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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인두암 투병’ 김우빈, 신민아와 애정전선은?

    ‘비인두암 투병’ 김우빈, 신민아와 애정전선은?

    배우 김우빈이 비인두암으로 투병 중인 가운데 ‘풍문으로 들었쇼’가 김우빈과 연인 신민아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서는 패널들이 비인두암 투병 중인 김우빈과 그의 연인인 배우 신민아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 패널은 “신민아가 병원에 있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스케줄이 없을 때는 김우빈이 병원갈 때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서 보살펴주는 모습이 예쁜 것 같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두 사람을 둘러싼 결별설에 대해 “최근 목격담까지 들어본 결과, 신민아 씨가 어김없이 간호도 해주고 산책도 해준다고 들었다. 공개 열애 2년 정도 됐는데 애정전선에는 아무 이상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복귀 시기에 대해서는 “빠르게 회복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본인 의지가 강한 만큼 빠른 시간 안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소속사 싸이더스HQ 측은 김우빈이 비인두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김우빈은 지난해 12월 팬카페에 직접 자신의 상태에 대해 언급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세 번의 항암치료와 서른 다섯 번의 방사선 치료를 무사히 잘 마쳤다. 치료를 잘 마치고 주기적으로 추적검사를 하며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복귀 시기에 대해서는 “예전보다는 체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면서도 “하지만 아무래도 다시 인사드리기까지는 시간이 조금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비만은 ‘유전병’입니다

    [메디컬 인사이드] 비만은 ‘유전병’입니다

    부모 모두 BMI 30 이상일 때 10명 중 3명이 고도비만 부모 모두 비만·빠른 식사 속도 자녀 비만일 확률 44%로 껑충 비만은 ‘유전병’입니다. 이 표현에 당황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내가 많이 먹어서 걸리는 병인데 부모와 자식 사이에 대물림하는 유전병이라니. 논리적으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한 보고서에서 비만이 유전병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규명됐습니다. 여러분도 이유가 궁금할 겁니다. 그래서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 비만백서’에 따르면 부모가 모두 비만일 때 영·유아 자녀가 비만인 비율은 14.4%였습니다. 부모 중 1명만 비만이면 자녀 비만율은 6.6~8.3%로 낮아졌습니다. 부모 모두 비만이 아닐 때 자녀 비만율은 3.2%에 불과했습니다. 부모가 비만인 자녀와 그렇지 않은 자녀의 비만율 격차가 무려 4.5배입니다. 여기서 비만은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일 때를 의미합니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입니다. 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은 문제가 더 심각했습니다. 고도비만 부모의 영·유아 자녀는 비만일 확률이 26.3%나 됐습니다. 반면 부모 모두 고도비만이 아닐 때 자녀의 비만율은 5.3%에 그쳤습니다. 비만율 격차는 5배로 더 벌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비만이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한미영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인 소아, 청소년은 가족도 비만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유전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생활 방식도 함께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비만 아동은 부모의 식사 속도와 TV 시청 습관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생활습관도 유전되는 것입니다. ●TV시청ㆍ식습관도 나쁜 영향 자녀의 식사 속도가 빠른 비율은 부모 모두 비만일 때 6.0%로 가장 높았습니다. TV를 2시간 이상 보는 비율은 엄마가 비만일 때(35.2%), 부모 모두 비만일 때(34.8%) 높은 편이었습니다. 자녀의 식사 속도가 빠르면서 부모 모두 비만일 때 자녀 비만 확률은 43.6%로 높아졌습니다. TV를 2시간 이상 보는 자녀가 비만인 부모를 두면 비만율이 16.8%에 이르렀습니다. 한 교수는 “어려서부터 같이 생활하면서 영향을 주는 가족의 식사 습관, 생활 방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습니다.결국 아이에게 비만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유전적 영향을 감안하면 비만에 대한 대응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울고 보챌 때마다 우유를 주지 말고 정해진 간격으로 수유하고 상을 줄 때는 음식 대신 다른 것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식을 먹이는 시기에 달콤하거나 짠 음식을 피하고 온 가족이 식사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한 교수는 “식사는 돌아다니면서 하지 않고 식탁에서 하는 습관을 들이고 20분에 걸쳐 천천히 먹어야 한다”며 “저녁 9시 이후에는 야식을 먹지 않도록 부모가 잘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고지방식, 인스턴트식품, 반조리식품, 탄산음료는 비만의 적입니다. 아울러 2세 이전에는 가급적 TV 시청을 줄이고 2세 이후에는 하루 1~2시간 이내로 제한해야 합니다. 한 교수는 “TV 시청은 어린이의 음식 섭취량을 늘리는 반면 신체활동은 감소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어린이는 성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과도한 식사 제한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한 교수는 “경도 비만 소아는 현재 체중만 유지해도 키가 자라면서 비만 지수가 정상이 되기 때문에 너무 엄격하게 식사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며 “중등도와 고도비만은 1개월에 1~2㎏씩 서서히 체중을 줄여 경도 비만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조언했습니다. 자녀에게 비만을 물려주기 싫다면 부모도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건강도 함께 챙기는 일석이조 효과를 줍니다. 박혜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사증후군 모체가 되는 ‘복부비만’은 건강에서 조직폭력단과 같다”며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복부비만의 위험 요인은 운동부족, 과식, 과음, 흡연”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하루 40분 이상 걸어 몸속의 에너지를 발산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승용차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과식은 뱃살로 연결됩니다. 박 교수는 “지방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현재 식사량의 80%만 먹어야 한다”며 “또 빨리 먹을수록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음식량을 넘어서고 뇌에서 배부른 신호를 보내도 그것을 뒤늦게 감지하기 때문에 천천히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비만 대물림 않으려면 금주·금연 필요 알코올은 에너지를 몸속에 축적하는 기능을 합니다. 올해 목표를 ‘음주량·빈도 줄이기’로 정한다면 뱃살도 함께 줄어들게 됩니다. 박 교수는 “술을 먹으면 다른 영양소가 소비되는 것을 막고 알코올부터 소비해 버리기 때문에 다른 영양소를 소비할 겨를이 없이 그대로 몸속에 축적된다”며 “술자리 횟수와 주량을 반으로 줄이면 비례해서 체지방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흡연도 비만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복부비만을 유도합니다. 니코틴에 식욕억제 기능이 있어 금연하면 살이 찔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박 교수는 “지방의 축적 상태와 흡연의 관련성을 살펴보면 흡연이 복부비만과 관련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특히 대사증후군 원인이 되는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동맥경화 주범이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돈 안준다고 고모살해 징역15년 선고

    초등학교 때부터 오갈 곳 없는 자신을 보호해준 고모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대구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0)군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살인교사 혐의로 함께 기소된 B(20대)씨에게는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군 범행 경위와 수법, 피해자와 관계 등에 비추어 죄가 무겁다”며 “존엄한 가치인 사람 생명을 침해한 행위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절대 용인될 수 없는 범죄다”고 밝혔다. 지적장애 2급인 A군은 지난해 1월 15일 오전 9시쯤 대구 한 빌라에서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고모 C(60대)씨 목을 조르고, 발로 머리와 가슴 등 부위를 20여 차례 짓밟거나 걷어차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가 신음하고 있는 데도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현장에서 달아났다. A군은 부모가 이혼하고 조부모마저 잇따라 사망하자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고모와 함께 살며 보살핌을 받아 왔다. A군 동네 선배인 B씨는 살인 범행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A군이 “선처를 받기 위해 수사기관에서 B씨에게 살인을 지시받았다고 허위로 밝혔다”며 진술을 번복한 데다, 항소심 재판부도 검찰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B씨는 사건 발생 2주 전부터 고모 집에서 가출한 A군과 여관 등을 전전하며 함께 생활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암 투병 9세 소년, 갓 태어난 여동생과 기적같은 ‘마지막 포옹’

    암 투병 9세 소년, 갓 태어난 여동생과 기적같은 ‘마지막 포옹’

    “엄마 아빠가 울 수 있는 시간은 단 20분 뿐이에요, 동생들을 돌봐야 하잖아요” 오랫동안 말기 암과 싸워온 9살 소년이 숨을 거두기 전 새로 태어난 자신의 여동생을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부모님께 자신 때문에 너무 슬퍼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2016년 여름, 영국 브리스톨에 사는 배일리 쿠퍼에게 처음 병이 찾아왔다. 같은 해 9월 정밀 검사를 받은 배일리는 비호지킨림프종(Non-Hodgkin lymphoma) 진단을 받았다. 이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림프 조직’에 생기는 악성 종양 중 하나로 희귀 암에 속한다. 암 발견 당시 이미 3단계였지만 화학용법과 스테로이드치료, 줄기세포 이식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다. 가족들은 배일리가 회복할 거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병이 차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나 다시 그림자를 드리웠다. 종양 덩어리는 배일리의 가슴과 폐, 간, 복부로 빠르게 전이됐다. 하지만 배일리에겐 암과 싸워 살아 남아야 할 간절한 이유가 있었다. 곧 태어날 여동생을 안고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서였다. 아들의 바람대로 엄마 레이첼은(28)은 지난해 11월 딸을 낳았고, 베일리는 기다렸던 동생에게 ‘밀리’라는 이름을 지어줄 수 있었다. 아빠 리(30)와 엄마는 “우리는 아들이 이토록 오랫동안 버텨낼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의사들도 동생을 보기 전에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 배일리는 동생 밀리와의 만남을 간절히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많이 힘들었을텐데도 갓 태어난 동생에게 오빠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주었다. 기저귀 갈기, 목욕시키기, 노래 불러주기 등 항상 동생을 살뜰히 보살폈다”고 안타까워 했다. 기쁨도 잠시, 배일리는 동생을 만난 뒤 급격히 야위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아침에 이별의 순간이 찾아왔다. 엄마 아빠는 떠나야하는 아들의 손을 꼭 붙잡고 “힘든 치료를 버텨줘서 고맙다”며 “이제 가야할 시간”이라고 작별인사를 했다. 그 순간, 배일리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떨어졌고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배일리는 눈을 감았다. 지난 6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배일리의 장례식에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아빠는 “베일리는 자신의 장례식날 몇가지 물건들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부분이 자신은 한번도 가져 본 적이 없는, 어린 동생을 위한 물건들이었다. 아들은 자신이 죽게 될 것이란 걸 알고 남겨질 다른 남동생 라일리(6)를 위한 선물을 고른 것이다”라며 떠나는 순간까지 가족들을 생각한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1915년 자유 찾아 하와이로… 일생이 녹록진 않았지

    1915년 자유 찾아 하와이로… 일생이 녹록진 않았지

    하와이 사진신부 천연희의 이야기/역주 및 해제 문옥표·이덕희·함한희·김점숙·김순주/일조각/888쪽/5만원하얀 한복에 단정히 올린 머리. 형형한 눈빛에 굳게 다문 입술. 다소곳이 모은 두 손에 꽃 서너 송이가 들렸다. 흑백사진 속 여성의 이름은 천연희. 열아홉 나이에 사진으로만 봤던 남자와 결혼하려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다. 1900년대 초반 미주 지역으로 노동 이민한 남성과 한국에 있는 여성이 사진을 교환해 혼인하는 중매결혼이 성행했는데, 이를 ‘사진혼인’이라 했다. 사진신부는 여기서 유래했다. ‘하와이 사진신부 천연희의 이야기’는 천연희의 인생 기록이다. 75세 때인 1971년부터 88세가 된 1984년까지 그가 쓴 8권의 자필 노트와 24개 육성 테이프를 문옥표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와 이덕희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장 등 6명의 연구자가 나눠 분석하고 정리했다.1896년 경남 진주에서 출생한 천연희는 19세이던 1915년 사진혼인을 결심한다. 다른 사진신부가 그랬듯, 가난과 남녀차별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공부하여 자유를 원했지만 일본 제국은 정치적 자유가 없이(중략) 미국 민주주의를 원해서 사진혼인으로 들어오고자 희망한 것이다.’(노트 2권)증기선을 타고 10일이나 걸려 하와이에 도착한 천연희를 기다리는 것은 스물일곱 연상의 남편 길찬록이었다. 당시 사진혼인에서는 남성들이 대개 자신의 젊을 때 사진을 보내거나 나이를 속이는 사례가 많았다. 천연희가 길찬록의 첫인상에 대해 구술한 부분은 사진신부의 삶이 순탄치 않음을 암시한다. ‘그래 시커매 가지고 옷 꼬라지하고 그래 오니께 더 숭허가. 아이고, 우리 집의 머슴도 저보다는 낫는데.’(구술 테이프 녹취록 10)천연희는 길찬록과 자녀 셋을 낳았다. 그러나 남편이 술을 좋아하고 게을러 가족을 보살피지 못하자 별거하고 혼자 아이들을 키운다. 그러던 중 자신과 아이들을 잘 돌봐주는 박대성을 만나 재혼했다. 박대성과의 사이에 자녀 셋을 두었지만, 결혼생활은 또다시 삐걱거렸다. 전 남편의 딸 메리의 대학 진학을 반대하자 천연희는 또 이혼한다. 당시 사회에서 이혼은 극히 드문 사례였지만, 가족의 생계와 자녀 교육을 위해 어쩔 수가 없었다. 천연희는 무능한 남편을 벗어나 빨래, 바느질, 여관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제 활동을 했다. 45세였던 1941년 미국인 로버트 기븐을 만나 재혼하고 카네이션 농장과 호텔을 경영하며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 책은 한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고향 진주에서 학교에 다니다 사진신부가 된 과정, 호놀룰루 지역의 한인 감리교회에서의 활동, 당시 하와이 한인들의 경제생활이 세밀하게 묘사됐다. 연구자들은 그의 노트를 분석하면서 “50여년 전의 일을 기억에 의존해 서술했지만, 구체적인 정황과 역사적 사실, 개인의 견해가 잘 묘사된 자서전적 생활문화기”라고 설명했다. 연도가 잘못되거나 사실 관계가 다른 부분은 연구자들이 보완했다. 1910~1924년 하와이로 이주한 사진신부는 108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신의 이야기를 친필 기록으로 남긴 사진신부는 천연희와 이용옥 단 둘뿐이었고, 한글로 온전히 남아 있는 기록물은 천연희의 자료가 유일하다. 당시의 한글 연구자료로도 가치가 높다. 철저한 이승만 지지자였던 천연희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승만의 하와이 활동도 기록했다. 예컨대 이승만은 1924년부터 1년간 윌헬미나 라이즈 지역 럴라인 애비뉴 1521번지에 거주하며 태평양잡지를 발간했는데, 천연희의 기록에는 ‘하와이의 한 대학교수가 이승만에게 집을 내주었다’고 적혀 있다. 당시 이승만과 함께 민족운동을 이끌었던 경쟁자 박용만에 대한 기록도 귀중하다. 천연희의 삶은 한국 남성과 결혼해 사는 베트남 여성들 이야기와도 닮았다. 한국 남성이 베트남에 일주일 정도 체류하면서 신부를 고르고 결혼해 한국에 데려온다는 사실은 감추고 싶은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책 2부에는 그의 노트 원문과 번역을 나란히 실었다. 88세인 1984년 기록한 마지막 8권까지 읽다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말글을 배웠어도 글도 다 못 써먹고 마음과 육신이 다 늙었으니 눈도 어두워 잘 보지 못하니 용서하시오.’(노트 8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뺏긴 범종 찾으러 갔다가… 대신 가져온 중국 종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뺏긴 범종 찾으러 갔다가… 대신 가져온 중국 종

    강화도 전등사(傳燈寺)는 삼랑성(三郞城)이라고도 하는 정족산성(鼎足山城) 안에 있다. 삼랑성은 이름처럼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해발 220m의 정족산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 지냈다는 마니산의 동북쪽 줄기다. 해발 469.4m로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마니산의 정상 언저리에는 단군의 제사터라는 참성단(塹城壇)이 있다.  이런 곳에 자리잡은 강화도 대표 사찰의 역사가 간단할 리 없다. 전등사 홈페이지는 이렇게 설명한다. ‘한국 불교 전래 초기에 세워진 이래 현존하는 최고(最古) 도량이다. 아도화상(阿道和尙)이 강화도에 머물고 있을 때 전등사 자리에 절을 지었으니 진종사(眞宗寺)라 했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11년인 381년 창건설이 전한다. 고구려의 불교는 372년 전진의 순도(順道)가 불경과 불상을 가져오고, 374년 동진의 아도가 들어와 불법을 전파하면서 시작됐다. 창건설대로라면 대단한 역사를 갖고 있다. 전등사에 가려면 정족산성의 남문이나 동문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 성에는 동·서·남·북쪽에 각각 문이 있는데, 오랫동안 문루가 없었다고 한다. 조선 영조 때인 1739년 강화유수 권교가 남쪽에 문루를 지어 종해루(宗海樓)라 했는데, 세월이 흘러 무너진 것을 1976년 복원했다. 정족산성이 물론 전등사의 담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산성이 사실상 성속(聖俗)의 경계를 확실히 가르고 있기 때문인지 전등사에는 일주문이 없다. 축대 위에 지은 대조루(對潮樓) 아래로 절 마당에 올라서면 곧바로 1621년(광해군 13) 지은 대웅보전이 나타난다.전등사는 명성에 걸맞게 규모가 크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범종을 모신 전각이 둘이나 들어서 있다. 대웅보전에서 바라보아 대조루 오른쪽 것을 종루(鐘樓), 종루에서 마당 건너 극락전 아래 있는 것을 종각(鐘閣)이라 부른다. 극락전은 산내암자인 극락암의 큰법당이다.당초 종루에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철종이 있었으나 2004년 새로 지은 종각으로 옮겼다. 지금 전등사의 예불에 쓰이고 있는 범종은 이때 새로 조성한 것이라고 한다. 종루의 새 종은 큰 특징 없는 전통 범종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종각의 철종은 불교나 전통문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의 눈에도 우리 범종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높이 1.64m의 전등사 철종은 중국 송나라시대 것이다. 몸체에는 ‘대송회주수무현 백암산숭명사 소성정축세 병술염3일주 종1과’(大宋懷州修武縣 百巖山崇明寺 紹聖丁丑歲 丙戌念三日鑄 鐘一顆)라 새겨져 있다. 북송 철종(哲宗) 4년인 1097년(고려 숙종 2) 허난성(河南省) 회경부(懷慶府) 수무현(修武縣)의 백암산 숭명사에서 조성한 종이다. 백암산은 지금의 천문산(天門山)으로 추정된다. 송나라시대 범종은 중국에도 남아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조성 시기와 주체를 알 수 있으니 가치는 높다. 전등사가 송나라시대 철종을 갖게 된 경위는 매우 흥미롭다. 고고학회장을 지낸 역사학자 김상기(1901~1977)는 보물 지정 당시 전등사 주지와 지역 인사들을 인터뷰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일제는 무기를 만들고자 공출이라는 명목으로 각종 금속류를 닥치는 대로 수탈했다. 금속문화재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전등사 범종도 인천 부평의 일본육군조병창(造兵廠)으로 실려갔다.일제가 패망하자 전등사 스님들은 범종을 되찾으려 조병창으로 갔다. 하지만 전등사 종은 이미 간 곳을 알 수 없었고 마당에 나뒹구는 중국 종들을 발견하고는 그 가운데 하나를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당시 조병창 뒤뜰에는 일본군이 중국에서 약탈한 범종을 비롯한 갖가지 금속문화재가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일제는 1939년 부평 산곡동 일대에 소총·탄환·포탄·군도는 물론 전쟁 막판에는 군용차량과 소형 잠수정까지 생산하는 군수품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해 1941년 완공했다. 일본 오사카에 있던 육군조병창의 산하 공장으로 일본열도 밖에 세워진 유일한 조병창이었다고 한다.광복 이후 인천박물관 초대관장이 된 미술평론가 이경성(1919~2009)도 1946년 3월 당시 김재원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부터 인천 조병창에 중국의 큰 종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부평을 찾는다. 이때 인천박물관은 중국 종 3구와 향로 2점, 관음보살상, 동물형 대포 등을 넘겨받았다. 지금 인천시립박물관 야외전시공간에서 볼 수 있는 중국 종 3구가 이것이다. 인천박물관의 중국 종은 각각 금나라, 원나라, 명나라 시대 만들어진 것이다. 금나라(1115~1234) 철종은 높이가 2.58m에 이르니 전등사 철종보다도 훨씬 크다. 그동안 송나라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문에 보이는 충익교위(忠翊校尉)가 금나라 전기에만 있었던 관직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원나라 성종 치세인 대덕 2년(1299) 주조된 범종은 높이가 2.4m다. ‘황제만세 중신천추’(皇帝萬歲 重臣天秋) 같은 명문이 상단에 자리잡고 있다.높이 1.4m의 명나라 종은 부평 조병창에서 수습한 중국 종 가운데 가장 작다. 숭정 11년(1638) 태산행궁(泰山行宮)이 조성한 것이다. 곧 태산행궁이라는 도관(道館), 곧 도교사원에 걸려 있던 종이다. 그러니 불교사찰의 범종(梵鐘)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공예실에서 볼 수 있는 명나라시대 청동관음보살좌상은 조형미가 매우 뛰어나다. 높이 70㎝로 윤왕좌(輪王座)를 하고 있다. 인도 신화의 이상적 제왕인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취하는 자세라고 한다. 앉은 자세에서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오른팔을 자연스럽게 올려놓은 뒤 왼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다. 공예실 입구에는 역시 조병창에 있던 높이 1m 안팎의 초대형 향로 2점이 전시되어 있다. 전등사 철종과 인천박물관의 중국 종은 모두 중국 허난성 일대에서 주조되거나 사용되던 것이라고 한다. 전쟁이 조금만 더 지속됐어도 한꺼번에 용광로에 들어가 총알이나 대포알이 됐을 것이다. 전등사 옛 종을 비롯한 우리의 많은 금속문화재도 이렇게 사라졌다. 국내의 중국 종은 이 밖에도 국립중앙박물관 철종, 백운사 철종, 백양사 동종 등 4~5구가 더 있다. 이 가운데 높이 90㎝의 백운사 철종은 경남 밀양 영천암에 있다. 명나라 ‘성화(成化) 23년’(1487) 명문이 있다. 영천암의 옛 이름이 백운사였던 듯하다. 이 종 역시 광복 이후 고물상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하니 일제의 금속문화재 수탈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개팔자가 상팔자’ 발톱 손질받는 불독들

    ‘개팔자가 상팔자’ 발톱 손질받는 불독들

    우리나라 속담에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했던가? 비슷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It must be a blessing to live as a dog’도 서양에서 흔하게 쓰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동서양을 불문하고 지금 소개하는 영상 속 ‘주인공’들처럼 ‘어느 특정 부류의 개님들(?)’은 사람보다 처지가 낫다는 것이다.지난 11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주인이 직접 발톱 손질을 해 줄 뿐만 아니라 온갖 호강을 맘껏 누리고 있는 한 가정집에서 키우는 불독 5마리를 소개했다. 체코 공화국 다샤(38)와 로스티슬라프 세벨로바(47)은 18마리의 개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중 5마리 불독은 왕족처럼 매우 특별한 관리를 받는다고 한다.영상 속엔 5마리의 불독이 공중에 발을 뻗고 나란히 누워 있다. 여주인 다샤가 한 마리씩 정성 들여 발톱을 깍고 손질해준다. 개들은 이런 최고의 대우에 익숙한 것처럼 보인다. 주인의 보살핌과 사랑에 ‘흠뻑’ 취해 가만히 있는 모습이 재밌다. 개들 또한 주인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주인이 발톱을 편히 깎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이 부부는 ‘소피아 찬’과 ‘사라 안젤라’라는 쌍둥이 딸도 두고 있지만 이 다섯 불독들도 두 딸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고 있다. 물론 ‘불독 분대’(Bulldog Squad)라고 명명한 이 개들에게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퀴네타(Quinetta), 모니(Moni), 레이디(Lady), 니나 보니타(Nina Bonita)와 니코(Nico) 총 5마리의 불독은 심지어 특별하게 장식된 그들만의 음식 접시와 식탁을 가지고 있다.또한 이 가정은 5마리의 불독 외에도 각각 ‘루치아노’와 ‘잉글리시 마스티브’라고 불리는 ‘나폴리 마스티프’와 ‘그레이시’, ‘코논’이라는 ‘킨타마니’도 있다. 큰 농장을 소유한 부부는 이외에도 부엉이, 앵무새와 말 등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다샤는 “남편도 동물을 너무나 사랑할 뿐 아니라 우리 집은 사랑이 가득하기 때문에 이들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힘들다”며 절대적인 동물 애호가임을 밝혔다. 사진=Mercury Press & Media 영상=Caters Clip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2018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정상회담을 비롯한 어떤 만남도 열어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도 이뤄내야 한다”며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화만이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북한이 다시 도발하고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제 사회는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다음은 신년기자회견 신년사 전문.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일 년, 저는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꼈습니다. 촛불광장에서 저는 군중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에서 아들로, 아버지에서 딸로 이어지는 역사가 그 어떤 거대한 역사의 흐름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겨울 내내 촛불을 든 후 다시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들을 보면서 저는 우리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평범한 사람, 평범한 가족의 용기있는 삶이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오늘 희망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들께서는 자신의 소중한 일상을 국가에 내어주었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울 힘을 주었습니다. 이제 국가는 국민들에게 응답해야 합니다.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입니다. 2018년 새해,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과 요구를 나침반으로 삼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입니다. ‘사람중심 경제’라는 국정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자리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개개인의 삶의 기반입니다. ‘사람중심 경제’의 핵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 추경으로 마중물을 붓고, 정부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시작되었고, 8년만의 대타협으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결정했습니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도 늘어났습니다. 노사 간에도 일자리의 상생을 위한 뜻깊은 노력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부는 올해 이러한 변화들을 확산시켜 나가겠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의미있는 결정입니다.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가계소득을 높여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상생과 공존을 위하여,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대책도 차질없이 실행할 것입니다. 취업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청년 인구는 작년부터 2021년까지 39만 명 증가했다가, 2022년부터는 정반대로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청년 일자리는 이러한 인구구조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3~4년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저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앞으로도 직접 챙기겠습니다. 일자리 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임금격차 해소,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같은 근본적 일자리 개혁을 달성해야 합니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노사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의지를 갖고 만나겠습니다. 노사정 대화를 복원하겠습니다. 국회도 노동시간 단축입법 등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혁신성장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연말까지 자율주행차 실험도시(화성 K-city)가 구축됩니다. 2000개의 스마트공장도 새로 보급됩니다. 스마트 시티의 새로운 모델도 몇군데 조성할 계획입니다. 국민들께서 4차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의 성과를 직접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정경제는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더불어 잘사는 나라로 가기 위한 기반입니다. 채용비리,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갑질 문화 등 생활 속 적폐를 반드시 근절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경쟁을 보장받고, 억울하지 않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재벌 개혁은 경제의 투명성은 물론, 경제성과를 중소기업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없애겠습니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습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습니다.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재벌대기업의 세계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금융도 국민과 산업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개선하겠습니다. 불완전 금융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막고,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금융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해 여러 차례 안타까운 재해와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안전을 정부의 핵심국정목표로 삼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습니다. 특히 대규모 재난과 사고에 대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습니다. 2022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3대 분야 사망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하겠습니다. 감염병, 식품, 화학제품 등의 안전문제도 정기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해 국민께 보고하겠습니다. 아동학대, 청소년 폭력, 젠더폭력을 추방해야 합니다. 범정부적인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약속, 안전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한해 많은 국민을 만났습니다. 일상을 포기하고 치매 가족을 보살피는 분, 창업 실패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청년, 방과 후 혼자 있는 아이를 걱정하는 직장 맘, 한 분 한 분이 소중한 우리 국민입니다. 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이할 것입니다. 3만이라는 수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에 걸맞는 삶의 질을 우리 국민이 실제로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가 되고 우산이 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과 예산으로 더 꼼꼼하게 국민의 삶을 챙기겠습니다. 이달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국가책임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의료, 주거, 교육과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해 기본생활비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더 이상 과로사회가 계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 삶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노동시간 단축과 정시퇴근을 정부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2월부터는 대부업까지 포함하여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됩니다. 상환능력이 없는 장기소액연체자의 채무를 줄여드립니다. 7월에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됩니다.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작년에 정부가 8600억원을 출연한 모태펀드가 시중에 지원됩니다. 3월에는 이에 이어 10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는 혁신모험펀드가 출범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기술개발, 판로개척도 도울 것입니다. 3월에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제도가 전면 폐지됩니다. 재창업지원 프로그램 전용펀드도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합니다.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실패를 겪어도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7월에는 노동자와 기업이 여행경비를 적립하면 정부가 추가비용을 지원하는 노동자 휴가지원제도가 새로 시행됩니다. 저소득층에게 지원되는 문화이용권이 1인당 6만원에서 7만원으로 늘어나고, 도서구입, 공연관람 등 문화지출에 대한 소득공제도 새로 시행됩니다. 국민들께서 좀 더 문화를 향유하고, 휴식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9월부터 어르신들 기초연금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도 돌보겠습니다. 지난해, 중증 치매환자 의료비와 틀니 치료비의 본인 부담비율을 대폭 낮추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플란트 치료비의 본인 부담률이 50%에서 30%로 인하됩니다. 육아의 부담을 국가가 함께 지겠습니다. 9월부터 만 5세까지 아동수당 10만원이 새로 지급됩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올해 450곳 더 생깁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료 단가가 9.6% 인상되어, 보육서비스의 질이 좋아질 것입니다. 온종일 돌봄서비스를 시군구로 확대하는 시범사업이 상반기에 시작됩니다. 직장 맘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혁신하겠습니다. 혁신의 방향은 다시 국민입니다. 정부 운영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겠습니다.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할 일을 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해서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습니다. 2월말까지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민주주의의 촛불이 국민들의 삶으로,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였던 인천공항공사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고용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촛불이 바랐던 상식이고 정의입니다. 10월 22일, 대한민국은 새로운 숙의민주주의 장을 열었습니다. 오랜 갈등사안이었던 신고리 5·6호기 문제를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성숙하게 해결했습니다. 대화하고 타협하며, 결과를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사회가 촛불이 염원했던 대한민국입니다.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 촛불을 더 크고 넓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촛불정신을 국민의 삶으로 확장하고 제도화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 국민의 권리에 대한 우리 국민의 생각과 역량이 30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30년이 지난 옛 헌법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국민의 뜻이 국가운영에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국민주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합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과 후보들이 약속했습니다.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고 별도로 국민투표를 하려면 적어도 국민의 세금 1200억원을 더 써야 합니다. 개헌은 논의부터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지 정략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산적한 국정과제의 추진을 어렵게 만드는 블랙홀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주시기를 거듭 요청합니다. 개헌에 대한 합의를 이뤄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정부도 준비하겠습니다. 저는 줄곧, 개헌은 내용과 과정 모두 국민의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반도의 평화정착으로 국민의 삶이 평화롭고 안정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있어선 안됩니다. 우리의 외교와 국방의 궁극의 목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재발을 막는 것입니다. 저는 당장의 통일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 임기 중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공고하게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나라를 바로 세운 우리 국민이 외교안보의 디딤돌이자 이정표입니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끌어 낼 힘의 원천입니다. 지난해 저는 그 힘에 의지해, 주변 4대국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원칙을 일관되게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당당한 중견국으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천명할 수 있었습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과 고위급 회담이 열렸습니다. 꽉 막혀있던 남북 대화가 복원되었습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평창올림픽을 통한 평화분위기 조성을 지지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도 합의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합니다.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합니다. 나아가 북핵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 올해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을 비롯해 국제사회와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입니다. 평창에서 평화의 물줄기가 흐르게 된다면 이를 공고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겠습니다.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정착을 위해 더 많은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입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입니다. 한반도에 평화의 촛불을 켜겠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든 불안과 불신을 걷어내겠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국민과 함께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셨습니다. 80여 년 전 꽃다운 소녀 한 명도 지켜주지 못했던 국가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다시 깊은 상처를 안겼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한일 양국 간에 공식적인 합의를 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일본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매듭은 풀어야 합니다. 진실을 외면한 자리에서 길을 낼 수는 없습니다.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류사회에 교훈을 남기고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드리겠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듣겠습니다. 할머니들이 남은 여생을 마음 편히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또한 일본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역사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함께 노력하여 공동 번영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천명해 왔던 것처럼 역사문제와 양국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여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북핵문제는 물론 다양하고 실질적인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입니다. 국민주권을 되찾기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그 때부터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어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키기까지 대한민국은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길도 국민의 길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올해 우리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입니다. 새로운 백년을 다짐하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입니다. 평범한 삶이 민주주의를 키우고,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려 건국 1100주년… 고려불감 日서 돌아왔다

    고려 건국 1100주년… 고려불감 日서 돌아왔다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은 올해 1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불감(佛龕)과 관음보살상이 귀향했다. 국립중악박물관은 후원 단체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이 일본의 고미술상으로부터 구매한 뒤 박물관에 기증한 고려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9일 공개했다.이번에 기증된 금속제 불감은 높이 13.5㎝, 너비 13.0㎝의 상자형으로, 고려시대인 14세기 말에 제작된 것이라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불감은 나무나 돌, 쇠로 만든 매우 작은 규모의 불전(佛殿)으로, 휴대하며 예불을 돕는 기능을 하거나 탑에 봉안하는 데 쓰였다. 이런 소형 금속제 불감은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집중적으로 제작됐으며 현재 15점이 전해진다. 특히 소형 불감은 지붕 모양의 덮개가 있는 ‘전각형’과 지붕이 없는 ‘상자형’으로 구분되는데 이번에 환수한 불감은 상자형으로, 2012년 전북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해체 과정에서 발견돼 보물로 지정된 불감 외에는 없었다. 함께 돌아온 관음보살상은 높이 8.0㎝, 기단 너비 5.2㎝로, 불감에 안치됐던 것으로 보인다. 불감에는 원래 2구의 불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현재는 한 점만 남았다. 은으로 제작된 뒤 도금한 이 보살상은 원과 명의 영향을 받은 금동상과 양식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돌아온 불감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리건판 사진으로만 존재가 알려졌으나 기증을 통해 실물을 볼 수 있게 됐다. 불감은 일제강점기 고미술 수집가 이치다 지로의 수중에 들어갔다가 광복 이후 그의 가족이 일본으로 가져가면서 반출됐다. 이후 30여년 전 고미술상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에 기증된 불감과 불상은 고려 말 불교 미술의 양상과 금속 공예 기술, 건축 양식 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고려 금동불감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시작하는 상징이자 기존에 박물관에 있던 고려 불감과 쌍벽을 이루는 작품”이라며 “이번 기증이 방황하는 우리 문화재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 개막하는 ‘대고려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숨진 주인 무덤 떠나길 거부하는 충견 감동

    숨진 주인 무덤 떠나길 거부하는 충견 감동

    숨진 주인의 무덤을 떠나길 거부하는 강아지 한마리가 많은 네티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뉴욕주 암스테르담 공동 묘지를 떠나지 못하는 충견 데타의 영상을 공개했다. 데타는 지난 해 9월 24일 사랑하는 주인을 잃었다. 이후 데타는 주인의 딸인 테레사 모리니의 보살핌을 받았고, 주인을 떠나보낸지 2개월이 지나서야 딸내 부부와 함께 무덤을 찾았다. 모리니는 “크리스마스 화한을 놓고 가려고 남편과 어머니 무덤을 찾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당시 여든 여섯이셨다. 5년 동안 집 밖을 거의 떠나지 않으셨던 어머니와 데타는 늘 함께였다. 충실한 반려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모리니 부부가 화한을 두는 동안 데타는 평소답지 않게 너무도 조용히 무덤 옆을 지켰다. 그리고 부부가 떠나려는 순간까지도 일어서지 않았다. 모리니의 남편은 “데타, 이리오렴, 우리는 묘지를 떠나야해”라며 슬픈 표정으로 누워있는 데타를 불렀다. 힘겹게 발걸음을 뗀 데타는 부부와 함께 차로 향하는 것 같았으나, 부부가 잠시 등을 돌린 사이 발길을 멈추고 다시 무덤가로 되돌아갔다. 데타를 보고 가슴이 뭉클해진 모리니는 “남편은 시무룩한 데타를 좀 머무르게 내버려둔 뒤에 무덤가에서 데려와야했다”며 데타를 떨어뜨리기 쉽지 않았음을 언급했다. 한편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개는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라거나 “개가 보여준 충성심은 우리를 압도했다. 데타와 새 주인에게 행운을 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유튜브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낚시하러 간 남성… 물고기 대신 고양이 ‘월척’

    낚시하러 간 남성… 물고기 대신 고양이 ‘월척’

    미국에서 낚시를 하러 갔다가 고양이를 잡아 온 남성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고양이 전문매체 러브뮤(lovemeow)는 친구와 낚시를 즐기러 호수에 갔다가 고양이를 키우게 된 남성 제이슨(Jason)의 사연을 30일(현지 시간) 소개했다. 제이슨은 낚시 도중 자신에게 다가온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이 고양이는 제이슨의 가방 위로 올라와 주의를 끌더니 처음 만난 그를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이는 이른바 고양이가 집사를 간택할 때 보이는 행동들. 주변을 살펴보던 제이슨은 이 고양이가 형제로 추정되는 다른 새끼 고양이와 함께 근처를 배회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둘 다 유기묘로 추정됐다. 하지만 아직 혼자 돌아다니기엔 너무 자그마한 녀석들이었다.제이슨은 자신을 쫓아오는 아기 고양이를 차마 외면할 수 없어 결국 이들을 집에 데려왔다. 그는 이날 물고기는 많이 낚지 못했지만, 평생을 함께할 가족인 반려묘를 얻게 됐다. 제이슨은 고양이가 현재 잘 지내고 있으며, “아직 너무 작고 어리기 때문에 아프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보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이슨이 이날 구조한 다른 고양이 형제는 현재 또 다른 가족에게 입양된 상태다. 노트펫(notepet.co.kr)
  • 반려동물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보경 스님 지음/권윤주 그림/불광출판사/264쪽/1만 6000원 철학자의 개/레이먼드 게이타 지음/변진경 옮김/돌베개/292쪽/1만 4000원인연은 늘 그렇듯, 불현듯 시작됐다. 겨울 안거(安居)가 시작된 산중 사찰에 고양이 한 마리가 찾아들었다. 허기에 급급해 입가를 노랗게 물들이며 쓰레기봉지를 뒤지던 고양이가 스님에게 발각됐다. 살아 있는 것은 굶주리면 안 된다는 다급함에 스님은 우유와 토스트빵을 고양이에게 건넸다. 그때만 해도 몰랐다. 이 사소한 교감이 사람들 속에서는 결코 알아낼 수 없는 깨침과 사랑의 길로 이어지게 될 줄은.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법련사 주지를 지낸 보경 스님은 방대한 다독으로 다져진 유려한 글솜씨로 유명하다. 법정 스님이 생전 “글이 좋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불교 강설집을 비롯해 에세이 ‘사는 즐거움’, ‘이야기숲을 거닐다’ 등 십여권의 책을 써낸 스님이 고양이에 대한 책을 썼다니. 언뜻 들으면 생경할 이야기다. 하지만 서문에서부터 왜 길고양이와 스님의 우연한 만남이 책으로 묶였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고양이와 곁을 나누며 겪게 되는 갖가지 사건과 다채로운 감정 등 소소한 기록들이 삶의 길과 사유를 그득히 넓혀 주기 때문이다.서울에서 14년을 살다 전남 순천 송광사 탑전으로 ‘환지본처’(還至本處·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간다는 뜻)한 보경 스님. 그는 산중 사찰로 스며들자마자 사람을 끊고 독서와 산행 두 줄기의 일과로 순리에 따르는 삶을 되찾고자 한다. 하지만 인연은 의지나 인과관계와 관계없이 찾아온다. 황색과 흰색이 반반 섞인 길고양이가 태연자약하게 스님이 건넨 음식을 받아먹고 아예 사찰에 자리를 잡은 것. 고양이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스님은 오랜 수행에서도 깨달을 수 없는 새로운 성찰과 감정들을 통과하게 된다. 잠들기 전 안녕, 잘 자, 말을 걸어볼 상대가 생긴 데서 서로 확인되고 신뢰받는 사랑이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근원임을 새삼 실감한다. 자기 의사가 분명할 때만 움직이는 고양이에게서 ‘결코 지나치지 않게, 적당히!’라고 했던 소크라테스의 지혜를 배운다. 보살펴 주는 스님의 은혜에 ‘공양’이라도 하듯, 스님 앞에 거듭 쥐를 잡아 오는 고양이의 ‘당당한 살생’에 당혹해하면서도 절을 며칠이라도 비울라치면 혼자 있을 고양이 걱정에 마음은 어느새 사찰로 줄달음친다. 스님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 평안하라. 안락하라”고 축복했던 부처님 말씀을 떠올리며 자연만물이 모두 이어진 존재이며, 나 이외의 존재의 안녕이 나의 안녕과도 이어져 있음을 상기시킨다.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란 고대 로마의 인사처럼.스님의 안부인사는 독일 출신 철학자가 쓴 ‘철학자의 개’의 통찰과도 통한다. 저자는 어머니가 떠난 자리를 채워 줬던 어린 시절 반려견의 죽음, 술 취한 거구의 남성에게 깔리는 사고를 겪은 반려견의 고통, 함께 키우던 개에게 물려 죽음을 맞이하게 된 고양이 등 자신과 주변에서 인연을 맺은 여러 동물 이야기를 서정적이고 위트 넘치게, 때로는 통렬한 아픔의 감각으로 전한다. 하지만 이 일상적이고 친근한 이야기들은 우정과 위안을 얻기 위해 동물을 필요로 하는 인간의 모순에 대한 철학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동물과 인간 사이의 깊은 교감, 동물의 고통과 죽음의 문제, 동물을 사랑하는 것과 육식의 문제, 동물의 의식과 감각의 존재 여부 등으로 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사유를 확장시켜 준다. 아픈 개를 인간의 뜻대로 안락사하는 것은 ‘종차별주의’를 저지르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 한 예다. 이는 인종이나 피부색으로 인종차별을, 성별로 성차별을 저지르는 것과 같다는 것.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동물, 기계, 천사 혹은 외계인이라 할지라도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도덕적 특성과 능력을 지닌 존재라면, 우리는 그런 특성과 능력을 지닌 인간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 존재를 대해야 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송파구, 보육 서비스 질 개선 예산 증액

    송파구, 보육 서비스 질 개선 예산 증액

    서울 송파구는 공공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질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올해 관련 예산 14억원을 증액했다고 5일 밝혔다.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보육환경을 개선하고 시설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 힘써왔다. 그 결과 42곳이던 구립어린이집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56곳으로 확대됐다. 올해 안에 80곳까지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구는 지난해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한 실적으로 8억원의 인센티브를 확보해 기존 구립어린이집 가운데 10년 이상 경과한 노후시설 개보수에 들어간다. 민간·가정 어린이집에 다니는 누리과정 아동에 대한 차액보육료 지원 예산도 3억 1000만원을 편성했다. 만 3~5세 유아 누리과정 운영의 내실화를 꾀하는 동시에 학부모의 보육료 부담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올해는 필요한 시간에 맞춰 아이를 탄력적으로 보살펴주는 시간제보육시설도 2곳에서 5곳으로 늘린다. 2억 1000만원이 투입된다. 이와 함께 부모들이 육아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공동육아나눔터를 설치한다. 1억 1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아울러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교사복리후생비를 기존 5만원에서 5만 5000원으로 인상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지난해 300인 구민원탁토론 결과 구민이 가장 원하는 사업으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및 신뢰도 제고가 선정됐다”면서 “주민들의 이같은 기대와 바램에 보답하고자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 조성에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현장 행정] “재기할 수 있게”… 노숙인에 손 내민 구청장

    [현장 행정] “재기할 수 있게”… 노숙인에 손 내민 구청장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길에서 주무시지 마시고 임시 거처를 같이 찾아볼까요.”지난 3일 저녁,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이 지역 내 노숙인들이 몰리는 청량리역을 찾았다. 유 구청장은 매서운 추위가 불어닥친 지난해 12월부터 노숙인들이 길에서 얼어 죽는 일이 없도록 이들을 챙기는 일을 하고 있다. 이날도 유 구청장은 새벽 12시가 넘도록 청량리역을 비롯해 정릉천변, 용두교 등 노숙인들이 모이는 곳을 순찰했다. 이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왜 거리 생활을 반복하는지,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등 노숙인들과의 대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유 구청장은 “몸이 아픈 분들이 대부분인 노숙인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다”면서 “강제로 시설에 입소시키기보다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재기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이를 위해 노숙인 담당 태스크포스도 만들었다. 담당자들은 노숙인들에게 안전한 잠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긴급주거지원비 등을 지원하고 고시원 등 임시 거처를 마련토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거리 노숙을 고집할 경우 임시방편으로 방한용품을 지급하되 지속적으로 임시 거처를 마련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다. 끝까지 노숙을 원할 경우 담당자가 수시로 건강상태를 확인해 즉시 병원 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지난 1개월 동안 구청 식당에서 이들 노숙인과의 간담회도 4차례 진행했다. 매회 노숙인 20명가량이 참석했다. 실제로 대화를 나눠 보면 ‘일을 하고 싶다’고 털어놓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유 구청장은 노숙인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노숙인들이 임시 숙소를 정해 주거지가 일정해지고 이에 주민등록이 다시 생기면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한다. 이어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술을 배우도록 하고 민간 일자리도 알선한다. 신용 회복도 지원한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초 40명이 넘던 지역 노숙인은 이날 현재 10명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유 구청장은 추위 속에 1명의 노숙인도 방치되지 않도록 한다는 목표다. 청량리 4구역 개발 등 지역 일대 개발 계획이 속속 완료된 가운데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보살핌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유 구청장은 “노숙인을 강제로 시설에 입소시키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면서 “밥이나 돈을 주는 복지가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는 자활형 복지정책으로 노숙인 스스로 삶을 지탱할 힘을 길러 주는 쪽으로 노숙인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교회 앞 버려진 견공은 밤새 주인 기다렸다

    [반려독 반려캣] 교회 앞 버려진 견공은 밤새 주인 기다렸다

    지난달 중순 어느 날 밤, 10살쯤 된 골든래트리버 한 마리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버너디노에 있는 한 교회 앞에 버려져 있었다. 개는 자신이 버려졌는지조차 의식하지 못해 밤새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으며 지칠 대로 지쳐 걸을 힘조차 없어 제자리를 지키고 앉아만 있었다. 동물전문 매체 더 도도에 따르면, 이튿날 아침 교회에 나온 한 관계자가 개를 발견했다. 개는 나중에 ‘치노’로 불리게 됐다. 치노의 모습은 누가 봐도 도움이 절실해 보였다. 오랫동안 보살핌을 받지 못해 털은 지저분하게 엉켜 있고 벼룩까지 있었다. 눈곱도 가득 끼어 있고 눈동자는 탁해 시력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물론 영양실조로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관계자는 인근 지역 테하차피에 있는 말리스 머츠 도크 레스큐(Marley‘s Mutts Dog Rescue)에 연락했고, 곧 잭 스코라는 이름의 설립자가 찾아왔다. 스코가 처음 본 치노는 두려움 때문에 짖어댔다. 하지만 그의 노력으로 치노는 곧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스코는 “치노는 전혀 보살핌을 받지 못했는데 좋지 못한 환경에 고립돼 있었던 게 분명하다”면서 “눈은 오래전부터 세균에 감염돼 괴사 직전이라서 실명까지도 생각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치노의 몸을 살핀 수의사 역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치노의 피부와 눈 외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오랫동안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했는지 면역체계가 손상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 치노는 치아가 추정 나이를 고려해도 손상이 심했다. 금속성 울타리 같이 단단한 물건을 계속해서 물어뜯어온 것처럼 보였다. 경찰 등 조사에서도 치노의 원래 주인은 누구인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스코는 “치노는 오랫동안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서 떠돌이 신세가 된 이후 사람들과도 거의 교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치노는 구조 이후 곧바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2주 만에 치노의 상태는 몰라보게 좋아졌다. 의료진의 노력 덕분인지 치노의 눈은 심각한 상태였음에도 어느 정도 시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또 적절한 치료 속에 피부 상태 역시 갈수록 좋아졌다. 스코는 “치노는 2주 만에 완전히 다른 개가 됐다. 처음에는 걷는 것조차 무리일 수도 있겠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치노는 밝고 즐겁게 여기저기 관심을 보이며 돌아다닌다”면서 “지금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골든 래트리버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치노는 두려움에 떨며 짖던 모습 역시 사라졌다. 붙임성이 좋고 침착하다는 것. 이에 따라 스코는 앞으로 치노가 완전히 회복하면 치유 견으로서 양로원이나 병원 등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치노는 다른 개와 고양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하지만 한 달 뒤에는 중성화 수술을 받을 만큼 건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치노의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생겨 치노는 머지않아 새로운 가족과 함께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사진=말리스 머츠 도크 레스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이신설선 타고 추억을 달린다… 역사를 만난다

    우이신설선 타고 추억을 달린다… 역사를 만난다

    “지역 상인들이 체감할 정도로 관광객이 많이 늘었습니다.”(박겸수 강북구청장) 서울 강북구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우이신설 도시철도의 개통이 촉매제가 됐다. 1·2호선 환승역인 동대문구 신설동역에서 강북구 북한산우이역까지 11.4㎞를 약 23분 만에 주파하는 노선이다. 소요시간이 기존 50분대에서 30분가량 줄었다. 지하철이라고는 4호선밖에 없어 접근성이 떨어졌던 강북구에 ‘가뭄의 단비’였다. 박겸수 구청장은 “도시철도가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를 관통하면서 역사문화관광벨트와 북한산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문화·관광도시’ 강북구에 대한 매력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이신설 도시철도 개통 100여일을 맞이해 가볼 만한 강북구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소개한다.북한산우이역 ●봉황각·옛 천도교 중앙총부 건물 “이곳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10년 안에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고 결심하고 교육기관으로 세운 곳입니다.” 박충남 의창수도원 원장이 눈이 하얗게 쌓인 봉황각을 가리키며 기자에게 봉황각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했다. 봉황각 안에는 당시 독립투사들을 키워냈던 손병희 선생의 초상화가 벽 한쪽에 걸려 있어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강북구 우이동에서 북한산으로 오르는 길 초입에 자리한 봉황각은 1912년 손병희 선생이 천도교 지도자들을 양성할 목적으로 건립한 교육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독립정신 교육도 함께 이뤄졌고, 이때 교육을 받은 483명은 3·1만세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15인도 봉황각에서 배출됐다. 봉황각 맞은편에는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이 서 있다. 이 건물은 원래 1921년 종로구 경운동에 지어졌던 천도교의 중앙총부 건물이다. 천도교는 150년 전 수운 최제우에 의해 동학(東學)이라는 이름으로 창도된 바 있다. 1960년대 도시계획이 시작되면서 중앙총부 건물은 구조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 우이동으로 옮겨졌다. 이 건물은 손병희 선생의 사위였던 소파 방정환에 의해 어린이 운동이 시작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도선사 도선사는 북한산의 주요 봉우리인 백운대와 만경봉, 인수봉을 배경으로 장엄하게 앉아 있다. 실제 신라 말의 승려인 도선국사가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다 산세가 절묘하고 풍광이 빼어나 ‘천년 후 말법시대(末法時代)에 불법을 다시 일으킬 곳’이라 예언하고 절을 세운 뒤, 손으로 큰 바위를 갈라 마애불입상을 새겼다고 전해질 정도다. 마애불입상이 있는 석불전은 기도영험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1년 내내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구 관계자는 “수능 때 특히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다”고 기자에게 귀엣말을 건넸다. 그 외에 목아미타·대세지 보살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91호), 석나반존자 독성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92호) 등의 문화재도 보유하고 있다. 솔밭공원역 ●솔밭근린공원 우이동 주택가 인근에 위치한 솔밭근린공원에 들어서면 기분까지 맑게 만드는 은은한 솔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100년 이상 된 소나무 1000여 그루가 내뿜는 향기다. 특히 솔밭근린공원은 사람이 계획해 꾸미거나 가꾼 것도 아닌 자연 그대로의 숲이라 가치가 더 크다. ‘도심 속의 산림욕장’으로 총면적만 3만 4955㎡에 이른다. ?이곳은 원래 사유지였다. 숲은 개발 붐이 불어닥친 1990년 아파트 개발지로 선정돼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과 강북구가 앞장서 보존운동을 벌였고, 1997년 서울시와 강북구가 땅을 매입해 2004년 솔밭근린공원으로 개장했다. 최근에는 공원 내에 반려동물 전용 산책로가 문을 열었다. 산책로는 총길이 800m로 일부 구간에는 나무 데크(난간)가 깔려 있어 반려동물과 주인이 함께 솔향을 맡으며 쾌적하게 산책할 수 있다. ●박을복 자수박물관 솔밭공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박을복 자수박물관이 나온다. 전통 자수와 근현대 회화를 접목시켜 현대 섬유 조형예술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박을복 선생의 자수 작품들을 전시한 곳이다. 이곳은 2010년 설립됐다. ?전시실 1층은 기획 전시실과 문화 체험 학습 공간, 2층은 박을복 선생의 자수 작품을 전시하는 상설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넓은 야외 마당에서는 각종 공연을 할 수 있다. 박물관은 평일 낮 12시~오후 5시까지만 문을 열고, 관람 전 전화로 예약한 후 방문해야 한다. 4·19민주묘지역●국립 4·19 민주묘지 북한산을 배경으로 순백의 화강암 기둥이 푸른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국립 4·19 민주묘지’ 앞쪽에 세워진 기념탑의 모습이다. 국립 4·19 민주묘지에는 1960년 4·19혁명 당시 이승만 정권에 항거하다가 목숨을 잃은 185명의 영혼이 고이 안장돼 있다. 구는 4·19혁명의 참된 의미와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념하고 이를 후세에 널리 알리고자 2013년부터 4·19 관련단체와 공동으로 ‘4·19 혁명 국민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4·19 혁명은 민중들의 희생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 및 법치국가의 토대 위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번영을 가져다 준 역사적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근현대사기념관·초대길 국립 4·19 민주묘지를 나와 우이동 일대 카페거리를 걸어 올라가면 근현대사기념관이 나온다. 2016년5월 강북구는 구한말부터 정부 수립 전후, 4·19 혁명까지의 역사를 시대별·사건별로 정리해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조망할 수 있는 근현대사기념관을 개관한 바 있다. 근현대사기념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관람 비용은 무료다. 근현대사기념관은 ‘초대(初代)길’로 이어진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라는 상징성을 가진 선열들의 묘역만을 이은 역사탐방길이다. 코스는 근현대사기념관을 출발해 대한민국 초대 제헌국회 부의장과 2대 의장을 지낸 신익희 선생, 대한민국 제1호 검사가 된 이준 열사의 묘역을 지나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 선생,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의 국군인 광복군 합동묘소와 초대 부통령이었던 이시영 선생의 묘역을 돌아 다시 근현대사기념관으로 이어진다. ●윤극영 선생 가옥 기념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윤극영 선생 가옥 기념관에서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동요 ‘반달’이다. 작사·작곡가 윤극영 선생은 반달 외에도 ‘까치까치 설날’, ‘고기잡이’, ‘우산 셋이 나란히’ 등 100여편이 넘는 동요의 노랫말을 짓고 곡을 썼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는 소파 방정환 선생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어린이문화운동단체인 ‘색동회’를 만들어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안효경 윤극영 가옥 해설사는 “이곳은 윤극영 선생께서 타계하기 전인 1988년까지 거주하던 집으로 2014년 10월 서울시 미래유산 1호로 지정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구청장은 “우이신설선을 타면 북한산우이역까지 23분밖에 걸리지 않아 언제든 우이동으로 떠날 수 있다.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역사문화 유산과 관광지를 품고 있는 도시 강북구를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아동학대 방지, ‘부모다운 부모’ 교육 제도화를

    부모의 학대나 방임으로 어린 생명이 스러지는 참극이 잇따른다.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5세 여자아이는 친부와 계모의 손에 암매장된 사실이 결국 확인됐다. 아이는 갈비뼈가 부러진 채 버려졌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안타까움이 더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주의 아파트에서는 어린 3남매가 화재로 질식사했다. 정확한 원인은 더 확인해야겠지만,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미 분명하다. 전주 여아 사망 사건을 보자면 딸을 유기한 친부의 거짓말 행각에 소름이 돋는다. 학대 치사 가능성을 굳이 확인하지 않더라도 친부는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8개월 전의 범행을 숨기려고 알리바이를 꾸몄고 버젓이 실종 신고까지 했다. 광주의 3남매도 마찬가지다. 방화 혐의가 짙은 친모는 화재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아빠라는 사람은 4세 이하의 아이들을 빈집에 팽개치고 피시방을 전전했다. 친부모가 아동학대 가해자인 사례는 이제 놀랍지도 않을 정도다. 통계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의 10명 중 8명이 친부모다.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전근대 가부장적 사고에 이런 현상은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나 어린이집 등 교육·보육기관에서 빚어지는 아동학대에 대해서는 그나마 형식적인 예방 매뉴얼이라도 만들어져 있다. 정작 더 심각한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남의 집 가정사’로 여전히 사회 관심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2014년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됐으나 학대로 사망하는 아동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4년 14명이던 것이 2016년에는 36명으로 급증했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대부분은 친부모에게 책임이 있다. 미비한 사회안전망으로 어린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다반사라면 미개사회를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정의 사적 공간에서 빚어지는 아동학대는 감시 장치에도 한계가 있다. 재작년 아동학대 예방 차원에서 정부가 생애주기별 부모 교육을 국가 사업으로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적 있다. 하지만 이후 정부의 부모 교육 매뉴얼이 제대로 가동된다는 소식은 들어 보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 부처별로 쪼개져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부모 교육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 아동학대 방지에는 다른 어떤 대책보다 부모 교육이 시급하다.
  • 그래도 살만했던 2017년… 올해를 밝힌 평범한 영웅들

    그래도 살만했던 2017년… 올해를 밝힌 평범한 영웅들

    현직 대통령 탄핵과 구속, 사상 첫 조기 대선, 흉폭해진 청소년 범죄와 각종 인명 사고까지. 2017년 대한민국은 유난히 혼란스럽고 궂은 소식도 많았다. 그럼에도 평범하지만 용기 있고 의로운 이웃들이 있어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희망도 함께 본 한 해였다. 올해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밝힌 의인들을 돌아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화염 뚫고 90대 노인 구한 스리랑카 노동자 니말 2월 10일 경북 군위군의 한 주택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당시 집에는 90대 할머니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혀 있었지만, 화염이 거세 누구도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때 인근 농장에서 일하던 한 남성이 화재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왔고, 망설임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5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 니말(39)씨였다.니말씨는 할머니를 무사히 구조했지만 이 과정에서 화상을 입어 3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는 “평소 마을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보살펴줘 고마웠고, 할머니를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불길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니말씨는 LG복지재단이 주는 ‘LG의인상’에 선정됐고, 2015년 이 상이 제정된 뒤 첫 외국인 수상자가 됐다. 이어 지난 6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상자로 선정됐다. ● 흉기에 찔리고도 괴한 제압한 ‘낙성대 의인’ 곽경배씨 4월 7일 오후 5시 40분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출구. 한 남성이 이곳을 지나던 여성을 다짜고짜 때리기 시작했다. 이를 목격한 행인 곽경배(40)씨는 곧바로 피해 여성에게 달려가 주먹을 휘두르는 남성을 말렸다. 그러자 이 남성은 갑자기 품안에서 흉기를 꺼내 곽씨를 향해 휘둘렀고, 곽씨는 팔뚝 안쪽을 찔려 크게 다쳤다. 곽씨는 흉기에 찔려 출혈이 심한 상황에서도 도망가는 가해 남성을 뒤쫓았고, 몸싸움 끝에 이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경찰 조사 결과 가해 남성은 노숙인 김모(54)씨로, 피해‧과대망상과 현실 판단력 장애 등의 정신 증세를 보이는 조현병 환자로 확인됐다. 이 사건 이후 수술비와 치료비로 많은 돈을 써야하는 곽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게임회사 NC소프트는 곽씨의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고, LG복지재단은 LG의인상과 상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이어 정부 역시 곽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의상자로 인정되면 보상금과 의료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지원된다. ● 의암호 빠진 시민 구한 고교생 3인방 11월 1일 오후 4시.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사람 살려요”라는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호숫가에서 20m 가량 떨어진 깊은 호수에선 승용차 한대가 가라앉고 있었고, 한 여성이 그 옆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사고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를 뿐 누구도 11월의 차갑고도 깊은 호수로 뛰어들 엄두를 못 냈다. 이때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세 청년이 호수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헤엄쳐 접근한 뒤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했다.이들은 인근 체육관에서 체력 훈련을 하던 강원체고 수영부 3학년 최태준(19), 성준용(19), 김지수(19)군이었다. 성군은 구조 이후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막상 들어가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지도 모르지만,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다”라면서 “학교에서 평소에 생존 수영과 인명구조를 배워 그대로 했을 뿐”아라고 말했다.김군은 “만약 뛰어들지 않았다면 큰 후회가 남았을 것”이라며 “한번 낸 용기가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군은 “수영을 배우길 잘했다”며 “만약 육상을 했더라면 도와주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 국민적 지지 이끈 이국종 교수 “일반 국민들께 생소할 수도 있는 분야인데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습니다. 정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말도 못하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난 11월 귀순 과정에서 모두 5곳에 총상을 입고 목숨이 위독했던 북한 병사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교수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자신과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촉구한 국민들에게 전한 감사의 인사다.이 교수는 귀순 병사 수술 관련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권역외상센터와 소속 의료진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출동하면서 어깨가 부러진 적이 있고, 간호사가 수술 중 유산한 적도 있지만 우리 의료진은 헬기 타고 출동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기도 한다. 환자의 인권침해를 말하기 전에 중증외상센터 직원들도 인권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추가적‧제도적‧환경적‧인력 지원’을 요구하는 청원운동이 시작됐고, 여기에는 한 달 새 28만 1985명이 참여해 조만간 청와대가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계획이다. ● 한파 추위 속 쓰러진 노인에게 패딩 벗어준 중학생들 한파 추위가 전국을 얼렸던 12월 11일. 서울 전농중학교 학생 3명이 국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한파가 급습했던 당일 아침 8시쯤 등교 중이던 엄창민‧정호균‧신세현군은 동대문구 답십리시장 근처에서 한 할아버지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세 학생은 곧바로 구조요청을 하는 동시에 응급조치를 시작했다. 엄군은 할아버지를 일으켜 자신의 무릎에 기대게 했고, 정군은 119에 신고했다. 신군은 할아버지의 체온 유지를 위해 입고 있던 패딩 점퍼를 벗어 덮어줬다.학생들의 발 빠른 대응 덕에 할아버지는 의식을 빨리 되찾았고, 엄군은 할아버지를 직접 업고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줬다. 이 소식은 지역구 의원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소개하면서 알려졌고, 민주당은 지난 27일 세 학생에게 표창장을 전달했다. ● 민주주의 역사 새로 쓴 대한민국 국민 지난 12월 5일 독일 비영리단체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촛불집회 참석 대한민국 국민 1700만명에게 ‘2017 에버트 인권상’을 수여했다. 시상식에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단원고 출신 장애진씨가 참석해 인권상과 공로상을 받았다.쿠르트 베크 에버트재단 이사장은 수상 이유로 “대한민국의 평화적 집회와 장기간 지속된 비폭력 시위에 참여하고, 집회와 자유 행사를 통한 모범적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 !… 다시 머물고 싶은 곳

    !… 다시 머물고 싶은 곳

    올해도 ‘서울신문 렛츠고’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쉼 없이 돌았습니다. 렛츠고의 여정은 늘 혼자였으되, 발걸음은 여럿이었습니다. 등 뒤로 늘 독자들의 시선이 따라오는 듯했지요. 그 때문에 발견의 기쁨도 좋았지만, 공유의 행복은 더 좋았습니다. 올해 찾았던 곳 가운데 되새길 만한 곳들을 추리려 합니다. 당시 최적화됐던 풍경 몇몇을 가려내 보자는 거지요. 지난 시간의 단순 복기가 아닌, 발견의 기쁨을 공유하는 자리여서 느낌이 더욱 각별합니다. 허물어져 가는 100년의 기억 ① 고흥 소록도한 해를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기별로 나누는 것입니다. 굳이 경중이나 의미 등을 따질 필요가 없어서 좋습니다. 한데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전남 고흥의 소록도입니다. 외형이 아름다워서는 아닙니다. 시나브로 허물어져 가는 100년의 기억을 서둘러 붙잡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지요. 올해의 여행지 가장 윗줄에 소록도를 세운 건 그 때문입니다. 소록도 안에서도 몇몇 곳은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너머에 있는 금단의 땅입니다. 그곳엔 1916년 세워진 자혜의원과 병사(病舍)들이 있습니다. 한센인들이 100년에 걸쳐 치료받고 생활했던 공간입니다. 그 공간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식량저장고, 소록도 등대 등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들은 늘 살뜰한 보살핌을 받습니다. 하지만 용도 폐기된 병사 건물은 다릅니다. 우리의 역량이 시험받아야 할 곳은 바로 여기, 그리고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록도 서생리 마을 옛터 보존사업’을 이끈 조성룡 성균관대 교수 등을 중심으로 소록도를 보존하려는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제 갓 발걸음을 뗀 이들에게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세계를 울린 역사에 감동받다 ② 정선 아리랑 박물관정선아리랑박물관은 ‘한류 원조’ 아리랑이 세계를 울린 역사에 놀라고 감동받았던 곳입니다. 박물관 전시물은 사진 두 장을 제외하고 모두 진본입니다. 진용선 관장이 젊은 날을 통째 바쳐 수집한 것들입니다. 아리랑을 번안한 미국 장로교단의 찬송가 229장(Christ, You Are the Fullness), 유엔이 아리랑을 담아 아프리카 나라들에 보급한 음악책 등 진귀한 전시물과 만날 수 있습니다. ‘대지’의 작가 펄 벅이 아리랑을 담아낸 소설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 일본 여가수 고바야시 지오코의 아리랑 앨범 ‘금색가면’ 역시 이곳에 있습니다. 한국전쟁은 사람과 국토를 산산조각 냈지만, 역설적으로 아리랑이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위문 공연차 한국을 방문한 뮤지션들이 세계에 다양한 장르로 아리랑을 소개했기 때문입니다. 야전화장실에서 통역관의 아리랑 휘파람 소리를 듣고 이를 재즈풍으로 재해석한 오스카 페티포드의 ‘아디동(아리랑) 블루스’, 종군기자가 기록한 아리랑 멜로디를 편곡한 미국 여가수 엘리 윌리엄스의 ‘아디동’, 미국 포크 음악의 비조로 꼽히는 피트 시거의 ‘아리랑’ 앨범, 그리고 1970~80년대 폴 모리아 악단의 ‘아리랑’ 등과도 만날 수 있습니다. 완벽한 섬 산행을 원하는 당신③ 통영 사량도중국발 미세먼지 탓에 여정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오래전 찾았던 경남 통영의 사량도가 그랬습니다. 빼어난 암릉미의 명산이 청아한 옥빛 바닷물 위로 솟았지만 당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 아쉬움에 사량도를 다시 찾았습니다. 마침 사량도 윗섬과 아랫섬을 잇는 사량대교가 놓인 터라 의미가 더했습니다. 하늘은 먼지 한 톨 없는 공기를 허락했고, 그 덕에 이전의 것들은 무효라 할 만큼 멋진 풍경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량도를 찾는 이들은 대부분 섬 산행이 목적입니다. 윗섬 가운데를 지리산(398m)과 불모산(400m), 옥녀봉(303m) 등이 가로지르는데, 공룡의 등뼈를 닮은 암릉을 따라 걷는 재미가 각별합니다. 풍경전망대를 꼽으라면 윗섬의 향봉과 연지봉을 잇는 출렁다리 주변입니다. 사량도의 거의 모든 풍경을 담을 수 있습니다. 아랫섬은 아직 여행 불모지입니다. 칠현산 등산로 외에 뚜렷하게 개발된 관광지가 없습니다. 윗섬과 아랫섬에 각각 17㎞짜리 일주도로가 놓여 있습니다. 차를 가져가면 사량도 전체를 속속들이 엿볼 수 있습니다. 과장 좀 보태 ‘별유천지’ 그곳④ 서천 비인만충남 서천의 비인만은 이름만으로 관심을 끄는 곳이었습니다. 그리 흔한 이름이 아닌 데다, 어딘가 맑은 풍경을 가만히 숨겨 두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줬습니다. 비인만은 활처럼 휘었습니다. 어린아이가 그린 갈매기 그림을 연상하면 알기 쉽습니다. 날개 위는 마량포구입니다. 전어축제로 이름난 홍원항, 붉은 동백이 예쁜 춘장대가 이 언저리에 있습니다. 아래는 장항입니다. 서천의 명물이자 ‘JSA’ 등의 영화 촬영지로 이름난 신성리 갈대숲이 이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그러니까 갈매기의 몸통에 해당되는 곳이 바로 비인만입니다. 마량포구 인근 산자락에 올라 굽어보면 이 모습이 확연히 보입니다. 비인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단연 월호리 월하성 포구와 비인면 선도리 해변입니다. 월하성은 이름 그대로 ‘달 아래 성’이란 뜻입니다. 일대 풍경이 바다에 비치는 달빛만큼이나 아름답다네요. 선도리 해변의 해넘이는 단연 압권입니다. 해가 월하성 쪽으로 떨어지며 사위를 붉게 달굽니다. 이때면 하늘도, 바다도 죄다 짙은 주황빛이지요. 기러기 날자 풍경 떨어지더라⑤ 완주 비비정먼 길 날아온 기러기가 쉬어 가는 정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북 완주의 비비정(飛飛亭)입니다. 1998년 복원된 비비정은 건물 자체로는 별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깃들지 않은 탓입니다. 한데 주변 풍광은 정말 멋들어집니다. 만경강이 뱀처럼 휘돌아가고, 그 너머로 드넓은 호남평야와 억새 무성한 습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저물녘엔 더 멋집니다. 사위가 시뻘겋게 물듭니다. 불 칼처럼 빛나는 만경강 위로는 기러기들이 ‘차르르’ 소리를 내며 내려앉습니다. 완산8경의 하나인 ‘비비낙안’(飛飛落雁)이 펼쳐지는 거지요. 이건 뭐 딱 ‘한 폭의 그림’입니다. 비비정 오른쪽엔 옛 만경강 철교(등록문화재 579호)가 남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온전히 기억하고 있는 문화재입니다. 비비정 뒤편 마을 언덕엔 카페 비비낙안이 있습니다. 옛 물탱크를 리모델링한 전망대와 도회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카페 건물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기껏해야 ‘동네 뒷산’ 정도의 야트막한 언덕이지만 사방이 훤히 트인 덕에 비비낙안에서 굽어보는 미감은 아주 색다릅니다. 비비정 레스토랑에서 ‘엄마의 레시피’로 만든 농가 집밥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백제의 고도를 새로 보았지요⑥ 익산 미륵사지고백하자면, 그간 무지했습니다. 백제의 고도인 전북 익산을 개성 없는 중소도시쯤으로 여겼으니 말입니다. 이런 오만불손은 미륵사지 돌탑 앞에서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여명의 긴장이 사라지고 햇살이 게으른 소의 발걸음처럼 느릿느릿 퍼질 무렵이었습니다. 익산의 아침을 깨우던 햇빛이 동원구층석탑 여기저기를 비췄습니다. 그때마다 화강암 돌탑은 스스로 빛을 냈습니다. 풍경 소리를 곁들여서요. ‘자체발광’의 몽환적인 풍경이랄까요. 해와 돌탑의 앙상블은 그처럼 오묘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아마 오래전, 이 자리에 돌탑을 세웠던 백제인 역시 이 장면을 염두에 뒀겠지요. 동탑 맞은편은 저 유명한 미륵사지 석탑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겠지요. 그때면 얼마나 더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질까요. 나바위 성당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초저녁 달을 이고 선 한옥 성당은 기이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인근 마을을 보듬고 있는 듯한 피에타 조각상도 감탄을 자아냈지요.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건 예배당에 불이 켜질 때였습니다. 깜빡하며 주황색 불빛이 팔각창을 뚫고 나왔습니다. 그 장면이 달빛과 어우러져 얼마나 그윽하던지요.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낸시랭, 왕진진 회장과 결혼 발표 “혼인신고 완료..셋이 되는 축복”

    낸시랭, 왕진진 회장과 결혼 발표 “혼인신고 완료..셋이 되는 축복”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결혼을 발표했다.27일 낸시랭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편 왕진진과 찍은 혼인신고 인증샷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낸시랭은 “함께할 수 있음으로 행복합니다. 우리 두 사람 너무 많이 돌아 돌아 다시 재회 속에 다시 함께 행복으로의 여행을 시작했습니다”라며 “우리의 사랑 행복 이 길에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축복된 나날이 계속되기를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축하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라고 밝혔다. 낸시랭의 결혼 상대는 위한컬렉션 왕진진(전준주) 회장으로 알려졌다. 한편 낸시랭은 지난 2004년 KBS 1TV 다큐 ‘인간극장’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팝 아티스트 겸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이하 낸시랭 공식입장 전문. 함께 할수 있음으로 행복 합니다. 행복은 동행복 이어야 합니다. 행복은 희생없이 이루어 질수 없는 것입니다. 행복 그행복 그사람 우리 두사람 입니다. 사람들은 다 알수 없어도 행복할 수 있음은 말할수 있습니다. 행복으로의 초행길 이 행복은 동행복의 길입니다. 서로의 관계 깊은 사랑과 서로 어루만저 보살펴 줄수 있는 마음은 그림자 같은 동행속에 행복의 꽃길입니다. 행복에 이길은 어느 누구도 감히 막아 설수도 없음을 너무나 잘알고 있습니다. 사랑 하나 사랑 두울 사랑 세엣이 되어가는 우리 두사람의 축복된 다시 만남 이제는 더이상에 상처없는 아름다움으로 가는 길이 될것입니다. 행복 축복 사랑 큰바위와 같은 믿음 그 믿음은 주님께서 주신 달란트 임을 잘알고 있습니다. 우리 두사람 너무나 많이 돌고 돌아 다시 이렇게 함께하게 됐습니다. 이전에 일들 너무나 힘들었던 시간들 그 시간에 아픔들 훌훌 걷어내고 새로움 속에 새로움을 채워 담습니다. 홀로담은 행복보다. 함께담은 행복이 더 아름답습니다. 우리 두사람 너무 많이 돌아 돌아 다시 재회속에 다시 함께 행복으로의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의 아픔을 애써 참으며 모른체 하면서 흘러 흘러 여기에 까지 왔습니다. 이제는 이제는 이제는 동행복 길을 내딛고 나아 갑니다. 우리의 사랑 행복 이 길에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축복된 나날이 계속 되기를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축하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P.S. 진실만이 오직 승리) 태양+지구=천향화 위한컬렉션 왕진진(전준주)회장 & 팝아티스트 낸시랭 올림. 2017년12월27일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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