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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흔만 바라보지 않고 상처안으로 파고들다

    상흔만 바라보지 않고 상처안으로 파고들다

    친오빠 잃었던 작가의 성장 소설부모의 극단적 종교 신념에 구속돼아이가 길 잃고 치유받지 못한다면…아버지 독선… 극우화된 유럽 꼬집어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은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어린 시절 이런 트라우마가 생기면 슬픔의 깊이만큼이나 위로하기는 더욱 힘들다. 더군다나 부모가 극단적 종교적 신념에 구속돼 아이를 제대로 위로하지 못하는 세상에 놓인다면 아이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 네덜란드 작가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30)의 장편소설 ‘그날 저녁의 불편함’은 이 같은 아이의 시선을 바탕으로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는 가정과 종교, 사회를 비판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국제 부문 역대 최연소 수상자에 선정돼 세계 문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소설은 어느 겨울날 네덜란드 농촌에서 시작된다. 갓 사춘기에 접어든 열 살 소녀 ‘야스’는 빙판 스케이트 대회에 나갔다가 호수에 빠져 돌아오지 못한 큰오빠 ‘맛히스’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그날 입었던 빨간 코트를 한여름이 돼도 벗지 못한다. 부모는 벅찬 상실감에 아이들을 보듬을 수 없다. 얼마 후 마을에 구제역이 돌고 100여 마리가 넘는 소들이 살처분되면서 야스와 또 다른 오빠 ‘오버’ 등은 선명한 슬픔과 맹렬히 솟는 폭력성, 성적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게 된다. 야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온통 폐허나 다름없다. 형제의 죽음을 이해하기에 아이들은 너무 어리다. 성경 말씀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금욕적 생활을 이어 온 부모는 장남의 죽음을 일종의 형벌이나 저주로 여긴다. 애지중지 키운 소들이 죄다 살처분되는 현장에서도 부모는 아이들의 눈을 가려 주지 않고, 어른들의 보살핌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작은 동물을 해치고 친구와 형제자매를 성적으로 괴롭히며 자신의 신체에 위해를 가한다. ‘그날 저녁의 불편함’이란 제목에서 보듯 우울한 소설을 읽는 독자의 마음도 편치 않다.실제 세 살 때 친오빠를 잃은 작가는 성장소설 형식을 빌린 이 책으로 야스가 죽음과 고통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한발 물러나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니라, 이야기의 일부가 돼 생생히 경험하는 소설”이라는 부커상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적확하다. 상흔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상처 안으로 파고드는 느낌이다. “자기 자신을 찾음으로써 하나님을 잃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기 자신을 잃음으로써 하나님까지 잃는 사람들도 있다”(84쪽)는 야스의 독백은 무조건적 믿음만을 강요한 이 시대 교회가 길 잃은 영혼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반영했다. 반면 야스의 자기 파괴 행위는 결국 이미 소통할 수 없게 된 큰오빠의 고통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고자 했던 나름의 소통 방식으로 풀이된다. 독실한 네덜란드 개혁교회 신자인 부모 밑에서 자란 작가는 이를 통해 주변의 시선만 의식하고 아이들에게 귀 기울이지 않는 부모의 독선이 가져올 악영향을 경고하고자 했다. 한편으로는 이교도를 배척하는 야스의 아버지를 통해 극우화되는 유럽의 현실도 꼬집었다. 어린 시절로 시선을 돌려 내면에 묻힌 어두운 기억까지 끌어올리는 작가의 화법이 돋보인다. 슬픔과 광기, 죽음, 절망으로 가득한 유년의 서사는 읽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죽음과 삶의 문제를 소녀의 시각으로 조명한 슬픈 이야기는 아동 학대와 방치가 신문 지면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교훈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일본인이 취직시켜준다고…” 中 위안부 피해자 위아이쩐 할머니 별세

    “일본인이 취직시켜준다고…” 中 위안부 피해자 위아이쩐 할머니 별세

    중국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위아이쩐 할머니가 24일 별세했다. 중국 난징대학살 희생동포기율위원회는 위 할머니가 향년 9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25일 밝혔다. 위 할머니가 사망하면서 중국 정부에 공식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성폭력 피해자는 20여 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세한 위 할머니는 후난성 핑장 출신으로 1924년 3월 출생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이었던 1944년 무렵 “좋은 곳에 취직시켜 주겠다”라며 동행을 강요하는 일본인 2명을 따라나섰다가 일본군 위안소에서 일본군 성노예를 강요받았다. 하지만 위 할머니는 그로부터 약 10일 후 위안소를 도주해 생존한 인물이다. 할머니는 평생 자신의 위안부 성폭력 피해 사실을 비밀에 부쳐 왔다. 하지만 당시 성폭력 후유증이 심각해 혼인 이후에도 출산을 할 수 없게 된 할머니는 이웃 가정으로부터 아이를 한 명 입양해 양자를 삼았다. 단 10일간의 일본군 위안부 생활이었지만 허리를 심하게 다쳐 출산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당시 악몽같았던 피해 사실은 양자로 삼았던 아들과 며느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위 할머니의 며느리가 세 번째 출산을 한 직후 더 이상 아이를 출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할머니가 자신의 과거 경험을 털어놓으며 출산과 아이 양육에 대한 중요성을 털어놨기 때문이다. 당시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인구 제한을 위해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출산 제한 정책을 실시하던 시기였다. 위 할머니의 며느리도 정부 방침에 따라 셋째 아이 출산 후 추가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것을 할머니가 안타깝게 여기며 자신의 과거 경험을 회고했던 것이다. 할머니는 당시 며느리에게 일본 군인들에게 유린당했던 과거 피해 사실을 고백, 일본인들이 위안부 여성들에게 가한 폭력을 상세하게 증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위 할머니는 과거 위안부로 고통받았던 여성들을 위해 대신 증언하는 등 위안부 여성 피해 사실 증언을 위한 사회 활동을 이어왔다. 평소 위 할머니의 외부 활동을 도왔던 난징대학살 희생동포기율위원회는 “올 초부터 특히 몸이 쇠약해진 할머니가 가족들의 세심한 보살핌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듯 싶었으나 지난 24일 새벽 5시경 강을 회복 중이었다가 주무시듯 조용히 숨을 거뒀다”면서 “할머니의 증언과 사회활동으로 역사가 바로 잡히고 정의가 회복될 수 있었다. 천국에서 평안하시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 조희연 ‘만4~5세 의무교육’ 제안, 재원 마련 질문에는 “국가가...”

    조희연 ‘만4~5세 의무교육’ 제안, 재원 마련 질문에는 “국가가...”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만 4∼5세 유아의 유치원 의무교육 시행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하기로 했다. 대신 만 0세~만 3세는 어린이집에 맡겨 보육과 교육을 이원화하자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서울 초등학교 1학년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연차적으로 추진한다. 조 교육감은 25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우선 일제 강점기 시대에 만든 용어인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명칭을 변경하는 ‘유아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유아학교-초등학교를 잇는 정책을 제안했다. 만 0~3세까지는 어린이집에서 보육하고, 만 4~5세는 유아학교 의무교육을 하자는 내용이다. 조 교육감은 “만 3~5세 공통과정인 누리과정을 시행했지만,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유치원과 어린이집 내에서 발생하는 교육 편차도 크다”며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만 3세는 누리과정을 적용해 교육을 전제로 한 보살핌을 하고, 의무교육이라 해도 부모가 원하지 않을 때에는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세부 내용도 함께 나왔다. 조 교육감은 이와 관련 ‘우리동네 공립유치원’ 설립, 사립유치원의 법인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동네 공립유치원’은 유아가 집에서 가깝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초등학교처럼 학구로 배정받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도록 한 유치원을 가리킨다. 현재 52개원이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20개원이 신설된다. 사립유치원 법인화는 경영이 어려운 사립유치원 등을 시교육청이 사들이거나 지원해 운영하는 형태를 가리킨다. 다만 사립유치원에 대한 국가 지원에 관해서는 “유치원이 유아학교가 되면 사립유치원의 법인 전환이 불가피하다. 법인이 되면서 생기는 법적 책무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장 큰 문제인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서울교육청은 만 4∼5세 유아 무상교육을 위한 예산으로 모두 6조 2306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현재 유아학비 예산 2조 7506억원을 제외하면 추가로 3조 480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조 교육감은 “만약 유아의무교육이 실현된다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체계에서 교육청 재정을 통해 담보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국가 재정 조달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는 교육, 사회 정책을 정하는 시대정신을 둘러싼 각축의 과정이기도 하다. 여야 후보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정의당 등도 비슷한 공약을 내놨다. 그러나 결국 예산의 벽에 부딪혀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하지는 못했다. 이런 제안이 내년 3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7년간 초·중등 교육을 위한 노력은 나름 치열하게 했고 교육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제 역할이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했다”며 연임 의지를 에둘러 피력했다. 학령인구의 급감과 관련, 관내 공립 초등학교 1학년의 학급당 학생 수를 연차적으로 20명 이하로 배치하는 방안도 이날 함께 발표했다. 현재 서울 관내 공립 초등학교는 모두 563개교로, 1학년 학급당 20명 이하로 편성한 학교는 전체의 39.1%인 220개교다. 시교육청은 우선 내년에 예산 125억원을 들여 초등 1학년 교실을 80∼100학급 추가로 확보해 20명 이하 편성 학급을 둔 학교를 전체의 56.6%(320개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어 교실 증축, 학급 증설 등을 통해 2023년 70.1%, 2024년에는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대상 학급은 신청 학급 수요와 학교 공간 여건, 교원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내년 1월 중 확정된다. 고효선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공간 부족 등으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어려운 1학년 과밀학급에서는 기간제 교원을 일시적으로 협력 교사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독일 총선 두 달 만에 ‘신호등 연정’ 타결, 탄소 발전 중단 8년 앞당기기로

    독일 총선 두 달 만에 ‘신호등 연정’ 타결, 탄소 발전 중단 8년 앞당기기로

     독일 총선에서 근소한 승리를 거둔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이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을 끌어들이는 연립정부 구성 협상을 타결지었다.지난 9월 26일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가 실시된 뒤 두 달 가까이 만의 일인데 16년 동안 독일을 이끈 앙겔라 메르켈 시대를 마치고 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것을 새 연정의 목표로 내세웠다.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 총리 후보는 24일(현지시간) 세 정당 구성원들이 앞으로 열흘 안에 해당 합의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에서 사민당은 메르켈 총리대행이 소속된 중도 우파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을 근소한 차이로 꺾었다.  이에 따라 사민당은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 기후변화 대응을 기치로 내건 녹색당과 이른바 ‘신호등’(사민당-빨강, 자민당-노랑, 녹색당-초록)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세 정당들은 연정 협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초 의회가 숄츠를 새 총리로 선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권력 분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적 정책 목표를 연정 참여 정당끼리 합의했다.  좁은 시야와 가치관으로 진영 논리만 종지묵을 들이대는 우리 정당들의 대선 경쟁 구도와 달리 총선 이후 다양해진 정치적 지형을 아우르며 메르켈 이후 독일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해 포괄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들은 이날 공개된 연정 협약안에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대응을 상당 부분 할애했다. 2038년까지 석탄 화력 발전을 중단하겠다는 독일 정부의 기존 계획을 2030년으로, 8년 앞당긴다는 데 합의했다. 철도 화물 운송량을 25%로 늘리고 전기자동차를 1500만대 이상 보급하는 방안도 합의안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비롯한 보건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위기대응 팀을 새 정부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받은 상점에서 통제된 범위로 대마초를 판매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제안도 협약안에 담겼다.  보건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위기대응 팀을 새 정부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취약계층 요양 시설 등에 대한 백신 의무화와 대상 확대 가능성에 합의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받은 상점에서 통제된 범위로 대마초를 판매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제안도 협약안에 담겼다. 이 밖에도 ▲이민자 5년 후 시민권 신청 및 이중국적 허용 ▲최저임금 12유로(약 1만 6000원)로 인상 ▲신규 주택 연 40만호 공급과 그 중 4분의 1은 사회주택으로 ▲선거권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방안 등도 포함됐다.  또 팬데믹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신규 국채 발행을 막는 규칙을 준수하지 못하지만 2023년에는 이를 지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아울러 의사들이 낙태 시술을 한다는 사실을 광고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도 철폐해 처벌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없애기로 했다.  내각 구성과 관련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이 재무부를 맡게 돼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민당 대표가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의 재무를 책임지게 된다. 녹색당은 경제, 기후 보호, 에너지, 외무를 맡을 예정이다. 녹색당의 공동 대표인 로베르트 하벡과 안나레나 배어복이 각각 환경부처와 외무부를 이끌게 된다. 배어복 공동대표는 독일의 첫 여성 외무장관에 오를 전망이다.  메르켈 총리의 공식 임기는 지난달에 종료됐으나 그와 그의 내각은 새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대행 체제를 유지한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이날 “취약 계층을 보살피는 시설에서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 연립정부에 들어가는 녹색당의 카트린 괴링에카르트 원내대표도 거듭되는 봉쇄와 사회적 접촉에 대한 제한조치는 백신 접종을 하도록 하는 것보다 더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자민당은 지금까지는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고 있다.  독일 보건부도 내년 1월 1일부터 요양원이나 클리닉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제안을 마련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AFP 통신은 정부 대변인을 인용해 곧 군인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대행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차기 연정 지도자들을 만나 2주의 봉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현지 일간 빌트는 전했다.  이 나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독일의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 6884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신규 사망자도 335명 발생했다.  
  • [따뜻한 세상] 쓰러진 노인 발견한 마트 직원들의 놀라운 반응

    [따뜻한 세상] 쓰러진 노인 발견한 마트 직원들의 놀라운 반응

    마트에서 70대 노인이 갑자기 쓰러지자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지난 19일 오전 7시 56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의 한 마트. 계산을 마치고 출입구를 나서던 70대 노인이 비틀거리더니 갑자기 쓰러졌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진 노인은 몸이 굳어지고,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이를 목격한 이승원(51)씨를 비롯한 직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즉시 쓰러진 노인을 향해 뛰었다. 현장에 도착한 이씨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고, 다른 직원은 기도 확보를 위해 목을 받쳤다. 또 다른 직원은 어르신 손을 주물렀고, 물건을 사러 온 시민도 노인의 신발을 벗긴 뒤 발 마사지를 하며 힘을 보탰다. 그사이 계산대에 있던 직원은 119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다. 이들이 함께 진행한 응급처치는 3분 동안 이어졌고, 어르신은 기적처럼 의식을 회복했다. 어르신 의식이 돌아오자, 직원들은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서 그를 일으켜 의자에 앉도록 한 뒤, 따뜻한 물 한잔을 건네 안정을 취하게 했다. 119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직원들 모두 어르신 옆을 지키며 보살폈다. 그런 직원들에게 어르신은 연신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이승원씨는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얼굴이 창백하고 몸은 굳어져 가는 상황이어서 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며 “동료에게 목을 받쳐 기도 확보를 요청했고, 또 다른 직원에게는 손을 주무르게 했다. 여직원을 향해서는 119에 연락해 달라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씨는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끝까지 심폐소생술을 했다”며 “손님과 직원들이 협력해서 어르신의 생명을 구했다는 생각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평소 TV나 책을 통해 심폐소생술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그 덕분에 위급한 상황이 닥치자 본능적으로 대처할 수 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이씨는 “심폐소생술은 일상생활에서 습득했다”며 “‘쿵’하는 소리를 듣고 동물적인 반응으로 뛰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매장 내 폐쇄회로(CC)TV를 본 이씨는 가슴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르신의 신발을 벗기고 발을 주무르신 손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닌데, 본능적으로 어르신을 살리기 위해 뛰어가는 직원들 모습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면서도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안서북소방서 관계자는 “현장에 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환자 의식과 호흡이 있었다. 가벼운 찰과상이 있어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며 “바로 응급조치를 해줬기에 환자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 하루하루 버티는 ‘행복한 힘’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 하루하루 버티는 ‘행복한 힘’

    끈기는 재능이다. 무엇이든 단념하지 않고 버텨 내는 기운을 아무나 갖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끈기를 가지라는 충고를 아무리 들어도 없던 끈기가 갑자기 발휘되지는 않는다. 간혹 후천적으로 끈기가 습득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지켜 내야만 하는 소중한 무언가가 생겼을 때다. 이를테면 자식을 낳은 부모가 그렇다. 자녀가 어른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잘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이 놀라운 끈기가 나타나도록 만든다. 일의 보람만으로 직장인들이 반복되는 격무를 견디는 것은 아니다. 짊어진 책임감의 무게가 무거울수록 끈기에 기대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 다큐멘터리 영화 ‘행복의 속도’를 보면서 떠올린 생각들이다. 전작 ‘춘희막이’(2015)와 ‘오 마이 파파’(2016)에서 불가항력적인 운명에 어떻게 인간은 대처해 살아가는가를 질문해 온 감독 박혁지의 신작이다. 이번에 그는 오제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초점화해 같은 물음을 던진다. 오제는 일본 중부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다. 람사르협약에 따라 보존 습지로 지정된 곳이라 절경을 자랑한다. 오제는 환경 보호가 최우선이라 여러 산장에서 사용하는 물품들을 차량으로 실어 나를 수 없다. 운반은 봇카(荷)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맡는다. 이들은 평균 80㎏에 달하는 짐을 양어깨에 메고 편도 약 10㎞ 외길을 주 6일 걷는다. 바꿔 말하면 쌀 한 가마니를 지게로 지고 광화문에서 강남까지 거의 매일 도보로 이동하는 일이다. 나는 하루도 못 할 것 같은데 이가라시는 24년째 봇카로 활동 중이다. 이시타카도 청년봇카 대표로서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한다. 다들 피할 법한 극한 직업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어린 자식을 둔 아버지라는 사실과 맞닿는다. 가정에 대한 책임감은 때로 초월적인 끈기를 이끌어 낸다. 한데 신기하다. 이가라시와 이시타카는 피로에 찌든 불행한 얼굴을 하고 짐을 나르지 않는다. ‘행복의 속도’라는 제목처럼 두 사람은 행복한 얼굴을 하고 각자의 속도에 맞춰 짐을 나른다.“처음에는 체력으로 짐을 버텼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무사히 산장까지 물건을 전달한다’란 마음이 짐을 떠받치게 됐어요.” 이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그렇지만 또 다른 비결이 있는 듯하다. “사람은 오제한테서 뭘 빼앗지 않고, 오제도 사람에게서 뭘 빼앗지 않아.” 이가라시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진짜 비결인 것 같다. 누군가를 이겨야 한다는 경쟁 의식이 봇카에게는 없어서다. 이들은 그저 본인의 리듬에 따라 오제를 왕복할 뿐이다. 또한 일터에서 그들은 찡그린 표정을 짓는 사람들을 마주하는 대신 물파초와 큰원추리 등의 식물과 할미새 등의 동물을 본다. 이런 마음가짐과 상황이 짐을, 아니 인생을 떠받치는 끈기로 작용한다. 끈기에 늘 고통만 따라붙는 것은 아니다. 아스라한 희망이 있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야외활동 중에 원생 다친 어린이집 원장·교사 벌금 300만원

    야외활동 중에 원생 다친 어린이집 원장·교사 벌금 300만원

    창원지법 형사5단독 곽희두 판사는 야외수업중에 보호 의무 소홀로 원생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5)씨 등 어린이집 교사·원장 3명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A씨 등은 지난해 10월 20일 경남 김해 한 어린이집 근처 놀이공원에서 야외활동 수업을 진행했다. 야외수업 중에 원생 한 명이 놀이기구 철제기둥에 올라갔다가 미끄러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팔이 골절되는 등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곽 판사는 A씨 등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이들을 항상 주시하면서 다치지 않게 보살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곽 판사는 “피고인들은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어린이집 원생이 상처를 입게 했다”며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 발 잘린 채 안락사 직전 … 티타늄 의족으로 새 삶 맞이한 유기견

    발 잘린 채 안락사 직전 … 티타늄 의족으로 새 삶 맞이한 유기견

    러시아에서 네 발이 잘린 채 발견된 유기견이 티타늄 의족으로 새 삶을 맞이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의 한 동물병원에서 ‘모니카’라는 이름의 유기견에 대한 티타늄 의족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모니카는 수술한 지 2주가 지나 의족에 적응하고 있으며 곧 정상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수술을 진행한 수의사 세르게이 고르시코프는 말했다. 모니카는 지난해 12월 네 발이 잘린 채 자원봉사자 마리나 가피치와 알라 레온키나에게 구조됐다. 두 자원봉사자들은 모니카가 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모니카를 살펴본 수의사는 안락사를 권고했지만, 모니카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자원봉사자들은 수술 비용을 모금해 총 40만 루블(약 650만원)을 모았다. 모니카가 착용한 의족은 3D 프린터로 제작됐다. 고르시코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수술 결과에 낙관적이지 않았지만, 수술한 지 3일째부터 모니카가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고 돌이켰다. 고르시코프는 “사람들은 동물들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면서 “동물을 치유하는 건 사람을 치유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동물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모니카는 노보시비르스크를 떠나 두 자원봉사자의 보살핌을 받게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 [씨줄날줄] ‘직지’ 반환 보증/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직지’ 반환 보증/서동철 논설위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파리에서 로즐린 바슐로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만났다. 황 장관은 인류의 가장 오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의 한국 전시를 요청했고 바슐로 장관은 압류 우려가 없다면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서산 부석사 관음보살좌상의 사례가 바슐로 장관의 뇌리에 떠올랐을지 모른다. 2012년 도둑이 일본 대마도에서 훔쳐 온 고려시대 불상을 두고 제기된 소송에서 1심 법원은 왜구의 약탈품으로 인정해 부석사의 손을 들어 주었고,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직지’, 곧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은 콜랭 드 플랑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는 1886년 조선과 프랑스 간 ‘조불수호통상조약’의 비준 문서를 교환하는 임무를 띠고 처음 한국에 왔다. 이듬해 초대 주한프랑스대리공사에 임명돼 1891년까지 서울에 머물렀고, 1895년 다시 총영사 겸 주임공사로 부임해 1906년까지 한국 생활을 했다. 플랑시가 한국에서 수집한 서적과 도자기는 매우 방대한 규모로 현재 서적은 프랑스국립도서관과 국립동양어대학, 도자기는 세브르국립도자박물관, 국립기메동양박물관, 루앙도자박물관이 나누어 소장하고 있다. 플랑시가 서울에서 한국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의 일단은 프랑스 지리학자 샤를 바라의 기록이 남아 있어 짐작할 수 있다. 플랑시가 조선에서 생산된 모든 물건의 견본을 구입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자 상인들이 아침부터 떼를 지어 몰려들었고, 오후에는 플랑시가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조선인 비서들과 서울 거리를 누비며 민속적 가치가 있는 물건을 눈에 띄는 대로 사들였다는 내용이다. 황 장관이 자신 있게 “‘직지’가 압류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 차원에서 보증할 것”이라는 취지로 대답할 수 있었던 것도 플랑시의 수집 방법이 적어도 ‘무력으로 빼앗는 방식’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직지’의 한국 전시가 성사된다면 그 자체로 매우 뜻깊다. 그럴수록 ‘직지’의 가치를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는 일종의 확장성도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황 장관은 바슐로 장관에게 “2024년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두 나라 주도로 올림픽에서 각국 문화를 체험하는 ‘컬처림픽’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한국 출판 문화의 깊이를 알릴 좋은 기회다. 파리에서는 ‘직지’를 포함한 한국 인쇄 및 서적 문화 자산을 총동원한 대규모 특별전을 가졌으면 좋겠다. 파리에 이어 유럽 및 미주의 문화 중심지에서 순회 전시회를 갖고 ‘직지’의 고향 청주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게 ‘직지’의 의미가 세계인에게 각인됐을 때 ‘직지’가 한국에 있어야 할 당위성도 극대화될 것이다.
  • 생명나눔도 국토수호도 묵묵히… ‘10인의 참군인’ 떴다

    생명나눔도 국토수호도 묵묵히… ‘10인의 참군인’ 떴다

    1964년부터 총 3360여명 모범병사 배출육군 6군단 곽복근 원사 ‘포술 경연 1등’ ‘헌혈 전도사’ 31사단 진수원 상사 등 선정국방부 장관 모범용사증 수여·현충원 참배서울신문사와 국방부가 공동 주최하는 ‘제58회 국군모범용사 초청 행사’가 19일 열린다. 행사에는 모범용사로 선발된 육해공군 및 해병대 부사관 60명 가운데 10명과 이들의 배우자 등 20명이 참석한다. 육군 6군단 6포병여단 곽복근(49) 원사는 평소 교육훈련을 통해 부대의 전투 능력을 향상시킨 결과 지난해 11월 군단에서 실시한 최정예 전투원 포술팀 경연대회에서 곽 원사 소속 부대가 1등을 차지했다. 육군 31사단 진수원(35) 상사는 헌혈 전도사로 유명하다. 본인뿐 아니라 동료에게도 헌혈의 필요성을 꾸준히 홍보하는 등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특수전사령부 군수지원대대 이광희(51) 원사는 1990년 임관 이후 707특수임무단에서만 30년을 보낸 베테랑 대테러작전 요원이다. 2003년 이라크 제마부대 1진으로 파병돼 현지 민사작전에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제2작전사령부 김기정(54) 원사는 격오지 근무 장병들의 애로를 수렴한 뒤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부대 안팎에 정평이 나 있다. 육군 3군단 12사단 의무대 김경민(43) 원사는 부대 내 신속하고 정확한 의무지원과 응급환자 후송 등 장병들을 가족처럼 보살피고 있다. 해군 교육사령부 전투병과학교 김병창(44) 원사는 해적 소탕으로 유명한 청해부대 30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국위 선양에 이바지했다. 해병대 제1해병사단 김용겸(36) 상사는 2010년 천안함 피격 당시 실종자 탐색작전에 참가하는 등 다수의 수색활동에 기여했다. 김은섭(47) 공군 제17전투비행단 원사는 공군본부 정책실 정책기획과 운영협력담당으로 재직할 당시 효율적이고 깐깐한 예산 운영으로 낭비를 최소화했다고 한다. 공군 제8전투비행단 김진성(33) 상사는 지난 1월 부대 복귀 도중 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사고를 발견하고 운전자를 구출했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김근호(39) 상사도 2018년 12월 청계산에서 낙상한 민간인을 발견하고 신속한 응급 조치로 인명 사고를 예방했다. 국군모범용사 초청 행사는 묵묵히 국토를 수호하는 용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것으로, 가장 오랜 역사와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유일한 부사관 대상 위문 행사다. 정부가 베트남에 국군을 파병한 1964년 군 사기 진작과 민관군 유대 강화를 위해 3박4일간 모범용사 50명을 선발한 것이 시작이었다. 베트남전 종전 후 1974년부터 인원을 60명으로 확대했으며 현재까지 총 3360여명의 모범용사가 배출됐다. 선발 자격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 부사관으로서 모범이 되며 훈련 및 근무 성적 등이 월등한 군인을 대상으로 각군 본부에서 선발해 국방부에서 결정한다. 모범용사들은 이날 국방부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모범용사증을 받은 뒤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할 계획이다.
  • ‘지붕 없는 박물관’ 성북동… 구청장이 콕 집은 힐링 코스 걸어 볼까

    ‘지붕 없는 박물관’ 성북동… 구청장이 콕 집은 힐링 코스 걸어 볼까

    “‘지붕 없는 박물관’ 성북동에서 수능 스트레스 날리세요.”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과 ‘제2의 수험생’이나 마찬가지인 가족들을 위한 ‘힐링 명소’를 소개했다. 이 구청장은 18일 “수험생과 가족들에게 이번 주말은 오랜만에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일 것”이라며 “성북동 곳곳에 자리한 역사문화 유산을 둘러보고 치유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이 첫 번째로 꼽는 곳은 심우장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 선생이 일제강점기인 1933년 지은 집으로, 당시 조선총독부를 등지는 방향인 북향으로 터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두 번째 명소는 한양도성이다. 성북동은 한양도성의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손꼽히며, 탐방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특히 북정마을과 맞닿은 한양도성 구간에서는 조각보처럼 알록달록한 낮은 지붕이 아름답게 펼쳐진다.우리옛돌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외 흩어져 있던 한국 석조 유물 약 2000점을 한 자리에 모아 건립한 세계 유일의 석조 전문 박물관이다. 각국 정상들도 한국을 방문할 때 꼭 들른다는 한국가구박물관도 필수 코스다. 서울시 최초의 구립미술관인 성북구립미술관도 명소다. 김기창, 김환기, 변종하 등 성북구와 인연이 깊고, 우리 근현대 미술을 발전시킨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왔다. 현재 성북동에서 약 60년 간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한 한국 수묵화의 거장 서세옥(1929~2020) 작가를 조망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구청장은 사찰 길상사도 추천했다. 종교 시설이지만 종교를 초월한 공간이라는 게 이 구청장의 설명이다. 평생 무소유를 실천한 법정 스님과 그의 사상에 감동해 자신의 전 재산을 기증한 김영한(법명 길상화) 보살의 이야기는 비움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이 구청장은 “성북동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세계 42개국 대사관저를 비롯해 골목골목마다 숨겨진 개성 만점의 맛집과 멋집을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서울의 멋진 동네 성북동에서 학업 스트레스와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을 해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길섶에서] 창신동 단상/서동철 논설위원

    후배들에게 밥 살 일이 있으면 종종 동대문에서 가까운 인도음식점으로 간다. 인도음식점이라고 했지만 네팔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니 네팔음식점이라고 불러야 하는 게 옳지 않나 싶기는 하다. 하지만 부처님이 태어난 룸비니도 오늘날에는 네팔땅이라지 않은가. 굳이 지하철을 타고 이곳으로 가는 이유는 회사 근처 인도식당보다 훨씬 값싸게 본고장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이 자리잡은 창신동에는 같이 간 사람들을 감동시킬 두 가지 ‘비장의 무기’도 있었다. 그 하나가 창신동시장 골목을 지나 낙산 남쪽 기슭에 이르면 나타나는 안양암이다. 이 작은 절에 들어서면 왼쪽 바위절벽에 서울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마애관음보살이 있다. 자꾸만 깊은 골목길로만 이끌어 심드렁했던 친구들도 작은 환성을 지르게 마련이다. 얼마 전 이 골목의 ‘진짜 보물’이 사라졌다. 창신동 언덕배기의 안양암 골목에는 2층짜리 건물이 양옆으로 나란히 세워져 있다. 동대문 의류 상가의 ‘배후 공단’답게 재봉틀 소리가 흘러나오는 골목 사이로 남산 서울타워가 바라보이는 풍경이 예술이었다. 그런데 서울타워가 있어야 할 자리에 새로 지은 다세대주택 지붕이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닌가. 친구들에게 자랑할 것도 한 가지 줄었다.
  • 송영길 “‘이재명 부부싸움’은 유언비어…조직적 음해”

    송영길 “‘이재명 부부싸움’은 유언비어…조직적 음해”

    “‘제2 십알단’처럼 조직적 음해 확산”李부부 통화 공개해 유언비어 차단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 낙상사고와 관련해 조직적인 형태의 음해가 확산하고 있다며 당 차원의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송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김혜경 여사와 이재명 후보가 부부싸움했다는 유언비어가 허황된 사실임을 짐작케하는 이재명 후보님과 김혜경 여사님의 직접 통화 내용을 들어볼 수 있네요”라며 해당 영상을 올렸다. 송 대표는 또 “‘제2의 십알단’처럼 조직적인 음해 유언비어를 확산시키고 있는데 이준석 대표님은 ‘크라켄 프로그램’을 작동해 국민의힘 지지자들 중 혹시 매크로를 돌리는 사람이 있는지 내부 단속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를 돕기 위해 대선 기간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 ‘크라켄’을 가동하기로 한 가운데, 이재명 대선 후보 음해 유언비어가 야권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송 대표는 이번 통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소속 의원 모두의 페이스북에 올려 유언비어에 대응하도록 지시했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경남 거제에서 지역 예비부부와 함께하는 일정을 소화하는 도중 아내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통화에서 김씨는 “제가 좀 다쳐보니까 정말 옆에서 이렇게 보살펴주는 남편이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내가 때려서 그랬다는 소문이 있다”라며 “그건 누가 일부러 한 것이다. 딱 그게 몇 시간 만에 전국에 카톡으로 뿌려지고 그랬잖아”라고 토로했다.
  • 이재명, 명심캠프서 김혜경과 통화…애정전선 ‘이상무’

    이재명, 명심캠프서 김혜경과 통화…애정전선 ‘이상무’

    이재명 아내 김혜경 “다쳐보니 남편 있어 너무 좋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명심캠프’ 행사에서 부인 김혜경씨와 통화하며 금슬을 자랑했다. 김씨의 낙상사고 이후 가정사 의혹이 불거졌던 만큼 김씨를 전면에 내세워 관련 소문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경상남도 거제시 옥계해수욕장에서 진행된 ‘예비부부와 함께 하는 명심캠프’ 행사에서 부인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애정을 드러냈다. 명심캠프를 유튜브 생방송으로 보고 있던 김씨는 “여보세요, 어 자기야”라며 전화를 받았고, 이 후보는 “아까 안 받으면 낭패라고 했는데 당신이 두 번 만에 받아줘서 다행이다”라고 답하며 웃었다. 김씨는 낙상사고와 관련해 안부를 묻는 참석자들의 질문에 “괜찮다.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고 답한 뒤 “잠시 기절을 했었는데 눈을 딱 다친 다음에 우리 남편이 저기서 막 울고 있더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쳐보니까 정말 옆에서 이렇게 보살펴주는 남편이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며 이 후보에 대한 애틋함을 보였다. 이 후보는 “원래는 영상통화를 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지금 (눈썹 위를 가리키며) 꿰매서”라고 말한 뒤 “내가 때려서 그랬다는 소문이 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김씨와 처음 만났던 순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변호사 개업을 하고 꿈을 이루느라 좀 힘들어서 ‘아 결혼하고 인간 되겠다’고 마음먹고 8월에 만난 사람 중에 결혼하기로 하고 다섯 사람을 만나려 했다”며 “이 사람이 세 번째였다. 보자마자 ‘결혼해야겠다’라고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 “눈 떠보니 남편 울고 있어”…이재명, 생방송 중 아내와 통화

    “눈 떠보니 남편 울고 있어”…이재명, 생방송 중 아내와 통화

    “여보세요? 어, 자기야.”(김혜경) “당신이 두 번 만에 받아줘서 다행입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최근 낙상사고를 당한 아내 김혜경씨에게 유튜브 생방송 토크 중 전화를 걸어 부부애를 과시했다. 이 후보는 13일 저녁 경남 거제시 옥계해수욕장 오토캠핑장에서 지역 예비부부와 함께하는 ‘명심캠프’ 토크쇼 도중 아내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밝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한 김씨에게 이 후보는 “지금 사실 (생방송) 보고 있었죠?”라고 물었고, 김씨는 “어, 보고 있었어요~”라고 답했다. 김혜경 “다쳤을 때 눈 떠보니 남편이 울고 있었다”한 참석자가 “다친 덴 괜찮으시냐”라고 묻자 김씨는 “아유, 괜찮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너무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자리를 함께한 예비부부를 소개하며 “아직도 (결혼) 날짜를 안 잡았답니다. 알 수가 없는 커플이다”라고 농담을 던지자 김씨는 “그렇게 강요하지 마세요. 꼰대 같아요”라며 이 후보를 타박했다. 좌중은 웃음을 터뜨렸고, 이 후보는 “어허, 이 양반이. 꼰대 같다니”라며 투덜대는 시늉을 했다.토크쇼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한 김씨는 예비부부를 향한 덕담을 부탁하자 “제가 좀 다쳐보니까 정말 옆에서 이렇게 보살펴주는 남편이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비밀 하나 알려드릴까요”라고 운을 뗀 뒤 “내가 잠시 기절을 했었는데 눈을 딱 뜨는 순간에 우리 남편이 저기서 ‘이 사람아’ 이라면서 막 울고 있더라”며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상상이 안 가시죠? 그래서 좀 뭉클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밤에 이 사람이 화장실을 갔는데 갑자기 쾅 소리가 났다”며 “그래서 내가 ‘어이 이게 뭐야’ 했는데 (아내가) 정신을 잃고 있었다. 살아온 인생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너무 불쌍하고 고생만 하고…”라고 회고했다. 이재명 “부인, 보자마자 17초만에 결혼 결심”이 후보는 “변호사 개업을 하고 꿈이 있어서 그 꿈을 이루느라 살다 보니까 좀 힘들어서 ‘아 결혼을 해야 인간이 되겠다’라고 마음먹고 8월에 만난 사람 중에 결혼하기로 하고 다섯 사람을 만나기로 약속이 됐다”면서 “이 사람이 세 번째였다. 보자마자 ‘결혼해야겠다’라고 했다”며 첫 만남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보자마자 그냥, 17초 만에 결심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통화에 앞서 “원래는 영상통화를 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지금 (눈썹 위를 가리키며) 꿰매서”라며 “내가 때려서 그랬다는 소문이 있잖아”라며 크게 웃기도 했다. 이 후보는 “그건 누가 일부러 한 것”이라며 “딱 그게 몇 시간 만에 전국에 카톡으로 뿌려지고 그랬잖아”라고도 했다. 이 후보의 휴대전화에 부인 김씨는 ‘이쁜 마눌님’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돼 있었다. 이해식 선대위 배우자 실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이 후보는) 평소에도 현관에서 나갈 때 아내와 키스도 할 정도로 부부관계가 좋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 인도서 21명 죽인 살인 코끼리, 훈련 받아 갱생…“서식지 보호해야”

    인도서 21명 죽인 살인 코끼리, 훈련 받아 갱생…“서식지 보호해야”

    인도에서 사람 21명을 죽인 코끼리가 사살 대신 훈련을 통해 갱생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3일 NDTV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타밀나두주 테파카두 코끼리 캠프에는 한때 ‘살인 코끼리’로 악명을 떨친 58살의 코끼리 ‘무르티’(Moorthy)가 온순해진 상태로 머물고 있다. 얼굴의 핑크색 반점 때문에 다른 코끼리와 구분되는 무르티는 1990년대에 케랄라주에서 11명의 사람을 밟아 죽인 뒤 사살 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무르티는 타밀나두주로 도망쳐 이곳에서 10명이 더 희생되는 대형 참사를 냈다. 타밀나두주는 무르티를 사살하는 대신 생포해 1998년 테파카두 코끼리 캠프로 보냈다. 무르티를 훈련한 조련사 키루마란(55)은 “캠프에 온 뒤 무르티는 그 오랜 세월 동안 순한 아이 같았다. 아무도 더는 해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련사는 무르티가 매우 침착해서 어린이들이 무르티를 껴안고, 같이 놀아도 위험한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무르티가 생활하고 있는 테파카두 코끼리 캠프는 1927년 인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설립된 곳으로, 수많은 코끼리가 이곳에서 훈련받았다. 이곳 조련사들은 무르티처럼 거칠거나, 사람을 해친 코끼리를 잘 보살펴 온순하게 만든다. 조련사들은 코끼리들을 매일 오전 숲에서 캠프로 데려와 씻기고 저녁에는 숲으로 돌려보낸다. 코끼리가 150㎏까지 운반하도록 훈련해 인간을 도울 수 있게 한다. 특히 훈련받은 코끼리들은 야생 코끼리가 인근 마을을 침입해 사람들을 해치지 못하게 ‘경호 부대’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또 다른 조련사 비크람은 “상카르라는 이름의 코끼리는 마을 사람 세 명을 죽였다. 우린 훈련받은 코끼리들을 데리고 상카르를 생포한 뒤 마찬가지로 훈련했다”고 말했다. 조련사들은 코끼리가 마을에 들어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마을이 늘면서 서식지가 줄고, 먹을 게 없어서 굶주렸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도에는 2만5000마리 이상의 야생 아시아코끼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림 개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서식지가 줄어들자 코끼리가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 동안 2300명 이상이 코끼리 공격으로 사망했다. 인도 자연보호재단 관계자는 “인간들이 코끼리를 서식지 등에서 쫓아내는 과정에 발생한 폭력이 코끼리가 인간을 밟아 죽이도록 도발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간과 코끼리의 충돌을 막으려면 코끼리 서식지를 보호하고, 서식지끼지 통로를 연결하는 등 방법으로 더 큰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씨줄날줄] ‘이건희 기증관’ 이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건희 기증관’ 이후/서동철 논설위원

    정부가 ‘이건희 기증관’을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 건립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전체 송현동 부지 3만 7141㎡ 가운데 9787㎡에 연면적 3만㎡ 규모로 미술관을 짓겠다는 것이다. 경복궁과 삼청동길을 사이에 둔 국립현대미술관 바로 뒤편이니 문화공간으로 더할 나위 없는 입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 미술과 서양 미술을 망라한 기증품 전체를 이곳에 모아 전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발상지에서는 모두 ‘뮤지엄’이라 부르는 시설을 구태여 박물관과 미술관이라 구분하는 일종의 일제 잔재에서 벗어나는 선구적 역할도 하게 됐다. ‘이건희 기증관’이라는 이름도 미래지향적 성격을 담아 다시 지을 것이라고 한다. 이건희 컬렉션의 화려한 면면은 이미 공개됐거나 지금도 공개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 명작’을 해를 넘겨 펼친다. 기증받은 국내 작품 1369점과 국외 작품 119점을 합쳐 1488점의 근현대 미술품 가운데 58점을 공개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를 지난 9월까지 열었다. ‘인왕제색도’를 포함한 국보 12건,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를 비롯한 보물 16건 등 45건 77점이 출품됐다. 두 특별전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예약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새로운 미술관에서는 넓은 공간에서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출품작을 합친 것보다 훨씬 다양한 컬렉션을 만날 수 있으니 기대가 커진다. 국내에서 모네, 고갱, 피카소, 미로, 달리, 샤갈의 작품을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이렇듯 한국 근현대 미술의 양상과 20세기 전반 서양 미술의 대표적 흐름을 파악하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을 만큼 이건희 컬렉션은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10년, 20년, 30년 뒤에도 소장품이 ‘지금 이대로’라면 ‘미래지향적 미술관’이라 부르기는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대 미술의 양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미술 애호가조차 그 흐름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이건희 기증관’과 이웃할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면 실감할 수 있다. 새 미술관이 한국 미술은 물론 세계 미술의 변화를 상징하는 작품을 많지 않은 숫자라도 축적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그런 점에서 선대 미술품 기증이라는 용단을 내린 삼성가(家)의 할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영원히 ‘이건희 기증관’으로 기억될 미술관이 시간이 흘러도 낡은 미술관이 되지 않도록 높은 안목으로 새로운 컬렉션을 보충하는 역할을 맡아 주면 어떨까 싶다. 대를 잇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찬사를 받을 것이다.
  • 나란히 앉은 국보 반가사유상

    나란히 앉은 국보 반가사유상

    왼쪽 무릎에 가볍게 얹은 오른발, 뺨에 살짝 가져다 댄 손가락, 먼 곳을 응시하는 듯한 눈과 입가에 잔잔히 번지는 미소. 국내 대표 문화재로 꼽히는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두 점을 앞으로는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2일부터 상설전시실 2층에 ‘사유의 방’을 개관하고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옛 제78호, 83호)을 함께 전시한다. 각각 6세기 후반, 7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두 반가사유상이 전용 공간에서 상설전 형태로 함께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대개 한 점씩 번갈아 전시됐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전시된 건 1986년과 2004년, 2015년 세 차례뿐이다. 새 전시실은 관객 몰입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세밀하게 설계됐다. 들어서는 순간 관객은 전혀 다른 공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건축가 최욱은 어두운 실내에 서서히 익숙해지기 위한 긴 진입로, 미세하게 기울어진 바닥과 벽, 아스라이 반짝이는 듯한 천장을 구상했다. 크기와 모양에 맞춰 정밀하게 대상을 비추는 빛 아래서 반가사유상의 은은한 미소는 한층 돋보인다. 전시실 내 관람 안내문을 두지 않은 것도 작품 본연에 보다 집중하게 하려는 의도다. 불교조각 연구자인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반가사유상은 생로병사와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을 상징하는 한편 깨달음의 경지를 향해 나아간다는 역동적 의미도 지닌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사유의 방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중 무료 입장.
  • [핵잼 사이언스] 선사시대 검치 호랑이는 가족을 보살피는 맹수였다

    [핵잼 사이언스] 선사시대 검치 호랑이는 가족을 보살피는 맹수였다

    지금으로부터 1만여 년 전 신대륙은 거대한 매머드나 예리한 칼날 같은 이빨을 지닌 검치 호랑이 등 현재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었다. 보통 검치 호랑이라고 부르는 스밀로돈(Smilodon)은 현대의 사자나 호랑이보다 큰 이빨과 몸집을 이용해서 들소 같은 대형 포유류를 사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비교적 최근에 멸종한 동물일 뿐 아니라 타르 구덩이에서 온전하게 보존된 골격 화석이 다수 발견된 덕분에 과학자들은 스밀로돈에 대해서 많은 사실을 알아냈다. 스밀로돈에 대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사자처럼 무리를 이루고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검치 호랑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사자에 가까운 사회성을 지닌 대형 육식 동물인 셈이다. 다만 스밀로돈은 별개의 멸종 고양잇과 그룹으로 사자나 호랑이 가운데 더 가까운 쪽은 없다. 스밀로돈이나 매머드 같은 선사 시대 멸종 동물의 골격이 다수 발굴된 라 브레아 타르 구덩이(La Brea Tar Pits)를 연구해온 마이린 발리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정형외과 의사들과 협력해서 1930년대에 발굴된 스밀로돈 파탈리스(Smilodon fatalis) 화석을 다시 분석했다. 이 스밀로돈은 골반이 심하게 변형되어 있고 대퇴골 역시 제대로 고관절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 사냥 중에 심각한 부상이 입거나 혹은 질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스밀로돈이 크고 힘센 먹잇감을 주로 사냥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장 합리적인 해석이었다.하지만 연구팀이 CT 스캔을 통해 이 화석을 정밀 분석하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 스밀로돈은 현대의 가축화된 개와 고양이에서 볼 수 있는 질병인 고관절 이형성증(hip dysplasia)을 앓고 있었다. 고관절 이형성증은 골반과 고관절의 기형과 변성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로 외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어린 시절 발병해 평생 지속된다. 고관절 이형성증 때문에 스밀로돈은 어린 시절부터 성체가 됐을 때까지 누군가가 먹이를 공급해 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태였다. 고관절 문제로 인해 빠르게 뛰거나 큰 사냥감을 제대로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체 청소부 역할을 하면서 살았을 것이란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관절 문제 때문에 사체를 찾아 멀리 걷거나 다른 사체 청소부에게 먹이를 빼앗기도 힘들다. 따라서 같은 무리에 있는 가족이 먹이를 공급했을 것이란 가정이 가장 현실적이다. 스밀로돈은 큰 먹이를 사냥했기 때문에 사자처럼 한 번 사냥에 성공하면 여러 개체가 먹을 수 있는 먹이를 얻을 수 있다. 멸종 동물의 사회성은 화석 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연치 않은 발견 덕분에 과학자들은 스밀로돈이 생각보다 끈끈한 가족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을 밝혀냈다.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은 선사 시대 검치 호랑이도 예외가 아니었던 셈이다.
  • ‘성폭행 후 임신’ 볼리비아 11세 소녀, 결국 중절 수술…종교계 반대

    ‘성폭행 후 임신’ 볼리비아 11세 소녀, 결국 중절 수술…종교계 반대

    의붓 할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한 볼리비아의 11세 소녀가 종교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국 임신 중절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볼리비아 보건부는 의부의 부친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한 소녀가 이틀 전 임신 중절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밝혔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소녀는 5개월 전 61세의 의붓 할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가족들은 아이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낙태 수술을 계획했다. 피해 아동 역시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고, 이후 여러 차례 복용해야 하는 임신중절 약을 먼저 한 차례 복용했다. 그러나 가족들이 돌연 마음을 바꿨고, 피해 아동의 낙태 수술을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피해 아동은 임신을 이어가겠다는 서류에 서명해야 했다. 아이의 임신 사실을 처음 안 친척 여성은 “어린 아이에게 임신 9개월을 버티게 하는 것은 범죄나 고문과 다름없다”면서 “심지어 이미 임신중절 약을 한 차례 복용한 후”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피해 아동의 가족이 낙태 반대를 선택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현지 언론은 가족의 입장 변화가 볼리비아 가톨릭교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현지 가톨릭은 “두 생명(성폭행 피해자와 태아)을 구하고 보살피고 사랑으로 지지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하며 낙태 금지를 주장해 왔다. 실제로 이번 피해 아동의 사례에도 종교단체가 개입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성폭행 사실이 알려진 뒤 종교단체가 나서서 가족을 ‘설득’했고, 마음을 바꾼 가족이 낙태 의사를 번복하면서 병원에 있던 피해 아동이 종교시설로 옮겨졌다는 것. "피해 아동의 삶 생각해야" 볼리비아 당국, 임신 유지 반대 이번 사건은 볼리비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낙태권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11살에 불과한 소녀에게 출산을 강요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연일 시위를 벌였고, 일부 시민단체는 가톨릭 측이 소녀에게 임신 유지를 종용한다며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볼리비아 당국도 입장을 밝혔다.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에두아르도 델 카스틸로 볼리비아 내무부 장관은 “피해 아동이 임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매일 강간으로 인해 낳은 아이를 봐야 하는 11세 소녀를 상상해보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행동을 용납할 수 없으며, 11세 소녀의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피해 아동과 가족은 임신 중단을 결정하고 중절 수술을 받았지만, 아동 성폭행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볼리비아에서 관련 문제는 자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11세 의붓 손녀를 성폭행하고 임신시킨 61세 남성은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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