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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 책략이고, 반역이다”…구치소서 인터뷰한 곤 前회장

    “이건 책략이고, 반역이다”…구치소서 인터뷰한 곤 前회장

    르노-닛산 통합 반대 日경영진, 검찰 동원한 쿠데타 시각“의심할 여지 없이 이건 책략이고 반역이다.” 자신의 소득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체포돼 수감 중인 카를로스 곤(64)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이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고 이 매체가 31일 보도했다. 인터뷰는 전날 도쿄구치소에 이뤄졌다. 곤 전 회장은 검찰 수사가 자신이 추진하던 프랑스 르노-닛산의 통합에 반대하는 사내 일부 그룹이 관여했다고 보는지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하게 긍정했다. 곤 전 회장의 이런 발언은 검찰 수사가 닛산차의 일본인 경영진들이 꾸민 쿠데타의 결과라는 ‘쿠데타설(說)’을 자신의 입으로 주장한 것이다. 곤 전 회장의 수사를 둘러싸고는 그가 프랑스 르노 그룹과 닛산차의 통합을 추진하자 이에 반대하는 닛산차의 일본인 경영진이 검찰을 움직인 것이라는 분석이 퍼져있다.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사장 등 닛산차의 내부 인사들은 작년 초부터 비밀팀을 꾸려 곤 전 회장의 비위를 조사했으며 ‘사법 거래’를 통해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곤 전 회장은 작년 11월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된 뒤 70일 넘게 구치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두차례 보석 신청을 했으나 도주 우려와 해외 관계자들의 입을 맞출 가능성 때문에 법원은 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곤 전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증거는 닛산차가 모두 가지고 있다. 왜 증거인멸이 가능한가”라며 구금 장기화에 불만을 표했다. 곤 전 회장의 구금 장기화와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장기 구금이 가혹하다. 최소한의 품위를 지킬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일본 검찰은 재체포와 구속 연장으로 곤 전 회장을 구치소에 잡아두고 있다. 그러는 사이 곤 전 회장은 닛산차 미쓰비시(三菱)자동차, 르노 그룹 회장직에서 잇따라 해임됐다. 곤 전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인에게 12억 8000만엔(약 131억원)을 송금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필요한 간부가 결재 사인을 했다”며 위법성을 재차 부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인수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날 “갑작스런 체포와 무기한 구류는 스탈린 시대의 소련을 연상케 한다”고 일본 검찰을 비난했다. 또 또 “변호사가 동석하지 않은 채 하루 8시간 매일 똑같은 것을 반복해 신문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자유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며 “지금이야말로 일본의 사법제도는 기본적 인권을 부정하고 국가의 오점이 되고 있다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MB, 양대 노총 와해 시키려 제3노총 설립 지시”

    “대통령 관심 사업” 국정원 특활비 요구 MB, 재판장 변경 사유 들어 보석 신청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기존의 양대 노총을 위축시키기 위해 제3노총을 설립할 것을 직접 지시한 정황이 나왔다. 29일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요구하는 정황이 기재됐다. 검찰은 고용부가 국정원 특활비 1억 7700만원을 받아 국민노동조합총연맹(국민노총)의 설립·운영자금으로 지원했고, 타임오프제와 복수노조 정책에 반대하던 민주노총 등을 분열시키기 위해 지원금을 국정원에 노골적으로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이 전 장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지난달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과 함께 기소됐다. 이 전 장관은 고용부 차관을 맡고 있던 2011년 2월 국정원 정보담당관을 만나 “최근 대통령께서 민주노총을 뛰어넘는 제3노총 출범을 지시했다”며 “제3노총의 사무실 임대, 집기류 구입, 활동비 등에 쓸 수 있도록 국정원이 3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공소장에 적시됐다. 다음달인 3월에도 “국민노총은 민주노총 제압 등 새로운 노동 질서 형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대통령께서도 관심을 갖고 계신 사업”이라며 지원을 요구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항소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에 보석을 신청했다. 강훈 변호사는 “건강이 좋지 않을 뿐더러 최근 법관 인사로 재판부가 바뀔 예정이라 구속 기간 내(4월 8일)에 재판을 끝내기 어려워 보인다”고 신청 사유를 설명했다. 김인겸 부장판사는 다음달 14일자로 법원행정처 차장에 보임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MB 보석신청 “방어권 보장 취지, 건강도 나빠져”

    MB 보석신청 “방어권 보장 취지, 건강도 나빠져”

    횡령·뇌물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새 재판부가 구속기간 만료 전까지 심리를 마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수면무호흡증 등 건강 문제도 제기됐다.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에 보석허가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법원 인사로 새 재판부가 구성되는 날을 기준으로 피고인의 구속 기간 만료일은 불과 55일이다”면서 “현재 계획된 증인신문 등 최소한의 심리절차도 완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을 맡는 김인겸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8일 차기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임명돼 다음달 14일 새 재판부가 꾸려질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등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던 핵심 증인들을 불러 신문하려 했지만 대부분이 불출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변호인단은 보석허가 청구서를 통해 “필요한 증거절차를 통해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는 등 방어권이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도 사유로 들었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은 오랜 기간 수면무호흡증으로 고통을 받아왔다”면서 “고령자의 경우 수면무호흡증이 계속되면 심장에 상당한 부담을 주어 돌연사의 우려가 있다고 해 얼마 전부터는 양압기를 착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나이 여든에 이르고 건강상태도 심히 우려되는 상태에 있는 노쇠한 전직 대통령을 항소심에서도 계속 구금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하는 점을 신중히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이명박, 보석신청…이르면 30일 결정

    이명박, 보석신청…이르면 30일 결정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자금을 빼돌리고 삼성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재판부 변경과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보석을 신청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29일 “법원 인사로 재판부가 새로 구성되는 상황에서 구속 기한 내에 심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보석 청구이유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 김인겸 부장판사는 전날 발표된 법원 고위 인사를 통해 차기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강 변호사는 “새로 구성되는 재판부는 피고인의 구속 만료일까지 55일이 남은 상태에서 ‘10만 페이지’ 이상의 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최소한 10명 이상을 추가로 증인신문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신문하지 못하고 신문기일을 추후지정하기로 한 증인들이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등 가장 핵심 증인들”이라며 “피고인은 유죄 판결을 받은 부분에 대해 증인신문 등을 통해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는 등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돼 억울함이 없는 판단이 내려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또 “피고인의 구속 기간에 공판 기간을 억지로 끼워 맞추기 위해 졸속으로 충실하지 못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재판의 역사적 중요성에 비춰 볼 때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도 보석이 필요한 사유로 들었다. 강 변호사는 “고령인 데다 당뇨를 앓고 있다”며 “원심 재판 과정에서 공판이 종료될 때에는 타인의 부축을 받지 않으면 혼자서 걸어 나갈 수조차 없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쇠한 전직 대통령을 항소심에서도 계속 구금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한다는 것이 인권이란 차원에서는 물론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국격을 고려하더라도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점을 신중하게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은 오는 30일 오후 열린다. 재판부는 이르면 이날 보석청구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듣고 인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미국, 中화웨이·멍완저우 CFO 전격 기소…은행 사기 등 13개 혐의

    미국, 中화웨이·멍완저우 CFO 전격 기소…은행 사기 등 13개 혐의

    中과 무역협상 앞두고 기소…협상악재, 동맹국 압박 분석뉴욕·워싱턴주, 각각 기소…對이란제재 위반·모바일 기술미국이 28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체포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은행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AP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전했다. 기소 대상은 화웨이와 홍콩의 위장회사인 ‘스카이콤 테크’(Skycom Tech) 및 미국 현지의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비롯한 2개 관계회사와 멍 부회장 등이다. 이번 기소는 뉴욕주 검찰당국과 워싱턴주 대배심에 의해 각각 이뤄졌다. 뉴욕주 검찰은 화웨이와 2개의 관계회사, 멍완저우 부회장을 대상으로 은행 사기 등 13개 혐의를 적용했다.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다. 워싱턴주 대배심은 미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사업 기밀 절취, 사법 방해 등 10개 혐의로 화웨이를 기소했다. T모바일은 2014년 화웨이와 미국에 기반을 둔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고소했다. 사람 손가락을 흉내 내고 스마트폰을 테스트하는 ‘태피’(Tappy)라는 로봇 공장을 찾은 화웨이 엔지니어들이 로봇 기술을 훔쳤다는 것이다.특히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캐나다에 머무르고 있는 그를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캐나다는 지난달 1일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을 밴쿠버에서 체포했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이란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보석으로 일단 풀려나 캐나다 내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미국은 멍 부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할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이날 화웨이와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30일부터 미 워싱턴DC에서 예정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틀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미중 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참모인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기소에 대해 미국 기업들은 물론 동맹국들에도 화웨이의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 강화라고 로이터가 분석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정도경영으로 잘못된 관습 바꾸자” 태광 임수빈 위원장 경영혁신 선언

    태광그룹 임수빈 정도경영위원회 위원장이 “정도경영으로 태광그룹을 변화시키자. 모든 잘못된 관습들을 다 바꾸자”며 경영 혁신을 역설했다. 태광그룹은 지난 25∼26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워크숍을 열고 ‘고객 중심의 정도경영’을 기업 가치로 선언했다고 28일 밝혔다. 태광이 지난달 영입한 임 위원장은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재직 시절 중 광우병 논란과 관련한 이른바 ‘PD수첩 사건’을 수사하면서 조직 상부와 마찰을 빚다가 검찰을 떠난 인물이다. 앞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다 ‘황제 보석’ 논란에 휩싸여 재수감됐다. 이 때문에 정도경영 선언이 다음달 이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그룹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물불 안 가리는 中 화웨이 ‘늑대문화’… 공공의 적이 되다

    [글로벌 인사이트] 물불 안 가리는 中 화웨이 ‘늑대문화’… 공공의 적이 되다

    “전 세계에서 5세대 이동통신(5G)을 할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은데 화웨이가 가장 잘한다. 전 세계에서 극초단파 기술을 가진 업체도 많지 않은데 화웨이가 가장 앞서 있다. 5G 기지와 가장 앞선 극초단파 기술을 결합해 5G 기지국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세계에서 단 한 곳, 바로 화웨이다.”런정페이(任正非·74) 회장은 최근 약 4년 만에 외신을 비롯한 언론 인터뷰에 나서 화웨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이 돼 버린 화웨이는 비상장기업으로 공산당만큼이나 폐쇄적인 신비주의 기업으로 유명하다. 인민해방군 출신 런 회장은 ‘늑대 문화’로 불리는 군대식 경영으로 기업을 이끌어 왔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뇌물과 같은 반칙도 서슴지 않는 화웨이의 늑대 직원들은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으로 회사를 키웠지만 미국 등 선진국이 안보 위협으로 제재를 가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회사 이름이 ‘중국을 위한다’는 뜻인 화웨이의 늑대 문화가 어떻게 세계의 안보 위협이 되었는지 살펴봤다. 지난 24일 화웨이는 5G 기지국용 핵심 칩 ‘톈강’(天·북두성)을 발표했다. 톈강은 기지국 크기와 설치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5G를 보급할 수 있다고 화웨이 측은 설명했다. 또 이 자리에서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에서 폴더블 5G 스마트폰을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화웨이는 무인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5G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의 삼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화웨이 5G 장비는 가격도 삼성보다 20~30% 싸다. 중국 삼성 관계자들은 화웨이와 기업문화가 비슷한 점이 있긴 하지만 삼성이 한창 패스트 팔로어로 앞선 기술을 빨리 따라잡으려 고군분투하던 때와 닮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에서 화웨이로 거액의 연봉을 받고 이직한 직원도 많지만 대부분 혹사를 견디지 못해 퇴직했다고 덧붙였다. 18만명에 이르는 화웨이 직원의 평균 연봉은 77만 9400위안(약 1억 3000만원)으로 런 회장은 서구의 기업보다 훨씬 임금이 높다고 강조했다. 화웨이의 늑대 문화를 상징하는 것은 야전침대다. 1987년 설립된 화웨이의 직원들은 차량을 타고 중국 전역을 누비며 통신망을 건설했고 야전침대에서 잠을 잤다. 인도 뭄바이에서는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도, 알제리에서는 지진이 일어나도, 심지어 에베레스트산에서도 휴대전화가 터질 수 있도록 망을 깔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핵발전소가 붕괴했을 때 목숨을 걸고 2주 만에 680개의 기지국을 복구해 통신망을 살린 것도 화웨이 직원들이었다. 이제 야전침대는 밤늦게까지 일할 때 쓰기보다는 피곤한 직원들이 잠시 눈을 붙일 때 주로 사용된다. 화웨이 신입 직원들의 훈련 과정은 아침 구보와 기업 문화에 대한 강의로 구성된다. 2012~2014년 화웨이에서 근무한 전직 직원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근무 기간 20개국 이상에 출장을 다녔고 이집트 카이로에 갔을 때는 내란이 일어나 호텔에만 있어야 했다”며 “나이지리아에서는 황열병에 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화웨이 직원 가운데 4만여명은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다.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의 벽에는 ‘희생은 군인의 소명이며 승리는 군인의 가장 큰 기여’라는 글이 적혀 있다. 화웨이는 연봉이 후할 뿐 아니라 스톡옵션을 제공해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극강의 노동을 감당하게끔 한다. 2009~2013년 뭄바이에서 일했던 전직 화웨이 직원 에릭은 입사 3년 만에 30만 위안어치의 주식을 받았고 보너스도 연봉만큼 받았다고 밝혔다. 비상장기업인 화웨이의 주식은 98.6%가 중국식 노조인 공회에 가입한 직원이 소유하고 있으며 런 회장의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화웨이 직원들은 소유한 주식을 팔 수 없으며 퇴사하면 반납해야 한다. 게다가 공회는 공산당의 감독 아래 운영되는 조직이다. 이런 기업 지배구조 때문에 화웨이를 움직이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런 회장은 공산당원이기도 하다. 런 회장은 문화대혁명 시기에 인민해방군에 입대했다. 여전히 중국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 구이저우성 출신인 런 회장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변변한 옷 한 벌이 없는 가난한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아버지가 학교 선생님이었던 런 회장의 공산당 입당 과정은 순탄하지 못했다. 문화대혁명 기간에 런 회장의 아버지가 주자파(공산당 내에서 자본주의 노선을 주장하는 파)로 분류되면서 초기 입당 신청은 거절되었고 34세인 1978년에야 당원이 될 수 있었다. 런 회장이 인민해방군에 복무하면서 주로 맡았던 임무는 섬유공장 건설이었다. 입당 신청이 받아들여졌던 까닭은 런 회장이 섬유 공장의 장비 실험을 위한 중요한 도구를 발명했기 때문이었다. 런 회장은 인민해방군 복무 경험이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랴오닝성 타이츠 강가에서 집도 없이 풀밭에서 잠을 자야만 했고, 매달 배급받는 식용유가 150g밖에 안 돼 6개월 동안 절인 양배추와 무, 수수만 먹기도 했다”며 고난을 견디는 법을 배웠다고 답했다. 이어 프랑스 회사가 섬유공장에 자동화 통제 장비를 제공했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진보된 기술이 어떤 것인지 들여다볼 기회도 군에서 얻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화웨이의 위기가 촉발된 것은 멍완저우(孟晩舟·46) 화웨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이었다. 멍 부회장의 혐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멍 부회장의 보석 심사에서 제출된 진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1999년 이란에 진출하면서 스카이컴이란 비공식 자회사를 이용했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해 HSBC 등의 은행에 스카이컴과 화웨이가 연결된 사실을 숨겼다. 결과적으로 HSBC 은행은 2014년까지 이란의 스카이컴과 1억 달러(약 1116억원) 이상을 거래했다. 멍 부회장은 스카이컴의 이사로 일했으며 화웨이 휴대전화는 여전히 이란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화웨이 직원들은 아프리카에서 계약을 따내고자 뇌물을 제공했다가 고발당하고 티모바일의 스마트폰을 검사하는 로봇 기술을 훔치기도 했다. 폴란드에서도 화웨이 직원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2002년 이라크 정부가 미국에 제출한 1만 2000장의 무기 프로그램 진술서에서 화웨이는 사담 후세인에게 기술을 판매한 12개 외국 기업 가운데 하나였다. 2012년 가나에서는 화웨이가 세금 면제 대가로 여당 선거를 후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상호 첩보동맹을 맺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의 파이브 아이즈 연례 모임에서는 화웨이의 5G 장비를 쓰지 않기로 협의했다. 5G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를 금지하는 움직임은 독일, 체코 등 유럽 각국에서 확대 중이다. 하지만 런 회장은 “잘 만들면 사지 않을 사람이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서구 국가들이 과거에 우리를 거절했던 것을 시시콜콜 따지지 않고 그들이 사려고 한다면 팔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검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오늘 오전 구치소서 재소환

    검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오늘 오전 구치소서 재소환

    ‘사법 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치소에서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늘(28일) 오전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해 40여 개에 이르는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된 다음 날인 25일 한차례 불러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 전 세 차례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실무진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말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구속된 뒤에도 마찬가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몇 차례 더 소환해 최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다음 달 있을 재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3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판사 출신 이상원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했다. 또 구속이 합당한지 기소 전 법원에 다시 판단을 구하는 절차인 구속적부심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조계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구속적부심을 포기하고, 대신 재판 준비에 집중해 담당 재판부의 보석을 노리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구속수사 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12일 이전에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할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트럼프·측근 100차례 러 접촉”…특검은 ‘비선 참모’ 스톤 기소

    “트럼프·측근 100차례 러 접촉”…특검은 ‘비선 참모’ 스톤 기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기간 비선 참모이자 오랜 친구인 로저 스톤(66)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태 관련 위증 등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체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공모 의혹이 재점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트럼프 대통령과 최소 17명의 참모가 2016년 대선 캠페인 시작 시점부터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최소 100여 차례 러시아 측과 접촉했다며 ‘러시아 스캔들’에 불을 지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은 전날 7개 혐의로 스톤을 기소했다. 특검은 2016년 8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캠프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이메일 수천 건이 해킹돼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사건과 관련, 트럼프 캠프 관계자가 그 배후였던 러시아 측과 공모를 했는지를 집중 수사해 왔다. 특히 특검은 공소장에서 스톤이 ‘조직 1’(위키리크스) 및 그 조직 ‘책임자’(줄리언 어산지)와 많은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으며 해킹 자료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스톤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잘못된 기소”라면서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서 스톤 기소에 대해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마녀사냥”이라며 “공모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캠프 시절 러시아 측과 최소 100차례 접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2016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2015년 6월부터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직전까지 최소 100차례 러시아 측과 접촉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NYT는 법원 기록, 의회에 제출된 문서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최소 17명의 참모가 러시아와 위키리크스 등과 직접적인 만남을 가졌을 뿐 아니라 전화통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트위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촉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억만장자’인 아라스 아갈라로프와 그의 아들이자 러시아 팝스타 에민을 수차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갈라로프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스유니버스대회를 함께 주최한 인사다. 에민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해 2016년 6월 트럼프 타워 회동을 주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자칭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사로 2006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일한 마이클 코언도 모스크바의 트럼프 타워 건설 계획과 관련, 러시아 신흥재벌과 접촉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맏딸인 이방카, 사위 재러드 쿠슈너, 대선 캠프에서 외교정책 고문을 지낸 조지 파파도풀로스,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도 러시아 측과 여러 차례 접촉한 인사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 6차례, 코언과 트럼프 주니어는 각각 17차례, 파파도풀로스는 12차례, 매너포트와 쿠슈너는 각각 6차례, 마이크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차례 접촉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대선 기간 비선 참모로 활동한 로저 스톤도 18차례 러시아 측과 접촉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톤은 지난 24일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허위진술, 증인매수 등 7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다음날 새벽에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났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우주를 보다] 죽어가는 별이 내뱉은 ‘최후의 숨결’ 포착

    [우주를 보다] 죽어가는 별이 내뱉은 ‘최후의 숨결’ 포착

    최후의 숨결을 내뱉으며 죽어가는 별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유럽남방천문대(ESO)는 22일(현지시간) 초거대망원경(VLT)으로 지구에서 약 1400광년 떨어진 행성상 성운 ESO 577-24의 독특한 빛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행성상 성운은 늙은 별에서 나온 가스 구름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행성처럼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성운에서 나오고 있는 독특하고 희미한 빛은 중심에 있는 별이 내뱉고 있는 마지막 숨결과 같다고 ESO 천문학자들은 말한다. ESO에 따르면, 이런 빛은 매우 희미하므로 오직 강력한 망원경을 통해서만 관측할 수 있다. VLT에서도 가장 다재다능하다고 알려진 관측장비인 FORS2 카메라 덕분에 행성상 성운의 희미한 빛을 포착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카메라는 주변에 있는 행성상 성운뿐만 아니라 그 중심에 있는 밝은 별 아벨 36도 포착했다. ESO가 공개한 이미지는 빛을 내뿜는 이온화된 가스의 껍질을 보여준다. 즉 이는 이미지 중심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별의 마지막 숨결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밖에도 이미지는 중심 별 왼쪽 아래에 소행성 하나가 희미한 궤도를 남기며 가로지른 흔적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성운 뒤로 먼 거리에 은하들이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이번 행성상 성운은 1950년대 ‘미국 지리학협회-팔로마 천문대 전천탐사’(NGS-POSS·National Geographic Society - Palomar Observatory Sky Survey) 프로젝트 중에 처음 발견됐다. 이후 미국 천문학자 조지 아벨(1927~1983)이 만든 아벨 목록에 1966년 행성상 성운으로 기록됐다. 한편 이번 이미지는 교육과 공공 서비스 목적으로 ESO 망원경을 활용해 순전히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흥미로운 천체 사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인 ESO 우주보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사진=ESO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부산은행에 아들 채용 압력행사 혐의...부산시 전 고위공무원 실형

    부산 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아들을 부산은행에 합격시키도록 압력을 행사해 부정채용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전 부산시 고위공무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김종수 부장판사)는 25일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와 업무방해 교사 혐의로 기소된 A(64.전 부산시 세정담당관)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당시 은행장으로서 A씨 아들을 합격시키도록 한 혐의(뇌물공여·업무방해)로 기소된 성모(65) BNK금융지주 전 회장과 수석부행장으로 채용 비리에 가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 정모 씨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변론권을 보장한다며 이들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A씨에게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고위공무원으로서 직무와 관련해 아들을 금융기관에 취업시키도록 교사해 죄질이 나쁘다”며 “혐의를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성 전 회장에 대해서는 “시금고 지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채용 절차에 뒤늦게 개입해 부정채용을 저질렀다”며 “이 때문에 일부 지원자는 아무런 이유 없이 기회를 박탈당해야 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성 전 회장 혐의 중 “A씨 아들이 서류전형에 탈락한 사실을 보고받지 않고 3차 종합면접 때부터 부정채용에 관여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업무방해 혐의는 무죄로 봤다. 당시 수석부행장인 정씨에게는 “A씨 아들의 부정채용을 주도하고 하급자에게 지시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2012년 11월 부산시가 부산은행을 시금고로 선정할 당시 시청 세정담당관실에 근무한 A씨는 부산은행 측에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아들 부산은행 지원 사실을 알렸다. 이어 아들이 서류전형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자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이 합격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구속기소 됐다가 9월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A씨 아들은 지난해 3월 퇴사한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강용석 보석 청구 기각

    강용석 보석 청구 기각

    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씨의 남편이 낸 소송을 취하하기 위해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강용석(50) 변호사의 보석 신청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부장 임성철)는 25일 강 변호사를 풀어줄 사정 변경이 없다며 보석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변호사는 지난 2015년 1월 김미나씨 남편이 불륜을 문제 삼으며 손해배상 소송을 내자 같은해 4월 김씨 남편 명의의 인감증명 위임장을 위조하고, 김씨를 시켜 남편 도장을 가져오게 한 뒤 소송 취하서에 찍어 법원에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강 변호사는 “김씨가 남편에게 소 취하 허락을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지난해 10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에서 구속했다. 강 변호사는 이달 9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도 “석 달 가까이 구금 생활을 하며 사회와 국민에 심려를 끼치고 이런 자리에 온 것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혐의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우주를 보다] 죽어가는 별이 내뱉은 ‘최후의 숨결’ 포착

    [우주를 보다] 죽어가는 별이 내뱉은 ‘최후의 숨결’ 포착

    최후의 숨결을 내뱉으며 죽어가는 별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유럽남방천문대(ESO)는 22일(현지시간) 초거대망원경(VLT)으로 지구에서 약 1400광년 떨어진 행성상 성운 ESO 577-24의 독특한 빛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행성상 성운은 늙은 별에서 나온 가스 구름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행성처럼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성운에서 나오고 있는 독특하고 희미한 빛은 중심에 있는 별이 내뱉고 있는 마지막 숨결과 같다고 ESO 천문학자들은 말한다. ESO에 따르면, 이런 빛은 매우 희미하므로 오직 강력한 망원경을 통해서만 관측할 수 있다. VLT에서도 가장 다재다능하다고 알려진 관측장비인 FORS2 카메라 덕분에 행성상 성운의 희미한 빛을 포착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카메라는 주변에 있는 행성상 성운뿐만 아니라 그 중심에 있는 밝은 별 아벨 36도 포착했다. ESO가 공개한 이미지는 빛을 내뿜는 이온화된 가스의 껍질을 보여준다. 즉 이는 이미지 중심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별의 마지막 숨결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밖에도 이미지는 중심 별 왼쪽 아래에 소행성 하나가 희미한 궤도를 남기며 가로지른 흔적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성운 뒤로 먼 거리에 은하들이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이번 행성상 성운은 1950년대 ‘미국 지리학협회-팔로마 천문대 전천탐사’(NGS-POSS·National Geographic Society - Palomar Observatory Sky Survey) 프로젝트 중에 처음 발견됐다. 이후 미국 천문학자 조지 아벨(1927~1983)이 만든 아벨 목록에 1966년 행성상 성운으로 기록됐다. 한편 이번 이미지는 교육과 공공 서비스 목적으로 ESO 망원경을 활용해 순전히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흥미로운 천체 사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인 ESO 우주보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사진=ESO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佛르노, 24일 곤 회장 교체...20년 ‘곤 시대’ 막 내린다

    佛르노, 24일 곤 회장 교체...20년 ‘곤 시대’ 막 내린다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가 24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어 일본에서 구속 수감 중인 카를로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르노 인사추천위원회는 프랑스의 세계적 타이어 기업 미슐랭(미쉐린)의 CEO에서 물러나는 장 도미니크 세나르를 신임 회장으로, 곤 회장의 대행을 맡아온 티에리 볼로레 전 르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CEO에 각각 임명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사추천안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계획이 막판에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닛산 자동차 CEO를 겸직했던 곤 회장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닛산의 유가증권 보고서에 약 91억엔(약 938억원)의 보수를 축소 신고하고, 닛산 자금을 동원해 지인인 사우디아라비아인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체포된 뒤 2개월 넘게 구금돼 있다. 곤 회장은 체포되기 전 세계 2위의 자동차 그룹인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동맹)의 회장 겸 CEO를 맡고 있었다. 그는 이번 사태 이후 닛산과 미쓰비시 CEO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르노 CEO 및 회장직은 유지하고 있었다. 곤 회장은 일본 법원에 두차례 보석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는 적어도 3월까지 구금돼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는 곤 회장의 구속이 장기화되자 경영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교체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결정이 20년에 걸쳐 르노·닛산을 이끌어온 곤 회장의 시대가 마감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르노가 1999년 파산 직전의 닛산을 인수, 동맹을 결성해 굴지의 글로벌 완성차업체로 성장시킨 데에는 곤 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곤 회장은 당시 닛산의 COO로 파견된 뒤 철저한 경영 합리화로 닛산의 실적을 반등시켰다. 닛산의 일본인 CEO 사이카와 히로토는 곤 회장 체포 후 르노가 닛산 이사회의 새 의장을 임명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하는 등 자사에 대한 르노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애써왔다. 르노는 닛산의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으며, COO 이상의 닛산 경영진을 선임할 권한을 갖고 있다. 반면 닛산은 르노의 지분 가운데 15.0%만 쥐고 있으며 이마저도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다. 다만 닛산은 얼라이언스의 또 다른 파트너인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지분 34.0%를 보유하고 있다. 르노에 신임 경영진 체제가 들어서면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는 르노·닛산의 동맹 관계를 공고하게 하기 위한 새 지배구조 구축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곤 회장도 지난해 르노와의 계약을 갱신할 때 이 같은 임무를 부여받았다. 반면 일본측은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사이카와 사장은 지난주 인터뷰에서 지배구조의 변경이 급선무가 아니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나 풀어줘 전자발찌 차고 있을께

    나 풀어줘 전자발찌 차고 있을께

    “전자 팔찌 차고 도쿄에 있을 테니, 풀어달라….” 일본 도쿄에서 2달 남짓 구속 수감 중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일본 법원에 다시 보석을 신청했다. 곤 전 회장은 “보석금을 더 내고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를 없애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에 따르면 그는 최근 도쿄지방법원에 제출한 보석 신청서에서 보석금을 기존 제안보다 더 낼 용의가 있으며, 법원이 요구할 경우 닛산 주식을 담보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자발찌 착용과 보안요원 배치를 수용할 수 있으며 비용도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증인이 될 수 있는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고 이를 검사에게 매일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곤 전 회장은 프랑스의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했지만 당장 구치소에서 나오기 위해 이 같은 조건도 포기했다. 대신 그는 여권을 반납하고 도쿄의 임대 아파트에서 지내겠다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은 서면으로 제출한 성명에서 법원이 정한 석방과 관련한 어떤 조건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법적 의무가 있기 때문 만이 아니라 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재판에 출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유가증권 보고서에 약 91억엔(약 938억원)의 보수를 축소 신고하고, 닛산 자금을 동원해 지인인 사우디아라비아인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체포된 뒤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2달 넘게 구금 상태로 있다. 앞서 일본 법원은 지난 15일 곤 전 회장 측의 보석 신청을 한 차례 기각했다. 당초 곤 전 회장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도쿄지방법원에 보석을 재신청했다. 법원이 끝내 보석을 불허할 경우 곤 전 회장은 3월 10일까지 구속돼 있어야 한다. 곤 회장의 구속은 일본과 프랑스의 르노 자동차 주도권 싸움의 산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자동차 3사가 주식을 나눠 갖고 있는 닛산 자동차 연합의 수장으로 제왕적 경영자로서 군림해 왔었다. 앞서 곤 회장을 지지해 온던 프랑스정부도 곤의 닛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직에 대한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난주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지분 1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2석의 이사회 의결권을 지니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일본에서 구속수사를 받는 곤 회장이 언제 석방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르노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등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타이어회사 미슐랭(미쉐린)의 장도미니크 세나르 CEO를 비롯해 르노의 임시 CEO를 맡고 있는 티에리 볼로레, 도요타의 임원 디디에 르루와, 프랑스 생활문화기업 엘리오르의 필리프 기모 대표이사 등도 차기 CEO로 거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美셧다운 30일째…연방공무원들 TV·반지 들고 전당포 찾아

    美셧다운 30일째…연방공무원들 TV·반지 들고 전당포 찾아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30일째를 맞으며 역대 최장 기록을 연일 경신하자 급여를 받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며 일부는 전당포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대한 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이 서로 양보 없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지난해 12월 22일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 연방 공무원들의 전당포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현재 셧다운으로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연방 공무원들은 80만명 정도다. 연방 공무원들이 TV에서부터 보석을 비롯해 값이 나가는 물건을 전당포에 맡기고 필요한 자금을 융통, 이에 대한 이자를 전당포에 지불하고 재정 상황이 나아지면 원금을 내고 물건을 찾아가는 것이다. 미 몬태나주 빌링스에서 ‘옐로스톤 전당포’를 운영하는 블레인 포트너는 “하루 평균 3명의 연방 공무원들이 우리 전당포를 찾는다”고 말했다. 포트너는 한 연방 공무원은 구매가가 수백 달러에 달하는 펜들턴 담요를 맡기고 50달러를 빌려 갔다고 설명했다. 포트너는 2달에 20%의 이자를 부과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맥스 전당포’를 운영하는 마이클 맥은 전당포를 찾는 연방 공무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공무원들에 빌려준 자금에 대해 4개월간 이자 상환을 유예해주고 있다. 맥스는 지난달 말 한 여성이 “캘리포니아에서 친척이 찾아오는데 크리스마스 만찬을 대접할 돈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찾아왔다면서 자신 어머니의 결혼반지를 맡기고 자금을 융통해갔다고 설명했다. 버지니아주에서 ‘알렉산드리아 전당포’를 운영 중인 리처드 앤드루스는 지난주 한 가족이 60인치 고화질 평면 TV를 들고 와 200~300달러를 요구했지만 75달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앤드루스는 “모든 사람이 (셧다운으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불평을 털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 공무원들의 실업수당 청구도 늘고 있다고NYT는 전했다. 지난 17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월 첫째 주(~1월 5일) 기준으로 1만 454건을 기록했다. 이는 한 주 전의 4760건에서 5694건이나 대폭 늘어난 것이다. NYT는 지난 16일자 기사에서 셧다운 시작 이후 4주간 80만명의 미 연방 공무원들이 지급받지 못한 보수는 자체 분석 결과, 1인당 평균 50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북 847개 공영주차장 설연휴 무료개방

    설 연휴 기간에 전북지역 847개 공영주차장과 학교 운동장이 무료로 개방된다. 4만 5819대를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이와 함께 군산 근대미술관 등 도내 201개 문화체육 관광시설이 정상 또는 부분 운영하며 다양한 전시와 체험 행사를 운영한다. 전주 역사박물관과 전통술 박물관, 익산보석박물관 등 30개 시설에서는 다채로운 민속놀이와 전통문화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전북도는 설 연휴 기간에 의료방역대책반과 교통대책반, 소방 상황반 등으로 구성된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일본 프랑스 싸움속에 르노그룹, 곤 회장 교체

    일본 프랑스 싸움속에 르노그룹, 곤 회장 교체

    일본과 프랑스의 르노자동차 주도권 싸움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측이 일본에서 구속 상태인 카를로스 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 지분 1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2석의 이사회 의결권을 지닌 프랑스 정부가 르노그룹에 대해 오는 20일 정기이사회 및 인사위원회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같은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 결정을 전하면서, 이는 곤 회장의 후임 인선에 관한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도 일본과 프랑스 르노가 일본에서 기소된 곤 회장을 곧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LCI방송 인터뷰에서 이사회 개최 요구 사실을 확인하고 “회사 경영진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자동차 3사가 주식을 나눠 갖고 있는 닛산 자동차 연합 수장이던 곤 회장은 2011~2015년 유가 증권보고서에 5년간의 연봉 50억엔(약 500억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11월 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 이후 그는 닛산과 미쓰비시 회장직에서 해임된 뒤 구속 기소됐다. 닛산이 곤 회장을 곧바로 축출한 것과 달리 르노는 곤 회장의 부정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곤 회장을 유임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 정부는 일본에서 구속수사를 받는 곤 회장이 언제 석방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르노 경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등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쿄지방재판소가 지난 15일 곤 전 회장 측의 보석 청구를 기각한 뒤 프랑스 정부의 입장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수감된 곤 회장을 이어 르노를 새로 이끌 기업인들도 구체적으로 거명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세계적인 타이어회사 미슐랭(미쉐린)의 장도미니크 세나르 CEO가 새 회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CEO로는 현재 임시 CEO를 맡은 티에리 볼로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토요타 임원 디디에 르루와, 프랑스 생활문화기업 엘리오르의 필리프 기모 대표이사 등도 차기 CEO로 거명되고 있다. 엘리오르측은 기모 대표가 르노 CEO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고려 대상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미쉐린 세나르가 르노 신임 회장과 CEO를 겸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르 메르 장관은 세나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위대한 산업주의자”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긴급히 도쿄를 방문해 닛산측과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간 르 피가로는 프랑스 재정경제부 국장급 관료 2명이 도쿄를 방문해 닛산측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곤 회장 체포 이후 흔들리고 있는 르노-닛산 연합의 안정화 방안 협의가 목적이었지만 르노 회장직을 유지해온 곤 회장의 교체 방안도 논의에서 언급됐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재판 청탁’ 국회의원들, 사법농단 공범이다

    대법원이 2015~2016년 여야 의원들의 개인적 형사사건 재판 관련 청탁을 받아 해결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법농단 수사팀은 그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전병헌 전 의원, 자유한국당 이군현·노철래 전 의원에게 청탁을 받은 혐의를 기재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서 의원은 2015년 국회 파견 판사를 사무실로 불러 강제추행미수 혐의로 기소된 지인 아들의 죄명을 공연음란으로 바꿔 주고 벌금형으로 선처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 이 민원은 임 전 차장을 거쳐 해당 법원장에게 전달됐다. 해당 사건은 죄명은 변경되지 않았지만, 벌금 500만의 비교적 가벼운 형량이 선고됐다. 당사자는 공연음란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징역형 가능성 컸던 상황이었다. 전병헌 전 의원은 실형받은 보좌관의 조기 석방을 부탁했고, 임 전 차장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통해 양형 보고서를 작성토록 해 재판부에 전달했다. 이 보좌관은 보석으로 풀려나고서 징역 8개월만 선고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노철래·이군현 전 의원은 법률 자문까지 받은 정황이 공소장에 추가됐다. 검찰은 이들의 재판 청탁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 2016년 11월 30일 이전의 일이라 처벌 근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리했다. 하지만 이들 4명의 의원은 청탁 당시 법사위원들이어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등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들은 사법농단 공범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검찰은 청탁 전·현직 의원들에 대해 철저히 진상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히 사법농단 탄핵을 요구하던 서 의원의 이중성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서 의원 측은 “죄명을 바꿔 달라고 한 적도, 벌금을 깎아 달라고 한 적도 없다”며 재판 개입을 부인하지만, 입법부에서 사법부에 재판 개입을 시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사법농단 연루 법관의 탄핵을 요구해 온 민주당이 원내 수석 부대표인 서 의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사법적폐 해소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탄핵소추 대상자 선정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단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명단 발표 즉시 야당의 공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지만, 이번 서 의원과 전 전 의원의 재판 청탁이 불거져 탄핵 시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탄핵소추 절차에 조속히 착수하기 위해서라도 여야는 재판 청탁을 한 전·현직 의원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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