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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정책 일관성 없어… 거시 지표 영향까지 종합 고려해야”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 답을 묻다]

    “트럼프 정책 일관성 없어… 거시 지표 영향까지 종합 고려해야”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 답을 묻다]

    수출 최대 62조원 감소 전망 왜관세전쟁 등 극단적인 상황 가정FTA 국가 관세 면제하면 7조원대경제성장률·환율 영향은수출 줄면 GDP 최대 0.67% 감소불확실성 겹쳐 강달러 지속될 듯트럼프 시대 대응 방법은외환시장 등 보며 기준금리 조정우려 증폭 말고 슬기롭게 대처를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미 수출액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6.3%를 차지하고 전체 수출액에서 점하는 비중도 18.3%에 이르는 터라 한국 경제의 앞날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을 이끄는 이시욱(57) 원장은 11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장사꾼’으로 규정하며 그의 정책에 일관성이 없을 수 있다는 점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집권 후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수출이 448억 달러(약 62조원)까지 줄어든다면 GDP도 최대 0.67%(약 15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의 정책을 단편적으로 봐선 안 된다. 거시지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KIEP는 트럼프가 되면 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것이란 보고서를 냈는데. “극단적 상황을 가정했다. 보편관세 10~20% 범위에서 20%를 적용하고 중국엔 관세를 60%까지 매겨 이른바 ‘관세전쟁’이 벌어졌을 때 수출액이 최대 62조원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이 보복관세를 매기지 않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면 감소폭은 7조 4000억원으로 줄어든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장하는 보편관세 정책이 환율에 미칠 영향은. “달러 강세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관세율이 높아지면 수입이 줄어 미국인은 수입품을 덜 쓰게 된다. 미국은 해당 수입국 화폐가 필요 없어져 달러 가치가 높아진다. 둘째,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장벽을 높여 외국 기업에 부담을 주려 하지만 관세는 구매자가 낸다. 미국 소비자 부담을 키워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 통화당국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 텐데 그러면 달러화가 절상된다. 마지막으로 보편관세 정책으로 금리·환율·물가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 수요가 커진다. 이것도 기축통화인 달러 강세로 연결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원하는 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면서 약달러를 유지하는 것인데 둘은 공존하기 어렵다.” -소비를 늘리는 감세 정책과 위축시키는 보편관세가 모순처럼 보이는데.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편관세는 단순히 무역 불균형을 교정하는 수단이 아니다. 감세 정책으로 줄어드는 세수를 관세로 충당하겠다는 의도다. 감세로 줄어드는 재정 소요가 10년간 4조 7700억~10조원인데 이 중 2조 7000억원 정도를 관세로 채우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관세 수입 비중은 전체 재정 수입의 2%밖에 안 된다. 1900년대 초반 개인소득세가 없었던 시절엔 관세가 연방정부 세수의 60~70%를 차지했다. 보편관세 정책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의미다. 깎아 준 소득세와 법인세를 관세로 메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치적 제스처로 보인다.”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강달러 현상은 언제까지 갈까. “미국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 요인이다. 하지만 관세 정책과 물가, 통상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달러는 당분간 강세로 갈 가능성이 크다. 취임 후 보편관세를 부과하기까지 최소 1년은 걸릴 것 같다. 그때까지 불확실성 탓에 달러 약세와 강세가 뒤섞여 흘러가다가 공언한 대로 통상 정책이 강하게 추진되면 달러 강세로 기울 수 있다. 앞으로 ‘트럼프노믹스’는 통상만 봐선 안 되고 거시 정책과 엮어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트럼프 당선으로 ‘매크로 매니지먼트’(거시 관리)가 중요 변수로 부각됐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하를 따라갈 수 있을까. “이창용 한은 총재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미국 금리와의 격차와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한국은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성을, 미국은 물가와 고용시장의 안정성을 우선 고려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가계 부채였던 이유다. 그래서 한은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기 상황만 보고 금리를 내리면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지 못할 거란 전망도 있다. “장사꾼이니까 정책의 논리성과 일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IRA 폐지를 선언한 건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에너지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다. 에너지 가격을 낮춰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나는 친환경 대통령’이라고 나서지는 않겠지만 전기차 분야에선 기존 기조와 부조화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IRA 폐기까지 가지 않고 보조금 지급 기준을 엄격하게 하거나 보조금을 지연해 주는 방향이 될 수 있다.” -트럼프 시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대미 무역수지 문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가장 먼저 언급하진 않을 것이다. 최근 미국에 무역 적자를 많이 안긴 나라는 캐나다, 유럽연합(EU), 베트남이다. 우려를 너무 증폭하는 건 좋지 않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최대 피해국이 한국이라는 건 과장됐다. 슬기롭게 극복하면 기회도 있다. 조선·바이오·방위산업이 유망하다.” ●이시욱 원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9대학에서 응용경제학과 석사,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KDI 국제정책대학원 기획처장, 한국국제통상학회장을 역임한 국제경제·통상 전문가다.
  •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트럼프의 재등장과 유럽의 과제

    [강유덕의 유럽 프리즘] 트럼프의 재등장과 유럽의 과제

    미국 대선 결과가 확정되면서 유럽 국가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유럽의 여론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기대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민주당 정부가 외교, 무역, 환경 등 주요 이슈에서 유럽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차기 행정부와 유럽이 협력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고 방위 예산을 대폭 확대해 왔다. 그러나 유럽 내에서는 점차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트럼프는 당선되면 전쟁을 빠르게 종식시킬 것임을 강조해 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한다면 유럽은 미국의 공백을 메울 수 없다. 유럽연합(EU)의 외교·안보 전략은 물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운영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럽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무역 역시 주목할 사안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동안 EU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경험했다. 당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유럽 국가들도 이 대상에 포함됐다. EU도 비슷한 보복 조치를 준비하면서 무역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도입을 언급한 ‘보편 관세’가 현실화한다면 미국과의 무역 흑자를 기록해 온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 대응은 유럽과 미국이 가장 크게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분야다. EU는 그린딜을 통해 기후변화 방지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 차기 EU 집행위원장은 그린딜 정책에 후퇴가 없을 것임을 천명했다. 반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했다가 조 바이든 정부 들어 복귀한 미국은 다시 탈퇴할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 문제는 국제적인 공조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 미국 차기 행정부가 환경정책을 후퇴시키면 유럽의 그린딜 추진은 큰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다. 유럽 국가들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하는 데 있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우선 주요국의 지도력 약화가 문제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는 장기간의 지지율 하락에 고전 중이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소수 정부로 힘겹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더구나 유럽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도 좋지 못하다. 독일 경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거의 0%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크게 줄이고 상당 부분을 미국산 에너지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안보에서 유럽의 대미 의존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유럽은 과거 외부 압박이 커질 때마다 내부 결속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치 지도력의 약화와 경기침체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럽 국가들은 미국 차기 행정부를 마주할 준비를 할 것이다. 한국 또한 이러한 대서양 관계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 EU, 중국 전기차 관세 폭탄… 中, 반덤핑 조사 ‘맞불’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반보조금 조사 결과 중국산 전기차 수입품에 대해 5년간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인상된 관세는 30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존 일반 관세 10%에 추가 관세 7.8%~35.3% 포인트를 매겨 최종 관세율은 17.8~45.3%가 됐다. 지난해 9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연례 정책연설에서 “불공정한 보조금을 받은 중국산 전기차가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유럽에 수출되고 있다”며 직권조사를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국은 관세를 내지 않는 대신 ‘판매가 하한선’을 정해 수출하겠다고 제안해 양측은 이를 두고 장기간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실무협상에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자 EU는 일단 고율 관세 부과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EU는 앞으로도 협상을 이어 간다는 입장이지만 중국과의 견해차가 워낙 커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EU의) 이번 결론에 대해 동의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않는다”면서 “이미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메커니즘에 맞춰 제소했다. 중국은 계속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중국이 무역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지난 6월 EU산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고 8월엔 유제품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에도 EU산 브랜디에 반덤핑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 EU,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 관세폭탄 개시…中도 무역보복 전망

    EU,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 관세폭탄 개시…中도 무역보복 전망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반보조금 조사 결과 중국산 전기차 수입품에 대해 5년간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인상된 관세는 30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존 일반 관세 10%에 추가 관세 7.8~35.3% 포인트를 매겨 최종 관세율은 17.8~45.3%가 됐다. 상하이에 제조공장을 둔 테슬라가 최저 세율인 17.8%를, 상하이자동차(SAIC) 및 EU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업체들은 45.3%를 부과받는다. 지난해 9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연례 정책연설에서 “불공정한 보조금을 받은 중국산 전기차가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유럽에 수출되고 있다”며 직권 조사를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국은 관세를 내지 않는 대신 ‘판매가 하한선’을 정해 수출하겠다고 제안해 양측은 이를 두고 장기간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여러 차례 실무협상에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자 EU는 일단 고율 관세 부과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EU는 앞으로도 합의점을 찾고자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중국과의 견해차가 워낙 커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중국이 EU를 상대로 무역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올해 6월 EU산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를, 8월엔 유제품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에도 EU산 브랜디에 반덤핑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 발등 찍은 수출… “美대선·전쟁 등 영향 지속 땐 퍼펙트 스톰”

    발등 찍은 수출… “美대선·전쟁 등 영향 지속 땐 퍼펙트 스톰”

    1. 수출 경고등3분기 수출 7개 분기 만에 감소반도체·자동차 주력 품목서 둔화2. 트럼프 리스크트럼프 2기 고율 관세·보호무역美 수출 줄어 경상수지 악화될 것 3. 중동 정세전쟁 확대 땐 국제유가 불안해져국내 물가도 다시 요동칠 가능성4. 더딘 내수 회복도소매 등 자영업 여전히 어려워역대급 세수 펑크… 추경 필요해 한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더딘 내수 회복세 속에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이 7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꺾이자 정부는 “하방 위험이 분명히 커졌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2.6%)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장 가능성과 맞물린 미중 갈등 악화 우려, 급박하게 돌아가는 중동 정세도 내년까지 지속될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신문은 27일 경제학자 7인과 함께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안팎의 파고를 헤쳐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에 그쳤다. 당초 전망치 0.5%를 크게 밑도는 데다 앞서 2분기에 0.2%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무늬만 플러스’다. 순수출이 전체 성장률을 1% 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렸다. 반도체 수출액 증가율은 4월 54.5%를 찍은 이후 9월 37.1%로 내려앉는 등 5개월 연속 둔화세다. 수출의 또 다른 축인 자동차 수출은 3.1% 감소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1.4%)에서 수출 기여도는 1.2% 포인트였다. 성장률의 86.1%를 수출이 ‘하드캐리’했고, 전체 수출액(1조 2000억 달러) 중 자동차(2313억 달러)·반도체(1434억 달러)의 비중이 31.2%에 이른다. 3분기 GDP가 무겁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출이 지금보다 더 빠지면 올해 0%대 성장도 힘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출에 관한 한 좋아질 일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부동산 침체 여파로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관계도 ‘시계 제로’다. 트럼프 2기가 출범한다면 고율 관세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상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데다 한국 자동차 수출과 직결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도 공약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53억~241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는 역대 최고치인 444억 달러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국은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술을 상당히 따라잡는 등 산업 경쟁력 면에서 추월한 상태”라며 “중국과 동남아를 상대로 한 수출이 줄어드는 와중에 트럼프가 당선되면 대미 수출까지 줄어 경상수지가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의미 없어질 수 있다”며 “관세율 10% 수준이면 버틸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60%까지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재정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산, 이민자 유입 축소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최근 달러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88.7원으로 심리적 저항선 1400원에 근접했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 물가가 촉발할 인플레이션 우려는 물론 내수 부양을 위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도 어려워진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 격화도 먹구름을 드리운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 공습을 하기 직전인 25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1.78달러, 브렌트유는 76.05달러였다. 전일 대비 2.3%씩 올랐다. 김정식 교수는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중동 불안으로 유가까지 치솟으면 ‘퍼펙트 스톰’(두 가지 이상 악재가 겹친 복합 위기)이 올 것”이라고 했다. 통상 한국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이란 원유 시설을 공격한다면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도 나온다. 안정세에 접어드는 듯했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민들은 2022년부터 누적된 ‘스노볼(눈덩이)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며 “정부는 물가를 잡았더니 환율이 오르고, 금리를 내리니 (가계)부채가 커지고, 내수 부양을 하려니 수출이 떨어지는 ‘두더지 게임’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3분기 GDP 속보치에서 내수가 0.2%로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지만 도소매·숙박·외식업 등 자영업은 여전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허준영 교수는 “실적을 낸 대기업은 해외에 공장을 짓고, 국내 일자리를 만드는 중소기업은 상황이 어려워 실질임금이 안 오르는 상태”라며 “경제 반등의 모멘텀이 안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경제 부양과 구조 개혁이 모두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2년 연속 세수 펑크가 예고된 상황이어서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칠 여력이 없다”며 “금리 인하로 부양 효과를 내기 데까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자동차, 철강 등 전통적 제조업을 통한 경제 성장은 거의 끝났다”며 “민간에서 신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 피치 “트럼프 재선 시 한국·중국·베트남 GDP 성장률 1% 감소할 수도”

    피치 “트럼프 재선 시 한국·중국·베트남 GDP 성장률 1% 감소할 수도”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4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피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이후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이 미국의 보복에 가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미국 무역 보호주의가 극도로 심화돼 2028년 한국, 중국, 베트남 3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현재 예상치보다 1% 포인트 이상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더 심화되면서 미국에 상품을 수출하는 국가와 기업들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도는 수출 지향적이지 않아 비교적 영향이 적을 것으로 봤다. 또 피치는 “특히 중국과 미국 간의 긴장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리스크는 대선 승자와 관계없이 아태지역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무역 보호주의가 급격히 확산될 경우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 환경이 더욱 불안정해지고 각국 정부의 국방비 지출이 상승 압력을 받아 재정 건전화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번 분석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주요 정책 변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피치는 밝혔다. 피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대 후보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입장에 대해서는 자세히 평가하지 않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모든 수입품에 일괄적으로 10~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중국 차량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북미 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하겠다는 의사를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식적으로 통보하겠다”고도 말했다.
  • [사설] 美 첨단산업 수출제한 공언… 철저한 대비를

    [사설] 美 첨단산업 수출제한 공언… 철저한 대비를

    미국 대선 후보들의 미중 무역전쟁 ‘시즌2’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지난 7일 유세에서 “중국 위안화 등을 쓰는 국가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나는 ‘관세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을 기축통화 패권전으로 확전하고, 동맹국에도 예외없이 강력한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쓸 것임을 예고한 바도 있다. 앞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도 전당대회 연설에서 “중국 아닌 미국이 21세기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우주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누가 이기든 대중국 규제는 강화되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반도체 수출부터가 걱정이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AI 반도체 추가 규제가 나오면 중국에 주요 생산라인과 시장을 두고 있는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5일 양자컴퓨팅, 최신 반도체 등과 관련한 첨단기술의 수출 통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3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핵심 기술도 포함된다. 또한 삼성과 SK의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들도 지난해 규제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다시 통제가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위안화 경제권에 대한 관세장벽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기업의 중국 투자는 물론 중국과 위안화 무역 시스템을 논의해 온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과의 협력도 규제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한국은 향후 대중국 반도체 수출 및 투자·협력에 대한 전략을 면밀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중 규제에 동참하라는 압박은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포기할 건 포기하고 규제유예 등 실리를 취할 건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BM 등 한국이 특화한 반도체가 타깃이 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준의 규제 절충점을 모색하는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미국의 수출통제에 동참할 경우 중국이 희귀광물 등 자원수출 봉쇄 등으로 보복할 가능성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미국의 규제 강화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받은 화웨이의 최신 AI 반도체 자체 양산처럼 중국의 기술 굴기를 야기하는 역풍에도 대비해야 한다. 중국의 경기침체가 재고 밀어내기식 저가 공세로 이어지는 것도 우리에겐 적잖은 부담이다. 결국 한국은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공정 개발과 인재 육성에 투자를 집중해 자체 생존력을 높이는 게 궁극의 해법이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판을 짜고 국회는 각종 입법으로 뒷받침하는 총력전이 필요한 때다.
  • 대선 앞두고 치열한 탐색전…美 안보 보좌관 8년만 중국 방문

    대선 앞두고 치열한 탐색전…美 안보 보좌관 8년만 중국 방문

    미국 정부의 역대 최연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이 27~29일 중국 방문에 나선다. 미 정부의 국가 안보 보좌관이 직접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8년 만이다. 이번 만남은 두 사람 간의 다섯번째 회동으로 중국 신화통신은 25일(현지시간) “대만 문제 및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중앙(CC)TV는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절대 침범할 수 없는 ‘레드 라인’으로 대만 독립은 대만해협에 심각한 위기를 낳을 것”이라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위험한 분리주의자’로 보는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 취임 이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23일 라이 총통 취임 이후 처음으로 린지아룽 대만 외교부 장관과 조셉우 대만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 워싱턴DC 지역을 방문해 미 정부 측과 비밀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미국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주미 타이베이 대표부’가 대만 대사관 역할을 한다. 대만 외교부 장관은 워싱턴DC에 진입할 수 없는 관례에 따라 미국과 대만의 회담도 근처 지역에서 이뤄진다. 현재 대만과의 수교국은 남미와 미크로네시아의 팔라우 등 12개국에 불과하다. 한편 대만은 이번 미중 고위급 회담에 앞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박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타이베이 타임스는 미 국무부 관계자가 24일(현지시간) “모든 국가에 대만과의 관계를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한 발언을 주목했다. 국무부는 팔라우 대통령이 대만과의 관계로 미크로네시아 국가가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강압을 받고 있다고 말한 직후 이와 같은 언급을 내놓았다. 수란젤 휩스 주니어 팔라우 대통령은 지난 14일 “중국은 우리에게 팔라우와 대만의 관계가 불법이며 대만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관광의 무기화’를 내세움에 따라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자국에 중국 방문객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며, 팔라우와 대만의 단교를 위한 경제적 강압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휩스 대통령은 “이웃 국가에 주재하는 중국 대사가 2020년 대만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하면 팔라우에 중국인 관광객 100만 명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의 압박에도 대만과의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왕 부장과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 문제뿐 아니라 무역 관세와 투자 제한부터 보복적 제재까지 경제적 갈등도 다룰 예정이다. 앞서 미 상무부는 105개의 중국 및 러시아 기관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한다고 발표하며, 중국산 수출품이 러시아의 군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결코 비난한 적이 없으며 이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비판을 받아왔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다. 중미 고위급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평화,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등 여러 국제 문제가 다뤄지는 것과 동시에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도 있을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열었다. 1년 만에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논의될 예정이다.
  • EU “중국산 전기차 관세 최고 46.3%”... 中 “불공정 경쟁” 반발

    EU “중국산 전기차 관세 최고 46.3%”... 中 “불공정 경쟁” 반발

    EU, ‘협상 시사’...中 보복 의식했나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종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7.0∼46.3%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확정 관세 초안을 발표했다. 이 수치는 애초 계획한 ‘관세 폭탄’ 수준보다는 소폭 하향 조정됐다. 중국의 보복 가능성을 고려해 EU가 일종의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불공정 경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EU집행위가 확정한 초안을 설명하면서 “최종 정치적 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EU는 중국 정부와 효과적이면서도 세계무역기구(WTO)에 합치하는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열린 입장”이라고 말했다. EU는 초안에 테슬라 차량을 제외하고 추가관세율을 17~36.3% 포인트로 정했다. 6월에 예고한 최고 추가 관세율은 38.1% 포인트였다. EU는 이를 지난달 37.6% 포인트로 0.5% 포인트 낮추더니 이를 더 떨어뜨렸다. 이대로 초안이 확정되면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일률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10% 관세를 더해 중국 전기차의 최종 상계관세율은 27.0~46.3%가 된다. 다만 테슬라 차량의 추가 관세율은 9%로 포인트로 정해졌다. 지난 6월 발표된 20.8% 포인트의 절반 수준이다. 로이터는 “중국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을 다시 조사해 달라는 테슬라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라고 해설했다. 집행위의 이날 발표는 이전에 비해 한층 ‘누그러진’ 기조가 감지된다는 평가다. EU 전문매체 유락티브는 EU가 추가 관세율을 일부 내린 것을 두고 중국과 고조된 무역마찰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이 EU의 고율관세 방침에 반발해 본격적 대응에 나선 것이 일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EU의 전기차 관세 부과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WTO에 EU를 제소했다. 한편 EU 결정에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대고 “EU의 반보조금 조사는 미리 결론을 내놓은 객관성, 공정성을 상실한 조사였다”며 “‘공정한 경쟁’이란 이름만 붙인 사실상의 ‘불공정 경쟁’”이라고 비판했다. 또 “중국 정부와 업계는 수만장에 달하는 법률 문서와 증거자료를 제출했음에도 이번 결정에는 중국 측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EU를 향해 “무역마찰을 피하고 문제의 적절한 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조치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확정 관세 초안은 27개국 투표를 거쳐 10월 30일 전 확정되며 5년간 시행된다.
  • [황성기 칼럼] 경제안보는 우리 일상에 있다

    [황성기 칼럼] 경제안보는 우리 일상에 있다

    “경제안보는 국가안보 그 자체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과 무역제조업국장을 지낸 피터 나바로의 말이다. 그는 고율의 관세를 중국에 부과한 선봉장이었다. 트럼프와의 케미가 좋았던 나바로의 생각은 트럼프 초기 경제정책으로 입안됐다. 그는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에 등장해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그의 ‘경제 책사’가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정권은 미중 경제 전쟁과 공급망 재편에 착수했다. 자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다. 경제안보는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강화됐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ODNI)과 중앙정보국(CIA)이 신기술, 기후변화, 전략물자 조달, 공급망, 금융, 수출통제 등 경제안보 분야의 해외 정보 수집과 분석 조직을 확대했다. 미국보다 몇 걸음 늦은 일본도 우리보다는 빨리 움직였다. 중국발 희토류 사태를 일찍 겪어서였다. 경찰 외사국 관료 출신인 기타무라 시게루가 2019년 9월 국가안전보장국장에 취임한 뒤 경제안보 조직과 법률의 정비를 가속화했다. 경제안전보장추진법 시행에 맞춰 2022년 8월 장관급 경제안보담당상도 신설했다. 일본의 경제안보 활동은 베일에 감춰져 있으나 우리보다는 한발 앞서 있다는 게 정설이다. 경제안보는 우리의 일상이다. 2019년 일본은 강제동원 갈등의 보복으로 대한민국의 취약점을 치고 들어왔다. 무역 우대 조치인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반도체 부품 수출을 통제했다. 2021년 중국에 의한 요소수 사태는 경제안보를 절감케 한 변곡점이었다. 반도체, 요소수만이 아니다. 2008년 리먼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도, 미국의 고금리 정책에 의한 고환율도 경제안보의 대상이다. 해장국의 주재료 명태도 마찬가지다. 명태를 잡으려면 러시아 해역에 들어가야 한다. 입어료를 내야 하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 중이다. 명태도 잡아야 하고 입어료를 내야 하는 딜레마도 경제안보의 영역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 전 세계는 백신 전쟁을 치렀다. 싼값에 다량을 확보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게 군사안보보다 중요한 시기였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률이 지구촌 톱을 달렸다. 그 뒤에는 세계 굴지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있었다. 모사드는 백신은 물론 검사 키트, 산소호흡기 등을 닥치는 대로 구했다. 비우호적인 중국과 적대국인 아랍 국가로부터도 은밀히 물품을 들여왔다. 반면 독일은 점잖게 우호국 공식 채널을 통한 정공법을 택했다. 결과는 아는 대로다. 접종률이 유럽 내에서조차 바닥을 치는 수모를 겪었다. 경제안보에 정보기관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 주는 사례다. 공급망 위기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지난 6월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이 시행돼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공급망안정화위원회가 발족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조직과 관련법을 탄탄히 정비해야 한다. 공급망 기본법은 감시 초소 역할을 국가정보원에 맡겼다. 전 세계 공급망 정보를 파악하고 수집·분석할 수 있는 기관은 국정원이 유일하다. 국정원이 수집한 정보는 정부 각 부처에 전파된다. 특정국이 무기화할 수 있는 광물을 대상으로 도상훈련도 몇 차례 실시했다. 경제안보는 해외의 동향과 정보 수집도 중요하다. 그와 함께 국내의 물자 보유, 수급 상황, 재정 등도 해외 정보와 연계해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국정원이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데는 큰 걸림돌이 있다. 문재인 정부 때 폐지한 국내 파트다. 박지원 국정원장 시절인 2021년 국정원에 경제안보국을 설치하긴 했으나 국내 기업을 담당하는 직원이 없어 애를 먹었다. 어렵게 정보 수집을 하더라도 “국내 정보 활동을 슬그머니 부활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부터 받는다. 각국의 경제안보 및 자원의 무기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정보기관을 경제안보의 축으로 활용하는 미국·이스라엘과 비교해 우리는 걸음마 단계다. 경제안보를 정교히 설계하고 구축하지 않으면 우리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는 식량, 백신, 원자재 확보 전쟁에서 큰코다칠 수 있다. 국가적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 하마스 1인자, 이란서 암살당해…세 아들 사망 후 ‘신께 감사하다’ 했던 그 인물[핫이슈]

    하마스 1인자, 이란서 암살당해…세 아들 사망 후 ‘신께 감사하다’ 했던 그 인물[핫이슈]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서열 1위 지도자가 이란 한복판에서 암살됐다. 미국 CNN 등 외신의 3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공식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혔으며, 이란혁명수비대(IRGC) 역시 성명을 내고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됐다고 전했다. 성명에 따르면, 하니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에 머물던 중 그의 거처를 표적으로 한 이스라엘의 급습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하니예 및 그의 경호원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니예는 암살당할 당시 하마스 고위관계자 및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의 고위관계자들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니예와 이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02일 만이며 이번이 두 번째다. 다만 이스라엘은 하니예 사망과 관련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CNN은 “미 백악관 대변인이 하마스 정치 지도자 하니예가 이란에서 살해됐다는 보도를 확인했지만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암살당한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하니예는 누구? 팔레스타인 가자시티 인근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하니예는 1980년대 1차 인티파타(민중봉기) 당시 하마스에 합류했다.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의 대승을 이끌고 총리에 올랐지만,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하마스와 파타(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간 갈등 속에 해임됐다. 이후 2007년 하마스가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자를 맡았다. 그는 2017년 2월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야히야 신와르에게 넘기고 같은 해 5월 하마스 정치국장으로 선출된 뒤 카타르에서 생활해왔다.카타르에서는 가족과 함께 호화로운 생활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하마스 최고위층 중에서도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인물로 꼽히는 그는 2019년부터 자신의 안전을 위해 가자지구 밖 카타르와 튀르키예 등을 오가며 고급 호텔에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자치정부(하마스)의 총리로 임명된 후에는 이집트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관세 통제권을 장악하면서 급격히 많은 재산을 축적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많은 민간인이 사망하는 동안, 하니예와 그의 아들들 등 가족은 외국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긴다는 비난이 여러 차례 나왔다. 세 아들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신께 감사” 앞서 하니예의 세 아들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아버지보다 먼저 사망했다. 지난 4월 하니예의 아들인 하젬, 아미르, 무함마드는 이날 가자지구 북부 알샤티 난민촌으로 이동하던 중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하니예의 아들들은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를 맞아 친척을 만나기 위해 해당 장소를 찾았다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하니예의 손자 4명도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카타르 도하에 머물고 있는 하니예는 세 아들의 사망 사실을 인정하며 알자지라에 “(아들들에게) 순교의 영예를 주신 신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아들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하마스가 입장을 바꿀 것이라 믿는다면 이는 망상”이라고 이스라엘을 향해 경고한 바 있다. 한편, 하니예의 암살 소식 이후 고위 관리 무사 아부 아르무즈는 “(이스라엘의 이번 하니예 암살은) 처벌받지 않은 채 지나갈 수 없는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해 중동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경찰청장 청문회 ‘세관 마약 수사 외압’ 공방…“용산이 심각하게 본다”

    경찰청장 청문회 ‘세관 마약 수사 외압’ 공방…“용산이 심각하게 본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수사를 담당하던 일선서 형사과장은 “용산(대통령실)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외압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조 청장은 외압 의혹에 거론되는 경무관에 대한 인사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은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세관 직원들의 마약 밀반입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한 상황을 진술했다. 백 경정은 당시 사건 언론브리핑 이틀 전 영등포경찰서장이던 A 총경이 “‘용산에서 사건 내용을 알고 있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브리핑을 연기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A 총경은 올해 초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실로 파견돼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경정은 마약 사건 무마 의혹과 대통령실 파견과 관련성을 묻는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문에 “연관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영등포서는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마약 밀반입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었다.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병도 경무관도 백 경정 등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경무관은 당시 수사를 지휘할 위치에 있지 않았지만, 사건 책임자인 백 경정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자료에서 관세청 관련 문구를 삭제하라’고 압박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조 경무관은 “인천공항 세관장이 국정감사 대비 차원에서 언론 브리핑 내용 중 세관 직원 언급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협조 요청을 받고 질문한 것일 뿐 외압을 가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조 경무관의 수사 외압 논란이 알려진 뒤 경찰청이 지난 2월 인사혁신처에 중앙징계위원회소집을 요청했지만, 인사혁신처의 불문 처분을 내리면서 경찰청이 서면 경고를 내리는 데 그쳤다. 조 경무관은 이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장으로 근무 중이다. 백 경정은 “(조 경무관이) 주변 인맥을 통해 징계위원회 탄원서를 부탁했지만 거절했다”고도 주장했다. 수사 외압 의혹을 알린 백 경정은 최근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전보돼 ‘보복성 좌천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됐다. 백 경정은 조 경무관과 고광효 관세청장, 김광호 당시 서울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 권리방해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백 경정에 대해 지난 19일 경고 조치를 내린 조 후보자는 “좌천성 인사로 볼 수 있지만 보복은 아니다”라며 “국민적 관심을 갖는 사안이라 서울청에서 집중수사 지휘 사건으로 분류했는데 백 경정은 보고 없이 몇차례 공보규칙을 위반한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차례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청구하지 않았을 때 영장심의위원회에 회부하는 불복 절차를 밟지 않고 서울남부지검으로 해당 검사의 직무배제 요청 공문을 보낸 것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후보자는 조 경무관이 현재 경기남부경찰청 소속이라 서울청 차원에서 별다른 조처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조 경무관에 대해 인사 조치를 하겠느냐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질의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조 후보자는 답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녹취록에서 ‘인사를 챙겨줬다’고 언급된 데 대해서는 조 경무관은 ‘승진 청탁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 후티 반군 공격에 유조선 폭발, 불바다 된 홍해[포착](영상)

    후티 반군 공격에 유조선 폭발, 불바다 된 홍해[포착](영상)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던 국제 상선들을 잇따라 공격한 가운데, 라이베리아 국적의 유조선이 바다 한복판에서 폭발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로이터 통신의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국적의 유조선 키오스 리온호를 포함해 국제 상선 세 척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이번 공격에는 무인 수상정(USV)과 소형 보트 등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해 일대에서 서방이 주도하는 합동해양정보센터(JMIC)는 해당 공격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으며, 유조선 파손에 따른 기름 유출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JMIC는 성명을 통해 “해당 선박의 선장과 선원들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잠재적인 기름 유출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파나마 국적의 선박과 키프로스 국적의 선박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선박 업체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로이터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와 아덴만의 해상 교통로에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면서 “후티 반군은 이러한 행동은 이스라엘의 가자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미국 국방정보국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65개국의 주요 에너지 회사와 해운 회사가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후티 반군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지난 13일 가자지구 칸 유니스 등지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90명이 사망한 데 따른 보복”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석유나 비료 등 화물이 유출되거나 선박 연료가 유출돼 환경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선박들은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못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더 길고 비싼 항로로 이동해야 하며, 이로 인해 세계 무역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물류비 급증, 한국도 예외 아냐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해 운항선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돌아오면서 운항거리가 늘어나고, 선박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해상 물류비도 급등했다.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에서 유럽연합으로 가는 컨테이너 2TEU(40피트)당 운송비용은 6월 기준 613만 5000원으로, 한 달 만에 44.6% 올랐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121.6% 상승한 수치다. 운송비용은 운임과 함께 할증료, 포워더 수수료까지 포함된 총 비용이다. 유럽연합으로 가는 운송비용은 올해 1월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연쇄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운임이 올랐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예멘 후티 반군 공격 영향에 더해 최근 선박 부족까지 겹쳐 수출 운송비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출 규제 악몽 잊은 소부장… 국산화 성공 기업도 日의존 ‘유턴’ [규제혁신과 그 적들]

    수출 규제 악몽 잊은 소부장… 국산화 성공 기업도 日의존 ‘유턴’ [규제혁신과 그 적들]

    ‘K소부장’ 육성 외쳤지만…日수출규제에 공급망 위기 겪고도규제 해제 후 불화수소 日수입 급증반도체용 자립화율도 30%대 그쳐“시장 격변, 어느 때보다도 육성 절실”산업 흐름 못 쫓아가는 지원 속도무역적자 줄인 ‘게임체인저’이지만지자체와 법정 다툼·주민들 반대에불화수소 공장 짓는 데 4년 허비도“불안 해소 등 정부 섬세한 지원 필요”“일본의 수출규제 때 (우리 산업) 죽는다고 난리가 났었잖아요. 근데 지금 (정부가) 하는 걸 보면 그때 일을 다 잊어버린 것 같아요.”(반도체업계 관계자) 일본이 2019년 7월 대법원의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성 조치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3대 핵심 소재(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불화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그러자 정부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산업을 제대로 키우겠다며 ‘K소부장’ 육성 대책을 마련하는 등 공급망 위기 대처에 나섰다. 그 결과 솔브레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일부 국내 기업이 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했다. 또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이 EUV 노광 공정에 사용할 수 있는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하는 등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당시 정부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일본의 규제 조치가 풀린 이후 현장에선 소부장산업의 중요성이 잊혀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관세청과 소부장넷에 따르면 일본에서 수입한 소부장은 무역 분쟁 이전인 2018년 381억 달러(약 52조 8000억원)에서 수출규제가 시행된 2019년 329억 달러로 줄었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규제가 해제되기 직전 해인 2022년엔 395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144억 달러로 전년도 대비 급감했지만,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전체 산업, 소부장산업 무역이 흑자인 데 반해 대일 무역은 여전히 적자를 보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자평 5년 만에 흔들 규제 품목 중 국산화 성공 사례로 꼽혔던 불화수소는 최근 오히려 대일본 수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 금액은 수출규제가 있었던 2019년(3634만 달러)과 이듬해인 2020년(938만 달러) 각각 전년도 대비 45.7%, 74.2%씩 감소하면서 의존도가 줄어드는 듯 보였으나, 2021년엔 33.5% 늘어난 1252만 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2201만 달러로 전년도 대비 16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는 119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3% 급증한 상황이다. 수출규제 직후 중국, 대만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일부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일본 수입 비중이 줄었지만, 수출규제가 해제되면서 불화수소 순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첨단 정제 기술을 보유한 스텔라 케이파, 모리타화학 등 일본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수출규제가 한창일 때 국내 불화수소 생산 기업 중 신규 공장 건설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법정 다툼을 벌이다 공장 증설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반도체 공정용 화학소재 기업으로 불화수소 생산 공장을 운영하던 램테크놀러지는 2019년 일본산 불화수소 대체에 따른 수요가 급증하자 사업 확장을 계획했다. 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석문국가산업단지에 300억원을 투자해 7200평 규모의 불화수소 공장을 건립하기로 한 것인데 완공 시 금산 공장 대비 5~6배 수준의 불화수소 생산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석문면 주민들이 불화수소 안전성에 우려를 제기하며 입주에 반대했고, 당진시 또한 업체 측에 안전성 입증을 요구하며 불허 처분을 내렸다. 램테크놀러지는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이 뒤집혔고 지난달 15일 대법원이 이를 기각하며 패소가 확정됐다. 결국 신규 공장 설립은 무산됐다. 2016년 금산 공장에서 발생한 불화수소 누출 사고의 영향으로 지역 주민이 갖게 된 ‘불화수소=위험물질’이라는 인식을 깨지 못한 것이다. 다행히 램테크놀러지는 지난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주 심의에 합격했고, 해당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내 협력화단지에 555억원 규모의 공장 신설 및 신규 설비 투자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생산을 장려한 정부가 지역 주민의 불안을 해소하는 유무형의 지원까지 신경썼더라면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허비한 4년이란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반도체 수출 비중 큰데 소부장 ‘제자리’ 소부장산업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바이오 등 주력 산업의 뿌리로 ‘게임체인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연구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선진국과 후진국 간 격차도 큰데, 반도체처럼 첨단 소부장 분야로 갈수록 그 경향은 뚜렷해진다. 보조금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05억 달러 흑자로 지난해 205억 달러 적자에 비하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를 견인한 게 다름 아닌 소부장이다. 올해 소부장산업의 수출액은 1153억 달러, 수입액은 802억 달러로 352억 달러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무역 적자폭을 줄인 것도 소부장산업(333억 달러 흑자)이었다. 소부장 수출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에서 생산한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돼 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메모리반도체의 수출액은 155억 달러다. 전 산업과 전체 소부장산업, 부품산업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 13%, 21%에 달했다. 특히 D램과 낸드 메모리 부문에서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60%를 웃돈다. 그러나 수출 역군인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소부장의 국산화율(자립화율)은 30%대에 불과하다. 소재의 국산화율은 절반 정도에 그치는데, 반도체 장비는 20% 수준이다. 실제 반도체 검사 장비와 반도체 제조용 기계의 무역은 매해 적자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올 들어 두 부문의 무역 규모는 각각 4억 달러, 33억 달러 적자로 불과 4개월 만에 지난해 적자 규모(각 10억 달러, 48억 달러)의 40%, 6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반도체시장이 메모리반도체에서 시스템반도체로 옮겨 가고 있는 최근의 흐름을 감안하면 소부장산업 육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게 반도체업계 안팎의 목소리다. 이미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1%(2022년 기준)로 메모리반도체(약 24%)의 3배에 달하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3.0%)은 일본(5.6%)이나 중국·홍콩(5.2%)에도 미치지 못한다.
  • 북러와의 균열에 위기감… 中 전랑외교 지고 미소외교 뜨나[글로벌 인사이트]

    북러와의 균열에 위기감… 中 전랑외교 지고 미소외교 뜨나[글로벌 인사이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트레이드마크인 ‘전랑외교’(늑대전사 외교)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모욕을 받으면 반드시 되갚는다’는 원칙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더니 최근에는 ‘미소외교’로 전환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의 외면과 북러와의 균열이 겹치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뉴질랜드 찾아 ‘비자 면제’ 선물 중국 서열 2위인 리창(65) 국무원 총리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하고 지난달 20일 귀국했다. 그간 호주와 뉴질랜드는 ‘코로나19 책임론’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장비 도입 거부를 두고 베이징과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호주는 중국 견제 목적의 안보협의체 오커스(미국·영국·호주) 회원국이고 뉴질랜드도 오커스에 가입할 예정이다. 심지어 이들은 미국 주도의 정보 동맹 ‘파이브 아이스’(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일원이다. 그럼에도 리 총리는 태평양을 직접 건너가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두 나라에 중국 입국 비자 면제 등 선물 보따리도 안겼다. 지난달 EU가 중국산 자동차에 고율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국은 ‘협상 여지가 있다’는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곧바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EU를 맹비난했겠지만 지금은 인내심을 갖고 양측 간 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내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 4년 동안 전랑외교 전면에 섰던 왕원빈(53) 전 외교부 대변인이 자리에서 물러나 주캄보디아 대사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를 언급하자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쳐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그해 6월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반드시 후회한다’고 선언해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은 싱하이밍 중국대사도 귀임 명령을 받고 한국 생활을 정리 중이다. ●내부선 ‘온건파 외교부장 ’ 기용 조짐 늑대전사로 분류되지 않는 류젠차오(60)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차기 외교부장 발탁설도 제기된다. 그간 전랑외교의 최전선에서 섰던 친강(58) 전 외교부장은 뜻밖에도 불륜·간첩설에 휘말려 지난해 7월 면직됐고, 지금은 왕이(71)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외교부 수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친강이 미국대사 재임 기간(2021년 7월~2022년 12월) 워싱턴 조야를 향한 거친 비난과 조롱으로 시 국가주석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중국의 대미 외교를 마비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입신양명을 위해 도를 넘는 언행을 일삼다가 직업 외교관의 본업을 망쳤다는 지적이다. 반면 류 부장은 신중하고 사려 깊은 성격으로 대만 문제 등에도 흥분하지 않고 중국의 입장을 조리 있게 대변한다고 평가받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외국인들의 외면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이 이미지 쇄신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류 부장의 발탁은 전랑외교의 종언을 뜻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소식통도 2일 “올해 들어 중국 외교부 직원들의 반응이나 태도가 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졌다. 외교 기조가 미세하게나마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런 변화가 현 외교 정책의 근본적 폐기를 뜻하진 않는다. 다만 수년간 누적된 전랑외교의 폐해를 베이징 지도부도 인지하고 이를 심각하고 받아들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랑외교는 시 주석 집권 이후 본격화된 중국 특유의 공격적 외교 스타일을 일컫는다. 중국의 유명 배우 우징(50)이 제작·출연한 영화 ‘전랑’ 시리즈에서 유래했다. 2020년 12월 독일 언론에서 중국의 외교정책을 비판하고자 사용하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서구 투자자 외면… 경제도 고립 위기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 주석이 장기집권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전랑외교 기조를 밀어붙였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 인민들에게 ‘서구세계에 할 말은 하는 지도자’, ‘미국에 밀리지 않는 영도자’ 이미지를 심어 주석직 3연임 시도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다. 전랑외교를 두고 다분히 국내 정치용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상대국을 향해 잔뜩 화가 나 윽박지르는 듯한 중국 외교관들의 모습은 글로벌 패권을 이끄는 미국과 서구세계에 ‘정면 대결’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중국에 아쉬울 것 없는 해외 투자자들은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렸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1~5월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 이상 줄어든 4125억 위안(약 78조 700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금 중국은 1989년 톈안먼 사태 직후보다 외교적으로 더 고립된 상태”라고 했다. 그렇다고 중국 입장에서 ‘북중러 연대’가 더 공고해진 것도 아니다. 특히 북한과는 일부 균열도 감지된다. 최근 중국 정부는 북한 외교관의 자택을 수색하고 현금까지 압수하는 등 전례 없는 조치에 나섰다. 그간 묵인하던 북한 외교관들의 밀수 행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앞서 중국은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8년 정상회담을 기념해 랴오닝성 다롄에 만든 발자국 동판도 철거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전통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두던 북한이 러시아 의존을 강화하려 하자 베이징이 영향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마이니치신문도 “중국은 서구세계와 완전히 틀어진 북한·러시아와 처지가 다르다”면서 “선진국들과 단절되면 더는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베이징도 잘 안다”고 했다. 북한·러시아와 ‘손을 안 잡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꽉 쥘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 中, EU 전기차 관세에 보복 예고… 獨 “러 지원 멈춰라” 맞불

    中, EU 전기차 관세에 보복 예고… 獨 “러 지원 멈춰라” 맞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다음달 4일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에서 중국과 독일이 설전을 벌였다. 중국은 EU의 관세 부과를 비판하면서 ‘단호한 대응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독일은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중국을 방문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중국·독일 간 기후변화 녹색전환에 관한 제1차 고위급 대화’를 가졌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8%에 이르는 잠정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한 뒤 중국을 찾은 첫 유럽 고위 관료다. 이 자리에서 정 주임은 “EU의 중국 전기차 관세 인상 발표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중국 기업들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신에너지 산업(전기차·이차전지·태양광) 발전은 기술과 시장, 산업 시스템 등 포괄적 경쟁 우위의 결과”라면서 “외국 기업들도 정부 보조금 때문이 아니라 중국의 우수한 시스템과 숙련된 노동시장 때문에 대중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베크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해 베를린과 베이징 간 경제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맞섰다. 중국이 EU와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더는 러시아를 돕지 말라는 경고다. 그는 “EU의 관세 부과는 미국과 튀르키예, 브라질이 매긴 것처럼 징벌적 성격이 아니다”라면서 “9개월 동안 면밀히 검토해 내려진 차별화된 관세”라고 설명했다. 독일은 유럽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일본과 함께 중국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중국이 EU에 전기차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독일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결정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U는 오는 11월까지 27개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하베크 부총리는 상하이로 건너가 성명을 통해 “EU와 중국이 논의할 시간이 있다”면서 “협상이 가능하기에 토론과 대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등 성의를 보이면 독일이 중국을 도울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전기차로 맞붙은 中·獨…중 “전기차 관세 철폐해야” 독 “러시아 지원 멈춰야”

    전기차로 맞붙은 中·獨…중 “전기차 관세 철폐해야” 독 “러시아 지원 멈춰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다음달 4일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에서 중국과 독일이 설전을 벌였다. 중국은 EU의 관세 부과를 비판하면서 ‘단호한 대응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독일은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중국을 방문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중국·독일 간 기후변화 녹색전환에 관한 제1차 고위급 대화’를 가졌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8%에 이르는 잠정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한 뒤 중국을 찾은 첫 유럽 고위 관료다. 이 자리에서 정 주임은 “EU의 중국 전기차 관세 인상 발표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중국 기업들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신에너지 산업(전기차·이차전지·태양광) 발전은 기술과 시장, 산업 시스템 등 포괄적 경쟁 우위의 결과”라면서 “외국 기업들도 정부 보조금 때문이 아니라 중국의 우수한 시스템과 숙련된 노동시장 때문에 대중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베크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해 베를린과 베이징 간 경제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맞섰다. 중국이 EU와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더는 러시아를 돕지 말라는 경고다. 그는 “EU의 관세부과는 미국과 튀르키예, 브라질이 메긴 것처럼 징벌적 성격이 아니다”라면서 “9개월 동안 면밀히 검토해 내려진 차별화된 관세”라고 설명했다. 독일은 유럽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일본과 함께 중국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중국이 EU에 전기차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독일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결정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EU는 오는 11월까지 27개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하베크 부총리는 상하이로 건너가 성명을 통해 “EU와 중국이 논의할 시간이 있다”면서 “협상이 가능하기에 토론과 대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등 성의를 보이면 독일이 중국을 도울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중국 vs 유럽 무역전쟁, 누가 더 유리할까?…“돼지고기부터 시작” [송현서의 디테일]

    중국 vs 유럽 무역전쟁, 누가 더 유리할까?…“돼지고기부터 시작” [송현서의 디테일]

    중국 기업들이 유럽연합(EU)의 돼지고기 수입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공식 요청하면서 중국과 유럽연합의 무역 충돌이 가까워지고 있다. AP통신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발표함에 따라, 중국이 어떤 조치를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앞서 유럽연합은 12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38.1%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잠정 결정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 폭탄이 예고되자 중국 상무부와 외교부, 주유럽연합 중국상회 등은 일제히 “유럽 연합이 잘못된 결정을 했다”며 “중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틀 만인 14일 중국 기업들은 유럽연합의 돼지고기 수입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해당 내용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구체적으로 어떤 돼지고기 제품이 조사 대상이 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 요청은 독일과 스페인, 덴마크 등 축산업과 낙농업이 발달한 유럽연합 회원국이 표적인 것만은 확실하다. 중국의 ‘맞대응’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예고하기 전부터, 중국 정부의 보복성 맞대응 조치는 이미 결정돼 있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이미 중국 업계는 지난달부터 유럽연합산 돼지고기와 유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위해 증거를 수집해오고 있었다.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산업계가 EU산 유제품에 대해 반(反)보조금 조사를, EU산 돼지고기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청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중국 국내 산업은 조사 신청을 제기해 정상적 시장 경쟁 질서와 자신의 합법적 권리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돼지고기(내장 포함) 60억 달러어치(약 8조 2650억 원) 중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 중국에 가장 많은 돼지고기를 수출한 나라는 스페인이며, 프랑스와 네덜란드, 덴마크도 주요 공급국으로 꼽힌다. 돼지고기 다음은 향수? 자동차?…“중국은 선택의 여지가 많다” AP통신은 13일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인상)을 발표함에 따라, 중국은 다음 조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독일의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를 겨냥해 유럽 자동차에 대한 관세로 보복할까, 아니면 유럽에서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농산물에 관세를 부과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명품이 (다음 조치) 대상이 될까?”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더 큰 엔진을 장착한 수입 차량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중국의 주요 자동차 산업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보도를 내놨다”면서 “이는 BMW와 메르세데스 등 고급 독일 자동차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폭스바겐 역시 중국 전기차에 대한 유럽연합의 관세가 무역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이번 결정의 부정적인 영향은 유럽, 특히 독일 자동차 산업에 미칠 잠재적인 이익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미국 뉴욕에 있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테네오의 중국 분석가는 AP에 “중국이 프랑스와 이탈리아 명품, 화장품, 와인, 초콜릿 또는 가구에도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 “유럽연합의 관세 폭탄이 중국 전기차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하다. 일부 중국 기업은 30%의 관세를 부과하다더라도 여전히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자동차? 돼지고기? 향수? 유럽과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중국은 선택의 여지가 많다”면서도 “10억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신흥 경제국인 중국과 4억 명이 넘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부유한 유럽은 서로에게 주요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고조되는 무역 전쟁이 양측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한편 유럽연합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인상된 관세는 올해 하반기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 EU, 7월 4일 전기차 ‘관세폭탄’ 예고…中, 에어버스 구매로 ‘달래기’

    EU, 7월 4일 전기차 ‘관세폭탄’ 예고…中, 에어버스 구매로 ‘달래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다음달 4일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중국이 유럽 에어버스 여객기 구매를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EU가 전기차 이외에 태양광 패널과 풍력터빈, 전동차, 의료기기, 주석도금 강판 등 중국산 반덤핑 조사 착수로 ‘무역 전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EU를 달래고자 ‘에어버스 여객기 100대 구매’라는 당근책을 꺼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EU 집행위 관계자가 중국 자동차 관련 단체에 “7월 4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임시 상계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 정확한 상계관세율은 다음 주 중국 기업들에 비공개로 통보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연내 10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점에 비춰볼 때 EU 집행위도 상당 액수를 책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독일 연구기관인 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EU가 중국 전기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38억달러(약 5조2250억원)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 민간연구소 로듐그룹은 “EU 집행위 상계관세율이 50% 미만이면 EU가 역내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국처럼 중국산 전기차에 고강도 관세 장벽을 치라는 주문이다. 애초 EU 집행위는 이날 중국산 전기차 상계관세 부과를 발표하려 했지만, 오는 6∼9일 EU의회 선거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와 그에 따른 상계관세 부과가 선거 이슈로 부각하는 걸 막고자 관련 결정을 한 달 늦췄다. EU 집행위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임시 상계관세 부과를 결정한 뒤 4개월 동안 논의를 거쳐 영구관세를 부과할지 최종 결정한다. 다만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중국이 EU산 전기차에 무역 장벽을 세우면 독일 메이커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이번 EU 의회선거에서 현 EU 집행위원장이자 대중국 강경책을 주장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5)이 연임하면 EU와 중국 간 관세 전쟁 파고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올해 초 프랑스산 코냑 등 수입 주류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EU산 폴리포름알데히드 혼성중합체(POM)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다. EU산 돼지고기 및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중국이 경제·안보 이슈로 미국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EU에 대해선 ‘당근’도 함께 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 입장에서 미국에 이어 EU와도 틀어지면 개혁개방 최대 조력자인 서구세계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 이 시점에서 중국 국영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와 남방항공·동방항공 등이 유럽의 다국적 항공기업 에어버스에서 A330 모델 100대를 구매하겠다고 나섰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 보잉사와 함께 세계 항공기 시장을 석권하는 에어버스 여객기를 구매함으로써 EU 친화적 정책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EU에 대한 관세 부과 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최근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스페인 기업인들과 만난 뒤 성명을 통해 “유럽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중국 기업을 계속 탄압한다면 중국은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설] 협력 복원한 한일중 정상회의, 정례화·실천 따라야

    [사설] 협력 복원한 한일중 정상회의, 정례화·실천 따라야

    한일중 정상회의 서울 9차 회의가 어제 폐막했다. 코로나 팬데믹과 한일과 한중, 중일의 정치적 대립으로 4년 반 만에야 한자리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의 회의는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인 3국 정상의 대화 필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윤 대통령이 “오늘을 기점으로 3국 정상회의는 정상화됐다”고 선언한 것처럼 어떠한 대립이 있더라도 3국 정상이 오해와 갈등을 푸는 회의체의 정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차기 의장국은 일본이다. 내년 3국 정상회의 개최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3국 정상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해 온도차는 보였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에는 담아냈다. 그럼에도 북한은 어제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 발사를 예고한 뒤 늦은 밤 정찰위성을 발사했다. 3국 정상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윤 대통령), “(발사) 중지를 촉구”(기시다 총리), “관련 측(국)은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하는 것을 예방”(리 총리)을 강조했다. 모두 발언 때 한일 정상이 위성 발사를 강력히 비난한 것과 달리 리 총리는 언급이 없었다. 북한 비핵화에 시각차를 드러낸 것은 유감이지만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는 중국의 자제 요청은 평가할 만하다. 공동선언은 자유롭고 공정한 국제경제질서를 강조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고 중국 배제 경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3국 국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경제협력 증진을 담은 것도 눈에 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입장에선 관세 등으로 자국 산업을 지키려는 보호무역주의는 큰 장벽이다. 한일중의 경제적 연관성이 촘촘해지는 상황에서 3국 간 경제장벽을 허무는 노력도 따라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선언이 허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2025년, 2026년을 ‘한일중 문화교류의 해’로 정해 인적·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한 것도 성과다. 한일은 지난해 관계 개선 이후 올해 1300만명의 상호 방문이 예상된다. 반면 한중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8년째 이어져 국민 감정도 최악이다. 2030년까지 4000만명으로 설정한 인적 교류 목표 달성을 위해 유형무형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 3국 간에는 역사문제와 한한령(한류 금지 조치) 등 현안들이 버티고 있다. 문제를 풀려는 행동 의지 없이는 갈등 해소는 요원하다. 한일중 3국 간이든, 양국 간이든 합의를 이뤄 가는 실천이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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