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리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 미자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 비인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 불법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 동포
    2026-07-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309
  • “반일시위 정치적 이용말라” 외면하는 日

    |도쿄 이춘규특파원|중국의 반일시위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고 일본의 주요 언론들이 4일 전했다. 일본 정부도 이날 왕이(王毅) 주일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우려를 나타내고, 중국내에서 자국민과 기업인의 안전보장을 요구했다. 언론들에 따르면 3일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의 선전시 시민 3000여명이 대규모 반일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중국 오성홍기를 흔들며 일본백화점인 세이부 앞으로 몰려가 “일본제품을 사지 말자.”,“고이즈미(일본 총리) 타도”,“국가적 치욕을 잊지 말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을 파괴하는가 하면 준비한 일장기를 불태우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나 정오쯤 자진 해산했다. 중국 시민들은 동북지방을 비롯, 전국적으로 일본의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서명운동과 일제 상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전날인 2일에는 스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시위대가 일본기업 소유 슈퍼마켓의 유리를 깨기도 했다. 중국의 일부 반일단체들은 선전에서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서명활동을 하던 수십명이, 다른 집단으로부터 공안당국의 방관속에 서명에 사용하던 물품 등을 빼앗겼고 이 과정에서 서명활동자들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산케이신문은 “중국 당국이 반일조류를 애국주의 교육이나 대일 압력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강한 의혹과 우려를 표했다. 한편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왕이 주일 중국대사를 불러 “안보리개혁과 폭력행위는 관계가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왕이 대사는 중국은 외국인과 기업의 안전을 보장한다며 “정부가 국민과 함께 (상임이사국진출 저지를 위해) 하려고 하는 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taein@seoul.co.kr
  • [프로축구 2005] 박주영 “골은 다음 기회에…”

    ‘비운의 스트라이커’ 최철우(28·부천)가 ‘축구 천재’ 박주영(20)이 분전한 FC서울에 일격을 가했다. 박주영은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작성에 실패했다. 부천은 3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원정 경기에서 최철우의 전반 6분 헤딩 결승골을 앞세워 FC서울을 1-0으로 꺾었다. 승점 7(2승1무1패)을 확보한 부천은 단독 7위로 뛰어올랐다. 최철우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축구대표팀 멤버로 ‘황새’ 황선홍(전남)의 뒤를 이을 정통 스트라이커로 꼽혔으나 이후 부상 등으로 빛을 보지 못한 선수. 지난해 말 열린 축구협회(FA)컵에서 5경기 연속 선발 출장을 하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어 부활을 예고했었다. 컵대회 득점 1위(5골) 노나또(26)와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박주영은 부천의 김한윤(31)과 보리스(29)의 노련한 교차 수비에 고전하다 경기 중반 이후 특유의 드리블과 감각적인 패스가 살아나며 2만 6000여명의 관중을 흥분시켰지만 결국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날린 슈팅은 모두 7개. 특히 전반 41분 자신의 침투 패스를 받은 노나또가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만든 프리킥 기회에 키커로 나서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맞쳤고, 경기 종료 직전에 연이어 때린 헤딩슛과 오른발 논스톱 슛이 골대를 살짝 비켜갔다. FC서울은 후반 들어 박주영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리고 ‘패트리엇’ 정조국(21)과 ‘후반전의 사나이’ 이원식(32)을 연속 투입, 공세를 펼쳤으나 부천의 견고한 수비를 뚫는데 실패했다. 한편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전남은 전북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15분에 터진 수비수 이창원(30)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6경기 만에 귀중한 1승(2무3패)을 챙겼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길섶에서] ‘찔구’/심재억 문화부 차장

    기나긴 밤이 짧아지면서 응달에 남았던 잔설마저 자취를 감추고 나면 좀 산다 하는 집에서도 쌀독 긁는 소리가 한숨에 얹혀 나오기 일쑵니다. 바야흐로 보릿고개의 시작입니다.‘이 고개 저 고개 다 넘어봤지만 그만한 고개는 없더라.’는 눈물겨운 푸념에 단내 나는 배곯음의 설움이 묻어납니다. 그러나 ‘산 입에 거미줄 안 친다.’는 속담이 허튼 말은 아닙니다. 바로 ‘찔구’같은 게 있기 때문입니다. 동구 밖, 뙈기밭 두렁에 숲을 이룬 찔레 넝쿨에서 새 순이 돋아납니다. 자고 나면 쑤욱 쑥 자라는 그 보드랍고 통통한 새 순을 하염없이 꺾어 먹곤 했는데, 텁텁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이 찔레꽃잎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요. 무릇 생명이라는 게 제철을 기다렸다가 뜸 들이는 법 없이 제일을 시작하는지라, 그 때에 맞춰 ‘찔구’를 싹틔우는 일, 얼마나 눈물겨운 섭리입니까. 그런 섭리는 받아들이는 인간에게도 배려를 요구합니다. 맛난 ‘찔구’를 깍똑하게 꺾지 않고 싹 틔워 꽃피울 말미는 남겨두는 것이지요. 이윽고 억세진 ‘찔구’에서 눈 시리게 찔레꽃이 필 때면 그 새 풋보리가 여물어 또한 주림을 면했던 것이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정부 “日 상임이사국 저지”

    |뉴욕·도쿄 연합|정부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저지하기로 하고 일본측이 유엔 총회에 제출할 결의안을 부결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로써 독도 및 과거사 문제로 촉발된 한·일 외교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삼훈 주 유엔대표부 대사는 31일(현지시간) “주변국의 신뢰도 받지 못하고 역사도 반성하지 않는 나라가 국제사회의 지도적 역할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사는 이날 낮 뉴욕 주재 특파원들에게 유엔 개혁에 대한 배경설명을 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일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할 자격이 없다고 보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던 정부가 적극적인 ‘저지 외교’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1일 김 대사의 발언에 대해 “(한국도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찬성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렇게 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우호를 깊게 하는 데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신상품]

    ●애경은 모발 보습 성분을 강화한 샴푸 및 린스 ‘케라시스’를 새로 선보였다. 케라틴·에델바이스 성분 등을 보강해 보습 효과를 높였으며, 모발 상태에 따라 약손상·중손상·염색손상용 세 종류 중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800g들이 9500원선. ●남양알로에는 허브 성분이 함유된 ‘알로에 캔디’를 출시했다. 알로에에베라겔즙액·유칼립투스오일 등이 함유되어 있으며, 허브 성분이 텁텁한 목과 코를 시원하게 해준다. 통 안에 낱개로 포장되어 있어 휴대가 간편하다. 가격은 5000원. ●롯데칠성음료는 체리맛 음료수 ‘코드레드’ 2종류를 내놓았다. 상큼한 체리 향과 아로마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가격은 250㎖ 캔 500원,500㎖ 페트병 800원. 출시를 기념해 마운틴듀 홈페이지(www.mtdew.co.kr)에서 오는 14일까지 경품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립식품은 토스트 전용 식빵인 ‘바로그대로 식빵’과 보리와 호밀로 만든 ‘자연愛호밀 식빵’을 내놓았다. 식빵 속에 잼이나 버터를 바르지 않아도 고소하고 바삭한 맛을 느낄 수 있다.1봉지 10쪽에 가격은 1500원. ●대성C&S가 독일 생활용품 ‘헨켈’의 고농축 다목적 얼룩 제거제 ‘씰 옥시 퍼펙트’를 선보였다. 찬물과 더운물에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얼룩과 베개 등의 찌든 때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다. 파우더형은 5600원, 액체형은 5900원이다. ●종가집 두부종가는 ‘진한콩물 두부종가 순두부’를 내놓았다. 국내에서 재배된 콩을 100% 사용했으며, 옛날 뜸방식을 사용해 콩물의 농도를 높여 고소한 맛을 살렸다.400g,3∼4인용의 가격은 1050원. ●해태음료는 레몬 과즙이 들어간 레몬 음료 ‘썬키스트 레몬에이드’를 선보였다. 비타민C의 함량이 풍부한 무탄산 과즙 음료로 자극이 없어 물처럼 부드럽게 마실 수 있다.350㎖ 페트 용기는 1000원선,240㎖ 캔은 700원선,180㎖ 병은 800원선이다.
  • 이란 핵시설 언론에 첫 공개

    이란이 극비에 부쳤던 지하 핵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내·외신 기자들과 함께 테헤란 남쪽 250㎞에 있는 나탄즈와 이스파한의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을 방문했다. 이란은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시찰만 허용했을 뿐 언론의 접근을 일절 불허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음을 세계에 과시함과 동시에 유럽과의 에너지 지원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만약에 있을지 모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염두에 둔 예방조치라는 분석도 따른다. 핵시설은 사막지대의 지하 18m에 2층 규모로 건립됐고 5만개의 농축 원심분리기가 들어설 수 있도록 설계됐다.10개의 방공포도 갖췄다. 하타미 대통령은 “중단된 우라늄 농축 활동은 평화적인 것으로 법률이 보장한 범위에서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2002년 망명인사들에 의해 나탄즈의 시설이 폭로될 때까지 핵 프로그램을 비밀로 지켰다. 미국과 유럽은 이란이 나탄즈의 핵시설을 영구 폐기할 것을 요구하며 미국은 특히 유엔 안보리 상정을 바라고 있다. 나탄즈 시설은 핵무기급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규모는 아니지만 장래에 이란이 핵무기 생산기술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될 장소로 여겨진다. 한편 CNN과 타임의 여론조사 결과 영국과 독일·프랑스 등 유럽의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은 이란이 핵 위협 대상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이란의 핵시설이 유럽에 위협이 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각각 영국 27%, 독일 30%, 프랑스 34% 등이다. 군사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질문에는 3%만이 찬성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씨줄날줄] 나일혁명/이목희 논설위원

    일부 역사학자들은 문명 서진론(西進論)을 주장한다. 이집트·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된 인류문명이 에게해를 거쳐 그리스·로마로 이어졌고, 다시 서유럽과 미국 등 서쪽으로 중심이 옮겨갔다는 것이다.5000년전 처음으로 절대왕조를 만들어 2000년 이상 중·근동 패자로 군림했던 나라가 이집트다. 로마의 침략을 받아 줄타기외교를 하던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자살로 생을 맺은 후 세계역사에서 이집트의 존재는 미미해졌다. 하지만 중동·아프리카에서는 지금도 작은 나라가 아니다. 인구가 7000여만명이고, 땅넓이는 한반도의 5배에 이른다. 유엔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늘릴 경우 아프리카 대표로 후보군에 당당히 들어가 있다. 1952년 청년장교 나세르가 ‘이집트혁명’으로 불리는 쿠데타를 일으켜 파루크 국왕을 쫓아냈다. 이후 사다트와 무바라크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군출신 인사들이 장기집권하고 있다. 대통령은 임기가 6년이지만 연임제한이 없다. 사실상 단일후보로 출마함으로써 무바라크의 24년 통치가 이어져왔다. 올 가을 대선을 앞두고 무바라크는 직선제를 수용했으나 대통령 출마자격은 여전히 까다롭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키파야’를 앞세워 연일 시위를 벌이고, 정부는 이를 막느라 고심하고 있다.‘키파야’는 ‘충분히 했다’는 뜻의 아랍어로, 이승만정권 당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야당 구호와 비슷하다. 아랍·아프리카의 지도국 이집트가 민주혁명을 이룬다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레바논,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벨로루시, 몽골로 민주화 열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집트가 갖는 비중은 격이 다르다. 인류문명이 태동한 나일강의 민주혁명이 동서남북으로 퍼져갈 수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는 물론 북한 김정일도 영향권이다. 무바라크는 북한과 가까워 남북 중재역을 시도했던 적이 있다. 미국이 민주주의증진법 입법에 앞서 바람만 잡는데도 이처럼 격랑이 일고 있다. 미국은 냉전시대에는 ‘친미(親美)’를 우선시했다. 정통성이 약한 권위주의정권이 다루기 편했던 측면이 있다. 소련이라는 주적(主敵)이 없어진 지금,‘친미’를 넘어 정치체제까지 ‘미국화’시키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미국의 전략과 시대적 추세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국제상황에서 우리도 눈을 크게 뜨고 국익을 챙겨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초록 내 ‘봄’으로 들어왔다

    초록 내 ‘봄’으로 들어왔다

    봄에는 초록이 더욱 예뻐보인다. 신록의 여린 초록은 신선함과 싱그러움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편안함과 안식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발맞춰 자연친화적이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초록이 가장 사랑받는 색상으로 떠올랐다. 올 봄·여름 시즌을 겨냥한 해외 컬렉션에서도 풋사과같은 연한 초록부터 청록색, 옥색 등 초록이 다양하게 변신했다. 건강하게 잘 살고 싶은 욕망과 세계적인 불황을 피하고싶은 욕구는 대자연을 향한 동경을 초록으로 표현했다. 올 봄·여름의 패션 트렌드인 아프리칸룩의 유행과 초록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봄 멋쟁이가 되려면 초록옷 없이는 어려울 것같다. 재킷, 트렌치코트, 니트, 스커트 등 전 품목에 걸쳐 초록에서 오는 자연적인 느낌이나 좀 더 밝은 톤의 라임 그린을 중심으로 한 상쾌한 감각을 표출하고 있다. 파스텔톤을 비롯해 달콤하고 눈부신 캔디 컬러톤, 채도가 강한 원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초록이 펼쳐졌다. 이중에서도 풀빛처럼 밝고 깨끗한 라이트 초록(Light Green), 푸른 사과처럼 싱그러운 애플 초록(Apple Green)이 특히 유행이다. 패션리더의 입지를 굳힌 조인성이 초록색 셔츠, 재킷, 코트 등을 입고 등장하면서 젊은 남성의 색상도 초록으로 옮겨갔다. 헤지스, 빈폴, 폴로, 토미 힐피거 등 여러 캐주얼 브랜드에서 꽃무늬나 기하학적인 문양 등의 다양한 패턴에 경쾌하고 화사한 느낌을 주는 초록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정형화된 도시적 이미지를 벗어난 자연주의를 향한 회귀는 액세서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여성용 가방은 열대 과일의 색을 연상시키는 라임, 진초록, 오렌지와 옐로 색상을 연결한 색상 조합이 많다. 다소 무겁고 중후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원색적이고 튀는 빛깔의 라임 그린이나 형광에 가까운 연둣빛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지갑에서도 역시 블랙이나 브라운 계열의 컬러를 벗어나 그린을 비롯한 밝은 색감이 많다. 이 같은 그린 계열의 액세서리는 약간 어두운 컬러의 의류와 함께 매치하면 전체적인 스타일에서 포인트를 주고, 봄의 산뜻한 분위기를 살리는 데 효과적이다. 초록을 가장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하얀색의 의류와 매치하는 것이다. 밝은 초록 니트에 하얀 바지를 입거나, 전체적으로 하얀 톤의 의상에 초록 점퍼를 입는 식이다. 흰색·아이보리·베이지 등 무난한 색상이나 청 소재의 바지, 재킷 등에 여성은 초록 계열의 트윈 카디건을, 남성은 니트를 이너웨어로 입으면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돋보이는 초록 코디는 바이올렛 컬러를 활용한 보색 패션이다. 초록 원피스에 포켓이나 어깨선, 소매 등에 바이올렛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것처럼 옷에 초록과 바이올렛을 배색시켜 세련미를 더하기도 한다. 단품을 이용한다면 초록 셔츠와 연한 노란색 치마를 입고, 바이올렛 컬러 벨트로 과감하고 센스있는 코디를 할 수 있다. 바이올렛 외에 핑크를 매치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록 점퍼 속에 보라색 셔츠 등을 받쳐 입어도 멋스럽다. 하지만 너무 과감한 색상 연출이 부담스럽다면 타이, 벨트 등 소품을 초록으로 사용해도 충분히 세련된 감각을 드러낼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지도자의 인기/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 지지도가 수직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조사기관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지난해 11월 바닥을 친 뒤 연초 경제실용주의 표방으로 소폭 올랐다. 근래 들어 일본의 독도망동에 강력대응을 천명하면서 40%선까지 훌쩍 뛰었다. 청와대측은 “최신 조사에서는 50%에 육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지도자의 단기승부에서 ‘애국심’만한 호재가 없음을 보여준다. 민족주의를 강화하든지, 가상적국이 생기면 지지율은 오른다. 최근 한·일관계는 집권자의 국내지지도와 연관됨으로써 더욱 개선되기 어려운 국면에 빠져들었다. 이런 상황이 초래된 데는 일본에 1차적 책임이 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 역시 지난해 지지율이 30%로 떨어졌다. 지지도 만회를 위한 고이즈미의 선택은 ‘중국 위협론’과 ‘우경화’였다. 친미(親美)로 중국을 견제하는 구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독도·과거사 파문도 일련의 스케줄이 있는 듯 비친다. 역사망언으로 인기를 끌려는 대표주자는 이시하라 도쿄도지사다. 원래 반미주의자였던 그마저 최근 친미로 돌았다.‘친미 우경화’는 지금 일본 지도자에게 그만큼 매력적이다. 한국 여론은 반대다. 중국에 우호적 시각이 늘고 있다. 미국에 당당한 목소리를 내고, 일본을 두들기는 게 지지율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일본이 앞서 도발해왔으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게 당연하다. 긴장관계가 지지도를 높이는데 그치면 걱정이 없다. 자칫 안보·경제면에서 국내정책과 비교할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킬까 우려되는 게 문제다. 먼저 가속기를 밟은 일본은 슬슬 부메랑을 맞을 조짐이다. 중국의 반격으로 무역 손해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중국은 물론 러시아까지 일본의 영토 야욕을 비난하고 나섰다. 올가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꿈이 무산된다면 고이즈미 외교는 큰 위기에 처할 것이다. 한국도 북핵, 경제를 고려할 때 꽃놀이패라고 여기기 어렵다. 한국·일본 모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단기 지지율을 생각하고 대일 정책을 펼쳐서는 안 된다. 갑자기 오른 지지율은 조금 삐끗하면 다시 떨어진다. 일본을 혼내는 것은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한·중·일을 EU같은 경제협력 관계로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다른 의도가 깔렸거나, 비난 자체를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日 ‘전방위 외교전쟁’ 왜?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패전 60주년을 맞아 한국과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주요국들과 ‘전방위 외교마찰’을 빚고 있다. 사안마다 심각한 내용이다. 따라서 무차별적인 외교갈등이 지속되면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일본이 국제무대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기 시작했다. 일본이 왜 이처럼 ‘고립외교’를 각오하면서 강력한 힘의 외교, 실력외교를 밀어붙이는 것일까. 패전 후 지금까지 “참을 만큼 참았다.”는 국민정서가 깔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대중국 무기금수 해제 EU와도 대립 고이즈미 총리는 27일 중국에 무기수출을 재개하려는 EU 움직임에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다. 시라크 대통령은 널리 알려진 지일파여서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미국과는 미국산 쇠고기수입의 재개 여부로 미국의 무역보복설이 심상찮다. 주일미군 재배치를 둘러싼 일본측의 언론플레이도 미측을 자극하고 있다고 도쿄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일본 정부고위관계자가 미국의 각종 이전협상 제안내용을 언론에 흘려, 해당 지자체나 시민단체가 반발하도록 유도해 주일미군 재배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양국 정상의 상호방문이 3년반 동안 중단된데다 동중국해 가스전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등을 둘러싼 분쟁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반일감정이 격해지면서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서명운동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와는 북방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ㆍ러시아명 쿠릴열도) 영유권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본방문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북한과는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씨 유골의 가짜 논란 등으로 관계가 지극히 냉각된 상태다. ●2차대전 전의 옛 영광을 꿈꾸는가 고위 외교소식통은 일본의 이같은 전방위적 ‘외교전쟁’에 대해 “2차대전 패전 후 미국의 필요에 의해 일왕제를 존속시킨 것이 뿌리”라면서 “일왕을 중심으로 단결,2차대전 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패전 60주년을 맞아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대변화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일본사회의 주역은 전후세대다. 전쟁의 참상과 책임을 모르는 이들은 “다른 나라처럼 할 말도 하고, 군대 보유도 하면서 보통국가가 되어야 한다.”며 경제대국에 맞는 대접을 원한다. 아베 신조 자민단 간사장 대리가 대표적 인물이다. 또 90년대 초반부터 경제거품이 꺼지면서 자존심이 구겨지자 ‘외교갈등을 감내하더라도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올인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도 있다. 언론들도 이러한 갈등 국면에서 무조건적으로 일본 정부편을 드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8일자에서 한국 중학교의 국사교과서가 독도관련 기술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도쿄신문은 사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대일비판 담화에 대해 “사실 오인도 있다.”고 주장했다. taein@seoul.co.kr
  • 日 극우 민족주의 바람몰이 영토분쟁을 지렛대로 활용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일본은 극우주의와 민족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해 주변국과의 영토분쟁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가 27일 자매지인 주간지 요망(瞭望)의 분석기사를 전재했다. 요망은 “일본은 1990년대 중반 이래 국내에서 ‘해양 일본론’이 급속히 대두됐고 러시와와 북방의 4개 도서를, 한국과는 독도를, 중국과는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놓고 각각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최근 주변 3개국과 동시에 영토분쟁을 시작한 것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배경으로 일본 정치·사회의 우경화와 해양 주도권 확장을 꼽았다. 특히 “일본이 한·중·러 3국과 도서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며 민족주의를 확산하는 양상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기 전과 매우 유사하다.”며 일본의 재무장을 통한 군국주의화의 가능성을 지적했다. 잡지는 일본이 식민지 전쟁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른바 민족주의 혹은 애국주의에 호소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일본 영토분쟁의 수법은 민간 세력이 ‘도발’하고 정부가 배후에서 조정하는 ‘관민 합작’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사과학원 국제전략 청야원(程亞文) 박사는 “일본이 ‘해양의 확장’을 주요 전략으로 삼아 전략적 가치를 지닌 ‘섬과 암초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서쪽을 향해 해양세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중국 봉쇄 전략’과 맥이 닿는다고 주장했다. 요망은 “1990년대 후반 거품경제가 붕괴하며 좌절을 겪으면서 일본의 민족심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며 이런 배경 때문에 정치·외교적으로 민족주의 정서의 분출구가 필요하게 됐고 바로 이런 상황이 2차대전을 일으키기 전과 아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사회과학원 펑자오쿠이(馮昭奎) 연구원은 이와 관련,“고이즈미 정권은 국내 개혁 실패에 따른 실각 위기를 영토분쟁을 통한 민족주의 고양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릴열도 등 북방 4개 섬과 독도보다 댜오위다오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 중국의 시각이다. 영토분쟁과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서명운동 참가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oilma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4)영산강 그리고 홍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4)영산강 그리고 홍어

    봄 바다에 진달래 꽃빛이 드리울 무렵이면 홍어의 북상이 시작된다. 한류성 어족인 홍어가 남쪽 바다에서 자취를 감추면 봄이 완연하다는 증거이다.‘자산어보’에도 ‘동지 후에 비로소 잡히나 입춘 전후라야 살이 두껍고 제맛이 난다.2∼4월이면 몸이 쇠약해져 맛이 떨어진다.’고 했다. 요즘 사람들,‘흑산도 홍어’를 입에 달고 산다. 당연히 흑산도를 홍어문화의 본산지로 안다. 홍어 주산지가 흑산도임은 분명하지만, 홍어 식도락문화의 본향은 영산포다. 잡힌 홍어들이 배에 실려 구비구비 영산강 뱃길을 따라 일주일여를 올라와 옛 남도의 물류거점이었던 영산포에 닻을 내리면 어느새 홍어는 ‘푸욱∼’ 발효되어 예의 ‘썩은 홍어’가 되고 만다.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 먼 뱃길을 따라 올라오는 사이에 자연발효돼 독특하고 절묘한 맛을 연출하는 것. ●1915년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등대 설치 영산포는 흑산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흑산도 앞 영산도 사람들이 왜구들을 피해 몰려와 살면서 ‘영산포’라는 지명이 붙었기 때문이다. 섬과 강변, 바다와 강은 이렇게 하나로 연계되었다. 정작 흑산도 사람들은 ‘싸하게 썩힌’ 홍어보다 생물을 좋아한다니 역시 홍어 원조는 영산포임에 틀림없다. 사실 홍어는 백령도 근해에서도 많이 잡힌다. 그러나 경기 일원에는 판로가 없다. 제값을 받으려면 백령도에서 잡은 홍어도 영산포까지 가져와야 했다. 뱃길로 보름여, 혹은 차에 실어 먼 길을 내려오다 보면 그 새 홍어는 삭아 제 살에 다른 맛을 들이곤 했으니,‘실크로드’에 견줄 서해안의 ‘홍어길’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영산강은 이름만 옛 강이로되 사람도, 풍광도 옛것이 없다. 하구언이 막히면서 물길이 끊겨 ‘끝발 날리던 포구’의 영화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조운선이 진을 치고, 남도의 숱한 어선들이 모여들어 도회를 이뤘던 영산포에는 홍어뿐 아니라 흑산도·낙월도 등지에서 올라온 소금과 온갖 해산물이 철철이 산을 이뤘고, 이 ‘갯것’들은 ‘염질’을 거쳐 광주 등 내륙의 대처로 팔려나갔다. 등대는 바다의 상징이다. 누구나 그렇게 아는 등대가 이곳 영산포에는 바다가 아닌 강에 서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 등대이다.1915년에 설치됐는데, 그 시절 얼마나 많은 배들이 몰려들었으면 여기에 등대를 세웠겠는가. 그 관록의 강변에는 지금도 홍어집들이 즐비해 옛날의 영화를 증언하고 있다. 필자가 영산포에 들어선 날, 마침 한 방송국의 홍어문화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은 영화배우 오정해씨와 조우했다. 목포에서 태어나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오씨는 ‘장군의 아들’을 촬영했던 이곳 옛 거리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었다.“일제시대에 지어진 이런 건물들을 잘 보존해서 교훈으로 삼어야 쓸 것인디, 자고 나면 없어지고 해서 정말 안타깝지요.” 이곳 선창의 창고 건물이나 가게터들은 근대 백년의 확실하고도 소중한 증거들이지만 그 노쇠함이 도도한 개발 붐을 버텨내지 못한다. 천만 다행으로 ‘영산포선창 근대거리’를 조성하는 계획이 입안되고 있다. 나주시 김종순 학예사는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인 영산포거리 보존은 영산포뿐 아니라 남도 포구문화의 핵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토종 홍어 빈자리 칠레산이 대신 옛적, 일제는 널디 너른 나주평야의 쌀들을 영산포에 모았다가 일본으로 실어냈고, 지금도 남아 있는 정미소 건물은 이런 수탈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개항과 더불어 왜인들이 이곳에도 몰려왔으니, 영산포는 영산강 하구의 목포와 쌍벽을 겨누던 침략의 대상이기도 해 당시 동양척식회사의 문서고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이제 흑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홍어는 거의 없다. 그나마 올해는 예기치 못한 풍어로 뜻밖에 홍어 맛을 보기는 하지만 값이 비싸 범접이 쉽지 않다. 그런 탓일까.‘민주당 홍어’라는 말에서 읽히듯 홍어는 정치권에서도 고급 선물용으로 으뜸이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에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홍어 두 마리를 선물로 보낸 일화가 홍어의 위상을 웅변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 목포 인근이라는 사실과 결부되어 ‘홍어정치’라는 말까지 나왔으니, 아마도 물고기 중에서는 가장 높고, 크게 노는 게 홍어 아니겠는가. 토종 홍어의 빈자리를 칠레산 등 수입산이 채운다. 칠레 홍어를 처음으로 들여다 판 사람은 ‘영산강 지킴이’로 불리는 양치권(영산강홍어 대표)씨. 부산으로 유학을 떠나 수산대학을 졸업한 양씨는 20여년 전인 지난 83년에 원양어선을 타고 칠레까지 진출해 그곳 홍어를 알게 됐다. 주변에서 그를 ‘홍어잡이와 보급, 홍어식도락에 일생을 바친 사람’이라고 평하거니와 남도문화의 중심 먹을거리에서 전국구 음식으로 퍼져나가는 홍어 붐의 배경에 양씨의 숨은 노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는 “냄새도 못맡던 사람들이 홍어의 진미를 알고 찾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라며 넉넉하게 웃는다. 하구언 때문에 막힌 것은 물길만이 아니다. 국산 홍어 자체의 수급도 막히고 말았다. 이제 흑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홍어는 거의 없다. 잡히지 않는 홍어가 수급조차 안 되니 눈길은 자연히 칠레 등 외국으로 돌릴 밖에. 말이 칠레산이지 전문가들이 우리 홍어와 맛이 가장 닮은 것을 용케 골라 수입하기 때문에 때깔도 그렇거니와 삭혀 놓으면 맛까지 흡사하다. 물론 살 씹히는 맛이야 우리 것을 따를 수는 없지만…. 홍어를 칠레에서만 들여오는 건 아니다. 아르헨티나·미국·뉴질랜드산도 한 자리를 잡고 앉으니 홍어어물전만큼 세계화에 일찍 눈뜬 곳도 없다. 물론 수입산도 맛이 제각각이다. 예부터 오방풍토부동(五方風土不同)이라 했다. 풍토가 다른 데 맛이 같을 수 없다. 홍어는 남도 사람들의 관혼상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식이다. 오죽하면 “홍어 빠진 잔치는 잔치도 아니여.”라는 말이 나왔을까. 전라도와 무관한 서울 사람들의 혼례식에까지 홍어가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문화 전파의 힘이 강력함을 의미한다. 홍어문화는 전라도 특유의 것이되 20세기 후반부터 차츰 북상하여 이제는 가히 전국구로서 손색이 없다. 문화변동의 중요 사례로 역사에도 기록해 둘 일이다. ●홍어요리의 제왕 ‘홍탁삼합’ 알싸한 맛 그만 홍어는 정말이지 버릴 게 없다.‘애’라고 부르는 내장은 날것으로도 먹지만 요즘 철에 보리 새싹을 뜯어넣고 끓여낸 홍어탕은 맛의 고향이라는 이곳에서도 ‘맛을 못보면 한 철 땡친다.’고 할 만큼 선호도가 높다. 보리싹이 어우러진 홍어탕은 쑥국, 냉잇국과는 또 다른 격조의 식도락이다. 연한 뼈가 오독오독 씹히는 튀김에 무침과 전, 찜, 회, 탕, 심지어 새로 개발된 탕수육까지 홍어요리의 지평은 자꾸 넓어진다. 그러나 이런 것을 모두 제압하는 것이 바로 ‘홍탁삼합’이다. 홍어에 막걸리와 묵은 김치, 기름 뺀 돼지고기 수육을 곁들이는 삼합의 도도한 취흥은 어떤 음식도 따를 수 없는 홍어문화의 절정이다. 군동내 풍기는 묵은 김치와 익힌 돼지고기를 곁들여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켜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 절정의 중심에는 홍어와 ‘환장하게 잘 맞는’ 김치가 있다. 진한 젓갈로 맛을 내 겨우내 곰삭힌 김치맛이 삼합의 묘미를 보장하는 것인지라, 같은 홍어라도 다른 곳 김치에 싸먹으면 그 맛이 영 아니다. 그 홍어식도락은 홍어 삭힘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푹푹 찌는 두엄더미 속에 묻어 사나흘 푸욱∼ 썩힌 홍어의 아린 맛과 특유의 향내는 홍어식도락의 절정이다. 외국인들이야 이 냄새와 맛에 저절로 나가 떨어지지만 그 ‘치명적’인 향내야말로 홍어를 가장 홍어답게 하는 것이니, 누가 그 절차에 시비를 걸겠는가. 썩은 두엄더미 속에서 썩혔어도 세상에 홍어먹고 탈났다는 이가 없으니 이 절묘한 과학성과 문화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홍어의 발효과학은 아직 미궁이다. 분명한 것은 다른 물고기보다 10배나 많은 요소가 발효 과정에서 암모니아로 변하면서 알칼리성으로 숙성된다는 점. 현장의 발효실에 들어서니 마치 온 몸을 소독하는 기분이다. 양치권씨는 코를 내두르는 필자에게 “만병통치실에 들어온 소감이 황홀하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친다. 홍어가 내뿜는 기운이 워낙 강해 이곳 일꾼들은 피부병을 모르거니와 홍어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신 뒤 속쓰림이 없는 것도 홍어의 강력한 알칼리성 때문이다. 홍어. 요즘의 ‘웰빙’ 개념에 딱 들어맞는 발효식품이다. 홍어를 민간에서 천식과 관절염, 골다공증 등에 좋다고 여긴 것도 강한 냄새와 뼈까지 씹어먹는 섭생 특징에서 비롯됐으리라. 최근에는 홍어가 항암성분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까지 제시돼 잘나가는 판에 날개를 단 형국이다. 영산포 사람들에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다. 남도 사람들은 덜 익은 홍어를 즐기는 반면 서울사람들 중에 간혹 옛 맛을 잊지 못하는 팬들은 남도 사람들도 코가 얼큰할 만큼 쏘는 맛이 강한 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진짜 강력한 맛을 본바탕보다 서울 사람들이 선호한다니 맛의 유전인자가 갖는 강력한 이동성의 증거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 하구언 없는 영산강의 진짜 봄을 꿈꾸며 전라도 속담에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란 말이 있다. 그토록 귀하고 맛있는 홍어가 왜 ‘만만한 것’으로 비유됐을까. 솔직히 필자도 홍어를 찾아나서면서 그 대목이 가장 궁금했다. 수컷의 생식기는 한 쌍으로 꼬리 양쪽에 길게 늘어져 있는데, 이게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그래서 어부가 숫놈을 잡으면 우선 홍어거시기부터 잘라 버려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가 되었단다.‘자산어보’에 ‘수놈에는 양경이 있다. 그 양경이 곧 척추이다. 모양은 흰 칼과 같은데, 그 밑에 알주머니가 있다. 두 날개에는 가는 가시가 있어서 암수가 교미할 때에는 그 가시를 박고 교합한다. 낚시를 문 암컷을 수컷이 덮쳐 교합하다가 함께 잡히기도 한다. 결국, 암컷은 먹이 때문에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어 음(淫)을 탐내는 자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고 적었다. 실제로 암수가 붙은 채로 끌려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놈들은 갑판 위에서도 떨어질 줄을 모른단다. 그래서 어부들은 ‘그 꼴이 거시기 해’ 수놈의 양물을 싹둑 잘라 버리니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 아니겠는가. 낚시를 문 암컷을 덮치는 수놈, 그 처절한 섹스의 미학을 홍어가 연출하는 셈이니, 과연 놀라운 섭리라 하겠다. 하구언 때문에 바닷길이 막힌 강변을 따라 걸었다. 봄빛이 완연하다. 그 옛날, 얼음이 녹으면 겨우내 잠자던 배들도 이곳 영산포로 뱃머리를 돌렸으리라. 하구언 없는 영산강의 진정한 봄은 과연 언제쯤 맞을 수 있을까. 한 쪽에서 일고 있는 ‘하구언 없애기’야말로 영산강에 대한 축복이며, 생태환경에 대한 각성이 없었던 지난 시절에 대한 통렬한 반성의 증표가 아닐까. 홍어에만 글을 받쳤지만 어찌 영산강에 홍어문화만 있었을 것인가. 남도 사람들의 온갖 애환을 실어나른 영산강 뱃길문화의 복구야말로 바다와 강이 만나는 문화 다원성의 값진 복원 아니겠는가.
  • 日이시가키市 ‘센카쿠 날’ 추진…中 ‘격분’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일본이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으로 독도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의 일본명)의 날’ 제정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전역이 분노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똑같은 방법으로 영토 분쟁을 확대 재생산,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의도적으로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의 시의원 한 명이 지난 22일 “매년 1월14일을 ‘센카쿠 열도의 날’로 정하자.”며 제정안을 제출했다. 1월14일은 1972년 센카쿠 열도의 관할권이 일본에 넘어온 날로,‘센카쿠 열도의 날’ 제정을 통해 일본의 영유권을 확고히 하자는 의미로 보인다. 센카쿠 열도는 오키나와에서 서쪽으로 400㎞ 떨어진 동중국해에 있는 섬으로, 일본과 중국이 오랫동안 소유권을 놓고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지역이다. 제정안이 제출되자 중국은 즉각 강력 반발했다. 류젠차오(劉建超)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내외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본에 엄중 항의했으며 댜오위다오(釣魚島)가 중국 영토라는 사실은 역사적 근거를 갖고 있다.”며 강경한 외교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은 지난 6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3차회의 중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댜오위다오 및 부속 섬은 예부터 중국 영토이며 논쟁할 만한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일본의 ‘센카구 열도의 날’ 제정 움직임을 대서 특필했으며, 네티즌들은 ‘일본 극우들의 선동’이라며 맹비난했다. 중국은 당장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세계항일전쟁역사보호회, 난징(南京)대학살배상추진연맹 등 중국의 8개 사회단체는 일본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에 착수, 현재까지 41만명의 네티즌이 참여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일본은 다음주 도쿄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역사문제와 영토분쟁으로 냉각된 양국 관계에 관해 논의한다. oilman@seoul.co.kr
  • ‘봄철의 불청객’ 황사, 고구마·감자로 잡는다

    ‘봄철의 불청객’ 황사, 고구마·감자로 잡는다

    ‘생명공학으로 황사를 막아라.’ 고구마와 감자·목초가 ‘봄철의 불청객’ 황사를 퇴치하는 특효약으로 떠오르고 있다.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의 고비사막과 황토고원은 겨울이면 영하 40도까지 내려가고, 한해 강수량은 400㎜에도 못미치는 지역이다. 한국의 생명공학 기술이 이처럼 춥고 건조한 자연환경에도 잘 견디는 작물들을 개발하고 있다. 봄마다 동북아시아 전체를 뒤덮는 황사를 근본적으로 억제하고, 중국 농민의 소득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비사막·황토고원에 맞게 형질변형 생명공학으로 황사를 줄이는 연구는 지난해 5월 ‘한·중·일 사막화 방지를 위한 건조내성식물개발’이 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국제화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이 연구에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중국과학원, 일본 돗토리대학 건조지연구센터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측 연구 책임자인 생명공학연구원 곽상수 식물항산화연구팀장은 “한국의 유전공학 기술과 중국과 일본의 건조지역 식생 연구 성과가 합쳐지면 사막화된 지역을 푸르게 가꾸는 일이 꿈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한국팀은 지난해 10월 건조하고 추운 기후에도 견디는 고구마와 감자를 개발했다. ●국내팀, 올봄 시험재배뒤 이식 현재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10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로 올봄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의 시험재배가 합격점을 받으면 중국의 황토고원에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산시(山西), 간쑤(甘肅), 산시(陝西)의 3성에 걸쳐 있는 황토고원은 20∼200m에 이르는 퇴적황토층이다. 최근 ‘서부대개발’로 황토층을 대규모로 파헤치는 바람에 황사증가의 원인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다. 곽 박사는 “개발도상국인 중국에 환경의식 만을 강조하면서 수익성 없는 식물을 심으라는 것은 무리”라면서 “고구마와 감자를 선택한 것도 농민들 스스로 경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경제성있는 작물이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생명공학연구원과 별도로 황철호 단국대 생명자원과학부 교수는 몽골과 중국 북부에 걸쳐 있는 고비사막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교내에 ‘사막화방지식물연구소’를 만들기도 한 그는 “고비사막 사람들은 농업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현지 자생식물의 내성을 강화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호밀·보리 등에서 추출한 유전자로 고비사막의 자생목초인 ‘알리움’과 ‘아담시’가 말라죽거나 얼어죽지 않도록 형질을 전환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먹이를 찾지 못한 동물들이 목초의 뿌리까지 먹어치우는 바람에 사막화가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면서 “목초의 내성을 길러 겨울철에도 시들지 않게 하면 가축의 먹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사막화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생명과학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2001년부터 추진된 한·중 공동 조림사업이 성과를 거두면서 가속화됐다. 황 교수는 “새로운 시도가 가능해진 것은 포플러 방풍림이라는 물리적 조건이 갖춰진 데다 생명공학 기술도 그동안 발전했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은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동북아시아에서 황사가 사라지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광장] ‘東北亞 균형자’/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東北亞 균형자’/김경홍 논설위원

    국력은 오기나 울분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자신감만으로도 부족하다.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진정한 국력이다. 국력의 공식적인 측정방법은 없다. 대체적으로 경제력과 군사력, 인구와 국민들의 잠재적 역량 등이 고려될 것이다. 한 조사연구소는 한국의 객관적 국력지수가 세계 190여개국 가운데 10위라고 평가했다. 우리의 경제규모도 세계 10위 정도되니까 한국도 명실상부한 세계 강대국의 일원이다. 최근 일본의 독도도발 이후 한국의 외교적 역할과 관련한 담론이 무성하다. 크게 두가지 흐름을 보이는 것 같다. 하나는 우리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주변국에 할 말을 하는 외교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쪽은 현실을 무시한 말만 앞서는 외교로는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둘 다 옳은 얘기다.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한 외교를 펼쳐야 하는 것도 맞고, 현실을 고려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변화무쌍한 상황에서 무 자르듯 할 문제는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저께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국이 ‘캐스팅 보터’로서 균형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는 외교방향을 밝혔다. 한편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한·미동맹을 기본축으로 한·일협력과 한·중협력을 강조하는 동북아 균형자 외교론을 거론했다. 팽창 일변도의 미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있는 조정자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아직 우리가 이처럼 적절한 외교를 구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주변국들도 한국의 조정자 역할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주변상황을 둘러보면.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며 일본자위대의 해외파병의 길을 텄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까지 힘을 모으고 있다. 일본은 2002년부터 필리핀과도 안보협력 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몽골과의 군사협력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중국은 동북공정과 함께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복원하고 합동군사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 동북아 정세는 지금 미·일의 북진정책과 중·러의 남진정책이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가운데 끼어있는 한국과 북한의 처지가 곤궁하다.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국제질서란 토론장에서 진리를 찾고 합의하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뒷골목 주먹세계의 질서와 닮았다. 힘 센 놈이 말발도 세고 더 가지기 마련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세계 10대 국력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주변국가들보다는 군사력 등 객관적 국력에서 뒤진다. 게다가 북한이라는 불확실성의 혹마저 붙이고 있다. 말처럼 주도적이거나 균형자로서의 역할이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균형자 역할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자신감을 잃을 필요도 없다. 힘을 기를 때까지는 틈새전략도 있다. 누구와도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병법 36계에는 주변에 큰 세력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대처하는 계략들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欲速不達), 상대보다 먼저 일을 착수하고(先手必勝), 웃음 뒤에 칼날을 숨기고(笑裏藏刀), 남의 칼로 상대를 죽이는(借刀殺人) 계략이다. 한국의 외교방향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가리고 힘을 기른다)라고 했고, 열린우리당의 임채정 당의장은 유소작위(有所作爲·적극 참여해 원하는 대로 한다)라고 했다. 어차피 한국은 후발주자다. 어디로 가야 할 지는 자명하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독도 미사일기지 필요하면 검토”

    “독도 미사일기지 필요하면 검토”

    파렴치한 이웃을 두고 사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를 25일 열린 국회 독도특위는 새삼 보여줬다. ‘애국심 경쟁’에 나선 의원들의 숱한 질문은 결국은 “독도 방비가 완벽한가.”였고, 이에 대한 정부 각료들의 대답은 한마디로 “만전을 기하고 있다.”였다. 이런 식의 모범문답은 일본의 어처구니 없는 망동(妄動)이 없었더라면 도무지 필요할 리 없는 낭비적 절차라는 점에서, 울화가 치솟기에 충분했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일본은 탐지거리가 2500만㎢에 달하는 E-2C 조기경보기 등으로 초계활동을 하고 있어 독도를 비롯한 우리 영해의 상당부분이 노출된 상태”라며 조기경보기의 구입 등 군 현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같은 당 이근식 의원은 “독도에 군함을 접근시킬 수 있는 접안시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화영 의원은 “울릉도 안에 군사·민간 공유가 가능한 비행장 건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독도 방위훈련인 ‘동방훈련’을 연 2회에서 분기 1회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경찰의 독도 경비인원이 1996년 6월 울릉경비대 창설당시와 같은 37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유효일 국방부 차관은 군함을 위한 독도 접안시설 설치 필요성에 대해 “현재는 없지만 앞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유 차관은 특히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 견해로는 현재와 같은 일본의 태도라면 반대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이 “유사시 상대국가의 통신망을 마비시키고 해킹을 통한 군사기밀 입수를 담당할 사이버 부대 창설이 필요하다.”고 하자, 유 차관은 “국방부는 현재 정보체계 보호장비를 확충하고 인원도 운영하고 있다.”면서 “사이버부대의 창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독도에 미사일 기지를 검토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검토한 적은 없으나, 필요하다면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준영 경찰청장은 독도 경비대책 강화 방안과 관련,“독도 관리업무를 독도 경비대에서 울릉군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고했다.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독도의 위치와 좌표를 재측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 장관은 또 독도내 군 주둔 문제와 관련,“지금처럼 경찰이 지키는게 적절하다.”고 밝혔고, 윤광웅 국방장관도 “군이 주둔하면 독도가 분쟁지역화할 우려가 있는 만큼, 경찰이 주둔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고했다.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은 한나라당 김양수 의원이 “대통령의 ‘각박한 외교전쟁’이란 표현이 국내용이냐, 일본용이냐.”고 묻자 “일본용”이라고 답변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대국적,대양적 시야가 필요하다/이덕일 역사평론가

    광해군 15년(1623년) 3월 인조와 함께 인조반정을 일으켰던 김류, 이귀 등의 서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국가와 백성들에게 객관적인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집권 후 서인정권이 광해군의 실리외교 정책을 숭명반청(崇明反淸)정책으로 급격히 전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정묘호란(1627년)과 병자호란(1636년)이 발생해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무릎 꿇고 소현세자 부처를 비롯한 수많은 조선인들이 인질로 잡혀갔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포로로 잡혀간 조선백성들이 선양의 서탑거리에서 노예로 팔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오랑캐인 청나라를 적대했을 뿐 그 책임의 상당부분이 자신들에게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서인들이 세상을 선악으로 나누어보는 이념적 세계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리학 이념으로 세상을 바라본 서인들은 선에 속한 자신들의 모든 행위를 합리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주관적인 판단일 뿐이고 이들의 사고와 행위는 국가와 백성 모두에게 객관적으로 해악을 끼친 비역사적 행위였다. 이념에 눈이 먼 서인들에게는 동아시아 국제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상이 보이지 않았다. 중원의 패권이 명에서 청으로 넘어가는 현실에 굳이 눈을 감았던 조선에 닥친 것은 병자호란의 비극이었다. 이는 외교에서는 이념의 시각이 아니라 상황을 크게 보는 대국적 시야가 필요함을 말해준다. 식민지의 쓰라린 경험이 있는 한국민으로서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제정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과 부합하는가는 다른 문제이다. 독도를 한국이 실질적으로 관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커지는 것을 가장 원하는 세력은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일부 우익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일부 우익세력들이 노리는 것은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국제 사법재판소나 유엔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다. 독도문제가 국제적 논란거리가 되면 될수록 독도는 국제분쟁지역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단지(斷指)나 일본 상품 불매운동 등의 시끄러운 외형적 대응보다 조용한 내면적 대응이 효과적이다.1945년 패전 이후 일본에는 제국주의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에서 형성된 다수의 민주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과 손잡고 모처럼 형성된 일본 국민들의 한류 열풍 등을 이용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세력을 일본 내에서도 고립되게 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일 것이다. 이런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비단 독도문제만이 아니라 현재 동아시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재편되는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8∼9월 중국과 러시아로 대표되는 대륙세력은 사상 처음으로 ‘우의(友誼) 2005’ 합동군사훈련을 산둥반도와 서해에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과 독도분쟁이 있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미국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거듭 지지하고 나선 것은 대륙세력 못지않게 해양세력도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두 세력의 이런 변화를 대결에서 평화로 유도할 능력이 있으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급격히 높아지겠지만 당장 북핵 문제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모두의 협력이 절실한 우리에게 이는 통일 후에나 가능한 전략일 것이다. 분단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몰라도 정치·군사적으로는 대륙세력의 일원이 될 수 없음은 중국의 동북공정이 이미 명확히 보여준 바다. 반면 현재 미국과 일본의 접근은 한국을 배제한 신 해양세력이 구축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자칫 한국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모두에게 배제된 고아신세가 될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고아는 먹이일 뿐이다. 독도 시야를 넘어서고, 이념도 넘어서는 대국적, 대양적 시야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 자민당, 정부 소극대응에 강한 불만

    |도쿄 이춘규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의 강한 대일(對日)비판 발언에 대한 일본의 반응은 ‘상층부-냉정·의미 축소’,‘우파정치권-불쾌·반발’,‘외교실무라인-심각·당혹’으로 엇갈린다. 언론들은 한·일관계의 냉각을 전망하는 등 해석이 다양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24일 노 대통령 담화에 대해 “한국민에 대해 낸 담화다. 일본 정부로서는 잘 분석하면서 한국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필요하면서 의견을 교환한다.”고 신중한 대응 방침을 확인했다. 호소다 장관은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매년 두차례 상호방문하는 ‘셔틀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회담은) 당연히 계속한다. 계속하는 데 지장이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전날 회견에서 “일시적인 대립관계일지는 모르지만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의미를 축소하는 듯한 발언과 같은 냉정한 기조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의 분위기는 강경하다. 이날 아침 자민당의 외교관계 의원공동모임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에 직접적인 반발은 아니지만 독도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대응에 강한 불만이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자는 요구도 있었고, 한국내 반일기류에 반발하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전 외상은 “‘다케시마’ 문제에 대해서는 이성적이고 엄연한 태도가 필요하다. 일본은 지금이야말로 제소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이사와 이치로 외무성 부대신은 “국제사법재판소로 가려면 한국과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어떻게 하는 게 적절한지 생각해야 한다.”며 제소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언론이 전했다. 외교실무선에서는 한·일관계 악화가 장기화되면 외교적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북핵 6자회담 재개나 일본인 납치사건 해법 마련,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등을 위해서는 한국과의 협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taein@seoul.co.kr
  • 盧대통령 ‘선전포고’에 日 “상황 심각하다”

    盧대통령 ‘선전포고’에 日 “상황 심각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내놓은 ‘한·일관계 관련 국민에 드리는 글’은 대일 외교전 선전포고문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강한 톤이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시정을 위해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면서,‘외교전쟁’이란 용어까지 사용한데서 노 대통령의 의지가 함축돼 있다. 노 대통령이 “이번에는 반드시 (과거사 왜곡의)뿌리를 뽑겠다.”고 언급한 대목은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언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받아들여진다. ●“이제는 더이상 묵과 못해” 노 대통령은 ‘다케시마의 날’ 선포, 역사교과서 왜곡 등의 일련의 행동이 몰지각한 국수주의자의 행위가 아닌 일본 전체의 목소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는 일본이 지금까지 한 반성과 사과를 모두 백지화하는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미래를 향한 평화와 번영의 구도라는 한·일관계가 깨지고 패권 대결구도로 가고 있다는 노 대통령의 우려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외교전 불사 입장 천명으로 한·일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이 예상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일본이 적극적인 해결노력을 보이지 않는 한, 장기화될 것 같다. 노 대통령은 “역사의 대의에 부합하게 처신하고 확고한 평화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해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과 연계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한·일정상회담도 불투명한 것 같다. 핵심 관계자는 정상회담에 대해 “기본적으로 일정을 취소하지는 않았지만, 협의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안 나오기까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독도)의 날’ 조례안 처리 강행을 전후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노 대통령이 국민에 드리는 글을 직접 쓰기 시작한 것은 19일부터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4∼5일 전부터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조세형·최상용 전 주일대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의견을 듣고 난 직후다. 노 대통령은 여기서 한·일관계 해법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이 침묵을 깬 것은 꼬여 있는 북핵문제 때문일 가능성과 국내여론용이라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날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앞으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변화될 것”이라고 밝힌 대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日 “상황 심각하다” 당혹감 역력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 노무현 대통령의 한·일관계 대국민 담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독도문제, 역사교과서 왜곡 등으로 고조되고 있는 한국내의 반일기류를 ‘일회성’으로 치부하려던 조야가 23일 노 대통령의 담화를 계기로 급변, 긴장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노 대통령의 담화가 일본측에 알려진 뒤 행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과의 독도 및 러시아·중국과의 영토분쟁 등 주변국과의 외교갈등을 묻는 질문에 “일시적인 대립관계일지는 모르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미래지향적인 외교를 하겠다.”고 말했다. 스기우라 세이켄 관방부 장관은 정례기자회견에서 “서로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측은 냉정하다. 한국민의 감정은 일견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냉정하게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노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가 가져올 파장을 우려했다. 다카시마 하쓰히사 외무성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썼다고 들었다.”며 “당국자들이 정밀분석하고 있으며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 미래를 향해 화해의 정신으로 마음속에 맺힌 것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는 신중한 반응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특히 노 대통령의 일본에 대한 직접 시정요구의 형식이 매우 파격적인 것이라는 반응이다. taein@seoul.co.kr
  • [日 안보리진출 외교공세] 엔화로 阿 ‘포섭’…亞선 과거사 ‘곤혹’

    [日 안보리진출 외교공세] 엔화로 阿 ‘포섭’…亞선 과거사 ‘곤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안전보장이사회 개편을 골자로 한 ‘유엔개혁보고서’를 통해 오는 9월까지 유엔 창설 이래 최대의 개혁을 권고하자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국제사회의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영토 및 과거사 분쟁을 진행중인 일본이 국제사회 공헌 의무 조항을 어떻게 돌파해갈지 주목된다. ■ 日 외교전 어디까지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고 언론들이 22일 일제히 전했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상임이사국 진출 의지를 천명했었다. 일본 정부는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유엔 개혁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환영입장을 밝혔다.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국제적인 환경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獨·印·브라질 공동외교전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22일 아난 사무총장의 발표에 대해 “환영하고 지지한다.”면서 “(이후)외교적 노력을 더욱 경주하고 싶다.”고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일본·독일·인도·브라질 등 4개국이 협력, 상임이사국 확대와 새로운 상임이사국의 투표에 의한 선출 등을 규정한 결의안을 6월 공동 제출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다음주부터는 4개국이 유엔 회원국들에 공동외교전도 펼친다.4개국은 결의안을 통해 새로운 상임이사국 후보의 국명은 적지 않되 유엔 회원국의 투표방식으로 선출한다는 것을 명시하기로 했다. 또 투표를 실시한 뒤 새로운 상임이사국 후보의 국명을 넣어 연내 유엔헌장 개정결의안을 제출한다는 2단계 전략이다. 현재 유엔헌장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191개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 회원국 3분의 2의 비준을 얻어야 한다. 상임이사국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5개국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회원국의 30%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53개국과 14개 카리브해공동체 회원국 등 ‘표밭’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다음달 아시아·아프리카회의에 출석, 아프리카지역에 대한 지원강화를 밝힐 예정이다. 25일 개막될 아이치 만국박람회 때는 카리브해공동체 회원국 지도자들을 비용 일부를 부담하면서 초청, 일본측의 입장을 설명하는 ‘만국박람회 외교’를 펼칠 방침이라고 언론들이 전했다. ●영유권 갈등… ‘분쟁국’ 이미지 불거져 아난 사무총장이 선진국들에 2015년까지 정부개발원조(ODA)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0.7%가 되도록 요구한 것이 일본 정부에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재정악화 등의 이유로 6년 연속 ODA 규모를 줄여왔다. 마치무라 노부다카 외상이 전날 ODA 확대입장을 표명했으나 전망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고 언론들이 지적했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외교갈등도 ‘자격시비’를 야기할 전망이다. 동중국해 가스전 분쟁 및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따른 중국과의 외교 갈등, 러시아와의 영유권 분쟁에 이어 독도 문제로 한국과의 관계가 최악이다. 국제사회의 지도국가는커녕 분쟁국가의 이미지만 부각돼 있는 형국이다. 근본적으로는 거부권을 갖고 있는 상임이사국 5개국의 이해관계가 문제다. 일본에 대해서는 미·영·프 등 3개국은 지지하지만 중국은 부정적이고 러시아는 어정쩡하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1992년부터 5년간이나 논의됐다가 좌절된 유엔개혁이 ‘총론-찬성, 각론-이견’ 때문에 다시 표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taein@seoul.co.kr ■ ‘상임이사국 日’ 가능할까 일본이 갈망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의 열쇠는 현 상임이사국인 5개국의 손에 있다. 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 가운데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어서다. 특히 중국의 입장이 관건이다. 미·영·프 등 3개국이 일본의 진출에 적극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고, 러시아도 대세를 따를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문턱인 셈이다. 그러나 현재 중·일 관계는 유례없이 긴장돼 있다. 역사교과서 왜곡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과거사 문제, 동중국해 주변의 영토 분쟁 등 껄끄러운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이 일본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적극 밀고 있는 것을 ‘중국봉쇄’ 전략의 일환으로 의심하고 있다. 미국이 동북아시아와 유엔이란 국제무대에서 일본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안보리 확대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일본이 과거사 등에 대해 책임있는 입장을 보여주고 주변국들의 불신을 씻어줘야 한다는 자세다. 그렇다고 중국이 절대 반대는 아닌 것 같다. 지금까지 이 문제를 대일 교섭의 지렛대로 활용해온 탓이다. 미국 등 다른 상임이사국은 물론 유엔 회원국들의 움직임과 흐름을 주시하겠다는 측면이 엿보인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유엔개혁, 우리 뜻과 반대로 간다 유엔 안보리가 재편된다면, 그 방향은 정부가 원하는 것과는 다른 쪽이 될 가능성이 많다. 정부는 유엔 내의 중견 국가 모임인 ‘커피클럽(Coffee Club)’을 통해 사실상 상임이사국 확대 반대편에 섰으나 유엔에서는 비주류 의견이다. 현재까지는 일본·독일 등이 원하는 거부권 없는 상임이사국의 확대가 대세인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95년 유엔에서의 결의에 따라 유엔헌장 53조,107조 등에 거론된 ‘적국(敵國) 조항’도 올 가을 총회에 삭제될 여지가 많다. 일본과 독일에 채워졌던 전범 국가의 족쇄가 공식적으로 풀리는 것이다. 당시 표결에서 삭제 찬성 122개국, 기권 6개국으로 반대표는 하나도 없었다. 또한 상임이사국이 늘어나면 아프리카에도 새로 2석이 배정되는 등 제3세계의 이해에 부합되는 측면도 많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선출직 이사국’ 증설을 지지한 것은, 이렇게 돼야 우리도 이사국 그룹에 진출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상임이사국은 ‘유엔에서의 높은 재정·군사·외교적 기여도’ 조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우리의 진입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예로 일본의 유엔 재정 기여도가 전체 예산의 19.5%, 독일은 8.7%인 반면 우리는 1.8%에 불과하다. 설령 일본·독일·인도·브라질 등 상임이사국 신규 진출 희망국들의 2단계 전략대로 1차적으로 상임이사국이 확대되더라도 막상 2단계인 유엔헌장 개정은, 또 다른 이해관계로 그리 쉽지만은 않다. 독일의 진출은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못마땅하고 브라질은 멕시코와 아르헨티나가, 인도는 파키스탄과 중국이, 일본에는 중국과 한국 등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일본이 국제적 지도국이 되려면 최근린 이웃으로부터 신뢰받는 게 필수조건”이라면서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평화 애호국인지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 아난총장 유엔개혁안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유엔 개혁안을 보고했다. 이번 개혁안은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안전보장이사회 확대 등을 뼈대로 한 개혁안은 ‘사안별 이해 관계를 떠나 한 묶음으로 통과시켜 달라.’는 아난 총장의 요청에도 불구, 회원국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안보리 확대와 관련, 아난 총장은 지난해 11월 자문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에 포함된 두가지 방안 중에서 선택해 달라며 9월 총회까지는 결론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5개국과 비상임이사국 10개국 등 현재 15개국인 안보리 이사국을 24개국으로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거부권이 없는 상임이사국 6개국과 비상임이사국 3개국을 추가하는 안과,4년 임기에 거부권이 없는 준상임이사국 8개국을 새로 추가하고 비상임이사국 1개국을 늘리는 방안이 맞서고 있다. 일본 등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지만 준상임이사국 확대를 지지하는 국가들도 적지 않다. 인권이사회 신설은 53개국으로 구성된 기존 인권위를 없애고 회원국 3분의 2 찬성으로 소수 국가들을 선출해 인권 업무를 전담하게 한다는 취지다. 기존 인권위가 지역별로 회원국을 선출하는 바람에 쿠바, 리비아, 수단 등 ‘인권탄압 국가’들이 회원이 되는 경우를 막겠다는 뜻도 있다. 예방적 차원의 선제공격 기준을 규정한 부분에 대해선 미국이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예방적 선제공격은 주권국가의 고유한 권리”라며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