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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어 박소연 대표 경찰 출석 “일부 동물 안락사 불가피”

    케어 박소연 대표 경찰 출석 “일부 동물 안락사 불가피”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은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동물 안락사는 불가피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14일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종로경찰서에 도착한 박 대표는 취재진에게 “일부 동물의 안락사는 불가피한 것”이라며 “병들고 어려운 동물들을 안락사했고, 고통 없이 인도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후원금을 얻기 위해서 회원들을 기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을 결단코 말씀드린다”며 “케어는 가장 힘든 동물을 가장 많이 적극적으로 구조해온 시민단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불가피한 동물들의 안락사는 병들고 양육이 어려운 동물에 한해 이뤄졌다”면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을 묻는 말에는 “결단코 맹세코 단 한 번도 없다”고 답하며 곧장 조사실로 들어갔다. 박 대표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다. 박 대표는 보호소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구조한 동물을 무분별하게 안락사한 혐의를 받는다. 안락사 사실을 숨긴 채 후원금을 모으고 후원금을 목적 외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케어의 내부고발자는 박 대표의 지시로 케어 보호소에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동물 250여마리가 안락사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동물보호 단체들은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업무상 횡령,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취지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검찰은 사건을 종로경찰서에서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논란이 확산해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자유연대, 자유대한호국단 등도 경찰에 박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고발이 잇따랐다. 박 대표가 경찰에 출석하기 30분 전 종로경찰서 앞에서는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박 대표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권단체MOVE 등 8개 동물보호 단체 관계자들은 “박 대표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개 농장과 도살장의 동물들을 구조했고, 80% 이상을 보호·입양했다”며 “끔찍한 환경에 처한 개들을 구조해 보호·입양하고 일부는 부득이하게 안락사하는 게 인도적”이라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태양광산업協, 2차 여론조사서도 국민 86.8% “태양광 확대·유지”

    태양광산업協, 2차 여론조사서도 국민 86.8% “태양광 확대·유지”

    재생에너지 국민인식조사 2차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재생에너지 2차 인식조사 결과를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우식 부회장이 발표했다.이번 조사는 지난 12월 1차 조사에 이어 한국태양광산업협회(회장 이완근)가 서울플러스와 공동으로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에너지원별 ‘비중을 늘리자’는 항목에 대한 응답이 태양광 에너지가 1차 조사 당시 확대 67.9%, 유지 17.1로 가장 높았고 확대·유지가 85%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86.8%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국민들은 태양광 에너지원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나타났다. 원자력 발전과 석탄발전은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각각 39.8%, 80.8%로 높이 나타났다. 반면 1차 조사 당시 원자력 에너지 25.0%와 석탄에너지 4.9%가 확대 의사를 밝힌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소폭 하락한 23.4%와 4.0%로 나타나 이를 줄여야 한다는 국민의식의 추이를 확인했다. 모든 정치 성향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인 태양광 에너지는 성향별 차이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성향이 74.5%, 중도성향이 60.3%, 보수성향이 48.7%로 진보성향일수록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됐다. 이번 한국리서치 조사는 지난 3월 6일~ 3월 11일 동안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를 10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신뢰수준에 최대허용 표본오차 ±3.1%이다. 이완근 회장은 “이번 조사는 지난 1차 조사와 마찬가지로 에너지별 선호비중과 수용도, 태양광발전 효용성에 대한 인식, 태양광발전 관련정보에 대한 이해에 국민의식을 조사한 것으로 동일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 1분기 동안 국민의식의 변화를 확인하고 그 원인과 향후 협회 사업방향과 재생에너지 정책수립에 기초 자료로 사용하고자 합니다.”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의 거주지 수용도는 지난 조사와 마찬가지로 제일 높게 나타났다. 거주지 주변 수용할 수 있는 발전시설로 태양광이면 찬성이 68.4%로 바이오(65.9%), 풍력(64.2%), LNG(35.4), 원자력(21.3), 석탄(5.4)와 비교할 때 월등하게 높은 수치로 파악됐다. 이는 원전 대비 약 3.5배, 석탄발전 대비 약 11배 이상 높은 거주지 수용도로 태양광의 안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 결과이다. 지난 1차 조사에서도 태양광이 71.0%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바이오(65.2%), 풍력 (63.5%), LNG(38.8%), 원자력(22.6%), 석탄(7.4%) 순으로 나타나 2차 조사와 대동소이한 결과이다. 다음으로, 태양광발전의 생산비용에 대한 인식 설문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태양광발전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비율이 54.5%로 나타났고 진보·보수·중도 응답자 모두 절반 이상이 태양광발전 비용하락 긍정 전망을 보였다. 또한 응답자 73.5%는 태양광은 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하였고 60.4%는 태양광시설이 인체·가축에 유해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두 질문 모두 진보·보수·중도적 성향 모두 50% 이상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태양광발전을 둘러싼 가짜뉴스에 대한 이해도에 대한 문하에서, 태양광패널에 중금속·발암성 물질 등이 함유에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사실이다)고 응답한 비율이 지난 1차 조사 당시 답변 21.1%에서 16.8%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언론과 전문가의 팩트 체크로 인해 국민인식의 점증적 변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태양광패널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는 53.9%가 모르겠다고 답변하였고 유해성에 대해 모르겠다(53.9%) 유해하다(19.6%) 유해하지 않다 (26.5%) 는 순으로 답을 하였다.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유해성에 대한 합리적 판단을 유보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태양광산업협회는 국민의식 제고를 위한 홍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태양광산업협회 정우식 부회장은 이날 본지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탈원전 논란 속에서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지지 여론 확인되었다.”며 “2023년에는 그리드 패리티가 올 것으로 예측되고 이후 2~3년은 태양광 빅뱅시대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기에 국민의식 제고를 통해 국민과 함께 태양광 발전을 일궈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김경수 폭행 유튜버, 긁힌 자국 선명 “취재기자들이 뒤엉킨 상황에서..”

    김경수 폭행 유튜버, 긁힌 자국 선명 “취재기자들이 뒤엉킨 상황에서..”

    김경수 폭행 유튜버의 첫 재판이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수정 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천모씨(51) 측 변호인은 “김 지사를 고의적으로 폭행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천 씨는 당시 취재기자들이 뒤엉킨 상황에서 인터뷰를 하기 위해 김 지사의 옷을 조금 잡아당긴 것일 뿐”이라며 “공소사실에는 김 지사의 상의를 잡고 몇 미터 끌고 갔다고 돼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씨 측 변호인은 이날 “경찰과 검찰에게 이 사건의 피해자인 김 지사의 피해 사실에 대한 조사를 해달라고 했지만 출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김 지사를 재판정으로 불러들여 피해 사실과 처벌 의사를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피해 사실은 물적 증거에 의해 입증을 할 예정이고, 피해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입증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김 지사를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은 없지만 검토는 해보겠다”고 밝혔다. 천씨는 지난해 8월10일 오전 5시20분쯤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조사 후 귀가하던 김 지사에게 접근해 상의 목 부위를 잡고 수 미터 끌고 가 폭행한 혐의를 받고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현행법상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돼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 처벌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씨는 특검 앞에서 김 지사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보수성향 집회 등을 생중계한 적이 있는 유튜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채길태 페이스북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사설] 한국당 전대, 색깔론·계파주의 탈피해야 보수 살린다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전 대표가 당대표 경선 출마를 어제 선언했다. 이로써 그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늘 경선 출마를 앞둔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다 주호영, 안상수, 김진태 의원 등 대략 10여명이 다음달 27일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당권을 놓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한국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현재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대신할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당대표가 되면 내년 4월 총선 공천과 당직자 임명권 행사는 물론 2022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당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덩치만 제1야당이었지 제대로 된 견제 세력으로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친박, 비박으로 상징되는 계파주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다. 최근 당 지지도가 탄핵 정국 이후 최고치지만 이는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여권의 악재로 인한 어부지리 덕분이다. 안보, 저출산, 청년실업, 미세먼지 등 주요 현안에서 정부를 비판하지만 정작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게다가 황 전 총리가 “무덤에 있어야 할 운동권 철학이 국정을 좌우한다”며 색깔론을 들고나온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대통령제에서 야당의 합리적 견제는 국정의 균형추다. 이를 위해 계파주의부터 탈피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배경은 친박·진박으로 나눠 싸운 계파주의에 대한 염증과 부정부패 청산에 대한 염원 때문이었다. 따라서 특정 계파를 중심으로 세를 불리거나 색깔론을 제기하면서 기득권 지키기에 안주한다면 ‘건전한 보수’ 세력의 지지를 회복하기 힘들다. 제1야당으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민생 문제를 해결할 입법화에 주력하는 의회정치 본연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건전한 보수성을 되찾는 게 대선 가도로 가는 디딤돌을 놓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親트럼프’ 폭스뉴스 굴욕… 진보 대법관 사망 그래픽 오보

    ‘親트럼프’ 폭스뉴스 굴욕… 진보 대법관 사망 그래픽 오보

    미국의 보수성향 뉴스채널 폭스뉴스가 21일(현지시간) 폐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6·여) 미 연방대법관이 사망한 것처럼 자막을 입힌 그래픽을 내보내 곤욕을 치렀다. 폭스뉴스는 이날 간판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에서 긴즈버그의 사진 아래에 ‘1933-2019’라고 쓴 장면을 송출했다. 짧게 지나간 장면이었지만 출생과 사망 연도를 써 넣은 그래픽이었다. 폭스뉴스 측은 “그래픽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기술적 실수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폭스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애청하는 보수성향 매체이며, 긴즈버그 대법관이 ‘진보의 아이콘’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실수’에는 그의 사망을 바라는 폭스뉴스의 속내가 은연 중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연방대법원의 이념 지형이 보수 쪽으로 더 치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AP통신·CNN 등도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었다”며 폭스뉴스 편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태우 “수상한 사람들, 집 앞 서성대고 초인종 눌러”

    김태우 “수상한 사람들, 집 앞 서성대고 초인종 눌러”

    21일 기자회견서…“아이들 불안에 떨어”21일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기자회견장에 취재진이 몰렸다. 기자회견 이전부터 회견장을 방문한 시민들과 개인 방송 플랫폼으로 방송하는 BJ들과 기자들이 충돌하는 등 혼잡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는 20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회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회견장을 찾아 ‘김태우 수사관님 응원합니다’, ‘김태우 수사관 지켜내자’는 피켓과 태극기 등을 들고 그를 기다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개인 방송 BJ들이었다. 약 30대의 스마트폰이 거치대에 꽂혀 기자회견석 앞에 줄을 섰다. 이들은 자신의 이어폰을 연결하고 기자회견에 대해 방송하는 모습이었다. 어두운 코트와 보라색 넥타이를 맨 김 수사관이 장내에 입장했다. 상기된 표정의 김 수사관은 입장 후 옅은 웃음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이날 김 수사관은 기자회견 말미에서 자신의 상관이었던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뒷 이야기도 풀어놨다. 그가 “회식자리에서 (상관인)박형철 비서관의 공식 건배사는 ‘조국을 위하여, 민정아 사랑해’”라고 말하자 장내는 헛웃음이 흘러나왔다.특히 “박 비서관이 조국 수석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며 심지어 임종석 비서실장에 대한 비리 정보도 가져오라고 했다”는 발언에서도 장내가 술렁였다. 이에 대해 박 비서관은 “반부패비서관이 조 수석에게 충성해야 한다거나, 임종석 전 실장의 비리 정보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혀왔다. 그는 마지막으로 “최근 집 앞에 수상한 사람들이 서성대고 있고, 초인종을 누르고 그냥 간 경우도 있는데 만 6세와 두돌이 지난 아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하자 장내에서는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김 수사관이 마지막 말을 끝내고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지만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공정하지도 않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필요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회를 맡은 변호인이 ‘기자회견’이라면서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질의응답은 기자 한 명의 질문만 받은 후 끝났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국민연금, 총수 일가 견제 현실화… 경영 개입 ‘관치’ 부작용도

    국민연금, 총수 일가 견제 현실화… 경영 개입 ‘관치’ 부작용도

    3월 대한항공 주총서 조양호 재선임 안건 국민연금 반대 전망… 다른 기업들도 긴장 기업가치 높이며 배당 확대 등 윈윈 효과 재계 “정부 입김 따라 과도한 간섭 가능성” 국민 노후자금 장기 수익성 악화 지적도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대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자본시장과 재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와 전문가들은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첫 적용 사례여서 당장 경영권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했던 총수 일가를 견제할 확실한 카드로 평가한다. 반면 재계는 기업 경영권이 정부 입김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관치’를 우려한다.16일 관련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3월에 예정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명현 기업지배구조연구원장은 “조 회장 쪽 지분을 생각하면 국민연금이 연임을 저지하기가 쉽지 않지만 조 회장에게 ‘경영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협을 주는 데는 충분할 것”이라면서 “다른 대기업 총수들도 경영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기업가치를 높이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어 국민연금과 해당 기업, 투자자 등 모두에게 좋은 윈윈 효과”라고 말했다. 더욱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본격화하면 사학연금 등 다른 연기금도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일단 국민연금이 많은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2017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한 국내 회사는 총 799개다. 특히 국민연금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주식은 삼성전자로 지분율은 9.6%다. 10대 투자 종목은 SK하이닉스(지분율 10.0%), 포스코(11.1%), 네이버(10.8%), 현대자동차(8.5%), LG화학(9.1%), KB금융(9.6%), 현대모비스(9.8%), 신한지주(9.5%), SK텔레콤(9.1%) 등이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적용이 본격화되면 배당 확대 등 투자자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팀장은 “국민연금이 당장 기업 경영권에 간섭하면 ‘연금 사회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에 주주 우대 정책을 펼치는 방향으로 갈 것이고 가장 먼저 나올 방안은 배당 확대”라면서 “다만 이로 인해 주가가 폭등할 것이라는 예상은 지나친 낙관론”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문제가 있는 대주주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국민연금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 여론 등에 휘둘려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할 가능성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한 재계 임원은 “KT&G 백복인 사장 연임 과정에서 정부가 KT&G 주주인 기업은행을 움직여 연임 저지에 나섰다가 관치 논란을 불렀던 것처럼 우회적인 정부의 경영 간섭이 추후 어떤 식으로 악용될지 모른다”면서 “자칫 국민연금의 정치적 의사 결정으로 국민 노후자금의 장기적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보수성향 단체들도 반대 집회를 펼쳤다.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지배구조포럼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국민연금의 경영권 개입을 경계한다’는 제목으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영자의 자격을 규율한다는 자체가 문제적 발상”이라며 “형법상 처벌해야 한다면 처벌하면 되지, 범죄를 이유로 재산을 뺏거나 경영권을 뺏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전체주의·사회주의적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트럼프 “러 위해 일한 적 없다”… 공모 의혹 직접 부인

    법무장관 지명자 “뮬러 특검 수사 지지” “나는 결코 러시아를 위해 일하지 않았다. 연방수사국(FBI) 사람들은 ‘알려진 악당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와의 공모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담긴 주류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14일(현지시간) “전부 커다란 거짓말”이라며 직접 부인하고 나섰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한 직후인 지난해 5월 FBI가 대통령을 상대로 러시아 내통 및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 조사한 사실이 있다고 지난 11일 보도하면서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불을 지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미 농업생산자협회 100주년 행사 연설을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만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 관련 질문에 “당신이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라면서 “나는 결코 러시아를 위해 일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이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수치스럽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FBI 전직 관리들을 ‘더러운 경찰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단독회담 후 자신이 배석한 통역사의 노트를 압수하고 함구령을 내렸다는 지난 12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해서도 “노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15~16일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리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 지명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바 지명자 측이 준비한 답변 내역을 입수해 보도했다. 과거 뮬러 특검을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친(親)트럼프 성향 인사인 바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뮬러 특검이 수사를 마치도록 허용하고 특검 보고서 공개를 대체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힐 방침이라고 AP는 전했다. 한편 이날 미 보수성향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43%로, 지난해 1월 42%를 기록한 이후 최근 1년 새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공중화장실 남녀 공용으로”… 日, 성 소수자 배려정책 확산

    [특파원 생생리포트] “공중화장실 남녀 공용으로”… 日, 성 소수자 배려정책 확산

    도쿄 시부야구, 신축·개보수 대상에 적용 “몸·마음 성 정체성 같지 않은 사람 불편” 광역단체 16곳 입학생 성별란 폐지·검토 일부 “학생 성 정체성 혼란 부추겨” 반발지난해 11월 일본 도쿄 시부야구는 “앞으로 새로 짓거나 개보수하는 모든 공중 화장실은 ‘남녀 공용’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화장실의 남녀 구분을 없애기로 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성적 소수자(LGBT)에 대한 배려’다. 시부야구는 “공중 화장실이 남녀를 달리 하다보니 마음과 몸의 성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용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시부야구는 2015년 동성 커플을 법률상 부부와 동등하게 대우하는 ‘동성 파트너 조례’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성적 소수자를 위한 공공 부문의 배려가 일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보수성이 강한 일본 사회이지만,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식 만큼은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것과 무관치 않다. 13일 일본 정부 및 언론에 따르면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중 16곳이 성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학생들을 배려해 공립고등학교 입학원서에 있는 남녀 성별란을 폐지하는 방안을 확정했거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우선 오사카부와 후쿠오카현이 올 봄 공립고 입시부터 성별란을 없앤다. 학교가 전달되는 ‘호적상 성별’을 학급 편성 등에 참고하되 학생 스스로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적도록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가나가와, 구마모토, 도쿠시마 등 3개 현은 2020년도 봄 입시부터 성별란 폐지를 계획 중이며 홋카이도와 교토부 등 11곳도 폐지를 검토 중이다. 아이치현 도요카와시의 한 시립초등학교는 지난해 화장실 일부를 개조해 여자용, 남자용과 별도로 ‘모두의 화장실’을 만들었다. 성 정체성에 고민하는 어린이를 위한 것이다. 지바현 가시와시의 시립중학교는 성적 소수자를 배려한 교복을 도입했다. 상의는 블레이저로 통일하고 남녀 구분 없이 넥타이나 리본, 치마와 슬렉스(좁은 바지) 중에 원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장 입학원서 성별란 폐지 등에 대해 “학생들의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오히려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히라사와 가쓰에이 중의원(자민당)은 지난 3일 한 집회에서 “성적 소수자만 있어서는 나라가 무너지고 만다”고 발언해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같은 당 스기타 미오 중의원이 월간지 ‘신초 45’ 기고문에서 “성적 소수자 커플들을 위해 세금을 쓰는 것에 찬성할 수 있을까. 그들 또는 그녀들은 아이를 만들지 않는다, 즉 ‘생산성’이 없다”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신년 인터뷰] “美, 수입차 25% 관세 실현 불가능… 무역전쟁 새 국면 맞을 것”

    [신년 인터뷰] “美, 수입차 25% 관세 실현 불가능… 무역전쟁 새 국면 맞을 것”

    국제경제 전문가인 테리 밀러(70) 헤리티지재단 국제무역경제센터 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이 큰 틀에서 한·미 양국의 경제 발전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 자동차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차 관세 부과는 현실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밀러 소장은 올해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경제성장이 절실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헤리티지재단 사무실에서 밀러 소장을 만나 올해 한·미, 미·중 관계 등에 대한 전망을 들어 봤다.→‘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을 어떻게 평가하나. -어떤 형태로든 보호무역을 지지하지 않는다. 국가 간뿐 아니라 기업 간, 개인 간 자유로운 경쟁이 경제를 성장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킨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의 지나친 보호무역에는 반대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무역전쟁은 다른 측면에서 봐야 한다. 미국은 국제시장에 간섭하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행동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의 대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불공정한 행위를 바로잡는 측면으로 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 관세폭탄이 옳다는 것인가.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비상식적 무역 행동을 바로잡는 것에 동의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중국과 관세를 무기로 직접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트럼프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채널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트럼프 정부가 선택한 관세폭탄은 관련 없는 기업과 국민까지 피해를 줄 수 있는 비효율적 방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인 한국 등을 상대로도 무역전쟁에 나서고 있는데. -국가 간 무역전쟁은 승전국과 패전국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나라에 승자와 패자가 동시에 존재한다. 미 정부의 수입산 철강 관세폭탄과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결과물이 미국의 일부 산업에 활력을 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동차와 가전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오히려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소비 위축은 미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결국 무역전쟁 폐해가 미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트럼프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올해부터 한국 등 동맹을 상대로 한 무역 갈등은 줄어들 것이다. →한·미 FTA 재개정안이 한국 국회 비준을 마쳤다. 새로운 FTA가 양국에 미칠 영향은. -한·미 FTA는 양국의 무역 확대를 위한 긍정적인 틀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FTA 수정은 특정 회사에 부분적인 조정을 가져올 수 있으나 ‘무역을 통한 번영’이라는 한·미 양국의 공통 이익에 많이 이바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 상무부가 25% 관세를 언급하며 수입산 자동차·부품이 미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 중인데. -미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다. 미 자동차 판매가격이 평균 2000달러(약 223만원) 이상 오를 것이며 이로 인해 수천 개의 미 일자리도 사라질 수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 미 공장 폐쇄 등을 예고한 제너럴모터스를 위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새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미국산 LNG 등 제품 수입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 해소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리려는 한국의 움직임은 트럼프 정부 내에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현시점에서 한·미 에너지 교역 확대는 의심의 여지 없이 양국에 경제적 이익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와 무역을 하나로 보려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 정부의 대응은. -미국은 절대로 비핵화 협상 등 북한 문제를 한·미 간 경제적 사안과 연결하지 않는다. 특히 한·미 동맹은 무역 문제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며, 경제적 관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한국의 승리와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혈맹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한·미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계속 노력하면서 동맹의 중요성을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부분은 한국의 경제력 성장 등에 맞게 조정하면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3월 1일까지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양국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 -미·중 모두 무역 부문에서 중대한 갈등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보호와 국유기업 축소, 국제 규범에 맞는 기술 습득 관행 부문에서 중국은 미 요구 중 일부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3월 1일까지 미·중이 완벽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는 있지만 다시 관세폭탄을 주고받을 정도로 악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고 미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에 나설 예정이다. 이것이 화해의 신호인가. -당연히 이는 중국 정부의 좋은 조치이며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명백한 행동이다. 또 아직 부족하지만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의 목표는 중국의 ‘2025계획 철회’로 보인다. 중국이 그렇게 양보할까. -중국의 2025계획에 대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2025계획을 재평가하고 이러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수정에 나선다면 중국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중국의 일부 재조정 추진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미·중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쉽지는 않겠지만 미·중은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설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좋은 유대 관계를 기반으로, 생산적 토론과 상호 이익을 위한 평화적 관계 개선이 이뤄질 것이다. 이는 2020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성장이 필요한 시 주석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미 경제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 -새로운 미·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에 대한 의회 승인이 이뤄지고, 대중 무역협상도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추가 감세 정책, 건강보험 합리화 등이 더해진다면 3%대 경제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방정부 셧다운(부분폐쇄) 여파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글로벌 경기 하강 등은 악재가 될 수 있다. 글 사진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테리 밀러 소장은 美 외교관료 출신… 대표적 보수성향 싱크탱크 이끌어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국제무역경제센터 소장으로, 자유시장과 국제무역이 전 세계 경제 성장을 어떻게 촉진하는지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해마다 전 세계 180여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자유지수를 발표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976년 미 국무부에 첫발을 내디딘 밀러 소장은 유엔과 이탈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등의 미 대사관에서 근무한 정통 외교 관료 출신이다. 국무부 경제·지구 문제담당 차관보 등으로 활약했으며, 2006년 유엔 주재 미대사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미 대표로도 활동했다. 2007년 헤리티지재단에 합류한 밀러 소장은 워싱턴DC 싱크탱크·학계에서 국제경제·무역 분야 석학으로 꼽힌다.
  • 트럼프 “동맹국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들이 美 이용할 때는 그렇지 않다”

    트럼프 “동맹국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들이 美 이용할 때는 그렇지 않다”

    한미 동맹·대북정책 큰 변화 없을 듯 방위비 분담금 압박 더 세질 가능성 후임 4성 장군 출신 잭 킨 유력 거론전통적 동맹관계를 중시해 온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내년 2월 물러나기로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안보정책 결정을 견제할 ‘버팀목’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측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압박이 더 거세질 가능성도 있지만 주한미군 지위를 비롯한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근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매티스를 불명예스럽게 해임했을 때 나는 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줬고 모든 자원을 제공했다”면서 “동맹국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들이 미국을 이용할 때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시리아 철군 결정에 반발해 물러나겠다고 밝힌 매티스 장관을 비판한 발언이다. 외교가에서는 ‘비용’ 문제를 중시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도 돌발적으로 철수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나왔다. 매티스 장관은 올해 초 주한미군 주둔에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주둔하는 것”이라고 설득해 철수 의사를 막았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 사퇴가 당장 주한미군 지위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 상·하원은 지난 8월 의회 승인 없이 주한미군을 2만 200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을 금지한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다만 방위비 부담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주한미군 유지비로 연 8억 3000만 달러(약 9300억원)를 부담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를 1.5~2배로 늘리길 원한다고 미 언론은 전하고 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매티스 장관 후임이 될 유력한 후보자로 전역한 육군 4성 장군 출신 잭 킨(75) 전쟁연구소(ISW) 이사장을 꼽았다. 킨 이사장은 보수성향 폭스뉴스에서 안보 관련 논평가로 활동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장관직을 제안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대신 매티스를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석기 석방” 대규모 집회…한쪽선 “박근혜 파면 무효” 집회

    “이석기 석방” 대규모 집회…한쪽선 “박근혜 파면 무효” 집회

    주말 서울 도심에서는 대규모 집회와 행진이 잇달아 열려 일대의 교통이 정체됐다. 먼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 56개 시민단체는 8일 오후 3시 30분 광화문광장에서 ‘사법 적폐 청산! 종전선언 촉구!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를 열었다. 구명위원회 등은 광화문 집회에 앞서 오후 1시 30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도 집회를 열어 사법 적폐 청산 및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했다. 구명위원회 등은 검찰이 입수한 법원행정처 문건을 토대로 이 전 의원을 ‘사법 농단의 최대 피해자’라고 규정하고 “양승태를 구속하고 사법 적폐 청산하라”, “이석기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전 의원은 옥중에서 보낸 편지를 통해 “적폐 세력은 촛불의 분열을 위해 많은 계책을 쓴다. 저들의 이간책을 이겨내고 우리는 한 번 잡은 손을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양승태 사법 농단 대응을 위한 대학생 시국회의’도 이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사법 농단’에 연루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법관들을 처벌하라고 촉구하면서 이른바 ‘적폐 판사’ 47명을 탄핵하고 구속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또한 영국 록밴드 퀸의 노래에 맞춰 세종로공원-안국역-종각-광화문광장 코스를 행진했다. 보수성향 단체들도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무효를 촉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고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한국당 러브콜 거절하는 정책 전문가들

    경제·외교 분야도 합류 요청에 일부 난색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정책 정당의 이미지를 만들려는 자유한국당이 정책 자문을 구할 전문가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18일 “‘격세지감’이란 말이 딱이다. 야당이 되고 나니 정보가 부족해지는 것은 물론 전문가로부터도 외면받는 상황”이라며 “한국당 간판으로는 누구도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한국당이 친박·비박, 잔류파·복당파로 나뉘어 계파 갈등만 표출하는 등 지리멸렬한 상황이 지속되자 보수 성향의 학자마저도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면서 전문가 고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문가가 상대적으로 야당보다는 여당을 선호하는 것도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것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한국당 몫 조사위원 추천 미달 사태다. 국회는 5·18진상조사위를 꾸리기로 하고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한국당이 조사위원 추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5·18진상조사위가 두 달째 출범조차 못 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내고 5·18진상조사위원 추천을 위한 공모 절차를 밟기로 했다. 지난 8월 출범한 국가안보특별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위원장으로는 전옥현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임명했다. 전 전 차장은 특위 구성을 위해 보수성향의 외교안보 전문가에게 합류를 요청했지만 일부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지금 한국당 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판단이 서지 않아 정중하게 거절했다”며 “아마 다른 전문가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한국당은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경제 위기와 각종 경제지표로 나타나고 있는 위기 징후에 적극 대응하고자 다양한 영역의 경제계 인사와 원로 경제학자 등 전문가그룹을 중심으로 비상시국경제회의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비상시국경제회의를 구성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강조하면서 경제 위기 관련 원탁회의를 하고 싶었지만 그게 생각대로 안 된 것”이라며 “다음달 11일까지가 임기인 김 원내대표한테 (경제 원로·전문가가) 줄을 서려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일부에서는 소위 ‘에이스급’ 전문가가 아닌 비주류나 정치권에 줄을 대려는 인사가 찾아와 난감하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여당 때와 달리 정보 부족과 검증 미흡으로 황망한 일이 속출하는 것도 한국당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딸의 대학 입학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2시간여 만에 공식 사과하는 해프닝까지 연출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당의 중장기적 정책 밑그림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언과 자문이 필요하지만 현재 한국당의 내분 상황에서는 이런 것이 무리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직접 참여보다는 관망하는 경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국계’ 앤디 김, 美하원 당선 최종확정…영김과 함께 연방하원 입성

    ‘한국계’ 앤디 김, 美하원 당선 최종확정…영김과 함께 연방하원 입성

    미국의 11·6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연방하원의원에 출마한 ‘한인 2세’ 앤디 김(36·뉴저지주 3선거구)이 당선을 확정했다고 미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한국계 연방의원이 탄생한 것은 김창준(공화) 전 연방하원의원 이후 20년 만이다. 앤디 김은 최종 득표율 49.9%로, 공화당 현역 톰 맥아더 후보(48.8%)에 1.1%포인트 차 앞섰다. 오션·벌링턴 카운티 소속 53개 타운으로 이뤄진 3선거구는 백인 주민 비율이 압도적이다. 한인은 3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정치신인’인 한인 2세의 도전은 그 자체로서도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당선인은 지난 6일 선거 당일 맥아더 후보에게 다소 밀렸지만, 곧바로 역전하면서 승기를 굳혔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김 당선인은 보수성향인 오션 카운티에서 3만 100표가량 뒤졌지만, 진보성향의 벌링턴카운티에서 3만 3600표를 더 얻으면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최종 결과까지는 일주일가량 더 걸린 셈이지만, 김 당선인은 당선을 기정사실로 하고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다. 남은 투표소들이 모두 본인이 우세한 벌링턴카운티여서 다시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인터뷰를 비롯해 사실상 ‘당선인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8일 연합뉴스를 비롯한 한국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평화는 나의 최우선 순위이고,의회에 들어가면 그 이슈에서 노력할 것”이라며 “외교정책 이슈에서 의회 리더가 되고 싶다”라고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뉴저지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동 전문가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몸담았다.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서 국무부에 첫발을 디딘 뒤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미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했다. 특히 2013년에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 전문가로서 오바마 행정부의 IS에 대한 폭격과 인도주의 지원을 담당하는 팀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글로벌 인사이트] 증오·분열의 트럼프 시대,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 주류가 되다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진짜 승자는 숨어 있다.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의 ‘블루 웨이브’(파란색을 상징하는 민주당의 물결)나 상원 우위를 지킨 ‘레드 월’(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 벽)은 겉으로 드러난 승자일 뿐이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 분석을 쏟아내는 미 언론들을 종합하면 ‘숨은 승리자’들로 미 주류 정치에 등장한 우파 극단주의 후보들이 꼽힌다.절대적인 당선인 수가 많지 않지만 과거와 달리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반(反)증오단체를 추적하는 비영리 법률지원기구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누른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마샤 블랙번(테네시), 테드 크루즈(텍사스), 조시 홀리(미주리) 등은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단체들로부터 폭넓은 지지와 후원을 받았다.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크레이머는 55.4%의 득표율로 현역인 하이디 하이트캠프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반(反)성소수자(LGBT) 단체 가정연구위원회(FRC)의 대표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연대 활동을 노골적으로 펼쳤다. 테네시주 7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인 블랙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 기간 3차례나 지원할 정도로 공을 들인 인물이다. 그는 득표율 54.7%로 민주당 필 브레드슨 후보에게 압승했다. 블랙번은 우익 싱크탱크인 ‘데이비드 호로위츠 프리덤 센터’에서 연설했고 반(反)무슬림, 친(親)트럼프 성향 단체 ‘미국을 위한 행동’에서 상을 수상했다. 미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여성을 지지하지만, 블랙번은 지지할 수 없다”고 올려 과거 남녀동등임금법과 여성폭력방지법 연장에 반대한 그의 전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앞으로 스위프트의 음악을 덜 좋아할 것”이라고 응수해 뒤끝을 드러냈다.50.9%의 득표율로 두 번째 상원의원 임기를 이어나가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현 의원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이었지만 이번 중간선거 경선 때부터 반정부 극단주의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 우익으로 거듭났다. 그는 티파티(강경 보수세력)나 SPLC가 반정부단체이자 군국주의그룹이라고 규정한 ‘맹세의 수호자’ 깃발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미주리주 법무장관 출신으로 당선된 조시 홀리(51.5%)는 미주리대 교수를 하던 2013년부터 기독교 근본주의 법률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의 콘퍼런스에서 강연하며 8700달러를 받았다. 미 온라인 매체 복스는 하원에서는 인종차별 등 극단주의 단체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스티븐 킹(아이오와), 스티브스 칼리스(루이지애나), 론 데 산티스(플로리다)가 당선됐다고 전했다. 복스는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백인 국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캘리포니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에 걸쳐 유례없이 많이 출마했다”면서도 “그러나 극우단체의 힘을 빌리지 않은 후보들은 선거에서 대부분 졌다”고 분석했다.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미시시피 등 지역에서 9명의 상원의원 후보도 이 때문에 패배했다고 전했다. ●백인우월주의 선전 요인은… 트럼프? “트럼프 시대가 증오·극단주의를 앞세운 대선주자들을 불러냈다.” 미 보수성향 정치매체 더데일리비스트는 지난달 22일 “‘헤이트스피치’(증오연설)를 하는 네오나치부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인종차별에 더 관대해진 현역 정치인들까지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지지를 드러낸 공화당 후보는 20명을 넘어섰다”면서 “비록 이들 후보 대부분이 선거에선 지더라도 백인 국수주의자들에게 정치권이라는 더 큰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인우월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인종차별과 반(反)이민주의, 반(反)무슬림, 여성 혐오 등 언사를 서슴지 않은 데다 극우 포퓰리즘 정책은 그의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언사를 정당화하는 효과로 나타난다. 공화당 전략가 겸 소통 책임자인 더글러스 헤이에 역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극단주의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무슬림 배척, 이민자 가정 분리, 합법 이민 단속 등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 ‘트럼프 시대의 급진적 우파의 대두’라는 제목의 책 저자 겸 극단주의 연구자인 데이비드 니에워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백인우월주의자라고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는 확실히 그런 태도를 많이 가지고 있고, 이는 미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9·11 이후 대테러전략 강화… 진짜 적은 내부에 “사법당국은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위협을 보지 못했다. 이것을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도 모른다. 고의적인 무관심 속에서 치명적인 움직임이 전이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NYT)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말 잇달아 발생한 2건의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가 백인 국수주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런 제목의 탐사 보도를 실었다.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초당적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이듬해인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미 정부는 테러방지 대책을 세우는 데 2조 8000억 달러(3161조 2000억원)를 썼다. 해당 기간 미국에서는 무슬림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공격으로 100명이 사망했다. 놀라운 것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반(反)이민·무슬림 등 미 국내 극단주의 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 수는 387명으로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도 2001년 11월 이후 미국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우파 극단주의에 의한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다고 강조했다. NYT는 그럼에도 ‘외국 태생의 테러리스트’를 운운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의제와 정부의 대테러 전략에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자문위원이자 뉴아메리카재단(NAF) 소속 선임연구원인 피터 W 싱어는 NYT에 “‘이슬람국가’(ISIS)와 마찬가지로 우익 극단주의가 위협적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 백악관 선임관료들을 만나 대테러 전략의 대상을 넓혀야 하며, 위협 요인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백악관 측은 오로지 무슬림 극단주의만을 언급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싱어 연구원은 “백인우월주의를 꺼내들 경우 그만큼 정치적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대 법대 공공정책연구소인 브레넌정의센터가 지난달 31일 출간한 보고서에서도 미 정부가 증오범죄 등 국내 요인에서 발생하는 테러에 눈을 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 의회는 반테러 정책 자원을 일부 지역사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적 고려보다는 서로 다른 집단이 국민들 삶에 미치는 물리적 위협을 평가한 결과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7321건의 증오범죄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4270건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연방 증오범죄 피고인으로 기소된 이는 27명에 그쳤다. 브레넌정의센터 보고서를 작성한 전직 FBI 요원 마이클 저먼은 “FBI는 지난해 은행 강도가 몇 명이었는지는 알아도 백인 우월주의 세력의 공격으로 다치고 숨진 사람들의 수는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등을 드러내는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이용자 수는 수백만에 이르지만 FBI에 감시 권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울산 보수교육단체, ‘이승복 동상 철거 지시 규탄’ 기자회견

    울산지역의 보수성향 교육단체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의 이승복 동상 철거 지시’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노 교육감의 동상 철거 지시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선한 교육문화운동본부’와 ‘울산나라사랑운동본부’는 8일 울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 교육감은 동상 철거 발언을 취소하고, 초임교사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행정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단체는 “이승복이 공비들에게 죽임을 당한 사건은 2006년 대법원도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회원들은 “남북 간 평화 분위기에도 이 사건은 순진무구한 외딴 산골 어린이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 행위로 규탄해야 한다”며 “이를 이념으로 몰고 가 동상 철거를 지시하는 것에서 교육행정 수장으로서 자질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또 “진보 교육감을 자처하며 인권을 강조해 온 노 교육감은 이런 희생을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사례로 후대에 전해야 하는 것이 도리”라고 덧붙였다. 두 단체는 “동상 철거를 강행한다면 동상이 있는 초등학교 총동창회, 관계 학부모단체와 연계해 저지 투쟁을 벌일 것”이라면서 “법적 조치와 함께 자원봉사자들 동원해 보존 대책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노 교육감은 간부회의에서 “초등학교를 방문해보니 이승복 동상이 있었다. 시대에 맞지 않고 사실 관계도 맞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이른 시일 안에 없앴으면 좋겠다”며 동상 철거를 지시했다. 울산에는 현재 강남초등학교, 태화초등학교, 양정초등학교 등 12개 초등학교에 동상이 남아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임종석 만난 비건 美 대북대표 “韓, 2차 북미회담 지원해 달라”

    임종석 만난 비건 美 대북대표 “韓, 2차 북미회담 지원해 달라”

    美 보수집단 ‘과속’ 우려도 전달한 듯 손학규 “任 자기정치… 또 다른 최순실” 남북·북미관계 전면 나서자 견제 확산 강경화 외교, 폼페이오 美국무와 통화…완전한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등 협의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9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아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다. 미 국무부 인사가 외교 카운터파트가 아닌 대통령 비서실장을 면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이번 면담은 미국 측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이 남북 관계 실무를 총괄하는 임 실장과 뭔가 심도 있게 논의할 게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현재 한·미 관계가 미세한 부분에서 조율할 게 있는 중대한 국면이라는 얘기도 된다. 평시 같으면 정 실장을 만나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청와대는 “임 실장과 비건 대표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북·미 회담 진행 사안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임 실장은 북·미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고, 비건 대표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면담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케빈 킴 비건대표 선임보좌관이 배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관계 진전 과정에서 물 샐 틈 없는 한·미 공조, 특히 충분한 사전 협의 요청과 북·미 간 중재에 나서 달라는 두 가지 측면이 모두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차 남북 정상회담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한 군사합의서와 관련, 미 국무부는 우리 외교부에 불만을 표시했다. 한·미 군사당국 간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졌음에도 미 국무부와 미 국방부 간 소통이 없었던 데 따른 일이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공론화한 뒤 미국 내 보수성향 전문가집단에서 ‘과속’ 우려가 고조되는 것과 관련, 우려를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유세에서 “나는 핵실험이 없는 한 (비핵화 협상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상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임 실장과 비건 대표의 면담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이날 밤늦게 청와대는 비건 대표가 30일 오후 정 실장을 만난다는 일정을 별도로 밝혔다. 이처럼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임 실장이 남북, 북·미 관계의 전면에 나서면서 정치권에서는 견제의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임 실장을 겨냥해 “자기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공세를 폈다. 임 실장이 지난 17일 지뢰 제거 작업 중인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동영상과 함께 직접 읽은 내레이션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과 관련, 손 대표는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화살머리고지 방문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상황 점검을 위한 것이었고, 내레이션도 소통수석실에서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저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대이란 제재 예외 인정 문제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국인 세 명 중 두 명이 마리화나 합법화 찬성

    미국인 세 명 중 두 명이 마리화나 합법화 찬성

    미국인 세 명 중 두 명이 마리화나 합법화를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현재 캘리포니아 등 9개 주의 마리화나 합법화가 미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19명 중 66%가 마리화나 합법화에 찬성하고 있다. 또 진보 성향의 민주당 지지자들의 73%뿐 아니라 보수성향의 공화당 지지자의 절반이 넘는 53%가 마리화나 합법화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미국의 여론이 이미 마리화나 합법화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잘 드러내는 조사결과인 셈이다. 미국의 공영라디오(NPR)는 미국의 몇몇 주가 이번 중간 선거에서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물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주리와 유타주의 유권자들은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 합법화 여부를, 미시간과 노스다코타 주는 마리화나의 ‘기호품’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뉴저지주 의회는 마리화나의 완전 합법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고, 뉴욕주 위생국은 주 의회에 마리화나를 합법화할 것을 권고해 둔 상태다. 갤럽은 이번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미국의 좀 더 많은 지역에서 마리화나가 합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갤럽 관계자는 “이미 많은 미국인이 마리화나에 대해 관대해졌다”면서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中 일대일로에 ‘맞불’… 67조원 굴리는 해외투자기관 설립

    美, 中 일대일로에 ‘맞불’… 67조원 굴리는 해외투자기관 설립

    지분투자 등 자금운용 범위 폭넓어져 개도국 내 자국기업 전폭적 지원사격 펜스, 일대일로·남중국해 사건 맹비난 美해군, 中 근해 대규모 군사훈련 추진미국이 중국의 신경제구상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서기 위한 67조원 규모의 대형 해외 투자기관을 창설한다. 이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제3세계의 항만, 철도, 도로 등 주요 인프라 건설을 투자·지원하면서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는 중국에 대해 적극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상원은 3일(현지시간) 해외 인프라 차관 제공뿐 아니라 지분 투자도 가능한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 설립 규정 등을 담은 일명 ‘빌드 법안’(BUILD Act)을 통과시켰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상·하원의 초당적 지지를 받은 이 법안은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그동안 해외개발투자를 “해외에 버리는 지원금”으로 폄하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을 바꿔 관련 법안을 찬성하고 있다. 그만큼 중국의 일대일로 행보에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이다. 법안이 발효되면 미국의 기존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와 다른 해외개발기구들이 모두 통합된 ‘USIDFC’가 출범한다. 통합 기구의 투자 한도는 600억 달러(약 67조 4700억원)로 기존 OPIC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새 기구는 지분 투자도 할 수 있어 자금 운용 범위도 넓다. 기존에는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항만, 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사업에 대한 차관 제공만 가능했다. 이로써 미국의 민간 자금의 개도국 투자가 촉진되고, 기업의 정치위험보험 및 대외채무보증 제공도 확대될 예정이다. 미국의 결정은 중국 일대일로 수혜국들이 ‘빚의 덫’에 빠지면서 주요 인프라 운영권을 중국에 넘기는 상황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장기전으로 번지는 무역전쟁과 남중국해 갈등 등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중국에 날이 잔뜩 선 경고장을 던졌다. 펜스 부통령은 4일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서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연설을 할 것이라고 AP통신 등이 예고했다. 연설문 발췌본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해 “그 이득이 압도적으로 중국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또 남중국해 사태와 관련, “우리는 겁먹지 않을 것이다.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중국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와 충돌 직전까지 간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이 밖에 중국이 내달 중간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과 미 정보기관 평가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 중문판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더이상 협상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으며, 미국 정계 변화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이 최근 발표한 ‘중·미 무역마찰 사실과 중국 입장’이라는 백서에서 전례 없는 강도로 트럼프 정부를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CNN방송은 미 해군이 중국 견제를 위해 남중국해, 대만 해협 등에서 태평양함대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검은 악마를 보았다…교황청은 눈감았다

    [글로벌 인사이트] 검은 악마를 보았다…교황청은 눈감았다

    ‘사제복을 입은 ‘짐승들’이 어린 영혼들을 사냥하는 동안 교회 권력은 이를 은폐하고 침묵을 강요했다.’세계 각지에서 가톨릭 사제들의 오랜, 그리고 은밀한 성 학대 행위 사건의 실체는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6년 5월까지 미국에서 성추행을 저지른 사제는 최소 6721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교회에서 근무한 전체 사제 11만 6690명의 5.8%다. 사제 100명 중 6명꼴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피해자는 1만 8565명으로 집계됐다. 두 얼굴의 사제들은 저항할 힘이 없는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캐나다, 필리핀,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영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사제들의 성범죄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톨릭 사제들의 성 학대는 1985년 길버트 고드 신부 사건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고드 신부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1974~1983년 어린이 37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고 20년형을 선고받았다. 2002년 미 보스턴 대교구 소속 사제들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전까지 성추문은 일부 사제들의 일탈 행위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유력지인 일간 보스턴글로브를 통해 알려진 이 사건은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됐다. 2002년 보스턴에서 사제 235명이 1940년부터 60년간 1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고, 일그러진 집단적 이상 행동의 배경에는 교회가 도사리고 있었다. 교회가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세상은 거대한 충격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미 펜실베이니아주 성추문이 불거졌다. 펜실베이니아주 검찰 조사 결과 앨런타운, 피츠버그 등 6개 교구 사제 300여명이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70여년에 걸쳐 1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구들이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숨기기에 급급했다는 점은 보스턴 사건과 동일했다.가톨릭 교회는 가해자들을 응징하고 피해자들을 치유하기보다는 사건 자체를 무마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CNN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교회의 성 학대를 추적하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 ‘비숍 어카운터빌리티’를 인용해 교회와 보험회사가 사제의 성 학대 소송 등으로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지출한 금액은 미국에서만 약 38억 달러(약 4조 2541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각국 의회 등에 로비를 한 정황도 있다. 사제들의 성 학대는 미국 내 가톨릭 교회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2009년 아일랜드 정부는 성당, 수도원 학교 등지에서 발생한 아동 성추행을 망라한 ‘머피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75년부터 30년간 1만 5000건의 범행이 보고됐다. 아일랜드 정부는 “성 학대·강간·폭력은 아일랜드 가톨릭 기숙학교와 고아원에서 70여년간 만연해 있던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칠레 검찰은 1960년 이후 아동 178명을 포함한 총 266명에게 성적 학대를 하거나 은폐한 혐의로 사제와 신도 등 158명을 수사 중이다. AP통신 등은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크리스티안 프렉트 주교의 성직을 박탈했다고 전했다. 프렉트 신부는 1970년대 아구스토 피노체트 전 독재정권에 저항해 인권단체를 이끈 인물이어서 칠레 내에서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12년 교회의 성 학대 사실을 조사하는 독립 기구 ‘왕립 조사위원회’를 발족한 호주에서는 1980~2015년 호주 어린이 4444명이 사제 및 남녀 수사, 교회 관계자들에게 성추행과 성적 학대 피해를 입었다. 가해자 2000여명 가운데 572명이 사제다. 이는 호주 사제의 7%에 해당된다. 일부 교구에서는 사제의 15%가 아동 성 학대를 저질렀다는 충격적 보고도 있었다. 현재 호주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조지 펠 추기경의 아동 성 학대 재판이 진행 중이다. 펠 추기경은 성폭행 1건을 포함해 최소 3건의 성범죄 혐의를 받는다. 독일주교회에서도 사제 1670명이 1946~2014년 성폭행을 포함해 최소 3766건의 성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 대부분이 남성이었으며 13세 이하가 절반을 넘었다. 6건은 성폭행이었다. 이쯤 되면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성 학대는 거의 일상적인 범죄 수준이다. 그럼에도 바티칸 교황청은 이를 은폐하고 수수방관했다. 소탈하고 가식 없는 행보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의혹에 연루돼 리더십에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다. 지난달 26일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부터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 추기경의 성범죄를 알았으며, 이를 모른 척했다고 폭로했다. 매캐릭 전 추기경은 50여년 전 10대 소년과 어린 사제를 성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 7월 사임했다. 바티칸 등 교회 지도부는 사제들의 범죄를 어떻게 숨겼을까. 미 온라인매체 쿼츠는 펜실베이니아주 성 학대 당시 교회가 ‘7단계 법칙’에 따라 은폐했다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일부 교구들은 “성폭행 또는 강간 등 직접적 단어 대신 ‘부적절한 접촉’ 또는 ‘경계 문제’ 등의 용어를 사용할 것”, “가해 사제를 전보조치할 때는 신자들에게 직접적 원인을 알리지 말고 ‘병가’ 등의 이유로 설명할 것”, “성폭행 사제에게 주택, 생활비를 지원할 것”, “사제의 포식(성 학대) 사실이 신도들에게 밝혀졌을 때에도 그를 면직하지 말고 그가 아동 성 학대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지역으로 전보할 것” 등 7개의 구체적 지침에 따라 움직였다. 교회가 은폐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피해자들의 영혼은 부서졌다. 짐 부치는 여덟 살 때 미 메릴랜드주 클린턴의 성요한 성당에서 사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학대는 4년간 이어졌다. 그는 ABC뉴스에 “그때는 그것이 내 잘못인 줄로만 알았다. 나는 오랫동안 하나님을 미워했다. 그러나 내게 그런 짓을 한 것은 한 남자였지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부치는 한때 약물 중독에 빠졌고 강도 등 혐의로 복역했다. 교회 신도들도 깊은 상처를 받았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2015년 미 여론조사 기업 퓨리서치의 연구를 인용해 “가톨릭 신앙을 잃은 27%가 그 이유로 사제 성 학대 추문을 꼽았다. 개신교로 개종한 가톨릭 신도 21%도 같은 이유로 가톨릭을 등졌다”고 보도했다.호주의 비영리 연구전문매체 ‘더 컨버세이션’은 사제의 성 학대 및 은폐 원인으로 교회의 보수성, 계층 구조, 책임 회피, 로비 등 4가지를 꼽았다.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교회는 일선 사제의 비행에 대한 책임이 교구를 포함해 가톨릭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을 두려워해 은폐에 나선다. 또 평신도·사제·고위 성직자로 엄격하게 구분되는 계층 구조가 상위 계층에게 ‘절대적 순종’이라는 무기를 준다. 이 무기는 상위 계층이 하위 계층을 학대하는 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때로 교회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라면서 사제 개인의 문제로 돌린다. 뉴저지주의 존 밤브릭 신부는 최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열다섯 살 때 사제에게 반복적으로 성 학대를 당했다. 학대를 당한 지 11년 뒤 가해 사제를 뉴욕 대교구에 고발했다. 한 주교는 ‘한여름 밤의 로맨스’라며 나의 아픔을 무시했다. 주위 사람들은 나를 비난했다”고 폭로했다. 밤브릭 신부는 주교 등 교회 권력 선출 과정에 일반 신도가 참여해야 하며, 주교 임명 시 자질을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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