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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학부모에 세뇌당해 5세 아들 굶겨죽인 日30대 여성

    다른 학부모에 세뇌당해 5세 아들 굶겨죽인 日30대 여성

    30대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정신적인 지배를 당해 자녀 양육을 내팽개쳤다가 결국 영양실조로 숨지게 하는 보기드문 사건이 일본에서 일어났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후쿠오카현 경찰은 2일 5세 남아에게 충분한 식사를 주지 않아 영양실조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아이의 어머니인 이카리 리에(39)와 그의 지인 아카호리 에미코(48) 등 2명을 보호책임자유기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이카리 등은 2019년 8월부터 아이에게 주는 식사의 양과 횟수를 줄여 아이가 지난해 4월 굶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아이는 이카리의 3남으로 사망 당시 몸무게가 또래의 절반 정도인 12㎏에 불과했다. 두 사람은 2016년 4월 아이를 같은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로서 처음 접하게 됐다. 이들은 비정상적인 종속관계로 발전했다. 아홉살 많은 아카보리는 이카리의 생활과 3자녀 육아 등에 깊숙히 개입, 아이들에게 주는 식사의 양까지 통제할 정도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카리는 아카보리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되고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카리는 당국에서 나오는 생활보호비 등 매월 20만엔가량 돈이 들어왔지만, 이를 아카보리가 받아 가로챘다. 그는 이카리의 집에는 1주일에 몇차례 빵과 쌀, 과자를 넣어 줬을뿐 나머지 돈은 의류 구매 등 자기를 위해 탕진했다. 특히 아카호리는 이카리에게 “당신의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속여 2019년 5월 이혼을 시켰다. 이어 “남편의 불륜과정을 조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돈이 필요하다”며 이카리의 현금 및 예금통장을 가로챘다. 이카리는 “전 남편의 불륜 이혼 소송에 이기기 위해서 검소한 식생활을 해야 한다”는 엉터리 지시에도 그대로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카리는 뒤늦게 경찰에서 “남에게 속아 엄마로서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며 후회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미 유엔대사 “북한, 심각한 위협”...비핵화 압박

    미 유엔대사 “북한, 심각한 위협”...비핵화 압박

    바이든 정부 첫 미 유엔대사원칙에 입각한 외교 강조“제재 먼저 풀긴 어려울 듯”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미 유엔대사가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북한 비핵화를 계속 압박해 가겠다고 밝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1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국과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믿는다”면서 “그런 목표로 나아가는 북한을 저지하고 북한의 도발과 무력 행사를 방어하는 데 우리의 ‘사활적 이익’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원칙에 입국한 외교’에 관여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그리고 비핵화한 북한을 향해 계속해서 압박해나갈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왔다”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관련해 ‘새로운 접근법’을 택하겠다고 천명하고 대북정책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 문제는) 중국이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등 안보리 회원국 다수와 밀접히 연관됐기에 안보리에서 다룰 수 있는 문제임이 확실하다”라고 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22일 유엔 군축회의에서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고 평양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해결하고자 동맹국 등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3년 만에 복귀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도 북한 인권결의안 지지를 촉구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활용하며 경제, 군사, 인권 문제를 함께 푸는 ‘포괄적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우리 정부가 원하는 것처럼 제재를 먼저 풀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태국·英 등 여행 오라는데… 백신·격리가 ‘발목’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전 세계 관광대국들이 백신 접종을 계기로 관광업 재개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은 이제 시작 단계로 올해 상반기 안에 집단면역을 형성할 가능성이 낮게 전망되면서 당분간 관광산업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부미키티 룩탱암 태국 푸껫 관광협회장은 “하루 2500명씩 백신 접종을 진행해 푸껫 인구의 70% 접종을 완료한 뒤 오는 10월 1일 관광을 완전히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미 푸껫 관광업체의 80%가 파산·폐점한 상황에서 나온 자구책이지만, 푸껫의 계획은 비현실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태국 정부는 고령층 등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정해 약 6만명 접종 분량의 백신을 푸껫으로 보낼 계획이지만, 푸껫관광협회의 계획을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파타야, 크라비, 치앙마이 등 태국의 다른 유명 관광지의 사정도 비슷해 푸껫을 우선 지원할 명분도 부족하다. 더욱이 입국 후 2주간 격리 의무화 등의 제도가 남아 있는 한 10월 관광 전면 재개는 요원하다. 전 세계 관광객을 모으던 스포츠·문화 행사도 활로를 좀처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최근 바레인 정부는 자국의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포뮬러원(F1) 경기를 열기 위해 F1을 주관하는 영국 본부 및 관계사 전원에게 백신 접종을 해주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F1 측은 “취약층부터 백신 우선 접종을 받고 있는데 우리가 이를 새치기하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항공업 종사자의 실업률도 임계점에 다다른 모습이다. 영국 의회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런던 히스로 공항 인근의 헤이즈와 해링턴에서 22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국 전체 평균 증가폭인 112%를 크게 웃돌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여행 재개 관련 계획을 오는 4월 12일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블랙핑크 기후 대응 본격 나서, 英 총리로부터 COP26 홍보대사로

    블랙핑크 기후 대응 본격 나서, 英 총리로부터 COP26 홍보대사로

    걸그룹 블랙핑크가 오는 11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홍보대사로 위촉돼 지구를 살리는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26일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전날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저에서 블랙핑크 네 멤버는 COP 홍보대사로 위촉한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자필 친서를 전달받았다. 존슨 총리는 멤버 각자의 이름을 하나씩 적어 친서를 작성, COP26 의장을 맡은 영국과 함께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함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존슨 총리는 블랙핑크가 최근 공개한 기후변화 대응 동영상 ‘Climate Action In Your Area #COP26’이 1000만 뷰를 기록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며 “여러분이 현 시점에 이와 같이 중요한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준 것은 매우 환영받을 일”이라고 감사해했다.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도 “주한영국대사관은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COP26에 앞서 함께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12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COP26을 소개하는 영상을 주한영국대사관과 함께 제작해 공개해 팬덤 ‘블링크’의 관심을 모았다. 이 영상은 영국, 유엔, 프랑스가 같은 달 공동 주최한 ‘2020 기후 정상회담’(Climate Ambition Summit)에서도 소개됐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 ‘Z세대’들의 관심이 높은 주제다. 그들의 인기를 누리는 K팝 스타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일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K팝 스타들도 기후변화 대응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가수 가운데 유튜브 채널 구독자 2위(5760만명)인 블랙핑크는 광범위한 팬덤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제니는 이날 공개된 BBC 인터뷰를 통해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느낀다. 우리가 뭔가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로제는 “우리가 여전히 배울 것이 많지만, 이렇게 중요한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고, 지수는 “저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함께 배우고 노력해나가기에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사는 “첫 번째 단계는 기후변화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아가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저희는 더 많이 배우고 싶으며, 팬 여러분들도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詩랑 동백이랑, 붉게 물들어볼까

    詩랑 동백이랑, 붉게 물들어볼까

    어디에선가 시 한 편을 접했다. 제목은 ‘숙희이야기’. 이른바 ‘라떼 시절’에 경북 포항의 구룡포에서 벌어진 애사가 담긴 시다. 한데 시에선 여태 알던 구룡포와 다른,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 향기가 났다. 시를 쓴 이는 권선희 시인. 쉰여섯 생애 가운데 장성한 이후 20년 세월을 구룡포에서 살아온 이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구룡포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다룬 시집이 벌써 두 권째다. ‘구룡포로 간다’(2007)가 앞서고 ‘꽃마차는 울며 간다’(2017)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펴낸 산문집 ‘숨과 숨 사이 해녀가 산다’까지 포함하면 세 권째다. 어느 곳엔들 저마다의 속사정이 없을까만, 이 마을엔 대체 무슨 사연이 이리 많은 건가. 주민이라야 7000명을 헤아리는 동네에서 말이다.“구룡포발 대구행 아성여객 차장이었을 때 숙희는 한 마리 비둘기였다지요 빨간 명찰 말년 병장 숙박계 날려쓰던 겨울 밤 싸나이 팔뚝에 머리 파묻고 처음 날개를 벌렸다지요 헐거운 여인숙 그 방을 두고 머리채 질질 반장 손에 끌려간 새벽은 세찬 바람으로 오래 울었다지요 태광호도 중심 잔뜩 부풀어 돌아오는데 아무튼 포장치고 회 뜨는 쉰 살 숙희 세꼬시 썰리듯 살아도 첫차처럼 올라탔던 싸나이는 여적 내려오지 않는다지요 명치끝에 아예 눌러 붙었다지요” 시 ‘숙희이야기’의 전문이다. 초봄의 갯마을로 발걸음하게 만든 시. 실제 아성여객에 근무하던 차장(안내양)의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 권 시인의 시집에 나오는 시들이 대부분 이랬다. 구룡포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들이 시가 됐다. 어찌어찌 권 시인과 연락이 닿았다. 그에게 귀동냥이라도 해서 새로운 느낌의 구룡포를 만날 요량이었다. 사실 여행자에게 동해 바다는 늘 낭만과 포용의 공간이어야 했다. 삶이 무료해질 때마다 그 바다 앞에 나를 세우려는 이들이 모험과 충전을 위해 찾는 무대였다. 하지만 낭만 너머에는 누군가의 고단한 삶이 있다. 권 시인의 시에 등장하는 ‘구룡포’는 그런 다양한 생의 시간이 머무는 공간이다. 시인은 구룡포 여정의 들머리로 선소(船所)를 권했다. 선소는 배를 만들거나 수리, 해체하는 곳이다. 배의 일생이 시작되고 끝을 맺는 자리란 뜻이다. 문제는 선소의 분위기가 여행자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 예전과 다르다고는 해도 선소는 여전히 걸걸한 사내들이 많은 일터다. 자칫 사진을 찍다 으르딱딱대는 선주와 마주칠 수도 있다. 될 수 있으면 눈으로만 살피며 빠르게 지나길 권한다. 선소 위는 야트막한 언덕이다. ‘용의 대가리’ 용두산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언덕에 서면 구룡포항 일대를 얼추 굽어볼 수 있다. 구룡포항엔 위판장이 세 곳이다. 항구는 하나지만 위판되는 어종에 따라 구역이 나뉜다. 주민들은 이를 ‘판장’이라 부른다. 선소가 있는 남쪽부터 트롤선, 대게를 포함한 잡어선, 그리고 활어선(주로 오징어잡이배) 판장이다. 선소에서 잡어선 판장을 지나 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구룡포 읍내다. ‘매월여인숙’부터 찾는다. 시 ‘숙희이야기’의 배경이었던 곳. 읍내 구룡포노인무료급식소 바로 옆에 있는데도 찾기가 쉽지 않다. 햇볕 한 줌 겨우 드는 골목을 지나야 나온다. 예전엔 이 일대에서 명자깨나 날리던 숙소였다고 한다. 지금은 ‘여인숙’은 사라지고 낡은 건물만 남았다. “목단꽃 붉은 이불을 덮고 왕표연탄 활활 타오르는” 여인숙(‘매월여인숙’)은 이제 기억 속에 박제되고 만 거다. 읍내 고래고기 음식점에 전시된 고래 생식기처럼 말이다. 마을 골목골목엔 이 같은 사연들이 수없이 흐른다. 손 없는 집에 들어가 자식을 여섯이나 낳은 첩과 그 첩이 낳은 자식들을 모두 받아낸 뒤 부산으로 가 광주리 장사로 먹여 살린 본부인 이야기(‘누가 더 불쌍한가’), 술추렴하다 “시발 문디 지랄 같은 기마 화딱 디비 엎어 뿔고 에이 시벌컥벌컥벌컥벌컥컥 컥”대던 사내 이야기(‘돌림노래’), “새끼 내삐리고 소식 는 둘째 놈” 탓에 “고래 새끼만도 몬한 내 손주 놈 가여버”하던 할아버지의 이야기(‘사램이 고래만 같으믄’)들이 항구 뒤편 골목에 가득 채워진다. “산 사람 덕분에 죽을 수 없는 개”(‘목포집 덩실이’)와 뭇 사내들에게 해체되던 고래(‘끝내주는 것’) 등 동물과 자연의 이야기도 곁들여진다. 강원 춘천 출신의 시인이 채록한 사투리들이 토속적 정취의 시어가 되어 주는 건 물론이다. 사실 구룡포 하면 TV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벌써 두 해 전에 끝난 드라마인데도, 촬영지를 둘러보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여전하다. ‘동백꽃 필 무렵’이 주로 촬영된 곳은 일본인 가옥거리(근대문화역사거리)다. 옛 다이토 여관이었던 동백(공효진 분)의 가게 ‘까멜리아’ 등 옛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일본인 가옥거리가 해안가 평지에 있다면, 한국인들이 살던 집들은 그 뒤의 비알에 있다. 일본인 거리가 방구석 1열, 한국인 거주지는 방구석 3열쯤 되려나.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살았던 우리나라 해안 도시 어디나 비슷한 모양새니 새삼스러울 건 없다. 그 비알에도 사연들은 빼곡하다. 우선 사라진 것부터. 권 시인에 따르면 비알에서 가장 먼저 없어진 건 용왕당이다. 정확히는 사라진 게 아니고 옮겨간 것이다. 바다에 기대 사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공간이었을 텐데, 그 사연이 씁쓸하다.예전 용왕당은 드라마 속 ‘동백이네 집’ 옆에 있었다. 일제 때는 일본 사찰이 이 자리를 차지했고, 일제가 물러난 뒤에는 가톨릭 공소로 쓰였다. 현재 텃밭 가운데에 성모 마리아상이 어색하게 서 있는 건 그 때문이다. 용왕당을 허문 이들은 인근 충혼탑 뒤에 크고 번듯한 용왕당을 새로 지었다. 그 탓에 조상 대대로 전해지던 기억의 공간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충혼탑 주변으로 볼거리가 많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사진이 촬영됐던 계단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동백이네집’, 과메기문학관, 아라예술촌 등에도 관심 두는 이들이 많다. 단층 폐가 위에 희망을 담아 세운 조형물 블루 프린트, 동백꽃담 등 거리 예술 작품들도 볼만하다.구만리도 찾았다. “청보리 수런대며 익어가는” 그 마을에 가면 “그렁그렁 차오르던 봄”(이상 ‘다시, 구만리’)을 볼 수 있을까 싶었다. 키 낮은 집들만 있던 시절엔 아마 청보리밭 끝이 바다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푸른 보리밭이 파란 바다로 풍덩 자맥질하는 모습이었겠지. 밭과 바다의 경계 어름에선 아마 아지랭이도 스멀스멀 피어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와 더불어 푸르렀을 청보리밭의 정취는 이제 찾기 어렵다. 키 높은 건물, 얼기설기 난 차도에 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구만리 마을 초입, 공군부대 쪽에 있는 보리밭이 그나마 넓고 상쾌하다. 구만리에서 ‘호랑이 꼬리’를 넘어가면 풍경이 휙 바뀐다. 가수 최백호의 친구가 살았다던 영일만이 드넓게 펼쳐지고, 그 위로 ‘철의 도시’ 포항이 신기루처럼 떠 있다. 여기부터는 다른 공간, 다른 세계다. 글 사진 포항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종주국 영국도 꺼린다… 유럽서 AZ 기피 확산

    종주국 영국도 꺼린다… 유럽서 AZ 기피 확산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만든 코로나19 백신 기피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화이자·바이오엔텍이나 모더나 백신에 비해 떨어진다는 실험 결과 때문이다. 영국에서마저 자국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일정을 취소하고 화이자 백신 대기줄에 다시 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3일(현지시간)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기피 기류를 전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의약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모더나 등 3종류 백신을 승인했는데 이 중 두 회사의 백신에만 수요가 쏠린다는 것이다.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수요 쏠림 때문에 독일 베를린 백신접종센터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재고가 쌓였다. 하루 3800회분을 준비했지만, 하루 접종 신청자는 200명 이하다. 이탈리아에서는 우선 접종 대상자인 교사와 경찰관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초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이 너무 성급했다며 기피 현상에 불을 지폈다. 아스트라제네카 기피의 가장 큰 이유는 효능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평균 예방 효과는 60~70%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95% 효과를 보이는 데 비해 낮다. 이에 더해 남아공 변이에 제한적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EU 회원국이 아닌 스위스는 이달 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승인을 보류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쟁 백신들보다 저렴하고 일반 냉장유통이 가능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활용하지 않으면 대량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에 이르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5일 런던 동부 오핑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를 방문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극찬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백신이 봉쇄 풀었다… 접종 빠른 英·伊·이스라엘 일상 복귀

    백신이 봉쇄 풀었다… 접종 빠른 英·伊·이스라엘 일상 복귀

    지난해 12월 30일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던 영국이 22일(현지시간) 점진적인 봉쇄 완화 계획을 제시했다. 인구 대비 백신 보급 속도가 빠른 이스라엘과 스위스, 이탈리아 등도 봉쇄 완화 정책을 이미 시행하거나 적극 검토 중이다. 영국은 또 18세 이상 전체 성인 1차 접종 완료 시기를 계획보다 두 달 앞당겨 7월 말로 고쳐 잡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의 모든 학교들이 오는 3월 8일 문을 열고 방과후 야외 스포츠와 각종 활동을 허용하는 내용의 봉쇄 완화 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야외 테이블에서 최대 두 사람까지 함께 커피를 마시는 일이 허용되고, 요양원 거주자 한 명에게 정규 방문객 한 명이 허락된다. 3월 29일부터는 최대 6명 또는 2가구까지 야외에서 만날 수 있다. 이때부터는 테니스 및 농구 코트와 같은 야외 스포츠 시설들이 문을 열 수 있다. 여행도 제한적으로 가능해질 전망이다. 비필수적인 업소들은 3월 말, 술집과 레스토랑은 5월 초에는 제한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일련의 봉쇄 완화 대책은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사망자 감소 및 병상 유지, 바이러스 변형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등의 조건이 충족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모든 학생들이 같은 날 학교로 돌아오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시급한 결정’이라고 우려했지만, 영국 총리실은 현재 봉쇄 완화를 위한 조건이 충족된 상태이므로 3월 8일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 70%가 백신을 접종한 ‘집단 면역’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전체 인구 879만명의 절반 정도가 1차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은 이미 봉쇄 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중이다. 이스라엘은 21일부터 상점, 도서관, 박물관의 문을 다시 열었다. 백신을 2차까지 모두 접종하고 일주일 뒤 발급받을 수 있는 ‘그린 패스’ 소지자에겐 활동 허용 범위가 더 넓다. 그린 패스를 제시하면 헬스장과 수영장, 실내외 문화공연을 이용할 수 있다. 당국은 백신 접종자와 코로나19 감염 뒤 회복자에게 유효기간이 6개월인 그린 패스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라면 72시간 동안 유효한 증명서를 발급한다. 위조 그린 패스가 적발되면 4000셰켈(약 170만원)의 벌금을 부과키로 했다. 이탈리아는 이달 초부터 다중이용 시설 접근 폭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 15일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스키 시설이 올겨울 들어 처음 개장했다. 로마 콜로세움, 바티칸 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는 지난 1일 재개방됐고,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도 폐쇄 약 석 달 만인 지난 11일 다시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20일 현재 1만 4914명으로 여전히 1만명 이상이다. 그러나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는 재생산지수가 전국 평균 1.0 아래로 떨어짐에 따라 대규모 전파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본 당국은 봉쇄 완화 조치를 시작했다. 스위스는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봉쇄 완화에 들어가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G7, 백신 공동구매에 8조 3천억원 지원…빈곤국가도 포함

    G7, 백신 공동구매에 8조 3천억원 지원…빈곤국가도 포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7개국이 빈곤국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또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에는 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G7 정상들은 19일(현지시간) 화상회의 후 배포한 성명에서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는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코백스) 지원금을 75억 달러(8조 300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빈곤 국가까지도 커버할 수 있도록 40억 달러를 추가로 내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40억 달러, 독일 추가 15억 유로를 약속했으며 유럽연합(EU)은 지원금을 10억 유로까지 배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백신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G7 국가들 역시 자국 내 백신 공급이 여유롭지 않은 탓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회의 앞머리에서 “세계적 전염병이기 때문에 세계가 모두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한다”며 남는 물량은 빈곤 국가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엔 중국 견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아프리카에 백신을 보내지 않으면 중국과 러시아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들은 또 앞으로 보건 위험에 대비해 조기 경보와 자료 투명성을 강화하고자 세계보건협약 체결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역시 최근 중국이 WHO 조사팀에 코로나19 초기 발병 사례와 관련한 자료 제공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G7 화상 정상회의는 의장국인 영국 주최로 개최됐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다자 정상외교 무대 데뷔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정상들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떨쳐내고 올해를 다자주의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여성 고위공무원 임용 TF 운영한다

    여성 고위공무원 임용 TF 운영한다

    중앙행정기관의 여성 고위공무원 임용을 확대하기 위해 여성 고위공무원 임용 TF가 운영되고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전담부서가 여성가족부에 신설된다. 또 성매매와 성착취를 목적으로 사람을 모집,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신매매 방지법이 제정된다. 정부는 19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2차 양성평등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양성평등정책 2021년 시행계획’과 ‘유엔안보리결의안 1325호 제3기 국가행동계획’을 심의, 확정했다. 양성평등정책 시행계획에 따르면 우선 교대와 사대 등 교원양성 교육과정에 성인지 교육을 필수 편성해 운영하고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본격 추진한다. 박물관은 여성정책연구원내에 설립되며 올해 기본조사 설계가 이뤄진다. 새일여성인턴 지원을 지난해 6177명에서 올해 7777명으로 늘려 정규 채용과 장기 고용을 지원하며 정규채용 후 6개월 경과시 기업에 새일고용장려금을 기존 24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늘린다. 여성 새로일하기 센터 75곳에는 경력단절예방팀이 신설된다. 지방공기업은 성별에 따른 임금현황을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공시하도록 했다. 여성 고위공무원을 임용하지 않는 정부부처에 대해서는 임용계획과 이행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돌봄 인프라를 확대하기로 했다. 공동육아나눔터 64곳, 다함께돌봄센터 450곳, 초등돌봄교실 700개, 국공립어린이집 550곳이 새로 마련되고 지역사회의 돌봄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돌봄공동체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오는 7월부터 주52시간 상한제가 시행되는 5인 이상 49인 이하 기업에는 제도 정착을 위해 노동시간 단축 현장지원단 컨설팅을 제공하고 조기단축 지원금도 지급한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고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디지털 성범죄 지역 특화상담소 7곳이 운영된다. 중증 장애여성의 임신과 출산 권리를 보장하고자 장애친화 산부인과 8곳을 새로 지정하고 해당 의료인을 대상으로 여성장애인 건강권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양성평등 교육을 활성화하고 성평등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광역과 기초 지자체 단위까지 포함하는 거점형 지역양성평등센터를 운영한다”면서 “특히 새로운 성평등 환경을 고려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성평등 인식과 태도, 정책 수요 등을 파악하는 양성평등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성과 평화, 안보에 관한 국제결의안인 유엔안보리결의안 1325호 제3기 국가행동계획도 확정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4년 처음 수립된 이후 3년 주기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계획에는 성매매 착취, 성적 착취, 노동력 착취, 장기적출 등을 목적으로 사람을 모집하거나 운송, 은닉, 인수 인계하는 인신매매를 법으로 금지하는 인신매매 방지법 제정이 추진된다. 앞서 유엔은 한국 정부에 현실성 있는 인신매매 방지제도를 마련토록 권고한 바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바이든 “미, 코백스에 4.4조원 기부” G7 정상회의서 발표

    바이든 “미, 코백스에 4.4조원 기부” G7 정상회의서 발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열리는 주요7개국(G7) 세계정상회의에서 코백스(COVAX)에 미국이 40억 달러(약 4조 4280억원)를 기부하는 방안을 공개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코백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보급을 위해 만든 조직으로, 세계 최빈국 92개국 인구의 20%에게 백신을 공급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의 결정은 아직 50억 달러가 부족한 코백스의 기부액 목표를 충족하는데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2022년까지 지급될 40억 달러란 재원 중 20억 달러는 이미 지난해 12월 의회 승인을 받은 상태다. 다만, 올해 7월말까지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가 만든 6억개 백신을 확보할 예정인 미국은 아직 자국 내 접종을 충분히 마친 뒤 남는 잉여 백신을 직접 다른 나라에 기부하는 방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코백스 기부 결정은 WHO에서 탈퇴했던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또 백신 초기물량이 미국과 유럽, 부국 중심으로 유통되면서 제기된 ‘자국 이기주의’ 비판에 대응하는 조치이기도 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최근 “10개 부국이 코로나 백신의 75%를 점유했다. 너무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자국 백신을 앞세워 아프리카, 남미 등에 영향력을 높이는 ‘백신 외교’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번 G7 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자국 접종이 끝나면, 남은 백신 대부분을 코백스를 통해 빈국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4억회 이상 백신을 주문해 두었고, 현재까지 약 1700만명이 최소 한 번의 백신 접종을 받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마크롱 “유럽과 美 코로나 백신 4~5% 개도국에 보내는 데 동참하라”

    마크롱 “유럽과 美 코로나 백신 4~5% 개도국에 보내는 데 동참하라”

    “코로나19 백신 물량의 4∼5%를 개발도상국들에 긴급히 보내도록 합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종전 자신의 제안에 다른 선진국들이 함께 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뷰를 통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자신의 구상을 지지한다면서 아프리카 나라들과 백신 물량을 나누는 것이 국내 백신 보급 캠페인을 지체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수십억 도즈의 물량이나 수십억 유로의 돈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가 가진 물량의 4~5%를 조금 더 긴급하게 할당하자는 것이다. 각국이 조금씩 미뤄둔 물량을 모아 빨리 수천만 도즈를 그들에게 보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게 해주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런 국제 공조가 재빨리 이뤄지지 않는 틈을 비집고 중국과 러시아가 “백신을 둘러싼 영향력 전쟁의 길을 닦고 있다”고 개탄했다. 마크롱 정부도 우리 정부처럼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뒤늦게 착수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거센 비판을 듣고 있는 상황에 다시 한번 선진국들이 아프리카 가난한 나라들을 돕는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 것이다. 물론 전 세계 백신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 여러 나라가 국내 보급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얼마나 이런 국제적 공조가 가능할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런 국제 공조가 본격화하는 것은 옳은 진전이라고 보인다. 미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는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 최대 40억 달러(약 4조 4280억 원)를 기증할 예정이라고 당국자들을 인용해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G7 화상 정상회의에서 코백스 프로그램에 20억 달러를 즉각 기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나머지 20억 달러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들이 기증 약속에 동참하고 이행하는 추세에 맞춰 ‘조건부’로 추가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번 G7 화상 정상회의는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 회복과 동맹 복원을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의 다자 정상외교 데뷔 무대다. 해당 재원은 이미 의회의 승인을 거친 상태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우리는 20억 달러가 수십억 달러를 거쳐 최소 150억 달러까지 불어나게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에 솔선수범을 보여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코백스는 최빈국 및 중진국의 취약층 20%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연말까지 20억 회분 이상의 백신을 공급하는 목표를 세웠으나 기금 부족 등으로 목표 달성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수요가 먼저 충족되기 전에는 백신 물량을 다른 나라에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코로나19 백신을 구하기 어려운 국가들을 위해 남는 물량 대부분을 코백스와 공유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번 G7 화상 정상회의에서 공평한 백신 접종권을 위해 코백스 지원을 늘려달라고 정상들에게 요구할 예정이다. 이번 G7 화상 정상회의에서는 코로나19 공동대응 방안과 함께 중국 견제를 위한 국제공조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알려져 바이든 시대 들어 반중(反中) 연합 구축에 대한 모색이 국제무대에서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보리굴비/서동철 논설위원

    밥집에서 보리굴비를 먹다가 주인에게 “이 보리굴비는 진짜 조기로 만드는 거 아니지요?”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물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는 “진짜 조기로 만든 보리굴비 드시려면 돈 많이 버셔야 할 거예요” 하고 점잖게 응수하는 것이다. ‘허름한 식당에서 밥 먹는 주제에 보리굴비 크기의 조기가 한 마리에 얼만데 그렇게 철없는 소리를 하느냐’는 핀잔이 아닐 수 없었다. 맛있게 먹고 있다가 그런 말은 왜 했을까 싶었다. 설 연휴 고향 형님이 보내 준 보리굴비 상자에서 작은 글씨로 ‘원재료: 부세’라고 적힌 것을 발견했다. 대부분 보리굴비는 조기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렇다 해도 부세로 만든다는 사실을 이렇게 떳떳하게 밝혀 놓을 수가 있나 하고 혼자 웃었다. ‘조기를 말리면 굴비가 되듯 부세도 보리 항아리에서 숙성시키면 보리굴비가 되나 보다’ 하면서…. 그런데 요즘은 보리굴비를 만드는 데 보리도 쓰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최근 들었다. 상식적으로 명절마다 그렇게 많은 보리굴비가 오가는데 모두 보리로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진짜 굴비도 아니고 보리를 써서 만든 것도 아니라고 한다. 이런 음식을 보리굴비라고 부르는 것은 ‘세상에 이런 일이’ 급의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sol@seoul.co.kr
  • ‘코로나 책임론’ 씻기 나선 中, “코로나19 책임 전가 말라”

    ‘코로나 책임론’ 씻기 나선 中, “코로나19 책임 전가 말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국제조사 결과를 명분삼아 ‘감염병 기원 책임론’ 씻기에 나섰다.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나왔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향해 “(자국 내 확산) 잘못을 떠 넘기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7일(현지시간) 주영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기자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우리는 코로나19를 정치화하고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일부 국가의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감염병 발생 이후 중국은 개방적이고 투명한 태도로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했다”며 “중국은 이번(WHO 전문가팀의 기원 조사)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영국을 포함한 WHO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하반기 세계 여러 곳에서 발병했다는 증거와 보고서가 많이 있다”며 “이것은 관련 국가와 지역에 시급하게 연구팀을 파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존슨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투명성 부족이 누구의 책임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증거는 우한에서 기원했다고 가리키는 듯하다”고 답했다. 앞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등을 조사하고자 중국을 찾은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조사팀은 9일 “첫 집단감염 지역인 후베이성 우한이 감염병 발원지라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한편, 대만이 구입하기로 한 독일 바이오엔텍 코로나19 백신 500만회분 계약이 보류된 것을 두고 중국의 압력 때문이라는 주장이 대만 고위 관료에게서 제기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천스중 대만 위생복리부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백신 협상안을 발표하려고 하려던 찰나에 바이오엔테크가 협상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세력의 개입을 우려한다”며 “어떤 사람들은 대만이 너무 행복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류 결정 이면에 중국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바이오앤텍은 중국 제약업체 상하이 푸싱의약과 코로나19 백신 독점 개발 및 영리화 계약을 맺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격하게 따른다면 대만에 백신을 공급할 권한은 푸싱의약에 있다. 이에 ‘바이오앤테크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회사는 기존 입장을 바꿔 대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 사람을 위해 팬데믹 종식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이런 전세계 약속의 일환으로 대만에 우리 백신을 공급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英 총리 관저의 ‘공무원 고양이’, 취임 10주년 맞아 (영상)

    英 총리 관저의 ‘공무원 고양이’, 취임 10주년 맞아 (영상)

    영국 현지시간으로 15일, 런던에서 활동하는 고양이 한 마리가 공직에 ‘취임’한 지 10주년을 맞았다. AP 통신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주인공 수컷 고양이 ‘래리’(생후 14세 추정)의 공식 직함은 총리 관저 수렵 보좌관(Chief Mouser to the Cabinet Office)로, 영국 총리의 관저에 머물면서 쥐를 잡는 것이 주된 업무다. 래리가 특별 공무원으로 ‘채용’된 것은 10년 전인 2011년 2월 15일. 당시 총리였던 데이비드 캐머런은 관저 내에 출몰하는 쥐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가 묘수를 떠올렸다. 그 길로 런던의 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래리를 입양해 공식 ‘채용’하기에 이르렀다. 래리는 총리 관저에 입성한 뒤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였다. 총리 관저에서 살았던 유기묘 ‘험프리’가 1997년 은퇴한 뒤, 쥐를 잡기 위해 관저에 들어온 두 번째 고양이라는 기록도 얻었다.AP통신은 “래리가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등) 3명의 총리를 충실하게 보좌했고 세계의 많은 지도자도 만났다”면서 “대체로 남성들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유독 좋아했다”고 전했다. 이어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총리 관저를 방문했을 때에는 그의 차 아래에서 낮잠을 자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래리가 10년간 총리 관저에서 공식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다양한 루머와 어려움도 잇따랐다. 2019년 12월 보리스 존슨 총리가 고양이보다 개를 더 선호하는 탓에 래리가 공직을 빼앗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역시 래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자, 공식 석상에서 “래리는 여전히 관저에 속해 있고 직원들은 나처럼 래리를 사랑한다”며 해명까지 해야 했다. 래리의 입양을 담당했던 런던 배터시동물보호소 측은 래리의 공직 취임 10주년을 맞아 “래리는 전 세계인들에게 유기묘가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가졌으며, 왜 모든 동물이 (삶의)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편 지금 이 순간에도 공직 수행에 바쁜 고양이 래리는 종종 총리 관저 건너편에 위치한 외무부 관저의 또 다른 ‘수석 고양이’ 팔머스톤과 함께 낮잠을 자고 장난을 치는 등 여가시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국, 첫 백신 접종 두달 만에 1500만명…22일 규제 완화 로드맵

    영국, 첫 백신 접종 두달 만에 1500만명…22일 규제 완화 로드맵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1500만명을 돌파했다. 영국 전체 인구의 25%에 가까운 규모로, 백신 접종률은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수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나딤 자하위 영국 백신 담당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15,000,000!”이라고 적고 “4월 말까지 모든 취약계층과 50세 이상에 1차 접종을 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앞서 지난해 12월 8일 화이자 백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접종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추가되면서 접종에 탄력이 붙었다. 영국은 지난 겨울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고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한 특수상황을 고려해 백신 접종 속도전에 나선 바 있다. 두 차례 맞아야 하는 코로나19 백신의 특성상 접종 대상을 늘리기 위해 2회차 접종 간격을 연장하는 변경 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70세 이상·의료 취약계층·의료서비스 종사자·요양원 거주자 등 4개의 우선순위 집단에 이달 중순까지 1차 접종을 마친다는 목표에 따라 접종을 실시했다. 해당 집단은 현재까지 코로나19 사망자의 88%를 차지해 우선순위 집단으로 설정했다. 영국은 15일부터 접종 범위를 65세 이상으로도 확대에 나선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4일 영국의 제3차 국가 봉쇄가 시작된 이후 코로나19 감염률, 입원,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한 가운데 이달 22일 규제 완화 로드맵을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영국 정부 연구진은 영국발(發)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치명률이 최소 30%에서 최대 70%까지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신규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그룹(NERVTAG) 소속 과학자들이 영국 전역 감염자 데이터를 모아 진행했고, 그 결과 영국 변이에 감염된 이들의 입원 및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을용타 주니어’ ‘리틀 캐논슈터’… 피 물려받은 2세, 피끓는 K리그

    ‘을용타 주니어’ ‘리틀 캐논슈터’… 피 물려받은 2세, 피끓는 K리그

    이을용 아들 FC서울 이태석, U-17 출신피지컬·공격력 겸비한 측면 수비 호평포항엔 김기동 감독 아들 김준호 등 3명이기형 아들 이호재, 강한 슈팅 판박이윤희준 子 윤석주도 빌드업 능력 눈길야구 이정후, 농구 허훈…. 최근 프로스포츠에 부는 ‘레전드 2세’ 바람이 올해 K리그 그라운드에서도 거세질지 주목된다. K리거 2세들이 다수 K리그에 뛰어들었다. 특히 올해 고졸 신인은 2002년 ‘월드컵둥이’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유스팀 우선 지명으로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고졸 신인 이태석(19)은 한일월드컵 주역 중 한 명인 ‘을용타’ 이을용 전 제주 유나이티드 수석코치의 아들이다. 이강인(발렌시아)과 ‘날아라 슛돌이’ 동기로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대를 이어 같은 유니폼을 입은 이태석은 FC서울 유스팀 오산고에서 주장을 맡았다. 2019년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탄탄한 피지컬에 공격 가담 능력을 겸비한 측면 수비수인 그는 이번 동계 훈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포항 스틸러스 신인 중에는 무려 3명이 K리거 2세다. 고려대 2년을 마치고 자유 계약으로 포항 유니폼을 입은 중앙 공격수 이호재(21)는 ‘캐논 슈터’로 유명했던 이기형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아버지다. 이호재는 192㎝의 큰 키를 바탕으로 한 포스트 플레이에 골 결정력, 아버지 못지않은 강한 슈팅이 인상적이다. 새 외국인 공격수 보리스 타쉬치의 팀 합류가 늦어지며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확한 킥과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미드필더 김준호(19)는 현재 포항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의 아들이다. 수비력과 빌드업 능력이 좋은 미드필더 윤석주(19)는 대우 로얄즈, 부산 아이파크, 전남 드래곤즈에서 10여 년간 수비수로 활약했던 윤희준 전 FC서울 코치의 아들이다. 역시 2019년 17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했다. 김준호와 윤석주는 포항의 유스팀 포항제철고 우선 지명 선수다. 축구인 2세 대명사로는 차두리 오산고 감독과 기성용(FC서울)이 있지만 둘의 아버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나 기영옥 전 부산 대표 모두 K리거는 아니었다. K리거 2세는 최근 들어 조금씩 늘고 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의 아들로 2019년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신재원은 올해 도약을 노리고 있다. ‘봉길 매직’ 김봉길 전 중국 산시 창안 감독의 아들 김신철은 2012년 부천FC를 통해 프로 데뷔했다. 지난해에는 K3 천안시축구단에서 뛰었다. 프로 계약을 맺었다고 또 K리거 2세라고 데뷔와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K리그1 신인은 모두 77명(정식 등록 기간 기준)으로 단 한 번이라도 경기를 뛴 경우는 19명에 불과하다. K리그가 데뷔 1년 차에 주던 신인왕을 데뷔 3년차까지 대상으로 하는 영플레이어상으로 대체한 것 또한 이러한 ‘좁은 문’을 감안해서다. K리그는 젊은 선수의 성장을 위해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을 두고 있다. K리그 관계자는 10일 “K리거 2세들이 아버지를 뛰어넘는 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씰리코리아, 140주년 기념 매트리스 2종 선봬

    씰리코리아, 140주년 기념 매트리스 2종 선봬

    매트리스 브랜드 씰리코리아가 창립 140주년을 맞아 회사의 기술이 집약된 매트리스 2종 ‘씰리 No.140’과 ‘샹떼’를 나란히 출시했다. 씰리 No.140은 밀도와 경도를 강화한 씰리침대의 특허 고밀도 폼인 ‘슈퍼 소프트 폼’ 등의 충전재를 적용했다. 안락함을 높이고 흔들림은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샹떼는 가볍고 견고한 티타늄 합금으로 이중 열처리한 코일을 장착했다. 푹신하면서도 지지력 있는 쿠션감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새롭게 개발한 아이보리 컬러와 패턴으로 세련된 침실을 연출할 수 있다고 한다.
  • ‘린치핀’ 한국 vs ‘코너스톤’ 일본…바이든 첫만남 물밑 외교전

    ‘린치핀’ 한국 vs ‘코너스톤’ 일본…바이든 첫만남 물밑 외교전

    靑 “규모 최소화 방미 추진하되 6월 G20前 비대면도 고려”日 스가, 2월 방미 불투명… 쿼드정상회의로 첫 대면 가능성DJ 제외하면 역대 미일 정상회담이 한미보다 먼저 이뤄져백악관의 새 주인이 누구와 먼저 통화하고, 만나는지는 향후 미국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와 방향을 점칠 수 있는 판단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정상외교를 재개하는 시점에서 한·일은 물론, 각국의 물밑 외교전이 불붙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28일 오전 0시 45분이라는 이례적인 시간에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첫 통화를 관철시킨 것도 북미(캐나다·멕시코)와 유럽(영국·프랑스·독일), 러시아에 이어 아시아 최초라는 상징성에 집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 역량이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온데다 코로나 확산으로 도쿄 올림픽 개최 여부마저 불투명해져 궁지에 몰린 일본으로선 바이든 대통령과의 신뢰 구축과 함께 확고한 미일 동맹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란 얘기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역대급 ‘브로맨스’를 연출했다는 평가를 스가 총리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통화에서 두 정상은 서로를 ‘요시’, ‘조’라고 부르게 됐다”는 NHK 보도를 통해 일본 정부가 친분을 부각시키려 애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일 정상 통화가 먼저 성사되자 불똥은 청와대로 튀었다. 특히 보수진영에서는 지난달 26일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를 백악관이 불편해했다는 식의 분석과 함께 정부의 외교력을 폄훼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통화 순서에 의미를 담을 필요는 없으며, 한중 통화와 한미 정상통화는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예산안과 폭설 등 미국 측 사정에 의해 미뤄졌던 한미 정상통화는 지난 4일 오전 8시부터 ‘32분간’ 이어졌다. 청와대는 두 정상 모두 두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란 공감대를 바탕으로 교황과의 통화 경험 등을 공유하는 등 “코드가 맞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꼭 직접 만나서 (현안을) 협의하길 기대한다”면서 ‘서로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도 했다. 취임 축하를 위한 첫 통화임에도 ‘밀도’가 높았다고 강조한 셈이다.그렇다면 한미, 한일정상회담이 언제 열릴까.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1월)하면, 통상 상반기 중 회담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 50여일 후인 2009년 4월 2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출범 47일 만인 2001년 3월 7일 김대중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첫 회담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에는 취임 약 5개월 만인 2017년 6월 30일 백악관에서 열렸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기준으로는 53일만이었다. 물론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 때의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겠다고 했다. 미국 외교안보라인 주요인사들의 청문 과정이 매듭지어지고, 앞서 한미 정상통화에서 언급됐던 대북정책 기조에 대한 협의가 일단락되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6월 영국에서의 만남은 ‘상수’로 보인다. 남서부 콘월의 휴양지에서 예정된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문 대통령을 초대했다. ‘지구의 날’인 4월 22일쯤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기후 정상회의를 열겠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대면 개최는 미지수다. 청와대 관계자도 “정상통화 때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기 전에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청와대로선 6월까지 시간을 흘려보낼 여유가 없다. 임기 1년여를 남기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에 외교역량을 올인한 문 대통령으로선 어느 때보다 한미 정상회담이 절박하다. 앞서 통화에서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는 등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6월 G20 정상회의도 100%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전에 수행원을 포함해 30~40여명 정도로 최소화한 형태로 워싱턴을 가는 방안과 함께 화상으로라도 두 정상이 소통하는 방안을 모두 열어놓고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정상이 직접 만난 적이 없다고는 해도 여러 차례 화상회담을 해본 결과, 충분히 심도깊은 소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스가 총리는 지난 해 말부터 2월 중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양국 모두 코로나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있어 연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사상 첫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담이 비대면 방식으로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일본발(發)로 나온 것도 흥미롭다. 인도 정부가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할 것을 우려해 확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또한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2000년 이후 정상회담 순서를 보면 미국은 아·태 지역의 번영과 발전의 ‘초석’(cornerstone)으로 표현해온 일본을 ‘핵심축’(linchipin)이라 부르는 한국보다 먼저 만났다. 2017년은 탄핵 상황과 맞물려 있지만, 미일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월 10일에 먼저 열렸다. 5월 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은 일본보다 넉 달 늦은 6월 30일 워싱턴을 찾았다. 2013년에도 비슷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를 2월 22일 만났지만, 박근혜 대통령과는 5월 7일에 회담을 했다. 2009년에도 아소 다로 총리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2월 24일에 만났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6월 16일에 만났다. 한국이 일본을 앞선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유일하다. 김 대통령은 3월 7일 부시 대통령과 만나 3월 19일에야 회담에 성공한 모리 요시로 총리를 12일 앞섰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미얀마 軍 장기집권 시사… 쿠데타 전 러·중 접촉은 우연?

    미얀마 軍 장기집권 시사… 쿠데타 전 러·중 접촉은 우연?

    지난 1일 미얀마 군사 쿠데타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문민정부를 무너뜨리고 권좌에 오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비상사태 기간을 당초 선언한 1년보다 더 연장할 뜻을 시사했다. 흘라잉 사령관이 쿠데타 전 중국과 러시아 주요 인사를 잇따라 면담한 정황도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흘라잉 사령관이 지난 3일 기업인 면담 자리에서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비상사태 1년이 끝나도 6개월 더 군정을 이끌 수 있다고 발했다고 5일 보도했다. 앞서 흘라잉 사령관은 비상사태 1년을 선포하고 공정한 총선을 치른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총선 시간표를 언급하진 않았다. 또 군사정권 인사 11명을 새로운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대행’이나 ‘과도’란 명칭을 붙이지 않았다. 군정이 장기 집권을 노리는 방증이란 평가가 나온다. 흘라잉 사령관은 또 쿠데타 전인 지난달 12일 동남아시아 4개국 순방 첫 일정으로 미얀마를 찾은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면담했고, 지난달 22일 미얀마를 공식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면담했었다. 미얀마 네티즌들은 이들과의 면담에서 흘라잉 사령관이 쿠데타를 ‘사전 승인’ 받았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쿠데타 이후 소집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쿠데타 규탄 및 수치 고문 석방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코로나19에 맞서 영국을 하나로 묶었던 톰 무어 경, 가족과 행복한 작별

    코로나19에 맞서 영국을 하나로 묶었던 톰 무어 경, 가족과 행복한 작별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는 의료진을 위한 성금을 마련하겠다며 100번째 생일을 앞두고 집안 정원 100바퀴를 돌아 감동을 안겼던 영국의 노병이 코로나19와 사투 끝에 세상을 떠났다. 평소 폐렴을 앓다가 약 열흘 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잉글랜드 중부 베드퍼드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톰 무어 경이 2일(현지시간) 오전 영원히 눈을 감아 100세 인생을 마쳤다고 가족이 밝혔다. 그의 딸 한나는 “마지막 몇 시간 아버지가 가족들과 웃음과 눈물을 공유하면서 작별했다”고 전했다. 한나는 아버지의 마지막이 닥쳐왔다고 판단해 가족들이 모두 병상 침대 주변에 늘어선 채 어린 시절의 일들, 대단했던 어머니의 추억을 주제로 무어 경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고 전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무어 경은 폐렴 증세 때문에 합병증이 우려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지 않았다. 트위터에 무어 경의 별세 소식을 알리는 사진이 올라오자 한 시간도 안 돼 9만명 이상이 사진을 리트윗하고, 27만여명이 ‘마음에 들어요’를 누르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지난해 7월 고인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추모에 앞장섰다. 여왕은 “고인이 나라 전체와 전 셰계 다른 이들에게 제공했던 영감을 인정한다”고 애도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글자 뜻 그대로의 영웅이었다”면서 “암울했던 2차 세계대전 대 그는 자유를 위해 싸웠고 전후 가장 깊은 위기에 직면해 우리 모두를 단결시키고 응원했으며 인간 영혼의 승리를 몸에 새겼다. 그는 나라의 영감이 됐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 희망의 빛을 전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는 반기가 게양됐다.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트위터에 무어 경의 별세를 안타까워하는 글을 올리며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영국의 훌륭한 영웅이었다”고 추모했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무어 경은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신음하던 지난해 4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기부할 1000파운드(약 152만원) 모금을 목표로 보행기에 의지한 채 25m 폭의 정원을 왔다갔다 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렸다. 마지막 바퀴를 완주하기 전 무어 경은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에게 햇살은 다시 당신을 비추고, 구름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백발이 성성한 신사의 느리지만 결의에 찬 발걸음은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도 기부가 빗발쳐 원래 목표를 훨씬 뛰어넘는 3890만파운드(약 594억원) 모금에 성공했다. BBC는 3279만 4701 파운드라고 다르게 전했다. 예비역 육군 대위였던 무어 경은 ‘명예 대령’으로 임명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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