국민을 충격 속에 몰아넣었다. 아직 완전히 조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세계 최초라고 했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믿을 수 없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난치병 환자들은 다시 절망에 빠졌고 한국은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어떻게든 성과를 빨리 보여주려는 조급성과 과학자로서의 윤리 상실이 부른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안기부·국정원 수천명 불법도청 확인 7월 도청테이프 한 개의 내용이 폭로됐다.1997년 삼성측 인사들이 한 음식점에서 정치권과 검사에게 금품을 주려고 논의하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를 실마리로 국가정보기관의 불법도청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이 국가정보원을 사상 처음으로 수색하는 등 다섯달 동안 수사를 벌여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 미림팀이 정·관·재·언론계 인사 수천명을 도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도청 추방을 외쳤던 김대중 정부에서도 도청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이 구속됐다. ●정부, 8·31 부동산투기 억제대책 발표 연초부터 서울·수도권 신도시 아파트값과 전국 땅값이 폭등해 서민들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졌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서 시작된 가격급등은 일반 아파트로까지 번졌고, 판교 신도시 광풍은 주변 아파트값을 끌어올려 연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11%(㈜부동산114 기준)를 넘어섰다. 결국 정부는 강력한 투기억제책이 담긴 ‘8·31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고, 연말부터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일부 투기억제 법률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 국회 통과 12부4처2청의 국가기관을 수도권에서 충남 연기·공주로 옮기는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법안이 3월2일 전격적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도 헌법소원에 휘말렸지만 헌법재판소가 합헌취지의 결정을 내리면서 법리논쟁이 일단락됐다. 여권은 청와대까지 옮기려던 당초 계획에서 다소 물러서긴 했지만 대통령선거 공약을 지킨 것으로 자평했다. 그러나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 재검토되거나 변경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청계천 47년만에 복원 ‘생태하천으로’ 서울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이 47년만에 복원돼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1958년 콘크리트로 복개되면서 땅속에 묻혔던 5.84㎞ 물길이 10월1일 따사로운 햇볕을 되찾아 물고기와 새가 노니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공사 비용을 뛰어넘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성공적 하천복원 사례로 외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도 오랜 단장 끝에 새롭게 문을 열어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 도심의 명소로 거듭났다. ●‘독도 영유권분쟁’ 한·일 감정대립 격화 일본 시마네현이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하는 조례안을 상정하고 주한일본대사가 서울 한복판에 앉아 ‘독도는 일본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한·일 외교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3월16일 시마네현은 일본 정부의 묵인과 국수주의자들의 응원 속에 조례를 통과시켰다.6월20일 한·일 정상들은 냉랭하게 만났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10월15일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한·일 양국의 감정대립은 격화됐고 연말로 예정됐던 양국 정상간 정례 ‘셔틀회담’도 결국 무산됐다. ●기생충알 김치등 중국산 먹을거리 파동 10월 중국산 김치에서 납 성분에 이어 기생충알까지 검출됐다는 당국의 발표로 중국산 식품 전체가 극도의 불신을 받았다. 검출된 알이 모두 미성숙란이어서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한때 한국과 중국은 외교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11월에는 일부 국내산 김치에도 기생충알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먹을거리의 국민건강 위협이 심각하게 부각됐다. 또 중국산 어류에 이어 송어·향어 등 국내 양식 민물고기에서도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됐다. ●한국축구, 월드컵 6회 연속 본선진출 한국축구대표팀이 6월9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서 쿠웨이트를 4-0으로 대파하며 6회 연속 본선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월드컵 6회 연속 진출은 세계에서 9번째이고 아시아에선 최초다. 하지만 8월 초 열린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2무1패로 꼴찌를 기록한 데다 8월17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졸전 끝에 0-1로 맥없이 패배, 조 본프레레 감독이 경질되고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새로 영입하는 진통을 겪어야 했다. ●‘여성 악법’ 호주제 2008년 완전 폐지 50년간 여성계의 숙원사업이던 ‘호주제 폐지’는 2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물꼬를 텄다. 헌재결정후 50일이 안돼 국회는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호주제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했다. 호주제는 여성권리의 신장, 한 부모 가족 증가 등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존속시켜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유림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었다. 유예기간을 거쳐 호주제가 완전 폐지되는 2008년 1월부터는 가족 관계를 개인별로 관리하게 된다. ●과거사규명·사립학교법 여야의원 격돌 17대 국회는 ‘과거사 규명’과 ‘사립학교법’의 격랑 속에 여야간 극한 대립을 불러왔다. 여야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사대상과 범위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는데 지난 9일 ‘반쪽 통과’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는 정면 충돌, 연말까지 급랭정국이 이어졌다.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종교계의 불복종운동, 사학재단의 신입생 모집 거부 경고 등으로 반발이 확산되자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불가’와 ‘단독 국회 개최’로 맞섰다. ■ 국제 ●카트리나 강타와 구겨진 미국자존심 8월29일 초강력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을 강타해 1306명이 숨지고 6644명이 실종됐다.‘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가 순식간에 물속에 잠겨 유령의 도시로 변하면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꼬리를 문다. 피해를 키운 연방정부의 늑장 대응은 초일류국가임을 자임해온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특히 재난 대처 과정에서 첨예화된 흑백간 인종 갈등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국제사회에 그대로 드러냈다. ●파키스탄 강진으로 7만5000명 사망 10월8일 발생한 리히터 규모 7.6의 파키스탄 강진은 7만 5000명의 사망자,350만명의 이재민이라는 엄청난 피해를 낳았다. 재난 앞에서 카슈미르 관할권을 둘러싸고 앙숙 관계였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국경을 개방, 구조작업에 나선 군인들을 오가게 했다. 그러나 영하 30도까지 수은주가 곤두박질치는 겨울이 닥쳐왔다. 이재민들에게 제공된 텐트는 대부분 겨울용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어서 동사(凍死)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전세계 확산 비상 ‘21세기 흑사병’으로 불리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던 AI가 9월 이후 중국과 동유럽을 거쳐 서유럽, 중동, 미주로까지 번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결과 현재까지 AI로 숨진 사람은 73명.WHO는 특히 치명적인 H5N1 바이러스의 사람간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AI가 역병(疫病)이 될 경우 1억명 이상이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이슬람계 런던 연쇄 폭탄테러 이라크전에서 미국의 최대 우방인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7월7일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9·11테러 이후 4년만에 세계가 다시 테러공포에 휩싸였다. 출근길 런던 시민들로 붐비던 지하철과 2층버스에서 발생한 테러로 56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인명피해 못지않게 충격을 준 것은 테러범들이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자생적인 이슬람계 이민 2세들이라는 점이다. 이후 테러용의자를 사살하는 과정에서 영국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프랑스 이민자들 ‘인종갈등’ 폭동 ‘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가 인종갈등으로 빚어진 폭동으로 불탔다.10월27일 파리 교외 무슬림 빈민가에서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 소년 2명이 감전사했다. 이후 3주 동안 무슬림과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사는 파리 외곽 지역에서 분노한 젊은이들의 방화가 들불처럼 번져나갔다.9000여대의 차량이 불탔고 약 3000명이 체포됐다. 이 소요사태는 이민자 2·3세의 사회통합문제, 실업, 빈부차 등 프랑스 사회가 안고 있던 모순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라크 주권정부 구성 행보 계속 혼란과 갈등이 노출되고는 있지만 주권정부 구성을 향한 이라크의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1월 제헌의회 선거를 통해 구성된 의회가 내놓은 새 헌법안이 10월 국민투표를 통과하면서 이같은 안정화 일정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치러진 총선 개표 결과 발표가 늦춰지면서 정파간 갈등과 혼돈이 초래되고 있지만 내년 1월 총선 결과가 나오면 총리 지명, 내각 구성 등 새 정부 출범을 향한 정치 일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교황 보수파 베네딕토 16세 즉위 4월2일 26년 동안 재임해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저는 전부 당신의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선종한 뒤 전 세계의 이목은 바티칸에 쏠렸다.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네번째 콘클라베가 열린 같은 달 19일 오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 새 교황이 탄생했음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제 265대 교황으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 시절 ‘하느님의 충견’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데서 볼 수 있듯 대표적 강경 보수주의자로 평가돼왔다. ●자민당 과반의석… 고이즈미 개혁독주 우정민영화를 기치로 중의원을 전격 해산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도박’이 ‘대박’으로 나타났다.9·11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15년 만에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고 개혁 독주를 시작했다.‘제왕적 총리’가 된 고이즈미 우경화도 탄력을 받았다. 취임 후 다섯번째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가 하면 아소 다로 외상 등 극우 인사를 내각에 중용해 이웃나라인 한국·중국과 최악의 외교마찰을 빚고 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 세계경제 긴장 연초만 해도 배럴당 40달러 안팎에 머물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6월27일 사상 처음 60달러를 넘어섰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 멕시코 만의 석유시설 피해가 생긴 8월 말에는 10월 인도분 WTI 가격이 70달러를 넘었다.3차 오일쇼크가 오리라는 우려는 이후 유가가 하락세로 안정되면서 다행히 기우로 그쳤다. 고유가 쇼크로 정신이 번쩍 든 미국을 비롯한 에너지 소비대국들이 원자력, 석탄,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독일 첫 女총리 메르켈 ‘좌·우 대연정’ 9·18 총선 후 두 달여의 연정(聯政) 줄다리기 끝에 독일 총리직을 거머쥔 앙겔라 메르켈. 조기 선거 승부수를 던진 7년 집권의 게르하르트 슈뢰더를 꺾었다.36년 만이라는 좌·우 대연정의 수장을 맡아 독일병을 치유하고 제2의 라인강 기적을 이룰지 주목된다. 취임 첫 날을 해외순방으로 연 메르켈은 유럽연합 예산안을 막후 조정으로 타결시켜 국제 무대 데뷔전도 성공리에 치렀다. 동독 출신과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제2의 대처’로 탄생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블랙먼, 판사가 되다/린다 그린하우스 지음

    많은 사람들은 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박빙의 대결을 벌인 공화당 부시와 민주당 고어 두 후보. 백악관의 주인은 플로리다 주의 개표 결과에 따라 결정날 상황이다. 재개표 여부를 두고 여러 차례 법정절차가 이어진다. 국정 공백으로 야기될 혼란에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가운데 연방대법원이 최종적으로 나선다.‘더 이상 재검표를 진행하지 말라. 부시의 당선 확정이다. 고어는 승복한다. 만약 그가 승복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일은 미국에선 상상할 수 없다. 옳든 그르든 대법원 판결에 승복하지 않은 사람은 미국 국민 자격이 없다. 연방대법원엔 아홉명의 종신 판사가 재직한다. 그래서 판사 한 자리의 임명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요란한 것이다.‘아홉명의 늙은이’가 나라를 망치기도, 살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 대법원 판사의 행적에 대한 국민 관심은 지대하다. ‘블랙먼, 판사가 되다’(린다 그린하우스 지음, 안기순 옮김, 청림출판 펴냄)는 1973년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Roe v.Wade) 판결의 판결문을 썼던 해리 블랙먼(1908∼1999)의 첫번째 전기이다. 흔히 ‘낙태 판사’로 알려진 블랙먼의 법조 인생과 사법철학을 조명한 저술. ●美 연방대법원 종신판사로 24년간 재직 저자는 뉴욕타임스 연방대법원 출입기자 출신으로, 지난 1988년 대법원 취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블랙먼이 소장했던 엄청난 분량의 문서에 접근했던 최초의 기자였던 그는 이같은 자료와 블랙먼의 구술을 바탕으로 블랙먼의 삶과 대법원 재임 중 일어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엮어냈다. 특히 법률 사건 뒤에 가려진 인간의 존재를 인식하고 낙태, 소수민족 우대정책, 사형, 성차별 등과 같은 논쟁에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데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던 판사로서의 블랙먼의 모습을 보여준다. 연방대법원은 현명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아홉명의 판사들이 사건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다른 판사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도록 설득한다. 특히 블랙먼이 판사석에서 보냈던 24년 동안, 그들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을 두고 격렬하게 토론하는 일을 거듭했다. 국방부 문서사건, 로 대(對) 웨이드 사건, 닉슨 도청테이프 사건, 바크 대 캘리포니아 대학 이사회 사건, 가족계획협회 대 케이시 사건 등이 결렬한 논쟁을 거쳤다. ●보수성향에서 진보의 최전선으로 특히 대법원 판사 지명때마다 진보냐 보수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는데, 이를 가르는 한 획이 ‘낙태’와 ‘사형제도’에 대한 지명자들의 태도나 성향이다. 해리 블랙먼 또한 리처드 닉슨이 지명할 당시 미국 중서부 출신의 온건한 보수주의자라는 평이 나왔고, 그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블랙먼은 나이 예순에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가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진보의 최전선에 서게 된다. 책은 블랙먼이 닉슨 대통령에게 지명된 1970년부터 24년간 대법관을 지내면서 그가 참여한 중요한 판결의 논의과정을 블랙먼의 눈과 글을 통해 조명했다. 1973년 블랙먼이 판결문을 작성한 ‘로 대 웨이드’ 사건 판례는 그 이전 100년간 낙태를 범죄로 간주한 미국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했다. 그래서 이 판례엔 항상 ‘그 유명한’,‘역사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다. 평생 불려온 ‘낙태판사’라는 별명도 이때 얻었다. 저자는 지명 당시 보수파로 분류됐던 블랙먼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이끌어내기까지 새로운 생각을 향해 마음을 열었고, 자연스럽게 여성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진보주의자가 된 과정을 추적한다. ●‘로 대 웨이드´ 계기로 여성권리 위해 투쟁 이 과정에서 자신을 대법관으로 추천했던 친구 워렌 버거 대법원장과 가깝고도 불편한 관계를 그린 부분은 인간 드라마로서의 흥미를 돋운다. 블랙먼은 인간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코드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잘 보여준다. 블랙먼을 중심으로, 우리와는 다른 미국 사법체계가 움직이는 원리, 사법체계의 정점에 있는 연방대법원의 일상을 유명 대법관들이 등장하는 일화와 함께 풀어놓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7·9급 공무원 시험 완전정복] 행정학 문제

    ●행정학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정부관 1. 의의 사회에는 이념상의 스펙트럼이 있기 마련이다. 대별한다면 ‘진보주의-중도-보수주의’로 구분할 수 있다. 진보주의는 좌파, 보수주의는 우파로 부른다. 정당은 이러한 정치적 이념을 중심으로 결성된 정치적 결사체이다. 미국의 민주당, 영국의 노동당, 일본의 사회민주당 등은 진보주의 정당이라고 볼 수 있으며, 미국의 공화당, 영국의 보수당, 일본의 자유민주당 등은 보수주의 정당이다.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간에는 인간관, 가치 판단, 시장과 정부에 대한 평가 등에서 차이가 있다. 2. 진보주의 정부관 진보주의는 인간의 비현실적인 냉혹함과 계산방식 때문에 경제인(homo economicus)의 인간관을 부정하고,‘욕구’,‘협동’,‘오류 가능성(fallibility)’의 여지가 있는 인간관을 갖는다. 진보주의자들은 자유(freedom)를 옹호하며, 그들의 자유는 평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실질적인 정부의 개입을 허용한다. 진보주의자들은 효율성과 공정성, 번영 및 진보에 대한 자유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되, 시장의 결함과 윤리적 결여를 인지한다. 이러한 시장실패는 가능한 정부의 치유책으로써 수정될 수 있다고 본다. 진보주의자의 정부관을 보면 많은 영역에서의 정부의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지지하고, 좀 더 많은 정부 지출과 규제를 선호한다. 진보주의자들은 경제문제에 대한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정부개입을 선호하기 때문에 복지국가·혼합 자본주의·규제된 자본주의·개혁주의 등의 입장을 견지한다. 일반적으로 진보주의자들은 다음을 선호한다. (1)소외집단을 돕기 위한 정책, 즉 가난한 사람들, 소수 민족, 여성들을 위한 기회를 확보하고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선호한다. (2)의료보장, 소비자 보호, 공해 없는 환경 등과 같은 목적을 증진시키기 위해 경제에 대한 더 많은 정부규제를 선호한다. (3)과세 제도를 통해 부자들로부터 가난한 사람들로의 소득 재분배 정책을 선호한다. (4)낙태 금지를 위해 정부권력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며, 공립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을 반대한다. 3. 보수주의 정부관 보수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에 합리적인 경제인의 인간관을 갖는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유를 강조하며, 그들의 자유는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기회의 평등과 경제적 자유를 강조하고 소득, 부 또는 기타 경제적 결과의 평등은 경시한다. 보수주의자의 이상적인 정의는 교환적 정의(commutative justice)이지 배분적 정의가 아니다. 따라서 평등·공정과 같은 가치 판단과 갈등 관계에 있을 때에는 자유를 선호한다. 보수주의자의 시장에 대한 견해를 보면 자유시장(free market)의 이점에 대한 굳은 신념을 갖고 있으며, 자유시장의 어떠한 결함도 보수주의자의 신념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보수주의자의 정부관은 기본적으로 자유시장을 신봉하고 정부를 불신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개인의 자유를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경제조건을 악화시키는 전체적 횡포라고 믿는다. 이들이 정부가 필요하다고 믿는 경우는 개인에 의한 강요와 폭력의 방지, 외적으로부터의 방어, 재산권과 법적 계약의 집행, 통화 체계의 보수주의적 운영 규제, 특정 공공재의 공급, 최소한의 사회보장의 확보 등이다. 보수주의자들은 경제문제에 대한 정부 개입을 지속적으로 반대하며 자유방임적 자본주의를 옹호한다.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은 다음을 선호한다. (1)소외집단의 이름으로 하는 정책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보수주의자들은 정부 개입이 없는 강력한 경제로부터 소외집단이 가장 혜택을 받는다고 믿는다. (2)일자리, 의료 보장, 공해 규제 등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 규제를 줄이고 시장에 더 많은 의존을 한다. (3)높은 자본 투자율을 확립하기 위해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세법을 선호하지 않는다. (4)낙태 금지를 위해 정부 권력을 사용하는 것을 찬성하며, 공립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을 선호한다. (자료:새행정학, 대영문화사, 이종수 외.2004.p35∼36 인용) ●문제 진보주의 정부관에 대한 설명으로 부적절한 것은 (1)과세제도를 중시한다. (2)소외집단의 정책을 선호한다. (3)일자리나 의료보장 등은 시장경제를 활성화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4)여성정책에 관심이 높다. ●해설 및 정답 진보주의적 정부관은 1990년대 뉴거버넌스나 참여주의와 관련이 깊다. 진보주의자들은 효율성과 공정성, 번영 및 진보에 대한 자유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되, 시장의 결함과 윤리적 결여를 인지한다. 이러한 시장실패는 가능한 정부의 치유책으로써 수정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과세정책이나 소외집단, 여성정책 등을 선호하며, 실질적인 정부개입을 중시한다.(3)은 보수주의 정부관으로서 일자리, 의료 보장, 공해 규제 등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여 해결하려는 정부규제를 줄이고 시장에 더 많은 의존을 해야 한다고 본다. 정답 (3)
  • [여담여담] 줄기세포 연구 ‘사회적 합의’를/박정경 국제부 기자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극단적인 각광과 혐오가 횡행하고 있다.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당장 국부를 쌓아 한민족의 우수성을 세계 만방에 떨칠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가 하면, 하층 여성이 양계장 닭이 되어 생명 따윈 언제든 조작해 쓸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란 우려까지 현대과학을 보는 관점이 탈이념 시대의 이념이 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최대 쟁점은 단연 줄기세포 연구였다. 유권자들은 전통적 이슈인 전쟁이나 세금 문제는 ‘복잡하게’ 느끼고 ‘선악’이 불분명해 물타기가 돼 있는 반면, 동성애나 낙태 등 윤리 문제는 점점 더 양대 정당의 지지자를 너와 나로 가르고 있다. 당시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척수마비 ‘슈퍼맨’의 죽음을 계기로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조지W 부시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의 똘똘 뭉침으로 나타났다. 줄기세포 연구가 낙태를 수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화당이 언제까지 자신할지는 의문이다. 알츠하이머로 사망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미망인 낸시 여사 등 공화당 내에서도 이견이 많다. 실용주의가 강한 한국에선 보수주의자가 줄기세포 연구를 더 지지한다. 부시를 ‘전쟁광’으로 경멸하는 진보 진영도 줄기세포 연구에서만큼은 닮은 점이 있다. 각각 종교와 생태주의의 이름으로. 때론 ‘생명’조차 상대적인 개념인가 보다. 가치관의 혼돈을 보면서 문득 깨닫는 것은 어떤 내용이든 ‘사회적 합의’에 대한 갈망이다. 가치의 상대성을 목격했다면 아집을 버리고 조금만 더 공통점을 찾을 수는 없을까. 만약 연구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면 그에 따른 지원과 통제를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는 과학자 개인에게 윤리를 내맡겨선 안된다. 난자 기증만 해도 그렇다. 기증과 매매, 보상 개념이 정비돼 있지 않다. 기증이 활발한 사회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무리한 기증도 없지 않다. 기자도 과거에 얼떨결에 골수기증 서약서를 썼다. 그런데 나중에 골수 채취가 아프다는 소리를 듣고 뜨끔했던 적이 있다. 물론 환자를 생각한다면 참아야 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전 정보가 있었더라면 비로소 ‘숭고한’ 행위가 됐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 박정경 국제부 기자 olive@seoul.co.kr
  • [올해의 인물] (2)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올해의 인물] (2)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부시 정부를 전범재판에 회부해야 한다.”(11월 26일) “이스라엘은 지도에서 사라져야 한다.”(10월 26일) 지난 6월 24일 실시된 이란 대선 결선투표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49) 후보가 당선되자 서방 언론들은 “이란이 ‘극단적 보수주의’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극적인 역전승 당시 외신들은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앞서가는 가운데 보수파인 모하마드 바르크 칼리바프와 개혁파 무스타파 모인이 뒤를 쫓는 것으로 판세를 분석했다. 아마디네자드의 이름은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아마디네자드는 1차 투표에서 라프산자니에 이어 2위를 기록하더니 결선투표에서는 61.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빈곤층과 보수주의자의 지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원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아마디네자드는 유세 과정에서 “석유판매 수익을 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고 뚜렷한 반미 정책과 이슬람 근본주의를 내세웠다. 테헤란 시장 재직 시절 관공서에서 엘리베이터를 남녀별로 나눠 타게 하고, 빈민들에게 무료로 수프를 배급한 것은 이러한 그의 정치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당선 이후 국영기업의 주식을 빈곤층 가구에 할당해주는 계획을 승인했고, 청년실업과 주택난 해결을 위해 석유판매수입으로 13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설립하는 등 자신의 공약을 지켜나가고 있다. ●거침없는 반미 외교 아마디네자드는 핵과 석유를 양 손에 쥐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 그는 당선 뒤 “이란에 적대정책을 견지하는 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생각이 없다.”면서 ‘평화적 핵 기술 이용 권리’를 강조했다. 이는 대화를 중시했던 모하메드 하타미 전 대통령의 정책과는 상반된 것이다. 이어 이스파한 핵 시설 재가동을 선언하면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으로는 석유를 발판으로 러시아·중국·시리아 등과의 외교관계를 강화하고 친서방파로 분류된 외교관 40명을 경질했다. 미국은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어겼다는 확증이 없는데다 러시아·중국이 안보리 회부에 반대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부시와 닮은 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마디네자드는 틈만 나면 서로를 비난하고 있지만 두 정상에게는 의외로 닮은 점이 많다. 종교적 보수파를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고, 지나친 외교적 일방주의로 국내외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또 두 사람은 최근 인사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부시는 측근 변호사였던 해리엇 마이어스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다가 한바탕 논란 끝에 후보 지명을 철회했다. 아마디네자드 역시 요직 중의 요직인 석유장관을 세 번이나 지명했지만 의회가 모두 거부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씨줄날줄] 유럽의 자존심/이목희 논설위원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테러용의자 인권보다 테러방지가 중요하다. 테러예방 정보를 얻으려면 사전구금과 고문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 내에도 네오콘과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이 많다. 지난달에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마련한 고문방지법이 압도적 표차로 상원을 통과했다. 미국 행정부의 매파들은 자국내 인권론자들의 간섭이 귀찮다. 이 때문에 미국이 테러용의자를 마음놓고 문초하기 위한 비밀수용소를 세계 곳곳에서 운영하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대 30곳에 이른다고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는 밝혔다. 쿠바 관타나모 기지,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등 확인된 수용소만 13곳. 수륙양용 공격함 2척에도 이동수용소를 만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밀수용소에서 테러용의자 신문은 주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에 의해 이뤄진다. 미 ABC방송에 따르면 6가지 고문기술이 사용된다고 한다. 발가벗긴 뒤 냉방에 넣고 찬물 끼얹기, 거꾸로 매단 뒤 비닐로 감싼 얼굴에 물 붓기 등이다. 가장 효과적인 고문 방법은 수갑과 족쇄를 채운 채 40시간 이상 세워놓기라는 것이다. 테러용의자는 대부분 알카에다 연루자 등 이슬람권 출신이다. 미국의 비밀수용소 운영이 큰 곤경에 처했다. 미 CIA가 수용소를 가동하는 나라에 동유럽국가가 포함되어 있다고 이달초 워싱턴포스트지가 보도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인권존중, 자유민주주의가 태동한 지역이다. 수백년간 종교·인종간 전쟁을 겪으면서 포로·반란군에 대한 반인륜행위 금지를 규정한 제네바협약을 만들어 냈다. 인권을 무시하는 수용소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럽인권규약도 있다. 미국이 유럽의 자존심을 제대로 건드린 셈이다. 유럽연합(EU)은 미국에 비밀수용소 운영을 허용한 사실이 드러난 회원국에 대해 각료회의 투표권을 정지시키는 조치를 취하기로 하는 등 강경일변도다. 미 부시 행정부는 새달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유럽에 보내 해명에 나서기로 했다.‘인권보장의 원조’ 유럽이 미국의 말만 듣고 문제를 덮진 않을 것이다. 차제에 비밀수용소는 폐쇄하고, 수용자들에게 일반 전쟁포로에 준하는 대우를 한다는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받아내기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더 라이트 네이션/존 미클레스웨이트 등 지음

    최근 국내에서 ‘보수적 자유주의’를 표방한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창립되는 등 신보수주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수구 기득권 세력인 기존 보수주의와 차별화하면서 ‘건강한 보수’의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지만, 보수세력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과연 라이트(우파)는 재평가의 대상인가.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보수주의의 ‘천국’인 미국을 들여다보면 우파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정치 전문가로 손꼽히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옮긴 ‘더 라이트 네이션’(존 미클레스웨이트·아드리안 울드리지 지음, 물푸레 펴냄)은 ‘미국 보수주의의 파워’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을 움직이는 보수 우파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깊이있게 분석한다. 미국은 최근까지 10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정당인 공화당이 7번이나 승리했다. 지난해 11월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쟁 등에도 불구하고 재선에 성공했으며 ‘네오콘’이라 불리는 신보수주의자들의 입김은 점점 더 세지고 있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무기 소지와 사형제도, 염격한 형법제도를 지지한다. 또 미국은 낙태가 정치적 이슈로 여겨지는 몇 안되는 선진국 중 하나이며, 줄기세포 연구를 강경하게 반대해왔다. 이렇게 ‘공화당적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조직화된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주당 지지세력과 반(反)부시주의자들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분명 우파편향적이다. 영국 출신 언론인인 저자들은 우파의 나라 미국의 모습을 상세히 묘사하고, 미국의 보수주의가 어떤 특색을 띠고 있는지 파헤친다. 미국 전역을 가로지르는 현지조사와 미국 역사에 대한 폭넓은 자료분석을 통해 미국의 현주소와 미국 보수주의의 이행과정, 그리고 미래의 모습까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눈에 띄는 것은 여러 통계수치와 관련 일화들을 인용, 미국의 현실정치와 보수주의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는 것. 미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보수주의 운동이 훨씬 거셀 뿐 아니라 보수화 정도도 월등히 높다. 미국의 우파는 국가권력에 대해 현대의 다른 어떤 보수주의 당보다 강한 적대감을 표출한다. 또 다른 보수정당보다도 개인의 자유에 훨씬 더 집착하며, 종교적인 색채도 가장 뚜렷하다. 저자들은 “이러한 미국적 특성들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점점 더 작은 정부를 요구하고, 도덕적 타락을 막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이에 부응하는 정치세력만이 영향력을 유지·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 이는 50년 역사의 독특한 미국식 보수주의가 정치와 일상생활에서 거둔 승리의 자신감이다. 물론 미국과 한국의 정치·사회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미국 우파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통찰은 한국에서 건전한 민주주의 발전을 염원하는 사람이라면 들여다 볼 만하다.2만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부시, 경제 실리 위해 ‘입조심’

    실리 앞엔 명분 없다? 미국의 대중국 외교가 보다 확실한 실리외교로 선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WSJ은 부시 외교팀이 과거 중·미관계의 단골 메뉴였던 인권 및 민주화 문제를 뒷전으로 미루고 대신 경제 및 안보협력에서의 실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의 확산’과 ‘폭정 종식’을 외교 기조라고 강조해 오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19·20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입 조심’ 중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전처럼 중국의 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촉구하고 티베트 등 소수민족 문제를 들춰내 중국을 자극하는 대신 위안화 절상, 금융부문 등 시장개방 확대 등 ‘발등의 불’을 끄고 실질적인 이득을 얻어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자세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9일 워싱턴을 방문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만나면서도 전과 달리 관련 사진을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리지 않고 기자들을 부르지도 않는 등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다. 지난주 홍콩 봉황TV와의 회견에서도 부시는 “무역, 지적재산권, 북한, 이란과 에너지, 반테러협력 등이 베이징 방문중 논의될 사항”이라고 말했다. 예전과 달리 ‘자유와 민주’는 거론하지도 않고 실질적 협력과제만 나열했다. WSJ는 “중국의 전제정권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신보수주의자들의 영향력보다 중국과의 협력확대를 요구하는 기업계 인사들의 입김이 커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부시 외교팀에서도 “중국을 자극해 소외시키는 우를 범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규칙과 제도안에 포용해 나가야 한다.”는 대화 주장파들의 목소리가 커진 까닭이다. 마이클 그린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중·미 관계가 갈등과 협력이 교차하는 미묘한 관계임을 전제하면서도 “부시 대통령은 중국의 인권문제를 거론할 때도 ‘건설적 자세’로 접근했었다.”며 협력관계의 확대를 강조했다. 민주화, 인권, 소수민족문제 등에 있어선 유연한 자세로 후진타오 정권의 체면을 세워주는 대신 무역역조, 위안화 절상 등에선 보다 확실한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계산이다. 클린턴 대통령때 중국대사를 지낸 제임스 세서는 “중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미국이 깨달았다.”며 실용적인 외교로의 변화를 환영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때 주중대사를 지낸 제임스 릴리도 “민주화문제 같은 것이 미·중 협력관계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는 분위기”라고 변화된 상황을 지적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자유주의자 언행불일치 책 출간

    ‘저명한 자유주의자들은 신념에 따라 살까.’‘아니, 절대로 그렇지 않다.’ 미국 후버연구소의 피터 슈바이처 연구원은 최근 자신의 신간에서 “자유주의란 그것을 믿는 추종자들을 위선자로 만든다.”며 “재산과 가족 등이 걸려 있을 경우 그들은 보수주의자들이 하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꼬집었다. 슈바이처의 새 책 제목은 ‘내 말대로 하시오(행동을 따르지는 말고):자유주의 위선자들의 프로파일’. 9일 랜덤하우스 신간안내에 따르면 이 책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정치인에서부터 저명한 언어학자이자 반전운동가인 노엄 촘스키에 이르는 미국내 유명자유주의자들의 언행 불일치 사례들을 꼬집었다. 다음은 그가 지적한 대표적인 인사들의 사례. 마이클 무어 기업이 사악하다던 주장과는 달리 최근 5년 동안에만도 핼리버튼, 제너럴 일렉트릭, 머크, 파이저, 맥도널드 등 다양한 대기업 주식을 보유한 적이 있었다. 낸시 펠로시 노동조합의 든든한 후원자 중 한 명인 그녀는 최근 선거때 호텔과 레스토랑 노조로부터 의원 중 가장 많은 후원금을 받았다. 그런 그녀가 대주주로 있는 캘리포니아주 러더포드의 한 호텔에는 노조에 가입한 종업원이 한 명도 없다. 노엄 촘스키 미 국방부를 “지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기관”이라고 비난해온 그는 지난 40년간 국방부로부터 연구비 명목 등으로 수백만달러의 돈을 받아왔다. 알 프랑켄 에어 아메리카 라디오방송 진행자인 그는 보수주의자들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해 왔으나 정작 자신이 지난 15년간 고용한 흑인 비율은 전체의 1%도 안됐다. 조지 소로스 부자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은 버뮤다나 케이먼제도 같은 조세회피지역에 재산을 옮겨놓고 있다. 빌 클린턴 부부 재산세 제도를 선호한다고 말했으나 자신들이 사망한 뒤 상속세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는 약정 신탁을 설정해 놓았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생계비’ 확보를 위해 노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지만 그녀는 임금을 덜 줘도 되는 캐나다에서 영화 촬영이나 영화제작의 마무리 작업을 선호한다. 테드 케네디 재산세 제도를 옹호한 저명 정치인인 그는 세금 회피 수단의 존재에 반대의사를 표해 왔다. 그러나 그는 여러 번 복잡한 금전신탁과 개인재단을 세금 징수의 수단으로 삼으려 해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철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숱한 논란을 낳아온 해리엇 마이어스(60) 백악관 법률담당 고문에 대한 대법관 지명을 마침내 철회했다. 부시 대통령은 27일 마이어스 지명자가 스스로 지명 철회를 요청해 와 “마지 못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은 마이어스가 백악관에 재직하는 동안 자문했던 내용들을 공개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 대화록을 공개하면 솔직한 조언을 받을 대통령의 능력이 훼손될 것”이라며 상원을 비난했다. 이어 “마이어스의 결정은 헌법에 보장된 삼권분립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고 치켜세우면서 마이어스를 지명한 자신의 결정은 틀리지 않았음을 재차 강조했다. 마이어스는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상원 인준 과정이 백악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며 이는 국가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자문해온 내용들이 공개됐다면 나의 경험과 법 철학을 입증해줬을 것”이라면서 대화록 공개가 두려워 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 3일 마이어스가 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 그녀의 자질과 성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마이어스는 부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지만 변호사로만 일했을 뿐 판사로 근무한 경력이 없다.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최고 권위의 자리인 대법관에 앉힐 수는 없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더욱이 공화당 내부에서 반발이 더욱 거셌다는 점이 부시와 마이어스에게 큰 부담이 됐다.마이어스가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수파들은 대법원을 확실한 보수주의자로 채워야 한다는 관점에서 마이어스의 세계관과 법적인 자질을 문제삼았다. AP통신은 “마이어스 지명은 부시의 핵심 지지세력인 보수적 공화당원들의 반발을 가져왔다.”면서 “그들은 마이어스가 낙태 등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 대법원에서 확실히 반대표를 던질지 의문을 품어왔다.”고 분석했다. 또 이른바 ‘리크 게이트’ 수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는 점, 이라크에서 미군 사망자가 2000명이 넘으면서 철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점 등 잇따른 악재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마이어스에 대해 더 이상 집착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마이어스 지명자의 낙마는 부시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공화당 내부의 심각한 분열상을 드러낸 계기가 됐으며, 일부에서는 낮은 지지율로 휘청이는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부시는 무례한 카우보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래리 윌커슨 예비역 대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카우보이식’ 무례한 외교를 설명하면서 지난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때 일어난 일을 사례로 든 것으로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뉴아메리카재단’ 초청으로 학자와 언론인을 상대로 강연하면서“미국이 마치 뒷골목 악당처럼 모든 것을 이기려 할 필요가 없는 데도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등 품위를 잃어버렸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김 전대통령에게 대했던 태도를 문제삼았다. 그는 “만일 당신이 발걸이 의자에 발을 올려놓고 노벨상을 수상한, 당시 한국 대통령인 사람을 쳐다보면서, 그가 북한과 화해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당신이 매우 무례한 방법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외교가 아니다. 그것은 카우보이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정부의 외교를 장악,“밀실 결정으로 미국을 세계로부터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윌커슨은 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극도로 약하다.”면서 “현재 국무부가 존재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스 장관이 “대통령과의 친교를 위해 ‘정직한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윌커슨은 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분류되는 더글러스 페이스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 대해 “그보다 더 멍청한 사람을 거의 만나본 적이 없다.”고 극언을 서슴치 않았다. 31년간 해병대에서 봉직했던 윌커슨은 파월 전 장관과는 군과 민간에서 16년간 함께 일해 왔다.dawn@seoul.co.kr
  • 공화 잇단 악재 민주당 ‘휘파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 행정부와 공화당이 올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연이은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하는 기류를 보이자 야당인 민주당의 정치적 위상이 상대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진보파 내에서는 2006년 의회 선거와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모두 승리, 보수파에게 내준 미국 사회의 주도권을 되찾아오자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은 최근 들어 톰 딜레이 하원 원내대표와 빌 프리스트 상원 원내대표가 나란히 금전과 관련한 비리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데 이어,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 딕 체니 부통령의 핵심측근인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이 이른바 ‘리크게이트’로 기소 위기에 처해 있다. 나아가 체니 부통령의 연루 가능성까지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리크게이트관련 부시 피소 전망 이와 함께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누설한 리크게이트 사건의 피해 당사자인 발레리 플레임 요원과 그녀의 남편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대리대사는 부시 대통령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블룸버그가 1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또한번 얼굴을 구길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변지 격인 위클리 스탠더드의 편집장 윌리엄 크리스톨은 “가장 유능한 보수주의자들이 정치자금이나 기밀누설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수파의 하강 국면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민주 대선후보 거론 힐러리 `인기´ 반면 민주당측의 분위기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주)은 지난주말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운동에서 할리우드 스타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큰 성과를 거뒀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배출해 내겠다는 희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기부 대열에 흔쾌히 참여했으며, 캘리포니아주가 민주당의 전통적 아성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고 전했다. 힐러리 진영은 지금까지 138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는 내년 상원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예비조사 결과 공화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더라도 낙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여성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하는 TV드라마 ‘총사령관’이 방영되는 등 힐러리의 대선 출마에도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 공화당에서는 아직 유력한 후보군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 8∼10일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기를 희망한다는 미국민의 의견은 39%에 머무른 반면, 민주당이 다수이기를 원하는 의견은 48%에 이르렀다.dawn@seoul.co.kr
  • “부시 ‘보수 본색’ 어디갔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절대적 지지 기반이었던 보수층에서도 심상치 않은 지지율 이반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AP통신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는 7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공화당원의 ‘매우 지지’층이 재선 직후인 2004년 12월에는 3분의2 수준이었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50%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AP는 ‘어느정도 지지’까지를 포함한 공화당원의 부시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80%로 높은 편이지만 이라크 전 장기화와 허리케인 카트리나 늑장 대처, 극심한 재정적자와 최근의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 등으로 지지 강도는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아메리칸 대학의 제임스 서버 교수는 “극우파가 부시 대통령은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고 AP는 전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국민 전체의 지지율은 39%로 3개월째 바닥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앞서 CBS방송이 6일 보도한 부시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37%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dawn@seoul.co.kr
  • 미국사회 진로 마이어스에 달렸다

    미국사회 진로 마이어스에 달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지명한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고문을 둘러싸고 미국 전체가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물론 공화당 등 보수진영에서도 마이어스에 대한 찬반 양론이 뜨겁다. 미국은 왜 대법관 인선에 그토록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미국의 사법제도는 기본적으로 주 중심이다. 주마다 지방법원과 대법원이 따로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건은 주에서 해결된다. 그러나 주마다 법이 다르기 때문에 주와 주가 충돌하는 사건이나 연방 정부와 관련된 사안은 연방 대법원이 담당하게 된다. 특히 낙태와 동성애 등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건들은 연방 대법원이 판결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미국 사회의 가치관과 흐름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대법원의 구성은 최근까지 지난 2000년 ‘조지 부시-앨 고어’ 대통령선거 결과를 판정했던 체제가 이어져왔다. 보수 5 대 진보 4라는 기본 구도다. 그러다가 지난달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사망하고, 이에 앞서 샌드라 오코너 대법관이 스스로 사임하면서 한꺼번에 두 자리의 공석이 생겼다.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이 남긴 자리는 며칠 전 존 로버츠가 메웠다. 전·현 대법원장 모두 보수적 인사다.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은 말기에 이념적 성향을 많이 벗어났다는 평가도 있다.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한 현직 미국 대법관 8명의 성향을 살펴보면 ‘보수 4, 진보 4’라고 할 수 있다. 대법관에 따라 평가가 다르기도 하지만 대체적인 분류는 그렇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남은 한 자리에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인사를 앉히려 눈에 불을 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명권을 쥐고 있는 보수 진영에서는 확실한 보수 인사를 앉혀 사법부의 보수 색채를 확실하게 만들고 싶어한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중도 보수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지명한 마이어스 고문은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는 의문을 미 보수 진영에서는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보수 색깔이 불분명한 인사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마이어스 고문의 이념적 성향은 의회 청문회가 시작되면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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