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리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World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299
  • 지금이 애완동물 구조할 때냐? 격분한 영국 국방장관

    지금이 애완동물 구조할 때냐? 격분한 영국 국방장관

    “구출 작전의 우선은 애완동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이 26일(현지시간) 동물 구조 지지자들을 맹비난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고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사연은 전직 영국 해병대원 파딩이 아프간 복무 후 카불에서 동물보호소를 운영하던 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현지 상황이 혼란스러워지자 아프간인 직원들과 함께 영국으로 되돌아가기로 했는데 문제는 동물들이었다. 국방부는 공군 항공기에 개와 고양이 등은 태울 수 없다고 못박았다. 파딩 측은 이에 맞서 여론을 조성해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고, 결국 월러스 장관은 민간 전세기를 착륙시키는 데는 동의했다. 일각에서는 국방부의 입장 변화가 동물권리 단체와 가까운 보리스 존슨 총리의 부인의 입김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존슨 총리는 이를 부인했다. 이후 상황은 급격히 악화돼 탈레반 경비대원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파딩의 전세기는 공항 밖에서 10시간 동안 꼼짝할 수 없었다. 그는 94마리의 개와 79마리의 고양이들이 여행용 상자에 구워져 죽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탈레반에 안전 보장을 호소하기도 했다. “친애하는 각하, 제 팀과 제 동물들은 공항에 갇혀 있습니다. 비행기가 대기 중입니다. 호송차량을 위해 공항으로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습니까? 수하일 샤힌,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올 비정부기구(NGO)입니다. 지금은 모두를 안전하게 구출하고 싶습니다.” 월러스는 전날 총리의 요청으로 하원의원과 일문일답을 하다 ‘군이 파딩의 전세기 접근을 막았다’는 주장에 “사실이 아니다. 문제는 공중으로 진입하기 위한 관문을 통한 흐름에 관한 것”이라면서 “내가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은 사람보다 애완동물을 우선시하는 것이고, 나를 싫어할 수 있겠지만 그게 내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튿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피를 도우려는 사람들을 대하는 (이런) 방식은 용납할 수 없으며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군이 위험하고 도전적인 이 대피 작업을 잘 처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월러스 장관은 파딩 측과의 갈등 때문에 절체절명의 순간에 인명구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 카불공항 두 차례 IS 자살폭탄 테러, 미군 13명 등 적어도 73명 희생

    카불공항 두 차례 IS 자살폭탄 테러, 미군 13명 등 적어도 73명 희생

    탈레반의 정권 장악 이후 서방 국가의 대피 작전이 긴박하게 이뤄지던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공항 외곽에서 26일(현지시간)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군 13명 등 적어도 73명이 희생됐다. 부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서방은 물론 탈레반에도 적대적인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공격 주체라고 인정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이날 저녁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 게이트와 이로부터 약 250m가량 떨어진 배런 호텔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배런 호텔은 서방 국가들이 카불 탈출 대기자들을 묵도록 하는 숙소로 알려졌다. AP 통신은 아프간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아프간인 최소 60명이 사망했고, 부상한 아프간인도 143명이라고 보도했다. 케네스 맥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확인했다. 미군과 아프간인 부상자는 150명을 넘는 상황이라 사망자 규모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두 차례 공격 이후에도 카불에서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이어져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공산마저 있다. 미국 CBS방송은 사망자가 적어도 90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하면서 아프간 보건당국자를 인용, 사망자 중에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IS는 자체 운영하는 아마크 뉴스통신을 통해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IS는 폭발물을 소지한 요원이 모든 보안 시설을 뚫고 미군 병사들에 5m 이내까지 접근해 폭발 벨트를 터뜨렸다고 말했다. 미군은 ISIS-K, 또는 이슬람국가 호라산지방(ISKP)이 차량 자폭과 로켓 공격을 병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등 서방국가가 오는 31일 대피 작전과 철군 완료로 목표로 하는 가운데 그간 공항 주변의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 등 경고가 이어져 왔고, 특히 미국은 IS의 테러 가능성을 잇달아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 발생 이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등 공개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수시로 브리핑을 들으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맥켄지 중부사령관은 IS의 공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 뒤 카불 현지에 1500명의 미국인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대피작전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철군 시한 마지막까지 구출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여전히 자국으로 이송할 수백 명이 남아 있다면서 “매우 긴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고,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아프간 파병국들은 이날 테러 첩보 때문에 카불공항 대피 작전 종료를 연이어 발표했다. 캐나다와 벨기에, 덴마크,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이날 대피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수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다치게 한 테러리스트 공격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는 오는 30일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유엔대사들과 함께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 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 수석대변인은 “카불 공항의 미군 통제 지역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 100년 전을 곱씹다… 짜장면·호텔도 다 ‘최초’

    100년 전을 곱씹다… 짜장면·호텔도 다 ‘최초’

    ‘최초의’라는 수식어가 들어가면 저절로 호기심이 생긴다. 그래서 인류는 최초 타이틀을 따기 위해 목숨을 걸고 에베레스트도 오르고 남극도 갔다. 관광산업에서도 ‘최초’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무엇이든 최초가 있다면 많이들 찾아가서 보기 때문이다. 우리 근대사에서 개항을 통해 가장 많은 ‘대한민국 최초’ 타이틀을 보유한 도시가 있다. 서구 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였던 개항도시 인천(당시 제물포)이다.인천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다. 서해와 한강이 만나는 곳에 백제 비류가 ‘최초’로 도읍한 미추홀(인천의 옛 지명)은, 한반도에서 신문물을 가장 빨리 받아들인 당시의 ‘미래도시’였다. 그곳이 현재의 인천 중구 개항지다. 100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인천은 또 하나의 ‘미래도시’를 세웠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다. 이곳은 외세가 아닌 대한민국이 주도해 미래를 펼치는 곳이다.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근에 조성 중인 송도국제도시는 미래를 투영하는 듯한 첨단 건축물과 도시 인프라 속에 다양한 콘텐츠를 채워 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니 당연하게도 중구 개항장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는 서로 이어져 있다. ●‘최초’가 열린 1883년 제물포 … 거대한 박물관이 되다 1883년 인천이 개항했다. 일본과 청나라, 서구 열강의 사람과 물자가 밀려들어 오는 ‘개항장’이 됐다. 당시 조선에선 신문물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곳이었다. 외교관들의 사교 모임이 열렸던 제물포 구락부 건물(유형문화재 제17호), 인천개항박물관(구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 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구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 중구생활사전시관(구 대불호텔) 등 근대식 건물이 지금도 중구청 앞 개항장 문화거리를 차지하고 있다.아랫길로는 항만 창고를 개조한 인천아트플랫폼, 인천역 쪽 건너편으론 차이나타운이 있으며 답동성당과 내리교회, 내동성당 등 국내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종교시설도 그대로 남아 있다. 개항장 시절부터 물자를 교류하던 신포시장까지 걸어서 한 번에 돌아보기 좋다. 이 일대는 온통 ‘최초’투성이다. 그것도 실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삶과 밀접한 것들이다. 이곳을 걷다 보면 온갖 최초들과 마주치며 과거와 현재를 오갈 수 있다.차이나타운. 온통 붉은색 간판을 내건 중국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최초의 짜장면도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중국 산둥에서 건너온 화교 1세대가 고안했다. 개항장 부두 노동자를 칭하는 ‘쿠리’(苦力)들이 부둣가에서 싸고 푸짐하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춘장을 볶아 국수에 얹어 준 음식이다. 이후 청나라 조계지에 짜장면을 파는 식당이 많이 생겨났다. 1905년 개업한 산동회관은 공화춘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83년 폐업했으며 그 건물은 현재 차이나타운 짜장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차이나타운에서 개항장 거리로 내려오면 최초의 호텔 대불호텔이 나온다. 1888년 일본인 해운업자 호리 리키타로가 인천항 앞에 서양식으로 지었다. 3층 양옥건물에 다다미방 240개, 침대방 11개를 갖췄다. 당시 숙박료는 1원 50전~2원 50전으로 주변 일본 여관의 고급객실 숙박요금 1원에 비해 훨씬 비쌌다. 현재는 역사전시관으로 쓰고 있다. 철도가 처음 놓인 곳도 인천이다. 제물포와 서울 노량진을 잇는 경인선이 1899년 9월 18일 완공됐다. 미국인 제임스 모스가 시작한 사업을 일본 경인철도합자회사가 양도받아 진행했다. 최초 운임은 상급좌석 기준 1원 50전으로 대불호텔 기본 숙박요금과 같았다(자고 가는 게 나았을 듯). 제물포에서 서울까지 시속 20㎞로 1시간 40분 걸렸다. 야구와 축구 경기도 인천을 통해 들어왔다. 야구는 1904년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면도날이 아니다)에 의해 도입됐다는 것이 공식 기록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일본인 학생에 의해 인천 창영초등학교(구 인천공립보통학교)에서 야구경기를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창영초는 메이저리거 류현진의 모교이기도 하다. 축구는 개항 전인 1882년 8월 영국 군함 플라잉피스호 수병들이 제물포에 상륙해 축구경기를 했다는 공식기록이 남아 있다.최초의 서양식 공원인 자유공원은 1888년 만들어졌다. 훗날 맥아더 장군 동상이 들어서게 되는데, 2016년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역을 맡은 리암 니슨과 꼭 닮아 화제가 됐다. 자유공원에서 내려오면 1895년에 지어진 최초의 극장 애관극장이 있다. 원래 이름은 협률사. 1920년대 애관극장으로 바꿨다가 6·25 때 소실되고 1960년에 현재 모습인 2층 극장전용관으로 새로 지었다. 놀라운 것은 지금도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등대도 팔미도 등대가 최초, 담배 공장도 동양연초회사가 최초다. 담배 공장이 있으니 성냥도 필요하다. 성냥 공장도 1917년 문을 연 인천 조선인촌회사가 최초다. “인천의 성냥공장~”으로 시작하는 ‘불량한’ 구전가요도 이 때문에 나왔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고뿌(컵) 없으면 못 마십니다”로 유명한 코미디언 고 서영춘의 만담. 왜 인천이고 사이다인가. 최초의 사이다 공장인 인천탄산수제조소가 1905년 일본인 히라야마 마쓰타로에 의해 신흥동에 생겨난 까닭이다. 생산품은 ‘별표(星印) 사이다’였고 꽤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실제 볼 수 있는 건축물도 많지만 없어진 것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 박물관 역시 국내 최초 공립박물관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최초의 전신국, 전화국, 기상대 등이 들어와 쇄국하던 조선에 선진 문물을 알렸다. 해외 이민의 역사도 인천에서 출발했다. 하와이 파인애플 통조림 회사의 창업자 돌(Dole)이 대한제국에 이민을 요청한 이후 1902년 12월 22일 최초의 이민선 갤릭호가 한인 101명을 싣고 제물포항에서 출발했다. 공식 해외 이민 1호다. 하와이 교포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피땀 흘려 돈을 모았다. 이 돈을 독립자금으로 출연하기도 했고 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고국에 공과대학을 세우라고 성금도 냈다. 그리해서 생겨난 학교가 인하대학교다. 인천과 하와이의 첫 글자를 땄다. 월미도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당시 이민의 자료를 볼 수 있다. 이후에도 쫄면과 닭 강정 등 인천에서 최초로 탄생해 전국으로 퍼진 문화가 많다. 개항장 지역은 인천의 원도심으로 1970년대부터 다양한 먹자골목이 위치했다. 차이나타운 이외에도 밴댕이 골목, 신포국제시장 먹거리 골목이 있으며 물텀뱅(아귀) 골목과 동인천 삼치거리도 멀지 않다. 개항장 거리엔 고풍스러운 근대 석조건물과 왜식 목조가옥이 많이 남아있다. 이 중에는 구 우선주식회사 건물처럼 커피숍과 베이커리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쉬어가기 좋다. 커피의 역사 역시 인천에서 시작됐음을 알고 나면 기분이 달라진다. 100여년 전 인천, 커피잔을 기울이는 개화기 신사라도 된 기분이다.(그는 친일파였을까?)고풍스러운 전동차량을 타고 근대역사 전문해설사와 함께 개항장 거리를 한 바퀴 도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있다. 1인 1만 5000원(30분). 인근 월미도의 ‘그 무서운’ 놀이기구 바이킹과 디스코팡팡도 아련한 추억을 자극하는 아이콘이며 이곳을 두루 잇는 바다열차 모노레일도 타볼 만하다.●다리 하나 건너면 송도… SF 영화 한 장면을 마주하다 개항장이 있는 중구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송도국제도시다. 전체 면적은 약 53.4㎢로 서울 여의도의 16배 크기다. 도시 외관부터 첨단의 느낌이다. 통유리 건물이 직육면체가 아닌 각각 다른 형태로 스카이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프로토스(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외계인 종족)를 납치해 설계를 맡겼는지, 미래지향적 건물 일색이다. 빙과류 ‘더위사냥’처럼 시원하게 생긴 마천루(포스코타워)를 비롯해 USB 메모리처럼 생긴 건물도 줄줄이 서 있다. 그렇다고 마냥 차가운 철골의 도회적 분위기만은 아니다. 녹지도 많다. 곳곳에 푸른 잔디며 정원이다. 도심에는 실개천도 흐르고 작은 호수도 있다. 센트럴파크 위에선 보트를 띄우고 유유자적 도심의 낭만을 즐긴다. 코마린 보트하우스 선착장이 동서 양쪽에 하나씩 있다. 원래는 투명보트, 파티보트 등 6종을 대여했지만, 방역수칙이 강화된 요즘은 구름처럼 생긴 구루미 보트, 문 보트라 불리는 초승달 모양 보트만 탈 수 있다. 은은히 보트 아래를 비추며 시시각각 색이 바뀌는 불빛이 특징인 문 보트(3인 3만 8000원)는 야간에 더욱 인기다. 사실 실제 타는 이들보다 바깥 산책로에 있는 이들에게 더 좋은 사진을 제공한다. 대신 탑승객들은 수면 위로 깔리는 시원한 초가을 바람을 맞으며 사방으로 펼쳐지는 송도국제도시의 화려한 야경을 만끽할 수 있다. 푸른 밤하늘이 머리 위를 덮으면 하나둘 불을 밝히는 첨단 미래도시의 가로등이 물 위로 비친다. 해외 도시여행을 떠나온 듯한 낯선 풍경에 잠깐이나마 여유를 찾을 수 있다. ■100년 뒤를 엿보다… 마천루·낭만도 다 ‘최신’미래 그리는 또 하나의 인천 송동송도는 과거 유원지로 유명했다. 지명도 송도가 아닌 옥련리였는데 일제강점기던 1937년 일본 자본이 해양유원지로 개발하며 이름을 ‘송도’라 바꿨다. 조수간만의 차를 없애고 해수욕장 수질을 유지하고자 수문을 달았다. 수인선 개통과 함께 송도역이 생기고 유원지로서 인기도 올랐다. 1970~1990년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이름은 해수욕장이지만 호수라 해도 될 정도로 잔잔해 여름이면 많은 이들이 몰렸다. 관광호텔도 생기고 유명 식당 등 인근 편의시설도 많았다. 송도국제도시가 조성되면서 송도유원지는 결국 2011년 여름을 마지막으로 폐장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는 중고차 수출단지로 활용되고 있다. 거대 도시 송도 곳곳에 쇼핑단지도 먹거리촌도 잘 조성돼 있다. 외형을 근사하게 잘 지어 놓으니 콘텐츠가 저절로 찾아와 공백을 메우는 셈이다. 130여년 전 작은 어촌 제물포가 대한민국의 근대사와 미래를 지지하는 중심도시로 변모했다. 아스라한 과거와는 달리 급작스러웠던 개항, 개화기 당시 인천으로 물밀듯 들어온 첨단 신문물과 문화는 당장 대한민국 근대화와 현대화의 길을 밝히는 탐조등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이제 같은 공간에서 미래를 준비한다. 바다 건너 월곶에서 바라본 송도국제도시가 하늘에 그리는 미려한 윤곽 속에서 새로운 개화(開花)의 서막을 볼 수 있었다. ●‘맛’있는 도시… 중구와 송도의 탐미(耽味) 코스 의외로 인천은 냉면 본향이다. 본래 황해도 출신이 많이 살았던 인천. 서양 공관이 있던 조계지에서 자투리 고기를 구해 냉면 육수와 꾸미(고기붙이)로 썼더니 ‘인천 냉면 맛있다’고 입소문이 났다. 자전거로 신작로를 달려 서울까지 냉면을 배달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경인면옥은 평양 출신 사장이 1947년 개업해 3대째 이어 오는 노포로 인천 냉면의 본류를 자부한다. 메밀을 쓴 평양식 냉면(1만원)이다. 사곶냉면은 황해도 식에 섬 특유의 문화가 섞여든 냉면(8000원)이다. 백령도 사곶에서 탈출(?)한 냉면으로, 돼지뼈를 우린 육수에 메밀 면을 말아 낸다. 독특하게 까나리 액젓을 한 방울 넣어 감칠맛을 더한다. 화평동 냉면골목도 빼놓을 수 없다. ‘세숫대야 냉면’이란 별명이 말해 주듯 가게마다 커다란 사발에 가득 담긴 냉면(6000원)이 정말 푸짐하다. 한참을 먹어도 줄지 않는다. 물론 맛이 없었다면 벌써 없어졌다.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와 챙겨 먹는 ‘서울 손님’도 많다.하얀백년짜장을 파는 만다복은 차이나타운의 인기 음식점이다. 춘장을 쓰지 않고 볶아 낸 고기양념장을 면발에 비벼 먹는 방식이다. 졸깃한 면발과 오이채에 짭조름한 고기볶음을 듬뿍 올리고 다진 마늘을 곁들여 비비면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느낌의 백년짜장(7000원)이 완성된다. 100년 전 초창기 짜장면 방식이라고 한다.송도유원지 시절부터 유명했던 ‘송도갈비’는 수원왕갈비, 포천 이동갈비와 함께 ‘수도권 3대 갈비’라 불린다. 그리 달지 않고 간장과 과일만으로 재워 낸 양념소갈비를 숯불에 올리면 간장이 타들어 가며 구수하고 달큼한 불향을 내는데 이게 입에 짝짝 붙는다. 부드러운 한우 갈비를 잘 숙성 양념해 저렴하게 파니 예전 유원지 시절처럼 가족외식 코스로 딱이다.미추홀타워 별관에 위치한 한식당 ‘참예그리나’는 정갈한 메뉴에 하나하나 정성 깃든 찬을 내는 집이다. 한정식 상차림이 기본인 보리굴비 특선(1만 7000원)과 불고기정식(1만 6000원) 등이 유명하고 저녁상에선 한우차돌전복삼합이나 유황삼겹전복삼합 등 삼합류를 많이들 찾는다.송도 바다쏭은 한옥과 모던한 건물을 조합한 독특한 외관의 카페다.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내부와 탁 트인 전망창이 좋은 곳이다. 에스프레소(6000원)와 에그타르트, 크루아상 등 다양한 수제 빵이 맛있어 잠시 휴식을 즐기기에 좋다. 송도갈비 옆에 있다.
  • 바이든 “31일까지 철수 및 대피 완료” G7 일부의 “시한 연장” 묵살

    바이든 “31일까지 철수 및 대피 완료” G7 일부의 “시한 연장” 묵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군 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1일까지 아프간 내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 등을 대피시키고 미군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기존 시한을 고수해야 한다는 국방부 권고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아프간에서의 목표 달성에 따라 임무가 예정대로 종료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아프간을 재빠르게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다시 피력한 셈인데 자국민과 아프간 전쟁 조력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시한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G7 지도자들과 다른 견해를 고수한 셈이라 그렇잖아도 국제연합군의 철수 계획이 너무 엉성하게 짜여 탈레반에게 허망하게 주도권을 내주고쫓기듯 대피 작전에 나서게 돼 불만이 쌓여 있던 G7 지도자들과의 틈이 더욱 벌어지게 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G7 회의 전부터 더 많은 사람이 탈출할 수 있도록 시한을 미룰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시한 연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고집에 막혀 G7 성명에는 당면한 우선순위가 안전한 대피 보장이고 긴밀히 조율한다는 정도의 입장밖에 담기지 못했다. 각국도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란 점을 인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상회의 후 “미국이 여기에서 지도력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고, 프랑스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결정에 맞출 것이라면서 “이것은 미국의 수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결과를 두고 대피 시한을 둘러싸고 회원국끼리 마찰이 빚어졌다거나 미국과 유럽 지도자 사이의 균열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G7의 유럽 국가들은 2001년 9·11 테러 후 미국이 주도한 아프간전에 자국 군대를 파견해 힘을 보탰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아프간전 종식 목표를 제시하며 미군 철수를 결정했을 때도 외견상 동조했다. 하지만 철군 과정에서 탈레반이 예상치 못하게 빠르게 아프간을 장악하고 대피 과정에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자 국제연합군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은 물론,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런 불만이 쌓인 터에 자국민 등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철수 시한을 연장하자는 요청조차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아 포기하게 된 것이다. AP 통신은 “첨예하게 분열된 G7 지도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을 놓고 충돌했다”며 바이든을 설득할 수 없다는 뚜렷한 실망감, ‘결정은 미국이 한다’는 체념 섞인 인정이 있었다고 이날 회의 분위기를 묘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 이미 균열된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철수 처리 과정에서 생긴 손상을 인정할 것이라는 희망마저 내동댕이쳤다고 지적했다. 다만 G7 정상은 성명에서 “우리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하겠다”며 테러 방지, 여성 인권 보장 등을 강조한 뒤 “향후 아프간 정부의 정당성은 (탈레반이) 국제적인 의무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재 취하는 접근 방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탈레반의 합법성 인정 문제 등을 고리로 앞으로 G7 국가가 협력해 탈레반을 압박하자는 접근법에는 동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G7 정상 오늘 긴급 화상회의… 아프간 난민 논의할 듯

    G7 정상 오늘 긴급 화상회의… 아프간 난민 논의할 듯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24일(현지시간) G7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정한 아프가니스탄 미군의 완전 철수 시한(8월 31일)이 연기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난민 수용, 탈레반 정부 인정 여부, 인도적 지원 방안 등도 긴급 정상회의 의제가 될 전망이다. 바이든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24일 화상으로 G7 회의를 한다”며 “우리 희망은 (아프간 철수 완료 시점을) 연장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지만, 얼마나 오래 (대피)절차를 수행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수 시한 연기 가능성을 열어 둔 셈이다. 실제 이날 24시간 동안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대피시킨 인원은 3900명으로 하루 목표치(9000명)에 크게 못 미쳤다. 미 국방부는 민간항공기 18대를 추가 투입해 이송 속도를 높일 계획이지만, 카불에 진입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이 대피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미 언론들은 열추적 미사일을 이용한 피난 항공기 격추나 폭탄 테러 등이 우려된다고 봤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민과 아프간 조력자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2주 정도가 더 필요한 영국은 G7 회의에서 철수 시점 연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탈레반에 대한 경제적 지원 중단 등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을 제안할 전망이다. 이에 탈레반 대변인은 “8월 31일은 ‘레드라인’”이라며 “철군 시한 연장은 우리 사이에 불신을 만들 것이다. 이에 응하는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 꽥꽥! ‘기쁨’ 새기고 두둥실…美항구 의문의 거대 고무오리 등장

    꽥꽥! ‘기쁨’ 새기고 두둥실…美항구 의문의 거대 고무오리 등장

    미국의 작은 항구도시에 등장한 의문의 거대 오리 인형이 소소한 가쁨을 선사하고 있다. 17일 NBC뉴스는 미국 메인주 벨패스트시 항만에 정체 모를 거대 고무오리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밝은 노란색 고무오리는 지난 14일 처음 발견됐다. 7.6m 높이 거대 고무오리 전면에는 ‘JOY’, 기쁨이라는 단어가 검은 글씨로 새겨져 있었다. 어찌나 큰지 보트 하나 높이가 오리 날갯죽지에도 못 미친다. 벨패스트만에 두둥실 뜬 고무오리는 이날 비바람이 치는 난리 통에 항만 입구와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거대 고무오리를 바다에 띄웠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벨패스트 항만 관리인은 “모두 고무오리를 좋아한다. 누가, 언제, 어떻게 가져다 놨는지는 짐작조차 못 하겠다”고 밝혔다.어쨌든 ‘기쁨’을 가슴에 새기고 나타난 고무오리가 벨패스트 주민과 관광객에게 실제로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온 관광객 주디 허먼은 “누가 물 한가운데서 오리를 보리라고 예상했겠느냐”면서 뜻밖의 볼거리에 흥미를 드러냈다. 또 다른 관광객은 “누군가 재미를 주기 위해 고무오리를 바다에 띄운 것 같다. 고마운 감정”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보트와 카약을 끌고 삼삼오오 물로 나온 주민들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 고무오리 주변에서 놀고 헤엄치며 관심을 드러냈다.갑자기 나타난 고무오리가 항해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벨패스트 항만 관리인 캐서린 기븐은 “만약 고무오리가 항만 계류장 한가운데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 현재는 얕은 물가에 있어 별문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 지리 등을 고려할 때 저 정도 크기 고무오리를 띄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일단 지금은 고무오리 주인의 연락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무오리가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주민 모두 재밌어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한편 현지에서는 벨패스트 항만에 고무오리를 띄운 장본인이 혹시 네덜란드 설치 미술가 플로렌테인 호프만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거대 고무오리 조형물 '러버덕'으로 유명한 호프만은 세계를 돌며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4년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도 호프만의 '러버덕'이 전시된 바 있다.
  • 20년간 美 도왔는데… 아프간 수십만명 이민비자 못 받아

    20년간 美 도왔는데… 아프간 수십만명 이민비자 못 받아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살생부’에 오른 수십만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떨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대사관과 부대 등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언제 탈레반으로부터 목숨을 잃을지 공포감이 극에 달한 상태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이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등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구호단체인 국제구조위원회(IRC)에 따르면 30만명 이상의 아프간 국민이 미군과 연관돼 있지만 미국의 특별이민비자(SIV)를 받은 인원은 약 1만 6000명에 불과했다. 이들 가운데 약 2000명만 지난달부터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다. 미국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앞으로 매일 5000~9000명씩 자국민과 SIV 신청자를 이송하겠다고 밝혔지만, 세부 계획이 명확하지 않아 이들이 언제 이동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1만 8000여명의 아프간인들의 SIV 신청건을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은 2002년부터 미군과 외교관 등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간인들을 고용했다. 미군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납치당해 목숨을 잃는 아프간인들은 부지기수였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08년부터 SIV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을 미국에 정착시키려 했지만 실제 발급은 쉽지 않았다. 최소 2년 이상 고용 조건이 충족돼야 하며, 관계자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은 물론 미국을 위해 일해 심각한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 것까지 증명해야 했다. 국제난민지원프로젝트(IRAP)의 벳시 피셔 전략담당자는 NYT에 “10년 전에 신청한 비자를 아직도 발급받지 못한 아프간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이 탈레반의 진격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카불을 탈출하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카불공항이 마비되면서 아프간인들이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기약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IRAP 측은 “SIV 신청이 보류된 아프간 사람들을 일단 안전한 장소에 대피시키고 (SIV를) 검토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8일 카불공항에 아프간인들이 몰리며 최소 17명이 부상했고 이륙한 미 수송기 랜딩기어 부분에서는 아프간인일 가능성이 큰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아프간전에 뛰어든 서방 국가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대조적으로 영국은 구체적인 아프간 난민 수용 방침을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5년 동안 2만명의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20년 넘게 우리와 협력한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아프간 난민 재정착 계획은 5년 동안 진행되며 여성, 아동, 소수민족에게 우선권이 주어질 계획이다.
  • 서방 “우려” 中·러 “수용”… 탈레반 정부 인정 ‘갈라진 지구촌’

    서방 “우려” 中·러 “수용”… 탈레반 정부 인정 ‘갈라진 지구촌’

    아프가니스탄을 20년 만에 재탈환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국가 수립’을 눈앞에 둔 가운데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승인할지를 두고 주요국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아프간 정부를 지원한 미국과 서구세계는 ‘섣불리 인정해선 안 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새 정부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고, 러시아도 대사관을 철수하지 않고 남겨 둬 ‘현 상황을 추인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날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2001)와 견줘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잔혹 통치로 악명 높던 이미지에서 탈피해 ‘정상국가’로 인정받으려는 의도다. 그러나 서방 진영에서는 탈레반에 대한 비판의 분위기가 대세다. 지난 15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누구도 성급히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모든 형태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맞서 싸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세계의 시선은 미국을 향하고 있다. 아프간전쟁의 당사자가 탈레반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다른 나라들의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어서다. 다만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아프간 정부에 관한 우리의 태도는 그들의 행동에 달려 있다”며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민간인의 안전한 공항 이동을 약속했다는 탈레반의 발표에 “우리는 그들을 믿지 않는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국과 러시아는 서구세계와는 확연히 결이 다르다. 대사관 인력을 철수시킨 서방 국가들과 달리 이들은 지금도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아프간 인민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혀 탈레반을 인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탈레반을 승인해 준 대가로 아프간 전 정부가 2017년 미국에 약속한 희토류 개발권을 가져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CNBC 방송은 설명했다. 러시아는 과거부터 기존 아프간 정권을 ‘미국의 괴뢰정부’로 부르며 평가절하했다. 탈레반의 등장이 내심 반가울 수밖에 없다.
  • 美 “한국·유럽서 미군 감축 없다”

    美 “한국·유럽서 미군 감축 없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국익 없으면 동맹도 버리냐’는 비판이 거세지자 미국이 진화에 나섰다. 특히 한국, 유럽 등 미국의 안보 동맹국에서 불안이 커지자 미국은 아프간을 제외한 “미군 감축은 없다”고 확고하게 못을 박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이 반복해 말해 온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감축할 의향은 없다”며 “우리는 동맹국 및 파트너에 대한 미국의 헌신이 신성불가침이라고 믿는다. 대만과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의 헌신도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 테러전쟁 이후 내전 때문에 미군이 주둔했다면 한국과 유럽은 외부의 적에 대항에 동맹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도 했다. 반면 설리번은 탈레반의 빠른 진군에 대한 오판과 함께 아프간 정부에 제공했던 미군 군사 물품 중 “상당수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다”고 인정했다. 미국이 지난 20년간 공급한 무기는 830억 달러(약 97조원) 상당이다. 예정대로 오는 31일까지 완전 철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탈레반이 공항까지 민간인들의 안전한 통행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후 처음으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 통화를 하고 다음주에 화상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아프간 인도적 지원 확대 및 난민 수용 등이 논의될 전망이나 대서양 동맹 강화의 포석으로 읽힌다. 유엔 인권이사회도 오는 24일 아프간 인권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특별회의를 연다. 국익 우선주의에 따른 성급한 철군 결정에 대해 미국 내외의 비판은 커지고 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26명은 이날 바이든에게 보낸 서한에서 “어떤 계획이라도 있었다면 아프간의 안보 및 인도주의적 위기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끄는 상원 정보·외교·군사위 등 3곳도 조사에 나선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바이든의 국정 지지도는 전날 취임 후 처음으로 50%선을 내려섰고, 이날 49.4%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나흘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이날 저녁 백악관에 돌아온 바이든은 아프간 철수 후폭풍은 물론 중앙아시아 세력 재편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난민 탈출을 우려하는 독일의 캐서린 클리버 애슈브루크 외교위원회 국장은 “미국은 대서양 동맹국과의 관계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립서비스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 英 “아프간 난민 2만명 받겠다” 눈치만 보던 EU 회원국들에 ‘선공‘

    英 “아프간 난민 2만명 받겠다” 눈치만 보던 EU 회원국들에 ‘선공‘

    영국 내무부가 17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살기 힘들다고 판단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이들을 2만명 정도 수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가슴이 넓은 국가“라며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것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공식 확인했다. 사실 아프간이 현재 겪고 있는 질곡의 적지 않은 책임이 영국의 식민지 분할 통치 전략에 있음은 물론이다. 내무부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첫 해 아프간 주둔 영국군을 도왔던 통역이나 민간인 등 5000명을 수용할 계획이며 차츰 문호를 넓혀 탈레반 치하에 인권을 유린당할 위험성이 큰 여성과 소녀 등까지 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직접 난민 수용 규모와 계획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라브 장관은 아프간 난민과 관련해 가장 우선은 안정을 제공해서 이주민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만 피난처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시리아 난민 2만명을 받아들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탈레반과 마주 앉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분간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항상 어떤 형태로든 소통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사태가 위기로 치닫는 와중에도 그리스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비판이 쏟아진 것을 의식한 듯 탈레반이 가을에나 점진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기에 이번 아프가니스탄 장악 사태에 깜짝 놀랐다는 말로 해명을 대신했다. 독일 dpa 통신과 더 타임스 등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라브 장관은 탈레반에 허를 찔렸다고 시인했다. 라브 장관은 정부가 아프간에 개발과 인도주의적 목적의 원조 예산 10%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 국가들 역시 탈레반 만큼이나 그들과의 관계에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메시지는 이것이다. 아프간이 테러 공격에 쓰이면 안 된다. 우리는 그 점에서는 20년간의 성공 경험이 있다”면서 “탈레반 정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외교·경제적 제재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 내 공동 난민 보호정책이나 난민 분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전 해의 4배로 난민 유입 규모가 폭증했던 시리아 내전과 같은 위기가 재연될지 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영국 정부가 2만명의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선공’을 한 것이라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에 따르면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기 전에 이미 수십만명의 아프간인이 역내나 인근 국가로 피난했다. 재집권 이래 국경선에 난민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EU 국경 밖 인근 국가에서 올해 수용된 아프간 불법 이주민은 4000명에 불과하다.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북쪽으로 넓게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으로는 이미 국경을 넘은 아프간 난민이 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 정부는 동쪽 국경을 통해 넘어오는 아프간인들을 위한 임시수용소를 마련했지만, 아프간 상황이 안정되면 이들이 되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동과 아시아에서 유럽을 향하는 길목이라 시리아 난민 수백만명을 수용한 터키도 아프간 난민 유입을 걱정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이란을 통한 아프간 이민자 유입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U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8일 각료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메르켈 총리는 “파키스탄을 비롯해 이웃 국가들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유엔난민기구(UNHCR)와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EU 내무장관회의와 외무장관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민에 강경한 오스트리아는 전날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을 강제로 추방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뒤늦게 목소리 낸 유엔 “아프간, 통합정부 수립을”

    뒤늦게 목소리 낸 유엔 “아프간, 통합정부 수립을”

    아프가니스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슬람 무장반군 탈레반에 장악되자 국제사회는 무자비한 인권탄압의 재연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가 뒤늦게 허둥지둥 ‘사후약방문’을 쓰려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아프간 사태 관련 비상대책회의를 가진 뒤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안보리는 이를 통해 “이사국들은 모든 적대행위의 즉각적인 중단과 협상을 통한 포괄적이고 대표성을 갖춘 새 통합정부의 수립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아프간이 또다시 테러리스트 단체의 은신처나 무대로 이용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모든 당사자, 특히 탈레반에 생명 보호와 인도주의 요건의 충족을 위해 최대한 자중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암흑기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아프간 사태를 논의할 G7 회의 소집을 제안했다. 존슨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두 나라가 아프간 관련 결의안 도출에 행동을 같이하기로 했다.
  • 파스텔톤 필터 없는 결혼생활 다큐…사랑을 유지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파스텔톤 필터 없는 결혼생활 다큐…사랑을 유지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평소 나는 결혼의 허례허식에 비판적이었다. 한데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내 문제가 되고 보니 뭐가 허례이고 허식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연애라는 사적 결합에서 혼인이라는 법적 결합으로 전환하는 이유나 목적 등을 새삼 다시 고민하게 됐다. 그러던 차 다큐멘터리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를 접했다.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2015)에서 외모와 얽힌 사랑의 착종을 날카롭게 포착했던 만큼 이번에는 생활과 얽힌 결혼의 복잡다단함을 적나라하게 보여 줄 듯싶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자전적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는 감독답게 박강아름은 정성만과 결혼 이후의 삶을 낱낱이 기록해 두었다. 그럼 요즘 유행하는 브이로그와 비슷하지 않나? 아니, 그렇지 않다. 두 가지가 다르다. 하나는 이 영화의 분위기가 파스텔톤이 아니라는 것, 다른 하나는 이 영화가 수년간의 시간을 집적해 놓은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박강아름에게 아기(보리)와 만났다는 기쁨은 대단하다. 그렇지만 입덧(구토)변비(치질) 등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여성의 몸이 얼마나 커다란 고통을 겪는가를 박강아름 스스로 증명하는 장면에서 브이로그의 파스텔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박강아름은 화사한 필터를 제거한 현실의 맨 얼굴을 적시한다. 이는 ‘박강아름 결혼하다’가 수년간의 시간을 집적한 결과물이라는 사실과도 연관된다. 프랑스로 건너간 부부는 박강아름이 돈벌이를 하고, 정성만이 가사와 육아를 맡아 다툼과 화해를 이어 간다. 그 와중에 남편은 주부 우울증으로 괴로워한다. 아내는 본인 언행에 묻어나는 가부장의 폭력성을 인지하고 놀란다. 하루 이틀 찍어서는 드러나지 않는 생활과 얽힌 결혼의 실재다. 결혼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는 사랑이다. 그러나 사랑은 결혼을 유지하는 가운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제력 등의 권력관계에 끊임없이 위협당한다. 결혼에서 사랑이 사라지지 않도록 어떡해야 좋을까. 이 영화는 답 대신 실감 나는 질문을 던진다. 박강아름이 추구하는 자전적 다큐멘터리의 매력이다.흔히 다큐멘터리 영화 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작품의 폭은 실상 넓지 않다. 역사적정치적사회적 주목도와 중요도가 높다고 여겨지는 특정한 사건을 다룬 작품이 주로 화제가 되는 까닭이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가 그렇다. ‘화씨 9/11’(2004)이나 ‘식코’(2007) 등의 작품이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좋은 다큐멘터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단 행정부의 실책을 고발하고 의료보험 운영의 맹점을 꼬집는, 이른바 ‘큰 이야기’만 다큐멘터리의 본령이라는 편견을 가지면 곤란하다. 잘 만든 자전적 다큐멘터리는 ‘나’의 세계를 중심에 두지만 결코 ‘작은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에 편차는 없다. 전부 다 인생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국산 수제맥주는 ‘진짜 우리 술’인가?(1) [지효준의 맥주탐험]

    국산 수제맥주는 ‘진짜 우리 술’인가?(1) [지효준의 맥주탐험]

    우리나라의 펍(선술집)과 온라인 매체에서 국산 수제맥주를 소개할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 있다. 바로 ‘자랑스런 우리나라 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양조장에서 만든 수제맥주가 ‘대한민국 전통주’의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맥주 자체가 ‘외국에서 유래된 술’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산 수제맥주는 우리나라 양조장에서 생산하고 있음에도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 있는 등 전통주와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 수제맥주는 미국에서 시작된 ‘크래프트 비어(Craft Beer) 운동’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모든 수제맥주는 ‘드링크 로컬, 서포트 커뮤니티’(Drink Local, Support Community)라는 철학을 공유한다. ‘우리 지역에서 만든 맥주를 마시며 우리 동네를 응원하자’는 뜻이다.현재 미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맥주 스타일인 ‘인디아 페일 에일’(IPA)을 보자. 영국 런던의 양조업자 조지 호지슨이 고온다습한 인도 기후에 맞춰 기존 맥주에 홉을 더 많이 넣고 알콜 도수도 높여 풍미가 진하고 쓴맛이 강하다. IPA는 탄생 초기만 해도 유럽 지역의 재료들만 사용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IPA의 원조인 영국에서도 다른 나라의 원료로 수제맥주를 만드는 일이 흔하다. 미국의 한 양조장은 1만년 전 고대 중국의 술에서 영감을 얻어 맥주를 생산한다. 각 지역의 특산품을 활용해 독특한 IPA를 출시하는 사례도 흔하다. 미국 수제맥주 트랜드의 중심에 서 있는 ‘이블트윈 브루잉 뉴욕시티’(Evil Twin Brewing NYC)는 덴마크 출신 예프 야닛 비야르쇠(Jeppe Jarnit Bjersø)가 만든 펍이다. 예프는 ‘미켈러’(덴마크 대표 수제맥주 브루어리) 창업자 미켈 보리 비야르쇠(Mikkel Borg Bjergsø)의 쌍둥이 동생이다. 유럽 덴마크에서 시작한 이블트윈 뉴욕시티는 한때 집시 양조장(다른 양조장의 시설을 빌려 맥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이었지만, 현재는 뉴요커들이 ‘우리 동네 양조장’으로 당당하게 손가락을 치켜 세울만큼 인정을 받고 있는 양조장으로 성장했다. 수제맥주의 세계에서는 양조장의 브루어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 양조장이 어떤 스타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크래프트 맥주의 핵심 가치는 양조 행위 자체에 있다고 보며, 해당 지역 특유의 느낌을 담아낸 모든 맥주를 ‘동네 맥주’로 지칭하고 지지한다.필자가 거주하는 중국에서도 이런 철학을 받아들여 다양한 재료로 ‘중국 특색 수제맥주’를 선보인다. 그들 역시 ‘수제맥주도 우리 술’이라는 관점을 받아들여 수제맥주를 중국 전통주와 동등하게 대우한다. 최근 중국 대표 수제맥주 대회인 ‘따스베이’(大师杯)를 운영하는 리웨이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 당시 “해외에서 유래한 수제맥주가 중국의 술이 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의 대한 그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수제맥주의 가장 큰 매력은 ‘포용성’에 있습니다. 전세계 각지에서 탄생한 맥주를 존중하고 이들 모두를 각기 다른 맥주로 인정합니다. 설령 다른 나라의 재료를 사용해서 맥주를 만들어도 우리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생각을 담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만의 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안타깝지만 대한민국에서 수제맥주는 ‘진짜 우리 술’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 정부가 규정한 ‘전통주’라는 기준에 부합할 때만 법적·제도적으로 ‘대한민국 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수많은 수제맥주 브루어들이 ‘자랑스런 우리동네 술’을 빚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 크래프트 비어 전시회’(Beijing International Craft Brewing Exhibition)에서 여러 주류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눴다. 대한민국 수제맥주의 현실을 설명한 뒤 수제맥주의 전통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그들은 오히려 나에게 되물었다.“참으로 신기한 현상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기준으로 술의 전통성을 나누는지 궁금하다. 국가가 그런 요소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 나는 이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왜냐하면 그들의 말처럼, 정부가 어떤 대상에 대한 전통성을 칼로 무 자르듯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가. 어느 누구를 ‘장인’으로 인정하거나 혹은 부정할 수 있는가. 근본적으로 이런 가치를 재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 것인가. (2편에 계속됩니다.)정리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세밀화 그려낸 현대판 ‘자산어보’

    [그 책속 이미지] 세밀화 그려낸 현대판 ‘자산어보’

    빨간씬벵이는 머리에 미끼처럼 생긴 돌기가 있다. 이 미끼로 물고기를 꾀어 잡아먹는다. 이런 물고기가 우리나라 바닷속에 있다는 사실, 아마 대부분 몰랐을 것이다. 우리나라 어류 528종을 이런 세밀화로 그린 책이 나왔다. 물고기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생태 정보는 물론 그 쓰임새까지 빠짐없이 기록했다. 초점을 한 곳에만 맞추는 사진과 달리, 세밀화는 구석구석 또렷하게 그릴 수 있다. 그림을 그린 조광현 화가는 물고기의 모습을 좀더 생생하게 관찰하려고 스킨스쿠버 다이버 자격증을 따고 물속에 직접 들어가기도 했다. 800쪽이 넘는 분량에 책 무게만 5㎏에 이른다. 2006년 세밀화 작업을 시작하고 나서 15년 만에 이룬 성과다. 그야말로 현대판 ‘자산어보’다.
  • 미중 남중국해 신경전… 中, 한미훈련 견제하며 러와 연합훈련

    美국무 “中 남중국해서 주변국 괴롭혀”中 “PCA판결 구속력 없어… 美 더 위협”중러 훈련서 J20 스텔스 전투기 첫 투입 안보·통상·체제 등 전방위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인 미중 간에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미중 양측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하는 듯 중국 북서부에서 중러 연합훈련이 시작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해양 안보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고위급 원격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 판결을 거론하며 중국의 주장이 “국제적으로 안보 및 상업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다른 나라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는 (중국의) 행동을 분명히 우려한다”며 중국의 불법적 해상 활동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아 “모든 곳에서 불안정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다이빙 주유엔 중국 차석대사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최대 위협은 바로 미국”이라며 “(PCA 판결은) 유효하지 않고 어떤 구속력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앞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한 데 대해 “우리는 이런 결정을 동맹국인 한국과 발맞춰 내린다”며 우회적으로 중국에 대한 불편함을 피력했다. 지난달 취임 이후 첫 방미 중인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이날 블링컨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각각 만나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중국의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 한미 연합훈련이 10일(한국시간) 시작된 가운데 중국은 전날부터 오는 13일까지 러시아와 자국의 북서부 지역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J20 스텔스 전투기를 처음으로 연합훈련에 투입했다. 환구망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대 금융연구원 등은 이날 ‘미국 1위? 미국 방역의 진상’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미국이 세계 최대 방역 실패국이라고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의 ‘6월 코로나19 회복력 순위’에서 미국은 1위, 중국은 8위였던 결과가 잘못됐다며 미국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고 정치적으로 분열됐으며 코로나19 기원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블링컨은 이날 메릴랜드대 연설에서 중국은 “떠오르는 강국”이지만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자 경제”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러시아는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아닌 자신들의 권위주의 비전과 운명을 같이하는 게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미국이 당장 “국내 부흥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이런 주장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 웅장한 선율이 위로하는 민족의 恨

    웅장한 선율이 위로하는 민족의 恨

    “가거라, 내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날아가라. 향기에 찬 우리의 조국의 비탈과 언덕으로 날아가 쉬어라.” 민족 해방과 독립을 염원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조국을 빼앗긴 참담한 상황에서도 아름다운 선율과 희망찬 가사로 가득하다.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이 곡은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3막에 등장하는 장엄한 합창으로, 젊은 시절 불행을 거듭하던 베르디를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이자 이탈리아 영웅으로 발돋움하게 한 노래다. 국립오페라단이 오페라 ‘나부코’를 13~1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기원전 6세기 유다 왕국이 멸망하면서 많은 유대인이 바빌론으로 포로가 돼 이주한 ‘바빌론 유수’ 사건을 다루는 ‘나부코’에 베르디는 당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와 나폴레옹의 지배를 받은 북이탈리아의 해방과 독립에 대한 열망을 담았다. 국립오페라단은 2005년 이후 16년 만에 선보이는 전막 공연을 위해 국내외 유명 창작진, 연주자들을 동원해 무대에 힘을 실었다. ‘안드레아 셰니에’(2015), ‘보리스 고두노프’(2017)를 통해 국립오페라단과 호흡을 맞추며 압도적 스케일의 무대를 선사했던 스테파노 포다가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젊은 명장 홍석원 광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바리톤 고성현과 정승기, 소프라노 문수진·박현주 등 뛰어난 실력의 성악가들이 출연하고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이 웅장한 선율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등 절망 속에서도 놓지 않은 희망을 노래한다. 포다 연출가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관통하는 한의 정서와 작품 속 베르디와 그 민족 정서가 일맥상통한다”면서 “한이라는 정서를 작품에 그려 내 인류에 대한 성찰과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담론을 풀어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광복 76주년을 기념해 더욱 뜻깊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많은 일상을 놓친 답답하고 지친 관객에게도 위로가 될 것이라고 국립오페라단은 덧붙였다.
  • ‘유럽의 북한’ 벨라루스… 러와 밀착하며 27년 독재·공포 정치

    ‘유럽의 북한’ 벨라루스… 러와 밀착하며 27년 독재·공포 정치

    반정부 언론인을 체포하겠다고 지난 5월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아일랜드 국적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나라, 자국팀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의 강제 귀국을 추진하는 나라. 이런 벨라루스의 별칭은 ‘유럽의 북한’이다. 소련이 해체되고 독립국가로 출범한 이후 1994년부터 지금까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76) 대통령의 장기 독재가 이어지는 점이나, 냉전 시대 때와 다를 바 없이 러시아 의존 외교가 이어지는 모습이 북한과 닮은꼴이다. 반정부 인사들의 강제 구금이나 의문사가 잇따르는 모습 또한 북한의 공포정치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그러나 ‘유럽의 북한’이라는 별칭에도 불구하고 벨라루스와 북한의 대외 도발 방식은 다른데, 이는 벨라루스가 동유럽의 복판에 위치했다는 환경에서 비롯된 차이점이다. 벨라루스는 북한과 왜 닮게 됐을까, 또 두 나라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강제 귀국당할 뻔했다 공항에서 일본 경찰에게 보호를 요청, 결국 폴란드로 망명하게 된 올림픽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는 정부나 루카셴코 대통령을 비판한 적이 없다. 그저 육상 코치가 아무 언질 없이 자신을 여자 계주 선수로 등록했다며 소셜미디어에 불평한 것이 치마노우스카야가 한 행동의 전부다. 다만 루카셴코 대통령이 전직 벨라루스 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이었고, 그의 아들 빅토르 루카셴코가 현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라는 게 문제였다. 치마노우스카야가 코치의 결정에 불만을 터뜨린 것은 루카셴코 가문이 이끄는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를 모욕한 것과 같은 모습이 된 것이다. 물론 이는 벨라루스의 독자적인 견해일 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치마노우스카야의 망명 이후 벨라루스 육상 대표팀 코치 2명을 올림픽에서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 정신을 해치려던 벨라루스의 시도를 비판하며 “오랫동안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으로 불리던 벨라루스가 이제 갱스터(폭력집단)의 길을 가고 있다”고 혹평했다. 코치에 대한 비판 한마디에 올림픽 출전 선수를 강제 귀국시키는 벨라루스에서 노골적으로 반(反)루카셴코 노선을 따르는 이들에 대한 박해는 소련 시절 첩보기관인 KGB 활동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8월 루카셴코의 6선이 이뤄진 대선이 부정선거로 치러졌다는 의혹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달 21일 벨라루스 경찰은 자국 내 14개 시민단체 사무실을 급습해 회원들을 체포했다. 인구 949만명인 이 나라에서 이미 지난 1년 동안 체포당한 인원은 3만 5000명이 넘으며, 수천명이 고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탄압을 피해 고국을 떠나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의 벨라루스인 집’이란 사회단체를 결성해 활동하던 반정부 인사 비탈리 시쇼프가 실종 하루 만에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생전에 그가 자신이 미행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한 데다 시신의 코와 무릎에서 상처가 발견되면서 그가 암살당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反정부 시위로 3만 5000여명 체포당해 ‘냉전의 종언’에 힘입어 출범한 나라를 여전히 냉전시대의 공기 속에 방치하는 장본인은 루카셴코 대통령이다. 루카셴코는 벨라루스 독립 이후 첫 번째 수반은 아니다. 소련 연방 해체 뒤인 1991년 벨라루스 국가원수인 최고회의 의장이 된 이는 핵물리학자 출신인 스타니슬라프 슈스케비치였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독립국가연합(CIS)의 창설을 주도한 슈스케비치 의장은 소련 해체 뒤 벨라루스 영토에 남은 탄도미사일 81기와 핵탄두를 러시아에 반환했으며, 친서방적인 입장을 취하며 민주개혁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의회반부패위원장이던 루카셴코가 국가재산 횡령 등을 이유로 불신임 투표를 주도해 1993년 슈스케비치 의장을 탄핵했다. 이듬해부터 루카셴코의 장기 집권이 시작됐다. 1994년 집권한 이후부터 러시아와의 국가연합을 적극 추진하며 친러시아 정책을 편 루카셴코에게 서방이 반발한 시기는 언제일까. 그가 재선에 성공한 2001년부터다. 그해 선거에서 루카셴코는 76%의 득표율을 달성했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루카셴코는 77.3%(2004년), 79.7%(2010년), 83.5%(2015년), 79.0%(2020년)의 압도적 득표로 당선됐다. 그러나 재선 이후 선거에 대해 서방 진영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민주적 선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는데, 선거 때마다 야당 인사 탄압이 병행됐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서방의 제재를 당하면서 한층 더 친러시아 행보를 한 루카셴코 정부는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했다. 벨라루스 대외 무역의 50%는 러시아를 상대로 이뤄진다. 에너지 의존도도 높아서 벨라루스는 가스의 99%, 원유의 8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다. 이 에너지를 저렴하게 자국민에게 공급하는 게 루카셴코 정권의 통치 기반 중 하나다. 러시아 역시 벨라루스를 유럽으로 석유와 가스를 수출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2017년 벨라루스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적이 있는데, 연간 최소 183일을 근무하지 않는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실업세를 부과하겠다는 대통령령이 발표되자 반발이 일어났던 것이다. 당시 시위는 민간 생활고가 발생할 경우 독재 권력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실현된 것으로, 루카셴코 정권이 러시아 의존 행보를 포기하기 어려운 사정이 여기에 있는 셈이다. ●바이든 “벨라루스 국민의 보편적 인권 지지” 루카셴코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벨라루스와 서방 간 외교적 거리는 멀어지고 있다. EU는 벨라루스 대외무역량의 약 30%를 담당하는 지역이지만, 지난 5월 EU 국가의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뒤 벨라루스를 상대로 EU의 경제제재가 강화됐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지지해 달라는 러시아 요구를 벨라루스가 거절하고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벨라루스를 재평가하던 미국과 EU는 지난해 불법 대선에 이어 올해 비행기 강제 착륙, 올림픽 선수 강제 귀국 사태에 경악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와 면담하며 “미국은 민주주의와 보편적 인권에 대한 벨라루스 국민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말하고, 추가 제재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방의 제재 경고가 잇따르자 벨라루스는 또다시 상식에 반하는 공세로 맞대응했다. 동유럽의 복판에 위치했다는 점을 활용, 자국의 국경 경계를 느슨하게 해 인접국으로 중동 지역에서 온 이민자들을 유입시킨 것이다.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명명된 이 전략은 아시아 동쪽 끝에서 ‘고립주의’를 선택한 북한의 대응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벨라루스는 이라크 출신 이민자들을 받아들인 뒤 인접한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EU 국가로 보내고 있다. 비행기 강제 착륙에 따른 서방의 제재 이후 벨라루스가 의도적으로 이라크 출신 이민자들을 인접국으로 보냄에 따라 리투아니아 의회는 지난달 불법 이민자 추방 절차를 신속 처리하는 패스트트랙 법안을 신설해 의결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와의 국경 지대 550㎞ 구간에 철조망을 설치했고, EU도 국경경비기관인 프론텍스 인력을 파견했다. 폴란드 내무부 역시 “벨라루스가 이주민을 살아 있는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 北 이어 중국도 한미연합훈련 반대 표명…“대화 원하면 긴장고조 피해야”

    北 이어 중국도 한미연합훈련 반대 표명…“대화 원하면 긴장고조 피해야”

    중국이 이달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6일 화상으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현재의 형세 하에서 건설성을 결여한 것”이라며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 측과 대화를 재개하고자 한다면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일 담화에서 사실상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요구했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훈련 연기론이 부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여러 가지를 고려해 (미국 측과)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2일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미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면서도 계획대로 훈련을 시행하는 데 무게를 싣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6일 “한미 훈련은 시행돼야 한다. 이는 방어적 훈련이고 전시작전권 회수를 위해 불가피한 절차”라면서 한미연합훈련 시행에 의견을 보탰다. 왕 부장은 또 북한이 지난 수년간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중단했다면서 “현재의 (한반도)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안보리 대북제재의 가역 조항을 조속히 활성화해 대북제재를 완화함으로써 대화와 협상이 재개될 수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 결의의 대북제재 가역 조항이란 일단 대북 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한 뒤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조치가 있을 때 다시 제재를 가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해왔으며, 왕 부장은 지난 6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도 이 조항을 가동해 북한 민생 영역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쌍궤병진(雙軌竝進·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의 병행 추진) 사고와 단계적·동시적 원칙에 따른 한반도 문제 해법을 지지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메커니즘 수립을 균형 있게 추진하고,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8월엔 국내 기대작만? 美선댄스영화제 화제작도 잇단 개봉

    8월엔 국내 기대작만? 美선댄스영화제 화제작도 잇단 개봉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등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여름 극장가의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세계 최고 독립 영화제로 꼽히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화제가 된 미국 영화 두 편도 잇달아 개봉해 관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게 됐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맥스 바바코우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팜 스프링스’(2020)는 미국 캘리포니아 휴양지 팜스프링스를 배경으로 눈 뜨면 항상 똑같은 하루가 시작되는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힌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결혼식 들러리를 맡은 여자친구를 따라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한 주인공 나일스(앤디 샘버그 분)와 신부의 언니 세라(크리스틴 밀리오티 분)는 결혼식에 따분함을 느끼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두 사람은 뜻밖의 훼방꾼에게 쫓겨 동굴로 들어서자 빛에 빨려 들어가고 다시 이날 아침으로 돌아오는 ‘시간 리셋’을 반복하게 된다. 항상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고, 내일 없이 오늘만 주인공들의 흥미진진하고 고통스럽기도 한 일상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팜 스프링스’는 지난해 제36회 선댄스 영화제에 드라마틱 부문 심사위원 대상 후보로 올랐으나 수상을 하진 못했다. 대신 미국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와 배급사 네온에 2250만 달러(약 260억원)에 팔려 지난해까지 선댄스영화제 최고 판매가 기록을 세웠다. 영화는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부문 후보로 올랐으며,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코미디 상을 받았다.이달 말 개봉 예정인 션 헤이더 감독의 ‘코다’(2021)는 올해 제37회 선댄스 영화제 드라마틱 부문 4관왕(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을 휩쓴 음악 영화다. 에릭 라티고 감독의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2014)의 리메이크작으로,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에 2500만 달러(약 286억원)에 팔려 지난해 ‘팜 스프링스’의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영화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둔 루비(에밀리아 존스 분)가 짝사랑하는 마일스(퍼디아 윌시-필로 분)을 따라간 합창단에서 자신의 노래 실력과 꿈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부모님과 오빠가 모두 농인인 루비는 어렸을 때부터 수어와 음성 언어를 구사하며 가족과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루비의 가능성을 알아본 합창단 선생님이 버클리 음대 입학 오디션 기회를 주지만, 자신이 없이는 일을 하지 못하는 가족들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라라랜드’(2016)로 그래미상 2관왕을 수상한 음악 감독 마리우스 드 보리스와 음악 프로듀서 닉 백스터가 편곡한 곡들로 귀가 즐겁다. 헤이더 감독은 “전체 이야기는 원작 ‘미라클 벨리에’의 감동을 유지했지만, 캐릭터를 구성할 때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면서 “부모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10대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이야기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 헬기 탄흔의 상처 이겨낸 ‘빛’…핫플, 원더풀 청춘들의 ‘힘’

    헬기 탄흔의 상처 이겨낸 ‘빛’…핫플, 원더풀 청춘들의 ‘힘’

    [이우석의 미시(微視) 여행] <5> 빛고을 광주 동구 비추는 ‘5+1 光’빛고을 광주(光州)의 진정한 빛은 원도심에서 나온다. 광주의 도심 동구가 그렇다. 동구에는 충장로와 금남로가 있다. 그 사이엔 대한민국 근대사의 아픈 상처가 아로새겨진 구 전남도청과 전일빌딩이 있고 그 아래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있다. 예술시장인 대인시장과 동명동 카페거리, 아시아음식문화 거리도 그 기억의 틈을 비집고 들어섰다. 1187m 무등산이 굽어보는 지산유원지도 여기 있다. 아름다운 예술과 맛있는 음식, 흥겨운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곳, 그곳이 광주광역시 동구다. 동구 밖엔 아카시아꽃이 활짝 핀 과수원길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동구를 밝힌 다섯가지 빛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여기에 새빛 하나 더. 광주라서 특별한 음식들이 있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주인공 김사복(송강호 분)이 눈물 반, 땀 반 뒤섞어 먹었던 주먹밥 같은 음식들 말이다. 광주 동구에서 이런 음식들은 ‘디폴트값’이나 다름없다.광주는 후삼국 시대까지 무진, 무주 등으로 불렸다. 애초 빛고을이 아니었고 물(水)고을이었다. 영산강이 지나고 광주천, 제법 커다란 저수지 경양방죽(일제강점기에 매립)도 있었다. 물이 많은 분지(벌), 무들(물들)이었다. 무들을 이두로 써 무주(武州)라 적었다. 전북 무주(茂朱)가 아니다. 무등산(無等山)도 무들에서 나왔다 한다. 물과 숲의 고을이 빛고을로 바뀐 것은 940년(고려 태조 23년). 드디어 광주(光州)가 등장한다. 고려 태조 왕건이 무진주에 광주도독부를 설치했다. 고려말 목은 이색은 광주를 ‘빛의 고을’(光之州)로 적었다. 조선을 거쳐 대한제국이 1896년 전국을 13도로 나눌 당시엔 전남도청을 광주에 뒀다. 이때부터 광주는 남도의 중심지로 빛을 발하게 됐다. 1910년 일제는 광주읍성의 3방을 합해 광주면을 설치했는데 그 대부분이 현재의 광주 동구 일대다. 광복 후엔 동구를 중심으로 ‘광주의 빛’이 발현된다. 참고로 광주에는 여타 대도시에 있는 중구가 없다. 이는 동구가 중심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광주는 물론 전남의 중심지였다. 문화와 상권이 금남로와 충장로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서울로 따지면 명동과 을지로, 다동, 종로, 남대문시장을 함께 묶은 동구는 광주의 간판이었다. 호남의 중심도시로 번영을 거듭하던 광주에 어둠이 찾아왔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전대 유례없는 유혈 상황이 발생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다. 광주 일대에서 계엄군이 자행한 만행은 아직까지도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고 있지 않다. 이 안타까운 희생은 처절했지만 훗날 대한민국이 군사독재를 끝내고 민주화를 이루게 된 씨앗이자 자양분이 됐다.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의 유혈 상황은 종료됐지만 그 아픔은 41년이 지난 지금껏 가시지 않았고 상흔 또한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 모든 일이 동구 금남로 일대를 중심으로 일어났다.40여년이 흐른 후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로 재조명되면서 다시 빛을 내고 있다. 금남로 민주광장 주변에는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245, 상무관 등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니, 이 역시 광주 시민들이 지켜냈다. 몇 번이고 철거될 뻔한 아픈 기억의 유산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똑같은 공간을 지키고 있다. 가슴 아리도록 선명한 탄흔이 상흔으로 그대로 남은 채. 전일빌딩245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상징적 건물이다. 당시 광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던 10층짜리 건물이다. 전일은 ‘전남일보’에서 나온 이름이다. 몇 번 소유주가 바뀐 전일빌딩도 사라질 뻔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건물 10층과 외벽에 총탄 자국이 다량 발견됨에 따라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 의뢰를 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군 당국에서 철저히 부인으로 일관하던 ‘헬기 사격설’의 증거가 바로 이 빌딩에서 나왔다. 헬기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흔 245개가 전일빌딩 10층과 외벽에 집중돼 있었다. 발사 각도 등에서 고공 사격이 분명한 총탄 자국이 드러나면서 신군부와 비호 세력이 숨겨 온 거짓이 비로소 환한 빛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광주시도시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전일빌딩은 2017년 28번째 5·18 사적지로 지정됐다. 2020년 리모델링을 완료한 전일빌딩은 헬기사격 탄흔 245개의 의미를 살려 ‘전일빌딩245’란 이름으로 개장했다. 내부는 방문객 누구나 광주 민주화운동의 가치와 정신을 공감할 수 있도록 기념공간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9, 10층에 마련된 5·18기념공간에는 헬기 기총사격 당시를 재현한 디오라마와 영상물, 그에 관한 전시물이 있으며 탄흔을 직접 살펴볼 수도 있다. 게다가 시원하기까지 하다. 어두운 암실 전시관에서 어두운 기억을 통해 오히려 밝은 내일을 다짐할 수 있다. 옥상에 올라서면 전일마루가 나온다. 옥상정원에 360도 펼쳐지는 조망은 ACC, 옛 전남도청사, 무등산과 조선대 본관 등 지금은 평화롭기 그지없는 광주의 풍경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 5대 도시의 원 도심 동구는 광주 전남 지역과 전국 곳곳에서 놀러 온 젊은이들의 명소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른바 ‘핫플레이스’가 됐단 얘기다. 동구청 뒤편 동명동 카페거리는 근사한 인테리어와 맛있는 음식으로 입소문 나 젊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현지 주민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오후 6시쯤이면 금남로에서 슬슬 길을 건너 동명동으로 향하는 청년들의 행렬을 목격할 수 있다. 멋진 차량도 많이 모여든다. 운동장만 한 ACC가 있어 편리한 덕에 인근에서 발생한 모든 ‘약속’을 빨아들이는 ‘만남의 블랙홀’과도 같다.서울의 명소 경리단길에 빗대 ‘동리단길’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오히려 서울 쪽이 옹색하게 느껴진다. 주점보다는 식당, 커피숍, 빵집, 브런치 카페, 에스프레소 바, 호프집 등이 많이 몰려 있어 흥청대는 분위기는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암울한 세상 속에 그나마 하교나 퇴근 후 여유를 찾기 위해 동명동 거리로 나온 젊은층이 낡은 도심에 에너지를 주입하고 있다. 과거 큰 평수의 단독주택이 밀집한 광주의 부촌이어서 그런지 여전히 도심 스카이라인이 나지막하고 골목과 거리 풍경이 멋스럽다. 상권이 계속 확장되고 있지만 아직은 그럭저럭 걸어서 다닐 만한 거리다. 서석초등학교 부근을 돌아 이어지는 길은 좀더 한적하고 여유롭다.특히 서석초교에 심어 놓은 히말라야시더 나무 몇 그루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하늘을 가릴 만큼 30~40m 이상 우뚝 솟은 나무는 모양새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설송(雪松), 개잎갈나무라고 부르는 히말라야시더는 동명동의 하늘을 또 하나의 예술품으로 만드는 요소다. 광주가 자랑하는 가로 예술품 폴리와도 제법 어우러진다. 가만 둘러보면 한국의 대표 예향(藝鄕)답게 가로를 비추는 조명색, 담장에 입힌 도장 등 어느 하나도 촌스럽거나 부자연스럽지 않다. 오래된 서점과 노포, 청년 셰프의 작은 비스트로 등이 퍽 조화롭게 동명동 한울타리 속에서 자기 몫을 지키며 생명체처럼 진화하고 있다. 예스러운 광주 원 도심은 이렇게 활력을 얻고 있다.타 지역 관광객이 광주 동구를 갈 때 교통편이 너무도 편리하다. 광주공항, 송정역(KTX), 호남고속도로 등 다양한 루트로 접근할 수 있으며 공항이나 역에 도착하면 바로 지하철로 동구 주요 거점까지 이어진다. 동구는 얼핏 구도심 속 즐길 거리만 즐비한 도시형 여행지처럼 보이지만 사실 무등산을 품고 있는 친환경 자연 관광지이기도 하다. 무등산의 해발 고도는 1187m. 세계적으로도 인구 100만명 이상 거주하는 도시가 해발 1000m 이상 산을 품은 경우는 드물다. 국내에도 대구 팔공산 정도가 유일하다. 서울의 북한산은 836m다. 도심과 무척 가까워 동구 어디를 가나 무등산을 등에 지고 있다 생각하면 쉽다. 어디서든 보인다. 덕분에 동구 도심에 있다가 갑자기 무등산을 오르기에 좋다. 원효사까지 올라가는 광주 시내버스 1187번(해발 높이와 같다)을 타면 되니 굳이 차를 운전할 이유도 없다. 산정에는 주상절리가 있으며 너덜강이 흐르는 명산이자 국립공원이다. 도시와 가까운 산이지만 멋들어진 근육질의 산이다. 산을 휘감는 고불고불한 드라이브 코스도 이리저리 근사한 풍경을 쏟아낸다. 특히 지산유원지는 과거부터 리프트를 타고 산을 오를 수 있는 시민들의 놀이공원 역할을 대신했다. 아찔한 경사를 치닫는 리프트를 타고 오르면 중턱에서 내린다. 무등파크호텔 주차장과 연결된 승강장에서 거의 직선으로 산중턱까지 연결한다. 과거 옹색하기 짝이 없는 지산유원지 리프트 사진이 인터넷을 떠돌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요즘은 훨씬 안정적이며 근사해졌다. 단 20여분 올랐을 뿐인데 이미 도심이 아니라 국립공원 산속에 데려다준다. 오솔길엔 울창한 숲 그림자가 드리우고 매미 울음소리 벗 삼아 10여분 걷다 보면 능선을 돌아가는 모노레일이 기다리고 있다. 모노레일 종점에서 계단을 오르면 전망 좋은 팔각정이 우뚝 서 있다. 2021년 광주 동구를 비춘 또 하나의 강렬한 빛은 바로 관광이었다.광주는 음식이 맛있는 미향(味鄕)으로 소문났다. 오리탕과 육전, 무등산 보리밥, 주먹밥, 떡갈비, 상추튀김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동구에서 시작했거나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는 유명 맛집이 이곳에 있다. 시민이나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다. 다만 떡갈비 골목은 송정역에, 오리탕 골목은 북구에 있다. 지산 유원지 오르는 길 옆에 무등산 보리밥 거리가 조성돼 있다. 제철 채소와 고기 등 반찬이 한 상 가득 차려져 나오는데 요즘은 열무쌈을 싸 먹는다. 팔도강산은 젓갈과 김치, 쌈채소 등 하나하나 맛좋은 보리밥 정식(8000원)을 낸다. 밥알이 고슬하니 비벼 먹기 제격이다.젊은층에게 특히 인기 좋은 상추튀김도 충장로에서 유래했다. 고기를 계란물에 적셔 일일이 구워 주는 육전집도 여러 곳 있지만 동명동 미미원(1인분 2만 7000원)이 명성을 지키고 있다. 요즘은 육전에다 민어전(3만원)까지 곁들여 맛보면 더욱 좋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후식 뚝배기정식이다. 웬만한 한정식처럼 차려 낸다.간밤에 술집이 몰려 있는 아시아음식문화거리에서 한잔 제대로 걸쳤대도 시원한 조개해장국을 끓여내는 중앙로 해남식당(8000원)이 있으니 걱정 없고, 날이 더워 입맛이 없을 때는 충장로 1960청원모밀에서 메밀향 그윽한 모밀국수(6000원) 한 그릇을 즐기면 되니 이 또한 아무 탈이 없다.동명동 카페거리에서 뱃속이 허하면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유래한 금상주먹밥세트(맘스쿡·9500원)를, 커피에 질렸다면 말차밀크티(METCHA·6500원)를 마시면 ‘미향 광주, 맛의 동구’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 동구는 원도심답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빵집 노포들과 새로 개업한 베이커리, 브런치, 디저트 카페 등 ‘빵맛집’이 많다. 드라마 유행어처럼 ‘빵구 동구’라 불러도 손색없다.1973년 개업해 50년을 바라보는 궁전제과는 공룡알빵과 나비파이가 유명하다. 바게트 속에 으깬 삶은 계란과 마요네즈, 게맛살, 오이 피클, 채소 등을 섞은 샐러드로 채운 빵이 공룡알빵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푸짐하고 영양가도 만점이라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탄 메뉴다. 옛날식 팥앙금빵과 나비파이 등 전통적 메뉴와 세련된 케이크, 디저트도 함께 팔아 관광객들로부터 필수 방문코스가 되고 있다. 초콜릿 종류 과자나 디저트, 그리고 팥빙수 등도 인기메뉴다.ACC 인근 베비에르(문화전당점)는 현지 젊은층으로부터 인기 좋은 제과 중심 베이커리다. 견과류와 팥소가 든 마왕파이가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사장 부부의 성이 마씨와 왕씨라 마왕파이가 됐다고 한다. 동명동에는 동명식빵과 아티장홍, 코너베이크샵, 윤슬베이커리 등이 유명하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