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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어울릴것 같다고? 그래도 눈에 ‘쏙쏙’

    치킨과 보일러,건강음료의 공통점은? 아무리 끼워 맞추려 해도 손톱만큼의 공통점도 찾기 어려운 제품들이지만 한창 모델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가수 ‘비’를 떠올리면 답이 나온다. 80년대 이후 ‘멸종’된 줄 알았던 ‘모델 이름 빌려 제품 알리기’ 전술이 알게 모르게 살아남아 있었다.린나이의 보일러 광고를 보다보면 비가 없었으면 광고를 어떻게 찍었을까 싶을 정도로 비와 연관된 단어들이 난무한다.“린나이에는 ‘비’밀이 있다.”로 시작하는 처음부터 분위기가 심상찮다.이어 “‘비’교할 수 없는 쾌적함”이 나올 때 몸이 꼬이기 시작하면서 마지막 자막 “Be better!”에서 결국 거품을 물어야 한다.비의 멋진 상체근육을 때리고 있는 샤워 물줄기에서 ‘빗’줄기마저 연상되는 건 오버일까. 비의 활약은 광동제약의 ‘비타500’광고에서 계속된다.비의 몸매를 한껏 드러내 몸에 좋은 음료라는 사실을 강조한 뒤 “비는 비타500”이라며 쐐기를 박는다. 비비큐 성공신화에 도전장을 내민 교촌치킨의 노력도 눈물겹다.밖에서 교촌치킨에 치킨 주문을 해놓은 비가 온갖 액션을 취해가며 집으로 달려간다.배달 직전에 집에 도착해 먹음직스러운 치킨을 베어 문 비의 한마디.“‘비’교가 되나”.전편에서 교촌치킨의 색다른 맛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던,“‘피’할 수 없지”라는 카피가 톱모델 비의 이름을 80%밖에 활용하지 못한데서 나온 아쉬움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런 식이라면 아마 비는 일동제약의 ‘비오비타’ 모델 섭외 1순위가 돼야 할 것이다.좀더 일찍 데뷔했더라면 기아자동차 ‘비스토’ 모델도 떼어 놓은 당상이 아니었을까. 비처럼 노골적이진 않지만 롯데삼강의 장수모델 ‘보석바’도 손쉬운 전략을 택했다. ‘섹시 발랄 깜찍’한 이미지로 알려진 여성그룹 ‘주얼리(보석)’를 모델로 발탁한 것이다.카피도 단순하다.“그녀 반짝이다.반짝반짝.” 사라진줄 알았던 제품 이름을 톱모델을 통해 살려낸 것은 좋은데 주얼리가 보석을 뜻한다는 걸 알아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하긴 요즘은 조기 영어교육으로 초등학생도 어지간한 영어단어는 알고 있으니 시대의 조류를 절묘하게 활용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인권이 라이프’,‘인순이 라이프’,‘봉주르 라이프’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이프 광고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모델 이름 빌리기’는 특유의 촌스러움으로 많은 소비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지만 제품을 알리는데는 막강 위력을 자랑한다.선배들의 작품을 돌이켜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가수 보아가 지금처럼 ‘위대’하지 않았을 때인 지난 2002년 일양약품의 ‘브레인토피아닷컴’이라는 복잡한 이름의 음료는 모델로 기용한 보아덕을 톡톡히 ‘보았’다.“날 보아요,춤을 춰보아요,마셔보아요.”하던 광고가 귓전을 맴돌지 않는가. 지금은 중견업체로 부상했지만 당시만 해도 이름이 생소했던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은 “하희라가 만드는 하림 치킨,하희라는 하림”하는 ‘1차원적인 광고’로 이름을 날렸다. 도무지 뜻을 알 수 없는 연예인들의 이름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게 현실이고 보면 이런식의 광고가 계속 나오는 걸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꼬불 꼬불 뒷골목] 제주의 ‘원조명동’ 칠성로

    제주시 칠성로는 동쪽으로 산지천 입구 성안보석에서 서쪽으로 개성연출미용학원까지 약 1.5㎞ 구간이다.일제 강점기 때부터 근대적 형태의 상점이 들어서 제주상권의 원조로 알려진 칠성로는 8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의 ‘명동’이었다.이 곳에 가면 아무거나 먹고 살 수 있었고 구할 수 있었다. 광복 후 제주 최초의 다방 ‘파리원’이 들어선 곳도,유명 잡화점 ‘갑자옥’이 자리했던 곳도 이곳이며,인쇄소의 효시인 제주인쇄소와 최초의 목욕탕인 일출목욕탕,최초의 사진관인 월광사,최초의 서점인 우생당도 이 곳 언저리에 터잡았다. 1969년 제주 최초의 병원급 민간 의료기관인 나사로병원이 개설된 곳도,1973년 제주 최초의 백화점인 아리랑백화점이 들어섰던 곳도 바로 칠성로다.동백·은성·금성·금탑·이어도·무지개·청탑·정·정원 등 다방 10여개가 몰린 탓에 모든 약속도 주로 칠성로에서 이뤄졌다. 이러한 ‘최초’ 기록들은 칠성로가 산지항과 관청지역인 관덕정 광장과의 연결도로로 하루 유동인구가 1만명에 육박하리 만큼 장사 잘 되는 ‘노다지 장소’였기 때문이다.일등 상가로의 지위뿐 아니라 1951년 1·4후퇴 직후에는 피란온 문화·예술인들의 사랑채로 이용되면서 제주의 문화·예술을 꽃피운 장소로도 유명하다. 제주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최현식(79)씨는 “피란 문인들 가운데 ‘백치 아다다’의 계용묵,아동문학가 장수철,청록파 시인 박목월,그리고 김상일·이희철·김영삼·문덕수·김성환·함동선 등은 수시로 칠성로 동백다방과 우생당서점에서 제주 문인들과 시낭송회와 문학작품합평회,문학의 밤을 열어 4·3 여파로 단절의 세월을 보내고 있던 도내 문학도들에게 새로운 관심과 열정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택지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90년대 들어 거주지와 상권이 신제주와 광양지역으로 분산되면서 칠성로는 이전의 화려한 빛을 뒤로 한 채 쇠락하기 시작했고,더구나 97년 외환위기에 몰리면서는 떠나는 상인들까지 생기는 공동화(空洞化)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지금은 골목 아닌 골목으로 변한 이곳에서 소매업 95곳,오락문화 16곳,음식업 21곳 등이 하루 2만명 정도의 유동인구를 상대로 영업 중이다.이 중에서도 핵심을 이루는 매장은 옷가게인 의류점들로 데코·라코스떼·이동수·아스트라·휠라·닥스·온앤온·줄리앙·블루페페·비키·지오다노·조이너스 등 익히 알려진 중고가 의류 브랜드 매장에서부터 ‘영캐주얼’‘무료입장’ 등 중저가 매장까지 57개 매장이 안간힘을 다해가며 버티고 있다. 금강제화 강남한(56) 사장은 “멀지 않은 곳에 이마트·월드밸리 등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서고,공항과 부두에 내국인 면세점까지 생겨 칠성로 상인들에게 버거운 상대는 한둘이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무너져 가는 상가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 99년 6월 상가대표 120명이 ‘칠성동번영회’를 조직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이들을 포함한 200여 상인들이 ‘칠성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을 만들어 자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으나 쉽게 풀리지 않는 눈치다. 김영식(53) 조합이사장은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추진하려는 쇼핑아웃렛 사업이 지역상인들을 자극해 서로 단결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고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산지천-칠성로-제주목관아지에 이르는 야간쇼핑거리를 조성하는 등 상권부활 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상호 탐라대 건축학과 교수는 “칠성로가 과거의 번성을 되찾으려면 열린공간,쾌적한 쇼핑환경으로의 특징있는 탈바꿈이 급선무”라며 “5∼6m의 좁은 가로폭에 비해 양쪽 건물 높이가 높아 가로공간 폐쇄감이 과다하고,점포 건물이 대지 경계선까지 들어차 도로와의 관계에서 여유가 없으며,점포간 간격이 밀집돼 가로외관 리듬이 결여되고 간판까지 난립해 열린공간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칠성로를 설명했다. 그러나 칠성로에는 다른 지역이 갖지 못한 여러 소중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비록 시간은 흘렀어도 개인적인 추억과 꿈,도시민의 애환,크고 작은 만남과 모임 등 여러 과거가 애잔하게 서려 있는 곳이 바로 칠성로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애드리브 짱 공형진

    “애드리브요? 제가 그 쪽의 끼는 좀 있나봐요.순간적인 상황 몰입이 빠르다는 말을 듣는 편인데다 즉흥 연기를 해도 파트너 연기자나 감독님이 덜컹거리지 않는 걸 보면요.주위에서 좋게 봐준거겠죠.” 주연못지 않은 조연배우로 각광받다 지난해 ‘동해물과 백두산이’에서 데뷔 13년만에 주연으로 발딱(?) 일어선 배우 공형진(35).두번째 주연 작품 ‘라이어’(제작 씨앤필름) 개봉(23일)을 기다리고 있는 그를 만났다. “연극을 토대로 한 작품인데 짜임새 있는 구성,탄탄한 배우(?)가 만난 웰빙 코미디입니다.우리 코미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거죠.” 예의 ‘따발총 입심’은 ‘라이어’자랑으로 말문을 연다.논리까지 갖춘 ‘말짱’(?)인지라 막지 않으면 끝없이 이어질 태세다.두번째 주연에 대한 소감으로 화제를 돌렸다.정준호와 호흡을 맞춘 ‘동해물과‘에 이어 이번에도 주진모와 함께 ‘투톱 주연’이지만 그의 비중이 높아진 건 확실하다.어깨나 말 등에 힘이 들어갈만도 하지만 전혀 느낄 수 없다. “외부의 시선이나 대우도 달라졌고 그에 따른 부담도 늘었지만 저는 주·조연 개념이 별로 없습니다.그저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의 꿈은 ‘빛나는 배우’다.99년 유인촌이 대표로 있는 극단유의 배우로 입단한 뒤 ‘택시 드리블’‘보석과 연인’‘종이풍선’등에서 연기수업을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연극은 배우라면 꼭 거쳐야 할 코스같습니다.영화판에 온 뒤 게을러 거의 무대에 오르지는 못하고 있지만 다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을 늘 갖고 있습니다.” 영화 밖에서 만난 그는 진지했다.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하면서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만든 영화 속 분위기와는 다르다.심지어 애드리브에 대해서도 그만의 철학을 갖고 있다.“그거요? ‘과하면 독’이에요.장면이나 상황을 윤택하게 하고 자기를 돋보일 수 있는 개인기라는 순기능도 있지만 하모니가 깨질 수 있는 역기능도 있어요.호흡을 맞추는 배우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감독이 그 신에 담으려는 목적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합니다.” 말을 나눌수록 그가 남을 웃기는 데는 한껏 너그럽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함을 알 수 있다.대중문화계의 살벌함을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있는지라 ‘스타의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에게 허와 실을 들려준다.“연예인이 선호도 1위 직업이잖아요.좀 건방지게 들릴 지 모르지만 아마 상위 5%의 모습만 봐서 그런 거 같아요.겉모습만 보고 부나방처럼 덤빌 게 아니라 인생을 걸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생긴 다음에 뛰어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누가 뭐래도 그는 코믹배우.특히 억지로 짜내지 않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안기는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아마 그가 ‘웃긴다’는 말에 강박관념에 눌리지 않는 데서 나오는 장기인 듯하다.“제 작품을 잘 보세요.일방적으로 관객을 웃기려고 한 게 아니에요.모두 휴머니티가 녹아있는 드라마인데 그 속에 제 역이 그렇게 된 거지요.” 그가 소화한 캐릭터를 돌아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음란 비디오를 만들어 파는 양아치(‘파이란’),사기치는 게 부업인 관광가이드(‘남남북녀’),능청스러운 철가방(‘위대한 유산’),엄살심하고 사고뭉치인 북한병사(‘동해물과 백두산이’)….이번에 ‘라이어’의 캐릭터도 약간 달라진다.이제까지는 주로 먼저 코믹함을 내뿜었는데 이번엔 주진모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받은 뒤 한 템포를 늦췄다가 튕겨준다. 그의 연기철학은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 한 ‘욕’ 연기에 응축돼 있다. “제 연기의 메타포는 ‘실감나는 욕’입니다.다만 맛깔스러우면서도 기분나쁘지 않은 욕을 만드는 데 주력합니다.알고 보면 우리는 희로애락을 모두 욕으로 표현하잖아요.이성으로 자제하고 있지만 그 감정이 극에 이르거나 아무도 보지않을 때는 한마디씩 흘러나오잖아요.그걸 제가 대신 해주니 관객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너무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의 모습에 “혹시 이것(진지한 답변)도 연기 아니냐?”고 물었더니 “이게 연기면 얼마나 힘들겠어요?”라고 정색을 하고 반문한다.그 모습이 더 웃긴다.그래서 사람들은 완성도가 낮은 영화를 본 뒤에도 “그래도 공형진 때문에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 ■ 나 찾아봐라 90년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로 데뷔한 공형진이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는 20여편.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대뜸 ‘파이란’을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꼽았다. #파이란=평생 못잊을 영화다.최민식 선배와 함께 촬영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스타 배우란 그저 떨어지는 게 아니구나…연기란 저런 것이구나.’를 알게됐다.개인적으로도 공형진이란 이름이 영화판에 널리 알려진 계기가 된 작품이다.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나답지 않게 대단히 정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다.이성과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를 놓고 고민하는 남자역인데,25년된 여자 친구 신은경에게 맹목적·헌신적 사랑을 주려는 남자.캐릭터에 반한 여성 관객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와 흐뭇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출연 자체로 영광이었다.조역과 단역,엑스트라,스태프들 모두가 태릉 선수촌 입촌하는 심정으로 찍었다.선수들이 땀을 흘리듯 치열한 사명감을 갖고 작업에 임했다.촬영 과정이 고생스럽고 힘들어 지긋지긋한 기억이 많지만 배운 게 더 많았다는 느낌이다.개인적으로는 ‘쉬리’ 오디션에서 탈락한 응어리를 풀 수 있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첫 주연이란 영광을 안긴 작품.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노력 많이 했다. #박하사탕=시국 사범 잡으려는 송형사역으로 나왔다.믿을는지 모르겠지만 고문도 많이 하는 악질 경찰이었다.이창동 감독에게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글 이종수기자 vielee@ 사진 강성남기자 snk@˝
  • 더이상 통하지 않는 ‘패션의 금기’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최여경기자| 이건 이래서 안 되고,저건 저래서 안 되고….살다 보면 이런저런 제약들 때문에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이제 패션에서만은 이런 제약들을 인식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패션의 금기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밀한 개인 공간에서만 드러내고 입던 속옷이 겉옷으로 둔갑하고,겨울 부츠를 햇볕이 쨍쨍 내리 쬐는 해변에서 신는가 하면,스포츠웨어를 입고 사무실에도 가고 회의에도 참석한다.엄격한 드레스 코드를 요구하는 파티석상에 검은색 레이스로 된 속이 비치는 속옷에 화려한 보석장식이 달린 벨트를 하고 나타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금기색상 ‘그린’,올해 최고의 유행색으로 초록색은 초원,숲,에머랄드,샐러드,생명을 연상하게 하는 자연에 가장 가까운 색상이다.하지만 의상에서만은 조금만 잘못 사용하면 금방 촌스러워지고 다른 색상과 부드럽게 조화되지 않기 때문에 오랫동안 디자이너들이 기피하던 색깔이었다.초록색이 올해는 단연 유행색상 1호가 됐다. 셀린의 디자이너 마이클 코스는 올해 봄·여름 컬렉션에서 엽록소의 색깔에 가까운 밝은 초록색으로 된 가디건,점퍼,칵테일 드레스 등을 선보였다.발렌시아가의 니콜라 게스키에르는 초록색의 양가죽 점퍼를,샤넬은 초록색 스포츠 가방을 내놓았다.돌체&가바나와 클로에의 초록색 실크 시폰 드레스는 패션잡지의 화보를 장식한다.유명 메이커가 내놓은 샌들·핸드백·액세서리 등에서도 초록색은 빠지지 않는다. ●대중적 브랜드에서도 초록이 강세 중저가 의류인 H&M은 옥색,에머랄드색,스포츠,카키 등 4가지 라인의 의류를 소개할 정도로 초록색에 무게를 싣고 있다. H&M 마케팅 담당 알린 카이아는 “초록 계열과 플라워프린트를 매치해 올 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파스텔 계열 초록색의 인기는 여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판매 의류업체인 라르두트는 올해 봄·여름 시즌 카탈로그의 표지를 아예 초록색 라인으로 도배했다. 초록색이 이처럼 패션의 메인컬러로 등장한 것은 팝아트 스타일이 유행한 60년대 이후 처음이다. ●웰빙·자연주의 경향으로 주목 국내에서 초록의 유행은 젊은 여성의 ‘워너비(wannabe)’ 전지현이 한 광고에서 초록이 가득한 화면에 봄·여름 트렌드인 꽃무늬 로맨틱 패션으로 등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또 디자인 측면에서는 시도가 됐지만 마케팅면에서 볼 때 소비자가 쉽게 선택하지 않아 ‘금기의 색’으로 낙인찍인 초록은 웰빙,자연주의의 유행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패션트렌드 분석회사 페클레르의 프랑수아즈 세랄타 실장은 “초록색은 생명,신선함,건강,전원 등 우리가 점점 아쉬워하는 것들을 상징한다.”면서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은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듯 초록색을 의생활에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자의 배꼽 노출도 무죄 문명사회에서 음란한 행위로 간주되는 지나친 노출.그 수위가 지난해 핫팬츠,시스루룩,미니스커트 등 여성복에서부터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다.올해는 남성의 가슴과 배꼽도 자유로워졌다.노출하는 남성은 왠지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듯해 보였지만 이제는 ‘옷 좀 입는다.’는 평을 들으려면 좀더 과감한 패션에 도전해야 한다. 긴 목선과 아래로 살짝 드러나는 가슴을 강조하는 ‘클리비지 룩’이나 복부가 드러나도록 ‘벨리 컷’된 바지를 입어 걸을 때마다 날리는 셔츠자락 사이로 드러나는 배꼽이 포인트.에르메스,펜디,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해외 남성복 컬렉션에서 보여졌지만 국내에도 남성의 성적 매력이 표현되면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오스틴리드의 김수진 디자인실장은 “과거 남성의 가슴을 드러내는 패션은 천박함과 성의 상품화라는 의미가 강해 부정적이었다.”며 “최근에는 야하기만한 패션이 아니라 부드러운 남성성과 섹슈얼한 남성상의 강점을 최대한 강조하는 긍정적인 패션 스타일로 표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lotus@seoul.co.kr˝
  • 박수근의 ‘거리’ 최고가 경신할까 23~29일 ‘서울옥션 100선 경매’ 展

    (주)서울옥션은 29일 오후 5시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센터에서 ‘서울옥션 100선 경매’란 제목으로 제86회 경매를 연다. 이번 행사엔 고미술품 49점과 근현대미술품 33점,와인·시계·보석·자동차 등 명품 18점을 포함해 모두 100점이 나온다. 전시는 23일부터 29일 경매 당일까지. 이번 경매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고려 사경 ‘감지은자묘법연화경 제5권’이다.일본에서 환수해온 이 사경은 14세기 중반 공민왕 때의 것으로 추정되며,고운 감지(紺紙)에 변상도(變相圖, 부처와 보살의 여러 모습을 그린 불화)가 금니(金泥,금박가루를 아교에 갠 것)로 그려져 있다. 근·현대미술 작품으론 박수근의 유화 ‘거리’(1962년)가 단연 주목된다.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이 지난 2002년 경매에서 5억 5000만원에 낙찰된 ‘아이 업은 소녀’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 화단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로 있다. 한편 (주)서울옥션에선 이번에 처음으로 100만원 이하의 ‘품격있는’ 작품들을 전시·판매하는 제1회 ‘Easy Art’전도 마련했다. 경매 전시 기간 동안 함께 열리는 이 ‘쉬운 미술,편한 가격’ 행사는 국내 중·저가 미술작품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02)395-0330. 김종면기자 jmkim@˝
  • 한승원 새 단편집 ‘잠수 거미’

    “원고를 수정하다가 소설 속에서 제 자신을 더 확실하게 점검하려는 노력을 느꼈습니다.제 삶 자체가 소설에 그대로 드러난다는 거죠.” 중견 작가 한승원(65)이 10여년 만에 창작집 ‘잠수 거미’(문이당 펴냄)를 냈다.96년 고향 부근인 전남 장흥으로 내려가 토굴을 짓고 1년에 한 편꼴로 장편을 발표해온 작가가 틈틈이 쓴 단편 12편을 모았다.작가는 자신의 분신인 듯한 주인공의 눈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율산마을 주민들의 애환을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작품 속 농촌은 목가적이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그 곳은 야만의 삶이 횡행하는 폐허로 변하고 있다.구조조정 뒤 퇴직금을 주식투자로 날린 아들이 소를 팔아 만회하려다가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치자 밤에 몰래 소를 처분한 이야기를 다룬 ‘수방청의 소’‘저 길로 가면 율산이지라우’는 신산한 풍경을 잘 드러낸다. 또 할머니와 둘이 사는 여중생이 동네 총각들에게 성폭행당한 뒤 몸을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다가 아예 골프장 캐디로 나선 사연을 담은 ‘홀’의 풍경도 엇비슷하다. “농촌사회는 갈수록 무너지고 혼탁스러워지고 있습니다.9년 동안 살다 보니 그 비극성과 인간성 파괴의 참혹함이 생생하게 와닿습니다.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순리 혹은 우주의 시원에 맞닿을 수 있는 힘을 회복하고픈 염원을 담았습니다.” 작가가 ‘혼탁한 어둠의 공간’에 빛을 쪼이는 형태는 작품 속에서 ‘빛’ 혹은 ‘별’,예술을 향한 구도적 몸짓으로 나타난다.표제작은 먹이가 풍부한 육지를 마다하고 굳이 물 속에서 잠자리 애벌레 등의 먹이를 사냥하면서 호흡이 가쁘면 공기주머니에 머리를 박아 숨을 쉬는 고통을 감수하는 잠수 거미의 삶을 소설가에 비유한다. 예술 세계에 대한 형상화는 또 아름다운 궁극의 세계를 꿈꾸는 사진작가 이장환의 이야기를 다룬 ‘그러나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에도 이어진다.렌즈로 시간을 찍어낼 궁리를 하는 그가 꿈꾸는 예술의 의미는 동창 요나에게 모욕감을 받고 돌아오는 길주가 네온 불빛 저쪽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며 이를 악무는 행위(‘별’)에 연결된다. “글쓰기는 우주 읽기”라고 믿는 작가의 우주 시원에 대한 갈망은 ‘그 벌이 왜 나를 쏘았을까’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벌에 쏘여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이 “좋은 일 있을 거라고 미리 알려준 것”이라는 노모의 말을 들은 뒤 미녀의 방문을 받고 머릿속에서 펼치는 다양한 도발적 상상을 그리면서 작가는 ‘행운과 불행 사이의 거리’를 들려준다.그리고 “세상의 모든 시인이나 소설가들이 쓰는 한편 한편의 시나 소설들은 우주 시원의 시공에 뿌리하고 있는 신화가 낳은 진리라는 알을 은유하고 있다.”(307쪽)고 말한다. 오래 전부터 구상해온 흑산도 이야기를 다룬 장편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작가는 “단편은 보석 같아 나름대로 즐거움을 준다.”며 “힘 있는 장편을 주로 쓰면서 단편도 병행하겠다.”고 말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⑤]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

    유한킴벌리 문국현(55) 사장은 점심 시간도 아까워한다.이동하는 차 안에서 점심을 때우기 일쑤다.기자와 가진 인터뷰 시간도 오전 11시부터 오후1시30분까지로 정했다.집무실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같이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하루를 ‘25시’처럼 쓰는 그의 일과는 삶과 경영의 현장이었다.생활 자체가 경영의 연속이었고,그의 경영은 생활이었다. 최근 유한킴벌리의 4조2교대가 일자리 창출의 새 모델로 부각되면서 눈코뜰새없이 바빠진 그에게 ‘너무 유명해져 힘든 것 아니냐.”고 묻자 “체력이 남아 있는 한 회사와 국가,가정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유한킴벌리는 기저귀·생리대 등 유아·여성용품 전문업체로 유한양행과 캐나다 킴벌리클라크의 합작회사다.시장점유율이 60%대에 이른다.짧은 시간이었지만 ‘짧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영을 곁눈질하며 자란 유년시절 -나는 서울토박이다.이승만 전 대통령이 초기에 살았던 서울 동소문동 3가 돈암장 옆에서 살았다.돈암초등학교와 동성중학교를 나왔다.아버지는 운수업체 3∼4개를 운영하셨고,어머니는 경제인 집안의 딸이었다.모친의 4촌 오빠가 임흥순 전 서울시장이었고,외숙부인 임홍순씨는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냈다.경제인 집안의 피를 물려받은 셈이다.그래서 어릴 때부터 경영에 대해 주워듣는 기회가 남달리 많았다. -4남2녀 가운데 넷째인 나는 학창시절부터 사회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다.중동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도 입시공부 못지않게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친구들이 공부만 할 때 사회에 눈을 떴다고 할 수 있다.친구들이 ”너 봉사활동에 너무 매달리면 서울대에 못간다.”고 놀려댔지만,아랑곳하지 않았다.‘악담’이 맞았는지,가까운 친구들이 모두 서울대에 갔는데 나 혼자만 낙방했다. -한국외국어대 영어과에 들어간 뒤에도 사회봉사활동은 계속했다.총학생회,영미문학회 등에서도 활동했다.지금도 가끔 시를 쓰는 건 학창시절의 서클활동 덕분이다.대학에 다니면서는 영어와 경영학을 주로 공부했다.그래서 누가 물어보면 전공은 경영학,특기는 통역이라고 말하곤 한다. ●유한과의 인연 -ROTC(학군장교)로 군복무를 마칠 무렵 취직문제가 불거졌다.군 동기생들과 대학동창들은 주로 삼성·현대 등 대기업에 취직했다.하지만 나는 대학때부터 눈여겨 본 ‘유한’에 관심이 많았다.1971년 전 재산을 사회에 기증하면서 돌아가신 유한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이 마음을 사로잡았다.아버지 회사를 더 발전시킬 수도 있었지만 마음은 유한에 가 있었다.아버지도 유한에 대해서는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유 박사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 종업원지주제,전문경영인제 등은 당시 기업으로서는 획기적인 사건들이었다. -삼성·태광·유한킴벌리 등 여러 곳에 합격했지만 결국 유한킴벌리를 택했다.72년이었다.지금으로 말하면 비서실에 해당되는 기획조정실로 배치받았다.다만,입사조건으로 대학원 진학을 허락받아뒀다.경영학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판단에서였다.나는 투자담당으로 고정자산과 신규 자산의 투자업무를 맡았고,유한양행의 장기 투자계획팀에 투입되기도 했다.이후 전산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맡으면서 회사의 경영진단과 발전전략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82년 기획조정실장을 마쳤을 때는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해외 유학을 떠나려 했다.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교수가 되기 위해서였다.입사한지 5년만인 77년 서울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아두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하지만 회사가 이를 허락해 주질 않았다.“유한킴벌리를 위해 일을 같이 해야 하지 않느냐.필요하다면 1년간 안식년으로 해서 머리를 식히고 오라.”는 것이었다.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이고,해외로 떠났다.호주와 미국이었다.이때 미국의 경영혁신과 신기술(뉴테크놀로지) 경험을 했다.맑고 푸른 숲을 보면서 경제적 성과 못지 않게 환경·생태적 발전의 중요함도 깨닫게 됐다.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느낄 수 있었다. ●끝내 교수의 꿈을 접고 -귀국 후 사업본부장,마케팅본부장 등을 맡으면서 ‘우리강산 푸르게’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민둥산을 푸르고 울창하게 가꾸자는 이 운동은 초창기에는 정부측으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이 운동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손비로 인정받지 못해 법인세(44%)를 물기도 했다.그러다 10년이 지난 94년부터는 손비로 인정받고 있다.이 운동은 98년 시민환경단체인 ‘생명의 숲’을 탄생시켰고,‘평화의 숲’(북한 나무 심기) ‘동북아 산림포럼’ ‘학교숲운동’ ‘서울 그린트러스트’ 등의 단체를 태동시키는 데도 밑거름이 됐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일자리 창출의 일환인 ‘4조2교대’도 미국이 1929년 대공황 때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도입한 숲가꾸기 운동(CCC)에서 착안했다.오늘날 미국이 수많은 국립공원(National Park)을 갖게 된 것도 이 운동 덕분이다.실제 우리나라에서도 나의 제안으로 98∼2002년 5년동안 외환위기 때 정부예산 1조원을 투입해 실직자를 산림녹화에 투입한 적이 있었다.적지 않은 보람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85년부터 95년까지 10년 남짓 회사로서는 위기였다.국내외 대규모 경쟁사들의 진입,수입품 범람,과잉설비 등으로 주종 제품인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유아·여성용품의 경쟁력이 뚝 떨어졌다.여기에다 노사갈등으로 노조가 본사를 점거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경영진과 중간관리자,현장 근로자간에 불신의 벽은 높아만 갔다.제품의 질이 수입품에 비해 떨어졌고 시장점유율은 절반으로 감소했다.이 와중에 신설된 대전 제3공장에 예비조,혁신조,평생학습조 등 ‘4조2교대’의 근무방식을 도입했다.부사장이었던 93년의 일로,당시로서는 혁신능력을 실험하는 새로운 경영기법이었다. -저간의 노력과 실험들이 성공한 덕분인지 95년 2월 10여명의 선배 임원진을 제치고 사장에 올랐다.신임 사장의 신고식은 간단치 않았다.시험대는 노조였다.대전공장에 이어 군포·김천공장에도 4조2교대 방식을 도입하려 하자 ‘구조조정을 위한 노림수’라며 직격탄을 퍼부었다.그러나 신뢰·윤리·투명을 경영철학으로, ‘도전과 혁신’을 생존전략으로 내건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4조2교대는 정착됐고,지금은 너도나도 벤치마킹(모방)하려 할 정도로 새로운 근무방식으로 자리잡았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액 7036억원,순이익 904억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96년과 비교하면 각각 2배,6배나 되는 수치다.유한킴벌리는 이제 아시아 제일의 기업이 되기 위해 2005년도의 미래상으로 인력과 근무환경,신용 및 재무능력,성장 및 투자효율,시장점유율(40%),매출액(1조 6000억원) 부문의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준비된 CEO,비전 제시만이 살길 -외환위기는 유한킴벌리로서는 또 하나의 기회였다.4조2교대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여나갔고,고정자산 투자 등도 환율이 달러당 800원대였을 때 대거 집행했다.때문에 환율이 1800∼2000원대로 뛰었을 때는 투자할 필요가 없어져 그만큼 돈을 아낄 수 있었다.미리 준비한 덕분이었다. -요즘 말하는 기업가 정신도 좁게 보면 창조적인 개척정신,창업정신을 말한다.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사회적 책임을 소화하는 창조적 경영을 해야 한다.CEO는 신뢰와 전문성(기술),비전을 가져야 한다.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앉아 있으면 항상 먼 곳을 보며 대비해야 한다.두달에 한번씩 ‘미디어사보’(비디오)를 만들어 팀장과 사원들에게 회사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신뢰와 투명경영을 위해서다.기업가 정신을 가진 CEO는 회사의 경영방식을 국가적 개념에서 접근한다.나는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보석으로,네덜란드와 벨기에를 합친 나라로 가꿔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문국현 사장은 문 사장은 골프를 치지 않는다.숲가꾸기, 운동하기도 바쁘다고 한다.산책,등산,여행이 취미다. 주변에서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그를 ‘냉혈한과 열혈한의 잡탕’이라고 말한다.장소·일·사람에 따라 스탠스(입장)의 다름이 분명하다.일할 때는 냉정하고 열정적이어서 용광로에 비유된다.냉정할 때는 얼음장으로 통한다.의사결정은 차갑게,토론은 뜨겁게 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성격이 급해 스스로 다혈질로 분류한다. 공사(公私) 구별이 워낙 분명해 친구나 친·인척들은 그의 주변에 얼씬거리지 못한다.동창회 등에 나가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로 넘어간다. 밤늦게 들어가지만 가족들과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눈다.술·담배는 못하지만,대화는 즐기는 편이다. ˝
  • 세계에서 가장 비싼 1467억원짜리 집

    세계에서 가장 비싼,1467억원짜리 집이 나왔다. 영국 런던 서부에 위치한 ‘켄싱턴 팰리스 가든’을 세계 2위 철강회사인 LNM의 라크시미 미탈 사장이 7000만파운드에 사들였다고 BBC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그동안 가장 비싼 집은 홍콩에 있던 1312억원짜리 집이었다. 이 저택의 마루와 기둥은 인도의 타지마할에 쓰인 대리석을 캔 채석장에서 수입해왔다.집 안에는 터키탕(이슬람식 증기탕),무도회장에 떡갈나무로 테를 두른 그림들이 걸린 화랑이 있다.침실은 12개며 지하층에는 보석이 박힌 수영장도 있다.집안 경비에는 65대의 최신식 폐쇄회로 카메라가 동원되고 있다. 원래 이 저택은 이집트 대사관이었다.한때는 인접한 러시아 대사관의 부속건물로 쓰이다가 90년대 이란 출신의 예술품 수집가이자 금융가인 데이비드 할리에 의해 대규모로 증축됐다. 전경하기자˝
  • 다이아몬드 잔혹사/그레그 캠벨 지음

    다이아몬드는 기원전 7∼8세기경 인도 드라비다족의 장신구로 처음 쓰이기 시작해 로마시대엔 왕족들의 보석,중세엔 호신부로 사용됐다.이때까지만 해도 다이아몬드는 루비나 에메랄드 같은 색석(色石)보다 오히려 낮게 평가됐다.다이아몬드가 보석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말 베네치아의 페르지가 ‘브릴리언트 컷’ 연마법을 개발하면서부터다.이어 186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규모 광산이 발견되고 근대적 채굴법이 채택되면서 다이아몬드는 대중화의 길을 걸었다.그러나 다이아몬드는 아름다운 광채만큼이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내전 지역에서 발굴돼 불법거래되는 다이아몬드,이른바 ‘피의 다이아몬드(blood diamond)’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다이아몬드 잔혹사’(그레그 캠벨 지음,김승욱 옮김,작가정신 펴냄)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계사의 비극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프리랜스 기자인 저자는 다이아몬드가 낳은 재앙을 취재하기 위해 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 등 아프리카 내전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질 좋은 다이아몬드가 지천인 시에라리온은 보석으로 인한 풍요보다는 내전과 학살로 점철된 역사를 겪어야 했다.반군단체인 혁명연합전선(RUF)은 다이아몬드 광산을 점거하기 위해 살인과 신체 절단 등 만행을 저질렀고,다이아몬드 업계는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내전에 관여했다.잇단 내전에 시에라리온은 전체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20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고,무고한 시민 4000명의 팔다리가 잘렸다.이 모든 것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세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영국에선 국제인권단체 글로벌위트니스(GW)가 조직돼 불법 다이아몬드 거래 감시에 나섰고,미국 의회에선 ‘청정 다이아몬드법’이 통과됐다.저자는 다양한 다이아몬드 분쟁 사례와 다이아몬드를 이용한 국제테러단체의 돈세탁 과정,다이아몬드 제국을 건설하려는 기업의 전략 등을 살피며 다이아몬드의 불온한 역사를 고발한다.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다이아몬드를 싹쓸이하듯 거둬들이는 다이아몬드 재벌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라는 광고문구는 영원한 사랑과 헌신을 상징한다.하지만 그것은 다이아몬드를 향한 인간의 탐욕 또한 영원함을 꼬집는 경고로도 읽혀 씁쓸함을 남긴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 천호동 ‘윤락’ 털고 ‘젊음’ 충전

    텍사스촌이 자리한 서울 강동구 천호동 423 천호시장 옆에 젊은이들을 위한 ‘로데오거리’가 생긴다. 강동구(구청장 권한대행 박용래)는 시비 9억원 등 10억여원을 들여 최근 새 쇼핑가로 등장한 이 일대를 이같이 개발한다고 8일 밝혔다.천호동 구사거리와,천호대로와 만나는 신사거리를 잇는 300m 구간에 이번 주중 실시설계에 들어가 다음달 중순쯤 공사를 시작한다. 천호 2·3동에 걸친 로데오거리 예정지에는 지하 4층,지상 14층짜리 쇼핑몰과 대형 백화점들이 들어섰으며 옷가게,패스트푸드점,카페 등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청년층이 즐겨 찾는 업소가 160여곳 몰려 있다.그러나 도로가 비좁아 상습 정체구간인데다,바로 옆에 윤락가가 영업난으로 빈 업소만 을씨년스럽게 남아 우범지대로 여겨지고 있다.차도 12m에 인도 너비가 1.5m 안팎에 머물러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곳이다. 강동구는 이에 따라 이 일대에 대한 이미지 개선은 물론 교통정체 해소,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한꺼번에 잡고 로데오거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우선 보도의 폭을 4.5m로 넓히고 가로등,벤치,휴게공간 등 로데오거리에 걸맞은 시설을 들여놓을 계획이다.보도 바닥엔 보석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천연석인 ‘철평석’을 깐다.대신 차로를 3m 정도로 바짝 좁혀 S자 모양의 길을 만든다.문화거리인 만큼 차량 속도를 줄이면서도 운치있게 한다는 뜻에서다.신사거리 방면을 일방통행도로로 운영할 계획이다. 최근 이곳 업소와 보행자,홈페이지 접속자 등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5%가 로데오거리 조성에 찬성했다고 구 관계자는 밝혔다. 정기창 교통개선팀장은 “맞닿은 뉴타운 예정지와 연계,1950∼60년대만 해도 ‘서울 남서부의 명동’으로 불리던 곳이어서 옛 명성을 되찾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건물주·업주 등 12명으로 이뤄진 로데오주민추진위원회와 협의,번영을 위한 축제를 개최하고 토요일·휴일엔 차 없는 거리로 만드는 등 청사진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보러갑시다]

    ● 미술 ■ 김병종 작품전 18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생명의 환희를 노래한 50여점. ■ 문범 작품전 25일까지 pkm갤러리(02)734-9467.‘우연한 풍경’을 주제로 한 평면작품. ■‘팝 컬처’전 5월16일까지 갤러리 세줄(02)391-9171.파스칼 몽테유 등 현대 프랑스 작가 8인의 사진전. ■ 해외여성작가 3인전 23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4.가다 아메르(이집트)·쉬라제 후쉬아리(이란)·수 윌리엄스(미국)등 3인의 추상작품. ■ ‘월 워크스’전 24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고낙범·성낙희·이미경·홍승혜 등 8명의 작가들이 펼치는 벽화세계. ● 뮤지컬 ■ 클럽 하늘 1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02)2274-3507.박일규 연출.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각색한 뮤지컬.가요,힙합,재즈 댄스와 동춘서커스단의 묘기가 어우러진 총체극. ■ 나부상화 5월9일까지 세우아트센터(02)742-0917.우봉규 작·박근형 연출.전등사 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 점프 11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02)501-7888.이준상 연출,무술 가족과 2인조 도둑이 펼치는 유쾌한 코미디. ■ 천국과 지옥 5월2일까지 대학로게릴라극장(02)763-1268.남미정 작·연출.오펜바흐의 오페레타를 원작으로 한 퓨전 뮤지컬. ● 국악 ■ 국악꽃 향기 12일∼6월21일 월 오후7시30분 삼청각 일화당(02)399-1760.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상설공연. ■ 고보석 거문고 독주회 10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 ● 어린이 ■ 시계 멈춘 어느날 5월9일까지 목동 브로드홀(02)382-5477.어린이 눈높이에서 바라본 전쟁에 관한 세가지 시각.극단 사다리. ■ 애기똥풀 11일까지 연우소극장(02)745-0308.부모의 자식 사랑을 그린 가족인형극. ● 콘서트 ■ 웅산 콘서트 9일 오후8시,10일 오후 3시·8시 폴리미디어 씨어터(02)6248-0430. ■ 정태춘 박은옥 콘서트 9일 오후7시30분,10일 오후 3시·7시,11일 오후3시 제일화재세실극장(02)3272-2334. ■ 유리상자 콘서트 9일 오후7시30분,10일 오후 4시·7시30분 대학로 라이브극장(02)3662-4433. ■ 추억의 7080밴드 콘서트 10일 오후 5시·8시,11일 오후 4시·7시30분 세종문화회관 1544-4463. ■ 휘성 콘서트 10일 오후7시,11일 오후5시 경희대학교평화의전당 1544-0737. ■ 김범룡 콘서트 10∼11일 오후 4시·7시30분 남대문메사팝콘홀(02)597-2896. ■ 대니정 콘서트 10일 오후8시 소울얼라이브(02)3442-7222. ■ 김동률·성시경 외 콘서트 10일 오후6시 세종대학교 대양홀(02)3444-5020. ■ 자전거 탄 풍경 인천 콘서트 11일 오후 3시30분·7시 인천종합예술문화회관대극장(032)327-9010. ■ 거북이 대구 콘서트 14일 오후8시 대구 밀리오레점 지하1층 아미쿠스 레스토랑(053)243-2024. ● 무용 ■ 우리춤 스타 초대전 9일 오후8시,10일 오후5시 호암아트홀(02)2263-4680.서영님 전은자 윤미라 강미선 등 중견 한국무용가 4명의 춤판. ■ 드림 앤 비전 댄스페스티벌 18일까지 창무포스트극장(02)338-6420.젊은 안무가들을 위한 포스트극장의 기획공연.한상률 박수진 등 12명 출연. ● 연극 ■ 죽도록 달린다 5월2일까지 아룽구지극장(02)765-5476.서재형 연출,홍성경 김정석 출연.프랑스의 고전 ‘삼총사’를 이미지극으로 각색. ■ 피그말리온 12∼25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795.버나드 쇼 작·임경식 연출,강지은 김신기 출연.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원작. ■ 갈매기 14일∼5월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안톤 체호프 작·그리고리 지차트코프스키 연출,정재은 오만석 출연.러시아 대표 작가의 4대 장막극중 하나. ■ 의자는 잘못없다 5월9일까지 삼일로창고극장(02)319-8020.선욱현 작·김태수 연출,김경수 배수백 출연.의자 하나를 둘러싼 해프닝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세태를 풍자. ● 클래식 ■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 창단연주회 13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80-5054. ■ 피터 야블론스키 피아노 리사이틀 1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44-1555. ■ 소노레 앙상블 정기연주회 11일 오후3시 금호아트홀(02)586-0945. ■ 정유미 바이올린 독주회 10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36-5929. ■ 한국리스트연구회 정기연주회 11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782-4445. ■ 바리톤 이상녕 독주회 13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2265-9235.˝
  • 총리실 ‘새박사’ 지나친 ‘새사랑’

    ‘새박사’로 불리는 국무총리실 공무원이 휴가차 호주에 갔다가 호주산 앵무새 등 토착 조류 19마리를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호주 세관에 적발되는 망신을 당했다.그는 현재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다음주 초 호주 법정에 출두해야 하는 까닭에 시드니에 발이 묶여 있다.부득이 휴가도 연장했다. 8일 총리실과 외신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에 근무하는 이모(39) 사무관은 지난 6일 호주의 보호생물종인 되새류 10마리와 앵무새 9마리를 공기구멍을 뚫은 마분지 상자에 산 채로 담아 시드니 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려다 호주 세관에 발각됐다.그는 지난 4·5일 연휴에다 6일 하루 휴가를 내 3일 호주로 출국했었다. 이 사무관은 재판결과에 따라 최고 10년형의 징역 또는 최고 11만 호주달러(약 95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 사무관은 세관에서 “개인적인 조류 수집을 위해 애완동물 가게에서 새를 구입했다.”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무관은 30여종의 희귀새를 키우는데다 새 울음소리만을 듣고도 조류의 종류를 척척 알아맞히는 ‘전문가급’ 조류 애호가로 통한다. 한편 총리실은 탄핵정국으로 공무원 복무기강령이 내려진 시점에 국가이미지를 훼손한 이 사무관의 징계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서울 도심 귀금속산업 활성화

    오는 8월부터 현행 ‘폐수배출시설’인 귀금속 가공업체가 ‘기타수질오염원’으로 분류된다.이에 따라 우리나라 귀금속 가공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일대 귀금속 가공업체들의 신설 및 이전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6일 이같은 내용의 ‘수질환경보전법’ 개정안을 7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이번 개정은 귀금속 가공업체 활성화를 위한 서울시 등의 건의에 따라 이뤄졌으며,8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지난 2000년 개정된 현행 수질환경보전법은 귀금속 가공업체를 폐수배출시설로 분류,공장 용도 건축물에만 입주할 수 있도록 해 상업지역인 종로에서는 신설 및 이전이 불가능했다. 다만 기존 업체에 대해서는 경과 규정을 적용,상업지역에서도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하지만 업주가 경기불황 등으로 가게 규모를 줄이거나 종로지역에서 입지조건이 더 나은 곳을 찾아 옮기려 해도 법령에 묶여 이전할 수가 없는 실정이었다. 특히 종로 일대에 신규 업체가 들어서는 것은 불가능해 무허가 업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있었다. 귀금속·보석기술협회 이황재(48) 종로지부장은 “귀금속 가공업은 소비자가 가공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경우가 많고,운송비용도 많이 들어 판매업소와 가까이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각종 규제 탓에 종로 등지의 귀금속 가공업체들은 노후 건물에서 영세·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특히 우리나라 귀금속 가공시장에서 종로구 봉익동·예지동·묘동 등 종로지역 678개 가공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어서 활성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귀금속 가공업체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폐수전문처리업체에서 전량 수거,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폐수가 하천 등으로 무단 방류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업체 신설 및 이전을 제한할 필요성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폐수를 전량 위탁처리하는 업체에 대해 ‘기타수질오염원’으로 분류한다는 내용의 수질환경보전법 개정안을 7일부터 입법예고한 뒤 8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
  • [종하랑 선영이의 배낭메고 60개국](10) 티베트 ‘라싸’

    북경에서 청두(成都)를 경유하여 5시간 남짓,그림 같은 설산들이 이어지는 장엄하고 험준한 대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티베트 라싸 공항에 도착했다.높고 가파른 설산들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분지,티베트 땅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히말라야에서 불어오는 맑은 공기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다.그러나 곧 머리가 어지럽고 숨이 가빠온다.고도 3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느끼는 산소부족 현상 때문이다.고산증세는 사람에 따라 느껴지는 정도가 다르지만 심한 경우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다가 기절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고산병에는 약이 따로 없고 심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특히 위험한데 호흡장애를 일으키며 병원에 실려가는 사람들에게 의사들의 처방은 딱 한가지라고 한다.“GO DOWN!”. 라싸의 기념품 가게에서는 각종 엽서,필름 등과 함께 산소를 팔기도 하는데 너무 비싸서 웬만하면 숨을 아끼며 쉬는 게 상책이다.아,산소의 소중함을 이 곳에 와서 깨닫게 되다니…. ‘옴마니 반메훔! 옴마니 반메훔!(연꽃 속의 보석이여 영원하소서!)’ 꿈인 듯 들려오는 낮은 염불 소리,어디에서 들었더라? 곰곰이 생각해 보니,남편과 열심히 보았던 역사극에서 궁예가 불법을 설파하면서 외웠던 말이다.티베트 라싸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옴마니 반메훔’을 읊조리며 오체투지(머리와 사지를 모두 땅에 대고 절하는 티베트의 기도방법)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티베트 사람들에게 종교는 곧 삶이고 삶은 곧 오체투지의 연속이다.티베트의 북부나 남부,각 지방에서 가장 신성한 조캉사원이 있는 라싸까지 산과 들을 거쳐 수백,수천㎞ 되는 거리를 오체투지만을 하며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다. 농사를 짓는 사람중에는 농한기인 겨울에 몇달을 기도기간으로 정해 오체투지하며 기도를 하기도 한다.라싸에 있는 조캉사원은 라마승과 신도들에게 가장 큰 성지로 손꼽히는 곳으로,이 사원 앞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와 상관 없이 이른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티베트 전 지역에서 몰려든 신도들이 오체투지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외지인들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티베트의 독특한 문화는 바로 장례의식이다.티베트 사람들은 하늘 높이 나는 독수리를 신성한 동물로 여기며,죽은 후에 독수리가 죽은 육신을 먹게 함으로써 영혼이 더 하늘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일반 서민들의 장례형태로,조장(鳥葬) 혹은 천장(天葬)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조장터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요즘에는 ‘사진촬영 금지’ 표시와 함께 개방되고 있다.재미있는 사실은 서양 친구들은 대부분 조장을 보러 가지 않거나 보더라도 멀찌감치 뒤에 서서 보는데 호기심 많고 용감한(?)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은 바로 앞에 서서 끝까지 지켜본다는 것이다.물론 우리도 선봉에 섰다. 처음엔 나도 모르게 등에서 식은 땀이 줄줄 흐르고 너무 충격적인 장면에서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남편 뒤로 숨어 들었지만,대부분의 절차는 손가락 사이로 목격할 수 있었다.산을 내려오면서 내내 묘한 기분이 들었다.영혼이 빠져 나간 육신이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내 몸을 빌려 내가 살아 움직일 때 더 선하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마음.‘옴마니 반메훔’. ■ 라싸 외곽 시골 마을 전통적인 티베트의 가옥양식과 농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라싸 외곽의 당슝 마을을 방문했다.관광지구인 라싸를 벗어나 시골마을로 들어서자 낯선 이방인들이 마냥 신기한지 삼삼오오 모여 야크 똥을 말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사람들도,흙을 파며 뛰놀던 어린 아이들도 온통 시선이 우리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인다.무뚝뚝한 표정으로 우리를 응시하던 사람들은 폴라로이드 사진 한장에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모여들어 서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한다. 티베트의 전통가옥은 빈부의 격차 없이 모든 집이 동일한 양식과 디자인으로 지어진다.벽돌로 사각집을 지은 후에 흰색 회칠을 하고 지붕에는 종교적 의미를 지닌 오색기를 단다.흰색 벽과 대비되는 화려한 원색의 문 위에는 그들이 신성시 여기는 야크의 머리로 장식을 하고 ‘옴마니 반메홈’ 이라는 문구를 적어 놓는다.그리고 겨울에 연료로 쓰는 야크 똥을 빈대떡처럼 빚어 벽에 붙여 건조시킨다. 손자와 함께 구경나온 할머니 한분이 집안을 보여주신다며 우리를 이끌었다.시멘트 바닥에 장과 소파가 있는 응접실,침대가 있는 침실,불상을 모시는 작은 사원 등이 있는 집안은 화려한 티베트 전통문양의 양탄자,깔개,걸개 등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집구경을 시켜 주신 후 할머니는 야크의 우유에 소금간을 한 버터차를 만들어주셨다.버터차는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맛으로,우리 입맛에는 약간 느끼하다.내색을 하면 서운해하실 것 같아 맛있게 호호 불어 마시는데,할머니는 보온병을 들고 옆에 서 계시다가 한 모금만 마셔도 계속해서 차를 따라 주셨다. 옆집 사는 딸이 우리에게 보여주겠다며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고 찍은 옛사진 한 장을 가져왔기에 “너무 예뻐요.이런 옷이 다 집에 있으세요?” 하고 물었더니 갑자기 집안 식구들이 각 방으로 흩어져 남녀 전통의상을 가지고 나온다.갑자기 티베트의 전통의상을 입게 된 우리는 서로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티베트의 아름다운 시골마을에서 정겹고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참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평생 다시 만날 수 없을지 몰라도 이렇게 만난 건 그들 종교에서 말하는 대로 전생에 억겁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
  • [뭘살까]장바구니

    ●해태제과는 ‘제 1회 부라보콘 대학생 광고대상’을 연다.2년제 이상 대학생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홈페이지(www.ht.co.kr)나 LG애드 홈페이지(www.lgad.co.kr)에서 신청서를 출력·작성,오는 23일까지 접수시키면 된다. ●삼성몰(www.samsungmall.co.kr)은 오는 30일까지 ‘특별소비세 인하 특별전’ 행사를 실시한다.이번 행사기간중 프로젝션 TV와 에어컨,골프용품,보석류 등 특소세 인하상품에 대해 인하가를 적용하고,추가로 5∼10% 할인쿠폰이나 적립금을 제공한다. ●서울우유는 토핑 요구르트인 비요뜨를 내놓았다.영양가 높고 부드러운 플레인 요구르트에 시리얼이나 초코볼을 토핑하는 것으로 출출할 때 간단히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가격은 1000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일 경기도 시화 신도시에 29번째 점포인 홈플러스 시화점을 열었다. ●CJ홈쇼핑은 5일까지 제3기 고객평가단 ‘해피리더’를 모집한다.모니터링에 관심있는 CJ홈쇼핑(CJ몰) 회원이면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선발된 700명은 CJ홈쇼핑과 CJ몰의 서비스에 대한 의견제안 등의 온라인 활동을 하게 된다.활동기간은 5월3일부터 9월30일까지 5개월 동안이다. ●애경백화점 서울 구로점·경기 수원·광명점은 2∼11일 당일 5만원이상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경품을 준다.내용은 광명에서 부산을 갔다오는 고속전철 승차권(1인 2매)과 특급호텔 1박 숙박권. ●삼호F&G는 생선살과 콩단백으로 만든 ‘삼호 생선어(魚)콩두(豆)’를 출시했다.160g에 1600원.˝
  • 국내 유일 ‘석채’ 작가 이직씨

    이직(李直·44).그는 이름도 생소한 석채(石彩) 도자기 작가다.도자기에 색깔이 있는 돌가루를 입혀 다양한 문양과 그림을 표현하는 실험작가다.국내에선 이씨가 유일하다. 석채자기 한 점 만드는 데는 짧게는 석 달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걸린다.일반적인 도자기들이 초벌,두벌구이로 완성되는 반면,석채 자기는 입히는 돌가루 종류만큼이나 도자기 굽는 횟수가 늘어난다.이는 암석마다 열에 의해 변형되는 온도가 달라 그림을 완성한 뒤 한꺼번에 구우면 작품을 망치기 때문이다. 현재 이씨가 쓰는 암석은 17가지.대부분 준보석류 암석으로,국내에선 자수정이나 옥돌을 쓰고 나머지는 아랍 쪽에서 수입한 것들이다. 이씨는 원래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서울에서 작품활동을 했으나,항상 만족지 못했다.우연히 여행을 떠났다가 독특한 모양과 색상의 도자기들을 보고 강한 매력을 느꼈고,그게 그의 예술 행로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지난 1994년 도예가들이 모여 있는 경기도 이천 사기막골에 둥지를 틀었다.손 끝의 놀림대로 표현되는 점토,불의 조절에 의해 만들어지는 미세한 도자기 빛깔.그는 도자예술의 매력에 푹 빠져 도자기를 굽고 또 구웠다.하지만 3년여 만에 그는 새로운 고민에 빠지게 된다.지나친 모방,천편일률적인 작품 경향에 실망했다.그래서 눈을 돌린 게 석채자기였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어렵게 돌가루를 입혀 도자기를 구우면 색깔이 변형된다는 점이었어요.재료를 변형 없이 다루는 방법을 아는 데만 5년이 걸렸습니다.” 이씨는 서양화에서 도자기로 장르를 바꾼 지 3년 만에 석채자기 작업에 뛰어들었다.그러나 이후 3년은 시행착오와 실험의 시간이었고,본격적인 작품활동은 4년 전부터 시작했고 구워낸 작품은 100여점이 채 안된다. 글 이천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쉬어가기˙˙˙

    전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명가드 캘빈 머피(55)가 친딸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31일 미국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 처크 로센달 지방검사에 따르면 NBA 명예의 전당 입회자인 머피는 지난 1988년부터 91년까지 5명의 딸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다.검찰에 자진 출두한 뒤 보석금 9만달러를 내고 풀려난 머피는 현재 휴스턴의 TV 해설자로 활동 중이며,9명의 부인 사이에 모두 1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고.˝
  • 인테리어·소품에도 ‘웰빙’ 바람

    ‘나 돌아갈래∼,자연으로.’ 한때 미니멀한 디자인이 인기였다.의상 헤어스타일 가전제품 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가운 이성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디자인이 각광받았다.그러다가 누군가에게 쫓기듯 빠르게 살아가던 현대인이 시간을 거스르며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인테리어에서도 옛스러운 앤티크가 유행하게 됐다. 그러면 지금은?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진행된 ‘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04’와 오는 4월10일까지 계속되는 ‘살로네 2004·2005’에서 엿본 생활 트렌드는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자연을 느끼는 것.전시된 가구 소품 인테리어는 자신만의 이상향을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감성과 자연을 조화시키고 있다. ●순수·초현실·자연 디자인에 초점 국내 최대 규모의 인테리어 박람회인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올해 주제는 ‘어반 유토피아’.자연의 삶과 인공의 환경을 조화시켜 아름다운 생활을 추구하자는 의미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초현실주의,순수함에 대한 추구,내적인 풍요·사색,자연의 장점을 살린 인공미를 담고 있다.식물,자연과 관련된 녹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생활을 디자인한다. 살로네 2004·2005에서는 밀레니엄 컨셉트,유리,금속 등 이성적인 판단의 디자인 흐름보다 자연지향적인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었다. 로빈힐의 고현혜 디자이너는 “대체적으로 정원이 거실·침실·주방으로 들어온 느낌”이라면서 “가전제품·주방용품 등은 고도의 기술력으로 디지털화된 가운데 가구와 생활용품은 전원생활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으로 공간을 표현하는 ‘모던 러스틱’이 디자인 전반에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용한 듯한 내추럴한 느낌 선호 내추럴한 느낌의 소재를 미니멀한 디자인에 적용하거나,자연 그대로의 형태에 매끈한 광택 소재를 사용해 ‘믹스 앤드 매치’를 시도한 것이 올해의 특징.또 돌이나 흙,종이,오래된 가죽,섬유를 재활용한 듯한 형태로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을 연출한다. ‘인스나인’은 골판지 1만 5000장을 풀로 붙여 벽장을 만들었고,가구업체와 산학협동으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학생들은 스판덱스와 스펀지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의자를 선보였다. 고급목재,금,은,보석,동물 가죽 등 클래식한 천연소재와 현대적 요소의 정교한 금속재료를 사용해 화려하면서 전통적인 고급스러움을 살리고 있다. 디자인하우스 김은아 대리는 “사회 전반적으로 자연주의가 강하게 부각되자 친환경적인 소재를 많이 이용하는 추세”라며 “‘건강’을 생각한 디자인 제품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디자인의 대세로 자리할 듯하다.”고 말했다. ●어떤 제품들이 돋보였나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에디터스 어워드(심사위원상)를 수상한 ‘까사미아’는 자연과 인간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보여주는 컨셉트 공간을 선보였다. 인상깊은 공간상을 받은 ‘현우디자인’은 오크의 갈색을 기본으로 한 중후한 느낌의 공간을,‘이건리빙’은 마루 마감재 하나로 다양하고도 컬러풀한 공간을,‘소니코리아’는 홈 오토매틱과 공간 디자인이 차원 높은 결합을 한 마인드 스페이스를 제시했다. 트렌드를 이끈 웰빙 부문상을 수상한 ‘풀무원’은 두부를 이용한 식단과 자연주의를 강조한 테이블 세팅을,‘헤펠레코리아’는 천연 페인트를 선보였다. 또 디자인 부문상을 수상한 ‘라쉐즈’는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과 고목의 우아한 만남을 시도한 수공예품을 소개했고,‘이노디자인’은 태극 문양을 이용한 찻잔 세트를 내놓았다.친환경 애견가구를 선보인 ‘와프스타일’과 좁은 아이방을 십분 활용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은 ‘한샘 어린이가구’는 아이디어 부문상을 수상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 과학이 몰랐던 과학/존 플라이슈만 등 지음

    지금부터 1900여년 전,로마제국의 작은 변방도시였던 영국 런던에서 행해진 검투사 경기의 주역 중에 ‘여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고고학 증거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런던박물관 고고학팀은 최근 런던 근교 그레이트 도버 스트리트에서 발견된 골반을 분석,검투사로 추정되는 두 명의 여성의 존재를 확인했다.발굴된 유적들은 여성 검투사들이 로마나 소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영국과 독일 같은 지역에서도 광범위하게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여성 검투사 경기는 기원후 202년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됐지만 그 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됐다.로마 사람들은 여성 검투사들의 경기를 매우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기원후 1세기 초 로마 황제 네로는 원로원 의원의 부인들을 보석으로 치장시키고 칼을 들려 원형경기장으로 내몰았다는 기록도 전한다.‘글래디에이터 걸(Gladiator Girl)’의 진실은 무엇일까. ●20세기 과학적 진실을 뛰어넘는 획기적 발견 ‘과학이 몰랐던 과학’(존 플라이슈만 등 지음,최성범 등 옮김,들린아침 펴냄)에는 20세기의 과학적 진실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발견’들이 한데 묶였다.이 새로운 과학의 퍼레이드는 자연의 세계,인류고고학,인간과 과학기술 등 세 가지 주제로 펼쳐진다. 책은 오늘날 과학은 어디까지 그 지평을 넓혔고,과학적 사고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미다스 왕의 향연’은 좋은 예다.미다스는 디오니소스로부터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하는 힘을 얻었지만 딸마저 황금으로 바뀌게 만든 프리지아의 어리석은 왕.미다스 왕에 관한 이야기는 왕이 죽은 뒤에도 수천년에 걸쳐 트로이의 프리아모스 왕 이야기처럼 영원한 신화로 여겨져왔다.그러나 이 미다스 왕의 이야기는 미국의 분자생물 고고학자 맥거번(펜실베이니아대) 교수에 의해 베일을 벗게 됐다.그는 미다스 왕의 장례식에 사용된 음식 찌꺼기 성분을 연구해 당시 사람들이 어떤 일을 했으며,의식주 생활은 어떠했는가를 꼼꼼히 밝혀냈다. ●공룡은 지구환경 변화로 자연도태된 것 공룡의 멸종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무려 1억 6000만년 동안 중생대 지구를 지배한 공룡이 6500만년 전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소행성의 지구충돌 때문이라는 게 고생물학계의 통설이다.이에 반하는 대표적인 학설이 소행성 충돌 이전부터 공룡의 멸종이 서서히 진행됐다는 ‘점진적 소멸론’이다.이 책에서는 공룡 멸종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이른바 헬 크리크(Hell Creek) 프로젝트다.‘고생물학계의 금광’ 헬 크리크 지층은 미국 몬태나 주에 있는 후기 백악기 암석층으로 세계적인 공룡 화석 발굴지로 유명하다.연구팀은 공룡들이 거대 행성의 충돌에 의해 일시에 소멸된 것이 아니라 먹이사슬을 비롯한 지구환경 변화에 의해 자연 도태됐다는 데 무게를 둔다. ●일리아스·오디세이아 사실일 수도 있는데…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지었다는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과연 실존의 역사인가.책은 이 작품들이 오로지 상상에 의해 씌어진 픽션이라는 기존 학계의 평가를 완전히 뒤엎는다.21세기 고고학자들에게 호메로스는 무척이나 당혹스러운 존재다.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과학을 혼란에 빠뜨리기 때문이다.1970년대 중반까지 많은 고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호메로스를 사기꾼 또는 유사 역사학자로 매도했고,호메로스의 작품은 그릇된 정보를 담은 단순 창작물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그러나 최근 들어 호메로스의 작품들은 서서히 역사의 옷을 갈아 입고 있다.이 책은 호메로스 이야기가 실제 역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는다.호메로스가 작품들을 통해 일깨운 세상과 최근의 고고학적 발견을 통해 밝혀진 세상 사이에는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는 것이다.한 예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동물희생 의식은 의식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고된 전투를 앞둔 병사들에게 고기를 마음껏 먹게 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책은 이밖에 고대 이집트의 생활상과 피라미드 건설 의문,남미의 거대한 유물 ‘나스카 라인’의 수수께끼,사라진 이스터 섬의 문명,마다가스카르 섬에만 사는 전설의 동물 포사,비비원숭이의 노년 준비,인조모기 생산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룬다.‘과학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자신과는 무관한 일로 여기는 이들에게 이 책은 과학의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1만 4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부패정치인 잇단 실형 ‘철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황찬현)는 26일 2000년 9월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을 국정감사 증언에서 빼달라는 청탁을 받고 현대비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주선 전 민주당 의원에게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현대건설 김윤규 사장에게서 같은 부탁을 받은 민주당 이훈평 의원도 이날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돈을 받지는 않았지만,현대건설에 하도급 공사를 청탁한 혐의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부패범죄로 법정에 선 국회의원 등 고위직에게 법원이 잇따라 실형을 선고하고 있다.보석도 까다로워 수감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풀려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오히려 검찰에서 자백했다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박광태 광주시장은 첫 공판에서 법정구속되기도 했다.그동안 법원은 대체로 고위층에 대해 관대했다.200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20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했지만 1·2심에서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 등이 일례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 등 6개 지방법원과 서울·부산고법에 ‘부패범죄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4·15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은 집행유예로 풀려나길 바라지만,법원은 유죄로 판단하면 원칙적으로 실형을 선고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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