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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갈수록 남북관계 하강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갈수록 남북관계 하강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남북관계의) 하강 국면에 취임했고 시간이 갈수록 하강이 심해지고 있다. 애는 쓰는데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도와달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질문 공세에 시달리다 내뱉은 일종의 고백이다. 솔직한 반면, 굳이 그런 표현까지 동원해야 했느냐는 심경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거의 난타를 당하다시피 했다. 김정은 정권이 생각보다 강건하게 제재 국면을 견뎌내고 있으며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며 비핵화 협상 의지를 의심받는데 우리 정부만 비핵화 의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며 낙관하는 것 아닌가, 금강산의 남쪽 시설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는데 우리는 원산, 갈마 지구 협력을 구걸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는 것 아닌가 등등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해상에서 16명을 살해한 북한 선원 둘을 너무 서둘러 북한에 되돌려 보낸 것 아닌가 지적하면서 우리 정부의 매뉴얼에 잘못된 것은 없는지 따지는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최근 미국을 다녀왔는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면담을 신청했다가 퇴짜 맞은 것 아닌가, 워싱턴 교민 간담회 도중 탈북자들에게 항의를 받은 일 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를 마친 뒤 일부 탈북자들이 피켓 등을 들고 몰려와 정부의 탈북자 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도 연출됐다. 김 장관의 표정을 1시간 40분 내내 살폈는데 곤혹스러움과 그래도 의연하게 헤쳐나가야 한다는 결기 같은 게 매순간 교차했다. 그는 북한이 금강산 내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관광 중단 이후 “(이 시설물들이) 관리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며 사업자들도 “초보적인 형태의 정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거론한 컨테이너 숙소는 온정리에 있는 구룡마을과 고성항 주변 금강빌리지를 의미한다. 김 장관은 “금강산관광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남북 간 입장 차가 있다”며 “북한은 일관되게 철거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에 대해) 우리는 정비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정도”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원산·갈마 공동개발 의사를 북한에 전달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원산-갈마 투자 문제는 전망, 조건, 환경이 마련돼야 논의가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가 (북한에) 제안한 것은 구체적인 것이 아니다. 대략 여러 가지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해 관광특구 공동개발은 9·19 정상회담 합의사항 중 하나”라며 “금강산-설악산 권역을 연계해 발전시켜나가자는 것은 남북관계에서 오래된 공통의 목표로 통일부도 강원도와 긴밀하게 협의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북한이 최근 남측시설 철거 시한을 지난주 초로 못 박은 통지문을 보내온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 입장이 완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부분을 포함해 계속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구체적인 접촉 경로를 밝힐 수 있는지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간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설명했다. 김 장관은 “올림픽 휴전은 올림픽 주최국에서 휴전결의안을 유엔총회에 제출하고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게 관례”라며 “아마도 지금 올림픽 결의안의 내용을 협의하고 있고 이달 중순 유엔총회에서 관례대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앞서 기조연설을 통해 “금강산 외에도 아직 남아있는 남북 협력의 공간들을 적극 발굴하고 넓혀 나가겠다”며 “북한이 호응만 해온다면 당장 실천 가능하면서도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협력 분야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의 독자적 역할을 찾고, 확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미관계의 돌이킬 수 없는 전환을 위해서도 남북관계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거론한 ‘남북협력의 공간’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의 제약을 받는 대규모 경제협력보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이나 개성 만월대 발굴, 국제 스포츠대회 공동 참여 등과 대북 인도적 지원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북 저자세’ 비판을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우리도 북한과 똑같이 대응해야 한다, 북한이 무엇을 해야만 우리도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식의 엄격한 상호주의를 외치는 목소리도 있다”며 “그러나 이런 접근은 현상을 유지하거나 악화시킬 수는 있어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좁은 눈이 아니라 넓은 눈으로 지금의 상황만이 아닌 역사의 연장선 위에서 남북관계를 바라보면 해답이 있다”며 “남북관계의 역사를 돌아보면 언제나 부침이 있었다.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면서도 점진적 발전으로 나아간 경험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과 기자도 국민과 정부를 연결해야 하는 책무 때문에라도 쓴소리, 좁은 시각을 전달할 수도 있고, 그런 역할이 강조될 때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이란 목표에 부합하는 목소리를 낼 필요도 있다고 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런던 브리지 흉기 테러에 스러진 케임브리지 박사과정 잭 메릿

    런던 브리지 흉기 테러에 스러진 케임브리지 박사과정 잭 메릿

    늠름한 미소를 짓는 스물다섯 이 청년이 흉기 테러에 스러졌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잭 메릿이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테러 단체에 연루돼 6년을 복역하다 1년 가석방된 우스만 칸(28)이 런던 브리지 위에서 휘두른 흉기에 희생된 두 명 가운데 한 명이라고 BBC가 전했다. 메릿은 다리 북단의 케임브리지 대학 구내 피시몽거스 홀에서 전과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 ‘러닝 투게더’에 졸업생 신분으로 참가했다가 이 프로그램에 수감 때부터 사례 발표자로 참가해 온 칸에게 변을 당했다. 잭의 부친 데이비드는 아들에 대해 트위터에 “늘 약자의 편에 서는 아름다운 영혼”을 지녔다며 “잭은 함께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얘기만 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했다”고 소개했다. 2016년 맨체스터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딴 잭은 케임브리지 박사 과정에 진학해 지난 3월 BBC 라디오4의 팟캐스트 방송 ‘로 인 액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소자들이 수감 중에 법학을 공부하는 일의 장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다른 한 명의 희생자는 여성이지만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세 부상자 신원도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1시 58분쯤 ‘러닝 투게더’ 프로그램을 마친 뒤 피시몽거스 홀에서부터 칸의 흉기 난동이 시작됐으며 드잡이가 런던 브리지에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칸은 런던 브리지 북단에서 10여명의 행인들에게 제압 당해 길바닥에 쓰러진 뒤 신고를 받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에게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그는 2012년 런던증권거래소 폭파 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16년형을 선고받고 화이트무어 교도소에서 지내다 지난해 12월 전자발찌를 차고 행적을 모니터링하는 조건으로 가석방됐는데 이런 참담한 짓을 저질러 영국에서는 이런 참담한 비극이 발생한 데 정치적 책임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칸은 수감 중에도 노트북 컴퓨터를 지급받아 사용하는 등 교도 행정에서도 상당한 편의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닝 투게더’ 프로그램의 모금 파티에 연사로도 참여하기도 했다. 겉으로는 사회에 나가더라도 잘 적응할 수 있게 교화된 것처럼 굴었는데 진짜 속내는 그렇지 않았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칸처럼 테러 관련 범죄로 수감됐다가 풀려난 이들이 사회복귀를 돕는 갱생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여전히 과격성을 띠는 것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칸의 손에서 흉기를 빼앗아 들어 BBC와 많은 신문들이 용감한 시민으로 보도한 정장에 넥타이 차림의 남성은 영국교통경찰국(BTP)의 사복 경찰관으로 밝혀졌다. BBC는 프라이버시나 보복 공격을 우려해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반면 2003년 21세 지적장애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2004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스탠퍼드 힐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제임스 포드(42)도 칸을 제압하는 데 가담했다. 과거 포드가 수감됐던 그렌던 교도소와 함께 일했던 버밍엄 시티 대학의 범죄학자 데이비드 윌슨 교수는 언론 사진을 보고 그를 알아봤다며 재소자가 어떤 교육을 받는지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일간 가디언에 밝혔다. 여행 가이드 토머스 그레이(24)는 차에서 내려 칸을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다. 어렸을 때부터 럭비를 배웠다는 그레이는 ‘한 선수는 팀 전체를 위해, 팀 전체는 한 선수를 위해 싸운다’는 럭비 정신을 언급하며 “런던 시민이라면 누구나 했을 일을 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피시몽거스 홀에 소장된 길이 150㎝의 외뿔고래의 엄니를 집어들고 용의자를 쫓아갔던 남성이 폴란드 이민자로 알려지자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영국 사회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사례”라며 감사를 표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성명을 통해 “목숨을 걸고 타인을 도운 용감한 시민들에 끝없는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보리스 존슨 총리는 과격 성향의 수감자들이 형기의 절반만 채우고도 가석방되는 일이 가능하지 않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답해야 할 의문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잭의 부친 데이비드는 트위터에 나중에 삭제된 글을 통해 “우리 아들, 잭이라면, 자신의 죽음을 잔인한 형벌을 내리는 데나 불필요하게 사람들을 가두는 일에 핑곗거리로 쓰이길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여러 정당들은 오는 12일 예정된 총선에 앞서 계획했던 30일 유세 일부 일정을 취소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런던 브리지 테러범의 흉기 빼앗은 ‘영웅’, 용의자는 테러 전과자

    런던 브리지 테러범의 흉기 빼앗은 ‘영웅’, 용의자는 테러 전과자

    정장에 넥타이를 맨 이 남성이 29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런던 브리지에서 발생한 흉기 테러 사건의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았다.  용의자 우스만 칸(28)이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 칸은 일단 근처에 있던 10여명의 시민들에게 제압당한 뒤 달려온 경찰관들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그는 테러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 일년 전 석방돼 전자발찌를 찬 채 당국의 모니터링 감시를 받고 있었다.  런던 브리지 북단에서 벌어진 일이었으며 근처 케임브리지 대학 구내 피시몽저스 홀에서는 범죄자들의 재활 프로그램에 대한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었는데 칸은 대학생들과 수감 전력자들이 참여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경찰은 시민들의 신고 전화를 받은 지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며 가짜 폭탄조끼를 걸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와 대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12시간이 지나도록 희생된 두 명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부상자 셋 가운데 한 명은 위독하지는 않지만 심각한 부상을 당했고 둘은 경미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닐 바수 런던 경찰청 대테러대책본부장은 “남성 용의자가 무장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바수 본부장은 용의자가 몸에 폭탄장치를 둘렀으나 가짜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런던 브리지는 지난 2017년 6월에도 테러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당시 테러범 3명은 런던 브리지에서 승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 사람들을 쓰러뜨린 뒤 인근 마켓에서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죽고 20여명이 다쳤다. 테러범 셋은 무장경찰에 모두 사살됐다.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했다.  같은 해 3월에는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 돌진 테러 사고가 발생했고, 5월에는 공연장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콘서트 도중 폭발 테러로 19명이 사망했다.  목격자들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10명 가까운 사람들이 테러 용의자로 보이는 한 남성과 드잡이를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시민들은 이 용의자를 꼼짝 못하게 하려고 시도했지만, 용의자가 거칠게 저항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 경찰관이 도로를 가로질러 시민들과 테러 용의자가 드잡이를 벌이는 곳으로 다가왔다.  정장에 넥타이를 맨 남성은 용의자의 손에서 빼앗은 것으로 보이는 큰 흉기를 들고 뒤로 물러섰다. 세 명의 무장경찰이 시민들을 용의자로부터 떼어놓으려고 시도했다. 한 명의 시민이 여전히 용의자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져 있자 경찰관이 시민의 옷을 잡아당겨 용의자와 떨어뜨렸다.  그 뒤 세 경찰관은 용의자를 향해 총을 겨눠 두 발을 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명이 다쳤지만, 경찰 도착 전 시민들이 테러 용의자를 붙잡아두는 바람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시민들이 “대단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신속하게 대응에 나선 경찰과 긴급구조대에 감사를 표시하는 한편 “다른 이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물리적인 개입에 나섰던 용감한 대중의 대단한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들이 최고인 이 나라를 대표한다”고 말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 역시 “말 그대로 위험에 달려든 일반 대중의 깜짝 놀랄만한 영웅적 행위였다”고 칭찬한 뒤 “우리는 단결한 채 테러의 위협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다. 우리를 공격하고 분열하려는 이들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런던 브리지 테러는 영국 정부가 최근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을 한 단계 낮춘 가운데 발생했다. 프리피 파텔 내무장관은 이달 초 테러 위협 경보 수준을 ‘심각’(severe)에서 ‘상당’(substantial)으로 한 단계 낮췄다. 2014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영국은 2017년 9월부터 ‘심각’ 수준을 유지해왔다. 칸 시장은 상향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런던 브리지 흉기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몇 시간 안돼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객들로 북적이는 네덜란드 헤이그 쇼핑가에서도 흉기 사건이 발생, 적어도 셋이 흉기에 찔렸다고 BBC가 전했다. 부상 정도나 범행 동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45~50세 남성을 용의자로 보고 검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英존슨, 조기 총선서 대처 이후 최대 압승 거둘 것”

    다음달 12일 실시되는 영국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1987년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최대의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현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출마자들에게서 브렉시트 찬성 각서를 받은 보수당이 과반을 확보하면 예정대로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인 유고브가 일간 더타임스 의뢰로 조사한 선거 결과 전망에 따르면 ‘만약 오늘 선거를 치를 경우’ 보수당이 전체 650석 가운데 과반(326)을 훌쩍 넘긴 359석(43%)을 확보할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당이 노동당으로부터 44석을 빼앗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년 전인 2017년 총선의 317석이나, 1987년 대처 전 총리 이후 최대의 압승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지난 6일 의회 해산 당시 보수당 의석은 탈당 등으로 298석에 머물렀다. 존슨 총리가 이기면 브렉시트를 완성하고,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나서라는 의미라고 가디언이 분석했다. 이런 전망은 유고브가 7일간 인터뷰 10만 319회를 통해 연령과 성별, 교육, 과거 투표 성향 등을 파악한 후 이를 전국 632개 선거구의 특성 등에 대입해 도출한 결과다. 유고브는 2017년 총선에서 대다수 여론조사 기관과는 달리 보수당의 과반 실패를 정확히 예측했다. 반면 브렉시트에 대해 제2의 국민투표를 주장한 제러미 코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은 1983년 마이클 풋 전 대표 이후 전후 두 번째 최악의 패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동당은 262석에서 211석으로 줄 것으로 전망됐다. 유고브는 “2017년 노동당이 이겼던 선거구에서 보수당으로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면서도 보수당의 전국 지지도가 노동당보다 11% 포인트 앞서지만 격차가 7% 포인트 이내로 줄면 과반 확보가 힘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북한 발사체 공지 시간, 한국과 일본 1분 차이 났다··· 발사 시간도

    북한 발사체 공지 시간, 한국과 일본 1분 차이 났다··· 발사 시간도

    韓합참 “발사 시간 오후 4시 59분… 문자 공지 오후 5시4분”日방위상 “발사시간 오후 4시58분… 문자 공지 오후 5시3분” 한국 “초대형 방사포 추정”··· 일본 “탄도미사일 2발“방사포 최고 속도 마하 6.5… 1분이면 100km 이상 비행지소미아 연장 근거 정보제공?… “日요청 없어 안 했다”북한이 28일 동해상으로 날린 발사체 2발과 관련해 일본이 한국보다 1분 먼저 공지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한국 합동참모본부의 ‘문자 공지’보다 1분 빠른 오후 5시 3분쯤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항행 경보를 발령하며, 주변 해상을 지나는 선박들에 주의를 당부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공지 1분 차이는 발사 시간에서 차이가 났다. 한국은 이날 오후 4시 59분, 일본은 4시 58분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8월 북한이 쏜 방사포의 최고 속도가 마하 6.5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1분의 시간이면 100km 날아간다. 발사체와 관련해 한국은 방사포로 추정한 반면 일본은 탄도미사일로 규정해 시각 차를 드러냈다. 합참은 “북한이 오늘 오후 4시 59분쯤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97㎞로 탐지했다”며 “추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반면 고노 다로 방위상은 이날 오후 4시58분쯤 북한 ‘탄도미사일’ 2발이 고도 100㎞, 380㎞를 비행했다고 설명하면서 일본 선박과 항공기의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기자단에 밝혔다.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2일 조건부 연장된 지소미아에 근거한 한일 간 관련 군사정보 공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아직 일본 측에서 정보제공 요청이 없었다”며 “일본에서 요청이 오면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연합뉴스가 덧붙였다.한편 북한의 이날 발사는 지난달 31일 평안남도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2발 발사한 지 28일 만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블루칼라의 시인’ 거장 켄 로치 감독 영화 셋, 감동 셋!

    ‘블루칼라의 시인’ 거장 켄 로치 감독 영화 셋, 감동 셋!

    노동자의 삶을 아름다운 영상과 단단한 이야기로 풀어내 ‘블루칼라의 시인’으로 불리는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영화 3편이 관객을 맞는다.메가박스 영화 큐레이션 브랜드인 ‘필름 소사이어티’는 다음달 12~18일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켄 로치 감독 특별전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그의 작품 가운데 엄선한 ‘미안해요, 리키’, ‘나, 다니엘 블레이크’,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상영한다. 다음달 19일 정식 개봉하는 ‘미안해요, 리키’는 택배 회사에 취직한 가장 리키가 예상 밖 난관을 마주하며 가족의 행복을 되찾고자 노력하는 이야기다. 일상 속 행복과 삶의 애환을 함께 녹여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이콘 부문에 초대돼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회 매진되기도 했다.69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는 심장병이 악화해 일할 수 없게 된 목수 다니엘이 실업급여를 받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두 아이와 함께 런던에서 이주한 싱글맘 ‘케이티’를 만나 서로 의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계적인 관료제와 냉정한 신자유주의를 맞닥뜨리며 ‘진정한 복지 사회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은 아일랜드 독립을 놓고 격렬하게 대립한 의사 ‘데이미언’과 그의 형 ‘테디’의 이야기다. 형제는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뛰어들지만, 아일랜드 평화조약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을 겪는다. 59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로치 감독은 7번이나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른 끝에 이 작품으로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코빈 ‘반유대주의 논란’, 英 노동당 총선 악재로

    코너 몰린 코빈, 존슨 무역협정 문서 폭로 “정부, 美에 공공 보건서비스 팔려고 내놔” 영국 노동당이 다음달 12일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반(反)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내 유대교 최고지도자의 전례 없는 비판에 제러미 코빈 대표는 “노동당 내에 반유대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지만 인종차별이라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총선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의 62개 유대교회당을 이끄는 에프라임 미르비스 랍비장은 일간 더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영국에 사는 유대인들이 노동당의 집권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당이 반유대주의를 없애고자 최선을 다한다는 주장은 허황된 소설”이라면서 “노동당은 수뇌부에서부터 (반유대주의라는) 새로운 독이 뿌리내린 곳”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반유대주의에 대한 코빈 대표의 대응은 만인에 대한 존중과 존엄이라는 영국의 가치와 모순된다”며 코빈이 차기 총리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임을 강조했다. 노동당이 반유대주의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코빈 대표 체제가 출범한 2015년 9월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코빈 대표가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조직인 헤즈볼라 찬성 집회에 참석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친구’라고 부르는 등 친팔레스타인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2017년엔 13명의 하원의원이 당을 나가면서 반유대주의 대응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코빈 대표는 그러나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당을 둘러싼 반유대주의 의혹을 부인하며 유대인 공동체에 사과하겠느냐는 진행자의 요청을 네 번이나 거절했다. 그는 “노동당의 대응이 허황됐다는 미르비스 랍비장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면서 자신이 취임한 후 “반유대주의에 대한 강력하고 진보된 대응 절차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떤 형태의 반유대주의도 현재 영국과 노동당 정부하에서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사태는 코빈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비판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유대교 공동체에서는 “노동당의 부진한 대응을 비판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소수자의 인권을 돌보지 않는 보수당이 안전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날 영국 무슬림 평의회는 보수당이 그동안 ‘이슬람 포비아’(이슬람 혐오)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며 비판했다. 코빈 대표는 27일 영국 정부가 미국과 무역협정 협상에서 공공의료 서비스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거래 대상에 올려놓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코빈 대표는 영국과 미국 정부가 무역 및 투자 워킹그룹에서 논의한 내용을 담은 451쪽 분량의 문서를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존슨이 NHS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뒤 팔려고 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총선은 이제 NHS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됐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우주를 보다] 외계서 온 두번째 손님 ‘보리소프’ 최고화질 이미지 공개

    [우주를 보다] 외계서 온 두번째 손님 ‘보리소프’ 최고화질 이미지 공개

    태양계 너머 ‘외계에서 온 두번째 손님’의 가장 선명한 모습을 담은 이미지가 공개됐다. 최근 미국 예일대학 연구팀은 하와이에 있는 W.M.켓천문대(W.M.Keck Observatory) 장비를 통해 촬영된 ‘2I/보리소프‘(2I/Borisov·이하 보리소프)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촬영된 보리소프는 일반적인 혜성들처럼 중심에 고체 핵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긴 꼬리가 우주 공간을 수놓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보리소프의 인상적인 꼬리는 무려 16만㎞나 뻗어있으며 이는 지구 지름에 10배를 훌쩍 넘는다. 예일대학 천문학자 그레고리 러플린은 "보리소프는 다른 행성계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라면서 "지구와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가스와 먼지를 방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보리소프는 다음달 8일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는 근일점에 도달한다. 태양~지구 거리의 거의 두 배인 3억㎞까지 태양에 접근한 뒤 태양계 밖으로 나가며 지구에는 다음달 30일 쯤 약 2억 7360만㎞까지 접근한다.외계에서 온 두번째 손님으로 기록된 보르소프는 지난 8월 30일 우크라이나에 있는 크림 천체물리관측소에서 처음 관측됐다. 당시 아마추어 천문학자 겐나디 보리소프는 직경 0.65m의 망원경으로 태양에서 약 4억8280만㎞ 떨어진 게자리에서 흐릿한 빛을 띠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이 천체를 처음 발견했다. 그로부터 1주일 후 태양계 내 소형 천체를 추적하고 인증하는 IAU 소행성센터(MPC)는 지름이 2~16㎞인 이 천체가 인터스텔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초기 관측결과를 발표하면서 외계에서 온 두번째 손님으로 기록됐다.MPC 측이 2I/보리소프를 성간 천체로 보는 이유는 태양의 중력을 탈출하는데 필요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중심체를 탈출하는 이른바 ‘쌍곡선 궤도‘(hyperbolic orbit)를 갖고있기 때문이다. 태양계 내 타원 궤도의 천체나 혜성은 원(圓) 운동에서 벗어나는 정도를 나타내는 이심률(eccentricity)이 0~1 사이에 있으나 보리소프는 3.2에 달한다. 이후 국제천문학연합(IAU)은 공식적으로 이 천체를 ‘2I/보리소프‘(2I/Borisov)로 명명했다. 이름에 붙은 ‘2I’의 의미는 두번째 인터스텔라라는 뜻이며 첫 발견자의 성(姓)을 조합해 만들어졌다. 이에앞서 지난 2017년 10월 외계에서 온 첫번째 손님이 태양계로 날아들었다. 마치 시가처럼 길쭉하게 생긴 특이한 외형을 가진 이 천체의 이름은 ‘오무아무아‘(Oumuamua)로 공식 명칭은 ‘1I/2017 U1’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떠오르는 ‘생선 간편식’ 소비자 입맛 사로잡을까

    떠오르는 ‘생선 간편식’ 소비자 입맛 사로잡을까

    특유 비린내 완벽하게 잡는 것이 과제 업계, 도전 계속… 프리미엄 상품 박차“반조리 생선 구이·조림도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1인 가구, 맞벌이 가정 증가로 각종 요리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기게 한 가정간편식(HMR)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바로 요리에 투입할 수 있게 손질해 냉동한 새우, 조갯살, 오징어 등의 인기도 높아져 이런 제품을 포함한 국내 수산물 HMR 시장 규모가 지난해 339억원으로 2016년 대비 약 54% 성장했습니다. 최근 업계는 수산물 간편식 중에서도 생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등어, 삼치 등 생선 요리 간편식 종류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선 간편식에 직접 도전해 본 업계 관계자들은 생선 구이·조림이 HMR 시장에서 과제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왜 그럴까요. 생선 통조림 등을 선도해 온 동원과 사조가 몇 년 전 시작했던 생선 간편식 시장에 CJ제일제당이 지난 8월 진출했습니다.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워 고등어, 삼치, 가자미 등 3종의 HMR을 선보였습니다. 한국인이 자주 먹는 생선을 구이와 조림 형태로 선보였으나 소비자 반응은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칩니다. 업계에선 “기대만큼 팔리지 않아 일부 유통 채널에선 물량의 절반까지 반품 처리했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전하더군요. ‘국민 생선’ HMR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크게 두 가지가 꼽혔습니다. 먼저 ‘맛’입니다. 비비고는 신선함을 강조하며 생선 간편식을 유통기한 30일의 냉장 방식으로 유통했습니다. 하지만 생선 특유의 이취(비린내)를 완전히 잡지는 못했다는 평입니다. 생선 종류 선정에서도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평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리굴비 등 평소에 쉽게 접하지 못하는 프리미엄 생선이었다면 조금 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네요. CJ제일제당을 시작으로 종합 식품기업들의 생선 HMR 도전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생선 간편식을 준비하는 한 업체가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냉동 유통, 프리미엄 생선을 활용한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생선을 굽거나 조리지 않고, 데워 먹는 시대를 열 획기적인 제품이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브렉시트 완수 vs 변화의 시간

    브렉시트 완수 vs 변화의 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텔퍼드에서 다음달 12일 열리는 총선거를 앞두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완수하고 영국의 잠재력을 해방하자’는 제목의 보수당 매니페스토(선거 정책공약)를 발표하고 있다(위 사진). 이날 서럭에서 노동운동가들을 만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역시 ‘진정한 변화를 위한 시간’이라는 제목의 공약집을 들어 보이고 있다(아래). 노동당은 이날 임대차 보호를 위한 정책 등 민생 공약을 발표했다. 텔퍼드·서럭 신화·로이터 연합뉴스
  • 브렉시트 완수… 변화의 시간

    브렉시트 완수… 변화의 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텔퍼드에서 다음달 12일 열리는 총선거를 앞두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완수하고 영국의 잠재력을 해방하자’는 제목의 보수당 매니페스토(선거 정책공약)를 발표하고 있다(위 사진). 이날 서럭에서 노동운동가들을 만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역시 ‘진정한 변화를 위한 시간’이라는 제목의 공약집을 들어 보이고 있다(아래). 텔퍼드·서럭 EPA·로이터 연합뉴스
  • 브렉시트 국론 양분됐는데… 英 제1야당은 이제서야 “중립”

    자유민주당 대표 “방관자 아닌 리더 필요” ‘브렉시트 완수’ 사활건 존슨, 강경파 포섭 보수당 지지율 47%… 노동당에 19%P 앞서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다음달 12일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제2국민투표에서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간 모호한 태도로 외부의 공격을 받자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지만, 브렉시트 사태에서 존재감을 보여 주지 못했던 제1야당 대표의 수세적 리더십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코빈 대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BBC의 토론 프로그램인 ‘퀘스천타임’에 출연해 “내가 총리라면 (국민투표에서) 중립을 지키겠다”면서 “(중립을 지키지 않으면) 또다시 영국 전체를 브렉시트 찬반으로 분열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투표 결과를 따르겠다는 종전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공식적인 의견 표명은 처음이다. 노동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면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안을 ‘EU 잔류’ 항목과 함께 국민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코빈은 개인적으로 유럽회의론자지만 유권자는 물론 노동당 내부조차 브렉시트 찬반으로 나뉘어 있어 어느 한쪽을 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동당 중진 이상의 고참들은 EU 잔류를 적극 지지하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은 2016년 국민투표에서 EU 탈퇴가 과반을 달성했기 때문에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코빈은 다만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 잔류 등 가능한 한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불분명한 입장 표명은 경쟁자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됐다. 제2국민투표에서 EU 잔류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인 자유민주당의 조 스윈슨 대표는 “코빈은 브렉시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결코 말할 생각이 없다”면서 “EU 잔류 지지자들은 방관자가 아니라 리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보리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에 대해) 중립을 지킨다거나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하면서 어떻게 (EU와) 새 합의를 하겠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코빈은 그러나 이튿날 유세에서 “정직한 중개인으로서 모두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힘과 성숙의 신호”라고 되받아쳤다. 노동당이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통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공공서비스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급진적인 매니페스토(선거 정책공약)에 힘을 주는 사이, 브렉시트 완수에 방점을 찍은 보수당은 강경 브렉시트당 지지자까지 포섭하며 지지율에서 노동당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은 보수당 지지율이 47%로 노동당(28%)과 19% 포인트나 벌어졌다고 23일 전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보수당은 노동당을 두 자릿수 차로 앞섰다. 보수당은 24일 ‘브렉시트를 완수해 영국의 잠재력을 해방시키자’라는 제목의 매니페스토도 공개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활주로의 북쪽

    [황규관의 고동소리] 활주로의 북쪽

    지난 10월 22일 ‘제주 제2공항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농성장 앞에서 작가들이 모여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명한 작가는 240명이 넘었다. 농성장에는 국토부가 지정한 제2공항 예정 부지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다. 공중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성산 일출봉도 가깝게 보였다. 지난여름에 가족들과 처음으로 제주도 여행을 갔던 기억도 새삼 떠올랐다. 풍광이 아름다운 곳과 제주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을 골고루 둘러봤는데, 아이들도 제주도를 이전과는 다르게 이해하는 눈치였다. 제주도가 내 가슴속으로 밀물처럼 밀려들어 오게 된 원인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때문이었다. 강정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시 한 편을 가지고 찾아갔던 중덕 해안가는 구럼비가 장쾌하게 펼쳐져 있었다. 나는 그날, 구럼비의 문양을 유심히 보며 시간이 어떻게 사물에 무늬를 남기는지 감각적으로 느끼기도 했다. 파도와 바람과 빗방울 들이 수만 년 동안 만나고 헤어지면서 새긴 구럼비의 문양은 내게 아름다움에 대한 전혀 다른 전율을 안겨 주기도 했다. 그렇게 제주도와 새로운 인연이라면 인연이 시작된 것인데, 제주도를 갈 일이 있으면 나는 꼭 강정 마을을 조용히 찾아가곤 했다. 구럼비를 부수고 들어앉은 군항에는 차가운 군함만 덩그러니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지난 우리 싸움이 얼마나 부실했는지 슬픈 감정만 차오르곤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상경 투쟁을 시작한 제주도 분들과 길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눴다. 헌걸찬 항쟁임과 동시에 끔찍한 비극이기도 한 4·3 이전부터도 제주도는 수난의 땅이었는데, 4·3에 대해서 간신히 입을 열기 시작한 순간부터 제주도는 다시 국가와 자본에 의해 깊은 고통을 앓고 있다. 작년 4·3 70주년 추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도의 역사도 대한민국의 역사라면서, 4·3에 대한 국가 차원의 사과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제주도만의 고유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어서 대한민국 ‘안’에 단순하게 포함되기 힘들다는 게 내 평소 생각이다. 이것을 국가가 모를 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에 대한 역대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가 그렇게 일관된 것인지도 모른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밀어붙이는 국토교통부의 논리와 자세는 그것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들은 제주도민의 의사와 제주도민의 아픔을 전혀 고려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거짓과 속임수에도 능수능란했다. 약간 뜨거웠던 햇볕을 피해 차가운 음료를 마시다가 내 옆자리에 앉았던 건장한 남자가 쭈뼛쭈뼛 일어났다. 자신이 쓴 시를 한 편 낭송하려 하는데 들어 주겠느냐고 물었고 우리는 모두 박수를 쳤던가. 그는 이 시를 읽으면 자꾸 눈물이 나려 하지만 한번 낭송해 보겠다고 했다. 제목은 ‘활주로의 북쪽’이고 다음은 그 일부분인데, 자신이 몇 줄 쓰고 막히자 자기 동네로 이주해 와 막걸리 친구가 된 김일영 시인이 도와주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그렇게 살아갈 줄 알았습니다/비행기의 소음이/아이들의 노랫소리를 지우고/웃음소리를 지우고/아이들마저 하나둘 지워 갈 때/마을의 심장은 멈추고/아이들은 마을에 돌아올 수 없습니다//저는 성산읍 수산리 수산초등학교입니다/활주로의 북쪽입니다/수천 명의 아이들을 길러낸/오래된 마을의 심장입니다//부디 저와 저희 마을을/지킬 수 있도록 힘을/주세요/선량한 마을 사람들/여름에는 보리 베고/가을이면 무 심고/겨울에는 밀감 따며/살아온 것처럼 살 수 있도록 힘을 주세요. 자신을 수산초등학교 졸업생이며 수산리 청년회장이라고 소개한 이는 오창현씨인데 고향과 모교인 수산초등학교의 미래를 걱정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반대 싸움을 벌일 때 함께하지 못한 게 너무도 미안하고 후회스럽다고 했다. 만일 강정에 해군기지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아 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말이다.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여러 생각에 착잡해졌다. 우리는 결국 구체적인 고통이 닥쳐야 진정한 연대의 감정이 생기며 실존이 암담한 곤경에 처했을 때 시를 쓰게 되는 것인가. 오씨의 눈물은 단순한 참회의 눈물이 아니었다. 만일 제2공항을 막지 못한다면 그 응보는 언제인가 그리고 누구에게인가 다시 찾아갈 것이라는 안타까움의 눈물로 내게는 보였다.
  • 영국 총선 TV토론에 거론된 ‘크리스마스 선물’

    영국 총선 TV토론에 거론된 ‘크리스마스 선물’

    코빈 노동당 대표 “독서 좋아하는 총리에 ‘크리스마스 캐럴’”존슨 총리 “책 받으니 책으로 보답…‘브렉시트 협상안’ 선물”비정치적 선물 요청에 존슨 “식물 좋아하니 ‘댐슨 자두 잼’’다음달 12일 총선을 앞둔 영국에서 집권 보수당 대표인 보리스 존슨 총리와 야당인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19일(현지시간) 첫 TV 토론에서 맞붙었다. 영국 민간방송국 ITV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청중 200명이 60분간 지켜봤다. 존슨 총리는 “블렉시트 완수하겠다” “국가의 불행을 종식시겠다”는 슬로건을 되풀이한 반면 코빈 대표는 “희망을 위해 투표하자” “질서있는 브렉시트”를 주장했다. 특히 코빈 대표는 선거에서 이기면 두번째 국민투표를 실시해 대다수가 원하는 조건으로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토론회 끝 무렵 한 청중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서로 상대에 선물하고 싶은 것과 그 근거에 대해 물었다. 이에 웃으며 나선 코빈 대표는 존슨 총리에게 먼저 ‘선방’을 날렸다. 코빈 총리는 “존슨 총리가 독서를 좋아하니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을 선물하고 싶다. 그러면 그는 스크루지가 얼마나 구두쇠였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존슨 총리를 스크루지로 비유하는 잽을 날렸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빅토리아시대 영국의 심각한 불평등을 생생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이에 존슨 총리는 진지하게 응수했다. “나에게 책을 설문했으니 나도 책을 선물하겠다. ‘빛나는 나의 브렉시트 협상’을 주겠다” 자신의 협상안을 제대로 알고서 반대하려면 반대하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그러나 사회자가 비정치적인 것으로 선물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존슨 총리는 “코빈 대표가 식물과 나무를 사랑하는 것이 나와 같으니 ‘댐슨 자두 잼’을 선물하겠다”고 재차 말했다. 이런 답변에 코빈 대표는 “난 댐슨 자두 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런던의 도시 농장에서 기른 과일을 이용해 잼을 직접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두 지도자는 그동안 반복한 정책을 대개 잘 연습한듯 되풀이했다. 유고브 여론조사 결과 보수당 지지자는 존슨 총리가, 노동당 지지자는 코빈 대표가 이겼다고 답했다고 BBC가 전했다. 조사 결과 존슨 총리가 51%로, 코빈 대표(49%)에 우세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꼿꼿하게 앉은 채 매장된 7000년 전 여성 복원해보니

    꼿꼿하게 앉은 채 매장된 7000년 전 여성 복원해보니

    7000년 전 지금의 스웨덴 지역에 살았던 고대 여성의 모습이 완벽하게 재현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보도에 따르면 1980년대에 스웨덴 남부 연안에서 발견된 이 여성은 기원전 5500~4600년 전 살았던 고대 인류로, 사망 당시 나이는 30~40대로 추정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여성의 시신은 매우 화려한 장신구로 장식돼 있었고, 이를 통해 수렵·채집사회에서 상당히 중요한 지위를 가졌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 여성이 착용한 액세서리는 최소 130개의 동물 이빨로 만든 목걸이와 벨트 등이었으며, 연구진은 시신의 DNA를 분석한 결과 피부색이 어둡고 파란색의 눈동자를 가졌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키가 150㎝정도로 추정되는 7000년 전 여성 시신의 또 다른 특징은 매장 형태다. 당시 인류가 대부분 시신을 눕혀 매장했던 것과 달리, 이 여성은 무덤 한가운데에 꼿꼿하게 앉은 채 매장됐다. 현지 고고학자들은 DNA분 석과 유물로 발견된 장신구 복원, 두개골의 CT 스캐닝 등의 과정을 거쳐 7000년 전 살았던 고대 여성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복원을 담당한 현지의 고고학자 오스카 닐슨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한 인터뷰에서 “근육과 근육을 겹쳐 올리며 얼굴을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연골과 연조직을 섬세하게 쌓아 특유의 표정을 강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원 과정 내내 이 여성을 일종의 ‘주술사’(무당)라고 상상했다. 실제로 이 여성이 고대 사회에서 어떤 지위를 가졌는지 알기 어렵지만, 함께 발견된 장신구나 꼿꼿하게 앉은 채 매장됐다는 사실들로 미뤄 봤을 때 높은 지위를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복원된 7000년 전 여성의 모습은 스웨덴 스네코주에 있는 트렐레보리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연내 북미 정상회담 시도·노력중”

    “연내 북미 정상회담 시도·노력중”

    “70년 적대서 평화… 우여곡절 있기 마련 개성공단·금강산, 준비 넘기면 조속 복구”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19일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남북 관계에 대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현실 인식을 보였지만, 대화 국면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한 워킹맘은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2년 반 동안 성과를 이룬 게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교착 국면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남북 문제를 어떻게 풀 건지 답해 달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어 “2018년도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 이후부터 아주 빠르게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근래의 남북 관계가 교착 상황으로 느껴지고 답답할 수 있다”며 “크게 보면 70년간의 대결과 적대를 이렇게 평화로, 그것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 평화로 바꿔 내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고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는 보람을 느끼는 분야”라며 “불과 2년 전 2017년의 상황과 지금 상황을 비교해 보면 그때는 전 세계에서 전쟁의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이 한반도라고 이야기됐지만 지금은 대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최근 교착 상태에 대해서는 “남북 관계만 생각한다면 훨씬 더 속도를 낼 수 있고 뛰어갈 수도 있다”며 “그러나 남북 관계 발전도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성공을 위해 동맹인 미국과 보조를 맞춰 나가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특히 남북 간 철도, 도로 연결과 관련해 연구 조사가 진행된 것을 언급하며 “북한 철도, 도로를 연결하려면 우리의 물자 장비가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유엔 안보리 제재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결국 그 부분은 북미 비핵화 대화 성공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가 “개성공단 기업들이 입은 손해나 손실 전액을 정부에서 보상해야 한다”고 요청하자 “지금 준비 기간만 잘 넘긴다면 그다음에는 빠르게 복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외 한 탈북민이 적극적인 탈북자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차별 없이 받아들이도록 정부에서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英~깜깜하네…총선 브렉시트 탓에

    英~깜깜하네…총선 브렉시트 탓에

    영국 일간 가디언의 정치 칼럼니스트 라파엘 베르는 최근 한 ‘스윙보터’(유동층)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2017년 영국 총선에서 테리사 메이 당시 총리를 지지했다는 이 유권자는 “보리스 존슨 현 총리는 너무 싫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총리가 되면) 나라를 망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대체 어느 당을 찍어야 하느냐”고 메시지를 보낸 이 사람은 다름 아닌 전직 보수당 내각의 장관이었다. 당료와 각료를 두루 거친 장관 출신까지 선뜻 지지 의사를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바로 다음달 12일 조기 총선을 앞둔 영국의 모습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대혼란과 함께 치러지는 이번 선거를 두고 역대 영국 총선 가운데 가장 예측이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유권자 30% 지난 총선서 지지 정당 바꿔 서구 정당들도 더이상 과거처럼 유권자들로부터 안정적인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됐지만 그나마 과거와 같은 ‘정당 귀속감’의 역사가 남아 있는 국가로는 영국을 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노동당을 지지하면 아들도 노동당을 지지한다’는 영국의 유권자들조차 이제 세상에서 가장 변덕스러운 투표를 한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 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앞서 두 차례 영국 총선에서 유권자의 3분의1이 지지 정당을 계속 바꿨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조기 총선 ‘D-30일’을 맞아 지난 11일 보도한 잉글랜드 더비셔주 볼소버 지역의 모습은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요동치는 민심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과거 탄광촌이었던 볼소버는 이 지역 토박이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대표적인 노동당 강세 지역으로 꼽혔다. 탄광노동자 출신인 데니스 스키너 하원의원이 1970년부터 의원직을 맡아 왔을 정도로 보수당에는 난공불락과도 같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지난 브렉시트 투표에서 70%가 ‘EU 탈퇴’ 쪽에 섰다. 동유럽 이주노동자에 대한 불만이 커지며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자들조차 우파가 주도한 브렉시트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브렉시트는 심지어 지지 후보와 지지 정당이 반대인 경우까지 만들었다. 중년의 요양보호사 길 프리저는 FT에 “개인적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과거 어려울 때에도 지역과 함께해 왔던 스키너 의원을 계속 지지할 예정”이라면서도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 총리가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직 엔지니어인 남편은 보수당을 지지한다고 했다”며 부부 사이에서도 양분된 여론을 전했다. 이 같은 민심 이반이 감지되자 존슨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탈환을 목표로 하는 50개 지역구 중 하나로 볼소버를 점찍고 있다. 이들 노동당 강세 지역에서 승리하면 런던, 스코틀랜드 등에서 의석을 뺏기더라도 상쇄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브렉시트 입장 따라 찬반 뒤엎기 일쑤 그러나 현재 판세가 집권당에 마냥 유리하지는 않다. 코빈 대표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존슨 총리의 광폭 행보가 연일 보도되고 있지만 이 같은 모습이 실제 과반 확보의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11월 둘째 주 보도에서 전국 판세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노팅엄셔주 게들링의 선거운동 현장을 보도하며 “보수당에는 ‘티핑포인트’(급변점)인 이 지역에서 노동당이 42%로 보수당(37%)을 여전히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은 브렉시트 투표에서 56%가 ‘EU 탈퇴’에 손을 들어줬지만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지역의 브렉시트 찬성표 가운데 절반만이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보수당이 게들링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브렉시트 찬성표 전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당 간 합종연횡도 한창이다. ‘EU 탈퇴’를 목표로 창당한 브렉시트당은 최근 브렉시트 찬성표를 분산시키지 않겠다며 보수당 소속 317개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자유민주당과 녹색당, 웨일스민족당은 EU 잔류를 위한 연대를 선언했다. 가디언은 “브렉시트당의 무공천 결정이 유권자들에게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브렉시트 찬성파 간 암묵적인 선거연대가 반드시 보수당에 유리한 것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노동당 지지자가 만약 투표용지에 브렉시트당 후보가 없는 것을 본다면 보수당이 아닌 기존 지지 성향대로 노동당에 투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새 스윙보터는 중산층 아닌 중년층” 영국의 경우 1960년대만 해도 보수당이나 노동당 중 한 곳을 지지한 유권자가 10명 가운데 8명이었지만 2010년 총선에서는 6명으로 줄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을 합해 61%의 지지율이 나오기도 했다. 양당 합계 80%까지 나왔던 2017년 총선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20% 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보수당·노동당으로 대표되는 양당제는 자유민주당과 같은 제3당의 등장으로 ‘2.5당’제로 재편되기도 했지만 브렉시트와 같은 대형 이슈는 더 많은 당이 의석을 가질 수 있는 균열을 만들었다. 1997년 총선에서 노동당(418석), 보수당(165석), 자유민주당(46석) 등 3개 정당이 의석수를 대부분 가져갔지만 2015년과 2017년 선거에서는 이들뿐만 아니라 민주연합당(DUP), 신페인당 등도 의미 있는 의석을 차지했다. 2015년 총선에서는 우익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독립당이 1석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정당의 대표는 바로 현 브렉시트당 대표인 나이절 패라지였다. 이 같은 극우정당은 기존 보수당을 지지했던 ‘가장 오른쪽’의 유권자들을 끌어모아 영향력을 확대한 셈이었다. 2017년 총선에서는 앞서 자유민주당을 앞질러 ‘제3당’의 위치를 차지했던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21석을 잃어 최대 패자가 되기도 했다. 이는 EU 잔류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이 SNP가 주장하는 스코틀랜드 독립보다는 영국 연방에 남아 있기를 선호하며 나타난 결과였다. 각 정당이 이래저래 브렉시트 때문에 울고 웃는 결과가 연출된 셈이었다. 이처럼 여러 정당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영국 총선은 20~30%의 적은 득표율로도 당선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는 판세 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가디언은 “주요 정당들은 이제 새로운 지지자를 확보하는 게 아니라 기존 지지자들을 지키는 것이 더 큰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이번 총선까지 5번의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르고 있는 영국은 선거 때마다 매번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가며 여론조사업체들이 쩔쩔매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15년 총선 예측에 실패했던 영국 여론조사업체들은 이듬해 브렉시트 투표에서 ‘EU 잔류’를 예상했다가 또다시 예측에 실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여기에 고령화 등 인구 변화도 선거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당과 노동당 지지를 갈랐던 계층보다는 연령이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기관들은 기존 조사 샘플이 노동당에 편향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몇 년 전부터 노년층 등을 감안한 샘플을 재구성하고 있다. 가디언은 “새로운 스윙보터는 중산층(middle class)이 아닌 중년층(middle aged)”이라고 분석했다. 2017년 선거를 기준으로 노동당보다 보수당 지지가 더 높아지는 기준 연령은 47세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닥스키즈가 제안하는 겨울 아우터 스타일링 ‘보온성 & 스타일’

    닥스키즈가 제안하는 겨울 아우터 스타일링 ‘보온성 & 스타일’

    선선한 가을 날씨도 잠시, 연일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면서 거리의 풍경이 겨울로 바뀌고 있다. 급격한 날씨 변화에 서둘러 겨울 옷을 꺼내게 되는 날씨, 추위에 취약한 아이들을 위한 겨울 옷 장만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파스텔세상이 전개하는 프리미엄 키즈 패션 브랜드 ‘닥스키즈’가 겨울 화보를 공개하고 올겨울 아이들을 위한 겨울 스타일링을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화보를 통해 닥스키즈는 고급스럽고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보온성까지 놓치지 않은 닥스키즈 프리미엄 헤비아우터 패션을 선보였다. 특히 화보에 등장하는 가벼운 핸드메이드 코트와 프리미엄 체크패턴 코트, 테디베어 코트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먼저 닥스키즈의 ‘프리미엄 패턴 모직코트’는 탈부착이 가능한 FUR 카라가 적용된 트위드 소재의 여아 코트다. 팬시한 느낌의 트위드 소재와 고급스러운 FUR가 어우러진 아이보리색의 모직코트는 소녀스러운 감성을 배가시킨다.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리버시블 ‘테디베어 코트’는 겉면은 인조 양털, 안쪽은 인조 스웨이드를 본딩한 원단으로 제작된 프리미엄 키즈 코트다. 속스냅 여밈으로 깔끔한 마무리와 함께 입고 벗기 편하며, 특유의 핑크색으로 러블리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네이비색의 ‘BASIC 피코트’는 금속 닥스 로고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다양한 셋업 코디로도 멋스럽게 연출하기 좋으며, 안쪽에는 충전재를 사용해 보온성을 높였다. 화보에 등장한 아우터 외에도 파스텔세상 닥스키즈에서는 올겨울 다양한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는 패션 아우터를 선보이고 있다. ▲닥스만의 하우스체크 패턴을 사용한 핸드메이드 더플 코트 ▲간절기에 착용하기 좋은 활용성 높은 양털 점퍼 ▲구스 다운을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을 높인 벤치 다운점퍼 ▲숏패딩 ▲롱패딩 등 다채로운 스타일의 아우터의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한편 닥스키즈가 제안하는 겨울 패션은 이달 방영 예정인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은이, 건후 편에서도 등장할 예정으로, 나은이와 건후만의 매력으로 소화할 닥스키즈 겨울 아이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한 파스텔세상 닥스키즈는 파스텔세상과 트라이본즈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파스텔몰(PASTEL MALL)’을 통해 겨울 신상품 아우터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은 11월 18일부터 진행되며 닥스키즈의 다양한 아우터를 최대 20% 할인 적용 받을 수 있다. 기획전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파스텔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온라인 쇼핑 후 반품, 지구 환경 파괴로 이어진다” (연구)

    “온라인 쇼핑 후 반품, 지구 환경 파괴로 이어진다” (연구)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클릭 몇 번으로 구매한 뒤 반품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반품이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가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4일(현지시간) 몇몇 연구를 인용해 매년 반품 처리된 물건 중 6조원이 넘는 수십억 개의 물건이 비용 문제로 폐기돼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14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런 최신 통계는 이른바 ‘반품 문화’로 불리는 새로운 현상에서 비롯됐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은 옷을 구매할 때도 자신에게 완벽하게 맞는 제품을 찾기 위해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같은 옷을 한 번에 주문한다. 그러고 나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제품을 몽땅 반품해 버린다는 것. 영국에서만 매년 300만 개가 넘는 택배 상자가 반품되고 있는데 그중 대다수는 연말 연휴 시즌인 12월 중에 일어난다. 참고로 유럽에는 매년 30억 건, 미국에서는 35억 건의 주문이 반품 처리된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물류회사 UPS는 오는 12월 한 달 동안 매일 100만 개가 넘는 택배 상자가 반품될 것이며 이듬해 2일 절정을 맞이해 190만 건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난 것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프라인 상점 대신 온라인 쇼핑몰을 선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웨덴 예테보리대학의 샤론 컬리나넨 교수(경영학과)는 지난해 논문 발표 보도자료에서 “우선 고객들은 얼마나 많은 반품 물건이 현경에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고 더욱더 책임감 있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그다음으로 소매업자들 역시 반품을 더욱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반품을 장려하지 안을 책임이 있다”면서 “세 번째는 운송 업체들 역시 배송 효율을 높여 환경에 대한 영향이 덜 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은 과거 오프라인 상점을 이용하는 것보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문하는 것이 환경에 더 친화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었지만, 이는 배송 혁신이 일어나기 전의 상황이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당일 배송 정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탄소 배출량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6%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편백·삼나무 자박자박 숲길, 명상·반신욕 느긋느긋 힐링…붉은 노을 온몸 감싸고 입안 가득 맛이 춤추고

    편백·삼나무 자박자박 숲길, 명상·반신욕 느긋느긋 힐링…붉은 노을 온몸 감싸고 입안 가득 맛이 춤추고

    우리나라 남쪽 끝, 볕으로 가득한 곳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 세종 때 흥양(興陽)이라고 불렸던 전남 고흥(高興)군은 쪽빛 바다와 깊숙한 산,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산해진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고흥은 많은 섬을 품고 있는데 그중 ‘바람에 날리는 비단 같은 섬’이라는 나로도(羅老島)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우주선을 발사했던 우주센터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주 도시가 된 고흥에는 가게 이름에 심심치 않게 ‘우주’가 붙습니다. 자연과 우주, 이 오묘한 조화는 고흥이란 곳을 더욱더 흥미롭게 만들어 줍니다. 남쪽 끝에 있어 계절이 더딘 곳, 늦가을 고흥에서 보낸 1박 2일 동안 마음도 배도 불룩해졌습니다. 바다와 뭍에서 나는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남도의 맛은 그야말로 진귀하고 풍성했습니다. 올해 말 고흥~여수 연륙·연도교를 개통, 고흥에선 2020년을 고흥방문의 해로 지정했습니다. 여행자를 맞이하기 위해 관광지는 물론 먹을거리를 진수성찬으로 차려놨습니다. 걸을수록, 먹을수록 치유되는 곳, 고흥은 힐링을 위한 도시입니다.●봉래면에는… 우주기지·봉래산이 자리하고 예부터 고흥은 우리나라 남쪽 끝에 불가사리나 오이꽃 모양으로 붙어 있었다. 바다를 품고 있는 도시는 해수욕장이 손꼽히는 관광명소지만, 고흥에서 더 인상 깊었던 곳은 산이다. 생김도 즐기는 방법도 각양각색인 산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산 정상에서 한눈에 펼쳐지는 다도해 풍경 또한 놓칠 수 없는 미경(美景)이다. 고흥군 봉래면 나로도에는 세계에서 열세 번째로 세운 우주 기지가 있다. 두 차례 나로호 발사 실패를 뒤로, 2013년 1월 30일에 성공적으로 나로호가 우주에 쏘아 올려졌다. 나로도에는 로켓, 인공위성, 우주 공간 등을 소재로 전시 공간으로 꾸민 나로우주과학관이 있다. 또 비행사 훈련체험, 무중력 우주 적응 등의 우주과학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국립청소년우주센터가 자리한다.나로도에서는 봉래산(蓬萊山)을 빼놓을 수 없다. 봉래면 외나로도에 있는 봉래산은 완만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피면 뾰족한 나무들이 삐죽삐죽 서 있다. 무려 3만 그루에 이르는 편백과 삼나무다. 산 정상엔 봉화대와 다도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뷰포인트가 있다.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숲의 깊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숲은 오랫동안 감춰져 있었지만,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서면서 조금씩 알려졌다. 높이 20m 이상의 편백과 삼나무가 쭉쭉 뻗어 있다. 두 나무의 모양은 비슷한데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잎 모양을 관찰하는 것이다. 삼나무의 잎은 짧은 바늘 모양으로 날카롭지만 편백의 잎은 부드럽다. 편백은 일본의 ‘히노키’ 욕탕의 재료와 트리로 사용하는 요긴한 나무이기도 하다. 나무 중에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생기는 것 역시 편백이다. 1.7㎞에 이르는 편백과 삼나무 숲길은 산책하기 좋다.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면역력을 강하게 해준다.●포두면·영남면에는… 마복산·팔영산이 솟아 있고 포두면에 있는 마복산(馬伏山)은 말이 엎드려 있는 형상이라 해서 붙여졌다. 온갖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있는데 물개바위, 거북바위 등 많은 동물이 바위로 멈춰 있는 재미있는 산이다. 바위가 많아 소개골산(少皆骨山)이라고도 불린다. 해재에 주차한 뒤, 다소 험한 바위를 딛고 꼭대기까지 오른다. 20분 내외면 닿을 수 있는데 탁 트인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바위를 딛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시선을 멀리 두면 부드러운 다도해 풍경이 넘실거린다.영남면에 자리한 팔영산(八影山) 편백 치유의 숲도 가볼 만하다. 팔영산은 성주봉을 중심으로 유영봉, 칠성봉 등 8개 봉우리가 솟아 있는 고흥 제1경이다. 유럽에서 즐기는 생활체육인 노르딕워킹 코스가 마련돼 있다. 워킹은 양손에 폴을 잡고 걷는 노르딕 스키 활주법으로 체중이 분산돼 오래 걸어도 무릎관절에 부담이 적다. 노르딕워킹에 필요한 폴은 센터에서 빌릴 수 있으며 초급부터 고급까지, 소요되는 시간별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워킹 후에는 치유센터에서 노곤한 몸을 풀어 보자. 유자와 편백, 석류탕으로 나뉜 수(水)치유실은 산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힐링하기 좋다. 반신욕과 온열실(고온체험실)도 있다.●서정이 감도는 일출과 일몰 고흥에서의 일정은 해 뜨기 전부터 어둑해질 때까지, 하루를 꽉 채운다. 일출 명소로는 영남면 남열리를 꼽는다. 절벽 끝에 우뚝 솟아 있는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드넓은 다도해를 배경으로 나로호 발사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 근처에는 다랭이논과 몽돌 해안이 자리한다. 사자의 형상을 닮은 사자바위의 이빨을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액운을 막아 주고 좋은 일이 생긴다고 전한다. 고운 모래가 깔린 드넓은 백사장, 남열해돋이해수욕장에서도 환상적인 일출을 볼 수 있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은 숨겨진 서핑 스폿으로 파도가 제법 세서 서핑 고수들이 알음알음 찾는다.일몰 명소는 동일면에 있는 형제섬이다. 이 섭정마을 해변엔 두 개의 섬이 떠 있는데, 이 사이로 지는 해가 황홀하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조선 시대 때부터 전해 오는 슬픈 이야기가 스며있다. 조선 20대 경종 때, 소론이 노론을 숙청했던 ‘신임사화’ 당시 노론의 대신이었던 좌의정 이건명이 형제섬 인근에 유배된다. 그는 형제섬이 썰물 때 육지와 이어지는 것을 보고 자신의 처지를 이입해 언젠가 사면될 거라는 희망을 품게 되지만 60세에 참형됐다. 그 당시 노론 대신이었던 사촌 이이명도 남해에 유배됐는데, 서로를 그리워하며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다. 두 개의 섬이 사촌 형제가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형제섬’이라 불리게 됐었다. 일몰로 아름다운 해변을 더욱더 애잔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다. 차로 5분 거리에 이건명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덕양서원(전남 문화재자료 제53호)이 자리한다.●맛봐야 할 고흥의 별미 삼치·황가오리 맑은 바다와 기름진 땅을 품고 있는 고흥은 싱싱한 식재료가 넘쳐난다. 10~2월까지는 삼치를 회로 즐기기 좋은 시기다. 고흥에서도 나로도에서 잡아 올린 삼치를 최고로 친다. 이 근방엔 일제강점기부터 풍어기에 열리는 시장인 파시로 북적였다. 겨울에 더욱 부드럽고 고소한 식감을 내는 삼치는 불포화지방산이라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생김에 특제양념장과 김치, 밥 등을 함께 싸 먹으면 감칠맛이 그만이다. 2020년 고흥방문의 해엔 나로도항 근처에 삼치요리 거리가 조성된다. 회는 물론 고흥유자삼치구이, 삼치고추장조림 등 새로운 메뉴로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다. 고흥에서 술 한잔하고 싶다면 황가오리를 곁들이면 좋다. 고흥 사람들은 참가오리라고 부르는 생선이다. 1~2월 빼고 회로 즐길 수 있는데, 회는 소고기의 붉은빛을 띤다. 회는 잘 삭힌 깻잎장아찌에 소금 기름장이나 쌈장에 찍어 싸 먹는다. 소금 기름장에 찍어 먹는 것이 회 본연의 맛을 느끼기 좋다. 육회 맛이 난다고 할 정도로 그 식감이 독특하다. 생선의 간인 애가 참가오리의 화룡점정이다. 야들야들 보드라운 애는 입안에서 그대로 녹는다. 생선이 많이 나는 고흥에서는 아침 시장풍경이 독특하다. 숯불에 다양한 생선을 굽는 연기로 가득하다. 삼치와 서대, 장대, 갑오징어, 조기 등 계절마다 잡히는 신선한 생선을 염장해 볕 좋은 덕장에 꾸덕꾸덕하게 말린 후, 숯불로 구워낸다. 명절 때면 전국 각지에서 생선 숯불구이를 주문해 시장은 구수한 냄새로 가득 찬다. 바지락을 말려서 꼬치에 꽂아 내는 음식은 안주로 사랑받는 메뉴였다. 현재 파는 곳을 쉽게 만날 수 없지만, 고흥 사람들은 추억의 맛으로 기억한다. 풋고추김치도 고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풋고추와 보리밥을 함께 갈아 만든 양념을 열무에 버무린다. 알싸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에 오래 머문다. 무의 단맛이 느껴지도록 살짝 절여야 그 맛이 고스란히 전해진다.●후식은 유자모히토·고흥산 커피로 후식으로는 유자와 커피가 제격이다. 유자는 가을부터 커지기 시작해 12월 초부터 수매를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유자의 50% 이상이 고흥 유자다. 유자의 원산지는 중국인데 예부터 중국 사신이 고흥 유자를 맛보고 중국이 아닌 고흥에서 유자를 재배해야 한다고 할 정도였다. 향과 당도, 그 맛이 깊고 풍부하다. 비타민C가 귤의 3배 들어 있어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풍양면에 자리한 유자공원에서는 늦가을부터 유자의 향긋함이 솔솔 풍긴다. 유자나무 사이를 산책하며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커피 재배지는 고흥이다. 고흥에서 생산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과역면 고흥커피사관학교는 커피 재배부터 로스팅 등 모든 과정이 이뤄진다. 국내산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곳으로 커피 외에도 유자모히토, 올리브잎차 등의 메뉴도 있다. 고흥을 그윽한 커피향으로 기억할 수 있는 곳이다. 글 사진 박산하 여행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 서울과 인천, 부산, 광주, 순천 등에서 고흥으로 가는 버스를 운행한다. 조금 더 빠르게 가는 방법으로는 KTX를 타고 순천역이나 비행기로 여수공항에 도착, 렌터카를 이용한다. →맛집:다도해회관(834-5111)에서 삼치회를 맛볼 수 있는데 두툼한 회를 특제양념소스에 찍어 생김과 김치, 밥을 넣고 싸 먹는다. 주당이라면 도라지식당(835-2304)을 찾아가 보자. 참가오리를 회로 먹을 수 있는 곳으로 현지인에게도 친근한 식당이다. 다양한 계절사시미도 맛볼 수 있다. 남도 한정식 백반을 맛보고 싶다면 백상회관(835-8788)을 추천한다. 병어회무침, 생굴 등 수십 가지 찬을 한상 차림으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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