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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겨냥 보복관세 강화하는 캐나다

    미국 겨냥 보복관세 강화하는 캐나다

    미국발 무역전쟁 속에서 이번에는 캐나다가 미국 제품을 겨냥한 보복관세의 위력을 더 높이겠다며 대상 품목의 조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훨씬 더 강력한 충격을 가하기 위해 보복관세 목록을 갱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주재 캐나다 대사인 데이비드 맥노턴이 미국의 캐나다에 대한 고율 부과 방침에 대한 대응조치로 ‘품목조정 계획’을 언급한 데 대한 부연 설명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맥노턴 대사는 이르면 다음 주에 캐나다가 고율 관세를 부과할 새 제품 목록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날 미 기자들에게 말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5월부터 오렌지주스, 메이플시럽, 위스키, 화장지 등 166억 캐나다달러(약 14조 2100억원) 규모의 광범위한 미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자국 산업을 해쳐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보복관세다. 맥노턴 대사는 대미 타격 배가를 위해 새로 목록에 들어갈 미 제품에 사과, 돼지고기, 에탄올, 와인 등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릴랜드 장관은 맥노턴 대사의 발언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아꼈다. 캐나다는 지난해 서명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인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를 의회에서 비준하기 전에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철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무역합의 이후에도 계속되는 미국과 캐나다 통상 갈등은 글로벌 무역에 보호주의 색채가 짙어지는 국면에서 우려를 샀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유럽연합(EU), 일본 등을 상대로도 거친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통상갈등 고조는 글로벌 통상과 투자나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주요 악재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낮춘 3.3%로 제시했다. IMF는 “글로벌 무역갈등이 빨리 해소된다면 세계 경제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무역갈등과 이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 때문에 세계 경제가 더욱 압박을 받을 위험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 미국 보복관세 경고에 반격 태세 들어간 EU

    미국 보복관세 경고에 반격 태세 들어간 EU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전쟁’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EU산(産) 제품에 관세폭탄 부과를 예고하자 EU도 즉각 보복관세 준비 태세에 들어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세계무역기구(WTO)는 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이 미국에 불리하게 영향을 끼쳤다고 판정했다”며 “미국은 이제 110억 달러(약 12조 5000억원)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그러면서 “EU는 수년간 무역에 있어 미국을 이용했다”며 “그건 곧 중단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8일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EU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이날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 지원 관행이 철회될 때까지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고율 관세 부과가 가능한 예비 목록을 공개하고 공공의견을 수렴하는 등 관세 부과 품목 판별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동맹관계를 유지해 온 유럽으로 무역전쟁의 총구를 돌린 형국이어서 주목된다.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는 무역 상대국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거나 불공정 행위 때는 수정을 요구하고 상대국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보복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 규정에 근거해 중국과의 무역전쟁 방아쇠를 당겼다. 미국은 2004년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영국 등 4개국 항공기 보조금 지급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WTO에 이 문제를 정식 제소했었다. WTO는 2011년 4개국이 1968~2006년 모두 180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보조금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EU는 보조금을 폐지했지만 에어버스의 새 기종 A350 XWB에 대해서는 50억 달러 상당의 신규 보조금 항목을 마련해 미국의 반발을 샀다. 이에 EU는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고 CNBC가 전했다. EU는 이날 “미국도 보잉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미국이 관세 부과를 실행할 경우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이어 “WTO가 지난 3월 미국도 보잉에 지급하는 불법 보조금을 없애는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며 “EU는 보복관세를 결정하기 전 WTO에 중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EU와의 무역전쟁 우려 등으로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0.44 포인트(0.72%) 내린 2만6150.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57 포인트(0.61%) 내린 2878.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4.61 포인트(0.56%) 하락한 7909.2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무역전쟁 총구 EU로… 13조원 ‘관세 폭탄’

    항공기·농산물 등 고율 관세 부과 착수 일대일로 등 中 경제정책 대응엔 공조 EU ‘보복 관세’ 시사… 무역 충돌 긴장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유럽연합(EU)에 12조 5000억원 규모의 관세폭탄을 투하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자 무역전쟁 총구를 EU 쪽으로 돌린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또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정책 대응을 위해 EU와 공조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EU는 그러나 보복관세를 시사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세계무역기구(WTO)는 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이 미국에 불리하게 영향을 끼쳤다고 판정했다. 미국은 이제 110억 달러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EU는 수년간 무역에 있어서 미국을 이용했다. 그것은 곧 중단될 것”이라고 썼다. 전날 미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EU산 수입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USTR은 WTO가 산정한 수치를 인용해 EU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지급하는 보조금 때문에 미국이 연간 112억 달러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 피해 추산액과 같은 연 112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USTR은 고율관세 부과 예비목록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EU의 28개 회원국에서 생산하는 항공기와 헬리콥터, 항공기 부품과 같은 공산품뿐 아니라 와인·치즈와 같은 농축산물, 연어·문어 같은 해산물까지 포함됐다. 미국은 EU의 기간산업인 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WTO는 EU가 미국의 112억 달러 피해 추산액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현재 조정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USTR은 그 결과가 올여름쯤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EU가 대형 민항기에 대해 WTO 규정에 어긋나는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단하는 합의를 하게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라면서 “EU가 해로운 보조금을 중단하면 고율 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EU는 에어버스 보조금으로 미국이 입었다고 주장하는 피해 규모가 “상당히 과장됐다”며 “미국의 움직임에 대응해 독자적으로 보복 관세를 부과할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EU 간 안보 무임승차론과 파리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합의, 무역불균형 등 여러 분야에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USTR의 조치로 미·EU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클리트 윌렘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미·EU 간 무역갈등과는 별개로 “미국과 EU는 현재 WTO에서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 정책에 대해 서로 협력해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등에 대해 미국과 EU가 협력해 대응할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장밍 EU 주재 중국대사는 “EU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독자적인 길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WTO 미중 무역전쟁 탓 전세계 무역성장률 1.1% 포인트 하향

    WTO 미중 무역전쟁 탓 전세계 무역성장률 1.1% 포인트 하향

    세계무역기구(WTO)가 올해 세계 무역성장률을 1.1%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미중 무역협상 등 통상 갈등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성 증가 등이 무역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WTO는 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이 지난해 9월 예측했던 3.7%보다 한참 낮은 2.6%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3.0%보다 0.4%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내년 세계 무역 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 완화를 전제로 3.0%로 올해보다는 소폭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WTO는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성장률 저하의 원인으로 미중 간 보복 관세 부과 등 무역전쟁, 더 약화된 글로벌 경제 성장, 선진국에서의 금융시장 변동성 및 통화긴축 환경 등을 이유로 들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누구도 이런 분석에 대해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각국 간에 무역 긴장 완화, 기술 혁명과 일자리 창출, 개발 촉진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보고서는 구체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 등 경기 부양 효과 감소, 유럽 통화 양적 팽창 단계적 중단, 중국 경제 정책의 서비스·소비 중심 전환 등이 무역 성장률 저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올해 검토 중인 수입자동차 관세 부과 및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혼돈 등도 올해 세계 무역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로버트 쿠프만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교역은 전 세계 교역의 3%에 불과하지만, 자동차 교역은 8%를 차지하기 때문에 자동차 관세의 충격이 훨씬 클 수 있다”면서 “가을에 전망치를 수정하게 된다면 브렉시트부터 미중 무역갈등과 또 다른 무역갈등까지 더해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하향 조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세계경제가 미중 무역전쟁과 금융 긴축 등으로 성장 모멘텀을 더 잃었다면서도 단기간 내에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경제의 70%가 성장둔화를 겪을 것이라며 미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세계경제는 2년간의 꾸준한 성장 이후 불안해졌다”면서 향후 전망도 불안정하고 무역 전쟁과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IMF는 지난 1월 올해 세계 성장률을 3.5%로 전망했으며 이는 여전히 합리적”이라면서도 “다음 주 업데이트된 전망에서 볼 수 있겠지만 그 이후 더 많은 모멘텀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IMF는 앞서 1월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 전망치도 기존 3.7%에서 3.6%로 내려 잡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몇 년 전에는 동시다발적인 성장 가속이 있었지만, 지금은 동시다발적 성장 감속과 모멘텀 둔화 상황에 있다”면서 “2년 전에 세계경제의 75%가 성장 상승을 경험했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제의 약 70%가 성장 둔화를 겪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기회의 땅 중국, 글로벌 자동차업체 ‘무덤’으로 추락

    기회의 땅 중국, 글로벌 자동차업체 ‘무덤’으로 추락

    中 자동차 판매 30여년 만에 첫 감소미중 무역전쟁에 中 경기둔화 직격탄 전기차로 전환·차량공유 확대도 원인‘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생활이 팍팍해질 것을 우려한 중국인들이 좀체로 닫힌 지갑을 열지 않는 까닭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날)가 있는 중국의 1~2월 자동차 신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385만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줄어든 324만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808만대에 머물렀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1990년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는데 올 들어 판매 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이다. 미국 포드와 중국 창안(長安)자동차 합작사인 창안포드오토모빌은 1~2월 신차 판매가 전년보다 75%나 곧두박질친 2만 1535대로 급감했다. 포드의 지난해 중국 판매는 전년보다 37% 감소했고 미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도 각각 10%와 2% 줄어드는 등 중국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무덤’으로 추락하는 형국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상황도 엄중하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1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의 가동중단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생산효율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옌청 1공장의 가동중단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아차 역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며 “만약 옌청 1공장의 가동 중단이 확정될 경우 그 시기는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이 문을 닫는 5월 이후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옌청 1공장은 기아차가 2002년 중국 둥펑(東風)자동차, 위에다(熱達)그룹과 합작으로 둥펑위에다기아(東風熱達起亞)를 설립하면서 세웠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에 3곳의 공장을 두고 있다. 옌청 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안팎이고 1~3공장을 합치면 연간 90만대 안팎을 생산할 수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옌청 공장의 가동률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37만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의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앞서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확정했다. 중국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한때 GM과 폭스바겐에 이어 점유율 3위까지 오르며 기세를 올렸던 현대차는 사드 보복 등의 영향으로 2017년 판매량이 78만 5000대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79만대 수준에 그쳤다. 베이징현대 외에 일본 소형차 제조업체 스즈키는 지난해 9월 중국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스즈키는 중국 시장 경쟁이 치열해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소형차를 선호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구매 취향을 반영해 중국에서 철수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창안포드는 직원의 10%인 2000여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고 GM 등도 중국 공장 생산 축소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자동차 판매가 급락세로 꺾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6% 증가를 보이며 안정적 상승 기조를 이어 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과의 무역전쟁 본격화, 증시 폭락 등 갖은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자동차 판매가 급감세로 돌변했다. 중국 정부의 취득세 인하 조치가 만기되고 내수 소비심리도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휘발유 승용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접어든 점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월 판매량 가운데 중국 정부의 소비 진작 효과를 본 전기차 등 친환경에너지 자동차 판매는 53.6% 폭증했다. 반면 중국 대도시 신차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중소 도시는 경기 둔화에 수요가 약화세가 뚜렷하다. 차량공유시장과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중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자동차시장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에 힘입어 너도나도 현지 업체들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대규모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중국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덕분에 2017년 중국 시장 판매량은 2900여만대로 미국 시장(1900여만대)을 완전히 압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전쟁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며 성장세에 가려졌던 공급 과잉의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량 증가→판매 감소→재고증가→가격할인 등 경쟁 심화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공장 가동률 저하와 함께 가격할인 경쟁마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곤두박질쳤다.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았던 중국 자동차시장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두팔을 걷고 나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등 10개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지난 1월 말 자동차 구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소비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자동차 구매보조금 정책을 도입하는 한편 낡은 경유차 등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사거나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에너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각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적당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농촌 지역은 3륜 자동차를 폐차하고 3.5t 이하 화물차나 배기량 1.6ℓ 이하의 승용차를 구입하는 주민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당근도 역부족이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자동차시장 정책을 일곱 차례에 걸쳐 언급했다. 리 총리는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와 친환경에너지차 산업 발전 지원·구매세 감면 연장, 제조업·교통운수업 세수 부담 감면, 자동차 소비 촉진책,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 등을 거론하며 ‘자동차시장 살리기’를 강조했다. 그렇지만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올해 중국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6일 보도했다. 신차 판매량 하락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창안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7억~7억 5000만 위안(약 1182억~126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둔화에 따른 판매량 저조와 순이익 하락 등으로 창안자동차를 비롯해 화천(華晨)자동차, 베이징자동차 주가는 지난해 반 토막 났다. 올 한 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대규모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이 예상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으로 발돋움했지만 기술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출범 이후 ‘중국제조 2025’ 정책을 앞세워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에 도달하려면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이 중국 탈출 조짐을 보이는 만큼 중국 자동차시장은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상표권 등록부터 포장까지 맞춤 지원 정부가 청포도 수출 날개 달아줬어요”

    “상표권 등록부터 포장까지 맞춤 지원 정부가 청포도 수출 날개 달아줬어요”

    껍질째 먹는 씨 없는 청포도인 ‘샤인머스켓’을 재배해 수출하고 있는 산떼루아영농조합법인(25개 농가) 김동근(54) 대표는 최근 해외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 수출에 주력했던 김 대표는 2017년 정부가 추진하는 현지화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중국과 캐나다 등에도 진출했다. 2015년 8.1t, 2016년 8.4t에 불과했던 수출량은 중국이라는 날개를 단 뒤 2017년 90t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수출량 240t, 수출액 37억원을 달성했다.●2017년 中·加 현지화 정부 도움 받아 상표권 등록부터 포장 디자인 개발까지 까다로운 절차를 넘는 데는 현지화지원사업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중국의 비관세장벽 자문과 라벨링(표시사항) 제작 지원 등을 받아 중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과 호주를 넘어 유럽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지화지원사업은 영세 농식품 수출업체를 상대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해외지사나 현지 전문기관과 1대1로 연결시켜 수출을 돕는 방식이다. 통관과 법률, 관세 등 수출국마다 각각 다른 비관세장벽 관련 자문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 수출하고자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미국 식품안전현대화법(FSMA) 대응, 해외공급자검증제도(FSVP) 관련 교육 등을 실시한다. 현지 규정에 따른 라벨링 제작, 상표권 출원, 현지 트렌드에 맞는 포장 패키지 디자인 등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수출량 3년 새 30배↑… 작년 37억 달성 정부는 현재 24개국에 99개 현지 전문기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지원 실적은 2017년 1148건, 390개 업체에서 지난해 1780건, 510개 업체로 늘었다. 이러한 수출지원사업에 힘입어 국내 농식품 수출액 역시 증가 추세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69억 3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농가 소득과 직결되는 과실·채소류 등 신선 농산물 수출액은 12억 8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전년 대비 7.6% 증가), 중국(12.6%), 홍콩(9.2%) 등의 수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일본은 파프리카(2.9%)와 김치(23.1%), 미국은 배(17.1%)와 인삼(12.1%)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침체됐던 중국 시장의 경우 인삼(34.8%)과 유자차(23.2%)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통관부터 판촉까지 일괄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건강·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진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은 한류 열풍을 타고 신선 농산물 수출이 전년 대비 41.8%나 증가했다. 정부는 현재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3개국 18개 매장에서 운영 중인 신선 농산물 전문 판매거점(K-Fresh Zone)을 베트남, 홍콩 등 5개국 30개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를 위해 인도, 캄보디아, 몽골 등 신남방·신북방 6개국에 인력을 파견해 현지 조사, 유통매장 입점 등 현지 시장 개척을 위한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울신문·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 ‘대미 무역흑자’ 1승 챙긴 中… 패권주의 꺾고 판정승 노리는 美

    ‘대미 무역흑자’ 1승 챙긴 中… 패권주의 꺾고 판정승 노리는 美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벌여 온 ‘무역전쟁‘이 22일로 1년을 맞았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2일 중국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으로 관세 부과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막을 올렸다. 미중은 이어 2500억 달러(약 281조원), 1100억 달러(약 123조원)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25%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의 긴장을 끌어올렸다. 무역전쟁 1년 동안 미중은 어떤 이득과 손해를 봤는지 구체적으로 짚어 봤다.무역전쟁 여파로 미중 양국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폭은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3517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ZTE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 엔진이 식어 가고 있는 징후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미 무역 흑자는 2006년 이후 사상 최대치인 4192억 달러를 찍었다. 이는 미국의 관세폭탄이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 등 동맹에까지 무차별적으로 무역 수지 개선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의 무역수지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무역적자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인 621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대중 무역적자(4192억 달러)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또 미 경제학자들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78억 달러나 줄었다. 결국 지난해 경제 수치를 놓고 본다면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완승’처럼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이번 무역전쟁 목표가 단기적인 이득보다는 중국의 외교·경제 패권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미국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적자를 내세우며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번 기회에 중국의 패권주의를 꺾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면서 “미국은 단기 손실을 보더라도 이번 무역협상을 기점으로 중국의 ‘넘버 1’의 야망을 확실히 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을 둘러싼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 유훈 대신 ‘분발유위’(奮發有爲·떨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한다)를 내세운 패권 외교정책을 너무 일찍 내세운 것이 미국을 자극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은 무역수지 개선을 무역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 2025년까지 통신과 항공, 로봇 등 최첨단 분야를 세계 최고로 키워 내겠다는 ‘중국 제조 2025’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5G 사업의 ‘왕따 전략’ 등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 정가에는 또 미중 무역협상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낳은 ‘플라자 합의’와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중국도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 목적이 보복관세를 통한 무역적자 해소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역전쟁을 빌미로 미국이 중국의 발전 기회를 꺾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일 경제학자 심포지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화성 난징 둥난대 명예학장은 플라자 합의에 대해 “일본은 중국의 이웃으로, 일본의 과거는 중국에게 큰 경고이자 중요한 참조 가치를 지닌다”며 플라자 합의 교훈을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중 무역전쟁은 ‘꽃놀이패’다. 중국의 패권주의를 ‘손봐야 한다’는 미 정가의 초당적 지지를 기반으로 미중 무역협상 막판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중 합의에도 대중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를 없애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상당 기간 (대중 관세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왜냐하면 중국과 합의가 이뤄질 경우 우리는 중국이 그 합의 내용을 지킬 것이라는 것을 담보해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합의 사항으로 강하게 요구하는 ‘대중 관세 즉각 철회’ 방침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중 무역협상에서 빨리 성과를 내는 것도 좋지만 장기전으로 가는 것도 2020년 대선에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대선 공약인 미국 우선주의를 몸소 실천하는 대통령, 미국의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으로 큰 경제적 이득은 보지 못했지만 자신의 지지 기반인 러스트벨트의 철강산업 등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판정승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내부에서도 미국과의 국력 차이를 실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면서 “결국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끌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휘청거리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휘청거리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같지 않게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생활이 팍팍해질 것을 우려한 중국인들이 좀체로 닫힌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 까닭이다. 18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날)가 있는 중국 1~2월 자동차 신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385만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줄어든 324만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808만대에 머물렀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1990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는데 올들어 판매부진이 더욱 심화한 것이다. 미국 포드와 중국 창안(長安)자동차 합작사인 창안포드오토모빌은 1~2월 신차 판매가 전년보다 75%나 곧두박질친 2만 1535대로 급감했다. 포드의 지난해 중국 판매는 전년보다 37% 감소했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도 각각 10%와 2% 줄어드는 등 중국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무덤’으로 추락하는 형국이다.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1공장의 가동중단을 결정한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의 가동중단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생산효율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옌청 1공장의 가동중단을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아차 역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며 “만약 옌청 1공장의 가동 중단이 확정될 경우 그 시기는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이 문을 닫는 5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옌청 1공장은 기아차가 2002년 중국 둥펑(東風)자동차, 위에다(熱達)그룹과 합작으로 둥펑위에다기아(東風熱達起亞)를 설립하면서 세운 공장이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에 3곳의 공장을 두고 있다. 옌청 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안팎이다. 1~3공장을 합치면 연간 90만대 안팎을 생산할 수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옌청 공장의 가동률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37만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앞서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확정했다. 중국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한때 GM과 폭스바겐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까지 오르며 기세를 떨쳤던 현대차는 사드 보복 등의 영향으로 2017년 판매량이 78만 5000대로 급감했고, 지난해 판매량도 79만대 수준에 그쳤다. 베이징현대 외에 일본 소형차 제조업체 스즈키는 지난해 9월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스즈키는 중국 자동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더 이상 소형차를 선호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구매 취향을 반영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창안포드는 직원의 10%인 2000여명을 감원키로 결정했고 GM 등도 중국 내 공장 생산 축소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 중국 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이 급락세로 꺾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는 6% 증가를 보이며 안정적 상승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하반기들어 미국과 무역전쟁 본격화와 증시 폭락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자동차 판매가 하락세로 돌변했다. 중국 정부의 취득세 인하 조치가 만기되고 내수 소비심리도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게 자동차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 승용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접어든 점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월 판매량 가운데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 효과를 본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판매는 53.6% 급증했다. 반면 중국 대도시 신차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중소 도시는 경기 둔화에 수요가 약화세가 뚜렷하다. 차량공유시장과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도 신차 판매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중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에 힘입어 너도나도 현지 업체들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중국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이 덕분에 2017년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2900여만대로 미국 시장(1900여만대)을 완전히 압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전쟁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며 성장세에 가려졌던 공급과잉의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량 증가 - 판매 감소 - 재고 증가 - 가격할인이라는 유혈 경쟁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더군다나 공장 가동률 저하와 함께 가격할인 경쟁마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기회의 땅’으로 주목 받았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두팔을 걷고 나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등 10개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지난 1월말 자동차 구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소비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자동차 구매보조금 정책 도입하는 한편 낡은 경유차 등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사거나 전기자동차 등 신재생에너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각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적당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농촌 지역은 3륜 자동차를 폐차하고 3.5t 이하 화물차나 배기량 1.6ℓ 이하의 승용차를 구입하는 주민들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당근도 역부족이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자동차 시장 정책을 7차례에 걸쳐 언급했다. 리 총리는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와 신에너지자동차 산업 발전 지원·구매세 감면 연장, 제조업·교통운수업 세수 부담 감면, 자동차소비 촉진책,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 등을 거론하며 ‘자동차 시장 살리기’를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올해 중국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신차 판매량 하락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창안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7억~7억 5000만 위안(약 1182억~126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둔화에 따른 판매량 저조와 순이익 하락 등으로 창안자동차를 비롯해 화천(華晨)자동차, 베이징(北京)자동차 주가는 지난해 50% 이상 곤두박질쳐 반토막 났다. 올 한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이 예상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발돋움했지만 기술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제조 2025’ 정책을 앞세워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에 도달하려면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 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 자동차 시장은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경제, 작년 손실 9조원”… 미중 무역전쟁은 ‘상처뿐인 영광’

    합의안 접점 못찾아 6월로 회담 미룰 듯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중 무역전쟁이 ‘상처뿐인 영광’인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으로 지난해 미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의 0.04%에 해당하는 78억 달러(약 8조 9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이는 UC버클리와 UCLA, 컬럼비아대, 예일대 등 미 주요 대학 경제학자들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미 경제가 받은 단기적 충격을 공동 분석한 결과다. 트럼프 정부가 무역전쟁을 벌이는 국가들에 대해 미국의 수출은 11%, 수입은 32% 각각 감소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으로 수입 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상대국의 보복관세 탓에 수출도 상당폭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아이오와·일리노이·미주리주 등 팜벨트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도 점점 미뤄지는 분위기다. 이달 중 개최로 알려졌던 미중 정상회담이 4월을 지나 6월까지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중이 핵심 쟁점인 ‘중국의 협상 강제 이행 방안’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오는 6월로 연기될 수도 있다”면서 “양측이 다음달까지 합의안을 마무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에서 발생해 확산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우려로 중국산 돼지고기 100만 파운드(약 454t)를 압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이는 미국의 농산물 압수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중국에서 반입된 돼지고기를 뉴욕 뉴어크항에서 압류했다. 이 돈육은 지난 몇 주 동안 50개가 넘는 선박 컨테이너에 실려 유입됐다. 관세청과 농무부는 압수한 돼지고기에 ASF 감염 물량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BP 부대변인은 “이번 압수는 ASF 확산과 싸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단독] 정부 “日 경제보복 땐 맞보복 대응”

    [단독] 정부 “日 경제보복 땐 맞보복 대응”

    예상 시나리오·보복리스트 등 점검일본 정부 관료로는 처음으로 아소 다로 부총리가 대법원 강제징용 및 위안부 판결을 둘러싼 자산압류 및 매각에 대한 보복으로 송금 및 비자 발급 정지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도 맞대응을 포함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3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해 예상되는 보복리스트를 검토했으며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등 관련부처 관계자가 비공개로 모여 최악의 상황을 포함한 예상 시나리오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일본이 사용할 수 있는 경제보복 수단을 일일이 리스트로 만들어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 이에 따른 대책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은 대법원 판결에 대항해 100여개 한국 상품을 대상으로 한 보복관세 검토,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불화수소’ 등 핵심 물자에 대해 한국 수출 금지, 한국 송금 및 비자발급 정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움직임과 관련해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했지만 일본 정부의 고위 관료 입에서 직접 구체적인 보복 관련 언급이 나오면서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지난 12일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강제징용 배상 판결 관련 일본 기업의 자산압류에 대항해 “관세뿐만 아니라 송금 정지, 비자 발급 정지 등 다양한 보복조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확전은 원하지 않지만 한국 상품이나 관광객 등에 대한 불합리한 조치가 취해진다면 맞보복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에서 경제 보복을 운운하지만 우리한테 통보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도 14일 열리는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 일본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역사문제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역시 경제보복을 감행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소 부총리는 한국에 취하는 조치와 관련된 정책라인에 있지 않다”며 “송금·비자 금지는 현실성이 없어서 일본이 선택지에 올릴 수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일본으로서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특정국의 출입국 심사를 강화하는 부담을 감수하기 힘든 상황인 데다 비자발급 제한도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일본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714만명으로 한국을 찾은 일본인(231만명)의 3배가 넘는 상황이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무디스 자동차산업 전망 ‘안정적’→‘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무디스 자동차산업 전망 ‘안정적’→‘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자동차산업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11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성장 둔화, 예상보다 양호했던 지난해 말 실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에 타격을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CNBC가 전했다. 무디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보다 0.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전망치인 1.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내년에도 판매 증가율은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판매는 올해 3% 가까이 줄고 내년에도 0.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랫동안 자동차 판매를 떠받쳤던 금융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복관세 위협,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불안도 자동차산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세계 자동차산업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자율주행, 커넥티드카(양방향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한 차량), 안전기능 강화와 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판매 둔화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산업은 더 엄격해진 배출가스 규정 등 환경규제 강화에도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8개월 연속 자동차 판매 하락세를 지속되고 있다. 12일 중국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며 중국의 2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8%나 급감한 148만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자동차 판매량이 13%나 줄었고 올 1월에도 16% 감소했다. 다만 정부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2월 전기자동차 등 신재생에너지 차량 판매는 53.6% 늘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美반도체 수입 2배 늘리면 한국 GDP 1.8% 감소”

    “中, 美반도체 수입 2배 늘리면 한국 GDP 1.8% 감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서로를 불신하며 나름의 잇속을 챙기려는 ‘죄수의 딜레마’ 국면에 처한다면 한국 경제가 타격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여파로 중국이 한국산 대신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늘리거나,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 거시경제 지표 악화는 더 가파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한국의 동참을 요구하는 등 참전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미중 무역전쟁과 죄수의 딜레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을 감행할 경우 현행보다 미국의 관세율은 7% 포인트, 중국 관세율은 5% 포인트 추가 인상하는 선에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7월 미중 무역전쟁 발발 뒤 지금까지 상대국에 부과한 추가 관세율은 미국이 7.5%, 중국이 23%여서 미국은 0.5% 포인트, 중국은 18.0% 포인트씩 관세율을 낮출 여력이 있다고 한경연은 내다봤다. 한경연 추산대로 미국이 7% 포인트, 중국이 5% 포인트씩 관세율을 높이면 양국에서 상대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한국 수출품의 비교우위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관세 부담 때문에 수출 기업이 내수 기업으로 전환되는 ‘생산거점 재조정 효과’가 강하게 발현된다면 한국 수출 기업이 양국 내수 기업과 치열한 경쟁 국면에 처하게 돼 한국의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 생산거점 재조정 효과가 강하게 작용할 경우 한국이 수출에서 0.56%, 국내총생산(GDP)에서 0.4% 타격을 입을 것으로 한경연은 추산했다. 미중 무역전쟁 쟁점 산업과 국내 주력 산업이 겹칠 경우 타격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미중 양국의 관세율 조정에 더해 중국이 미국 반도체 수입을 2배로 늘리고 그만큼 한국으로부터 수입을 줄인다면 한국 수출 감소폭은 2.3%로 커지고 GDP 감소폭도 1.8%에 달할 것으로 계산됐다. 이 상황에 더해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한국·유럽연합(EU)·일본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적용할 경우 한국 수출은 3.1%, GDP는 2.3% 감소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적자 최대인데… 트럼프 “무역협상 굿딜 아니면 노딜”

    “사업가 트럼프, 이익 없으면 노딜할 수도” 대중 적자 473조원…2008년 이후 최악 무역전쟁으로 中보다 美가 더 타격 입어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중국에 ‘무역협상이 노딜로 끝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제안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좋은 합의(굿딜)를 이루든지 합의하지 못하든지(노딜)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막판 조율 중인 미 협상단에 힘을 실어주면서 중국에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을 빗대 경고한 것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철저하게 잇속을 차리는 장사꾼인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을 계기로 중국을 더 압박하고 있다”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노딜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말과 행동이 다른’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020년 대선에서 미 주가 상승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해 중국과 무역 합의를 서두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시장 활황이 외교 성과와 함께 자신의 재선에 필요할 것으로 보고 백악관 참모진에게 합의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중이 무역협상 핵심 의제에 대한 이견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았는데도 합의를 향한 논의가 최근 급진전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보다 미국이 더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4192억 달러(약 473조원)로 종전 최고치였던 2017년 3755억 달러에 비해 11.6%나 증가했다. 미국의 대중 수입은 2017년 5055억 달러에서 2018년 5395억 달러로 6.7% 증가했지만 대중 수출은 1300억 달러에서 1203억 달러로 7.5% 감소했다. 지난해 미 전체 무역적자 역시 62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5% 늘었다. 이는 2008년(7087억 달러) 이후 최대치다. 결국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 효과는 미미했던 반면 중국의 보복관세는 미국에 큰 타격을 준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결과는 무역적자 감축을 자신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이라면서 “무역적자 확대는 글로벌 경제 둔화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1조 5000억 달러(약 1683조원) 규모의 감세와 무역전쟁으로 인해 더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日은 이성 외교·中은 능구렁이 외교… 한국, 다른 접근법 써야”

    “日은 이성 외교·中은 능구렁이 외교… 한국, 다른 접근법 써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을 바라보는 국내외 반응은 제각각이다.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가 하면, 일본이 현 경색 국면을 국내정치에 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명확한 것은 한국이 주변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더욱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중·일에서 두루 공부한 보기 드문 국제관계 전문가인 우수근(52) 중국 산둥대 교수에게 3일 한·중·일 관계의 지향점을 들어 봤다. -‘우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이 있더군요. 다른 나라의 최고 지도자의 행보를 언론에서 예측한 것이 맞아떨어진 게 적지 않습니다. “국가관계가 어떤 국면에 들어설 때가 됐는지,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파고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 보면 답이 나와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노력이 부족했던 거죠. 그때 외교부에 쓴소리를 해대다가 ‘친일파’, ‘친중파’라는 딱지가 붙었지요. 요즘은 ‘간첩’이라고 불려요. 외교부 공무원들이 접하지 못하는 사람과 접하며,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 등을 취하니까 그렇다는 거였는데.” - 외교라인의 노력을 무시하는 거 아니었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가까이 됐는데, 이젠 외교·안보라인의 궤적을 냉철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과는 최악, 중국과는 데면데면, 러시아와는 그렇고 그런 사이로 오로지 미국에 ‘올인’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다 어느 날 트럼프 대통령이 노(No)라고 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아찔한 외교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주요 직위에 거의 모두 미국 등의 서방 출신이 포진해 있어요. 이런 분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과연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대미 외교를 더 스마트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주변국들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한국 외교 문제가 많군요. “중국은 일본 외교에 쩔쩔 맵니다. 일본 외교를 냉철하고 앞뒤로 재고 또 재는 ‘철저한 이성 외교’로 본다고 합니다. 중국 외교도 일본 못지않게 매우 우회적이며 간접적인 ‘능구렁이 외교’입니다. 일본은 우리 외교를 ‘감정 외교’, ‘포퓰리즘 외교’라고 놀립니다. 한국은 이슈가 있으면 들불처럼 확 들고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지는 것에 동의하시죠. 외교에 감정이 개입되면 쉽지 않은데, 이런 말을 들으면 전 자존심이 많이 상합니다. 제 자존심에 차치하고, ‘밀림의 법칙’과 같은 냉혹한 국제관계에서 감정을 앞세운 우리 외교가 국익을 제대로 챙기기나 할까요. 외교는 국민 감정에서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일본에서 8년 넘게 생활해 식견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해외여행 자유화 바람이 불던 1990년, 군 제대 후 휴학하고 일본에 갔어요. 일본 주재원을 아버지로 둔 친구집에 머물렀는데, 아침은 물론 점심도 반찬 한 가지인 도시락으로 때웠습니다. 저는 흙수저가 아니라 ‘손수저’입니다. 하하. 가보니 ‘쪽바리의 나라’ 일본이 아니었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죠. 일본을 알기 위해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에 진학해 국제법을 공부했습니다.”-대일관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듯한데. “우리와 일본은 정말 다릅니다. 예컨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한국은 대성통곡을 하지만 일본인은 남들이 보는 데서는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며 ‘저의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라고 차분하게 말합니다. 오히려 무섭게 느껴집니다. 감정적으로 치고 들어가면 일본은 반발이 생깁니다. 그 차이를 알고 접근해야죠. 아베 총리나 우파 정치인이 한국을 ‘긁는’ 발언을 하면 우리는 ‘사이다’ 발언으로 맞대응합니다. 우파 정치인은 한국 언론의 보도나 국민 감정을 계산하고 발언하기에 우리 대응이 자칫하면 우파에 말려들면서 일본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그 결과 일본 우파만 힘을 키우고, 해결은 까마득해지는 겁니다. 일본의 양식 있는 민간기구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에게 잘 다가가서 우리가 아닌, 그들이 일본의 우파 정치권의 어리석은 행태를 계도하고 국민을 설득하도록 움직여야 합니다. 독도나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일본 시민단체도 많이 도와주고 있지 않습니까.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면 일본어로 번역해 시민단체, 민간기구에 전달해서 우회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감정적으로 팍팍 치고 들어가면 역효과만 납니다. 그런 결과가 지금의 한일 관계가 아닐까요.” -중국에서 박사 학위를 땄는데 한중 관계는 어떻게 보시나요. “일본에서도 국제법은 미국만 쳐다보니 종주국에서 공부해야 하나 싶어서 2002년 미네소타주립대 로스쿨에 들어갔어요. 그때 같이 유학하던 중국인들이 왜 중국에선 공부하지 않느냐고 묻길래, 2003년 방문학자로 중국에 갔죠. 그때도 중국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곳에 머물면서 박사 과정을 시작하고 그 뒤로 14년간 살았습니다. 한중 관계는 풀렸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봅시다. 중국 입장에선 자국 안보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치는 무기가 한국에 들어왔어요.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만, 우리 한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중국 입장에선 변한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대국인 중국이 치사하게 경제 제재 조치를 안 푼다’고 여기는데 중국은 자신이 가진 최대 무기인 경제력을 수단으로 삼은 겁니다. 미국이 군사력을 직접 사용하는 것처럼. 당초 중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해 4단계의 제재 조치를 준비를 했는데, 최근엔 한국을 대하는 태도가 약간 누그러졌습니다.” -중국 태도가 누그러진 배경은. “그건 우리의 노력이나 외교안보 라인의 성과가 아니라 순전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덕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관세니 무역전쟁이니 하면서 중국을 하도 흔들어대니 한국에 대한 태도가 완화된 것입니다.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프리카나 중남미, 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에도 공을 들이는데, 한국은 바로 옆에 있는 중견 강국입니다. 여차하면 자신들의 안보나 국익 등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나라이니, 미중 관계가 험난한 상황에서 우리와의 관계를 마냥 나쁘게 가져갈 수는 없는 것이죠. 이럴 때 중국과의 데면데면한 관계를 해소할 명분을 만들어야 합니다. 외교라인이 이런 것을 고민해야 하지만 사실상 트럼프 입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요. “중국은 지금, 일본의 스모선수처럼 ‘초고도비만증’ 환자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도 못 건드릴 덩치이지만, 속으론 각종 질병이 겹쳐 합병증에 걸린 겁니다. 건강하려면 살을 빼야 하는데 그러면 스모선수로서 생명은 끝납니다. 중국은 부정부패, 빈부 격차, 환경 오염, 민족문제 등이 너무 많습니다. 1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6개국과 해상분쟁 중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중국을 토닥거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중국은 산업 첨단화를 위해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은 기술을 빼앗기고 주도권을 내줄까 봐서 안 해 줍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지분을 갖고 합작으로 중국에 들어가 전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어떤가요?” -우리 젊은층이 중국이나 일본을 제대로 알려면 어떻게. “한국 언론도 정치인만큼이나 ‘좀비’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뒤떨어지고, 기괴한 것 위주로 보도해요. 일본은 극우 정치인의 혐한, 반한 발언 보도가 많지 않나요.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에서 살다 온 사람들은 이런 류의 보도를 부인합니다. ‘차이나 현상’, 들어 보셨어요? 중국에 대해 한국 매스컴을 통해 얻은 간접경험과 살면서 직접 경험한 게 엄청 차이가 난다고 해서 그리 이름 붙인 겁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에도 ‘2개의 일본’이 있습니다. 불행했던 역사가 반복된다고들 합니다. 왜 반복되는 걸까요? 바로 우리가 만든 거예요. 언론 책임도 많습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주류 언론들이 보도한 홀대론에 대해 방송에서 아니라고 반박했더니 통째로 편집돼 나가지 않았습니다. 우리 언론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좀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글 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중국 술집 심야영업 금지, 오늘 양회 개막

    중국 술집 심야영업 금지, 오늘 양회 개막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 가운데 정협(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이 3일 개막해 13일까지 이어진다.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도 오는 5일 개막하면서 전국에서 정협의원 2000여명, 전인대 3000여명이 중국 수도 베이징에 모여들었다.올해 양회에서는 각 정부 부처의 업무 보고 및 국가 예산 수립 이외에도 환경 문제, 빈곤 퇴치 등과 관련된 정책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대 쟁점은 뭐니 해도 경제 문제로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28년 만에 최저치인 6.6%를 기록했다. 올해는 취업률 하락과 민영기업의 어려움으로 지난해보다 더 낮은 6.0~6.5%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오는 5일 리커창 총리가 정부 업무 보고에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다샤오 잉다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매년 양회의 가장 핵심 이슈는 경제 문제였지만 올해는 내부와 외부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경제 정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쥔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위원은 “민영 기업을 위한 사업 환경 조성이 이번 양회의 핵심 주제”라며 “지난 몇 년간 민영기업 문제에 대해 많은 토론이 있었지만 올해는 취업률부터 국영기업 개혁까지 훨씬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영기업의 사업 환경에 대한 보다 확실한 보장과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보복관세 부과가 이어져 온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올 양회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다. 비록 미국이 3월 2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한 추가관세 조치를 시행하지 않는 등 양국 간 협의가 진전 국면에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중국은 지방에서부터 개최된 양회를 통해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구조적 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왕 위원은 “양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더 나은 발전 계획을 세우기 위해 각 지방 대표들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세금 감면을 통한 기업 부담 해소, 외국 기업에 대한 개방성 강화, 유연한 통화정책을 통한 충분한 유동성 확보, 소비 진작을 위한 재정 정책 등이 안정적 성장을 위해 양회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지방 대표들이 베이징으로 속속 모여드는 가운데 보안 검색 및 통제도 강화됐다. 중국의 인터넷 만리방화벽을 우회하는 가상사설망(VPN)이 이날부터 아예 실행되지 않는 가운데 보름 이상 계속되는 양회 기간에 심야 시간 술집, 클럽 등의 영업도 금지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중 무역협상 이틀 연장… 새달 정상담판서 종전선언 가능성

    위안화 환율 개입 차단 요구도 수용한 듯 EU “美, 자동차 관세폭탄 땐 관세 맞대응” 미국과 중국이 미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무역협상을 이틀 연장하면서 핵심 쟁점 타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중은 당초 22일(현지시간)까지 예정됐던 고위급 협상을 24일까지 이틀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양국 협상단이 6개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양해각서(MOU) 작성 등을 둘러싸고 최소한의 합의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대두 1000만t을 포함해 1조 2000억 달러(약 1350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두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대중 수출 농산물로 2017년 중국이 수입한 대두 9553만t 중 미국산 대두가 3258만t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전년보다 49.4% 줄어든 1664만t에 그쳤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또 환율과 관련한 강력한 합의도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미측 이의를 중국이 수용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협상의 속도를 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지난 이틀간의 협상에서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미중이 합의안 도출에 속도를 내면서 3월 중 미중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전쟁 종전선언을 하는 일정도 접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류 부총리를 면담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곧 만나기를 기대한다. 아마 3월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러시아 스캔들, 국가비상사태 선포 등으로 정치적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뿐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 성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의 유럽산 자동차 관세 폭탄 경고에 보복조치로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맞서 ‘재균형 대책’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블룸버그통신은 EU가 작성한 보복 관세 후보 명단에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의 트럭, 사무기기업체 제록스의 장비, 잡화업체 샘소나이트의 가방 등이 올랐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EU “美, 유럽차 관세 땐 보복”…대서양 무역전쟁 전운

    미국산에 25조원 규모 맞불 관세 검토 테슬라 등 포함…“유럽 전기차 시장 보호” 융커 위원장도 수입 축소 거론하며 압박 자동차 수출입을 놓고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의 분위기가 험악하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대서양 무역전쟁이 재점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 등은 18일(현지시간) EU가 미국의 자동차 관세 경고에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유럽 수출에 해를 끼치면 EU 집행위가 신속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응은 보복관세가 될 것이 유력하다. 장뤼크 드마르티 EU 집행위원회 통상총국장은 지난달 유럽의회에서 “EU 집행위는 미국이 고율관세를 부과할 때 200억 유로(약 25조 4882억원) 규모의 맞불을 놓을 미국산 표적 제품을 정해놨다”고 말했다. 독일 경제주간지 비르트샤프트보케는 EU가 설정한 200억 유로 보복관세 표적 중에 미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계획이 단순한 응징을 뛰어넘어 유럽의 전기차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고 해석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대미 수입 축소를 거론했다. 그는 독일 일간 슈투트가르터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당분간 자동차 관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 약속을 믿을 만한 것으로 본다”면서 “그가 약속을 깨면 우리도 미국산 대두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더 많이 수입한다는 약속을 지킬 의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지난해 7월 EU·미 정상회담에서 적대적 무역행위를 자제하기로 합의하고 “미국산 대두와 LNG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갈등은 미 상무부가 지난 17일 자동차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제출 시점부터 90일 이내 관세 부과를 명령할 권한을 손에 넣었다. 부과 여부나 범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위임된 것이다. EU는 미 고율관세 가능성에 따른 자동차 수출 감소로 유로존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철강관세 뒤엔 ‘철철’ 넘친 로비자금

    뉴코 가장 적극적… USTR 대표 등 집중 공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고율 보복관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철강업체들이 지난해 거액의 로비자금을 정치권에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대형 철강사들이 지난해 정치권에 살포한 로비자금은 전년보다 20%나 증가한 1220만 달러(약 137억원)로 집계됐다. 20년 만의 최대 규모다. 로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미 1위 철강업체 뉴코다. 지난해 232만 달러를 퍼부은 뉴코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부문 고위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공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도 뉴코의 접촉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US스틸 등 미 철강업계를 변호한 경력이 있다. WSJ는 특히 존 펠리오라 뉴코 대표가 ‘철강 관세’를 강행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기금 모금에도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철강 고율관세를 강행한 배경에는 업계의 강력한 로비가 깔려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재선 캠페인에서 철강업계의 탄탄한 지지 기반을 원했다는 얘기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단계적으로 수입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3월 일본과 중국 등의 철강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에는 유럽 지역으로 확대했다. 한국은 수출물량 쿼터를 수용해 고율관세를 면제받았다. 이 때문에 한·중·일 등 해외 기업의 공세에 밀려 한때 30만명이 넘었던 종업원이 3만명으로 쪼그라들었던 US스틸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3배가량 급증한 11억 달러를 기록하며 ‘영광 재현의 꿈’에 부풀어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미국산 농축산물에 상계관세 부과해야

    [이도헌의 돼지농장 주인으로 살기] 미국산 농축산물에 상계관세 부과해야

    지난해 말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로 농업인 초청 간담회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한 소년 농부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고 대통령에게 햅쌀을 선물했다. 대통령은 농민의 헌신은 마땅히 보상받아야 한다는 말로 농민을 위로하고 4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농업의 청사진을 재천명했다. 하지만 농업 현장의 모습은 어떨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축산물 가격 하락이 심상치 않다. 겨울철 대표 작물인 배추 가격은 평년보다 33% 떨어졌고 무 가격 하락세도 두드러진다. 농업에서 비중이 가장 큰 돼지고기 가격도 폭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전년 대비 20%대의 하락으로 양돈 농가는 마리당 7만원의 손실을 입으며 출하하는 상황이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소농을 시작으로 잇단 파산이 예견된다. 최근 농축산물 가격 변동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대외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여름 배추 가격 폭등은 여름철 폭염이 주원인이었고, 최근 배추 가격 폭락은 여름철 이후 배추 재배가 늘고 중국산 김치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산 배추 수요가 감소한 데 기인한다. 기후변화에 기인한 농업의 불확실성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업의 4차 산업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최근 돼지고기 가격 폭락은 미·중 무역 마찰에 기인한 바가 크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미국에 맞대응해 미국산 농축산물에 고율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돼지고기를 필두로 미국산 농축산물의 대중국 수출은 급감했다. 지난 7월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농가 손실 보전과 보호를 위해 120억 달러의 긴급 예산을 편성하고 2억 달러의 수출시장 확대 자금을 조성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2억 9000만 달러의 정부 보조를 받는 미국산 돼지고기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고,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은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돼지고기 총공급 증가량의 40%를 미국산 돼지고기가 차지했으니, 국내 돈가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증가다.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해 정부는 ‘상계관세 부과’라는 합당한 대안을 갖고 있다. 상계관세는 외국의 공급자가 공급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또는 장려금을 지급받아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물품이 수입됨으로 인해 국내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보조금 범위 내에서 해당 물품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국내 산업의 공정 경쟁을 도모하고 관련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제도다. 최근 급증하는 미국산 농축산물이 여기에 해당한다. 결국 정부는 자국 농민 보호를 위해 응당 취해야 하는 적법한 조치를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과 중국의 위세에 눌려 정부는 공정 경쟁과 자국 산업 보호 의무를 포기하고 중국산 김치 수입량 증가에 무대책으로 일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 처지가 그렇게 궁색하다면 적어도 농가에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게 정부가 할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한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부는 민관 합동 TF를 구성해 수출 활력 제고 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한 정부의 발빠른 대응과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에 대해 사실상 방관자로 손을 놓고 있는 정부의 모습은 서글픈 대조를 이룬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전 정부의 농정, 농업의 6차 산업화도 좋고 현 정부의 4차 산업화도 좋다. 하지만 이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인 농축산 농가는 농정에서 대통령이 천명한 평등과 공정과 정의가 어디 있는지 되묻고 있다.
  • 美 패소하고도 세탁기 관세 철회 안 해…한국 연 950억원 보복관세 부과 가능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지고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지 않은 미국에 한국이 매년 약 950억원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국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제 미국을 자극할 관세를 매길지는 미지수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는 지난 8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8481만 달러(약 953억원)의 양허정지를 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양허정지는 낮추거나 없앤 관세를 다시 매기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2013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한 세탁기에 대해 각각 9.29%, 13.02%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미국이 덤핑 마진을 부당한 방식으로 부풀렸다고 보고 2013년 8월 WTO에 제소했다. 한국은 2016년 9월 최종 승소했지만, 미국은 판정 이행 기간인 2017년 12월 26일까지 관세를 철회하지 않았다. 이에 한국은 지난해 1월 미국을 상대로 연간 7억 1100만 달러(약 7990억원)의 양허정지를 WTO에 신청했다. 이날 WTO가 판정한 금액은 당초 한국이 주장한 금액의 11.9% 수준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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