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리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309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5)유배지의 한 끼니

    *'별사탕'과 함께 나온 건빵 최고의 간식거리로. 훈련병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간사병이 된 이후에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생기는데 보통 때에는 군대의 세 끼니를 지겨워하던 녀석들도 꼭 피교육자 신세가 되면 두 가지 병이 돋힌다.하나는 앉으면저절로 눈이 감기는 조름병이요 둘은 주는 대로 먹기는 했지만 식사를 하자마자 시작되는 허기증과 배고픈 병이다.이 허기증은 먹어도먹어도 끝이 없어 교육 기간이 끝날 때까지 뭘 배워야할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온통 먹을 것 생각만 하다가 끝난다.전쟁을 다룬 소설이나영화에서도 먹는 타령은 세계 공통이다. 대개 훈련병 시절이나 재교육 기간이나 기다려지는 게 주말의 면회시간인데,모두들 잔뜩 벼르다가 식구나 친지를 만나는 자리라 우선반가운 인사는 대충 치워 버리고 그들이 들고 온 보퉁이에만 정신을판다.갈비며 불고기는 초창기의 일이고 몇 차례 거듭되다 보면 가족들도 눈치가 있어서 허드레일지언정 부피 많고 양 많은 것으로 싸오기 마련이다.시루떡 인절미 같은 떡에서 전붙이와 호빵 만두 김밥 심지어는 찐고구마 등속인데 이런 것들을 잔뜩 먹고나서 허리춤에 싸들고 들어온다.숨겨 들여오는 음식을 전우들에게 나누어 주는 경우도있겠지만 대부분은 침상 밑에 감추어 두고 혼자서 배고플 때 야금야금 먹어 치우려는 속셈에서다. 교육 기관의 하사관들도 모두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서 몇 가지 기합으로 통과의례를 준비해 둔다.우선 내무반에 들어서자마자 신고도 받지 않고 ‘쪼그려 뛰기’부터 실시한다.몇번 뛰지 않아서 허리춤에차고 온 먹거리들이 툭툭 떨어지고 즉각 압수 처리된다.전우애를 발휘시켜 주기 위하여 다른 소대원들에게 분배되는 건 물론이다.그리고면회자는 거의 절반 정도가 이튿날 배탈이 나거나 설사로 훈련에 지장을 주기가 십상이고 그대로 취침 시켰다가는 위경련이나 급체로 위생실에 실려가는 사고도 발생하기 마련이라 특별한 기합이 준비되어있다.즉 ‘침상 배치 붙어’라는 동작이 실시된다.이층 침대의 끝에다리를 대고 물구나무 서기를 시키는 것이다.아까 면회실에서 열을맞추어 귀대할 때부터 벌써 허리띠를 제대로 채운 놈이 하나도 없고모두들 목구멍에까지 음식물이 차오른 느낌으로 헐떡거리며 바지는배꼽 아래 간신히 걸려있는 판인데 아! 거꾸로 서라니,용코로 걸린셈이다.참지못한 어느 병사가 먼저 꾸역꾸역 토해내면 그 냄새와 전염으로 참고있던 녀석들도 줄줄이 내놓아 버린다.물론 일어선 다음에 귀잡고 뺑뺑이로 마지막까지 반납하고 나서야 통과의례는 끝난다.즉각 내무실을 청소하고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까지 전담해야만 했던 것이다. 군에서는 가끔 발생하는 일이지만 내가 훈련 받을 때에도 과식 사고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비상식량으로 건빵이 나왔는데 별사탕이 섞여있고 아삭아삭하게 구운 것이 밥 보다더 맛이 있었다.이것을 기간사병들에게 돈 주고 사거나 지급 받은 물품과 바꿔 먹기도 하였다.어느 훈련병이 무려 다섯 봉지를 구해다가낮에는 다른 녀석들 시선 때문에 먹지를 못하고 취침 시간에 개인 침낭 안에다 몽땅 털어 넣고 오물오물 먹기 시작했다. 그런 짓은 나도 가끔 해보았고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도광주에서 10. 26 직후에 계엄법 위반으로 상무대 감방에 갇혀 있을 때에 겪은 적이있었다.내 독자라는 헌병이 가끔씩 요기 하라고 건빵 한봉지 씩을 주었는데 주위에 몇 알씩 나눠 주고나서 담요를 둘러쓰고 건빵을 한알씩 넣고 천천히 씹어 먹었다.아무리 조용하게 먹으려 해도 와삭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마치 천둥 소리 같았다. 그 병사도 남들이 모두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먹기 시작했음에틀림없을 것이다.하여튼 와사삭 와사삭 씹어서 그 건빵 다섯 봉지를새벽녘에 모두 해치웠건만 취침 시간에 화장실을 가도 신고를 해야되는 터에 물을 마실 재간은 없었나 보다.건빵이 비상 식량인 것은뱃속에 들어가면 몇배로 불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위장은커녕 식도가 꽉 막힐 수 밖에.그래서 한 젊은 병사는 행복하게 숨을 거두었다. 나의 유년 시절은 전쟁 기간이었다.아니 태어나서 얼마 후에 해방이되어 미군이 들어왔으니 미제 먹을 것에 대한 선망과 추억이 어린 나를 온통 사로잡고 있었다.환상적인 갖가지 색깔의 드로프스가 그렇고묘한 향내나는 젤리에 형용할 수 없이 혀끝을 사로잡던 초코렛이며츄잉껌이 그랬다.그리고 무엇 보다도 이 모든 것들이 골고루 들어있던 시레이션은 천국의 선물이었다. 전쟁 직후에 농촌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보리 개떡에 밀기울이 고작이었건만 그래도 도회지에는 미군부대가 있어서 아무리 양식이 떨어져도 학교에 가면 우유죽도 나오고 옥수수죽도 배급했다.시장 모퉁이에서는 ‘꿀꿀이 죽’이 언제나 끓고 있었다.미군 부대에 청소원으로 나가는 이들이 음식 쓰레기를 내다가 파는데 성한 고깃덩이나 빵이나 통조림 음식은 좀 더 값을 쳐서 팔고 이것 저것 합쳐서 내버린 음식 찌꺼기들을 한데 몰아서 무조건 끓이는 것이었다.이게 단돈 십원이었다.시장 장사치에서부터 지게꾼이며 아주머니며 아이들까지 균일하게 십원 한 장이면 한 그릇씩 퍼 주었다. 형편없는 콩나물 소금국만 마시다가 월남 파병에 끼어 배를 타자마자미군의 급식을 받게 되면서 저 황홀함이 되살아나던 것이다. 스테이크에서 포오크며 닭과 칠면조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깃덩이와 케이크후식으로 주던 캘리포니아 도장 박힌 오렌지의 맛은 전쟁터로 간다는두려움을 대번에 날려 보낼 정도였다.야전에 나가서는 시레이션이 나왔는데 우리가 먹던 것은 이차대전 때의 보급 전형이고 당시는 개량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나중에는 모두가 질려서 김치 생각만 하게 되었고 이 틈을 탄 군납업자들이 케이 레이션이란 국산 야전식을보급하게 되었다.고추장,멸치볶음,김조림,꽁치와 고등어,김치 등속의깡통이었는데 이것들과 미제 레이션 깡통의 프랑크푸르트 소시지 햄등속을 넣어 찌개를 끓여서 탄약 통에 밥을 해먹었다.나중에 베트남전쟁이 끝난 지 얼마 뒤부터 경기도의 기지촌 부근에서부터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존슨탕’이네 ‘카터탕’이네 하면서 미제 깡통 고기와 김치며 면을 넣은 찌개가 나와 돌더니 아예 ‘부대찌개’라는 어엿한 이름을 달고 일종의 퓨전요리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찌개는 일찍이 내 목숨을 살린 적이 있어서 요새도 소주 반주하며 즐겨 먹는다.바탄간반도 작전이라는 데를 끌려 갔는데 우리는 운좋게 해안방어 소대라상륙부대의 후미에서 베이스캠프만 지키고 있었다.가끔씩 밤에는 적의 박격포나 로켓포가 날아들었지만 낮에는 평온한 해수욕장 같은 곳이라 단독무장도 풀고 아주 기합이 빠져서 벙커에서 그야말로 ‘해골만 굴리고’ 있었다.취사당번이 내 차례였는데밥과 찌개를 실탄 통에 담아서 불을 지펴 놓고 뒤가 무둑해서 야전삽을 들고 볼일을 보러 모래언덕 위로 갔다.그곳은 우리네 벙커 보다지대가 높아서 나쁜 냄새가 해풍에 불려 날아가는 지점이라 소대원들이 정해 놓은 장소였다.자리를 잡고 먼 바다를 내다보며 느긋하게 볼일을 보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돌아보니 찌개가 넘치고있는 중이었다.실탄 통은 처음에만 뚜껑을 닫고 일단 끓기 시작하면얼른 열어 주어야 하고,만약 그대로 두었다가는 고무 바킹이 열리면서 찌개가 사방으로 터져 나가던 것이다.아뿔싸,저걸 열어야겠구나. 나는 얼른 바지를 올리고 바삐 모래언덕에서 뛰어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귓가에 쌔액!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야전에서의 본능대로 얼른 아래로 미끄러져 슬라이딩을 하면서 엎드렸다.꽝,하는 폭음과 함께 화약 연기와 모래가 나를 덮어 씌웠다.한참이나 엎드려 있다가 말짱하게 일어나서 돌아보니 모래 언덕은 없어지고 거기 엄청난 구덩이가 패었다.해상에 떠 있던 함정에서 밀림으로의 지원사격이랍시고 함포를 오폭해버린 것이다.물론 구원 받지 못한 찌개도 뒤이어 터져 버렸다. 황석영
  • 겨울철 스위트홈 꾸미기

    서울 목동에 사는 주부 배경희씨(33)는 겨울을 앞두고 집안 인테리어를 새로 바꾸기로 했다. 제 2의 경제한파가 찾아온다는 소리에 한때 망설이기도 했으나 그럴수록 집안이 따뜻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더욱이적은 예산으로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어 힘을 얻고 있다. 배씨가 눈여겨 본 것은 백화점의 정기세일.33평에 사는 배씨는 예산을 70만∼80만원으로 잡았다. 배씨는 어떻게 집안을 꾸며야 춥고 을씨년스런 겨울 분위기를 포근하고 안락하게 바꿀 수 있을까.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겨울철 스위트홈 꾸미기는 거실 연출에 달려있다고 단언한다.퇴근한 남편이나,추위속에 뛰놀던 아이들이 “역시집이 최고”라고 느끼는 순간은 바로 거실에 들어설 때이다.다시말해거실이 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이다. ◆쿠션커버 바꾸기 아이보리 소파는 너무 차가워 보이지 않을까.동대문에서 소파크기의 천을 떠다가 가장자리에 고무줄을 넣어 푹 뒤집어씌우는 방법이 있다.그러나 한샘의 최은미씨는 “모포를 활용하거나쿠션커버를 바꿀 것”을 권한다.훨씬 손쉽기 때문이다. 레드 계열이나 체크의 블랭킷을 소파에 걸쳐놓으면 활력을 얻을 수있다.또 겨자색·주황색·갈색 등으로 쿠션커버를 바꿔주면 소파의차가운 느낌을 보완할 수 있다.쿠션커버는 5,000원대부터 3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러그 깔기 난방이 돼서 바닥이 따뜻하겠지만 온화한 빛깔의 카펫이나 러그를 깔면 한층 아늑해진다.30만원 이상이 드는 카펫이 부담스러우면,10만원 안팎의 면소재 러그나 모포,방석 등도 보기에 괜찮다. 비용을 더 줄이려면 소파 밑에 2만∼3만원대의 발매트만 놓아도 된다.발매트는 크기가 작은 만큼 화려하고 산뜻한 색깔을 골라야 한다. ◆커튼 갈기 우선 여름철에 사용한 버티컬을 떼어내고 따뜻한 소재의패브릭 커튼을 달 것을 권한다. 까사미아의 김혜영 과장은 “짧은 털이 보송보송 올라와 있는 셔닐커튼이 좋다”고 조언한다.감촉도 보들보들해 커튼 장난을 좋아하는아이들에게는 그만이다. 색깔은 밝으면서도 모던한 올리브 그린이나 카키가 안정적인 느낌을주어서 좋다. 셔닐커튼은 27만원(24평형)과 40만원(33평형)이다.커튼고리는 평수에 관계없이 8만∼10만원. ◆낮은 장식장으로 바람막기 현관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서는 키가 작은 장식장이나,가리개를 이용해봄직하다.가리개는 십자수를 놓거나 퀼트로 직접 만들면 싸다. 서랍장위에는 따뜻한 느낌의 매트나 테이블보를 까는 것을 잊어선안된다. ◆간접조명 하기 차가운 형광등이나 할로겐은 공간을 썰렁하게 만든다.최씨는 중앙조명보다 부분조명을,직접 조명보다는 간접 조명을 하라고 권한다.벽면이나 천장에 반사된 백열등의 노란색 불빛은 은은하고 분위기 만점이라고. ◆아이들 방 아이들 방에는 침대시트와 이불에 화사한 꽃무늬가 있는것을 고르면 어떨까? 카사미아에서는 노란·파란 체크 이불과 흰바탕에 붉은 꽃들이 프린트된 이불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청색이나 브라운,보라색으로 이불깃을 덧대면 때가 덜 타,세탁에도용이하다. 침대 머리맡에 러그나 모포를 깔아 따뜻한 느낌을 강조하면 더욱 좋다. ◆침실은 어떻할까 침실분위기를 바꾸는 간단한 방식은 베개잇이나쿠션커버,침대커버와 이불을 가는 것이다. 연말이 가까워진만큼 화려하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다면?화이트 계열의 이불위에 금색과 은색의 커버를 씌운 베개나 쿠션을올려놓으면 분위기가 살아난다.침대 헤드에 자주빛이나 레드계열의패브릭 커버를 씌우는 것도 한가지 방법. 문소영기자 symun@
  • [유형준의 건강교실] 당뇨병(4)

    *당뇨병, 보리밥이 특효라고?. 1886년 일본 동경제대 초대 내과 과장으로 부임한 독일 의사 벨쯔박사는 당시 일본인들의 식생활에 깜짝 놀랐다.단백질의 섭취가 형편없이 적고 단백질의 주공급원인 고기를 구하기도 힘든 생활 수준이었다. 비타민 섭취는 더욱 말이 아니었다.벨쯔 박사는 돈 안 드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궁리를 한 끝에 다음과 같은 식생활 방법을 권장하였다. ‘구하기 쉬운 땅콩과 두부로 단백질 섭취를,보리밥으로 비타민 공급을’이같은 그의 고심은 궁여지책이긴 하나 당뇨병을 포함한 모든 성인병,노인병 예방과 치료의 값진 처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무려 100년 이상이 지난 오늘에도 이 처방은 ‘당뇨병에 보리밥이 좋다’는 그릇된 속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보리가 열량(칼로리)이 적은 것은 아니다.쌀이든 보리든 똑같이 100그램당 340칼로리의 열량이 들어 있다. 보리에 섬유소,비타민 등이 쌀보다 약간 더 들어 있지만 당뇨병에더 좋은 식품은 아니다. 우리 실정에서 섬유소는 이미 다양한 야채 식품을 통해 넉넉히 섭취하고있고,비타민의 부족도 역시 잘 해결하고 있다. 설령 비타민 부족증일지라도 잘 조제된 비타민 제제들이 여럿 나와있는 터라 꽁보리밥으로 비타민을 공급한다는 것은 비행기를 버리고마차를 타고 서울서 부산으로 가는 것에 다름 아니다. 보리밥,보리 혼식은 주식의 섭취 방법으로 중요한 한가지임에 틀림없다. 당뇨병 환자들 중에도 보리밥이나 보리 혼식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 좋아하는 이는 순보리밥을 먹기도 한다. 그러나 전혀 입맛이 당기지 않는 것을 먹으면서 보리밥의 당뇨병 치료 신통력을 기대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특히 치아가 안 좋고 소화 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인 당뇨병 환자들이 보리밥에 매달리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올바른 당뇨병 식사 요법은 어느 한두 가지 특정 식품을 먹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골고루 여러 가지 식품을 알맞게 제때 먹는 것,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당뇨병에 걸린 사람이 쌀밥을 먹느냐 보리밥을 먹느냐를 선택하는것은 전적으로 그의 입맛에 달려 있는 것이다. 유형준 한림대의대부속 한강성심병원 내과.
  • 이집트, 駐이스라엘대사 소환

    [카이로 연합]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21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행위를 이유로 모하메드 바시우니 이스라엘 주재 이집트 대사에게 귀국령을 내렸다. 아무리 무사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날 “고의적인 무력사용을 비롯,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이 고조됨에 따라 바시우니대사를 즉각 소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무사 장관은 바시우니 대사로부터 이스라엘의 침략행위에 대한 보고를 듣고 다른 아랍국가들과 다음 단계의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며유엔 안보리에 이번 사태의 논의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바시우니 대사의 소환이 일시적인 것인지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위한 사전조치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집트 외무부 관리들은 무사 장관의 언급 이외에 더 이상의 공식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슐로모 벤아미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대사 소환은 위험한 결정이며 중동의 정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수 있는 이집트의 능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 “남북통일 위해 러시아서도 힘쓸것”

    “기억에 남는 일이요?너무 많아서 선뜻 한가지를 고르기가 힘드네요” 오는 26일 5년 만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본국 외무부 한국과장으로귀국하는 러시아 대사관 발레리 수히닌(50)공사(부대사)는 러시아 정가와 관가에서 ‘한반도통’,‘가장 한국말 잘하는 러시아인’으로유명하다. 22년간 남·북한 오가며 생활“18살에 북한으로 유학,평양 주재 소련 대사관 외교관,주한 러시아대사관 공사 등을 두루 거치고 보니 벌써 50살이 되었다”는 그는 한반도 역사의 산증인.22년이나 북한과 한국을 오가며 한반도 생활을하기도 했지만 탁월한 한국어 솜씨 때문에 그는 러시아와 남북한 정상들이 만나는 주요 회담자리에서 통역을 도맡아 왔다. 수히닌 공사는 지난 1984년과 1986년 김일성 북한 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콘스탄틴 체르넨코,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났을 때를 비롯,노태우-미하일 고르바초프(1990년),김영삼-보리스 옐친(1994년) 회담 등의 통역을 맡았다. 지난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김정일 국방 위원장과 회담을 가졌을 때도 한국에서 북경으로 다시 평양으로꼬박 24시간을 달려가 두 정상의 회담을 도왔다.하지만 그는 “주요정상 회담은 혼자서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며 겸손해한다. ‘한반도통’ 수히닌 공사가 한반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모스크바대학을 다니던 시절.교수들의 권유에 따라 한국어를 전공하게 된 그는 러시아 번역본 ‘삼국사기’‘춘향전’‘심청전’등을 읽고 한반도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그는 지금도 시간을 내 짧은 단편 소설들을 한국어로 읽는다.특히 1920∼30년대 한국의 단편소설을 즐겨읽는데 문장이 간결명료하고 한국인의 소박한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한다.그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기성 세대들이그랬던 것처럼 러시아의 문학과 예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보탰다. 서울·평양 대사관 또 오고싶어한국에서 한남동,청담동 등 4곳에서나 살아봤고 시간이 없어 동네 반상회에 참가 못해 본 것이 아쉽다는 그는 “한국 사람이나 북한 사람이나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것이 똑같다”며 “남북한 통일을 위해 러시아에서도 있는 힘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수히닌 공사는 또 “아직 정년 퇴직까지 10년이나 남았으니 서울,평양의 대사관이나 부산,청진의 공사관에 또 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진아기자 jlee@
  • 제20회 농어촌청소년 대상발표/ 대상 “농업 金星元씨”

    농업부문 대상을 받은 김성원(金星元·29·전남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 57)씨가 올해 손에 만진 돈은 1억3,000여만원이다. 총각 농삿꾼인 그는 대부분 농토를 빌려 농사를 짓는데 그 규모가엄청나다.벼농사가 16㏊(4만8,000평),보리 13㏊(4만평)에 마늘밭도 0.9㏊(2,700평)나 된다. 89년 고교졸업 뒤 농기계 정비 기능사 2급 자격증을 땄다.96년 농업인 후계자로 선정되면서 기계화 영농단(23명)을 운영하고 있다.콤바인·트랙터 등 농기계로 씨뿌리기에서 수확까지 영농단원들 몫이다. 김씨는 틈틈이 그늘진 이웃을 돕는 일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90년부터 농촌 4-H활동을 하면서 버려진 휴경논에 벼를 심어 5,100여만원의 기금을 마련,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수재민 등 불우이웃(256명)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결혼을 앞둔 김씨는 “농토는 땀흘리고 일한만큼 반드시 되돌려 준다”며 환하게 웃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
  • “내년 추곡수매가 0~2% 인상”

    내년도 쌀 수매가는 올해보다 0∼2% 인상된 5만8,120∼5만9,280원(40㎏ 조곡 1등급 기준)으로,수매량은 587만∼600만석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보리 수매가도 올해보다 0∼2% 올라 쌀보리 3만4,320∼3만5,010원(40㎏ 정곡 1등급),겉보리 3만280∼3만890원(40㎏ 정곡 1등급)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농림부장관 자문기구인 양곡유통위원회(위원장 정영일)는 13일 서울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결정한 이같은 안을정부에 건의키로 했다.농림부는 이 위원회의 건의안을 토대로 정부안을 마련,국무회의와 국회를 거쳐 최종 수매가를 정하게 된다. 김성수기자 sskim@
  • 토종 보리씨앗 日서 ‘귀향’

    국내에선 사라진 토종 보리씨앗이 한 일본 학자의 정성으로 명맥을이어오다 한·일 대학간 교류의 결실로 돌아왔다. 성균관대 생명공학부 유전공학연구팀(팀장 鄭泰英 교수)은 무관심과관리 부실로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삼척보리’‘보성보리’‘이리보리’ 등 462가지 토종보리 씨앗을 7일 자매결연 대학인 일본 오카야마(綱山)대학으로부터 무상으로 기증받았다. 이들 보리씨앗은 지난해 타계한 ‘보리의 대가’ 다카하시 류에이(高橋隆平)박사가 1940년대부터 지난 86년까지 47년간 우리나라의 지방을 돌아다니며 수집,보존해 놓은 것이라고 성균관대측은 밝혔다. 다카하시 박사가 지명을 따서 이름붙인 이들 보리씨앗은 오카야마대부설 대맥계통보존센터가 보관해 온 것으로,이곳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8,000종의 보리씨앗을 보유하고 있다. 성균관대 연구팀은 농촌진흥청과 함께 보리씨앗을 증식시키기로 했다.씨앗에서 유전자들을 골라내 품종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유전공학적 분석작업을 해 내년 하반기에는 국내 유관기관들에 보급할 계획이다.정 교수는 “이번에 들여온 품종은 현재 우리가 보유한 보리씨앗 4,000여종의 10분의 1을 넘는다”면서 “우리가 제대로 보존하지 못했던 것들을 되찾고자 오카야마대 연구팀에 제의해 5개월간의 노력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성인병 “걱정 뚝” 건강빵 잘나간다

    윤기 자르르한 모닝빵,달콤한 사과파이,예쁘게 장식된 생크림케이크는 떨쳐버리기엔 너무나 강렬한 유혹이다. 웬만한 자제력의 소유자가 아니면 ‘하나쯤이야’하고 손을 댔다가앉은 자리에서 배가 부를 정도로 먹어 버리고는,죄없는 빵만 노려보며 원망하기 마련이다. 맛있고 예쁜 죄로 다이어트 실패와 성인병의 주범으로 찍혔던 빵들이요즘 ‘화장’을 지우고 소박한 변신을 시도중이다.내로라하는 시내유명 베이커리에서는 투박스럽고 색깔도 칙칙한 ‘못난이 건강빵’들이 날개 돋힌듯 팔려 나가고 각종 제과·제빵 경연대회에서도 사물탕을 첨가한 ‘한방 활력빵’,‘솔가루를 넣은 야채빵’ 등이 1등상을 휩쓸고 있다. 건강빵은 입에 착 달라붙는 첫맛보다는 담백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끝맛이 매력.섬유질이 풍부한 통밀,호밀,보리에서부터 깨,해바라기씨,호박,쑥,대추 등 몸에 좋다는 온갖 것들이 재료가 된다. 좀더 건강에 좋고,맛도 괜찮은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제빵사들은동의보감 등 한방책까지 뒤적여가며 머리싸움이 치열하다. 그중에서도 롯데호텔제과점 ‘델리카 한스’와 힐튼호텔 ‘실란트로델리’가 최근 내놓은 신제품들은 영양제처럼 먹기만해도 건강해질것 같은 착각까지 불러 일으킬 정도. ‘델리카한스’ 김억규 제과장은 항암 및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아가리쿠스,잎새버섯,능이버섯 등을 이용한 버섯빵과 칡 분말로만든 빵과 소나무 효소빵을 지난 1일부터 시판하기 시작했다. 3년전 김치빵을 선보여 일본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던김씨는 TV에서 우연히 아가리쿠스 버섯의 효능을 보고 ‘바로 저거다’ 싶어 곧바로 연구에 들어갔다.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밀가루와 버섯분말의 비율을 조절하느라 시행착오를 겪었다.시식을 한 동료들과 회사 임원들이 ‘의외로 맛있다’고 입을 모았지만 일반고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걱정된다고. “요즘 유럽에서도 자연 그대로의 재료 맛을 살린 빵이 인기죠.호텔을 찾는 투숙객들은 거의 흰빵보다 건강빵을 찾는다”고 귀띔했다. 아가리쿠스빵은 반죽을 할 때 맹물 대신 아가리쿠스를 삶아 우려낸물을 넣고 버섯을 잘게 썰어 넣어 씹히는 맛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버섯이 워낙 비싼 탓에 원가의 40%나 되지만 부담없이 맛볼 수 있도록 1개 4,000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질세라 ‘실란트로 델리’ 김한식 제과장은 숯가루를 넣어 만든숯빵을 내놓았다.반죽할 때 숯가루를 넣고 외관상 너무 시커멓게 보이지 않도록 부분적으로 사용했다.버터는 일절 넣지 않았다.평소 건강에 좋은 빵이 없을까 늘 고심하다 우연히 청송에서 식용숯을 만들어 파는 농가를 발견했던 게 계기가 됐다. 숯가루는 흡착력이 강해 체내에 누적되어 있는 독소 배출에 특효가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식용숯은 보통의 참나무 숯이 아니라 재래종소나무를 구워내 고열의 수증기로 다시 열처리하는 등 까다로운 활성화 과정을 거친다. 김씨는 몸에 좋다는 소문에 특히 중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며 “처음엔 이상하게 생겼다고 꺼려하던 분들이 맛이 담백하다며 다시 찾기도 한다”고 자랑했다.가격 4,000∼7,500원. 허윤주기자 rara@
  • 유아 급성위장염·폐렴 ‘주의보’

    최근 구토와 심한 설사증세를 보이는 로타바이러스 감염증,고열과기침이 오래 계속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을 앓는 유아들이 늘고있다.환절기 유아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이 증상들은 자칫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주로 11∼12월에 영·유아들에 자주 발생하는 유행성 급성위장염으로 심한 구토와 설사를 일으킨다.증상이 콜레라와도 비슷해 ‘가성콜레라’로 불려왔는데 심한 경우 탈수증세까지보인다.감기증상에 이어 설사를 일으키며 구토가 6∼12시간 지속된다음 물같은 설사를 한다.변의 빛깔은 엷은 노랑색 또는 녹색인 경우가 많다.구토는 위속에 있는 음식물을 다 토해낼때까지 심하게 계속된다.담즙이나 소량의 피가 섞여 나오는 수도 있다.24시간 이상 설사가 계속되고 수분 공급이 충분치 못할 때 탈수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므로 아직 특효약이 없다.대개 구토와 설사정도의 증상을 나타내다 그치는 수가 많으므로 탈수증이 심하지 않으면 입원을 하지않아도된다.치료는 구토가 심한 발병초기에 보리차 등액체로 된 음료를 아주 소량씩 자주 먹인다.진통제 신경안정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사용되기도 하나 약 자체를 토하는 수가 많고 또 이런 약을 주사로 투여할 때에 부작용이 나타나는 수가 있다.12시간쯤 아무 것도 안 먹으면서 탈수증이 있으면 정맥내로 수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구토가 멎으면 입을 통한 수분공급을 점차로 증가시킨다.입맛이 회복됐을때는 장의 기능이 어느정도 회복된 것이므로 주로 보리차나 설사용 경구포도당액을 소량씩 주기 시작한다.로타바이러스의 예방주사는 현재 개발단계에 있다.따라서 치료의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가 질병에 감염됐을때 탈수증세를 완화시키는 것이다.탈수증을 그대로 방치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다른 폐렴과는 달리 치료 후에도 만성 호흡기 질환 후유증이 있어 고열과 기침이 오래 계속되면 반드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검사를 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일반적으로 주거밀집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발열 기침과 함께 2주이상 고열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으며 기침은 통상 3주이상 계속된다. 호흡기 이외에 다른 기관도 잘 침범하는데 용혈성 빈혈이나 혈소판감소증,뇌막염,피부발진 등을 동반한다.그동안 학동기 어린이나 청소년에게서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발병 연령이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김성호기자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10)제주 감귤

    제주의 가을은 노란색이다.늦가을 감귤나무의 푸른 잎 사이로 주렁주렁 매달린 감귤이 노란색으로 익어가는 정경이 바로 제주를 대표하는 영주 10경의 하나인 ‘귤림추색(橘林秋色)’이다. 요즘 제주에서는 붉게 타는 한라산 단풍과 황금색의 억새꽃,향긋한감귤밭 곳곳을 오가며 도란대는 신혼 부부들의 분주함이 너무도 정겹다. 옥돔,표고버섯 등과 함께 제주를 대표하는 특산물인 제주감귤의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풍작을 자축하기 위한 행사인 ‘제 20회 제주감귤축제’가 오는 2∼3일 제주도 전역에서 제주감귤협동조합 주최로열린다. 2일 오후 7시 제주KAL호텔에서의 전야제를 시작으로 3일 오후 2시에는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감귤아가씨 선발대회가 열린다.이어 오후 5시30분부터 감귤아가씨 퍼레이드가 제주시청 광장에서 탑동까지 사이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와 함께 문예회관 대극장과 광장에서는 우수 감귤재배 농가 시상,감귤품종 전시,기술 및 토양상담,감귤 농자재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이밖에 즉석 3행시 경연,감귤 많이 먹기,즉석 감귤쥬스 시연회 등 각종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축제의 압권은 감귤 조리제품 전시회와 시식회.감귤을 주 재료로 사용해 만든 도넛과 잼,샌드위치,보리빵,주먹밥,시루떡,화전,쿠키,청묵,약식,식혜,송편,요구르트,병조림,건과,전과 등 무려 80여종의 감귤요리 및 가공제품이 선보이며 미식가와 관광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축제때도 이 코너는 “감귤 하나로 이렇게 맛있고 멋있는 음식들을 만들 수 있구나”라는 찬탄 속에 인산인해를 이뤘었다. 관람객에게는 시식 기회는 물론 감귤요리 책자가 무료로 제공된다.제주도농업기술원 생활지도사들이 현장에서 요리법 등도 상세히 알려준다. 또 농가에서 직접 만든 당유자차,금감건과,감귤병조림,유자분말차등을 시중가보다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문의 제주도 감귤과 (064)710-2114.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 (13)의열단 자취 남은 南京·廣州

    광복군 제3지대가 있던 안휘성 부양(阜陽)에서 침대열차를 타고 밤새 달려 강소성 성도 남경에 내렸다.중경·무한과 더불어 중국의 ‘3대 찜통’이라 부른다더니 아침부터 사우나실처럼 후꾼후꾼했다.양자강이 가까워 고온다습하기 때문이었다.남경은 수운의 이점이 있어 예로부터 강남의 중심 구실을 했고 삼국시대에 손권이 오나라를 세운이래 10개의 왕조가 왕도로 삼은 곳이다.근대에 와서도 태평천국의봉기군이 청나라 정규군과 서구열강에 대항해 싸울 때 거점으로 삼았으며 신해혁명 이후 손문도 중화민국의 임시수도로 삼았다.중일전쟁때도 임시수도였으며 일본군에 의해 양민 30만명이 학살당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국민당 정부의 임시수도 시절,우리 선열들의 항일운동도 이곳을 거점으로 삼았다. 취재팀이 먼저 찾은 곳은 남경대학.그곳에 항일전쟁사의 걸출한 인물 여운형(呂運亨)과 김원봉(金元鳳)이 다닌 금릉(金陵)대학 캠퍼스가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조국에서 3·1운동이 실패하자 무력항쟁 밖에 없다고 생각한 김원봉은 금릉대학을 중퇴하고 서간도로 신흥무관학교를 찾아갔다.그러나 그곳의 교육은 중국 명문대학을 다닌 그를충족시키지 못했다.그는 길림으로 가서 저 유명한 암살 폭파 비밀결사인 의열단을 만들고 수많은 테러공작을 감행해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이때 그의 나이는 약관 21세였다. 30대 장년이 되자 김원봉은 의열단의 테러공작을 지양하고 군대조직을 계획했다.뒷날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민족혁명당과 조선의용대였다.그는 스스로 광동성 광주(廣州)로 가서 황포군관학교를 나와 조선혁명간부학교를 만들었다.이 학교출신으로 유명한 이는 뒷날 태항산에서 전사한 윤세주와 진광화,그리고 민족시인 이육사이다.김원봉의그런 활동은 거의 남경에서 이루어졌다.황포군관학교 동기생으로 중국의 첩보기관 삼민주의역행사(三民主義力行社)의 대표였던 등걸(騰傑)이 그를 도왔다. 남경대학은 우리 대학들과 달리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이 넓고 녹지가 많아 여유로워 보였다.플라타너스·팽나무가 지천이었다.시 인민정부가 발행한 백서를 보면 가로수가 40만 그루라던가.금릉대학 캠퍼스는 예스러운 품격을 지닌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푹신한 네모꼴의 잔디밭을 두고 3동의 건물이 둘러앉아 있었다.그 앞쪽에 뚝 떨어져서 대례당(大禮堂)이란 간판이 붙은 회당 건물이 있었다.민족혁명당을 창당한 곳이 이 대학의 강당이라 했으니 이것이 틀림없을 듯싶은데 전면이 일부 개축되어 있다. 남경대학을 나온 취재팀은 얼음이 섞인 생수병을 들이키며 의열단원들이 묵었던 명양가(鳴羊街)와 화로강(花露崗)을 찾아나섰다.한상도교수의 논문 ‘재중한인군관학교연구’를 보면 조선혁명간부학교는 1932년 10월20일 남경교외 탕산(湯山)의 선사묘(善祠廟)라는 사원에서 개교했고,교관들은 남경성내 명양가 호가화원(胡家花園)에서 묵었다.골목을 더듬어 찾아가보니 명양가와 화로강은 이어진 골목이었다.김원봉에게 호의적이었던 부호 호대해(胡大海)는 자신의 장원 호가화원에 김원봉을 식객으로 묵게 했고,김원봉은 자신의 의열단 동지들을위해 근처 화로강에 머물게 하면서 혁명간부학교 교관들의 숙소도 마련했을 것이다. 어림짐작으로도 어마어마하게 컸을 듯한 호가화원은 퇴락된 채 빈민들이 살고 있었다.그 옛날 주인이 손님과 더불어 풍류를 즐겼음직한연못가의 팽나무 그늘에 앉아 땀을 식혔다.문득 ‘지절시인’ 이육사가 떠올랐다.그는 조선혁명간부학교 1기생 명단 26명 가운데 육사(陸史)라는 가명으로 실려있다.그가 이 연못에서 올곧은 의지로 시를 썼을 것 같은 생각에 이곳저곳 두리번거렸다.연못가에서는 얼굴에 여유로움이 가득한 노인이 낚시질을 하고,해오라기 한 마리가 긴 부리로우렁이를 찍어올리고 있었다. 남경에는 백범 김구가 만든 한국특무대독립군 본부도 와 있었다.‘김구구락부’로 더 알려진 테러공격 비밀결사였는데 목장영 고안리(木匠營 高安里)에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호가화원의 연못에서 낚시를 하는 노인이 목장영이 가까운 곳에 있다고 일러주기에 찾아갔으나 새 아파트단지 입구에 붙은 ‘목장영’이라는 간판을 본 것만으로만족해야 했다. 취재팀은 저녁 비행기로 광동성 광주로 날아갔다.우리 항일투쟁사에 큰 몫을 한 도시이기 때문이었다.광주 백운(白雲)공항에서택시를타고 달리는 동안 필자는 중국의 도시라기보다는 유럽에 온 느낌이었다.네온사인이 현란하고 거리를 질주하는 깨끗한 중형차들이 질서있게 차선을 지키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도 세련되어 보였다.건물의 외형까지도 첨단화된 미를 뽐내고 있었다.하기야 북경,상해에 이어 중국 3대도시이며 1인 평균 생산액이 전국 1위인데다 백년전부터 중국내륙으로 들어가는 교통요지였고 홍콩과 가깝다보니 그럴 것이었다. 광주는 중국의 역사에서 혁명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손문이 혁명을일으켜 ‘호법(護法)정부’를 세웠고 공산주의자들은 광주봉기를 일으켰다.광주봉기를 배경으로 쓰여진 앙드레 말로의 소설이 ‘정복자’이다.우리의 항일투사들도 이곳에 와서 크고 작은 자취를 남겼다. 그 대표적인 것이 황포군관학교(본래의 이름은 육군군관학교)이다.수많은 우리 항일투사들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황포군관학교는 1924년 1월 손문이 국민당과 공산당을 합작한 결과탄생했다.국민당측의 장개석이 교장을,공산당 측의 주은래가 정치주임을 맡았는데 그로 인해 학생들도 양분되었고 그곳에 재학중이던 한인청년들도 뒷날 임시정부와 광복군,조선독립동맹과 조선의용군으로갈라서는 결과가 되었다.그들의 입학은 1924년의 3기생들로 부터 시작되는데 유명한 이는 박효삼(朴孝三)·왕자량(王子良)·김원봉 등이다.그밖에 남경과 무한에 있던 분교를 졸업한 이도 많다. 황포군관학교에는 우리 교관요원들도 있었다.청산리 전투에 참가했다가 러시아 유학을 하고 돌아온 양림(楊林.본명 金勳),1922년 의열단원으로 상해 황포탄 의거를 일으켰던 오성륜(吳聲輪),뒷날 만주에서 동북항일연군 간부로 활동한 최용건(崔庸健),의열단원이었다가 조선의용대 간부로 활동한 박효삼,이빈(李彬),양달부(梁達夫),김원봉,채원개(蔡元凱)등이다.님 웨일즈의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金山. 본명은 張志樂)도 교관이었다고 하나 연구가들의 실증은 없다. 취재팀은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군관학교를 찾아갔다.광주시를 관통해 흐르는 주강(珠江)의 제방을 따라 보리수가 싱그럽게 가지를 뻗치고 있었다.대절한 자동차를 페리에 싣고 20분쯤 걸려 도시의 동남쪽에 있는 장주도(長州島)로 건너갔다.섬 거의 전체가 해군부대 주둔지였는데 황포군관학교는 옛날의 모습 그대로 보존,복원되어 있었다.우리나라의 중고생들이 극기훈련,야영훈련을 가듯 남녀 학생들이 입영훈련을 받고 있다.김원봉이 생도시절 중국인 생도 등걸과 우정을 쌓으며 토론을 한 곳은 어디일까.필자는 그런 상상을 하며 강의실,생도 숙사,강당,연병장 등을 돌아보았다.발길을 돌려 중산대학을 찾아갔다. 아나키스트였던 김성숙(金星淑)과 김산이 졸업한 중산대학은 필자가 돌아본 십여개의 전통있는 중국의 대학들 가운데 건축미가 가장 돋보였다.새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옛날 것들인데 깨끗하게 보존되어고상하면서도 웅장한 품격을 뽐내고 있었다. □광주(중국 광동성)■이원규(소설가·동국대 겸임교수)
  • 지구촌 共生씨앗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여러 나라에서 온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자율·자립과 공생의 소중함을 체험하며 출신에 관계없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나라.서커스단과 공장,주유소,학교,은행 등을 직접 운영,스스로 살림을 꾸리고,대통령과 시장 등 대표를 뽑아 자치하는 진정한 교육공동체.스페인갈리시아지방 오렌세에 자리잡은 44년 역사의 벤포스타 얘기다.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도서출판 보리 펴냄)는 독일에서 어린이극장을 운영하는 에버하르트 뫼비우스가 지난 72년 1개월 동안 이곳을 둘러보고 펴낸 방문기다. 헤수스 실바 멘데스 신부(67)는 좀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있는 유일한 존재인 아이들을,형제들의 아픔을 알고 정의로운 세상을 건설할 미래의 일꾼으로 새롭게 교육해야 한다고 믿었다.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기심과 돈,권력,악습 따위에서 그들을 구출,손수 집을 짓고 살며 스스로 관리하는 어린이 나라를 세워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지난 56년 15명의 사내아이들과 함께 소년들의 도시를 세웠다.이들은 실바 신부의 부모 집에 묵으며 빈병과 종이등을 주워자금을 마련,2년만에 벤포스타(위치가 좋다는 뜻)란 별명의 포도농장을 구입했다.손수 건물을 세우는 등 삶의 터전을 일구며 가난한 어린이들을 주민으로 끌어들였다.4∼15살의 아이로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부모가 동의하면 누구나 주민이 될 수 있다.그 수는 시기에 따라300∼2,000명에 달했다.세계 순회 공연을 다니는 최고 수준의 서커스단에 매력을 느껴 찾아오는 어린이들도 많다.당시 프랑코 총통의 독재에 영향받지 않는 자유지대로서,정식 국가는 아니지만 국경초소까지 세웠다. 이곳 아이들은 공장에서 일을 해도,학교 수업에 출석해도 돈을 받는다.모두 공동체를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다.대신 돈을 내고 숙·식권을 사야 먹고 잘수 있다.독자 화폐인 코로나만 쓰기 때문에 외부의도움은 기대할 수 없다.놀고 먹을 수는 없는 것. 외부에서 오는 성인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아이들의 자유로운결정권을 되도록 제약하지 않는 것이다.아이들에게 필요한 전문지식을 주는 조언자에 그쳐야 한다.때문에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학교에갈 수 있다.희망자에 한해 대모험을 하기도 한다.1년동안 병원,고기잡이,교도소,빈민가 청소년 돌보기,구걸,잡역부 등 궂은 일을 하며 삶을 대하는태도를 바로잡는 체험을 하는 특별수련이다. 출판사측이 홈페이지(www.arrakis.es/∼benposta) 등에서 찾은 최신자료를 책 말미에 추가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벤포스타는 아직도 잘운영되고 있다.70년대 중반부터는 여자아이들도 함께 지낸다.벤포스타는 조숙한 아이들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삶과 동떨어진 낡은 생각을 어른들로부터 이어받아 되풀이하는 성인세계의 축소판이 아니다.자기 나름의 궤도 위에서 스스로를 만들어 나가는 독립조직이다.이제까지 어린이공화국을 거쳐간 수십개국 수만명의 주민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공생을 실천하고 있다.김라합 옮김,7,500원. 김주혁기자 jhkm@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8)나주 영산포 홍어

    홍어는 맛의 고장 남도에서도 진미(眞味)중의 진미로 꼽힌다.남도사람들은 눈물이 ‘핑’돌만큼 얼큰하고 톡 쏘는 홍어의 맛과 향을너나없이 즐긴다.때문에 결혼식 피로연이나 회갑연 등 잔치상에 홍어를 빠뜨렸다간 ‘젓가락 갈데 없더라’는 핀잔을 들을 각오를 해야한다. 다른 고장의 어떤 먹거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별난 맛을 자랑하는 ‘홍어’ 축제가 오는 30일부터 11월1일까지 사흘간 전남 나주시영산포 선창에서 펼쳐진다. 나주시 19개 읍·면·동사무소와 선창번영회 등은 영산포 나루터에20여개의 천막을 치고 회,구이,국 등 각종 홍어 요리를 선보인다. 선창번영회 지용일(池龍一·64)회장은 “영산포 홍어의 맛을 널리알리고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축제를 마련했다”면서 “홍어 200여마리(2,000㎏)를 준비했는데 이는 1만5,000여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가격은 7∼8명이 안주삼아 먹기에 충분한 1㎏에 1만8,000원선.포장 판매도 한다. 홍어는 흑산도 앞바다에서 잡히는 흑산 홍어를,요리는 영산포에서숙성시킨 것을 최고로 친다.홍어와 흑산도,영산포의 관계는 고려말왜구 침략에 대비해 흑산도에서 가장 큰 섬인 영산도 주민들을 현재의 영산포로 강제 이주시킨데서 비롯됐다. 홍어 도·소매상을 하는김창원(金昌原·48)씨는 “당시 흑산도에 남아있던 어부들이 영산포로 이주한 옛 이웃들에게 홍어를 팔러 왔으며 일주일 정도 걸렸을 운반 도중 홍어가 삭아 자연스레 남도의 진미 홍어회가 탄생했을 것”이라며 나름대로 유래를 추정했다. 홍어의 맛은 ‘1코 2미’다.코 부분에 얼큰한 맛을 내는 물렁뼈가있어 가장 맛있고,육질이 쫄깃쫄깃한 꼬리 부분이 다음이다.회,구이,국,포 등 여러 요리 중 항아리에 넣어 영상 5∼10도 그늘에서 열흘정도 삭힌 홍어 회가 역시 으뜸이다.봄철 된장국에 홍어내장과 보리싹을 넣고 끓인 ‘홍어애 보릿국’도 별미다. 먹는 방법중 삭힌 홍어회와 묵은 김장김치,삶은 삼겹살을 한꺼번에싸서 먹으면 ‘삼합’,막걸리(탁주)를 더하면 ‘삼탁’이다.‘홍탁’은 결대로 썬 홍어회를 소금이나 초장에 찍어 막걸리와 함께 먹는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홍어중 40%는 원양어업으로 잡은 것이고 60%는 중국산이나 칠레산 수입품이다.순수 국산은 거의 없다.흑산도에 홍어잡이 배 1∼2척이 남아 있지만 겨우 명맥을 잇는 정도다.흑산 홍어는㎏당 6만∼7만원,통상 1마리에 70만원을 호가하지만 구하기가 하늘의별따기다.문의 나주시 문화공보실 (061)330-8221,8542나주 남기창기자 kcnam@
  • 푸틴 ‘유도기술’ 책 공동집필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말년을 회상하는 책을 쓴 것과는 대조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현 러시아 대통령은 유도 책을 집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민간방송인 NTV는 21일 ‘유도 기술’과 관련,새 책자가 러시아 북부 아르항겔스크시에서 출판됐다고 보도하고 유도 유단자인푸틴 대통령이 3명의 공동저자중 한사람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유도의 역사,이론 및 실전’이라는 이 책자에서 유도 기술을 설명하는 한편 지난달 일본방문시 한 체육관에서 사용했던유도기술도 서술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푸틴은 당시 “ 매트위에 서면 나는 편안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었다.푸틴은 한 일본 유도선수를 매트에 내동댕이쳤으나 이어 등장한10살난 소녀한테는 일부러져 주는 여유를 보였었다. 크렘린궁 당국은 아직 이 책자의 발간과 관련, 아무런 논평을 하고있지 않다. 이달초 옐친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마라톤’이라는 제목으로 러시아에서 그의 집권말기를 회상하는 책자를 발간했다.같은 책자를 미국과 유럽에서는 “한밤의 일기들”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모스크바 AP 연합
  • 제3차 ASEM 의장 서명서 전문(1)

    1.제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가 2000년 10월 20∼21일간 서울에서 개최되었다.이 회의에는 아시아 10개국 정상들과 EU 이사회 의장을겸하고 있는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 15개국 정상들,그리고 EU집행의원회 위원장이 참석하였다.외무장관들과 EU 집행위원회 위원,그리고 여타 장관들이 정상들을 수행하였으며,대한민국 대통령이 금번 회의를 주재하였다. 2.정상들은 1996년 3월 1∼2일간 방콕에서 개최된 제1차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가 양 지역간 정치,경제,문화,기타 영역에서의 협력구축을 목표로 한 ‘보다 큰성장을 위한 아시아ㆍ유럽간 새롭고 포괄적인 동반자관계’를 형성하였고,1998년 4월 3∼4일간 런던에서 개최된 2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서는 아시아 경제·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함으로써 이러한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시켜 왔음을 회고하였다. 정상들은 제3차 정상회의의 성과를 평가하고 새천년 ASEM의 전반적인 발전 방향을 규정짓는 좋은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ASEM 발전에 있어 역사적인 계기가 되었음을 인식하였다.또한,정상들은 아시아ㆍ유럽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2002년 코펜하겐에서 개최될 제4차 ASEM에서 재회하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를 확인하였다. 3.정상들은 방콕 및 런던 정상회의에서 합의되고 아시아ㆍ유럽 협력체제에 규정되어 있는 원칙들에 기반하여,지난 제2차 정상회의 이래이루어진 ASEM 프로세스내에서의 진전을 만족스럽게 평가하였다.정상들은 1999년에 개최된 제2차 외무,경제,재무장관회의에서의 협의결과를 평가하였으며,1999년 과학기술 장관회의의 개최를 환영하였다. 4.정상들은 금융·경제 위기를 겪었던 아시아 국가들에게서 경제회복을 나타내는 명백한 현상들이 시현되고 있음을 특히 만족스럽게 주목 하였으며, 관련 국가들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한 지속적 개혁의 중요성을 인식하였다.정상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아시아와 유럽이 함께 노력해 나가는데 있어 ASEM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음을인정하였다. 정상들은 아시아의 회복된 경제적 역동성과 유럽 경제력의 지속적 증대가 상승작용을 하여양 지역의 번영과 안정을 증진시키고, 나아가 상호의존성이 점증되어가고 있는 세계속에서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데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였다. 이와 관련하여,정상들은 유가의 불안정성에 관한 우려를 표명함과동시에 원유,그 밖의 연료들에 대한 안정적 에너지 수급 확보가 ASEM 회원국은 물론 전세계의 장기적 경제성장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동의하였다. 5.정상들은 1999년 4월 하노이에서 개최된 ASEM 외무장관 특별회의에서 캄보디아가 동남아 국가연합(ASEAN)의 새로운 회원국으로 가입한 것을 환영하였으며(‘ASEAN+10’),동남아시아의 모든 10개국 국가들을 포용하는 ASEAN의 목표가 이룩되었다는데 주목하였다.정상들은또한 1999년 11월 마닐라에서 ASEAN+3 정상회의가 개최됨으로써 동아시아 협력에 있어 커다란 진전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동 정상회의에서 ASEAN 국가들과 중국,일본,한국은 정기적 회합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동아시아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다.이와 관련하여,정상들은 2000년 7월 방콕에서 개최된ASEAN+3 외무장관 창립회의에서 이루어진 진전을 환영하였다.정상들은 나아가 동아시아 금융ㆍ경제 협력의 강화를 위하여 2000년 7월 치앙마이에서 개최된 ASEAN+3 재무장관회의와 2000년 10월 치앙마이에서 개최된 ASEAN+3 경제장관회의에서의 진전을 환영하였다. 정상들은 또한 아세안 지역 안보포럼(ARF)이 지역,정치,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과 대화의 중요한 장으로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주목하였으며,북한이 2000년 7월 ARF에 가입한 것이 ARF를 더욱 강화하고 역내 평화ㆍ안보의 대의를 진전시키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음을 환영하였다. 6.정상들은 유로화의 도입을 환영하였으며,유로화의 도입이 국제통화제도에 있어 환율의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임에 주목하였다.정상들은 또한 구주연합 정부간 회의에서 이루어진 구주연합 확대 및 구주연합의 제도강화를 위한 진전사항에 주목하였다.정상들은 또한 유럽안보ㆍ방위정책 등과 같이 공동외교안보정책의 맥락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안보협력 분야에서의 발전에 주목하였다. 7.정상들은방콕과 런던 정상회의에서 확립된 정치대화 이행을 위한 기본원칙에 기반하여,제1·2차 ASEM 외무장관회의와 장기적인 고위관리회의가 지역 및 범세계적인 공동 관심사에 관한 유용한 협의의장이 되었으며,회원국간 상호 인식과 이해의 증진에 기여하였음을 주목하였다. 8.정상들은 모든 국가들에게 있어 안전한 국제 환경을 추구하며,또한 국제적 평화와 안정 및 번영,그리고 국제법 존중에 기여할 목적으로 아시아ㆍ유럽간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그들의 약속을 재확인하였다.이러한 견지에서 정상들은 공동관심사인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협의를 가졌다. 정상들은 2000년 6월 평양에서 개최된 최초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였으며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의 기반을 제공한 동 회담의 의의를 인정하였다.이러한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한반도에서의최근 진전상황에 관한 별도 선언이 발표되었다. 정상들은 동티모르의 안정회복을 향한 진전을 환영하였고,이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있는 국가들과의 협력하에 이행과정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동티모르 잠정 행정기구(UNTAET)에 의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장려하였다.정상들은 동티모르에서의 재건과 건국 과정이 전체 국제사회로부터 적극적이며 지속적인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데 의견을같이 하였다.정상들은 또한 서티모르지역에서의 동티모르 난민문제관련,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을 포괄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취해진 중요한 조치들과 그 시급성을 인식하였다.이러한 조치들은 모든 티모르인들의 화해와 평화,그리고 조화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야 한다. 정상들은 남동부 유럽국가들간의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으며,이러한 맥락에서 안정협약(Stability Pact)을 환영하고 동 협약의 목적에 주목하였다.정상들은 또한 코소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1244호의 완전한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정상들은 중동지역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다.그들은 폭력종식을 위한 조치에 대해 합의에 도달한 샴 엘 세이크에서의 정상회담결과를 환영하였다.그들은 당사자들이 지체없이 동 조치를 실질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요구하였다. 정상들은 금년 9월 6∼8일 유엔본부에서 천년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었음을 환영하였다.정상들은 특히 세계정상들이 유엔헌장의목적과 원칙준수에 대한 공약을 새로이 하였음을 환영하였으며,천년정상회의 선언에 명시된 21세기 국제 사회의 핵심 목표를 재확인하였다.이러한 맥락에서,정상들은 안보리를 포함한 유엔체제의 대표성,투명성,효과성을 증진시키고 강화시키고자 하는 목표하에서 유엔개혁에 대한 그들의 결의를 표명하였다.정상들은 또한 개발 협력분야에 있어서 유엔과 그 밖의 관련 기구간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하였으며,유엔의 임무를 이행하기 위한 충분한 재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유엔의 보다 건전한 재정을 확보하는 데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정상들은 비엔나 세계인권회의에서 표명된 인권의 보편성,불가분성및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면서 발전권을 포함한 모든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보호하고 증진시키는데 그들의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였다. 전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무력 갈등에 대해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정상들은 이러한 갈등의 효과적 예방을 위해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의거하여 함께 노력해 나가는데 동의하였다.정상들은또한 범세계적 차원에서의 전략적 균형과 안정을 유지하고 대량파괴무기관련 군비 통제,군축,비확산에 관한 지역적,범세계적 조치들을강화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나아가 정상들은 기존의 국제 군비통제와 군축 협약의 완전성과 유효성을 유지하고 이 분야에있어 ASEM내 대화와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그들의 결의를표명하였다.정상들은 핵무기 비확산 평가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환영하였으며,동 회의에서 컨센서스로 채택된 최종 문서가 완전히 이행될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정상들은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의 조기발효,합의된 실무 프로그램에 따라 5년 이내 체결을 목표로 무기용핵분열물질 생산금지 조약 관련 군축회의에 관한 협상의 즉각 개시,생물무기 금지협약 강화 조치에 대한 특별그룹 협상의 조기 종결 등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였다.정상들은 나아가 화학무기금지협약 이행에 있어서화학무기금지기구가 이룩한 진전을 주목하고 보편성을적극적으로 증진시킬 필요성을 강조하였다.정상들은 대인지뢰의 무차별적인 사용에 의한 인명피해문제를 다루어 나가고 지뢰 제거훈련,폭발되지 않은 폭발물의 제거,희생자 재활관련 국제적인 지원을 후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평가하였다.정상들은 또한 소형무기와 경무기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2001년 「소형무기와 경무기의모든 측면에 있어서의 불법적 거래에 관한유엔 회의」가 성공적으로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는데 합의하였다. 정상들은 급변하는 세계가 전체 국제사회에 대한 엄청난 도전을 의미한다는데에 공감하였다.이와 관련하여,정상들은 평등한 동반자관계,상호 존중 및 호혜의 기반을 둔 다자대화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증진시키고 아시아ㆍ유럽의 상호의존성 증가와 국제환경의 변화속에서 새로운 국제 정치ㆍ경제질서를 형성하는데 있어 ASEM이 건설적 역할을수행해야 한다는데 대한 결의를 표명하였다. 9.방콕과 런던 정상회의 결과와 ‘2000년 아시아ㆍ유럽 협력체제’에 기초하여,정상들은 글로벌 시대에서의 이민관리,돈세탁을 포함한국제 범죄,이민자 밀매와 착취,특히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여성과 불법마약 퇴치,여성과 아동의 복지,지역보건의료의 개선,HIV·AIDS에 대한 대처,전염병 및 기생충 질병의 퇴치,식량안보와 공급 등 범세계적인 공동 관심사안에 대처해 나가기로 확약하였다.이와 관련하여 정상들은 2000년 말까지 국제조직 범죄에 대한 UN 협약과 관련의정서의 채택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정상들은 천연자원의 고갈과 특히 에너지와 환경문제등이 전 ASEM회원국들에 있어 공동 과제임을 인식하고 2000년 11월 UN기후변화협약에 관한 제6차 당사국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확고히 하였으며 교토의정서의 조기발효를 위하여 함께 노력하는 등 전 지구적 환경문제에 대한 그들의 결의를 재확인하였다.이러한 맥락에서 정상들은 ASEM회원국들간 협력증진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점증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정상들은 1999년 3월 태국에 공식 개소한 아시아ㆍ유럽 환경기술센터에 의해 이루어진 진전을 만족스럽게 주목하였으며 환경분야에 있어서 협력 증진의 촉매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동 센터의 노력을 지지하였다. 10.정상들은 양 지역간의 동반자관계 강화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요소로 ASEM 회원국간의 경제적 유대관계를 증진해 나갈 것을 약속하였다.정상들은 특히 제2차 ASEM 정상회의시 합의된 ASEM 무역-투자서약(ASEM Trade and Investment Pledge)이 아시아 위기를 안정시키고이 지역에서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확고한 기초를 제공하는데 있어서 실질적으로 공헌하였음에 주목하였다.정상들은 또한 1999년 10월 베를린에서 개최된 제2차 ASEM 경제장관 회의와 무역-투자고위관리자회의의 성과에 만족을 표명하였다. 정상들은 양 지역간 무역-투자흐름을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더욱강화하기로 결정하였으며,무역원활화 행동계획(TFAP)과 관련한 진전사항-특히 TFAP 종합 평가보고서에 반영된 제2차 ASEM정상회의 이후의 구체적 목표달성현황-,전자상거래의 새로운 우선분야에의 추가,그리고 ASEM 회원국에 의해 집단적으로 규명된 주요 무역장벽들의극복을 위한 개별 회원국의 조치 현황을 자발적으로 매년 보고할 것에 합의한 데 대하여 만족을 표명하였다.정상들은 또한 투자촉진행동계획(IPAP)을 이해하기 위해 SOMTI가 취한 긍정적인 조치들에 주목하였는바,이에는 회원국의 투자 제도 및 기회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화상정보교환(VIE) 웹사이트의 확장 및 경제장관들이 회원국에 대한 비의무적 벤치마크로써 승인한 외국인 직접 투자유치(FDI) 증진을 위한최적방안 목록의 취합 등이 포함되었다.정상들은 경제장관들이 이러한 제도적 장치와 차후 개발될 추가적장치를 개방적이고 투명성있게아시아-유럽 양지역간 무역-투자 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행해나갈 것을 경제장관들에 지시하였다.이러한 목적에서,정상들은 TFAP의 부속조항인 work programme:2000-2002 년간 TFAP 성과사업 및 목표를 승인하였다.
  • ASEM “對北관계 증진” 선언

    서울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한 26개국 정상과 정상대행들은 20일 ASEM이 북한과 대화 및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통해 관계를 증진해 나간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정상들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제3차 ASEM의 정치·안보분야 1차 정상회의에서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과 신뢰구축을 위한 ASEM의 의지를 천명했다. 의장국 수반으로서 회의를 주재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지난 6월남북 정상회담 이후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한반도 화해·협력이 동북아와 세계 안정을 위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국제사회의 지속적인 협력과 성원을 당부했다. 정상들은 지역정세와 관련,동티모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남동 유럽국가들간의 협력발전을 담은 ‘안정협약(Stability Pact)’을 환영하는 한편,코소보 난민의 안전철수를 보장하는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했다. 각국 정상들은 회의에 앞서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고이번 수상이 한반도와 주변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상들은 오후에 경제·재무분야 2차 정상회의를 열어 국가간·계층간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 ‘유라시아 정보통신망’ 구축과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16개 신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들은 국제유가의 조기안정을 위해서도 공동노력해 나가기로 하는한편 아시아 경제위기 재발방지를 위해 98년부터 2001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ASEM 신탁기금의 연장을 승인했다. 이날 오전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김대통령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ASEM 정상회의가 아시아와 유럽의 ‘새천년 번영과안정의 동반자' 관계를 이루어 나가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우리 정상들의 노력과 헌신이 회원국들의 번영과 교류증진은 물론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상들은 21일 사회·문화분야 3차 정상회의를 열어 두 대륙간 지적·인적 교류 증진방안 등을 논의,‘2000 아시아·유럽 협력체제(AECF 2000)’와 의장 성명서를 채택하고 이틀간의 회의 일정을 마친다. 황성기기자 marry01@
  • 아시아권 전통옷·유럽권 단정한 정장

    20일 오전 아셈 개회식을 시작으로 공식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8개국 정상 부인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아시아권 정상 부인들은 대부분 화려한 전통의상을 선보였으며,유럽정상 부인들은 단정한 정장차림의 수수한 옷차림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눈에 띈 퍼스트 레이디는 신타 누리야 와히드(52) 인도네시아대통령 부인.지난 93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휠체어를 탄 와히드 여사는 황금색 얼룩무늬가 수놓여있는 ‘바틱’이라는 전통의상을입고, 하늘색 수공예 스카프를 두른채 공식행사 내내 밝은 표정을 지었다. 웬 바크 뚜에뜨(66) 베트남 부총리 부인은 빨간색 상의와 흰색 하의가 조화를 이룬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선보였다.아오자이는 펄럭이는 통바지가 특징으로,가죽으로 된 현대식 손가방을 곁들여 150cm 남직한 작은 키에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17일 방한 이후 유치원 방문 등을 통해 진한색 계통의 정장 의상들을 선보였던 라오안(71) 중국 총리 부인은 이날도 연보라색투피스 정장과 단정한 머리스타일로 주룽지 총리 뒤를 따랐다.같은색 숄을 두르고 보석 귀고리와 검은색 핸드백 등으로 단정함 속에서도 연륜의 멋을 과시했다. 다토 쎄리(74) 말레이시아 총리 부인은 연보라색 꽃무늬 전통의상에흰색 숄을 두르고,긴 머리카락을 핀으로 말아 올린 단정한 머리스타일을 선보였다. 유럽의 정상 부인들은 큰 키에 투피스 정장을 차려입고 목걸이·브로치 등으로 한껏 멋을 냈다. 로네 뒵케야(60) 덴마크 총리 부인은 하늘색 양장에 금발의 단발머리가 돋보였다.안경을 쓴 수수한 인상에 나이보다 젊어 보였고 다른부인들과는 달리 가방을 들지 않았다. 170cm가 넘는 큰 키에 하늘색 투피스 차림의 아니카 페르손(49) 스웨덴 총리 부인은 긴 단발에 어깨에 메는 아이보리색 가방을 지참했다. 베르티 아헌 아일랜드 총리의 약혼녀로 방한한 셀리아 라킨 여사는검정색 바지정장에 금발의 단발머리로,최근 유행하는 얼룩범 무늬 핸드백을 들었다. 40대로 알려진 그는 생머리를 한껏 살렸으며,정장 안에 흰색 티셔츠를 입어 단정함 속에포인트를 살렸다. 김미경기자
  • 단풍처럼 고운 ‘주옥의 선율’…런던 필하모닉 내한 공연

    가을은 각자의 내면속으로 한발한발 침잠해 들어가는 계절.그러나 모든 감각들은 어느 때보다 예민해져 자그마한 희로애락에 쉽게 상처입기도,하늘을 날듯 행복해지기도 한다. 이맘때면 주옥같은 음반들이 기다렸다는 듯 쏟아져 나오고 공연계가온갖 ‘성찬’을 차려내 가을앓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준다. IMF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의 내한연주회도 때마침 반가운 기지개를 켰다.11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4일 부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연주회를 갖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5년만에 찾아온 귀한 손님. 지난 95년 내한때는 30대 신예지휘자 벨저 뫼스트가 모차르트 ‘교향곡 제38번 D장조’,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 외에 소프라노 조수미와의 협연으로 ‘새야 새야’,‘보리밭’등 한국가곡을 선사했다. 정확한 곡 해석과 화려한 선율로 ‘영국 클래식음악의 대명사’격인런던 필하모닉은 런던심포니,로얄 필하모닉,BBC심포니와 함께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정상급 교향악단이다. 영국 교향악단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토마스 비첨 경이 빈 필하모닉,베를린 필하모닉에 버금가는 오케스트라를 만들겠다는 야심으로영국 일류급 연주자들을 모아 1932년 10월7일 첫 연주회를 갖고 정식 창단했다. 이후 에이드리언 볼트,존 프리처드,베르나르트 하이팅크,게오르그 솔티 등 세계 유명 지휘자들과 함께 연주하며 그 명성을 키워왔다. 런던필은 특히 정통 클래식에만 국한하지 않고 ‘아라비아의 로렌스’,‘미션’,‘필라델피아’,‘아버지의 이름으로’ 등 영화음악의사운드트랙 연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영국과 벨기에,독일을 주 무대로 활동하다 종전 20년후 영국 교향악단 가운데 최초로 러시아에서 공연한 것을 비롯해 중국,미국,일본,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활발한 순회 연주회를열어왔다.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파올로 올미는 예리한 통찰력과 세련된 감성으로 차세대지휘자로 주목을 받는 인물. 이번 연주회에선 로시니의 ‘세미라미테’서곡,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제5번 E단조’,베르디의 ‘나부코’서곡 등으로 환상의 선율을들려준다. 2일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3일 피아니스트 강충모,4일 피아니스트서혜경과 차례로 협연무대를 갖고 각각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작품77’과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제5번’,라흐마니노프의‘피아노협주곡 제3번 D단조’로 앙상블을 펼친다.공연시간 오후 7시30분.문의 서울 (02)545-2078,부산 (051)850-9250허윤주기자 rara@
  • [유형준의 건강교실] 건강한 식생활

    ‘무엇을 먹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궁금한 의문이다.우리 주위엔 그럴싸한 표현들이 난무한다. 유력 매체들도 이런 내용들을 비판없이 자극적으로 기사화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먹어야 좋은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일보다 먹는일(食事)에 관해 먼저 살펴보는 게 순서일 것이다. 흔히 쓰는 식이요법(食餌療法)이란 특정 식품의 성질을 이용해 건강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우리 주변에는 건강 식품이니 건강식이니 하는 것들을 찾아다니는 이들이 많다. 업무는 뒤로 제쳐두고 온통 식품찾기에 여념이 없는 듯 보인다.이는‘음식 먹는 일(食事)’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탓이다.‘무엇을어떻게 먹어야 하는가’라는 식사의 본질적 개념에서 ‘어떻게’는까맣게 무시하고 ‘무엇을’에만 빠져 덤벙대는 것이다. 한 가지 예로 지금도 ‘당뇨병에는 보리밥’이라고 믿고 깡보리밥을먹는 환자들이 있다.‘보리밥은 건강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소화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꽁보리밥을 먹고는 설사에 시달리기도 한다.또 식구들의 취향을 생각치 않고 식구들에게 깡보리밥을 먹이거나 유별나게 보리밥을 챙겨 건강 식사를 독한고행(苦行)처럼 여기게 한다. 자신의 기호에 따라 꽁보리밥이든,쌀밥이든,혼식이든,식사시간을 거르지 않고 온 식구가 오순도순 얘기하며 여러 반찬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것이 바로 올바른 건강 식사요법인 것이다.이런 연유에서 ‘식이’라는 다소 신비감마저 느끼게 하는 말보다는 식사 요법이란 말을 써야 한다.식사 요법은 먹는 일을 전체적으로 조절하는 것이지 식품의 종류에 매달려 쩔쩔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개개인의 식생활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평가할 때 여러 측면에서 따져야 한다.첫째,알맞은 양을 먹었는가.둘째,식품을 골고루 섭취했는가.한 가지 식품을 편식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일이 된다.셋째,식사시간은 제대로 지켰나.규칙적인 식사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강 식사의 비결이다. 이처럼 건강 식사는 먹는 일을 전체적으로 생각하는 일이다.그런 다음에 비로소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한마디로 ‘자신의 기호와 경제 능력에 맞는 음식들’을 먹으면 된다.온 식구가 제때에 맞춰 부담 없이 들 수 있는 식품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최상의 건강식품인 것이다.이제부터라도 근거 없는 ‘무엇을’에 신경 쓸 여력이있다면 그 힘을 지금 마련한 식품들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쏟도록 하자.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한강성심병원 내과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