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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전 9시25분) 지난해 부산 APEC행사나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행사마다 빠지지 않고 초대된 단골손님인 카이스트의 휴보는 각국 정상들과 악수를 하는 등 이제 IT강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 휴보의 아버지라 불리는 카이스트의 오준호 교수와 함께 우리나라 로봇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아본다. ●다큐 죽마고우(EBS 오전 7시 20분) 지난 9월12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전국 장애인 체전을 위해 많은 선수들이 울산에 집결했고, 그들 중에 펜싱선수 배혜심씨가 있었다. 지난 1년 대회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배혜심. 과연 그녀는 이번 시합에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녀에게 있어서 펜싱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들여다본다. ●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5시40분) 자넷 리가 한국 가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이에 이지혜와 듀크 김지훈은 자신들의 친필 사인 CD를 직접 자넷 리에게 전했다.MC탁재훈을 포함한 12명의 스타들은 추석을 앞두고 각종 씨름에 도전했다. 눈씨름, 팔씨름, 허리씨름, 지는 씨름 등에 도전한 스타들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펼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젊은 시절 수많은 발명으로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은 천재 과학자 에디슨. 나이가 들수록 이상한 발명품들을 내놓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에디슨이 노망이 났다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초조해진 에디슨은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발명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하는데…. ●싱싱 일요일(KBS2 오전 8시) 충남 서산 누에농장.240만마리의 누에들이 자라고 있는 요즘은 하루에 뽕잎 5t을 수확할 만큼 윤성원·여진녀 부부에게 가장 바쁜 시기이다. 부모님과 아들 상백까지 온가족이 모여 수확한 누에를 냉동건조하고 가루 만들기까지 완료한다. 가족과 함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윤성원씨 가족을 만나본다. ●일요다큐 산(KBS1 밤 12시) 북미대륙 서부에 남북으로 길게 뻗은 대산맥으로 길이가 무려 4,500km에 이르는 로키산맥, 이 중 캐나다를 지나는 로키산맥을 뜻하는 캐나디안 로키는 3000m급 높은 산과 울창한 숲, 광대한 빙하, 보석처럼 빛나는 호수들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자연절경을 이룬다. 위대한 유산, 캐나디안 로키를 찾아가본다.
  • [데스크시각] “선생님,구속할까요.”/손성진 사회부장

    “선생님, 정 그러시면 구속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지방의 한 검찰청. 무고 혐의로 조사를 받던 어떤 사람에게 검사가 이렇게 윽박질렀다. 줄곧 무죄를 주장해온 그는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고 말았다. 검찰 요구대로 진술해서 일단 구속은 면한 다음에 법원에서 따져보자고 이 겁많은 사람은 생각했다. 평소 법을 어긴 일이 없었던 이 사람은 2심에 가서야 결백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 명예 회복의 대가로 그에게 돌아온 것은 2000만원이 넘는 소송 비용과 그보다 더한 정신적 피해였다. 시대가 변했듯, 검찰의 수사방식도 지난 20여년 동안 구태를 많이 벗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구시대적 관행은 여전하다. 고문과 가혹행위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억압적인 분위기와 안하무인격 태도, 강압적 조사 방식은 독재권위시대의 유물처럼 남아 있다. 가장 만연해 있는 게 ‘구속시켜버리겠다.’는 언어폭력적 조사 수단이다. 의도적이든 무심코 한 말이든 구속이라는 한마디에 소시민들은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신체 고문만이 고문이 아니다. 고압적인 태도에 정신적인 고문을 당한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다시는 가지 말아야 할 검찰청’이다. 왜 구속을 그토록 두려워할까. 일제와 장기독재시대를 경험한 우리들은 구속을 곧 자유를 박탈당한 것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구속이라는 단어에서 고문이나 비인간적인 대우 같은 말들을 떠올린다. 개선됐다지만 실제로 구속된 다음부터 인권을 무시당하는 여러가지가 기다리고 있다. 교도관에게서 험악한 말을 듣는 것은 다반사고 포승줄과 수갑이 채워진 채 몇시간 동안 조사를 받거나 조사를 받으려고 대기해야 한다. 구속되는 순간 인권은 파묻힌다. 이런 구속의 의미를 아는 우리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유를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말 그대로 구속은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재앙’이다. 최근 한 부장판사도 검찰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영장 청구를 위협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검사나 수사관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구속시키겠다.’라는 말이 주는 공포심이다. 그말을 듣고 검사의 요구에 순순히 따르지 않을 강심장은 드물다. 언어적 가혹행위인 것이다. 구속은 남발돼 왔다. 검사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게 구속이었다. 법원은 기계적으로 영장에 도장을 찍어주었다. 정 억울하다면 보석이나 적부심이나 집행유예로 풀어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왔다. 돈을 얼마를 들여서라도 구속을 면하려 하기에 영장의 남발은 변호사들을 살찌웠다. 이런 이유에서 영장 발부를 신중히 하고 불구속 재판을 강조하는 법원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법조비리로 법정에 섰던 검사 출신 피고인들에게 쓴웃음을 짓게 한 일이 있었다. 검사에게 강압과 회유를 당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부장검사 출신인 변호사는 검사가 구속영장을 다 작성해놓았다고 말해 어쩔 수 없이 혐의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검사 시절 그런 식으로 수사를 했을 개연성이 있는 그들 스스로 검사의 수사 태도를 비난한 것은 우스꽝스럽다. 검사들은 구속시키겠다는 식의 수사방법을 쓰지 않고는 피의자들을 다룰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무조건 잡아떼는 것은 보통이고 검사실에서 난동을 부리는 간 큰 피의자들도 심심찮게 있다. 이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검사의 권위는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강압적인 수단으로 지키는 권위는 독재시대에 총칼로 지킨 권위와 다를 게 없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수단으로 지키는 검사의 권위가 진정한 권위다. 그런 점에서 공판중심주의는 우리 사법 체계의 희망이다.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가 기대되는 이유는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이 동등한 입장이 되는 민주성 때문이다. 선진 기준에 맞는 수사와 재판 방식이 우리 가까이 온다면 구속시키겠다는 말을 검사실에서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될 듯하다. 손성진 사회부장 sonsj@seoul.co.kr
  • 담당판사, 검찰 공개비판 ‘파문’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 검찰과 변호사회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법관이 검찰의 기소 내용을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김재록씨 로비의혹 사건을 심리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소속의 판사는 21일 “검찰이 기소한 내용은 지금도 회계법인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정도”라면서 “지금까지 나온 사실로는 구속 재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대검 중수부에서 금융계 비리와 현대차그룹에 대한 수사 단초로 삼아 집중 수사했던 사건이다. 그는 특히 “검찰이 언론을 통해 침소봉대했다. 검찰이 여론재판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법관이 자신이 재판중인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데다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극히 이례적인 발언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대검 관계자는 재판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불법적 관행이라는 이유로 보석을 허가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재판부 논리대로라면 구조적이고 관행적인 비리는 처벌할 수 없게 된다. 아울러 판사는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만 판단한다는 형사법 원칙에도 어긋나는 발언”이라면서 반발했다. 한편 재판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된 김씨의 보석을 이날 허가했다. 재판부는 “구속만기가 돼 가고 재판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유무죄의 다툼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검찰은 올 초 ‘금융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김씨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인수 의혹, 현대차그룹 로비의혹 등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해 왔지만 이렇다 할 혐의를 밝혀내지 못하고 수사를 마쳤다.검찰은 지난 4월 분양대행업체와 쇼핑몰업체가 은행에서 825억원을 대출받도록 도와주고 그 대가로 1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20) 투자유치·전략 심포지엄

    [인디아 리포트] (20) 투자유치·전략 심포지엄

    지구촌 거대 시장이자 유망 투자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시장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접근법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19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코트라(KOTRA) 강당에서 열렸다. 코트라와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후원했다. 심포지엄에는 기업인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 인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심포지엄은 홍기화 코트라 사장과 정구현 SERI 소장의 개회사에 이어 1부에선 ‘인도 경제의 미래와 핵심기업’,2부에선 ‘투자환경과 진출사례’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주제발표 중 ‘인도경제의 미래’,‘인도의 투자유치정책’,‘대인도 투자진출 현황 및 투자전략’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합작 투자땐 분쟁 소지… 단독 투자 유리” 인도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산업을 축으로 지식기반 산업의 중심국가로 부상했다. 인도의 경제성장이 연 8%의 궤도에 진입했으며, 소비증가세도 뚜렷하다. 인도의 물가와 외환보유고, 은행시스템 등 경제체제는 안정됐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0∼50년 동안 가장 빨리 발전할 잠재력이 있는 국가”로 지목했다.2050년에는 GDP가 27조달러로 세계 3위에 도달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품목은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동승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은행은 지분한도가 74%까지, 보험은 26%까지, 나머지 금융업은 100%까지 자동승인된다. 통신은 49%까지 자동승인되며, 그 이상부터 74%까지는 외국인직접투자진흥위원회(FIPB)의 승인이 필요하다. 부동산 임대료는 다소 비싼 편이다. 델리에서 30평짜리 사무실은 월 250만원 가량 한다. 주택은 월 200만원 가량. 공장터를 보면 노이다에서 매입할 경우 평당 100만∼200만원, 임대는 월 2만원 수준이다. 뭄바이는 주택과 사무실이 델리의 1.5∼2배 정도로 인도에서 가장 비싸다. 최근 우리의 인도 투자 특성이 현지 이익의 재투자와 함께 은행·제철·통신·보험·유통 등으로 업종이 다양화되고 있다. 우리의 인도 투자가 괄목할 성과도 내고 있다. 삼성과 LG전자가 가전시장을 휩쓸었고, 현대차가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유망 진출분야로는 수요 증가부문인 가전·자동차·통신, 인도정부 지원부문인 IT·섬유·인프라, 생산기반 확충부문인 기계류·설비류·중간재·부품,·부동산·건축업 등이 대표적이다. 인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인프라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단독투자가 유리하다. 합작투자시 의사결정이 느리고 분쟁에 시달릴 소지가 많다. 또 부품과 소재 구매, 관리 인력 등에서 현지화에 집중해야 한다. 협의는 의사 결정권자와 진행하고, 주요 협의사항은 문서로 보관하는 등 인도의 상관행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부실채권 8.8%… 中보다 금융산업 전망 밝아” 브릭스(Brics) 국가 가운데 인도는 2011년 이후 중장기적인 투자 매력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인도 경제는 대외 충격을 흡수하는 경제 안정성도 중국보다 높다. 인도경제는 민주적 제도와 서방과의 우호적 관계란 요소로 볼때 서구자본이 장기적으로 중국보다 더 선호하는 대상이 될 잠재력이 높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대한 수혜국이 되고 있다는 유리한 국제정치적 위치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인도의 약점으로는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심각한 관료주의와 규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을 들 수 있다. 사회전반의 부패는 중국보다 더 심한 상황이다. 세계은행 등의 조사에 따르면 사업착수와 사업청산 등에 걸리는 시간이 중국보다 2배에서 10배까지 더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당장의 사업환경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보다 해고가 더 어렵다. 지표상으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2배이상이 된다. IT산업은 인도 경제성장을 선도한다. 특히 단순 가공에서 최근 고부가가치 분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일반 금융 소프트웨어를 가공했다면 이제는 미국 월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금융분석 업무도 맡고 있다.JP모건은 뭄바이에 2000명의 인도 두뇌들을 금융 업무 및 연구인원으로 채용하고 있는데 향후 4배 이상 증원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이같은 추세를 보여준다. 또 타타와 위프로, 인포시스 등 인도의 IT기업들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은 미래의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중국보다 안정성도 높다. 부실채권은 중국이 22%인데 비해 인도는 8.8%에 불과하다. 중산층 증가로 소매금융시장도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뭄바이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 현재 6095억달러로 중국을 앞서고 있다. 인도 기업들도 주식·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섬유·자동차·SW등 투자 100% 자동승인” 인도 정부의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규제는 100%까지 자동승인, 일정 지분까지 자동승인, 정부 승인이 필요한 업종, 투자가 금지된 업종 등 크게 네가지로 분류된다. 자동승인이 된다해도 관련 법규를 충족하고 그 법에서 요구하는 면허 등을 취득해야 한다. 자동승인 분야는 자금을 투입한 지 30일 이내,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이 배당된 뒤 30일 이내에 중앙은행(RBI)에 신고하면 된다.100%까지 허용되는 분야는 광업, 섬유업, 자동차, 보석, 식품가공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있다. 수출증진과 FDI유치를 위해 지난 2005년 만들어진 경제자유구역(SEZ)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자동승인이 되지만 지분제한이 있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세기업 지정품목으로 24%까지 투자할 수 있다. 영세기업 지정품목은 투자규모가 1000만루피(약 2억 820만원)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일반 기업도 이 분야의 영업을 허가받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생산품의 50% 이상을 반드시 수출해야 한다. 항공이 49%까지 투자할 수 있고 은행업종에는 74%, 보험업은 26%까지 가능하다. 자동승인 대상이 아닌 분야는 외국인직접투자진흥위원회(FIPB)의 심사를 받게 된다. 인도에 이미 합작투자나 기술이전 등의 계약을 맺은 기업이 기존 투자 분야와 동일한 분야에 신규 투자나 기술협력을 더할 경우 RBI에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와 유사하다. 담배업과 차(茶)업종, 배달업(편지배달 제외) 등은 FIPB 승인을 받으면 100% 투자할 수 있다. 방위산업과 신문 등 뉴스간행물은 26%,FM라디오는 2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일정 지분까지는 자동승인이나 이를 넘어설 경우 FIPB의 심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공항의 경우 74%까지, 정보통신은 49%까지는 자동승인이지만 이를 넘어설 경우 승인이 필요하다. 일부 업종은 외국인 투자가 아예 금지된다. 단일브랜드 유통을 제외한 소매업이 그 예다. 나이키 등의 단일 브랜드는 유통이 되지만 월마트 등의 할인점은 외국인 투자가 아직 금지돼 있다. 이밖에 원자력에너지, 복권·도박 등도 외국인이 투자할 수 없다. 농업 중에서도 원예, 화훼, 종자개발, 채소 등에는 외국인의 투자가 100%까지 자동승인되고 나머지 업종은 투자 금지다.
  • 버시바우 美대사부인 보석전시회 위법논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부인이 서울에서 보석공예 전시회를 열었다가 뜻밖의 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보석류 공예사인 리사 버시바우 여사는 지난 6월 서울 인사동에서 2주간 자신의 작품들로 전시회를 갖고 판매 수익 중 약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국관리법령 제20조는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활동과 병행해 다른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활동을 하려고 할 때는 미리 법무부 장관의 체류자격 외 활동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외교통상부의 주한 공관 업무안내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일정 직종의 범위 안에서 공관원 가족의 취업을 허가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외교통상부에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 추천을 신청해야 한다.그러나 버시바우 여사는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외교관 부인이 판매활동을 병행하는 전시회를 하면서 국내 법령 등에 규정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논란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19일 “외교관 활동 밖의 영리활동으로 봐야 할지, 외교관 부인으로서의 문화교류 활동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작품을 판매한 것인지에 대한 사실관계 판단이 이뤄져야 위법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한 미 대사관 로버트 오그번 대변인은 “버시바우 여사는 저명한 예술가로서, 한국에 오게 될 것을 알기 오래 전에 국내 전시회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면서 “한국 정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협의를 해왔고 적절한 신청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고 해명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Local] 부안 원숭이학교 박물관 등록

    원숭이 전문놀이공원으로 유명한 전북 부안 원숭이학교 내 자연사박물관이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전북도는 18일 부안 원숭이학교 내 수석을 보관한 자연사박물관이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한 시설 기준에 적합해 ‘1종 전문박물관’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 박물관에는 아프리카와 유럽, 남미에서 수집된 고생대에서 신생대에 이르는 화석과 광물, 보석 등 649점이 전시돼 있다.
  • 대조영, 주몽 인기 잠재울까

    대조영, 주몽 인기 잠재울까

    중국의 ‘동북공정’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발해 건국사를 다룬 100부작 사극 KBS ‘대조영’(연출 김종선·윤성식, 극본 장영철)이 16일 첫 전파를 탄다.MBC ‘주몽’,SBS ‘연개소문’에 이어 고대사 바람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구려가 패망한 뒤 흩어진 군대를 모아 고구려의 정통성을 잇는 새 나라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의 생애를 다룬 드라마로, 발해와 대조영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사극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재 최고의 시청률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주몽’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드라마는 고구려 패망기에 요동에서 태어난 대조영의 성장기와 안시성 전투, 고구려의 분열, 발해의 건국과 통치까지 생생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출연진과 제작진도 화려하다. 대조영은 사극 전문배우로 손색이 없는 최수종이, 대조영과 북방의 패권을 다툰 비운의 영웅 이해고는 정보석이 맡았다. 또 이덕화·박예진·홍수현 등이 파란만장한 연기를 펼친다. 이와 함께 강원도 속초에 설치된 2만 2000평의 오픈세트와 전담 특수영상팀, 의류·의상학 교수 11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의 의상, 육사 교수단의 고증에 따른 6000여점의 무기류와 중국 고대가구 등 소품도 눈길을 끈다. ‘왕과 비’‘태조 왕건’ 등을 연출한 김종선 감독과 ‘인간시장’ 등을 쓴 장영철 작가가 만나 역사적인 허구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들은 “대조영과 발해를 그리는 일은 찬란한 한민족의 역사를 복원함과 동시에, 역사적 통찰력과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김 감독은 대조영의 영웅적인 모습뿐 아니라 꿈을 안고 발해를 세우기까지 설움도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작가는 “발해를 세우고 찾는 과정, 발해가 고구려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역사라는 점을 알리는 것 자체가 역사적 진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북공정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는 시청자가 재미있게 봐주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박물관에 가면 볼거리·이벤트 ‘풍성’

    박물관들이 가을을 맞아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 이벤트로 관객들에게 다가서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은 30일부터 매주 화·목·토요일 중앙박물관 메인오디토리움에서 고구려를 소재로 한 국수호의 춤극 ‘The Han(韓):에피소드1-무천(舞天)’을 선보인다.주몽·소서노 등 주인공들을 화려한 춤극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추석 연휴인 다음달 3일과 6∼7일에는 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재단은 또 다음달 8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 ‘천년을 이어온 빛-나전칠기전’에 맞춰 나전칠기를 응용한 수첩·보석함 등 문화상품 82종을 전시, 판매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전북 오지의 진안 오천초등학교 어린이 32명을 초청, 박물관 문화체험과 청계천 등 답사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지난 5월 ‘찾아가는 박물관’을 통해 알게된 학생들을 서울로 초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 옛터민속박물관은 23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11차례에 걸쳐 선조들의 천연 염색 문화를 체험하는 ‘천연 염색 체험교실’을 개최한다.과천 선바위미술관은 이달 30일까지 15차례에 걸쳐 초등학생 1∼6학년을 대상으로 ‘새롭게 만나는 전통문화 다섯친구’프로그램을 진행한다.풍속화와 전통판화, 전통놀이, 전통음식, 전통부채 등으로 나눠 직접 체험해보는 자리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은 24일 안산 선감어촌체험마을 등에서 가을학기 체험교실 ‘갯벌속 생물탐사’를 진행한다. 갯벌생물에 대해 배우고 바지락을 직접 캐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국립춘천박물관이 16일 여는 ‘책으로 만나는 문화재교실-신석기시대 사람들은 무엇을 먹었을까?’는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역사와 문화재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질낮은 서비스산업서 달러 ‘술술’

    질낮은 서비스산업서 달러 ‘술술’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려면 서비스 수지의 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데 정부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서비스 수지 적자가 고착화하면 성장 동력의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2개 분야의 ‘국내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효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2일 “서비스 산업 육성은 시차를 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세제 지원을 통해 단기간에 제조업을 육성하는 것과는 다르다.”면서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이어서 서비스 수지의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서비스 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131억달러에서 올해 19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학 등 교육수지 적자는 해소할 방안이 없다고 재경부는 시인했다. 교육기관의 영리법인이나 교육시장 개방을 통해 해외유학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하는데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들어 7월까지의 서비스수지 적자 106억달러 가운데 교육수지 적자는 24억 2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33억 6000만달러의 72%에 달했다.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공교육 개방이 한·미 FTA의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서비스 산업 육성 측면에선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달부터 연말까지 여러가지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영화산업 종합발전계획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관광수지 개선을 위한 서해안 관광벨트 조성안, 게임·음반산업 육성방안, 보석·귀금속 분야의 산업적 육성방안 등은 연말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에 대한 논란 때문에 문화관광부가 추진해온 게임 분야는 차질을 빚고 있다. 피부미용 산업은 시장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고령친화 사업이나 가사서비스 등 사회적 일자리 창출도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정부 관계자는 “도소매업의 발전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으며 교육·의료·법률 등 산업생산의 파급 효과가 큰 분야에서는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28개 서비스 업종 가운데 아직 발표되지 않은 분야의 경쟁력 방안을 제시하면 서비스 수지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10월12일 개막 부산국제영화제 63개국 245편 초청

    10월12일 개막하는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개막작으로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 폐막작으로 중국 닝 하오 감독의 ‘크레이지 스톤’이 각각 선정됐다. PIFF 조직위원회는 1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영화제에는 세계 63개국의 화제작 245편이 새달 20일까지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1개 상영관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초청작 가운데 이번 영화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월드프리미어는 역대 최다인 64편을 기록했다. 개막작인 ‘가을로’는 연인을 잃은 남자와 지울 수 없는 고통의 기억을 안고 사는 한 여인의 만남을 그린 멜로드라마. 폐막작인 ‘크레이지 스톤’은 비취보석을 훔치려는 일당과 이를 막으려는 공장 관리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 블랙코미디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8) 붉은색의 향연, 모로코 마라케시

    [이슬람 문명과 도시] (18) 붉은색의 향연, 모로코 마라케시

    붉은 도시 마라케시. 중세의 성벽도, 모스크도, 집들도, 메디나도, 택시도 모두 붉은 색을 띤 매혹적인 도시다. 마라케시의 붉은 색은 석양으로 물들 때 더욱 선명한 빛을 드러낸다. 붉은 해가 야자수 너머 사막의 저편으로 기울 때, 다시 한번 붉은 색의 향연에 빠져드는 도시다. 사막의 초입에 위치해 일년 내내 무덥지만, 한여름 서너 달을 제외하곤 그래도 아틀라스 산맥에 쌓인 하얀 눈을 언제나 볼 수 있고 겨울에는 스키까지 즐길 수 있는, 계절을 초월한 곳. 최고 전성기에는 남으로 사하라 이남의 말리로부터 북으로 스페인의 안달루스 지역까지, 그리고 동으로 튀니지와 서로는 대서양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의 수도였던 곳. 베르베르인들의 고향이며 그들의 자부심이 마음껏 묻어나는 도시가 바로 마라케시다. 마라케시는 1062년 사하라의 베르베르 종족들이 뭉쳐서 세운 알무라비툰 왕조의 술탄 유수프 빈 타시핀이 건설했다. 알무라비툰 왕조는 스페인을 다스리며 얻은 많은 부를 바탕으로 스페인 예술가들까지 불러 마라케시를 넓히고 아름답게 꾸미는 데 온 정성을 기울였다. 그 결과 그때 만든 지하 농수로는 지금까지도 아틀라스의 물을 마라케시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1147년 새로운 베르베르 세력인 알무와히둔 왕조가 마라케시를 점령했고, 알무라비툰 왕조가 통치하던 지역에다 주변 지역까지 정복해 모로코 역사상 가장 광대한 제국을 형성하였다. 이들은 마라케시를 세계적인 이슬람 도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쿠타이바 모스크라는 걸작을 남겨놓았다. 하지만 페스를 기반으로 한 마린 왕조가 1269년 알무와히드 왕조를 멸망시키면서 마라케시의 영광은 사라지는 듯했다. 16세기 사아드 왕조가 발흥하면서 마라케시는 다시 제국의 수도가 됐고, 이때 유대인 집단 정착촌 ‘멜라’, 거대한 ‘모사인 모스크’,‘알리 벤 유스프 마드라사’ 등이 건축됐다. 그러나 알라위 왕조는 제국의 수도를 메크네스로 옮겼고 그곳의 궁전 건축을 위해 마라케시의 알 바디 궁전을 가져다 건축 자재를 써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알 바디 궁전의 흔적만이 남아 있다. 이때부터 마라케시는 제국의 중심에서 멀어졌고 쇠퇴의 시기로 접어든다. 이후 모로코가 프랑스의 보호령이 되면서 프랑스 도시건설계획에 따라 마라케시에는 신도시가 지어졌고, 구도시인 메디나도 재정비됐다. 모로코 북부에서 남부로 가는 여행은 매우 매혹적인 여정이다. 모로코의 행정수도 라바트에서 출발한 기차는 불과 4시간여 만에 드넓고 푸른 초원 지역에서 돌들만 뒤덮인 황량한 사막 지역으로 나를 데려다 놓았다. 그 황량한 풍경 속에서 보석처럼, 오아시스처럼 나타나는 도시 마라케시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 마음 설레는 일이다. 마라케시는 이제까지 본 다른 모로코 도시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페스가 이슬람의 중심도시로서의 자부심과 초연함으로 가득차 있다면 마라케시는 베르베르 도시답게 자유분방함과 따스함이 묻어났고, 라바트가 수도답게 빈틈없이 꽉 짜인 도시였다면 마라케시는 흐트러짐 속에 조화를 이루는 모로코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고, 카사블랑카가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분주함이 가득한 도시였다면 마라케시는 훨씬 여유롭게 사막을 껴안은 아프리카적인 모습의 도시였다. 마라케시 여행은 도시 중심에 위치한 쿠타이바 모스크에서 시작된다.12세기에 건설된 이 모스크는 알무와히드인들의 영광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특히 미나렛(첨탑)이 유명한데, 황토색 흙벽돌을 6층 구조로 쌓아 올린 것으로 높이가 77m에 이른다. 알무와히드인들은 라바트와 세비야에 비슷한 모스크를 지어 그들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러나 지금 라바트 모스크에는 첨탑은 남았지만 사원은 지진으로 사라져 흔적만이 남아 있고, 세비야 모스크는 첨탑이 히랄다탑으로 바뀌어 남아 있지만 모스크가 있던 자리는 대성당으로 바뀌고 말았다. 역시 역사는 승자의 것이던가. 패자는 말없이 모스크가 성당으로 바뀌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으리라. 쿠타이바 모스크 옆으로 걸음을 옮기니 자마 알프나 광장이 나온다. 이곳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밤과 낮으로 바꾸어 가며 끝없이 펼쳐진다. 낮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민속축제를 벌인다. 기획되지 않은 거리 연극, 점쟁이들의 주술과 부적, 다양한 베르베르 음악들의 향연, 우리네 시골의 약장수들이 즐겨하던 재주넘기, 온갖 종류의 약재들을 판매하는 약장수들의 외침, 코브라 춤을 보여주며 돈을 버는 뱀 부리는 사람들의 피리소리, 구구절절이 기묘한 이야기들을 목소리 높이며 들려주는 이야기꾼의 흥분된 목소리. 이렇게 쉼 없이 계속되는 삶의 향연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물을 파는 물장수들로 이 광장을 꾸몄다면 밤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너른 광장을 가득 메운 포장마차들에서 번지는 연기와 민속악단들의 공연 소리는 하늘을 뒤덮고 또 가르며 모든 세계인들이 함께하는 대화는 광장을 가득 채운다. 유네스코마저도 이 삶의 공간을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자마 알프나 광장은 우리 삶이 살아 숨 쉬는 현장이다. 광장을 지나니 메디나가 있다. 메디나는 예전에는 주거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시장으로 쓰인다. 이곳 메디나도 페스처럼 거미줄 같은 미로와 그 중앙에는 모스크를 품고 있다. 모스크가 삶의 중심에 자리잡는 방식은 이슬람 도시의 전형이다. 모스크에는 쿠란 학교가 있고 모스크를 중심으로 하맘(목욕탕), 빵가게, 책방 등이 있고 연이어 시장이 있다. 사람들은 이 메디나 안에서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그들의 삶을 영위한다. 마라케시의 베르베르인들도 이 메디나에서 태어나 성장하며 기쁨과 슬픔을 경험하고 그들의 일생을 마쳤으리라. 해 뜨는 나라에서 태어난 내가 서쪽 끝의 해지는 나라 모로코 마라케시의 메디나 골목에서 베르베르인들의 삶을 그려보면서 나의 삶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반추하다니. 너무나 뜻 깊은 일이었다. 멀리 떠난 타국에서 타자를 통해 나를 느낄 수 있는 것,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여행은 아닐까? 마라케시를 떠난 열차는 북으로 힘차게 달린다. 차창 밖으로 베르베르 전사들이 말을 타고 힘차게 북을 향해 달리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의 스페인에 정착한 그들은 눈 덮인 아틀라스 산맥에 둘러싸인 마라케시가 너무도 그리워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설원을 배경으로 한 그라나다를 건설했고, 마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는 듯 그라나다에 붉은 색의 알함브라 궁을 건설하였다. 사하라를 넘고 대서양을 건너 유럽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활짝 피우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중세의 베르베르인들의 모습을 그리며 석양이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 마라케시를 떠났다. 이종화 명지대 교수·이슬람연구소 연구원
  • [부고]

    ●고흥상(대한언론인회 고문·전 합동통신 전무이사)씨 별세 중현(관동대 무역학과 교수)연희(국제포교사)성희(서양화가)정란(캐나다 거주)씨 부친상 오현숙(부모교육 강사)씨 시부상 황대중(전 호남정유 부장)장병식(전 국가대표 테니스 감독)씨 빙부상 9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30분 (031)787-1511●변우혁(고려대 생명대학 교수)씨 모친상 유명우(전 호남대 교수)김종기(전 국회의원)씨 빙모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2)3410-6912●이병렬(국세청 전산기획담당관)병락(나리스시 대표)씨 모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294●김노수(자영업)주수(국민은행 분당기업금융지점장)씨 모친상 9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8시30분 (062)250-4407●성우경(전 두산기술원장)정경(전 LA 총영사)활경(창원대 교수)화경(고려대 명예교수)씨 모친상 김화성(미국 거주)지연희(전 남주운수 사장)정창기(전 리빙TV 부회장)이창홍(건국대 의무부총장)씨 빙모상 임정빈(한양대 명예교수)씨 시모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410-6905●채희범(전 행정사무관)씨 별세 기봉(강원대 의대 교수)기학(학원 강사)기상(현대·기아자동차연구소 연구원)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38●김기문(대우건설 상무)기원(하나증권 목동지점장)기천(모래내약국)씨 모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3410-6916●정연만(환경부 국장)연배(사업)연호(사업)연가(사업)연모(국민은행 차장)씨 모친상 10일 경남 진주 제일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55)750-7234●박종범(근형주택 대표)씨 모친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02)3410-6920●주수웅(전 문교부 국장·전 경기대 교수)씨 별세 9일 분당 서울대병원,11일 오전 6시 (031)787-1507●안호순(전 가락고 교장)씨 별세 동준(생그린 감사)동훈(포톤데이즈 대표)씨 부친상 이영규(성재빌딩 관리사장)김기태(팩피아 대표)씨 빙부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410-6909●정현진(월드스포츠 대표)현석(국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현욱(보석조세핀)씨 부친상 조용성(아에로스항공)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2)3010-2252
  • [토요영화]

    [토요영화]

    ●혈의 누(채널CGV 오후10시) 사극, 그것도 추리물임에도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19세기 조선시대, 제지업으로 먹고 사는 남해안의 외딴 섬 동화도가 배경이다. 어느날 정부에 바칠 종이가 실린 배가 불타고, 정부는 진상조사를 위해 수사관 이원규를 파견한다. 그러나 화재 사건도 해결하기 전에 잔혹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터진다. 섬마을 사람들은 몇년 전 억울하게 죽었던 사람의 원한을 거론하며 크게 동요하기 시작한다. 합리적이고 냉철한 수사관 이원규마저 마을사람들의 동요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혈의 누는 여러 면에서 곱씹어볼 만하다. 무엇보다 포인트는 고립된 공간에서의 집단적인 공포, 무리·군중의 공포를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가하는 대목. 대종상 의상상을 받은 작품답게 어떤 개념이나 이미지가 어떻게 옷을 통해 표현되는지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다. 여기다 영화 내내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 음울하게 깔리는 음악 등이 분위기를 돋운다. 다음으로는 19세기 말엽 조선시대의 풍속을 스케치하는 대목. 살인과 관련한 전문용어 같은 소소함에서 무너져가는 양반사회를 그리는 스케일까지 다양하게 엿볼 수 있다. 또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괜찮다. 코믹배우로 커리어를 쌓아왔던 차승원이 냉정한 수사관 역할을 맡아 정극 배우로 변신했다. 또 용의자로 차승원과 대결했던 10년차 조연 배우 박용우가 이 영화를 통해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마지막은 아무래도 동질성의 신화 속에 숨겨진 폭력성이다. 조그마한 섬에서 갇혀 지내오다시피 한 사람들은 이웃집 밥상에 숟가락이 몇개 있는지 다 알며 지낼 법도 하다. 그런 동네이기에 표면상으로 동질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살아남기 위해 지어야만 했던 표정에 지나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말 못할 무언가를 품고 있다는 불온감, 그 풍경을 그려봐야 한다.2005년작,119분. ●애프터 선셋(MBC 밤12시55분) 세계 최고의 커플 보석도둑 맥스와 롤라는 마지막으로 한탕하고 초야에 파묻혀 산다. 이들을 잡아보는 게 소원인 FBI요원이 가만 있을 리 없다. 이들이 사는 곳까지 악착같이 찾아가 한번만 더 훔치라고 부추긴다. 편안한 생활이 지루해진 맥스는 롤라가 아무리 말려도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007시리즈에 유머를 섞었다는 호평과 근사한 두 주연 피어스 브로스넌, 셀마 헤이엑을 빼면 볼 게 없다는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2004년작,97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너무 배고파 햄버거 사러가다…”

    세계적 호텔 체인인 ‘힐튼가’의 상속녀이자 할리우드의 사고뭉치인 패리스 힐튼(25)이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오전 0시30분쯤 할리우드 지역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SLR맥라렌을 몰다 경찰에 적발됐다고 전했다. 그녀의 혈중 알코올농도 수치는 0.08%. 힐튼은 곧바로 구금됐다가 동생 니키 등이 보석금 5000달러를 낸 뒤 석방됐다. 힐튼은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하루종일 식사를 하지 못했고 자선파티에서도 마가리타 한잔만 마셨다.”면서 “너무 배가 고파 햄버거를 사러가다 과속하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힐튼은 90일 동안 면허가 정지되며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에 참석해야 한다. 섹스비디오 공개, 과다 노출, 동료 연예인과의 불화 등으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힐튼은 지난주 앨범을 발매했지만 현재까지 판매량은 7만 5000장에 불과하다.열렬한 ‘파티광’인 힐튼은 올해 초 한 파티기획자에게 분노의 전화를 퍼부은 혐의 등으로 법원의 접근 금지명령을 받기도 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될성 부른 ‘괴물’ 이상호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주 한국청소년 대표팀의 우승으로 끝난 부산컵 국제청소년(19세 이하)축구대회에서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선수가 있었다.3경기 연속골(4골)을 터뜨리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K-리그 울산의 새내기 이상호(19)다. 특히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 챔피언 아르헨티나와의 두 번째 경기에선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뿜어내기도 했다. 두 살 터울의 형과 함께 밤늦도록 공을 차며 경남 밀양 얼음골을 누비던 게 바로 엊그제였던 꼬마가 어느새 울산의 미래, 나아가 한국 축구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숙소인 울산 현대스포츠클럽에서 그를 만났다. 미국과의 첫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을 때 상대 골키퍼와 심하게 부딪히며 무릎과 허벅지를 다친 터라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다. 사실 아르헨티나, 슬로바키아 경기도 아픈 몸을 이끌고 그라운드를 누볐다고 한다. 그러나 얼굴은 조금도 찌푸려지지 않았다. 이상호는 “제 홈페이지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100명에서 1000명 정도로 훌쩍 늘었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홀한 기억만 되새기려 하지는 않았다. 다음달 인도에서 열리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가 과제다.4강에 들어야 내년 캐나다 세계선수권에 나갈 수 있다.“어떻게 단 태극마크인데…. 올해로 청소년대표 생활을 끝내고 싶지는 않아요. 내년 세계 무대에서 많은 선수들과 승부를 겨뤄보고 싶거든요.” 뜀박질을 잘해 축구부로 스카우트됐던 그는 초등학교 땐 대회 우승과 득점왕을 곧잘 차지하기도 했으나, 중·고등학교에선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다. 멤버는 좋았으나 몸서리 칠 정도의 ‘4강 징크스’가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보석은 언젠가 반드시 빛나는 법. 박주영 백지훈 김진규 등이 떠나고 지난해 여름 새로 꾸려진 청소년대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해 10월 일본과 경기에서 2골을 넣고 팀의 5-2 대승을 견인, 비로소 팬들에게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상호는 조동현 청소년대표팀 감독이나 김정남 울산 감독으로부터 “제2의 박지성, 박주영” 또는 “중앙과 측면 모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재목”으로 높게 평가받았다. 스스로 체격도 비슷한 선배 박지성과 플레이 스타일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선 여기에 +α를 보탠다. 바로 골 넣는 기술이 낫다는 것. 특히 부산컵은 ‘문전에서 공이 가는 곳에 이상호가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킨 시간이었다. 올해 데뷔한 프로 무대에서 벌써 14경기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와 2골(1도움)을 기록했다. 약관에도 미치지 못한 선수로서는 보기 드문 활약이다. 늘 긍정적이고 웃음을 잃지 않는 성격도 빠른 적응에 한몫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그는 무엇보다 패싱력을 날카롭게 가다듬고 싶단다. 고교와 청소년대표와도 너무나 다른 프로에선 중압감 탓인지 패스 미스가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형들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제 고등학생 티를 벗은 제게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조급하진 않아요. 좌절하지 않고 하나하나 배우고 고쳐 가면 내년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래인 신영록, 김동석이 성인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너무 부러웠다.”는 이상호는 앞으로 펼쳐질 선의의 경쟁을 내심 기다리는 눈치다. 10년 뒤 모습을 상상해 달라고 하자 냉큼 답이 돌아온다.“웨인 루니요. 어떤 위치에서든 골을 넣잖아요. 괴물 같죠.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울산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OUR STORY] 봉평 효석문화제

    [OUR STORY] 봉평 효석문화제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 선다. 가을의 전령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휘영청 달이 뜬다. 문득, 장돌뱅이의 사랑이 생각난다. 달이 너무 밝아 물레방앗간에 들어가 옷을 벗었다. 아이고메라. 봉평에서 제일가는 일색인 성서방네 처녀가 울고 있었다. 어찌어찌 하룻밤 정을 통했다. 그게 첫경험이자 마지막이었다. 세월이 지난 장돌뱅이는 오늘도 메밀꽃밭을 걷는다. 자신을 빼닮은 당나귀, 그리고 꼬마 장돌뱅이와 함께. 그러면서 또 얘기한다. 유행가 가사를 인용한들 어떠리.‘사랑, 그 사랑이 정말 좋았네. 불타던 두가슴에 그 정을 새기면서,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그 밤이 좋았네.’라고. 매년 이맘때면 장돌뱅이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무려 50만명 이상 찾는다. 소금을 뿌린 듯,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인 ‘메밀꽃 필 무렵’을 찾기 위해서다. 봉평∼장평∼대화에 이르는 팔십리.‘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가 된 장돌뱅이들이 걷던 길과 시냇물,30년대의 봉평 재래장터…. 특히 8만평의 메밀밭을 직접 감상하는 맛은 서정적이다 못해 야릇해지기까지 한다. 이제 픽션의 무대와 현실의 만남이 시작된다.70년전 작가의 상상력을 내안에 끌어내어 마음껏 즐겨보자. 봉평 메밀밭에 펼쳐지는 ‘제8회 효석문화제’는 다른 때와 달리 여러 ‘특별함’이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메밀과 문학이 만났을때 올 여름 수해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 평창. 그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 소박한 메밀꽃이 한창이다. 기러기가 날아오고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간다는 백로(白露) 즈음에 피는 가을을 알리는 꽃이다. 밀려오는 수입농산물 때문에 대부분의 농부들이 메밀 농사를 접었지만 봉평에는 여전히 메밀의 향기가 가득하다. # 엄마 팝콘이야. 팝콘이 열려 있어요 효석문화제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을 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꽃밭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메밀 막국수 등 맛난 먹을거리, 가산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효석문학축제는 8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메밀꽃 축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진다. 우선 가산 이효석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또 올해는 도민들이 입은 수해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벤트성 행사를 가급적 줄이고 뜻깊은 문학행사 위주로 진행된다. 효석백일장, 이효석문학상 시상식, 평론가들이 참여한 ‘이효석 작품에 나타난 성의식’ 심포지엄 등 다양하다. 또 ‘작고문인의 육필을 만나다’ 행사를 비롯, 현대문학 희귀본을 전시하는 ‘추억의 헌책방’도 운영된다. 아울러 김유정, 정지용, 유치진, 이상, 박태원, 이태준 등 가산과 함께 참여했던 구인회 문인의 고서를 전시한다.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소설가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비록 소설에서처럼 산허리에 걸린 메밀밭은 아니지만 그 고랑을 따라 난 길을 걸으면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 사이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아장아장 메밀꽃 사이를 걷는 아이의 손을 잡은 엄마, 아빠의 모습이 평화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원래 메밀은 다섯가지 색깔로 이뤄져 있다. 꽃은 하얗고 잎은 푸르며 줄기는 붉고 열매는 검다. 뿌리는 노랗다. 그래서 ‘오방지영물’이라고 불린다. 파종부터 재배까지는 불과 두 달.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잡초가 끼어들지 못해 하얀 바다를 이룰 수 있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듯한 메밀꽃 사이를 걸어도 좋지만 흐뭇한 달빛 아래 터벅터벅 걷고 있는 소설 속의 허생원처럼 닮아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다. # 문학의 숨결을 좇아 알다시피 평창 봉평은 가산의 고향이자 작품의 주무대이기도 하다. 곳곳에 그의 자취가 묻어 있다. 첫번째로 들를 곳이 꽃길 끝자락에 있는 물레방앗간.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가 사랑을 나누고 동이를 잉태한 곳으로 일장춘몽처럼 지나간 하룻밤을 그리워하는 허생원의 마음이 흠씬 묻어있다. 새로 만들어서인지 옛날의 감흥을 느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작품 속의 아련한 감동이 다가온다. 두번째가 이효석문학관. 봉평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멋지게 자리잡았다. 가산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느낄 수 있는 문학전시관, 문학교실, 학예연구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옛 봉평 장터 모형, 문학과 생애를 다룬 영상물, 유품과 초간본 책 등이 좋은 볼거리다. 세번째가 그의 생가이다. 하지만 허물어져 다시 지은 탓에 좀 아쉽다. 축제 기간에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27회 전국 효석백일장과 각종 사물놀이 공연과 흥겨운 마당놀이, 소리공연 등이 계속 펼쳐져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도 다양하다. 흥정천 일대에서 나무다리, 섶다리 건너기,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종이배 띄우기 등이 열린다. 이밖에 딱지치기, 굴렁쇠놀이, 통나무 빨리 자르기, 우마차 끌기 등 추억의 놀이도 가득하다. (033)335-2323,www.hyoseok.com ■ 허브도 보러오세요 흥정천 상류에 있는 봉평 허브나라. 우리나라에 최초의 허브농원으로 100여종의 허브를 만날 수 있는 기분 좋은 곳이다. 올 여름, 흥정천이 범람해 1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직원들이 15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는 복구작업으로 거의 원상회복이 됐다. 꽃이 군데군데 좀 모자란 듯하지만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향긋한 허브향과 쭉쭉 뻗은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에 세상 시름이 잠시 사라진다.(033)335-2902,www.herbnara.com 또한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무이예술관(033-335-6700)도 들러볼 만하다. 평창지역의 화가, 서예가, 조각가 등이 힘을 합쳐 만든 복합 예술공간으로 다양한 체험학습과 야외 조각공원 등이 좋다. ■ 전국 최대 메밀밭 전북 고창 ‘학원농장’ 몇 해 전부터 전북 고창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이 전국에서 가장 큰 메밀꽃밭으로 자리잡았다. 무려 20만여평에 달하는 거대한 밭이 이맘때면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메밀꽃으로 일렁인다. 학원농장은 진의종 전 국무총리 일가의 농지다. 현재 그의 아들인 진영호씨가 대기업에서 이사를 지낸 뒤 농사꾼이 되기 위해 지난 1992년에 낙향해 가꾸고 있다. 학원농장은 나지막한 구릉지대이다. 땅과 하늘이 만나는 공제선에 흰 꽃송이들이 구름처럼 떠 있는 모습은 봉평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쪽빛 하늘과 순백의 꽃송이가 끝없이 펼쳐지는 장관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한다. 올해 메밀꽃 절정기는 이번 주와 다음 주 초이다. 물론 파종 시기를 달리해서 10월 초까지는 메밀꽃의 향기에 빠질 수 있다. 입장료, 주차비도 받지 않는다. 서해안고속도로 고창나들목에서 빠져 무장면 방면으로 달리다가 무장 읍내를 거쳐 공음 방향 10여분을 달리면 ‘학원농장(鶴苑農場)’ 돌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063)564-9897,www.borinara.co.kr # 여행정보 강원도 평창군 봉평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영동고속도로 장평나들목으로 나가면 된다. 또한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도 좋다.우리테마투어에서는 오는 9일부터 24일까지 매주 수·토·일요일에 당일 일정으로 봉평의 메밀꽃밭, 이효석생가, 가산공원, 강릉의 경포대 해수욕장까지 돌아보는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2만 9000원.(02)733-0882.www.wrtour.com 메밀꽃 축제에 들렀다면 메밀국수는 기본이다. 봉평축제장 주변에 메밀국수를 하는 집이 몰려있는데 그 중에서 진미식당(033-335-0242)을 추천한다. 봉평에서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집으로 시원하고 담백한 육수 맛이 가히 예술이다. 막국수 4000원, 또한 곤드레밥을 잘하는 가벼슬(033-336-0609)도 있다.
  • “민원인에 빚진 기억들 떠올라 복귀 결심”

    “민원인에 빚진 기억들 떠올라 복귀 결심”

    삼성전자 상무보 대우로 근무하던 유혁(38·사시 36회) 변호사가 검사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오는 11일 두번째 임관식을 갖는다.1997년 서울지검 검사로 출발한 유 변호사는 특수부·강력부 검사를 거쳐 법무부 국제협력과에 근무하던 지난해 2월 돌연 사표를 냈다. 이후 삼성전자로 옮긴 그는 한동안 특허관련 소송 등에 열중했다. 변호사중에서 검사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다시 친정으로 복귀했다. 변호사 출신 검사들은 한동안 재야 시절 맡았던 사건을 맡지 못한다는 규정에 따라 삼성전자와 연고가 없는 창원지검에 발령이 났다. 유 변호사는 “마음 속으로 한번도 검사를 그만둔 적이 없었다.”고 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해외를 넘나들며 꿈을 펼치는 동창생과 검사로 일하는 자신을 비교하며 답답함을 느껴 반은 충동적으로 기업행을 택했지만 공직에 있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을 버릴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6개월 동안 삼성법률봉사단에서 한 민원인 상담 활동은 유 변호사를 각성시켰다. 유 변호사는 “생각없이 던진 검사의 말 한마디에 밤잠을 설치는 이들을 보면서, 느낀 바가 컸다.”고 회상했다. 삼성과 검찰이 맞부딪치는 사건에서 특허분쟁을 담당한 유 변호사는 한걸음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삼성으로 옮겼을 때 그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그는 “기업행을 택한 검사들이 모두 수사방어용으로 활용된다고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했다.“150만원짜리 재산범죄에 연루돼 검찰에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후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판결을 뒤집을 확실한 증거가 나와 재심청구 때 상담을 했죠. 검사도 사람이니 오류를 없앨 수야 없겠지만, 피의자와 참고인 말을 잘 들어준다면 이런 일을 조금은 줄일 수 있겠죠.”다시 피의자와 마주 설 유 검사의 생각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늬들 마음을…/황진선 논설위원

    ‘얇은 사(紗)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조지훈 선생의 시 ‘승무’의 첫 연이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승무를 재구성한 민족어의 보석 같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교 시절엔 선생을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靑鹿派) 시인으로만 알았다. 그러다가 대학 입학 후 ‘늬들 마음을 우리가 안다’는 시를 접하곤 선생의 현실 인식을 느끼게 되었다. 시에서 제자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절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엄혹한 유신독재 시절이어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늬’라는 표현에는 친근함, 애틋함, 미안함이 섞여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4·19는 1960년 4월11일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김주열의 시체가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것이 도화선이 됐다.4월18일에는 고려대생들이 중구 태평로 국회의사당 앞까지 행진했다가 학교로 돌아오다 임화수가 거느린 100여명의 깡패에게 쇠망치 등으로 얻어맞아 수십명이 쓰러졌다. 다음날인 4월19일에는 서울대 문리대생을 비롯해 서울시내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위에 합류해 유혈사태가 벌어졌다.4월25일에는 서울대 교수회관에 모인 각 대학교수 258명이 시국선언문을 채택하고, ‘학생 피에 보답하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시위에 나섰다. 이승만 대통령은 다음날인 26일 3·15 부정선거에 책임을 지고 하야했다.‘피의 화요일’이 일주일만에 ‘승리의 화요일’로 바뀐 것이다. 당시 고려대 교수였던 선생의 마음이 담긴 ‘늬들 마음을’은 4·19 보름 뒤인 5월3일 ‘고대신문’ 1면에 ‘어느 스승의 뉘우침에서’라는 부제와 함께 실렸다. 선생은 “무지한 깡패 떼에게 정치를 맡겨놓고 현실에 눈감은 학문”을 하던 자신을 반성하고 “그날 너희들이 갑자기 이뻐 죽겠던 것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선생은 그 보다 두달 전인 1960년 3월에는 ‘지조론’을 발표해, 친일파를 포함한 사회 지도층이 과거를 뉘우치지 않고 시대 상황에 따라 변절을 일삼는 자유당 말기의 세태를 비판했다. 그 ‘늬들 마음을’이라는 시비가 고려대 문과대학 창립 60주년을 맞아 오는 29일 문과대 뒤편에 세워진다고 한다.48세로 요절한 선생이 스승도 없고, 지조도 없는 요즘 세태를 다시 보면 뭐라 하실까.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MK, ‘비상경영’ 인사 단행

    MK, ‘비상경영’ 인사 단행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MK) 회장이 1일 ‘비상경영´ 체제에 따른 인사를 단행했다. 내치는가 싶었던 박정인(63) 현대모비스 고문을 다시 그룹으로 불러들이고, 중용했던 이전갑(59) 부회장은 1년 반만에 계열사로 발령냈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시스템 경영과 수익성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비자금 사건’으로 큰 시련을 겪으면서 선굵은 2인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데 따른 ‘병풍 인사’라는 시각도 있다. 그룹은 이날 박 고문을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담당 부회장으로, 그 자리에 있던 이 부회장은 현대파워텍 부회장으로 발령냈다. 또 김재일(58) 현대다이모스 사장을 신설된 현대차 북미총괄담당 사장으로 임명하고, 배원기(49) 현대차 경영지원본부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박 부회장의 ‘화려한 컴백’.MK는 지난해 가을 추석연휴가 끝나자마자 박 부회장을 현대모비스 회장에서 고문으로 발령냈다. 박 부회장은 잘 알려진 대로 MK의 창업 동지다. 1969년 현대차 경리부로 입사해 MK와 동고동락하며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현대차써비스 등을 함께 만들었다. MK는 그러나 당시 박 회장뿐 아니라 환갑이 넘은 1940년대생 임원들을 과감히 뒷선으로 물러앉혔다. 때문에 세대교체를 통해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 체제를 구축하고 후계 승계구도를 마무리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같은 ‘구상’은 올 들어 갑자기 터진 불법 비자금 사건으로 차질을 빚었다. 2000년 ‘경영권 분쟁´ 이후 최대 시련이라 할 수 있는 비자금 사건을 겪으면서 그룹의 바람막이가 될 수 있는 굵직한 조력자가 절실해지면서 박 부회장을 다시 불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 산전수전 다 겪은 전형적인 현대맨이다. 반면 이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무색무취 스타일이다. 게다가 박 부회장은 시스템 경영으로 현대모비스를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부품회사로 키워냈다.MK가 보석으로 풀려난 직후 국민들에게 “효율적인 시스템 경영을 하겠다.”고 한 약속과도 부합한다. 현대정공 출신의 ‘해외영업통’ 김 사장을 신설된 북미총괄팀에 앉힌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북미시장 쟁탈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영업일선에서 물러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MK의 ‘총애’를 받아왔다. 올 3월 MK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배 전무는 상무 중에서 유일하게 승진해 주목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눈에 띄네] 영화 ‘예의없는 것들’ 윤지혜

    [눈에 띄네] 영화 ‘예의없는 것들’ 윤지혜

    ‘예의없는 것들’. 씹어 내뱉는 도발을 품은 이 제목에 윤지혜(27)만큼 완벽하게 이미지가 맞아떨어질 여배우가 또 있을까. 이름 석자만으로 퍼뜩 그녀의 얼굴을 떠올려줄 사람은 솔직히 많지 않았다. 적어도 영화 ‘예의없는 것들’을 개봉하기 전까지는. 찌르는 듯 강렬한 눈매만으로 공포를 압축할 줄 알았던 ‘여고괴담’의 정숙 역.‘예의없는 것들’이 흥미롭고 의미있는 장르영화로 극장가를 매료시키고 있는 지금, 그런 부연설명 없이도 사람들은 똑똑히 그녀를 기억하게 됐다. 신인 박철희 감독의 누아르 영화에서 그녀는 주인공 벙어리 ‘킬라´(신하균)에게 밑도 끝도 없이 기습적인 애정공세를 펼치는 바(Bar)의 화끈녀. 청부살인업자인 킬라에게 말 한마디 없이 강제키스를 감행하는 도입부 장면으로 그녀는 사정없이 관객의 허를 찌른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국산 액션누아르의 탄생을, 다름아닌 그녀의 기습 딥키스가 책임졌다는 얘기다. 벙어리 캐릭터인 남자 주인공을 빤히 쏘아보며 날리는 극중 대사는 번번이 영화에 포인트를 찍는다.(킬라의 자취방에서 사흘간의 깊은 잠에 빠졌다 일어나서)“소화도 시킬 겸 운동 한번 할래? 어른들이 하는 운동.”(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킬라의 뺨을 때리며)“난 니가 너무 고통스러워.” ‘사생결단’의 추자현이 그랬듯 올해 그녀는 한국영화가 뒤늦게 발견한 보석 목록에 틀림없이 끼일 것이다.‘여고괴담 호러퀸’의 갑갑한 괄호 밖으로 뛰쳐나오는 데 연기인생 6년이 걸렸다.‘물고기 자리’‘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강력3반’. 그녀의 전작들이 새삼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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