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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훈련 강행하면 北 도발?...“SLBM 발사는 득보다 실 커”

    한미훈련 강행하면 北 도발?...“SLBM 발사는 득보다 실 커”

    연합훈련 앞두고 3일 간부교육 SLBM,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미국과의 대화 문 닫힐 수도”오는 16일부터 본격 시작하는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훈련 강행 시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국가정보원장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됐지만, 북한이 매년 반복되는 한미연합훈련 때문에 북미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는 자충수를 둘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4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21-2 CCPT) 주요지휘관 세미나가 열렸다. 16일 예정된 연합훈련에 앞서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일종의 간부 교육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은 지난 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조정하지 않으면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를 묻는 위원들 질문에 “도발 행위가 있을 수 있다”고 답하는 과정에서 SLBM 발사 가능성도 언급했다고 복수의 정보위 참석자들이 전했다. SLBM 발사 정황과 관련한 구체적 설명 없이 도발 시나리오 중 하나로 SLBM을 예로 든 것이다. SLMB은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다음으로 도발의 수위가 높아 이게 현실화된다면 한반도 정세는 급속도로 악화될 게 뻔하다. 일단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기 때문에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유엔 차원의 대응을 모색하면서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함께 강력 규탄에 나설 수밖에 없다. 남북 통신선 복구 이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던 우리 정부의 구상은 완전히 물거품되는 셈이다. 북한은 2015년 5월 SLBM 수중발사 실험에 성공했으며 이듬해 8월 구소련의 기술을 이용해 고래급 잠수함에서 ‘북극성’을 시험 발사했다. 2017년과 2019년에도 북극성 2형, 3형을 각각 시험 발사한 적이 있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SLBM 발사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단거리 미사일 발사 때와는 달리 현상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SLBM 발사 등) 수위가 높은 도발을 하면 미국과의 대화 모멘텀을 잃어버리게 된다.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이어서 북한도 고민스러울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도발을 한다면 그건 도발을 할 수밖에 없는 북한의 내부 사정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핵·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와서 한미훈련을 이유로 중강도 이상의 도발을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을 압박할 유일한 방법이 군사적 도발”이라면서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를 한 뒤 벼랑 끝 전술을 쓰는 정형화된 패턴을 구사할 수 있다고 했다.
  • 손예진 원피스 46만원? 괜찮아! 구할 수만 있어다오

    손예진 원피스 46만원? 괜찮아! 구할 수만 있어다오

    “원피스 하나 살까 했더니만 벌써 품절이네요. 매장이라도 가봐야겠어요.” 최근 유명 유튜브 골프 채널 ‘임진한 클라스’에 등장한 배우 손예진씨가 입은 골프 원피스(브랜드명 사우스케이프)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가 예고편에서 입은 흰색 사선 플레어 나시 원피스의 가격은 46만원에 육박했지만 해당 원피스는 본편이 공개되기도 전에 온라인숍에서 동이 났다. 온라인 골프 동호회 카페 등에서는 20~40대 여성 골퍼들을 중심으로 ‘어디 제품이냐’, ‘오프라인 매장은 어디냐’, ‘재입고는 언제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국내 골프 산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가운데 9월 골프 성수기를 앞두고 골프 어패럴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 분야에 여성과 젊은층이 대거 가세한 가운데 여윳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골프 비수기인 혹서기(7월 중순~8월 중순)에도 골프 관련 산업은 성장을 이어 갔다. 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전체 점포의 지난 7월 골프 어패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고, 이 가운데 인천터미널점은 신장률이 61% 달했다. 신세계백화점도 40.4%,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4.5% 올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 수준에 달한다.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은 골프를 친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2040세대가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골프존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골프를 치기 시작한 지 3년 이하 골프 입문자 중 65%는 2040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의 중장년층이 골프클럽 같은 장비에 투자를 많이 했다면 2040 젊은 골퍼들은 골프웨어 같은 패션에 관심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20~40대인 젊은 골프 인구가 기존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골프 시장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업계도 젊은 골퍼를 잡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올 하반기 캘러웨이·테일러메이드 등 정통 퍼포먼스웨어 브랜드가 새롭게 브랜드를 정비해 하반기 골프 의류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구호, 타임 등 국내 고급 여성복 브랜드도 고가 골프 라인을 선보이고 나섰다. 디자인은 모던해졌고 가격은 더 비싸진 게 특징이다.삼성물산 구호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라운딩 시에도 모던하고 미니멀한 감성이 깃든 ‘구호스러운’ 골프웨어를 입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구호 골프 캡슐 컬렉션’을 최근 선보였다. 모던한 디자인에 기능성을 더하면서 여유로운 실루엣, 절제된 디테일로 활동성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단품 코디는 물론 다른 상의와 겹쳐 입을 수 있게 한 레이어링 제품이나 소매를 떼어내 반팔과 긴팔로 모두 착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 눈에 띈다.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를 바탕으로 스카이블루를 포인트로 활용하는 등 몸에 딱 맞고 화려한 컬러를 주로 사용해 온 기존의 퍼포먼스형 골프 웨어와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니트톱, 바지 등의 가격은 3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한다.한섬의 고가 여성복 브랜드 타임도 럭셔리 레저라인 ‘타임 1993 클럽’을 통해 지난달 말 골프웨어를 선보였다. 타임 1993클럽 골프웨어는 어떤 제품들과 연출하느냐에 따라 골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활용도가 높도록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아이보리, 브라운, 그린, 검은색을 바탕으로 아가일 무늬 등을 차용해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타임 1993클럽의 원피스는 70만원 중반대, 골프화는 40만원 초중반대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캘빈클라인골프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30~40대 젊은 골퍼를 타킷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의 제품 라인을 선보인다. 캘빈클라인의 오리지널 콘셉트인 모던 프리미엄 컨템퍼러리를 지향하며 기존 퍼포먼스 중심의 한국 골프웨어 시장과는 다른 스타일로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미국 뉴욕 본사 디자인팀이 시즌별 콘셉트를 제안하면 한국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팀이 국내 고객 요구에 맞게 상품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유통은 백화점과 온라인 위주로 전개할 예정이다. 캘빈클라인골프는 오는 18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롯데백화점 5개 점포에 차례로 입점하는 한편 온라인 채널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로 찾는 무신사와 협업해 제품을 전개하기로 했다. 한편 최근 캘러웨이어패럴과 8년 만에 결별한 한성에프아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테일러메이드어패럴을 새롭게 선보인다. 유현주 프로와 전속 계약을 하고 활동성이 좋은 퍼포먼스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스포티즘과 스트리트 감성이 담긴 라이프스타일군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테일러메이드어패럴에 대해서는 기존 캘러웨이 제품보다 15~20%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등 고가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티셔츠, 치마 등 20만원 초중반부터 가격이 설정됐다. 캘러웨이어패럴은 지난달 1일부터 캘러웨이골프코리아가 직접 전개하고 있다. 캘러웨이골프코리아가 선보이는 ‘올 뉴 캘러웨이’ 라인은 고급스러움과 동시에 젊은 골퍼를 위한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색과 패턴을 도입했다. 캘러웨이골프코리아는 기존에 외부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할인과 프로모션을 통한 판매를 지속하지만 새로 선보이는 올 뉴 캘러웨이 라인은 전국 대리점과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며 고가 정책을 펼친다. 품질을 높여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게 캘러웨이골프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 국정원 “北, 한미연합훈련 중단 시 남북관계 상응 조치 의향”

    국정원 “北, 한미연합훈련 중단 시 남북관계 상응 조치 의향”

    “통신연락선 복원은 김정은이 요청해향후 북미 관계 재개에 남측 역할 바라金, 뒤통수 파스 떼 건강 이상 징후 없어담화 수시 발표 김여정 외교안보 총괄”통일부 “양측 합의 복원” 입장 엇갈려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7일 복원된 남북 통신연락선에 대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한 김여정 담화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상응조치 의향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연락선 복원에 호응한 배경으로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수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간 신뢰 회복과 관계 개선의 의지를 확인했고, 판문점 선언 이행 여건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미 당국의 긴밀한 대북정책 조율을 주시하며, 우리 정부가 향후 북미 관계 재개를 위해 역할을 해 주길 바라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 북측이 원하는 것은 ▲광물 수출 ▲정제유 수입 ▲생필품 수입 허용 등 세 가지인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생필품 가운데 꼭 풀어야 할 품목으로 고급 양주와 양복이 포함됐는데, 그 이유는 “김정은 혼자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평양의 상류층 배급용으로, 상류층 생필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하 의원은 전했다. 국경 봉쇄와 폭염 등으로 일반 주민들의 식량난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1년 수요가 584만톤 정도로 100여만톤이 부족하고 재고량도 바닥이 났는데, 하계 곡물인 보리와 감자 등을 40만톤 정도 수확해 추수기까지 버티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건강상 이상 징후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서 체중이 줄고 뒤통수에 파스를 붙였다가 뗀 모습이 포착됐으나 국정원은 “파스는 며칠 만에 제거했고 흉터가 없었다”며 “7월 한 달간 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회, 모병대, 북중 위문탑 방문 등 8차례에 걸쳐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대남 및 대외 담화를 수시로 발표하는 등 외교안보를 총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연합훈련 관련 담화 발표에 대해선 “북한이 근본 문제로 규정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선결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훈련을 중단할 경우 남북관계 상응 조치 의향을 표출한 것”이라며 “북한은 한미 간 협의와 우리 대응을 예의 주시하며 다음 행보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통일부는 연락선 복원이 김 위원장이 요청한 것이라는 국정원의 발표에 “연락선 복원은 어느 일방이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라 양측이 충분히 협의하고 합의한 결과”라며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 국정원 “남북 연락선 복원, 北이 요청했다”…‘뒷목 파스’ 김정은 건강상태는?

    국정원 “남북 연락선 복원, 北이 요청했다”…‘뒷목 파스’ 김정은 건강상태는?

    국정원, 국회 정보위 현안 보고..김여정 담화 분석 “한미연합훈련 중단시 남북관계 상응조치 표출” 北, 생필품목에 고급양주·양복 등 제재 완화 요구 “식량 100만톤 부족..보리·감자로 버티는 중”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7일 복원된 남북 통신연락선에 대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한 김여정 담화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상응조치 의향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국정원은 3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남북이 연락사무소 연락선을 통해 매일 두 차례 통화하고 있고, 서해 군 통신선은 지난달 29일부터 매일 한 차례 중국 어선 불법조업 정보를 정상 교환 중”이라며 “국제 상선통신망도 오늘부터 정상 교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연락선 복원에 호응한 배경으로는 “4월부터 남북 정상 간 수차례 친서 교환을 통해 남북 간 신뢰 회복과 관계 개선의 의지를 확인했고, 판문점 선언 이행 여건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또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미 당국의 긴밀한 대북정책 조율을 주시하며, 우리 정부가 향후 북미 관계 재개를 위해 역할을 해 주길 바라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 북측이 원하는 것은 ▲광물 수출 ▲정제유 수입 ▲생필품 수입 허용 등 세 가지인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생필품 가운데 꼭 풀어야 할 품목으로 고급 양주와 양복이 포함됐는데, 그 이유는 “김정은 혼자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평양의 상류층 배급용으로, 상류층 생필품이기 때문”이라고 하 의원은 전했다. 국경 봉쇄와 폭염 등으로 일반 주민들의 식량난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1년 수요가 584만톤 정도로 100여만톤이 부족하고 재고량도 바닥이 났는데, 하계 곡물인 보리와 감자 등을 40만톤 정도 수확해 추수기까지 버티는 중”이라고 전했다.김 위원장은 건강상 이상 징후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공개 사진과 영상에서 체중이 줄고, 뒤통수에 파스를 붙였다가 뗀 모습이 포착됐으나 국정원은 “패치는 며칠 만에 제거했고 흉터가 없었다”며 “7월 한 달간 군 지휘관·정치간부 강습회, 모병대, 북중 위문탑 방문 등 8차례에 걸쳐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대남 및 대외 담화를 수시로 발표하는 등 외교안보를 총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연합훈련 관련 담화 발표에 대해선 “북한이 근본 문제로 규정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선결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훈련을 중단할 경우 남북관계 상응 조치 의향을 표출한 것”이라며 “북한은 한미 간 협의와 우리 대응을 예의주시하며 다음 행보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비수기에도 잘나가는 골프웨어…더 모던하게 더 특별하게 더 비싸게!

    비수기에도 잘나가는 골프웨어…더 모던하게 더 특별하게 더 비싸게!

    “원피스 하나 살까 했더니만 벌써 품절이네요. 매장이라도 가봐야겠어요.” 최근 유명 유튜브 골프 채널 ‘임진한 클라스’에 등장한 배우 손예진씨가 입은 골프 원피스(브랜드명 사우스케이프)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가 예고편에서 입은 흰색 사선 플레어 나시 원피스의 가격은 46만원에 육박했지만 해당 원피스는 본편이 공개되기도 전에 온라인숍에서 동이 났다. 온라인 골프 동호회 카페 등에서는 20~40대 여성 골퍼들을 중심으로 ‘어디 제품이냐’, ‘오프라인 매장은 어디냐’, ‘재입고는 언제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국내 골프 산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가운데 9월 골프 성수기를 앞두고 골프 어패럴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 분야에 여성과 젊은층이 대거 가세한 가운데 여윳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골프 비수기인 혹서기(7월 중순~8월 중순)에도 골프 관련 산업은 성장을 이어 갔다. 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전체 점포의 지난 7월 골프 어패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고, 이 가운데 인천터미널점은 신장률이 61% 달했다. 신세계백화점도 40.4%,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4.5% 올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0% 수준에 달한다.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은 골프를 친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2040세대가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골프존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골프를 치기 시작한 지 3년 이하 골프 입문자 중 65%는 2040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의 중장년층이 골프클럽 같은 장비에 투자를 많이 했다면 2040 젊은 골퍼들은 골프웨어 같은 패션에 관심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20~40대인 젊은 골프 인구가 기존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골프 시장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업계도 젊은 골퍼를 잡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올 하반기 캘러웨이·테일러메이드 등 정통 퍼포먼스웨어 브랜드가 새롭게 브랜드를 정비해 하반기 골프 의류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구호, 타임 등 국내 고급 여성복 브랜드도 고가 골프 라인을 선보이고 나섰다. 디자인은 모던해졌고 가격은 더 비싸진 게 특징이다.삼성물산 구호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라운딩 시에도 모던하고 미니멀한 감성이 깃든 ‘구호스러운’ 골프웨어를 입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구호 골프 캡슐 컬렉션’을 최근 선보였다. 모던한 디자인에 기능성을 더하면서 여유로운 실루엣, 절제된 디테일로 활동성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단품 코디는 물론 다른 상의와 겹쳐 입을 수 있게 한 레이어링 제품이나 소매를 떼어내 반팔과 긴팔로 모두 착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 눈에 띈다.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를 바탕으로 스카이블루를 포인트로 활용하는 등 몸에 딱 맞고 화려한 컬러를 주로 사용해 온 기존의 퍼포먼스형 골프 웨어와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니트톱, 바지 등의 가격은 3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한다. 한섬의 고가 여성복 브랜드 타임도 럭셔리 레저라인 ‘타임 1993 클럽’을 통해 지난달 말 골프웨어를 선보였다. 타임 1993클럽 골프웨어는 어떤 제품들과 연출하느냐에 따라 골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활용도가 높도록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아이보리, 브라운, 그린, 검은색을 바탕으로 아가일 무늬 등을 차용해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타임 1993클럽의 원피스는 70만원 중반대, 골프화는 40만원 초중반대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캘빈클라인골프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30~40대 젊은 골퍼를 타킷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의 제품 라인을 선보인다. 캘빈클라인의 오리지널 콘셉트인 모던 프리미엄 컨템퍼러리를 지향하며 기존 퍼포먼스 중심의 한국 골프웨어 시장과는 다른 스타일로 경쟁하겠다는 포부다. 미국 뉴욕 본사 디자인팀이 시즌별 콘셉트를 제안하면 한국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팀이 국내 고객 요구에 맞게 상품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유통은 백화점과 온라인 위주로 전개할 예정이다. 캘빈클라인골프는 오는 18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롯데백화점 5개 점포에 차례로 입점하는 한편 온라인 채널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로 찾는 무신사와 협업해 제품을 전개하기로 했다.한편 최근 캘러웨이어패럴과 8년 만에 결별한 한성에프아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테일러메이드어패럴을 새롭게 선보인다. 유현주 프로와 전속 계약을 하고 활동성이 좋은 퍼포먼스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스포티즘과 스트리트 감성이 담긴 라이프스타일군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테일러메이드어패럴에 대해서는 기존 캘러웨이 제품보다 15~20%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등 고가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티셔츠, 치마 등 20만원 초중반부터 가격이 설정됐다. 캘러웨이어패럴은 지난달 1일부터 캘러웨이골프코리아가 직접 전개하고 있다. 캘러웨이골프코리아가 선보이는 ‘올 뉴 캘러웨이’ 라인은 고급스러움과 동시에 젊은 골퍼를 위한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색과 패턴을 도입했다. 캘러웨이골프코리아는 기존에 외부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할인과 프로모션을 통한 판매를 지속하지만 새로 선보이는 올 뉴 캘러웨이 라인은 전국 대리점과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며 고가 정책을 펼친다. 품질을 높여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게 캘러웨이골프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 수미산장·강철부대·나는 SOLO…시청률 사로잡은 비결

    수미산장·강철부대·나는 SOLO…시청률 사로잡은 비결

    군필 남성들만 보리라는 예상을 깨고 상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자리한 예능이 있다. 국내 최고 특수부대원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친 ‘강철부대’다. 팀워크와 출연자들의 매력을 보여 주며 여성 팬까지 끌어모은 이 프로그램은 연장방송까지 하며 지난달 27일 종영했다. 예상 밖 ‘대박’은 메이저 채널이 아닌 스카이TV와 채널A의 공동 제작으로 탄생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카이TV 사옥에서 만난 오광훈 콘텐츠사업본부장은 “2019년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후 국내 방송으로는 처음 공동 제작 모델을 시도했다”며 “요즘도 여러 방송사와 제작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오광훈 스카이TV 본부장 첫 시도 스카이TV는 채널사용사업자(MPP)로 지상파 3사 등 타 방송의 작품을 재전송해 왔다. 그러나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작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안정적 방송을 위해서는 직접 만들어 편성하고 판매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했다는 게 오 본부장의 설명이다.●강철부대 시청률 6.3%… 시즌2 구상 채널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스카이TV로서는 더 많은 시청자를 만나는 채널에서 첫 방영해 흥행과 홍보를 하는 전략이 필요했다. 그 물꼬를 튼 건 오 본부장이 제안해 공동 제작이 성사된 채널A ‘애로부부’였다. 협업 경험이 생기자 이후 ‘강철부대’도 제안이 왔다. “최정예 특수부대끼리 붙으면 누가 이길까”라는 궁금증을 서바이벌 형식으로 풀며 시청률이 6.3%(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올랐고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넷플릭스에도 판매됐다. 프로그램의 판매수익으로도 이어졌다. KBS ‘수미산장’을 비롯해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는 데이팅 리얼리티 ‘나는 SOLO’(SBS플러스)도 공동 제작의 결과물이다. 잇단 화제작을 내놓는 건 기시감 없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원칙 덕이다. 여기에 40여명의 시청자 모니터링단을 대상으로 프로그램마다 표적집단 심층면접(FGD)을 한다. 피드백을 받아 반영하기 위한 과정이다.●제작비 줄이면서 지식재산 수익 확보 최근 OTT들이 독점 콘텐츠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오 본부장은 오히려 “콘텐츠의 힘은 공유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제작비를 줄이면서도 지식재산(IP)과 수익을 확보하는 데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나눠 분쟁 소지도 없다는 그는 “중소 플랫폼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투자 대비 2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올해는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는 가운데 모기업 KT의 콘텐츠 밸류체인 내 ‘시너지’도 모색할 예정이다. 큰 인기를 누린 ‘강철부대’의 포맷 판매와 시즌2도 구상 중이다. 오 본부장은 “CIA, 모사드, MI6 등 해외 최강자들이 겨루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 본다”며 “새 시즌도 잘 준비해서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 ‘강철부대’ 대박 만든 공동제작…“콘텐츠 경쟁 시대 대안 될 것”

    ‘강철부대’ 대박 만든 공동제작…“콘텐츠 경쟁 시대 대안 될 것”

    방송사들과 콘텐츠 공동제작 첫 시도‘수미산장’·‘나는 솔로’ 등 잇따라 화제“콘텐츠 힘 공유에 있어…강철부대2 준비”군필 남성들만 보리라는 예상을 깨고 상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자리한 예능이 있다. 국내 최고 특수부대원 출신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친 ‘강철부대’다. 팀워크와 출연자들의 매력을 보여주며 여성 팬까지 끌어모은 이 프로그램은 연장방송까지 하며 지난달 27일 종영했다. 예상 밖 ‘대박’은 메이저 채널이 아닌 스카이TV와 채널A의 공동 제작으로 탄생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카이TV 사옥에서 만난 오광훈 콘텐츠사업본부장은 “2019년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한 후 국내 방송으로는 처음 공동 제작 모델을 시도했다”며 “요즘도 여러 방송사와 제작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카이TV는 채널사용사업자(MPP)로 지상파 3사 등 타 방송의 작품을 재전송해 왔다. 그러나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작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안정적 방송을 위해서는 직접 만들어 편성하고 판매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했다는 게 오 본부장의 설명이다. 채널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스카이TV로서는 더 많은 시청자를 만나는 채널에서 첫 방송을 하는 것이 필요했다. ‘퍼스트 윈도우’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야 향후 홍보와 흥행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 물꼬를 튼 건 채널A와 만든 ‘애로부부’였다. 부부 예능 콘셉트의 신작을 구상 중이던 지난해, 채널A가 비슷한 예능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접한 오 본부장이 협업을 제안했다.협업 경험이 생기자 이후 ‘강철부대’도 제안이 왔다. 오 본부장은 “‘강철부대’는 ‘최정예 특수부대끼리 붙으면 누가 이길까’라는 궁금증을 서바이벌 형식으로 풀어내 기존 밀리터리 프로그램과 차별화가 됐다”고 분석했다. 박준우, 육준서 등 출연자 개개인들의 인기도 커지면서 시청률이 6.3%(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올랐고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 넷플릭스에도 판매됐다. 프로그램의 판매수익으로도 이어졌다. KBS ‘수미산장’을 비롯해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는 데이팅 리얼리티쇼 ‘나는 솔로(SOLO)’(SBS플러스)도 공동 제작의 결과물이다. 잇단 화제작을 내놓는 건 기시감 없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원칙 덕이다. 여기에 40여명의 시청자 모니터링단을 대상으로 프로그램마다 표적집단 심층면접(FGD)을 한다. 피드백을 받아 반영하기 위한 과정이다.최근 OTT들이 독점 콘텐츠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오 본부장은 오히려 “콘텐츠의 힘은 공유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제작비를 줄이면서도 지식재산(IP)과 수익을 확보하는 데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나눠 분쟁 소지도 없다는 그는 “중소 플랫폼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투자 대비 2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올해는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는 가운데 모기업 KT의 콘텐츠 밸류체인 내 ‘시너지’도 모색할 예정이다. 스토리위즈는 원천 IP를 제공하고 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 제작을, 스카이TV의 채널이 공개하는 역할 분담이다. 하반기 ‘나는 솔로’에 이어 버라이어티 ‘고생 끝에 밥이 온다’도 시작한다. 최고 흥행작 ‘강철부대’의 포맷 판매와 시즌2도 구상 중이다. 오 본부장은 “CIA, 모사드, MI6 등 해외 최강자들이 겨루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 본다”며 “새 시즌도 잘 준비해서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 해야 솟아라… 어둠 살라 불타는 삶 쏟아낸 시인의 기도

    해야 솟아라… 어둠 살라 불타는 삶 쏟아낸 시인의 기도

    청룡산 너머의 햇빛· 사갑들의 거센바람안성 고장치기 마을서 문학적 정서 키워 ‘청록파’ 시인으로 초기 자연 세계관 넘어일제강점기, 전쟁 거쳐 4·19 민주화까지정치·이념 떠나 윤리적·실존적 저항 보여 “시 쓰기는 신나는 일”… 1000여편 남겨2018년 세운 문학관에 발자취 고스란히누구보다 ‘현실적인’ 문학세계 집중조명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중략)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 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 자리 앉아, 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박두진 시인의 ‘해’, 1946)박두진 시인은 1916년 3월 10일 경기 안성군 안성읍 봉남리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 때 보개면 동신리로 이사한 뒤 열여덟 살에 서울로 떠날 때까지 안성에서 살았다. 그가 살던 ‘고장치기’ 마을은 청룡산을 바라보며 ‘사갑들’이라 부르는 벌판으로 둘러싸인 곳이었다. 고장치기에서 보낸 유년을 박두진 시인은 온 생에 걸쳐 시에 투영한다. 안성에서 살던 10여년은 문학적 상상력과 정서를 길러 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룡산을 넘는 강렬한 햇빛과 짙푸른 하늘, 사갑들의 거센 바람으로 기억된 안성의 자연은 훗날 박두진 시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향 안성의 햇덩어리와 별밭’이라는 글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그리운 것이 고향이겠지만, 나는 좀 유별났다. 아무 때나 무뚝무뚝 생각나고, 어릴 때의 고향 모습을 지금도 나는 꿈속에서 자주 본다.(중략) 가장 고향다운 고향은 안성의 한 촌락인 ‘고장치기’라는 곳이다.” 그러면서 “가장 여리고 순수하던 인생 중의 알고갱이 시절을 여기서 살았으니 고장치기야말로 나의 고향 중의 고향인 셈”이라고 했다.‘시인과 농부’라는 글에서는 또 이렇게 회상하기도 한다. “내가 자란 모향(母鄕)은 먼지와 매연과 기름때에 찌들은 도회 구석이 아니다. 하늘이 많고, 바람이 많고, 별이 많고, 나무가 많고, 물이 많고, 새들이 많고, 꽃이 많고, 풀벌레가 많은, 저 넓고 푸른 시골이었던 것이다. 숲이요, 벌판이요, 산골짜기요, 풀밭이었던 것이다.” 가히 청록파 시인다운 고향의 자연 예찬이다. 박두진은 시인 정지용의 추천으로 시 ‘향현’과 ‘묘지송’이 잡지 ‘문장’(1939년 6월호)에 실리면서 시인이 됐다. 그해 9월호 같은 잡지에 ‘낙엽송’이, 1940년 1월호에 ‘의’, ‘들국화’가 추천되며 정식으로 등단 절차를 마치게 됐다. 그와 함께 ‘청록파’로 불리는 박목월과 조지훈 역시 정지용에 의해 ‘문장’에 시가 추천되어 시단에 등장했다. 박두진은 훗날 1989년 제1회 ‘정지용 문학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정지용과의 인연을 되새긴다. ‘시인의 고향’에서 박두진은 자신의 시 세계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일찍이 나는 내 인생의 시작 단계로서 초기에는 ‘자연’, 다음에 ‘인간’, 다음에 ‘사회’와 ‘인류’ 그다음으로 혹 노년기란 것이 내게 허락된다면 그때에 가서 ‘신’에 대한 것을 쓰리라고 작정한 바 있다.” 앞서 밝혔듯이 박두진의 시집 ‘청록집’, ‘해’에 담긴 초기 시들은 자연을 통한 긍정의 세계와 민족적 소망, 종교적 이상주의를 표현했다는 점이 특징적으로 손꼽힌다. 유년 시절에 보았던 청룡산의 강렬한 햇빛, 짙푸른 하늘, 사갑들의 거센 바람으로 기억된 고장치기가 그의 시 전반을 아우르는 배경이 된 것이다. 그가 추구한 자연은 그의 정신과 이상을 구현하는 관념의 매개이자 그가 그리는 신앙적 이데아의 세계까지 포괄한다.박두진을 정의하는 ‘청록파’는 1946년 6월 을유문화사에서 간행한 3인 공동시집 ‘청록집’에서 유래된 말이다.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을 통칭해 부르는 단어이기도 하다. 청록파 시인들은 미학적 특징이나 시를 통한 현실 대응의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청록집’을 통해 자연을 노래한 서정시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박두진 초기 시의 자연에 대한 상징은 시인의 시적 저항이자 현실 참여의 한 방편이었으며, 자연의 객관화와 순수한 감각의 표현을 통해 시적 가치와 자신이 지향하는 세계를 보여 주는 통로이기도 했다. 시집 ‘해’에는 어둠, 달밤 등으로 표현된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민족적 현실을 빛의 속성을 지닌 해를 통해 극복해 보려는 의지를 보인다. 또 광복 직후 새 시대에 대한 희망과 창조적 의지를 형상화한 ‘해의 품으로’, ‘도봉’, ‘향현’, ‘묘지송’, ‘바다’ 등 자연을 배경으로 쓴 시편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 이면에는 철저한 현실 인식이 자리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박두진은 4·19혁명 이후 대학에서 해직됐고, 한일 국교정상화 조치 때는 이에 반대한 서명 문인 1호가 됐다.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쳐 4·19까지 겪은 시인의 저항의식의 발로인 셈이다. 그의 발자취는 자연에서 현실로의 이행이 아닌, 지극한 현실 속에서 나타난 자연적 세계관이다.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것들을 떠나 윤리적이고 실존적인 것으로서의 자연과 시, 그리고 그의 자리에서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던 시인의 삶이 바로 그것을 말해 준다. 박두진의 후기에는 근원적인 존재론적 물음과 신의 의지와 자연의 섭리를 노래하며 수석 모으기를 또 다른 취미로 삼아 수석을 통한 구체적인 시적 이미지를 그려 내기도 했다. 박두진은 보통 새벽 4시에 기상해 하루를 시작했다. 새벽에는 명상을 하며 글쓰기의 주제를 떠올렸으며, 학교 강의가 없는 날에는 독서와 원고 쓰기에 몰두했다. 시상이 떠오르지 않거나 마음이 답답해지면 수석 채집을 다녔다. 또 단소 불기를 취미로 삼았는데, 이는 유년 시절에 안성 장터에서 맹인이 퉁소를 연주하는 것을 아주 인상 깊게 본 뒤부터 생긴 관악기에 대한 관심의 일환이었다. 또 학교 강의를 마치고 고서점이나 골동품 가게를 찾아 고가구나 도자기들을 수집하며 옛 선비들의 이상과 예술정신을 본받고자 했다. 구해 온 도자기에 직접 먹글씨를 쓰며 마음을 가다듬는 일을 즐겼다. 박두진은 시를 쓰는 일을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시를 쓰는 일은 어렵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즐겁고 신이 나며 쓰고 싶은 주제가 너무 많기에 이런 두려움이야말로 바로 시인, 작가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하는 뜻이다. 등단 이후 60여년간 1000편의 시를 쓰면서 17권의 시집과 여러 수필집을 출간한 작가다운 포부였다. 그는 마감일을 엄수하기로도 유명했는데, 원고 마감 하루 전날을 마감일로 표시해두어 원고가 늦지 않도록 했다. 시와 서예, 도자기와 수석, 단소 등으로 시와 삶을 꾸리던 시인이 세상을 떠난 해인 1998년 10월 안성의 보개도서관 앞뜰에 시 ‘고향’ 전문이 새겨진 시비가 세워졌고, 그 후로 20년 후에 그의 ‘고장치기’의 지척에 ‘박두진문학관’이 건립됐다. 2001년부터는 박두진 문학제가 열렸고, 2007년에는 박두진 문학상이 제정됐다. 박두진문학관은 2012년부터 박두진 유품 및 유족 보관 자료 조사를 거쳐 2016년 4월에 기본 설계를 착수했다. 2년간 건물을 지었고, 전시 준비 과정을 거친 뒤에 2018년 11월에 정식으로 개관했다. 박두진의 묘가 있는 기좌리와 비봉산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자리에 문학관이 세워진 것이다. 문학관에서는 옥상을 상시 개방해 박두진 시의 근원이 된 안성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게끔 했다.문학관 내부의 상설 전시관은 1부 ‘박두진의 시를 읽다’, 2부 ‘박두진의 일상을 보다’, 3부 ‘박두진의 예술세계와 만나다’로 나뉘어져 있다. 박두진의 문학 세계와 안성의 자연이 합쳐진 ‘자연친화적인 문화공간’인 셈이다.한 시인이 대표작을 갖는다는 것은 시인으로서는 매우 영광이고, 시간을 이겨 내는 힘을 얻는 일이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대표작만 남아 시인의 다른 시와 삶은 지워지기 일쑤다. 우리는 혹시 박두진을 ‘해’로만, ‘현실을 벗어나 자연을 노래한’ 시인으로만 여기지는 않았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이것이 바로 교과서에 실린 시에 대한 또 다른 결과가 아닐까. 그리하여 한 번쯤은 안성에 들러 시인의 삶과 예술 세계를, 험난한 현실 속에서도 ‘해’를 노래할 수밖에 없던 지극한 사정을 이해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자연을 노래하려면 ‘현실’에서 벗어나거나 가장 ‘현실’에 발을 디뎌야 자연이 보이는 법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연에 지극한 현실을 투영했던 시인, 박두진의 자리 ‘안성’이다. 소설가 이은선
  • 송영길 “국정농단 수사한 尹, 그 세력으로 입당…이해 안 돼”

    송영길 “국정농단 수사한 尹, 그 세력으로 입당…이해 안 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자신이 입당한 그 당이 창출한 박근혜 대통령과 그 주변 세력을 국정농단 세력으로 구속하고 수사했던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송 대표는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 본부에서 열린 사전청약 종합점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이란 분이 왜 정치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대선은 단순히 누구에 대한 증오, 반사적 효과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 희망과 비전, 철학이 뒷받침되는 후보와 정당이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지지율이 높으니, 권력을 교체해야 하니까, 그런 막연한 생각으로 얼마나 정치가 지속될 수 있을지 국민이 지켜보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출신(최재형)을 자기당 후보로 영입해 정권교체라는 걸 갖고 국민 앞에 나서게 됐는데 국민이 어떻게 볼지 평가가 있을 거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기의 이념과 정책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고, 함께 정당에서 성장한 후보가 아니라 자신들이 경쟁하고 공격한 문 정부에서 임명한 두 분을 데려다가 대선 후보로 세우는 게 전 세계 정치사에서 상당히 특이한,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라며 “입당 과정에서 바로 잡히지 않을까. 국민의힘 내부에서 치열한 내부 검증과 논쟁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정치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민주당으로선 대선 국면이 간명해지고 좋아졌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여당에 유리하게 평가했다.
  • 英 경찰도 비웃는 ‘존슨식 범죄와의 전쟁’

    ‘사회봉사명령을 수행 중인 범죄자들에겐 눈에 확 띄는 하이비즈(야간 근로자를 위한 형광색 의복)를 입혀라, 음주사범의 땀에서 알코올 성분을 검사하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8일 의욕적으로 발표한 ‘치안 대책’이 본격 시행도 되기 전에 비웃음을 사고 있다. 영국판 ‘범죄와의 전쟁’이 발표됐는데 야당은 물론 경찰들까지 “탁상행정”이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발표된 ‘치안 대책’엔 범죄 퇴치를 노린 각종 묘책이 망라됐다. 우선 음주 관련 범죄자에 대해 알코올 측정 태그를 부착시키고, 교도소 출소자들에 대한 전자감시 장비 사용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무단결석하는 학생을 다룰 경찰관을 더 많이 배치하고, 폭력 수준이 높은 학교엔 관련 전문팀을 배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반적으로 감시 수위를 높이겠다는 취지이지만, 여기까지는 기존에 시행되던 치안 정책들의 강도를 높인 수준이다. ‘치안 대책’엔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간 파격 방안들이 포함됐다. 과거 호주와 미국 남부 등지에서 수감자들을 체인으로 연결해 교도소 밖 노동에 투입했던 사례를 참고해 하이비즈를 입힌 채 거리를 청소하는 사회봉사명령 처벌을 내리는 방안, 음주사범의 땀에서 알코올 성분을 측정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당신이 어디에 거주하든, 당신의 전화를 받아 줄 전담 경찰관을 만들겠다”며 마을마다 주민들이 연락할 전담 경찰관을 두는 방안도 포함됐다. 현장 경찰들은 냉소했다. 가디언은 “이상하고 교활한 대책”이라는 현장 서장들의 반응을 그대로 제목으로 달아 보도했다. 노동당은 “말도 안 되는 속임수이자 정부의 끝도 없는 위선”이라며 “정부가 법과 질서에 대해 말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존슨 총리가 2년 전에도 “이제 두려워 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중이 아니라 범죄자들”이라고 선포했지만, 경찰에 대한 처우만 열악해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존슨 총리는 당시 수조원의 신규 교도소 건립 예산 투입, 경찰 2만명 증원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경찰관 급여 동결계획이 발표돼 일선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 78년 전 세상 떠난 니콜라 테슬라 놓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티격태격

    78년 전 세상 떠난 니콜라 테슬라 놓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티격태격

    돌아보면 이 영민한 눈빛의 남성처럼 우리가 이 폭염을 그래도 무탈하게 견뎌내게 하는 데 기여한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니콜라 테슬라(1856~1943년)다. 토머스 에디슨은 직류를 고집한 반면, 그는 손실이 적게 전기를 보낼 수 있는 교류 발전기와 송전 및 배전 시스템을 발명했다. 이른바 전류 전쟁에서 에디슨이 승리했더라면 인류가 지금처럼 마음놓고 전기를 쓰는 시기는 한참 늦어졌을 것이다. 오늘날 상업 전기와 관련한 모든 진전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6개국 언어에 능통했고 수학에도 뛰어났던 그는 평생 발명에 매달렸다. 지금도 그가 생전에 풀지 못하고 남기고 간 아이디어로 꾸준한 발명이 이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가 발명한 것들로는 전자현미경, 수력발전소, 형광등, 라디오, 무선조종보트, 자동차 속도계, 최초의 X선 사진, 레이더 등도 그의 머리와 손으로 세상에 나왔다. 지금 여러분 손에 들려 있는 무선 리모컨도 그가 만들어낸 기술을 활용한단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에디슨을 더 알아줬고, 이런 차별과 무지를 뚫고 1943년 미국 뉴욕에서 세상을 떠난 그의 진가를 세상에 널리 알린 사람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다. 머스크의 전기자동차 덕에 그의 진가를 뒤늦게 깨달은 것일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 태어나 일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그를 기리는 일을 놓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가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로아티아 중앙은행은 2023년 유로 주화에 그의 얼굴을 새기기 위해 청문회 등을 열어 여론을 수렴한 뒤 유럽연합(EU)에 오는 10월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오랜 라이벌이며 내전을 치르기도 했던 세르비아가 발끈했다. 테슬라가 비록 지금의 크로아티아 땅인 스밀랸에서 태어난 것도 맞고, 그가 생전 세르비아 영토에서 지낸 것이 1892년의 단 하룻밤(!)에 지나지 않은 것도 맞지만, 그래도 피는 엄연히 세르비아인이라는 것이다. 당시 지방에서도 그의 얼굴을 보겠다며 사람들이 베오그라드에 몰려 올 정도로 사랑을 받았단다. 디지털 노마드를 자처하는 한 한국인 블로거는 ‘세르비아 한달 살기’를 체험하던 중 한 세르비아인이 테슬라가 하룻밤 머물렀던 공간을 돌아보는 투어를 무료로, 일종의 ‘덕후질’로 진행해 함께 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오스만제국의 침탈을 막기 위해 지금의 크로아티아 땅인 남동쪽으로 세르비아인들을 이주시켰는데 테슬라 가족도 스밀랸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그의 유해가 묻힌 곳도 세르비아란 점을 내세운다. 세르비아 디나르 화폐에 이미 그의 얼굴이 들어가 있다. 수도 베오그라드의 공항 이름에 그의 이름이 새겨진 것도 자부심의 상징인데 뒤늦게 크로아티아가 침해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정부는 물러설 것 같지 않다. 보리스 밀로세비치 부총리에게도 세르비아인의 피가 흐르는데 주화에 그의 얼굴이 들어가면 “자랑스럽고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생전에는 크로아티아도, 세르비아도 없었고, EU나 유로란 것도 없었는데, 하물며 일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그가 저하늘에서 이런 갈등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할까?
  • 영국 의회 “코로나19 비용은 588조원” 집계

    영국 의회 “코로나19 비용은 588조원” 집계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위해 쏟아부은 재정이 수백조 원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의회의 공공회계위원회(PAC)는 25일(현지시간) 내놓은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재정 지출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개인보호장비 구매비를 포함해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모두 3700억파운드(약 585조 1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에서 막대한 나랏빚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낭비적인 지출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멕 힐리어 공공회계위원회 의장은 코로나19 대응에 놀랄만한 비용이 들어간 만큼 정부는 앞으로 어떻게, 어느 정도 기간에 걸쳐서 관리할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104.5%로 유럽연합(EU) 평균보다 13.7%포인트 높다. 앞으로 수십 년간 영국이 재정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마스크 등 기준 미달 코로나19 개인보호장비(PPE)에 20억 파운드 이상을 날렸다고 분석적했다. 보건부가 주문한 개인보호장비 320억 개 중 21억 개, 20억 파운드 이상이 의료용으론 사용 불가 판정이 났다. 정부는 올해 5월까지 개인보호장비 110억 개는 분배했고 126억 개는 매주 670만 파운드 비용을 내면서 보관하고 있다. 컨테이너 1만 개는 아직 열지도 않았고 84억 개는 아직 영국으로 배송 중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코로나19 정부 대응에 대한 공식 조사를 내년에 받기로 했다. 하지만 공식 조사가 완료되기까지 수 년이 걸리는 만큼 야당은 오는 2024년 예정된 차기 총선 전에 마무리하도록 서둘러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힐리어 위원장은 “막대한 재정 지출로 인해 위기는 향후 20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 공식 조사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서둘러 조사를 시행해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물왕저수지 맛집 한 바퀴… 걸으며 ‘뷰 맛집’도 한 바퀴

    물왕저수지 맛집 한 바퀴… 걸으며 ‘뷰 맛집’도 한 바퀴

    마산과 갈뫼산, 운흥산으로 둘러싸인 경기 시흥에 있는 물왕저수지는 경치가 빼어나고 맛집도 많아 수도권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 물왕동과 산현동에 걸쳐 있는 물왕저수지는 1946년 농업용으로 축조됐으며 면적이 58만㎡에 이른다. 물왕저수지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낚시를 즐겼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올 정도로 오래전부터 유명한 곳이다. ●물왕동서로길 인근 1㎞ 음식점 밀집 1990년대 초만 해도 물왕저수지 주변은 베니스와 카리브해·파인힐 등이 들어선 라이브 카페 거리였다. 라이브 카페 열기가 식으면서 음식점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초가한옥집에서 보리밥을 파는 고향집식당이 처음으로 영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원추어탕 뒷자리다. 카페가 속속 음식점으로 바뀌면서 음식거리로 입소문이 났다. 7년여 전부터 음식점들이 급증하면서 더욱 활성화됐다. 저수지 인근 1㎞ 이내에 카페까지 포함해 50여곳이 성업하고 있다. 현재 지역주민이 하는 음식점은 2~3곳만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칼국수를 비롯해 오리고기·한우·해물탕·장어·만두·보리밥·추어탕·간장게장·주꾸미·냉면 등 수십 가지의 다양한 메뉴가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으면서 더욱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 가운데 본가만두전골집이 주꾸미 비빔밥을 파는 참소예 식당과 쌍두마차 격으로 유명하다. 채소와 고기 샤브샤브에 만두를 1인당 4개 제공하고 칼국수를 끓여 주는데도 만원 한 장이면 해결돼 가성비가 최고이기 때문이다. 물론 맛도 뛰어나다. 참소예는 주말 점심시간에 서비스로 제공되는 커피를 마시는 데 대기시간이 음식 나오는 시간보다 더 걸릴 정도다. 어렸을 적 먹었던 추억의 팥죽을 파는 전라도팥칼국수집은 15년간 손님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팥은 전북 남원산으로 직접 공수해 온다. 물에 30분가량 불렸다가 초벌물은 버리고 다시 1시간 정도 끓인다. 삶은 팥을 갈아 손님이 오면 그때그때 사용한다. 새알 재료는 직접 쌀을 빻아 5시간 불려 만든다. 팥칼국수도 직접 반죽해서 12시간 냉장 숙성시킨 후 쓴다. 박수진 전라도팥칼국수 사장은 “초창기에 임신해서 온 엄마가 출산한 뒤 아이까지 데리고 올 정도로 오래된 단골손님이 많다”면서 “전라도팥죽은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두루 즐겨 찾는다”고 자랑했다. 여름철 계절메뉴로는 콩국수가 있다. 잣·호두·땅콩 등 6가지 견과류도 첨가한다. 또 닭으로 육수를 내고 닭 가슴살과 한약재로 새콤달콤하게 간을 낸 초계국수도 콩국수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박 사장은 매년 동짓날에는 하루 매출액 전액을 목감복지관과 목감동주민센터에 기부한다. 이뿐만 아니라 매달 치매환자나 극빈자를 위해 ‘글나라의집’ 노인복지센터에 팥죽 50그릇도 무료로 제공해 기부천사로 불린다. 지난 4월에는 허영만 작가의 만화 식객27권(진주냉면)편에 등장하는 진주냉면 중 하나인 ‘박군자진주냉면’이 문을 열었다. 진주냉면은 70년 전통의 비법 육수와 육전을 비롯한 푸짐한 고명을 올린 경남 진주 음식으로 조선시대 양반과 기방문화가 어우러져 풍류의 중심지로 발달한 진주교방을 중심으로 진주의 대표적 먹거리로 발달했다. 일제강점기 때 진주교방이 폐쇄되면서 진주냉면의 명맥이 끊어졌다. 하거홍·황덕이 부부가 광복 이후 진주중앙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진주냉면이 보존됐다. 장남인 하연규·박군자 부부가 가업을 이어 ‘박군자진주냉면’으로 2대에 걸쳐 진주냉면의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진주냉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육수다. 고기와 더불어 멸치·디포리·건새우·황태·바지락 등 10가지가 넘는 해산물을 우려낸 육수로, 특별한 비법으로 비린내를 잡았기 때문에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낸다. 소고기육전이 고명으로 올라가고 무김치·오이·배·계란·편육·지단으로 꽉 채워진 진주냉면 한 그릇이면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유학파 요리사 이성춘씨가 운영하는 남도갈비는 부드러운 소갈비찜으로 유명하다. 꼬막과 초계탕도 곁들여 내놓는다. 갈비가 4일간 숙성시켜 굉장히 부드럽고 담백한 게 특징이다. 이씨는 서울 롯데호텔과 힐튼호텔 주방장 출신으로 유럽에 요리유학도 다녀왔다. 서양요리를 참고로 퓨전식으로 갈비찜을 만들었다. 꼬막은 벌교에서 매일 공수해 와 꼬막데침, 꼬막전, 조기매운탕, 꼬막무침, 돌솥밥 순으로 코스요리도 구성했다. 시원한 맛을 자랑하는 조개매운탕 때문에 찾아오는 단골들이 많다. 소갈비찜을 시키면 꼬막을 서비스로 준다. 7월에 오면 농장에서 직접 수확한 자두를 디저트로 맛볼 수 있다.●주변엔 이숙번·한정동 묘 찾아가 볼만 이보성 전 상인회장 겸 목감동 주민자치위원장은 25일 “시흥시에서 이곳 물왕리 식당들에 단속 위주가 아닌 위생점검 지도교육 및 서비스 방법, 저염도식단 차리기, 1회용 쓰지 않기, 간판 정리 등을 친절히 안내해 줘 고맙다”면서 “저수지 동쪽은 음식점이 많아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지만 안산 방향의 서쪽은 음식점이 몇 군데 없어 썰렁해 시에서 적극적으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10년 전 물왕저수지에 연음식테마 거리를 조성했으나 사람들이 찾지 않자 2019년 4월 음식문화특화거리로 지정했다. 물왕저수지 주변 산에는 유명인의 묘가 있어 찾아가 볼 만하다. 갈뫼산에는 조선시대 태종 이방원의 오른팔이었던 이숙번의 가묘가 있다. 시 향토유적 제18호로 지정됐다. 이숙번은 1차 왕자의 난에서 정도전을 참살하고 2차 박포의 난을 진압했으며 조사의의 난을 평정한 뒤 병조판서·좌참찬·찬성 등에 올랐고 안성부원군을 지냈다. 이후 태종의 비위를 거슬러 벼슬을 잃고 경상도 함양으로 유배됐다. 사후 복권돼 영의정에 추증됐다. 운흥산에는 아동문학가이며 ‘따오기’ 저자 한정동 선생의 묘가 있다.
  • 에릭 클랩튼 “백신 증명서 제시해야 하는 무대라면 사양”

    에릭 클랩튼 “백신 증명서 제시해야 하는 무대라면 사양”

    ‘기타의 신’ 에릭 클랩튼(76)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공연 무대에는 오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BBC가 22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클랩튼은 “보리스 존슨 총리의 발표를 듣고 나도 의견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사람이 함께 할 수 없는 공연이라면 난 그 쇼를 취소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받는 관객이 존재하는” 어떤 무대라도 공연을 거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존슨 총리가 9월부터 클럽이나 라이브 공연장 등 인파가 모이는 행사장에는 코로나19 백신 여권(증명서)를 소지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고 발표한 데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영국에서는 지난 19일부터 대부분의 방역 수칙을 풀었지만 인파가 몰리는 공연장 방역 수칙은 뒤늦게 발표됐다. 클랩튼은 백신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혀온 대중문화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지난 5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1차 접종한 뒤 “심각한” 반응을 경험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손발이 얼어붙고 마비가 되며 화끈거려 2주 동안 큰 불편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의 이런 뜻을 먼저 전한 것은 노골적으로 백신 반대 활동을 펼쳐 온 이탈리아 건축가 겸 영화 제작자 로빈 모노티였다. 모노티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글을 올려 클랩튼이 이런 의사를 밝히는 것을 “명예의 속박(honour bound)”처럼 느꼈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클랩튼은 모노티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백신이 안전하다고 과장하는 것을 “선동”이라고 지적한 뒤 “재앙적인” 접종 반응 때문에 다시는 연주할 수 없을까봐 두려워했다고 덧붙였다. 클랩튼은 오는 9월 텍사스, 루이지애나, 테네시, 조지아, 플로리다 등 미국의 여덟 도시를 도는 투어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미국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백신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 내년 5월에는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의 공연도 예정돼 있는데 현행대로라면 이 무대가 백신 증명서를 제시해야만 입장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광범위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확률을 압도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접종 뒤 가벼운 것부터 상당한 부작용까지 경험한다. 혈전 부작용이 극히 희소하게 보고되는데 AZ 백신과의 관련성은 명확히 입증되지 않고 있다. 유럽 의약품청(EMA)은 여전히 모든 연령대에 이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클랩튼이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반대 의견을 더 명확히 한 적도 있다. 북아일랜드 가수 밴 모리슨은 봉쇄(록다운) 조치에 반대하는 노래 3부작에 이어 지난해 12월 ‘스탠드 앤드 딜리버’를 발표했는데 클랩튼이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노래 제목은 노상 강도들이 내뱉는 “꼼짝 말고 가진 것 다 내놔”를 의미하는데 방역 당국이 “가만 있어, 하라는 대로 해” 식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한다는 비아냥이 담겨 있다. 영국과 스리랑카 이중 국적의 가수 미아(MIA)도 지난해 4월 백신을 맞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공언해 입길에 올랐다. 그녀는 나중에 “백신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애보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기업들에 반대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최근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대학은 백신 접종의 부작용을 우려해 실험이 진행 중인 나라가 15개국에 이르며 이것이 사람들이 접종을 주저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미 무역대표부 “中 경제적 강압에 협력 강화” 호주 지지 선언

    미 무역대표부 “中 경제적 강압에 협력 강화” 호주 지지 선언

    미국이 중국과 호주 간 무역분쟁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호주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댄 테한 호주 통상장관과 만나 양국 간 통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USTR은 회담 후 내놓은 성명에서 양측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무역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방되고 자유로운 민주주의 체계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USTR은 특히 타이 대표가 공통의 난제에 대응하고, 공정하고 시장지향적인 무역 관행을 촉진하기 위해 규칙에 입각한 국제 통상을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호주의 노동자와 기업, 시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중국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를 포함한 동맹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측은 중국의 ‘경제적 강압’과 관련해 계속해서 고위급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호주와 중국 간 무역은 지난 2018년 호주가 5세대(G) 무선 네트워크에서 중국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면서 악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호주가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경색됐다. 이에 호주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은 호주산 와인과 보리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소고기와 석탄, 포도 수입을 금지했다. 호주는 지난 6월 와인 관세 부과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조치를 ‘경제적 강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월 중국은 호주와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관계가 양국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의 쇠퇴 책임은 전적으로 중국에 있지 않으며, 호주가 객관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중국을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보랏빛 여름으로 안내하는 맥문동/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보랏빛 여름으로 안내하는 맥문동/식물세밀화가

    매년 초여름이면 일본 홋카이도의 라벤더 축제로부터 초대 메일이 온다. 5년 전 이 축제에 다녀온 후부터였다. 보라색의 화려한 꽃송이가 태양빛에 빛나는 라벤더 밭 풍경을 보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은 6월 홋카이도로 모인다.우리나라에도 대규모 라벤더 농장들이 있다. 그중 강원도 고성의 라벤더 농장에서 6월마다 열리는 축제는 이미 지역 축제로 자리잡았다. 수백 미터 펼쳐진 보랏빛 라벤더를 보고 있으면, 이 식물이 수세기에 걸쳐 세계를 주름잡는 허브식물이자 화훼식물로 인기를 이어 온 이유가 짐작 갈 정도다. 3년 전 강의 일정으로 경주에 갔다. 그곳에서 만난 학생에게 경주에서 가볼 만한 식물원이나 공원이 있는지 물었다. 대부분 유적지만 알았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아는 식물 장소가 있는지 궁금했다. 학생이 말했다. “황성공원이란 곳이 있는데요. 여름이 되면 여기에 보라색 맥문동 꽃이 쫙 피어요. 라벤더 밭이랑 비슷한데, 경주에서는 라벤더보다 맥문동이 인기 있어요.” 늘 보아 왔던 맥문동이 꽃밭을 이룬다니. 강의가 끝나고 황성공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소나무 군락 아래에 핀 보랏빛 맥문동 들판을 만났다. 그 앞에서 라벤더 밭 풍경이 떠올랐다. 두 식물은 보라색 꽃밭을 만든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분류학적으로 전혀 다르다. 게다가 라벤더는 지중해 연안 원산의 외래식물이며, 맥문동은 우리나라에 자생한다.맥문동 꽃밭을 눈앞에 두고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맥문동이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식물이란 사실에 대한 놀라움,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맥문동을 다 안다고 생각했던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었다. 맥문동은 도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다. 내 작업실 뒤 화단이나 학교 화단, 그리고 집 아파트 화단처럼 우리가 흔히 지나는 곳에 심어져 있다. 길가 가로수 아래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너무 흔하고 익숙한 풀이기에 맥문동 꽃을 보아도 본체만체 지나가는 일이 많았다. 언젠가 함께 화단의 맥문동을 본 친구가 “이 식물 많이 보이던데 왜 이렇게 많이 심는 거야?” 물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관리도 쉽고 우리나라 환경에 잘 맞아”라고 별 식물이 아닌 듯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나 맥문동이 피어나는 지금 이 계절을 기회 삼아, 이들이 우리나라 도시 화단에서 중요한 이유, 정원에 많이 심는 이유를 이야기해야겠다. 맥문동은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식물의 성격, 말하자면 햇빛을 좋아하고 겨울에는 잎을 떨구는 보편적인 식물의 특성을 따르지 않는다. 이들은 그늘을 좋아하며, 겨울에도 녹색 잎을 그대로 내보인다. 게다가 푸르름 위주의 여름 정원을 보랏빛으로 밝혀 준다. 정원가들은 우리나라 여름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식물이 한정적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안 그래도 날이 더워 관람객을 정원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운데 여름에는 푸르른 녹음 위주라 관람객들이 정원에 꽃이 별로 없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름에 꽃이 피는 원추리, 상사화, 나리, 무궁화, 비비추 그리고 맥문동의 존재가 참 소중하다고. 맥문동은 6~8월 긴 꽃대에서 수십 개의 작은 보라색 꽃을 피운다. 맥문동이란 이름은 한자 보리 ‘맥’과 겨울 ‘동’을 쓴다. 겨울 문을 여는 보리를 닮은 식물이란 뜻이다. 이들의 뿌리가 보리와 닮았다. 그리고 문동이라는 이름은 다른 식물들이 잎을 떨궈내는 겨울에도 시들지 않고 녹색 잎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매서운 겨울 추위에 녹색 잎을 내보이는 화단식물을 떠올리면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맥문동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겨울은 무척 길기 때문에 정원가로선 겨울 정원을 황량한 모습으로 둘 수도 없다. 길고 혹독한 겨울을 푸르른 모습으로 지나는 이 식물이 소중한 이유다. 맥문동은 햇볕보다 그늘을 선호한다. 우리 주변 아주 작은 화단부터 큰 정원까지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식물이 바로 소나무인데, 소나무 아래 땅을 비워 둘 수는 없기에 이 공간을 채울 풀을 찾다 보면 결국 맥문동을 부를 수밖에 없다. 경주 황성공원에서 소나무 아래 맥문동이 피어 있던 이유다. 맥문동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 됐다. 긴 보라색 꽃대에서 피는 작고 두꺼운 꽃잎 송이. 그 안의 보라색과 대비되는 연노란빛의 수술과 미색의 암술…. 꽃이 지고 가을이 되면 꽃이 있던 자리에는 동그란 녹색 열매가 열리고, 이 열매는 까맣게 익어 갈 것이다. 올해만큼은 외국 어딘가의 라벤더 밭을 그리워하기보다 우리 가까이의 맥문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 [과학계는 지금] 엄마 분변 이식해 신생아 당뇨 예방

    [과학계는 지금] 엄마 분변 이식해 신생아 당뇨 예방

    미국 럿거스대 의대, 뉴욕대 랭곤메디컬센터, 스웨덴 예테보리대 공동연구팀은 항생제에 과다 노출돼 소아당뇨 발병 위험이 큰 신생아에게 산모의 분변을 이식하면 영아의 장내미생물이 정상 회복되고 당뇨발병 위험도 낮아진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앤드 마이크로브’ 7월 21일자에 실렸다. 소아당뇨로 알려진 1형 당뇨는 자가면역으로 인한 췌장기능 이상에 따라 주로 어린 시절 발병한다. 연구팀은 생후 10일 이내 새끼 생쥐를 항생제에 과다노출시켜 소아당뇨를 일으킨 다음 1주일이 지난 뒤 어미 생쥐의 분변을 이식시키고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분변이식을 받은 새끼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1형 당뇨 발병 위험이 기준 이하로 낮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 슈퍼맨도 되구, 총잡이도 되구, 열돔 싹 날린 ‘대구’

    슈퍼맨도 되구, 총잡이도 되구, 열돔 싹 날린 ‘대구’

    열돔에 열대야까지, 대한민국의 여름이 시작됐다. 코로나19까지 겹쳐 한층 힘겨운 여름이 될 듯하다.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며 코로나와 집콕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건 어떨까. 대구에서 즐길 만한 레포츠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권총으로 무더위를 날려 버릴 수도 있고 시원한 물에서, 하늘에서 더위와 맞서는 프로그램도 있다.열돔 탕탕… 블랙위도우 총은 어때, 존 윅처럼 쏠까 이건 진짜다. 시시한 모형 권총도 아니고, 가스로 쏘는 권총도 아니다. 탄피에 장약이 잔뜩 담겼고, 방아쇠를 당기면 장약이 폭발하면서 9㎜짜리 탄두가 발사된다. 이름은 글록.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녀석이다. 크기가 작아 휴대성이 탁월하고 조작이 간편하다. 미국 경찰 등 현실 세계는 물론 수많은 영화에서 주요 소품으로 애용된다. 여성들도 곧잘 쓴다.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 분)가 주로 쓰는 권총이 글록이다. 어떤 자세로 쏠까. 단 한 번의 체험이라도 ‘폼생폼사’는 더없이 중요한 가치다. 대구국제사격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염두에 둔 이가 있다. 영화 ‘존 윅’의 주인공이다. 이전에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근접전의 최고수. 존 윅(키아누 리브스 분)은 마구잡이로 총알을 허비하지 않는다. 여러 발을 쏘더라도 꼭 필요한 곳에만 쏜다. 1편 77명, 2편 128명, 3편 94명 등 시리즈가 3편까지 이어지는 동안 모두 299명의 상대 배우와 엑스트라가 그의 총에 ‘희생’됐다. 권총을 다루는 기계적이고 정밀한 액션, 곁들여진 여러 미적 장치들, 존 윅의 사격은 그야말로 한 편의 정교한 춤사위다. 글록은 그가 보조용으로 사용했던 권총 중 하나다. 사격장 글록의 매거진(탄창)엔 모두 10발의 총알이 들어 있다. 그런데 아뿔싸. 총신에 쇠줄이 매달려 있다. 전후좌우 일정 각도로만 움직일 뿐 자신이 원하는 각도로는 쏠 수 없다. 안전 때문이다. 존 윅처럼 쏠 수는 없지만, 뭐 그래도 상관없다. 진짜 권총으로 실탄을 발사하는 것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 격발 때 팔에 전해지는 진동, 총구에서 번지는 매캐한 화약 냄새는 만족감을 한층 상승시켜 준다. 베레타 기종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1985년에 미군의 제식 권총으로 채택되면서 한껏 주가를 끌어올렸다. 요즘 글록에 밀리는 추세이긴 해도 여전히 실전에서 쓰이는 풍운아 같은 권총이다. 7080세대라면 홍콩 배우 ‘주윤발(저우룬파) 형님’이 영화 ‘영웅본색’에서 썼던 총이라 하면 알기 쉽겠다. 당시엔 ‘주윤발 총’이라고도 불렸다. 매거진엔 역시 실탄이 10발 들어가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틀어박힌 이들이 요즘 모형권총 수집에 열을 올린다는데, 그중 인기 높은 모델이다. 권총 사격 체험료는 1만 6000원이다. 단언컨대 아마 1회 체험이 끝난 뒤 매거진을 바꿔 넣고 싶은 열망이 굴뚝처럼 솟을 것이다. 단체(10명 이상) 할인보다는 복수 매거진 할인 같은 프로그램이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싶은 이유다. 대구사격장의 박종수 소장은 “권총 사격 이용자의 50% 이상이 20~30대”라고 했다. 젊은층일수록 실탄으로 스트레스와 무더위를 날려 버리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인기가 높은 클레이 사격장은 아직 보수 중이다. 오는 10월쯤 재개장 예정이다. 대구국제사격장은 국제 규격을 갖춘 실제 경기장이다. 경기 화성, 전북 전주 등 전국의 체험사격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권총, 클레이 등 실제 사격 외에도 비비탄 사격, 스크린 사격, 전투체험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땡볕을 피해 실내에서 레포츠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더위 훨훨… 세상이 발아래, 오싹 스릴 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 체험도 흥미진진하다. 누구나 ‘언젠가 꼭 한번’ 도전해 보리라며 버킷리스트에 올렸을 레포츠다. 체험이 진행되는 곳은 대니산(戴尼山·408m)이다. 패러글라이딩에 관한 한 ‘이 구역의 명소’로 떠오르는 곳이다. 원래 한문 이름은 ‘代尼山’이었다.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 김굉필이 이을 대(代)를 떠받들 대(戴)로 고치고 공자의 자인 니(尼) 자와 합쳐 대니산(戴尼山)으로 바꿨다. 체험은 텐덤(2인승)으로 진행된다. 전문가와 초보자가 한 팀으로 비행한다. 이륙하기까지는 발을 열심히 굴러야 한다. 백조가 물을 박차듯이 말이다. 잔뜩 긴장한 데다 헬멧을 착용하고, 위아래가 붙은 두툼한 조종사 복장을 덧입은 탓에 땀깨나 흘리지만, 이는 잠깐이다. 공자님의 품을 박차고 날아오른 순간, 시원한 바람이 땀을 날린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낙동강, 마루금을 좁힌 비슬산 등이 드라마틱한 풍경을 선사한다. 입에선 환호성이 연신 터져나온다. 체면 따위는 이미 이륙하는 순간 발아래로 내동댕이쳤다. 패러슈트는 10분 정도 상공을 돌다가 낙동강변에 내린다. 경험자들은 다소 싱겁다고 할 수 있겠으나 초보자에겐 충분히 스릴 넘친다. 하늘에서 머무는 시간은 자신이 낸 돈의 액수와 정확하게 비례한다. 비쌀수록 오래 탄다는 뜻이다. 대니산 아래는 낙동강 레포츠밸리다. 캠핑과 수상 레저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수상레저센터에선 윈드서핑, 딩기요트,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카약, 패들보트,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등 거의 모든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초보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낭만 줍줍… 달서별빛캠핑장 해넘이·야경 최고 피서 ‘야외 취침’을 즐기는 이들에겐 달서별빛캠핑장이 제격이다. 대구 시내의 앞산 중턱에 조성된 캠핑장이다. 화려한 대구 야경을 굽어보며 캠핑을 즐기는 느낌이 아주 각별하다. 캠핑사이트는 물론 오토캠핑장, 캐러밴 등도 갖췄다. 주변에 볼거리도 많다. 앞산 정상은 이미 풍경 전망대로 소문난 곳이다. 발품 팔아 오를 수도, 케이블카로 오를 수도 있다. 앞산 전망대에서 맞는 풍경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빼어나다. 캠핑장 맞은편엔 해넘이 전망대가 있다. 앞산 전망대가 시원하고 장쾌하다면, 해넘이 전망대는 소박하고 서정적이다. 캠핑장에서 자박자박 걸어서 오갈 수 있다.걷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팁 하나. 무심사(無心寺) 강변 산책길은 꼭 걸어 보길 권한다. 강변을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걸을 수 있다. 무심사는 이 길 끝에 있는 절집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모시고 있는 주불의 영험함 등을 자랑으로 내세우기 마련인데, 이 절집은 독특하게 ‘천하절경’을 내세웠다. ‘천하절경’까지는 아니지만 절집이 앉은 자리가 독특하긴 하다. 대구 달성과 창녕, 고령 등이 절묘하게 경계를 이룬 곳이다. 강변 바로 옆으로는 바위 절벽이 솟구쳤다. 이런 모양새의 길을 사투리로 ‘개비리길’이라고 부른다. 개비리길은 좁다. 사람과 자전거, 차가 함께 나눠 써야 한다.
  • 도쿄올림픽 첫 경기… 후쿠시마 구장엔 매미 소리만 울렸다

    도쿄올림픽 첫 경기… 후쿠시마 구장엔 매미 소리만 울렸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이틀 앞둔 21일 일본과 호주의 여자소프트볼 경기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때문에 1년 연기됐던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개막했다. 후쿠시마현 아즈마구장에서 이날 열린 소프트볼 조별리그에서 일본은 호주를 8-1로 꺾었다. 일본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소프트볼에서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이후 소프트볼은 올림픽 종목에서 빠졌지만 도쿄올림픽에서 13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됐다. 일본은 자신 있는 종목으로 치러진 올림픽 첫 경기에서 완승하면서 금메달 획득에 시동을 걸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로 동일본대지진의 아픔을 극복했다는 점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표로 도쿄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이름 붙였다. 그 상징으로 후쿠시마현에서 첫 경기를 열었다. 후쿠시마현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하지만 일본의 기대와 달리 경기는 썰렁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1만 43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아즈마구장은 13억엔을 투입해 경기장 잔디 교체 등 올림픽 경기를 치를 준비를 마쳤지만 관중은 한 명도 없었다. 요미우리신문은 “관중석에는 매미 울음소리가 울리고 있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 70%에 육박하는 일본 국민이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안심·안전 올림픽 공약을 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는 소프트볼 경기 관전 후 “우리가 원했던 부흥 올림픽의 형태와는 다르지만 후쿠시마가 부흥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는 걸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아즈마구장에서 28일 일본과 도미니카공화국의 1차전으로 야구도 시작된다. 야구도 소프트볼과 마찬가지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됐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올림픽 반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달래고자 시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OC는 이날 총회를 열고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을 선정했다. 이로써 호주는 1956년 멜버른, 2000년 시드니에 이어 세 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 [핵잼 사이언스] 올가미 목에 건 2400년 전 미라의 마지막 식사…표정까지 생생

    [핵잼 사이언스] 올가미 목에 건 2400년 전 미라의 마지막 식사…표정까지 생생

    세계에서 가장 '멀쩡한' 미라로 잘 알려진 톨룬드맨(Tollund Man)의 마지막 식사는 무엇이었을까.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덴마크 실케보르박물관은 21일 국제 고고학 저널 앤티쿼티(ANTIQUITY)에 톨룬드맨의 마지막 식사에 얽힌 비밀을 공개했다. 1950년 5월 8일, 덴마크 실케보르에서 서쪽으로 12㎞ 떨어진 비옐스코델 토탄층에서 광부들이 남성 사체 한 구를 발견했다. 사체는 단단한 땅에서 60㎝ 떨어진 습지 2.5m 깊이에 태아 자세로 누워있었다. 부패되지 않은 피부 조직과 손발톱, 생생한 얼굴 표정, 세세한 피부 주름, 선명한 수염자국 등으로 보아 비교적 최근 사망한 사람 같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사체는 기원전 400년경 로마 이전 초기 철기시대의 보그맨(bog man), 늪지 미라였다.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미라는 기원전 375~210년 사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는 약 40세, 키는 161㎝ 정도로 추정됐다.2000년도 더 전에 죽은 사람의 사체치고 미라의 보존 상태는 매우 뛰어났다. 1976년 엄지손가락만 따로 보관하고 있다가 지문을 채취했을 정도다. 덴마크 경찰은 당시 보고서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문을 확인했다. 덴마크 경찰 지문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시민들의 엄지손가락 지문 중 2%와 유사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늪지의 혐기성 환경이 부패를 방지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화학 물질 타닌도 인체 조직과 소화관의 내용물 보존을 도왔을 거로 추측한다. 이렇게 멀쩡한 상태로 발견된 미라의 사망 원인은 무엇이었을까.발견 당시 미라는 동물 가죽을 꼬아 만든 두꺼운 올가미를 목에 매고 있었다. 하지만 자살인지 타살인지 등 사망 원인은 여전히 모호했다. 1950년과 2002년 조사를 통해 과학자들은 자의든 타의든 미라가 교수형 형태로 올가미에 목이 묶여 매달렸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증거를 얻었다. 턱 밑 피부와 목 측면의 올가미 자국 외에 교수형에서 나타나는 경추 손상은 발견하지 못했으나, 방사선 촬영 결과 혀가 팽창된 것을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또 위 내용물 분석을 통해 미라의 비밀에 한걸음 더 접근했다. 연구 결과 미라는 죽기 12~24시간 전 보리 등 각종 곡물과 씨앗으로 만든 포리지(일종의 죽)를 마지막으로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케보르박물관은 최근 재조사를 통해 아예 톨룬드맨의 마지막 식사 조리법까지 추측해냈다.톨룬드맨이 먹은 포리지는 보리 335g, 아마 16g, 명아자여뀌 씨앗 29g 외 여러 야생 잡초 씨앗과 20여 종의 식물, 탈곡 찌꺼기, 약간의 생선을 점토 냄비에 한데 넣고 끓인 것이었다. 특히 명아자여뀌라는 한해살이풀 씨앗과 탈곡 찌꺼기가 눈에 띤다. 이는 과거 덴마크에서 발견된 다른 늪지 미라의 위장 내용물과도 상당 부분 유사하다. 실케보르박물관 연구팀장 니나 닐슨은 “톨룬드맨이 사망 당일 실제로 무엇을 먹었는지를 알면, 그날의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마지막 식사에 명아자여뀌 씨앗과 야생 잡초 씨앗, 탈곡 찌꺼기가 주재료로 사용됐다는 것은 제례적 관행임을 짐작케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추측에 불과하지만, 톨룬드맨이 인간 제물로 바쳐진 거라고 가정할 때 수십 가지의 씨앗이 섞인 마지막 식사는 풍년을 기원하는 당시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것이었을 거란 분석이다.이에 대해 늪지 미라 전문가인 카디프대학교 미란다 올드하우스 그린 명예교수는 “톨룬드맨의 마지막 식사는 다양한 씨앗과 잡초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재료의 다양성 그 자체가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라고 부연했다. 버밍엄대학교 고고학 교수 헨리 채프먼은 “유럽 늪지대에서 왜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를 이해하는 작은 단서”라면서 “환경에 문제가 있고 농사가 잘 안 되고 그래서 아마 인간 제물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실케보르박물관에 전시 중인 톨룬드맨은 머리 부분만 진짜고 나머지는 유골을 기반으로 복원한 것이다. 1950년대 기술로는 몸 전체를 보존할 수 없었고, 법의학자들은 머리 부분만 절단해 보존할 것을 제안했다. 박물관 측은 1987년 신체 조직이 사라지고 남은 유골을 토대로 몸 부분을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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