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살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치료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허각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시즌3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혈당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248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자니 윤의 죽음을 둘러싼 두 갈래 착잡함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자니 윤의 죽음을 둘러싼 두 갈래 착잡함

    2016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치매와 싸워 온 자니 윤(한국 이름 윤종승, 84)이 지난 8일 새벽 4시(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요양 시설에서 타계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10일 오후였다. 하지만 두 가지 점 때문에 이 란에 쓰는 일이 주저됐다. 첫째는 고인의 가족사와 임종 여부 등을 둘러싸고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였다. 국내의 한 매체에 따르면 그와 이혼했지만 5년 가까이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온 전 부인 줄리아 리가 국내에 들어와 있다가 화상통화로 임종을 했고, 대신 줄리아 소생의 아들이 임종했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한 지인이 쓸쓸히 곁을 지킨 상태에서 눈을 감은 것으로 나온다. 줄리아의 아들은 두 사람의 이혼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만큼 새아버지와 극심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생전에 고국의 팬이나 미국인들에게 이혼한 사실만은 알려지길 원치 않아 줄리아에게 파티나 방송 출연 등 공적 모임에 함께 나서달라고 주문했다는 사실 역시 2017년 12월 방영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가족사와 임종 여부, 장례 일정 등 분명치 않은 대목이 적지 않아 줄리아가 미국에 돌아가 여러 가지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그가 뇌출혈로 쓰러지게 된 결정적 이유로 지목한 한국관광공사 감사 임명 건 때문이었다. 고인은 2007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을 때 ‘박근혜 후원회’ 회장을 맡고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에 발탁돼 교민들의 표심을 모으는 데 일조한 공로로 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는 2014년 감사로 임명됐지만 2016년 4월 뇌출혈로 쓰러져 임기 만료 한 달을 앞둔 같은 해 6월 사표를 제출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투병에 전념했다. 박근혜 정부의 논공행상 낙하산 인사가 부른 비극으로 정리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첫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진룡 씨가 2017년 초 블랙리스트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2014년 장관 직을 물러나게 된 것은 “자니 윤을 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라는 청와대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처음에는 윤씨를 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했지만 언론에 새나가 반대가 심해지자 감사로 임명하라고 지시했는데 유 전 장관 등이 감사도 어울리는 자리가 아니라며 고문으로 임명하자고 제시했다는 소문이 문체부 안팎에 파다했다. 유 전 장관이 감사가 더 낫지 않느냐고 제안했을 때 윤씨도 반색했으며 첫 출근 날, 노조가 막아서자 “내가 원해서 이 자리에 오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줄리아도 강하게 만류했다. 실제로 앞의 종편 프로그램을 통해 고인은 78세 노령에 관광실무 경험도 없이 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된 것이 뇌출혈을 일으킨 이유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뇌물을 받은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틀 밤 잠을 못 이루는 등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고 했다. 잘못된 논공행상식 인사가 한 개인의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내몬 사례로 자니 윤의 죽음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우리에게 묻는다.충북 음성 출신인 고인은 1962년 해군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건너가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 성악과를 졸업한 뒤 영화배우와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일하다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미국 공중파 채널에 출연한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동양인으로서 자신이 당한 성적, 인종차별적 발언을 툭툭 치고 넘어가는 식으로 미국인들을 웃겼다. 1977년 샌타모니카의 코미디 클럽에서 NBC ‘투나잇쇼’의 호스트이자 미국의 저명한 방송 진행자 자니 카슨의 눈에 띄어 아시아인 최초로 출연했다. 당시 영화 ‘벤허’에 출연 중이던 배우 찰턴 헤스턴이 지각하는 바람에 그가 20분 넘게 쇼를 진행했는데 능수능란하게 해낸 것이 계기가 됐다. 처음엔 비중이 크지 않았으나 뛰어난 순발력으로 카슨의 마음을 사 서른 차례 넘게 ‘투나잇쇼’에 출연했다. ‘투나잇쇼’의 인기를 업고 NBC에서 ‘자니윤 스페셜 쇼’를 진행하며 MC가 됐다. 1973년엔 뉴욕 최고 연예인상을 수상했다. 1980년대엔 저예산영화 ‘내 이름은 브루스’(They Call Me Bruce)를 제작하고 주연했다. 고인이 1989년 KBS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방송한 ‘자니윤 쇼’는 한국 토크쇼의 원조격이었다. 밤 11시에 편성됐지만 오락적인 토크쇼라 인기를 끌었다. 가수 조영남이 보조 MC를 맡았고 배철수도 출연했다. 자니 윤은 특유의 ‘버터 발음’과 입담으로 쇼를 이끌었고, 마지막 멘트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를 유행시켰다. 1년 만에 폐지되고 말았는데 고인은 나중에 KBS 2TV ‘승승장구’에 출연해 “당시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었고 방송에서도 제한된 것들이 많았다. 열심히 방송해도 편집 당하기 일쑤였다. 난 정치와 섹스 코미디를 즐겼는데 제재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자니윤쇼’ 이후에도 SBS TV ‘자니윤, 이야기쇼’, iTV 토크쇼 ‘자니윤의 왓츠업(What’s Up)‘, KBS ’코미디 클럽‘, SBS골프채널 ’자니윤의 싱글로‘ 등에 출연했다. 앞의 종편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까지 앓아 과거를 생각하기도 싫다고 털어놓던 그는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줄리아와 결혼한 것”이라며 “사람들이 인생을 재미있고 행복하게 산 사람으로 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신은 오래 전 그의 뜻을 좇아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 캠퍼스에 기증된다. 그의 명복을 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개학 미뤄져도 재미 펑펑…‘초통령’ 팡팡

    개학 미뤄져도 재미 펑펑…‘초통령’ 팡팡

    개학은 미뤄져도 ‘초통령’은 돌아왔다. 초등학생들에게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가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이라는 부제로 시즌3를 시작했다. 도깨비 금비의 시간 요술로 1년 뒤로 간 주인공 하리와 친구들이 인간 세상의 멸망을 목격하고 재앙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지난 5일 첫 방송의 4~13세 타깃 시청률은 4.65%(닐슨코리아 기준)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섬뜩한 귀신들의 감동 스토리 인기 국내 첫 호러 애니메이션을 표방한 신비아파트는 2016년 첫 방송 후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하리·두리 남매, 강림, 리온 등 친구들이 힘을 합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귀신들의 억울함을 하나씩 풀어 주는 스토리가 호기심과 공감대를 자극했다. 2017~2018년 방송된 시즌2는 타깃 최고 시청률 10.8%로 투니버스 개국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귀신들은 처음에는 섬뜩하고 무섭게 등장해 인간들을 괴롭힌다. 하지만 알고 보면 모두들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다. 귀신의 공격까지는 긴장감이 느껴지지만 마지막에 원한을 달래 주는 모습은 감동을 자아낸다. 시리즈를 제작한 CJ ENM 스튜디오 바주카의 석종서 국장은 “신비아파트 속 귀신들은 보살펴 줘야 하는 친구라는 감정을 갖게 한다”며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긴장감과 공감대가 스토리적 강점으로 충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드라마·뮤지컬 등 여러 장르로 활용 여기에 연애, 다이어트, 학교폭력, 악플 등 초등학생들의 관심사를 소재로 활용하고 러블리즈 등 아이돌 그룹이 OST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석 국장은 “4~6세는 귀여운 도깨비 캐릭터, 7~9세는 귀신 캐릭터, 10세 이상은 액션과 연애 스토리에 좋은 반응을 보인다”며 “넓은 연령층을 타깃으로 유지한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도 통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형성된 팬덤을 바탕으로 웹드라마, 뮤지컬, 증강현실 게임 ‘고스트 헌터’ 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웹드라마 ‘기억, 하리’(2018)가 누적 조회수 3300만을 넘긴 데 이어 ‘연애공식 구하리’도 방송 중이다. 2017년 초연한 뮤지컬 신비아파트도 평균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하는 등 시즌2가 방송된 1년여 동안 총매출액은 1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시즌에는 전용 앱도 처음 선보였다. 주요 등장인물의 일상을 엿보고, 본 방송 직후에는 실시간 퀴즈쇼에 참여할 수 있다. 첫 방송 직후에는 3만 5000여명이 접속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창원지역 요양원 2곳 자발적 ‘코호트 격리’

    창원지역 요양원 2곳 자발적 ‘코호트 격리’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재 노인복지시설 2곳이 자발적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선제적 집단(코호트)격리에 들어갔다. 창원시는 9일 진해구 남양동에 있는 사회복지법인정해원 소속 정혜원진해요양원과 효림요양원 등 2곳 노인복지시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선제 조치로 이날부터 2주간 자발적인 집단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두 시설 근무 종사자 76명(정혜원진해요양원 52명, 효림요양원 24명)은 집단격리 기간동안 외부 출입을 하지 않고 요양원내 기숙사와 숙소에서 합숙을 하며 시설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을 보살핀다. 정혜원진해요양원에는 106명, 효림요양원에는 63명의 어르신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두 요양원측은 시설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따라 동선이 단순하지만 주변 가족들의 활동 동선으에 의해 감염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에서 해당 시설장이 자발적 집단격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설 종사자들 가운데 집단격리 참여 희망자만 시설안에서 합숙 근무를 하고 개인 사정 등으로 참여가 어려운 종사자는 집단격리 기간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요양원측은 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5명에게는 특별휴가 5일을 실시하고 휴가가 끝난 뒤 복귀하면 별도 공간을 마련해 근무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종사자 합숙근무에 따른 연장근무수당과 식사비 등 추가비용은 해당 시설에서 자체 부담한다. 정시영 창원시 복지여성국장은 이날 집단격리에 들어간 두 요양원을 방문해 손소독제 60개와 손세정제 54개를 전달하고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격리 근무를 결정한 시설과 종사자들에게 감사하다”며 격려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천주교, 미사 중단 기간 연장 “주변 사람 돌보는 시간 되도록”

    천주교, 미사 중단 기간 연장 “주변 사람 돌보는 시간 되도록”

    염수정 추기경, 담화문 통해 미사 중단 기간 연장 발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담화문을 발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했던 미사 중단 조치를 연장한다고 9일 밝혔다. 교구 사제들에게는 신자들의 영적 돌봄을 위해 본당에 상주하며 신자들이 기도 생활을 지속해 나가도록 인도해달라고 했다.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와 모임 중단 기간을 연장하며’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현재 상황상 (기존 미사 재개일인) 11일 이후에도 미사와 모임을 재개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미사 중단 시기를 연장하고, 추후 상황이 호전되는 정도에 맞춰 미사 봉헌의 재개를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사막 한가운데를 걷는 순례자의 심정으로 힘겹고 낯선 체험을 하고 있지만, 이 시간의 의미와 가르침을 깨닫는 것은 신앙인에게 주어진 과제라 생각한다”면서 신자들에게 “이 어려운 시기가 신앙적으로는 사순절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시간이 되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가능하면 사순 제4주일(22일)부터는 미사를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각 본당에서도 이와 같은 교구의 결정에 따라 미사 재개에 필요한 준비를 갖춰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아침기도와 저녁기도 때 ‘코로나19 극복을 청하는 기도’를 바치도록 권고하고, 본당 내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보살펴 달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교구는 지난달 25일 ‘교구 사제들과 신자분들에게 드리는 담화문’을 통해 2월26일(재의 수요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시적으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의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유기견의 보은’…입양한 주인 암세포 발견한 개

    [반려독 반려캣] ‘유기견의 보은’…입양한 주인 암세포 발견한 개

    학대로 상처받은 개를 구해 가족으로 맞은 사람과, 새 주인의 몸을 갉아먹는 암세포를 조기에 발견해 은혜를 갚은 개.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현실에 등장했다. 영국 켄트주에 사는 조엔 로웬(60)은 2018년 말 동물보호센터에서 굶주리고 상처입은 채 버려진 헬레닉 하운드 종의 개 한 마리와 마주쳤다. 수의사에 따르면 그리스의 거리에서 발견된 이 개는 발견 당시 오랫동안 굶주린 탓에 몸무게가 평균 미만이었고, 갈비뼈가 부서지고 슬개골도 탈구된 상태였다. 수의사는 이 개가 전 주인에게 심각한 구타를 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개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로웬은 곧바로 입양을 결심했다. 로웬은 새 반려견이 마음의 상처를 잊고 누구보다도 행복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며 보살폈다. 그러던 어느 날, 로웬은 소파에 함께 누워있던 반려견이 쉬지 않고 자신의 겨드랑이 아래쪽과 가슴 쪽으로 코를 바싹 들이댄 채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반려견의 알 수 없는 행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수상함을 느낀 로웬은 그 길로 병원을 찾았다. 초반에는 유방촬영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20년 전 유방암 병력이 있던 그녀는 불안한 마음에 정밀검사를 받았다. 결국 그녀는 유방암의 일종인 침윤성 소엽암 진단을 받았다. 침윤성 소엽암은 모유를 생산해내는 소엽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침윤성 유방암의 약 10%를 차지한다. 소엽암은 많은 경우 덩어리를 형성하지 않고 유방 조직 내에서 거미줄처럼 퍼져나가기 때문에, 유방촬영 또는 초음파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로웬은 2019년 7월 두 번째 암 제거 수술을 받았고,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뒤 반려견도 더 이상 그녀의 몸에 코를 대고 킁킁대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로웬은 메트로와 한 인터뷰에서 “반려견 ‘메니오스’가 아니었다면 나는 증상도 없이 퍼져간 암세포에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라면서 “반려견 덕분에 초기에 암을 발견했다. 수술을 마친 뒤 집에 오자마자 메니오스를 꼭 안아줬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마지막까지도… 아이들 손을 놓지 않았던 아동인권 선구자

    마지막까지도… 아이들 손을 놓지 않았던 아동인권 선구자

    아이들의 왕 야누시 코르차크/베티 진 리프턴 지음/홍한결 옮김/양철북/620쪽/2만 7000원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8월 6일 200명 남짓한 아이들이 폴란드 바르샤바 거리를 행진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깨끗한 옷을 골라 입고 손에는 아끼던 장난감이며 책을 든 아이들. 사람들은 그날의 행진을 ‘죽음의 행진’, 혹은 ‘천사들의 행진’이라 부른다. 아이들은 나치가 준비한 트레블링카 죽음의 수용소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고 가스실에서 모두 최후를 마쳤다. 이 책은 당시 ‘죽음의 행진’ 맨 앞에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죽음을 맞은 유대계 폴란드인 야누시 코르차크의 삶과 교육철학을 정밀하게 파헤친 평전이다. 코르차크는 교육자이자 소아과 의사로서 시대를 앞서간 어린이 인권 옹호의 선구자였다. 그는 늘 버림받은 아이들 편에 섰다. “아이는 누구나 도덕의 불꽃을 품고 있으며 그것으로 인간 본성의 중심에 있는 어둠을 물리칠 수 있다.” 그 신념 아래 의회와 법원을 갖춘 정의로운 공동체를 지향하는 진보적 고아원들을 세워 버려진 아이들을 보살폈다. 특히 교사수련단을 운영하며 지금의 도덕교육으로 불리는 파격적인 교육방식을 교사들에게 처음 가르친 주인공이다. ‘판 독토르’(의사 선생님)로 불리며 늘 아이들을 몰고 다니던 ‘피리 부는 사나이’. 본명 헨리크 골트슈미트인 코르차크를 두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진정한 종교심과 진실한 도덕성의 상징’이라고 극찬했다. 코르차크는 1930년대 반유대주의가 극심해지던 시기 팔레스타인 이주를 고민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맡은 자리를 지키겠다”며 바르샤바에 남았다.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게토에 수용된 코르차크는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당신도 아이다. 당신 스스로 알아가고 키우고 깨우쳐야 할 아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반도 운명 스스로 결정”

    “한반도 운명 스스로 결정”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우리는 한반도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북 청주시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8기 공군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해 축사에서 “올해는 6·25 전쟁 70주년이자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로, 전쟁의 비극을 되돌아보며 안보와 평화의 의지를 다지는 해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제101주년 3·1절 다음날인 지난 2일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린 데 이어 3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 담화를 내놨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향해 별도의 메시지 없이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가 “2일 관계 부처 장관회의에서 표명한 우려 이외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상황 관리에 들어간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날 분위기는 과거 사관학교 임관식에서 대북 메시지를 발표한 것과는 달랐다. 지난해 3월 5일 해군사관학교 임관식 축사에서는 “우리가 의지를 갖고 한결같이 평화를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반드시 올 것”이라며 “‘평화경제’의 시대에는 해군에게 많은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땅은 봄동을 키우고, 국민은 희망을 키워 주셨다”는 제목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국가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서로 보살피고 계신 대구 시민들 소식에 절로 마음이 숙연해진다”며 기부, 자원봉사에 발벗고 나선 국민들을 격려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중국서 의료진 또 사망…코로나 알린 리원량 직속 상사

    중국서 의료진 또 사망…코로나 알린 리원량 직속 상사

    우한중심병원서 벌써 의사 3명째 숨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초기에 경고한 의사 리원량의 동료 의사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에서는 의료진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리원량이 근무했던 우한중심병원 안과 부주임 메이중밍(57)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병에 감염돼 전날 사망했다. 리원량도 우한중심병원 안과에서 일했으며, 메이중밍은 리원량의 직속 상사이기도 하다. 메이중밍은 1986년 중산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줄곧 우한중심병원 안과에서 근무해 왔고 이 병원 안과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책임감이 강하고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보살펴 명성이 높았다고 전해졌다.그의 사망에 따라 우한중심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의사는 벌써 3명으로 늘었다. 메이중밍이 사망하기 이틀 전에도 갑상선유선과 주임 장쉐칭(55)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우한에서는 의료진의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우한시 셰허장난병원 호흡기내과 의사 펑인화(29)가 진인탄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다 숨을 거뒀다. 당초 춘제(중국의 설) 연휴 기간에 결혼할 예정이었던 그는 코로나19가 퍼지자 “전염병이 사라지지 않으면 결혼식을 연기하겠다”고 결심했고, 예비 신부의 양해 속에 방역 최전선에 나섰다가 숨졌다. 역시 29세 의사인 샤쓰쓰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달 2살짜리 아들과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중국 전역에서 지금까지 의사와 간호사 1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으며, 감염된 의료진은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당국, 의료진 보호 소홀” 지적도 잇따른 의료진의 사망에는 의료진 보호에 소홀했던 병원 당국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한중앙병원은 코로나19 진원지로 알려진 화난수산시장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에 있으며, 지난해 12월 중순 코로나19 환자를 처음으로 맞이한 병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병원 당국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커녕 신종 감염병 확산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렸다고 알려졌다. 리원량도 우한에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오히려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경찰의 처벌을 받았으며, 이후 환자 치료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우한중심병원의 한 응급실 의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코로나19 환자가 급속히 늘어난 후에야 의료진은 N95 마스크와 방호복을 착용했다고 한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애타게 ‘아빠’ 불렀지만…美 맥도날드 화장실서 3세 여아 성폭행 사건

    애타게 ‘아빠’ 불렀지만…美 맥도날드 화장실서 3세 여아 성폭행 사건

    미국 시카고의 한 맥도날드 매장 화장실에서 3세 여아가 성폭행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저녁 8시경 아버지와 함께 시카고의 한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한 3세 여아는 아버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생면부지의 한 남성에 의해 화장실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해당 화장실의 바로 옆 칸에서 동행했던 아들을 보살피고 있었다. 그 사이 가해자는 피해 아동에게 다가가 화장실 구석으로 유인했으며, 피해 아동이 소리를 지르며 울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리를 내지 못하게 막았다. 잠시 후 피해 아동의 아버지가 어린 딸의 비명소리를 들었고 사건이 발생한 화장실 칸의 문 아래로 쓰러져 있는 딸의 다리를 확인했다. 아버지는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하고 딸의 다리를 잡아당겨 현장에서 구출했지만 그 사이 가해자는 도주하고 말았다. 가해자는 지난달 말, 사건이 발생한 시카고 내를 수색하던 경찰에 의해 결국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는 크리스토퍼 푸엔테(34)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멕시코 국적의 불법이민자였다. 그는 지난해 이민단속을 전담하고 있는 ICE(이민세관집행국)에 의해 체포됐었지만, 시카고가 ‘이민자 보호도시’라는 이유로 풀려났다. 이민자들에게 최상의 도시라고 알려진 이민자 보호도시는 불법체류자들이 거주하거나 일할 수 있도록 허용된 도시로, ‘성역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내에서는 불법체류자들을 감싸는 ‘이민자 보호도시’ 정책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이민관세청 강제추방국(ERO)의 로버트 가디언은 “지난해 시카고가 가해자인 푸엔테를 풀어준 것은 적절하지 못한 입법 절차였다”면서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더 발생해야 입법자들이 문제의 법률을 수정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해당 사건을 맡은 피해 아동의 변호사는 “피해 아동은 사건이 발생할 당시 두려움에 떨며 ‘아빠’를 여러 차례 애타게 불렀다고 한다”며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가해자인 푸엔테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아이를 추행하고 옷을 벗긴 것은 맞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재판은 오는 10일 열릴 예정이다. 사진=자료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관식 앞당겨 ‘대구행’…신임 간호장교 “목숨 바칠 각오”

    임관식 앞당겨 ‘대구행’…신임 간호장교 “목숨 바칠 각오”

    간호장교 75명 졸업과 동시에 대구로 출발임관식 6일 앞당겨…코로나19 대응 임무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장교 75명이 3일 졸업과 임관식을 마친 뒤 곧바로 대구로 출발했다. 이들은 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되는 국군대구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 지원을 할 예정이다. 당초 9일로 예정됐던 임관식도 1주일 가까이 앞당겨졌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11시 정경두 장관 주관으로 대전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제60기 졸업 및 임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60기 간호장교는 2016년 입학해 4년간 간호사관생도로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지난해 2월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원 합격했다. 신임 장교는 총 75명으로 육군 69명, 공군 3명, 해군 3명이다. 남성은 7명이다. 정 장관은 축사를 통해 “선배들과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군대구병원에서 첫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함께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를 이겨내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은 국민에게 깊은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우리 국민과 장병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의로 임지에서 임무를 수행하기를 바란다”며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아울러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간호장교로 활약했던 1257명의 선배 전우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라고도 강조했다. 6·25 참전용사의 후손인 이혜민(육군 간호) 소위는 “전쟁 중 다친 전우를 위해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한 할아버지를 본받아 군 의무 요원으로서 우리 국민과 군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로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수은(육군 간호) 소위는 국가유공자의 후손이며, 최지민(육군 간호) 소위와 송시은(육군 간호) 소위는 6·25 전쟁 참전용사의 후손이다. 쌍둥이인 신나은(육군 간호) 소위와 신나미(육군 간호) 소위도 이날 나란히 임관했다. 두 자매의 부친은 육군 예비역 소령이다. 신나미 소위는 “이제는 각자의 임무를 위해 멀리 떨어지지만, 항상 한마음으로 임무를 수행하기로 언니와 약속했다”고 임관 소감을 밝혔다. 공군 중위인 오빠에 이어 임관한 김슬기(육군 간호) 소위는 “국군장병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나보다 환자를 보살피는 간호장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이날 임관식에서 신나은 소위가 대통령상을 김서랑(육군 간호) 소위가 국무총리상, 이진주(공군 간호) 소위가 국방부장관상을 받았다. 임관식 행사는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와 군내 유입 차단을 위해 가족과 외부 인사 초청 없이 교내 행사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들은 국방홍보원 유튜브 생중계 등으로 행사를 지켜봤다. 국방부 관계자는 “신임 간호장교들은 국가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간호장교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대구로 이동한다”며 “국군의료지원단의 일원으로 코로나19 대응 임무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신임 간호장교들을 만나 “임관식을 앞당기고 보수교육도 생략한 가운데 곧바로 현장에 달려간다고 들었다.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임관하자마자 보내게 돼 한편으론 안쓰럽고, 사회 첫발을 내딛는 데 힘든 일을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다”며 “(국민을 위한) 방패 역할을 해주시고 하루 속히 군으로 복귀하기를 빌겠다”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너스클럽’ 이민호, 코로나19 극복 위해 3억원 기부

    ‘아너스클럽’ 이민호, 코로나19 극복 위해 3억원 기부

    배우 이민호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억 원을 기부하며 선행을 실천했다. 이민호와 MYM엔터테인먼트는 기부 플랫폼 프로미즈(PROMIZ)를 통해 2일 코로나19 관련 성금 3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 열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 희망브리지 전국 재해구호협회, 세이브더칠드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외 한국 아동협회 3곳을 포함, 총 8개의 기부 기관에 전달했다. 이번 기부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이민호가 배우 개인의 이름이 아닌, 팬들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프로미즈(PROMZ)를 통해 남몰래 기부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어려움도 기쁨도 함께 겪고 극복하며 함께 살아가자는 상생의 가치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마음을 모으는 데 동참했다는 것이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 해당 기부금은 대구, 경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 면역취약계층 아동들의 감염 예방을 위한 개인 위생용품 과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고생하시는 의료진을 위한 방역용품을 구입하는데 빠르게 쓰일 예정이다. 프로미즈는 “지역 사회 감염 확산 방지 및 면역 취약계층 아동들이 안전하게 보호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다”며 “보건용 마스크 등 필수 방역 물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프로미즈는 “전국 의료기관에서 확진 환자 치료에 고생하시는 의료진 과 방역 인력분들에게 필요한 방역용품 부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웠고, 그분들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민호 팬클럽 ‘미노즈(MINOZ)’에서도 코로나 19로 인해 생계로 고통 받는 저소득층 피해 극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 쌀 7.5톤을 기부해 그 의미를 더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해당 물품은 적절한 식사와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 및 청소년이 속한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민호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민호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프로미즈(PROMIZ)는 2014년 3월 시작된 이래 Fun Donation의 가치를 꾸준히 추구하며 3년 연속 착한브랜드 대상을 수상해 온 나눔 기부 플랫폼이다. 아동, 환경, 동물 3가지의 정해진 테마로 다양한 사회공헌 캠페인 활동 과 그 안에서 가치를 재조명하는 소상공인 및 디자이너 제품을 제작, 판매 수익금을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환원 기부하는 방식으로 공유 가치를 실현해 왔다. 이민호는 지역 소외계층 뿐만 아니라, 사각지대에서 가정의 해체 혹은 변화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아낌없는 나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유니세프 아너스클럽(1억원 이상 개인 기부자모임) 회원이기도 하다. 한편 이민호는 오는 4월 방영 예정인 SBS 금토드라마 ‘더킹: 영원의 군주’ 촬영에 한창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 “코로나19,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저력 보여주자”

    [전문] 문 대통령 “코로나19,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저력 보여주자”

    101주년 3·1절 기념사“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독립운동가 최고 예우”문재인 대통령은 1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면서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발휘하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 정신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됐듯 코로나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활기차게 되살릴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라면서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에도 보건 분야의 공동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일제강점기 시절 항일무장투쟁에 앞장서며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견인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카자흐스탄에서 봉환해 안장하게 됐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비상한 시국에 3·1절 기념식을 열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이지만 1920년 3월 1일 첫 번째 3·1절을 기념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이곳 배화여고에서 3·1절 101주년 기념식을 열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1919년 12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민주공화국의 첫 번째 달력 ‘대한민력’을 발간하면서 3월 1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고 국경절로 표시했습니다. 임시정부는 3월 1일을 대한인이 부활한 성스러운 날(聖日)로 내무부 포고를 공포하며 상해에서 최초의 3·1절 기념식과 축하식을 거행했고, 배화학당을 비롯한 전국·해외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념 만세시위가 열리는 구심 역할을 했습니다. 서대문 감옥에서는 유관순 열사와 독립운동가들이 목숨을 걸고 독립만세를 외쳤고, 동경과 블라디보스토크, 미국, 프랑스에서도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자주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겨레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3·1독립운동 기념식은 일제강점기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일제는 특별경비와 예비검속으로 그날의 기억을 지우고 침묵시키고자 했지만, 학생들은 동맹휴학으로, 상인들은 철시로,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1951년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쳐온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3·1독립운동을 기념하며 단결의 ‘큰 힘’을 되새겼습니다.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3·1독립운동으로 되새깁니다. 매년 3월 1일, 만세의 함성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 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1919년 한해에만 무려 1542회에 걸친 만세 시위운동으로 전국에서 7600여명이 사망했고 1만 6000여명이 부상했으며 4만 6000여명이 체포 구금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일제의 탄압이 가혹했지만, 우리 겨레의 기상은 결코 꺾이지 않았습니다. 학생, 농민, 노동자, 여성이 스스로 독립과 자강, 실력양성의 주인공이 되면서 오히려 더 큰 희망을 키웠습니다. 1920년 1월 13일, 임시정부의 기관지 ‘독립신문’은 대한독립군 홍범도 의용대장의 권고문을 실어 무장투쟁의 정당성과 국토회복을 위한 각오를 다졌습니다. 1월 30일에는 서간도 신흥무관학교에서 봉오동, 청산리 전투의 주역이 될 76명의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민족교육운동으로 실력을 양성했고 여성의 교육과 권익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일제의 수탈과 억압에 저항했고 기업가들은 근대적 기업을 일구기 위해 분투했으며 국민들은 민족경제 자립운동을 펼쳤습니다. 자각한 국민들의 자강 노력이 이어지면서 1920년에만 무장항일 독립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무려 1651회나 펼쳐졌습니다. 그해 6월, 우리 독립군은 일본군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로 전면전을 벌여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바로 홍범도 장군이 이끈 ‘봉오동 전투’였습니다. 임시정부는 이를 ‘독립전쟁 1차 대승리’라 불렀습니다. 1920년 3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독립군 북로군정서와 체코군 간에 무기 매수계약이 이뤄졌습니다. 9000명의 ‘인간사슬’로 연결해 운반해온 이 무기들이 10월 ‘청산리 전투’ 승리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신식 무기로 무장하고 체계적으로 훈련된 군대와 식량과 의복을 지원한 우리 겨레 모두가 독립군이었고 승리의 주역이었습니다. 봉오동, 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국민들과 함께, 3·1독립운동이 만들어낸 희망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신 데 이어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하며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하여 안장할 것입니다. 협조해주신 카자흐스탄 정부와 크즐오르다 주 정부 관계자들, 장군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주고 묘역을 보살펴오신 고려인 동포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열어갈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입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왔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목표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 하면 해낼 수 있다는 3·1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 우리는 단합된 힘으로 역량을 길렀습니다. 무상원조와 차관에 의존했던 경제에서 시작하여 첨단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했고, 드디어 정보통신산업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우한의 교민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아산·진천·음성·이천 시민들과 서로에게 마스크를 건넨 대구와 광주 시민들, 헌혈에 동참하고 계신 국민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전주 한옥마을과 모래내시장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 곳곳의 시장과 상가로 확산되고 있고, 은행과 공공기관들도 자발적으로 상가 임대료를 낮춰 고통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성금을 내고 중소 협력업체에 상생의 손을 내밀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격리병동에서 분투하고 있습니다. 고통을 나누고 희망을 키워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입니다. 전국에서 파견된 250여명의 공중보건의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인 많은 의료인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뒤로한 채 대구·경북을 지키고 많은 기업들과 개인들이 성금과 구호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와 함께 정부는 선별진료소와 진단검사 확대, 병상확보와 치료는 물론, 추가 확산의 차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 믿으며 반드시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관광·외식업, 항공·해운업 등에 대한 업종별 맞춤형 지원을 시작했고, 보다 강력한 피해극복 지원과 함께 민생경제 안정,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전례 없는 방안을 담은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 종합대책’도 신속하게 실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예비비를 적극 활용하고 추경 예산을 조속히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국회에서도 여야를 떠나 대승적으로 협조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입니다. 서로를 신뢰하며 협력하면 못해낼 것이 없습니다.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입니다. 정부가 앞장서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합시다.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재해와 재난,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 국제테러와 사이버 범죄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 요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3·1독립선언서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평화와 인도주의를 향한 노력은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입니다.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랍니다.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입니다. 남북은 2년 전, ‘9·19 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섰지만, 일본에 대한 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동양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본뜻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도 같았습니다.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랍니다. 역사를 거울삼아 함께 손잡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길입니다.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우리는 국가적 위기와 재난을 맞이할 때마다 ‘3·1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습니다. 단합된 힘으로 전쟁과 가난을 이겨냈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냈습니다.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습니다. 억압을 뚫고 희망으로 부활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지난 100년,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이 되었듯,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 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오늘을 이겨냅시다. 새로운 100년의 여정을 힘차게 걸어갑시다. 감사합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코로나 시련 뚫고, 또다시 봄이 왔네

    코로나 시련 뚫고, 또다시 봄이 왔네

    나라 전체가 멈춰 선 듯하다. 바이러스 탓이다. 사람들은 나들이를 꺼리고, 여행지는 얼어붙었다. 빼앗긴 들에도 왔던 봄인데, 한국인의 가슴엔 봄이 내려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막아서도 봄은 온다. 매화가 팝콘처럼 터지기 시작했고 들꽃들도 시나브로 꽃대를 밀어 올리고 있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를 찾았다. 늙은 매화가 필 때면 늘 뭇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는 절집이다. 절집 뜨락의 수백년 묵은 자장매가 붉은 꽃술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행장 꾸려 내려갔다.●부처님 진신사리 모신 사찰… 370년 ‘자장매’ 인기 통도사는 선원과 강원, 율원을 모두 갖춘 대가람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어 불보 사찰이라고도 한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봄의 통도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이른바 ‘자장매’(慈臧梅)다.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을 딴 매화다. 영각(影閣) 처마 아래 있다. 수령은 370년쯤 됐다고 한다. 2월 하순쯤 꽃이 피기 시작하면 분홍빛 매화를 보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극락보전 옆에도 이름난 홍매 두 그루가 있다. 각각 만첩홍매와 분홍매로 불린다. 한데 ‘꽃보다 절집’이었다. 자장매의 자태도 명불허전이었지만 절집의 웅숭깊은 아름다움은 그보다 몇 배 뛰어났다. 다른 여행지를 둘러볼 생각은 못하고 절집에서 ‘혼자놀기의 진수’를 선보인 건 그 때문이다. ●법당 중심으로 상로전·중로전·하로전으로 나뉘어 통도사는 가람 배치가 독특하다. 법당을 중심으로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이는 통도사가 조성 시기가 다른 3개의 가람이 합해진 복합사찰이라는 뜻이다. 일주문을 넘어서면 곧 하로전이다. 영산전(보물 제1826호)과 극락보전, 범종루 등의 당우가 밀집돼 있다. 극락보전 외벽의 ‘반야용선도’가 여행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용선을 타고 피안의 세계로 가는 중생들의 모습을 담았다. 삼층석탑(보물 제1471호) 맞은편은 영산전이다. 하로전 구역의 중심 건물이다. 영산전은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다보탑을 그린 ‘견보탑품도’ 등 진귀한 벽화들(보물 제1711호)이 즐비하다. 중로전 구역에는 고려 말 건물인 대광명전을 비롯해 용화전, 개산조당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구역에서 가장 독특한 건 봉발탑(보물 471호)이다. 부처님의 발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밥그릇에 뚜껑이 덮인 형상을 하고 있다. 발우는 스님들이 밥을 먹을 때 쓰는 그릇이다. 봉발이란 발우를 모셨다는 뜻이다. 용화전 안에는 중국 소설인 서유기의 내용 일부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절집 벽화로는 매우 이례적인 그림이다. 이제 상로전으로 간다. 가장 중요한 건물은 ‘대웅전 및 금강계단’(국보 제290호)이다. 대웅전은 사면이 한 건물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다. 면마다 출입문이 있고, 현판도 달려 있다. 동쪽은 대웅전(大雄殿), 서쪽은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은 금강계단(金剛戒壇),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다. 이는 모두 대웅전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대웅전 안에는 불상이 없다. 건물 뒤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으므로 불상이 따로 필요 없다는 의미다. 금강계단은 납자가 되려는 이들에게 계(戒)를 수여하는 의식을 벌이는 곳이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에서 계를 받는 건 곧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계를 받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납자들 모두가 이 계단을 통해 득도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 통도사란 이름도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고 한다. 대웅전 지붕 위에도 볼거리가 많다. 가로 지붕과 세로 지붕이 만나는 정점에 철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석탑의 찰주(꼭대기에 있는 원기둥 모양의 중심 기둥)와 불가에서 보배로 여기는 보주(둥근 구슬)를 형상화한 것이다. 사파이어빛 조형물이 아름다우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 모습 못 봤으면 후회가 막심할 뻔했다. 대웅전 주변에서는 찰주의 일부만 보인다. 통도천 건너편의 사자목 오층석탑에 오르면 전체를 살필 수 있다. 찰주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기와 끝자락에 하얀 연꽃봉오리 같은 것들이 늘어서 있다. 이른바 백자연봉이다. 기와 끝의 숫막새에는 와정이라는 못이 박혀 있다. 기와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박아 놓은 것이다. 못을 가리고 조형미를 더하기 위해 와정 위에 연꽃 모양의 백자를 얹는데, 이게 바로 백자연봉이다. 대방광전 앞의 구룡지(九龍池)는 통도사의 창건 설화가 담긴 작은 연못이다. 자장율사가 구룡소에 사는 용들을 승천시키고 못을 메워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응진전 앞 바닥에는 호혈석(虎血石)이라 불리는 붉은 돌이 있다. 호랑이의 기를 누르기 위해 호랑이 피를 발랐다는 반석이다. 물을 부으면 붉은 빛을 띤다. 극락전 앞에도 또 하나의 호혈석이 있다. 아울러 대웅전 계단에 새겨진 용의 비늘, 계단 옆에 마련해둔 아귀밥통 등 재밌는 이야기를 담은 유물들을 찬찬히 찾는 재미가 각별하다.●벽화부터 명필 글씨까지… ‘불화의 보고’로 유명 통도사는 흔히 ‘불화의 보고’라고 불린다. 그만큼 벽화가 많다는 뜻이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볼 수는 있으니 최대한 많이 눈에 담아가는 게 좋겠다. 명필들의 글씨도 많다. 일주문 현판의 ‘영축산통도사’(靈鷲山通度寺), 관음전 맞은편의 ‘원통소’(圓通所) 현판, 대웅전의 네 개 현판 중 ‘대방광전’과 ‘금강계단’ 등이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글씨다. ‘일로향각’(一爐香閣) 현판과 주지실 앞의 ‘탑광실’(塔光室) 등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알려졌다. 추사의 ‘성담상게’(聖覃像偈)라는 서예작품은 성보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춘풍에 세상 시름 씻겨 보내리●1㎞ 솔숲 걷노라면 업장이 벗겨지는 듯 통도사 입구를 넘어서면 곧바로 솔숲이 펼쳐진다. 이른바 ‘무풍한송로’(舞風寒松路)다. 무풍교에서 일주문 사이 솔숲에 조성된 보행로다. 솔숲에 들면 늙은 소나무들이 춤을 추듯 늘어서 있다. 통도사 일대의 빼어난 풍경을 일컫는 이른바 ‘통도8경’ 가운데 1경인 ‘무풍한송’이 바로 여기다. 솔숲의 길이는 1㎞ 정도다. 천리길을 걷듯 느릿느릿 걷는 게 솔숲의 정수를 만끽하는 방법이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솔향이 코를 간질이고, 솔바람이 온몸을 휘감는다. 영혼이 씻기고 업장이 벗겨져 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하마비가 세워진 산자락엔 큰 암벽이 있다. 부채를 펼친 듯하다는 선자바위다. 바위 여기저기에 선인들의 이름이 빼곡하다. 조선의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 일제강점기 박영효, 종두법의 지석영, 애국지사 의암 손병희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데,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껄렁한 여행자 눈엔 그저 우수마발들의 이름만 들어찰 뿐이다. 부도탑에 이르면 무풍한송로는 끝이 난다. 곧장 들어가면 통도사 중심 영역이고, 주변으로 실핏줄처럼 이어진 소로를 따라 가면 부속 암자들이 나온다. 통도사의 부속 암자는 모두 19곳이다. 불심이 깊은 이들은 암자를 모두 둘러보는 ‘19암자 순례’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 일정으로는 어려워 일반 관광객들은 유명한 암자 서너 곳을 둘러보는 게 보통이다. 19암자 가운데 영축산 중턱의 백운암을 제외하면 모두 차로 접근할 수 있다. 서운암은 장독대로 유명하다. 그 숫자가 무려 5000개에 이른다고 한다. 원래 야생차로 유명했던 곳인데 요즘은 장독대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더 많다. 옹기들은 대부분 최소 50년이 넘었고 200~300년 된 것도 섞여 있다. 장독 안에서는 된장이 익어간다. 운이 좋으면 서운암에서 키우는 공작새가 꼬리깃을 활짝 펼친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영축산 능선 품은 16만 도자대장경의 장경각 서운암 위는 장경각이다. 16만 도자대장경을 모신 곳이다. 도자대장경은 도자에 새긴 불경을 일컫는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8만 1528장의 목판 양면에 법문을 새긴 까닭에 견줘 도자대장경은 한 면에 새긴 탓에 전체 도판 수가 그 두 배인 16만 3056장에 이른다. 도자대장경을 완성하기까지 준비기간 5년을 포함해 무려 15년이 소요됐다고 한다. 이웃한 곳에 삼천불전도 있다. 역시 도자로 만든 3000개 불상을 모시고 있다. 장경각 앞 뜨락에 서면 영축산과 멀리 양산 시가지가 한눈에 담긴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은 자장암이다. 첫손 꼽히는 건 마애아미타삼존상(등록문화재 제617호)이다. 전체 높이가 4.54m에 이르는 대형 마애불이다. 1896년(고종 33년) 조성됐다. 다른 곳과 달리 자장암의 마애상은 바위에 얕게 새겨진 편이다. 이 덕에 조각이 아닌 불화(佛畵)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애상 뒤편 바위엔 금와보살이 산다. 거대한 바위 중심부에 작은 구멍이 뚫렸고, 종종 이 구멍 밖으로 황금빛 개구리가 출현한다고 한다. 불심 깊은 이들 눈에만 보인다고 하니 한번 도전해 보시길.●빼어난 경관에 왜구들도 활을 놨던 안양암 암자의 마루에 걸터앉으면 ‘악’ 소리나는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뜨락 위의 키 낮은 담장 너머로 영축산 능선이 얹혀져 있다. 늙은 소나무들은 이리 휘고 저리 굽은 자태로 추임새를 넣고 있다. 단정하고 소박한 풍경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발품 판 노고는 보상받고도 남는다. 원래 통도사 암자 가운데 전망 좋기로 명자깨나 날리던 곳은 안양암이다. 임진왜란 때 왜구들이 활을 쏘려다 눈앞에 펼쳐진 경관이 너무 빼어나 활을 놓고 말았다던가. 통도8경 중 제3경인 안양동대(安養東臺)가 바로 이 절집이 앉은 자리를 일컫는 말이다. 한데 시원한 맛으로는 자장암에 한 수 접어줘야 할 듯하다. 극락암은 극락영지(極樂影池)라는 작은 연못과 그 위에 놓인 어여쁜 홍교로 유명한 암자다. 통도8경 중 제5경이 바로 여기다. 연못엔 영축산 풍경이 그대로 담긴다. 연못 위 홍교는 당대 최고의 선지식으로 꼽히는 경봉 스님이 1962년 조성했다. 극락영지와 나란히 선 늙은 벚꽃이 개화하면 그야말로 선경이 펼쳐질 듯하다. 글 사진 양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대중법회 일시 중단… 공양간도 폐쇄 -금강계단은 상시 개방됐던 예전과 달리 일정 기간에만 공개된다. 매달 음력 1~3일, 보름 등의 특정 시기 오전 11시~오후 2시에 개방한다. 통도사 홈페이지에 자세한 개방일자가 나와 있다. 평시에는 대광방전 쪽 담장 너머로 살펴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대중법회 등은 취소됐지만 다행히 산문은 폐쇄되지 않았다. 다만 내방객 모두 발열 체크를 해야 하는 등 다소간의 불편은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방문 전 확인하는 게 좋겠다. -공양간도 폐쇄됐다. 3월 초까지는 절밥을 먹을 수 없다. 산문 앞에 산채비빔밥 등 맛집들이 즐비하다. 삼정메밀소바, 금호정 등은 메밀국수로 유명한 집이다. 통도사 입구에서 멀지 않다. -통도사는 울산 울주군과 인접해 있다. 양산 시내보다는 석남사, 반구대암각화 등 울주 쪽 명소들을 묶어 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 1500년 전 모습 그대로 출토 가야 거북 도기 등 보물 됐다

    1500년 전 모습 그대로 출토 가야 거북 도기 등 보물 됐다

    부산 복천동 고분에서 온전한 형태로 출토된 1500년 전 가야 도기가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27일 ‘부산 복천동 11호분 출토 도기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 및 단경호’와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불상 4점, 함경도 주요 요충지를 그린 조선시대 지도 ‘관북여지도’를 각각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부산 복천동 11호분은 1980년 부산대 박물관이 발굴한 석실분으로, 5세기 가야 세력의 수장급 인물 무덤으로 추정된다. 가야 고분 중에서 보기 드물게 도굴되지 않은 형태로 발굴됐다. 이곳에서 출토된 가야 도기는 원통형 그릇받침인 기대(器臺)와 짧은목항아리인 단경호가 온전한 형태를 유지한 데다 기대 중앙부에 부착한 거북이 토우(土偶)의 조형성과 세련된 문양 표현 등 가야시대를 대표할 만한 학술적·예술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삼국시대 토우 중 거북이 토우가 붙어 있는 것은 유일하다. 가야 도기의 특징과 삼국시대 토기가 도기로 넘어가는 기술적 성과를 엿볼 수 있다.‘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불상 일괄’은 1971년 8월 석탑 해체 수리 과정에서 발견됐다. 탑신 1층에서는 아미타여래좌상, 관음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으로 이뤄진 조선 초기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 3점이 나왔고, 2층에서 고려시대 금동보살좌상이 나타났다. 조선시대 불상은 구성과 도상이 온전하며 당대의 뚜렷한 양식적 특징을 지녔고, 고려 불상은 발견 장소와 제작 시기가 명확해 고려 전·중기 불교조각사 규명에 크게 기여할 작품으로 보물 지정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북여지도’(關北輿地圖)는 조선시대 관북 지방인 함경도 마을과 군사적 요충지를 13면에 걸쳐 그린 지도집이다. 지리적 내용과 표현 방식 등으로 미뤄 1738~1753년(영조 14~31년) 사이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이 2007~2008년 옛 지도 일괄 공모를 거쳐 고려~조선 시대에 이르는 역대 지도 35점을 보물로 지정한 이후 처음으로 국가지정 문화재로서 가치를 평가받은 고지도다.‘관북여지도’는 특히 현존하는 북방 군현(郡縣) 지도 중 정밀도와 완성도가 뛰어나고 보존 상태도 매우 좋은 상태다. 봉수 간의 거리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점, 봉화의 신호법 등을 자세하게 표시했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지도 발달사를 잘 보여 주고 있으며, 국내외 현존하는 약 8점의 관북여지도 중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꼽힌다. ‘관북여지도’는 함경도 병마절도사를 지낸 조선 후기 무신 이삼(1677∼1735)이 1719년에 지시해 만든 지도집을 계승했다. 조선과 청나라가 1712년 국경을 정하면서 함경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있다. 지도에 회화적인 기법을 적용한 점도 특색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보물’ 된 1500년 전 가야도기는 어떤 모습이었나

    ‘보물’ 된 1500년 전 가야도기는 어떤 모습이었나

    부산 복천동 고분에서 온전한 형태로 출토된 1500년 전 가야 도기가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27일 ‘부산 복천동 11호분 출토 도기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 및 단경호’와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불상 4점, 함경도 주요 요충지를 그린 조선시대 지도 ‘관북여지도’를 각각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부산 복천동 11호분은 1980년 부산대 박물관이 발굴한 석실분으로, 5세기 가야 세력의 수장급 인물 무덤으로 추정된다. 가야 고분 중에서 보기 드물게 도굴되지 않은 형태로 발굴됐다. 이곳에서 출토된 가야 도기는 원통형 그릇받침인 기대(器臺)와 짧은목항아리인 단경호가 온전한 형태를 유지한 데다 기대 중앙부에 부착한 거북이 토우(土偶)의 조형성과 세련된 문양 표현 등 가야시대를 대표할 만한 학술적·예술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삼국시대 토우 중 거북이 토우가 붙어 있는 것은 유일하다. 가야 도기의 특징과 삼국시대 토기가 도기로 넘어가는 기술적 성과를 엿볼 수 있다.‘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불상 일괄’은 1971년 8월 석탑 해체 수리 과정에서 발견됐다. 탑신 1층에서는 아미타여래좌상, 관음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으로 이뤄진 조선 초기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 3점이 나왔고, 2층에서 고려시대 금동보살좌상이 나타났다. 조선시대 불상은 구성과 도상이 온전하며 당대의 뚜렷한 양식적 특징을 지녔고, 고려 불상은 발견 장소와 제작 시기가 명확해 고려 전·중기 불교조각사 규명에 크게 기여할 작품으로 보물 지정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북여지도’(關北輿地圖)는 조선시대 관북 지방인 함경도 마을과 군사적 요충지를 13면에 걸쳐 그린 지도집이다. 지리적 내용과 표현 방식 등으로 미뤄 1738~1753년(영조 14~31년) 사이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이 2007~2008년 옛 지도 일괄 공모를 거쳐 고려~조선 시대에 이르는 역대 지도 35점을 보물로 지정한 이후 처음으로 국가지정 문화재로서 가치를 평가받은 고지도다.‘관북여지도’는 특히 현존하는 북방 군현(郡縣) 지도 중 정밀도와 완성도가 뛰어나고 보존 상태도 매우 좋은 상태다. 봉수 간의 거리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점, 봉화의 신호법 등을 자세하게 표시했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지도 발달사를 잘 보여 주고 있으며, 국내외 현존하는 약 8점의 관북여지도 중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꼽힌다. ‘관북여지도’는 함경도 병마절도사를 지낸 조선 후기 무신 이삼(1677∼1735)이 1719년에 지시해 만든 지도집을 계승했다. 조선과 청나라가 1712년 국경을 정하면서 함경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있다. 지도에 회화적인 기법을 적용한 점도 특색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코로나 격리’에 지친 우리… 격려해 주는 ‘마음의 방역’ 필요해

    ‘코로나 격리’에 지친 우리… 격려해 주는 ‘마음의 방역’ 필요해

    지난달 20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첫 확진환자가 나온 지 한 달 남짓 지났다. 방역당국과 시민들은 처음 겪는 미지의 감염병과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감염병 자체와의 싸움 못지않게 이제는 감염병으로 인한 공동체와 시민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 고민해야 할 때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공포를 함께 극복해 나가는 심리방역이 필요한 이유다.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할 때 사람들은 여러 가지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 입원 치료나 격리 생활, 위험 노출에 대한 우려 등으로 생기는 감염병 스트레스는 정신적으로는 불안과 공포, 불면, 주변에 대한 의심, 과도한 경계, 무기력증 등으로 표출될 수 있다. 신체적으로는 두통이나 소화불량, 어지럼증, 두근거림 등으로 나타난다.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건강에 대한 염려가 커지며 외부활동도 줄어든다. 무기력해지거나 낯선 이들을 경계하기도 한다. 심리방역이란 이처럼 감염병으로 인한 마음의 고통을 예방하고 치유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자와 격리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를 보면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감염병 치료가 끝난 뒤 환자와 그 가족의 정신건강을 보살필 필요가 있다. 민범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마음의 고통도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미리 예방하거나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감염자뿐만 아니라 그들을 돌본 의료진이나 행정지원 요원들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쉽지는 않겠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충분한 신체활동을 이어 가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계·의심… 마음의 고통 더 커져 그렇다면 일반 시민들은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심리적 불안과 공포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우선 코로나19가 미지의 대상이기 때문에 공포와 불안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현실은 현실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몰입하지 않아야 한다. 불안해지면 위험에 대비하려 하고 수시로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검색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볼 수 있지만 온종일 인터넷에 빠져 있거나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불안감만 더 키울 수 있다. 그보다는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기본적인 위생 준칙을 지키는 게 자신을 보호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져 두통, 가슴 통증, 피로감, 어지러움, 소화불량,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럴 땐 평소의 생활패턴을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밤에 충분히 잠을 잔다. 가벼운 운동이나 심호흡, 스트레칭, 명상도 긴장 이완에 도움이 된다. 특히 방역당국이 제공하는 정확한 정보를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안감을 덜고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술이나 약물에 의존하거나 부정확한 소문에 휘둘리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는 행동은 본인은 물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불안과 짜증, 분노 등 다양한 감정반응을 보일 수 있다”면서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신뢰할 수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어른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아이들은 감염병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아무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고, 인터넷을 통해 온갖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거짓 소문에 노출될 수 있다. 때문에 부모나 어른들은 침착하고 안정된 태도와 어투로 감염병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바르게 이해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부정확한 소문을 전하거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게끔 하는 행동은 금물이다. 재난정신건강정보센터에 따르면 감염병 유행 시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불안, 공포, 건강염려증, 우울감, 불면증을 겪기도 하고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기도 한다. 야뇨증이나 손가락 빨기, 공격성, 짜증, 과잉행동 사례도 있다. 이럴 때 어른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트레스 반응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한편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궁금증을 성실하게 풀어 주려는 태도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 어른들이 먼저 일상적인 삶의 패턴을 유지하고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자녀에게 정서적 안정을 심어 주는 버팀목이 된다. ●가해·피해 낙인보다 함께 대처하는 자세 필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격리 조치된 사람들은 당장 자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격리는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이며 격리대상자에게는 격리를 준수해야 할 법적 윤리적 책임이 있다. 하지만 그 대상자와 가족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타인한테서 받는 거부감과 비난, 그로 인한 고립감이 심리적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격리된 상황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화상통화로 가족과 지인들에게 연락하고 걱정과 불안을 솔직하게 나누며 고립감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정확한 정보를 서로 확인하며 불안감을 다독일 수도 있다. 민 교수는 “격리 조치된 분들에 대해 주변사람들과 우리 사회가 고마워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격리 해제 이후 그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이 무엇일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격리된 아동이거나 혹은 주변에 확진 판정을 받은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 자녀의 경우에는 부모나 교사, 주변 어른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격리 중인 아동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격리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격리 조치의 취지를 정확하면서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고립감을 느끼지 않게 도와줘야 한다. 격리가 끝난 자녀 또는 친구들이 심한 불안이나 짜증, 지나친 행동을 보일 때는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한다. 백종우 재난정신건강위원회 위원장은 “불안이 있어야 적극적인 대처와 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선 신종 감염병에 대한 불안 그 자체는 순기능이 있다”면서 “반면 지나친 불안과 공포로 적대감을 조장하는 것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오히려 공동체를 파괴하고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같은 편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확진환자나 격리대상자를 차별하거나 낙인을 찍지 않는 게 중요하다. 격리 해제 이후 직장이나 학교에서 따뜻하게 맞아주고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 감염병 공포에다 사회적 낙인까지 동반되면 환자와 가족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불면증이나 적응장애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족과 사회가 우리 모두의 일이니 같이 받아주고 응원하고 돕는다면 함께 불안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어느 누구도 일방적인 가해자나 피해자가 아니다. 모두 함께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미 재혼하고 자녀까지 낳은 그들에게 이혼은 교리에 어긋나니 헤어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 -보수파가 반발하지는 않았나. “가톨릭 교회 안에 여전히 율법주의 전통이 존재하기에 교황이 개혁적 행보를 하면 보수파는 책을 내서 공개적으로 교황을 비난하는 등의 일이 허다하다. 보수파는 이혼 문제와 관련 ‘자비가 계명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동성애에 반대하고 깨끗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혼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지금처럼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로 그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죄라는 입장이다. 교황은 즉위하자마자 ‘가엾어서 택하노니’라는 표어를 택했다. 하느님은 사람을 불쌍해서 부르지 선량해서 부르는 게 아니다. 가엾은 사람에게 가서 교회로 오게 하자는 것이다.” -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다만 바티칸은 민족자결주의, 즉 한 국가가 왕정이든 민주정이든,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중시한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80년 가까이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일생을 들어보았다. -가톨릭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할아버지 적부터 개신교를 믿었다. 다만 집안이 가난해 학비는 물론 숙식까지 해결되는 가톨릭 미션스쿨 광주 살레시오중학교에 들어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 돼 가톨릭 입교를 준비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종교적 유산도 있고, 가톨릭계 학교의 은덕도 있어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자가 됐다.”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제를 준비하다가 포기했는데. “살레시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살레시오 수도회 수사신부들이 가난하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나도 그들처럼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대 신학과에 입학하고 10년간 사제가 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1972년 어느 날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천도교, 원불교, 유교 청년 대표들이 모이는 ‘종교제’에 나갔는데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첫눈에 반했다. 두 갈래 길에서 고민했지만 사제를 포기하고 결혼을 택했다. 지금까지도 후회는 없다. 이 길을 걸어온 게 아주 행복하다. 잘 걸어왔다.” -동양인 최초로 교황립 살레시안대학교 라틴어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자의 길을 택한 이유는.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로마문화와 합류해 4세기쯤 중세와 근현대의 유럽 문화를 형성한다. 그 지점에 교부라고 불리는 학자들, 대표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있었다. 이들이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로마문화를 어떻게 통합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는지 연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들의 저작을 번역하고자 라틴어를 배우고자 했다. 처음에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자 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외대에서 중세철학과 라틴어를 공부해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강의할 사람을 찾았고, 나를 뽑았다. 이후 서강대에서 중세철학을 가르치시던 정의채 교수가 은퇴하자 나를 초빙했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했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당시 우리 마을 삼서 소룡리도 여수·순천 인근이라 초토화됐다. 그러니 나는 지독한 반공주의자가 됐어야 했다. 그런데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씨를 자택에 숨겨주고 망명을 도왔다고 들었다. “당시 서울에 있었는데 아무도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랐다. 나를 비롯해 교회 내 동료들은 교회 조직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듣고 있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교회에 나오는 신자들이 모두 읽는 주보에 광주 소식을 실었다. 그러던 중 동료들이 윤한봉 씨를 숨겨달라고 부탁해 집에 잠시 숨겨줬다가 여의치 않아 안전한 장소를 구해 옮겨줬다. 윤 씨는 군부 세력에 의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원흉’으로 몰렸으니 잡혔으면 재판도 없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팔이 안으로만 굽는 사사로운 사랑은 지상의 나라에 속해 구원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만,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인간은 사회적 사랑으로 구원받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가톨릭 내에서도 보수·진보 간 갈등이 존재하나. “일부 교회에선 신부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 보수적인 신자들이 일어나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소리친다고 한다 신부가 ‘이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복음 문제다’라고 하면 그들은 ‘누가 당신에게 월급 주냐. 우리가 헌금해서 주지 않느냐’는 반박까지 나온다고 한다. 신부들도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갈리곤 한다. 어떤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고 강변하고, 어떤 분은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에 가서 산다. 주교들도 마찬가지다.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이 벌어졌을 때 주교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니 둘로 갈리더라. 마치 선거에서 영호남이 갈리듯이. 그런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한국 주교단이 바티칸에 갔는데, 교황이 주교들에게 ‘세월호는 어떻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주교들이 모두 충격을 받았는지 이후, 적어도 가톨릭 모든 교회에서는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가 있었다.” -최근 보수 개신교 일부가 보수 정치 세력과 결합하면서 점차 극단적, 배타적으로 흘러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적 종교 단체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봐야하나. “결국 사회정의를 세우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성경 마태복음 25장에는 인류 전체가 운명을 판가름 받는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다. 인간을 멸망과 구원 두 패로 나누는데, 내 옆에서 누군가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을 때 입을 것을 주고 감옥에 갔을 때 찾아가는 자들을 구원한다고 설명한다. 예수를 믿어서 천국에 가는 게 아니다.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대사님께서는 지금도 아우구스티누스 라틴어 원전을 번역하시고 출간해오고 계신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2007년 대사직에서 물러나고 조용히 산을 보며 번역 작업을 하고자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 서울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일이 있을 때만 오고 나머지는 함양에 머문다. 지리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혜택을 받으니 건강한 것 같다.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책을 읽고 천착하면 정신 건강은 유지되는 것 같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읽으면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착오로 저질러지는 게 아니라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가 함께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실수를 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역사관에는 인간의 사회적 사랑이 자리한다. 정의구현이 곧 복음선포라는 가르침이 자리한다. 신앙을 가진 지성인으로서 올바른 정신을 갖고 똑바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지성인으로서의 건강이라고 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여기는 중국] 코로나19와 싸우다 임신 6개월 아내 남기고 숨진 ‘영웅’ 의사

    [여기는 중국] 코로나19와 싸우다 임신 6개월 아내 남기고 숨진 ‘영웅’ 의사

    중국 우한(武汉) 장샤취(江夏区) 격리 병동에서 의료 활동 중이던 30대 의사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올해 31세의 펑인화 씨. 지난 20일 우한시 장샤취 인민병원(人民医院) 측은 코로나19 격리 병동에 파견됐던 호흡기과 펑인화(彭银华) 씨가 코로나 감염 증상을 호소한 지 27일 만에 순직했다고 밝혔다. 펑 씨의 순직이 알려진 직후 그의 아내 자오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남기 보다는 많은 사람을 돕다가 순직한 남편은 이제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그의 유일한 혈육을 임신한 지 6개 월 째로, 그가 없더라도 출산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남편의 순직 소식을 접한 아내 자오 씨는 “배 속 아이의 아버지이자, 나의 남편은 ‘영웅’”이라면서 “비록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아이에게) 아버지의 순직은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희생이었다고 말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펑 씨와 자오 씨는 지난 2018년 이미 혼인 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두 사람의 정식 결혼식은 지난달 30일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우한 시 일대에 퍼졌던 코로나19 사태로 의료 봉사에 지원한 남편 펑 씨 탓에 두 사람의 결혼식은 무기한 연장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 시기 자오 씨는 남편 펑 씨와의 사이에서 5개월 차의 자녀를 임신한 상태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 부부의 인연은 지난 2015년 펑 씨가 후베이과기대학교 임상의학과를 졸업하던 당시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당시 펑 씨는 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는 등 대학 시절부터 무수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오 씨와의 첫 만남에서 “어릴 적 건설 현장에서 큰 부상을 당한 아버지는 이후 줄곧 경제 활동을 하지 못했다”면서 “아버지를 대신해 대학 때는 학자금 대출과 정부 지원금 등을 활용해 공부를 했고, 졸업 이후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야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남편 펑 씨는 우한 시 소재의 장샤취 인민병원에 취업, 의사로의 첫 발을 딛였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같은 병원의 호흡기과 중증의학 입원 병동에 배치됐다. 펑 씨와 함께 의료 활동을 했던 호흡기과 입원 병동 주임 의사는 “같은 병동 내에서도 유독 어려운 일을 맡아했던 활력 넘치는 의사였다”면서 “때때로 환자가 급증하는 등 의료진들이 식사를 할 수 없을 만큼 바쁜 때에는 동료들을 위해 그가 직접 구내 식당에서 도시락을 챙겨다 주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동료 의료진의 진술에 따르면, 펑 씨가 처음으로 고열과 호흡 불안을 호소한 것은 지난달 25일 무렵이다. 같은 병동 호흡기과에 재직 중인 진 모 박사는 “우리 병동에는 총 130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을 보살피고 치료해야 하는 의료진은 34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펑 씨가 고열을 호소하기 시작했던 당시 일선 현장의 의료진의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저항력은 매우 낮은 상태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5일 펑 씨가 잦은 기침을 하며 호흡 불안을 호소했는데, 그의 증상이 마치 코로나 환자 증상과 같았다”면서 “하지만 첫 간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내려졌고, 그는 이후에도 줄곧 해당 격리 병동에서 의료 활동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어서 진행된 펑 씨의 CT 촬영 검사 결과, 그는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 모 박사는 “펑 씨는 지난달 30일 병세가 갑자기 악화돼 인근 진인탄 격리 병동으로 이송됐다”면서 “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 그는 의료진의 치료 활동에 적극 협력했고 매일 아침 아내인 자오 씨와 SNS를 통해 통화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펑 씨의 치료를 담당했던 동료 의사 구이모 박사는 “그는 병마에 쓰러져 있던 순간에도 매우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회진 중에 만난 펑 씨는 의료진들에게 하루 빨리 회복해서 업무에 복귀하고 싶다. 동료들과 함께 하고 싶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펑 씨는 약 27일 간의 투병 끝에 순직했다. 그의 책상 서랍 속에는 아내 자오 씨와의 결혼 청첩장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현재 펑 씨의 아내 자오 씨는 후베이성에 소재한 고향에서 펑 씨의 유가족들과 함께 거주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펑 씨의 유가족들은 그의 시신을 코로나19 감염자 치료 연구소에 기증키로 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편, 펑 씨의 순직에 대해 우한시 장샤취 인민병원과 시위생건강국은 그에게 ‘열사’ 호칭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열사’로 등록된 펑 씨의 유가족들은 향후 정부 당국이 제공하는 배상금과 위로금 등을 지불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그가 재직했던 장샤취 인민병원 측은 그의 유가족에게 지난 22일 약 80만 위안(약 1억 3600만 원) 상당의 위로금을 지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샤취 인민병원 관계자는 “펑인화 의사의 죽음은 그가 많은 환자들을 살리기 위한 의로운 의료 행위 중에 비롯된 순직”이라면서 “자신을 희생하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행위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 [월드피플+] 반려견을 버린 12세 소년의 ‘반전 사연’ 감동

    [월드피플+] 반려견을 버린 12세 소년의 ‘반전 사연’ 감동

    “제가 이 아이를 보호소에 두고 가는 이유는요…” 사랑하는 반려견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반려견을 버려야 했던 12세 소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미국 폭스뉴스 등 해외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남서부 미초아칸주에 있는 한 동물 보호소는 지난 13일 쉼터 앞에서 개 한 마리와 편지 한 통이 든 작은 상자를 발견했다. 보호소 관계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편지를 가득 채운 내용을 본 뒤 안타까움과 감동을 동시에 느꼈다. 편지를 쓴 사람은 올해 12살 소년 안드레스. 이 소년과 어머니가 직접 반려견을 보호소에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사연에는 학대를 일삼는 소년의 아버지가 있었다. 안드레스의 편지에 따르면, 소년의 아버지는 수시로 반려견을 업자에게 팔아치울 궁리를 했고, 그것도 모자라 지속적으로 반려견을 폭행해왔다. 안드레스는 편지에 “아버지가 제 개를 수시로 때리고 발로 찼어요. 어느 날은 아버지가 우리 개를 너무 세게 때려서, 개의 꼬리가 다치기도 했어요”라고 적었다. 보다 못한 소년과 소년의 어머니는 반려견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결국 입양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안드레스는 “보호소가 우리 개를 잘 보살피고 돌봐줄 수 있길 희망해요. 우리 개 역시 날 잊지 않을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보호소 측은 해당 편지와 함께 반려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게시물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았고, 특히 반려견을 위해 아픈 결심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소년의 착한 마음에 찬사가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편지를 쓴 소년을 찾아 안아주고 싶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달라지길 기도하겠다”고 적었다. 한편 보호소 측에 따르면 소년의 반려견은 ‘르네’(Rene)라는 새 이름으로 제 2의 ‘견생’을 시작했으며,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르네의 입양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매주 아빠 무덤 찾아 담소 나누는 자폐 청년의 사연

    [여기는 동남아] 매주 아빠 무덤 찾아 담소 나누는 자폐 청년의 사연

    매주 아빠의 무덤을 찾아 담소를 나누는 자폐 청년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온라인 뉴스매체 월드오브버즈는 최근 말레이시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된 아방 군의 사연을 전했다. 아방 군은 자폐아로 태어나 아빠의 지극한 보살핌을 받고 자랐다. 아빠는 그에게 삼시 세끼 식사를 챙겨서 먹이고, 친구가 되어 함께 놀아주고, 낡은 오토바이에 그를 태워 드라이브를 즐기곤 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갑작스레 아빠는 세상을 떠났다. 지극 정성으로 아들을 돌보던 아빠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는 외로움 속에서 아빠의 부재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이후 그는 어김없이 매주 금요일이면 아빠의 무덤을 찾는다. 마치 아빠의 손을 어루만지듯 묘비를 쓰다듬고, 아빠가 살아있기라도 한 듯 대화를 나눈다. 또한 아빠의 무덤 옆에 한참을 누워있곤 하는데, 생전에 아빠가 그의 곁에 함께 몸을 누인 것과 같은 모습 그대로다. 마치 살아있는 아빠의 눈앞에서 행동하듯 원 없이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을 누리는 모습이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세상 그 무엇도 아빠의 사랑을 대신할 수 없겠지만, 아방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면서 응원의 목소리를 건넸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