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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년 경력 英보수당 의원, 소말리아 혈통 남성 흉기에 찔려 사망

    38년 경력 英보수당 의원, 소말리아 혈통 남성 흉기에 찔려 사망

    38년 경력의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이 지역구 행사장에서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사망했다. 데이비드 에이메스(69) 의원이 비운의 당사자. 그는 15일(현지시간) 에섹스 지역의 리-온-시에 있는 한 감리교회에서 매월 첫째와 셋째 금요일에 지역구 주민을 만나는 정례 모임에 참석했다가 한 남성이 걸어들어와 공격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구급요원들이 교회 바닥에서 한 시간 이상 처치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찰은 오후 12시 5분에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25세 남성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흉기도 확보했으며 사건과 관련해서 더 추적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 동기와 관련해서 알려진 것이 없다. BBC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 용의자가 영국 국적이긴 하지만 소말리아 혈통이라고 보도했다. 한 지역 주민은 일간 더 타임스에 “불과 20분 전에 그가 건물 밖에서 사람들한테 인사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봤는데 정말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앞둔 2016년에 브렉시트에 반대하던 노동당 조 콕스 의원이 역시 도서관에서 지역주민을 만나던 도중에 극우 인사의 총격에 숨진 사건이 있었다. 콕스 전 의원의 남편은 트위터에 “선출된 의원을 공격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의원들의 안전 문제도 다시 부각됐다. 에이머스는 1983년에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1997년엔 지역구를 바꿨으며 입각한 적은 없다. 넉넉하지 않은 가톨릭 집안에서 자랐으며, 브렉시트 지지자였고 낙태 반대와 동물 복지 사안에 적극적이었다. 부인과 사이에 다섯 자녀를 두고 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크게 충격을 받고 마음이 아프다”며 “그는 사랑받는 친구이자 동료였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현장 방문 중 사건 보고를 받고 바로 런던으로 돌아왔다. 부인인 캐리 존슨도 트위터에 “그는 아주 친절하고 선한 사람이었다. 엄청나게 동물을 사랑하고 진정 신사였다”고 추모했다. 테리사 메이, 데이비드 캐머런 등 전직 총리들과 동료 의원들은 충격과 조의를 표했다. 의회와 총리실에 조기가 내걸렸다.
  • 한일 정상 첫 통화서 文 “위안부 문제 시간 많지 않다”

    한일 정상 첫 통화서 文 “위안부 문제 시간 많지 않다”

    문대통령, 기시다 총리 취임 축하“강제징용 외교적 해법 모색 바람직”한일 청구권협정 법적해석 차이 언급日 “기시다, 한국에 적절한 대응 요구”양국 선거 국면, 정상회담 요원할 듯문재인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15일 첫 정상 통화를 하고 기시다 총리의 취임을 축하했다. 양 정상은 강제징용·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현안과 함께 북한 핵 문제,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40분부터 약 30분 동안 진행된 기시다 총리와의 통화에서 “(일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라면서 “동북아 지역을 넘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할 동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기시다 총리의 취임 당일 축하 서한에서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던 것과 같은 연장선에서 관계 개선의 제스처를 재차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대통령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문제 이외에도 코로나 위기와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맞서 양국이 함께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희망이 있는 미래로 열어가기 위해서는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도 “따뜻한 축하 말씀에 감사드린다. 엄중한 안보 상황 하에 한일,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한일 양국을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키자는 문 대통령의 말씀에 공감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몇몇 현안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의지를 갖고 서로 노력하면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적용 범위에 대한 법적 해석에 차이가 있는 문제”라며 “양국 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며, 외교당국 간 협의와 소통을 가속화하자”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피해자 분들이 납득하면서도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생존해 있는 피해자 할머니가 열세 분이므로 양국이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위안부 피해자 납득하면서도 해결책 모색 중요” 기시다 총리는 강제징용·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고, 양국 정상의 솔직한 의견 교환을 평가하면서 외교당국 간 소통과 협의 가속화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징용공(한국에서는 징용 피해자) 문제,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관계가 계속 굉장히 엄중한 상태에 있다”고 말하며 일본은 일관된 입장에 근거하므로 한국이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전히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한일 양국 간 큰 이견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증강을 막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빨리 재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조건 없이 직접 마주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이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하면서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고 북미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동시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과 지역의 억지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대화 복귀 시 대북 제재 완화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일본, 안보리 결의 완전한 이행 강조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계속 관심을 갖고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외무성은 기시다 총리가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 “(한국의) 지지와 협력을 요구한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납치 문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들 간의 긴밀한 교류는 한일관계 발전의 기반이자 든든한 버팀목임을 강조하고 특별입국절차 재개 등 가능한 조치를 조속히 마련하자고 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코로나 대응 및 한일 간 왕래 회복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자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도 양국 정상간 허심탄회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일 관계가 꽉 막혀 있는 상황에서 양 정상의 첫 통화가 물꼬를 틀 지 주목된다. 다만 양국 모두 선거 국면이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회담이 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해 9월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통화했을 때, 스가 전 총리는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이웃 국가”라고 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러한 말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책꽂이]

    [책꽂이]

    근원의 시간 속으로(윌리엄 글래슬리 지음, 이지민 옮김, 좌용주 감수, 더숲 펴냄) 진정한 야생이 남아 있는 그린란드를 찾은 지질학자. 그는 인간의 존재를 경험한 적 없는 세상에서 지구 역사를 담고, 깊은 사색을 펼치며, 과학적 지식과 문학적 설명을 섞어 냈다. 한 과학자가 풀어 주는 그린란드의 생태계에 감탄이 터진다. 252쪽. 1만 4400원.페어 플레이어(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수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네 동강 난 비행기에서 승객들의 목숨을 살린 기장, 최고의 올림픽 개막식으로 꼽히는 런던올림픽 쇼 등 성공 스토리에서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가치를 뽑았다. 힘과 권위가 아닌, 품격과 존중으로 성공을 이루는 ‘공정’이라는 기술을 현장감을 녹여 제시한다. 343쪽. 1만 6000원.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사이토 고헤이 지음,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펴냄) 기후변화와 경제 격차 등 전 지구적 위기를 각종 데이터로 분석하며 세계 자본주의가 문제 해결을 미루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탈성장’을 강조하며 카를 마르크스를 소환한 저자는 기후 위기, 세대 갈등, 계층 격차, 노동 착취, 경제 불황 등 여러 사회문제에 해결의 실마리를 내놓는다. 376쪽. 1만 6000원.무령왕, 신화에서 역사로(정재윤 지음, 푸른역사 펴냄) 백제사에 천착해 온 저자가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을 맞아 백제의 역사를 다시 들여다본다. 사료의 빈틈을 메우고 합리적 추론을 덧대 이국에서 태어난 섬 소년이 왕위에 오른 여정과 치적을 역사소설처럼 풀어냈다. 316쪽. 1만 8500원.놀다 보면 크는 아이들(이상호 지음, 이종철 그림, 보리 펴냄) ‘살아 있는 교육’ 42번째 책. 30년 이상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저자가 아이들에게 놀이의 재미를 일러 주기 위해 대표적인 아이들 놀이를 꼽아 소개한다. 오징어 놀이, 구슬치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이 책 안에선 살벌한 생존게임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즐거움이다. 320쪽. 2만 2000원.검은 모자를 쓴 여자(권정현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현진건문학상,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권정현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 사고로 아이를 잃은 주인공을 따라가며 불안을 겪는 인물의 심리와 행동을 밀도 있게 조명한다. 고딕 호러와 심리 미스터리를 긴장감 엮어 흡인력 있게 전개한다. 264쪽. 1만 3000원.
  • [핵잼 사이언스] 2700년 전 광부의 ‘똥’ 분석해보니…“맥주‧치즈 즐겨”

    [핵잼 사이언스] 2700년 전 광부의 ‘똥’ 분석해보니…“맥주‧치즈 즐겨”

    2700년 전 현재의 오스트리아 알프스 할슈타트에서 발견된 고대 인류의 배설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식습관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2700년 전 고대 인류의 배설물이 발견된 할슈타트는 3000년 이상 소금 생산지로 사용돼 왔다. 수천 년 동안 해당 지역 인근의 사람들은 공동체 전체가 소금 광산에서 일하거나 터전을 잡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 볼차노에 있는 유락연구소 연구진은 할슈타트의 소금 광산에서 발견된 고대 분변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샘플은 27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샘플 안에서는 식품 발효에 관여하는 두 종류의 곰팡이가 발견됐다.연구진은 해당 샘플에 존재하는 미생물, DNA, 단백질 등을 조사하기 위해 초정밀 현미경과 메타게놈, 단백질체 분석 기술 등을 동원한 결과, 두 종류의 곰팡이가 숙성된 블루치즈와 맥주에서 기인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블루치즈는 알프스와 상트랄 등 주로 산악지대에서 생산되는 푸른곰팡이 치즈를 통칭하며, 현재의 치즈와 마찬가지로 발효와 숙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번 발견은 2700년 전 철기시대 유럽에서 이미 블루치즈가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최초의 증거로 꼽힌다. 연구를 이끈 미생물학자인 프랭크 맥시너 박사는 “2700년 전 고대 소금 광부들이 의도적으로 발효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식문화적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면서 “선사시대의 요리 관행은 매우 정교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가공식품과 발효 기술이 초기 식품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또 2700년 전 인류의 배설물을 통해 당시 인류의 내장에 서식했던 고대 미생물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당시 인류는 겨(벼나 보리, 조, 수수 등의 곡류를 찧을 때 생기는 부산물)를 이용한 죽과 식물 조각 등을 주식으로 먹었으며, 섬유질이 많고 탄수화물이 풍부한 이 식단에 강낭콩을 곁들여 단백질을 보충하거나 과일과 견과류 등을 함께 섭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식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한 고대 소금 광부의 장내 미생물 군집의 구조는 현대의 ‘비서구화’ 집단과 유사했다. 이는 식습관과 생활 방식이 변화하면서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구조도 변화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당시 사람들의 배설물이 수천 년 동안 보존될 수 있었던 비결로 약 8℃의 일정한 기온과 광산의 높은 소금 농도 등을 꼽았다. 맥시너 박사는 “미생물은 종종 현대의 질병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미생물의 변화를 추적하면 질병의 원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셀(Cell)의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 북한 주재 마지막 남은 EU 회원국, 루마니아 대사관도 짐쌌다

    북한 주재 마지막 남은 EU 회원국, 루마니아 대사관도 짐쌌다

    코로나19 규제로 대사관 운영 중단韓 외교부 “관심갖고 지켜보고 있다”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북한 주재 공관을 운영한 루마니아가 최근 대사관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평양 주재 루마니아 대사관은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직원 2명을 지난 9일 중국 국경을 통해 철수시켰다. 루마니아 외교부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실시한 코로나19 대응 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평양에 위치한 루마니아 대사관의 활동은 10월 9일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현지에서 실시된 (코로나19 관련) 제약은 순환 근무를 시행하려는 루마니아의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의 규제로 인력 교체가 어려워져 대사관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닫으면서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북한 공관을 폐쇄했다. NK뉴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 쿠바, 이집트, 라오스, 몽골, 러시아, 시리아, 베트남 등이 북한 공관을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존 에버라드 전 주북 영국대사는 NK뉴스에 “스웨덴이 1970년대 평양 대사관 문을 연 이래 서방 외교관이 북한에 없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관련 보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고, 관련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여부나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의에는 “어떤 상황이 될지라도 정부는 한미동맹, 유엔 등 유관 국제부문과의 긴밀한 협의 하에서 제재 문제를 포함한 관련 조치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위드 코로나=위드 마스크’… 방역수칙 끝까지 지켜주세요

    金총리 “바로 마스크 벗는 게 아니다”기본 방역수칙 철저히 준수 독려 방침英도 실내 마스크 착용 재도입 움직임 ‘단계적 일상 회복’은 내키진 않지만 어쩔 수 없으니 코로나19와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코로나19를 무작정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기본 방역 수칙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 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위드 코로나’는 곧 ‘위드 마스크’인 셈이다. 정부는 13일 본격적인 단계적 일상 회복 논의에 착수하면서도 혹시라도 단계적 일상 회복이 방역 수칙을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로 비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첫 회의 모두발언에서 “당장 ‘마스크를 벗어던지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지금 단계에서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무엇보다도 공동체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돌다리를 두드리며 강을 건너듯, 차근차근 우리의 일상을 되찾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다소 완화하는 형태일지라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본 방향은 유지할 수밖에 없고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 수칙은 철저히 준수하자는 것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손 씻기와 함께 마스크 쓰기를 예로 들었다. 지난 5월 확진자가 감소하자 백신 1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게 하겠다는 방안이 논란 속 철회된 뒤 최근 돌파감염이 늘어나자 마스크 정책은 더욱 강경하게 바뀐 셈이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종식 마지막 단계까지도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 관련 제한 조치를 풀었던 영국조차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마스크 착용 조치를 재도입할 수 있다고 보리스 존슨 총리가 밝혔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지난 11일 델타 변이로 인한 확산 위험성을 강조하며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실내로 밀려 들어가면서 감염자가 증가하는 것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어진향초와 노각나무/작가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어진향초와 노각나무/작가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간호사는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내주며 무리하지 말고 며칠 푹 쉬라고 주의를 주었다. 병원을 나오는데 어디에선가 한약 냄새가 옅게 풍겨 왔다. 마스크를 껴도 세상의 이런저런 냄새가 여전히 흘러들어왔다. 둘러보니 근처 빈 점포 앞에서 한약재를 팔고 있었다. 진열해 놓은 가짓수만 해도 수백 종류. 영지버섯 같은 기생식물을 필두로 대부분 나무의 뿌리나 잎, 열매, 아니면 나무 자체였다. 향기의 진원지는 이름도 낯선 어진향이라는 차 묶음이었다. 향만으로도 이 세상의 향기가 아닌 듯했다. 주인의 말에 의하면 끓여 마시면 온몸에서 향기가 난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해 가면서 향기를 내뿜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살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인은 마수걸이를 하지 않았다며 다른 한약재를 여럿 권했다. 그중 27가지 성분이 들어 있다는 영양 덩어리 노각나무를 샀다. 주인은 산삼과 맞먹는다며 효능을 장담했다. 보리차를 끓일 때 넣어서 우려 마시면 손쉽게 먹을 것도 같았다. 노각나무를 가방에 넣고 집 쪽으로 걷는데 노상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밖으로 내놓은 플라스틱 의자가 대여섯 개뿐인, 인근에서 가장 작은 ‘코딱지’만 한 카페였다. 그 앞을 오랫동안 지나다녔지만 나는 한 번도 그 자리에 앉아 보지 못했다. 코로나 이후 쿠팡 배달원들이나 동네 어르신들이 늘 앉아 있었다. 그들은 아무런 경계심 없이 무관심하면서도 자유롭게 그러면서도 서로를 향해 열려 있는 자세로 태평하게 앉아 있었다. 손님들의 표정을 보며, 얼굴도 모르는 주인의 성품을 미루어 짐작해 보곤 했다. 문득, 푹 쉬라는 간호사의 말이 떠올랐다. 벼르던 일처럼 비어 있는 일인용 의자에 노각나무가 든 가방을 먼저 내려놓았다. 그들처럼 앉아 있고 싶었던 것이다. “여기 앉아도 될까요?” “물론이지요.” 사실 주인과의 대면에 약간 긴장을 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미루어 짐작을 해왔던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느닷없이 한약 재료상에서 맡았던 어진향초가 떠올랐다. 녹차라테를 주문한 뒤 사거리를 향해 놓여 있는 일인용 의자에 앉았다. 잠시 뒤 음료수를 받아든 나는 턱을 괸 채 밖을 내다보고 있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벗어 보시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그래도 될까요?” “저도 벗을게요.” 잠시 마스크를 벗은 그녀와 나는 서로를 보고 이유도 없이 환하게 그냥 웃었다. 옆자리에 같은 자세로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자신은 친구를 기다린다며 말을 걸었다. 엄지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있었는데 그녀가 먼저 어쩌다가 다쳤느냐고 물었다. 식당에서 파 채를 썰다가 다쳤다는 말에 나는 노각나무 이야기를 꺼냈다. 그녀들이 보자고 해 손가락 마디 크기로 무뚝뚝하게 잘린 노각나무를 꺼내 놓았다. 집이 먼 것도 아닌데 안식처라도 발견한 듯 나는 그녀들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 “사회생활로 때론 무너진 자존감 詩 앞에선 떳떳…‘나’를 위로하죠”

    “사회생활로 때론 무너진 자존감 詩 앞에선 떳떳…‘나’를 위로하죠”

    본지 신춘문예 등단 후 첫 시집현실과 환상 오가며 ‘행복 찾기’ 회사 다니며 틈틈이 강의까지영화 ‘정말 먼 곳’ 모티브 제공“아름다움 주는 시인 되고 싶어”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은지(36) 시인은 시 쓰는 것에 대해 “나를 돌보고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때론 자존감이 무너지고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가 있”지만 “하얀 종이 앞에서는 자신이 떳떳하게 느껴”져 시를 쓰는 것이 그렇게 좋다고 했다. 등단 3년 만에 낸 첫 시집 ‘여름 상설 공연’(민음사)에서 그는 그렇게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듯 간결하고 명징한 언어로 현실과 환상이라는 두 세계를 오가며 행복을 찾는다. 환상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 아닌, 바로 여기에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하는 의미가 있다. 50편의 시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 약속을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다. “여름에 만난 행복한 순간들이 찾을 때마다 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는 그는 시에서 ‘짝꿍’과 ‘요괴’로 타자를 형상화했다. ‘짝꿍의 이름’에서 ‘낭떠러지의 꿈은 이어지고/ 짝꿍은 종일 낭떠러지 아래서 이름을 주웠다’라며 세월호 참사로 잃은 친구들의 이름을 애틋하게 간직한다. ‘보리감자 토마토’는 평범하나 질리지 않는 식재료를 빌려 늘 우리 곁에 있는 사랑을 표현했다. ‘숲을 헤매다 요괴를 만났지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었고 요괴는 서쪽으로 자라는 나무를 따라가라고 일러 주었네’라는 구절은 낯설고 불안하면서도 매력적인 존재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다뤘다. 정보통신(IT)기업에서 콘텐츠 기획 업무를 맡고 틈틈이 대학 강의도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는 시인은 “저는 노동을 중시하며 내일을 꿈꾸려면 노동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시인의 신춘문예 당선작 ‘정말 먼 곳’은 대학 친구 박근영 감독의 연출로 영화로 만들어졌다. 올 초 개봉한 영화는 지난 8월 미국 아웃페스트 로스앤젤레스 LGBTQ 영화제 국제 장편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했다. 박 시인은 “애초 제가 생각했던 정말 먼 곳은 아예 도달할 수 없는 공간이지만 영화는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 함께 꿈꾸는 것, 삶의 이어짐을 잘 보여 줬다”고 호평했다. “영화에서 잘생긴 홍경 배우가 시인으로 제 작품을 분석하고 읽어 줘 영광이었다”며 웃던 박 시인은 “내가 가진 아름다운 장면을 남들에게 마구 줄 수 있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여름 상설 공연’ 펴낸 박은지 시인 “시는 위로하는 것…행복 늘 있었으면”

    ‘여름 상설 공연’ 펴낸 박은지 시인 “시는 위로하는 것…행복 늘 있었으면”

    201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은지(36) 시인은 시 쓰는 것에 대해 “나를 돌보고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때론 자존감이 무너지고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가 있”지만 “하얀 종이 앞에서는 자신이 떳떳하게 느껴”져 시를 쓰는 것이 그렇게 좋다고 했다. 등단 3년 만에 낸 첫 시집 ‘여름 상설 공연’(민음사)에서 그는 그렇게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듯 간결하고 명징한 언어로 현실과 환상이라는 두 세계를 오가며 행복을 찾는다. 환상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 아닌, 바로 여기에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하는 의미가 있다. 50편의 시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 약속을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다.“여름에 만난 행복한 순간들이 찾을 때마다 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는 그는 시에서 ‘짝꿍’과 ‘요괴’로 타자를 형상화했다. ‘짝꿍의 이름’에서 ‘낭떠러지의 꿈은 이어지고/ 짝꿍은 종일 낭떠러지 아래서 이름을 주웠다’라며 세월호 참사로 잃은 친구들의 이름을 애틋하게 간직한다. ‘보리감자 토마토’는 평범하나 질리지 않는 식재료를 빌려 늘 우리 곁에 있는 사랑을 표현했다. ‘숲을 헤매다 요괴를 만났지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었고 요괴는 서쪽으로 자라는 나무를 따라가라고 일러 주었네’라는 구절은 낯설고 불안하면서도 매력적인 존재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다뤘다. 정보통신(IT)기업에서 콘텐츠 기획 업무를 맡고 틈틈이 대학 강의도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는 시인은 “저는 노동을 중시하며 내일을 꿈꾸려면 노동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시인의 신춘문예 당선작 ‘정말 먼 곳’은 대학 친구 박근영 감독의 연출로 영화로 만들어졌다. 올 초 개봉한 영화는 지난 8월 미국 아웃페스트 로스앤젤레스 LGBTQ 영화제 국제 장편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했다. 박 시인은 “애초 제가 생각했던 정말 먼 곳은 아예 도달할 수 없는 공간이지만 영화는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 함께 꿈꾸는 것, 삶의 이어짐을 잘 보여 줬다”고 호평했다. “영화에서 잘생긴 홍경 배우가 시인으로 제 작품을 분석하고 읽어 줘 영광이었다”며 웃던 박 시인은 “내가 가진 아름다운 장면을 남들에게 마구 줄 수 있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지난달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영국과 손잡고 호주에 핵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대중 견제 안보동맹 ‘오커스’(AUKUS)의 창설을 알렸다. 호주는 18개월간 이들과 공동 연구를 마친 뒤 빠르면 내후년부터 핵잠수함 8척을 건조한다. 그런데 2016년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과 맺은 우리돈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12척)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프랑스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깐부’(같은 편)인 유럽연합(EU)과 인도 역시 ‘앵글로 색슨 동맹’ 출범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오커스가 전 세계 안보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포클랜드 전쟁 승리 이끈 영국의 핵잠수함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핵잠수함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열로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쓴다. 선체 내 원자로에 농축우라늄을 주입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 연료를 보충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디젤 잠수함은 잠항 속도가 시속 17㎞ 정도다. 전기 충전을 위해 매일 일정 시간 물 밖에서 스노클(공기흡입)을 하는데, 이때 소음과 열이 발생해 적에게 들킬 수 있다. 반면 핵잠수함은 시속 30노트(약 55㎞) 정도로 3배가량 빠르다. 스노클도 필요 없어 물밑에서 몇 달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핵잠수함은 1만 5000㎞ 가까이 떨어진 포클랜드 해역에 10여일 만에 도착해 아르헨티나 해군을 무너뜨렸다. 함께 출발한 재래식 잠수함이 5주가량 걸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핵잠수함이 왜 ‘게임체인저’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통계전문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 세계에 원자력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은 모두 136척이다. 미국이 68척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36척)와 영국(11척), 중국·프랑스(각 10척), 인도(1척) 순이다. 핵잠수함은 크게 추진 동력만 핵인 공격핵잠수함(SSN)과 무기도 핵인 전략핵잠수함(SSBN)으로 나뉜다. 핵잠수함을 보유한 6개국은 모두 SSBN을 운용한다. 이번에 호주가 건조하려는 잠수함은 핵무기가 없는 SSN이다. 현재 브라질도 프랑스의 기술로 핵잠수함(최대 6척)을 설계하고 있다. 다만 핵무기 제조에 쓰이지 않는 저농축 우라늄(농축도 20% 미만)을 채택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호주는 핵 보유국이 아닌데도 핵무기로 전환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일각에선 “호주가 핵 보유국에 준하는 지위를 얻었다”고 평가한다. ●미국, 호주에 대만 방위 분담 요구할 듯 핵잠수함은 전략무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의 영향력이 큰 나라들은 워싱턴의 승인 없이는 운용하기 힘들다. 한국도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고자 지난해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조야를 설득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핵잠수함을 확보하는 것 자체를 핵무장의 전 단계로 보기 때문이다. 호주는 지난해 중국을 향해 코로나19 책임론을 거론했다가 전방위적 보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는 거리가 너무 멀어 실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럼에도 미국은 왜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했을까. 오커스로 묶인 세 나라는 3권분립이 완성된 민주주의 국가들이다. 군사동맹처럼 거대 예산이 들어가는 계획은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비밀리에 일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를 잘 아는 백악관이 언론에 ‘핵잠수함 기술 지원’이라는 최소한의 내용만 공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잠수함 뒤에 ‘더 큰 그림’이 숨어 있다. 군사 전문가들이 추측하는 미국의 구상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자국 방산업체에 거대한 시장을 열어 주는 것이다. 호주는 오커스 창설을 계기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유도미사일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호주는 미국산 무기 구매를 더 늘릴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괌에 이은 차세대 핵잠수함 기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호주의 저명 언론인 토니 워커는 “실제 핵잠수함 도입까지 최대 20년이 걸린다. 호주 정부는 그 공백을 메운다는 명분으로 미 핵잠수함 주둔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대만 방어를 두고 호주에 일정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대만 안보의 가장 큰 문제는 유사시 미국을 도와줄 나라가 없다는 데 있다. 대중 견제 협의체인 ‘쿼드’ 4개국 가운데 일본은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 제9조에 묶여 개입이 쉽지 않다. 인도 역시 히말라야 지역 국경 분쟁에 대응하기도 버거워 대중 전선을 확대하길 원하지 않는다. 이에 미국은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해 작전 반경을 넓혀 주는 대신 대만 방어의 일부 역할을 맡기기로 마음먹은 듯하다.●親中 호주, 2~3년 새 反中 싸움닭으로 오커스 출범을 두고 국제사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명분 삼아 핵 확산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장쥔 중국 유엔 상주대표는 “핵무기를 조금이라도 가진 나라에는 예외 없이 핵확산 방지 의무를 강요하던 미국이 돌연 핵무기도 없는 나라에 핵잠수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을 거들고자 “호주 핵잠수함 사찰이 매우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아예 감시 대상에서 뺄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부채질했다. 미국은 “호주에 핵무기는 주지 않는다. 비핵화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이번 지원은 단 한 번만 있는 일(One off)”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나라에는 핵잠수함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논리대로면 북한이나 이란이 중국·러시아의 기술로 SSN을 만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핵잠수함 보유를 희망하는 한국 역시 ‘호주는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되느냐’며 입이 나올 판이다. 자칫 ‘핵잠수함 도미노’라는 무한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 EU 등에서 “미국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현 상황은 중국의 자충수이기도 한 만큼 베이징이 늑대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신보다 힘이 약한 호주를 무리하게 길들이려던 시도가 결국 ‘핵잠수함 무장’이라는 예상밖 결과를 불러온 탓이다. 뉴욕타임스는 ‘호주는 왜 미국에 집문서까지 걸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018년 8월 취임 당시만 해도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중국에 우호적이던 호주가 불과 2~3년 만에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 ‘싸움닭’으로 돌변한 것은 중국의 압박이 지나치게 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 호주의 친미 외교에 대한 보복으로 석탄과 와인, 소고기, 랍스터, 보리 등의 수입을 막았다. 지금도 아나운서 출신 청레이 등 중국계 호주인 2명을 억류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제전략연구소 이안 그램 분석관은 “상대와의 관계가 응징과 모욕으로 일관된다면 더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다. 관계가 아예 끊어지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공포나 분노’라는 지렛대를 잃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상대방에 늘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중국 지도부가 반드시 곱씹어 볼 대목이다.
  • 40개 비정부기구, 유엔 회원국에 ‘北 인권 감시’ 촉구 서한

    40개 비정부기구, 유엔 회원국에 ‘北 인권 감시’ 촉구 서한

    “유엔 안보리, ‘北 인권’ 정기회의 재개해야” 전세계 40개 비정부기구(NGO)가 북한의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유엔 회원국들에게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감시와 책임 추궁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휴먼라이츠워치(HRW)와 국제인권연맹(FIDH), 세계기독교연대(CWS) 등 40개 단체는 10일 193개 유엔 회원국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북한 주민들은 1948년 이후 지금까지 김시 일가의 잔혹한 통치 아래서 고통받고 있다”며 “해마다 10월 10일이면 주민들은 노동당 창당일을 기념하도록 강요받고,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에서 북한의 끔찍한 인권상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국제사회는 반인도적 범죄를 비롯해 중대한 인권 침해를 자행한 자들이 언젠가 그러한 행위에 책임을 지게 될 것임을 북한 지도부에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북한 정권은 주민들이 굶주리는 상황에서도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주민들의 기본권을 묵살한 채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만 혈안돼 있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의 직접적인 책임이 최고지도자인 김정은과 노동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남한 영상물 등 해외 문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이 지난해 12월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이들은 “김정은은 지난 4월 젊은이들 사이에 외국의 말투와 머리모양, 복장이 유행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북한 당국이 이러한 발언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가뜩이나 취약한 주민들의 사생활권이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했다.이들 단체는 “지난 3년간 안보리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의제로 다루지 않아 북한 정권이 책임성에 대한 우려 없이 계속해서 주민들을 탄압할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안보리가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정기회의를 재개하고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핵잼 사이언스] 심장 조직도 냉동 및 해동 가능… ‘냉동장기 꿈’ 실현될까?

    [핵잼 사이언스] 심장 조직도 냉동 및 해동 가능… ‘냉동장기 꿈’ 실현될까?

    인간을 얼렸다가 다시 살아 있는 상태로 해동하는 냉동인간은 SF 영화나 소설에서는 흔한 설정이지만, 현재까지는 불가능한 일이다. 냉동 전 아무 문제가 없던 건강한 조직과 세포라도 냉동 과정에서 심각한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냉동된 상태에서 복원해도 문제없는 난자나 정자 같은 세포도 있지만, 상당수 세포와 조직은 얼음 결정이 생기면서 복구 불가능한 손상을 입는다. 이런 이유로 과학자들은 냉동인간의 가능성을 작게 보지만, 조직이나 장기를 냉동하거나 혹은 냉장 상태라도 오래 보존할 수 있게 만드는데 도전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이들의 목적은 간단하다. 귀중한 이식 장기를 얼려서 오래 보존하는 것이다. 이식 장기와 조직을 오래 보존할 수 있다면 이송과정 중에 못쓰게 되는 사고를 예방하고 더 많은 장기를 안전하게 이식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보리스 루빈스키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16년간 냉동이 가장 어려운 장기인 심장 냉동에 도전했다. 움직이지 않는 장기도 냉동했다 살아있는 상태로 해동하기 힘들지만, 계속해서 움직이는 심장을 복원이 가능한 상태로 냉동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다. 연구팀에 따르면 살아있는 세포를 냉각할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얼음 결정이다. 세포 내 액체가 영하의 온도에서 얼어붙으면 얼음 결정이 생기면서 부피가 커지고 세포 내 기관에 손상을 입힌다. 조직 역시 같은 이유로 얼음 결정에 의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연구팀은 냉각 과정에서 부피가 일정하게 압력을 가하는 등체적 과냉각 (isochoric supercooling) 기술을 이용해 얼음 결정 생성을 최대한 억제했다.  연구팀은 인간 줄기 세포로 만든 심장 조직을 이용해 이 기술을 검증했다. 영하 3도에서 냉동시킨 조직을 24시간, 48시간, 72시간 후 다시 섭씨 37도로 온도를 높여 해동한 결과 60-85%의 조직에서 정상적인 수축이 관찰할 수 있었다. 물론 심장 전체를 냉동했다 복원하는 단계까지는 한참 멀었지만, 한 걸음 더 현실로 가까워진 것이다.  냉동장기나 조직이 가능해지면 장기 이식 외에도 여러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고로 신체 일부가 절단된 경우에도 환자의 상태가 당장 접합 수술을 할 수 없는 위중한 상황에서는 얼렸다가 나중에 더 안전한 상태에서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냉동인간도 더 이상 꿈이 아니게 될 수 있다. 앞으로 조직 및 장기 냉동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주목된다.
  • 탱글 전어 상큼 유자… 입으로 담은 맛보석

    탱글 전어 상큼 유자… 입으로 담은 맛보석

    가수 송창식은 노래 ‘고래사냥’에서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를 외쳤다. 동해는 바다를 뜻하지만 지명인 동해시도 있다. 안타깝게도 서해엔 서해시(군)가 없지만, 남해 바다에는 경남 남해군이 있다. 남해란 이름은 특별하다. 1980년대 생긴 지명인 동해시와 달리 신라 경덕왕 때부터 불린 이름이다. 남녘 바다를 지칭하는 이름처럼 영호남을 에워싼 남해 바다 중간에 떠 있는 섬이다. 지금이야 다리가 두 개나 놓여 육지와 연결됐지만 섬은 섬이다. 별칭은 보물섬이다. 보물이 많다. 마늘과 시금치(섬초), 유자, 죽방멸치 등 ‘먹는 보물’은 물론 아름다운 풍광의 ‘보는 보물’에다 문화재 등 ‘역사적 보물’까지, 진귀한 것들로 가득하다. 선선한 바람이 쪽빛 바다를 타고 불어 드는 가을에 보물섬을 다녀왔다. 동화를 연상케 할 만큼 신비로운 섬이지만, 외다리 존 실버 선장처럼 보물을 노리는 해적은 없다.●20년 전부터 조성된 남해 독일마을 ‘아우프비더젠’은 독일어로 또 만나자는 작별인사다. 필자는 고교 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다. ‘데어데스뎀덴 디데어데어디’ 하는 신라 향가 같은 관사와, 숨을 모았다 내쉬어야 제대로 나오는 이상한 발음의 전치사를 외우느라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대부분 학교의 독일어 선생님 별명은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였다. 필자가 다니던 학교에도 게슈타포가 한 분 계셨다. 그분은 독일어가 얼마나 과학적이며 매력적인 언어인지 늘 강조하셨고, 그 때문에 학생들이 이 위대한 언어에 대한 불경을 저지르는 것을 용서치 않았다. 학력고사 20점에 해당하는 문제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그에 대한 학습효과를 ‘단호한’ 교편(敎鞭)으로 ‘친히’ 점검하셨다. 졸업한 지 30년도 더 지난 지금, 필자가 수많은 독일어 주요 문법을 아직도 달달 외우는 이유다. 독일어의 추억이 대상포진처럼 문득 발진한 이유는 남해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독일마을에 갔기 때문이다.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 언덕의 약 9만㎡ 너른 부지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조성한 지 올해로 딱 20년 됐다. 독일마을은 남해군이 독일 북부의 도시 노드프리슬란트와 1997년 자매결연을 맺으며 그 맹아가 텄다. 2001년 남해군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귀국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택지를 조성해 분양했다. 이에 관심을 가진 25가구 정도가 직접 독일로부터 건자재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 가옥을 짓고 이주하며 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교포들이 거주하는 집보다 민박과 게스트하우스, 상점, 식당, 카페 등이 더 많다.하지만 일부러 꾸민 ‘독일 테마파크’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독일에서 살아온 교포들의 실생활이 이뤄지던 곳으로, 그 진정성과 세밀함이 매력 포인트다. 집안의 소품 모두 재현품이 아닌 독일의 것이다. 호박색 기와를 올린 독일식 건축물과 외벽 장식, 정원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꾸며낸 것이 아니다. 가난한 시절 이역만리 독일 땅으로 떠났던 이들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파독 광부 전시관과 파독 근로자 전시관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주택가 진입로에는 독일 정통 수제 소시지와 햄, 족발 요리, 사우어크라우트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샤퀴테리아(가공육 공방)가 있고 바다를 조망하는 카페 역시 독일식 인테리어로 갖춰 놓았다. 언덕배기에 양쪽으로 펼쳐지는 거리 풍경이 하도 이국적이면서도 현실감 있어 마치 독일 북부 항구도시에 와 있는 듯하다. 물론 식사와 함께 독일이 자랑하는 맥주도 곁들여 맛볼 수 있다.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며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아무렴, 발트해보다는 남해가 낫다. 풍광도 좋다. 언덕 아래로 물건 방조어부림(防潮魚付林)과 바다가 펼쳐지고, 해안을 옆에 두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물미해안도로도 있어 관광 코스를 짜기에도 딱이다. 천연기념물 제150호 방조어부림은 폭 30m에 길이 1500m에 이르는 해변의 숲이다. 바닷바람을 막는 방풍과 숲 그늘로 물고기를 꾀어내는 어부림 역할을 동시에 한다. 무려 400여년 전인 1640년쯤 조성했다고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1960년도 1인당 국민소득 79달러의 최빈국. 당시 한국은 가난했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룬 서독으로부터 차관을 받기 위해 ‘한독근로자채용협정’을 체결한다. 독일에서 기피업종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직종인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는 것이다. 이면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옹색한 국가신용등급 탓에 차관을 제공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해외근로자의 임금을 담보로 서독 은행으로부터 지불보증을 받아 내려는 전략이었다. 1963년부터 시작된 파독 근로자는 1970년대 중후반까지 2만여명에 이르렀다. 광부가 8395명, 간호사(간호조무사 포함)는 1만 371명이 서독으로 떠났다. 1인당 월급으로 100달러가 넘게 지급됐으니 차곡차곡 외화가 쌓였다. 덕분에 한국 정부는 서독으로부터 약 7000만 달러의 차관 도입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이 돈을 바탕으로 빈곤퇴치와 경제부흥 정책을 펼칠 수 있었다. 정말 ‘나라를 구한’ 열렬한 애국이었다. 파독 근로자들은 어려운 근무환경에 인종 차별을 견디며 특유의 뚝심과 근면으로 버텼다. “글뤽 아우프(무사하기를).” 고등학생 때 이 말을 배우지 않았던 것 같지만, 광부들이 아침저녁으로 이렇게 인사를 나눴다. 이것만 봐도 당시 갱 속의 위험한 근무여건을 알 수 있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 내며 밤낮을 지새웠다. 성공적으로 독일에 안착한 이들이 노년에 고국으로 돌아와 보금자리를 튼 곳이 바로 독일마을이다. 파독역사전시관에 이에 관한 상세한 자료가 남아 있다.●비단산 둘러싸고 도는 옥색바다 남해와 해남(전남)은 앞뒤 음절만 다른 게 아니라 이미지도 많이 다르다. 해남은 땅끝의 이미지로 왠지 육지 느낌이라면, 남해는 이상향 같은 심상을 준다. 남녘, 남촌, 남국 등 남(南) 자가 앞에 달려서 그럴 것이다. 아직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10월, 풍(楓) 내려오는 가을 복판이다. 들판과 바다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차례로 건너면 붉은 황토와 노랗게 물들어 가는 황금들판, 옥색 바다가 한눈에 든다. 남해의 산과 들, 바다가 잘 짜 놓은 유화 팔레트처럼 조화롭게 펼쳐진다. 남해는 사실 산이다. 욕탕에 물을 빼듯 바닷물을 비운다면 뾰족한 산이 나올 텐데, 그 산들이 바로 남해도, 창선도, 우도 등 남해군이 품은 섬이다. 실제 국내 섬 중 가장 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최고 786m(망운산) 등 기세 좋은 산들이 섬을 채운다. 왕이 되면 온 강토를 비단으로 두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선 태조가 이름을 붙였다는 금산(錦山). 무려 해발 700m에 이른다. 태조처럼 뭔가를 이루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 전국 3대 기도 도량 보리암이 금산의 산마루에 있다. 관광객이야 좋은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니 어쨌든 그 소원 하나는 들어준다. 산은 좋지만 경작할 농토는 모자랐다. 이렇다 할 장비도 없이 ‘수금푸’(삽의 사투리)와 호미로 일일이 산을 깎아 경작지를 개간해야 했다. 남해에는 가천면 다랑이논 같은 노동의 유산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10여층 높이의 계단 같은 논밭이 산허리로부터 바다를 향해 가파르게 떨어진다. 피땀 흘려 개간한 노동의 현장이지만 조형미만큼은 가히 예술적이다. 유려한 곡선(사실은 직선화할 수 없어 그랬을 테지만)이 가파른 층을 이루며 첩첩 오른다. 밑에서 보자면 하늘 계단이며 위에서 보면 곡면으로 구성한 몬드리안의 추상화다. 벼가 무르익으면 여기에 황금색이 입혀진다. 가을 다랑이논이 사진가에게 사랑받는 이유다.남해가 보물섬이란 설정에는 특유의 목가적 분위기도 한몫한다. 설천면 구두산에는 유럽 초원을 닮은 양떼목장과 양모리학교가 있다. 푸른 언덕에 양들이 뛰어놀고 있다. 시간 맞춰 가면 양몰이 개 보더콜리가 뛰어다니며 어린 양떼를 통제하는 진풍경도 관람할 수 있다.남해는 바다다.(아깐 산이라더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 비옥한 바다다. 이 바다에 봄이면 플래티넘처럼 반짝이는 멸치떼가 돌아오고, 가을이면 전어와 우럭 등 싱싱한 횟감과 전복, 소라 등 맛난 먹거리가 넘쳐난다. 관음포는 고현면 북쪽에 있는 포구다. 노량 바다를 바라보는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있다. 이락포(李落浦)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순신 장군이 서거한 곳이란 뜻이다. 1598년 음력 11월 19일, 충무공은 관음포에서 왜란의 마지막 해전인 노량해전 중 장렬히 전사했다. 충무공의 뜻을 기리는 이락사 등 유적과 영상관, 다양한 조형물과 기념물이 이곳에 있다. 그 이전인 고려 때는 인근 선원사(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다)에서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을 판각했다. 이래저래 호국성지인 곳이다. 상주은모래해변도 남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다. 저물어 가는 가을볕을 받아 윤슬과 더불어 반짝이는 은싸라기 같은 모래밭을 바라보면 과연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이 외에도 멸치떼가 지나는 지족해협과 죽방렴, 남해안 특유의 청자색 계열을 색색별로 눈에 담아 올 수 있다. 산이 높아 길도 한참 올라가는 탓에 눈부신 바다는 어느 곳엘 가도 따라다닌다. 코로나로 ‘바다 결핍’에 시달린다면 당장 남해를 찾아야 한다.●보물섬의 숨은 보물찾기 엘림 마리나 앤드 리조트는 독일 마을 아래 물건항에 위치한 요트 리조트다. 요트 정박장과 편의시설동, 테라스와 월풀욕조 등을 갖춘 숙박동으로 구성됐다. 럭셔리 요트와 제트 보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19~20세기 초에 제작된 빈티지 아날로그 오디오와 다양한 제조사의 중대형 바이크를 수십대 모아 둔 전시실도 갖췄다. 비 오는 날 등 야외 활동이 어려운 날에 찾아볼 만하다. 바닷가에 바로 접한 골든앵커 레스토랑에선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인다. 저녁 시간에는 새파란 하늘이 코발트 빛으로 저물어 가는 진풍경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 아난티 남해는 이미 유명한 곳. ‘물결’이 모티브로 녹아든 건물에 스위트룸 150개와 프라이빗 빌라 20개로 구성됐다. 리조트 조성 당시 5베이 구조를 채택해 어떤 객실에 묵어도 바다와 섬, 골프 코스를 볼 수 있다. 몇 년 전 힐튼 브랜드에서 아난티로 주인이 바뀌었다. ‘관광’보다는 ‘쉼’을 강조하며 콘셉트도 바꿨다. 어린이 섹션과 반려동물 동반, 서가 등 일상 속 ‘느림’을 표방하며 자연 속 휴식의 즐거움을 추구했다. 예술적 영감을 더한 굿즈와 식음료는 독특한 개성으로 채웠다. 아난티 남해는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낸다. 리조트 곳곳을 둘러보는 것 자체가 휴식이다. ●조선시대 여행작가 류의양 ‘남해문견록’ 남겨 독서의 계절에 남해에 왔는데 유배문학관을 빼놓기도 뭐하다. 남해는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하지만 남해 풍광을 가만 떠올려 보면, 형벌이 아니라 인센티브 휴가에 가깝다. 워케이션처럼 남해에 유배 와서 교육과 저술활동을 한 선비들이 많았다. 가시나무 울타리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위리안치를 제외하면 집을 짓고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시를 쓰며 보냈다. 이때 유배문학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탄생했다. 유배형이 있던 외국에도 공통된 현상이 있었다. 일본의 스가와라노 마치자네, 중국의 이백, 소동파, 백거이 등 당대 최고 시인들은 물론이며 서양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후 1815년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섬으로 귀양을 가서 구술서 ‘세인트헬레나의 회상’을 남겼고 문호 빅토르 위고 역시 나폴레옹 3세에 의해 추방당한 후 영국 해협의 저지섬과 건지섬에서 살며 명작 ‘레미제라블’을 썼다. 러시아 푸시킨 역시 미하일로프 유배 생활 중 그 유명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썼다. 남해에는 ‘사친시’(思親詩)의 서포 김만중을 비롯해 이규보, 김굉필, 권근, 김정 등 수많은 문필가들이 유배 생활 중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 가운데 류의양(1718~미상)은 현대적 의미의 ‘여행작가’라 할 수 있다. 그림 같은 남해의 풍경과 생활상을 한글로 기록한 남해문견록을 남겼다. 류의양은 책에 풍경과 지리뿐 아니라 사투리 등 다양한 생활상까지 담아 국문학뿐 아니라 언어학에서도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가을날의 보물찾기. 보물섬 남해 땅에서 도전할 수 있다. 글 사진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은빛 윤슬 금빛 들판… 눈으로 담은 가을 보석

    은빛 윤슬 금빛 들판… 눈으로 담은 가을 보석

    가수 송창식은 노래 ‘고래사냥’에서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를 외쳤다. 동해는 바다를 뜻하지만 지명인 동해시도 있다. 안타깝게도 서해엔 서해시(군)가 없지만, 남해 바다에는 경남 남해군이 있다. 남해란 이름은 특별하다. 1980년대 생긴 지명인 동해시와 달리 신라 경덕왕 때부터 불린 이름이다. 남녘 바다를 지칭하는 이름처럼 영호남을 에워싼 남해 바다 중간에 떠 있는 섬이다. 지금이야 다리가 두 개나 놓여 육지와 연결됐지만 섬은 섬이다. 별칭은 보물섬이다. 보물이 많다. 마늘과 시금치(섬초), 유자, 죽방멸치 등 ‘먹는 보물’은 물론 아름다운 풍광의 ‘보는 보물’에다 문화재 등 ‘역사적 보물’까지, 진귀한 것들로 가득하다. 선선한 바람이 쪽빛 바다를 타고 불어 드는 가을에 보물섬을 다녀왔다. 동화를 연상케 할 만큼 신비로운 섬이지만, 외다리 존 실버 선장처럼 보물을 노리는 해적은 없다.●20년 전부터 조성된 남해 독일마을 ‘아우프비더젠’은 독일어로 또 만나자는 작별인사다. 필자는 고교 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다. ‘데어데스뎀덴 디데어데어디’ 하는 신라 향가 같은 관사와, 숨을 모았다 내쉬어야 제대로 나오는 이상한 발음의 전치사를 외우느라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대부분 학교의 독일어 선생님 별명은 게슈타포(나치 비밀경찰)였다. 필자가 다니던 학교에도 게슈타포가 한 분 계셨다. 그분은 독일어가 얼마나 과학적이며 매력적인 언어인지 늘 강조하셨고, 그 때문에 학생들이 이 위대한 언어에 대한 불경을 저지르는 것을 용서치 않았다. 학력고사 20점에 해당하는 문제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그에 대한 학습효과를 ‘단호한’ 교편(敎鞭)으로 ‘친히’ 점검하셨다. 졸업한 지 30년도 더 지난 지금, 필자가 수많은 독일어 주요 문법을 아직도 달달 외우는 이유다. 독일어의 추억이 대상포진처럼 문득 발진한 이유는 남해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독일마을에 갔기 때문이다.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 언덕의 약 9만㎡ 너른 부지에 위치한 독일마을은 조성한 지 올해로 딱 20년 됐다. 독일마을은 남해군이 독일 북부의 도시 노드프리슬란트와 1997년 자매결연을 맺으며 그 맹아가 텄다. 2001년 남해군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귀국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택지를 조성해 분양했다. 이에 관심을 가진 25가구 정도가 직접 독일로부터 건자재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 가옥을 짓고 이주하며 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교포들이 거주하는 집보다 민박과 게스트하우스, 상점, 식당, 카페 등이 더 많다.하지만 일부러 꾸민 ‘독일 테마파크’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독일에서 살아온 교포들의 실생활이 이뤄지던 곳으로, 그 진정성과 세밀함이 매력 포인트다. 집안의 소품 모두 재현품이 아닌 독일의 것이다. 호박색 기와를 올린 독일식 건축물과 외벽 장식, 정원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꾸며낸 것이 아니다. 가난한 시절 이역만리 독일 땅으로 떠났던 이들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파독 광부 전시관과 파독 근로자 전시관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주택가 진입로에는 독일 정통 수제 소시지와 햄, 족발 요리, 사우어크라우트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샤퀴테리아(가공육 공방)가 있고 바다를 조망하는 카페 역시 독일식 인테리어로 갖춰 놓았다. 언덕배기에 양쪽으로 펼쳐지는 거리 풍경이 하도 이국적이면서도 현실감 있어 마치 독일 북부 항구도시에 와 있는 듯하다. 물론 식사와 함께 독일이 자랑하는 맥주도 곁들여 맛볼 수 있다.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며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아무렴, 발트해보다는 남해가 낫다. 풍광도 좋다. 언덕 아래로 물건 방조어부림(防潮魚付林)과 바다가 펼쳐지고, 해안을 옆에 두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물미해안도로도 있어 관광 코스를 짜기에도 딱이다. 천연기념물 제150호 방조어부림은 폭 30m에 길이 1500m에 이르는 해변의 숲이다. 바닷바람을 막는 방풍과 숲 그늘로 물고기를 꾀어내는 어부림 역할을 동시에 한다. 무려 400여년 전인 1640년쯤 조성했다고 하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1960년도 1인당 국민소득 79달러의 최빈국. 당시 한국은 가난했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룬 서독으로부터 차관을 받기 위해 ‘한독근로자채용협정’을 체결한다. 독일에서 기피업종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직종인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는 것이다. 이면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옹색한 국가신용등급 탓에 차관을 제공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해외근로자의 임금을 담보로 서독 은행으로부터 지불보증을 받아 내려는 전략이었다. 1963년부터 시작된 파독 근로자는 1970년대 중후반까지 2만여명에 이르렀다. 광부가 8395명, 간호사(간호조무사 포함)는 1만 371명이 서독으로 떠났다. 1인당 월급으로 100달러가 넘게 지급됐으니 차곡차곡 외화가 쌓였다. 덕분에 한국 정부는 서독으로부터 약 7000만 달러의 차관 도입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이 돈을 바탕으로 빈곤퇴치와 경제부흥 정책을 펼칠 수 있었다. 정말 ‘나라를 구한’ 열렬한 애국이었다. 파독 근로자들은 어려운 근무환경에 인종 차별을 견디며 특유의 뚝심과 근면으로 버텼다. “글뤽 아우프(무사하기를).” 고등학생 때 이 말을 배우지 않았던 것 같지만, 광부들이 아침저녁으로 이렇게 인사를 나눴다. 이것만 봐도 당시 갱 속의 위험한 근무여건을 알 수 있다.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 내며 밤낮을 지새웠다. 성공적으로 독일에 안착한 이들이 노년에 고국으로 돌아와 보금자리를 튼 곳이 바로 독일마을이다. 파독역사전시관에 이에 관한 상세한 자료가 남아 있다.●비단산 둘러싸고 도는 옥색바다 남해와 해남(전남)은 앞뒤 음절만 다른 게 아니라 이미지도 많이 다르다. 해남은 땅끝의 이미지로 왠지 육지 느낌이라면, 남해는 이상향 같은 심상을 준다. 남녘, 남촌, 남국 등 남(南) 자가 앞에 달려서 그럴 것이다. 아직 춥지는 않지만 그래도 10월, 풍(楓) 내려오는 가을 복판이다. 들판과 바다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다.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차례로 건너면 붉은 황토와 노랗게 물들어 가는 황금들판, 옥색 바다가 한눈에 든다. 남해의 산과 들, 바다가 잘 짜 놓은 유화 팔레트처럼 조화롭게 펼쳐진다. 남해는 사실 산이다. 욕탕에 물을 빼듯 바닷물을 비운다면 뾰족한 산이 나올 텐데, 그 산들이 바로 남해도, 창선도, 우도 등 남해군이 품은 섬이다. 실제 국내 섬 중 가장 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최고 786m(망운산) 등 기세 좋은 산들이 섬을 채운다. 왕이 되면 온 강토를 비단으로 두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선 태조가 이름을 붙였다는 금산(錦山). 무려 해발 700m에 이른다. 태조처럼 뭔가를 이루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 전국 3대 기도 도량 보리암이 금산의 산마루에 있다. 관광객이야 좋은 풍경을 보러 오는 것이니 어쨌든 그 소원 하나는 들어준다. 산은 좋지만 경작할 농토는 모자랐다. 이렇다 할 장비도 없이 ‘수금푸’(삽의 사투리)와 호미로 일일이 산을 깎아 경작지를 개간해야 했다. 남해에는 가천면 다랑이논 같은 노동의 유산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10여층 높이의 계단 같은 논밭이 산허리로부터 바다를 향해 가파르게 떨어진다. 피땀 흘려 개간한 노동의 현장이지만 조형미만큼은 가히 예술적이다. 유려한 곡선(사실은 직선화할 수 없어 그랬을 테지만)이 가파른 층을 이루며 첩첩 오른다. 밑에서 보자면 하늘 계단이며 위에서 보면 곡면으로 구성한 몬드리안의 추상화다. 벼가 무르익으면 여기에 황금색이 입혀진다. 가을 다랑이논이 사진가에게 사랑받는 이유다.남해가 보물섬이란 설정에는 특유의 목가적 분위기도 한몫한다. 설천면 구두산에는 유럽 초원을 닮은 양떼목장과 양모리학교가 있다. 푸른 언덕에 양들이 뛰어놀고 있다. 시간 맞춰 가면 양몰이 개 보더콜리가 뛰어다니며 어린 양떼를 통제하는 진풍경도 관람할 수 있다.남해는 바다다.(아깐 산이라더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 비옥한 바다다. 이 바다에 봄이면 플래티넘처럼 반짝이는 멸치떼가 돌아오고, 가을이면 전어와 우럭 등 싱싱한 횟감과 전복, 소라 등 맛난 먹거리가 넘쳐난다. 관음포는 고현면 북쪽에 있는 포구다. 노량 바다를 바라보는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있다. 이락포(李落浦)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순신 장군이 서거한 곳이란 뜻이다. 1598년 음력 11월 19일, 충무공은 관음포에서 왜란의 마지막 해전인 노량해전 중 장렬히 전사했다. 충무공의 뜻을 기리는 이락사 등 유적과 영상관, 다양한 조형물과 기념물이 이곳에 있다. 그 이전인 고려 때는 인근 선원사(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다)에서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을 판각했다. 이래저래 호국성지인 곳이다. 상주은모래해변도 남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다. 저물어 가는 가을볕을 받아 윤슬과 더불어 반짝이는 은싸라기 같은 모래밭을 바라보면 과연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이 외에도 멸치떼가 지나는 지족해협과 죽방렴, 남해안 특유의 청자색 계열을 색색별로 눈에 담아 올 수 있다. 산이 높아 길도 한참 올라가는 탓에 눈부신 바다는 어느 곳엘 가도 따라다닌다. 코로나로 ‘바다 결핍’에 시달린다면 당장 남해를 찾아야 한다.●보물섬의 숨은 보물찾기 엘림 마리나 앤드 리조트는 독일 마을 아래 물건항에 위치한 요트 리조트다. 요트 정박장과 편의시설동, 테라스와 월풀욕조 등을 갖춘 숙박동으로 구성됐다. 럭셔리 요트와 제트 보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19~20세기 초에 제작된 빈티지 아날로그 오디오와 다양한 제조사의 중대형 바이크를 수십대 모아 둔 전시실도 갖췄다. 비 오는 날 등 야외 활동이 어려운 날에 찾아볼 만하다. 바닷가에 바로 접한 골든앵커 레스토랑에선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인다. 저녁 시간에는 새파란 하늘이 코발트 빛으로 저물어 가는 진풍경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 아난티 남해는 이미 유명한 곳. ‘물결’이 모티브로 녹아든 건물에 스위트룸 150개와 프라이빗 빌라 20개로 구성됐다. 리조트 조성 당시 5베이 구조를 채택해 어떤 객실에 묵어도 바다와 섬, 골프 코스를 볼 수 있다. 몇 년 전 힐튼 브랜드에서 아난티로 주인이 바뀌었다. ‘관광’보다는 ‘쉼’을 강조하며 콘셉트도 바꿨다. 어린이 섹션과 반려동물 동반, 서가 등 일상 속 ‘느림’을 표방하며 자연 속 휴식의 즐거움을 추구했다. 예술적 영감을 더한 굿즈와 식음료는 독특한 개성으로 채웠다. 아난티 남해는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낸다. 리조트 곳곳을 둘러보는 것 자체가 휴식이다. ●조선시대 여행작가 류의양 ‘남해문견록’ 남겨 독서의 계절에 남해에 왔는데 유배문학관을 빼놓기도 뭐하다. 남해는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하지만 남해 풍광을 가만 떠올려 보면, 형벌이 아니라 인센티브 휴가에 가깝다. 워케이션처럼 남해에 유배 와서 교육과 저술활동을 한 선비들이 많았다. 가시나무 울타리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위리안치를 제외하면 집을 짓고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시를 쓰며 보냈다. 이때 유배문학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탄생했다. 유배형이 있던 외국에도 공통된 현상이 있었다. 일본의 스가와라노 마치자네, 중국의 이백, 소동파, 백거이 등 당대 최고 시인들은 물론이며 서양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후 1815년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섬으로 귀양을 가서 구술서 ‘세인트헬레나의 회상’을 남겼고 문호 빅토르 위고 역시 나폴레옹 3세에 의해 추방당한 후 영국 해협의 저지섬과 건지섬에서 살며 명작 ‘레미제라블’을 썼다. 러시아 푸시킨 역시 미하일로프 유배 생활 중 그 유명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썼다. 남해에는 ‘사친시’(思親詩)의 서포 김만중을 비롯해 이규보, 김굉필, 권근, 김정 등 수많은 문필가들이 유배 생활 중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그 가운데 류의양(1718~미상)은 현대적 의미의 ‘여행작가’라 할 수 있다. 그림 같은 남해의 풍경과 생활상을 한글로 기록한 남해문견록을 남겼다. 류의양은 책에 풍경과 지리뿐 아니라 사투리 등 다양한 생활상까지 담아 국문학뿐 아니라 언어학에서도 귀중한 사료가 되고 있다. 가을날의 보물찾기. 보물섬 남해 땅에서 도전할 수 있다. 글 사진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美 “대북제재 이행” 北 “美 간섭 배제”…접점 찾기 어려운 북미

    美 “대북제재 이행” 北 “美 간섭 배제”…접점 찾기 어려운 북미

    美 국무부 “北 안보리 위반, 평화와 안보 해쳐” 北 선전매체 “南 상습적 태도로 경색 국면 지속”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지만 북미 간 대화의 접점은 좀처럼 찾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대북제재 이행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북한 역시 이러한 미국에 자주적 태도를 취하라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어서다.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분석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보고서와 관련해 모든 유엔 회원국이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 언론의 관련 질의에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거듭해 위반하는 걸 계속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역내 불안정과 불안의 가능성을 키우고, 한반도와 그 이상 지역의 평화와 안정, 안보를 해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에게 몹시 필요한 자원을 정권이 불법적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전용함에 따라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및 다른 위반자들의 대북제재 회피행위를 봐주는 것에 대해서도 “모든 안보리 이사국이 이런 위반을 심각하게 여기고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협력할 필요성을 되풀이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로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가 러시아의 반대로 공동성명 채택이 번번이 불발된 것을 비판한 것이다.이러한 가운데 북한은 연일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남북 관계를 결정하라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6일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에 실린 현철 조국통일연구원 연구사 글에서는 “남조선 당국이 대결적인 자세와 상습적인 태도에서 변하지 않는 이상 현 경색 국면이 지속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한미연합훈련과 군비 증강 문제,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 등을 지적했다. 이 매체는 전날에도 리철룡 조국통일연구원 연구사 기고문을 통해 “북남(남북)관계를 발전시키자면 남조선 당국이 민족자주의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남관계 개선은 그 누구의 승인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며 누구의 도움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선전매체를 통해 개인 의견인 것처럼 나타냈지만, 북한의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남정책을 밝히며 “남조선 당국이 미국에 추종해 국제 공조만을 떠들고 외부의 지지와 협력을 요구하는 데만 급급하다”며 “실천으로 민족자주의 입장을 견지하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 정의용 ‘제재완화’ 발언 파장에 외교부 “北 대화 복귀 시 검토 취지”

    정의용 ‘제재완화’ 발언 파장에 외교부 “北 대화 복귀 시 검토 취지”

    대북제재 완화 놓고 한미간 이견 노출 지적에외교부 “한미는 완전히 조율된 대북정책 추구”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최근 대북제재 완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외교부는 북한의 대화 복귀 시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북제재 완화 관련 외교부의 공식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의에 대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지속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 북한의 대화 복귀 시 논의 가능한 사안에 대해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1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그렇다. 이제는 제재 완화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논평 요청에 “국제사회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미국과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강력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현 시점에선 북한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한 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한미간 온도차가 감지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 대변인은 미 국무부가 ‘통일된 메시지가 중요하다’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미국이 정 장관의 완화 구상을 완곡히 거절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한미는 완전히 조율된 대북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부터 각급에서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완전히 조율된 대북정책을 추구해 왔다”며 “지금도 역시 대북 관여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긴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美, 북한의 안보리 비난에 “완전한 유엔제재 이행 필요”

    美, 북한의 안보리 비난에 “완전한 유엔제재 이행 필요”

    국무부 대변인 “북한 여러 안보리 결의 위반 우려”백악관 대변인 “北의 모든 불법 미사일 발사 규탄”미국이 연일 대북제재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이 앞선 담화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에 ‘명백한 이중기준’이라며 반발한데 대한 답변이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조 국장의 담화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여러 안보리 결의를 반복해서 위반하는 걸 계속 우려하고 있다.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준수와 모든 기존 유엔 제재의 완전한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역내 및 국제 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불법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다만 프라이스 대변인은 남북 통신선 연결에 대한 질문에 “남북 간 대화와 관여, 협력을 지지하며 우린 한국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고 전제조건 없이 만날 의향이 있으며 미국의 접촉 제안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키 대변인도 “우리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여전히 돼 있고, 북한과 논의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며 “북한이 우리의 접근에 긍정적으로 응하길 바라지만 아직 답이 없다”고 했다. 대화 교착의 책임이 북측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 유엔 대북제재위 “北 국경봉쇄로 활동 위축”...다른 선박 ‘위장’도

    유엔 대북제재위 “北 국경봉쇄로 활동 위축”...다른 선박 ‘위장’도

    코로나 봉쇄로 정유제품 수입 큰 폭 감소“경제난에도 핵·탄도미사일 개발 지속”과거 한국 기업 선박이 中 거쳐 북한으로유엔 기구·NGO, 제재면제 획득 지연 우려북한이 경제난 극복에 집중하면서도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이번 보고서의 가장 큰 특징은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북한의 활동의 크게 위축됐다는 점이다. 북한의 ‘단골’ 제재 위반 항목인 정유제품 수입이 연간 상한선에 크게 못 미쳤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지난 2월 6일부터 8월 3일까지 6개월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현황과 효과적인 결의 이행을 위한 권고 사항 등을 담은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공개했다. 패널은 “북한이 경제적 난관 극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기술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외에는 기존의 미사일과 핵 시설 인프라를 유지·개선하는 선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해서도 간략히 기술됐다. 다만 지난달 장거리 순항 미사일,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잇따라 시험발사하며 신형 무기체계 개발에 나선 부분은 조사 기간 이후여서 이번 보고서에는 담기지 못했다.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로 지난 1~7월 북한의 정유제품 수입은 2만 3750배럴로 연간 상한선인 50만 배럴의 4.75%에 불과했다. 지난해 1~9월 수입 한도를 여러 배 초과(직전 보고서 기재)한 것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 수입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석탄 불법 수출도 올해 1~4월 추정치가 36만 4000t으로 지난해 4개월 평균치인 120만t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사치품과 소비재 수입은 국경 폐쇄에 따라 사실상 중단됐다. 특히 북한으로의 주류 운송은 지난해부터 거의 중단돼 북한 내에서는 주류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패널은 평가했다. 과거 한국 기업 소유였던 선박들이 중국을 거쳐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동원된 사례도 보고서에 담겼다. 한국 국적 선박이었던 ‘신평 5호’가 중국 업체에 팔렸다가 지난해 10월 북한 선박으로 등록됐고, 2019년 북한에 고급 차량과 전자제품을 실어나른 것으로 알려진 ‘지위안호’는 홍콩 회사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기 전, 한국 기업 소유였다는 사실도 기술됐다. 또 2017년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빌리언스 18호’가 ‘슝파’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위장해 지난 5월 우리나라 항구에 입항했다가 적발돼 한국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선박이나 선박 소유주가 또 다른 안보리 결의안 위반 의심활동을 한 게 있는지 계속 조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안보리 결의에 따라 2019년 12월 22일 이후 모든 북한 노동자를 송환해야 하지만, 정보기술(IT) 등 일부 분야에선 여전히 해외에 남아 외화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국가는 송환 규모를 구체적으로 보고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널은 제재 면제를 신청한 38개 유엔 기구와 비정부기구(NG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은 제재 면제 획득이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인 금융 채널 부재로 인한 행정 비용과 위험 증대, 국경 봉쇄로 인한 통관 지연 및 지연 물품 관련 물류비용 상승, 자금 지원 감소와 해외 공급업체들의 참여 의욕 저하 등이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이 당국자는 “지난해 1월 (국경봉쇄 조치) 이후 인도적 상황이 너무나 악화되고 있다”면서 “미국도 인도적 지원 사업에 관해서는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남북간 ‘물리적 선’ 복원...한미동맹 관리 숙제 떠안은 정부

    남북간 ‘물리적 선’ 복원...한미동맹 관리 숙제 떠안은 정부

    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정상통화北 ‘일방 단절’ 후 55일 만에 복원남측에 중대과제 해결 요구하기도대북 제재 완화 놓고 한미 온도차“남북 신뢰 증진+한미 협의 강화”북한이 일방적으로 끊었던 통신연락선이 55일 만에 복원됐지만 남북관계가 정상화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여전히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정책 철회 등 ‘중대과제’를 남측이 먼저 해결하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어서다.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속도를 내려는 정부는 북측을 달래면서도 미국과도 보조를 맞춰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통일부는 4일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 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을 통해 남북간 통화도 정상 실시됐다. 지난 8월 10일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갑자기 응답하지 않은 뒤 55일 만의 정상통화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10월 초 남북통신선 복원’ 의사를 밝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라 “해당 기관들에서는 4일 오전 9시부터 모든 북남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남조선 당국은 북남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 나가는 데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측이 중대과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다시 끊을 수도 있다는 으름장을 놓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북한은 남측에 화해 제스처를 보내면서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병행하며 우리 정부를 시험하고 있다. ‘남측의 미사일 실험은 억지력, 북측의 미사일 시험은 도발’이라는 이중잣대를 적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개발 중인 신형 무기 실험을 계속 해나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 미국은 안보리 회의 소집 등을 요구하며 규탄 발언을 할 수 있다. 북한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면서도 북측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엄중 대응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일관된 스탠스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남북 통신선 복원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묻는 언론 질의에 “우리는 남북 간 협력을 강력히 지지하며, 그것이 한반도에서 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남북 협력에 대해 지지 의사를 보낸 것이지만,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서는 한미간 온도차도 감지된다. 북측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도 검토해볼 만 하다”는 우리 정부와 달리 미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한미동맹의 균열을 우려한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한미간 서로 다른 메시지는 더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 못지 않게 동맹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부는 한미협의 강화와 남북 신뢰증진 등 ‘투트랙 접근’이 현실적”이라면서 “북한의 근본문제 제기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인도적 협력 등 비정치적인 사안을 제기해 북한의 호응을 유도하고 전면 복원은 내년 초를 마지노선으로 하는 긴호흡의 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미사일 발사 안보리 소집… 北 “자주권 침해” 맹비난

    미사일 발사 안보리 소집… 北 “자주권 침해” 맹비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비공개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북한이 “자주권 침해”라고 맹비난했다.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미사일 발사에 반응한 미국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한 미국 등의 ‘이중 기준 프레임’을 환기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적대시 정책 철회 않는 美에 불편한 심기 북한은 3일 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명의로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유엔 안보리가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우리의 정당한 주권 행사를 취급한 것은 자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고 난폭한 침해이며 용납 못할 엄중한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미국과 추종 국가들인 영국, 프랑스 등은 우리가 진행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유엔 ‘결의’ 위반으로 매도하면서 국제 평화와 인접 국가들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억지를 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엔 안보리가 미국과 추종 세력들의 대규모 합동 군사연습과 빈번한 공격용 무기 시험들에 대해서는 함구무언하면서도 우리의 정상적이고 계획적인 자위적 조치들을 걸고 든 것은 유엔 활동의 생명인 공정성과 객관성, 형평성에 대한 부정이며 명백한 이중 기준”이라고 반박했다. ●안보리 중러 반대로 공동성명 불발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이중 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를 강조했던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유엔 안보리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을 또다시 침해하려 드는 경우 후과가 어떠하겠는가는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보도 이후 영국, 프랑스와 함께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당초 지난달 30일 소집 예정이었으나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중국과 러시아 측 요구로 하루 연기돼 1일 열렸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한 공동성명 채택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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