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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족의학, 미래 통일시대 공헌…남·북·러 3자 협력 구축 중요”

    “민족의학, 미래 통일시대 공헌…남·북·러 3자 협력 구축 중요”

    통일 이후 남북한 한의학 통합과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대한한의사협회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한의사협회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2015 통일공감 토론회’를 열고 새로운 남북 교류의 장을 열 가장 적합한 분야가 한의학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도 의학 교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다양한 의학 교류 방법 중에서도 민족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대등한 관계에서 인도적·학술적·산업적 교류 협력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한의학이라는 것이다. 한의사협회는 민족의학 협력 사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지난해 러시아 극동 태평양 국립의과대학에 ‘유라시아의학센터’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응세 유라시아의학센터장은 “민족의학이 미래통일시대 국익에 공헌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방향성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며 “남북 간의 직접적인 협력 사업도 중요하지만 러시아를 통한 남북의 3자 협력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슈마토프 발렌틴보리소비치 태평양 국립의과대학 총장은 전통의학 관련 사이버대학 운영과 의료기기·약초 생산기지 설립, 전통의학 의료관광과 산업단지 조성 등을 유라시아의학센터를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일 협력강화 한국이 주도해야/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한·중·일 협력강화 한국이 주도해야/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3년 반 만에 개최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끝났다. 늦었지만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큰 책임이 있는 세 나라가 한 곳에서 머리를 맞댄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난 사흘 동안 세 나라 정상은 경제, 사회, 지속 가능한 개발,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동북아 지역의 안보협력과 국제문제에 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너무 힘들게 그리고 오랜만에 성사된 회담인지라 만남 자체에 큰 의미를 둘 수도 있다. 하지만 차분히 성과와 한계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우리가 어떠한 자세를 견지해야만 하는지도 고민해야만 한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3국 간 협력이 복원됐다는 점이다. 3국은 협력의 가치와 실질적 협력 방안들에 대해 소중한 합의를 도출했다. 즉 ‘역사 직시와 미래 지향’이라는 원칙하에 ‘동북아 평화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장관급 협의체를 포함한 정부 간 신규 협의체를 설립하고 3국협력사무국(TCS)의 역량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3국이 정상회의의 정례화에 합의함으로써 앞으로 3국 정상회의가 지속 가능한 협력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한반도 문제에 관해 3국이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점도 큰 성과다. 3국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리고 의미 있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함께 노력해 가기로 합의했다. 무엇보다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고 천명함으로써 북한의 국지적 도발과 핵·미사일 실험에 대해 직접적이고도 엄중한 경고를 했다. 이는 3국이 북한에 대해 외교적 강압을 한 것이며, 앞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3국 정상회의가 남긴 한계와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그간 협력의 장애물이었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 중국이 기대했던 과거사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비록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양국이 조기 타결하기로 중지를 모았으나, 이는 지켜봐야만 확인할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일본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지 않고, 한국이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양국 간 관계 진전 및 한·중·일 3국 협력은 또다시 좌초될 수 있다. 영토분쟁 또한 향후 3국 협력 증진에 구조적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 동중국해에서의 중·일 간 영토 분쟁과 남중국해의 난사군도 갈등, 그리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이면에는 각국의 지역 전략과 이에 따른 첨예한 국익이 내재돼 있다. 따라서 이는 단기간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만약 3국이 영토 분쟁을 3국 협력의 전제조건으로 설정하거나 3국 협력의 장(場)에서 이를 무리하게 해결하고자 한다면, 3국 간 협력 증진은 요원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갈등이 더욱 구조화될 수 있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3국 정상 간 만남을 통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기회와 희망, 도전 요소를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수백 년간 지역 평화를 위해 세 국가 간 지속적인 협력이 없었다는 사실을 돌이켜 보고 강대국 간 협력이 창출되고 제도화되기 쉽지 않다는 국제정치학자들의 냉엄한 주장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한·중·일 3국 협력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국을 경영했고 제국을 꿈꿨던 중·일 양국 사이에서 중견국 한국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3국 협력을 통해 한국이 추구할 국익들은 너무나 다양하다. 환경, 문화, 교육, 원자력 협력 등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협력 의제들도 많다. 물론 북한 문제와 같이 우리의 사활적 이익을 위해 협력을 반드시 견인해야만 하는 사안도 있다. 한국이 3국 협력을 주도해야만 하는 이유다. 한국이 3국 간 불신을 용해하는 용광로가 되고, 3국 간 이해를 증진시키는 소통의 광장이 돼야 한다. 이 속에서 우리의 귀중한 국익이 창출되길 기대한다.
  • [씨줄날줄] 경상도 남편과 가사 노동/최광숙 논설위원

    조선시대 유학자 퇴계 이황이 아들 준에게 보낸 편지다. “잇따른 비로 파종과 기와 굽는 일이 늦춰졌다니 걱정이다” “보리와 밀이 아직 여물지 않았는데 날이 가물 기미가 있으니 더욱 근심되는구나” 퇴계 하면 대부분 집안에서 글만 읽는, 세상 물정 모르는 학자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는 몸소 배추와 무 종자까지 구해 아들에게 보낼 정도로 집안 살림살이에 신경 썼다. 그러니 미역과 소금 등을 구입해 비축하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조선시대 실학자인 풍석 서유구 가문은 집안일에 신경 쓰는 가정적인 남자들로 유명하다. 풍석이 총 113권의 방대한 생활백과서 ‘임원경제지’를 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벼슬에서 물러난 뒤 직접 농사지으면서 물고기 잡으며, 술을 빚고 음식 만드는 부엌을 부지런히 드나든 덕분이다. 선비이면서도 그는 이런 집안일로 가족을 건사한 만능 살림꾼이었다. 정조의 신임을 한몸에 받으며 대제학까지 지낸 그의 조부 서명응은 젊은 시절 어머니에게 요리까지 배웠던 원조 ‘요섹남’(요리 잘하는 섹시한 남자)이다. 풍석의 형 서유본도 능력 있는 아내 빙허각 이씨를 도와 차밭을 경영하고 아내의 저술 활동까지 돕는, 외조 잘하는 남자였다. 그의 부인은 한글로 된 생활백과사전인 ‘규합총서’(5권)를 남겼다.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집안일은 순전히 여성의 몫이던 조선시대에도 이렇듯 남녀유별(男女有別)을 따지지 않던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결혼은 남성이 생계유지를 교환조건으로 여성의 노동력을 전유하는 노동계약’(델피의 주장)이라고 착각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다른 지역보다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는 경상도 남성들이 더 남녀 차별적인 태도를 지닌 것 아닐까. 최근 서울대 이철희 교수팀은 ‘부모의 남아 선호, 성역할 태도와 가사분담’이라는 논문에서 맞벌이 부부 900여 쌍을 조사한 결과 남아 선호 관념이 강한 지역에서 출생한 남성은 다른 지역 남성에 비해 전통적인 성역할 태도를 지닐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출신 남자와 결혼한 아내는 다른 지역 여성보다 가사 노동을 매일 65분 더 한다는 것이다. 논문 내용도 재미있지만 네티즌들의 격한 반응이 더욱 화제다. 경상도 남성과 결혼한 대다수 여성은 “(남편은)집구석 오면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한다” “대구 남자랑 결혼한 건 내 일생일대의 최대의 실수” 등 ‘완전 공감’한다고 했다. 어떤 이는 “딸을 최소한 3대가 경상도 피가 안 섞인 남자에게 결혼 시킬 것”이라는 댓글까지 달아 놓았다. 망국병으로 불리는 지역감정, 자칫 잘못하면 남편감 고르는 데도 지역감정(?)이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앞으로 경상도 남성들이여, 잊지 마시길.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 퇴계도 살림꾼이었다는 사실을….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건강레시피] 김장용 절임 배추는 구매 당일 사용하세요

    [건강레시피] 김장용 절임 배추는 구매 당일 사용하세요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겨우내 먹을 김장을 준비하는 김장철이 다가왔습니다. 맛 좋은 김치의 핵심은 역시 배추입니다. 배추는 잎이 깨끗하고 속이 꽉 찬 것이 좋습니다. 배춧속이 덜 차면 무르고 가벼우니 손으로 만졌을 때 단단한 것을 고릅니다. 병충해를 입어 겉잎이 상한 것은 피하고 이물질은 없는지 잘 확인해 사야 합니다. 줄기가 너무 푸른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소금물에 담갔다가 세척, 탈수 과정을 거친 절임 배추를 구매해 김장을 하기도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비자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895명 중 30.9%인 277명이 절임 배추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절임 배추는 편리하지만 상온에서 하루 이상 보관하면 대장균군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구매한 당일 바로 김장을 하는 게 좋습니다. 부득이하게 상온에서 하루 이상 보관해야 한다면 김장할 때 여러 번 씻은 후 사용합니다. 대장균군은 대개 김치가 발효하면서 유익균인 유산균에 의해 사멸하지만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게 좋습니다. 3회 정도 씻으면 씻기 전보다 세균이 95%, 대장균군은 93% 줄어든다고 합니다. 단, 너무 여러 번 씻으면 절임 배추가 상할 수 있으니 3회를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절임 배추를 씻을 땐 물에 담가 손가락으로 배추의 뿌리 부분과 잎 사이를 가볍게 문지르고서 두 번 헹굽니다. 김치에 감칠맛을 더하는 액젓은 액상이 균일한 것을 골라야 합니다. 이물질이 섞였거나 뚜껑이 열렸거나 청결하지 못한 것은 피해야 합니다. 품명, 내용량, 업소명 소재지, 원산지 등에 대한 표시가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제조 업소와 원료 원산지가 다른 경우도 있으니 원산지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고춧가루는 특유의 붉은 빛깔을 내며 분말이 균일한 것을 고릅니다. 곰팡이가 생겼거나 수분 또는 이물질이 섞인 것은 피해야 합니다. 오래 보관해 색상이 변한 것은 아까워도 되도록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깐 마늘은 육질이 단단하고 아이보리색을 띠는 것을 고릅니다. 깨지거나 부서지고 짓무른 마늘이 혼입된 것은 피해야 합니다. 다진 마늘을 산다면 다짐 상태가 고르고 다진 마늘 특유의 노란빛이 나는 게 좋습니다. 물이 많이 새어 나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마늘 냄새 외에 다른 냄새가 나는 제품도 피해야 합니다. 먹었을 때 특유의 아삭함이 살아 있는 마늘이 좋습니다. 소금에도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곰팡이 등으로 소금 고유의 색상이 변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새하얀 것을 고르면 됩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한·중·일 협력복원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3년 6개월 만에 한·중·일 정상회의가 어제 청와대에서 열렸다. 이번 3국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동북아 평화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하는 가시적 성과를 도출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선언을 통해 동북아평화협력 구현과 공동번영을 위해 경제·사회 협력 확대, 지속 가능한 개발 촉진과 3국 국민 간 상호 신뢰 및 이해 증진 및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번영에 공헌 등 5대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3국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이날 합의한 사안을 구체적으로 보면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의미 있는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정부 간 신규 협의체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3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전자상거래를 위해 디지털 시장의 단일화에도 합의했다. 2020년까지 3국 간 인적교류를 30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도 나왔다. 갈등의 핵심인 역사문제와 관련해서 3국 정상은 “역사를 직시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관련 문제들을 적절히 처리하자”는 절충선을 택했다.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3국 정상은 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3년 반 만에 개최된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이 완전히 복원됐다”고 평가한 점도 눈에 띈다. 항구적인 지역의 평화·안정과 공동번영을 구축하기 위해 경제적 상호의존과 정치 안보상의 갈등이 병존하고 있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역사와 영토 문제로 갈등과 대립으로 얽혀 있던 동북아 지역이 과거의 질곡을 딛고 화해와 협력을 위해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크다.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반목과 갈등으로 공존공영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3국 정상의 강력한 의지가 투영된 것이다. 3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16조 달러로 전 세계 경제 총액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이번에 합의한 것처럼 한·중·일 FTA를 성사시키면 ‘동북아 시장통합’이란 의미 있는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공동 번영을 위해 역사와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갈등이 3국의 경제협력을 가로막는 이른바 ‘동북아 패러독스’ 현상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3국 정상이 한두 번 만나 복잡하게 얽힌 현안을 단번에 해소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3국 정상은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해 나간다는 정신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번 합의를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행해야 한다. 말의 성찬으로 끝나지 말고 동북아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타래처럼 얽힌 과거사나 외교·안보 문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풀어가면서 경제협력과 인적교류 등에서 협력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상생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한·중·일 정상회의] 아베 “3국협력 정상화 매우 큰 성과” 리커창 “역사 문제 타당한 처리 합의”

    [한·중·일 정상회의] 아베 “3국협력 정상화 매우 큰 성과” 리커창 “역사 문제 타당한 처리 합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는 1일 청와대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갖고 3국 협력체제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다음은 아베 총리, 리커창 총리의 회의 직후 기자회견 발언 요약문. ●아베 총리 일본·한국·중국은 서로 이웃나라다. 3년 반 만에 3국 정상회의 개최는 3국에 있어서도, 지역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일이다. 박 대통령 그리고 리커창 총리와 흉금을 터놓고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 3국은 경제적으로도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일·한·중 FTA(자유무역협정)에 관해서 협상을 가속화함으로써 의견의 일치를 봤다. 아시아·태평양에 자유롭고 공평한 경제권을 만드는 야심적인 방안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이 얼마 전 잠정 합의에 이르렀는데, 저는 일·한·중 FTA도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협정을 조기에 타결해야 된다고 호소했다. 경제 이외에도 3국에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분야는 수없이 많다. 오늘 회의에서 환경·재난 방지, 청년 교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데에 의견 일치를 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지역 정세와 관련해선 북한과 관련해 일본에 가장 중요한 과제인 납치문제에 대한 해결 필요성을 양국 정상에게 강하게 호소했다.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와 6자회담의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3국이 공조해 북한에 촉구하는 것을 정상 차원에서 확인한 것도 큰 성과다. 3년 반 만에 개최된 오늘 정상회의를 통해 일·한·중 3국 협력 프로세스를 정상화시킬 수 있었던 것도 매우 큰 성과다. ●리커창 총리 방금 저는 박 대통령, 아베 신조 총리와 함께 3국 협력과 국제지역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 중·한·일 3국은 이 지역에 있어서 중요한 경제 엔진이고 또한 동북아 지역에 있어서 안정, 평화에 중요한 힘이다. 우리는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며 역사를 비롯한 민감한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3국 협력과 양자 관계를 모든 분야에 있어서 안정적인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다. 2020년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 구축이라는 목표를 향해 손을 잡고 매진하고자 한다. 이것이 세계경제 회복과 세계 평화를 지속하는 데 더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과거사를 정리하고 3국이 서로 마주 보고 걸어가며 정치·안보·경제 발전의 큰 방향을 잘 파악하고 대화 협력을 통해 안정·발전·환경을 만들길 바란다. 우리는 3국 협력체제와 3국 정상회의 체제가 다시 파장이 생기는 일을 원하지 않고 양자, 삼자 관계에도 우여곡절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수호하는 책임을 잘 지고, 지역안보 및 발전을 위하여 양호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 설리, 가을 여인의 모습으로 변신

    설리, 가을 여인의 모습으로 변신

    배우 설리의 가을 화보가 공개되어 화제다. <토리버치>와 패션매거진 <엘르>가 함께한 이번 화보는 새로운 문화와 영감으로 가득한 브루클린의 그래피티 거리에서 촬영했다. 화보 속 설리는 버건디 컬러의 화려한 패턴 드레스를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팜프파탈 매력을드러냈으며, 또 다른 화보에서는 아이보리와 브라운 계열을 함께 매치해 올 가을 트렌디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한편, 설리의 화보는 <엘르> 11월호와 공식홈페이지 http://www.elle.co.kr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유랑기]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문화유랑기]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김소월의 시 ‘부모’...아이가 던진 '존재론적 물음' 우리네 시인들 중에 소월만큼 그 시를 노랫말로 많이 징발당한 시인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한을 7·5조의 정형률과 토속어에 담아 절절하게 노래한 것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한국 현대문학사 100년에서 최고의 시인으로 선정된 바 있는 소월은 '한국인의 심상을 최고의 격조로 수용한' 시인, '우리 시대 최고의 높이에 도달한' 위대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후대의 평자들에게서 받았다. 가곡과 가요로 대중에게 친숙해진 그의 시 중에 '부모'라는 작품이 있다. 1968년 세상에 선보인 이래 어버이날이 있는 오월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이 노래는 이제 가요로서는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만큼 명곡이 되었다. 우선 이 시를 먼저 한번 감상하고 지나가기로 하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겨울의 기나긴 밤,어머님하고 둘이 앉아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 나와이 이야기 듣는가?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김소월 시 '부모' 전문 (노랫말에는 원문 맨 끝의 '알아보랴'가 알아보리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운율상의 문제로 수정한 것으로 보이며, 뜻에는 별 차가 없는 듯하다.) 나 역시 이 시를 노래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 노랫말을 듣는 순간 범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소월의 시라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이 시의 해석에 있어서는 제목 '부모'가 시사하듯이 '효심'에 초점을 맞춰 풀이한 것이 대세인 듯하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풀이이다.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라는 함축적인 말에서 부모를 알기 위해 내가 부모가 되어 그 마음을 헤아려 보기 전까지는 부모가 나를 어떻게 입히고 키우셨겠는가라는 것을 짐작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것일 것이다." (<김소월 전작 시집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정음사)에서> 또는 1920년대라는 일제 강점기의 엄혹한 시대를 사는 한 천재시인이 '역사적 존재로서의 자신의 운명론을 아프게 토로한 시'라는 시각으로 해석을 하는 이들도 없지 않은 듯하다. 물론 그런 해석들을 할 만한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먼저 소월이 첫 연에 제시한 저 '공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겨울의 기나긴 밤,어머님하고 둘이 앉아옛 이야기 들어라. 저 공간은 천지사방이 칠흑의 어둠으로 싸여 있는, 호롱불 하나가 힘겹게 어둠을 밀어내며 만들어내고 있는 한줌의 원초적인 공간이다. 그것도 낙엽지는 소리만 우수수 들려올 뿐인 겨울밤의 시공간이다. 이 같은 원초적인 시공간 안에 두 모자는 마주 앉아 있고, 아이는 엄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아이는 스스로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나는 어쩌다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하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내용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어쩌다가 생겨나서 이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 걸까 하는 근원적인 의문이 아니었을까? 자의식에 눈뜨기 시작한 아이가 최초로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존재론적인 질문- 아, 내가 어쩌다 여기 있게 된 것일까? 그것은 17세기 철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가 한 저 원초적인 질문, '이 세상에는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가 있는가?'란 물음과도 닿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다음에 한 말,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 한 것은 그 물음에 지금 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한 말이리라. 그래서인지 아이는 어머님에게 그런 물음을 던지지는 않았다. 자신이라는 존재의 근원이 되는 '부모'가 되어서 알아보려 한다는 다짐이 그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소월은 자신의 어느 시 뒤에 쓴 '작가의 말'에서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시작(詩作)의 가치 여하는 적어도 그 시작에 나타난 음영(陰影)의 여하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음영의 가치 여하를 식별하기는, 곧 시작을 비평하기는 지난(至難)의 일인 줄로 생각합니다." 위 시 '부모'의 음영은 짧은 두 연이 지닌 단순한 진술 속에 숨어 있는 웅숭 깊은 존재론적 의미가 아닐까? '효심'이라든가, 옛 이야기 같은 것을 굳이 음영이라 할 수 있을까? 기나긴 겨울밤에 어머니에게 옛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하는 존재론적 자의식에 눈을 뜬 그 아이는 나중에 자라서 시인이 되었다. 그저 그런 시인이 된 것이 아니라, 대시인이 된 것이다. 위의 시에 구사된 시어들 속에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다. 정말 평이하기 짝이 없는 낱말들로 소월은 이처럼 웅숭 깊은 음영의 시를 만들어낸 것이다. 소월을 천재시인이라 하는 연유도 여기 있을 것이다. 일찍이 작가 김동인은 “소월의 시는 시골 과부라도 넉넉히 이해할 것이었다” 라는 찬사와 함께 “조선말 구사의 귀재-그것이 우리의 시인 소월이었다”라고 극찬하기까지 했다.​ 물론 나의 이런 해석이 시인의 마음과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를 그렇게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자유이고, 그런 음영을 깔아놓은 시인 역시 바라는 바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음영이 풍부한 시일수록 명시가 된다는 점에서, 소월의 '부모'는 걸작이라는 이름에 값한다고 할 것이다. 소월의 저물녘은 참으로 스산했다. 스물 안팍의 5,6년 동안 불꽃처럼 맹렬히 시를 쏟아냈던 소월은 고향 곽산으로 돌아간 후 조부의 광산업을 돕다가 일이 실패하자 처가인 구성군으로 이사해, 동아일보 지국을 경영했다. 그러나 그마저 실패하는 바람에 심한 가난과 실의 속에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시골 장터에서 산 아편을 먹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1934년, 그의 가슴에 '부모'의 시상이 처음으로 심어졌던 계절인 12월 24일이었다. 향년 33세. 4남 2녀를 둔 그의 자손 가운데 손녀와 증손녀가 남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손녀는 성악가 김상은으로, 몇해 전 그의 증조 외할아버지의 시로 된 노래를 모아 음반을 내기도 했다. 내로라 하는 수많은 가수들이 부른 소월의 명작 '부모'-. 그런 기분으로 다시 한번 감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동영상 www.youtube.com/embed/XhSHtm2KGGE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김소월의 시 ‘부모’에 대한 한 생각-자의식 눈뜬 아이가 최초로 던진 ‘존재론적 물음’

    김소월의 시 ‘부모’에 대한 한 생각-자의식 눈뜬 아이가 최초로 던진 ‘존재론적 물음’

    -자의식에 눈뜬 아이가 최초로 던진 '존재론적 물음' 우리네 시인들 중에 소월만큼 그 시를 노랫말로 많이 징발당한 시인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한을 7·5조의 정형률과 토속어에 담아 절절하게 노래한 것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한국 현대문학사 100년에서 최고의 시인으로 선정된 바 있는 소월은 '한국인의 심상을 최고의 격조로 수용한' 시인, '우리 시대 최고의 높이에 도달한' 위대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후대의 평자들에게서 받았다. 가곡과 가요로 대중에게 친숙해진 그의 시 중에 '부모'라는 작품이 있다. 1968년 세상에 선보인 이래 어버이날이 있는 오월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이 노래는 이제 가요로서는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만큼 명곡이 되었다. 우선 이 시를 먼저 한번 감상하고 지나가기로 하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겨울의 기나긴 밤,어머님하고 둘이 앉아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 나와이 이야기 듣는가?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김소월 시 '부모' 전문 (노랫말에는 원문 맨 끝의 '알아보랴'가 알아보리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운율상의 문제로 수정한 것으로 보이며, 뜻에는 별 차가 없는 듯하다.) 나 역시 이 시를 노래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 노랫말을 듣는 순간 범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소월의 시라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이 시의 해석에 있어서는 제목 '부모'가 시사하듯이 '효심'에 초점을 맞춰 풀이한 것이 대세인 듯하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풀이이다.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라는 함축적인 말에서 부모를 알기 위해 내가 부모가 되어 그 마음을 헤아려 보기 전까지는 부모가 나를 어떻게 입히고 키우셨겠는가라는 것을 짐작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것일 것이다." (<김소월 전작 시집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정음사)에서> 또는 1920년대라는 일제 강점기의 엄혹한 시대를 사는 한 천재시인이 '역사적 존재로서의 자신의 운명론을 아프게 토로한 시'라는 시각으로 해석을 하는 이들도 없지 않은 듯하다. 물론 그런 해석들을 할 만한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먼저 소월이 첫 연에 제시한 저 '공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겨울의 기나긴 밤,어머님하고 둘이 앉아옛 이야기 들어라. 저 공간은 천지사방이 칠흑의 어둠으로 싸여 있는, 호롱불 하나가 힘겹게 어둠을 밀어내며 만들어내고 있는 한줌의 원초적인 공간이다. 그것도 낙엽지는 소리만 우수수 들려올 뿐인 겨울밤의 시공간이다. 이 같은 원초적인 시공간 안에 두 모자는 마주 앉아 있고, 아이는 엄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아이는 스스로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나는 어쩌다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하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내용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어쩌다가 생겨나서 이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 걸까 하는 근원적인 의문이 아니었을까? 자의식에 눈뜨기 시작한 아이가 최초로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존재론적인 질문- 아, 내가 어쩌다 여기 있게 된 것일까? 그것은 17세기 철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가 한 저 원초적인 질문, '이 세상에는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가 있는가?'란 물음과도 닿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가 다음에 한 말,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 한 것은 그 물음에 지금 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한 말이리라. 그래서인지 아이는 어머님에게 그런 물음을 던지지는 않았다. 자신이라는 존재의 근원이 되는 '부모'가 되어서 알아보려 한다는 다짐이 그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소월은 자신의 어느 시 뒤에 쓴 '작가의 말'에서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시작(詩作)의 가치 여하는 적어도 그 시작에 나타난 음영(陰影)의 여하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음영의 가치 여하를 식별하기는, 곧 시작을 비평하기는 지난(至難)의 일인 줄로 생각합니다." 위 시 '부모'의 음영은 짧은 두 연이 지닌 단순한 진술 속에 숨어 있는 웅숭 깊은 존재론적 의미가 아닐까? '효심'이라든가, 옛 이야기 같은 것을 굳이 음영이라 할 수 있을까? 기나긴 겨울밤에 어머니에게 옛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하는 존재론적 자의식에 눈을 뜬 그 아이는 나중에 자라서 시인이 되었다. 그저 그런 시인이 된 것이 아니라, 대시인이 된 것이다. 위의 시에 구사된 시어들 속에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다. 정말 평이하기 짝이 없는 낱말들로 소월은 이처럼 웅숭 깊은 음영의 시를 만들어낸 것이다. 소월을 천재시인이라 하는 연유도 여기 있을 것이다. 일찍이 작가 김동인은 “소월의 시는 시골 과부라도 넉넉히 이해할 것이었다” 라는 찬사와 함께 “조선말 구사의 귀재-그것이 우리의 시인 소월이었다”라고 극찬하기까지 했다.​ 물론 나의 이런 해석이 시인의 마음과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를 그렇게 다양하게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자유이고, 그런 음영을 깔아놓은 시인 역시 바라는 바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음영이 풍부한 시일수록 명시가 된다는 점에서, 소월의 '부모'는 걸작이라는 이름에 값한다고 할 것이다. 소월의 저물녘은 참으로 스산했다. 스물 안팍의 5,6년 동안 불꽃처럼 맹렬히 시를 쏟아냈던 소월은 고향 곽산으로 돌아간 후 조부의 광산업을 돕다가 일이 실패하자 처가인 구성군으로 이사해, 동아일보 지국을 경영했다. 그러나 그마저 실패하는 바람에 심한 가난과 실의 속에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시골 장터에서 산 아편을 먹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1934년, 그의 가슴에 '부모'의 시상이 처음으로 심어졌던 계절인 12월 24일이었다. 향년 33세. 4남 2녀를 둔 그의 자손 가운데 손녀와 증손녀가 남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손녀는 성악가 김상은으로, 몇해 전 그의 증조 외할아버지의 시로 된 노래를 모아 음반을 내기도 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스타킹 몰카에 버린 것 주워서 공유… ‘법 위의 욕망’ 페티시 인터넷 카페

    “목숨 걸고 득했네요… 너무 숨 졸여서 지금까지 후덜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A페티시 카페 게시판에는 지난 3월 이런 글과 함께 여성들이 신다 버린 것으로 보이는 검정, 아이보리색 스타킹 사진이 올라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A페티시 카페 운영자 박모(22)씨와 카페 회원 등 모두 56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휴대전화 카메라 등을 이용해 찍은 여성의 신체 특정 부위 사진을 A카페에 올려 공유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회원은 여자 화장실에 침입해 스타킹 등을 수집, 다른 회원들에게 나눠 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카페에서는 신체의 특정 부위나 옷가지 또는 소지품 등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페티시즘(fetishism)에 관심 있는 사람 23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카페의 ‘직접 찍은 사진 게시판’ 등에는 길거리, 버스 안 등에서 몰래 촬영된 페티시즘 관련 사진 1만 8000여장이 올라와 있다. 카페 게시판에는 몰카 잘 찍는 법, 범행하다 발각됐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을 설명하는 글도 있었다. 특히 이 카페 회원 안모(26)씨 등 2명은 공항과 클럽, 대학 등의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버려진 스타킹을 주워 모아 사진을 카페 게시판에 올린 뒤 원하는 회원들에게 나눠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안씨 등의 경우 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죄를 추가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30일 청년 정치 좌담회 ‘… 돌을 던져라’

    한국청년유권자연맹(대표운영위원장 이연주)이 3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작은 연못, 한국 정당에 돌을 던져라’라는 주제로 청년 좌담회를 개최한다. 청년유권자연맹이 정치 전문가 육성을 목표로 개설한 폴리티컬리세움의 우수 참가자 6명이 주제발표를 맡게 될 이 좌담회에서는 정치 선진국인 스웨덴의 정치 현장을 중심으로 한국 정당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의 저자 최연혁 스웨덴 예테보리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김영웅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 부위원장 등 5명이 주제발표자로 나서 청년의 관점에서 한국 정치의 과제를 진단한다.
  • 안보리에 칼 뽑은 ‘버럭 반기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상대로 버럭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말까지인 자신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안보리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질책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유엔 소식통들에 따르면 반 총장은 최근 안보리 15개 이사국 대표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언성을 높이며 “내 임기가 이제 1년 2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바꿀 것은 바꾸고 개혁할 것은 개혁하고 떠나겠다”고 말했다. 평소 화를 내지 않고 좀처럼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반 총장이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례적이다. 반 총장은 취임 이후 매달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안보리 활동 상황을 점검해 왔다. 반 총장은 이어 “안보리가 해야 할 일을 너무나 하지 않고 있다. 안보리 운영 방식을 반드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질책했다. 반 총장이 전례 없이 크게 화를 내며 이같이 지적하자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15개 이사국 대표들은 적잖이 당황하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반 총장이 언성을 높인 이유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대립이 장기간 격화하는데도 안보리가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리는 이-팔 대립이 격화하는 중에 가장 낮은 수준인 ‘언론 성명’을 한 차례만 발표했다. 반 총장이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깜짝 방문한 것도 안보리의 ‘복지부동’에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 총장의 실제 표적은 5개 상임이사국이다. 이들 국가는 자국 이해관계에 따라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론의 비난이 높아지자 프랑스, 영국은 거부권 행사를 자제하는 쪽으로 안보리 운영 방식을 바꾸자는 입장이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반 총장이 남은 임기 동안 안보리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이지만 유엔 내 최대 권력인 안보리 개혁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반 총장은 잦은 해외 출장으로 1년 중 3분의1만 유엔본부에 머물며 안보리 개혁 등 내부 현안 해결은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33] 불상 없는 불전 적멸궁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33] 불상 없는 불전 적멸궁

     강원도 정선 사북에서 만항재를 넘어 영월 상동으로 가는 길은 별빛이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로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발 1330m의 만항재는 포장도로가 놓인 고갯길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1573m의 함백산과 1567m의 태백산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정선카지노가 있는 사북에서 고한을 거쳐 414번 지방도에 접어든 뒤 만항재로 오르다 보면 왼쪽에 정암사가 나타난다. 그저 퇴락한 산골 암자처럼 소박한 모습이지만, 내력을 살피고 나면 별빛을 찾아나선 여행이 더욱 뜻깊어질 것이다.  정암사에도 적멸궁(寂滅宮)이 있다. 흔히 통도사와 오대산 중대, 사자산 법흥사, 정암사를 4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고 한다. 설악산 봉정암을 더하기도 한다. ‘보배 보(寶)’자로 이름부터 화려하게 장엄한 다른 적멸보궁과는 달리 정암사 적멸궁은 과장이 없다. 다른 적멸보궁과 마찬가지로 정암사 적멸궁도 불상이 없는 절집이다. 부처님 자리에는 연꽃을 수놓은 붉은 방석이 하나 놓였을 뿐이다.  대신, 적멸궁 뒤로 돌계단이 놓여진 가파른 산길을 100m쯤 오르면 7층짜리 수마노탑(水瑪瑙塔)이 나타난다. 적멸궁은 수마노탑에 예배 드리는 공간이다.  수마노란 붉은색, 검은색, 흰색이 곱게 어우러진 석영의 일종이라고 한다. 신라 자장법사(590∼658년)가 당나라에서 수도하고 645년 돌아올 때 용왕이 건넨 수마노로 탑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정암사에 전한다. 하지만 지금의 탑은 고려시대에 수마노가 아닌 석회암을 벽돌처럼 다듬어 쌓아올린 이른바 모전석탑이다.  정암사의 옛 이름은 석남원(石南院)이다. 자장은 석남원을 창건하면서 중국에서 가져온 진신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했다고 한다. 진신사리란 부처님의 유골이다. 부처님을 모셨는데, 부처 모습을 흉내낸 불상을 적멸궁에 두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런 형태의 적멸궁은 우리나라에서 창안되었다고 한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7세기 신라불교가 이미 외래 교리를 주체적으로 소화하여 새로운 상징체계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만큼 성장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적멸(寂滅)은 번뇌의 불꽃을 지혜로 꺼서 일체의 고뇌가 소멸된 상태를 가리킨다. 부처가 깨달음을 이룬 보리수 아래는 그래서 적멸도량이 된다. 깨달음의 장소를 건축적으로 구현한 것이 적멸궁이다. 법왕(法王)이 머무는 곳이니 궁(宮)이다. 정암사 수마노탑과 적멸궁은 불교의 본질이 깨달음이라는 것을 웅변한다.  글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시리즈 전체보기
  • 유엔의 날 맞아 살펴본 한국과 유엔 ‘그때 그 시절’

    유엔의 날 맞아 살펴본 한국과 유엔 ‘그때 그 시절’

    1991년 9월 17일 남북한은 동시에 유엔 가입 승인을 받았다. 국명표기 알파벳 순서에 따라 북측(DPRK)이 160번째, 남측(ROK)이 161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남북한 유엔 가입은 한반도에서 양측의 정통성 및 합법성 논쟁에 마침표를 찍고 화해와 공존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별개의석 가입에 따른 분단 영구화에 대한 우려도 낳았고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일, 쌍방의 실체를 부인하는 실정법 개정 문제 등의 과제도 안겼다. 우리나라에선 1950년 9월 당시 유엔 창설일인 10월 24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해 1976년 기념일로 바뀔 때까지 유지했다. 1950년 6월 한반도는 전쟁에 휩싸였지만 유엔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군 철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회원국에게 군사 및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 또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과 유엔한국재건단(UNKRA)을 설치해 구호물자 제공, 주택·의료·교육시설 건립 등 전후 복구와 경제 재건에 힘을 쏟았다. 우리나라는 1986년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와 협력기금을 설치해 개발도상국 재정지원을 시작했고 유엔아동기금(UNICEF) 집행이사국으로서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기여금을 내놨다. 원조를 받다가 돕는 나라로 보답한 셈이다. 소말리아, 동티모르, 레바논 등엔 평화유지군(PKO)을 보내 안정을 도왔다. 2007년엔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해 위상을 한껏 높였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유엔의 날을 하루 앞둔 23일부터 홈페이지(www.archives.go.kr)를 통해 1950~1970년대 관련 기록물 28건을 공개한다. 1956년 유엔 가입을 촉구하는 국민 총궐기대회 등 동영상 6건, 1974년 유엔 한국대표부 개관식 등 사진 20건, 1953년 한국유네스코위원회 설치령 등 문서 2건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스웨덴 학교서 괴한 흉기난동에 교사·학생 등 4명 사상

     스웨덴 남부 대도시 예테보리 인근 트롤하텐 지역의 한 학교에 22일(현지시간) 20대 괴한이 침입해 흉기로 2명을 찔러 숨지게 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괴한은 이날 오전 학교 건물 내 카페테리아로 들어와 검 모양의 긴 칼을 휘둘렀다. 범인은 이 지역 출신의 21세 남성으로 알려졌으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한 학생은 “범인이 검정색 할로윈 복장 차림으로 복면을 하고 있어 축제를 즐기는 것으로 오해했다”면서 “친구 한 명이 다가서 맞서다가 흉기에 찔리는 것을 보고 모두 달아났다”고 말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교사 한 명이 숨져 있었다. 다른 교사 한 명과 11세, 15세의 남학생은 크게 다친 채 누워 있었다. 이 중 한 학생은 병원으로 옮긴 직후 사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총 두발을 발사해 범인을 제압했다. 이 중 한 발에 범인이 맞아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다니는 이 학교는 학생 수가 400명이 넘는다. 하지만 학교 식당이나 다른 부속건물로 이동하려면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카페테리아를 거쳐 가야 할 만큼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는 사건 현장을 찾아가 이날을 ‘비극의 날’로 선언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이 학교와 학부모에게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스테판 총리는 학교 건물 구조의 취약점을 짚고, 이에 관해 교사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新국토기행] 제주 우도

    [新국토기행] 제주 우도

    ‘섬 속의 섬’ 우도는 제주도의 축소판이다. 쪽빛 바다와 오름(기생화산), 해안 절경, 푸른 초원과 검은 돌담, 하얀 등대와 물질하는 해녀…. 우도는 제주 본섬의 풍광을 쏙 빼닮았다. 제주도에 딸린 여러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으로 면적은 6.18㎢, 해안선 길이는 17㎞에 이른다. 소가 드러누운 형상이라고 해서 우도라고 불리며 1700여명의 주민이 농업과 수산업, 관광업에 종사한다. 우도는 요즘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한적했던 해안가에는 카페가 즐비하게 들어섰다. 펜션과 게스트하우스 등의 숙박시설도 앞다퉈 문을 열었다. 2010년 12월 제주 본섬과 연결되는 해저 상수도가 통수되면서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는 말끔하게 해소됐다. 한때 일부 주민들이 우도와 제주 본섬을 연결하는 연륙교 개설을 주장했으나 ‘섬이어서 더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는 여론에 밀려 없던 일이 됐다. ‘우도에 가기 위해 제주에 온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요즘 우도의 인기는 상한가다. 한 해 15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우도를 찾는다. 우도 절경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바야흐로 우도 전성시대다. 제주도 개발 광풍이 작은 부속 섬에까지 불어닥치면서 우도도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최근에는 우도의 대표적 해안 절경 중 한 곳인 돌칸이해안과 인접한 곳에 대규모 체류형 숙박시설 조성이 추진돼 경관 파괴와 환경 훼손 논란을 빚고 있다. >>볼거리 ●현무암과 대비되는 강력한 풍경의 홍조단괴해빈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빈 퇴적물이 홍조단괴로만 이뤄진 해빈(바닷가)으로 우도의 대표 명소다. 홍조단괴해빈은 우목동 해안에 길이 300m, 폭 15m 정도로 백사장처럼 펼쳐져 있다. 홍조단괴는 홍조류가 석회화되면서 암석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만들어진다. 우목동 해안 앞바다에 서식하는 홍조류가 강한 조류와 태풍 등의 영향을 받아 뒤집히고 굴러다니면서 점차 성장하고 돌멩이처럼 굳어진 뒤 떠밀려 와 해빈을 형성하고 있다. 홍조단괴해빈은 너무 하얗다 못해 푸른 빛이 돈다.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화산섬의 검은색 현무암과 대비되는 하얀 홍조단괴해빈은 강렬한 풍경을 연출한다. 과거에는 ‘산호사 해빈’으로 알려져 왔으나 수년 전 해빈 퇴적물이 홍조단괴로 밝혀졌다. 태풍 등 기상이변과 온난화 등으로 해마다 홍조단괴해빈은 침식돼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1979년 10월에는 홍조단괴해빈 면적이 1만 8318㎡였으나 2013년 8월 조사에서 1만 2765㎡로 34년 새 30.3%(5553㎡)가 사라졌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의 상승으로 수심이 깊어져 같은 파도라도 해안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데다 인공 구조물인 호안이 설치돼 홍조단괴해빈이 계속 침식되고 있다. 1995년 이곳에 해안도로가 건설됐다. 2005년에는 파도와 모래가 제방 등을 넘어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높이 0.4∼2.5m, 폭 0.3∼4.8m, 길이 282.5m의 호안벽이 설치됐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이런 인공 시설 때문에 홍조단괴 해빈이 훼손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을 조망할 수 있는 우도봉 우도의 동남쪽에 솟아 있는 소머리오름인 우도봉(132m)은 우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다. 우도봉 아래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17㎞ 해안선을 따라 해안 절경이 펼쳐진다. 우도봉 정상에서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의 동쪽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의 동쪽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우도봉 정상이 유일하다. 정상에는 제주에서 가장 먼저 들어선 우도 등대가 있다. 우도 등대는 1906년 3월 무인 등대로 점등됐다가 1959년 9월 유인 등대로 바뀌었다. 2003년 12월에 신등탑을 신축했고 97년간 불을 밝히던 서쪽 옛 등탑은 2003년 11월 문을 닫았다. 옛 동탑은 역사적 가치 등으로 원형대로 보존 중이다. 신등대 설치와 함께 들어선 국내 최초의 등대 테마공원도 볼거리가 많다. 덴마크 안홀트, 미국 킹스턴, 프랑스 코르두앙, 일본 다테이시사키, 독일 브레머하펜, 이집트 파로스와 부산 오륙도, 인천 팔미도, 포항 호미곶, 강원 대진, 제주 마라도 등대 등 우리나라와 세계의 유명한 등대 모형이 전시돼 있다. ●옛 돌담 등 가장 제주다운 풍경 선물하는 우도 올레 제주 올레 1~1 우도 올레는 푸른 초원과 검은 돌담, 하얀 등대 등 가장 제주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터벅터벅 걸으며 사계절 내내 쪽빛 바다색을 자랑하는 우도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쇠물통언덕을 지나 제주도의 옛 돌담을 고스란히 간직한 돌담 올레를 걷고 호밀과 보리, 땅콩이 자라는 밭둑 올레도 즐길 수 있다. 기존 우도봉 산책 코스는 바로 올라 전망대로 가지만 우도 올레는 해수를 담수로 만들었던 우도저수지 옆길을 지나 우도봉으로 오르도록 길을 냈다. 이 길은 꽃양귀비와 크림손클로버로 뒤덮인 아름다운 초원 풍경을 보여준다. 천진항을 출발해 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하우목동항~산물통 입구~파평윤씨공원~하고수동 해수욕장~조일리 오거리~연자마~우도봉 입구~우도 등대~천진항으로 돌아오는 우도 올레는 17㎞로 4~5시간이 걸린다. 관광객이 늘면서 우도 올레는 요즘 방해꾼들이 많아졌다. 하루 내내 관광객이 대여한 사륜차와 모터사이클이 굉음을 내며 우도를 휘젓고 돌아다녀 호젓한 올레길을 즐기기는 어렵게 됐다. 또 이들의 잦은 교통사고도 골칫거리다. 한가롭고 호젓한 분위기를 기대했다가 하루 내내 시끄러운 모터사이클 소리가 끊이지 않는 우도에 실망하고 돌아가는 관광객들도 많다. 우도에서 모터사이클을 추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대여업을 하는 주민들의 생계와도 연결돼 있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 다행히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600대의 차량만 우도 반입을 허용하는 차량총량제를 실시 중이다. ●집담·산담·밭담 등 제주만의 풍경 간직한 돌담 우도는 집담, 산담, 밭담 등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돌 문화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집 울타리 역할을 하는 집담은 집의 경계를 나타내고 소나 말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산담은 무덤가 울타리 돌담이다. 밭 울타리인 밭담의 경우 산에는 짐승들이, 들에는 소나 말, 가축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경계하며 수시로 부는 바람과 태풍 등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것이다. 누군가 쌓아 올린 우도의 돌담은 오랜 시간의 흔적이자 노동 축적의 산물이다. 무너진 돌담은 세대를 이어 쌓고 또 쌓았다. 우도의 해안 돌담은 13㎞나 된다. 북쪽 지역의 돌담 높이는 무려 3m가 넘는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우도는 바람을 막기 위해 돌담을 더 높이 쌓았다.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면 그 씨앗이 바람에 날리지 않게 높은 돌담을 쌓아야만 했다. 돌과 돌 사이에는 구멍으로 바람 길을 냈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고 오랜 세월을 이겨낸 견고한 제주 돌담의 비결이다. 돌담은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이어 지난해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자연스러운 울림·선율이 흐르는 고래콧구멍동굴 고래콧구멍동굴(경안동굴)은 우도 검멀레해안에 있는 해식동굴이다. 넓은 실내 공간과 동굴의 자연 울림으로 1997년 동굴음악회를 시작한 이래 해마다 음악회가 열린다. 1992년 ‘동굴소리연구회’가 제주의 여러 동굴을 직접 답사한 후 최적의 동굴음악회 장소로 낙점했다. 동굴이 지닌 공명 등 자연 음향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음악회에는 전국에서 팬들이 찾아온다. 동굴소리연구회는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 고래굴에서 ‘한국 가곡의 대향연’이라는 주제로 ‘2015 우도 동굴음악회’를 연다. ‘자연스러운 소리 감각이란 자연스러운 울림 공간에서 더 효과적으로 체득된다’는 게 동굴음악회가 주는 매력이다. 동굴 공간 울림의 뛰어남을 알리고 동굴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동굴음악회는 우도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이다. 검멀레해변은 이름처럼 검은 모래로 이뤄졌다. 응회암이 부서져 만들어진 덕에 독특한 빛깔을 낸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는 우도봉은 해안 절벽의 높이가 20m나 된다. 인근 남서쪽의 돌칸이해변은 둥글고 큰 먹돌이 지천이다. ‘돌칸이’는 소의 여물통이라는 뜻이다. >>먹거리 ●껍질째 먹어야 맛있는 우도 땅콩 우도는 바람, 토지, 기후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땅콩 재배 최적지다. 타 지역에 비해 땅콩이 작고 껍질은 얇고 부드럽다. 우도 땅콩은 껍질째 먹어야 더 맛있다. 우도 땅콩은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 니아신, 엽산 등 비타민 공급원을 다량 함유해 치매 예방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타 지역 땅콩은 조단백질과 조지방 위주로 구성됐지만 우도 땅콩은 조단백질, 조지방 외에도 탄수화물까지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우도 땅콩으로 만든 땅콩아이스크림은 우도에서만 맛볼 수 있다. 땅콩밥, 땅콩국수 등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해마다 10월이면 세계 땅콩요리 페스티벌, 땅콩아이스크림 만들기, 땅콩 수확 체험 등 우도 땅콩 축제가 열린다. 최근에는 ‘치맥’(치킨과 맥주) 대신 ‘땅맥’도 우도에서 인기다. 고소한 우도 땅콩과 맥주 한잔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바다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우도 소라 우도 소라는 크기부터 다르다. 제주에서 가장 큰 소라가 우도 바다에서 잡힌다. 수심이 깊은 데다 물살도 세 우도 바다에서는 큰 소라가 자란다. 해녀들이 갓 잡아 올리는 우도 소라는 다소 비리지만 바다 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소라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소라회로도 먹고 소라구이로도 먹는다. 소라구이를 할 때는 소라를 석쇠 위에 올려 놓은 후 물을 조금 부어 끓기 시작하면 부어낸 뒤 소주를 넣고 다시 굽는다. 어느 정도 끓으면 소주잔에다 비우고 또 소주를 부어 끓인다. 이렇게 2, 3회 한 후에 소주는 소주대로 알맹이는 알맹이대로 꺼내 먹는다. 생소라에는 경단백질인 콜라겐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비타민, 미네랄도 풍부하다. 우도에는 소라구이집이 수두룩하다. 연간 2000여t을 생산해 일부는 일본으로 수출한다. 해마다 10월이면 추억의 소라목걸이 만들기, 맨손으로 소라 잡기, 소라구이 시식회 등 소라 축제가 열린다. 글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16] 수능 삼천배 철야기도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16] 수능 삼천배 철야기도

     대학입시 철을 앞두고 종교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전국의 이름 난 사찰이며 교회, 성당들이 수험생과 학부모 모실 채비를 하느라 부산하다. 해마다 이 때 쯤이면 어김없이 목도할 수 있는 연례 행사.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자 연례의 ‘당연한’(?) 풍속도 쯤으로 다가온다.  서울 강남의 고찰 봉은사는 올해 가장 먼저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정진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다음달 13일 있을 수능시험을 앞두고 25일 대웅전, 법왕루, 임시법당 등에서 3000배 철야정진 기도를 진행한다고 한다. 도심 속 천년 고찰 봉은사가 또 한 차례 야단법석을 이룰 전망이다. 봉은사에 이어 대구 팔공산의 갓바위며 이른바 ‘기도 발’ 잘 받는다는 영험한 종교 명소들에서도 비슷한 기원의 종교 행사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개신교의 예배당이나 천주교의 성당에서도 설교, 미사 때마다 ‘수능 시험 잘보게 해달라’는 기도며 강론의 말씀들은 이미 넘쳐난다.  시험 당일 외국어 듣기평가 시간이면 비행기 이착륙도 멈추는 나라, 새벽부터 수험장 앞에서 수험생을 격려하는 후배·동문들의 응원전이 전쟁터 못지않은 나라, 시험 시간에 늦은 수험생을 경찰이 차량이며 오토바이로 부랴부랴 수송하는 나라…. 경쟁의 열기가 뜨거운 입시 당일의 수험장에 들어가보면 ‘왜 입시 제도가 이 모양인 지’,‘꼭 이래야만 하는 지’ 같은 의심과 불평은 묻히기 일쑤이다.  그 살풍경의 뒷 전엔 늘상 ‘우리 아들 딸, 실수없이 시험 잘 보라’는 염원과 바람의 신심이 넘쳐난다. 그래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내내 수험장 문 밖에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학부모며 가족들의 행렬이 아주 익숙하게 펼쳐진다. 그 뿐인가, 시험 시간에 맞춘 정숙한 기도와 간절한 신심의 몸짓들은 사찰과 교회, 성당에서도 하루종일 이어진다.  ‘학업 원만성취’‘부처님 가피’‘하느님의 보우하사’같은 입시 철 단골 축원이며 설교, 강론엔 ‘지나치다’는 여론이 쏠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지나치다’는 기도와 축원의 열기며 행렬이야 어찌 학부모들 만의 탓일까. ‘기복 신앙’의 절실한 단면이라지만 신앙이 있고 없고를 떠나 너도 나도 그 행렬에 동참하게 되는 것을. 그리고 3000배 같은 힘겹고 피곤한 몸짓들도 ‘자식 잘되라’는 생각 앞에선 터럭처럼 하찮기만 한 것을?.  기복 신앙이면 어떨까. 어차피 종교는 모든 이들에게 있어서 나의 행복과 남의 평안을 함께 비는 기원의 문화 영역이다. 위로는 깨달음(菩提)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들의 바른 삶을 추구하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높은 경지라면 더 좋겠지만, 일반의 신행에선 ‘나의 절박함’이 우선 아닌가. 기복의 신행을 탓 하기 앞서 세상의 모순된 허물이 더 큰 ‘눈엣 가시’가 아닐까.  올해 봉은사 ‘3000배 철야정진’엔 또 얼마나 많은 신심이 모일까. 밤을 새워 몸을 굽히고 펴는 용맹의 정진 마디마디에엔 얼마나 많은 간절함이 담길까. 철야정진을 알리는 봉은사 안내문의 문구가 눈에 쏙 든다. ‘삶을 돌이켜 참회하고 청정한 삶을 살아갈 계기’ 그 청정한 문구 대로 내 절박함이 남의 안녕과 평화로 곧장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그 절박한 기도에 얄팍한 ‘종교 상술’들만 얹히지 않는다면….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평화·인권·인류 발전의 보루… “유엔, 이제 여성에게 맡겨라”

    평화·인권·인류 발전의 보루… “유엔, 이제 여성에게 맡겨라”

    “우리에게 지난 70년 동안 8명의 남성 유엔 사무총장이 있었다. 우리의 9번째는 여성이어야 한다.” 내년 말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여성을 뽑아야 한다는 캠페인이 왕성하게 벌어지고 있다.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은 유엔을 주무르는 ‘세계 대통령’이자 ‘외교 대통령’인 사무총장의 역할을 이제는 여성이 맡을 때가 됐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여성·인권·시민단체를 비롯해 유엔 회원국과 관계자, 학계, 언론 등에서 이 같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최초의 여성 유엔 사무총장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장 먼저 캠페인에 나선 곳은 전 세계 여성 인사 20여명이 조직한 웹사이트 ‘여성 유엔 사무총장을 뽑기 위한 캠페인’(www.womansg.org)이다. 유엔 관련 조직에서 일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이 지난 2월 의기투합해 사이트를 개설,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은 “그동안 8명의 남성 유엔 사무총장이 있었지만 세계 인구의 절반을 대표하는 여성은 한 명도 없었다”며 “우리는 여러 차례 진지한 논의를 통해 여성이 유엔을 이끌 시간이 왔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를 위한 행동 계획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올해는 유엔 70주년으로, 진화하는 전 세계 도전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70주년을 시작할 때”라며 “유엔 리더십이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새로운 70년을 위해서는 유엔을 일하게 만들 수 있는 장점과 능력, 용기를 갖춘 여성이 리더십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헌장 서문과 1조는 인권과 남녀평등을 강조하고 있고 이제 이를 존중해야 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캠페인은 유엔에서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이 선출되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가능한 여성 후보들을 명시함으로써 선출 과정을 지지함과 동시에 자격이 되는 모든 여성 후보들을 지지하고, 남성 위주로 돼 있는 선출 과정의 투명성을 감시하고, 각 나라 정부·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후보 선정·선출에 관여하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미국 언론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표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먼저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NYT는 지난 8월 22일 ‘여성이 유엔을 이끄는 것에 대한 독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유엔은 8명의 사무총장이 있었고 모두 남성인데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이 장악한 밀실 거래를 통해 선출됐다”며 “이를 바꿀 시간이다. 유엔 수장의 임명은 더 투명해야 한다. 특히 전 세계의 가장 긴급한 문제들을 외교와 합의로 풀어야 하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여성을 임명한다면 강력하게 상징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무총장 선출은 유엔 헌장에 ‘안보리 추천을 받아 총회가 결정한다’고 규정돼, 그동안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밀실 협상을 통해 후보를 추천한 뒤 총회에서 투표로 선출해 왔다. 상임이사국들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해 여성 후보가 어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 회원국들이 목소리를 내 차기 사무총장 선출에는 회원국들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빌 리처드슨 전 유엔 미대사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여성이어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반 총장 후임이 여성이어야 하는 이유 3가지를 밝혔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첫째 여성 사무총장 선출은 전 세계 성차별 문제를 부각시켜 해결할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며 둘째 여성을 위한 강한 대표성은 평화를 위한 긍정적 힘으로 작용해 국제 안보와 인류 개발이 증진될 것이며 셋째 여성 사무총장은 남성이 장악한 분야에서 여성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줘 세상의 절반(여성)을 위한 큰 영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엔이 지구의 최고 외교관 자리를 위해 성차별을 끝낼 때가 됐다”며 “내년 안보리 국가들이 만나 차기 사무총장을 선택할 때 서맨사 파워 유엔 미대사가 최고의 여성 후보에 투표하는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여성 사무총장 선출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콜롬비아의 여성 유엔대사가 주도해 지금까지 45개 회원국이 여성 사무총장 선출을 지지한다고 서명했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여성 사무총장을 선호하지 않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 세계의 가장 심각한 도전인 양성평등이 과연 유엔에서 실현될 수 있을 것인지, 이를 통해 유엔이 양성평등을 향상시키는 역할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불가리아 출신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선두 주자

    “유엔 사무총장을 할 만한 여성이 없다는 변명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훌륭한 후보들이 너무나 많다.” 세계 여성 인사 20여명이 조직한 웹사이트 ‘여성 유엔 사무총장을 뽑기 위한 캠페인’(www.womansg.org)은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될 수 있는 능력 있는 여성 30명을 선별해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캠페인 측은 “내년 말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뽑기 전까지 우리는 전 세계 모든 지역의 고위급 자리에서 활동해온 능력 있고 경험 많은 여성들을 알리기 위해 뛰어난 여성들의 프로필을 시리즈로 게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출신은 후보가 될 수 없게 돼 있지만 그들 국가 출신의 여성들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페인 측은 후보들의 경력과 자질, 언어능력, 자신감, 도덕성, 투명성, 다양성, 존재감 등 다양한 분야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운데는 대통령과 총리, 장관, 국제기구 수장, 유엔 사무차장급 출신 등이 다수 포함됐다. 연령대도 1938년생부터 1973년까지 다양하며, 미주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모든 대륙이 망라됐다. 이들 중 여성단체와 유엔 전문가, 언론 등이 주목하는 후보는 8명 정도로 추려진다. 그동안 배출된 남성 사무총장 8명과 같은 규모다. 뉴욕타임스는 캠페인 사이트를 인용, “다양한 여성 리더들 중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알리시아 바르세나 이바라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CEPAL) 사무총장,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빌 리처드슨 전 유엔 미대사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불가리아 출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다양한 요구 기준을 충촉해 선두주자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의 ‘지역별 교대’ 전통에 따라 반기문 사무총장을 배출한 아시아의 뒤를 이어 유럽, 특히 한 번도 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는 동유럽 출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가리아 정부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내세운 보코바 사무총장의 경력과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또 베스나 푸시치 크로아티아 외교장관도 크로아티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동유럽 출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유럽 출신이 유력 후보가 되지 못할 경우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전 총리,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등도 후보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시론] 중국경사론 불식시킨 박 대통령 방미/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시론] 중국경사론 불식시킨 박 대통령 방미/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취소되었던 방미를 마무리한 것인데, 상황이나 시기적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으로 인해 6월 당시 박 대통령의 방미 계획은 상대적으로 빛이 바랜 것이었다. 이에 비해 이번에 이루어진 한·미 정상회담은 한·중, 미·중 정상회담 이후 열려 우리 정부의 외교적 셈법을 다양하게 만들어 주었다. 또한 지난달 북한의 도발 위협 속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유도하여 주도적으로 남북 관계를 이루어 냈으며, 이 같은 배경하에서 한·미 정상회담 역시 우리의 이익에 기여하는 바가 많았다. 미·중 간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조급한 우리의 외교 패러다임이 이제는 주도적인 외교 패러다임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목적은 소위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는 데 있었다. 한·중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한·미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미국 내에 존재하고 있었다. 실제 한·미 동맹이 매우 굳건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데 초점이 있었다. 펜타곤 방문, 한·미 우호의 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 등은 정부 간 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의 방미에서 벗어나 미국 여론 주도층과의 소통을 통해 미국 내 잘못된 여론을 바로잡는 데 기여했다. 특히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 경사론을 단번에 불식시키는 주요한 역할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중 관계와 한·미 관계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였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자신이 대접한 식사를 하였다는 농담을 곁들이기도 했다.이번 정상회담에서 특이했던 점은 북한 문제에 초점을 둔 공동성명이 나온 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은 제재에 기반을 둔 전략적 인내로 유지되고 있다. 2012년 2·29 합의 파기 이후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선제조건의 문턱을 높였으며, 이후 김정은의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헌법에 명기함으로써 양국 간의 대화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에 다다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성명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으며,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 있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도발을 미연에 방지하여 남북관계 발전을 가능케 하는 도구로 작용했다. 즉, 한·미연합 억지태세를 강조하였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의 경우 유엔안보리 추가 제재가 따를 것을 언급했다. 또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언급도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한·미 양국은 대북 적대시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노력에는 밝은 미래가 제공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하였다.한·미 동맹 자체에도 큰 발전이 엿보였다. 첫 번째로, 한·미 양국의 다양한 이익 사안들에 관하여 정상 간 합의가 이뤄졌다. 미국은 한·미 동맹이 미국의 아·태 재균형정책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경우 한국은 이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 역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 한반도통일, 지역 3자협의체 활용 등을 언급했으며, 한·미 동맹과 동북아평화협력구상 간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두 번째로, 한·미 간 글로벌 협력 분야를 확대·심화한 점이 눈에 띈다. 한·미 양국은 사이버위협, 기후변화, 보건, 세계개발, 우주, 극단주의, 북극 등 글로벌 협력 의제를 다변화하고 확대했다.이번 정상회담 이후 외교적 숙제도 남아 있다. 외교적 패러다임을 균형에서 주도로 바꾼 한국은 이제 한반도 상황을 우리의 이익에 기반해 발전시켜야 한다. 그 하나는 남북 관계다. 중국 류윈산의 북한 방문으로 북한의 도발은 보류 상태에 있지만 이것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한·중·일 정상회담과 한·일 관계 회복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한·일 관계를 회복할 외교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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